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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민선 9기, 정치 말고 행정을

    [열린세상] 민선 9기, 정치 말고 행정을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리시는 한때 인구 11만명이 넘었던 탄광도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5000명을 겨우 넘는 수준에 불과하지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에너지 소비의 주류가 석탄에서 석유로 바뀌면서 1990년 마지막 탄광마저 폐광이 되자 시 당국은 관광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습니다. ‘탄광에서 관광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호텔과 스키장, 테마파크를 짓고 영화제를 개최했지요. 그런데 홋카이도의 중앙부에 있는 이 도시에 찾아올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결국 유바리시는 2006년 600억엔에 이르는 누적 부채를 안고 파산을 선고했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시장의 24년에 걸친 장기집권으로 인해 분식회계를 잡아낼 감시장치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중반 경기 용인시에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경전철을 건설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바뀌자 이 정책은 파기되었습니다. 후임 시장이 부당한 계약이라며 완공된 경전철에 대해 준공을 거부했지요. 결국 용인시는 77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배상금과 이자를 물어내야 했습니다. 최근에도 전북 남원시에서 유사한 사례가 벌어졌습니다. 모노레일과 집와이어 등을 설치하는 테마파크 조성 사업과 관련한 계약이 남원시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고 사업비도 과다 책정되었다며 후임 시장이 계약을 파기한 것이지요. 결국 남원시는 5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물어내게 되었습니다. 배상금은 누가 부담했을까요. 당연하게도 시의 재정으로 부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민복지와 지역개발 같은 사업에 투입되어야 할 예산이 배상금으로 쓰였지요. 신규 사업은 대폭 축소되고 기존 사업도 지연되었습니다. 도로를 놓고, 복지관을 짓고, 노인과 아이들을 돌보는 데 쓰여야 할 예산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은 뒤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지난 1일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출범을 했습니다. 16곳의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13곳의 단체장이 교체되었습니다. 227곳의 기초 단체에서는 113곳의 권력이 바뀌었지요. 새로운 단체장의 취임과 함께 벌써부터 여러 곳에서 ‘군기 잡기’, ‘전임 지우기’와 같은 단어들이 단체장들의 동정란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체장이 교체되면 전임 단체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재검토하고,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아주 당연하고도 필요한 일이지요.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권력의 교체는 지방자치단체에 지난 잘못이나 실정을 되돌아볼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정치적 판단이 개입하면 오히려 커다란 위기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지방자치는 정치와 행정이 겹치는 영역입니다. 지역에 걸맞은 정책을 결정하고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면에서는 정치적인 역할을 하지요. 여기에 효율적인 경영과 집행이 더해져야 합니다. 행정의 영역이지요. 선거 국면에서는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정치가 더 크게 작동할 수밖에 없고, 필요한 기능이기도 합니다. 주민들에게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주어야 하니까요. 이제 선거의 시간은 지나갔습니다. 정치 대신 행정이 작동되어야 할 시간이라는 뜻이지요. 정치는 다름이 본질이지만, 행정은 같음의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는 차별성과 연속성이라고 하지요. 새로운 단체장은 주민들에게 내세웠던 새로운 약속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아야 하지요. 여기에 더해 연속성이 필요한 사업에도 관심과 예산을 투입해야 합니다. 권력의 교체 과정에서 정치 논리가 너무 앞서면 새로운 갈등이 유발되고 대규모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차별화와 정치적 행보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유바리시, 용인시, 남원시의 사례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 “멜론 ‘두 개’ 값이 5500만원”…日 경매장 발칵 뒤집은 ‘명품 멜론’ 정체

    “멜론 ‘두 개’ 값이 5500만원”…日 경매장 발칵 뒤집은 ‘명품 멜론’ 정체

    일본 홋카이도의 특산품인 고급 멜론 두 개가 역대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낙찰가는 코로나19 이전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으며 현지 농가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한 도매시장에서 열린 올해 첫 경매에서 유바리시의 특산품인 명품 멜론 한 쌍이 580만엔(약 55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 2019년에 세운 기존 최고 기록인 500만엔(약 4800만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가다. 이번 경매에서 멜론을 거머쥔 주인공은 농산물 도매업체인 ‘후타미 세이카’다. 이 업체가 낙찰받은 멜론은 유통업체인 ‘게이오 스토어’로 넘어가, 도쿄에 있는 대형 마트에 전시돼 시민들과 만난다. 경매를 주도한 후타미 세이카의 오쿠보 히로카즈 영업 부장은 “도쿄 시민들이 홋카이도의 신선하고 맛있는 멜론을 마음껏 즐기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유바리 멜론은 주황빛의 부드러운 과육과 진한 달콤함이 특징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고급 선물로 인기가 높다. 본격적인 수확 철인 6월과 7월이 되면 일본 현지에서는 총 3086t에 달하는 멜론이 출하될 전망이다. 현지 농가들은 이번 시즌에 약 21억 2000만엔(약 202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英 산업혁명 발상지, 버밍엄 사실상 파산

    英 산업혁명 발상지, 버밍엄 사실상 파산

    ‘산업혁명의 발상지’인 영국 버밍엄시가 5일(현지시간) 사실상 파산을 선언했다. 버밍엄은 인구 110만여명의 영국 두 번째 도시였는데 최근 맨체스터에 그 자리를 내줬다. 이번 파산은 남녀 동일임금 관련 재판에서 패배해 상여금을 소급 적용해야 하는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시 의회는 이날 지방정부재정법에 따라 필수 서비스 외 모든 지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이 32억 파운드(약 5조 4000억원)인데 이 중 8700만 파운드(1459억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재정난 와중에 동일임금 판결에 따라 최대 7억 6000만 파운드를 소급 지급해야 하는데 그럴 비용이 없어 파산 선언에 이르렀다. 2012년 대법원은 교육 보조, 급식 등의 업무를 한 여성 170여명에게 남성과 동일한 상여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과거 시의회는 쓰레기 수거와 환경 미화 등 남성들이 많이 종사하는 직종에만 상여금 혜택을 부여했다. 시의회는 물가 상승, 성인 복지수요 확대, 법인세 급감 등도 전례 없는 재정난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지난 10여년 보수당 정부가 지방에 보내는 예산을 줄인 탓도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당이 집권당인 시의회가 보수당 정부를 파산 원흉으로 지목하면서 영국 사회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영국 지자체는 지출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될 때 파산을 선언한 뒤 추경 예산안을 통해 서비스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BBC는 전했다. 앞서 크로이든, 워킹 등 몇몇 지자체도 균형 예산을 운용할 수 없게 됐다며 역시 파산 선언을 했다. 버밍엄 시의회의 리더 존 코튼은 “거침없고 확고한 결정들”이 내려질 것이라면서 의료나 취약계층 돌봄 등 필수 서비스는 계속 제공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도로와 공원, 도서관, 문화 프로젝트 관련 예산이 삭감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고 BBC는 지적했다. 2026년 유럽 육상 선수권대회를 위해 써야 하는 자금도 불확실해졌다. 미국은 1930년대 대공황을 겪은 이후 지자체 파산제를 처음 도입했다. 지자체별로 연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방식과 상급 정부가 파산을 선고하는 방식이 있다. 지난해 파산을 신청한 푸에르토리코 자치정부는 정식 주는 아니지만 총부채 1200억 달러(143조원)로 미국 공공 부문의 최대 채무 재조정 기록을 남겼다. 이전까지 미국 지자체 가운데 최대 규모 파산은 2013년 180억 달러(당시 21조원)의 빚을 진 디트로이트시였다. 국제판타스틱영화제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 유바리의 사례는 널리 알려져 있다. 유바리시는 1960~ 70년대까지만 해도 탄광촌으로 유명했지만 이후 쇠락해 2006년 6월 파산했다. 탄광산업 덕에 12만명 가까웠던 시 인구는 현재 6000여명으로 격감했다. 6일 유바리시 홈페이지를 보면 ‘빚 시계’ 코너가 있는데 264억 8367만엔(2396억원)의 빚을 갚았지만 여전히 88억 4972만엔의 채무가 남아 있다.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 투자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석탄에서 석유로 에너지 정책이 바뀌면서 탄광산업은 내리막을 걸었다. 인구 급감으로 세수 확보가 어렵자 지방채를 발행해 스키장 등에 많은 투자를 한 것이 적자로 돌아왔다. 중국도 심상찮다. 지난 3년에 걸친 ‘제로 코로나’ 여파로 내수 침체가 이어진 데다 부동산시장 붕괴로 지방정부 재정의 40%를 차지하는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도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2021년 중국에서는 31개 성시 가운데 상하이를 제외한 모든 지방정부가 적자를 기록했다. 중앙정부는 9조 8000억 위안(1910조원)을 지방에 보조했고 기업 세금 감면도 2조 5000억 위안에 달했다. 국제부 종합
  • 산업혁명 발상지 英 버밍엄시 사실상 파산 선언…동일임금 패소가 결정적

