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문기자
    2026-10-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총 14,476 건
  • “배우들이 똥 밟은”…진중권, ‘암살자(들)’에 “감독 능력에 찬사”[이슈픽]

    “배우들이 똥 밟은”…진중권, ‘암살자(들)’에 “감독 능력에 찬사”[이슈픽]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영화 ‘암살자(들)’의 시나리오를 “번데기 아이큐 수준의 허접한 음모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 교수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뭔가 했네”라며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번데기 아이큐 수준의 허접한 음모론 시나리오 들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급 배우들을 줄줄이 섭외한 감독의 능력에 찬사를…”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냥 배우들이 똥 밟은 사건으로 이해하렵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음모론으로 비판하면서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암살자(들)’은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박해일·이민호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지난 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당시 사건의 공식적인 결론과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는 듯한 연출로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일부 인물이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다만 영화가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명확하게 지목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역사 왜곡”…민주당 “공작 DNA”정치권에서는 영화의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서 영화에 대해 “육영수 여사 피격의 배후에 박정희 대통령이 있다는 참으로 황당한 스토리”라고 비판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비틀어 박 전 대통령을 사건의 배후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명백한 정치적 프로파간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제작사의 사과와 정정 조치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대응을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관련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의 DNA는 공작이에요”라고 말했다. 영화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보다는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의혹을 문제 삼은 것이다. 홍혜걸도 비판…“아직 유족도 살아있는데”앞서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씨도 영화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홍씨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암살자(들)’을 두고 “불편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유족도 살아있는데 억지 음모론으로 인구 절반이 존경 내지 인정하는 고인을 모독하는 게 옳은가”라고 적었다. 그는 “자기 진영엔 절대 허용되지 않을 각본도 반대 진영으로 오면 예술이 추구하는 허구라며 찬양한다”며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진 “특정 인물 배후로 규정한 영화 아니다”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진 측은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제작진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또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며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와 성격을 넘어 특정한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도 28일 입장문을 내고 영화 ‘암살자(들)’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며 제작사의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 “인구 절반이 인정하는 고인을”…영화 ‘암살자들’에 홍혜걸 “억지 음모론”

    “인구 절반이 인정하는 고인을”…영화 ‘암살자들’에 홍혜걸 “억지 음모론”

    1974년 발생한 고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둘러싼 음모론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에 대해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이 “억지 음모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혜걸은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영화 ‘암살자들’은 불편하다”며 “아직 유족도 살아있는데 억지 음모론으로 인구 절반이 존경 내지 인정하는 고인을 모독하는 게 옳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쉽다. 자기 진영엔 절대 허용되지 않을 각본도 반대 진영으로 오면 예술이 추구하는 허구라며 찬양한다”며 “내로남불”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인구 절반이 존경 내지 인정한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25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인구의 62%가 ‘박정희 대통령은 잘한 게 많다’고 평가했다”며 “육영수 여사는 역대 거의 모든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부인으로 손꼽히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의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와 의혹을 다룬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특별수사본부는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광복절 경축사를 하던 박 전 대통령은 저격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대신 박 전 대통령 옆에 앉아 있던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결론지었다. 문세광은 그해 12월 20일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이후 ‘문세광이 아닌 경호원이 육 여사를 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영화는 범행의 진실을 파고드는 기자와 형사를 중정이 방해하는 장면을 통해 이러한 의혹을 다뤘다. 지난 23일 개봉해 4일 만에 156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영화가 흥행하는 가운데, 영화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야권에서는 영화가 ‘박 전 대통령 배후설’을 주장한다며 맹공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자신의 SNS에 영화에 대해 “참으로 황당한 스토리”라며 “2002년 박근혜 전 대통령 방북 당시, 북한 김정일이 직접 육영수 여사 시해 사건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좌파들은 이런 영화를 만든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라고 한다”며 “표현의 자유는 좌파의 전유물인가”라고 되물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천인공노할 짓”이라며 “영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유족의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패륜적 범죄다. 북한의 테러라는 역사적 진실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자 명예훼손죄에 명백히 해당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정당화될 수 없으므로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세종로의 아침] 4차 북미 정상회담과 트럼프 정치쇼

