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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서적 탈진, 최소 6개월 치료”…올리버쌤, 10년 만에 활동 중단 선언 [전문]

    “정서적 탈진, 최소 6개월 치료”…올리버쌤, 10년 만에 활동 중단 선언 [전문]

    구독자 225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올리버쌤 가족이 정서적 탈진을 호소하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올리버쌤은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번 주 금요일 저녁 11시(한국 시간)에 예정된 라이브 방송을 마지막으로, 저희 가족은 당분간 건강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한 장기 휴식기에 들어가고자 한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지난 10년 동안 저희 가족은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 덕분에 분에 넘치는 행복을 누려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저희 가족은 짧은 시간 동안 아버님의 갑작스러운 이별, 그리고 1600㎞가 넘는 대륙 횡단 이사 등 큰 변화와 어려움들을 겪었다”고 말했다. 올리버쌤은 “저희는 어떻게든 노력과 사랑, 그리고 열정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도) 우리 가족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냈다고 믿었다”면서 “하지만 전부 이겨냈다고 생각한 것은 저희의 욕심이자 과신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슬픔과 피로를 제대로 돌볼 새도 없이 버티며 달려온 결과, 몸과 마음에 무리가 왔다”며 “일상적인 생각과 영상 제작을 정상적으로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뇌와 마음이 멈춰버린 듯한 정서적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근 전문의로부터 ‘당분간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최소 6개월 이상의 충분한 치료와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올리버쌤은 “지금 억지로 버티는 것보다, 구멍 난 마음의 그릇을 단단하게 고치는 것이 장기적으로 저희 가족과 여러분을 위한 가장 적절하고 예의 바른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당분간은 온 힘을 다해 우리 가족의 상처를 보듬고 회복하는 데만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리버쌤은 구독자 약 225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올리버쌤’을 운영 중이다. 과거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다 현재는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문화와 일상을 외국인 시선에서 풀어내는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솔직한 화법을 바탕으로 한·미 문화, 언어 차이, 결혼 생활, 육아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전하고 있다. 2016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다. 안녕하세요, 올리버쌤 가족입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저희 가족은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 덕분에 분에 넘치는 행복을 누려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저희 가족은 짧은 시간 동안 아버님의 갑작스러운 이별, 그리고 1,600km가 넘는 대륙 횡단 이사 등 큰 변화와 어려움들을 겪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도 저희는 어떻게든 노력과 사랑, 그리고 열정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짐과 생존의 기록을 최근 책 『아메리칸 서바이벌』에도 담아내며, 우리 가족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전부 이겨냈다고 생각한 것은 저희의 욕심이자 과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리는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 쌓인 상처와 피로는 생각보다 훨씬 더 깊고 무거웠습니다. 그럼에도 슬픔과 피로를 제대로 돌볼 새도 없이 버티며 달려온 결과, 몸과 마음에 무리가 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일상적인 생각과 영상 제작을 정상적으로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뇌와 마음이 멈춰버린 듯한 정서적 탈진 상태에 이르렀고, 최근 전문의로부터 ‘당분간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최소 6개월 이상의 충분한 치료와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습니다. 저희 가족에게 이런 장기 휴식은 지난 10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 마음이 참 무겁고 무섭습니다. 하지만 지금 억지로 버티는 것보다, 구멍 난 마음의 그릇을 단단하게 고치는 것이 장기적으로 저희 가족과 여러분을 위한 가장 적절하고 예의 바른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만, 오래전부터 많은 분들과 약속했던 ‘리조나레 괌 당첨자 발표 라이브 방송’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주 금요일 저녁 11시(한국 시간)에 예정된 라이브 방송을 마지막으로, 저희 가족은 당분간 건강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한 장기 휴식기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이번 라이브 방송은 어두운 자리가 아닌, 그동안 저희를 지켜봐 주신 감사한 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담백하게 전하는 따뜻한 시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당분간은 온 힘을 다해 우리 가족의 상처를 보듬고 회복하는 데만 전념하겠습니다. 부디 저희가 더 단단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금요일 밤, 11시에 뵐게요. 늘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 “MZ세대 3명 중 1명, 결혼에 부적합…‘이것’ 부족” 72세 男교수 발언에 ‘발끈’[월드픽]

    “MZ세대 3명 중 1명, 결혼에 부적합…‘이것’ 부족” 72세 男교수 발언에 ‘발끈’[월드픽]

    중국의 한 대학교수가 젊은 세대 3명 중 1명은 결혼에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온라인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푸단대 중문학과 교수인 량융안(72)의 인터뷰 영상이 최근 온라인에서 재확산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량 교수는 해당 인터뷰에서 “적어도 3분의 1은 결혼에 적합하지 않다”며 “결혼에는 상대방을 돌보고 희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량 교수는 중국 청년들의 연애와 결혼, 사회 변화에 관한 솔직한 견해를 전하며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약 10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인물이다. 그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면 “두 사람 모두 헌신과 양보를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먼저 성장한 뒤 사랑하라”고 조언했다. 연애에 앞서 자신을 이해하고 독립적인 인격을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량 교수의 발언이 확산하자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결혼을 피해야 한다. 배우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량 교수의 발언에 공감했다. 반면 그의 주장이 결혼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3분의 1이 결혼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결혼하지 않는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인가, 아니면 결혼의 기준을 더 높이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요즘 MZ세대가 배려가 없다는 거냐”, “결혼은 희생이라는 생각은 너무 구시대적” 등의 반응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결혼을 필수적인 삶의 단계로 여기던 과거와 달리 독립적인 생활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혼자 식사하는 문화부터 정서적 교감 서비스, 반려동물 관련 소비까지 이른바 ‘1인 경제’가 성장하는 것도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으로 거론된다. 결혼 줄어드는 중국…당국은 결혼 장려책 확대량 교수의 발언은 중국 사회에서 결혼을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지는 흐름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SCMP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7.5% 감소했다. 이혼 신고 건수는 3.9%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혼인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혼부부에게 무료 건강검진이나 소비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일부 지방정부는 은행과 쇼핑센터, 지하철역 등 기존의 혼인신고소와는 다른 장소에 관련 서비스를 마련해 결혼 절차를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만으로 청년들의 결혼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업 불확실성과 주거비 부담, 양육비,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 등 결혼을 둘러싼 구조적인 어려움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량 교수는 오랫동안 사랑과 청년들의 성장, 인간관계에 관한 견해를 밝혀왔다. 2017년 청년들의 연애 방식을 주제로 한 강연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현대 사회를 ‘독신의 황금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을 선택하는 데는 감정적인 상처에 대한 우려와 생활 방식의 변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량 교수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등 문학과 영화 속 사례를 들어 의미 있는 관계는 의도적으로 상대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자기 이해와 개인적인 성장, 성숙이 관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사랑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나이로 40세를 제안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경험이 쌓이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그의 견해가 현실의 복잡한 인간관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문학이나 영화 속 관계는 이상화된 경우가 많아 경제적 압박과 가족에 대한 책임, 성별에 따른 역할 등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혼인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는 약 24만건으로, 전년보다 8.1% 증가했다.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9세, 여성 31.6세로 집계됐다.
  • “큰소리 나면 쓰러져”…김다현 저격 심수봉 ‘이 병’ 앓고 있었다 [헬스픽]

    “큰소리 나면 쓰러져”…김다현 저격 심수봉 ‘이 병’ 앓고 있었다 [헬스픽]