    산업혁명 발상지 英 버밍엄시 사실상 파산 선언…동일임금 패소가 결정적

    도쿄와 워싱턴, 베이징 특파원이 정리한 일본과 미국, 중국 지방정부의 파산 사례를 종합해 6일 오후 3시 30분쯤 업데이트합니다.영국 버밍엄시가 5일(현지시간) 사실상 파산을 선언했다. 산업혁명의 발상지이며 유럽 최대의 지방자치단체, 인구 110만여명으로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가 파산해 놀라움을 안긴다. 더욱이 남녀 동일임금 관련 재판에서 패배한 것이 파산을 선언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란 점은 충격을 더한다.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시 의회는 이날 지방정부재정법에 따라 필수 서비스 외 모든 지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올해 예산이 32억 파운드(약 5조 4000억원)인데 이 중 8700만 파운드(1459억원)가 빈다고 했다. 이런 판국에 동일 임금 판결에 따라 최대 7억 6000만 파운드(1조 7000억원)를 소급 지급해야 하는데 그럴 재원이 없어 파산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2012년 대법원은 버밍엄 시의회에서 교육 보조, 급식 등의 업무를 한 여성 170여명이 낸 소송에서 이들에게도 동일한 상여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과거 시의회는 쓰레기 수거와 환경 미화에 종사하는 남성들이 많은 직종에만 상여금을 줬다. 시의회는 이와 관련해 이미 11억 파운드를 지출한 데다 미국 오라클 사가 맡고 있는 새로운 정보통신(IT) 시스템 비용까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물가 상승, 성인 사회복지 수요 확대, 법인세 세수 급감 등도 전례 없는 재정난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 10여년 보수당 정부가 지방에 보내는 예산을 줄인 탓도 있다고 비판했다. 내각제인 영국은 각 지역도 의회 중심으로 운영되며, 버밍엄 시의회는 노동당이 집권당이다. 영국 지자체는 지출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그 뒤 수정 예산을 통해 서비스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BBC는 전했다. 앞서 크로이든, 워킹 등 몇몇 지자체도 균형 예산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며 역시 파산 선언을 했다. 리시 수낵 총리의 대변인은 예산 관리는 지방정부의 몫이라면서도, 버밍엄시가 특수한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버밍엄 시의회의 리더 존 코튼은 “거침없고 확고한 결정들”이 내려질 것이라면서 법에 따라 의료나 취약계층 돌봄 등 필수 서비스는 계속 주민들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도로와 공원, 도서관, 문화 프로젝트 관련 예산이 삭감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하는 이들이 많고, 특히 2026년 유럽육상선수권에 대한 재정부담을 어떻게 질 것인가를 놓고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고 BBC는 지적했다.‘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로도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 유바리 시의 사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유바리 시는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탄광촌으로 유명했지만 쇠락해 2006년 6월 파산했다. 탄광산업 호황 덕에 12만명에 가까웠던 유바리시 인구는 현재 6000여명으로 무려 95%나 감소했다. 6일 유바리시 홈페이지를 보면 ‘빚 시계’ 코너가 있는데 현재 얼마나 빚을 갚았고 빚이 얼마 남아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현재 264억 8367만엔(2396억원)의 빚을 갚았지만 여전히 88억 4972만엔(800억원)의 빚이 남은 상태다.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 투자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석탄에서 석유로 에너지 정책이 바뀌면서 광산업은 내리막을 걸었다. 유바리시는 관광산업에 사활을 걸고 투자했는데 폐광에 따른 인구 급감으로 세수 확보는 어려워지면서 지방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유바리상공회의소는 “스키장 등에 많은 투자를 한 것이 엄청난 적자가 발생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1930년대 대공황을 겪은 이후 지자체 파산제를 처음 도입했다. 지자체 별로 연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방식과 상급 정부가 파산을 선고하는 방식 둘 중 하나로 운용 중이다. 지난해 파산을 신청한 푸에르토리코 자치정부는 정식 주는 아니지만 총 부채 1200억 달러(143조원)로, 미국 공공 부문의 최대 채무 재조정 기록을 남겼다. 푸에르토리코는 2006년 경기 침체 이후 경상비 충당을 위해 차입을 늘렸고, 그 와중에 2017년 거푸 허리케인 피해를 당하며 파산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전까지 미국 지자체 가운데 최대 규모 파산은 2013년 180억 달러(당시 21조원)의 빚을 진 디트로이트시였다. 디트로이트는 지역 경제를 먹여살렸던 자동차 산업이 1950년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기업들은 강성 노조와 높은 인건비를 피해 다른 주와 외국으로 우후죽순처럼 빠져나가며 결국 파산했다. 중국도 지방정부 재정 상황이 심상찮다. 지난 3년에 걸친 ‘제로 코로나’ 여파로 내수 침체가 이어진 데다 부동산 시장 붕괴로 지방정부 재정의 40%를 차지하는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도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기업 활력 저하로 이어져 법인세 수입도 줄었다. 2021년 중국은 31개 성시 가운데 상하이를 제외한 모든 지방정부가 적자를 기록했다. 중앙정부는 9조 8000억 위안(1910조원)을 지방에 보조했고, 기업 세금 감면도 2조 5000억 위안(485조원)에 달했다. 중앙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지방정부와 기업들에 통 큰 혜택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선전했지만, 실은 ‘지방정부 재정이 악화돼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이 늘었고 기업들의 도산도 늘어 세금을 제대로 걷지 못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코로나19 진원지‘로 알려진 후베이성 우한시는 지난 5월 국유기업과 연구소 등의 채무 독촉 공고를 게재했다. 모두 259곳이 대상으로 4년 이상 연체된 빚들이다. 중국 지방정부가 자기 소유 국유기업과 구정부 등에 채무를 갚으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지방정부 재정난이 절박한 상황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했다.
  • 제주 풍광 담은 ‘꼬마이모’, ‘그렇담, 안녕히’, 일본 유바리국제영화제 초청