    [세종로의 아침] 4차 북미 정상회담과 트럼프 정치쇼

    “중조(북중) 두 나라는 서로 지켜주고 도와주며 운명을 함께하는 친선적인 사회주의 린방(연방).”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가장 긴밀한 공동의 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 지난 9일 북한의 건국 기념일인 ‘구구절’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축전 내용이다. 북중러 밀착이 한국전쟁 이후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북한이 처음으로 대규모 전투병을 파병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찾은 미국 특사단은 평화협상의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해야만 했다. 벌써 5년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 2월 말 발발한 이란전쟁으로 잠시 국제적 관심을 잃었지만 매달 수천명이 사망하는 소모전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추가 파병 주장을 ‘자작극’이라고 일축했으나, 러시아에서 정식 파병을 요구한다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화 재개 의지에도 주사위만 굴리고 있다. 몸값을 최대한 올려 베트남 하노이 회담의 ‘노딜’과 같은 굴욕은 맛보지 않겠다는 것인데,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했다.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논의된 이후 중국은 북미 회담 중재를 준비 중이다. 북한을 대미 협상의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하는 중국은 1,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막후 실력자였다. 싱가포르 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에게 국가 지도자의 전용기를 내줬고, 하노이 회담 참가를 위해 김 위원장 전용 열차가 중국을 2박 3일간 지나갈 때 철도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두 차례 북미 회담 전후로 북중 정상회담이 다섯 차례나 열리며 양측 간 긴밀한 협의가 이어졌다. 하노이 ‘노딜’ 이후 넉 달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제안해 판문점에서 ‘즉석 번개’처럼 열린 3차 회담을 제외하면 중국의 고관여 속에 북미 대화가 이뤄진 것이다. 4차 북미 회담을 앞두고 온갖 상상력이 난무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넘어 평양 방문이란 ‘사상 최대의 정치쇼’를 벌일 수 있다는 예상부터 김 위원장이 12월 14~15일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받을 수 있다는 가설까지 나온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석좌는 최근 온라인 대담에서 “북한이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낮은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의 고전이 예상되는 11월 3일 중간선거가 끝난 뒤 더 큰 협상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김 위원장의 미국 방문도 가능하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에 G20을 계기로 김 위원장을 초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 석좌는 “트럼프가 북한을 G20에 초청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느냐”며 “미국이 주최하는 G20에 김정은을 초청하면 세계적인 이목을 한순간에 집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본 김 위원장이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중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 있다. APEC에서 미중러 3자 회담을 희망하는 러시아를 의식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4차 북미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하노이 노딜’로 끝나자 뼈아픈 성찰 끝에 이재명 정부는 ‘피스메이커’가 아닌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했다. 분명한 사실은 미국 대통령의 잇단 구애에도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북한이 체급을 올리는 동안 우리의 역할 영역은 그만큼 줄었다는 것이다. 북미 대화 무대가 북미중러가 짜는 판 위에서 움직이는 상황에서 ‘페이스메이커’ 이상의 전략적 상상력이 절실하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탁할수록 뭉치는 물고기, 먹이도 잘 잡아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탁할수록 뭉치는 물고기, 먹이도 잘 잡아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엄격하면 주변에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그런 속뜻이 아니라 실제로 물고기들은 맑은 물보다는 탁한 물속에서 더 잘 뭉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브리스톨대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큰가시고기의 경우 물의 탁도에 따라 사회적 행동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물이 흐려지면 먹이를 찾기 위해 동료들과 더 협력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B’(2일 자)에 실렸습니다. 강이나 바다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맑을 때도 있고 탁해질 때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다양한 오염원 탓에 세계 곳곳의 하천과 연안 해역에서 물의 탁도가 높아지고 있답니다. 물이 흐려지면 시야가 나빠지기 때문에 수생동물이 먹이나 동료, 천적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연구팀은 큰가시고기 무리가 서식하는 물이 점점 흐려질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먹이가 갑자기 나타났을 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했습니다. 큰가시고기는 북반구 전역의 연못, 개울, 강에서 물의 탁도와 상관없이 서식하는 물고기입니다. 연구 결과, 큰가시고기들은 맑은 물보다 탁한 물에서 먹이 쪽으로 이동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무리 집단이 클수록 전체적인 반응 속도는 더 빨라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의 탁도가 큰가시고기들의 움직이는 방식이나 반응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탁한 물에 사는 작은 무리 집단은 개체들이 서로 바짝 붙어 같은 방향으로 헤엄칠 때 먹이에 더 빨리 도달했습니다. 맑은 물에 서식하는 큰 무리들은 오히려 전체 반응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먹이가 나타나기 직전의 반응에서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탁한 물에 있던 물고기들은 서로 더 가까이 붙어 헤엄치면서 먹잇감이 움직이는 방향을 더 정확히 맞췄으며 가까이 있는 동료의 행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집단 크기가 작을수록 이런 경향성은 컸습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스 이오아누 교수는 “조건이 나빠지면 무리는 더 잘 협응하고 훨씬 가까이 붙어 방향을 맞춰가며 움직이는데 그 덕분에 먹이를 더 빨리 찾는 것”이라며 “큰가시고기들도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무리 행동을 바꾼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 [세종로의 아침] 여름을 보내며 드는 단상들

