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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바닥부터 도전하는 KLPGA 20승의 전설 “난 바쁘게 살아야 성장”[권훈의 골프 확대경]

    日바닥부터 도전하는 KLPGA 20승의 전설 “난 바쁘게 살아야 성장”[권훈의 골프 확대경]

    KLPGA 투어 최다 상금 70억원일본 프로 테스트 넉 달간 강행군 “국내에선 매너리즘 빠질까 우려한국 주 무대, 일본 年 6~7회 출전후회 대신 도전… 사우디·美도 기대20승 하고 은퇴? 아직 경쟁력 있어” 박민지(28)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현역으로서는 레전드급 업적을 쌓았다. 투어 최다승 타이 기록인 20승을 올렸다. KLPGA 투어 통산 최다 상금 69억 8762만원 역시 박민지의 몫이다. 7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둔 박민지 말고는 어떤 선수도 60억원의 벽을 넘기지 못했다. 우승 시계도 꾸준하다. 신인이던 2017년부터 매년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지난해 잠시 우승을 보태지 못했지만 올해 어김없이 우승 소식을 전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이런 박민지가 최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프로 테스트에 응하면서 KLPGA 안팎에 충격을 줬다. 일본 프로 테스트는 JLPGA투어에서 프로 선수로 첫발을 디디려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의 무대다. 박민지는 프로 테스트 1차는 면제받았지만 약 넉 달 동안 2차부터 시작해 최종전과 JL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까지 16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박민지가 무엇이 아쉬워서 바닥부터 JLPGA투어에 도전하는지 등을 최근 프로 테스트 2차전을 1위로 통과한 그를 만나 물었다. 박민지는 “한국에서만 계속 선수로 활동하면 내 실력이 점점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서 이미 잘하고 있잖아’라는 생각에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일본 무대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일본 프로 테스트 현장은 그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절박함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추어 선수들과 같이 경기했는데 정말 간절함이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대회가 많아 이번 대회에서 부진하면 ‘다음 대회에서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박민지는 “일본 프로 테스트에서 함께 경기한 그 친구들은 실패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10년 전에는 저렇게 올라왔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민지는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본에서 뛸 자격을 받아도 주무대는 한국이고 일본 대회는 1년에 6~7번 정도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4월에 시작해 11월 초에 끝나는 KLPGA투어가 쉬는 기간을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다. 박민지는 “일본은 3월부터 시즌을 시작한다. 한국 대회가 시작하기 전에 두세 개 대회는 출전할 수 있어서 KLPGA투어 시즌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즌 중간중간에도 잠깐씩 건너가서 일본 대회에 출전할 수도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바빠진다”는 박민지는 “편하고 싶고 도전하지 않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바쁘게 살아야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20번이나 우승한 선수가 여전히 성장을 갈망하는 이유도 물었다. 박민지는 “지금도 내 골프를 보면 웃길 때가 있다. 보완해야 할 게 너무 많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보인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자기만족이 독이 될 것 같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프로 테스트 출전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던 그는 “막상 해보니 뭔가를 시작하기까지가 어렵지, 일단 질러놓으니 괜찮더라”고 덤덤하게 밝혔다. 일본 도전을 시작하기엔 다소 늦었다는 우려에 대해 박민지는 단호했다. “솔직히 ‘5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지금도 늦지 않았다. 70세에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지 않나. 결국 지금이 가장 빠른 때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박민지는 또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참 나중에 선수 생활을 돌아봤을 때 ‘그때 한번 해볼걸’, ‘거기도 한번 나가볼걸’이라고 후회하고 싶지 않다”며 “예전에는 굳이 해외 대회를 나가야 하나 싶었다.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 대회도 가보고 싶고 일본도, 미국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생각이 바뀐 이유로 그는 ‘자신의 재발견’을 꼽았다. “나도 몰랐는데 골프와 관련된 내 모든 루틴을 정말 좋아하더라”는 박민지는 “아침 8시에 운동하고, 또 다른 훈련을 하고, 공을 치면서 보내는 바쁜 시간이 좋다. 조금이라도 안 바쁘면 오히려 ‘왜 안 바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과거 ‘20승을 하고 은퇴하겠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서는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고, 20승을 이렇게 빨리할 줄도 몰랐다”고 웃으며 “아직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기록도 하나 더 만들고 싶고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 美 FOMC만 보는 박스권 코스피