    제주 풍광 담은 ‘꼬마이모’, ‘그렇담, 안녕히’, 일본 유바리국제영화제 초청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단편영화 2편이 유바리국제 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7월 28일부터 5일간 열리는 제32회 일본 유바리국제 판타스틱영화제에 제주를 담은 단편영화 2편이 초청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전주영화제에도 초청됐던 안선유 감독의 ‘꼬마이모’는 집안의 골칫거리 꼬마이모 지란과 그런 이모를 세상에서 제일 멋지다고 말하는 열두 살 조카 소영의 찌릿찌릿한 ‘가슴’을 다룬 성장 영화인 안선유 감독의 ‘꼬마이모’ 등 제주를 담은 단편영화 2편이 유바리국제 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됐다. 이상한 세상 속 평범하지 않은 꼬마 이모와 이제 막 2차 성징에 접어든 열두 살 조카의 이야기를 다룬 ‘꼬마이모’는 제주의 풍광을 배경으로 다정하고 다감한 캐릭터들이 서로에게 진심의 응원을 보내는 이야기로 마음을 움직이는 엔딩을 선사한다. 안 감독은 2011년 단편 ‘잠시만 쉬어갈까’를 시작으로 3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오유찬 감독의 ‘그렇담, 안녕히’는 제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현이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에 가던 도중 우연히 짝사랑하던 홍규를 만나 제주여행을 하며 그려가는 이야기다. 감독이 고향을 짝사랑하는 마음을 담아낸 영화다. 이 두 작품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제주다양성 영화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작품 당 2000만 원씩 지원됐다. 지난 3년간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제작지원을 받은 영화 5편이 유바리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국제무대에 선보이는 기회를 가졌다. 2020년에는 임형묵 감독의 ‘조수웅덩이’에 이어 2021년에는 소준문 감독의 ‘빛나는 순간’, 민병훈 감독의 ‘기적’ 등 2편이 출품됐다. 올해로 32회를 맞는 유바리국제영화제는 도쿄판타스틱국제영화제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판타스틱영화제이며 스페인 ‘시체스’, 포르투갈 ‘판타스포르토’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유바리국제영화제는 홋카이도의 탄광촌이던 유바리시가 폐광을 하게 되자 지역개발을 위해 만든 영화제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출품된 경쟁작 30여 편과 초청작 60여 편이 상영되며, 한국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아제아제 바라아제’에서 주연을 맡은 故 강수연씨가 뷰티스피리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고춘화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담은 영화가 세계무대에 초청되어 무척 기쁘다”며 “제주의 영상문화가 꾸준히 국제적으로 진출하도록 계속적인 협력과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 김기덕 감독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日유바리영화제 개막작 선정

    김기덕 감독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새달 7일 개막하는 일본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됐다. 8일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 감독의 23번째 장편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개막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사람들이 퇴역한 군함을 타고 여행을 하던 중 미지의 공간에 다다르면서 여러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탐욕과 이기심만 남은 공간에서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대처 방식을 통해 먹고 먹히는 인류의 삶을 조명한다. 장근석,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성기윤, 후지이 미나, 오다기리 조 등 한국과 일본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파노라마 스페셜 섹션에도 초청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이 여배우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여서 영화제 초청이 적정한지 현지에서 논란이 일었다. 김 감독은 이후 여배우들로부터 성범죄 가해자로 잇따라 지목되면서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 그간 카자흐스탄에서 영화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김 감독이 유바리영화제에 참석할지 주목된다. 유바리영화제는 홋카이도의 탄광촌이었던 유바리시가 지역 개발을 위해 1990년부터 열어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씨줄날줄] 지방이 소멸되는 날/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지방이 소멸되는 날/황성기 논설위원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리(夕張)시는 탄광업이 절정이던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구 12만명을 자랑하며 흥청거리던 소도시였다. 그러나 석탄에서 석유 시대로 바뀐 뒤 24곳이던 크고 작은 탄광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쇠락의 길을 걷는다. 유바리의 퇴조에 등을 떠민 것은 시가 관광으로 먹고살겠다며 유원지 등을 짓느라 막대한 빚을 떠안으면서다. 결국 재정이 파탄 나고 2007년 국가로부터 ‘재정재건단체’로 지정되는 치욕을 겪는다.파산한 유바리로부터 대탈출이 이어져 현재 주민은 8843명에 불과한 영세 도시로 전락했다. 일본 정부의 2015년 국세조사에 따르면 유바리시의 20개 마을은 사는 사람이 단 1명도 없게 된 ‘소멸 촌락’이 됐다. 앞으로 도시 전체가 사라지는 흐름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유바리시의 2040년 인구 목표는 4500명이지만 지금의 추세로는 목표치를 밑돌 것은 분명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구 구조다. 고령화율이 50%에 달한 것은 물론 15세 이하의 어린이 비율은 6%에 지나지 않는다. 저출산·고령화가 우리보다 빨랐던 일본에 ‘지방 소멸’이란 개념이 확산된 것은 총무상과 이와테현 지사를 지낸 마스다 히로야가 좌장으로 있던 ‘일본창성회의’가 2014년 보고서를 내면서부터다. 70쪽짜리 ‘지방 소멸 보고서’는 인구 감소의 요인을 20~39세 여성의 감소와 지방 젊은층의 대도시권, 특히 도쿄로의 유입을 꼽았다. 보고서의 추계에 따르면 2040년에 전국 896개 기초자치단체가 ‘소멸 가능성 도시’에 해당하고, 이 가운데 523곳은 인구가 1만명 미만으로 감소해 한층 소멸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이상호 연구위원이 마스다 보고서를 토대로 개발한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내놓았다. 지수는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나눈 값이다. 소멸위험지수 값이 1.0 이하가 되면 국가나 지방은 인구학적인 쇠퇴 위험 단계에 진입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이 지수가 0.5 이하, 즉 20~39세 여성 인구가 65세 고령 인구의 절반 미만일 경우 극적인 전환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소멸 위험이 큰 것으로 지적했다. 소멸 위험이 가장 큰 경북 의성군은 지수가 0.151%에 불과했다. 그 뒤를 고흥군, 군위군, 합천군 등이 이었다. 심각한 것은 한국의 지방 소멸 바람이 군 단위에서 지방 대도시 권역과 광역 대도시로도 확산한다는 점이다. 이상호 위원은 인프라(하드웨어)와 교육, 교통, 주거, 문화 등 생활양식(소프트웨어)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대책으로 꼽았지만, 과연 대세인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marry04@seoul.co.kr
  • [씨줄날줄] 빈집의 경제학/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빈집의 경제학/황성기 논설위원

