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창동
    2026-10-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총 829 건
  • [정은귀의 시선] 가능한 사랑의 계절은

    [정은귀의 시선] 가능한 사랑의 계절은

    가을이 왔다 무엇으로 내 마음 덮어줘나무 그림자 혹은 당신의 그림자로. 다신 당신 못 볼까 문득 두려워지네 날카로운 날개 돋아 구름에 닿을까봐, 당신이 낯선 이 눈동자 속에 숨어들고 그 눈이 쓴 쑥잎 하나 품고 닫힐까 봐. 하여 나는 바위 곁에 다가가 침묵하네. 말들을 집어 들어 바다에 빠뜨리네. 휘파람으로 달을 불러 떠오르게 하고 그 달을 커다란 사랑으로 바꾸어 놓네. -니키타 스타네스쿠 ‘가을의 감정’ 한국의 맑은 가을을 뒤로하고 학회 참석차 루마니아에 날아오니 계절이 깊어져 있다. 다른 공간은 시간 개념도 바꾸어 놓아 짧은 하루를 긴 사흘처럼 보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여유가 있다. 공원에서는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뛰어논다. 그것만으로도 이 곡절 많은 나라에 안심이 되었다. 새벽에 깨어 멀리 인민궁전의 불빛을 바라보며 이 시를 읽는다. 루마니아의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니키타 스타네스쿠. ‘가을의 감정’은 무엇으로 이야기할 수 있나? 쓸쓸함? 상실? 허무? 가을은 사라질 것들을 또렷이 보게 하는 계절이다. 여름에는 당연했던 빛이 짧아지고 무성하던 잎들이 하나씩 떨어진다. 그런데 시인은 가을에 낙엽이나 찬바람이 아니라 마음과 그림자를 부른다. 내 마음을 덮어 달라는 간청으로. 그것도 당신의 손이나 품이 아닌 당신의 그림자로 말이다. 붙잡을 수 없고 온전히 소유할 수도 없는, 다만 곁에 잠시 머물 뿐인 그림자로. 얼핏 허망한 바람 같다. 하지만 실은 더 강렬한 간청인 것이, 그림자로 덮어 달라는 말은 온전히 내 곁에 머물러 달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안아 달라, 품어 달라, 사랑해 달라, 이해해 달라, 떠나지 말아 달라 등, 사랑이란 감정에 개입되는 직접적인 호소보다 어쩌면 더 강한 말이다. 사랑은 어떤 방식으로든 상실의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당신을 다시 못 보게 되면 어쩌나, 당신이 낯선 이의 눈동자 속에 숨어 쓰라린 쑥잎 하나 품고 닫혀 버리면 어쩌나. 사랑은 그 상실의 가능성까지 내 삶 안에 받아들여 이어 가는 일이다. 그래서 사랑은 가능과 불가능의 이중리듬이 공존하는 실험이고 모험이다. 시는 그 불안한 모험 끝에 침묵을 택한다. 화자는 말을 바다에 빠뜨려 버린다고 하니. 시인은 말이 사라진 자리에 달을 불러올려 그것을 ‘커다란 사랑’으로 바꾼다. 이 장면이 나는 참 좋다. 때로 사랑은 내가 믿었던 말을 잠시 내려놓는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문득 떠나기 전에 보고 온 영화를 떠올린다. 이창동 감독이 스타네스쿠의 시 세계를 잘 알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시는 신기하게도 영화 ‘가능한 사랑’과 포개진다. 영화에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부부가 등장한다.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의 남편이 만나면서 각자가 드러내지 못했던 삶의 욕망과 균열이 서서히 드러난다. 제목이 그저 사랑이 아니라 ‘가능한 사랑’인 것은, 사랑은 확언이 아닌 질문으로 완성해 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이해와 일치의 다른 이름인 듯 간주한다. 상대를 이해해야 사랑할 수 있고, 비슷해져야 오래 함께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사랑에 대고 우리는 끝없이 같아지기를 요구한다. 이해 못 하는 대상을 사랑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도 끝내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 있고, 오래 함께 살아온 사람에게서 내가 몰랐던 낯선 얼굴을 발견하기도 한다. 사랑과 욕망, 선의와 잔인함, 연민과 이기심은 놀랄 만큼 가까이 붙어 있다. 그러니 가능한 사랑은, 완벽한 이해가 아니라 이해할 수 없어도 그 사람 곁에 머물며 그대로 바라보는 일에 가까울 것이다. 조용한 그늘 혹은 그림자가 사랑인 것은 그런 의미일 터. 시의 말미에 말 대신 달을 불러 커다란 사랑으로 바꾸어 놓는 일은, 서로 다른 존재가 달을 함께 바라보며 만들어 가는 영화 속 사랑과 흡사하다. 완전한 합일로 가능한 사랑이 아니라 시선을 함께하며 머무는 사랑. 그래서 너무 쉽게 금이 가는 이 세계에서 가능한 사랑의 계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우리 모두에게.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아시아서 시작해 세계와 영화 나눠… 나이 많아도 기회는 포기하지 말라”

    “아시아서 시작해 세계와 영화 나눠… 나이 많아도 기회는 포기하지 말라”

    “영화는 제 인생… 많은 것들 배워할리우드 소수자서 역할 넓혀가이창동 등 韓감독과 작업하고파”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그동안 영화에서 배웠습니다. 영화는 제 인생입니다.” 40년 넘는 경력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배우 양쯔충(양자경·64)은 지금도 영화를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뛴다. 새로운 영화에 도전하는 건 그에게 삶 자체이기 때문이다. 양쯔충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들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심장이 뛰고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새로운 경험을 여전히 추구한다”면서 “매일 아침 일어나 새 도전을 꿈꾸는 것, 그것이 삶”이라고 강조했다. ‘더 레이디’(2011) 이후 15년 만에 부국제를 찾은 양쯔충은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영화인에게 주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부국제와 마찬가지로 저도 오랫동안 이 길을 걸어왔다”고 한 그는 “우리는 모두 아시아에서 시작해 세계로 나가 우리의 영화와 문화를 나누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고, 그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발레리나를 꿈꿨던 그는 홍콩에서 영화 ‘예스마담: 황가사저’(1985)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007 네버 다이’(1997), ‘와호장룡’(2000)으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랐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로 미국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처음 할리우드에 진출했을 때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고 했다. “할리우드에 처음 갔을 때 가장 큰 충격은 제가 ‘마이너리티’(소수자)라는 사실이었다. 주어지는 역할도 많지 않았고 대부분 고정관념에 갇힌 역할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007 네버 다이’와 ‘와호장룡’ 등을 거치면서 그런 이미지만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조금씩 역할의 폭을 넓혀갔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인들과의 협업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함께 일하고픈 한국 감독을 묻자 “‘가능한 사랑’을 봤다. 이창동 감독님과의 작업을 매우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과도 작업해보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양쯔충은 이번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에서 주연과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바이쉐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사기 피해로 집을 잃고 양로원에서 지내게 된 자오(양쯔충)가 한때 매직 큐브 세계 챔피언이었던 청년을 만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이날 큐브를 직접 가져온 양쯔충은 “큐브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삶도 마찬가지”라며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기회는 찾아올 수 있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배우 양자경 “이창동·박찬욱·봉준호 감독 영화 출연하고파”