    美 FOMC만 보는 박스권 코스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16일 국내 증시는 관망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하루 만에 17.91% 급등한 뒤 6200~7000선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추가 인상 등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 메시지가 증시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0.71 포인트(1.37%) 오른 6717.9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대체로 0%대 상승하다가 장 마감을 앞두고 상승 폭을 키워 고점에 마감했다. 전날 너무 많이 빠졌다는 판단에 삼성전자(2.01%), SK하이닉스(4.08%)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하지만 최근 증시 상승 탄력은 눈에 띄게 둔화했다. 코스피는 8월 한 달간 3.4% 오르는 데 그쳤고, 9월 들어 이날까지 1.50% 하락했다. 지난 5월 28.45% 급등하고 7월에는 22.19% 떨어지는 등 큰 폭으로 출렁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도 7월 36조 8754억원에서 8월 25조 8460억원이 됐고, 9월에는 20조 9676억원까지 줄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15조 8546억원에 그쳤다. 이런 횡보세는 오는 17일 새벽 공개되는 미국 FOMC 기준금리 결정 결과를 기다리며 시장에 금리 인상 경계감이 짙어진 탓이다. 당초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최근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만의 인상이 된다. 중요한 건 인상 여부보다 앞으로의 금리 경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 시장은 9월 한 차례 인상만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FOMC는 시장이 예상한 긴축 경로를 연준이 얼마나 인정하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유가 충격이 이어지면서 환율은 5거래일째 상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0.68%) 오른 1368.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미국 가상자산 시장 규제 체계를 담은 ‘클래리티법’이 미국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오후 3시 기준 전날보다 2.19% 내린 7만 5922.89달러에 거래됐다.
  • 평생 살과 싸운 의사의 처방… “덜 먹고 운동하면 빠진다고? 이 편견부터 빼야 병 고친다”[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평생 살과 싸운 의사의 처방… “덜 먹고 운동하면 빠진다고? 이 편견부터 빼야 병 고친다”[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한때 118㎏, 78㎏됐지만 과체중부정맥까지 오니 죽겠다 싶더라위를 잘라내도 되돌아오는 체중약 맞고 쉽게 빠지니 배신감 들어격앙된 심정으로 쓴 책이 ‘비만록’비만은 만성질환, 의지 밖의 문제부작용보다 약효 없을까 걱정해야당뇨·고혈압처럼 건보 적용 필요합병증 위험 덜어 장기적 재정 도움살을 빼려면 덜 먹고 더 움직이면 된다고 흔히 말한다. 비만을 의지 부족이나 자기관리 실패의 결과로 보는 시선도 여전하다. 이런 통념에 반기를 든 의사가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다. 한때 118㎏의 고도비만 환자였던 그는 직접 겪은 다이어트와 치료 경험에 의학적 근거를 더해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말한다. ‘비만록’ 출간 뒤 방송과 유튜브에서 비만인의 대변자로 떠오른 그를 만나 비만치료제와 다이어트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들어봤다. -‘비만록’ 출간 이후 유튜브와 방송에 자주 출연하고 있습니다. 직접 나서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제가 너무 힘들어 봤잖아요. 아직 그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빠져나올 방법이 있다고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다이어트로 대중들을 현혹해 돈 버는 사람들에게 경고도 하고 싶고요. 저도 가끔 ‘제약회사에서 돈 한 푼 받은 것도 없는데 내가 왜 부탁도 안 받은 회사 매출을 이렇게 열심히 올려주고 있나’ 싶습니다(웃음). 그래도 정말 복음을 전파하는 심정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비만 전문의도 아닌데 책은 어떻게 쓰게 됐습니까. “비만 환자를 진료해 온 전문가는 아니지만 평생 비만 환자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비만치료제를 써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렇게 노력해도 안 빠지던 살이 너무 쉽게 빠지는 겁니다. ‘나는 평생 무슨 짓을 한 거지?’ 하는 배신감까지 들었어요. 그러고 나니 다이어트 광고가 꼴 보기 싫어졌습니다. 이건 알려야겠다 싶어 격앙된 심정으로 원고를 써 출판사에 보냈고, 그게 ‘비만록’이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비만이었습니까. “소아비만이었습니다. 체육 시간이 정말 싫었어요. 움직이는 게 힘들어 벤치에 앉아 있고 싶었죠. 최고 체중은 118㎏까지 갔습니다. 가족 가운데 고도비만은 저뿐이었지만 어머니가 살이 찔 소지가 있는 먹성을 갖고 계셨어요. 저는 그걸 ‘돼지끼’라고 부릅니다(웃음). 어머니는 아이스크림을 한 번에 4~5개, 저도 한때 6~7개는 기본이었습니다.”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갔을 때 몸 상태는 어땠습니까. “수면무호흡증이 심해 자다가 숨이 막혀 깨서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인 건 부정맥이었어요. 수면무호흡증은 양압기라도 쓸 수 있지만 부정맥이 생기니 ‘이러다 제명에 못 살겠구나’ 싶었습니다.” -살을 빼기 위해 정말 많은 방법을 해봤다고요. “셀 수도 없습니다. 덴마크 다이어트도, 케토 다이어트도 했고 결국 2020년에는 위소매절제술까지 받았습니다. 당시 116㎏에서 90㎏까지 내려갔어요. 그런데 4년쯤 지나니 다시 102㎏이 됐습니다. 위까지 잘라냈는데 몸이 돌아가는 겁니다. 정말 좌절했죠. 덴마크 다이어트도 2주에 16㎏ 가까이 빠졌지만 요요가 제일 빨랐어요.” -그렇게 다시 찌는 이유가 ‘체중 세트포인트’ 때문입니까. “쉽게 말하면 몸이 자기 체중을 기억하고 그쪽으로 돌아가려는 힘입니다. 고도비만 환자는 살을 못 빼는 게 아니라 빼고 유지하는 난이도가 다른 거예요. ‘원래 찌는 체질이니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의지만으로 상대하기 어려운 생물학적 힘이 있으니 치료하자는 겁니다.” -‘덜 먹고 운동하면 된다’는 말에는 왜 그렇게 비판적입니까. “일반인이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식습관을 관리하는 건 좋죠. 그런데 일반인에게 좋은 생활습관을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법처럼 말하면 안 됩니다. 그런 논쟁을 보면 이제 속으로 그래요. ‘알았어. 너희들끼리 싸워라. 잘들 있어. 나는 내 갈 길 간다(웃음).’ 운동은 근력과 체력을 키우고 기분도 좋게 합니다. 저도 살을 빼고 나니 운동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다만 큰 폭의 체중 감량을 운동만으로 설명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위고비는 언제 시작했습니까. “2024년 10월입니다. 미국에 나왔을 때부터 한국 출시를 손꼽아 기다렸고 관련 논문도 계속 찾아봤어요. 당시 102㎏에서 제힘으로 97㎏까지는 빼놓은 상태였는데 위고비를 시작하고 10개월 동안 16㎏ 정도 더 빠졌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은 마운자로를 쓰고 있고 78㎏ 정도입니다. 제 키에서 체질량지수(BMI) 23을 기준으로 하면 정상체중이 약 74㎏이니 아직 과체중이죠. 지금 체중은 마운자로가 끌어내리는 힘과 제 몸이 다시 비만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균형을 이룬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을 처음 맞고 가장 놀란 점은 무엇입니까. “배고픔이 사라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늘 먹을 것을 생각했는데 음식 생각 자체가 줄었어요. ‘마른 사람들은 원래 이런 세상에서 살았던 건가’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한 끼에 1.5인분 정도 먹었는데 지금은 김밥 한 줄도 다 못 먹을 때가 있어요. 저는 샐러드 정말 싫어합니다(웃음). 좋아하는 걸 먹으면서도 양 자체가 줄어드니 먹는 문제에서 해방된 느낌입니다. 샤워하다 쇄골이 보이면 아직도 신기하고요.” -비만치료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봅니까. “저는 부작용보다 약효가 없을까 봐 걱정했습니다. ‘혹시 내가 약이 안 듣는 소수에 들어가면 어떡하지’ 그게 더 무서웠어요. 구역이나 구토, 소화불량 같은 부작용은 있을 수 있고 저도 급격히 살이 빠지면서 이석증을 겪었습니다. 다만 약을 맞은 5000명 가운데 몇 명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안 맞은 사람에게는 얼마나 생겼는지도 같이 봐야죠. 약의 위험만 떼어놓을 게 아니라 비만으로 계속 살아갈 위험과 비교해야 합니다. ‘내 생각에는’보다 증거가 먼저예요. 어떤 현상을 보고 자기 생각을 바꾸는 게 과학입니다.” -정상체중인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맞는 건 어떻게 봅니까. “몇 ㎏ 빼겠다고 맞았다가 부작용이 생겼다고 하면 제가 ‘아구통을 돌리고 싶다’고 농담한 적이 있습니다(웃음). 비만 환자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약의 위험을 감수하는 겁니다. 정상체중자는 출발점이 다르죠. 다만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받고 알고도 선택한다면 국가가 일률적으로 못 맞게 해야 하느냐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약을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합니까. “비만은 만성질환에 가깝습니다. 고혈압약을 먹어 혈압이 내려갔다고 끊으면 다시 오르잖아요. 비만치료제도 끊으면 몸이 예전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저도 지금 약으로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좋은 약이 계속 나오면 비만 수술은 사라질까요.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30~40㎏씩 빼야 하는 심한 고도비만이라면 수술은 여전히 강력한 치료입니다. 저도 수술로 큰 효과를 봤지만 다시 체중이 늘어 약물치료를 하고 있잖아요. 앞으로는 ‘수술이냐 약이냐’가 아니라 어느 환자에게 언제 무엇을 쓰고 어떻게 조합할지가 중요해질 겁니다.” -비만 치료제가 더 널리 쓰이면 우리 생활도 많이 달라질까요. “그럴 겁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비만 치료제가 확산하면서 식료품 구매와 외식 지출이 줄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약을 맞으면 먹는 양 자체가 줄거든요. 외식업, 식품업, 주류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더 좋은 약이 계속 나올 겁니다. 비아그라가 나온 뒤 비과학적인 민간요법과 보조제 시장이 크게 바뀌었듯 다이어트 시장도 크게 재편될 거라고 봅니다.” -문제는 약값입니다. 일본에서 비만 치료제를 사 오는 사람도 있는데 왜 가격 차이가 납니까. “일본은 비만 치료제가 처음 들어올 때 후생성이 신약 가격을 굉장히 세게 낮춰서 시장에 들여왔습니다. 쉽게 말하면 약값을 엄청 후려친 거죠.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왜 그렇게 못 하는지 모르겠어요.” -비만 치료제에도 건강보험이 필요하다고 봅니까. “당연합니다. 고혈압과 당뇨는 국가가 관리하면서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대부분 자기 돈으로 치료하라고 하는 게 이상하죠. 지금 비만수술은 BMI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수면무호흡증 같은 합병증이 있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비만치료제도 이런 고위험 환자부터 급여를 적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비만을 줄이면 여러 합병증 위험을 한꺼번에 낮출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책과 방송 활동 이후 의료계 반응은 어땠습니까. “대한비만학회에서도 같이 해보자는 협업 제의를 받았습니다. 저는 비만 전문의는 아니지만 평생 비만 환자로 살았고 수술부터 약물치료까지 직접 겪었어요. 비만 환자가 무엇 때문에 힘들고 왜 치료를 망설이는지는 제 경험으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음 목표는 무엇입니까. “제 책을 해외에도 번역해 내고 싶습니다. 국내에서만 떠들 게 아니라 ‘비만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고 덜 먹고 운동하면 해결된다’는 고정관념 자체를 좀 깨 보고 싶어요.” ■장형우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흉부외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전임의, 세종병원 흉부외과 진료과장을 거쳐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로 심혈관외과 중환자 진료를 맡고 있다. 2019년 관상동맥외과학회 학술상을 받았다. 박상숙 논설위원
  • 韓 국채 안전판 된다더니… ‘WGBI 편입 효과’ 글쎄요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돼 국채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시장의 체감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입이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국고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고,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맞물려 변동성도 커졌다. WGBI 편입에 따른 금리 안정 효과가 대내외 금리 상승 압력에 묻히는 모습이다. 16일 관계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WGBI 편입으로 약 70조~90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해 왔다. iM증권이 지난 1일 발표한 ‘채권 브리프’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31일부터 8월 31일까지 국고채를 41조원 순매수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만기 도래로 상환된 7조 6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보유 잔액 증가분은 33조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8월 말까지 기대했던 유입액 46조 9000억원의 약 71% 수준이라고 iM증권은 설명했다. WGBI 자금 유입이 애초 기대보다 더딘 것은 금리와 환율 등 투자 여건에 따라 움직이는 ‘액티브 자금’의 유입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GBI 자금은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과 투자 여건을 따져 매매하는 액티브 자금으로 나뉜다. 지난 4월 편입이 시작된 뒤 패시브 자금은 안정적으로 들어왔지만 중동전쟁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한미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액티브 자금의 신규 유입은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황순관 재정경제부 국고실장은 지난 7월 “애초 예상했던 수준의 패시브 자금은 유입된 반면 환율과 이란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액티브 자금은 다소 유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WGBI 편입 효과가 이미 상당 부분 먼저 반영됐다는 점도 변수다. 편입 결정부터 실제 편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던 만큼 일부 글로벌 투자자는 미리 한국 국채 비중을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도 변수는 적지 않다. WGBI 편입은 오는 11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돼 현재까지의 자금 유입만으로 최종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편입 완료로 WGBI 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 기조를 이어가 국고채 발행을 늘리면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11월에는 WGBI 편입 완료를 앞두고 국고채 매수가 집중될 수 있지만, 편입 이후에는 신규 WGBI 수요가 사라져 채권시장의 수급 효과가 12월부터 빠르게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데스크 시각] ‘빨리’ 아닌 ‘어떻게’ 고민할 때

