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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공소시효 코앞인데 ‘SPC수사’ 2년간 뭐했나...전 정권서 잠자던 ‘647억 과징금’ 수사 재개

    [단독]공소시효 코앞인데 ‘SPC수사’ 2년간 뭐했나...전 정권서 잠자던 ‘647억 과징금’ 수사 재개

    SPC가 제빵공장 사망사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전 정권에서 묵혀뒀던 SPC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부정 승계 의혹’ 수사를 최근 재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특히 공소시효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 수사팀은 ‘연내 처리’를 목표로 수사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이달 들어 사건 참고인을 소환하는 등 수사를 본격 재개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와 SPC 계열사인 샤니의 소액주주가 “SPC 총수 일가가 샤니 등을 동원해 삼립에 이익을 몰아줬다”며 허영인 회장 등을 고소·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한 지 2년여 만이다. 허영인 SPC회장 고발 수사 2년 넘었는데도 결론 안나  앞서 공정위는 SPC그룹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총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허 회장과 조상호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 3개 제빵계열사(파리크라상·SPL·BR코리아)를 검찰에 고발했다. SPC그룹에 부과된 과징금은 부당지원 혐의로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최고액이었다. 이 과정에서 허 회장을 포함한 총수 일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도 고소를 당했다. 하지만 지난 2년여 동안 검찰 수사는 ‘공회전’만 거듭했다. 한 차례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검찰은 재시도하지 않았으며 소환조사는 SPC 일부 직원만을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 게 다였다. 편법 승계에 관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총수 일가에 대한 소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또 공정위 처분 이후 SPC그룹 계열사들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처분 불복소송’의 재판이 시작되자 검찰은 조사를 사실상 멈췄다.  총수일가 소환없고, 압색도 1차례 실패후 시도안해 검찰 수사는 통상 3개월이 넘으면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검찰은 혐의 여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최대한 기간 내에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을 내린다. 그럼에도 공소시효가 임박할 때까지 사건을 그대로 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수사팀이 교체된 뒤 검찰 내부에서도 “사실상 장기 미제로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고 한다. 허 회장 배임 혐의 등에 대한 공소시효는 오는 12월 만료된다. 이정섭 공정거래조사부장 “연내 반드시 해결” 분위기 달라져  SPC에 대한 검찰 수사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취임하고 수사팀이 교체되면서 재개됐다. 특히 사건 고소·고발 이후 세 번째로 바뀐 이정섭(사진·사법연수원32기) 공정거래조사부장이 “연내에 반드시 끝내라”며 담당 검사에게 강도 높게 주문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해 과거 수사 자료를 재검토하는 한편 참고인들을 불러 진술 확보에 나섰다. “수사권 축소 후 의욕저하 등 영향도”...다음달 ‘과징금 취소’ 변론  일각에서는 지난 정부에서 검찰의 SPC 수사가 지지부진했던 데에는 허 회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분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허 회장은 문 전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 사이로 2018년 문 전 대통령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 당시 식품업계 오너로서는 유일하게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기존 수사팀에서 장시간 기소도 안하며 피고발인 측 변호사만 만나 공정위 측 불만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정권에서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등 의욕 저하와 전문성 상실도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서울고법 행정6-2부(부장 위광하·홍성욱·최봉희)는 다음달 16일 파리크라상, SPL, BR코리아, 샤니, SPC삼립 등 5개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총 647억원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어버이날이 가장 슬플 청년에게/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의 마음 의학] 어버이날이 가장 슬플 청년에게/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어버이날이 온다. 거리두기가 풀리며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보내는 저녁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군에 간 아들이 보내온 카네이션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런데 어버이날이 어떤 날보다 괴로울 아들과 동갑내기인 청년이 있다. 탐사전문채널 셜록의 보도로 알려진 22세 청년 강도영(가명)씨다. 그는 올해 대법원 판결로 존속살해죄가 확정돼 복역 중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그는 아버지와 둘이 살았다. 2020년 9월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하루아침에 콧줄로 영양을 공급받고 대소변을 받아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간병비를 포함한 병원비만 2000만원이 넘게 나왔다. 강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을 구하고 돈을 벌어 보려 애썼지만, 점점 사정은 나빠졌다. 가스, 전화, 인터넷이 모두 끊겼다. 결국 병원의 만류에도 2021년 4월 23일 아버지를 퇴원시킨다. 이후 모든 간병의 책임은 강씨가 안게 됐다. 5월 1일쯤부터 그는 더이상 아버지 방에 들어가지 않았고 5월 8일 어버이날 아버지는 시신으로 발견된다. 그리고 2022년 3월 존속살해로 4년형이 확정됐다. 유기치사가 아닌 존속살해죄이다. 다른 사람의 머릿속 의도를 우리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아버지를 죽일 의도를 가지고 먹을 것을 주지 않았어요.” 재판에서 그는 이를 부정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고 방어하지 못한다. 흔한 형사재판의 피고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행동이다. 여태 그 어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도 그를 만난 적은 없다. 그러니 그가 어떤 상태였는지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그가 만약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 상황에 소진되고 탈진돼 심각한 우울증 상태에 있었다고 가정해 보면, 많은 것들이 설명 가능해진다. 실제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선 그가 자살을 생각했고 불면증에 시달렸으며 우울, 불안, 절망 상태에 빠져 있었다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게 된다. 우울증의 진단기준에는 죄책감이 있다. 강씨에게는 여러 마음이 있었을 수 있다. 아버지를 살리고 싶은 마음, 도망가고 싶은 마음, 버리고 싶은 마음. 그런데 심한 우울증은 이 모든 일을 죄책감이라는 시각으로만 보게 만든다. 아버지를 잃은 모든 원인을 자신에게서만 찾고자 했다면 이는 우울증에 의한 ‘인지왜곡’일 수 있다. 또 다른 진단 기준에는 의욕저하가 있다. 그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의욕을 상실한 절망 상태에서 어떤 도움도 요청하지 못했을 수 있다. 실제 간병 부담에 소진된 보호자의 60% 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연구가 수두룩하다. 그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아픈 사람 아니었을까? 정신감정이 진행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 위기 상황에서 절망에 빠진 이들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서구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겪고 제도를 개선해 왔다. 갑작스러운 신체질환으로 가족이 위기에 빠지면, 병원은 사회복지실을 두고 지자체에 퇴원 후 의료와 복지서비스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나라별로 이를 의무화하거나 수가와 연동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한다. 단 한 명의 사회복지 사례관리자가 강씨 옆에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가정은 때로 무의미하지만, 긴급복지제도를 이용하거나 재난적 의료비와 장기요양서비스를 신청하는 등 충분하지는 않아도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복지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4년 후 죄의 대가를 치른 강씨가 사회로 돌아와 어버이날을 기일로 맞을 때 이런 말을 해 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네가 겪은 고통이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돼 다른 청년들이 그 같은 일을 겪지 않게 되는 제도적 변화의 출발이 됐다”고.
  • [달콤한 사이언스] 약한 전기자극으로 중증 우울증 치료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약한 전기자극으로 중증 우울증 치료한다