    배우 양자경 “이창동·박찬욱·봉준호 감독 영화 출연하고파”

    “영화는 제 인생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그동안 영화에서 배웠습니다. 그래서 제 인생에서 영화를 분리해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세계적인 배우 양쯔충(양자경·64)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내보였다. “나이가 들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심장이 뛰고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새로운 경험을 여전히 추구한다”고 밝힌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 새 도전을 꿈꾸는 것, 그것이 삶”이라고 강조했다. ‘더 레이디’(2011) 이후 15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를 찾은 양쯔충은 전날 열린 제31회 부국제 개막식에서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주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양쯔충은 부국제를 오랜 시간 함께 영화의 길을 걸어온 동료처럼 표현했다. “부국제와 마찬가지로 저도 오랫동안 이 길을 걸어왔다”고 한 그는 “우리는 모두 아시아에서 시작해 세계로 나가 우리의 영화와 문화를 나누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고, 그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예스마담: 황가사저’(1985)로 스크린 데뷔한 그는 ‘007 네버 다이’(1997), ‘와호장룡’(2000)으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랐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로 미국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등 북미 주요 영화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처음 할리우드에 진출했을 때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고 했다. “할리우드에 처음 갔을 때 가장 큰 충격은 제가 ‘마이너리티’(소수자)라는 사실이었다. 주어지는 역할도 많지 않았고 대부분 고정관념에 갇힌 역할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007 네버 다이’와 ‘와호장룡’ 등을 거치면서 그런 이미지만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조금씩 역할의 폭을 넓혀갔다”고 설명했다.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의 의미를 묻자 “한국의 윤여정 배우께서 아시아인 최초로 여우조연상 받으면서 우리 위상도 높아진 것”이라고 존경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한국영화는 아시아의 모범 사례라고 생각한다.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인들과의 협업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함께 일하고픈 한국 감독을 묻자 “‘가능한 사랑’을 봤다. 이창동 감독님과의 작업을 매우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과도 작업해보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양쯔충은 이번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에서 주연과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바이쉐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사기 피해로 집을 잃고 양로원에서 지내게 된 자오(양쯔충)가 한때 매직 큐브 세계 챔피언이었던 청년을 만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이날 큐브를 직접 가져온 양쯔충은 “큐브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삶도 마찬가지”라며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기회는 찾아올 수 있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 4일 만에 130만명… 추석 극장가 승자는 ‘암살자(들)’

    4일 만에 130만명… 추석 극장가 승자는 ‘암살자(들)’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건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암살자(들)’이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전날 43만 235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수는 130만 5677명이다. 1974년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암살자(들)’은 형사 철구(유해진),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 등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같은 날 개봉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전날 21만 489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66만 3144명이다. 운과 능력을 타고난 장태영(변요한)과 부단한 노력으로 성공한 박태영(노재원)의 대결을 그렸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영화 ‘오디세이’는 전날 14만 2224명을 모으며 3위를 달렸다. 누적 관객수 1169만 1832명으로,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선 뒤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아이맥스(IMAX) 등 특수관에서의 인기가 여전하다. 할리우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최민식·한소희 주연 ‘인턴’(7만 8655명)이 4위를 차지했다. 지난 16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는 70만 6265명이었다.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 신작 ‘가능한 사랑’(2만 6550명)이 5위를 차지했다. 상영관이 101곳밖에 되지 않지만, 좌석 수에 따른 관객수를 가리키는 ‘좌석 판매율’은 43% 정도로 ‘암살자(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 추석 영화 승자는 ‘암살자(들)’···나흘 만에 130만 돌파

    추석 영화 승자는 ‘암살자(들)’···나흘 만에 130만 돌파

    추석 연휴 개봉한 영화들 가운데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암살자(들)’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전날 43만 235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수는 130만 5677명이다. 1974년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로, 형사 철구(유해진),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 등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같은 날 개봉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전날 21만 489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수는 66만 3144명이다. 운과 능력을 타고난 장태영(변요한)과 부단한 노력으로 성공한 박태영(노재원)의 대결을 그렸다. 질투심에 휩싸인 박태영의 계략으로 나락에 떨어진 장태영이 극적으로 살아남아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영화 ‘오디세이’가 전날 14만 2224명을 모으며 3위를 달렸다. 누적 관객수 1169만 1832명으로,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뒤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아이맥스(IMAX) 등 특수관에서의 인기가 여전하다. 할리우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최민식·한소희 주연 ‘인턴’(7만 8655명)이 4위를 차지했다. 지난 16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는 70만 6265명에 그쳤다. 추석 연휴부터 밀리는 모양새다. 올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 신작 ‘가능한 사랑’(2만 6550명)이 5위를 차지했다. 상영관이 101개관밖에 되질 않지만, 좌석수에 따른 관객수를 가리키는 ‘좌석 판매율’은 43% 정도로 ‘암살자(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 이창동 “저도 자본과 결혼했지만… 질문 계속된다”

    이창동 “저도 자본과 결혼했지만… 질문 계속된다”

    해고·파업 넘어 노동 시각 바뀌어복잡한 현실 여러 층위에서 말해수상 좋지만 관객들 수용 더 중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닥친 문제를 단순하고 쉽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여러 층위에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의 영예를 안고 한국에 돌아온 거장 이창동(72) 감독이 21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만든 이유를 소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 감독과 주연 설경구·조인성·조여정이 자리했다. 미국 일정 중인 전도연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이 감독은 “10여년 전 대기업에서 대량 해고, 파업, 강제진압 사건이 터졌을 때 정말 큰 충격을 받아 영화를 만들려 했다. 그러나 당시엔 내가 얼마나 그들과 가까운지, 정직한지 확신이 없어 접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 노동의 문제가 해고와 파업이 아닌, 노동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 자체가 바뀌었다. 여기에 다큐멘터리를 찍는 감독 부부를 포함시키면서 비로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으로 국내 공개된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아내 미옥(전도연)이 호석의 전 직장 동료의 장례식장에 갔다가 해고 노동자들을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상우(조인성) 부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예지는 노동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며 호석 부부에게 인터뷰를 제안한다. 인터뷰를 꺼리는 호석과 달리 미옥은 예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미옥은 예지의 촬영을 돕는 상우와 마주치며 어느새 호감을 지니게 된다. 영화는 두 부부를 통해 해고 노동자, 계급 갈등, 영화감독의 윤리와 태도, 사람 관계를 담아낸다. 특히 여러 메타포(은유)를 이 감독 특유의 사실주의에 녹여 2시간 44분을 팽팽하게 끌고 간다. 이 감독은 예지라는 인물에 대해 “영화감독으로서 저도 자본과 결혼하고 사는 삶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그 속에서도 뭔가 남의 고통을 탐하거나 착취하지 않고 진실로 다가서고, 정말로 남을 사랑하는 게 가능한가 이런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영화에서 예지는 인터뷰를 거부하는 호석의 마음을 열고자 서해안에 있는 상우의 별장으로 다 같이 여름휴가를 가자고 제안한다. 이곳에서 각자의 숨은 욕망이 폭발한다. 특히 미옥과 호석이 펼치는 바닷가 장면은 영화의 주제를 응축한 명장면이다. 전도연은 “자신의 가족의 가치,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앗아가려는 상황에 놓인 미옥이 온몸으로 저항하고 이를 지키려는 신”이라고 소개했다. ‘가능한 사랑’은 뉴욕, 산세바스티안, 취리히, 밴쿠버, BFI 런던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제99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도 선정됐다. 이 감독은 잇단 수상에 대해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상은 결과물일 뿐”이라며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 줄까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영화를 완성하는 것은 관객”이라고 밝혔다.
  • 이창동 “저도 자본과 결혼한 삶, 그럼에도 ‘정말로 사랑할 수 있을까’ 질문”