    일본의 부동산 전문가 마키노 도모히로는 저서 ‘2020년 아파트 대붕괴’(2015년 문예춘추 발간)에서 “도쿄올림픽(2020년)의 피날레는 빈집 문제가 폭발하는 충격적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즉 올림픽이란 성대한 잔치가 끝나고 일본인들 앞에 기다리는 것은 빈집 문제이고, ‘빈집 열도’라는 국가적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수도권, 특히 도쿄의 아파트에 대해 빈집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드러나게 될 것으로 전망해 도쿄 시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도쿄의 집값은 2013년 9월 IOC 총회에서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된 전후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마키노는 과잉공급,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수요 감소의 요인 외에도 주택의 10%를 차지하는 아파트에 주목한다. 빈 아파트 증가→관리비, 수선충당금 체납자 증가→노후화 진전 및 상속 포기→슬럼화→재건축 포기→자산가치 폭락 등의 비관적인 앞날을 제시한다. 노무라 총합연구소는 2035년 일본의 빈집 비율이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파산한 홋카이도의 유바리시처럼 2008년에 빈집 비율이 33%를 넘어선 곳도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3년 10월 현재의 일본의 총주택 수는 6063만 가구. 일본의 인구가 1억 2729만명이라고 할 때 일본 국민 2.1명에 1채의 집이 존재한다.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의 인구는 3500만명, 총주택 수는 1789만 가구에 이르며 이 가운데 빈집 비율은 10% 정도다. 도쿄만 본다며 빈집 비율이 10.9%인데 숫자로 치면 81만 7000채가 세계적인 도시 도쿄에 빈 채로 있다. 그런데도 해마다 100만채의 단독주택, 아파트를 짓는 게 일본이다. 마키노는 빈집 문제, 아파트 대붕괴의 해결을 위한 처방전을 몇 가지 제시한다. 첫째, 집을 사기보다는 월세를 내고 살 것. 도쿄 도심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사는 것과 월세를 내고 사는 두 가지 방식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월세가 40%가량 싸게 친다. 둘째가 중고 아파트, 단독주택을 사서 자신의 대에 살고 버리는 방법이다. 셋째가 ‘집’, ‘산다’는 주거의 개념을 확 바꾸는 것이다. 마키노는 “시대의 변화, 사회의 변화, 가족의 변화 등 자신의 앞날을 그릴 자신이 없으면 무리하게 집을 사지 말고 임대주택에서 사는 방식도 좋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즉 소유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되라는 뜻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는 빈집을 초고령화를 위한 시설로 활용하라고 제안한다.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주거문화를 예측한 ‘대한민국 2050 미래 항해’를 보면 2050년에는 빈집이 전국 가구수의 10%를 넘는 302만채로 예상됐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147%, 빈집은 31만채로 늘어난다. 우리의 사정은 일본보단 낫다고 할 수 있지만 라이프스타일이 닮은 일본을 쫓을 공산이 크다. ‘일본형 빈집 쇼크의 공포’ 속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지방자치 20년 성찰] 市공무원 절반 감축 ‘뼈 깎는 혁신’ 콤팩트한 도시 조성 스스로 힘으로

    [지방자치 20년 성찰] 市공무원 절반 감축 ‘뼈 깎는 혁신’ 콤팩트한 도시 조성 스스로 힘으로

    “시의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부시장을 없애고 직원 급여를 30% 이상 깎는 등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찾은 일본 홋카이도 유바리시. 9년 전 일본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파산을 경험한 이곳 주민들은 여전히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市공무원 급여 30~60% 삭감… 주민도 고통 분담 탄광 도시로 번성하던 유바리시는 1990년대 폐광 이후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무리하게 관광산업을 추진하다 빚이 360억엔까지 늘어 결국 2006년 6월 파산을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2007년부터 20년간 빚을 갚도록 했고, 이후 뼈를 깎는 고통이 시작됐다. 300여명이던 시청 공무원을 140여명까지 줄였다. 급여도 30~60%씩 삭감했다. 시민 고통도 컸다. 소방본부 구급차가 줄었고 자녀 보육료가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주민세와 자동차세, 하수도 요금도 올랐고 시내버스 경로 우대가 없어졌으며 지자체가 재정 지원을 해 오던 초·중등학교 9곳도 각각 1곳으로 통폐합됐다. 이런 고통으로 인해 유바리시 인구가 줄고 있다. 1960년대 12만명에 달했던 주민은 이제 간신히 1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각종 공공요금이 오르고 편의시설이 없다 보니 주민들이 떠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날 유바리시의 혼초에서 만난 사토 유지로(71)는 “주민들이 떠난 자리가 모두 폐허로 변해 유령도시가 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스즈키 나오미치 시장을 중심으로 모든 공무원이 열심히 하고 있어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03년 지방정부의 조직과 인원에 대한 모든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했다. 유바리시의 파산 원인은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투자 때문으로, 파산을 이기는 과정도 전적으로 지방정부의 책임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중앙 정부나 도(道)의 통제가 아닌 자구 노력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현실과 다르다. ●市·주민 힘 모아 기업 유치… 투어·포럼 등도 기획 지역 특성을 모르는 중앙정부의 대책이 아니라 유바리시와 지역 주민 스스로 자립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시의 규모를 줄이는 ‘콤팩트한 도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넓은 도시 안에 초·중·고등학교는 각각 하나씩만 도시 중심부에 남겼다. 남은 학교터는 농장, 양로시설, 우체국 등으로 전용했다. 공영주택 입주자들은 모두 시 중심부로 이전하도록 유도했다. 인구를 도시 중심부에 모은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 주민 간 교류를 확대해 추가 인구 감소를 막으려는 것이다. 또 각종 공공서비스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어 있는 학교와 각종 공공청사 등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의 먹고 노는 관광산업이 아니라 유바리시의 정책과 현실을 보여주는 공공기관 투어나 포럼 등을 기획하고 있다. 사토 마나부 유바리시 마을만들기 주임은 “우리 마을을 스스로 축소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면서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 미래를 중앙정부가 아닌 우리 손으로 그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홋카이도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씨줄날줄] 지속가능한 복지/오승호 논설위원

    일본에서 처음 파산 선언을 한 홋카이도 유바리시는 파산 이전 인구가 12만명 선이었으나 지난해 9월 말 현재 9968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52년 이후 1만명 선이 처음 무너졌다. 회생을 위해 불가피하게 세금을 올리고 지출은 줄이다 보니 주민들은 떠나기 마련이다. 탄광 도시였던 이곳은 석탄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관광사업 투자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관광객 수요 예측 실패로 결국 과잉투자가 되고 말았다. 2006년 6월 353억엔의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 신청을 한 것이다. 지난해 7월 18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파산한 미국 디트로이트는 1950년대 인구가 200만명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7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인건비 급상승으로 자동차회사들이 디트로이트를 등진 데다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투자 등 지자체의 방만한 예산 집행이나 과잉 복지로 인한 파산의 결과물이다. 서울지역 자치구들이 ‘복지 디폴트(지급 불능)’를 경고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막 걸음마를 시작한 기초연금 재원 조달이 원인이어서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 일부 구청들은 당장 자체 예산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서울시 특별교부금을 받아 복지비로 써야 할 지경이라고 하니 국고 지원을 더 받아내기 위한 엄살로만 받아넘길 사안은 아닐 것이다. 25개 자치구의 올해 복지예산 부족분은 1154억원으로 기초연금 추가부담금이 607억원으로 가장 많다. 자치구 수장들은 기초연금 증액분을 전액 국고로 지원하고, 35%인 무상보육 국고보조율도 40%로 높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세수는 늘어나지 않는 반면 지자체의 기초연금 부담금은 폭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4~5년 뒤 베이비붐 세대는 대거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 진입하게 된다. 서울시 자치구의 올해 평균 재정 자립도는 33.6%로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이다. 자치구별로 차이는 있지만 한 해 예산의 50~60%가 복지 비용으로 나가는 실정이어서 시민 생활과 밀접한 도로 정비 등의 재난안전 예산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해에는 무상보육료 재원 조달을 위해 서울시 5개 자치구가 추가경정예산을 동원했다. 서울시는 200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초연금 대란’은 피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무상보육의 예처럼 네 탓만 하지 말고 지속 가능한 복지의 실현을 위해 진정성 있는 소통의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제도 도입의 찬반 여부를 떠나 실질적으로 파산하는 지자체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재정운영 잘못을 막는 최후 제재수단