    우울증으로 불리는 우울장애는 의욕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면서 다양한 인지,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을 어렵게 만드는 신경정신질환이다.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다른 우울증은 매우 흔한 정신질환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우울증을 한 번이라도 겪는 사람이 10.1~16.6%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나 정신치료가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우울증이 심한 경우는 약물치료도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효과가 없는 경우도 간혹 있다. 과학자들이 미세전기 자극을 이용해 중증 우울증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신경과학연구소, 의대 정신과학과, 신경외과, 영상진단학과, 신경학과 공동연구팀은 뇌에 약한 전기자극으로 다른 정신과적 치료로도 개선이 어려운 중증 우울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10월 5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아동 시절 우울증이 발생해 다양한 치료에도 효과를 얻지 못한 36세 여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심부뇌자극(DBS) 실험을 했다. 실험에 참여한 여성은 우울증을 측정하는 여러 측정법 중 ‘몽고메리 우울증척도’(MADRS)가 36점으로 중증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이다. MADRS가 0~6점은 정상, 7~19점은 경도, 20~34점은 중등도, 34점 이상은 고도 우울증 환자로 구분된다.이번 연구에 활용된 DBS는 파킨슨병이나 무도병 같이 이상운동을 유발시키는 뇌신경질환 환자의 뇌 특정부위에 전극을 이식한 뒤 적절한 전기자극을 전달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법이다. DBS는 우울증 환자에게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치료방법이다. 연구팀은 환자에게 하루에 2~3번씩 10일 동안 저강도 전기자극을 제공한 뒤 뇌파와 행동관찰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약물을 이용해 치료할 때처럼 치료 저항성이 보이지 않았고 뇌파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고 우울증 점수도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기술은 우울증 수준에 맞춰 전기자극의 강도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전기자극을 끄거나 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치료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를 이끈 에드워드 장 UCSF 의대 신경외과 교수는 “좀 더 많은 환자들에 대한 임상연구 사례가 더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우울증을 비롯한 다른 신경정신질환에 대해서도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 70% “열심히 일해도 부자 못돼”…의욕저하 1순위는 ‘부동산 폭등’

    청년 70% “열심히 일해도 부자 못돼”…의욕저하 1순위는 ‘부동산 폭등’

    한 경제연구소 여론조사에서 20대 청년 10명 중 7명은 열심히 일을 해도 부자가 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는 ‘부동산 폭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62.9%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 악화” 전망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만 18~29세 5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2.9%는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9.5%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도 작다고 봤다. 다른 조건이 만족스럽다는 가정 하에 좋은 일자리의 최소 연봉에 대해서는 ‘3000만~4000만원’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40.2%로 가장 많았다. ‘4000만~5000만원’(20.6%)으로 더 높은 연봉을 선택한 이들이 두 번째로 많은 가운데 ‘2000만~3000만원’을 선택한 이들이 15.2%를 차지했다.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5~29세 평균 연간임금 수준 추정치는 3217만원이다.한경연은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의 조건으로 높은 연봉 외에도 근로 환경 등 다른 조건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청년들의 근로 의욕을 고취 시킬 다양한 인센티브 고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65.2% “평생직장은 불가능할 것” 응답자의 65.2%는 ‘평생직장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희망 은퇴시기는 ‘61~65세’가 30.1%로 가장 많았다. 이어 ‘56~60세’(26.3%), ‘만 66세 이상’(19.7%) 순이었다. 한편으론 청년 중 63.9%는 정년연장이 청년 신규 채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했다. 정년연장을 해야 한다면 근로 형태 다양화 등 고용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3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금피크제 도입(27.0%) ▲직무능력 중심 임금체계 도입(호봉제 폐지)(22.0%) ▲연금 수급 연령 상향(17.2%) 등 순이었다. 70.4% “열심히 일해서 부자 되기 어려워”청년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총자산 규모는 ‘10억∼20억원’ 수준이라는 응답이 23.5%로 가장 많았다. ‘20억∼50억원’이 22.9%, ‘100억∼1000억원’이 20.6%를 차지했다. 그러나 청년들의 70.4%는 열심히 일을 해서 부자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청년들의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는 뉴스로는 ‘부동산 폭등’을 꼽는 이들이 2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물가 상승(21.5%) ▲세금 부담(20.4%) 순이었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경우 ‘부동산 폭등’을 선택한 이들이 29.2%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일자리 정책 방향으로는 22.4%가 노동시장 유연화를 꼽았다. 또 ▲고용기업 인센티브 확대(18.7%) ▲창업활성화(15.5%) ▲기업 성장 방해하는 규제 개선(13.6%) ▲교육시스템 개편(10.9%) ▲글로벌 기업 유치(9.6%) ▲서비스업 육성(8.3%)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29세 청년을 대상으로 지난달 4∼17일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으며 응답자는 542명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2% 포인트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들의 부정적인 일자리 인식은 청년 구직단념자 양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노동시장 유연화와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개혁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길섶에서] 장마 우울증/박홍환 논설위원

    날씨만큼 정서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많지 않다. 겨우내 한껏 움츠러들었던 심신이 따스한 봄볕에 활짝 기지개를 켜고, 미세먼지 1도 없는 화창한 가을 날씨에 기분마저 상쾌해지는 게 우리네 일상이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퇴근길, 친구들과의 선술집 ‘막걸리 번개’는 꿀꿀한 기분을 한순간에 날려 보내는 즉효 처방전과 다름없다. 역대 최장의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물난리 소식이 들려와 기분마저 우울하다. 일조량이 적고, 습도가 높은 날씨가 계속되면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에도 큰 변화가 온다고 한다. 장마철에는 감정을 조절하는 뇌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뚝 떨어져 무기력함, 의욕저하, 불면증,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장마 우울증’이다. 세로토닌의 분비를 활성화하려면 자주 햇볕을 쬐어야 한다는데 흐리거나 비 오는 날씨가 이어지니 우울한 기분을 쉽게 떨쳐내지 못할 것 같다. ‘코로나 우울증’ 수개월에 장마 우울증까지 겹친 상황이다. 우울한 심신을 달래줄 햇볕 같은 뉴스는커녕 속만 더 뒤집어대거나 불안감만 키우는 소식들뿐이어서 점점 더 지쳐만 간다. 폭염이라도 좋으니 이제는 진짜 강렬한 햇볕을 쬐고 싶다. stinger@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우울한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보고 듣고 말하기‘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우울한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보고 듣고 말하기‘

