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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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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위 하락 공포가 교육 투자로”…정규직이 사교육비 더 쓴다

    “지위 하락 공포가 교육 투자로”…정규직이 사교육비 더 쓴다

    정규직은 고용 안정을 바탕으로 자녀 사교육비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세대에서 일종의 ‘계층 하락’이 이뤄지지 않도록 미래 자본에 투자하는 심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노동시장 지위와 소비 격차에 관한 연구’를 보면 전체 소비에서 대기업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사교육에 돈을 쏟는 비중이 더 컸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현재 자신의 지위뿐만 아니라 미래세대 계층까지 가르는 것이다. 연구진이 2023년 기준 노동시장 지위별 소비항목을 분석한 결과 사교육비 소비 비중은 대기업 정규직이 4.56%, 비정규직이 0.74%였다. 공교육 소비 비중은 대기업 정규직이 1.67%, 비정규직 0.98%로 나타났다. 공교육비 소비 비중은 대기업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비해 1.7배 정도 차이가 나지만 사교육비 비중에서 6배 차이로 벌어졌다. 중소기업에서도 격차는 같았다. 중소기업 정규직의 사교육비 소비 비중은 2.46%였으나 비정규직은 1.74%였다. 반면 공교육비는 정규직이 1.03%, 비정규직이 1.12%로 오히려 비정규직이 더 높았다. 공교육비와 달리 사교육비는 고용 안정성에 비례해 상승한다는 것이다. 반면 식비와 주거비 등 당장 생활에 필요한 비용에 대한 지출 비중은 비정규직이 더 높았다. 대기업 정규직은 식비에 18.38%를, 중소기업 정규직은 19.16%를 지출했다. 그러나 대기업 비정규직은 24.70%,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22.20%를 썼다. 주거비 역시 대기업 정규직은 9.26%,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9.95%를 지출했다. 대기업 비정규직은 주거비에 12.14%,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12.76%를 썼다. 연구진은 “노동시장 지위에 따른 사교육비 항목의 소비 격차가 크다는 것은 노동시장 지위가 낮은 집단에서 교육 기회 제약이 크다는 점을 가리킨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경제적 계층 이동성을 약화시켜 장기적인 불평등 재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소득 격차로 인한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정규직의 패턴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노동 안정성의 영향으로 인한 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규직은 지위 하락의 위험에 대한 공포가 비정규직보다 훨씬 크고 학업 투자에 대한 보상이 어떻게 돌아오는지 체감하는 계층”이라며 “정규직이 사교육비를 과도하게 쓰고 있으며 이런 불행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사교육 무력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손열 칼럼] 한국 외교가 직면한 불신의 이중구조

    [손열 칼럼] 한국 외교가 직면한 불신의 이중구조

    한국은 불신의 시대에 진입했다. 지난 8월 3일 발표한 동아시아연구원(EAI)의 동아시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는 45%, 일본은 37%, 중국은 15%이다. 반대로 불신의 수준은 중국이 74%, 일본 52%, 미국 46% 순이다. 한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는 2022년 85%에서 불과 4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 6월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의 36개국 여론조사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 평균 47%를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에 대한 신뢰는 2017년 사드 보복 이래 줄곧 10%대에 머물고 있다. 일본의 경우 ‘노(No) 재팬’ 등 불매운동이 뜨겁던 2020년 4.4%까지 떨어진 신뢰도가 2026년 37.1%까지 상승해 미중 양국의 경우와 대비되지만, 여전히 국민의 반 이상은 일본에 대한 불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본래 국제정치는 세계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무정부 상태이고, 항시 생존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세계이다. 이런 구조에서 신뢰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상대국과 신뢰가 쌓여 있을 때 상대의 의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지고 우발적 충돌 위험이 완화되며, 측정 가능한 경제적 이익이 창출된다. 반면 신뢰가 없으면 오해, 긴장,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협력의 유인이 낮아진다. 신뢰는 협력의 촉매자가 되고 불신은 협력의 방해자가 된다. 그런 가운데 입장이 비슷한 국가들은 군사동맹, 무역협정, 경제연합, 기술제휴, 기후협정 등을 통해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며 평화와 번영을 추구했다. 현재 신뢰의 체계는 악화일로다. 이는 일부 국가의 일시적 갈등이나 감정적 대립이 아니라 국제 질서의 근본적 변화에 기인한다. 신뢰의 중심축이던 미국은 패권 쇠퇴에 따라 각종 국제제도에 대한 지지를 축소하거나 철회하고, 동맹 공약을 조건화·거래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강압적 행동으로 국제사회의 기존 규칙과 규범을 파괴하고 있고, 중국은 공급망 등 협력의 연결고리를 지정학적 압박과 보복의 수단으로 무기화해 경제적 신뢰 체계를 흔든다. 한국 여론은 미국이 자국우선주의에 입각해 가치와 신뢰 기반 동맹에서 거래 기반 동맹으로 전환하는 것에 위화감, 불안감, 배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중국 경제에 과잉 의존하면 취약성이 증대되어 언제든 보복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일본의 경우, 관계 개선에 따른 호감도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역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무역 보복의 기억이 여전히 협력의 기운을 억누르고 있다. 이렇듯 신뢰 자산이 하락하는 가운데 현 정부는 과거와 달리 이들 국가와 합의나 협정을 맺을 때나 협력의 범위를 확장할 때 더 많은 거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공약 이행 의지가 의심되므로 위험회피(헤징)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상대 행동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기 쉽지 않다. 더욱이 정부는 대외 불신이 국내적으로 분열되는 양상을 목도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응답자들은 미국에 대해 63%(신뢰) 대 32%(불신)로 신뢰를 보였고, 진보 진영은 34% 대 59%로 불신이 높다. 일본에 대해서도 보수는 54% 대 39%로 신뢰가 높고, 진보는 22% 대 66.7%로 불신이 높다. 압도적 불신의 대상인 중국에 대해서도 보수는 12% 대 85%로 불신이 깊지만 진보는 26.4% 대 63%로 그 정도가 낮다. 현 정부를 지지하는 진보 진영은 미국과 일본을 불신하고 중국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불신감을 가진 반면 보수 진영은 미국과 일본을 신뢰하고 중국에는 강한 불신감을 표시한다. 이런 경우 정부는 특정국 관계에 전략적 결단을 내릴 때 상대 진영으로부터 ‘굴종 외교’, ‘안보 실종’ 등 반대에 직면하고, 내부 분열로 상대국에 신뢰의 시그널을 주지 못해 협상력이 약화되고 종종 결정 연기나 미봉책에 머무른다. 핵심 외교 합의는 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흔들리거나 번복되어 상대국으로부터 신뢰 상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렇듯 대외 불신과 대내 분열의 이중 구조는 한국 외교의 활로를 제약하고 있다. 실용주의 원칙에 기반하고 진영논리를 넘는 외교정책을 견지하지 않고서는 불신의 세계에서 신뢰 네트워크를 재구축하기 어렵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화성시노사민정협의회, ‘3(차별·격차·사고) Zero 실현’ 선언