    재정운영 잘못을 막는 최후 제재수단

    미국 디트로이트시는 자동차 산업의 몰락으로 죽은 도시가 되고 말았다. 8만여개의 빌딩이 버려지고, 인구는 60여년 만에 70만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자동차 산업의 쇠퇴라는 경제구조적 원인도 있지만, 시 정부가 빚을 내어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등 재정절감 노력을 하지 않았다. 유바리시는 일본에서 세금은 가장 많고, 생활수준은 최저인 곳이다. 탄광산업이 문을 닫으면서 쇠락해 가는 도시를 스키장, 리조트, 테마파크 등으로 일으키려 했던 시장이 여섯 차례 연속 당선된 곳이 유바리시였다. 일본 최대 탄광도시였던 이곳은 관광도시로 다시 승부를 걸었지만, 과도한 시설투자로 결국 일본에서 최초로 파산 선고를 받은 지방자치단체가 된다. 안전행정부가 오는 6월까지 도입 방안을 마련, 올해 안에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자체 파산제는 예방장치 또는 사전경고에 가깝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우리나라 지자체는 해산될 수도, 재정 책임을 주민에게 넘길 수도 없다”며 “파산이란 단어의 어감 때문에 지자체의 우려가 큰데, 지역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적 장치로 기업 회생작업을 가리키는 워크아웃제도와 유사하다. 파산제 대신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의 지방재정은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건실한 편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일본 지자체의 채무비율이 2009년 141.5%, 미국은 93.0%인 것에 비하면 우리는 2012년 기준 지자체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15.4%(국가 153%),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4.3%(국가 57.1%)로 오히려 중앙정부보다 양호하다. 안행부는 경기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을 계기로 이미 2010년부터 지자체 재정위기 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40% 이상이면 심각한 상태로 판단해 60일 안에 재정건전화계획을 수립하도록 했으나 아직 특정 지자체가 재정위기 단체로 지정된 사례는 없다. 유 장관은 지방재정위기 관리제도를 이미 운용 중인데, 파산제를 시행하면 이중 규제가 된다는 지적에 “현행 제도로 빚을 갚지 않는 지자체를 어떻게 하기는 어렵다. 파산제는 자치단체장이 재정 운영을 잘못할 때 이를 막는 최후의 제재 수단”이라며 “불필요한 자산매각이나 부채감축을 하지 않고, 선심성 행정을 하면 재정 운영의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파산제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40% 이상 등으로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안행부에서 재정관리관을 파견하거나 자치단체 의회에서 관재인을 선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정재근 지방행정실장은 “1995년 지방자치 민선 1기 때 파산제가 논의되다 반대 여론에 무산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리 중앙이 지방을 통제한다거나 안행부가 권한을 행사하는 차원이 아니다”라며 “지방재정의 건실한 운용을 위해 건전한 자기책임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지자체의 공감을 얻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마구잡이 지역축제 ‘유바리시 교훈’ 배워야

    마구잡이 지역축제 ‘유바리시 교훈’ 배워야

    안재헌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지방분권분과위원장이 일본에서 지방자치 관련 대학 교재로 쓰이는 ‘일본 지방자치단체 거버넌스’(한울 펴냄)를 번역해 출간했다. 이 책은 우리가 참고할 만한 일본 자치제도의 동향과 변천 과정을 쉽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별 볼 일 없던 탄광 도시에서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려 했던 홋카이도 유바리시의 교훈을 생생하게 담았다. 유바리시는 1990년부터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도시 부흥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과잉투자에다 관광객 수요 예측에 실패하는 바람에 파산하고 말았다. 2007년 ‘지방공공단체 재정건전화법’이 제정되면서 지자체가 적자를 눈속임하지 못하고, 주민들에게 훤히 드러나도록 했기 때문이다. 유바리시는 첫 재정재생단체(재정 파탄상태)가 된다. 안 위원장은 “유바리시는 매년 9000여건의 지역 축제를 마구잡이 식으로 여는 우리 지자체에 주는 경고와 같다”며 “지방재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협의조정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지자체의 재정 파행을 막기 위한 법제화 장치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행정고시 10회 출신으로 충북도 부지사, 여성부 차관 등을 지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지자체 무리한 빚보증 등 막게 중앙정부 재정감독권 강화돼야”

    지방자치단체 재정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중앙정부의 ‘재정 감독권’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 등 기준을 정하고, 이보다 재정이 나빠지면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파산’을 선고해 재정에 관한 자치권을 일시적으로라도 빼앗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파산 위기에 놓인 지자체로는 인천시와 태백시가 꼽혔다. 김재훈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는 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조세연구원이 개최한 ‘지방재정 위기 극복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김 교수는 “태백은 무리한 빚 보증으로 1년 예산 이상의 빚을 지게 됐고, 인천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재정이 원래 안 좋은 가운데 아시안게임 유치에 따른 대규모 지출로 파산위기에 처했다”면서 “이는 현 지방재정 관리제도의 미비점 때문에 발생한 일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재정위기 단체로 지정돼도 지방의회가 반대하면 재정 건전화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 “특히 재정위기 지자체가 로비를 강화하고 정치권을 통해 압력을 넣을 수도 있어 지방재정 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30일 시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내년 46.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40%를 넘으면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돼 연 2회 중앙정부에 재정 건전화 계획을 승인받아야 하고 지방채 발행도 제한된다. 이 때문에 인천시와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은 정부에 ‘아시안게임 관련 채무를 전체 채무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고, 관련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일본과 같이 일정한 기준을 두고 그 기준에 해당되면 상급정부가 파산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2006년 유바리시 파산을 계기로 ‘지방공공단체 재정건전화법’을 제정했다. 중앙정부(총무대신)가 실질 적자비율 등을 고려해 지자체 예산편성 등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발언대] 조영훈 중구의원