    이창동 “저도 자본과 결혼한 삶, 그럼에도 ‘정말로 사랑할 수 있을까’ 질문”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닥친 문제를 단순하고 쉽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여러 층위에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제83회 베네치아(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의 영예를 안고 한국에 돌아온 거장 이창동(72) 감독이 21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만든 이유를 소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 감독과 주연 설경구·조인성·조여정이 자리했다. 미국 일정 중인 전도연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이 감독은 “10여년 전 대기업에서 대량 해고, 파업, 강제진압 사건이 터졌을 때 정말 큰 충격을 받아 영화를 만들려 했다. 그러나 당시엔 내가 얼마나 그들과 가까운지, 정직한지 확신이 없어 접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 노동의 문제가 해고와 파업이 아닌, 노동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 자체가 바뀌었다. 여기에 다큐멘터리를 찍는 감독 부부를 포함시키면서 비로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으로 국내 공개된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아내 미옥(전도연)이 호석의 전 직장 동료의 장례식장에 갔다가 해고 노동자들을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상우(조인성) 부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예지는 노동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며 호석 부부에게 인터뷰를 제안한다. 인터뷰를 꺼리는 호석과 달리 미옥은 예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미옥은 예지의 촬영을 돕는 상우와 마주치며 어느새 호감을 지니게 된다. 영화는 두 부부를 통해 해고 노동자, 계급 갈등, 영화감독의 윤리와 태도, 사람 관계를 담아낸다. 특히 여러 메타포(은유)를 이 감독 특유의 사실주의에 녹여 2시간 44분을 팽팽하게 끌고 간다. 이 감독은 예지라는 인물에 대해 “영화감독으로서 저도 자본과 결혼하고 사는 삶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그 속에서도 뭔가 남의 고통을 탐하거나 착취하지 않고 진실로 다가서고, 정말로 남을 사랑하는 게 가능한가 이런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영화에서 예지는 인터뷰를 거부하는 호석의 마음을 열고자 서해안에 있는 상우의 별장으로 다 같이 여름휴가를 가자고 제안한다. 이곳에서 각자의 숨은 욕망이 폭발한다. 특히 미옥과 호석이 펼치는 바닷가 장면은 영화의 주제를 응축한 명장면이다. 전도연은 “자신의 가족의 가치,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앗아가려는 상황에 놓인 미옥이 온몸으로 저항하고 이를 지키려는 신”이라고 소개했다. ‘가능한 사랑’은 뉴욕, 산세바스티안, 취리히, 밴쿠버, BFI 런던 등 전 세계 각종 영화제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제99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도 선정됐다. 이 감독은 잇단 수상에 대해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상은 결과물일 뿐”이라며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 줄까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영화를 완성하는 것은 관객”이라고 밝혔다.
  • [세종로의 아침] 이창동, 넷플릭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

    [세종로의 아침] 이창동, 넷플릭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

    이창동 감독 영화 ‘가능한 사랑’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막 내린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수상 실적을 올린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 ‘피에타’(황금사자상) 이후 14년 만이다. 한국 영화라면 당연히 3대 영화제에서 상 하나쯤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칸 영화제 수상 이후 ‘베를린의 남자’ 홍상수 감독 정도가 수상 소식을 간간이 이어오는 실정이다. 수상 소식만큼이나 수상 소감도 화제였다. 이 감독은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요즘 시대에 누가 노동을 소재로 한 영화에 관심을 가질 것이며, 한국영화 제작 투자가 쪼그라든 상황에서 영화의 역할을 누가 고민하겠나. 영화제의 성과와 흥행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 2010년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이 감독 영화 ‘시’는 누적 관객 20만명을 겨우 넘었다. 영화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영화는 예술이기도 하지만, 대중성을 담보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해내는 감독으로 박찬욱과 봉준호를 꼽는다. 그러나 이런 감독들은 흔치 않다. 다음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감독이라면 당연히 대중성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이쯤에서 이 감독의 수상소감을 다시 돌아보자.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다림과 인내가 없었으면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제작이 가능하도록 해 준 넷플릭스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작사인 파인하우스필름의 이준동 대표는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은 있었으나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한국 영화 투자 체력이 거의 바닥이어서 아주 상업적인 장르 영화조차도 투자를 못 받는 시장 상황”이라고 했다. 이른바 ‘영화관의 위기’ 시대, 그리고 이를 부른 주범으로 꼽히는 넷플릭스가 이 감독 영화 제작을 지원했다는 점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특히 ‘가능한 사랑’이 당시 영화진흥위원회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 지원 선정작으로 뽑혔지만, 넷플릭스 투자가 확실시되자 신청을 취하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상 이후 이 감독의 전작 스트리밍 서비스에 발 빠르게 나선 넷플릭스의 이후 행보 역시 놀랍다. 지난달 말 유럽 등에 이 감독의 첫 작품 ‘초록물고기’를, 지난 4일에는 ‘박하사탕’과 ‘오아시스’를 풀었다 .향후 ‘시’와 ‘버닝’ 등 작품들도 추가로 스트리밍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마케팅이란 이렇게 하는 것’임을 보여 주는 듯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 주재한 ‘뤼미에르 정상회의’에서 프랑스와 함께 2031년까지 5년 동안 약 5억 유로(8000억원)씩을 영화·영상산업 발전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어 이 감독과 ‘가능한 사랑’ 주연 배우들을 만나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를 논의하기도 했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이 대통령의 이번 선언에 대해 “영화와 영상을 사회가 함께 수호해야 할 공공재로 규정하고, 작품의 다양성이야말로 영화 산업 경쟁력의 본질적인 토대임을 명시했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따끔한 일침도 덧붙였다. “국제적 합의와 약속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실현해 나가야 할 정부의 실제 정책과 예산 기조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실행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정부 지원은 반갑지만, 이번 투자가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영화’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변질될까 우려스럽다는 이야기다. 이 대통령은 이 감독 수상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번 수상을 계기로 우리 영화의 다양성이 더욱 넓어지고, 좋은 작품들이 세계 관객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일치할지, 어떤 정책이 나올지 두고 볼 일이다. 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 이창동 ‘가능한 사랑’ 토론토영화제 ‘에버트 감독상’ 수상