    화성시노사민정협의회, ‘3(차별·격차·사고) Zero 실현’ 선언

    정명근, “노동자는 안전하게 일하고 기업은 성장하는 도시 만들겠다” 화성시노사민정협의회(위원장 정명근)가 2일 시청에서 ‘화성특례시의 지속 가능 발전과 스마트 안전환경 조성을 위한 노사민정 공동선언식’을 열고 차별과 격차, 사고 없는 ‘3 Zero 실현’을 선언했다. 선언식에는 한국노총 화성지역지부, 화성시의회, 경기지방고용노동청, 화성특례시 등 노사민정 각 기관 대표자 등 협의회 소속 위원 15명이 참석했다. 공동선언문에는 ‘3 Zero(차별 Zero·격차 Zero·사고 Zero)’ 실현을 목표로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선제적 산업재해 예방 체계 구축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실천 ▲변화하는 노동 법률 환경에 대응하는 평화적·합리적 노사관계 구축 등을 위한 공동 실천 사항이 담겼다. 정명근 시장은 “화성은 전국 최대 규모의 제조업 도시인 만큼 산업과 고용 현장의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노사민정이 함께 ‘3 Zero’ 실천을 확산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산업재해 예방을 선도함으로써 노동자는 안전하게 일하고 기업은 성장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 [사설] 반도체도 로봇도 거침없는 中, 규제·분배에 허덕이는 韓

    [사설] 반도체도 로봇도 거침없는 中, 규제·분배에 허덕이는 韓

    휴머노이드 로봇 세계 1위 기업인 유니트리가 그제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과학기술주 전용시장)에 상장했다. 유니트리 상장은 중국 휴머노이드가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전역에 로봇 관련 기업이 1만개 이상인 ‘로봇시티’가 22곳 있다. 대표적으로 선전시의 ‘로봇밸리’에서는 로봇을 현실 환경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 학습·생산데이터를 대량으로 모으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로봇 개발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장기 데이터 저장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내년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YMTC는 국유기업인 후베이창성개발공사가 최대 주주이며 올 2분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 세계 3위에 진입했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D램 제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처럼 조달자금을 생산능력 확충에 쓴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휴머노이드는 아직 계획과 실증 단계다. 지난 4월 열린 제1차 규제합리화위원회에서 로봇 메가특구 추진 방안이 나왔다. 무인소방로봇의 도로 통행, 실외 이동로봇 공원 내 영업활동 허용 등 여전히 되는 것만 거론하는 포지티브 방식이다. 이마저도 메가특구법이 제정돼야 가능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요구를 견제할 방안은 아직이다. N% 성과급 고착화는 기업의 투자 여력을 줄인다. 메가특구만큼은 할 수 없다고 규정된 일을 제외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구역이어야 한다. 예측도 힘든 모든 상황을 법령으로 규제하는 방식은 혁신을 더디게 만들 뿐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탐내는 우리나라의 제조업 인프라는 규제 개혁과 충분한 자금 투입으로 초격차가 될 수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N% 성과급을 사회적 대화 의제로 다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서라도 경사노위가 적극 나서야 한다.
  • 184명 성폭행에도 ‘사형’ 피한 발바리…그래도 “내 딸은 소중해”[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184명 성폭행에도 ‘사형’ 피한 발바리…그래도 “내 딸은 소중해”[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약 7년 8개월 동안 대전을 비롯한 전국을 무대로 184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희대의 연쇄 성폭행범 이중구의 겉모습은 지극히 평범한 이웃이었다. 40대의 개인택시 기사였던 그는 아내와 남매를 둔 성실한 가장으로 통했으며, 10년 넘게 조기축구회에서 활약했다. 키 157cm의 작은 체구였지만 몸이 다부지고 발이 빨라 동호회원들 사이에서는 재빠르다는 뜻의 ‘발발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러나 축구 경기가 끝나고 저녁이 되면 그는 땀 냄새가 찌든 옷을 그대로 입은 채 대전 일대의 원룸촌을 배회하며 혼자 사는 여성들을 사냥하는 괴물로 돌변했다. 사소한 실랑이에서 시작된 끔찍한 연쇄 범죄이중구의 첫 범행은 1998년 2월, 술에 취한 20대 여성 승객과의 실랑이에서 비롯되었다. 길을 돌아와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돈을 얼굴에 던진 승객에게 앙심을 품고 며칠 뒤 그녀의 집에 강제로 침입해 성폭행을 저질렀다. 의외로 범행이 손쉬웠고 경찰에 잡히지 않자 그의 범행은 완전히 습관적이고 대담한 연쇄 범죄로 진화했다. 그는 철저하게 경찰의 불심검문과 수사망을 피했다. 흉기 외에는 어떠한 범행 도구도 소지하지 않았고 대신 피해자의 집에 있던 수건을 가위나 칼로 찢어 손발을 결박하는 특이한 수법을 사용했다. 현관문이 잠겨 있으면 가스 배관을 타고 화장실 창문이나 베란다로 침입했으며, 가스 검침원이나 보일러 수리공 등으로 위장해 대담하게 문을 열게 만들었다. 유전자 감식을 피하기 위해 범행 후 피해자를 강제로 목욕시키는 치밀함도 보였다. 피해자의 영혼을 유린한 가스라이팅과 기괴한 물욕이중구의 범행은 단순한 성적 욕구 충족을 넘어 피해자의 심리를 철저히 짓밟는 가학성을 띠었다. 칼을 들이대며 피해자에게 돈을 빌려오라며 지인을 부르게 한 뒤 현장에 나타난 그 지인마저 제압해 한 공간에서 성폭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자신 때문에 소중한 친구가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평생의 죄책감을 안게 되었다. 또한 범행 중 피해자에게 “예쁘게 생겼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라”라고 강요하는 등 비정상적인 인정 욕구를 폭력적인 상황 속에서 충족하려 했다. 그의 기이한 광기는 돈에 대한 집착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피해 여성의 지갑에서 소액 현금을 빼앗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돼지저금통에서 지폐나 동전까지 닥치는 대로 털어 7년 8개월 동안 약 4,700만 원 상당을 강탈했다. 그는 이 돈을 단 한 푼도 유흥에 쓰지 않고 전액 저축했으며 자신과 가족의 생활비조차 극도로 아끼는 짠돌이 생활을 유지했다. 검거 당시 그의 통장에는 무려 1억 4천만 원이라는 거액이 예치되어 있었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이 돈을 합의금으로 내놓으면 실질적인 감형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그 아까운 돈을 주느니 차라리 징역 20년을 더 살겠다”며 보상을 전면 거부했다. 결국 법원은 이 1억 4천만 원을 범죄로 취득한 장물로 규정하여 전액 국고로 몰수 처분했다. 40만 쪽의 방대한 수사 자료와 게임방에서의 최후오랜 기간 꼬리를 밟히지 않던 그의 도주극은 경찰의 집요한 추적과 과학수사 앞에 막을 내렸다. 2005년 초 대전 동부경찰서에 발바리 검거 전담팀이 꾸려졌고, 수사팀은 1999년부터 축적된 무려 40여만 쪽에 달하는 미제 사건 수사 자료와 방대한 유전자(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60건이 넘는 사건의 용의자 DNA가 일치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다. 수사팀은 전국의 고속도로 나들목 폐쇄회로 화면을 샅샅이 분석해 2004년 광주 사건과 2005년 논산 사건 현장에서 포착된 동일한 스포츠카 한 대가 대전으로 과속하며 돌아온 기록을 찾아내고 이중구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2006년 1월 9일, 수사관들이 자택을 기습 탐문하자 이중구는 양말을 신고 오겠다고 속인 뒤 3층 아파트 창문에서 가스 배관을 타고 흔적도 없이 달아났다. 경찰은 즉시 그의 집에서 수거한 칫솔과 수저, 담배꽁초 등을 통해 국과수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고, 범인의 DNA와 99.99%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후 전국에 현상금 500만 원과 함께 수배령이 내려졌다. 궁지에 몰린 이중구는 2006년 1월 19일 오후, 서울 천호동의 한 PC방에서 지인의 아이디를 도용해 무협 온라인 게임에 접속했다가 실시간 IP 추적 잠복망에 걸려들어 급파된 형사들에게 마침내 검거되었다. 사형을 피한 ‘무기징역’ 판결알려진 피해자만 184명에 이르는 전무후무한 범죄 규모를 감안해 검찰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은 이중구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래는 판결문에 나온 양형 사유다. “피고인은 장기간에 걸쳐 특수강도강간범행을 저질렀으나 피해자의 생명을 박탈하거나 중한 상해를 가한 적이 없고 강간을 주된 목적으로 할 뿐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배우자 또는 가족이 목격하는 가운데 극도로 잔인하고 비열한 수법을 이용해 가정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한 적은 없다. 이 점에서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가 사형이 허용될 만한 정도에 이른다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주저된다” 육체적 생명을 앗아가지 않았더라도 무고한 여성들의 내면을 산산조각 내고 영원한 죄책감과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게 만든 성범죄를 살인과 다름없는 무게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판결은 심각한 사법적 인지부조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중구는 2026년이면 수감 생활 20년을 채워 형식상 가석방 심사 대상 요건을 충족하게 되지만 당시 법원의 엄중한 판단과 성범죄자 가석방을 불허하는 현 방침상 그가 실제로 풀려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영화 속 괴물이 아닌 평범하고 성실한 이웃의 얼굴로 숨어 지냈던 이중구의 사건은, 2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우리 사회와 사법 체계에 범죄의 이면을 직시해야 한다는 무거운 경고를 남기고 있다.
  • [사설] 고령 취업자 1000만명,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 해법 절실

