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라
    2026-09-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364
  • “통증 없다고 방심은 금물”…국내 혈액암 환자 절반 차지하는 ‘림프종’ 주의보

    “통증 없다고 방심은 금물”…국내 혈액암 환자 절반 차지하는 ‘림프종’ 주의보

    매년 9월 15일은 ‘세계 림프종 인식의 날’이다. 림프종은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주요 혈액암(다발골수종·림프종·백혈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총 1만 2,782명에 달했다. 이 중 림프종 환자는 6,465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질환으로 꼽힌다.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현정 교수는 “림프종의 발병 원인을 단일 요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고 누적되는 유전자 변이가 주요 원인”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변이가 쌓이고, 비정상 세포를 제거하는 면역 감시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림프종의 가장 흔한 전조 증상은 ‘림프절 비대’다.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피부 가까이에 위치한 림프절에 종양이 생기면 손으로 만져지는 멍울 형태로 나타난다. 다만 림프절은 감염이나 염증으로도 일시적으로 부을 수 있어 면밀한 구분이 필요하다. 이현정 교수는 “염증성 림프절 비대는 통증이나 압통이 동반되고 주변 피부가 붉어지기도 하며 원인이 사라지면 다시 작아진다”며 “반면 림프종으로 인한 림프절 비대는 통증이 없으면서 지속되거나 점차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원인 불명의 발열, 옷이 젖을 정도의 야간 발한,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림프종은 종양 형태로 자라기 때문에 일반 혈액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우며, 초음파·CT 등 영상검사와 함께 의심 병변의 조직을 채취하는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림프종은 크게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뉘며, 세부적으로는 60가지가 넘는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수년에 걸쳐 완만하게 진행되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수개월 만에 급속도로 진행되어 신속한 치료가 시급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질환의 진행 정도,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치료법으로는 전통적인 항암화학요법을 비롯해 표적치료, 세포면역치료, 방사선치료, 조혈모세포이식 등이 병합 적용된다. 최근에는 재발 환자나 기존 치료에 반응이 적은 환자를 위해 환자 본인의 T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첨단 ‘카티(CAR-T) 세포치료’까지 도입되어 치료 선택지가 한층 넓아졌다. 이현정 교수는 “CAR-T 치료는 기존 치료가 버거웠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며 “림프종은 다른 혈액암에 비해 상대 생존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므로,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고 체력 관리와 감염 예방에 힘쓰며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연말 몰린 이자소득·배당… 금융소득 과세 피하는 법 [세테크]

    “연말 몰린 이자소득·배당… 금융소득 과세 피하는 법 [세테크]

    50대 김기영(가명)씨는 올해 계좌에 찍힌 짭짤한 이자와 늘어난 배당금에 흐뭇했습니다. 하지만 연말이 다가올수록 이러한 금융소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이자와 배당금을 좀 더 챙기려다 자칫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묶여 세금 부담이 크게 늘거나, 매달 수십만원의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김씨처럼 3분기 30조원 규모의 역대급 특별배당이 예고된 삼성전자 주주라면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삼성전자 주식 2000주만 갖고 있어도 오는 11월 3분기 배당금으로 약 1000만원을 쥘 수 있습니다. 기존 예금 이자에 배당금까지 더해져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선인 2000만원을 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예금 만기와 배당 수령 시점 등을 전략적으로 분산해야 합니다. 열여덟 번째 ‘국세청이 알려주지 않는 세테크’는 소중한 금융소득을 온전히 내 자산으로 만들고 추가 세금을 피하는 ‘절세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이자는 지급일 기준… “2000만원 넘으면 분할 해지가 현실적” 예금 이자는 통장에 매일 쌓이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이자 받는 날’에 전액 한꺼번에 발생한 것으로 봅니다. 예컨대 총이자 500만원짜리 3년 정기예금 두 개의 만기가 올해 11월과 12월에 몰려 있다면, 3년간 쌓인 이자 1000만원이 올 한 해 이자소득으로 한꺼번에 잡힙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만기 재예치입니다. 돈을 빼지 않고 통장째 그대로 재예치하더라도 이자는 올해 금융소득에 모두 합산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처음부터 ‘월이자 지급식’ 예금을 선택해 이자를 매달 쪼개 받거나, 만기 도래 시점을 6개월·10개월·14개월·16개월처럼 분산해야 합니다. 올 하반기 만기를 앞둔 예금이라면 ‘분할 해지’로 이자소득 규모를 줄이는 게 현실적입니다. 기준선인 2000만원을 넘는 것보다 손해를 보더라도 분할 해지하는 게 더 ‘남는 장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금 분할 해지는 상품·금융기관 약관에 따라 달라 사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고배당 개별 주식이나 배당 ETF를 들고 있는 투자자라면 ‘배당락일’에 주목해야 합니다. 대규모 배당금이 들어와 기준선인 2000만원을 넘길 위험이 있다면, 배당락일 전날(주주명부 확정 매매 마감일)까지 주식을 일부 팔고, 이후에 재매수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기업들이 특별배당으로 ‘고배당기업 분리과세’ 요건을 채우더라도, 이는 2000만원 초과분의 세율만 일부 깎아줄 뿐 기준선 합산 자체를 면제해 주지 않습니다. 주주가 유리한 방식을 골라 신청하는 ‘세율 선택권’에 불과해 금융소득 기준선 자체를 넘지 않으려면 배당락일 전 매도가 유효한 전략입니다. 거래 중인 금융사에서 직접 확인해야 올해 본인의 금융소득을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세청 홈택스는 2000만원 이하에선 빈 화면으로 뜨고, 모바일 손택스 앱에선 아예 조회되지 않습니다. 결국 거래 중인 각 금융사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은행 PC 홈페이지의 ‘증명서 발급’ 코너에 있는 ‘금융소득종합과세조회’로 들어가면 올해 이자소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증권사 PC 홈페이지에 접속해 ‘금융소득 내역서’ 메뉴에서 비과세를 뺀 배당금 규모를 체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서학개미와 은퇴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월배당 커버드콜 ETF’는 연 10~12% 수준의 분배금을 매달 쏟아내 1억원만 넣어도 연 1000만~1200만원의 배당소득이 잡힙니다. 조기 상환이 지연되다 만기에 수년치 수익이 한꺼번에 터지는 ‘ELS·DLS 만기 상환금’ 역시 필수 점검 대상입니다. 금융소득을 원천 차단하는 법 금융소득 합산 자체를 원천 차단하려면 처음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연금 계좌 같은 ‘절세 바구니’에서 자금을 굴려야 합니다. ISA 내 수익은 일반형 기준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세금이 전혀 없고, 초과분은 9.9% 저율 분리과세됩니다. 핵심은 이 9.9% 분리과세 수익이 금융소득 과세 기준선인 2000만원에 한 푼도 합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건강보험공단의 부과 소득 자료 산정 대상에서도 빠져 ISA에서 수천만원의 수익을 내도 건보료 부담이 늘지 않습니다.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역시 좋은 대안입니다. 연금 계좌에서 발생하는 예금 이자나 ETF 매매차익은 인출 시점까지 세금을 떼지 않는 ‘과세이연’이 적용되고, 금융소득 2000만원 합산에서도 제외됩니다. 많은 투자자가 국내 상장 해외 ETF와 미국 주식 직접투자의 세제 차이를 간과하곤 합니다. 일반 주식계좌에서 거래할 경우 국내 증시에 상장된 미국 지수 ETF의 매매차익과 분배금(배당금)은 세법상 배당소득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주가 상승으로 거둔 수천만원의 매매차익과 분배금이 고스란히 금융소득 2000만원 한도에 합산됩니다. 반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이나 ETF를 직접 거래해 얻은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이 아닌 양도소득으로 분류됩니다. 연 250만원을 넘는 차익에 대해서만 22%의 양도소득세를 물립니다. 다만 직접 투자라도 분배금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2000만원 기준선에 합산됩니다. 가족 간 증여를 통한 분산도 효과적인 선택지입니다. 금융소득은 부부 합산이 아닌 개인별로 2000만원을 따집니다. 배우자에게는 10년간 6억원, 성인 자녀에게는 5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으므로, 만기 도래 전 가족 명의로 증여해 분산 예치하면 개인별 금융소득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10~12월 만기가 닥친 후에는 손쓸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사전에 이자소득과 배당금을 확인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선인 2000만원이 넘으면 선제적으로 자금을 재배치해야 합니다.
  • [길섶에서] 사랑을 배우며