    이창동 ‘가능한 사랑’ 토론토영화제 ‘에버트 감독상’ 수상

    이창동 감독이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토론토영화제(TIFF)에서 ‘TIFF 에버트 감독상’을 받았다. 한국 감독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 감독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페어몬토 로열 요크 호텔에서 열린 토론토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에서 TIFF 에버트 감독상을 받았다. 트리뷰트 어워즈는 뛰어난 영화적 성취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토론토영화제가 매해 여는 시상식이다. TIFF 에버트 감독상은 미국의 저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를 기념해 만들었다. 획기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독창적인 비전을 제시해 온 선구적 감독의 공로를 기린다. 이 감독은 시상대에 올라 “로저 에버트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이 상을 앞으로도 그런 영화를 계속 만들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저는 영화야말로 인간을 가장 잘 이해하게 해주는 매체라고 생각했고,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어 왔다”며 “그런데 영화를 만들수록 오히려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이해하기 어려운지를 더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아가 없는 인공지능(AI)이 점점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고, 인간 자신도 점점 자아를 잃어 가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라며 “앞으로도 인간을 이해하려는 시도로서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가능한 사랑’은 부유한 남편(조인성 분)을 둔 다큐멘터리 감독(조여정)이 해고 노동자 부부(설경구, 전도연)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계급적 배경이 다른 이들이 서로의 삶과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앞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영화는 오는 23일 국내 개봉한다. 오는 11월부터 넷플릭스에서 공개한다.
  • 이창동의 ‘가능한 사랑’, 베네치아 은사자 품다

    이창동의 ‘가능한 사랑’, 베네치아 은사자 품다

    해고 노동자·계급 사회 문제 조명“사람의 고통 영화에 담으려 고민”내년 美오스카상 장편부문 도전李대통령 “세계 관객과 더 만나길” 이창동(72)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제83회 베네치아(베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의 시선으로 끊임없이 우리 사회를 비춰 온 이 감독에 대한 헌사이자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쾌거로 꼽힌다. 이 감독은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 ‘팔라초 델 시네마’(영화의 궁전)에서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은사자상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바로 다음 권위의 2등 상이다.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은사자상)을 받았던 이 감독은 이날 또 다른 은사자상까지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상을 받은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황금사자상) 이후 14년 만이다. 이 감독은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서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가능한 사랑’은 이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자 첫 넷플릭스 영화로도 화제가 됐다.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부유한 남편 상우(조인성)가 해고 노동자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 감독은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일하다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전리’로 등단했고, 마흔셋 늦깎이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데뷔작 ‘초록물고기’(1997)와 ‘박하사탕’(2000)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사회문제를 예리하게 드러내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세 번째 영화 ‘오아시스’(2002)로 베네치아영화제 특별감독상과 신인배우상(문소리)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한국 대표 감독이 됐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비극에 휘말리는 소시민을 내세우기 때문에 주인공은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비판도 뒤따르지만, 그럼에도 이 감독은 우직하게 인간을 담아낸다”면서 “인물을 끝까지 파고드는 탁월한 영상의 시선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은 잠시 메가폰을 내려놓고 참여정부 첫 문화관광부 장관이 돼 1년 4개월 동안 재직했다. 이후 2007년 네 번째 작품 ‘밀양’으로 영화계로 다시 돌아왔다. 소설가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남편을 잃고 남편의 고향인 경남 밀양에 내려와 살던 신애가 아들을 유괴당한 뒤 종교에 귀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2010년 발표한 다섯 번째 작품 ‘시’에서는 영화 ‘만무방’을 끝으로 15년 동안 작품을 하지 않던 배우 윤정희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화제가 됐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인 미자가 시를 배우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여섯 번째 영화 ‘버닝’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가 원작이다. 세 명의 청년 종수(유아인), 해미(전종서), 벤(스티븐 연)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뤘다. 이 감독의 우직한 행보는 일곱 번째 작품인 ‘가능한 사랑’에서도 화려하게 꽃피웠다. 사회적 지위가 극과 극인 두 부부의 갈등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성을 은유한다. 이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어떻게 영화에 담을 수 있는지 많이 생각했다”면서 “영화를 만드는 작업 자체가 어쩌면 그 고통을 함께 나누고 서로의 고통을 치유할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이 감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신앙인과 비신앙인,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등 대칭적인 인물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상실과 고통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리얼리즘 영화에서도 비슷한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지만, 이 감독은 이를 여러 해석이 가능하도록 다방면으로 심오하게 그려낸다”면서 “이번 ‘가능한 사랑’도 자본주의 사회 계급 문제를 다층적으로 다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가능한 사랑’은 제9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 국제 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내년 오스카상에 도전한다. 오는 23일 국내 일부 극장에서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넷플릭스에서는 11월 6일 공개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수상 소식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의 빛나는 여정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상을 계기로 우리 영화의 다양성이 더욱 넓어지고, 좋은 작품들이 세계 관객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李대통령, 이창동 베니스 심사위원대상에 “영화 다양성 더 넓어지길”

    李대통령, 이창동 베니스 심사위원대상에 “영화 다양성 더 넓어지길”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2등 상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데 대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서 “지난 뤼미에르 서밋에서 감독님과 배우분들을 뵈었을 때 작품에 대한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직접 전해 들었다”며 “그때의 기대가 좋은 결실로 이어져 더욱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우리 영화의 다양성이 더욱 넓어지고, 좋은 작품들이 세계 관객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창동 감독님과 모든 배우·제작진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의 빛나는 여정을 응원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가능한 사랑’은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 ‘팔라초 델 시네마’(영화의 궁전)에서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한국 영화가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4년 만이다. 한국 영화가 이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베네치아 심사위원대상 이창동에 문체장관 축하메시지…“영화사 위대한 이정표”