    [사설] 고령 취업자 1000만명,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 해법 절실

    55~79세 취업자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었다. 어제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해당 나이 인구(1701만 7000명) 가운데 59.5%가 일하고 있다. 인구도, 취업자도 늘어 고용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와 같다.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이 조사에서는 55세 이상을 고령층으로 분류한다. 앞으로도 일하길 바라는 비중은 69.2%였다. 생활비에 보탬(53.4%)과 일하는 즐거움(36.7%)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비중이 지난해 처음 20%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됐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는 바람직하나 청년 고용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청년(15~29세) 고용률은 올 6월 1년 전보다 1.7% 포인트 하락한 43.9%에 그쳤다. 2024년 5월부터 2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내림세다. 많은 청년이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이 자료 정리, 문서 작성, 기초 분석 등 신입사원이 주로 맡았던 업무를 대체하면서 청년의 고용 사다리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그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년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대수명 연장과 인구구조 변화 등을 고려하면 정년 연장은 필요하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주최로 지난 6월 열린 토론회에서 2028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1세씩 정년을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의 안은 2029년부터 2년마다 1세씩 연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하지 않고 정년이 연장되면 혜택은 대기업·정규직에만 집중돼 이중구조가 더 악화할 뿐이다. ‘귀족 노조’로 비판받는 현대차 노조의 요구에 정년 연장이 포함된 것이 대표적이다. 정년 연장에는 연공형 임금체계가 직무급·성과급으로 개편되고 노동시장이 유연화되는 것이 기본조건이어야 한다. 노동계는 이에 극구 반대한다. 노동계 요구대로 법정 정년만 연장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기업들은 투자는 물론 청년 신규 채용을 줄일 것이다. 실제 2016년 60세 정년 연장 당시 청년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부는 세대 간 공존과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을 병행해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법제화하겠다고 했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고용 주체인 기업과 미래세대인 청년의 입장에 한층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법정 정년 몇 세’ 선언에 그칠 일이 아니라 고령자 고용과 청년 고용이 함께 지속될 수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을 충실히 마련해야 한다.
  • 박성웅 아들, 17세인데 카리스마가…“‘신세계’ 이중구 느낌”

    박성웅 아들, 17세인데 카리스마가…“‘신세계’ 이중구 느낌”

    배우 박성웅이 방송을 통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7세 아들을 공개했다. 4일 방송된 KBS 1TV 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에는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영화 ‘오케이 마담2’의 주역인 배우 엄정화, 박성웅, 배정남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성웅은 아들 박상우 군의 사진을 직접 공개해 스튜디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아들이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던 중 자신의 얼굴에서 영화 ‘신세계’ 속 냉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인 이중구의 분위기를 문득 발견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실제로 영화 ‘신세계’에서 박성웅이 연기한 이중구는 극 중 골드문 그룹의 실세이자 날카로운 눈빛, 압도적인 기싸움과 서늘한 악역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한국 느와르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전설적인 캐릭터다. 묵직하고 강렬한 존재감을 지닌 이중구의 아우라가 17세 아들의 모습 속에 묻어난다는 아버지의 증언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과거 방송에서 공개된 귀여운 얼굴에서 어느덧 늠름하고 카리스마를 풍기는 청소년으로 훌쩍 성장한 모습이 새삼 감탄을 자아낸다. 이어 박성웅은 아들과의 다정한 애정 표현도 공개했다. 그는 훌쩍 자란 고등학생 아들이 여전히 아침 출근길에 아버지의 입에 뽀뽀를 해 줄 만큼 애교가 많다고 전했다. 또한 자신의 휴대전화 주소록에도 아들의 이름을 ‘내 친구 박상우’라고 저장해 둘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자랑했다. 그는 이어 “친구처럼 지내려고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하는데, 내가 낮아지지 않아도 애가 내 눈높이를 잘 맞추더라”며 “아들은 아마 내 휴대전화 번호를 ‘박성웅’으로 덤덤하게 저장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오케이 마담2’는 오는 12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작품은 초호화 크루즈 여행을 떠난 전직 레전드 요원 미영의 가족들이 바다 한복판에서 예상치 못한 크루즈 납치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유쾌하고 통쾌한 코믹 액션 영화다.
  • 김영훈 경기도의원, 연 398억 원 장애인 고용 부담금, 교육공무직 이행 성과를 학교시설 일자리로 확산해야