    [길섶에서] 사랑을 배우며

    할머니는 혼잣말을 잘하셨다. 봄비 마당에 두꺼비가 엎드렸으면 대문을 활짝 열어 “잘 가소”. 감자 알이 잘 영글라고 감자꽃을 따내면서 “미안하네”. 그까짓 벌레먹은 대추알을 주우면서도 “익어 오느라 고생하셨네”. 잘 익은 대추알을 보면 우리 할머니처럼 인사를 해줘야 하나, 웃음이 난다. 이별할 일이 겁나서 인연을 엮지 말자, 기를 쓰는 편이다. 어쩌다 떠맡은 강아지가 한솥밥을 먹은 지 여덟 해. 마뜩잖던 첫 마음은 날마다 녹아서 내 마음속에 요 녀석은 작은 우주가 됐다. 뾰족한 모퉁이를 돌 때는 내가 앞장서고, 뙤약볕 쟁글대는 땅바닥에 내 손바닥을 먼저 대보고, 아무것도 없는 저쪽 하늘을 저를 따라 나도 올려보고. 이 나이를 먹고도 나는 물어본다. 잘생긴 것 없이 심심하고 별 볼 일 없는 이 마음들은 사랑일까. 아무 맛도 아무 냄새도 없는데 사랑일까. 자꾸 물어본다. 견뎌 볼 길밖에는 없는 초라한 저녁. 떨어지는 나뭇잎 한 장처럼 아무 말없이 가만히 곁에 앉아 있어 주는 일. 조그만 녀석한테 그 사랑을 배운다. 팔 년을 배워도 모자라서 저물도록 둘이 앉아 있다.
  • “고려청자·분청사기… 한국 미술 아름다움, 전 세계 알릴 것”[월요인터뷰]

    “고려청자·분청사기… 한국 미술 아름다움, 전 세계 알릴 것”[월요인터뷰]

    최초 한국 미술 전문 큐레이터 어린 시절 불교 벽화에 마음 뺏겨미국 시카고대서 석사 과정 밟아스미스소니언 ‘디지털 도록’ 참여위상 달라진 한국 미술‘이건희 컬렉션’ 준비만 3년 걸려연방정부 셧다운에 일주일 지연‘일월오봉도’ ‘인왕제색도’에 열광다양한 한국 문화 ‘전도사’ 시대에 따라 다른 한국의 미 전달스미스소니언 소장품 확대할 것올해 탈춤·록 음악 결합한 공연도 유리 진열장 안의 고려청자는 금방이라도 활짝 날개를 펴고 비상할 것 같았다. 청자를 감싸듯 펼쳐진 새의 날개 형상은 깃털 한 올 한 올 섬세하게 새겨져 있었고, 푸른빛 유약은 수백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단아한 빛을 내뿜었다. 미국 최대 아시아 전문 미술기관인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의 황선우 한국 미술전문 큐레이터는 “한국에 남아 있었다면 국보급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며 작품의 가치를 짚었다. 스미스소니언 한국 전시실에는 고려청자의 은은한 비색부터 조선 분청사기의 거침없는 붓질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미감이 한 공간에 공존했다. 황 큐레이터는 이들 작품에 깃든 한국의 혼과 미의식을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세심하게 풀어냈다. 낯선 땅에 건너와 긴 세월을 견딘 작품들은 황 큐레이터의 설명을 통해 다시 고향과 자신이 태어난 시대로 되돌아간 듯했다. 관람객들은 섬세한 무늬와 은은한 유약의 빛깔에 담긴 의미를 따라가며 한국 미술의 깊이를 마주했다. 황 큐레이터는 스미스소니언 역사상 처음 임명된 한국 미술전문 큐레이터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사찰에 다니며 불교 미술에 호기심을 품었고, 특히 오래된 벽화에 마음을 빼앗겼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글로벌 챌린저 인턴으로 파견돼 스미스소니언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24년 신설된 한국 미술전문 큐레이터에 임명됐다. 어린 시절 사찰 벽화 앞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그를 세계 최대 박물관에서 한국 미술을 알리는 전도사로 이끈 것이다. 스미스소니언과 한국 미술의 인연은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립아시아미술관의 전신인 프리어갤러리 설립자 찰스 랭 프리어(1854~1919)는 미국과 일본의 수집가를 통해 고려청자와 조선 도자기를 적극적으로 모았다. 한 세기 전 외국인 수집가들의 손을 거쳐 바다를 건넌 한국 미술품이 이제는 한국인 전담 큐레이터의 목소리로 역사와 가치를 되찾고 있는 셈이다. 다음은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황 큐레이터와 만나 나눈 일문일답. -스미스소니언 최초의 한국 미술 전문 큐레이터가 된 계기는. “출발점은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찾았던 사찰이었다. 절에 갈 때마다 자연스럽게 불교 미술을 접했고, 특히 벽화에 눈길이 갔다. 하지만 한국에는 옛 불교 벽화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 사찰의 불교 벽화를 통해 한국 미술과의 연관성을 들여다보는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으로 유학해 시카고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스미스소니언과의 인연은 2018년 시작됐다. KF의 글로벌 챌린저 인턴십을 통해 이곳에 왔고, 고려시대 불교 미술을 세계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디지털 도록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인턴 기간이 끝난 뒤에도 한국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맡았고, 2024년 신설된 한국미술 전문 큐레이터에 임명됐다.” -미국 관람객에게 한국 미술을 설명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국 미술을 잘 아는 것과 그것을 미국 관람객에게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생활했지만 한국 미술에 담긴 역사와 가치, 미감을 현지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언어 장벽도 있었고 문화적 배경의 차이도 있었다. 큐레이터는 관람객과 직접 만나는 도슨트 교육도 중요한 업무다.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부터 전시를 기획한 의도, 관람객에게 무엇을 주목해 설명해야 하는지 등을 전달해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교육도 쉽지 않았지만 점차 경험이 쌓였다. 보람을 느낀 순간도 많다. 인턴 시절부터 참여했던 고려 불교 미술 온라인 도록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큰 도움이 됐다’는 호응을 얻었다. 디지털 공간에 올린 한국 미술 한 점이 누군가에게는 한국을 처음 만나는 창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미스소니언 첫 한국 미술전문 큐레이터’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은 1923년 문을 열 때부터 한국 미술을 전시했다. 이곳에서 전파된 한국 미술의 역사가 이미 100년을 넘은 셈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한국 미술을 전담하는 큐레이터는 없었고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한국 작품을 함께 담당했다. 이제 전담 큐레이터가 생긴 만큼 소장품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 한국 미술을 독자적인 맥락에서 조명하는 전시와 연구도 더 활발하게 진행하고 싶다.” -큐레이터의 하루 일과는. “흔히 큐레이터라고 하면 우아한 전시실을 거닐며 작품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떠올린다. 실제로는 전시실보다 관람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 작품 한 점을 전시장 벽에 거는 데까지 수많은 사람의 손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작품과 작가를 조사하고 필요하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작품 기증 의사를 밝힌 수집가를 찾아가 소장품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전시가 결정되면 보존·과학 연구, 디자인, 교육, 홍보·마케팅 등 여러 부서와 긴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무엇을, 왜 보여줄 것인가’라는 전시의 핵심 서사를 세우고, 이를 하나의 공간으로 구현하는 과정의 중심에 큐레이터가 있다.” 황 큐레이터가 스미스소니언에서 첫발을 내디딘 시기는 한국 문화가 미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때와 맞물린다. K팝과 영화,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에 대한 호기심은 이제 음식과 전통문화, 미술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스미스소니언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글로벌 순회 전시’에선 조선 왕실 회화인 일월오봉도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황 큐레이터는 미국 내 여러 미술관이 한국 미술 담당자를 새로 채용하는 등 달라진 위상을 체감한다고 했다. 중국과 일본 미술의 그늘에 가려 있던 한국 미술이 비로소 고유한 가치와 존재감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황 큐레이터의 목표는 고려청자의 정교함과 분청사기의 대담함처럼 시대마다 달라진 한국의 미감을 보여주고, 100년 전 프리어가 미국에 옮겨 심은 한국 미술의 씨앗을 더 넓고 깊게 자라게 하는 것이다. -‘이건희 컬렉션’ 당시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전시를 준비하는 데만 약 3년이 걸렸다. 방대한 컬렉션 가운데 어떤 작품을 미국 관람객에게 보여줄지 많이 고민했다. 오랫동안 준비해 마침내 개막을 눈앞에 뒀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개막이 미뤄진 것이다. 다행히 셧다운 사태가 마무리돼 1주일가량 늦게 막을 올릴 수 있었다. 관람객들의 관심을 끈 작품은 저마다 달랐지만 일월오봉도에 대한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일월오봉도가 등장하면서 작품을 친숙하게 느낀 관람객이 많았다. 인왕제색도도 큰 관심을 받았는데 전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뒤늦게 찾아와 작품을 보지 못한 관람객들이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K팝과 영화 등 한류의 인기가 미술관에도 영향을 미치나. “확실히 한국을 친숙하게 느끼는 미국인이 늘었다. 예전에는 한국 미술을 설명할 때 한국 자체를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K팝과 영화, 음식 등을 통해 이미 한국 문화를 접한 관람객이 많다. 미국의 여러 미술관이 한국 미술 담당 큐레이터를 새로 채용하거나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스미스소니언도 작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한국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추석을 맞아 씨름 행사를 했고 올해는 한국의 탈과 탈춤을 현대 록 음악과 결합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한국 미술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매력이 있다. 고려청자는 섬세하고 정교한 아름다움이 있고 분청사기는 자유롭고 대담하다. 같은 한국 미술 안에서도 시대에 따라 미의 기준과 표현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바로 그 다양성을 미국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싶다. 우선 스미스소니언이 보유한 한국 미술 소장품을 더욱 확대하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아시아 미술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전시를 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이 한국 미술을 찾고, 한국 미술을 연구하는 큐레이터도 지금보다 훨씬 많아졌으면 한다. 내가 그 길을 조금이라도 넓히는 밑거름이 되고 싶다.” ■황선우 큐레이터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 글로벌 챌린저 인턴을 거쳐 2024년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 최초의 한국 미술 전담 큐레이터로 임명됐다. 한국과 중국의 불교 미술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며, 특히 중세 불교 벽화를 전문으로 한다. ‘성스러운 봉헌: 한국 불교 미술의 걸작’(2019년) ‘지붕 위의 이야기: 사라진 한국 건축’(2022년) 전시 준비에 참여했고, 이건희 컬렉션 글로벌 순회 전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2025년)를 기획했다.
  • 성장호르몬 주사, 키가 작다고 모두 맞아야 할까?