    가수 심수봉(71)이 후배 가수 김다현(17)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된 가운데, 과거 심수봉이 고백한 ‘미소포니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심수봉은 지난 6월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 출연해 오랫동안 미소포니아 증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심수봉은 “중학생 때 친구들이 놀라게 하는 바람에 그 이후로 큰 소리에 아주 민감해졌다”며 “소리를 못 듣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주 모니터도 조심해서 듣는다”며 “큰 소리를 들으면 쓰러져서 항상 귀마개를 하고 다닌다. 이 때문에 섬에서 요양하면서 기타를 배웠다”고 털어놨다. 미소포니아는 특정 소리나 그와 연관된 자극에 대한 내성이 감소해 강한 정서적·신체적 반응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소리의 크기 자체보다는 특정 소리의 패턴이나 개인에게 갖는 의미가 반응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씹는 소리나 숨소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생활 소리 등이 대표적인 유발 자극으로 꼽힌다. 사람에 따라 특정 소리를 들었을 때 분노나 혐오감, 불안 등 강한 감정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소포니아는 일상적인 소리를 비정상적으로 크게 느끼는 청각과민증과는 차이가 있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에서 감정과 신체 반응을 처리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심수봉의 과거 고백이 다시 관심을 받은 것은 최근 김다현을 향한 발언 때문이다. 심수봉은 지난 20일 전북 진안군에서 열린 ‘진안고원 트로트페스티벌’ 무대에서 자신의 앞 순서로 공연한 김다현을 겨냥해 “제 앞에 노래 부른 여자가 제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아가씨가 노래가 뭔지, 삶이 뭔지 모르는 것 같다”며 “노래를 들으면서 힘들었다. 앞으로 제 앞에 저 선수를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너무 어지러워서 쓰러질 것 같다”며 “노래라는 건 그렇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인생 경험도 해보고 고생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면서 대선배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54세 어린 후배 가수를 면박 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다현은 이후 자신의 무대를 모니터링하던 중 심수봉의 발언을 직접 듣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심수봉은 다음 날 사과문을 내고 “행사 당일 행사장 소음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웃고 즐겨야 할 트로트 축제에서 적절하지 않은 순간에 상식을 벗어난 말을 뱉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이어 “앞 순서 가수가 정확히 누구인지 몰랐고 특정인을 망신 주기 위해 한 말은 절대 아니었다”면서도 “어른으로서 후배 가수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한 것은 분명 잘못했다”고 밝혔다. 심수봉 측은 김다현 측에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고, 김다현 역시 “선생님께서 직접 사과의 말씀도 해주시고 격려와 따뜻한 위로도 해주셨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 전 여친 부모 살해한 총동아리 회장의 끔찍한 사생활…최연소 사형수 장재진의 그날[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전 여친 부모 살해한 총동아리 회장의 끔찍한 사생활…최연소 사형수 장재진의 그날[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4층 베란다의 비명, 지옥문이 열리다2014년 5월 20일 오전 9시,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한 아파트 단지. 평화롭던 아침 공기를 깬 것은 처절한 비명과 화단 위로 떨어진 둔탁한 추락음이었다. 4층 베란다 창문에서 떨어진 이는 대학생 A 양이었다. 추락의 충격으로 골반이 부서지고 피를 흘리면서도 A 양은 산소마스크를 씌우려는 구급대원의 소매를 필사적으로 부여잡았다. “우리 집으로 빨리 가보세요... 장재진이 우리 부모님을 죽였어요!” 경찰관들이 서둘러 아파트 4층 문을 여는 순간 좁은 복도를 타고 숨이 턱 막히는 비릿한 피비린내가 현관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거실의 참상은 처참했다. 바닥과 벽면은 붉은 피로 얼룩져 있었고 그 위에는 기괴하게도 핏물을 덮기 위한 하얀 밀가루가 어지럽게 뿌려져 있었다. 현관 바로 옆에는 이 집의 가장인 A 양의 아버지가, 안방 욕실 바닥에는 어머니가 참혹한 시신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평범하고 화목했던 가족의 보금자리가 단 하룻밤 만에 잔혹한 학살의 현장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범인은 A 양의 대학교 선배이자 전 남자친구였던 24세의 대학생, 장재진이었다. ‘자존감의 가면’을 쓴 대학 총동아리 회장1990년생인 장재진은 대외적으로는 싹싹하고 예의 바른 복학생으로 통했다. 복학 후 그는 학내 활동에 집착하며 ‘총동아리 연합회 회장’이라는 감투를 썼다. 학과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총동아리 회장이라는 지위는 그에게 대학 내에서 비뚤어진 우월감을 선사하는 왜곡된 자존감의 절대적 기둥이었다. 그러나 화려한 가면 뒤편에는 극도로 폭력적이고 비굴한 괴물이 웅크리고 있었다. 장재진은 해병대 복무 시절 후임병들에게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폭력을 행사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전과자였다. 그의 가학적 성향은 2014년 2월, 대학 새내기 A 양을 만나 교제하게 되면서 다시 폭발했다. 장재진에게 이 연애는 정서적 교감이 아닌 소유욕과 지배욕의 연장선에 불과했다. 그는 교제 내내 집요하게 성관계를 강요했고 A 양이 이를 완곡하게 거절할 때마다 극도의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자신의 욕구가 거절당하자 장재진은 비열하게 A 양을 깎아내렸다. 동아리 부원들과 술을 마시며 “잠자리도 안 해준다”, “비싸게 군다”며 추잡한 음담패설과 험담을 일삼았다. 이 뒷담화가 A 양의 귀에 들어가고 그녀가 항의하자 장재진은 적반하장으로 A 양의 뺨을 수차례 때리며 폭력을 행사했다. A 양은 비로소 그의 추악한 본모습을 직시하고 이별을 선언했다. 5시간의 감금 폭행, 나락에 떨어진 괴물의 앙심이별 통보를 받은 장재진은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혔다. 감히 총동아리 회장인 자신이 거절당했다는 사실 자체가 그의 왜곡된 자존심에 치명적인 생채기를 냈기 때문이다. 장재진은 끊임없이 스토킹을 일삼았고 A 양이 번호를 차단하자 분노는 폭발했다. 결국 2014년 4월, 장재진은 대학교 화장실에서 나오는 A 양을 발견하고 덮쳤다. A 양이 격렬하게 거부하자 복도 한복판에서 잔혹한 폭행이 시작되었다. 그는 A 양의 뺨을 무수히 내리쳤고 그녀가 쓰러지자 발로 무참히 짓눌렀다. 그것도 모자라 기절해 신음하는 A 양을 끌고 가 자신의 자취방에 납치했다. 그곳에서 장재진은 A 양을 감금한 채 5시간 동안 무차별적인 구타를 이어갔다. 동아리 선후배들이 들이닥쳐 구조하기 전까지 피해자는 지옥 같은 공포를 겪어야 했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은 딸의 모습에 부모는 억장이 무너졌다. 분노 속에서도 부부는 대단히 이성적으로 대처했다. 보복을 염려해 고소 대신 장재진의 부모를 찾아가 확실한 재발 방지와 격리를 약속받았다. 이 사실을 안 장재진의 아버지는 아들을 심하게 꾸짖으며 휴학을 명령했다. 하지만 이 대처는 자존감의 괴물이었던 장재진에게 파멸의 칼날이 되었다. 범행이 퍼지면서 장재진은 동아리 연합회 회장직에서 해임당했다. 한순간에 흉악범으로 나락에 떨어진 장재진은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지 않았다. 대신 “그 여자애와 부모가 내 인생을 망쳤다”며 맹목적인 피해 의식을 키웠다.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은 그들의 삶을 파괴하는 복수뿐이라는 광기에 사로잡힌 그는 잔혹한 사냥을 위한 치밀한 살인 시나리오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치밀하게 설계된 살인 연극과 참혹한 사냥의 시작장재진의 계획은 정교했다. 그의 수첩에는 배관을 수리하는 ‘배관 수리공’으로 위장할 가짜 멘트 대본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도구 준비 또한 소름 돋을 정도로 철저했다. 눈에 뿌려 시야를 차단할 락카 스프레이, 흉기와 몽키스패너, 갈아입을 여벌 옷, 자신의 상처를 대비한 소독약과 붕대 그리고 흘러나올 혈흔을 빠르게 덮어 현장을 정리할 밀가루였다. 장재진은 A 양이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가 집을 비우는 시간대를 노려 공구 가방을 짊어지고 A 양의 아파트로 향했다. 배관공으로 위장한 장재진이 벨을 눌렀고 어머니는 의심 없이 그를 들여보냈다. 화장실 배관을 점검하는 척하며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와 어머니 두 사람만 있음을 확인한 그는 “부품을 더 가져와야 한다”며 유유히 나왔다. 놀이터에서 타이밍을 조율하던 그는 비상계단을 타고 다시 4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괴물의 학살이 시작되었다. 그는 어머니를 안방 화장실로 유인한 뒤 락카 스프레이를 분사하고 둔기와 흉기로 잔혹하게 공격해 숨지게 했다. 소리를 듣고 깁스를 한 아버지가 다가오자 거동이 불편해 대항할 수 없던 아버지마저 바닥에서 처참하게 살해했다. 시신 곁에서 마신 소주와 ‘지옥의 6시간’부부를 살해한 장재진은 도주하지 않았다. 거실 바닥에 하얀 밀가루를 뿌려 핏물을 가리고 시신을 이불로 덮은 뒤 옷을 갈아입었다. 현장 정리를 마친 그는 기괴한 여유를 부렸다.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켜고 술을 마시며 밤이 깊어가기를 기다렸다. 이 참혹한 현장은 장재진에게 죄책감의 장소가 아니라 계획을 성공시켰다는 지배욕을 만끽하는 공간이었다. 그는 숨진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딸 A 양에게 다정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새벽 0시 30분경 귀가한 A 양이 문을 열자 장재진이 튀어나와 A 양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안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거실 구석의 이불에 덮인 아버지를 발견하고 울부짖는 A 양에게 장재진은 가스라이팅을 시작했다. “아버지는 기절했을 뿐 아직 살아 있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당장 목숨을 끊어버릴 것이며 안방에 있는 어머니의 생사도 네 행동에 달렸다”는 협박이었다. 부모의 목숨이 그에게 달려 있다고 믿은 A 양은 필사적으로 무릎을 꿇고 눈물로 애원했다. 장재진은 그녀의 간절함을 비웃으며 숨진 아버지가 곁에 있는 참혹한 거실 바닥에서 A 양을 무참하게 성폭행했다. 유린이 끝난 새벽 6시경, 장재진은 A 양을 안방 화장실로 끌고 가 어머니의 싸늘한 시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비웃었다. 자신이 부모를 살리기 위해 굴복했다는 잔혹한 진실을 마주한 A 양의 정신은 완전히 붕괴되었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자해를 시도하자 장재진은 그녀를 방에 감금한 채 가혹한 협박을 이어갔다. 사투 끝의 투신, 그리고 최연소 민간인 사형수의 최후오전 9시경, 장재진이 흔적을 정리하기 위해 방을 나선 사이 A 양은 온몸이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창문을 향해 기어갔다. 이대로 있다가는 살해당할 것이 뻔했기에 그녀는 4층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바닥을 향해 몸을 던졌다. 추락음을 듣고 주민들이 모여들자 도주한 장재진은 자취방 인근 마트에서 대담하게도 흉기와 술을 사 자취방 침대에서 잠들었다가 범행 발생 4시간 만에 체포되었다. 병원으로 이송되던 A 양이 마지막 정신을 쥐어짜 “장재진”을 진술한 덕분이었다. 이후 이 사건을 다룬 방송에서 범죄심리학 전문가들은 장재진의 심리를 분석하며 취약한 내면을 ‘감투’라는 외적 도구로 부풀렸던 나르시시스트가 자존감의 파산을 맞이하자 모든 원인을 외부로 돌린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한다. 피해자의 인생을 가장 뿌리부터 파괴하기 위해 부모를 도륙하고 그녀가 평생 죄책감 속에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을 복수의 완성으로 삼은 극단의 가학성이었다. 법정에서도 장재진은 “술을 마시고 자수하려 했다”며 뻔뻔하게 감경을 노렸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장 존엄한 인간의 생명을 두 차례나 아주 가볍게 여기고 앗아갔으며 사형 구형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죽음의 공포에 질린 장재진은 감형을 받기 위해 항소심을 앞두고 무려 67장에 달하는 반성문을 구구절절 써서 제출했다. 그러나 항소는 기각되었고 2015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최종 확정되었다. 감형의 가능성이 사라지자 그는 그날 이후 단 한 장의 반성문도 쓰지 않았다. 현재 장재진은 대한민국 수감자 중 ‘최연소 민간인 사형수’로 대구교도소에 격리되어 있다.
  • 부모에게 학대받은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에 더 빠진다