    베네치아 심사위원대상 이창동에 문체장관 축하메시지…“영화사 위대한 이정표”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에게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최 장관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02년 ‘오아시스’에 이어 24년 만에 베네치아에서 거둔 이 눈부신 쾌거로 한국 영화사에 또 하나의 위대한 이정표를 세우셨다”고 축하했다. 이어 “끊임없이 질문을 멈추지 않는 감독님의 깊은 예술혼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세계 영화인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며 “이렇게 늘 한국 영화계의 큰 자랑이 되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어 “감독님과 함께 묵직한 명작을 빚어내신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배우님과 제작진 여러분께도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며 “먼 여정 건강히 마무리하시고, 조만간 반가운 얼굴로 다시 인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가능한 사랑’은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 ‘팔라초 델 시네마’(영화의 궁전)에서 열린 베네치아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 감독이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은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 이후 24년 만이다. 한국 영화로는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4년 만이다. ‘가능한 사랑’은 오는 23일 국내 일부 극장에서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넷플릭스에서는 11월 6일 공개된다.
  •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베네치아 심사위원대상 빛난 이창동의 영화 세계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베네치아 심사위원대상 빛난 이창동의 영화 세계

    베네치아국제영화제가 12일(현지시간) 이창동(72) 감독의 ‘가능한 사랑’에 심사위원대상을 안겼다. 이번 수상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의 시선으로 끊임없이 우리 사회를 비춰온 이창동에 대한 베네치아영화제의 헌사이자,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쾌거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 ‘팔라초 델 시네마’(영화의 궁전)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가능한 사랑’은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심사위원대상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바로 다음 권위의 2등 상이다.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수상한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4년 만이다. 이 감독으로선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은사자상)을 받은 이후 24년 만이다. 심사위원대상은 한국 영화로는 첫 수상이다. 이 감독은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며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1954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 감독은 국어교사로 일하다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전리’로 등단한 뒤 마흔셋 늦깎이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1997년작 ‘초록물고기’와 두 번째 영화 ‘박하사탕’(2000), 세 번째 영화 ‘오아시스’(2002)로 주목받았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사회 비극에 휘말리는 소시민을 내세우기 때문에 주인공은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비판도 뒤따르지만, 이 감독은 우직하게 인간을 담아낸다. 인물을 끝까지 파고드는 탁월한 영상의 시선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은 잠시 메가폰을 내려놓고 관료로 활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참여정부 첫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1년 4개월 동안 재직했다. 2004년 6월 사임할 당시 영화계의 비판을 받았는데, 정부 편에 서서 한국영화 스크린 쿼터제 축소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이 감독은 2007년 네 번째 작품 ‘밀양’으로 다시 영화계로 돌아왔다. 소설가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용서에 대한 딜레마에 놓인 신애를 연기한 전도연이 한국 배우 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3년 후인 2010년 발표한 다섯 번째 작품 ‘시’에서는 영화 ‘만무방’을 끝으로 15년 동안 작품을 하지 않던 배우 윤정희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화제가 됐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인 미자가 시를 배우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시나리오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여섯 번째 영화 ‘버닝’(2018)은 해미(전종서), 벤(스티븐 연) 세 명의 청년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뤘다. 원작을 새롭게 바꿔 계급 갈등, 오해, 허무, 이상과 현실 등 주제를 다양하게 담아내 ‘메타포(은유)’가 특히 두터운 작품으로 꼽힌다.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지만 아쉽게 상을 받지는 못했다. 이 감독의 우직한 행보는 일곱 번째 작품 ‘가능한 사랑’에서 결국 화려하게 꽃피웠다.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아내 미옥(전도연),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부유한 남편 상우(조인성)가 해고 노동자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사회적 지위가 극과 극에 놓인 두 부부는 필연적으로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이 감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신앙인과 비신앙인,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등 대칭적인 인물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상실과 고통을 이야기한다. 다른 리얼리즘 영화에서도 비슷한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지만, 이 감독은 이를 여러 해석이 가능하도록 다방면으로 심오하게 그려낸다”면서 “이번 ‘가능한 사랑’도 자본주의 사회 계급 문제를 다층적으로 다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 한독협, ‘뤼미에르 선언’ 환영…“정책 이행”도 촉구

    한독협, ‘뤼미에르 선언’ 환영…“정책 이행”도 촉구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가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공동 주재한 ‘뤼미에르 정상회의’ 선언에 환영 입장을 냈다. 그러나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과 예산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해 국제 영화·영상 산업 정상회의인 ‘뤼미에르 서밋’을 공동 의장으로서 주재하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특히 7일(현지시간) 뤼미에르 서밋에서는 ‘뤼미에르 파트너십’을 출범하고, 프랑스와 함께 2031년까지 5년 동안 약 5억 유로(8000억원)씩을 영화·영상산업 발전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창동 감독, 설경구·전도연 배우 등 국내 영화인과 만나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를 논의했다. 한독협은 이번 선언에 대해 “영화와 영상을 사회가 함께 수호해야 할 공공재로 규정하고, 작품의 다양성이야말로 영화 산업 경쟁력의 본질적인 토대임을 명시했다”고 환영했다. 또 “이 대통령 역시 현장에서 독립영화를 ‘영화 산업의 미래이자 지속적인 성장동력’이라 규정하며 대한민국이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한독협은 그러나 “국제적 합의와 약속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실현해 나가야 할 정부의 실제 정책과 예산 기조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독립영화 창작 지원은 대중성과 시장성 중심의 단일 기준 경쟁 구조에 편중돼 다큐멘터리나 실험영화 등 비주류 예술 영화들의 입지가 극도로 위축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또 작품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유통·상영 기반과 지역 영화 생태계 또한 기반을 상실해 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독협은 ▲지원 트랙의 대중성 중심 및 다양성·실험 중심 이원화,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현실화, 2024년 폐지된 독립애니메이션영화 제작·개봉 지원 복원 ▲안정적 창작 지속성 보장을 위한 다년도 지원 체계로의 전환 및 e나라도움 등 과도한 행정 정산 부담 해소 ▲독립영화 관람지원 제도 시행 및 공공 OTT와 상영·예매·작품정보를 아우르는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한 유통 기반 강화 ▲사라진 지역영화 생태계 정책 복원, 거점-순회-교육 연계 지역 상영망 구축, 그리고 소형 비상설영화관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 “완벽하게 압도적” 6분 기립박수… ‘가능한 사랑’에 빠진 베네치아