    [발언대] 조영훈 중구의원

    지난 8월 인구 21만명의 미국 샌버나디노시가 공식적으로 연방법원에 파산이행조정신청을 했다. 스택턴시, 매머드 레이크시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미국 전역에서 세수가 줄었음에도 지출을 줄이지 못해 파산 위기에 놓인 지방 정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1만 3000명의 유바리시는 2006년 7월 파산을 선언했다. 다양한 축제 유치를 위한 과잉투자의 반복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우리 구의 재정도 심상치가 않다. 전국 최상위권의 재정자립도를 자랑하던 우리 구는 2000년부터 수차례의 불합리한 세목 교환 등으로 인한 막대한 재정손실과 운용악화가 초래됨에 따라 현재의 재정여건으로는 주민의 기대 수준을 만족시키기는커녕 재정지출을 대폭 줄이거나 수정해야 할 지경에 처했다. 집행부뿐 아니라 이를 심의·의결해야 하는 구의회의 고민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2011년도 총예산은 2567억원으로 구에서 거둬들인 구세를 불합리한 세목교환 등으로 국가나 서울시에 내주고 있다. 반면 국비 273억원, 시비 272억원의 미약한 규모의 재원을 지원받는 데 그쳐 우리 구의 발전 동력은 그 힘을 잃은 채 필요한 사업마저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총예산 중 인건비가 32.3%인 828억원을 차지하는 등 경상적 제경비의 지출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재원은 고작 3.9%인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날로 악화되는 재정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 부담을 국가나 서울시에서 덜어 줘야 한다. 우리 구의 상주인구는 13만명 남짓되지만 하루 유동인구는 350만명이 넘어 국가나 서울시에서 부담해야 할 기반 시설의 유지 및 청소대행, 행정서비스 수요 등에 따른 소요예산을 열악한 구 재정으로 부담하고 있다. 이에 대한 특별교부금 등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 [지방재정 위기와 극복] 중앙정부 교부세에 적자보전 의존… 지방세 확대 노력 필요

    [지방재정 위기와 극복] 중앙정부 교부세에 적자보전 의존… 지방세 확대 노력 필요

    우리나라와 일본은 조세구조가 비슷하다.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불균형 문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져 가는 가운데 1990년대 이후 지자체는 물론 국가 전체 경제가 침체된 일본은 한국 지방재정 운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모델이다. 일본 경제 석학 이호리 도시히로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에게 그 길을 물었다. 대담은 강병규 한국지방세연구원장이 진행했다. →강병규(이하 강) 원장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유럽의 재정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되고, 또 한·일 양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하나. -이호리 교수 유럽의 경제 위기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그리스의 재정위기와 스페인에서 시작된 금융기관 부실채권 문제가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유럽연합은 단일 통화인 유로를 사용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이 펴고 있는 동일한 금융정책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나라별 은행은 개별 국가에서 관리·감독하고 있는 형태다. 즉, 거시 정책과 미시 관리가 따로 돌고 있기 때문에 큰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그리스가 EU에서 차지하는 경제 비중이 크지 않고 회원국들의 경제 파워가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호전될 것으로 본다. 다만, 지금 유럽의 위기는 IMF 때 경험했듯 한국과 일본 모두에 수출 저하 등의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 한·일 양국 모두 지방재정이 위기상황이라는 평이 많다. 특히 일본은 국가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유바리시처럼 파산하는 지자체도 나왔는데 일본의 중앙과 지방 정부의 부채 문제는 어느 정도인가. -이호리 일본의 재정 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다. 특히 인구 고령화에 따라 사회보장비는 늘고 있지만, 세수입은 늘지 않는 재정 적자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앙정부의 부채는 700조엔, 지자체의 부채는 200조엔이다. 유바리시의 경우 분식회계를 통해 재정 부실을 감추면서 공공사업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오다 결국 파산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지자체 파산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방재정을 투명화하는 방안을 도입하고, 계속 연구 중이다. 총무성(한국의 행정안전부 격)이 지자체의 재정상황을 들여다보면서 일부 지표가 위험하다 싶으면 조기에 개입해 대응하고 있다. →강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지방재정위기 사전 경보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일본 지방재정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호리 교부세 제도에 있다. 교부세의 원래 기능은 지자체 재원 보장에 있다. 재정 적자가 발생한 지자체에 정부 자금을 줘 적자를 메워주는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적자가 나는 만큼 교부세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힘들여 지방세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파산한 유바리시가 그랬다. 재정 적자분을 중앙정부에서 메워 주니까 지방채를 자신들의 빚이라는 생각 없이 남발했고, 그게 부실채권이 된 것이다. →강 고이즈미 정권 때 재정건전화를 목표로 ‘3위 일체 개혁’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내용과 성공 여부는. -이호리 3위 일체 개혁이란 국가 재원기능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과 중앙정부의 지방 보조금을 줄이는 것, 교부세 개혁을 뜻한다. 사실 교부세 등 지방재정과 관련된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정치적 리더십이 있어야 추진 가능하다. 당시 고이즈미 총리는 지지율이 높아 이 같은 개혁을 추진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소기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첫 번째 목표인 국가재원의 지방 이양을 위해 국세인 소득세 3조엔만큼을 지방세인 주민세로 이양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율 변화로 손해를 보는 지자체도 나타났고, 정부가 다시 손해분만큼을 교부세로 지원하면서 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강 한국의 세입 구조는 중앙정부가 80%, 지방정부가 20%로 국세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지자체는 일부 국세의 지방세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지방으로 가는 교부세가 줄게 되고 지자체별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농촌 지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정치로 풀어야 할 필요성도 있지 않나. -이호리 나도 그 의견에는 동감한다. 그래서 고이즈미 총리가 지지율을 업고 개혁을 추진했던 것이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정치적인 접근도 있지만, 면적이 좁고 인구가 적은 과소지역을 통합하는 접근도 가능하다. 일본은 과거 3000개였던 지자체를 지금은 1800여개까지 줄였다. →강 현재 한국 지자체가 가장 어려운 점은 고령화 저출산 문제에 따른 사회복지비 급증 문제다. 사회복지비용은 줄일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구조다. 그래서 지자체는 지방소비세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복지비에 대한 국가와 지방의 부담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호리 고령화 문제는 일본이 먼저 시작됐고, 지금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세수 증가가 거의 없었고 그만큼 적자는 늘었다. 현재 일본 노다 정권은 소비세율 인상을 논의 중이다. 현재 5%인 소비세를 2015년에는 1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여기서 현재 소비세의 배분 비율은 4%가 중앙, 1%가 지방인데 소비세가 인상되더라도 이 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자는 취지다. →강 한국은 지방재정 개혁을 놓고 책임성과 건전성 확보라는 큰 틀의 두 가지 원칙을 두고 있다. -이호리 개인적으로 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면 그 이유를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현재 일본 정부는 세금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회계의 투명성 문제 개선돼야 한다. 정리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이호리 도시히로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는 ▲존스홉킨스대학 경제학 박사 ▲재정제도심의회위원 ▲정부세제조사회위원 ▲일본경제학회 회장 - 강병규 한국지방세연구원장은 ▲고려대 법학 학사·캔자스대학원 정책학 석사 ▲행정안전부 제2차관 ▲대통령비서실 정무행정관
  • 日 지방재정 건전화계획 사례