    부모에게 학대받은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에 더 빠진다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지 못하고 우울한 감정을 자주 느끼는 청소년일수록 스마트폰에 더 깊이 빠져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에게 신체적·언어적·정서적 학대를 자주 겪은 청소년은 자존감이 낮고 우울감이 컸으며 스마트폰에 더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2일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의 학술지 ‘정신건강과 사회복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은 2022년 한국아동패널 조사에 참여한 중학교 2학년 가운데 스마트폰을 가진 1269명을 분석했다. 학대 경험과 자아존중감, 우울감,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정도를 함께 살폈다. 분석 결과 스마트폰 중독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요인은 ‘낮은 자존감’이었다. 관련 정도를 보여주는 상관계수는 0.246으로 우울감(0.134)이나 학대 경험(0.122)의 약 두 배였다. 학대를 자주 겪은 청소년일수록 자존감은 낮고 우울감은 높았다. 학대 경험과 낮은 자존감의 관계를 보여주는 지수는 0.168, 학대 경험과 우울감은 0.219였다. 낮은 자존감과 높은 우울감의 관련성은 0.466으로 주요 변수 가운데 가장 강했다. 학대 경험은 스마트폰 중독과 직접 연관돼 있었고, ‘학대 경험→자존감 저하→우울감 증가→스마트폰 중독’으로 이어지는 간접 경로도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우울감을 키워 스마트폰에 더 의존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학대를 경험한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사용이 현실의 고통을 피하거나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을 문제 행동으로만 보지 말고 현실의 고통을 피하거나 감정을 달래는 수단일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많이 쓴다고 나무라기에 앞서 아이가 왜 스마트폰에 의존하는지 정서적 배경부터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이어 스마트폰 중독 위험이 큰 청소년을 단순한 생활 지도 대상으로 보지 말고, 학대와 정서적 어려움 등 복합적인 위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모에게 받은 상처’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

    ‘부모에게 받은 상처’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지 못하고 우울한 감정을 자주 느끼는 청소년일수록 스마트폰에 더 깊이 빠져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에게 신체적·언어적·정서적 학대를 자주 겪은 청소년은 자존감이 낮고 우울감이 컸으며 스마트폰에도 더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2일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의 학술지 ‘정신건강과 사회복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은 2022년 한국아동패널 조사에 참여한 중학교 2학년 가운데 스마트폰을 가진 1269명을 분석했다. 학대 경험과 자아존중감, 우울감,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정도를 함께 살폈다. 분석 결과 스마트폰 중독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요인은 ‘낮은 자존감’이었다. 관련 정도는 0.246으로 우울감(0.134)이나 학대 경험(0.122)의 약 두 배였다. 학대를 자주 겪은 청소년일수록 자존감은 낮고 우울감은 높았다. 학대 경험과 낮은 자존감의 관계를 보여주는 수치는 0.168, 학대 경험과 우울감은 0.219였다. 낮은 자존감과 높은 우울감의 관련성은 0.466으로 주요 변수 가운데 가장 강했다. 학대 경험은 스마트폰 중독과 직접 연관돼 있었고, ‘학대 경험→자존감 저하→우울감 증가→스마트폰 중독’으로 이어지는 간접 경로도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우울감을 키워 스마트폰에 더 의존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학대를 경험한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사용이 현실의 고통을 피하거나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을 문제 행동으로만 보지 말고 현실의 고통을 피하거나 감정을 달래는 수단일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많이 쓴다고 나무라기에 앞서 아이가 왜 스마트폰에 의존하는지 정서적 배경부터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이어 스마트폰 중독 위험이 높은 청소년을 단순한 생활지도 대상으로 보지 말고, 학대와 정서적 어려움 등 복합적인 위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토록 위험한 ‘헤어질 결심’… 절반이 이별 전후 폭력 피해

    이토록 위험한 ‘헤어질 결심’… 절반이 이별 전후 폭력 피해

    여성 피해율 늘고 남성은 줄어피해자 69% 별다른 대응 안 해 이혼·별거 등 연인과 헤어진 사람의 절반은 이별 전후로 상대방에게 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런 데이트 폭력 경험자 10명 중 7명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폭력이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피해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이런 내용의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현재 배우자나 연인과 함께 지내는 동안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을 한 번이라도 당한 사람의 비율은 14.4%였다. 여성이 17.2%, 남성이 11.5%로 조사됐다. 이별 과정에 접어들면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배로 껑충 뛰었다. 이혼·별거 경험자(541명)의 절반(50.0%)이 이별 전후로 물리적·정신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별 전 폭력 피해율이 49.7%로 이별 후 13.7%보다 높았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별 후보다 이별 전에 서로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다 보니 폭력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2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여성 피해율은 54.5%에서 59.6%로 늘었고, 남성 피해율은 47.4%에서 40.0%로 줄었다.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4명 중 1명(24.1%)꼴이었다. 여성 29.1%, 남성 18.9%로 스토킹 피해자는 여성이 더 많았다. 특히 이별 후(9.4%)보다 이별 전(23.4%) 스토킹 피해율이 더 높았다. 뒤를 쫓거나 집·직장 등을 찾아오는 등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이 21.7%로 빈번했다. 소셜미디어(SNS)로 모욕적인 글을 올리거나 위치 추적을 하는 등 기술매개형 스토킹도 11.9%에 이르렀다. 10명 중 1명은 몸과 마음 모두에 상처가 남았다. 하지만 폭력 피해자들은 주로 침묵했다. 지난 1년간 연인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327명 중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68.5%로 집계됐다. 2022년 53.3%에서 3년 새 15.2% 포인트 증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 같아서’(36. 3%),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4.0%),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31.4%)라고 답했다. 폭력 경험자 중 80.9%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예방부터 사후 보호까지 피해자를 두텁게 지원하고 피해자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헤어진 후에도 폭력…이별 경험자 절반 피해