    성장호르몬 주사, 키가 작다고 모두 맞아야 할까?

    최근 몇 년 사이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미디어와 인터넷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일명 ‘키 크는 주사’라는 단어가 단골 소재로 등장하며, 외모와 키를 하나의 경쟁력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부모들의 조바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키가 작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아이의 성장 패턴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동 성장은 일정한 주기를 따른다. 출생 후 2세까지 폭발적으로 자란 뒤, 사춘기 전까지는 연간 4~7cm의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여아는 연 8cm, 남아는 연 10cm 이상 급성장기를 경험하게 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 내분비분과 안문배 교수는 부모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로 ‘현재 키의 절대적 수치에만 집착하는 것’을 꼽았다. 안 교수는 “실제 의학적으로 더 중요한 지표는 성장속도”라며 “또래보다 조금 작더라도 매년 정상적인 속도로 꾸준히 자라고 있다면 성인이 되었을 때 정상 범위의 키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성별과 연령대에서 키가 하위 3백분위수(하위 3%) 미만이거나, 1년에 자라는 키가 4cm 미만에 불과하다면 의학적 저신장 기준에 해당하므로 체질적 문제인지 질환에 의한 것인지 전문적인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점은 저신장 아동의 대다수가 ‘질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모의 키가 작은 유전적 요인이거나, 또래보다 사춘기가 늦게 찾아오는 체질적 성장 지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질적 지연은 당장은 키가 작아 보여도 결국 정상 범위의 성인 키로 자란다. 따라서 단지 또래보다 작다는 이유만으로 성급하게 검사나 성장에 개입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관찰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성장호르몬 치료 역시 ‘모든 아이에게 효과적인 만병통치약’이나 ‘부모가 주는 선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의학적 성장호르몬 치료는 결핍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 증후군, 프래더 윌리 증후군, 만성 신부전, 부당 경량아(자궁 내 성장 지연)로 태어나 따라잡기 성장에 실패한 경우, 그리고 특발성 저신장증 등이 주요 대상이다. 안문배 교수는 “가장 흔한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단순 키 백분위 뿐만 아니라 성장속도, 골연령, 혈액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며 “치료가 꼭 필요한 질환을 가진 환아에게는 확실한 효과가 입증되어 있지만, 질환 없이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에게 치료를 적용한다고 해서 최종 성인 키의 증가를 확정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아이 성장을 돕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최선은 무엇일까. 안 교수는 “특별한 비법을 찾기보다 기본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제언한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는 깊은 수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만들어 주고, 뼈와 근육을 자극하는 활동적인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또한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실제로 진료 현장에서는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성장속도를 정상 범위로 회복하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시중에 범람하는 ‘키 크는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과도한 기대도 경계해야 한다. 특정 성분이 키 성장에 명확한 효과가 있다고 인정받으려면 오랜 기간 대규모 임상 연구와 과학적 검증을 거쳐 의학 지침에 포함되어야 한다.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입증되지 않은 보조식품이 바른 생활습관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자란다. 또래보다 조금 작거나 크다고 해서 곧바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키와 체중 수치 자체에 연연하며 과도한 불안을 느끼기보다는 아이가 규칙적이고 건강한 환경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자랄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관찰을 기울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 자라도 뼈 생김새가 거의 안 변한 공룡 있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자라도 뼈 생김새가 거의 안 변한 공룡 있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트로오돈 포르모수스’(Troodon formosus)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 북미 지역에서 살았던 사람 키 크기의 수각류 공룡이다. 알을 품고 새끼를 돌본 증거가 가장 잘 남은 공룡 중 하나이자 이름의 정당성을 놓고 170년째 다투고 있는 공룡이기도 하다.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170년 전인 1865년 이빨 화석 한 점을 근거로 도마뱀류로 분류되고 이름이 지어지면서부터다. 문제는 이빨이 트로오돈을 다른 공룡과 구별해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2011년부터 여러 연구에서 이름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몬태나 주립대 지구과학과,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생명과학과, 노스캐롤라이나 자연사박물관 공동 연구팀은 알 속 배아부터 다 자란 성체까지 다섯 세트의 화석을 통째로 분석해 이빨을 대신해 골반뼈, 뒷다리뼈 등 새로운 기준 표본의 해부학적 근거를 내놨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9월 10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몬태나 주립대 부설 로키스박물관이 소장한 다섯 세트 표본을 분석했다. 대퇴골 길이를 기준으로 33.8㎜인 알 속 배아, 126㎜인 생후 1년 미만 새끼, 한 살짜리 새끼, 여러 개체가 함께 묻힌 뼈층 ‘잭스 버스데이 사이트’, 알 무더기와 함께 발견된 320㎜의 성체다. 뼈조직학상 큰 개체들은 3~18세로 추정되며 지층 연대는 백악기 후기에 해당하는 7699만~7478만 년 전이다. 연구팀 분석 결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성장에 따른 변화가 적었다는 점이다. 허벅지 뼈인 대퇴골 윗부분에 돌출돼 있는 두 개의 큰 돌기인 대전자, 소전자와 발가락뼈의 신근 같은 주요 구조는 배아 화석에서도 발견됐고 성체가 될 때까지 사라지거나 새로 생기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비율로, 대퇴골 대 경골 길이 비율은 어린 개체 0.72에서 성체 0.89로 커졌고 뼈 표면은 다공성 질감에서 매끈한 질감으로 바뀐다. 이런 변화는 개체마다 제각각이 아니라 일정한 성장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트로오돈 성장이 환경에 크게 변하지 않는 정해진 궤도를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불변성은 다른 공룡의 신분을 가리는 잣대가 된다. 화석 연구에서는 크기가 다른 뼈가 나오면 두 종인지, 한 종의 새끼와 성체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아시아에서는 같은 지층에서 트로오돈과 다른 공룡 여러 종이 발견될 때마다 “한 종의 성장 단계일 뿐”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연구팀은 다른 공룡에서는 트로오돈과 달리 극단적인 비율의 변화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별개 종으로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국 네이멍구에서 나온 린헤베나토르와 필로베나토르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필로베나토르가 린헤베나토르의 새끼이려면 자라는 동안 대퇴골 대비 발허리뼈 길이가 급격히 줄어들어야 하는데 트로오돈에서는 그런 극단적 변화가 없었던 만큼 별개 종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 자란 뒤에도 몸집은 제각각이었다. 뼈층에서 나온 정강이뼈 하나는 성체 표본보다 20%가량 길었다. 발 부위 병변도 두드러져 발허리뼈 3점, 발가락뼈 5점에서 병리 소견이 확인됐다. 성체급 표본만 놓고 보면 부위별 20~30%에 이른다. 트로오돈처럼 낫 발톱을 가진 드로마이오사우루스류에서도 드문 현상이어서 발을 쓰는 방식이 달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생물의 학명은 실물 표본 하나에 묶여 있어야 하기 때문에 트로오돈의 이름을 짓게 된 것은 1856년의 이빨인데 이것만으로 트로오돈과 공룡이라는 사실까지만 알 수 있다”며 “이번 연구로 새로운 부분을 발견한 만큼 학명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창원 모텔 흉기 사건 유족, 경찰관 등 10명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