    오래전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찾아왔다. 동료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자주 실수를 하고 멍하게 앉아 있는 일이 많다고 했다. 함께 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책을 요구했다. 다음날 그 직원을 만났다. 좀 여윈 것 같다고 하자 밥맛이 없다고 했다. 혹시 잠은 잘 자냐고 물으니 고개를 저었다. ‘아차!’ 우리 직원은 두 달 전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진 후 아팠던 것이었다. 우울증에 의한 집중력 저하로 실수가 늘었고 의욕저하로 멍하게 있었던 것이다. 정신과 병동 스태프 누구도 동료의 우울증은 알지 못했다. 오히려 조직 내 암적 존재가 되기 직전이었다. 왜 그랬을까.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은 흔히 상실로 절망한다. 아무도 자신을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그 결과 아무도 몰랐다. 이런 일은 자살사망자 주변 면담 등을 통해 사망 당시를 재구성하는 심리부검을 하다 보면 흔히 접하는 상황이다. 촉망받던 직원이 새로운 일에 배치된 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에 개인적 스트레스가 더해지거나, 갑질하는 상사라도 만나면 상처는 깊어진다. 죄책감에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에 잠겨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리 사회의 높은 자살률 뒤에는 이렇듯 우울증으로 아픈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몰리는 시스템의 부재가 자리잡고 있다. 우울한 감정은 죄가 없다. 우울은 정상적 감정이다. 상실과 실패를 경험할 때 우울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준비하는 동력이 된다. 하지만 이런 감정의 작동 균형이 깨지는 순간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링컨, 처칠 등도 우울증을 겪었다. 은퇴 후 우울증으로 자살 직전까지 갔던 제프 케넷 전 호주 빅토리아주 총리는 회복된 후 ‘우울증을 넘어서’(Beyond Blue)라는 단체의 회장까지 맡았다. 그는 우울증으로 인한 회사 손실이 한 직원당 연 1만 달러에 달한다며 사람의 행복과 영혼에 대한 직장의 투자를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도 국민건강검진에 우울증 검진을 확대하고 포괄적 국가자살예방행동계획을 만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질환이 생기면 우리의 몸은 신호를 보낸다. 우울증에 걸린 뇌도 몸과 행동을 통해 신호를 보낸다. 백세 건강시대에 뇌 건강은 이전에 우리가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위협이다. 국민 100만명이 수료한 ‘보고 듣고 말하기’ 한국형 표준자살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고 임세원 교수는 자살의 경고신호를 ‘보고’ 이들의 고통을 마음으로 ‘듣고’ 마지막으로 ‘말하기’를 통해 희망의 길을 함께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극단적 선택으로 잃은 소중한 생명이 한 해 1만 2463명, 사망원인 중 5위다. 어떤 재난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개인이 알아서 하라고 맡길 일이 아니다. 위기에 처한 아픈 사람을 돕는 방법을 배우고 함께하며 사회적 도움이 빈 곳을 채워 나가야 한다. 더 살 만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다.
  • 자살 유가족 75% 우울·무기력 시달린다

    자살 유가족 75% 우울·무기력 시달린다

    우울증·불면증 등 질환 이어져 일반인보다 자살위험 8배 높아 정신건강 지원 절실 58% 꼽아 남편을 떠나보낸 서모(35·여)씨는 한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10분, 30분의 쪽잠에 의지했다. 수년 전 “바람 좀 쐬고 오겠다”고 했던 남편이 아이들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남편의 죽음을 자신 탓이라고 여겨 심한 죄책감에도 시달렸다. 3일장과 49재를 마치고 ‘사고 당일 좀더 늦게 잠들었다면’이라고 생각한 어느 날 스크린도어 공사 중이던 지하철역에서 들어서는 열차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근처에 있던 한 남성이 급히 “정신 차려야 한다”고 외치며 옷을 잡아채 또 한번의 비극을 피했지만 3명의 아이를 두고도 슬픔에서 좀처럼 헤어나질 못했다. 이후 그는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도움을 받고 지역의 자살 사별자 모임에 참여하면서 서서히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서씨는 “외면하고 다독이는 것만으론 슬픔을 이겨낼 수 없었다”며 “때로는 직접 마주 보는 것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6일 보건복지부와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서씨처럼 자살 사고를 경험한 유가족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사고 발생 후 1년 이내에 가장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족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정신적 어려움은 우울·의욕저하(75.0%, 복수응답)였다. 불면(69.4%), 불안(65.3%), 분노(63.9%), 집중력·기억력 저하(59.7%) 등의 경험 비율도 높았다. 스트레스가 심해져 우울증(41.7%), 불면증(37.5%), 불안장애(31.9%) 등으로 진단받거나 입원치료(11.1%)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신체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호흡곤란·두근거림(59.7%), 두통(56.9%), 근육통·요통·전신피로(52.8%), 눈피로·이명(51.4%) 등의 신체적 고통을 호소했다. 정신적·신체적 고통이 반복되면 자살위험이 높아진다. 홍창형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해외 자료에 따르면 자살 유가족은 일반인보다 우울증은 7배, 자살위험은 8.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이 지원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고 여긴 분야는 정신건강(58.3%)이었다. 이어 가족관계(44.9%), 직업·경제적 변화(34.8%) 등을 꼽았다. 이들은 주로 유가족 모임(72.2%), 가족·친척(59.7%), 자살예방센터(59.7%), 정신건강복지센터(55.6%) 등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전국 241개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지역자살예방센터에 요청하면 된다.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나 보건복지콜센터(국번 없이 12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환기 자주 해야 노약자 면역·호흡기 지켜요