    [데스크 시각] ‘빨리’ 아닌 ‘어떻게’ 고민할 때

    정비구역 지정 권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6·3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500세대 이하 정비구역 지정 권한 이양’을 최근 정부·여당이 본격 추진하면서다. 그러자 서울시는 “정비사업 현장을 제대로 모르는 실효성 낮은 조치”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핵심은 서울시장이 가진 소규모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넘길지, 자치구가 처리할 수 있는 경미한 변경 범위를 현재의 ‘10% 이내’에서 ‘20% 미만’으로 확대할지다.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뭐길래 이럴까. 모든 재개발·재건축의 ‘시작’이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돼야 비로소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인가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현행법은 구청장이 정비계획을 입안해 주민 공람과 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친 뒤 시장에게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정비사업 관련 9개의 인허가 권한 중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 관리처분 등 7개는 구청장이 갖고 있지만 구역 지정을 위한 심의와 사업시행을 위한 통합심의라는, ‘현관 도어록’을 시에서 관리하는 격이다. 여권에선 서울의 주택 공급량을 늘리려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야 하고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업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까지 시시콜콜 서울시의 심의·결정을 거치다 보니 절차가 늘어진다는 논리다. 흥미롭게도 민주당 소속 구청장만의 얘기는 아니다. 민선 8기 때 정비사업 현안이 걸려 있는 국민의힘 구청장 상당수는 내심 권한을 받아 오길 원했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적 무게 때문에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자치구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중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낡은 동네가 마천루로 바뀌고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는 표와 맞닿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공공기여다. 정비사업에서 용적률을 높이면 조합원은 더 많은 개발이익을 얻는 대신 그 일부를 도로나 공원, 공공시설 등의 형태로 내놓아야 한다. 살림살이가 넉넉지 않은 자치구가 자체 예산으론 엄두 못 낼 시설을 민간 자본으로 짓는 거의 유일한 방식이 정비사업이다. 건폐율·용적률 등 ‘경미한’ 변경 권한을 넘겨 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할 때 행정 경계를 넘어서는 상하수도, 교통·이주 인프라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터라 자치구 단위에서 결정하면 광역도시계획이 붕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자치구는 조합 요구나 주민 갈등에 취약해 자칫 과밀 개발이나 사업 지연을 유발할 수 있고, 극단적으로 500가구 미만 기준에 맞추기 위한 ‘쪼개기’ 개발도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3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이 정 후보의 공약에 대해 난개발과 자치구의 재정 부담 우려를 이유로 비판한 점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여권이 드라이브를 거는 배경에는 주택 공급뿐 아니라 오 시장의 권한을 무력화하고 멀게는 2028년 총선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6·3 선거에서 정비사업과 중첩된 욕망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민주당의 전통적 우세지역에서 오 시장의 예상 밖 득표로 이어졌다는 분석과 맞물려서다. 지난달 고위당정에서 관련 내용이 발표되자, 국민의힘은 “서울시를 패싱하고 시장의 인허가 권한 자체를 구청장들에게 넘기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둘러싼 논란과 지금 불거진 배경에는 ‘여 대 야’, ‘서울시 대 자치구’의 구도를 넘어선 복잡다단한 관계가 얽혀 있다.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니라 서울의 미래와 도시개발 방향에 대한 숙의를 토대로 의사결정 체계의 효율화와 광역 도시계획이 공존할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 까닭이다. 서울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빨리’가 능사는 아니어야 한다. 그보다는 도시 경쟁력을 ‘어떻게’ 채워 나갈지 고민할 때다. 임일영 사회2부장
  • ‘세법 바뀐 줄도 모르고’… EBS, 지방세 7년간 체납

    ‘세법 바뀐 줄도 모르고’… EBS, 지방세 7년간 체납

    EBS가 세법이 바뀐 사실을 제때 확인하지 못해 7년 동안 경기 고양시에 주민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다가 고양시 조사에서 적발됐다. EBS가 뒤늦게 납부한 세금과 가산세는 약 31억원에 이른다. 16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4월 관내 법인 지방세 납부 실태 조사 과정에서 EBS가 2019년부터 주민세 종업원분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사업주가 직원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납부하는 세금이다. EBS는 평생교육시설로 분류돼 이 세금을 감면받았으나 관련 규정이 2018년 말 일몰되면서 2019년부터 과세 대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EBS는 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후 주민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시는 지방세 징수권 소멸시효가 완성되기에 앞서 법인의 각종 세금 납부 내역을 교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고 지난달 EBS에 세금을 부과했다. 미납된 주민세 본세는 20억여원, 신고·납부 불성실 등에 따른 가산세는 10억여원으로 총 31억여원이다. EBS는 부과된 금액을 일단 전액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EBS는 언론 관련 사업소에 적용되는 주민세 종업원분 50% 감면 규정이 자신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며 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EBS 전체 직원에게 감면 혜택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뉴스 제작과 보도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감면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교육·총무·회계 등 뉴스 제작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직원까지 언론 종사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뉴스 제작·보도 부문 직원에 대해서만 감면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지난달 EBS 이사회에서도 논의됐다. EBS 경영진은 관련 법령 개정 사실을 제때 파악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법률 제·개정 사항을 상시 확인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EBS가 매년 결산을 하면서도 수년 동안 세금 신고 누락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내부 회계·세무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BS는 지난해 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번 신고 누락으로 추가 부담한 가산세 10억여원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20%가 넘는다.
  • “산재 감소세 굳히기… 반복사고 근절·지역 안전망 확보 관건”

    “산재 감소세 굳히기… 반복사고 근절·지역 안전망 확보 관건”