    창원 모텔 흉기 사건 유족, 경찰관 등 10명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

    지난해 12월 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중학생 흉기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유족 측이 사건 담당 경찰관·보호관찰관 등 10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태진은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과 보호관찰 담당자 등 10명에 대한 고소장을 지난 10일 창원지검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유족 측은 고소장에서 사건 당시 경찰의 초동 대응과 가해자에 대한 경찰·보호관찰기관의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수사해달라고 요구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5시 7분쯤 피해 학생의 112 신고가 접수되면서 최고 단계 긴급출동인 코드제로가 발령됐다. 이후 두 번째 신고를 통해 모텔 이름과 객실 번호 등이 경찰에 전달됐고,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했다. 유족 측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마스터키를 확보하고도 약 5분간 객실 문을 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객실에 진입한 뒤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지혈 등 응급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사상자 수를 잘못 판단해 구급차 배차에도 차질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건으로 중학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가해자인 20대 남성 A씨도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유족 측은 경찰의 현장 진입과 응급조치, 환자 이송 과정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유족 측은 A씨에 대한 사건 전 관리·감독 과정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과거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출소한 보호관찰 대상자였다. 성범죄자알림e에 등록된 주소지에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사건 이후 확인됐다. 특히 A씨는 범행 수 시간 전 흉기를 들고 또 다른 20대 여성의 주거지를 찾아갔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임의동행돼 조사받은 뒤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현행범이나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A씨가 보호관찰 대상자라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해당 조사 사실을 보호관찰소에 통보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범죄 혐의로 보호관찰 대상자를 조사할 경우 보호관찰소에 즉시 통보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족 측은 “이 사건은 경찰관의 직무 수행 자체가 문제 된 사안”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맡기는 방식으로는 실체 규명을 기대하기 어렵다. 검찰이 직접 수사해 관련자 전원의 책임을 가려 달라고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 김호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생태놀이 한마당’ 참석… “놀이 통한 생물다양성 교육 활성화 지원할 것”

    김호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생태놀이 한마당’ 참석… “놀이 통한 생물다양성 교육 활성화 지원할 것”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김호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대문2)은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 별자리광장에서 열린 ‘2026 버디프렌즈와 함께하는 생태놀이 한마당-놀면서 배우는 생물다양성 이야기’에 참석해 아이들과 함께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둘러보고, 미래세대를 위한 생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숲유치원협회와 ㈜아시아홀딩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서울시의회 김호진 위원장과 양송이 부위원장을 비롯해 영유아, 학부모, 교사 등 약 8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 진행됐다. 최근 대두되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행사는, 자라나는 유아들이 자연 친화적 활동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환경 보호의 가치를 몸소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보고–느끼고–실천하는 환경교육’을 주제로 ▲생물다양성·멸종위기종 환경교육 ▲버디프렌즈 생태체험 ▲환경동화책 읽기 ▲생태 몸놀이·조형놀이·오감놀이 ▲환경 미션 ▲자연물 만들기 등 놀이와 경험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특히 칡줄기, 도토리, 열매, 나뭇가지, 나뭇잎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물을 활용해 아이들이 오감을 통해 생태환경을 이해하고, 자연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김 위원장은 “유아기 환경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기보다 아이들이 직접 보고 느끼며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는 미래세대의 삶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어릴 때부터 자연을 존중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서울시의회에서도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생태·환경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영유아에 그치지 않고 교사와 학부모까지 동참해 생태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교육 현장과 가정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앞으로 주최 측은 서울시의회 및 관계 기관과 긴밀히 손잡고, 아이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생태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갈 수 있는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넓혀갈 방침이다.
  • [정정엽의 마음 처방] 안녕… ‘피터팬 아빠’

    [정정엽의 마음 처방] 안녕… ‘피터팬 아빠’