    김영훈 경기도의원, 연 398억 원 장애인 고용 부담금, 교육공무직 이행 성과를 학교시설 일자리로 확산해야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김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시흥3)이 지난 7월 31일 경기도교육청 노사협력과장 및 교육공무직원 관리 담당 관계자들과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의원은 도교육청의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연간 약 398억 원 규모로 늘어난 장애인 고용부담금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김 의원이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도교육청 내 5개 관련 부서(노사협력과·교원인사정책과·지방공무원인사과·특수교육과·재무관리과)에 요구한 12개 항목의 제출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도교육청의 장애인 의무고용은 부문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는 이중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교육공무직원 부문의 장애인 고용률은 2021년 3.84%, 2022년 4.09%, 2025년 4.01%, 2026년 4.05%로 법정 의무 고용률(3.8%)을 5년 연속 초과 달성했다. 반면 교원 부문의 배치율은 정원 94,823명 대비 1.38%(2026년, 중증 2배 반영 기준) 수준에 머물러 부문 간 격차가 구조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교육감 대상 장애인 고용부담금 납부 특례(1/2 감면) 조항이 2022년 12월 31일 자로 종료되면서 2024년 납부분부터 부담금 지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도교육청 보고 자료에 따르면 부담금은 기존 149억 원에서 324억 원으로 약 2.2배 급증했으며, 2026년 납부분은 약 39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장애인 교원 임용시험 선발 예정 인원은 2024년 248명에서 2026년 310명으로 확대됐으나, 응시 인원 정체 및 최종 합격자 감소로 채용률은 22.9%에서 14.2%로 오히려 하락했다. 도교육청은 교원자격증을 소지한 장애인 인력 부족과 응시자 과락 등을 원인으로 꼽으며, 선발 인원 확대만으로는 법정 의무고용률 달성이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시설미화원, 시설담당 직원, 시설관리 보조원, 영양사, 조리사, 조리실무사 등 학교시설 관리 직종에서의 장애인 직접 채용 여부에 대해 노사협력과는 “교육공무직원 전체 의무고용률을 이미 충족하고 있어 별도 검토한 바 없다”고 회신했다. 이에 대해 김영훈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이 2019년 관련 직종의 직접 채용을 통해 의무고용률을 개선한 사례가 있다”며 교육공무직 채용을 담당하는 노사협력과의 전향적인 행정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또 “특수학교(급) 및 각급 기관의 장애인 일자리 사업 채용 규모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며 “도교육청이 특수학교 졸업생에 대한 일자리 창출 및 알선 정책을 수립할 때 AI 활용 시대에 맞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교육공무직과 일반직이 각각 4.05%, 4.20%로 법정 의무고용률을 초과 달성하는 데 반해, 교원 부문은 1.72%에 그쳐 매년 398억 원의 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다”며 “특례 폐지 후 부담금이 149억 원에서 324억 원으로 2.2배 뛰었고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교원 인력 풀 부족으로 채용이 어렵다면 매년 막대한 규모의 부담금을 소멸성 지출로 감수해야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 대안으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첫째, 5년 연속 의무고용률을 초과 달성한 교육공무직 분야의 이행 노하우를 교육청 전반으로 확산해야 한다. 둘째, 서울시교육청 사례를 참고해 학교시설 관리 분야 직접 채용에 대한 구체적 목표 인원과 연차별 계획을 수립하고, 특수학교 일자리 사업의 규모 축소와 직종 편중 문제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 셋째, 매년 소멸되는 400억 원 규모의 부담금을 교육공무직 및 학교시설 일자리 예산으로 전환·재투자하는 방안을 재정 당국과 협의하고, 부문별 목표치를 담은 「장애인 고용 확대 5개년 실행계획(2027~2031)」 수립 일정을 조속히 확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 랜들 존스 OECD 전 한국경제 담당관 “청년 구직난 해소하려면 ‘일자리’ 아닌 ‘사람’ 보호 시스템 필요”

    랜들 존스 OECD 전 한국경제 담당관 “청년 구직난 해소하려면 ‘일자리’ 아닌 ‘사람’ 보호 시스템 필요”

    교육-고용 미스매치와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원인 최저임금 속도 조절 필요성...지역별 차등도 대안 “한국 역대 정부가 수십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청년 일자리 대책을 펼쳤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 건 교육 시스템과 고용시장 간 미스매치와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는 개혁이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를 보면 ‘일자리’가 아닌 ‘사람’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이 눈여겨볼 만한 제도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며 한국경제 담당관을 지낸 랜들 존스 박사는 2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청년은 취업하고 싶은데 원하는 일자리가 없고, 기업은 사람을 뽑고 싶은데 적합한 인재가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지난 수십년간 정부가 새로 들어설 때마다 거창한 명칭의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만들고 수십조원을 투입했음에도 오히려 청년 실업난이 심화된 건 ‘교육과 고용의 불일치’와 ‘고용시장 이중구조’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존스 박사는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와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 채용 문화 변화로 청년 구직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교육 시스템 개편과 고용시장 유연성을 확보하는 구조 개혁, 대기업과 정규직만 선호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 조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중위임금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최저임금을 탄력성 있게 조정하고, 중소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정부가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벤치마킹할 대상으로 북유럽 사례를 거론한 존스 박사는 이들 국가가 기업의 구조조정을 유용하게 허용하는 대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자는 강력한 사회보장제도로 보장하는 ‘사람 중심’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한 게 ‘블루칼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워싱턴DC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 석좌로 재임 중인 존스 박사는 OECD 근무 시절 16권의 한국경제 보고서를 작성한 전문가이며, 이 공로로 지난 2018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숭례장을 수훈했다. 다음은 존스 박사와의 일문일답. -한국에서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늘고 있는 이유는. “OECD 재직 시절인 지난 2021년 경제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한국 청년 고용 문제를 살펴본 적이 있다. 당시 한국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4%에 불과해 OECD 평균 53%에 크게 못 미쳤다. 최근 자료인 올해 4월 지표를 보니 여전히 43.7%에 불과했다. 가장 큰 문제는 노동시장과 교육 시스템 사이의 ‘미스매치’다. 한국에선 75%의 청년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대부분 대기업이나 정부, 공공부문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은 기피한다. 임금이 낮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최근 한국 대기업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과거처럼 많은 한국인 근로자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부족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해결책을 찾는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한국은 노무현 정부의 ‘청년고용 종합대책’부터 문재인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까지 수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기업에는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지급했고, 청년에게도 구직에 성공할 경우 다양한 인센티브를 줬다. 청년 고용 할당제처럼 기업이 일정 비율의 청년을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시도했다. 하지만 성과가 없었고 이제 문제의 핵심을 바라봐야 한다. 한국은 대학 졸업자의 비율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다. 예전처럼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위해 너무 많은 사람을 교육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1990년대만 해도 40%의 학생이 직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지금은 18%에 불과하다. 일선 학교의 직업 교육을 다시 활성화시켜야 한다.” -한국이 벤치마킹할 만한 해외 제도가 있다면. “최저임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대부분 선진국은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40~50% 수준인데, 한국은 문재인 정부를 거쳐 63% 수준까지 올라갔다. 너무 높은 최저임금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캘리포니아주의 예를 들면 시간당 최저임금이 20달러에 달하자 자영업자들이 학생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지 않고 로봇이나 기계로 대체했다. 일괄적으로 최저임금을 낮추기 어렵다면 지역별로 차등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도 뉴욕시는 최저임금이 높지만 농촌 지역인 캔자스주는 낮은 수준이다.” -고용시장 개혁을 강조했는데,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한국에선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구조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기업은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선호하고 활용하려 한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은 경기가 나빠지면 근로자를 해고하고,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채용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한국이 단숨에 개혁을 진행할 순 없겠지만, 스웨덴이나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가 운영하는 ‘유연안정성’(Flexicurity) 제도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 국가는 회사에 일자리를 유지하라고 강제하지 않고 고용시장이 원활하게 조정되도록 한다. 대신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나오면 정부는 실업급여를 제공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한국은 이들 국가에 비해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짧다. 고용시장은 더 유연하게 운영하되 실업자에게는 더 강한 보호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 [사설] “이해관계자 함께 행복해야”… N% 성과급 개선 서둘러야

