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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김민솔 시대 활짝…메이저대회 메르세데스-벤츠 한국여자오픈 제패하며 시즌 2승

    KLPGA 김민솔 시대 활짝…메이저대회 메르세데스-벤츠 한국여자오픈 제패하며 시즌 2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김민솔 시대가 열렸다. 김민솔은 14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 숲길 ·산길 코스(파71)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 골프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로 우승했다. 김민솔은 지난 4월 iM금융오픈에 이어 이번 시즌 두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KLPGA투어에서 2번 우승한 선수는 김민솔이 처음이다. 앞서 열린 11개 대회에서 11명의 챔피언이 탄생한 춘추전국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다승 부문 1위에 올랐다. 더구나 시즌 두번째 우승을 최고 권위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이자 메이저대회에서 따내 국내 1인자의 입지에 성큼 다가섰다. 지금까지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신지애, 서희경, 전인지, 박성현, 김효주, 유소연, 박민지 등은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작년에 2차례 우승했던 김민솔은 통산 우승도 4승으로 늘어났다. 우승 상금 4억원을 받은 김민솔은 시즌 상금랭킹 1위(7억7631만원), 대상 포인트 1위(243점)도 탈환해 주요 3개 부문 선두에 올랐다. KLPGA투어 신인 자격을 지닌 김민솔은 신인왕 포인트 레이스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드러졌고 작년에는 조건부 시드권자 신분이었다가 추천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해 정규 투어에 입성했더던 김민솔은 이번 시즌 개막 전부터 동료 선수와 전문가들한테 가장 유력한 KLPGA투어 대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됐다. 김민솔은 올해부터 이 대회 우승자에 부여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 출전권도 받았다. 올해 AIG 여자오픈은 7월 30일부터 나흥 동안 영국 잉글랜드 로열리덤&세인트앤스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김민솔에게는 해외 무대 도전의 발판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김민솔은 약 1억2700만원 짜리 메르세데스-벤츠 SUV 1대도 우승 부상으로 받았고, 김민솔의 캐디 양원철 씨도 같은 차량 1년 리스로 이용하는 특혜를 받았다. 김민솔은 “코스가 쉽지 않아서 최대한 안전하게 경기했다. 마지막 홀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는 김민솔은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 우승이라서 기쁘다. 올해 상금왕과 대상, 다승왕, 신인왕, 평균타수 1위를 모두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솔은 이날 2008년생 여고3년생 아마추어 국가대표 후배 양윤서(18. 인천여고부설방통고)와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했다. 김민솔과 양윤서는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3위 그룹과 3타차라서 둘의 맞대결 양상이었다. 2번 홀(파4)에서 김민솔이 4m 버디 퍼트를 넣고 양윤서가 3퍼트 보기로 1타를 잃자 흐름은 김민솔에게 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양윤서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4번(파4), 6번 홀(파4) 징검다리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왔다. 김민솔은 버디 퍼트가 좀체 떨어지지 않는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지만 어러운 코스에서 타수를 잃지 않는 자물쇠 전략을 꿋꿋하게 지켰다. 양윤서가 10번 홀(파4)에서 그린을 놓친 뒤 파퍼트 넣지 못해 김민솔은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낙뢰와 폭우로 경기가 2시간55분이나 중단된 끝에 재개된 뒤 양윤서가 14번 홀(파4)에서 또 한번 보기를 적어내면서 김민솔은 2타차로 달아났다. 2번 홀 버디 이후 12개 홀 연속 파행진을 이어간 김민솔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15번 홀(파4)에서 6m 남짓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평소에는 파5홀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파4홀로 바뀐 15번 홀은 김민솔은 앞선 1-3라운드에서는 더블보기와 보기 2개로 4타를 잃었다. 양윤서는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 마지막 불씨를 살리나 했지만 마지막 홀에서 2타차를 따라 잡기는 어려웠다. 김민솔은 18번 홀(파4)에서 두번째 샷이 벙커에 빠져 1타를 잃었지만 양윤서의 버디 퍼트가 비껴가면서 1타차 우승을 완성했다. 지난 2월 아시아태평양 여자아마추어(WAAP)에서 우승하고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에서 4위에 오르는 등 아마추어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기세를 몰아 23년 만에 한국여자오픈 아마추어 우승을 노린 양윤서는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친 끝에 1타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양윤서는 오는 9월 나고야·아이치 아시안 게임에 한국 대표로 나설 예정이다. 2타를 줄인 노승희와 이븐파 72타를 친 김민선이 최종 합계 1오버파 285타로 공동3위에 올랐다. 2006년, 2008년 이 대회 챔피언 신지애는 공동7위(3오버파 287타)로 대회를 마쳤다.
  • 서명숙이 남긴 놀멍 쉬멍 걷는 길… 시속 3㎞로 행복 97% 채우는 길[월요인터뷰]

    서명숙이 남긴 놀멍 쉬멍 걷는 길… 시속 3㎞로 행복 97% 채우는 길[월요인터뷰]