    헤어진 후에도 폭력…이별 경험자 절반 피해

    이혼·별거 등 연인과 헤어진 사람의 절반은 이별 전후로 상대방에게 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런 데이트 폭력 경험자 10명 중 7명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폭력이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피해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이런 내용의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현재 배우자나 연인과 함께 지내는 동안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을 한 번이라도 당한 사람의 비율은 14.4%였다. 여성이 17.2%, 남성이 11.5%로 조사됐다. 이별 과정에 접어들면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배로 껑충 뛰었다. 이혼·별거 경험자(541명)의 절반(50.0%)이 이별 전후로 물리적·정신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별 전 폭력 피해율이 49.7%로 이별 후 13.7%보다 높았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별 후보다 이별 전에 서로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다 보니 폭력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2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여성 피해율은 54.5%에서 59.6%로 늘었고, 남성 피해율은 47.4%에서 40.0%로 줄었다.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4명 중 1명(24.1%)꼴이었다. 여성 29.1%, 남성 18.9%로 스토킹 피해자는 여성이 더 많았다. 특히 이별 후(9.4%)보다 이별 전(23.4%) 스토킹 피해율이 더 높았다. 뒤를 쫓거나 집·직장 등을 찾아오는 등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이 21.7%로 빈번했다. 소셜미디어(SNS)로 모욕적인 글을 올리거나 위치 추적을 하는 등 기술매개형 스토킹도 11.9%에 이르렀다. 10명 중 1명은 몸과 마음 모두에 상처가 남았다. 신체적 상처(부상)를 경험한 비율은 10.7%, 불면·호흡곤란·두통 등 신체화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10.0%였다. 하지만 폭력 피해자들은 주로 침묵했다. 지난 1년간 연인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327명 중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68.5%로 집계됐다. 2022년 53.3%에서 3년 새 15.2% 포인트 증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 같아서’(36.3%),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4.0%),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31.4%)라고 답했다. 폭력 경험자 중 80.9%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는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복합적인지를 보여준다”며 “예방부터 사후 보호까지 피해자를 두텁게 지원하고 피해자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문승호 경기도의원 ‘더불어 숲’서 사랑하는 가족 떠나보낸 유가족에 위로 전해

    문승호 경기도의원 ‘더불어 숲’서 사랑하는 가족 떠나보낸 유가족에 위로 전해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문승호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남1)이 가족을 떠나보낸 자살 유가족들의 마음을 보듬고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한 소통 행보에 나섰다. 문승호 부위원장은 28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26 힐링캠프 더불어 숲’에 참석해 깊은 상실감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더불어 숲’은 갑작스러운 이별로 고통받는 유가족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건강한 애도 과정을 거쳐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연합 힐링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3년부터 상·하반기 연 2회 개최되고 있으며, 참여 시군과 자조 모임 규모가 확대되면서 유가족 간 연대와 정서적 지지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의 심리·정서적 치유를 돕기 위한 전문가 강연과 소그룹 자조 모임 등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비슷한 상처를 공유하는 이들과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며 일상으로 돌아갈 위안을 얻었다. 문승호 부위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깊은 아픔”이라며 유가족들이 견뎌 온 고통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이어 “같은 아픔을 경험한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나누는 과정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 소중한 회복의 과정”이라며 “오늘 이 시간이 마음의 무게를 잠시나마 내려놓는 편안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유가족들이 이별 이후 행정·경제적 어려움이나 주변의 편견 등 2차적인 상처를 겪지 않도록 개별 상황에 맞춘 세심한 종합 지원책 마련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문 부위원장은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도 현장의 목소리에 지속적으로 귀 기울이고, 유가족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은 채 충분히 애도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와 예산을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 “성관계 직후 키스까지”…SNS서 번진 ‘화이트 키스’ 논란 [라이프+]

    “성관계 직후 키스까지”…SNS서 번진 ‘화이트 키스’ 논란 [라이프+]

    성관계 직후 상대의 체액이 남은 상태에서 키스하는 이른바 ‘화이트 키스’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며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일부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친밀감의 표현이라고 평가하지만, 다른 이들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미국 매체 바이스는 2일(현지시간) 화이트 키스를 둘러싼 온라인 반응과 성적 흥분·혐오감의 관계를 소개했다. 화이트 키스는 입을 이용한 성적 접촉 직후 별도로 입을 닦지 않은 채 상대와 입을 맞춰 체액을 공유하는 행위를 뜻한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를 성적 자신감과 상호 존중을 보여주는 이른바 ‘그린 플래그’로 보는 의견이 퍼졌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상대와 입을 이용한 성적 접촉을 한 뒤 키스를 피하는 태도가 모순적이라고 주장한다. 체액에 대한 거부감 없이 키스를 받아들이는 행동에서 신뢰와 수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흥분하면 체액에 대한 혐오감 줄어바이스가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성적 흥분은 체액이나 오염 가능성에 대한 혐오 반응을 일시적으로 낮출 수 있다. 평소 혐오 민감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이런 억제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반대로 혐오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성적 흥분이 가라앉는 순간 거부감을 다시 크게 느낄 수 있다. 성관계 도중에는 괜찮았던 체액 접촉을 직후에는 피하고 싶어지는 이유다. 이는 상대에 대한 애정이나 성적 매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개인별 혐오 반응의 차이에 가깝다. 키스 자체는 연인 관계의 친밀감과도 관련이 있다. 바이스는 열정적인 키스를 자주 하는 커플일수록 관계와 성생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기존 연구를 소개했다. 성관계 뒤 나누는 키스가 육체적 접촉을 정서적 교감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를 친밀감의 기준처럼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한쪽이 원하지 않거나 불편해한다면 상대는 그 경계를 존중해야 한다. 키스를 거부했다고 해서 상대를 신뢰하지 않거나 성적으로 보수적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구강 상처 있다면 감염 위험 주의위생과 감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입을 이용한 성적 접촉을 통해 임질과 클라미디아, 매독, 헤르페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 여러 성매개감염병이 입과 목으로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외관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입안이나 생식기에 상처가 있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경우에는 병원체가 체내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구강 주변에 상처가 있으면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CDC는 이 같은 접촉 때 콘돔이나 덴털댐 등 차단 도구를 사용하면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권고한다. 상대의 감염 여부가 불확실하다면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관련 증상이 있을 때는 접촉을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화이트 키스는 친밀함을 증명하는 필수 행동도, 모든 사람이 피해야 할 행위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유행이나 상대의 요구에 따르기보다 두 사람이 위험을 이해하고 명확히 동의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 빛을 통역하는 마음으로 받아 적은 시

    빛을 통역하는 마음으로 받아 적은 시

    조성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햇빛 반사 유희’는 전작 ‘천국어 사전’에서 보여준 정직한 슬픔의 세계를 이어받으면서도 그 슬픔이 향하는 방향을 새롭게 틀어 놓는다. 전작에서 결핍과 죽음으로 점철된 자전적 경험을 묵직하고 과장 없는 어조로 풀어냈다면 이번 시집은 상실과 상처에 지치지 않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마음을 좇는다. 시인은 시 쓰기를 일종의 ‘통역’으로 여긴다. 마지막에 실은 에세이 ‘어느 경리의 어떤 경지에 대한 단상’에 시인의 일을 발견한 경험을 풀었다. 소개받아 일하러 간 공장에는 수술로 목소리를 잃은 노쇠한 사장이 있었다. 사장의 말은 바람 소리일 뿐, 시인이 느낀 건 뻐끔거리는 입 모양 정도였다. 사장이 “그토록 말하고 싶은” 것을 중년의 경리가 소리로 옮기고 의미를 전했다. 사장 입의 ‘대리자’가 된 경리에게서 말하고 싶은 간지러움을 풀어주는 시인을 투영했다. 그렇게 사물과 풍경에 어린 빛의 굴절·산란·반사를 통역하듯 시를 썼다. 시 43편 안에서 시인은 ‘나’를 끝없이 되묻고 스쳐 가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정서적 유대를 더듬으며 오래 머물렀던 반지하의 어둠에 작은 창을 내듯 삶을 모색한다. 시인에게 삶은 “적당히 비참하여/ 그다지 지루하지도 않”고(‘평화로운 저주’ 부분), “빛나는 것들이/ 빛 속에서/ 빛 속에 있음을 모르고// 그 모름의 축복 속에서/ 우리는 모두/ 평범함을 누리”도록(‘밤가시마을’ 부분) 한다. “공짜 같은/ 세상을 끝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무료’ 부분)에 사로잡히다가도 “오직 나만큼의 세상이/ 나를 정말로 좋아해서// 내 그림자로 졸졸 따라다”니는(‘불면’ 부분) 약간의 긍정을 발견하기도 한다. “좋은 통역에 겨우 몇 번 정도 성공한 것 같다”는 시인은 “시집에 실린 시들이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한 솔직한 부끄러움이 있다”(143쪽)고 고백한다. 속 시원하고 해방감이 느껴지는 성공적인 통역도 있지만 자연스러운 ‘어떤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한 듯한 부끄러움도 느낀다. 그럼에도 시인의 시선은 “보잘것없이/ 황홀하게/ 지상에 딱 하나 남아 있는 한 권”(‘교보문고’ 부분)으로서 ‘나’를 비추며 빛이자 위로가 된다.
  • 경북 예천 고교 ‘월드컵 수업’ 논란…학생 성명까지, 학습권 공방 확산