    [세종로의 아침] 여름을 보내며 드는 단상들

    “올여름이 당신의 남은 인생에서 겪을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기후과학자들의 경고처럼 지난여름 폭염은 무시무시했다. 여름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가을이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이 추석과 10월 초 연휴를 기대한다. 그렇지만 잡문을 쓰고 지낸 지 26년, 그중 과학 분야만 20년을 넘게 담당하다 보니 가을이 가까워 오면 선선해진 날씨나 울긋불긋 변하는 풍경보다 다른 것들이 먼저 떠오른다. 한 달 뒤면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있다. 올해는 10월 5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수상자 발표가 예정돼 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발표 마지막 날을 축하라도 하듯 7일은 누리호의 5차 발사까지 잡혀 있다. 오랜만에 찾아오는 과학기자들의 대목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묘한 긴장감,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 함께 분노, 짜증 등 복잡한 감정이 느껴진다. 평소 눈곱만큼도 과학에 관심이 없다가 노벨 과학상 발표, 로켓 발사 같은 큰 이벤트가 있을 때만 호떡집에 불난 듯 호들갑 떨면서 훈계질도 모자라 전문가 의견조차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배고프면 밥 먹어야 한다’는 식의 뻔한 해법을 제시하는 언론, 정치권, 호사가들의 모습은 실소를 자아낸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배우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과학과 기술의 차이에 대한 몰이해와 ‘그게 그거 아니냐’는 뻔뻔스러움까지 마주하면 울화가 치민다. 한국 과학기술의 백년대계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과학과 기술은 엄연히 다르지만 우리는 과학기술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려 쓰면서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됐다. 과학은 자연 현상의 근본 원리와 ‘왜’를 탐구하는 행위라면 기술은 그렇게 얻은 지식으로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쓸모를 찾는 ‘어떻게’의 영역이다. 이런 상식조차 갖고 있지 않다 보니 과학을 기술발전의 수단이나 경제성장의 도구쯤으로 취급한다. 돈이 되는 연구,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에만 관심을 갖다 보니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 기초과학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린다. ‘이공계 위기’ 담론만 봐도 우리 사회의 과학에 대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언론이나 정치권은 툭하면 ‘이공계 위기’, ‘의대 블랙홀’을 주장하며 한국 과학기술 기반이 금세 무너질 것처럼 떠들어댔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전기·전자, 반도체 분야 지원자가 의대 못지않게 늘어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하다. 사실 취업 잘 되고 돈 잘 버는 특정 학과 쏠림 현상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공계 위기가 진짜 구조적 위기였다면 아무런 정책 없이 고작 몇 달 만에 사라질 수는 없다. 현상의 한 부분만 붙잡고 위기라 목청을 높이다가 슬그머니 입을 닫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수시로 배출하는 미국이나 독일, 아시아 노벨상 강국 일본 같은 과학 선진국들은 좀 다르다. 과학을 단순히 국가 경쟁력 제고나 경제 발전의 수단이 아니라 일상 속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인다.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 오스미 요시노리 박사가 “‘도움이 된다’는 말이 사회를 망치고 있다”고 말한 것도 문화로서 과학을 강조하는 것이다. 과학 선진국들에서는 언론, 정치인, 시민들도 과학을 성패나 손익으로만 취급하지 않는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을 장려하고 인내심을 갖고 긴 호흡으로 기초연구를 지켜보며 실패를 새로운 발견으로 가는 당연한 과정이자 자산으로 여기는가 하면 모르는 것은 솔직히 드러내고 배우려고 한다. 선진국에 들어선 한국 사회도 이제 과학을 이런 식으로 바라봐야 할 때가 됐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이제는 철 지난 농담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이번 가을에는 아는 척하며 되도 않는 훈수 두기에 앞서 차분히 과학책 한 권을 읽어 보라 권하고 싶다. 노벨 과학상 발표와 누리호 발사를 지켜보며 과학책을 보는 일이야말로 과학을 문화로 바꾸는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첫걸음이 될 것이다. 유용하 산업부 과학전문기자
  • “제주 혐오글 상처다” 실종자 잇단 사망에 SNS 점령한 ‘괴담’…공포감 조성 우려[이슈픽]

    “제주 혐오글 상처다” 실종자 잇단 사망에 SNS 점령한 ‘괴담’…공포감 조성 우려[이슈픽]

    제주에서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는 의견과 함께 ‘제주에 부정적 이미지가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씨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주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만 절대 쉽게 보면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홍씨는 제주에서 7년째 머물고 있다. 그는 “자전거 타고 구석구석 쏘다니다보면 한라산 깊숙이 올라가지 않아도 마을 곳곳에 아무도 없는 으슥한 길을 흔히 지나게 된다”며 “오름이나 올레길을 조금만 벗어나도 고함쳐도 아무도 듣지 못할 곳을 만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낮이라도 포장된 길이라도 혼자 쏘다니는 거 추천하지 않는다. 여성은 물론 건장한 남성도 마찬가지”라면서 “7년 차 제주살이 도민으로서 충고”라고 덧붙였다. 홍씨의 발언은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잇따른 실종 사건을 염두에 두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홍씨의 글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일부 네티즌은 “제주뿐 아니라 요즘 시골도 마찬가지다. 조금만 외져도 CCTV도 사람도 없는 곳 천지다”, “혼자 제주도 구석구석 미친 듯이 돌아다녔었는데 이제 그런 짓 하면 안 되겠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남녀 불문하고 조심해야 한다”, “현실적인 조언”이라며 공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제주도가 어쩌다가”, “제주만의 현상은 아니니 제주 지역 혐오로 흐르면 안 된다” 등의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한 네티즌은 홍씨의 글에 “홍박사님은 공인이 아닌가 하는데, 어떤 연유로 이렇게 제주를 혐오스럽게 만드는 글을 올리느냐”며 “이런 식의 글을 올리시면 그곳에서 살아가는 분들은 어떤 감정이실지 고민은 안 하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박사님께 제주도는 그냥 어디 호텔처럼 왔다가 가버리면 그만인 그런 곳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홍박사님의 글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홍씨는 추가 글을 통해 “나의 취지는 조심하자는 것이지 제주가 위험하다는 뜻이 아니다”라면서 “제주 산세는 워낙 편평하고 포근해 발길 가는 대로 마음 놓고 걷다간 으슥한 곳에 이를 수 있어 꼭 범죄는 아니더라도 들개 공격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사는 한림만 해도 올레길 걷다 호기심에서 옆길로 새면 길을 잃어 빈집이나 공장 폐허에서 헤매기도 한다”며 “남자인 나도 살짝 무서운데 혼자 걷는 여성은 오죽할까 싶다”고 전했다. 홍씨는 “최근 제주 실종 관련 뉴스는 무척 안타깝다. 그러나 제주는 워낙 매력적인 곳이니 곧 사람들 사랑을 되찾으리라 믿는다”며 “내 글로 마음 아팠던 분들에겐 사과드리며 아름답고 살기 좋은 제주를 위해 더욱 노력하리라 다짐해 본다”고 덧붙였다. 실종자 4명 시신 발견…SNS에 허위정보 난무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경찰을 향한 불신과 함께 타살설, 범죄 연루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제주시 한림읍에서 실종됐던 장모씨가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숙소 인근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씨 외에 제주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된 이들도 잇따라 시신으로 발견됐다. A 경장이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한 장씨와 60대 B씨를 포함해 지난 22일부터 사흘 새 제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실종자는 모두 4명이다. 스레드 등에는 A 경장을 사건과 직접 연결하거나 특정 국적의 외국인 범행처럼 단정하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또 ‘제주에 숨진 실종자가 많다’거나 ‘경찰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 식의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도 퍼지고 있다. 수사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퍼지면서 불안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현장 상황 등을 토대로 장씨 사망과 관련한 범죄 혐의점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발견 당시 위치와 자세 등을 종합하면 타살 등 범죄 연루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장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공포감이 조성되면서 온라인상에는 제주 여행을 꺼리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제주 치안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거나 여행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글로 인해 제주 지역 관광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여에스더 화교 아냐?” 황당 소문에…놀라운 가문 이력 공개했다