    진료를 하다 보면 세상의 온갖 아픔을 다 만난다. 그중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주할 때마다 한없이 무기력해지는 아픔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아픈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이다. 나 역시 그 자리에 서 본 적이 있다. 아들이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패혈증으로 입원을 한 것이다. 그 뒤로 한 달에 한 번, 2주씩 입원하는 일이 1년간 반복됐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시간이었다. 실제로 세상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아픔들도 있다. 자폐증이 그렇다. 진료실에서 만난 부모님들은 자주 같은 말을 했다. 내가 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고. 그 문장 앞에서 나는 늘 할 말을 잃었다.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다. 그가 수용소에서 관찰한 것은 뜻밖이었다. 끝까지 버틴 사람은 가장 건강한 사람도, 가장 낙천적인 사람도 아니었다. 자신의 고통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절망이란 의미를 잃은 고통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행복으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 의미로 사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막막한 질문이 남는다. 중증 자폐 아이를 둔 부모는 대체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삶에는 의미가 아니라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만 남은 것처럼 보였다. 그 질문에 오래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의 이야기를 알게 됐다. 그는 중증 자폐 아들을 27년간 돌봤다. 지난해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치료보다 아들이 혼자 남았을 때 살아갈 곳을 찾는 데 썼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죽는 날까지 다른 중증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공동체와 재단 설립을 추진했다. 무엇보다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그가 아들과 함께한 27년을 설명한 방식이었다. 다른 부모들은 아이 키우는 기쁨을 5년밖에 누리지 못하지만 자신은 27년을 누렸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현실이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 아들의 장애가 가벼워진 것도 아니고 27년의 돌봄이 덜 힘들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 시간을 ‘끝없는 아픔’이라고만 부르지 않았다. ‘27년 동안 계속된 기쁨’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붙였다. 전 작가는 지난 5일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내게 남긴 가르침은 고통을 참으라는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깊은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사랑하는 대상을 통해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 사람이 발견한 의미는 때론 자기 삶의 경계를 넘어 다른 사람의 삶을 지키는 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아마 앞으로도 진료실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을 만날 것이다. 그때 쉽게 ‘힘내세요’라고, 쉽게 ‘의미를 찾으세요’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그 곁에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다. 그 사람이 지금까지 무엇을 지켜왔는지, 무엇 때문에 오늘까지 살아왔는지 함께 바라보고 싶다. 그리고 가끔은 전 작가를 떠올릴 것이다. 스물일곱 해 동안 자라지 않는 피터팬을 품에 안고, 아픔 가득한 자리에 기쁨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붙였던 사람. 내 마음속 오래 남을 선생님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정정엽 광화문숲 수면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불협화음의 화성학(김대현 지음, b) 내가 생각하는 문학은 매끄러운 일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질감을 가진 소리들이 충돌하며 만들어 내는 불협화음이기 때문이다. 불협화음은 완결된 형식의 협화음이 기존의 경로에서 이탈할 때 생성되는 파열음을 의미한다. 이 파열음은 때로는 시끄럽고 때로는 누군가를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그 불일치가 우리를 다른 생각으로 이끌어 간다. 2012년 ‘실천문학’ 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문학평론가 김대현의 첫 비평집이다. 진은영, 송경동 등의 시를 통과하며 김대현은 온갖 ‘다른 것’이 충돌하는 민주주의 사회에 문학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묻는다. 우리는 분명 서로 다르게 존재하기에, 우리의 말은 모두 불협화음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화성을 이룬다. 부조화 속 조화의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평론가의 일이다. 447쪽, 2만원. 작가님, 이 소설은 반드시 완성되어야 합니다(페터 주어캄프 지음, 홍성광 옮김, 눌민) 제가 보기에는 새로운 예술의 과제는 상상력을 이 경직 상태에서 해방시키고, 원초적 근원과 움직임, 생동감을 다시 불어넣는 데에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원초적 상상력의 움직임이 경직된 상상력의 갑옷을 부수고 파괴하게 되는 것입니다. 독일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출판사 ‘주어캄프’를 알고 있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출판사인 주어캄프의 발행인 페터 주어캄프와 당대 작가들이 나눈 편지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헤르만 헤세, 베르톨트 브레히트, 토마스 만 등 거장들의 작품을 밝은 눈으로 알아본 통찰력 있는 편집자의 주옥같은 문장들이 돋보인다. 256쪽, 2만원. 대치키즈: 오답 없는 아이들(이현지 글, 디니 그림, 이지북) 이상하고 신기한 나라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요상하고 기이한 나라에 잘못 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좋은 학원에 입학해야 한다. 높은 성적이 곧 행복의 기준이 되는 공간, 대치동. 이곳에 전학을 온 첫날 도경이 마주한 교실의 풍경은 낯설다. 짝꿍 장재서는 수업 내내 교과서 대신 학원에서 내 준 수학 숙제를 한다. 서아인은 갑자기 손을 들더니 수업이 너무 재미없다고 외치기도 한다. 무엇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실제 대치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작가는 경쟁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모든 어린이에게 애정 어린 질문을 던진다. 알 수 없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은 어디까지 희생돼야 하는 것인지. 160쪽, 1만 5000원.
  • “다를 거라고 착각하지 마”… 작은 악의가 피어올랐다

    “다를 거라고 착각하지 마”… 작은 악의가 피어올랐다

    미처 다 자라지 못한 미묘한 마음‘악하다’고 하기조차 머쓱한 감정사소한 내 상처가 먼저인 이기심툭툭 던지는 문장들에 담긴 매력소설 속 주인공들과 닮은 내 자아 소시민의 구차한 일상에서 아주 작은 악의(惡意)가 피어오른다. 너무 사소해서 ‘악하다’고 부르기조차 머쓱한 그 감정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소설을 다 읽은 독자는 나에게도 미처 다 자라지 못한 마음이 있었음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소설가 성혜령(37)의 신작 단편집 ‘대부호’에는 바로 지금, 우리 주변에서 흘러가고 있을 법한 평범하고도 슬픈 삶의 이면을 펼치는 소설 여덟 편이 실렸다.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문장이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이야기가 품고 있는 통찰을 억지로 쥐어짜지 않는다. 잘 정돈된 소설의 구조 안에서 독자가 스스로 그것을 느끼게끔 한다. “대부호는 대부분의 카드 게임과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카드를 먼저 없애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승리한 사람은 대부호가 되고 꼴찌는 대빈민이 된다. 다음 게임 시작 전에 대빈민은 대부호에게 가장 강한 카드 두 장을 바쳐야 하고, 반대로 대부호는 대빈민에게 약한 카드 두 장을 버릴 수 있다.”(‘대부호’ 중에서) 가족 넷이 꾸려 가던 삶에서 이제는 둘만 남았다. 오빠는 대학 입학 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냉동창고에 갇혀 죽었고, 화물차를 운전하던 아빠는 야간 운전 중 휴게소에서 쪽잠을 자다 돌연사했다. 표제작 ‘대부호’는 엄마의 번호로 걸려 온 낯선 이의 전화로부터 시작된다. 병원 응급실이라는 전화 속 목소리를 듣자마자 주인공 이자숙은 지레 최악으로 앞질러 간다. 엄마도 죽었구나, 이제는 혼자 남았구나. 그러나 다행히 가벼운 사고였다. 엄마는 어디서 넘어졌을까. 태극기와 성조기를 가방에 챙겨 꼬박꼬박 집회에 나가는 엄마. 집에서는 자유로운 대한민국이 공산화될 위기에 처했다고 성토하는 유튜버의 방송을 들으며 열을 올리는 엄마. 세상엔 둘만 남았지만, 두 사람이 각자 서 있는 세계는 너무나도 멀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가장 강한 것을 ‘바치고’, 부유한 사람은 자신의 가장 약한 것을 ‘베푸는’ 세상의 규칙을 바꿀 수 있는 건 바로 ‘혁명’이다. 그러나 자본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단 한 번이라도 혁명이 성공했던 적 있었나. 빈자가 부자를 압도하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 와해와 갈등은 오직 빈자들의 몫이다. 자숙과 엄마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의 대부호 게임이 시작된다. “나방파리가 벽에 앉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손끝으로 재빨리 짓이기고 흐르는 물에 손을 씻었다. 몇 마리나 죽였을까. 그중에는 알을 품고 있거나 갓 태어난 새끼들도 있었을까. 언니는 신을 생각했다. 무심한 손짓 한 번에 시온이가 죽은 걸까?”(‘나방파리’ 중에서) 소설 ‘나방파리’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줄타기하며 고통과 복수의 문제를 치밀한 구조 안에 담은 수작이다. 아들이 죽었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슬픔에 엄마는 이유를 찾는다. 혹시 나방파리를 죽인 것 때문일까. 화장실에서 으레 마주치는 나방파리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그것이 잠시 비행을 쉬고 있을 때 꾹 눌러 죽여보지 않은 사람 누가 있을까. 죄책감은커녕 무언가를 죽였다는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혹시 이것으로 신이 노한 것은 아닌지. 그리하여 이 사건이 내 아들의 죽음으로 이어진 것은 아닐지. 그러나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그보다 훨씬 오래전 누군가에게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2021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한 성혜령은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우수상, 이효석문학상 우수상 등을 받았다. 일상에서 소설적 사건을 잡아채는 감각이 탁월하다. 좀처럼 언어로 말할 수 없는 인간의 미묘한 마음을 정교한 구조로 재현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저마다 특수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 독자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악의의 핵심을 꿰뚫는, 소설 속 인상적인 한 문장이 있다. “눈앞에서 누가 총을 맞고 쓰러져도, 종이에 베인 내 손가락 상처가 더 아픈 게 인간이야. 언니는 다를 거라고 착각하지 마.”(‘베인’ 중에서)
  • 팜파스그라스와 함께 온 가을

    팜파스그라스와 함께 온 가을

    10일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 팜파스그라스가 꽃을 활짝 피워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남미 초원 지역이 원산지인 팜파스그라스는 토종 억새보다 큰 관상용 풀로, 높이 1.8~3m까지 자라며 풍성한 꽃차례가 이국적인 가을 풍경을 연출한다. 부산 연합뉴스
  • “하이닉스 300층? 그건 충동구매…차라리 ‘이걸 사라’” 전문가의 일침