    경북 예천 고교 ‘월드컵 수업’ 논란…학생 성명까지, 학습권 공방 확산

    경북 예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 시간 월드컵 경기 시청을 둘러싼 재학생 성명문이 공개되면서 교육적 효과와 학습권 침해 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교육청과 학교 측은 “오히려 현재의 논란이 역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16일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해당 학교 일부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경기 시청을 허용했다. 이후 학교장이 이를 문제 삼자 한 재학생은 지난 13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성명문을 내고 “선생님들께서 학업에 지친 우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자 수업 시간을 할애해 경기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교사와 학생이 정서적 유대를 쌓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고 주장했다. 성명문을 낸 학생은 “학교장이 교사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색출하려 했다”고 비판하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경북도교육청은 학교 측이 현재 학교 내부 분위기가 안정을 되찾은 상태로 보고 있으며, 외부에서 논란이 계속 확산하는 데 대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기말고사가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이번 논란 자체가 시험을 앞둔 학생들의 학습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교 측은 성명문을 발표한 학생이 심리적으로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자극적인 내용만 부각되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북도교육청은 교육 과정과 연계되고 구성원 간 협의가 이뤄질 경우 월드컵 경기 시청 자체는 교육활동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북도교육청 중등교육 담당 관계자는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 범위 안에서 교원·학생·학부모 간 협의를 거치고, 경기 시청을 원하지 않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되며 결·보강 계획까지 마련된다면 충분히 시청할 수 있다”며 “다만 이번 사안은 사전 협의 없이 급작스럽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이 직접 올린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고 학교는 어느 정도 안정화됐지만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측면이 있다”며 “구체적인 학사 운영은 학교장 재량 사항으로 학교장 역시 학생들의 시험 준비와 학습권을 확보하려는 취지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끝났어?” 한마디에 싸늘…전문가가 꼽은 침대 위 최악의 금기어 [라이프+]

    “끝났어?” 한마디에 싸늘…전문가가 꼽은 침대 위 최악의 금기어 [라이프+]

    연인 사이의 사적인 순간에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분위기를 순식간에 망칠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상대를 재촉하거나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지적하는 말은 자존감을 건드리고 관계의 신뢰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틱톡에서는 연인 사이에 어떤 말을 하면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지를 공유하는 영상이 퍼졌고 곧이어 반대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을 꼽는 흐름도 이어졌다. 영국 매체 타일라는 성 상담 전문가와 관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침대 위에서 피해야 할 말과 행동 5가지를 소개했다. 가장 먼저 언급된 말은 “아직 안 끝났어?”, “언제 끝나?”처럼 상대를 재촉하는 질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말이 상대에게 “빨리 끝내라”는 압박으로 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별과 관계없이 친밀한 순간의 ‘수행 압박’은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관계 전문가 애나벨 나이트는 “상대가 서두르라는 압박을 받으면 자신이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스스로를 의식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압박이 오히려 긴장을 키워 친밀한 시간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숨소리·땀 지적도 금물…“자연스러운 반응”“왜 이렇게 숨을 거칠게 쉬어?”라는 말도 피해야 할 표현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친밀한 순간 숨이 가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성 상담 전문가 리 노렌은 “숨이 조금 더 깊고 거칠어지는 것은 완전히 정상”이라며 “그 부분을 지적하면 불필요한 긴장만 만들고 흐름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평소와 다르게 숨이 지나치게 가빠 보인다면 비판하듯 묻기보다 몸 상태를 걱정하는 방식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땀에 대한 지적도 마찬가지다. “땀이 이렇게 많이 나는 게 정상인가?”라는 말은 상대가 통제하기 어려운 신체 반응을 문제 삼는 표현이 될 수 있다. 나이트는 “땀은 신체 활동 중 자연스럽게 나는 것”이라며 “오히려 상대가 그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상대를 민망하게 만들기보다 배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보다 더 아픈 표정…“불쾌한 얼굴은 관계 해칠 수도”전문가들은 말뿐 아니라 표정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불쾌하거나 혐오감을 드러내는 표정은 상대에게 말보다 더 강하게 전달될 수 있다. 나이트는 “친밀한 순간 불쾌한 표정을 받으면 상대는 거절당했다거나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며 “이는 정서적 상처와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이야?”라는 질문도 피해야 할 말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이 질문이 상대의 경험 부족을 비꼬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고 봤다. 상대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라면 친밀한 순간이 아니라 사전에 조심스럽게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비난하거나 지적하기보다 부드럽게 방향을 바꾸는 방식이 낫다고 조언했다. 상대가 좋아하는 행동을 더 하거나 원하는 것을 차분히 말하는 식이다. 결국 핵심은 말의 내용보다 태도다. 전문가들은 친밀한 관계일수록 상대가 가장 취약해지는 순간에 놓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담처럼 던진 한마디도 상대에게는 오래 남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나 좋다더니 갑자기 잠수”…잘되던 썸 망치는 진짜 이유 [라이프+]

    “나 좋다더니 갑자기 잠수”…잘되던 썸 망치는 진짜 이유 [라이프+]

    분위기가 좋았던 썸이 갑자기 식는다. 연락이 줄고 사소한 문제로 다투거나 상대가 이유 없이 멀어진다. 단순히 마음이 변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까워지는 관계 자체를 두려워하는 심리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 매체 바디앤소울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데이트 코치 세라 보자의 설명을 인용해 이른바 ‘복어형 데이트 상대’에 대해 소개했다. 감정적 친밀감이 깊어지는 순간 상대를 밀어내거나 거리를 두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복어가 위협을 느끼면 몸을 부풀리고 가시를 세우듯, 이런 유형도 관계가 진지해질 때 방어적으로 반응한다. 마음을 솔직히 말하기보다 싸움을 걸거나, 갑자기 바빠졌다고 하거나, 잘되던 관계에서 사소한 차이를 문제 삼는다. 겉으로는 상대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처받을 가능성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가까워질수록 불안해지는 사람들보자는 이런 반응이 대체로 “거리를 만들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거나, 계속 바쁘다고 말하거나, 관계가 잘되고 있는데도 작은 불일치에 집착하는 식이다. 그는 “이들은 자신을 이별의 상처에서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취약해지는 것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핵심은 친밀감에 대한 두려움이다. 누군가가 감정적으로 중요해지는 순간, 관계가 자신에게 미칠 영향도 커진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상처받을 수 있다는 불안이 함께 커지는 것이다. 보자는 “상대가 감정적으로 중요해지는 순간, 관계가 자신에게 미칠 영향을 더 이상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낀다”며 “스스로를 지키는 데 익숙한 사람에게는 그 상황이 두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태도는 흔히 회피형 애착과도 연결된다. 어린 시절 충분한 정서적 친밀감이나 안정감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애정 표현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스스로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가까워지는 관계를 안정감이 아니라 위험 신호처럼 받아들이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행동이 반드시 상대에게 마음이 없어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마음이 커질수록 불안도 커져 도망치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중요해질수록 잃을 것이 생기고, 그만큼 먼저 거리를 두려는 방어 반응이 작동한다. 데이트앱 시대, 회피는 더 쉬워졌다현대의 데이트 환경도 이런 회피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계가 불편해지면 대화로 풀기보다 데이트앱을 열고, 다른 사람과의 새 자극을 찾는 일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보자는 “취약함을 느끼면 물러나고, 불편함이 생기면 새 상대를 찾는다”며 “그 불편함이 사실은 두려움인지 돌아보는 것보다 새로운 자극을 좇는 일이 훨씬 쉽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진짜 친밀감을 만들 기회를 줄인다는 점이다. 메시지를 자주 주고받으며 빠르게 가까워진 듯한 느낌은 만들 수 있지만, 그 친밀감을 유지하는 능력은 또 다른 문제다. 보자는 “많은 사람이 친밀감을 흉내 내는 데는 익숙하지만, 그것을 지속하는 방법은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밀어내기 연애’는 바뀔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당사자가 자신의 패턴을 알아차리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본다. 상대가 중요해질 때마다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관계의 문제로 착각해 도망치는 과정을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자는 “대부분의 복어형 데이트 상대는 자신이 취약함을 두려워한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누군가가 중요해지면 노출된 느낌을 받고, 그 순간부터 머릿속은 관계가 갑자기 잘못됐다고 여길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불편한 감정을 곧바로 이별 신호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설렘과 긴장, 불안이 사라졌다고 해서 마음이 식은 것은 아닐 수 있다. 관계가 차분해지고 예측 가능해지는 순간을 사랑의 끝으로 오해하면, 결국 매번 가까워질 때마다 같은 방식으로 도망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형의 사람을 만나는 이들도 자신의 감정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대가 언젠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계속 상처를 견디는 관계는 건강하기 어렵다. 친밀감은 한쪽의 인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도망치지 않고 불안의 이유를 마주할 준비가 양쪽 모두에게 있는지다.
  • “나는 딴 남자 만나도 남편은 안 돼”…아내가 공개한 이상한 결혼 [라이프+]

    “나는 딴 남자 만나도 남편은 안 돼”…아내가 공개한 이상한 결혼 [라이프+]