    일본 지방자치정부의 부채는 약 200조엔(약 2700조원)에 이른다. 국내총생산(GDP)에 견줘 42%에 이르는 규모다. 지방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2007년 ‘지방공공단체의 재정 건전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해 오고 있다. 지자체의 실질적자와 공채 비율을 감안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지방재정 건전화 계획’과 ‘재정재생계획’을 수립토록 해 지방재정의 건전화를 유도하고 있다. 재정 건전화와 재생 대상 지자체로 선정되면 복지예산 감축은 물론 공무원 감축 등 재정건전화를 위한 각종 방안을 시행해야 한다. 2010년 9월 현재 21개 지자체가 건전화 계획 대상이고, 홋카이도 유바리시가 사실상 파산인 재정 재생기준 대상에 포함돼 있다. 유바리시는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탄광도시를 관광도시로 바꾼다’는 계획 아래 대규모 스키장 건설과 석탄박물관·호텔 인수 같은 사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24년간 집권한 시장은 적자 규모를 감추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209억엔을 일시 차입금으로 가져다 분식회계를 하는 등 무리한 채무를 졌다. 결국 유바라시는 재정구조를 견디지 못해 2006년 6월 끝내 자치재정권을 포기했다. 시립병원이 민간에 위탁됐고 7곳의 초등학교와 4곳의 중학교는 내년부터 1곳만 남게 되는 등 복지와 교육행정 등이 마비되고 있다. 315명이던 시청직원도 165명으로 줄었고, 주민들도 잇따라 떠나 매년 인구가 줄고 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재정확보를 위해 폐교 건물이나 낡은 소방차를 인터넷 경매에 내놓는 등 팔 만한 것은 다 내다 팔고 있다. 홋카이도의 니이카푸초에서는 지난해 폐교한 초등학교 4곳을 야후재팬의 ‘관공청 옥션’에 출품했다. 건축된 지 20~30년 정도 지난 학교 건물들에는 모두 1만㎡ 정도의 운동장이 딸려 있다. 2200만(약 2억 9000만원)~6800만엔(약 9억원) 수준에서 매매가 이뤄졌다고 한다. 군마현 미도리시도 소방펌프차 1대를 인터넷 경매에 올렸다. 이 차량은 1989년에 1735만엔에 구입한 것으로 최저 매각 가격은 10만엔(약 130만원)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재정·업무효율 위해 행정구역 통합 필요”

    “재정·업무효율 위해 행정구역 통합 필요”

    지난 7월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으로 촉발된 지방재정에 대한 우려와 관심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일 지방행·재정제도 비교연구’ 세미나에 그대로 투영됐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신문사, 일본자치국제화협회 서울사무소가 공동 주최한 이 세미나에는 300여명이 참석했다. 야마다 게이지 일본 교토부 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진정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력(力)을 재생하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화 서울신문 사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의 지방자치에 새롭게 등장한 과제가 지방재정의 안정성 확보”라며 “이 시점에서 열리는 한일 행·재정제도 비교 연구를 위한 공동 세미나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참석자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직면한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적인 합의를 통해 행정구역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자들의 발언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한국의 인구정체, 고령화와 지방재정의 과제(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구 구조 변화와 분배 구조 악화 속에서 지방의 사회복지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앞으로 지방재정을 더욱 압박할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지방교부세 제도를 부분적으로 고치고 지방소비세를 도입한 것이다. 이 방식의 대응은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현 제도하에서는 재정적으로 어려운 자치단체일수록 보다 많은 재원이 배분된다. 자치단체 인구가 줄더라도 특정 공공서비스에 대한 1인당 지출액은 증가한다. 많은 재정지출이 경직성 경비를 감당하는데 쓰이므로 재정지출의 비효율이 증가하게 된다. 보다 전략적이며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자치단체별 재정수요 변화를 보다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재정력은 취약하고 사회복지 재정지출은 늘고 있는 기초 지자체는 광역 지자체가 주도하는 재원조정제도 강화, 또는 자치구간 통합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방소비세는 자치단체의 지역경제활성화 노력과 이를 통한 소득과 소비 증가가 지방소비세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보통교부세와 다름없는 현재 방식을 부분적으로 지방세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일본의 지방자치제 재정건전화(기무라 요코 일본자치국제화협회 이사장) 지자체 파산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 파산하지 않으면 은행 등이 무리하게 대출을 할 수 있고, 파산제도가 존재함으로써 지자체가 재정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자체는 과세권이 있어 장래에 빚을 갚을 능력이 있고 주민에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파산제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파산의 대표적인 경우인 홋카이도 유바리시는 석탄으로 번영했으나 탄광이 폐쇄되고 관광투자가 늘지 않으면서 재정상황이 악화됐다. 인구가 줄어든 만큼 공공서비스를 줄일 수 없어서 인구 1000명당 공무원수가 11.6명이었다. 전국 평균은 7.8명이다. 2007년 3월 재정재건계획을 국가가 승인, 단체장 급여는 전국 최저이며 공무원수와 급여가 삭감됐다. 재건기간은 18년이다. 유바리시 사건으로 그해 6월22일 ‘지방재정재건촉진특별법’이 ‘지방공공단체의 재정건전화에 관한 법률’로 바뀌었다. 조기 건전화 기준을 마련, 자동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다. 지방재정의 건전화는 실질적자비율, 연결실질적자비율, 3개월 평균 실질공채비율, 장래부담비율 4가지로 진단한다. 유바리시에 이를 대입해보면 2008년 기준 실질적자비율은 703.6%, 연결실질적자비율은 705.7%, 실질공채비율 42.1%, 장래부담비율 1164.0% 등이다. 지방공기업의 경영건전화도 중요하다. 사업규모 대비 자금의 부족액이 20%를 넘을 경우 경영건전화계획을 세워야 한다. 유바리시의 경우 공공하수도 사업회계에 있어 자금부족비율이 156.5%에 달한다. 당분간 재정위기는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지방소비세 도입 검토 등 세제의 근본개혁을 통해 과세 자주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시군통합 사례분석과 정책과제(김병국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행정체제연구단장, 송병부 경남대 행정경찰학부 교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짜깁기식 개편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따라 합리적으로 지방행정체제를 개편해야 한다. 농촌 지역의 인구감소, 재정 취약성, 행정의 비효율성 등으로 인해 시군 통합이 필요한 시점이다. 통합 창원시가 자율 통합 성공모델을 만들어야만 앞으로 시군 통합이 촉진될 것이다. 통합 과정과 통합 이후 조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매뉴얼을 작성·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시군 통합의 촉매 역할을 해야하는 정부 입장이 명확해져야 한다. 자율적 통합 기조를 유지하고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에 대해 정부 내 통합관리가 필요하다. 지자체의 자율 통합은 정치적 합의 형성이 열쇠라는 점에서 국회의 책임이 강조된다. 통합 자치단체는 정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주적인 대응책을 모색하면서 내부적 갈등 조정과 안정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의 시·정·촌 합병으로 인한 구체적 효과(요코미치 기요다카 일본정책연구대학원 교수) 일본의 기초자치단체인 시정촌(市町村)은 1999년 3232개였으나 2010년 1727개로 줄었다. 헤세이(1989년 이후 연호) 대합병은 조직과 체제 정비로 이어졌다. 옛 시정촌 구역을 넘어서 보육원이나 유치원 입학도 가능해졌고 체육·문화시설의 이용폭도 커졌다. 주민서비스가 내실화된 것이다. 옛 시정촌간 간선도로도 보다 효율적으로 정비가 가능해졌다. 주민들이 도시정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등 주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가진 힘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통합으로 이벤트나 축제가 다채롭고 풍요로워지면서 지역도 활성화됐다. 행정 내부적으로는 기획재정·총무, 보건·복지, 산업진흥 분야의 조직이 강화됐다. 반면 직원수는 합병전 57만 9000명에서 45만 2000명으로 21.9%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인건비 등 예산은 1조 8000억엔가량 절감됐다. 2001년 다나시시와 호야시가 통합된 니시도쿄시의 경우를 보자. 합병으로 이미지가 좋아지고 마을의 인프라도 정비됐다. 아파트 등 주택개발이 진행되면서 합병 당시 예측보다 주민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헤세이 대합병 이후에도 문제는 있다. 인구가 1만명이 안되는 시정촌이 남아있다. 통합으로 큰 규모의 시정촌이 생기면서 주변 지역이 침체된다. 대도시는 특히 고령화 진전 속도를 고려한 시정촌이 필요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이사람] 김정하 감사원 자치행정감사국장