    환기 자주 해야 노약자 면역·호흡기 지켜요

    추워진 날씨 탓에 창문을 꽁꽁 닫고 실내에서만 지내는 ‘실내족’이 늘고 있다. 창문만 열면 실내 기온이 급속히 떨어져 환기하기가 쉽지 않다. 창문을 오래 닫아 놓다 보면 오염된 먼지가 쌓이면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과 노인, 어린아이 등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일쑤다. 사무실 복사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은 기침이나 두통, 천식,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키고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은 기관지염을 유발하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런 물질은 환기해도 잘 빠져나가지 않고, 공기보다 무거워 누워 있는 아기에게 더 위험하다. 그래서 음식을 할 때는 물론 조리를 마치고 나서도 바로 환기팬을 끄지 말고 5분 정도 가동시켜 유해물질이 실내에 머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LNG 또는 LPG 등 가스를 난방 및 취사 연료로 사용하는 국내 일부 주택의 실내 이산화질소 농도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취사기구가 놓인 부엌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거실보다 1.5배쯤 높다. 새 가구를 들였다면 환기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새 가구에서는 폼알데하이드가 방출될 수 있는데, 아주 적은 양이라도 이 물질이 공기에 섞이면 의욕저하, 불면증, 천식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가습기도 실내 공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습기를 틀어 적정 습도를 유지하면 코, 목,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나 실내 습도가 너무 높으면 곰팡이나 집먼지진드기가 증식하고 이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초음파 가습기나 임펠러형 가습기는 물 저장 용기의 세균이나 곰팡이 등 각종 미생물과 수돗물에 포함된 각종 무기물질을 확산시킨다고 한다. 가습기를 잘 청소하지 않고 사용하면 가습기 표면에 하얀 먼지가 쌓이는데, 이것이 수돗물 속 무기물질이다. 이 가루와 실내 오염물질을 머금은 습기를 오래 흡입하면 폐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기화식과 스팀 증발식 가습기는 무기물질을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시키지만, 미생물로부터는 안전하지 않다. 때문에 하얀 먼지를 최소화하려면 수돗물 대신 정수기 물을 가습하는 데 사용하거나 무기물질 제거용 카트리지나 필터를 쓰는 게 좋다. 가습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적어도 사흘에 한 번씩 청소하고, 매일 물탱크를 완전히 비우고선 건조해 미생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겨울철 자주 찾는 찜질방도 잘못 이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찜질방에서 제공하는 베개나 매트 등은 여러 사람의 땀이 묻어 있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병원균에 감염될 수 있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 피부 방어 능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찜질방 공기에는 미세먼지와 부유세균이 많다.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2013년 4~12월 영업장 규모 2000㎡ 이상인 찜질방 11곳을 대상으로 비수기(5∼6월)와 성수기(11∼12월)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찜질방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세균은 ㎥당 비성수기 때 117∼497CFU(세균 개체수), 성수기 때 227∼1038CFU로 나타났다. 일부 성수기 때는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등에 적용되는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기준(800 CFU/㎥)보다 높은 수준이다. 찜질방(목욕탕)의 샤워기, 수도꼭지 등에선 감기와 유사한 질환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기도 한다. 찜질방 대여 의류를 입을 때는 피부가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속옷을 착용하고, 양말도 신는 것이 좋다. 날이 춥다 보니 휴일에 집에서 온종일 TV를 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TV의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머리가 아프고 짜증도 쉽게 난다. 전자파는 거리가 멀수록 약해지기 때문에 2m 이상 떨어져 보는 게 좋다. 더 길어진 겨울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취침 전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숙면을 돕고 우리 몸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멜라토닌은 잠을 자는 동안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전기회로에서 나오는 전자기장은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올여름 ‘찜통더위’…수험생·직장인 피로 막는 기능성 제품 출시

    올여름 ‘찜통더위’…수험생·직장인 피로 막는 기능성 제품 출시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28일 질병관리본부(KCDC)의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용결과에 따르면 5월 23일 이후 지난 25일까지 신고된 온열질환자 수는 5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는 최근에는 환자수가 크게 늘어 지난 24~25일 이틀간만 올해 전체 환자수의 12.2%에 달하는 69명의 온열질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면 몸이 더 쉽게 피곤해진다. 특히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하는 수험생들과 직장인들의 경우 피로누적이나 의욕저하 등으로 공부와 업무에 방해를 받는다. 학교 시설은 기준 온도가 26도로 설정돼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 수와 높은 전기요금, 야외활동 등으로 인해 에어컨 가동이 원활하지 않아 교실의 온도는 기준보다 더 높다. 초·중·고교가 2014년에는 2910곳(전체의 26.5%), 지난해에는 2624곳(22.9%)이 기준 온도를 훨씬 넘는 ‘찜통교실’로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학교의 전기요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여름과 겨울철에는 전기요금 할인율을 기존의 4%에서 15%로 높였지만, 요즘과 같은 이른 무더위에는 할인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학생들의 학습권은 더위로 인해 방해를 받고 있다. 여름철을 맞아 수험생과 직장인을 위한 기능성 제품들이 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무더위로 학습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피로회복에 좋고, 집중력 상승 및 면역력 강화에 좋은 기능성 방석이 나왔다. 엘에스앤제이는 기능성 방석 O’CLOVER(이하 오클로버)에 토르마린이 함유돼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방출되고, 향균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토르마린은 광물 중에서 유일하게 영구적인 전기 특성을 지니고 있는 극성결정체로 음이온과 미약전류, 원적외선을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토르마린에서 생성되는 음이온은 신진대사 기능을 강화시키고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런 효과를 인정받아 토르마린은 액세서리, 샴푸브러쉬, 비누, 매트, 침대, 안마의자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 엘에스앤제이 관계자는 “피로회복에 좋고 면역력 강화에 좋은 기능성 방석으로 알려지면서 장시간 앉아 있는 수험생이나, 직장인, 운전자 등의 직업군이 많이 찾고 있다”며 “치질 등 환부 통증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훈증용 방석도 준비되어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직업병 판정뒤 17년후 자살… 고법 “업무상 재해 인정”

    직업병 판정을 받은 지 17년이 지나 자살한 옛 원진레이온 근무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 이태종)는 김모(73·사망)씨의 부인 이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26년 동안 원진레이온에 근무하면서 이황화탄소중독증 등을 얻어 1992년부터 치료를 받으며 우울증 증상을 호소했다.”면서 “2007년부터 사망 당시까지 2년 이상 지속적으로 항우울제 처방을 받아 복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황화탄소중독증은 우울증 등 다양한 신경정신과적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어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1966년 1월 인조섬유를 생산하는 원진레이온에 입사해 근무하던 중 1992년 이황화탄소중독증·뇌경색증·말초신경병증 등을 얻어 치료를 받아왔다. 치료과정에서 그는 두통, 의욕저하, 불면증 등의 우울증 증상을 호소해 2007년부터 항우울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 평소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던 김씨는 2009년 7월 노인정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와 부인이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갑작스럽게 목을 매 자살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씨가 요양승인 판정을 받은 1992년 이후 우울증 치료를 받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며 계획적, 의도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업무상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남성갱년기 증후군’ 지치고 짜증나고… 요즘 왜 이러지?

    ‘남성갱년기 증후군’ 지치고 짜증나고… 요즘 왜 이러지?