    [사설] “이해관계자 함께 행복해야”… N% 성과급 개선 서둘러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영업이익의 N% 성과급’에 대해 “구성원의 행복이 목적이지만 이해관계자가 같이 행복해야 한다”고 했다. N% 성과급의 진원지인 SK그룹 회장의 개선 가능성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제안한 반도체 초과이익 배분론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의 수억원 성과급으로 사회 전반의 부정적 여파는 심각하다. 노사 합의만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할당하는 방식은 자본주의 원칙과 배치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세금 떼기 전 영업이익을 나눠 갖는 건 투자자도 못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상법은 이익 배분이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고유권한이라고 규정한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 및 주주로 확장한 정부의 상법 개정 방향과도 어긋난다. 성과급이 노동쟁의 대상인지도 논란이다. 성과급은 근로조건이 아니라 이익 배분의 문제다. 노조는 ‘노란봉투법’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에 포함된다며 파업을 압박하고 있다. N% 성과급 요구가 주요 대기업을 넘어 급식·청소 등 사내 하청업체까지 번졌다. 청와대는 어제 이 대통령 주재로 ‘초과 이윤의 사회적 배분’을 주제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가 연기했다.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더 지켜보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새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N% 성과급 논란은 중소기업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노조가 기업 이익 처분권까지 관여한다면 대외 경쟁력 약화와 국내 투자 위축이 불가피해진다. 청년 일자리 감소는 필연적이다. 산업계 전체로 번져 수습이 어려워지기 전에 가이드라인, 시행령 개정 등 제동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 대기업 초과이윤에 노동계 “성과 나눠야” vs 경영계 “재투자 우선”

    대기업 초과이윤에 노동계 “성과 나눠야” vs 경영계 “재투자 우선”

    정부가 삼성전자의 성과급 논쟁 이후 처음으로 초과이윤 재분배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노사 양측은 ‘배분 여부’에서부터 이견을 보이며 평행선을 달렸다. 노동계는 세금을 더 걷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지만, 경영계는 재투자가 우선이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를 열고 인공지능(AI) 발전과 함께 커지는 기업의 이윤을 배분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사회는 강성진 한국경제학회 회장이 맡았으며 토론에는 한국노총, 민주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경제인협회 등이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내하청 노동자도 생산과 관련된 공정을 함께해 기여분이 있기 때문에 기업은 성과급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산업 경쟁력 강화나 ‘사회연대임금’을 배분하기 위한 ‘특별목적세’를 걷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청년 채용, 산업단지 현대화,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 복지 향상 등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노동계 역시 세금 징수를 통한 재분배에 동의했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특위 위원장은 “상당한 수준의 초과 세수가 확보된 만큼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경영계는 정부의 개입보다는 기업의 자발적인 투자를 통한 동반성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미국, 중국과 사활을 건 패권 경쟁 중일 때 초과이익의 강제 재분배는 기업의 장기적인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동력을 치명적으로 훼손한다”며 “단순한 소득 이전보다는 미래 역량 축적을 위한 투자가 진정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황용연 경총 이사도 “이익배분 방식에 대한 논의보다는 기업의 혁신 지원과 AI 시대에 대비한 인재 유출 방지, 직무재설계, 데이터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번 토론회는 앞서 삼성전자 노사가 반도체 업계 초호황에 따른 성과급 배분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한 끝에 합의에 이르면서 남은 사회적인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 5월 대기업의 대규모 이익을 하청기업 노동자와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당시 김 장관은 개최 시기를 6월 초로 예고했지만 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며 시기를 늦췄다. 김 장관은 이날 “천문학적인 AI 성과는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 낸 이익의 총량”이라며 “‘투자냐 분배냐’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설] 현대차도 성과급 파업… 정부, 강 건너 불구경 언제까지

    [사설] 현대차도 성과급 파업… 정부, 강 건너 불구경 언제까지

    현대차 노조가 순익의 30% 성과급,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사측과 간극을 좁히지 못한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는데 어제 중노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게 된 노조는 오는 30일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이후 구체적인 파업 수위와 시기를 정할 예정이다. 기아 노조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N% 성과급 파동이 주요 대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경영진과 노조는 계약에 따라 월급을 받지만 투자자와 주주는 손실 위험을 감수한다. N% 성과급이 이사회나 주총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다. 성과급은 노사 협상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이익 배분과 주주 권익 문제이기 때문이다. N% 성과급 요구가 파업이 가능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 원청 근로자만 상한 없는 성과급을 요구할 수 있는지 등도 따져 봐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경영성과급 규모를 결정할 때 이사회의 사전 검토와 주주총회 결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그제 관훈토론회에서 프랑스의 이익분배 규정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순이익에서 주주의 투자수익(자기자본의 5%)을 제외한 금액이 분배 대상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화, 자사주 의무 소각 등을 담은 상법이 3차례나 개정됐다. 사용자성을 확대한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시행 100일이 지났다. 양극화의 가속에 사회 갈등이 심각하건만 정부는 왜 성과급 파동에는 이렇게 느긋한가. 대기업 노조의 무리한 성과급 요구에 국민은 혀를 차고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악화를 막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마련할 수 있는 성과급 기준을 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 일·집·양육… “청년들 짐 덜어주는 정책이 최고의 저출생 대책” [인구 대전환: 대한민국의 내일을 묻다]

    일·집·양육… “청년들 짐 덜어주는 정책이 최고의 저출생 대책” [인구 대전환: 대한민국의 내일을 묻다]