    故서명숙이 바꾼 제주 관광렌터카 여행에서 ‘머무는 제주’로고인이 남긴 유산 되새기기 위해빗속 추모걷기 올레꾼 500명 참석천천히 걸을 때 보이는 것들올레는 단순한 길 아닌 오감 만족술·골프보다 걷기가 최고의 접대길 위에서 마음의 자물쇠가 풀려‘놀멍 쉬멍 걸으멍’ 길의 확장글로벌 도보 여행 콘텐츠로 육성‘나누멍 꿈꾸멍’까지 더한 걷기로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이어지길 “재기재기 와리지 말앙 꼬닥꼬닥 걸으라게(빨리빨리 서둘지 말고 천천히 걸어라)”.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생전 “가득 채우고, 빨리 승진하고, 양손 가득 물건을 움켜쥔 삶만이 행복은 아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올레길을 걸을 때만큼은 속도를 늦추고, 길 위에서 스스로의 삶을 천천히 돌아보라고 조언하곤 했다. 지난 25일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서귀포 서복공원 잔디광장에선 인디 뮤지션 마담샹송이 부르는 에디트 피아프의 ‘라비앙 로즈(장밋빛 인생)’ 노래가 비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지난 4월 7일 68세로 별세한 서 이사장이 가장 사랑했던 노래였다. 고인의 49재를 맞아 열린 추모걷기 행사에서 안은주(56) 제주올레 대표는 추도사를 읽다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 노래만 나오면 고인이 춤추는 장면이 생각난다”며 한동안 침묵했다. 이어 “오늘은 걸으면서 자기 생각을 많이 해달라는 의미로 비를 뿌리는 것 같다”며 “비 오는 날 걸으면 눈물이 안 보이니까.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르게…”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안 대표는 “고인이 남긴 길을 앞으로 어떻게 이어갈지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한다”며 “생전에 ‘앞으로 힘들어서 어떡하냐’고 걱정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분과 함께라면 제주올레길은 더 오래, 더 단단하게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추모걷기에는 국내외에서 모인 500여명의 올레꾼들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고인이 가장 사랑했던 제주올레 6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으며 각자의 인연을 추억했다. 서울신문은 이날 안 대표와 동행하며 고인이 남긴 제주올레의 의미를 함께 되짚어봤다. -추모걷기를 마련한 까닭은. “여전히 고인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다. 서귀포 솔동산에서 태어난 고인이 즐겨 걸었던 올레 6코스를 함께 걸으며 추억하고 싶었다. 드레스코드도 ‘서명숙처럼 두건이나 액세서리를 하자’로 정했다. 그는 늘 꿈꾸는 여자였다. 2007년 길이 시작돼 2022년 27개 코스 437㎞가 완성되기까지, 어느 길 하나 그의 추억이 없는 곳이 없다. 그는 사무실보다 길 위에 있던 나날이 더 많았다. ‘장밋빛 인생’처럼 열정적으로 살았던 분이다.” -고인과의 인연은. “언론계(시사저널) 선후배 사이다. 근데 선배가 먼저 회사를 그만두고 사비 털며 길을 내고 있었다. 후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잔소리했더니 ‘그럼 네가 와서 해’하더라. 2008년 9월, 넉 달만 도와줄 생각으로 휴직계를 내고 제주에 내려왔다. 막상 와보니 삽질하며 자원봉사 하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행정 실무를 할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내 인생에서 의미 있는 일이겠구나’ 싶어 결국 제주도 천국에 눌러앉았다.” -고인은 어떤 사람인가. “가까이서 그를 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고인은 ‘표리동동(表裏同同)’ 했다. 초등학교 성적표를 봤는데 선생님 의견란에도 ‘하기 싫은 일은 죽어도 안 한다’라고 쓰여 있을 정도였다. 특히 돈이나 숫자에는 약해 재정 업무는 대부분 제가 맡았다(웃음). 하지만 사람 이야기는 정말 잘 들었다. 자신을 ‘제주 날씨를 닮은 팔랑귀’라고 했을 만큼 늘 귀를 열어뒀다. 무엇보다 밀어붙이는 추진력과 결단력은 혀를 내두른다. 437㎞의 길을 아무나 완성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제주 관광 지도를 바꾼 혁명 같은 길이다.” -최근 ‘머무는 제주’를 위한 체험형 콘텐츠가 생겨나고 있는데 올레길이 시초가 아닌가 싶다. “예전 제주 관광이 ‘2박 3일 렌터카 여행’이었다면 제주올레는 오래 머무는 여행 문화를 만들었다. 올레길만 따라 걸어도 한 달이 걸릴 정도다. 한달살이, 일년살이 문화가 유행하게 된 계기다. 점으로 흩어져 있던 제주 자연과 마을을 ‘선’으로 연결한 것이 제주올레의 가장 큰 역할이다. 길은 반드시 마을을 지나도록 설계했다. 여행객들이 물도 사고 밥도 먹으며 지역과 이어지길 원했다. 마을들은 여행객을 위해 체험 행사와 특산품을 만들며 변화를 시작했다. 결국 올레길의 가장 큰 풍경이자 미덕은 사람이 만드는 풍경이다.” -올레길을 처음 낼 때 원칙이 ‘포크레인도, 중장비도 쓰지 않는다’였다는데. “포크레인 공사가 이 길에 필요하지 않았다. 사람이 걸을 수만 있게 풀을 베고 표식하고 길을 낸 거다. 고인은 도시 사람들이 원래 있던 자연, 원래 있던 문화를 보러 오는 거라고 했다. 때론 하늘에서 도와줬다. 8코스 해병대길, 13코스 특전사길은 그들이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49재 앞두고 일본 미야기올레를 다녀왔다던데. 올레길을 만들 때 기준은. “올레 시작·종착점의 대중교통 접근성부터 마을 콘텐츠, 아름다운 풍광, 역사성, 길의 연결성 등을 두루 살핀다. 이번 미야기올레 자오코스는 온천 마을에서 시작해 코케시 인형 장인 마을, 숲길과 농로, 목초지 농장 체험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매력적인 길이었다. 무엇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침체한 지역을 살리기 위해 지역 의원들이 직접 나서서 조성하면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거꾸로 배워야 할 것 같다. “제주도도 해외 홍보와 안내소 운영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제주올레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일 년에 100㎞를 걷는 숫자가 40만 명에 달한다. 걷는 사람이 머무는 관광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제주올레 역시 일주일, 한 달 살기 같은 체류형 관광으로 스며들게 하는 힘이 충분하다. 제주올레는 K콘텐츠의 대표주자이고 K트레일의 산파 역할을 했다. 도가 나서서 해외 도보 여행자 대상 글로벌 홍보마케팅을 하면 ‘머무는 제주’는 자연적으로 될 것이다. 제주올레를 적극 이용해달라.” -제주연구원은 제주올레의 경제적 가치가 1조 원이 넘는다고 분석했다. “제주올레의 가치는 그런 숫자가 말해주는 것보다 제주올레가 바꿔 놓은 대한민국의 여행 문화, ‘놀멍 쉬멍 걸으멍’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있다. 먼저 걸은 사람이 나중에 걸을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후원하는 문화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제주올레의 미래는. “고인은 올레길이 행복한 종합병원이라고 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걸으면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위안된다. 그래서 미래 세대들도 길을 걸으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제주올레가 3년 전부터 어린이 걷기 축제를 여는 이유다. 지난해에는 제주도교육청과 손잡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100㎞를 완주하면 상품권을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5분 만에 마감됐다. 서귀포시 70가구, 제주시 150가구가 참가했다. 부모와 얘기하면서 걷는 동안 그들은 저절로 ‘디지털디톡스(디지털기기 휴식)’가 됐다.” -아이들이 걷기 힘든 코스도 있지 않나. “무슨 소리냐. 최연소 완주자가 5살이다. 엄마가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철들라는 취지로 일부러 데려왔는데 5살 딸이 함께 완주했다. 최고령 완주자는 95세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아직 안 걸어봤다면 도전하라. 세계 어떤 길보다 만만한 길이다.” -걷다 보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백문이불여일보’다. 난, 개인적으로 어제 걸은 길을 가장 좋아한다. 걸을 때마다 새롭다. 그래서 100번 이상 걷는 ‘뚜벅이’들이 생겨난 것 같다. 천천히 걷는 여행의 속도는 시속 3㎞다. 속도와 행복은 반비례한다. 시속 3㎞ 걸으면 97%의 행복을 건진다. 시속 60㎞ 자동차에선 40%밖에 못 건진다. 걸어야만 보이는 것, 걸어야만 만나는 것들이 있다.” -제주올레길이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전원주택에도 살고 싶지만 백화점도 가야 하는 여성의 심리를 올레가 충족시켜줬다. 자연 속을 걷다가도 힘들면 쉬어갈 카페가 있고, 필요하면 택시를 부르는 편안함이 있다. 무엇보다 제주도는 ‘지구의 축소판’이라 불릴 만큼 한라산과 중산간, 해안가마다 풍경과 식생이 모두 다르다. 제주올레는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니라 오감을 만족시키는 길이다.” -사람은 걸을 때 가장 빨리 마음을 여는 것 같다. “맞다. 걷다가 사람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게 된다. 리더십 특강 때 그래서 접대 걷기를 적극 추천한다. 술, 골프보다 최고의 접대는 걷기다. 같이 걷다 보면 마음의 자물쇠가 풀린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거나 비즈니스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함께 걸어보길 권한다. 쉽게 열리지 않던 마음이 열린다.” -올가을 제주올레걷기축제는 고인 없이 치르는데. “올해는 19·20코스에서 열린다. 슬로건은 고인의 마지막 유언이기도 한 “올레길에서 행복하라”다. 단순히 걷는 행사를 넘어 길 위에서 행복을 직접 느끼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제는 자신만을 위한 걷기를 넘어 이웃과 자연, 지구 공동체를 위한 걷기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제주올레의 새로운 미션도 “우리는 걷는다(We Walk)”로 정했다. 기존의 “놀멍 쉬멍 걸으멍”에 “나누멍 꿈꾸멍”을 더해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한 길을 만들자는 뜻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고인이 꿈꾸던 백 년, 천 년 이어질 제주올레의 모습이다.”
  • 軍, 청라하늘대교 친수공간에 자물쇠 ‘철컥’…“경계 구역”

    軍, 청라하늘대교 친수공간에 자물쇠 ‘철컥’…“경계 구역”

    군 당국이 지난 7일 개장한 인천 청라하늘대교 관광시설의 문을 자물쇠로 잠궜다. 이로 인해 청라하늘대교를 관광 콘테츠로 개발하려는 행정 당국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육군 17사단은 지난 7일 개장한 청라하늘대교 관광시설 중 친수공간인 해상데크 출입문을 쇠사슬과 자물쇠에 채우고 통제하고 있다. 데크는 대교 하부에 길이 270m, 폭 3m 규모로 설치돼 있다. 인천경제청은 데크와 함께 설치돼 있는 바다전망대, 미디어파사드 등의 친수공간에서 음악회, 요가, 러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관광 활성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내달부터 ‘요기조기 음악회’를 열어 관광객을 유인할 예정이었으나 군 당국의 통제로 행사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군 당국은 청라하늘대교 일대가 해안 경계 작전 지역라는 점에서 데크의 보안성이 확보되지 않은 한 개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애초 인천경제청과 군 당국은 청라하늘대교 공사에 앞서 이곳에 폐쇄회로(CC)TV 카메라 원거리용 1대와 중·근거리용 2대, 감시용 드론 등을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장비들의 해외 수입 일정이 지연되면서 오는 7월 말쯤에나 납품이 가능한 상황이다. 17사단 관계자는 “청라하늘대교 설계 단계부터 경계 작전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허가된 것”이라며 “아직 전제조건이 해결되지 않았고, 작전·안전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통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물쇠를 채운 곳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출입문이 아니라 군사시설인 통문”이라고 덧붙였다. 인천경제청은 17사단의 쇠사슬, 자물쇠 등을 불법시설물로 규정하고 자진 철거를 요청했다. 그러나 17사단은 이곳이 군 작전 구역이라는 점을 들어 계속 통제를 이어갈 방침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17사단에 자물쇠 등의 자진 철거 요청을 했으나 ‘통제를 계속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왔다”며 “한 차례 더 자진 철거 요청을 하고, 또 거부할 경우 행정대집행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길이 4.68㎞, 폭 30m, 왕복 6차로의 청라하늘대교는 영종대교(제1연륙교), 인천대교(제2연륙교)에 이어 영종도와 인천 내륙을 연결하는 세 번째 연륙교로 지난 1월 5일 개통했다. 이 교량의 주탑 전망대 높이는 184.2m로 ‘세계 최고 높이 해상교량’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 [강기자의 세종실록] 국가고시센터 세종 이전 추진 왜?

    [강기자의 세종실록] 국가고시센터 세종 이전 추진 왜?