    여성이 폐경기를 겪듯 남성도 나이가 듦에 따라 성욕 감퇴 등 전형적인 임상적 증상을 겪게 된다. 바로 남성갱년기증후군이다. 의학적으로 말하는 ‘후기발현 성선기능 저하증(LOH)’이 그것이다. 남성이 중년을 넘기면 매년 1%가량 남성호르몬 분비량이 감소하며, 이에 따라 다양한 신체·정신적 변화가 나타난다. 여성과 달리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이 변화는 성욕 감퇴, 발기력 저하, 복부비만, 근육량 및 근력 감소, 골밀도 감소, 의욕저하, 기억력 및 집중력 감소 등이다. ●원인은 노화에 의한 호르몬 감소 대한남성갱년기학회 조사 결과 40대 이상 남성의 15∼20%에서 남성호르몬 수치가 기준 이하였으며, 이들 중 원인 불명의 무기력증과 성기능 감소,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남성 10명 중 2명은 남성갱년기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국내 연구에서도 남성호르몬 수치를 기준으로, 40대 이상 남성의 15∼20%가 남성갱년기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남성갱년기는 기저질환과도 관련이 있다. 복부비만, 2형 당뇨병, 심혈관계질환, 발기부전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남성이 주로 이런 증상을 보인다. 남성갱년기의 원인으로는 뇌와 고환의 노화에 따른 남성호르몬 감소와 남성호르몬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음주·흡연·비만·스트레스 및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질환 등이 꼽힌다. ●진단 정확한 원인을 알려면 남성호르몬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수치는 비뇨기과에서 설문지와 신체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간단히 확인된다. 설문지검사인 ‘ADAM테스트’는 ▲성욕감퇴가 있는가 ▲기력이 줄었는가 등 총 17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증상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고환 용적을 검사해 성선 기능을 평가하기도 한다. 고환은 18세를 전후해 최고로 성숙하며 이후 점차 크기가 주는데, 그 용적으로 성기능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혈액검사로 남성호르몬 수치를 파악할 수도 있다. 보통은 오전 8∼10시 측정한 결과 총 테스토스테론 양이 12nmol/ℓ 또는 유리형 테스토스테론 양이 250pmol/ℓ보다 낮다면 보충요법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남성갱년기는 식습관 개선이나 운동 및 보충요법 등을 통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운동은 호르몬 분비량을 늘리고, 혈행을 개선해 갱년기 증상에 아주 효과적이다. 식생활 개선도 중요하다. 과식·편식을 피하고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야 한다. 특히 야채·과일·콩류의 섭취량을 늘리는 대신 설탕·소금·패스트푸드는 줄이거나 피해야 한다. 호르몬 양이 현저히 줄었다면 보충요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남성호르몬 치료제로는 주사제(매 3개월)인 네비도(바이엘), 피부에 바르는 테스토겔(한미약품) 등이 있으며, 다른 약제도 많아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남성갱년기 자가진단 다음 중 해당되는 항목을 체크한다. 1.성욕이 줄었습니까? 2.무기력합니까? 3.근력 및 지구력이 감소했습니까? 4.키가 다소 줄었습니까? 5.삶의 의욕과 재미가 없습니까? 6.슬프거나 짜증이 많이 납니까? 7.발기력이 감소했습니까? 8.조금만 운동을 해도 쉽게 지칩니까? 9.저녁식사 후 졸음이 잦습니까? 10.업무능력이 감소했습니까? 주어진 항목 중 1·7번이 ‘예’이거나, 나머지 항목 중 3개 이상이 ‘예’라면 남성갱년기가 의심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대한남성갱년기학회
  • [Weekly Health Issue] (8) 우울증

    [Weekly Health Issue] (8) 우울증

    이상한 일이다. 봄이 되어 생명이 약동하면 없던 병도 낫는데, 이 병은 꽃이 피는 봄에 더 문제가 된다. 바로 우울증이다. 딱히 봄에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겨울에서 이어지는 봄철에는 확실히 발현율이 높아진다. 죽음까지도 불사하게 하는 ‘죽음 위의 병’이 바로 우울증이다. 우리 사회에서 지명도 높은 인사의 자살 소동이 빚어질 때마다 호명되곤 하는 우울증의 실체를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전홍진 교수를 통해 알아본다. ●우울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살다 보면 누구나 슬프거나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을 겪게 된다. 그 때는 마음이 울적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곤 한다. 이와 달리 우울증은 기분을 조절하는 신체기능에 이상이 생겨 오랫동안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수면이나 식사·행동·생각·신체까지 영향을 받는 등 개인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우울증의 원인은? 우울증은 단일 원인으로 생기는 질환이라기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는 게 옳다. 유전적인 소인에다 내분비계 이상, 일상적 스트레스, 성격, 대인관계의 문제, 아동기의 갈등은 물론 최근에는 뇌 신경전달 물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이상이 있어 생긴다는 증거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울증 유형별로 구분할 수 있나? 증상이 심한 ‘주요우울증’은 대표적인 우울증 형태로, 심한 우울증상이 2주 이상, 하루 종일 계속된다. 이 때문에 가정·학업·직장생활에 큰 장애가 초래된다. 만성우울증인 ‘기분부전증’은 주요우울증보다 가벼운 증상이 2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삶의 대부분을 우울증상을 갖고 살아가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은 오래 전부터 우울했다고 말하며,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학교나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하게 된다. 흔히 조울증이라고 하는 ‘양극성장애’는 기분이 들뜨고, 활동이 많아지며, 자신감이 넘치는 조증 상태와 기분이 가라앉고, 자신감이 없어지는 우울증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처음에 우울증으로 시작되면 주요우울증과의 감별이 어려울 수도 있으며, 유전성이 강한 것이 특성이다. 이 밖에 여성에게 많은 산후우울증, 암환자의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 등도 따로 구분한다. ●증상을 설명해 달라. 대표적인 증상이 심각한 우울감이나 계속되는 기분의 저하다. 여기에다 기운이 없고 매사가 귀찮아 의욕이 없으며, 과도한 걱정과 불안·초조·예민함 등도 자주 나타난다. 또 불면증이 심하고, 자살 사고에 연루되거나 직접 자살을 시도하곤 하며, 소화불량·두통·가슴 답답함과 숨막힘·만성 피로감 등 설명하기 어려운 신체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은 증상이 다양하고, 개인차가 커 일률적인 증상을 말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자신의 증상이 우울증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도 많다. ●증상으로 우울증을 알아내는 법 간단히 보자면, 우울한 기분이나 의욕 저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간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을 것을 권한다. ●우울증에 취약한 사람이 있나? 그렇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강박적·완벽주의적 성향이며,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또 내분비계나 뇌혈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약물을 오·남용하는 사람이 대체로 우울증에 취약하다. ●우울증은 어떤 기준으로 진단하는가? 일반적으로 미국 정신의학회의 진단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따르면 주요우울증은 ▲2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슬프거나 공허하거나 우울하게 지낸 적이 있는가? ▲2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일이나 취미 혹은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에 흥미를 잃은 적이 있는가? ▲그때 심각하게 체중이 빠지거나, 늘었거나, 매일같이 식욕이 평소보다 크게 줄거나 매우 좋았는가? ▲그때 매일 불면증이나 과도한 졸림이 있었는가? ▲그때 매일 안절부절 못하거나, 말하거나 움직이는 것이 평소보다 느려졌는가? 등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진단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스스로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울감과 우울증은 어떻게 식별할 수 있는가? 우울증은 우울한 감정 외에 불면증·식욕감소·의욕저하 등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는 기능이 두드러지게 저하된다. 또 우울감은 우울하더라도 즐거운 일이 생기면 즐겁게 반응하지만 우울증을 가진 사람은 매사에 좋은 일이 없다는 느낌을 가져 즐겁다는 감정을 갖기 어렵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우울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고, 개인마다 증상과 경과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또 진단 후에는 항우울제를 포함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며, 필요한 경우 광치료·자기자극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치료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가? 당연하다. 우울증이 있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통해 80∼90% 이상의 환자가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찍 의사와 만나야 하고,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울증과 자살 상관성 있나. 또 우울증 환자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우울증 환자는 불면증이나 의욕저하가 지속되어 세상이 비관적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극단적인 생각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이런 생각이 크게 줄어 자살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정상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특히 봄철에 우울증이 잘 발현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계절을 가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의 경우 봄이 되면 감정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지고 예민해져 우울증에 깊게 빠지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우울증은 봄꽃과 함께 온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정치ㆍ경제ㆍ사회에 불어닥친 ‘최진실 후폭풍’