    “완벽하게 압도적” 6분 기립박수… ‘가능한 사랑’에 빠진 베네치아

    외신 잇단 찬사… 배우들 눈물도황금사자상 수상 기대감 커져“전도연, 트로피 추가할 가능성” 6일(현지시간) 제83회 베네치아영화제에서 공개된 이창동 감독 신작 ‘가능한 사랑’에 외신의 극찬이 쏟아졌다. 영화제 경쟁 부문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과 아내 미옥(전도연) 부부,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부자 남편 상우(조인성)가 해고 노동자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날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 팔라초 델 시네마에서 ‘가능한 사랑’의 공식 상영이 끝나자 관객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졌고, 배우들은 뜨거운 반응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6분 동안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절제된 균형감이 돋보이는 우아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이 감독이 영화제의 분위기를 이상적으로 되돌려 놨다”면서 “잠재적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는 평점 5점 만점에 4.5점을 주며 “사랑이 분열을 잇고 짧은 순간이나마 자유를 선사할 가능성에 관한, 완벽하게 압도적인 영화”라고 상찬했다. 데드라인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2019)에서 보여준 ‘계급 갈등’을 언급하면서 “이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세상에서 사랑과 갈망에 대한 절절한 함의를 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오아시스’(2002)와 ‘밀양’(2007)에서 함께했던 설경구·전도연 배우를 비롯해 조여정·조인성 배우에 대한 극찬도 나왔다. ICS필름은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이 베네치아영화제에서도 트로피를 추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이 감독은 시사회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사랑’은 영화에 대한 우리의 고민, 우리가 사는 이 세상, 근본적으로 변화해 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수상 여부는 오는 12일 폐막식에서 결정된다. 국내에서는 오는 23일 개봉하고, 넷플릭스에서는 오는 11월 6일 공개된다.
  • 李대통령 “한·프랑스, 영화·영상산업에 5년간 1.6조원 투자”

    李대통령 “한·프랑스, 영화·영상산업에 5년간 1.6조원 투자”

    ‘글로벌 투자협력 이니셔티브’ 선포“인간과 AI 공존 위해 책임 다할 것”마크롱 “첫 영화·영상 정상회의 의미”李, 한국 영화인들과 간담회도 가져 이재명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향후 5년간 대한민국과 프랑스가 영화, 영상산업 분야에 각각 5억 유로, 한화로 약 8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약속을 담았다”며 ‘글로벌 영화·영상산업 투자협력 이니셔티브’인 ‘뤼미에르 파트너십’을 선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세계 각국 문화 장관과 국제기구 인사, 영화·영상계 전문가, 감독·배우 등 창작자 200여명이 참석하는 ‘뤼미에르 서밋’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의장으로 참석해 이같이 연설했다. 이 대통령은 개막식 연설에서 이번 이니셔티브에 대해 “영화·영상 산업의 번영과 상생을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제안하고 프랑스가 흔쾌히 호응한 이 파트너십은 자국 영화, 영상 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함께 양국의 공동투자와 공동제작으로 이어진다”며 “로컬 콘텐츠의 글로벌 무대 진출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파트너십이 양자 간의 관계를 넘고 세계로 확장돼 전 세계 영화, 영상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환히 비추는 빛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한국과 프랑스는 2027년부터 5년간 8000억원씩 모두 1조 6000억원을 영화·영상 산업에 투자하게 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이 영화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인간의 성장을 돕기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도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서 인간과 AI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그 책임을 함께 다해 가겠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연설에서 “오늘날 이러한(동영상) 콘텐츠가 창작되고, 제작되며, 소비되는 방식은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변화 중 그 어느 것도 두려워해서는 안 되며 그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와 대한민국이 영화 및 동영상에 관한 최초의 국제 정상회의를 개최하고자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뤼미에르 서밋에 초청받은 이창동·정주리 감독, 배우 설경구·전도연·김도연씨, 또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콘텐츠를 총괄하는 김민영 부사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 부부 및 서밋 참석자들과 공식 오찬을 하고 영화·영상 관련 라운드테이블을 주재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6일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공개한 서면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북한과 미국의 대화 재개를 위한 ‘페이스 메이커’ 역할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페이스 메이커 역할로 “북한의 핵 능력을 저지하기 위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이 대통령 “韓佛 영화 분야 협업” 전도연 “앞으로 기대하겠다”

    이 대통령 “韓佛 영화 분야 협업” 전도연 “앞으로 기대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영상·영화 분야에서 계속 협업해나갈 생각”이라며 양국 간 영화 공동 제작 가능성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영화·영상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뤼미에르 서밋’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의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영화인들과의 대화’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뤼미에르 서밋에 초청받은 이창동·정주리 감독, 배우 설경구·전도연·김도연씨, 또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콘텐츠를 총괄하는 김민영 부사장이 참석했고 사회는 통역사이자 방송인인 안현모씨가 맡았다. 이창동 감독과 배우 전도연·설경구씨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가능한 사랑’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중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또 열리는 토론토 영화제의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내년 아카데미의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정주리 감독의 한국·프랑스·룩셈부르크 제작사 합작 영화 ‘도라’(배우 김도연씨 출연)도 칸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케이팝이나 드라마, 영화 심지어 패션, 푸드까지 일종의 새로운 신흥 문화 한국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7년부터 5년간 한국과 프랑스가 영화, 영상 산업 분야에 각각 5억 유로, 한화로 약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파트너십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공통의 출자금을 만들고 각자의 영화·영상 산업에 투자를 하는데 필요하면 공동 제작이나 협업도 할 수 있게 그렇게 만들어 가려고 합의했다”며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 ‘가능한 사랑’이 전날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공개됐다며 “다행히 반응이 좋다”며 “이번에 실감한 게 팬들이 한국 관객만큼이나 한국 배우들을 더 뜨겁게 좋아하고 사인도 해달라고 하며 피부로 느껴지는 차이가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배우 전도연씨는 “그 영화제가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감독님들 작품이 많이 오며 주목받는 작품 두 작품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창동 감독님의 ‘가능한 사랑’이어서 얼마나 대단한 감독님인지 새삼 또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주리 감독은 “대통령님은 후보 시절부터 전주에서 영화인들과 대담을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영화 산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느꼈는데 계속해서 이렇게 이어져 와서 이런 자리까지 함께해서 너무나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김도연씨는 “영광스럽게도 칸 영화제에도 가게 되었고 저희가 열심히 만든 그 영화를 다른 나라 관객분들과 함께 나누고 그런 경험이 큰 감동이었다”고 했다. 김민영 부사장은 “창작자분들과 민간 기업, 그리고 정부, 세 그룹의 밸런스 있는 균형 있는 협업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그런 생태계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독립영화 지원과 관련해 “돈이 되는 상업적 분야는 민간에서 다 커버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독립 예술 분야나 순수 문화 분야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소재를 발굴하고 작가를 키우고 제작을 지원하고 유통을 지원하고 그리고 국제 경쟁이 가능하도록 펀드도 만들어서 함께 투자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하는 이런 일들을 이제 본격적으로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상업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실은 계속 가기가 어렵다. 이 간급을 사실은 이제 정부가 메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제가 준비했던 말이 꼭 있었던 건 아니고 생각은 있었는데 다 말씀해주셔서 앞으로 기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넘어야 될 벽이긴 한데 문화 예술인들의 문화 예술 황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풍성해지며 일자리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며 “드디어 대한민국에 기회가 왔다”고 했다. 이어 “(사정이 어려운 문화 예술업계) 그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야 된다”며 “정부 정책에 대해서 앞으로는 조금 기대를 가져도 된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영화·영상 관련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주재했다. 이날 행사에는 피에르 앙투안 캅통 프랑스 미디어완 이사회 의장 및 최고경영자(CEO), 에밀리 안토니스 미국영화협회 유럽·중동·아프리카 대표, 이자벨 하스키 넷플릭스 글로벌 정책 전략 총괄 부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윤상현 CJ ENM 대표이사,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간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로컬’ 생태계의 독창성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의 확장성이 함께 만날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우리 모두의 성과를 키워주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자본과 유통망이 로컬의 잠재력 있는 이야기와 결합할 때 지역의 제작 생태계가 활력을 얻고, 또 그것이 다시 글로벌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단단한 선순환 파트너십’이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도 영화·영상의 글로벌 공동제작과 투자, 글로벌 유통 협력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장 든든한 파트너로서 정책적인,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 베네치아서 베일벗은 ‘가능한 사랑’…“잠재적 걸작”, “완벽하게 압도적” 쏟아진 호평