    221개 과목 4840문항 출제 300명 보름 합숙에 방 146실뿐 당구대·체력단련실서 자기도 출제 수요 늘면서 합숙기간 30%↑ 44년 된 역량평가센터 등 채용시설 누수에 면접장 천장 두 차례 붕괴 인사처, 세종 국가채용센터 건립 추진 접근성·출제 품질 개선…연 5억 절감 경기 과천에 있는 ‘국가고시센터’를 아시나요? 녹봉을 받으며 나라에서 일할 공무원(5·7·9급)이 되기 위해 매년 수십만명이 응시하는 시험 출제와 채점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함부로 드나들 수 없고 시험 성격상 보안이 매우 중요한 국가보안시설이죠. 공무원 시험을 관장하는 인사혁신처는 지난 23일 4년 만에 이 공간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21년 동안 두 번째 공개입니다. 이유는 ‘더는 이곳에서 못 있겠다’는 겁니다. 인사처는 2030년을 목표로 세종시에 국가채용센터를 지어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중교통을 이용해 현장에 가봤습니다. 시험 출제를 지원하기 위해 인사처 공무원들이 가듯이 말이죠. 세종청사에서 출발해 과천청사역까지 가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세종의 지하철’인 간선급행버스(BRT)를 타고 충북 오송역으로 가서 KTX 기차를 타고 서울역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과천청사역까지 40분 내려오는 방법입니다. 지하철역에 내린다고 끝이 아니죠. 약 30분을 걸어가야 고시센터에 도착합니다. 4시간이 족히 걸립니다. 시험 출제하기 전에 진이 다 빠질 지경입니다. 2005년 문을 연 고시센터는 지난해 시험 출제를 위해 다녀간 인원이 4만 1621명입니다. 고시센터 옆에는 고위공무원과 과장 승진 심사를 위한 역량평가센터, 개방형 직위에 민간 인재를 선발하는 중앙선발위원회, 5·7급 면접을 하는 옛 기숙사를 리모델링한 면접 공간, 채점·집행사무실 등 국가채용 관련 시설이 몰려 있습니다. 1982년 준공된 국가인재개발원의 과천 분원을 수리해 44년간 여러 건물에 부분적으로 입주해 있습니다. 이곳은 최초 언론 공개였는데요. 역량평가센터는 대기 공간이 없어 화장실 앞 협소한 복도에 일렬로 평가자들이 앉아 화장실을 오가는 분리 원칙인 평가위원들과 동선이 계속 겹쳤습니다. 면접 시험의 보안성이나 신뢰성 훼손이 우려되는 부분이죠. 면접 장소는 2023년 천장이 낡아 두 번이나 무너져 내린 사고가 있었습니다. 면접 중에 붕괴됐다면 사람이 크게 다칠 수도 있었겠죠. 면접 공간은 비가 오면 물이 새 벽면 보수 공사가 수시로 이뤄진 상태였습니다. 고시센터와 이곳 채용 시설들에는 20년간 출제위원·면접자·공무원 등 90만명이 생활했습니다. 고시센터 상황은 더했는데요. 이곳은 시험 출제가 이뤄지는 보름간 300명이 철통 같은 감시 속에 외부와 단절된 채 수용 인원의 절반도 안 되는 146개 방에서 동시 합숙해야 합니다. 이 중 60%인 85개가 여러 사람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다인실입니다. 객실이 부족하니 1인실을 2~3인실로 바꾸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화장실 공간을 비롯해 3.3㎡ 남짓한 2인실부터 최대 5인실까지 함께 써야 합니다. 방이 좁아 트렁크 가방을 열 자리가 없다는 불만이 쇄도한다고 하네요. 지난해 이곳에선 21종의 시험의 221개 과목 4840문항이 출제됐습니다. 2010년 170개 과목, 3460문항보다 출제 과목과 문항은 대폭 늘어났는데 출제와 검토에 필요한 공간은 2005년에 멈춰 있는 상태입니다. 이곳에서 합숙하는 사람은 주로 교수 등 출제위원과 난이도를 검토하는 전년도 합격한 공무원인 재검토위원, 인사처 시험출제과 직원들, 청소·주방 관계자, 생활요원, 간호사 등이 다 포함됩니다. 옷을 갈아입거나 잠잘 때 최소한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3인실은 궁여지책으로 병실처럼 침대 사이에 커튼을 설치했지만 불편하다는 민원은 여전하다고 합니다. 화장실은 타이밍을 잘 잡아 써야 하고요. 2인실은 커튼이 없이 개방된 공간이었는데 예민한 일부 교수는 침대 매트리스를 벽처럼 중간에 세워 놓고 잠을 잤다고 하네요. 이렇다 보니 출제위원 위촉을 거절하는 사례도 늘어 양질의 문제를 출제에 어려움을 많다고 합니다. 고시센터는 스마트폰은 물론 블루투스가 되는 스마트워치나 다이어리는커녕 메모장 하나조차 들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시험 정보를 유출하지 못하도록 숙소 내 창문이 모두 불투명입니다. 거기에 창문을 열지 못하도록 자물쇠에 실내는 물론 복도까지 창문에는 이중으로 테이프를 붙인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창살 없는 감옥 같아 보였습니다. 국가직 7급 공채 시험은 포화율이 200%에 달하는데 2021년 코로나 당시 7급 공무원을 많이 뽑을 때는 잘 곳이 없어 당구대 위와 체력단련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잤다고 합니다. 잘 공간이 부족한 마당에 휴식이나 운동 시설은 더욱 부족해 중앙정원은 이동하는 인원간 부딪히는 걸 막기 위해 요일별로 걷는 방향이 정해져 있을 정도입니다. 이럴 때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라도 발생하면 잘 공간은커녕 격리 공간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채용 업무 대응력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출제 과목과 문항 수는 점점 늘고 있는데 숙소 부족으로 출제 관리나 검토 직원이 부족해지면 자연스럽게 출제 오류가 발생할 위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가 채용의 심장부’ 치고는 2주 넘게 합숙하며 늦은 밤까지 한 치의 오류 없는 문제를 만들기 위한 환경이 가혹해 보입니다. 고시센터는 연간 282일을 사용하고 이 가운데 189일이 합숙 기간입니다. 합숙 기간은 출제 수요가 증가하면서 2010년보다 30% 이상(67일) 늘었고요. 이런 맥락 속에 인사처는 지난해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거쳐 BRT로 오송역에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세종시 6-1 생활권에 연면적 3만 906㎡의 5층 규모로 국가채용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나 다른 기관의 공공부문 위탁 출제 수요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총사업비 1387억원을 들여 현 과천 국가채용시설의 두 배 규모로 지을 예정입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같이 추진 중인데 지난달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됐습니다. 출제부터 면접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고 합숙자들에게도 보다 쾌적한 공간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 세종시에 있다 보니 인사처 직원들이 구태여 출제·채점을 준비하고 마무리하기까지 일주일씩 숙박이나 오가는 교통비에 들어가는 예산 1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차료 1억원을 내고 세종 시내에 따로 있는 역량평가센터도 통합으로 예산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규모 공간과 접근성 개선을 통한 이런 각종 행정업무 비효율과 여비 개선 등으로 인사처는 연간 5억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합니다. 인사처의 시험 출제 오류율은 0.02%입니다. 정부 기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좋은 정책을 만들려면 우수한 인재가 제대로 된 양질의 시험 절차를 거쳐 들어와야 합니다. 단순히 보안만 생각한다면 접근성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재는 끊임없이 충원되어야 살아 있는 조직이 되듯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국가 일꾼을 뽑는 과정에서 5만명이 노력해 합심해야 만들 수 있다면 그만큼 미래 인재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필요 이상으로 겉만 화려한 게 아닌 실속 가득한 공간으로서 말이죠.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빈집 안전관리 위해 성북 합동 현장점검

    빈집 안전관리 위해 성북 합동 현장점검

    서울 성북구가 안전사고와 범죄 발생 우려가 있는 빈집을 대상으로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했다고 21일 밝혔다. 관계 부서, 성북경찰서, 성북제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참여한 이번 점검은 지난 16일 성북2구역의 빈집을 대상으로 노후 건축물의 붕괴와 지반 침하 등 안전 위험 요소와 외부인 무단출입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주요 점검 사항은 건물·담장·벽체·지붕의 위험 여부와 건축물의 균열 및 지반 침하 등 구조적 이상 여부, 자물쇠 설치 등 외부인 출입 통제 여부 등이다. 구는 보행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노후 건축물을 중심으로 점검을 해 주민 생활안전 확보에 중점을 뒀다. 구는 체계적인 빈집 안전관리를 위해 최근 빈집 정비계획을 수립해 빈집을 활용한 청년창업 지원 공간 등 사회기반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빈집 현황 관리를 위해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빈집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빈집은 도시 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와 범죄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합동점검으로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길섶에서] 사랑의 자물쇠