    정치ㆍ경제ㆍ사회에 불어닥친 ‘최진실 후폭풍’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 최고의 여배우’ 최진실의 사망 소식이 국민 전체를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사채설 괴소문으로 괴로워하던 故 최진실은 극도의 우울증을 견뎌내지 못하고 2일 결국 자살을 택했다. 88년 ‘CF 퀸’으로 전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스무살 최진실은 ‘청춘스타’를 거쳐 ‘드라마 퀸’으로 거듭나며 약 20여년간 대중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기다 마흔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국민 배우’였던 그를 잃은 여파는 비단 연예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명 ‘최진실 효과’로이어지고 있는 후폭풍은 그의 생전 명성을 입증해 주듯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여러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 정치 - ‘최진실법(法)’ 논란 한나라당은 3일 “최진실의 자살로 인터넷의 악성 댓글 문화의 폐해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강조하며 “사이버모욕죄 및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고인의 이름을 옮긴 법률 명칭은 오히려 최진실씨 모독법으로 와해 될 수 있다.”고 반박하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이 될 것”이라고 맞섰다. 정치권 뿐만이 아니라 네티즌 사이에서도 ‘최진실법’ 도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네티즌들은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과 “자유 침해 법이 될 것”이라는 의견 차를 보이며 찬반 논쟁에 가세하고 있다. 정신적 공황상태의 비극적 결말인 자살.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방침으로 ‘복지정책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보건복지가족부가 3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자살자 수는 2000년 6437명에서 2007년 1만2174명으로 연평균 13%씩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루 평균 자살자는 34명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 2위 뇌혈관질환, 3위는 심장질환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국내 자살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은 더이상 개인만의 비극이 아닌 사회적 현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뜻을 모으며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들의 정신적 풍요흫 위한 복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 경제 - 허무주의, 의욕저하로 인해 경제적 활기 잃을까 우려 ”대스타도 죽는데…” ’인생무상’에 빠진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가 경제적 활력 마저 앗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직 경제적 후폭풍까지 운운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이미 2일 故 최진실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뒤 비슷한 방법으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전국 내 두 건이나 발생했다. 2일 최진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남 해남군과 강원 강릉시에서 각각 50대 ,30대 여성이 최진실과 비슷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실이 보도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진실의 자살이 일명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 유명인을 따라 유행처럼 번지는 모방자살 현상)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경제지에서는 지난 달 故 안재환 사건에 이어 잇따라 보도되고 있는 공인들의 자살 소식이 어느정도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허무주의를 안겨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이러한 허망감이 의욕 저하로 이어질 경우 일시적인 경제적 공황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 사회 - 연예계를 보는 또 다른 시선 최진실의 빈소를 찾아 ‘연예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속내를 밝힌 동료들은 “모든 것이 부질없는 인기 탓”이라며 “연예인 대부분이 극심한 우울증을 안고 살아간다.”고 토로했다. 안재환과 최진실, 두 스타를 잃은 연예계는 이제 더이상 화려한 곳으로 미화되길 원치 않고 있다. 대중들은 그들의 빈틈 없는 모습 뒤에 숨겨진 인간적 고뇌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고, 연예인이기에 피할 수 없었던 고인들의 숙명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여배우에게도 말 못할 외로움이 있었음을 알았으며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비치던 유쾌한 부부에게도 그 모든 행복을 포기할 만큼의 두려움이 있었다. 한 달새 두 동료를 잃고 침통한 분위기에 빠진 연예계는 당분간 후유증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故 안재환, 최진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들이 마지막 유언을 통해 시사하려 했던 메시지가 연예계를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면에 부디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만을 바랄 뿐이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 민간 경제의욕 회복이 급하다/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금년도 우리 경제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뭘까. 경기양극화, 소비침체, 투자부진, 부동산규제, 유가상승, 환율급락, 수출 2000억달러 달성 등의 단어가 언뜻 떠오른다. 한마디로 2004년 한국경제는 수출 2000억달러 달성이라는 희망을 제외하면 모두가 힘든 한해였다. 즉, 내수부진과 수출호조라는 경제의 이중성이 유례없이 심화되었다. 금년도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었던 원인은 크게 민간의 의욕저하와 정부정책의 적시성과 일관성 결여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민간의 의욕저하는 가계와 기업의 행태에서 드러난다. 첫째, 소비의 주체인 가계는 대출증가에 따른 상환부담과 40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문제 등으로 소비심리위축이 심화되었다. 여기에 성매매법, 접대비상한제 등으로 관련소비가 위축되면서 국내소비는 줄어드는 가운데 해외소비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6개월 뒤 경기나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연초 98에서 지난 10월에는 88로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가계는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다. 둘째,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확대하기보다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기업가 정신의 실종, 도전정신의 약화와 같은 기업의 책임이 크지만, 정부나 노조에도 공동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만약 정부가 각종 규제를 전향적으로 제거하여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면 투자의 물꼬도 트였을 것이다. 정부정책의 적시성이 부족했던 점도 지적하고 싶다. 경기부진을 예방하거나 탈출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정책의 타이밍이다.‘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시기를 놓치면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더라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경제위기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 정책대응의 적기를 놓치고 연말에서야 공론화된 ‘한국형 뉴딜정책’은 좀 더 일찍 시도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정책의 일관성 결여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첫째, 단기대응과 장기정책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각종 로드맵과 같은 장기계획에 치중한 나머지 현안을 소홀히 한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재래시장 등에서는 불경기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단기처방은 미흡했다. 둘째, 미시정책과 거시정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확장적 거시정책을 취하면서도 산업정책적 측면에서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예를 들면, 정부에서 발표한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정책집행 노력이 시급하다. 셋째, 국내정책과 개방정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함에도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표명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농업 및 산업구조조정 등은 마냥 뒤로 미뤄진 느낌도 있다. 정책당국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중요성과 시급성이 높은 것부터 처리하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가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할 것은 경제다. 경제는 일국의 체력을, 그리고 정치는 지력을 나타낸다는 말이 있듯이 경제가 활력을 찾지 않고서는 정치, 문화, 국방, 복지 등 어느 분야도 제대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한달 후면 새해를 맞이한다. 대내외 여건을 종합해 볼 때 내년도에는 금년보다 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자칫 잘못하면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직면할 위험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가파른 원화절상 추세가 이대로 지속되면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내년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대내외로부터 닥쳐오는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선진국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앞장서 경제회복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민간의 경제하려는 의지를 되살려 경제에 매진하는 수밖에 없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당정회의, 민생안정 추경 5조 편성 추진