    “여에스더 화교 아냐?” 황당 소문에…놀라운 가문 이력 공개했다

    의사 겸 사업가, 방송인 여에스더(61)에 대해 일부 네티즌이 이른바 ‘화교설’을 제기하자 배우자 홍혜걸(59)이 반박하며 그의 가족사를 공개했다. 홍혜걸은 지난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방송 이후 집사람 여에스더가 화교란 댓글이 많아 해명한다”며 입을 열었다. 홍혜걸은 “(여에스더의) 증조부인 여동연(1884~1951)은 일제강점기 경상북도 성주 일대를 기반으로 활동한 문중 유지이자 자양학원 지원 등에 힘쓴 민족교육 후원자”라며 독립기념관 사료에 이러한 기록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할아버지 여상원(1904~1975)은 일제강점기와 대한민국 현대사에 걸쳐 활동한 대구·경북 지역의 유력 경제인이자 언론인”이라며 “15년 동안 대구 상공회의소장을 지냈고 대구일보 창간, 이병철 등과 섬유산업을 동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버지 여만영(1939~1986)은 1971년 대구일보 기획실장 시절 김대중 후보의 대구 유세 때 전단지를 뿌려 박정희 대통령의 노여움을 사서 신문사 폐간과 옥고를 치렀다”며 이로 인해 일가족이 일본으로 강제 출국했고 가업도 잃었다고 밝혔다. 앞서 홍혜걸은 지난 17일에도 자신과 배우자의 가족사를 공개했다. 그는 MBC ‘라디오스타’,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출연을 앞두고 SNS에 글을 올려 “제 부친은 베트남 참전 국가유공자이며, 언론사주였던 장인어른은 민주화 운동을 위해 가업을 희생하고 옥고를 치렀다”고 밝혔다. 또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고 있으며 실거주 주택 외에 부동산이나 주식, 가상화폐 등의 투자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세청의 여러 차례 조사에서도 추징된 금액이 없었다”며 “간접투자 외에 주식이나 코인도 일절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여에스더가 운영하는 건강기능식품 ‘에스더포뮬러’는 현재까지 누적 기부액이 80억원에 달하며, 자신과 두 아들 모두 군 복무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여에스더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예방의학 전문의로 근무했으며, 2009년 ‘에스더포뮬러’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서울대 의대 출신인 홍혜걸은 의사 출신 의학전문기자로 활동했다.
  • [부고]이석우씨(파이낸셜뉴스 국제전문기자) 장인상