    [길섶에서] 사랑의 자물쇠

    지구를 찾은 외계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 하나만 꼽으라면, 서울 남산타워 주변에 주렁주렁 걸려 있는 ‘사랑의 자물쇠’들을 내세우고 싶다. 온갖 좋은 것을 다 보고 왔을 외계인들 눈에 어쩌면 사랑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진 장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하트 모양의 자물쇠에는 연인들의 이름과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글이 쓰여 있다. 한번 잠그면 다시는 열 수 없는 자물쇠의 불가역적 시스템은 빼도 박도 못하는 사랑을 웅변한다. 그런데 사랑이 영원하다면 굳이 자물쇠로 결박할 이유가 있을까. 사랑은 언제든 떠날 수 있기에 자물쇠로 걸어 두려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그 자물쇠들 중에는 시간이 흘러 사랑이 부서진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사랑이 무의미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자물쇠를 걸던 순간만큼은 사랑이 세상 무엇보다 뜨거웠을 것이다. 그러므로 연인들의 미래는 자물쇠의 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사랑의 자물쇠에는 감가상각이 없다. 그러니 어떤 경우든 사랑을 후회하지 말자. 사랑을 사랑하자.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AI 시대 외국어 배우는 이유…“합리적인 자아·사회의 열쇠”

    AI 시대 외국어 배우는 이유…“합리적인 자아·사회의 열쇠”

    기원전 196년 고대 이집트에서 제작한 로제타석은 고대 그리스어, 이집트 민중문자, 이집트 신성문자라는 세 가지 다른 기호로 동일한 텍스트를 기록했다. 당시 이집트 사람들이 다중언어 구사자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정신과 언어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심리언어학자인 저자는 기원전부터 이어오고 있는 다중언어의 역사 속에서 그동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다중언어의 놀라운 힘을 소개한다. 저자 자신이 루마니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러시아어와 영어는 물론이고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거기다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등등 10개가 넘는 언어를 구사하는 다중언어 능력자다. 저자는 “다른 언어를 쓸 때마다 또 다른 자아가 된다”고 설명한다. 아는 언어가 많아질수록 정보를 추출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생각과 감정, 인식과 기억, 의사결정, 아이디어와 통찰력에 더해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사용할 때 ‘정직의 목소리’가 커지며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소개한다. 오랫동안 과학계에서는 뇌가 언어를 옮겨갈 때 하나의 언어를 꺼두고 다른 언어를 켜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다중언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어떤 단어를 들으면 비슷한 발음의 다른 언어를 동시에 떠올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뇌가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항상 활성화된 상태로 남아 있어서 저절로 동시에 일을 처리한다는 ‘병렬 활성화’에 집중하며 다중언어 사용자의 뇌가 가진 잠재력과 가능성에 주목한다. 나아가 저자는 언어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사회적 맥락에서도 언어를 폭넓게 살핀다. 사회 구조는 물론 정치, 역사, 과학에서도 언어의 힘이 작용하며 수학, 인간의 DNA 코드 등도 언어의 눈높이로 해석한다. “상징체계가 우리 정신의 코드이고 우리 정신이 우주로 통하는 창문이라면, 언어는 우주의 신비를 여는 열쇠를 쥐고 있다. 다중언어 사용은 우리가 자물쇠에 딱 맞는 열쇠를 찾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인공지능(AI)이 순식간에 언어를 번역해주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언어가 AI의 한계를 초월할 힘이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조선시대 건물 100년만의 귀환 앞장선 일본인 대통령표창…국가유산보호 유공자 시상

    조선시대 건물 100년만의 귀환 앞장선 일본인 대통령표창…국가유산보호 유공자 시상

    조선시대 왕실 사당 건물로 추정되는 ‘관월당’(觀月堂)을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려보낸 일본인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를 포함한 개인 10명과 단체 2곳이 국가유산보호 유공자로 선정됐다고 국가유산청이 9일 밝혔다. 이번에 대통령표창을 받은 사토 주지는 앞서 지난 6월 국가유산청·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약정을 맺고 관월당의 모든 부재를 어떤 조건도 없이 모두 기증한 바 있다. 건물 해체와 운송에 드는 비용도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 은관문화훈장은 부산지역 민속탈놀이인 수영야류의 전승·보전을 통해 부산 지역의 전통문화 활성화에 기여한 김성율 보유자, 전통장석과 자물쇠, 각종 금속기물을 보수·복원해 전통기술의 전승·발전에 기여한 박문열 두석장 보유자, 세계유산 등재·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리 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한 이상해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 3명이 받았다. 보관문화훈장은 박강철 전남문화유산연구원장, 전통 화살 제작과 기법 전승에 힘쓴 박호준 국가무형유산 궁시장 보유자에게 돌아갔다. 112만여 주의 나무를 보살피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오래되고 큰 나무) 관련 책을 펴낸 이상길 한강나무병원 원장은 문화포장에 선정됐다. 대통령표창에는 사토 주지를 비롯해 전통부채 제작 기술의 전승으로 현대적 가치 확장에 기여한 방화선 전북특별자치도무형유산 선자장 보유자, 부여 백제역사유적지구 전통건축 분야 보수·복원을 통한 체계적 보존에 기여한 조정화 백제고도연구소 이사가 받았다. 단체 수상은 조선백자 가마터 학술연구를 통해 사적 지정구역의 합리적 조정에 기여한 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박물관, 천연기념물 산양·사향노루 연구와 보호 활동을 통해 자연유산 보존에 기여한 양구군 산양·사향노루센터가 선정됐다. 국무총리표창은 유튜브 ‘국가유산채널’ 운영을 통해 구독자 195만명을 달성하고 다수의 국제 수상 성과를 거두는 등 국가유산의 가치를 국내외에 확산한 김한태 국가유산진흥원 헤리티지미디어팀장이 받았다.
  • 오세훈 “케데헌 속 핫플, K뷰티 투어… 이번 겨울은 서울로”

    오세훈 “케데헌 속 핫플, K뷰티 투어… 이번 겨울은 서울로”

    “낙산공원·남산 N타워는 로맨틱”애니메이션에 나온 명소들 소개K팝 커버댄스로 눈귀 사로잡아 “겨울에 서울 오시면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윈터페스타를 즐길 수 있습니다. 청계천에서는 빛초롱축제를 하고, 운이 좋다면 눈도 볼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 쇼핑몰에서 열린 ‘서울마이소울 인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렇게 서울 관광을 홍보했다. 오 시장은 남산타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세계적 인기를 끈 영화, 애니메이션에 나온 명소를 소개하며 서울로의 여행을 권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전통과 예술, 기술이 조화롭기로 유명하다. 낙산공원이 케이몬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나왔다. 야경으로 아주 유명하다”며 “매우 로맨틱한 장소다. 남친이랑 걷고 데이트하기 좋다”고 소개했다. “남산 N서울타워는 자물쇠를 달아 남친과 기념할 수 있어 아주 로맨틱한 장소”라고 소개한 오 시장은 “케데헌에 나오는 남산 스포츠스타디움은, 미안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행사장에는 1000여명이 운집, 한국문화와 서울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행사에 앞서 진행된 ‘케이팝 데몬헌터스(케데헌)’를 주제로 한 케이타이거즈의 태권도 공연과 현지 K팝 커버댄스 팀의 무대는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또 행사장에 설치된 ▲K-뷰티존 ▲K-푸드존 ▲서울 브랜드 포토존 ▲소셜미디어 참여 이벤트 등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사바대 학생 리쥬안(23)은 “지드래곤을 정말 좋아하는데다가 서울은 매우 아름다운 도시여서 꼭 가보고 싶다”며 말했다. 말레이시아를 여행 중인 싱가포르인 줄리 찬(60)은 “한국을 9번 정도 다녀왔다. 서울에선 명동과 남대문, 남산, 한강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공연도 재미있고 만족스럽다”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행사가 끝난 뒤 오 시장은 “말레이시아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에 굉장히 관심도 많고 특히 한국 뷰티 제품에 반응이 굉장히 뜨겁다”며 “이런 관심이 한국의 다른 제품들로 많이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문화 소비의 관문으로 불린다. 서울시가 이곳에서 행사를 진행한 이유다. 올해 한국을 찾은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21만 5000명(9월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의 80%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인의 80% 이상이 한국 대중문화에 호감이 있고, K-콘텐츠 이용 시간도 주당 4.6시간에 이른다”면서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관광 수요를 확대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좌’ 케데헌, ‘우’ K뷰티 장착한 오세훈 “서울로 여행 오세요”

    좌’ 케데헌, ‘우’ K뷰티 장착한 오세훈 “서울로 여행 오세요”