    당정회의, 민생안정 추경 5조 편성 추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2일 민생안정을 위해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이르면 6월 17대 개원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추경 규모와 시기 등은 6월 초까지 결정키로 했다.당정은 이와 함께 연·기금의 대폭적인 주식투자에도 합의했다. 이번 추경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신용보증기금 확대,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재래시장 지원 등 내수 진작이 주목적이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천정배 신임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 정책회의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홍재형 정책위원장이 전했다. 홍 위원장은 “6월 초까지 정부 입장이 결정되지 않으면 추경이 본예산과 겹칠 수 있다.”며 “6월 초까지 정부안을 만든 뒤 6월 개원국회나 7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규모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올해 6조원 규모의 적자재정 운용을 정부측에 권고한 바 있고 정부에서 1조원선의 국채 발행을 준비 중이어서 5조원 규모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부의장은 “현재 경기악화는 기업의 의욕저하가 근본문제인 만큼 혈세를 통한 미봉책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혀 추경안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당정은 증시 수요기반 강화를 위해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대폭 허용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이달내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사모주식 투자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퇴직연금제 도입을 위한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연·기금의 대폭적인 주식투자 허용에도 반대하고 있다. 한편 홍 위원장은 재벌계 금융회사의 의결권 허용 축소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반발과 관련,“정부내에서도 의견 조정을 끝내지 못하고 입법예고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의결권 제한 문제는 당정협의를 거치는 등 다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의결권 제한 부분이 변경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입법예고한 내용은 국회 제출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설명,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크게 바뀔 것임을 시사했다.당정은 또 고유가 대책으로 휘발유와 경유,등유 등에 붙는 특별소비세와 석유수입 부과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에너지 절약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당정회의, 민생안정 추경 5조 편성 추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2일 민생안정을 위해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이르면 6월 17대 개원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추경 규모와 시기 등은 6월 초까지 결정키로 했다.당정은 이와 함께 연·기금의 대폭적인 주식투자에도 합의했다. 이번 추경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신용보증기금 확대,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재래시장 지원 등 내수 진작이 주목적이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천정배 신임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 정책회의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홍재형 정책위원장이 전했다. 홍 위원장은 “6월 초까지 정부 입장이 결정되지 않으면 추경이 본예산과 겹칠 수 있다.”며 “6월 초까지 정부안을 만든 뒤 6월 개원국회나 7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규모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올해 6조원 규모의 적자재정 운용을 정부측에 권고한 바 있고 정부에서 1조원선의 국채 발행을 준비 중이어서 5조원 규모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부의장은 “현재 경기악화는 기업의 의욕저하가 근본문제인 만큼 혈세를 통한 미봉책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혀 추경안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당정은 증시 수요기반 강화를 위해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대폭 허용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이달내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사모주식 투자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퇴직연금제 도입을 위한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연·기금의 대폭적인 주식투자 허용에도 반대하고 있다. 한편 홍 위원장은 재벌계 금융회사의 의결권 허용 축소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반발과 관련,“정부내에서도 의견 조정을 끝내지 못하고 입법예고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의결권 제한 문제는 당정협의를 거치는 등 다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의결권 제한 부분이 변경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입법예고한 내용은 국회 제출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설명,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크게 바뀔 것임을 시사했다.당정은 또 고유가 대책으로 휘발유와 경유,등유 등에 붙는 특별소비세와 석유수입 부과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에너지 절약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전문기술공무원 부족 심각/ (중)정부조직법 문제점

    최근들어 정부정책을 입안·시행하는 과정에서 전문직의영역은 지속적으로 그 폭을 넓혀가는 추세다.정책이 전문화되면서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전문 공직자의 수요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현행 부처별 직제령이나 규칙에는 상·하위직을막론하고 특정 직렬을 정해놓아 기술전문직이 자리할 틈이없는 것이 현실이다. 기술직 공무원의 인력수급 불균형을조장하는 단면이다. 정부의 주요기능은 ▲외교·안보 위주의 외무·국방분야▲행정체제를 지원하기 위한 인사·조직·감사분야 ▲국가경제 및 민생부문과 관련이 높은 과학기술·산업·통상분야로 크게 나눠진다.이 가운데 과학기술·산업·통상관련업무는 전체의 70% 정도로 중요한 영역에 속한다.그러나건설교통부 정보통신부 등 24개 과학·기술·경제 관련 부처의 정원은 3만7,836명으로,이 가운데 과학기술 분야는 30%를 약간 웃도는 1만2,453명에 그치고 있다.3급이상 고위직은 전체 376명 가운데 21%인 8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무조정실의 경우 최소 2개 이상의 부처기능을 총괄조정하고,산하 국가에너지전략추진위,안전대책추진위 등 29개 위원회의 대부분이 과학기술분야 업무를 심의하는 데도총 정원 158명 가운데 전문기술직은 1명뿐이고 모두 행정직으로 채워져 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해외전문기술업체의 전문기술 분야에 대한 불공정거래 여부를 판단·조정해 국내업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기능이 있지만 정원 402명 중 기능직 63명을 제외한 329명이 모두 일반행정직이다.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등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과학기술산업분야 투자에 대한 예산심사를 위해서는 이 분야에 전문지식이 필수적인 데도 562명 중 기술직은 10명에그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관련부서의 3급 이상 공직자의 직제상 단수직 정원은 대부분 일반행정직에만 개방돼 있고 전문기술관료가 갈 수 있는 자리는 거의 없다. 일부 직위에 대해 복수직으로 제한적인 개방을 하고 있지만,정보통신부의 경우 복수직 27개 자리도 대부분 일반행정직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행정직이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반드시 떨어지는것은아니지만 과학기술 전담 공무원의 참여가 낮을 수밖에 없는 정부조직법 등의 규정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공직사회에는 전문과학기술 분야의정책개발이나 관련 업무를 일반행정 관료들도 수행할 수있다는 전 근대적인 공직관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서 “이는 전문기술직이 상위직으로 진출하는 길을 차단,인사불만·의욕저하 등 전문분야의 업무 발전에 장애요인이 되고있다”고 지적했다. 최여경기자 kid@
  • 재경부, ‘일하는 生保者’20% 더 지원