    “출산장려금 등 단순 현금지원 넘어  주거·일자리·성차별 구조적 해결을” 보사연·학계도 “청년·인구정책 연계” 저고위, 9월 인구전략위로 새출발 “인구 정책을 청년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정책으로 확장하겠습니다.”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4일 서울 중구 초현실회관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과 공동 주최로 열린 제42회 인구포럼 ‘저출생 대응 정책 수요 다시 보기’에서 “저출생은 단순히 출산장려금 등 현금 지원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주거, 일자리, 교육, 과도한 경쟁 문화와 성차별적 요소까지 청년들의 삶을 짓누르는 구조적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그것이 최고의 저출생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청년이 미래를 그릴 수 없다면 저출생 극복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망설이는 청년들의 현실부터 들여다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3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안정적 일자리와 소득으로 자산을 형성할 기회 자체가 부족한 청년세대는 현시대에 가장 큰 소외자들”이라며 적극적인 청년 대책을 주문했다. 향후 저출생 대책도 출산 지원을 넘어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와 선택지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출생 지표는 반등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출생아 수는 2만 452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0%(3734명) 늘었다.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4월 기준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올해 1~4월 누계 출생아 수는 9만 9534명으로 10만 명에 육박했다. 1~4월 누계 기준으로는 2019년 10만 913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 다만 이런 출생아 수 반등만으로 저출생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지혜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이날 포럼에서 최근 출생아 수 반등의 배경으로 에코붐 세대인 1991~1995년생의 30대 진입과 혼인·출산 행태 변화를 짚었다. 실제 2021년 이후 주 출산 연령대인 30대 초반 여성 인구는 매년 2% 안팎 늘고 있다. 30~34세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도 2024년 11.4명에서 2025년 12.1명으로 6.1% 증가했다. 출산 가능 인구가 늘어난 데다 해당 연령대의 출산 수준도 함께 높아진 셈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30~34세 여성 인구 증가로 2030년까지는 출생아 수에 긍정적인 인구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금부터 주거·일자리·돌봄 등 청년의 삶을 떠받치는 정책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출생아 수 반등은 이어질 수도, 2030년 이후 다시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반등이 이어지려면 혼인 문제도 함께 봐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출산은 여전히 혼인과 강하게 묶여 있기 때문이다. 김은정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혼인 진입과 첫 출산 이행이 한국 출산 흐름을 가르는 핵심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보사연이 2024년 실시한 국민인식조사를 보면, 남녀 모두 결혼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전제 조건으로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꼽았다. 4점 만점에 평균 3.41점이었다. 이어 주택 비용 마련(3.36점), 일·가정 양립(3.31점) 순이었다. 결혼을 결심하려면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기반, 돌봄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뜻이다. 결혼 비용 부담도 컸다. 응답자들이 생각한 필요 결혼 준비 자금은 평균 3억 3996만 원이었다. 남성은 3억 6358만 원, 대도시 거주자는 3억 8495만 원으로 평균보다 높게 봤다. 30대도 3억 7394만~3억 8111만 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고비용 장벽 앞에서 결혼은 마음만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선택이 됐다. 노동시장 문제도 혼인 지연의 원인으로 꼽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면서 취약한 고용 환경에 놓인 청년들이 혼인을 늦추거나 포기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했더라도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혼인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인이 늘더라도 곧바로 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해나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첫째·둘째아가 늘어난 것은 분명한 호재”라면서도 “신혼부부 무자녀 비율은 2019년 31.5%에서 2024년 37.4%로, 혼인에서 첫째아 출산까지 걸리는 기간은 15.1개월에서 18.3개월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혼인 건수가 반등해도 출산으로 옮겨가는 속도와 비율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영석 보사연 원장은 “청년들이 마주한 삶의 조건과 심리적·구조적 장벽을 이해하지 못한 채 내놓는 정책은 결국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법은 청년정책과 인구정책을 따로 보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보사연 연구진은 청년의 자산 형성, 가족 형성, 만남과 결혼, 지역 청년 지원, 교육과 불평등 완화를 하나의 정책 체계 안에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혼 전에는 일자리와 자산 형성을 돕고 결혼을 고민하는 단계에서는 만남과 주거 부담을 낮추며 출산 전후에는 소득 보전과 돌봄·일·가정 양립 지원을 끊김이 없이 연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도 이런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오는 9월 ‘인구전략위원회’로 새롭게 출범하고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다. 저출생 대응을 청년의 일자리·주거·돌봄·지역 정주 여건까지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인구전략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 경총 “일률적 정년연장은 세대 갈등 심화시킬 것”

    청년 채용 축소·年30조 추가 부담기업에 복지 책임 떠넘기기 지적“퇴직 뒤 재고용이 바람직” 주장도더불어민주당이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경영계와 학계에서 ‘국가의 복지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는 방식’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일률적 정년연장보다 재고용 등을 활용한 유연한 고용 연장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17일 공감·공영·미래를 위한 노동선진화 연구포럼 등이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주최한 ‘정년연장 정책 토론 학술세미나’에서 “고령자의 지속적인 노동 시장 참여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청년 신규채용을 축소해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법정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경우 60~64세 정규직 근로자 59만명 고용에 따른 비용(임금+4대 보험료 사용자부담분)은 연간 30조 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5~29세 청년층 90만 2000명을 신규 고용할 수 있는 규모로 추산된다. 류 전무는 이를 토대로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 개편 없이 정년이 연장되면 인사적체 심화, 조직 활력 저하 등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면서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 후 재고용 중심의 고령자 일자리 제공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야시로 아츠시 일본 쇼와여대 교수는 “일본은 2006년부터 기업이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정년연장·정년폐지·계속고용 가운데 기업이 선택하도록 했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정년을 폐지한 기업은 3.9%, 65세로 연장한 기업은 31%, 재고용 등을 채택한 기업은 65.1%이며, 임금곡선을 완만하게 조정하지 않는 한 정년연장은 어렵기 때문에 재고용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년 상향만으로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연한 노동시장 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한국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연령이 50대 초반으로 정년까지 가는 비율은 20%대”라며 “일본과 여건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과 소득을 유지하면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야 하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한 법정 정년연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 경총 “일률적 정년연장은 세대 갈등 심화 시킬 것”

    경총 “일률적 정년연장은 세대 갈등 심화 시킬 것”

    더불어민주당이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경영계와 학계에서 ‘국가의 복지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는 방식’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일률적 정년연장보다 재고용 등을 활용한 유연한 고용 연장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17일 공감·공영·미래를 위한 노동선진화 연구포럼 등이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주최한 ‘정년연장 정책 토론 학술세미나’에서 “고령자의 지속적인 노동 시장 참여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청년 신규채용을 축소해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법정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경우 60~64세 정규직 근로자 59만명 고용에 따른 비용(임금+4대 보험료 사용자부담분)은 연간 30조 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5~29세 청년층 90만 2000명을 신규 고용할 수 있는 규모로 추산된다. 류 전무는 이를 토대로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 개편 없이 정년이 연장되면 인사적체 심화, 조직 활력 저하 등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면서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 후 재고용 중심의 고령자 일자리 제공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야시로 아츠시 일본 쇼와여대 교수는 “일본은 2006년부터 기업이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정년연장·정년폐지·계속고용 가운데 기업이 선택하도록 했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정년을 폐지한 기업은 3.9%, 65세로 연장한 기업은 31%, 재고용 등을 채택한 기업은 65.1%이며, 임금곡선을 완만하게 조정하지 않는 한 정년연장은 어렵기 때문에 재고용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년 상향만으로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연한 노동시장 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한국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연령이 50대 초반으로 정년까지 가는 비율은 20%대”라며 “일본과 여건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과 소득을 유지하면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야 하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한 법정 정년연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 “서울도 사정권?” 北 ‘북한판 하이마스’ 쐈다…러 기술 베꼈나 [밀리터리+]