    “겨울에 서울을 오시면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윈터페스타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 청계천에서 빛초롱축제도 하고, 운이 좋다면 눈도 볼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현지 시각) 쿠알라룸푸르 중심가 쇼핑몰에서 열린 ‘서울마이소울 인 쿠알라룸푸르’에 참석해 서울 관광을 홍보했다. 오 시장은 남산타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영화·애니메이션에 나온 명소를 직접 소개하며 서울 여행을 권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전통과 예술, 기술이 조화롭기로 유명하다. 낙산공원이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에 나왔다. 야경으로 아주 유명하다”며 “서울의 야경을 즐길 수 있고 매우 로맨틱한 장소다. 남친이랑 걷고 데이트하기 좋다”고 소개했다. 이어 “남산 N서울타워는 자물쇠를 달아 남친과 기념할 수 있어 아주 로맨틱한 장소”라면서도 “케데헌에 남산 스포츠 스타디움이 나오는데 미안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1000여명의 쿠알라룸푸르 시민이 모여, 한국 문화와 서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행사에 앞서 진행된 케데헌을 주제로 한 케이타이거즈의 태권도 공연과 현지 K팝 커버댄스팀의 무대는 모인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또 행사장에 설치된 ▲K-뷰티존 ▲K-푸드존 ▲서울 브랜드 포토존 ▲소셜미디어 참여 이벤트 등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말레이시아사바대 대학생인 리쥬안(23)은 “나는 G-드래곤을 정말 좋아하는 데다가 서울은 매우 아름다운 도시여서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며 웃었다. 말레이시아로 여행을 온 싱가포르 국민 줄리 찬(60)은 “한국을 지금까지 총 9번 정도 다녀왔다. 서울에서는 명동, 남대문, 남산, 한강 등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오늘 행사가 있다고 해서 와 봤는데 공연도 재미있고 만족스럽다”며 엄지를 내밀었다. 행사가 끝난 뒤 오 시장은 “말레이시아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에 굉장히 관심도 많고 특히 한국 뷰티 제품에 반응이 굉장히 뜨겁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한국의 다른 제품들로 많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문화 소비의 관문으로 불린다. 서울시가 쿠알라룸푸르에서 관광행사를 진행한 이유다. 올해 한국을 찾은 말레이시아 관광객 수는 21만 5000명(올해 9월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80%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인의 80% 이상이 한국 대중문화에 호감이 있고, K-콘텐츠 이용 시간도 주당 4.6시간에 이른다”면서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한국 관광 수요를 확대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게 옷이야 보안장비야?…‘반품족 잡기’ 초강수 둔 中 쇼핑몰 근황

    이게 옷이야 보안장비야?…‘반품족 잡기’ 초강수 둔 中 쇼핑몰 근황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일부 소비자들의 ‘반품 악용’을 막기 위해 의류에 대형 라벨이나 자물쇠를 부착하는 이색적인 방지책을 내놓고 있다. 옷을 한두 번 입은 뒤 반품하는 소비 행태가 확산하자 이를 차단하려는 조치다. 최근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를 맞아 여러 온라인 상점이 의류에 ‘라벨 제거 시 교환·환불 불가’ 문구가 적힌 A4용지만한 태그를 달거나, 지퍼 부분에 비밀번호 자물쇠를 거는 방식 등을 도입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온라인 상점은 “구매 확정 후에야 자물쇠 비밀번호를 알려준다”며 “무료로 옷을 입고 반품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행위를 막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계는 2014년 개정된 소비자권익보호법 시행 이후 ‘7일 무조건 반품제’를 도입했다. 상품을 받은 뒤 7일 이내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반품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가 이를 악용해 ‘입고 반품’하는 사례가 늘면서, 상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에는 한 상점주가 “학생들이 의상 7벌을 착용 후 반품했다”며 불만을 제기한 사례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의류가 오염된 데다 가격표까지 제거됐지만, 플랫폼은 학생 측의 반품 요청을 받아들여 전액 환불을 진행했다. 상점주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사건을 폭로했다. 2025년에는 중국의 2인조 밴드가 무대에서 착용한 약 120만 원 상당의 재킷 두 벌을 반품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문제가 커지자 스타일리스트가 브랜드 측에 사과하고 보상을 제안했다. 상인들은 플랫폼이 대체로 소비자 편을 든다고 토로한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여성복 온라인 상점의 평균 반품률은 50~60%에 달하며, 특히 정장류에서 ‘착용 후 반품’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중원법률사무소의 왕웨이웨이 변호사는 “소비자는 반품 전 상품의 완전한 상태를 보장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상점이 환불을 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 역시 “가격표를 단 채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데, 소비자로서 반품된 상품을 구매할까 봐 불쾌하다”며 상점들의 ‘대형 라벨’ 전략을 지지하고 있다.
  • 입으려다 깜짝!…옷에 A4 태그·자물쇠 채운 쇼핑몰들, 왜? [여기는 중국]

    입으려다 깜짝!…옷에 A4 태그·자물쇠 채운 쇼핑몰들, 왜? [여기는 중국]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일부 소비자들의 ‘반품 악용’을 막기 위해 의류에 대형 라벨이나 자물쇠를 부착하는 이색적인 방지책을 내놓고 있다. 옷을 한두 번 입은 뒤 반품하는 소비 행태가 확산하자 이를 차단하려는 조치다. 최근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를 맞아 여러 온라인 상점이 의류에 ‘라벨 제거 시 교환·환불 불가’ 문구가 적힌 A4용지만한 태그를 달거나, 지퍼 부분에 비밀번호 자물쇠를 거는 방식 등을 도입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온라인 상점은 “구매 확정 후에야 자물쇠 비밀번호를 알려준다”며 “무료로 옷을 입고 반품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행위를 막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계는 2014년 개정된 소비자권익보호법 시행 이후 ‘7일 무조건 반품제’를 도입했다. 상품을 받은 뒤 7일 이내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반품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가 이를 악용해 ‘입고 반품’하는 사례가 늘면서, 상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에는 한 상점주가 “학생들이 의상 7벌을 착용 후 반품했다”며 불만을 제기한 사례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의류가 오염된 데다 가격표까지 제거됐지만, 플랫폼은 학생 측의 반품 요청을 받아들여 전액 환불을 진행했다. 상점주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사건을 폭로했다. 2025년에는 중국의 2인조 밴드가 무대에서 착용한 약 120만 원 상당의 재킷 두 벌을 반품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문제가 커지자 스타일리스트가 브랜드 측에 사과하고 보상을 제안했다. 상인들은 플랫폼이 대체로 소비자 편을 든다고 토로한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여성복 온라인 상점의 평균 반품률은 50~60%에 달하며, 특히 정장류에서 ‘착용 후 반품’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중원법률사무소의 왕웨이웨이 변호사는 “소비자는 반품 전 상품의 완전한 상태를 보장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상점이 환불을 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 역시 “가격표를 단 채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데, 소비자로서 반품된 상품을 구매할까 봐 불쾌하다”며 상점들의 ‘대형 라벨’ 전략을 지지하고 있다.
  • 청주여자교도소 수용자 “내가 2인실?” 불만…교도관들 폭행 ‘실형’

    청주여자교도소 수용자 “내가 2인실?” 불만…교도관들 폭행 ‘실형’

    충북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50대 여성이 2인실 배정에 불만을 품고 교도관을 잇달아 폭행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청주지법 형사2단독 신윤주 부장판사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0일 오후 1시 30분쯤 청주여자교도소 3층 운동장 입구에서 자물쇠를 열고 있던 한 교도관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한 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인실에 배정된 것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 5월 교도소 4층에서 “운동을 가지 않겠다”며 또 다른 교도관의 팔을 주먹으로 두 차례 때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짧은 기간 두 차례에 걸쳐 교도관을 폭행했고 동종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 [길섶에서] 가을 구경

    [길섶에서] 가을 구경

    아무도 나를 기다리지 않는 길가 동네를 다박다박 발소리 없이 걷는다. 때가 되어 푸른 물을 비워 스스로 살을 내리는 가을의 일은 얼마나 대견한가. 도토리 한 됫박쯤, 참깨 서너 됫박쯤, 붉은 늦고추도 두어 자루쯤. 열린 대문 안쪽 조촐한 마당에 꽉 차게 열매들이 마르고 있다. 낮은 담장을 따라 오종종 푸른 목을 빼 올린 가을무가 한 줄. 누가 살고 있을까. 무청이 저리 탐스러우니 찰찰한 사람이련만 인기척은 나지 않고. 백년은 된 듯한 나무 대문에 백년째 잠겨 본 적 없을 녹슨 자물쇠. 나는 말문을 닫는다. 저 마당의 배릿하고 구수하고 매캐한 열매들의 냄새는 무슨 냄새라 말로 할 수 있나. 무청의 저 푸른 단물을 무슨 색이라 글로 쓸 수 있나. 말로 글로 무슨 수로도 옮기지 못해 그저 가을의 냄새, 그저 무청색. 그 많은 언어들이 무슨 소용이며, 여미고 잠그는 자물쇠는 무슨 소용인지. 더는 푸르지 않아도 좋고 더는 여물지 않아도 좋은 곳. 시월이 뒤척이는 시골길에 한번 서 보기를. 이대로도 겨울을 잘 견딜 수 있겠다 싶어진다. 젖은 흙을 발목까지 묻히고도 혼자 잘 걸어갈 것 같아진다.
  • 도쿄의 영혼 ‘센소지’, 어른거리는 백제의 그림자