    베네치아서 베일벗은 ‘가능한 사랑’…“잠재적 걸작”, “완벽하게 압도적” 쏟아진 호평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이창동 감독 신작 ‘가능한 사랑’에 외신의 극찬이 쏟아졌다. 영화제 경쟁 부문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리고 있는 제83회 베네치아영화제 시사회에서 선보인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아내 미옥(전도연) 부부,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부자 남편 상우(조인성)가 해고 노동자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좀체 마음을 열지 않는 호석과의 거리를 좁히려 상우는 자신의 여름별장으로 호석 가족을 초대하지만, 균형이 맞지 않는 두 부부는 삐걱거린다.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상영 이후 6분 동안 관객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외신들은 이 감독의 연출력과 작품 완성도를 극찬했다. ‘가디언’은 “절제된 균형감이 돋보이는 우아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이 감독이 영화제의 분위기를 이상적으로 되돌려놨다. 잠재적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필름스테이지’는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본 작품 중 가장 묵직하며 올해 최고작 중 하나로 꼽힐 만하다”고 했다. 5점 만점에 4.5점을 준 ‘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는 “사랑이 분열을 잇고 짧은 순간이나마 자유를 선사할 가능성에 관한, 완벽하게 압도적인 영화”라고 평가했다. ‘데드라인’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2019)과의 계급 갈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지금, 이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세상에서 사랑과 갈망에 대한 절절한 함의를 담고 있다”고 부연했다. 배우들을 향한 극찬도 이어졌다. ‘인디와이어’는 주연 배우 전도연에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연기를 선보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ICS필름은 “이 감독과의 첫 번째 협업 작품인 ‘밀양’(2007)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전도연이 베니스영화제에서도 트로피를 추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가능한 사랑’은 내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 국제 장편영화 부문 출품작으로도 선정된 상태다. 이 감독은 앞서 시사회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사랑’은 영화에 대한 우리의 고민, 우리가 사는 이 세상, 근본적으로 변화해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수상 여부는 오는 12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국내에서는 오는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한다. 넷플릭스에서는 오는 11월 6일 공개된다.
  • 여행 끝엔 “나 다시 돌아갈래” 외치게 될 제천, 지금이 제철 [김기중 기자의 영화+여행]

    여행 끝엔 “나 다시 돌아갈래” 외치게 될 제천, 지금이 제철 [김기중 기자의 영화+여행]