    오는 10월부터 생활보호대상자 153만명에게 가구당 월 93만원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되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에게는 소득의 20% 정도가 더 지원된다.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기관의 설립에 필요한 최저자본금이 현재의 절반내지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진다.중소기업이 전자상거래 구축에 필요한 솔루션 등에 투자시 전액 공제된다. 양도소득세, 근로소득세 등 생활과 관련된 세금의 법체계와 신고절차 등이앞으로 3년간에 걸쳐 쉽게 고쳐진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장관은 20일정부 과천청사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의 올해 주요업무와 중점 추진과제를 보고했다. 오는 10월 시행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관련,생활보호대상자의 근로의욕저하를 막고 일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가계소득이 월 50만원인 가구에게 최저생계비 93만원과의 차액인 43만원을 지급하되,일해서 번소득인 경우 50만원의 20%인 10만원을 더줘 53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행 최저자본금이 시중은행 1,000억원,지방은행 250억원,종합증권업 500억원,보험 300억원,투자신탁업 100억원,종금 300억원인 것을 대폭 낮춘다. 정상교육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세금을 계산해 납부할 수 있도록 양도세,근로소득세 등 생활관련 세금의 내용과 신고절차를 고친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 구축 투자에 대한투자세액 공제를 인정하는 등 정보화·자동화 등 설비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또한 전자상거래에 따른 세금 탈루를 방지하기 위해 전자세금계산서주고받기를 활성화하고 디지털 거래기록을 정규장부로 인정한다. 사업자등록번호 등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 세제상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밖에 내년부터 시행되는 2단계 외환자유화의 보완장치로 비거주자의 원화자금조달을 계속 제한하고 금융기관 및 기업에 대한 외환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도박 등 불법자금의 외환거래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대외금융거래 정보시스템(FIU)도 구축하기로 했다.
  • [대한매일을 읽고] 학교 우유급식 업체 과당경쟁 폐단 많다

    초등학교 우유급식 계약을 둘러싸고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낙농가에 피해는 물론 어린이들의 건강마저 해칠 우려가 있다는 기사(대한매일 14일자 25면)를 읽었다.어린이들의 건강증진과 낙농가의 생산기반 확충을 목적으로실시된 학교 우유급식이 낙찰권을 따내기 위한 업체간 과다경쟁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것이다.우유업체와 학교간 수수료 뒷거래가 이뤄지거나 우유의 질저하,낙농계의 의욕저하가 생긴다면 애초의 우유급식의 취지를 저버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유를 마실 사람은 다름아닌 어린이들이다.따라서 우유 선택권은학교와 우유업체 간의 독단적인 계약으로 결정되기보다는 어린이들의 선호도와 학부모의 의견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우리 어린이들이 좋은 품질의 우유를 마실 수 있도록 싼 가격을 우선시하는 최저가 낙찰제보다는 품질을 우선하는 공급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임선미[서울 광진구 자양동 644]
  • 北京 남북차관급회담 성사배경·전망/ 남북경제협력 전망

    이변이 없다면 이달 하순 남북 당국자가 공식 대좌한다.지난해 4월 베이징회담에서 등을 돌린 당국자들이 1년2개월만에 같은 곳에서 재회하는 셈이다. 다만 2일 계속된 비공개접촉의 막판 산고(産苦)가 마지막 변수다. 지금껏 당국간 대화가 단절된 사유는 여러가지다.본질적 요인은 북측의 고의적 기피자세였다.북측은 체제유지에 부담이 큰 남북대화보다는 미국과의거래를 ‘중심고리’로 삼아왔다.그러나 국민의 정부는 그동안 일관된 포용정책을 펴왔다.상당한 달러를 반대급부로 지불한 금강산관광사업이 대표적이다. 특히 ‘포괄적 접근’방안도 햇볕론의 국제화에 다름 아니다.최근 방북한페리 조정관을 통해 한·미·일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포기를 전제로체제보장을 약속했다는 점에서다.때문에 북측이 대화에 응한다면 대북 포용정책이 긍정적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남쪽과 담을 쌓고서는 당면한 곤경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라는 뜻이다.물론 그러기까지 시차를전제로 해서다. 구체적 차원에선 비료가 끊어진 남북대화의 연결고리가 될 참이다.북측의최악의 식량난이 비료 수요를 촉발한 것이다. 북한의 올 식량부족분은 115만t정도로 추정된다.하지만 미국으로부터 총 90만t의 식량을 확보했다. 따라서 올해를 넘기는데는 문제가 없다.그러나 어차피 대폭적인 증산운동으로 내년을 대비해야 한다. 여기엔 남한으로부터의 비료획득이 관건이다.북측도 2일까지 진행된 베이징 막후 접촉에서 줄곧 SOS를 보내왔다는 후문이다.북한이 파종기는 넘겼지만생육기에도 비료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베이징 막후 접촉에서 우리측은 대국적 견지에서 큰 양보를 했다.이산가족 문제와 비료지원을 연계하는 상호주의를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지난해 베이징 회담이 상호주의 문제로 결렬된 사실을 감안한 것이다.대신‘선(先) 비료지원,후(後) 이산가족문제 논의’구도로 가닥이 잡혔다. 먼저 선의를 베풀고 북측의 화답을 기다리겠다는 취지다.다른 정치적 의제와 함께 이산가족문제를 차관급 회담의 논의 과제로 넘긴 것이다. 우리측은 이산가족 문제를 인도적 과제로 보아왔다.반면 북측은 체제동요가능성 때문에 정치적 문제로 간주해 왔다.차관급회담에서 상당한 우여곡절이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본영기자 kby7@- 남북경제협력 전망 남북한 차관급 회담이 임박하면서 남북경제협력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는 지난해 4월 정부의 규제를 과감히 없애는 내용의 남북 경협 활성화조치를 발표했다.정경분리원칙도 적용,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되는 등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남북한간 교역,위탁가공과 대북 투자는 부진했다.지난해 교역액은 우리나라로 반입된 북한 물품 9,200만달러,북한으로 반출된액수 5,100만달러 등 1억4,300만달러로 전년보다 43.2%가 줄었다. 위탁가공 무역도 10.2%가 감소했다.대북 직접투자는 금강산과 대우 남포공단을 제외하고는 중단됐다.신규 사업 승인은 작년말 이후 끊어진 상태이다. 이같이 남북 경협이 침체한 주이유는 북한에 있다.북한이 남북간 교역을 공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정부간 대화를 기피,교역이나 경제협력을 위한 채널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여기에다 남북경협창구역할을 해온 ‘대외경제협력 추진위원회’의 실질적인 기능정지,중공업우선주의로의 회귀,나진·선봉지역개발에 대한 의욕저하 등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도 경협부진의 이유로 지적된다.경제난 가중으로 북한의 반출능력이 떨어진 점도 남북교역 위축 요인이다. 또 국내 기업들도 북한에 대해 종전처럼 의욕을 내지 않고 있다.환란위기로 자금동원능력이 떨어진데다 국내 임금인하로 북한 투자 매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인천∼남포간 배로 물건을 실어나르는데 따른 물류비용도 만만치 않다.컨테이너를 꽉 채우기에는 물량이 적어 운송비용 부담이 크다.대북 교역은 현재관세환급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무역지원 금융이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기업으로서는 북한과 교역을 하는데 더 많은 자금이 드는 셈이다.따라서 모처럼북한과의 대화채널이 재개될 경우 교역활성화를 위해 남북한 정부간에 교역을 정식 인정하는 절차가 우선 필요하다.여기에 국내 기업들에 대한 무역금융지원과 남북한간 물품의 육로 운송 등이 뒤따라야 경제협력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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