    “서울도 사정권?” 北 ‘북한판 하이마스’ 쐈다…러 기술 베꼈나 [밀리터리+]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신형 미사일 발사체계 2종을 시험했다. 북한은 각각 ‘경량급 다용도 미사일 발사체계’와 ‘다연장 전술순항미사일 무기체계’라고 밝혔다. 하나의 발사대에서 240㎜ 유도로켓과 전술탄도미사일을 함께 운용하는 방식이어서 미국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이른바 ‘하이마스’를 떠올리게 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6일 국방과학원이 개발한 두 무기체계 시험을 참관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은 북한 관영매체를 인용해 북한이 전술탄도미사일, 240㎜ 유도 방사포탄, 인공지능(AI) 유도 전술순항미사일을 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30일 북한의 신형 발사체계를 ‘주체 하이마스’로 지칭했다. 또 다른 무기체계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헤르메스 전술미사일 복합체와 외형이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러시아 무기 설계 개념을 참고했거나, 북러 군사협력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넘겨받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한 발사대에 가장 눈에 띄는 무기는 차륜형 이동식 발사차량에 여러 종류의 탄약을 얹은 다목적 발사대다. 공개 사진을 보면 이 체계는 240㎜ 유도로켓과 화성-11라 계열 전술탄도미사일을 함께 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화성-11라 계열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계열의 변형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에 북한제 KN-23 계열 미사일을 사용해왔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실전에서 드러난 성능과 운용 경험을 무기 개량에 반영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하이마스는 하나의 차륜형 발사대에서 유도로켓과 전술미사일을 선택적으로 쏘는 대표적인 다목적 정밀타격 체계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러시아 탄약고와 지휘소, 교량 등을 정밀 타격하며 전장의 흐름을 바꾼 무기로 평가받았다. 북한의 경량급 다용도 미사일 발사체계도 상황에 따라 전술탄도미사일과 장사정 방사포탄을 조합해 쓰는 방식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방사포보다 정밀도를 높이고, 탄도미사일보다 운용 유연성을 키우려는 시도다. ‘서울 100㎞권’ 겨냥한 AI 순항미사일 북한은 다연장 전술순항미사일 무기체계도 함께 시험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AI 유도 기능을 갖췄고 최대 100㎞ 거리의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00㎞는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시설을 위협할 수 있는 거리다. 북한이 이 무기를 전방 장거리포병부대에 배치하면 기존 장사정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정밀타격 수단으로 쓸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대구경 방사포, 단거리 탄도미사일, 전술핵 운용부대, 순항미사일을 잇달아 선보이며 전술무기 체계를 넓혀왔다. 지난 26일 시험도 전방 부대의 정밀타격 능력을 끌어올리려는 행보로 읽힌다. 다만 북한이 주장한 AI 유도 성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실제로는 영상인식 기반 자동표적식별 기술이나 기존 디지털 유도체계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AI’를 앞세워 기술적 성과를 과시하고 심리적 압박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헤르메스’ 닮은 발사대도 포착 또 다른 주목 지점은 다연장 전술순항미사일 무기체계의 외형이 러시아의 헤르메스 전술미사일 복합체와 닮았다는 분석이다. 헤르메스는 러시아가 1990년대부터 개발해온 장거리 정밀유도 전술미사일 체계다. 알려진 제원상 130㎜와 207㎜급 2단식 유도탄을 쓰고, 최대 사거리는 100㎞ 안팎으로 거론된다. 러시아는 헤르메스가 고정 표적뿐 아니라 장갑차량 같은 이동 표적도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북한 발사대는 다수의 발사관을 갖춘 형태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이 구조가 헤르메스식 이중구경 유도탄과 비슷해 보인다고 짚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이나 설계 개념을 넘겨받았는지, 외형만 참고해 독자적으로 모방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이미 현실화했다. 서방은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얻은 실전 자료나 일부 기술을 북한에 넘겼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북러 밀착 속 빨라지는 전술무기 현대화 이번 시험은 북한의 전술무기 현대화가 탄도미사일 개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북한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장사정 방사포, 순항미사일, 무인기, 정찰위성을 묶어 한반도 전구 전체를 겨냥하는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 특히 하이마스식 다목적 발사체는 방어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무기다. 같은 차량이 여러 종류의 탄약을 쏠 수 있으면 상대는 발사 전까지 어떤 무기가 날아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방사포탄인지, 전술탄도미사일인지, 정밀유도탄인지 구분이 늦어지면 요격 판단도 복잡해진다. 한국군 입장에서는 수도권 방어와 미사일 방어망 운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기존 장사정포 위협에 정밀 유도 로켓, 단거리 탄도미사일, 저고도 순항미사일까지 더해지면 탐지·추적·요격 체계를 더 촘촘하게 운용해야 한다. 북한은 이번 시험을 통해 “현대전 조건에 맞게 무기와 자동화 발사체계가 개량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정밀타격, 이동식 발사대, 드론, 실시간 표적정보가 결합된 전쟁 양상을 보여줬다. 북한도 이를 관찰하며 전방 타격체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결국 지난 26일 시험의 핵심은 ‘북한판 하이마스’라는 외형적 유사성에만 있지 않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밀착, 우크라이나 전장 경험, AI 유도 기술 선전을 결합해 한반도 전술무기 체계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의 단거리 정밀타격 수단도 더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다.
  • “초기업 교섭, 노동 양극화 완화” “2차 하청업체는 끼기 어려워” [노동의 분화, 무너진 연대]

    “초기업 교섭, 노동 양극화 완화” “2차 하청업체는 끼기 어려워” [노동의 분화, 무너진 연대]

    산별 노조·사용자 단체 조율 방식영세 사업장 노동자도 성과 공유‘동일 임금’ 효과… 생산성도 고려업종 간 성과 불평등 사라지지 않아산업 단위로 파업하면 경제 휘청다원화된 보상·투명성 확보 필요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노조의 총파업이 유보됐다. 반도체가 이끄는 한국 경제도 ‘100조원 손실’이 예상된 파업 리스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성과급 형평성 문제를 비롯한 크고 작은 노노 갈등은 앞으로 노사 교섭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노조의 분화로 무너져가는 연대를 회복하려면 ‘초기업 교섭’(산업별 교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다원화된 보상 체계를 확립하고 교섭의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노동자들의 차별 없는 보상을 보장할 대안으로 노동계는 ‘초기업 교섭’을 거론한다. 개별 기업 단위를 넘어 산별 노조와 사용자단체가 노동조건을 함께 협상하는 방식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는 24일 “노조 설립이 어려운 영세사업장 노동자들도 교섭 성과를 공유할 수 있어 노동시장 양극화를 완화할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방향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초기업 교섭 활성화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초기업 교섭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학계에서도 초기업 교섭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할 대안 중 하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단위 교섭은 사용자와 노동자가 단기 이윤 배분을 두고 충돌하기 쉽지만 초기업 교섭은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물가 등을 함께 고려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초기업 교섭은 임금 격차가 크지 않은 유럽 선진국을 중심으로 일상화돼 있다. 하지만 초기업 교섭에도 부작용은 있다. 1차 하청은 교섭의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조직력이 없는 2·3차 영세 하청업체 노동자는 초기업 교섭 연합체에 끼기 어렵다. ‘원청과의 직접 대화’를 목표로 도입된 노란봉투법의 본질이 흐려지는 역설도 발생한다. 초기업 교섭이 ‘획일성’을 강조하고 ‘일괄 타결’을 지향한다는 점이 노란봉투법이 추구하는 개별 원청과의 교섭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 개선 등 미시적인 요구사항은 거대 담판에 묻힐 가능성이 커진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초기업 교섭을 해도 불평등이 사라지지 않는다. 생산성이 높은 반도체 산업과 낮은 서비스업 간 또 다른 성과 차별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 “그럴 때마다 ‘새로운 교섭 방식’이라며 정부가 개입하면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경영할 이유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별 노조는 세계적인 표준에 맞춰 달라고 요구할 텐데 그 협상을 기업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교섭의 일상화로 산업별 파업 예고가 잦아지면 삼성전자 파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파급력에 국내 경제 상황 전체가 휘청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지금 배분의 원칙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사회 환원 논의가 제기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이익을 나눠갈지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진단했다.
  • 35%의 협상력·1%의 체념…삼성 타결 뒤 번진 중소기업 한숨[취중생]