    도쿄의 영혼 ‘센소지’, 어른거리는 백제의 그림자

    서기 628년. 일본 도쿄 아사쿠사의 스미다강 인근에 ‘하마나리’와 ‘다케나리’라는 어부 형제가 살았다. 여느 날처럼 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었지만, 그날따라 물고기는 잡히지 않고 작은 불상 하나가 계속 그물에 걸려들었다. 불길한 예감에 불상을 강물에 던져도 다시 그물에 걸리자, 형제는 이 물건이 보통이 아님을 직감하고 마을의 지도자 ‘하지노 나카토모’에게 알렸다. 나카모토는 불상을 찬찬히 살펴본 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외쳤다. “이것은 단순한 불상이 아니다. 세상의 소리를 듣고 중생을 구제하는 자비의 관세음보살임이 분명하다!” 나카모토는 자신의 집을 사당으로 개조해 관세음보살상을 모셨고 서기 645년 ‘쇼카이’라는 승려가 이곳에 정식 사찰을 세운 것이 바로 아사쿠사의 랜드마크인 센소지(浅草寺)의 시작이었다고 전해진다. 비밀에 잠긴 관음보살상 센소지는 도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사찰이다. 한 해 약 3000만명의 관광객과 참배객이 이곳을 찾지만, 아쉽게도 어부 형제가 건져 올렸다는 그 관음보살상은 만날 수 없다. 전설에 따르면 센소지를 세운 승려 쇼카이의 꿈에 관음보살이 나타나 “나의 모습을 감추어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경배를 받게 하라”는 계시를 내렸다고 한다. 쇼카이는 관음보살상의 영험함을 지키기 위해 불상을 비불(秘佛)로 모시고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불은 일본 불교만의 독자적인 문화로, 불상을 특정한 때에만 공개하고 평소에는 공개하지 않는 전통을 의미한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까지 관음보살상은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으며, 심지어 주지승조차 볼 수 없도록 여러 개의 자물쇠가 채워진 본당 깊숙한 곳에 봉인돼 있다고 한다. 9세기 중반 일반인 참배를 위해 모조상을 만들었으나, 현재는 그 모조상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센소지 본당은 이렇게 신비로운 침묵 속에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도쿄 대공습에서 되살아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달했던 1945년 3월 10일 새벽, 미 육군 항공대의 B-29 폭격기들이 도쿄 상공을 뒤덮었고 대규모 공습이 감행되었다. 이 공습으로 약 10만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당시 강제동원 등으로 도쿄에 거주하던 조선인 약 1만명도 희생됐다고 전해진다. 도쿄 대공습 당시 수많은 사람이 센소지로 대피했다. 관동대지진 때도 무사했던 센소지를 지켜주는 관음보살상의 영험함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이탄의 위력 앞에서 센소지는 목조 건물 대부분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본당 깊숙한 곳에 안치돼 있던 관음보살상은 안전했다. 이는 관음보살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본당은 일본 전역 신자들의 기부와 참여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재건됐다. 센소지 가는 길, 금빛 용의 전설 아사쿠사역에서 내려 인파를 따라 약 70m 정도 걸으면 센소지의 첫 관문인 카미나리몬(雷門)을 만날 수 있다. 문 양옆에는 일본 신화의 ‘풍신’(風神)과 ‘뇌신’(雷神) 조각상이 서 있으며, 중앙에는 ‘雷門’이 적힌 거대한 붉은 등(높이 3.9m, 무게 700㎏)이 걸려 있다. 이 등 위에는 ‘금룡산’(金龍山) 현판이 있는데, 이는 센소지의 산호(山號)이다. 공식 명칭이 ‘긴류산 센소지’(金龍山浅草寺)인 이유다. 전설에 따르면 관음보살상을 모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백 그루의 소나무가 나타나고 그 위로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빛 용이 날아다녔다고 한다. 이를 기리기 위해 산호를 금룡산으로 정했다고 한다. 카미나리몬을 지나 약 250m에 달하는 나카미세 상점가를 통과하면 두 번째 관문인 호조몬(寶藏門)에 도착한다. 이 문 양옆 벽에는 악귀의 접근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거대한 짚신 ‘오와라지’(길이 4.5m, 무게 500㎏)가 걸려 있다. 이 길을 지나면 마침내 본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백제인의 사찰이었을까? 이야기의 시작으로 돌아가서 관음보살상을 건진 어부 형제 ‘하나마리’와 ‘다케나리’의 성(姓) ‘히노쿠마’(檜前)와 사당을 바친 ‘나카토모’의 성(姓) ‘하지’(土師)에 주목해보자. 이 두 성씨는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 출신이 주로 사용하던 성씨였다. 이를 근거로 일부 학자들은 센소지 설립의 주역들이 백제 출신의 후예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아직 이 가설은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센소지가 시작된 7세기 초중반이 쇼토쿠 태자에 의해 일본의 불교가 왕성하게 발전하고, 백제에 의한 문화적 영향이 활발했던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전혀 근거 없는 주장도 아니다. 그 진실이 무엇이건 간에, 종교적 이유나 역사적 호기심, 또는 인문학적 관심 그 어느 것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도쿄의 역사를 관통하는 센소지는 한 번쯤은 반드시 마주해야 할 공간임에 분명하다.
  • 도쿄의 영혼 ‘센소지’, 어른거리는 백제의 그림자 [한ZOOM]

    도쿄의 영혼 ‘센소지’, 어른거리는 백제의 그림자 [한ZOOM]

    서기 628년. 일본 도쿄 아사쿠사의 스미다강 인근에 ‘하마나리’와 ‘다케나리’라는 어부 형제가 살았다. 여느 날처럼 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었지만, 그날따라 물고기는 잡히지 않고 작은 불상 하나가 계속 그물에 걸려들었다. 불길한 예감에 불상을 강물에 던져도 다시 그물에 걸리자, 형제는 이 물건이 보통이 아님을 직감하고 마을의 지도자 ‘하지노 나카토모’에게 알렸다. 나카모토는 불상을 찬찬히 살펴본 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외쳤다. “이것은 단순한 불상이 아니다. 세상의 소리를 듣고 중생을 구제하는 자비의 관세음보살임이 분명하다!” 나카모토는 자신의 집을 사당으로 개조해 관세음보살상을 모셨고 서기 645년 ‘쇼카이’라는 승려가 이곳에 정식 사찰을 세운 것이 바로 아사쿠사의 랜드마크인 센소지(浅草寺)의 시작이었다고 전해진다. 비밀에 잠긴 관음보살상 센소지는 도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사찰이다. 한 해 약 3000만명의 관광객과 참배객이 이곳을 찾지만, 아쉽게도 어부 형제가 건져 올렸다는 그 관음보살상은 만날 수 없다. 전설에 따르면 센소지를 세운 승려 쇼카이의 꿈에 관음보살이 나타나 “나의 모습을 감추어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경배를 받게 하라”는 계시를 내렸다고 한다. 쇼카이는 관음보살상의 영험함을 지키기 위해 불상을 비불(秘佛)로 모시고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불은 일본 불교만의 독자적인 문화로, 불상을 특정한 때에만 공개하고 평소에는 공개하지 않는 전통을 의미한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까지 관음보살상은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으며, 심지어 주지승조차 볼 수 없도록 여러 개의 자물쇠가 채워진 본당 깊숙한 곳에 봉인돼 있다고 한다. 9세기 중반 일반인 참배를 위해 모조상을 만들었으나, 현재는 그 모조상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센소지 본당은 이렇게 신비로운 침묵 속에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도쿄 대공습에서 되살아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달했던 1945년 3월 10일 새벽, 미 육군 항공대의 B-29 폭격기들이 도쿄 상공을 뒤덮었고 대규모 공습이 감행되었다. 이 공습으로 약 10만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당시 강제동원 등으로 도쿄에 거주하던 조선인 약 1만명도 희생됐다고 전해진다. 도쿄 대공습 당시 수많은 사람이 센소지로 대피했다. 관동대지진 때도 무사했던 센소지를 지켜주는 관음보살상의 영험함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이탄의 위력 앞에서 센소지는 목조 건물 대부분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본당 깊숙한 곳에 안치돼 있던 관음보살상은 안전했다. 이는 관음보살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본당은 일본 전역 신자들의 기부와 참여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재건됐다. 센소지 가는 길, 금빛 용의 전설 아사쿠사역에서 내려 인파를 따라 약 70m 정도 걸으면 센소지의 첫 관문인 카미나리몬(雷門)을 만날 수 있다. 문 양옆에는 일본 신화의 ‘풍신’(風神)과 ‘뇌신’(雷神) 조각상이 서 있으며, 중앙에는 ‘雷門’이 적힌 거대한 붉은 등(높이 3.9m, 무게 700㎏)이 걸려 있다. 이 등 위에는 ‘금룡산’(金龍山) 현판이 있는데, 이는 센소지의 산호(山號)이다. 공식 명칭이 ‘긴류산 센소지’(金龍山浅草寺)인 이유다. 전설에 따르면 관음보살상을 모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백 그루의 소나무가 나타나고 그 위로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빛 용이 날아다녔다고 한다. 이를 기리기 위해 산호를 금룡산으로 정했다고 한다. 카미나리몬을 지나 약 250m에 달하는 나카미세 상점가를 통과하면 두 번째 관문인 호조몬(寶藏門)에 도착한다. 이 문 양옆 벽에는 악귀의 접근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거대한 짚신 ‘오와라지’(길이 4.5m, 무게 500㎏)가 걸려 있다. 이 길을 지나면 마침내 본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백제인의 사찰이었을까? 이야기의 시작으로 돌아가서 관음보살상을 건진 어부 형제 ‘하나마리’와 ‘다케나리’의 성(姓) ‘히노쿠마’(檜前)와 사당을 바친 ‘나카토모’의 성(姓) ‘하지’(土師)에 주목해보자. 이 두 성씨는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 출신이 주로 사용하던 성씨였다. 이를 근거로 일부 학자들은 센소지 설립의 주역들이 백제 출신의 후예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아직 이 가설은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센소지가 시작된 7세기 초중반이 쇼토쿠 태자에 의해 일본의 불교가 왕성하게 발전하고, 백제에 의한 문화적 영향이 활발했던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전혀 근거 없는 주장도 아니다. 그 진실이 무엇이건 간에, 종교적 이유나 역사적 호기심, 또는 인문학적 관심 그 어느 것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도쿄의 역사를 관통하는 센소지는 한 번쯤은 반드시 마주해야 할 공간임에 분명하다.
  • 연휴에 더 커지는 해킹 위험… 보안 빈틈 막을 ‘체크리스트’는?