    “하이닉스 300층? 그건 충동구매…차라리 ‘이걸 사라’” 전문가의 일침

    부동산 전문가인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이 “집이 필수가 아닌 시대”라며 주식 투자로 충분한 수익을 내 왔다면 무리한 부동산 투자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삼전닉스’ 고점에 물려 있는 투자자라면 차라리 내집마련이 낫다고 조언했다. 박 전문위원은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집값이 오르지 않을 수 있는데, 그렇다면 왜 사야 하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집마련 대신 주식 투자를 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증시 호황이었던) 올해가 아닌 최근 3년 동안 주식 투자로 매년 10% 이상 수익을 낸 경우”를 꼽았다. 다만 “올해 SK하이닉스를 300만원에 샀다면, 그건 충동구매”라며 “이런 분들은 주식 투자를 그만하고 차라리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SK하이닉스의 10일 종가는 185만 3000원이다. 코스피 불장에 휩쓸려 ‘삼전닉스’의 역사적인 고점에 진입해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로 손실을 더 키우기보다 안정적인 내집마련을 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박 전문위원은 또한 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의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고점에 진입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그는 “증시 격언으로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말도 있지만, ‘싸게 사는 게 장땡’이라는 말도 있다”면서 “가장 무서운 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으로 판단해, 아직까지 전고점(2021년 4분기)의 가격을 회복하지 못한 지역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가령 직장이 수원에 있지만 ‘반도체 벨트’ 지역의 집값이 너무 올라 부담스럽다면, 자동차로 1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평택이나 오산, 광주, 이천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기 남부 및 서울과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경기 북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문위원은 “수도권은 대중교통망과 GTX 등으로 연결된 압축 고밀도시여서 시세 전이가 잘 일어난다”면서 “덜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상급지와의 ‘갭 메우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고려아연 최윤범측 임시주총 ‘압승’…최대 승부처 감사위원 선임서 98% 몰표

    고려아연 최윤범측 임시주총 ‘압승’…최대 승부처 감사위원 선임서 98% 몰표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임시주주총회의 최대 승부처였던 분리 선임 감사위원 선출 표 대결에서 압승을 거뒀다. 외국인과 개인 등 일반 주주들이 현 경영진이 추천한 후보에게 압도적인 몰표를 던지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과 미래 성장 전략을 이끌어온 현 경영진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81.8%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반면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의 찬성률은 27.9%에 그치며 큰 격차로 패배했다. 이번 표 대결의 승패는 일반 주주들의 확고한 표심에서 갈렸다. 투표에 참여한 외국인 및 외국 기관 투자자의 백 후보 지지율은 무려 98.3%에 달했다. 국내 개인 주주 역시 79.1%가 백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양측 후보에게 의결권을 절반씩 행사한 국민연금을 제외한 국내 기관의 지지율도 86.9%를 기록했다. 반면 박 후보를 지지한 국내 개인과 기관(국민연금 제외)은 각각 20.9%, 13.1%에 머물렀다. 분리 선출 감사위원 선임 건은 이번 임시주총의 핵심 안건으로 꼽혀왔다. 일반 독립이사의 경우 양측이 각각 2명씩 후보를 추천해 4명 모두 무난히 선임되는 구도였으나 분리 선출 감사위원은 양측의 후보가 단 한 자리를 놓고 맞붙는 진검승부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 안건은 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이른바 ‘3% 룰’이 적용되어 일반 주주의 선택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였다. 전문 기관들의 평가 또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완벽한 ‘판정승’이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국내 서스틴베스트를 포함한 주요 9개 자문사 중 8곳이 백 후보 선임에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이들은 백 후보가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딜로이트그룹에서 28년간 재직하며 회계감사 및 재무 자문 경험을 쌓은 탁월한 전문성을 높이 샀다. 업계에서는 현 경영진이 그간의 경영 성과를 통해 쌓아 올린 신뢰가 이번 압승의 근본적인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고려아연은 2년째 이어지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본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등 친화적인 행보를 지속해 온 점이 주주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중장기 성장 전략 역시 든든한 지지 기반이 됐다.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과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을 아우르는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등 미래 비전이 주주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 경영진의 제련 기술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 내에서 회사의 역할을 확대하려면 경영의 연속성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들도 이러한 맥락에서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ISS는 고려아연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속에서도 105분기 연속 흑자라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서스틴베스트는 프로젝트 크루서블 등 중장기 전략의 성공적인 추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백 후보 선임이 합당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등을 문제 삼으며 지속적인 공세를 펴고 있지만, 결국 기업은 실적으로 증명하고 비전으로 주주를 설득하는 것”이라며 “현 경영진이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진정성이 인정받으면서 이번 주총에서 압도적인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세계 자살예방의 날, “성소수자 자살예방 대책 마련해야”

    세계 자살예방의 날, “성소수자 자살예방 대책 마련해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10일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이 정부에 성소수자를 자살 예방 정책의 대상에 명시적으로 포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소수자가 겪는 정신건강 위기와 자살 위험이 큰데도 국가 통계와 예방체계에서 제대로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등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명을 살리기 위한 자살예방 정책은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닿아야 한다”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보호와 지원에서 밀려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국가의 자살예방대책에서 성소수자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림 무지개행동 공동대표는 “성소수자의 자살 위험성은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왔지만 현행 통계와 실태조사로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따른 자살 위험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에도 성소수자는 고위험·취약집단으로 명시돼 있지도 않다”고 했다. 성소수자의 정신 건강 위기는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성인 성소수자 2495명과 만 16~18세인 청소년 성소수자 4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응답자의 39.1%는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5.1%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인 성소수자의 우울 증상 의심 비율은 45.8%로 일반 인구의 11.3%보다 약 4배 높은 수치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우울 증상 의심 비율은 69%에 달했다. 서호찬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사무국장은 “올해 7월까지 진행한 상담 중 자해·자살 위기로 분류한 사례는 90건이었다”며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위기의 순간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거와 복지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성소수자의 자살 위험을 개인의 취약성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차별과 혐오,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부담과 사회적 고립이 복합적으로 위기를 키운다는 것이다. 이 공동대표는 “성소수자도 일반 자살예방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국가의 책임을 다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차별과 혐오에 개입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이날 정신 건강 위기군 맞춤형 지원에 성소수자를 포함 및 관련 예산을 배정하고, 자살예방기본계획에 성소수자를 명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 갤럭시아머니트리, 굿닥터네트웍스 ‘선행 나들이’에 1000만원 후원

    갤럭시아머니트리, 굿닥터네트웍스 ‘선행 나들이’에 1000만원 후원

    갤럭시아머니트리(주) 신동훈 대표이사(중앙)가 굿닥터네트웍스가 18일 개최하는 보육원 어린이 서울랜드 초청 행사에 후원금 1천만 원을 전달했다. 결제 솔루션 전문기업 갤럭시아머니트리(주)(대표이사 신동훈)가 굿닥터네트웍스(대표 오두환·송기진)가 오는 18일 개최하는 ‘2026년 제5회 선행 나들이’ 행사에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선행 나들이는 굿닥터네트웍스가 2022년부터 매년 열어온 대표 나눔 행사로, 취약계층 아동을 놀이공원에 초청해 봉사자와 하루를 함께 보내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는 전국 각지 보육원 아동과 봉사자, 후원자, 관계자 등을 포함해 총 1000여 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굿닥터네트웍스는 갤럭시아머니트리를 비롯한 다양한 단체, 기업, 개인들의 따뜻한 후원에 힘입어 아동과 봉사자들에게 서울랜드 자유이용권 및 점심 식사를 지원하고 있다. 참가 보육원 구호 물품, 왕복 전세버스 대절료, 현장 부대비용 등 행사 전반에 소요되는 제반 경비는 후원금과 자체 예산을 투입해 충당할 방침이다. 신동훈 갤럭시아머니트리 대표이사는 소외계층 아동들이 품은 꿈과 희망을 북돋우는 의미 깊은 행사에 동참하게 되어 뜻깊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미래 주역인 아동들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휴대폰 결제와 신용카드 기반 결제를 중심으로 모바일 상품권, 편의점 결제를 연계한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계열사 갤럭시아에프엔을 설립해 사업 영역을 다각화했으며, 전자민원캐시를 통해 공공서비스·민원 처리 분야까지 결제 편의성을 확장하고 있다. 굿닥터네트웍스는 전국 보육원 20여 곳의 아동 1000여 명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단체로, 정기 후원 외에도 물품 지원과 의료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동의 성장과 자립을 돕고 있다. 한편, 단체는 후원의 투명성을 위해 보육원 전용 계좌를 운영해 후원자가 직접 도움을 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자궁선근증 ‘접합구역 단절’, 난임 시술 성공률 좌우한다