    ●김성현 씨(전 원광대학병원 사무처장) 별세, 김도관(원광대 교수)·도선·도영씨(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부친상, 정내삼(전 국토부 건설수자원 실장)·이석우씨(파이낸셜뉴스 국제전문기자) 장인상. 22일 원광대병원 장례문화원, 발인 24일 오전 9시, 장지 익산하늘공원. (063)855 1734
  • ‘뿌잉’ 혀 짧은 소리, 보호본능 자극한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뿌잉’ 혀 짧은 소리, 보호본능 자극한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2021년 9월에 한류의 전 세계적 확산을 반영해 대박, 먹방, 오빠 등 한국어 유래 단어 26개를 실었습니다. 그중에는 애교(aegyo)도 있습니다. 사전에는 ‘한국 대중문화의 특징으로 여겨지는 일종의 귀여움이나 매력 또는 귀엽고 매력적이며 사랑스럽다고 여겨지는 행동’으로 풀이돼 있습니다. 한국 덕성여대, 스위스 취리히대 공동 연구팀은 K팝 아이돌과 드라마 속 애교 말투의 비밀을 음향학적으로 밝혀냈습니다. 애교로 말할 때는 입을 벌린 정도를 의미하는 제1포먼트(F1) 값이 일제히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성인이 어린아이처럼 짧은 목구멍을 가진 것처럼 들리도록 목소리를 바꾸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음향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 음향학회 저널’ 8월 19일 자에 실렸습니다. 애교는 연인 관계에서 상대의 호감을 얻기 위해 사용되는 말투입니다. 어린아이 같은 말투는 서구에서는 ‘베이비 토크’로 부르는 것과 닮았습니다. 연구팀은 서울말을 사용하는 25~31세 남녀 12명에게 광고 내레이션 형식의 대본 29문장을 한 번은 애교를 최대한 넣어서, 다른 한 번은 애교 없이 건조하게 읽도록 한 다음 음성분석 프로그램으로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혀와 입술, 턱의 움직임에 따라 특정 주파수 대역에 목소리 에너지가 몰리는 ‘포먼트’(F)에 주목했습니다. 이 중 F1은 모음의 높낮이와 반비례하며 목구멍 안쪽 공간인 인두강의 길이에 좌우됩니다. 관이 짧을수록 높은 소리가 나는 원리와 같습니다. 분석 결과, 애교 발화에서는 F1이 전체 평균 약 28㎐ 높아졌습니다. 모음별로는 ‘ㅏ’가 약 60㎐로 상승 폭이 가장 컸고 ㅐ, ㅜ, ㅔ, ㅣ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승이 확인됐습니다. 성도가 짧으면 긴 경우보다 자연히 더 높은 공명이 만들어지고 포먼트 주파수도 높아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른과 다르게 들리는 주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성도가 짧고 후두가 충분히 내려오지 않아 F1이 높은데 애교 말투는 성인이 그 구조를 음향적으로 모방한다는 말입니다. 폴커 델보 취리히대 교수는 “아이 목소리처럼 귀엽게 들린다는 것은 상대의 보호 본능을 자극해 유대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마음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른 사람에게 나 자신을 각인시킨다는 것은 모든 친밀한 사회적 관계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인간처럼 단어 조합해 노래하는 ‘십자매의 비밀’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간처럼 단어 조합해 노래하는 ‘십자매의 비밀’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영국 에든버러대·세인트앤드루스대, 일본 데이쿄대·이화학연구소(리켄) 뇌과학연구센터, 이스라엘 히브리대 공동 연구팀은 새가 부르는 노래에도 인간 언어의 ‘단어’에 해당하는 구조가 있으며 구조도 인간 언어와 같은 수학적 규칙을 따른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8월 8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반려새로 많이 키우는 십자매 수컷 6마리가 생후 60일부터 120일까지 부르는 노래들을 녹음해 그중 30건을 분석했습니다. 십자매를 비롯한 명금류가 인간 아기처럼 어른 새의 노래를 들으며 노래를 배운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노래를 이루는 음절마다 알파벳 한 글자를 배정해 노래 하나를 긴 문자열로 바꿨습니다. 그다음 앞 소리에서 뒤 소리로 이어질 확률이 직전보다 절반 아래로 뚝 떨어지는 지점을 잘라냈습니다. 아기가 띄어쓰기 없는 말소리 속에서 자주 붙어 다니는 소리를 단서로 단어의 경계를 찾아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 결과 십자매가 한 번 부르는 노래는 평균 11개 토막으로 나뉘었습니다. 토막들 중 일부는 매우 자주 쓰이고 나머지는 드물게 쓰이는 형태로 분포됐습니다. 언어학에서 ‘지프 분포’라고 부르는 패턴으로 분포의 기울기까지 인간 언어와 거의 같았습니다. 자주 쓰는 토막일수록 길이가 짧다는 점도 인간 언어와 일치했습니다. 심지어 혹등고래의 소리 패턴과도 일치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노래가 아직 어설픈 새끼 때 노래 속에도 지프 분포가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이 분포가 학습을 마친 결과물이 아니라 배워서 익히는 정보화 과정을 형성하는 근본 원리를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물론 새의 단어가 뜻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인간 언어의 주된 기능이 의미 전달인 반면 새와 고래의 노래는 주로 구애에 쓰입니다. 연구팀은 이처럼 의미가 없는 신호 체계에서도 언어의 통계적 뼈대가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한 겁니다. 세대를 넘어 배워서 전달하는 방식 자체가 배우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 낸다는 설명입니다. 또 계통이 전혀 다른 세 종이 같은 언어 학습법을 보인다는 것은 수렴 진화의 사례라고도 강조했습니다.
  • 태양의 ‘쌩얼’은 줄무늬가 빼곡[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태양의 ‘쌩얼’은 줄무늬가 빼곡[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국내 과학자들이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태양의 표면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태양이 꽁꽁 숨겨왔던 ‘피부 모공’까지 확인한 셈이랄까요. 미국 국립태양관측소(NSO),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 연구소, 한국 경희대 우주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태양의 ‘가시적 표면’을 최고 해상도로 관측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8월 6일 자에 실렸습니다. 광구(光球)로 불리는 ‘가시적 표면’은 태양 같은 항성에서 가시광선이 방출돼 우주 공간으로 뻗어가는 얇은 대기층입니다. 태양은 고체 지표면이 없는 거대한 가스와 플라스마 덩어리입니다. 태양 내부에서 형성된 빛은 내부의 높은 밀도 때문에 입자들과 계속 충돌하며 갇혀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심에서 약 70만㎞ 떨어진 광구 영역에서는 플라스마 밀도가 급격히 낮아지게 됩니다. 이 지점부터 빛이 우주로 방출될 수 있기 때문에 광학 망원경으로 볼 때는 구체의 매끈한 표면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죠. 항성의 얇은 대기층인 광구는 자기장과 대류 등 다양한 물리적 요인이 작용하는 역동적이고 복잡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연구팀은 미국 하와이에 있는 ‘대니얼 K. 이노우에 태양 망원경’을 이용해 역대 최고 수준의 해상도로 태양의 가시적 표면을 관측했습니다. 연구팀이 분석한 지역은 흑점 부근의 강력한 자기 활성 영역이었습니다. 이번에 확보한 고해상도 태양 사진을 보면 태양 표면은 띠와 소용돌이 형태의 구조로 뒤덮여 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표면 특성은 속도가 다른 두 유체가 서로 맞닿아 흐를 때 경계면에서 물결 모양의 구조가 발생하는 고전적인 유체 역학 현상 ‘켈빈-헬름홀츠 불안정성’ 때문입니다. 태양 표면에서 이런 유체 현상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는 했지만 실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쿠리제 NSO 박사는 “이번 발견은 지구 생명체의 근원인 태양을 비롯한 항성 내부에서 자기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넓히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습니다.
  • [세종로의 아침] 미국이 법에 못박은 중국의 한반도 위협