    이민재 노동부 산안정책실장상반기 산재 사망자 수 12% 감소반복 사고 기업 고강도 특별감독유성규 성공회대 교수미숙련·단기 노동자 사고에 취약불법하도급 방지 등 구조 개선을서용윤 동국대 교수현장서도 ‘폭염 산재 예방책’ 체감지방정부 안전보건 역량 키워야올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가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힘을 실은 결과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이다. 산재 감소세를 꾸준히 이어가려면 ‘동일 사업장 동일 유형 사고’와 소규모 사업장, 고령자·외국인 등 노동 취약계층의 산재를 더 줄여야 한다.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1년 성과와 남은 과제’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산재 줄이기 해법을 모색했다. 이민재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 유성규 성공회대 열림교양대 겸임교수, 서용윤 동국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가 참여했고 이재연 전국부 차장이 사회를 맡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산재 감소세 어떻게 보나. 이민재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이하 이 실장) “올해 상반기에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수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8% 감소했다. 통계를 작성한 2022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규모 사업장 산재 감소가 특히 어려울 것이라 예측했는데 5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23.9% 줄었다. 성공의 경험이 축적되는 과정이다.” 유성규 성공회대 열림교양대 겸임교수(이하 유 교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 추세는 있지만 아직 기업의 문화나 구조는 변화하는 단계다. 불법 하도급 방지 등 안전관리를 위한 구조 개선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때까지 정부가 기업을 끌고 간다면 어느 순간엔 기업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매주 현장을 점검하는데,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이 실장 “지붕 추락으로 매년 35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안전 점검에 나서면 이미 작업이 끝나 있어 예방이 어려웠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12건으로 지난해 24건에서 절반이 줄었다. ‘안전한 일터 지킴이’의 역할이 컸다. 안전관리자나 현장 소장을 했다가 퇴직하신 분들이 지킴이로 활동하는데 전국 1000명 중 200명이 ‘지붕 안전 지킴이’ 특화 교육을 받았다. 올해 8월 30일까지 순찰 점검한 18만건 중 지붕 작업만 5만건이 넘는다. 발로 뛰는 현장 점검이 사망 사고를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서용윤 동국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이하 서 교수) “건설 현장과 조선소 작업자 모두 지난 폭염 때 현장이 안전해졌음을 피부로 느꼈다. 체감온도 33도 이상이면 2시간마다 20분씩 쉬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폭염 안전 5대 기본수칙’이 지난해 법제화돼 일을 잠시라도 쉴 수 있으니 살겠다고 하더라. 또 올해는 냉방 기기 지원 신청을 3월부터 미리 받아 폭염 산재를 예방했다.” -‘동일 사업장 동일 유형 사고’ 근절은 남은 과제다. 이 실장 “지난 10년간 183개 기업에서 ‘동일 사업장 동일 유형’ 사고가 일어났다. 한 기업당 3~4명이 사망했다. 기업으로부터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제출받았다.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라고 했다. 이들 기업에서 중대재해가 다시 발생하면 특별감독에 준하는 고강도 점검과 감독을 실시할 방침이다. ‘하던 대로’라는 시스템을 거스르려면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반기에 더욱 중점적으로 보겠다.” 유 교수 “구조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위험한 작업에 미숙련 일용직 노동자를 반복 투입하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아무리 안전 보호 장구와 설비를 갖춰도 단기 고용 노동자는 사업장에 익숙하지 않다. 숙련된 정규직 노동자를 투입해야 한다. ‘노동안전 종합대책’에는 공공기관에서 2인 1조로 근무해야 하는 작업과 6개월 미만 신규자가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는 작업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실태를 조사하는 내용도 있다. 야간작업 때 자주 사고가 난다면 야간작업을 줄이고 주간 작업을 늘리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졸음은 막기 어렵다.” -산재 취약계층인 외국인·고령 노동자에 대한 대책이라면. 이 실장 “고령자에게 친화적인 작업 환경을 만들려면 공정을 개선해야 한다. 고령자들은 미끄러짐 사고를 많이 당한다. 문턱 제거나 중량물 운반 보조 장치를 보급해 올해만 244곳에서 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1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노동자는 언어 장벽 때문에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워 한국어에 능숙한 외국인 노동자 250명을 ‘외국인 안전리더’로 선발해 산재 예방 활동을 지원한다. 내년부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기초안전보건교육이 의무화된다. 다국어·비언어 기반 교육 자료 보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실장 “특히 작은 사업장의 재해 예방은 지방정부와 민간의 도움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고 제주도는 어선 사고가 잦다. 지역별로 취약한 특성은 지방정부가 가장 잘 안다. 그래서 올해 ‘지역 중대재해 예방 사각지대 해소 사업’을 신설해 11개 지방정부에 143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5월엔 ‘맨홀 작업 전담 관리체계’를 운영해 하수도 정비를 할 때 본부에 신고하면 전문가가 위험도를 측정하고 환기하도록 했다. 중앙정부가 비용을 지원하면서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위험 요소를 해소한 첫해였다. ” 서 교수 “현재는 본부가 지방정부를 컨설팅 중이라 거버넌스가 중앙 집중형에 머물러 있다.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려면 지방정부 나름대로 안전보건과 관련된 조직을 두고 전문가를 육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제작 지원 : 문화체육관광부
  • 그린란드·남극 빙하 11조t 바다로 쏟아져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 빙하 붕괴를 막는 병마개 역할의 빙붕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빙하가 빠르게 바다로 쏟아져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노섬브리아대, 미국 워싱턴대 응용물리연구소,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등 전 세계 극지 과학자들이 참여한 ‘빙상 질량수지 상호비교 프로젝트’(IMBIE) 연구팀은 위성 관측 기록을 분석한 결과 1970년대 이후 그린란드와 남극에서 약 11조t의 얼음이 사라지면서 전 세계 해수면이 3㎝ 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손실의 대부분은 빙하가 빠른 속도로 바다로 흘러들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데이터’ 9월 1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42건의 위성 관측 자료를 종합하고 랜드샛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 그린란드는 1972년, 남극은 197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1979년부터 2023년까지 총 11조 3090억t의 극지 얼음이 사라졌고 이 때문에 전 세계 해수면이 31.4㎜ 상승했다. 특히 두 지역의 빙상 전체 손실량 중 84%는 빙하 흐름이 빨라지면서 더 많은 얼음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간 결과였고 표면 융해로 인한 손실은 16%에 그쳤다.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약 4분의 1이 극지 빙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1970년대만 해도 거의 균형 상태였던 그린란드 빙하 손실 속도는 1980년대 연간 약 600억t, 1990년대부터는 가파르게 증가해 2010년대 2640억t으로 치솟았다. 연구를 이끈 앤드류 셰퍼드 영국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해수면 3㎝ 상승이 사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전 세계 600만~900만명이 해안 침수, 연안 침식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엔비디아 대항마’에 베팅… 네덜란드 AI칩 스타트업에 3000억원 공동투자

    삼성이 약 3000억원 규모의 네덜란드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유클리드’ 투자에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유클리드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는 구조가 완전히 다른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 선점에 나선 모습이다. 유클리드의 베르나르도 카스트룹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서머싯 캐피탈 파트너스, 이노베이션 인더스트리, 스케일업 유럽펀드 등이 참여한 2억 3100만 달러(약 31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에 삼성이 공동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유클리드는 2024년 설립된 네덜란드 기업으로 기존 GPU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로 추론용 AI 반도체 시스템을 설계하는 기업이다. 단일 칩 개발을 넘어 연산 장치와 메모리 아키텍처, 데이터센터 시스템 등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유클리드는 아직 대규모 검증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시스템을 활용하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과 전력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클리드는 2028년 실물 반도체 시스템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수천 곳의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카스트룹은 덧붙였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의 GPU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빅테크와 스타트업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오픈AI는 지난달 업계를 주도할 속도와 효율성을 갖췄다는 AI 반도체 ‘할라페뇨’를 발표했다.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 메타 등도 자체 AI 반도체 업그레이드를 가속하고 있다.
  • “17년째 하루 30분만 잔다”던 남성, 24시간 라이브 방송하다 ‘대망신’…무슨 일이 [월드픽]

    “17년째 하루 30분만 잔다”던 남성, 24시간 라이브 방송하다 ‘대망신’…무슨 일이 [월드픽]