    35%의 협상력·1%의 체념…삼성 타결 뒤 번진 중소기업 한숨[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삼성전자 노조 뉴스 보면 솔직히 씁쓸하죠. 우리 회사에는 노조 자체가 없거든요.” 서울 강서구의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박정호(46)씨는 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묘한 허탈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박씨가 다니는 회사는 직원 수가 100명 남짓입니다. 노조는 없습니다.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 역시 ‘협상’보다는 ‘통보’에 가깝습니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말이 나오면 직원들은 조용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제도화를 놓고 사측과 줄다리기를 이어왔습니다. 최대 규모의 파업으로 번질 경우 국가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지난 20일 밤 노사가 극적으로 잠정 합의에 이르며 일단 위기를 넘겼습니다. 수억원대 성과급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이번 협상 결과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박씨는 23일 “노동자 권리를 보장받는 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도 목소리를 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기업 노조 이야기는 솔직히 다른 세상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노조는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회사에 노조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하지만 노동시장 안의 ‘노조 격차’는 숫자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노조 조직률은 13.0%입니다. 노동자 10명 중 9명 가까이는 노조 밖에 있는 셈입니다. 기업 규모별 차이는 더욱 극명했습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35.1%였지만, 300인 미만 사업장은 1.0%에 그쳤습니다. 공공부문 조직률은 71.7%였던 반면 민간 부문은 9.8%에 머물렀습니다. 성과 보상 체계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6월 기준 300인 이상 기업의 성과배분제 도입률은 43.8%였습니다. 1000명 이상 대기업만 따지면 46.2%까지 올라갑니다. 반면 300인 미만 기업은 6.4%에 불과했습니다. 임금과 성과급, 복지 전반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틈새가 깊게 자리 잡은 셈입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최근 카카오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이른바 ‘N% 청구서’ 논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인 이정규(30)씨는 “규모가 작은 회사들에서도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낼 통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대기업 노조는 성과급과 임금 협상력을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노조를 조직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구조”라며 “이 같은 격차가 계속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은 “대기업에서 초과 이윤이 발생하면 하청업체나 사회와 함께 나누는 연대 논의도 필요하다”며 “규모가 큰 노조가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사설] 삼전 성과급이 던진 과제, 이대론 안 될 노동시장 이중구조

    [사설] 삼전 성과급이 던진 과제, 이대론 안 될 노동시장 이중구조

    대기업의 성과급 지급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2월 300인 미만 중소 사업체의 1인당 임금 총액은 1년 전보다 11.1% 증가에 그친 반면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임금 총액은 33.9% 급증했다. 명절 상여금에 특별 성과급 지급이 늘어서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 노조들이 영업이익의 일정 몫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어 이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도 커진다. 지난해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65.2%로 전년(66.4%)보다 줄었다. 상여금 지급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2021년 72.9%로 격차가 완화되는 듯했지만 2022년부터 4년 연속 내림세다. 대기업·정규직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의 2차 노동시장 간극이 커지면서 청년들은 1차 노동시장 진입에 오랜 시간 매달리거나 그냥 쉰다. 지난해 20·30대 ‘쉬었음’ 인구는 72만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경제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성장 잠재력이 더 떨어질까 걱정스럽다. 취업이 불안하니 결혼도 출산도 미뤄진다. 합계출산율이 최근 들어 조금 반등하고 있지만 그나마 출산 주력 연령대 인구 증가 덕분이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방치해서는 사회 통합도, 경제성장도 담보할 수 없다. 기업 규모별 임금과 복지 수준이 계속 벌어지는 현실인데, 개인 기여도가 아닌 기업 규모별 집단 성과급 차별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부추길 뿐이다. 사회 갈등에 더 깊은 골이 파이지 않도록 성과 배분에 대한 범국가적 고민이 뒤따라야 하는 까닭이다. 정규직 과잉 보호 완화, 호봉제 대신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개편, 재취업 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반드시 풀어야 할 해묵은 노동시장 과제를 수술대에 올려야 할 때다.
  • 경총 “대기업·중소기업간 K자형 고용 양극화 심화…노동시장 유연성 제고해야”

    경총 “대기업·중소기업간 K자형 고용 양극화 심화…노동시장 유연성 제고해야”

    최근 국내 고용시장이 신산업·60대 이상·대기업·상용직 고용은 늘어났지만, 전통산업·60대 미만·중소기업·임시일용직 고용은 줄며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최근 고용 흐름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을 발표하고 최근 고용시장의 주요 특징을 K자형 고용 양극화 심화, 20·30세대 쉬었음 인구 역대 최다, 노동이동성 저하 등으로 정의했다. 경총은 최근 신산업·60대 이상·대기업·상용직 등을 중심으로 한 고용은 확대되는 반면, 전통산업·60대 미만·중소기업·임시 일용직 등을 중심으로 한 고용은 축소되는 K자형 고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총은 “이 같은 고용양극화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고착화하고 소득불평등 심화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0·30세대 ‘쉬었음’ 인구는 71만 7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30세대 ‘쉬었음’ 인구는 2022년 62만 2000명에서 2023년 64만 4000명, 2024년 69만 1000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7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경총은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이탈한 청년층 규모가 70만명을 상회함에 따라, 국가 성장잠재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 및 임시·일용직 일자리에서 이탈한 청년이 ‘쉬었음’ 인구로 유입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청년 취업난이 단순한 일자리 부족보다는 취약한 일자리에서의 높은 이탈 가능성과 고용 유지의 어려움에 기인한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지난해 노동이동률은 9.8%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노동시장 전반의 이동성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해 신규채용을 축소하는 한편, 근로자는 고용시장 위축에 따른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추정된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최근 고용 지표상으로는 양적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K자형 양극화 등 구조적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과 노동이동성 둔화는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제약할 수 있는 위험 신호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직된 고용 규제 완화와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유연안정성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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