    [세종로의 아침] 미국이 법에 못박은 중국의 한반도 위협

    ‘아름다운 나라’란 뜻의 미국을 한국에서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은 천조국이다. 원래 천조국은 중국을 높여 부르던 말이었지만 국방예산이 천조원을 넘는다는 뜻에서 미국의 별칭이 됐다. 지난달 22일 미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2027년도 미국의 국방예산은 역대 최대인 1조 1500억 달러(약 1700조원)에 이른다. 미 의회는 매년 국방예산을 정한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키는데 올해 법안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미동맹에 대한 양국의 뚜렷한 시각 차이가 읽힌다. 우선 주한미군을 2만 8500명으로 못박고 이 숫자를 줄이는 데 예산을 쓸 수 없다고 한 부분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법안은 주한미군 감축에 이어 이재명 정부가 임기가 끝나는 2030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도 막고 있다. 종종 전환이란 중립적 표현 대신 ‘환수’란 정치적 표현이 사용되는 전작권 전환에도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 의회의 시각은 지난 6월 발행된 보고서에 훨씬 명확하게 담겨 있다. ‘인 포커스’란 제목의 보고서는 많은 한국인이 2006년 이후 그동안 두 차례 연기된 전작권 전환을 주권의 핵심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전작권 전환 시점은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2030년 6월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4월 의회 청문회에서 제시한 2029년 3월쯤이 거의 맞닿아 있다. 하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전작권 전환은 자동차 운전석과 조수석을 맞바꾸는 것”이란 조기 전환 주장과 “우리가 세계 최강 미군을 지휘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반대 입장이 서로 갈린다. 박범진 경희대 안보전략 교수는 “전작권 전환을 정권의 업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첨단 드론 전술을 익힌 북한군과 맞닥뜨릴 군사적 자신이 있는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회 보고서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해서도 ‘대중 용도’를 강조했다. 대릴 커들 미 해군 참모총장이 지난 11월 방한해 핵잠은 중국과 맞서는 데 사용될 것이며 이는 “당연한 기대”라고 한 발언을 부각했다. 또 국방수권법은 올해 처음으로 미 국방부 장관이 ‘한국 내 중국 공산당의 악의적 영향력이 미국의 방위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평가해 내년 5월 1일까지 의회 군사위원회에 보고할 것을 명시했다. 의회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침해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하이브리드 전술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가 한국 영토 내 특정 국가의 활동을 점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고는 중국의 영향력이 주한미군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그리고 한미 간 안보 및 방산 협력에 필수적인 이중 용도의 상업용 물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등을 필수적으로 담아야 한다. 이는 주한미군 기지의 안전 확보뿐만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AI), 원자력 등 한국 내 기술 자산이 중국의 영향력에 노출되어 있는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지와 한국의 주권적 과제 사이에서 한미동맹은 새로운 긴장과 조율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은 2006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한다고 확인했다.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역할을 인정했지만 한국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미 의회는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이재명 정부의 노력이 ‘전략적 유연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정부가 대북 억지력 약화를 우려해 주한 미군의 역할 확대를 주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방수권법은 한국을 동맹이자 대중 전략의 전초기지로 바라보며, 우리의 선택지는 줄어들고 있다. 한미의 시각차는 때로 갈등을 낳지만, 동맹의 진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 어느 때보다 양국이 손을 굳게 맞잡고 한 방향으로 같이 가기를 바란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인사]

    ■연합뉴스TV △전국부장 겸 국제부장 정호윤 ■파이낸셜뉴스 △마켓부문장 겸 금융부장(부국장대우) 최갑천△생활경제부장(부국장대우) 오승범△증권부장 김병덕△자본시장부장 김경아△건설부동산부장 안승현△국제부장 박신영△중기벤처부장 김기석△정보미디어부장 조윤주△정책부문장 겸 경제부장 윤경현△전국부장 정지우△사회부장 김영권△문화스포츠부장 김성환△국제전문기자 이석우△의학전문기자 정명진△농업전문기자 최용준△산업부 부장대우 조은효
  • [천태만컷] 폭염철만이라도

    [천태만컷] 폭염철만이라도

    기록적인 폭염에 시민들의 더위를 식혀 준 갖가지 음료 컵들이 지하철역 쓰레기통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남은 음료 때문에 버리지도, 재활용하기도 애매한 탓입니다. 폭염의 계절만이라도 남은 음료를 버릴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도준석 전문기자
  • [세종로의 아침] 급변하는 세상, 변치 않는 것의 가치