    “하루에 30분만 잔다”던 일본의 한 사업가가 자신의 생활을 공개하는 24시간 생방송 도중 잠든 듯한 모습이 포착된 데 이어, 결국 낮잠을 자겠다고 밝히면서 그의 수면 습관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다수 일본 매체에 따르면 사업가 호리 다이스케는 지난 9일부터 일주일 동안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생방송을 진행 중이다. 호리는 일본쇼트슬리퍼육성협회 대표이사로 약 17년 동안 하루 30~45분만 자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해 왔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이번 생방송은 그의 수면 습관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동시 시청자 수가 수만명에 이르는 시간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방송 이틀째인 11일 예상치 못한 장면이 포착됐다. 호리가 두피 마사지를 받던 중 눈을 감은 채 한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송출된 것이다. 코를 고는 것처럼 들리는 소리까지 들리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잠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호리는 이후 해당 상황에 대해 “마이크로슬립에 10번 정도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슬립은 극도로 짧은 시간 동안 자신도 모르게 잠드는 현상을 뜻한다. 당시 호리가 움직임을 멈춘 시간은 약 27분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30분 수면에 너무 집착했다”…결국 낮잠 선언의문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호리는 지난 13일 방송에서 약 1시간 동안 얼굴을 화면에 비추지 않았고 음성도 차단했다. 다음 날인 14일에는 낮잠을 자겠다고 밝히며 “30분 수면에 너무 집착했다”고 털어놨다. 현지 매체 아스키에 따르면 호리는 앞으로 짧은 낮잠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생활 방식을 바꾸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생방송 중 아찔한 사고도 이어졌다. 15일 방송 도중 호리가 목욕하는 장면에서 신체 중요 부위가 화면에 잡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방송은 이후 급하게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25세부터 수면시간 줄였다”…전문가 “하루 30분 수면은 불가능”호리는 과거 하루 8시간가량 잠을 자던 사람이었지만 25세부터 수면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과거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수년에 걸쳐 수면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였으며, 이후 하루 30분 정도만 자는 생활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미국 뉴욕 노스웰 스태튼아일랜드대 수면의학연구소장인 토머스 킬케니 박사는 2024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호리가 장기간 하루 30~45분만 잤다는 주장에 대해 매우 믿기 어렵다면서 “수면 부족이 계속되면 죽음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성인은 하루 최소 7시간 권고…만성적 수면 부족은 건강에 영향실제로 성인의 수면 시간에 대한 의학계의 권고는 이와 크게 다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8~60세 성인의 경우 하루 7시간 이상 수면을 권고하고 있다. 61~64세는 7~9시간, 65세 이상은 7~8시간이 권장된다. 미국수면의학회(AASM)와 수면연구학회(SRS) 역시 성인에게 건강을 위해 최소 7시간의 수면을 권고하고 있다. CDC는 7시간 미만의 수면이 비만·당뇨·고혈압·심혈관질환·뇌졸중 등 여러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대한보건연구에 게재된 ‘근로자의 수면 시간과 근무 형태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한 사람보다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이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마다 필요한 수면 시간에는 차이가 있지만, 호리가 주장한 하루 30분 수면은 일반적인 성인의 권장 수면 시간과 큰 차이가 있는 만큼 극단적으로 수면 시간을 줄이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 업체에 3000만원 건축 모형 비용 넘긴 혐의…성남도개발공사 전 사장 송치

    업체에 3000만원 건축 모형 비용 넘긴 혐의…성남도개발공사 전 사장 송치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사장이 재직 시절 민간업체로부터 수천만원 상당 건축 모형물을 제공받은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분당경찰서는 이달 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전 성남도시공사 사장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건축설계업체 관계자 B씨도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8월쯤 B씨에게 3000만원 상당 건축 모형물을 요구해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모형물은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지와 일대 건물을 본떠 만든 것이며, 당시 B씨 업체가 이 사업 공모에 선정된 상태였다.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성남시와 업무 협약을 맺고 민간사업자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민관 합동 개발사업이다. 경찰은 A씨가 공사의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민간업체에 3000만원 상당의 제작비를 떠넘겨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사업 인허가권이 성남시에 있지만, 사업 공동 시행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건축설계 용역 등 향후 사업 추진 전반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여서 직무 관련성, 대가성이 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A씨는 사업지 일대 지형 파악을 위해 공모에 선정된 업체에 모형 제작을 요청하면서 비용을 청구하라고 알렸고, 업체에 편의를 제공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낯선 얼굴로 남은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낯선 얼굴로 남은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얼굴 그웬 존(1876~1939)의 ‘자화상’(1902)을 처음 보면 어딘가 이상하다. 젊은 여성이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자신을 드러내려는 자화상처럼 보이지 않는다. 붉은 타탄 무늬 셔츠에 검은 숄을 걸치고 목에는 브로치 장식을 달았다. 그런데 화려한 색과 장식에도 얼굴에서는 좀처럼 감정이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자화상을 볼수록 오히려 그웬 존이라는 사람을 알기 어려워진다. 아무에게도 속을 내보이지 않을 듯한 그웬 존의 성격은 목 끝까지 채운 브로치 장식으로도 읽을 수 있다. 얼굴은 정면을 향하지만 어떤 정보도 내어주지 않는 이 침묵이야말로 이 그림을 오래 마주하게 만드는 낯섦의 정체다. 주로 이름 없는 여성들의 초상을 무채색 톤의 색채로 그려낸 그웬 존은 웨일스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대부분의 생애를 보냈다. 그녀는 화가 오거스터스 존의 누이였고, 훗날 로댕의 모델이자 연인이 되었지만, 생전에는 남동생의 그늘과 연인 로댕의 그늘에 가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만년에는 파리 근교 뫼동에 은둔하다시피 살았다. 이 1902년 ‘자화상’은 그녀가 슬레이드 미술 학교를 떠난 직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그리고 2년 뒤 그로부터 2년 뒤인 1904년, 그웬 존은 프랑스에 정착했고 오귀스트 로댕의 작업실을 찾았다. 1900년대 초 로댕은 이미 프랑스를 넘어 유럽 미술계의 국제적 거장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로댕은 유럽과 미국에서 작품 주문과 전시 요청이 이어져 사실상 현대 조각의 가장 유명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웬 존은 이미 슬레이드 미술 학교에서 교육받은 화가였지만, 파리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델 일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로댕의 모델이 되었으나 두 사람은 작업실에서의 모델과 조각가 관계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웬 존이 아버지뻘인 로댕에게 강렬한 애착을 갖게 되었고, 두 사람의 관계는 곧 연인 관계로 이어졌다. 1902년에는 그웬 존이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그렸고, 2년 뒤에는 로댕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각했다. 같은 그웬 존이지만 시선의 주인이 달라진 것이다. 훗날 사람들은 그웬 존을 로댕의 모델과 연인으로 기억하기도 했지만, 로댕을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자신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가던 독립적인 화가였다. 새삼스레 로댕이 그녀를 화가로 만들어준 것도 아니고, 그녀의 예술이 로댕에게서 시작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로댕과의 만남은 이미 존재하던 한 화가의 삶에 강렬하게 끼어든 일탈에 가까웠다. ●누구의 뮤즈도 아닌 바로 나 로댕과의 관계는 그웬 존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녀는 로댕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그웬 존을 로댕의 연인이나 모델이라는 이름으로만 기억한다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그녀는 여성과 아이, 실내의 인물을 반복해서 그리며 자신만의 조용하고 내밀한 회화 세계를 만들어간 한 화가다. 생전에 동생 오거스터스 존의 명성에 가려졌고, 로댕의 그늘 뒤에 가려져 있었지만 오늘날 그녀의 작품은 오히려 그 고요함과 독자적인 시선 때문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1902년 자화상을 다시 보면 이 얼굴은 아직 로댕의 뮤즈가 아니다. 누구의 연인도, 누구의 모델도 아니다. 유명 조각가가 바라보기 2년 전, 그웬 존이 먼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이 그림의 낯섦은 바로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훗날의 이야기를 알고 있지만, 그림 속 그녀는 아직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로댕이 발견하기 전부터 이 얼굴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웬 존은 끝내 누구의 뮤즈로만 남기에는 너무 강한 존재였다. 그림 속의 낯설고 조용한 얼굴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한 얼굴도, 유명 조각가의 뮤즈가 된 얼굴도 아니다. 그저 화가 그웬 존이 스스로 바라본 자기 자신의 얼굴이다.
  • 엘니뇨의 심술로 꽉 막힌 이구아수폭포 ‘악마의 목구멍’ [여기는 남미]