    아내는 다른 남성을 만날 수 있지만 남편은 아내 한 사람과만 관계를 유지한다. 전통적인 결혼관과는 거리가 먼 한 부부의 ‘일방 오픈 결혼’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칼라 휴스턴(34)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결혼 9년 차인 이들은 2022년부터 이른바 ‘모노-폴리’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쪽은 일부일처 관계를 유지하고 다른 한쪽은 합의 아래 여러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휴스턴은 자신은 다자연애 성향이고 남편은 일부일처 성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그 차이를 존중하는 관계를 만들어야 했다”며 기존 결혼의 틀에 두 사람을 억지로 맞추기보다 각자에게 맞는 방식을 찾았다고 밝혔다. 부부가 처음부터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은 아니었다. 휴스턴은 여러 차례 솔직한 대화와 자기 성찰을 거친 끝에 2022년부터 현재의 관계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계를 서열화하기보다 각자가 진정성 있고 합의된 방식으로 관계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랑인가 불균형인가…‘한쪽만 자유로운 결혼’ 휴스턴은 이 관계가 단순한 방임이 아니라 신뢰와 소통을 전제로 한다고 주장했다. 질투심이 “당연히 생길 수 있다”면서도 그런 감정을 피하지 않고 대화로 풀어간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이런 관계에서는 전통적인 관계보다 더 많은 대화와 감정적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들의 관계를 향한 부정적 반응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여성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이나 비전통적 관계 방식을 공개하면 남성보다 훨씬 더 강한 비난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어 “남편이 나를 통제하지 않고, 나도 전통적 결혼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나를 숨기지 않는다”며 자신들의 관계는 선택과 신뢰, 정직을 바탕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휴스턴 부부만의 예외적 사례는 아니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3월에도 미국 일부 커플 사이에서 합의된 비독점 관계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친밀감 플랫폼 위피가 미국의 연인·부부 1000쌍 이상을 조사한 결과, 비독점 관계를 경험한 응답자 중 71%는 파트너와의 정서적 유대가 더 강해졌다고 답했다. 같은 비율의 응답자는 성생활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관계가 불륜과 구분되려면 사전 합의와 경계 설정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을 허용할지, 감정적 부담은 없는지, 질투가 생겼을 때 어떻게 풀어갈지 충분히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학자 타라 수완야타이포른 박사는 합의된 비독점 관계를 잘 유지하는 커플일수록 경계와 감정, 기대에 대해 더 많이 대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두려움 때문에 받아들이면 위험” 하지만 이런 관계 방식이 모두에게 건강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합의된 비독점 관계 안에서도 한쪽만 자유롭고 다른 한쪽은 참는 구조가 될 경우 감정적 불균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폴리아모리 관계 교육자인 리앤 야우는 “한 사람이 ‘나는 여러 파트너를 둘 수 있지만 당신은 안 된다’고 말하는 구조라면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자연애 공동체에서도 자유와 자율성이 중요한 만큼, 한쪽의 선택권만 넓어지는 방식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핵심이 관계의 형태가 아니라 그 관계를 받아들이는 동기라고 본다. 두 사람이 충분히 동의하고, 관계가 서로를 더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만든다면 비전통적인 방식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한쪽이 상대를 잃을까 봐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것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성 치료사 안나 엘턴은 한쪽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원치 않는 개방성을 받아들이는 경우를 “감정적 거래”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변화가 관계를 확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균열을 막기 위한 방어인지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의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고민은 적지 않다. 일부 사람들은 질투와 불안, 감정적 불균형을 호소한다. 특히 상대를 잃지 않기 위해 원치 않는 방식의 관계를 받아들인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일방 오픈 결혼이 가능한지에 대한 답은 단순하지 않다. 당사자들이 충분히 동의하고 감정을 솔직히 나누는 관계라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율성이 아니라 두려움에서 출발한 합의라면, 겉으로는 열린 관계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한쪽이 계속 작아지는 관계가 될 수 있다. 엘턴은 “건강한 관계는 두 사람 모두를 확장시킨다”며 “건강하지 못한 관계는 한 사람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줄이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 “성생활까지 흔들렸다”…아기 때 받은 포경수술 후유증 논란 [라이프+]

    “성생활까지 흔들렸다”…아기 때 받은 포경수술 후유증 논란 [라이프+]

    영국 의사가 자신도 어린 시절 포경수술을 받았지만, 의료적 필요 없이 영유아에게 시행되는 포경수술에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남성들이 성인이 된 뒤 감각 저하와 통증, 흉터, 성생활 문제, 심리적 상처를 호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프리미엄 디지털 플랫폼 ‘메일 플러스’는 25일(현지시간) 정신과 의사 맥스 펨버턴의 기고문을 통해 포경수술을 둘러싼 논쟁을 재조명했다. 펨버턴은 자신도 5세 때 포피가 제대로 젖혀지지 않는 포경 증상과 반복 감염 때문에 의학적 목적으로 포경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별다른 신체적·정서적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진료 현장에서는 비의료적 포경수술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남성들을 여러 차례 봤다고 전했다. 펨버턴은 아이에게 질환이 있어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와 건강한 아이에게 전통이나 관행을 이유로 수술하는 경우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핵심은 수술 자체보다 ‘누가, 왜, 언제 결정하느냐’에 있다. 치료 목적의 수술은 통증과 감염을 해결하는 의료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가 동의할 수 없는 나이에 의학적 필요 없이 시행되는 수술은 동의권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성생활 어렵다”…감각 저하·통증 호소메일 플러스는 앞서 19일 포경수술 후유증을 호소하는 남성들의 사례도 다뤘다. 한 29세 남성은 아기 때 받은 포경수술 때문에 신체적 불편과 심리적 위축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창 시절 자신이 또래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위축됐고 성인이 된 뒤에는 외모에 대한 걱정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체적 불편도 이어졌다고 한다. 그는 옷과의 마찰 때문에 통증과 쓰라림을 느낀다고 밝혔다. 다른 남성들 역시 감각 저하와 흉터, 감염, 통증, 성생활 문제 등을 호소했다. 일부는 관계가 흔들릴 정도로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고 매체는 전했다. 영국 자선단체 15스퀘어는 포경수술이 장기적인 신체·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종교나 문화적 이유의 수술이라도 의료 동의 연령 이후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단체와 함께 일한 심리치료사는 일부 남성들에게서 악몽과 침습적 기억, 위반당했다는 느낌 등 트라우마 징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치료 목적은 필요…포경·염증 땐 도움 될 수도다만 포경수술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의료적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포경이다. 포피가 제대로 젖혀지지 않아 통증과 반복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성생활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영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런던의 비뇨기과 전문의 후세인 알나자르는 포경수술이 필요한 남성이 적지 않지만, 많은 이들이 수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밝혔다. 특히 성인이 돼서도 포피가 충분히 젖혀지지 않으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크림이나 젤, 스트레칭 운동으로 치료를 시도한다. 효과가 없으면 포경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매체는 이런 비수술 치료가 상당수 환자에게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포경수술은 위생과 일부 감염 위험 감소 측면에서도 장점이 거론된다. 미국 일부 의학 단체는 신생아 포경수술의 장기적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고 본다. 반면 영국 의료 지침은 신생아에게 건강 목적의 포경수술을 권하는 데 신중하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는 주로 심한 포경처럼 삶에 지장을 주는 의학적 문제가 있을 때 수술을 시행한다. 문제는 비의료적 수술…동의권·규제 공백 논란더 큰 논쟁은 비의료적 포경수술이다. 메일 플러스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의료 목적이 아닌 남성 포경수술을 의료 자격이 없는 사람도 시행할 수 있다. 별도의 독립 규제나 의무 교육, 기록 관리 요건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사망 사례도 있었다. 생후 6개월 된 모하메드 압디사마드는 의료 자격이 없는 인물이 시행한 포경수술 뒤 감염 증세를 보였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부검에서는 수술 과정에서 감염된 연쇄상구균이 사인으로 확인됐다. 2012년에는 생후 4주 된 남아가 마취 없이 가정에서 포경수술을 받은 뒤 과다출혈로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영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24년까지 잉글랜드에서 포경수술이 사망진단서에 언급된 사망 사례는 14건이었다. 이 중 절반은 18세 미만이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규제 필요성은 제기된다. 비의료적 수술이 계속 이뤄진다면 감염 관리와 시술자 자격, 기록 관리 기준을 더 엄격히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종교·문화 공동체에서는 포경수술을 오랜 관습이자 정체성의 일부로 본다. 그래서 논쟁은 단순한 의료 문제를 넘어 아동 권리와 종교·문화 관행의 경계로 번지고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구분이다. 포경이나 반복 감염처럼 분명한 의학적 이유가 있으면 포경수술은 치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건강한 아이에게 의학적 필요 없이 시행하는 수술은 자기결정권 논란을 남긴다. 전문가들은 포경수술을 둘러싼 논쟁에서 의료적 필요와 문화적 관행, 아동의 동의권을 따로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아저씨지 무슨 ‘오빠’냐, 나잇값 못하는 추태” 박지현 “징그럽고 폭력적”