    [세종로의 아침] 급변하는 세상, 변치 않는 것의 가치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직후 우리도 금융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03년 정부는 한국을 아시아 3대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는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제조업만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자는 논리였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미국식 투자은행 모델의 붕괴를 목격하며 실물 경제 뒷받침 없는 금융허브 육성은 사상누각일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잠잠해졌다. 그런데 요즘 정부 정책을 보면 20여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최근 정부 자료에서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인공지능’(AI)이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물론 사상 처음 800조원을 넘는 내년 정부 지출의 중심도 AI이다.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업무 계획’의 내용도 AI 일색이었다. 과학기술에 관한 부분도 있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결국 AI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이참에 부처 이름에서 과학기술을 떼고 AI부로 바꾸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물경제 바탕 없는 금융허브가 모래성인 것처럼 기초과학 없는 AI도 마찬가지다.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은 인공신경망 연구의 토대를 놓은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에게 돌아갔다. 홉필드 네트워크는 스핀 시스템이라는 통계물리학의 개념 위에 세워졌다. 같은 해 노벨 화학상은 단백질 구조 예측이 가능한 AI를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단백질 구조 예측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게 한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는 수십 년간 X선 결정학으로 단백질 구조를 하나하나 밝혀 온 구조생물학자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기초과학이 AI를 탄생시켰고 AI는 다시 기초과학 위에서 도약하는 구조다. 얼마 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AI 사이언티스트 시대, 인간 과학자의 자리’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전문가들은 “AI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돕는 수단이며 과학기술을 이끌어 가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료 과학자처럼 AI로 양질의 연구를 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놓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입력이 필요하다. 2024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AI가 만들어 낸 데이터를 AI가 다시 학습하면 오류가 증폭돼 무의미한 답을 내놓는 모델 붕괴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AI의 성능은 AI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공급하는 지식의 품질에 달려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최고의 성능을 갖춘 자동차를 갖고 있더라도 연료 투입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장난감일 뿐인 것과 마찬가지다. 기초연구 지원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AI 투자와 별개가 아니다. 기술이 인간을 닮아갈수록 인간다움과 세상의 근본을 밝히는 기초학문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역사가 알려 주는 불변의 진리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를 보면 좀 걱정스럽다. 교육부가 발간한 ‘데이터로 읽는 우리 교육’에서는 최근 대학 학과명을 분석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가 AI였다. AI의 인기와는 달리 인문사회, 자연과학 할 것 없이 기초학문들은 통폐합 대상이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AI 인재 양성을 이야기하며 AI를 떠받치는 기초 학문의 토양을 갈아엎고 있는 것이다. AI 열풍을 외면하고 투자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변하는 세상을 아무리 열심히 뒤쫓아봐야 뒤에 있을 수밖에 없다. 급변하는 세상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변하지 않는 것 위에 서 있어야 한다. 국내 대표 과학커뮤니케이터인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변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건물 높이와 규모는 주춧돌과 기초가 얼마나 단단한가에 좌우된다. 지금 같은 AI 열풍이 지나간 뒤에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경쟁력을 지켜주는 것은 기초과학이라는 주춧돌이다. 유용하 산업부 과학전문기자
  • 펄펄 끓는 지구, 해양 생물 ‘멍청이’ 만든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펄펄 끓는 지구, 해양 생물 ‘멍청이’ 만든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올해 여름은 온난화에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평년보다 덥고 극한 기상이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더워서 생활하기 불편한 것 빼고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실제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변화를 유발합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으로 인한 해양 산성화는 다양한 바다 생물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캐나다 아카디아대 생물학과, 대만 중앙연구원 해양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온난화로 인해 바닷물에 녹아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속 높아질 경우 오징어를 비롯한 두족류의 뇌 부피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7~9일 열리는 ‘실험생물학 2026 컨퍼런스’에서 발표됐습니다. 두족류는 좌우 대칭형이며 몸통이 머리 위에 붙어 있고 머리 밑에 다리가 존재하는 동물로 1000~1200종에 이릅니다. 개와 비슷한 개수의 신경세포(뉴런)를 지녀 바다에서 가장 지능이 높은 동물로도 유명합니다. 연구팀은 부화 순간부터 무늬오징어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쪽은 현재 바다와 비슷한 수준의 pH(산도) 8.20 수준의 수조에, 다른 쪽은 기후변화 예측 시나리오에 따라 2100년의 바다를 상정한 pH 7.80의 수조에 넣었습니다. 90일 후 오징어를 수조에서 꺼내 머리를 보존 처리해 확산형 자기공명영상(dMRI)으로 촬영했습니다. 연구팀은 몸통 크기에 따른 뇌 부피 변화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곳에 있었던 오징어들의 뇌 부피가 감소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감소 폭이 가장 컸던 뇌 부위는 시력과 관련 있는 곳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바다 환경과 비슷한 수조에서 자란 오징어에 비교했을 때 시각 관련 뇌 부위가 52~62% 작았습니다. 바다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오징어의 사냥 행동이 감소하는 이유도 시력이 나빠지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개럿 앨런 캐나다 아카디아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족류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다른 동물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 [인사]

    ■서울신문 △산업부 전문기자 유용하△디지털금융부 차장 박소연△국제부 차장 최재헌 ■한국예탁결제원 ◇전무이사 승진 △김민수본부장△백상태 전략기획본부장△권의진 글로벌본부장△이승권 경영관리본부장 ■우리은행 ◇부행장 승진 △조윤희 준법감시인상무 승진△이준구 자금세탁방지본부
  • [세종로의 아침] 최악의 월드컵에 심판도 없는 나라