    엘니뇨의 심술로 꽉 막힌 이구아수폭포 ‘악마의 목구멍’ [여기는 남미]

    세계적인 관광명소 이구아수폭포의 하이라이트인 ‘악마의 목구멍’을 연말까진 체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엘니뇨의 심술로 ‘악마의 목구멍’ 폭포 위에 설치돼 있는 탐방로 폐쇄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15일(현지시간) 엘니뇨의 영향으로 9~10월 이구아수폭포 브라질 쪽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어도 연말까지는 아르헨티나 쪽에 있는 ‘악마의 목구멍’ 폭포 탐방로 개방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국립공원은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 안전수칙에 따라 탐방로 폐쇄를 풀 수 없다면서 재개방 일정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구아수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경 경계선에 위치해 있어 두 국가가 각각 자국 국경 내에서 운영하는 국립공원에 입장하면 관광할 수 있지만 폭포 위로 설치된 탐방로를 걸으면서 폭포 물을 맞거나 보트를 타고 폭포에 바짝 접근하는 폭포 체험은 아르헨티나 쪽에서만 가능하다. 275개 폭포 대부분이 아르헨티나 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쪽에선 대자연이 그려내는 웅장한 풍경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이구아수에서 가장 규모가 큰 U자형 폭포인 ‘악마의 목구멍’도 아르헨티나 쪽에 위치해 있다. 이구아수 최고의 폭포로 꼽히는 ‘악마의 목구멍’엔 늘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국립공원은 지난달 3일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악마의 목구멍’ 탐방로를 폐쇄했다. 이구아수폭포로 엄청난 물을 쏟아내는 이구아수 강의 수위가 높아져 탐방로 바로 아래까지 차올랐기 때문이다. 이구아수폭포의 낙수량이 불어난 걸 보면 이구아수 강의 수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국립공원에 따르면 지난 2일 이구아수폭포의 낙수량은 초당 837만ℓ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1010만ℓ까지 불어났다. 이는 평소 낙수량인 초당 150만ℓ에 비해 6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15일 현재 낙수량은 다소 줄었지만 초당 800만ℓ를 넘나들어 여전히 평소의 수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구아수 강의 수위가 상승하고 이구아수폭포 낙수량이 크게 불어나면서 아르헨티나 이구아수폭포 국립공원은 지난달 22~26일 닷새 동안 한시적으로 ‘악마의 목구멍’ 탐방로를 폐쇄한 바 있다. 공원은 같은 달 27일 폐쇄를 풀고 ‘악마의 목구멍’ 탐방로를 재개방했지만 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지난달 3일부터 다시 ‘악마의 목구멍’ 탐방로를 폐쇄했다. 공원 관계자는 “자칫 탐방로가 물에 잠길 수도 있어 지금 ‘악마의 목구멍’에 간다면 그야말로 목숨을 건 모험을 하는 셈”이라면서 관광객과 공원 직원의 안전을 위해 탐방로를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엘니뇨의 심술로 ‘악마의 목구멍’ 탐방로 이용이 불가능해져 아쉬워하는 관광객이 많다”면서 특히 이구아수폭포 관광을 계획 중인 외국인 사이에서 하루빨리 ‘악마의 목구멍’을 체험하고 싶다는 바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작은 소행성에 고리는 두 개? 이중 고리 지닌 소행성 ‘카리클로’ [우주를 보다]

    작은 소행성에 고리는 두 개? 이중 고리 지닌 소행성 ‘카리클로’ [우주를 보다]

    태양계에서 고리를 지닌 대표적 천체는 토성이다. 거대한 고리는 토성의 상징으로 갈릴레오가 만든 원시적인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었다. 다만 1610년 당시 갈릴레오는 고리로는 생각하지 못하고 토성이 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시기 망원경 성능상 어쩔 수 없는 한계였다. 갈릴레오 이후 과학자들은 고성능 망원경과 우주 탐사선을 통해 태양계의 거대 가스 행성들은 모두 고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하우메아 같은 왜소행성급 천체는 물론 과거 같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멀리 떨어진 소행성의 고리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가운데 소행성 ‘카리클로’(Chariklo)는 토성과 천왕성 궤도 사이를 62.5년 주기로 공전하는 지름 약 250㎞ 정도의 천체로, 하나도 아닌 두 개의 고리를 지니고 있다. 카리클로는 목성과 해왕성 사이 궤도에 존재하는 얼음 및 암석 소행성 집단인 켄타우로스군 가운데 가장 큰 편에 속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복잡한 고리를 지니게 되었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 미스터리 고리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2022년 10월 18일 안달루시아 천체물리학 연구소(IAA-CSIC)의 과학자들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을 이용해 카리클로의 이중 고리를 관측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현재 인류가 지닌 가장 강력한 망원경이지만, 그럼에도 멀리 떨어진 작은 천체의 고리를 직접 관측하기는 쉽지 않다. 고리가 너무 좁고 거리가 멀어 JWST나 지상 최대 망원경으로도 직접 촬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유럽우주국의 가이아 관측 위성이 수집한 별 정보를 통해 카리클로의 고리가 특정 별빛을 가리는 시간을 미리 예측해, 빛이 고리를 통과할 때 관측을 시도했다. 별빛이 고리를 통과하는 순간을 포착하면 고리의 밀도와 두께 등 여러 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카리클로 모두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번 관측에서 상대 속도는 초속 2.5㎞로 거리를 생각할 때 매우 천천히 이동해 자세한 관측이 가능했다. 지난 10년간의 관측 결과와 이번 JWST 관측 결과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두 고리에서 정반대의 변화가 나타났다. 안쪽 고리(C1R)의 불투명도는 이전 평균 0.303±0.028에서 0.431±0.012로 약 50% 가까이 유의미하게 높아진 반면, 바깥쪽 고리(C2R)는 불투명도가 약 60% 수준으로 낮아져 훨씬 약한 신호를 보였다. 멀리 떨어진 차갑고 작은 천체의 고리이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아직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안쪽 고리의 물질 보충이나 동적 재구조화, 바깥쪽 고리의 물질 손실, 또는 관측 파장에 따른 차이 등 역동적인 과정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카리클로를 비롯한 태양계 외곽의 소행성들은 대부분 아직 미지의 존재다. 과학자들은 현재 지닌 관측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이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고 있지만, 결국 이 미스터리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직접 탐사선을 보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당장에는 계획이 없지만, 언젠가 인류의 호기심이 멀리 떨어진 작은 소행성에도 탐사선을 보낼 것으로 기대한다.
  • “2060년 세계 1위 고령국가 한국, 노년기 삶의 질 좌우하는 ‘척추 건강’”

    “2060년 세계 1위 고령국가 한국, 노년기 삶의 질 좌우하는 ‘척추 건강’”