    ‘박하사탕’ 촬영지로 유명한 철길기차 오면 관광객은 설경구 된 양두 팔 벌리고 힘껏 영화대사 외쳐일 년 중 단 엿새, 영화음악제 개막각종 음악적 시도 담긴 영화 선봬올빼미족 위한 심야 상영회 신설‘시크릿 가든’  ‘부부의 세계’ 촬영지리솜 숙박땐 호젓한 아침 산책을근처 식당의 옹심이칼국수 ‘별미’ 더는 갈 곳 없는 영호가 철길 위에 올라선다. 열차가 날카로운 경적을 울리며 달려온다. 열차를 향해 두 팔을 크게 벌린 영호가 울부짖는다. “나 다시 돌아갈래!” ●26년 지나도 ‘박하사탕’ 추억 여전 이창동 감독 영화 ‘박하사탕’은 첫 시퀀스부터 강렬하다. 열차가 오는지조차 몰랐을 정도로 영호 역에 몰입한 신인 배우 설경구의 명연기가 빚어낸 명장면이다. 열차에 몸을 던진 마흔 살 영호의 비극은 어디에서 비롯했을까. 이 감독은 시간을 돌려 영호의 과거로 찾아간다. 기차가 거꾸로 달리고, 도로 위 자동차가 뒷걸음질한다. 땅바닥에 떨어졌던 벚꽃잎도 다시 가지에 붙는다. 그렇게 다다른 마지막 시퀀스의 배경은 1979년 영호가 첫사랑 순임(문소리)을 만났던 바로 그 철길 아래다. 순임이 건네준 박하사탕을 받고 마냥 행복하게 웃는 스무 살 영호의 모습은 첫 장면의 비극과 맞물려 더 안타깝다. 영호의 인생과 사랑을 투영해 굴곡진 현대사를 그려낸 영화는 2000년 1월 1일 개봉해 크게 성공했다. 촬영지로 사람들이 몰려왔다. 하루 한 번 다니던 완행버스가 증편됐다. 촬영지 주변에 펜션 단지가 생겼다. 영화의 힘을 맛본 제천시는 영화, 드라마 촬영지 유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04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도 출범했다. 제천이 ‘영화의 도시’가 된 출발점이 ‘박하사탕’인 셈이다. 영화 처음과 끝 장면을 촬영한 곳은 백운면 애련리 57번지이다. 정확한 주소를 기억할 필요는 없다. 내비게이션에 ‘박하사탕 촬영지’라고 치면 안내해 준다. 차를 몰고 백운면 안동로 삼거리에 들어서자 ‘촬영지까지 6㎞’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높은 산과 얕은 진소천이 굽이치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창문을 열어 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역시 ‘청풍명월’ 제천이다. 개봉 후 26년이 흘렀지만 사람들은 이곳에서 여전히 영호의 흔적을 찾는다. 촬영지에 있는 충북선 진소천 철교 위에는 기차가 여전히 달린다. 영호처럼 철로에 올라가면 안 된다. 다만 그 밑에서 소리를 지르는 건 된다. 기차가 지나갈 때면 사람들은 두 팔을 벌리고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친다. 영화 속 영호처럼 모두 알고 있을 터다. 지나간 인생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의림지·청풍호… ‘제천 10경’ 즐기기 촬영지에서 나와 20분쯤 달리면 박달재에 다다른다. 조선시대 박달과 금봉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서려 있는 곳이다. 대중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도 유명하다. 박달재 목각공원에서 한숨 돌려도 좋을 법하다. 근처에 있는 목굴암에 잠시 들러본다. 대형 고목에 굴을 파고 그 안에 아미타불을 조각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아래 구멍으로 기어서 들어간 뒤 일어서면 아미타불 부조를 코앞에서 마주한다. 좁은 곳에서 절을 한 뒤 소원을 빌어본다. 거리가 가까우니 부처가 더 잘 들어주실지도 모를 일이다. 바로 옆 쪼개진 큰 고목을 파서 삼존불과 오백나한을 조각한 작품도 이색적이다. 수백 개의 나한을 조각한 목각공의 솜씨가 감탄스럽다. 충주 방향으로 가는 박달터널을 지나면 삼도천터널로 갈 수 있다. 실제 지명은 아니다. 아이유와 여진구 주연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2019) 촬영 장소에 나왔던 곳이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라는 의미로 이름을 그리 붙였다. 봉양읍 원박리 154번지인데, 주소대로 가면 길이 끊긴 곳에 다다른다. 이곳에 차를 대놓고 500m 정도 걸어가야 한다. 터널 맞은편에서 빛이 어슴푸레 번진다. 나름대로 운치 있지만 그게 전부다. 붕괴 위험 탓에 경고문을 붙여놓고 터널 양쪽을 철망으로 막아놓은 터라 안에 들어갈 수는 없다. 제천에 왔으면 모름지기 명소들을 둘러봐야 한다. 물 구경하기엔 의림지와 청풍호가 우선 꼽힌다. 빼어난 풍광 덕에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등장했다. 의림지는 모산동에 있는 대형 저수지다. 삼한시대부터 여러 산에서 흐르는 물을 이곳에 받아 농업용수로 썼다. 가운데 순주섬이 달걀노른자처럼 떠 있다. 그 뒤편에 우륵정과 경호루, 영호정이 둘러싼 모양새다. 지금은 저수지로서 기능하기보다 산책 명소로 더 유명하다. 둘레가 1.8㎞ 정도 된다. 제방을 지지하고 토양 침식을 막고자 인공 숲을 조성했다. 200년 이상 된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의림지와 함께 소나무 군락도 국가유산으로 지정됐다. 낮에 온 게 못내 아쉽다. 이른 새벽이었다면 저수지 물안개와 소나무 향이 제법 어우러졌을 터다. 충주호는 1985년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조성됐다. ‘내륙의 바다’라 불릴 정도로 넓은 호수다. 제천 청풍면 물태리에 있는 청풍문화유산단지를 정점으로 비봉산과 금수산 등이 마치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고 부르는데, 이름만 다를 뿐 같은 곳이다. 뭐라 부르든 상관없이, 이곳 노을은 어디에서 보나 근사하다. 청풍랜드 입구 쪽에서 시나브로 노을을 바라보다 밤을 맞았다. 시간이 부족한 게 역시나 아쉬울 뿐이다. 여유가 있다면 제천시가 선정한 ‘제천 10경’을 모두 찾아보길 권한다. ▲의림지 ▲박달재 ▲월악산 ▲청풍문화유산단지 ▲금수산 ▲용하구곡 ▲송계계곡 ▲옥순봉 ▲탁사정 ▲배론 성지다. ●눈과 귀 즐거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대로 쉬고 싶다면 백운면에 있는 리솜 리조트를 숙소로 삼아도 좋다. 숲속 빌라형 객실인 포레스트 리솜, 호텔형 타워 건물인 레스트리 리솜으로 구성됐다. 박하사탕 촬영지에서 20분 남짓, 제천 시내와 30분 정도인 곳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다. 현빈과 하지원 주연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이곳에서 찍었다. 김희애, 박해준 주연 JTBC ‘부부의 세계’를 촬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포레스트 리솜의 빌라 주변 산책길이 잘 조성됐다. 이른 아침 호젓하게 걸으면 코가 트이고 눈도 밝아진다. 레스트리 리솜 지하 1층 뷔페 ‘몬도키친’은 규모도 크고 음식 가짓수도 많다. 무엇보다 재료가 신선하다. 다만 비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한다면 1층 카페 ‘마묵라운지’가 적당하다. 신선한 빵이 나오는 오전 8~9시에 방문하는 게 좋다. 빵이 큼직하고 묵직한데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다. 출출하다면 리솜 리조트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옹심이들깨메밀칼국수’를 들러보자. 14년 된 곳으로, 보기엔 다소 허름해도 네이버 리뷰가 무려 3300여개에 이른다. 오전 11시부터 식당 입구 주변 회전교차로 길가에 차들이 들어선다. 바삭한 감자전, 쫀득한 감자옹심이, 부드러운 수수부꾸미가 이 집 ‘삼합’으로 꼽힌다. 각 메뉴 가격이 8000원~1만 2000원으로 저렴하다. 제천 시내에서는 일년에 한 번 있는 음악 축제가 시작됐다. 3일 제천예술의전당 여름광장에서 출발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8일까지 이어진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음악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선 국제음악경쟁 섹션을 주목하자. 음악에 대한 다양한 영화적 시도를 한 장편 작품들을 소개한다. 음악영화풍경 섹션도 놓치지 마시길. 한국 기성 영화음악가들의 예술적 성과를 조명하고 장르와 형식을 넘나드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음악영화와 장르영화, 컬트영화 등을 밤샘 상영하는 심야 특별 프로그램 ‘녹턴 스페셜’이 올해 신설됐다. 올빼미족들에게 권한다. 제천은 지금이 제철이다. 영화제를 핑계 삼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겠다.
  • 이창동의 사랑, 베네치아 노크

    이창동의 사랑, 베네치아 노크

    ‘가능한 사랑’ 장편 경쟁부문 초청전도연·설경구·조인성 등 열연 화제“우리의 삶 지탱하는 건 역시 사랑” 2002년 ‘오아시스’로 베네치아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거머쥔 이창동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24년 만에 황금사자상에 도전한다. 제83회 베네치아영화제는 2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개막을 알렸다.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놓고 겨루는 장편영화 경쟁 부문에 이 감독 신작 ‘가능한 사랑’을 포함해 20개 작품이 초청됐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룩백’을 비롯해 대니 보일 감독의 ‘잉크’, 할리우드 배우 케이시 애플렉 연출 ‘컴퍼니’, 케이트 마라·루니 마라 주연의 ‘버킹 패스터드’, 마틴 맥도나 감독의 ‘와일드 호스 나인’ 등이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작품 제작을 위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등을 연출한 이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 굵직한 배우들이 한자리에 출연해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오는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고, 넷플릭스에선 11월 6일 공개한다. 이 감독은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제목대로 사랑에 관한 영화다. 보통 사람의 삶을 바꿀 만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일수록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10여년 전 한 기업의 대규모 정리해고 사건을 모티브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 영화가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건 2002년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오아시스’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문소리), 국제비평가연맹(FIPRESCI)상 등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앞서 2012년 고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베네치아영화제는 칸, 베를린과 함께 3대 국제영화제로 불리는 영화제다. 올해는 오는 12일까지 11일간 열린다. 시상식은 12일 폐막식과 함께 진행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