    “아저씨지 무슨 ‘오빠’냐, 나잇값 못하는 추태” 박지현 “징그럽고 폭력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세 과정에서 만난 초등학교 1학년 여아에게 하정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를 향해 ‘오빠’라고 부를 것을 요구한 것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오빠라고 해봐’라는 발언은 남성이 여성의 우위에 서려는 권력의 언어이자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오빠’ 호칭 문제는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 일상 속에서 반복돼온 태도의 연장선상에 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주변의 점잖은 축에 속하는 아저씨들조차 친구의 어린 딸에게 ‘오빠라고 불러야지’라고 말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며 “나는 기겁하며 ‘아저씨지 무슨 오빠냐’라고 인상을 찌푸렸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표정을 짓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에게 호칭은 관계의 존중이 아니라, 본인의 젊음을 확인받고 싶은 도구이자 권력 구조”라며 기성세대 남성들이 ‘오빠’라는 호칭에 매달리는 것에 몇 가지 ‘비겁한 심리’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오빠’라는 호칭이 작동하는 기만적인 위계와 권력 구조”라며 “한국 사회에서 ‘오빠’는 단순히 손위 남 형제를 지칭하는 용어를 넘어, 남성이 여성보다 우위에 서면서도 동시에 사적인 친밀감을 획득하는 독특한 권력의 언어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방을 나보다 어린 여성으로 규정함과 동시에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느슨함을 강요한다”면서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친밀한 관계의 설정을 선언하는 것이며, 이는 명백히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상대가 위계적 압박을 느낌에도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나이를 이용해 상대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호칭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우위에 서려는 권력의 언어”“상대 의사 상관없이 친밀함 강요”“그는 또 ‘오빠’라는 호칭으로 불리기 원하는 데에는 “자신이 여전히 ‘현역’이라는 착각과 함께 자신의 노화를 품위 있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존감 결핍”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아저씨’라는 단어가 주는 기성세대의 책임감이나 성적 매력의 감퇴를 거부하고, ‘오빠’라는 단어가 내포한 상대적 친밀감과 일말의 가능성에 기생해 보려는 심리”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정 대표의 ‘오빠’ 호칭 요구를 ‘아동학대’ 또는 ‘성희롱’으로 몰아세운 야권에 대해서도 “정쟁의 도구로 삼는 반대 진영의 아저씨들”이라며 “일상 속에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삼촌 말고 오빠’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오빠라고 해봐’라는 농담이 얼마나 징그럽고 폭력적인지, 이제는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자신의 나이를 정직하게 응시하지 못하고 호칭으로 젊음을 구걸하는 모습은 그저 나잇값을 못 하는 어른의 추태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2019년 이른바 ‘n번방’을 고발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정치에 입문해 2022년 만25세에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에 선임돼 당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뒤 사임했다. 현재는 민간단체 ‘솔루션2045’를 이끌며 앞서 정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구포시장 유세 과정에서 만난 초등학교 1학년 여아에게 정 후보를 향해 “오빠라고 해봐”라고 요구한 뒤 야권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 공보국 공지를 통해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송구하다”고 밝혔고, 하 후보도 “더욱 조심해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민분들을 만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인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학인연)’는 정 대표와 하 후보를 아동복지법 위반(정서적 학대) 혐의로 고발했다.
  • “오빠가 왜 성희롱? 머릿속 음란마귀 가득”…민주연구원 부원장 글 ‘시끌’

    “오빠가 왜 성희롱? 머릿속 음란마귀 가득”…민주연구원 부원장 글 ‘시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하정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3일 구포시장 유세 과정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에게 ‘오빠’ 호칭을 요구해 야권 등에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부원장이 이를 반박하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광민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니, ‘오빠’ 소리 한 번에 아동 성희롱까지 끌어오는 그 대단한 상상력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3일 하 후보와 함께 부산 구포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아에게 하 후보를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정 대표는 여아에게 “몇 학년이에요.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말했고, 하 후보도 옆에서 “오빠”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 “명백한 아동 성폭력이고, 아동 인권침해”, “40살도 더 차이 나는 정치인을 오빠라고 부르는 건 아동 성희롱”이라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김 부원장은 이러한 발언에 반발한 것이다. 그는 “본인 머릿속이 온통 음란 마귀로 가득 차 있으니 나이 차이 나는 남녀가 부르는 평범한 호칭조차 섹슈얼하게 들리는 것 아니냐”며 “이건 페미니즘이 아니라 그냥 본인의 왜곡된 성적 판타지를 애먼 사람한테 투사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부하기 싫어서 페미니즘을 ‘단어 검열 놀이’로 배운 무식의 소치랄까”라며 “진짜 인권을 논하고 싶으면 단어장에서 성적 코드 발굴할 시간에 본인의 비뚤어진 안경부터 닦으시길 추천한다. 그 정도면 거의 질병”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해시태그로 ‘호칭 검열’, ‘상상력 과잉’, ‘무식하면 용감하다’, ‘음란 마귀가 문제’ 등을 달았다. 그러나 김 부원장의 글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는 등 논란을 키우자 김 부원장은 글을 삭제했다. 김 부원장은 이후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거에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여 게시물은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작금의 언어 왜곡 현상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다”며 “특정 용어에 편향된 프레임을 투사해 본래 의미를 변질시키는 것은 심각한 ‘맥락적 전유’”라고 강조했다. 또 “‘오빠’를 성적 판타지로 변질시키거나, ‘빈곤 포르노’라는 학술적 용어를 성적 비하로 오독하는 행위는 상대를 인격체가 아닌 ‘대상’으로 고립시키는 권력적 폭력”이라며 “‘언어적 오염’은 사회적 불신과 자기검열을 야기한다. 우리는 왜곡된 프레임을 걷어내고 언어 본연의 가치와 건강한 담론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글도 논란이 되자 김 부원장은 “게시물에 쏟아진 비난이 개인의 부족함보다는 커뮤니티의 ‘좌표 찍기’ 공격임을 깨닫고, 이제는 이를 의연하게 즐기게 됨”이라는 내용의 새 글을 올렸다. 한편 정 대표와 하 후보는 ‘오빠’ 발언 논란에 대해 나란히 사과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 공보국 공지를 통해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하 후보도 언론 공지를 통해 “지역주민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더욱 조심해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민분들을 만나겠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인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학인연)’는 정 대표와 하 후보를 아동복지법 위반(정서적 학대)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60대와 50대 남성이 8세 여학생에게 자신들을 ‘오빠’라 부르도록 수차례 강요하고 재촉한 행위는 아동에게 심각한 수치심과 심리적 압박을 준다”며 “명백한 아동 인권 침해이자 정서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 초1에 “오빠 해봐” 정청래·하정우 고발당했다…“아동 학대”

    초1에 “오빠 해봐” 정청래·하정우 고발당했다…“아동 학대”