    [세종로의 아침] 최악의 월드컵에 심판도 없는 나라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얼굴을 내민 한국은 월드컵 사상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8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이웃 국가인 일본이 유기적인 조직력을 바탕으로 조별리그에서 선전하고 브라질과 치열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부럽기만 했다. 축구인들조차 이제 경기력에서 일본을 뛰어넘는 것은 어렵다고 자조하는 모습에 자괴감을 느꼈다. 축구 대표팀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사이 축구의 또 다른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인 심판 부문에서도 참사가 계속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4월 북중미월드컵에서 판관 역할을 할 각 대륙의 주심과 부심 등 심판진 170명을 발표했다. 주심 52명과 부심 88명, 그리고 비디오 판독(VAR) 심판 40명이다. 주심은 대륙별로 유럽(15명), 남미(12명), 북중미(9명), 아시아(8명), 아프리카(7명), 오세아니아(1명) 등으로 골고루 배정됐다. 그런데 정작 아시아 출신 8명의 주심 중 한국 출신 주심은 한 명도 없었다. 본선 무대를 밟지도 못한 중국은 물론 소말리아 출신 심판이 판관으로 선정됐는데도 정작 본선 무대를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밟은 한국은 경기를 주관하는 심판도 배정받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미국의 입국 거부로 소말리아 출신 오마르 아르탄 주심은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고국에서는 영웅으로 환대받았다. 한국은 1994년 미국월드컵 당시 박해용 부심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이후 1998년 프랑스월드컵(전영현 부심), 2002 한일월드컵(김영주 주심), 2006년 독일월드컵(김대영 부심), 2010 남아공월드컵(정해상 부심)에서도 심판진을 배출했다. 특히 김영주 주심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주심을 맡아 경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그 뒤로는 감감무소식이다. 한국 심판의 자질이 부족한지는 알 수 없다. 월드컵에 나서는 심판을 선발하는 것은 전적으로 FIFA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FIFA는 선발 기준으로 ‘퀄리티 퍼스트’를 제시하며 최근 FIFA 주관 대회 및 국내외 대회에서의 판정 일관성이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기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올 시즌 공식 발표한 명단에 따르면 프로리그(K1~K2)와 세미프로/아마추어 리그(K3~K4)를 관장하는 심판진은 주심과 부심을 포함해 모두 131명이다. 이들은 K리그 1에 주심과 부심 12명씩 24명, K리그 2에는 주심 19명, 부심 19명을 합쳐 38명 등 프로에만 62명의 심판이 활약 중이며 이 중에는 박세진, 오현정 등 여성 심판도 포함돼 있다. 월드컵에서 선전하면 돈방석에 앉는 선수만큼은 아니지만 FIFA는 월드컵에 참가하는 심판에게도 금전적인 보상을 한다. FIFA가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주심은 기본 수당으로 10만 달러(1억 5300만원)를 받는다. 이는 2022년 카타르대회보다 1.4배 증가한 것이다. 결승전 주심을 보게 되면 추가로 6만~7만 달러의 보너스가 지급된다. 이 때문에 결승전까지 치르는 주심의 경우 대략 30만 달러(4억 60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도의 액수라면 충분히 심판에게도 금전적인 보상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FIFA의 판단인 듯하다. 국가대표 축구팀의 형편없는 경기력은 감독의 능력에서 상당 부분 기인한다. 그렇지만 심판이 월드컵 무대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심판의 자질 문제도 있지만 대한축구협회의 행정력 부재도 일정 부분 기인한다.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자연스럽게 나가듯 심판도 월드컵 무대에서 활약해야 국내 리그의 수준도 올라가고 북중미월드컵과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도 않는다. 뒤늦게라도 정부와 협회가 심판 양성을 위해 협회의 자체 예산 11억원 등을 별도 편성한 것은 다행이지만 꾸준하게 관심 갖고 대우를 향상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심판의 월드컵 참가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제훈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 네안데르탈인, 근친·고립에 멸종했다고?… 통념과 달랐던 최후의 생존자들[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네안데르탈인, 근친·고립에 멸종했다고?… 통념과 달랐던 최후의 생존자들[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현생 인류의 친척인 네안데르탈인은 약 4만 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멸종 원인으로 기후변화, 자연재해, 근친교배, 초기 현생인류와의 교잡에 의한 흡수 등이 거론됩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가설은 네안데르탈인이 사회성이 약하고 고립된 생활 방식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이 줄면서 멸종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독일, 스웨덴, 미국,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7개국 20개 연구기관과 대학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유럽 서북부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네안데르탈인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소집단이 아니라 규모도 크고 긴밀하게 연결된 무리 생활을 했음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는 유전적 쇠퇴가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주요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통념을 깨뜨리는 것으로, 과학 저널 ‘네이처’ 6월 25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중기 구석기 유적이 풍부한 벨기에 뫼즈 분지 7곳, 프랑스 유적지 2곳에서 출토된 네안데르탈인 유해 34구 중 27구에서 유전 데이터를 확보한 뒤 DNA를 잘게 부숴서 분석하는 ‘샷건 시퀀싱’을 했습니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개체가 서로 가까운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또 지금까지 확인된 네안데르탈인 집단과 달리 근친교배 흔적 역시 거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통념과 달리 네안데르탈인들도 큰 규모의 무리로 살았으며 유전적 다양성 감소가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일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유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 네안데르탈인은 약 5만 4000년 전 다른 네안데르탈인들과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으며, 초기 현생인류와는 최대 500세대 동안 함께 살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를 이끈 마테야 하이딘작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여러 통념을 깨고 그들의 유전적 다양성과 인류의 진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 양천구, 진로·진학 특강 ‘19시, 미래를 켜다’ 개최

    양천구, 진로·진학 특강 ‘19시, 미래를 켜다’ 개최

    서울 양천구는 진로·진학 설명회 ‘19시, 미래를 켜다(Future ON)’(포스터)를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학부모의 자녀 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이번 설명회는 직장인 학부모의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해 평일 저녁 시간대(오후 7시~9시)에 개최된다. 구는 올해 11월까지 총 3회에 걸쳐 교육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최신 교육 흐름과 맞춤형 진로·진학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첫 강연은 다음 달 7일 오후 7시 신정동 해누리타운 2층 해누리홀에서 열린다. 강사로는 17년간 교육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구독자 52만명 규모의 유튜브 채널 ‘교육대기자TV’를 운영하고 있는 방종임 대표가 나선다. 방 대표는 이번 강연에서 ‘AI 시대 앞서가는 부모를 위한 자녀 교육법’을 주제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교육 환경 변화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변화하는 시대에 부모가 갖추어야 할 역할과 가정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5가지 전략도 제시한다. 강연 내용은 자기주도성, 변화 대응력, 문제해결력, 회복탄력성 등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의 중요성이다. 또 성적·통제 중심 관리자가 아닌 자녀를 신뢰하며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코치’로서의 부모 역할 변화까지 사례를 바탕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모집 인원은 400명이다. 유치원·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신청은 양천구평생학습포털로 하면 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이번 설명회가 학부모들이 미래 교육의 방향을 이해하고 자녀의 성장과 진로를 준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