    자궁선근증 ‘접합구역 단절’, 난임 시술 성공률 좌우한다

    자궁선근증을 앓고 있는 난임 환자라면 주목해야 할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원장 윤태기) 한수진 교수팀은 자궁선근증 환자가 초음파 검사 상 자궁내막과 근육층의 경계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되며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수진 교수팀은 자궁선근증이 임신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국제 표준 초음파 평가 기준인 MUSA(Morphological Uterus Sonographic Assessment)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자궁선근증의 다양한 초음파 소견 중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가 실제 임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자궁선근증의 여러 소견 중에서도 자궁내막과 근육층 사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끊겨 보이는 ‘접합구역 단절(interrupted junctional zone)’ 소견이 임신 결과에 가장 유의미한 타격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초음파 검사에서 이러한 접합구역 단절 소견이 관찰된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시험관아기 시술 후 임신 성공률이 눈에 띄게 저조했다. 반면, 임신에 성공하더라도 유산율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임신 초기 단계에서 배아가 자궁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탈락하는 ‘착상유지실패’ 위험이 크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자궁선근증 병변이 자궁내막과 근육의 접합 부위에 집중적으로 침투해 구조적 손상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수정란이 착상하기에 적합한 자궁 내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자궁선근증이 있다 또는 없다’라는 일차원적인 진단을 넘어, 시술 전 초음파를 통해 자궁의 미세한 구조적 상태까지 세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향후 임신 가능성을 예측하는 핵심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 한수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이번 연구는 난임 환우분들이 시험관아기 시술에 앞서 초음파로 자궁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받는 것이 임신 성공률을 가늠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며 “앞으로 환자 개개인의 자궁 미세 상태에 맞춘 정밀한 사전 상담과 그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임상적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자궁선근증을 동반한 난임 환자들에게 보다 정교한 치료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난임 시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 진단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유재석 “담배 역해지기까지 10년 걸려”…금연 얼마나 어렵길래[라이프]

    유재석 “담배 역해지기까지 10년 걸려”…금연 얼마나 어렵길래[라이프]

    방송인 유재석이 수차례 금연에 실패한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금연 20년 차’ 근황을 공개했다. 9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는 알코올 중독을 극복하기 위해 9년간 노력해 온 간담췌외과 의사 이준서가 출연했다. 이날 이준서는 애주가와 알코올 의존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 “아름다운 꽃이 있다가 없어졌다고 해서 막 다시 찾으면서 괴로워하지는 않는다”면서 “술이 없을 때 괴롭고 계속 찾게 된다면 이미 의존성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은 “술 외에도 그런 것 같다. 없으면 못 견디는 건 중독”이라며 자신의 금연 경험을 꺼냈다. 유재석은 “저도 예전에 흡연했다가 끊은 지 20년이 됐다”며 “담배 끊을 때 무지하게 (이것저것) 시도해봤다. ‘하루에 5개 피우자’고 했는데 이게 잘 안 된다. 어렵다”고 고백했다. 결국 유재석은 “담배를 ‘끊자’ 하고 끊었다”며 “술과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조금씩 줄여가는 게 확률적으로 쉽지 않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금연 초기 유혹에 많이 흔들렸다고도 고백했다. 유재석은 “담배 끊은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피우는 사람들을 보면 ‘저때가 좋지’라고 생각했다”면서도 “5년, 10년이 넘으니까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이젠 오히려 냄새도 싫어졌다”고 말했다. 건강 해치는 흡연…각종 암 유발해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2위는 심장질환, 3위는 폐렴, 4위는 뇌혈관질환인데, 담배는 사망원인 1·2·3·4위의 공통되는 주요 위험인자다. 흡연에 따른 사망과 연관된 질환은 셀 수 없이 많다. 폐암뿐 아니라, 췌장암,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신장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그리고 백혈병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이 있는 흡연자라면 혈관질환은 더 빠르게 진행된다. 폐가 망가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걸리게 되면 호흡에 지장을 주고, 감기나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직접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23년 기준 총 6만 8536명으로 추산됐다. 남자가 6만 21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여자는 8320명이었다.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15조원에 달했다. 니코틴 부족으로 ‘금단 증상’…‘금연’ 개인 노력만으론 어려워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금연 후 1년이 지나면 심장질환으로 인한 급사의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금연 10년 후에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감소하며, 폐암으로 인한 위험도 흡연자의 3분의 1 미만으로 감소한다. 이처럼 건강을 챙기기 위해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시도하지만 실제 성공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흡연자 중 개인 노력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4% 미만에 불과하다. 금연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니코틴이다. 니코틴은 흡입 후 약 10초 만에 뇌에 도달해 보상 회로의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고, 이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강한 의존을 만든다. 담배를 끊으면 혈액 속에 니코틴 농도가 낮아지면서 불안, 초조, 짜증, 정신집중 장애와 같은 금단증상이 높아져서 흡연 욕구를 느끼게 된다. 또한 단순히 니코틴 농도만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술을 마실 때, 식사를 마친 뒤에, 큰일을 마무리 지었을 때, 무료할 때와 같은 특정한 상황이 되면 흡연 욕구를 강하게 느낀다. 질병청과 대한폐암학회는 금연을 위한 실행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먼저 금연 계획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에게 금연 계획을 미리 알려 응원과 지지를 받고, 금연이 잘 되고 있는지 살펴봐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흡연 욕구를 느낄 때 심호흡을 한다든지, 찬물을 천천히 마신다든지, 껌이나 사탕을 먹는다든지 등 주위를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금연 중 한 개비를 피웠다고 금연에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다시 흡연으로 돌아가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또 걷기 등 가벼운 운동과 충분한 수면 등은 스트레스를 줄여줘 금단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혼자 금연하는 것이 어렵다면 각 보건소 금연클리닉이나 금연 상담전화, 지역금연지원센터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니코틴 대체제나 바레니클린, 부프로피온 같은 금연 치료제는 전문가와 상담 후 사용하면 금연 성공률을 약 2~3배 정도 높일 수 있다.
  • [데스크 시각] 레버리지 세상의 정상인