    하정우 부산 북갑 보궐선거 후보의 선거 유세 과정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아에게 “오빠라고 해봐”라 말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하 후보가 4일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됐다.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인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학인연)’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대표와 하 후보를 아동복지법 위반(정서적 학대)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60대와 50대 남성이 8세 여학생에게 자신들을 ‘오빠’라 부르도록 수차례 강요하고 재촉한 행위는 아동에게 심각한 수치심과 심리적 압박을 준다”며 “명백한 아동 인권 침해이자 정서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모든 어린이가 존엄하게 대우받아야 할 어린이날을 앞두고 유력 정치인들이 어린아이를 정치적 소품으로 활용한 이번 사태는 교육계와 학부모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3일 하 후보와 함께 부산 구포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아에게 하 후보를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정 대표는 여아에게 “몇 학년이에요.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말했고, 하 후보도 옆에서 “오빠”라고 말했다.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동학대”,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맹공했다. 성일종 의원은 하 후보를 향해 “국회의원이 되려면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보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부산 북갑 보선에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무소속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 하정우 후보, 정청래 대표는 자기들 행동이 잘못인 줄 모르는 것이냐”며 “처음 보는 50대, 60대 남성 둘이 자기들 어린 자녀에게 저런 행동해도 괜찮으냐”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정 대표는 “구포시장 방문 과정의 상황과 관련하여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아이의 부모님께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 후보도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더욱 조심해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민분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측은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정 대표와 하 후보의 입장문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 짧은 생 위대한 예술, 에곤 실레[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짧은 생 위대한 예술, 에곤 실레[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스물여덟 생애, 작품 활동 10년334점 유화·2503점 드로잉 남겨“예술가 최고 덕목 독창성·진실성”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생명력‘육체’를 통해 증명해 낸 선구자오스트리아가 낳은 천재 화가 에곤 실레(1890~1918)는 스물여덟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그림에 쏟아부으며 미술사에 거대한 발자국을 남긴 예술가다. 그가 스페인 독감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본격적으로 활동한 시간은 불과 10년 남짓이었지만 334점의 유화와 2503점의 드로잉을 남기며 오스트리아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자리잡았다. 무엇이 젊은 화가로 하여금 육체와 정신이 한계에 달하는 순간까지 작업에 몰두하게 했을까? 실레가 남긴 편지와 일기를 따라가며 짧은 생애를 밀도 높은 예술로 바꾸어 낸 힘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보려 한다. 첫 번째 명언 “새로운 예술가는 반드시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그는 창조자여야 한다.” 이 말은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모방이 아니라 독창성과 진실성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당시 유럽 화단은 조화롭고 아름다운 전통적 미의 기준을 중시하고 있었다. 실레에게 예술은 남의 양식을 빌려 오지 않고 자신만의 화풍을 창조하는 일이었다. 가장 나다운 것을 찾겠다는 실레의 인생관을 이해하려면 그가 어떤 환경 속에서 성장했는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실레는 1890년 오스트리아의 도시 툴른에서 기차역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경제적으로는 안정된 중산층 가정이었지만 정서적으로는 평온하지 않았다. 실레가 누구보다 의지했던 아버지가 매독으로 오랫동안 병을 앓다가 그가 열네 살이 되던 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는 훗날 편지에서 “나의 고귀한 아버지를 이토록 슬프게 기억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라고 적을 만큼 아버지의 부재를 깊은 상처로 안고 살았다. 이른 상실의 경험은 소년의 마음속에 죽음에 대한 불안과 삶에 대한 집착을 심어 주었고 훗날 그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이루는 바탕이 된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법적 후견인이 된 숙부 레오폴트는 실레가 철도 공무원이 되기를 바랐지만 그는 완강히 거부하고 열여섯 살에 빈 미술 아카데미에 최연소로 입학하며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다. 빈 미술 아카데미는 고전적인 이상미와 역사화의 전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매우 보수적인 교육 기관이었다. 실레의 지도 교수 크리스티안 그리펜케는 학생들에게 석고상을 정확히 베끼는 훈련을 강요했고 실레의 예민한 감수성과 재능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전해지는 일화에 따르면 그는 실레의 그림을 보고 “악마가 너를 내 수업에 배설해 놓았구나”라고 폭언을 퍼부었다고 한다. 결국 실레는 입학한 지 3년 만인 1909년 학교를 떠나게 된다. 남이 정한 기준이 아니라 자기만의 예술을 창조해야만 진정한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은 그가 남긴 100여점의 자화상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중국 등불꽃과 함께한 자화상’은 화가로서의 자부심과 내면의 불안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함께 드러내며 보는 이의 시선을 단번에 붙잡는다. 실레의 예리한 눈빛은 오른쪽을 향하지만 고개는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어긋난 방향성 때문에 어깨선이 각진 턱뼈까지 바짝 치켜 올라가며 화면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자칫 불안정하게 보일 수 있는 구도를 절묘하게 붙잡아 주는 것이 화면 왼편의 중국 등불꽃(꽈리)이다. 기울어진 어깨와 조응하는 가느다란 줄기와 붉은 열매는 피부와 눈동자, 입술에 스며든 붉은 기운과 호응하며 화면 전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 자화상에서 실레는 자신을 미화하지 않는다. 그는 날카로운 선과 거친 붓터치, 탁월한 색채 감각으로 육체 안에 숨겨진 자기 과시, 본능적인 욕망과 공포,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구현했다. 두 번째 명언 “나는 3월까지 클림트의 길을 따랐으나 오늘은 그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실레가 1910년 11월 오스트리아의 미술평론가 아서 뢰슬러에게 보낸 편지에 적은 말이다. 오스트리아의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의 영향 아래 화단에 입문한 실레가 스승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고 밝힌 역사적인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전통을 거부하고 빈 분리파를 이끌며 새로운 예술적 자유를 개척한 인물인 클림트는 실레가 가장 닮고 싶어 했던 우상이었다. 특히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는 자유를”이라는 클림트의 메시지는 아카데미 안에서 문제아로 취급받던 실레에게 자신의 길을 가도 된다는 신호와도 같았다. 1907년 열일곱 살의 실레는 클림트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의 작업실을 찾아가 자신의 드로잉을 보여 준다. 클림트는 그의 비범한 재능을 단번에 알아보고 “자네는 재능이 있네. 다만 너무 많아서 탈이지”라고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그 이후 한동안 실레의 초기 작품에는 금박과 화려한 문양, 평면적인 구성과 우아한 곡선 등 황금의 화가 클림트의 서명과도 같은 요소들이 짙게 스며든다. 그러나 1909년 빈에서 열린 국제 쿤스트샤우 전시는 실레가 스승의 영향권을 벗어나 자기만의 독창적인 표현주의 세계로 나아가는 결정적 전환점이 된다. 클림트는 자신이 주도한 국제 미술전에 열아홉 살의 실레를 참여시키며 그가 본격적으로 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줬다. 실레가 출품한 네 점 가운데 한 점이 막내 여동생 게르티를 모델로 한 ‘게르티 실레의 초상’이다. 이 그림은 당시 실레가 스승 클림트의 조형 언어를 얼마나 깊이 받아들이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 준다. 게르티의 옷은 금색과 은색, 정교한 기하학적 문양으로 장식되었고 인물의 자세 역시 클림트가 초상화에서 즐겨 사용하던 구도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실레는 국제 쿤스트샤우 전시에서 또 다른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반 고흐, 폴 고갱, 마티스 등 후기 인상주의와 야수파를 이끌던 거장들의 작품을 처음으로 직접 보게 된다. 클림트의 장식적 화풍과는 전혀 다른 인간 내면의 고통과 감정을 화면 위에 거침없이 분출하는 새로운 예술이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이 충격이 실레를 흔들어 깨웠다. 그는 1909년 아카데미에 자퇴서를 제출하고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신예술그룹을 결성한다. 마침내 “나는 클림트를 통과했다”고 선언하며 예술가의 주관적 감정과 실존적 불안을 표현하는 표현주의라는 새로운 길로 나아간다. 세 번째 명언 “예술가를 억압하는 것은 범죄이며, 그것은 싹트는 생명을 살해하는 행위다.” 이 말은 실레의 생애에서 가장 치욕적이면서도 예술가로서의 각오를 단단하게 벼려 낸 노이렝바흐 사건과 맞닿아 있다. 1912년 연인 발리 노이칠과 함께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 노이렝바흐에 머물던 실레는 미성년자 유괴 및 추행 혐의로 체포되어 24일간 투옥되는 시련을 겪는다. 중범죄 혐의는 무죄로 밝혀졌지만 아이들이 드나드는 작업실에 누드 드로잉을 두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정에서 판사가 그의 드로잉 한 점을 촛불로 불태우는 충격적인 일도 벌어졌다. 예술이 도덕의 이름으로 검열되고 처벌받는 현실에 분노한 실레는 옥중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정화되는 기분이다. 내 그림은 신성한 사원에 걸려야 한다.” 실레가 에로티시즘에 주목한 배경에는 매독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저물어가던 세기말 빈의 사회 분위기가 함께 작용하고 있었다. 당시 빈은 겉으로는 제국의 질서와 도덕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듯 보였지만 이면에는 성매매와 성병이 만연한 이중성을 띠고 있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무의식과 성적 충동의 문제를 깊이 파고들던 때도 바로 이 시기였다. 실레는 이런 사회적·지적 흐름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포착한 화가였다. 그는 겉치레와 위선을 중시하는 빈 사회의 도덕주의를 혐오했고 성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실존적인 진실이라고 보았다. 이는 “성욕을 부정하는 자야말로 가장 추잡한 인간이며 자신을 낳아 준 부모를 욕되게 하는 비열한 자”라는 그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성(性)이 자아를 탐구하고 억눌린 욕망과 불안을 드러내는 심리적 통로라고 여겼던 실레의 예술관은 연인 발리 노이칠을 그린 ‘빨간 블라우스를 입고 등을 대고 누운 발리’에서 선명하게 나타난다. 화면 속 발리는 성적 욕망을 암시하는 새빨간 블라우스를 입고 누운 채 관람자를 바라본다. 허벅지를 노출하고 있는 그녀의 자세는 도발적이지만 표정에는 불안과 긴장감이 서려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성적 욕망과 실존적 고독이 깃든 인간 내면의 초상처럼 다가온다. 1915년 에디트 하름스의 결혼은 실레의 화풍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다. 초기 작업을 지배하던 에로티시즘과 날카로운 시선 대신 가족애와 모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등장한다. 이전에는 뼈마디가 드러나는 앙상한 신체와 뒤틀린 인물 표현으로 불안과 고립감을 극대화했다면 결혼 후에는 선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신체는 안정된 형태를 띠게 된다. 미술사학자들이 이 시기를 실레 예술의 심리적 안정기이자 회화적 완성기로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18년 2월 클림트가 세상을 떠난 뒤 실레는 빈 화단을 이끌 젊은 거장으로 떠오른다. 같은 해 3월에 열린 빈 분리파 제49회 전시회는 그에게 경제적 안정과 국제적 명성을 안겨 주었다. 출품작 대부분이 판매되고 하름스를 모델로 한 후기 대표작 ‘예술가의 아내’는 오스트리아 주립 갤러리(오늘날의 벨베데레 미술관)에 소장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그의 명성이 절정에 달하던 그해 가을 스페인 독감이 빈을 덮치면서 임신 중이던 하름스가 세상을 떠났고 실레도 사흘 뒤인 10월 31일 스물여덟 살로 생을 마감했다. 실레는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틀림없이 가장 크고 아름다우며 가치 있고 순수하며 소중한 열매가 될 것이다. 나는 영원한 존재가 될 것이다.” 그의 말은 자신의 미래를 내다본 예언처럼 들린다. 오늘날 실레는 육체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 고독과 생명력을 증명해 낸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인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바꾸어 놓았다. 실레가 확신했던 것처럼 그는 미술사에서 가장 풍요로운 예술의 열매로 남아 있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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