    오는 2060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최근 발표한 ‘고령화 세계: 202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25년 20.3%에서 2060년 4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중위연령도 46세에서 59.2세로 높아진다. 인구 고령화가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사회에서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 뿐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움직이며 살아가느냐가 중요해진다. 인천자생한방병원 우인 병원장은 “나이가 들어서도 일상적인 활동을 스스로 이어가려면 근육은 물론 척추·관절 건강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신체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노년기에는 통증이나 움직임의 제한이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일상적인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척추질환도 늘어나기 마련인데, 대표적인 것이 척추관협착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25년 약 186만 명으로, 전체 환자 중 50대 이상이 96%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척추관협착증이 중·노년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임을 보여준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의 인대와 관절 등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저림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특징적인 증상은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엉덩이와 다리가 아프고 저리는 ‘신경인성 파행’이다. 걷다가 통증이 심해져 잠시 앉아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완화되고, 다시 걸으면 통증이 나타나는 양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지고 외출이나 신체활동이 제한되기도 한다. 따라서 걸을 때 다리가 반복적으로 저리거나 통증이 나타나고, 이전보다 걸을 수 있는 거리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됐다면 증상 정도와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을 활용한 한의통합치료로 증상을 개선한다. 우인 병원장은 “침 치료는 척추 주변 근육의 과긴장을 해소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약침은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개선하고 손상된 신경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추나요법은 척추와 주변 조직의 부정렬을 교정하고 척추와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줄 수 있다”면서 “여기에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뼈와 인대의 영양 공급과 염증 완화 등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척추관협착증 환자 대상 한의통합치료의 유효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그중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의 ‘척추관협착증 한의통합치료 장기추적관찰 연구’에 따르면, 입원 당시 평균 5.73이었던 환자들의 허리통증 NRS(통증숫자평가척도; 0~10)는 퇴원 시 3.66, 3년 후 3.53으로 개선됐다. 또한 다리통증 NRS는 4.78에서 퇴원 시 3.33, 3년 후 2.51로 개선돼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보였다. 기능 회복도 뚜렷했다. 환자들의 평균 ODI(허리기능 장애지수; 0~100)는 치료 전 평균 45.72에서 퇴원 시 33.94, 3년 후에는 28.41로 크게 개선됐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와 다리에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지만, 이를 당연한 노화의 과정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특히 통증이나 저림으로 활동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면 현재의 증상을 정확히 살피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역시 무조건적인 수술이나 단순한 통증 완화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환자의 상태와 생활환경을 고려해 장기적인 기능 회복을 목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결국 척추 건강을 지킨다는 것은 통증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몸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 연평도 해상 ‘알박기’ 불법조업…중국인 선원 9명 구속 송치

    연평도 해상 ‘알박기’ 불법조업…중국인 선원 9명 구속 송치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 어선을 장기간 정박한 채 불법조업을 한 중국인 선원 9명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불법 외국어선 단속 과정에서 선장이 아닌 일반 선원들이 전원 구속 송치된 것은 처음이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영해 및 접속수역법과 경제수역어업주권법 위반 혐의로 중국 국적 선원 A씨 등 9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인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 어선을 장기간 무단 정박시키고 불법조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특단은 지난달 11일부터 이틀간 특별단속을 벌여 유인선 6척과 무인선 2척 등 중국어선 8척을 나포했다. 구속된 9명은 유인선 6척 가운데 5척에 나눠 타고 있던 선원들이다. 단속 당시 중국의 금어기여서 선장들은 배에 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선원들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고 선박 항적과 조업일지 등을 분석해 불법조업 혐의를 확인했다. 구속된 선원 가운데 1명에게는 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4명은 경제수역어업주권법 위반, 나머지 4명은 두 법률을 모두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단속 당시 현장에서는 모두 10명이 붙잡혔으나 이 가운데 1명은 나포 대상이 아닌 다른 선박의 선원으로 확인됐다. 이 선원은 특별단속 직전 나포된 어선으로 옮겨 탔다가 함께 붙잡혔으며, 관련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입건되지 않고 법무부 인천출입국·외국인청으로 인계됐다. 나포된 중국어선 8척은 모두 선박 관련 서류와 선적지, 선명 또는 선박번호가 없는 이른바 ‘삼무(三無) 어선’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유인선 6척 가운데 5척을 압수했다. 나머지 유인선 1척은 옹진군에 인계할 예정이며, 무인선 2척은 이미 옹진군에 넘겼다. 백종수 서해5도특별경비단장은 “해군 등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불법 중국어선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펼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엄정한 법 집행으로 우리 해양주권과 어족자원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 “K문화 바탕에 K사상 있다”…60주년 맞은 창비, 한국사상선 30권 완간

    “K문화 바탕에 K사상 있다”…60주년 맞은 창비, 한국사상선 30권 완간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융성하는 데에는 한국 사상이 바탕에 있습니다. 그 사상이 역사를 통해 뚜렷한 하나의 전통으로 이어졌고 지금도 온갖 문화의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전 지구적 위기 속에서 어떻게 사유하고 살아갈 것인지 해답이 절실한 때, 한국 사상적 거장들의 사유와 철학에서 그 길을 모색하는 ‘창비 한국사상선’(전 30권)이 완간됐다. 창비는 16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사옥에서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날 한국 사상을 다시 읽는 의미를 조명했다. 한국사상선은 2024년 첫 10권을 선보인 이후 이번에 3차분(10권)까지 출간하며, 계간 ‘창작과비평’ 창간 60주년을 맞는 올해 완간 목표를 달성했다. 조선 건국기 정도전부터 현대사의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두 59명의 사상가를 담아냈다. 간행위원장을 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K사상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조선, 적어도 원효대사나 최치원까지 다룰 수 있지만, 내용이 방대해져 집중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조선시대부터 시작했다”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후반까지 이어지는 사상사의 대전환을 분기로 삼아 전기편(1~15권)과 후기편(16~30권)으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특히 후기의 시작을 동학과 개벽사상으로 삼았다. 한국사상선은 군주, 여성, 문학인, 정치인, 종교인 등 기존 사상서에서 잘 다루지 않던 인물들도 과감히 끌어들였다. 조선시대 남성 중심의 지식계에서 활약한 여성 사상가들(임윤지당·이사주당·강정일당)을 다룬 13권, 시대를 통찰하는 문학으로 변혁을 노래한 임화·김수영·신동엽을 조명한 29권, 정치인이 아닌 사상가로서 김대중을 다룬 30권 등이 대표적이다. 염종선 창비 대표이사는 “창간 6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찾다가 이번 기획을 시작했다”며 “수익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자금을 회수하려면 100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한국 사상의 핵심과 정수를 우리가 먼저 알 수 있게 되고 나아가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 한국 국방비 1.7배나 쓰는데…후티에 쩔쩔매는 사우디의 굴욕, 이유는? [밀리터리+]