    연휴에 더 커지는 해킹 위험… 보안 빈틈 막을 ‘체크리스트’는?

    지난달 SK텔레콤과 KT, 롯데카드에서 해킹과 정보 유출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연휴 기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해킹 예방법을 짚어봤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연휴 기간 해외 공항 등 공공장소에서 보안이 설정되지 않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와이파이에 접속해선 안 된다. 무료 와이파이는 해커가 심어둔 올가미일 수 있다. 이 경우 통신 기록 탈취는 물론 악성코드 감염으로도 이어진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보안 업데이트는 늘 최신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업데이트를 미루는 것은 보안 취약점을 내버려 두는 셈이다. 또한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유심(USIM) 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도 권장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다른 기기에서 유심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차단해 복제폰 등을 활용한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통신사 요금 명세서나 결제 내역을 자주 점검해 자신도 모르는 결제 기록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수상한 내역을 발견하면 곧바로 통신사나 금융기관에 신고해 추가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또한 추석 연휴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로그인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공식 계정으로 속인 피싱 시도가 늘어난다. 낯선 알림창이나 링크는 한 번 더 의심해야 안전하다. 소액결제 한도는 ‘0원’으로 미리 차단해야 소액결제 피해를 막으려면 결제 한도를 0원으로 설정하거나 차단해둬야 한다. 소액결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이 기능을 켜둘 필요가 없다. 해커 입장에선 인증을 피할 수 있는 취약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평소 소액결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예 차단해두는 게 안전하다. 이 기능을 켜두기만 해도 해킹의 틈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거래를 할 땐 ‘2단계 인증’이 필수다. 많은 사람이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문자(SMS) 인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과거보다 해킹 기법이 발전하면서 문자 인증번호만 탈취해도 계정을 쉽게 가로챌 수 있을 만큼 해킹 기법이 교묘해졌다. 앱 기반 일회용 비밀번호(OTP)나 지문·안면 인식 등 생체 인증을 활용한 2단계 인증(2FA)을 걸어두는 게 계정을 지키는 최후의 자물쇠가 될 수 있다. 특히 생체 인증은 단말(스마트폰) 자체에서 인증 정보를 암호화하기 때문에 외부 서버로 전송되지 않는다. 만약 다른 개인정보가 유출되더라도 단말 내부의 생체 인증 정보는 안전하게 유지돼 해커가 최종 결제 단계에 도달하기 힘들다. 사이버 보안 기업 서프샤크는 “추석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며 자신도 모르게 개인정보를 위험에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항, 호텔 등의 무료 와이파이가 해커들의 주요 표적이 될 수 있어 가상사설망(VPN) 없이 사용할 경우 계정 정보, 이메일, 비밀번호 등 민감한 데이터가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유럽 여행 갔다가 전재산 털렸습니다”… 최악 치안도 충격인데 업체·경찰 대응 황당

    “유럽 여행 갔다가 전재산 털렸습니다”… 최악 치안도 충격인데 업체·경찰 대응 황당

    스페인서 렌터카 빌렸다가 ‘차량털이’ 당해쇼핑몰 CCTV 앞인데도 창문 부수고 도둑질신고하러 간 경찰서엔 일본·중국 피해자들도경찰 “스페인선 흔한 일…당장 해결 어려워”업체, 차량 교체 거부하다 경찰 오자 말 바꿔공항서 만난 한국인 가족도 똑같은 피해 당해 스페인 여행 중 렌터카를 빌렸다가 차량 내에 둔 모든 짐을 도난당한 것도 모자라 최악의 업체 대응을 겪은 한국인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유튜버 ‘물만난고기’는 지난 8일 공개한 ‘악명 높은 바르셀로나에서 전재산을 털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이같은 피해 사실을 알렸다. 영상에 담긴 충격적인 상황이 화제가 되면서 25일 현재 조회수 10만회를 돌파했고, 구독자 수도 5000명을 넘어섰다.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해 12월 24일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동한 유튜버는 렌터카를 빌렸고, 여러 지역을 돌아볼 본격적인 스페인 여행 시작 전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이날 바르셀로나의 한 대형 쇼핑몰에 들렀다. 그런데 약 30분간 쇼핑 후 주차장으로 돌아온 유튜버는 최악의 유럽 여행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렌터카 창문은 산산조각 나있었고, 차 안에 있던 여행가방과 그밖의 짐은 모두 사라져 있었다. 자물쇠로 여행가방을 차 안에 단단히 고정시켜 놨지만 절도범들은 가방 손잡이를 잘라낸 후 훔쳐갔다. 차 바로 앞에 폐쇄회로(CC)TV가 있었는데도 벌어진 상황이었다. 유튜버가 쇼핑몰 측에 이런 상황을 알렸더니 “다음에 또 올 때는 차 안에 짐을 절대 두고 (쇼핑을) 가지 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쇼핑몰 측에서는 현지 경찰에 제출할 진술서 작성을 도와준 뒤 담당 직원 사인을 해줬다. 인근 경찰서에 간 유튜버는 그곳에서 일본인과 중국인 피해자도 만났다. 경찰서 앞에 있던 일본인 일행 중 딸은 “길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엄마의 가방을 훔쳐갔다”고 말했다. 가방 안엔 여권, 현금, 신용카드 등이 모두 들어 있었다고 했다. 경찰서 안에 있던 중국인 남성은 “길에 서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걸었고, 갑자기 다른 사람이 어디선가 나타나서는 손목을 잡더니 1300유로(약 215만원)짜리 시계를 뺏어갔다”고 말했다. 유튜버는 2시간 동안 기다린 끝에 영어를 할 줄 아는 경찰관에게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담당 경찰관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렌터카 내 물품 절도가 “스페인에서는 흔한 일”이라며 “프랑스에서 온 가족도 렌터카 창문이 다 부서지고 짐이 다 사라졌다고 조금 전 신고하고 갔다”고 했다. 유튜버는 “쇼핑몰 주차장 CCTV를 볼 수 있냐”고 물었는데, 경찰관은 재판을 하게 되면 판사가 CCTV를 요청할 것이고 거기서 뭔가를 발견하면 범인을 추적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해결되진 않는다. 너무 많은 사건이 있다”고 덧붙였다. 퇴근 시간이 된 경찰관은 “범인을 잡고 싶으면 내일 다시 오든지 다른 경찰서에 가보라”며 조사를 끝낸 뒤 퇴근했다. 렌터카 업체가 크리스마스에는 문을 닫았기에 유튜버는 며칠 뒤에야 교체 또는 환불 요청을 하러 갈 수 있었다. 업체에 가보니 또 다른 피해 차량이 창문이 부서진 채 세워져 있었다. 차량 교체를 원하는 유튜버에게 업체 직원은 “차가 없다. 다른 지점에 가보라”고 했고, 이에 환불을 요청하자 화를 내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더니 적반하장으로 경찰까지 불렀다. 업체에 도착한 경찰이 자초지종을 듣고 직원에게 ‘차를 왜 안 준 거냐’고 하자 그제서야 없다던 새 렌터카를 빌려줬다는 게 유튜버의 설명이다. 이 과정을 유튜버는 촬영했으나, 경찰은 그 자리에서 해당 영상을 모두를 유튜버의 카메라에서 삭제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튜버가 받은 새 렌터카는 운전석 옆 스크린이 고장난 상태로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 그는 “일부러 고장난 차를 준 것 같다. 직원한테 고장 났다고 얘기했더니 ‘나가서 얘기하자. 일단 나가라’ 해서 업체 밖으로 나와서 기다리는데, 직원이 자전거 타고 나와서는 ‘그거 돼’라고 비웃으면서 말하더니 가버렸다. 경찰이 있을 때만 친절했다”고 말했다. 결국 유튜버는 공항 지점으로 운전해가 고장 난 렌터카를 반납했다. 그곳에서 현장 결제했던 보험료는 일부 환불받았다. 온라인으로 중개업체를 통해 결제했던 렌터카 비용은 한국에 돌아온 뒤 수많은 이메일을 주고 받은 끝에 돌려받았다. 그렇게 마무리되나 했는데 환불 한 달 뒤 환불된 금액의 2배가 재결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문의를 했으나 고객센터에서는 답장도 없었다. 카드사에 연락했더니 해외 렌터카 업체를 빌릴 때 빈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고 유튜버는 전했다. 이 피해 금액은 해외 결제 분쟁소송 끝에 60일쯤 지난 후에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유튜버는 렌터카 업체 공항 지점에 방문하기 위해 들렀던 공항에서 우연히 또 다른 한국인 피해자를 만나기도 했다. 한국인 가족을 본 유튜버가 ‘짐 조심하시라’고 말을 걸었더니 ‘이미 털리고 온 길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렌터카 창문을 부수고 안에 있는 짐을 모두 가져간 같은 수법의 피해를 당한 것이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범인 찾는 절차가 관광객 대상 도둑질을 장려한다”, “렌터카에는 위치정보시스템(GPS)이 있다. 업체랑 도둑들이 짜고 GPS 정보 공유하는 것 같다”, “유럽 여행하면 차량털이 도난사고 비일비재하다”, “이 영상 보고 스페인 절대 가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유튜버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짜증이나 화도 안 내고 정말 침착하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 등 댓글을 남겼다. 한편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는 ‘렌터카 이용 시 절도 주의 안내’가 올라와 있다. 작성자인 주바르셀로나 총영사관은 “바르셀로나에서 렌터카를 이용한 여행 도중 소지품을 절도당하는 사례가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몇 가지 숙지 사항을 안내했다. 주바르셀로나 총영사관에 따르면 렌터카 주 고객층인 관광객이 범죄 표적으로 노출돼 공항 렌터카를 공항에서부터 미행해 범죄하는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대부분 차량이 블랙박스를 사용하지 않아 범행 증거 확보 및 범인 검거가 어렵다. 타이어 펑크 등 차량에 문제가 있다고 접근하는 낯선 사람들은 경계해야 한다. 가급적 낯선 이의 도움을 거절하는 등 접근 자체를 경계해야 하며, 부득이하게 차를 세우게 되는 경우 반드시 소지품을 안전하게 보관한 후 주유소·휴게소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정차해야 한다. 또 주차 시 절대 차량 내 물건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트렁크에 옮겨놓거나 귀중품을 가급적 차량에 남겨두지 않고, 차량 문이 잠겨있고 창문이 닫혔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 이찬진 금감원장, 은행장과 첫 만남서 ‘이자장사’ 비판