    [데스크 시각] 레버리지 세상의 정상인

    A씨는 기업 실적을 따져 가며 주식을 샀다. 집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빚을 내야 한다고 믿었다. 욕심내지 말고 오래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착실하게, 교과서적으로. 출근길에 주식창을 열었는데 100만원이 넘는 묵직한 대장주 SK하이닉스가 눈앞에서 날아가고 있었다. 130만원대에서 170만원대로, 29.95%. 상한가였다. 놀랍다. 그런데 이건 뭐지? 59.93%. SK하이닉스 주가를 두 배로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이었다. 레버리지. 원래 뜻은 지렛대다. 금융에서는 빚이나 파생상품으로 수익과 손실을 몇 배로 키우는 것을 말한다. 본주가 30% 오르니 이를 2배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60% 오른 것이다. 전날 1주만 샀더라도 하루 만에 80만원을 손에 쥐었단 얘기다. 백주 대낮에, 정규장에서. A씨는 계좌를 열었다. 기업 실적을 공부하고 적정 주가를 따져 고른 종목들이 얌전히 앉아 있었다. 연 10%만 벌어도 훌륭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가치투자, 장기투자, 분산투자. 평소 믿었던 말들인데 유난히 고리타분하게 들린다. 지겹다. 퇴근길이다. 늘 지나치던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 유리창에 붙은 숫자가 이상하다. ‘○○래미안 84㎡ 20억’. 20억원? 작년까지만 해도 12억원 언저리였던 앞 단지다. 8억원짜리 집에 살지만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고 생각해 서두르지 않았다. 똘똘한 한 채 지역이 아니니 집값이 오를 이유가 별로 없었다. ‘저렇게 오를 수가 없는데….’ 휴대전화를 꺼내 부동산 앱을 켰다. 18억, 19억, 20억. 잘못 본 게 아니네. 정부는 빚내서 집을 사지 말라며 대출을 틀어막았다. 투기꾼을 잡겠다던 대책이 왜 나를 잡는 거지? 강남 부자들이 곡소리 나는 줄 알았는데 왜 내가? 집값 잡는 게 계곡 정비보다 쉽다더니 결국 대출만 잡았다. 그 결과는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 간 수억원의 격차로 돌아왔다. A씨는 부동산 앱에서 검색 조건을 ‘12억원 이하’로 맞췄다. 몇 달 전까지 눈여겨보던 아파트들이 지도에서 우수수 사라졌다. 앱을 껐다. 빚을 참은 대가가 더 큰 빚이라니. 은행 앱을 켰다. 얼마까지 빌릴 수 있지. 이제는 영끌해서라도 어디든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너무 늦었더라도 더 늦기 전에 올라타야 할 것 같다. 울화가 치민다. 화가 쌓여 지지율을 할퀸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한국갤럽 기준 7월 초 54%였다. 7월 둘째 주 53%, 셋째 주 52%로 내려오더니 8월에는 40%대로 떨어졌다. 이달에는 40% 아래까지 내려왔다. 두 달여 만에 15% 포인트 넘게 빠졌다. 지지율도 레버리지에 올라탄 듯 말이다. 이유도 낯설지 않다. 부정 평가 이유 1위는 부동산 정책(23%), 2위는 경제·민생(11%)이었다. 기대를 타고 높이 올랐던 지지율은 실망이 쌓이자 빠르게 미끄러졌다. 지렛대는 올라갈 때만 작동하지 않는다. A씨는 그사이 눈높이가 달라졌다. ‘적당히’가 성에 차지 않는다. 주가가 하루 1% 오르면 시시하다. 연 3~4% 수익률에는 눈길이 가지 않는다. 집값이 소득만큼 천천히 오르는 것으로도 부족하다. 연 10%면 만족한다던 사람이 이제 ‘2X’를 들여다본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빚지겠다던 사람이 대출 한도를 바짝 당길 생각을 한다. 어제까지 무모하다고 생각했던 선택이 오늘은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선택이 됐다. 그래도 손이 쉽게 가지는 않는다. A씨는 ‘정상’을 되새기며 주식창을 닫았다. 부동산 앱도 닫았다. 은행 앱까지 닫으려다 손가락이 잠깐 멈춘다. 주식이 또 오르면 어떡하지. 저 20억원짜리 아파트가 21억원이 되면 어떡하지. 혼탁한 ‘레버리지 세상’에 사는 정상인 A씨를 정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박소연 디지털금융부 차장
  • [정은귀의 시선] 상처를 잊지 않는 나무

    [정은귀의 시선] 상처를 잊지 않는 나무

    내 자리인 이곳, 그 흙으로 내가 빚어졌고 또 짊어져야 하는 이곳에 늙은 나무 한 그루 자라고 있다 자신을 경이롭게 치유하는 거대한 시카모어 한 그루. 울타리가 그 나무 에 묶이고, 못이 박히고 도끼질과 칼자국으로 깎여나가고 벼락까지 맞았다. 무성히 자란 어느 한 해도 나무를 해치지 않은 해는 없다. 그 몸에는 속이 빈 곳이 있다. 그건 나무의 죽음이다. 하지만 살아 있는 부분은 그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희게 넘쳐 밖으로 흘러나온다. 그 모든 상처 위로 이음새 없는 흰 나무껍질이 돋아났다. ―웬델 베리, ‘시카모어’ 중에서 늙은 나무 앞에 서 본 적이 있는지? 나무의 푸른 이파리보다 그 몸에 난 상처를 응시한 적이 있는지? 지난달 31일 별세하신 웬델 베리의 시 ‘시카모어’, 흔히 플라타너스라 부르는 나무다. 1934년 켄터키에서 태어난 베리는 젊은 날엔 도시로 가 대학에서 강의도 했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컴퓨터도 텔레비전도 없이 살았다. 환경 위기, 산업화된 농업, 대량소비 문화를 비판한 베리는 인간이 땅과의 관계를 잃어버릴 때 자기 자신을 잃는다고 했다. 여기 나무가 있다. 아름답고 온전한 나무가 아니라 상처 입어 상한 나무다. 그런데 시인은 시의 시작을 조금 달리한다. 땅에 대한 질문으로. 대개 땅은, 누구의 땅인지 소유의 언어로 말해지지만 시인의 질문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곧 짊어지는 것임을 향한다. 그 땅을 딛고 선 늙은 나무는 도끼와 칼은 물론, 벼락도 맞았다. “무성히 자란 어느 한 해도 / 나무를 해치지 않은 해는 없다”니, 잘 자랐다는 것과 다쳤다는 것이 한 문장에 함께 있다. 삶은 곧 상처라서. 오래 살아온 존재일수록 그 몸에는 시간이 남긴 상처가 많다. 돌아보면 상처 없이 지나온 시간이 있던가? 무성하게 뻗어가는 시간에 어쩌면 가장 큰 상처가 있었으리라. 그래서 나무속에는 빈 구멍이 있다. 나무의 “죽음”이다. 죽음이 살아 있는 몸 한가운데 들어와 있다.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살아 있는 부분이 희게 차올라 바깥으로 뻗는다. 상처를 덮으며 새 껍질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베리가 말하는 치유는 상처가 없던 때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나무는 못 자국도, 벼락 자국도, 잘려나간 자리도 지우지 않는다. 이어지는 구절에서 시인은 “제 역사의 옹이들”을 몸에 그대로 지닌 채 나무가 자란다고 한다. 오랜 세월 구부러지고 뒤틀리면서 나무는 오히려 “기묘한 완전함”에 이른다. 이 표현 앞에 나는 오래 머문다. 완전함은 흠이 없는 상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베리의 나무는 정반대다. 그 모든 상처와 우연을 제 삶의 형태 속으로 받아들이면서 나무는 전에 없던 형상이 된다. 이 시는 고통을 쉽게 정당화하지 않는다. 고통에는 이유가 있다거나 상처가 우리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든다는 말은, 가끔, 좀 잔인하게 들린다. 나무에 박힌 못은 여전히 못이고 칼자국은 여전히 폭력의 흔적이다. 상처받은 존재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상처 준 행위를 정당화하진 않는다. 이런 시선의 차이는 기후 위기의 시대에 더 중요하다. 우리는 자연의 ‘회복력’에 자주 기대지만, 나무가 스스로 상처를 아물릴 수 있다는 사실이 나무에 계속 못을 박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얼마 전 히말라야 일대에서 일어난 참사 앞에서도 그 생각을 한다. 그걸 다만 ‘자연재해’라 부를 수 있을까. 기후변화에 큰 책임이 없는 이들이 기후 위기의 결과를 먼저 감당하는 현실, 그 무수한 죽음 앞에서 물어본다. 땅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묻지 않고 개발과 착취를 계속하는 문명, 땅을 살아 있는 관계의 장소가 아니라 끝없이 꺼내 쓸 수 있는 자원으로 보는 문명이 계속될 수 있는지? 시 마지막에 나무는 “제자리에 서서 그곳을 먹고, 또 먹히며” 살아간다. 이 구절이 참 좋다. 이 세계에 살아 있다는 건 먹고 먹히는 두 동사를 함께 받아들이는 일. 받으면서 내어주는 일. 상처 난 자리에 다시 껍질을 만들고 새 잎을 내는 나무를 보며 되물어 본다. 훼절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지금 이 땅을 어떤 곳으로 만들고 있는지.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