    한국 국방비 1.7배나 쓰는데…후티에 쩔쩔매는 사우디의 굴욕, 이유는? [밀리터리+]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군사비로 한국 국방비의 약 2배를 쓰고서도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는 15일(현지시간) 이슬람 성지 메카와 무역항 제다, 휴양 도시 타이프 등 세 지역에 비상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 것을 권고했다. 사우디가 예멘 정부군을 대리해 예멘 내전에 개입한 뒤 처음 나온 조치다. 지난 2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뒤 사우디는 주요 원유 수출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에 빼앗겼다. 대체 항로인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후티에 장악당했다. 후티는 사우디 영토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송유관과 정유 시설까지 타격하며 압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을 대표하는 석유 부국이자 천문학적인 규모의 미국산 무기를 사들여 온 사우디가 이란과 그의 대리 세력에 사실상 포위돼 쩔쩔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의 전투 능력 어느 정도?사우디는 미국의 첨단 무기를 대거 사들여 운용해 왔다. F-15SA 전투기와 사드·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체계, M1A2S 에이브럼스 전차, MH-60R 시호크 해상 작전 헬기 등의 미국산 무기가 무기고를 채우고 있으며, 이도 모자라 지난해에는 미국과 1420억 달러(한화 약 194조원) 규모의 방산 협력 패키지에도 합의했다. 사우디가 지난해 지출한 군사비는 823억 달러(약 112조 3600억원)로 한국 국방비 478억달러의 1.7배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비율도 사우디가 6.5%로 한국(2.6%)의 2.5배 수준이다. 후티 반군이 아무리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 해도 군사 규모로는 사우디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우디는 10년이 넘게 후티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심지어 후티 반군은 정규 공군·해군도 갖추지 못한 채 사우디를 상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과거 사이먼 헨더슨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사우디는 이론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췄지만 실제로는 종이호랑이”라며 “공군의 전과는 저조하고 지상군의 방어 수준은 참담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평가의 배경에는 무기의 양적·질적 수준이 해당 국가의 군사력과는 별개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비싼 첨단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도 훈련이 부족하거나 사기가 저조할 경우 재래식 무기를 앞세운 비정규군에게도 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 전 의장을 지낸 야코프 나겔은 지난달 예루살렘포스트에 “사우디는 막대한 무기와 돈을 가지고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하루를 버텨내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사우디의 문제는 가장 정교한 장비와 항공기, 정보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힘을 지상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 지휘부의 무능과 부패도 문제사우디군의 지휘 체계와 인사 시스템이 군사적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데이비드 B.로버츠 교수는 지난 3월 자신의 논문에서 “사우디는 왕실에 충성하는 인사를 지휘관으로 임명하는 방식이 능력주의적 인사와 충돌한다”며 “특정 부족·가문에 군대의 지위를 배분하며 군 내부의 훈련을 적극적으로 제한하는 정책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사우디의 주요 군사 기관의 수장은 왕족들이 장악하고 있고, 진급과 보직에서도 전투 성과보다는 왕실 혈통이 중시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 사우디 국방장관은 칼리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로, 현 국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친동생이다. 국방부의 실질적인 군사 지휘 라인을 통제해야 하는 합참의장은 왕족이 아닌 파야드 빈하메드 알루와일리가 맡고 있지만, 국가방위군은 초대 국왕 압둘아지즈의 손자 세대에 해당하는 왕족인 압둘라 빈 반다르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가 국가방위군 장관직을 맡고 있다.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의 외면후티의 공격에 포위된 사우디의 또 다른 고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후티에 대한 군사 행동을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댄 샤피로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는 “이미 이란 전쟁에 대응 중인 데다 과도하게 확장된 해군력, 줄어드는 탄약 비축량을 감안하면 트럼프가 새로운 전선을 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사우디 측에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라트니 전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는 “사우디가 미국과의 안보 동맹에 막대한 투자를 해 온 이유는 바로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현재 사우디는 정말 좌절해 있고 어떤 의미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사우디는 이란과의 직접 대화도 모색했으나 성과는 제한적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와 이란 간 회담이 당초 지난 14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전날(13일) 밤 갑작스럽게 연기됐다.
  • “‘부산 추락사’ 가해자 누나는 배우” 유족 호소에…KBS “가족이란 이유만으로 조치 불가”[공식]

    “‘부산 추락사’ 가해자 누나는 배우” 유족 호소에…KBS “가족이란 이유만으로 조치 불가”[공식]

    KBS가 부산 오피스텔 사망 사건 유가족이 제기한 출연 배우 관련 청원에 ‘별도의 하차 조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는 16일 홈페이지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먼저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깊은 슬픔과 고통 속에 계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KBS는 “본 사안에 대한 공사의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공사는 프로그램 캐스팅 시 출연자 본인의 범죄 이력이나 사회적 물의 여부에 대해서는 검증을 거치고 있다”면서 “다만, 출연자의 가족에 대한 사전 검증은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시행할 수도 없다. 따라서 해당 사안은 공사가 사전에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가해자 친족에 대한 하차 조치 요구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헌법 제13조 제3항을 언급했다. KBS는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법 조항에 명시된 것처럼 가족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다시 한번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야기된 사건은 2024년 1월 부산 진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했다. 당시 20대 여성은 전 남자친구 A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오피스텔에서 추락해 숨졌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스토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이별을 요구한 피해자를 찾아와 협박하고, 17시간 동안 현관문을 두드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특수협박과 협박, 재물손괴, 퇴거불응,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 6개월과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으나 항소심에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한 점이 반영돼 징역 3년 2개월로 감형됐다. 유가족은 지난 3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부산 오피스텔 추락사 유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유가족은 “억울하게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 그날 이후로 제 시간은 멈춰 버렸다”며 “시간이 흐르면 조금은 괜찮아질 거라는 말도 있지만, 딸을 향한 그리움과 억울함은 오히려 갈수록 깊어져만 간다”고 전했다. 이어 유가족은 가해자의 누나가 KBS의 드라마에 출연 중이라면서 “세상이 너무나 무심하고 잔인하게 느껴진다. 제 딸을 빼앗아 간 가해자의 가족은 지금도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가족은 “저희 가족의 딸은 억울하게 죽었는데 가해자 가족의 딸은 배우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상이 어찌 이리도 불공평하냐”면서 “한쪽에서는 사랑하는 딸을 잃은 부모가 매일같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방송사를 향해 “KBS에 묻는다. 이와 같은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입장을 밝혀 달라”며 “공영방송사로서 책임 있는 대처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KBS 시청자 청원은 게시일로부터 30일 이내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KBS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청원에 1260명이 동의해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 F-35 만든 회사도 탈락…록히드, 무인전투기 4대 더 만드는 이유 [밀리터리+]

    F-35 만든 회사도 탈락…록히드, 무인전투기 4대 더 만드는 이유 [밀리터리+]

    F-35 스텔스 전투기를 만든 록히드마틴이 미 공군 무인전투기 경쟁에서 탈락한 뒤에도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인전투기 ‘벡티스’ 시제기를 총 5대로 늘려 미국과 해외 고객을 겨냥한다. 한 차례 사업 탈락으로 유무인 협동전투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행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과 디펜스블로그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의 첨단 개발 부서 스컹크웍스는 첫 벡티스 시제기를 제작 중이며, 자체 자금으로 4대를 추가할 계획이다. 첫 비행 목표는 2027년 말이다. 회사가 개발을 확대하는 이유는 미 공군의 한 사업을 넘어서는 수요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은 미국과 동맹국이 생존 가능성과 다양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춘 무인기가 필요하다며, 개발 진척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벡티스는 조종사가 탑승한 전투기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협동전투기(CCA)다.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9월 처음 공개하면서 향후 2년 안에 시험 비행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약 1년 뒤인 이번에는 실물 크기 모형과 함께 시제기 제작 확대 계획을 내놨다. F-35 명가도 탈락…성능만으로 이길 수 없었다 미 공군 CCA 1차 기체 개발 경쟁에서는 제너럴 아토믹스와 안두릴이 선정됐다. 록히드마틴은 당시 자신들이 제안한 기체가 스텔스 성능을 크게 강조한 고급 설계였으며, 공군이 원한 방향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무인전투기 경쟁에서 높은 성능만큼 가격과 임무 적합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당시 탈락한 제안 기체를 현재의 벡티스와 같은 기체로 단정할 수는 없다. 록히드마틴은 벡티스에서도 생존 가능성을 중시하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론 펠렌 스컹크웍스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는 CCA 시장의 가격대를 의식해 설계와 제작 과정에서 성능·비용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단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판매 대상도 미 공군에 한정하지 않는다. 디펜스블로그에 따르면 회사는 미 해군과 해외군까지 잠재 고객으로 보고 있다. 벡티스를 특정 후속 경쟁만을 위한 기체로 개발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첫 공개 약 1년…숨겨뒀던 흡입구 설계도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서는 기체 상부에 깊숙이 들어간 공기 흡입구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공개 이미지보다 흡입구의 형상과 위치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펠렌은 이 구조가 처음부터 설계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새로 추가한 기능이 아니라, 기존 공개 자료에 충분히 드러내지 않았던 부분이라는 뜻이다. 그는 돌출부를 줄이면 공기 저항을 낮출 수 있고, 흡입구를 위에 두면 열악한 활주로에서 이물질을 빨아들일 위험을 줄이는 데도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생존 가능성과도 관련이 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벡티스는 길이 약 10.4m, 날개폭 약 11.6m의 꼬리 날개 없는 기체다. 록히드마틴은 공대공·공대지 임무를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홍보 영상에는 내부 무장창에서 미사일과 활공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이 등장하지만, 이는 실제 무장 시험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이다. 회사는 제작 속도와 비용을 낮출 생산 방식도 강조했다. 부품 수를 줄이고 조립 공정을 단순화해 시제기 개발뿐 아니라 향후 생산까지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시제기 5대 계획이 수주나 양산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아직 첫 비행 전이며 엔진과 구체적인 성능, 추가 시제기 4대의 용도도 공개하지 않았다. 자체 투자로 키운 개발 규모를 실제 비행 성능과 고객의 선택으로 연결하는 일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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