    이찬진 금감원장, 은행장과 첫 만남서 ‘이자장사’ 비판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과의 첫 상견례에서 은행들의 ‘손쉬운 이자장사’ 행태를 꼬집으며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 그리고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20개 국내은행 은행장 및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만나 “향후 모든 금융감독·검사 업무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이 원장은 “은행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금융소비자라는 동반자가 있어 가능한 것”이라며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같은 대규모 소비자 권익침해 사례가 없도록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소비자 보호 체계 확립을 돕는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할 계획이다. 은행을 ‘금고’에 비유하며 내부통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고의 자물쇠가 깨지면 국민은 해당 금고에 돈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직원의 횡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은 자물쇠가 깨진 금고와 다를 바 없다. 비용 절감을 위해 허술한 자물쇠가 달린 금고를 사용하면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맞춰 생산적 금융 확대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은행은 리스크가 가장 낮은 (부동산) 담보와 보증상품 위주로 소위 ‘손쉬운 이자장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면서 “은행이 지금이라도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의 성장 토대가 되는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을 흘려보낼 수 있느냐가 곧 미래의 방향을 결정짓는 시금석이 되는만큼 여유 자본이 생산적 금융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 후 이 원장이 당부한 내용의 강도가 높다는 데 놀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부문은 당연히 은행들이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면서도 “다만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강화를 금감원장이 강조한 것은 의외다”라고 했다. 다음달 이 원장과의 간담회가 예정된 보험(1일), 저축은행(4일), 증권(8일), 카드(16일) 등 비은행 금융권과 네이버·카카오·쿠팡·토스 등 빅테크(11일)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사회공헌 및 모험자본 확대, 보험료 부담 완화, 소상공인 지원 등 강도 높은 업권 맞춤형 주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 ‘케데헌’ 덕에 화제된 서울 명소…루미·진우가 데이트한 ‘이곳’ [뚜벅뚜벅 대한민국]

    ‘케데헌’ 덕에 화제된 서울 명소…루미·진우가 데이트한 ‘이곳’ [뚜벅뚜벅 대한민국]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한 서울 명소들이 ‘성지순례’ 장소로 떠올랐다. 지난 6월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유명 걸그룹 ‘헌트릭스’가 화려한 무대 뒤 퇴마 활동으로 세상을 지키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2위를 차지하고,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은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K팝이 영국에서 1위에 오른 것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13년 만이다. 소셜미디어(SNS)상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장소에 관심을 갖고 여행을 계획하는 글로벌 팬들이 많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운 작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면서 화제를 모은 서울 관광 명소 4곳을 소개한다. 1. 종로구 낙산공원 성곽길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와 진우가 만나 속마음을 털어놓은 곳은 종로구에 있는 낙산공원 성곽길이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낙산공원 성곽길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민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낙산공원 중앙광장에는 낙산전시관과 주차장, 매점 등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낙산공원 성곽길은 이화동 벽화마을을 비롯해 흥인지문, 한양도성길 등으로 이어져 한 번에 둘러보기 좋다. 낙산공원 성곽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북촌한옥마을 역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루미와 진우가 골목과 지붕을 오가며 듀엣곡 ‘프리’를 부르는 모습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북촌한옥마을은 한옥의 아름다움과 골목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2. 중구 명동거리 명동거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남자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가 처음으로 등장해 ‘소다팝’ 무대를 선보인 곳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쇼핑명소인 명동에는 브랜드 매장과 백화점을 비롯해 다양한 가게들이 밀집되어 있다. 쇼핑뿐만 아니라 맛집과 카페가 즐비해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명동의 주요 관광지로는 명동성당, 명동예술극장, 만화의 거리 등이 있다. 특히 1934년에 지어져 한국문화예술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연극, 뮤지컬 등 공연뿐만 아니라 연기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명동에 자리 잡은 만화의 거리 ‘재미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들로 가득 차 있어 만화 애호가라면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3. 중구 남산 N서울타워 서울을 상징하는 N서울타워는 여러 차례 영화에 등장한다.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팬들의 마음을 얻어 악령을 물리치는 마지막 공연 역시 N서울타워를 배경으로 한다. N서울타워는 서울 방문 시 꼭 가야 할 관광명소로 꼽히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에도 등장한 바 있다. 2005년부터 남산공원에 일반승용차와 택시 통행이 금지되어 남산 서울타워까지 가려면 순환버스, 케이블카 등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올라야 한다. 남산 둘레길은 가파르지 않아 가볍게 산책하기 좋고, 봄이면 벚꽃이 피고 가을이면 단풍이 물들어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나들이 명소다. 해발 480m 높이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360도의 파노라마 뷰를 자랑하는 N서울타워 전망대의 입장료는 성인 2만6000원, 청소년 2만원이다. 전망대 외에도 케이블카, 사랑의 자물쇠, 하트 의자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4. 광진구 청담대교 ‘헌트릭스’가 지하철 위에서 악령과 맞서 싸운 곳은 광진구에 있는 청담대교다. 광진구 자양동과 강남구 청담동 사이를 연결하는 1211m 길이의 청담대교에서는 한강을 만끽하고 서울의 석양과 야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지하철 7호선을 타고 청담대교를 건너 자양역에서 내리면 뚝섬 한강공원이 있다. 뚝섬은 수변광장, 장미정원을 비롯해 어린이놀이터, 한강 이야기전시관 등 즐길 거리가 풍부해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특히 여름에는 수영장과 음악분수가 운영되고 겨울에는 눈썰매장과 스케이트장이 열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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