    [이사람] 김정하 감사원 자치행정감사국장

    “자치단체의 합리적이고 투명한 재정지출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감사원은 조만간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방재정건전성 관리실태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경기 성남시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문제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감사를 기획하고 총지휘하는 김정하(55) 감사원 자치행정감사국장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8월내내 감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었다. “이번 감사는 단체장이나 공무원 개인의 비리를 찾아내는 감사가 아니라 지방재정의 명확한 기준(시스템)을 제시하는 감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목표를 분명히 했다. 지방재정건전성 관리실태 감사에 앞서 지방재정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TF는 현재 자치행정감사국내 5명의 최정예 감사관들과 감사연구원 소속의 박사 1명, 지방행정연구원 박사 1명 등으로 구성됐다. 김 국장 역시 지방세법 전문가로 미국에서 학위와 함께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다. 김 국장은 이들과 함께 지방재정의 건전성에 대한 이론적 바탕이나 기준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지자체 업무 정당·시급성 살필것 김 국장은 무엇보다 먼저 자치단체 업무의 정당성과 시급성을 따져볼 생각이다. 지불유예를 선언했던 성남시처럼 그동안의 재정지출이 과연 자치단체 고유의 업무에 해당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쳐볼 계획이다. 재정자립도가 턱없이 낮은 데도 7조원이 투자되어야 할 장기임대주택사업에 뛰어들어 1만채의 주택을 짓겠다고 나서는 지자체도 있는 것으로 감사원은 파악하고 있다. 특히 김 국장은 지자체 예산이 제대로 투명하게 투자·관리되는지를 꼼꼼히 따져 볼 예정이다. 현재 지방채 발행은 전전년도 예산총액의 1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또 행정자산은 지방공기업 등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데도 이를 편법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감사원은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감사는 지자체가 몰래 숨기고 있는 부채가 있다면 재정 문제가 더 곪기 전에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데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이뤄진다. 2006년 일본의 유바리시가 파산을 선언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분식회계 등으로 지방재정상태를 감춰 왔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현재까지 파악하기로는 지자체의 부채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부채는 지표상으로는 별 문제가 안 된다는 게 감사원의 시각이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지방채 잔액은 25조 6000억원으로 국가예산 139조 9000억원 대비 18.6%에 불과하다. 일본의 152%에 비하면 아주 양호한 편이다. ●지방채 작년 32% 늘어 재정 악화 문제는 증가속도에 있다. 김 국장은 “지난해의 지방채 규모는 전년도인 2008년에 비해 무려 32.6%나 급등했다.”면서 “이는 지자체의 민자사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자치행정감사국의 고유업무인 토착비리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기 위한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역시 별도의 TF를 구성해 기관운영 감사의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감사의 목적과 목표는 “지방자치단체를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감사에 임하는 그의 변하지 않는 지론이다. 앞으로 남은 공직생활도 마찬가지다. 김 국장의 취미는 ‘뒤집어 생각하기’이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항상 고민한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국내 최초로 호화분묘의 설치 및 운영실태를 감사하고 정리한 주인공으로 알려진 것도 이런 습관이 바탕이 됐다고 한다. 이번 ‘지방재정건전성 감사’에서는 김 국장이 어떤 ‘역발상’을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김정하 국장 약력 << ▲55년 충남 예산 ▲충남대 법학과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 법학석사, 뉴욕주 변호사 ▲행정고시 28회 ▲감사원 자치행정총괄과장 ▲감사원 산업환경총괄과장 ▲심사심의관 ▲자치감사 기획관
  • [데스크 시각] 오렌지카운티·유바리시·성남시/김성곤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오렌지카운티·유바리시·성남시/김성곤 정책뉴스부장

    그들은 공무원 수를 절반으로 줄였고, 살아남은 공무원도 급여가 반 토막 났다. 시간외 수당은 꿈도 꾸지 못했다. 빚을 갚기 위해 지역 명망가가 시에 기증한 자수정 등 광물 40여점까지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나중에는 파산한 도시라는 점을 관광상품으로 내세우기까지 했다.(일본 홋카이도 유바리시) 또 다른 도시는 공무원 2000여명을 해고하고, 공영 버스제를 폐지했다. 각종 복지 서비스도 줄줄이 중단했다.(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경기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급 유예) 선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갚을 능력이 있는데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은 정치쇼’라는 주장에서부터 ‘미래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용기 있는 행위’라는 찬사까지 평가는 극단으로 나뉜다. 앞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해양부 등에 내야 할 5200억원의 판교특별회계 전입금에 대해 지급유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 돈을 일시에 갚을 경우 일반사업이 불가능한 만큼 2014년까지 나눠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는 성남시민은 물론 국민과 다른 지자체에 충격을 던져 주었다. 가뜩이나 3200억원이 넘는 매머드 청사를 건립, 호화청사 논란을 빚었던 성남시이기에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 논란을 떠나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그동안 과도한 개발정책과 방만한 행정으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우리 지자체들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려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각 지자체가 빚 단속에 들어가고, 중앙정부도 지방 재정상태와 지방정부의 과도한 차입경영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다른 지자체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이어지는 파국을 막기 위한 지방행정에 ‘백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성남시의 재정상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만큼 어려운가.’ ‘그렇게 상황이 악화될 때까지 성남시와 시의회, 공무원들은 무엇을 했나.’ 하는 의문은 떠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가장 궁금한 것은 ‘빚이 그렇게 많으면 먼저 허리띠부터 졸라매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앞서 유바리시나 오렌지 카운티를 예로 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유바리시는 탄광산업이 사양화한 이후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호텔 등 관광 인프라에 과잉투자를 했다가 재정상태가 파탄 나면서 2006년 360억엔의 빚을 안고 파산을 선언했다. 오렌지 카운티는 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16억 5000만달러의 손실을 입고 파산을 선언했다. 두 도시가 파산하게 된 배경은 달랐지만 처방은 모두 같았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긴축경영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금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빚을 갚고 있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성남시라고 해서 이들과 다른 해법이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성남시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부채상환 계획을 내놨지만 그 어디에도 유바리시나 오렌지 카운티 같은 뼈를 깎는 노력은 엿보이지 않는다. 개인도 빚에 몰리면 살림살이를 줄인다. 집도 줄여 가고, 씀씀이도 줄인다. 팔 것은 모두 내다 판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되면 파산선언을 하거나 밤봇짐을 싼다. 기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식구도 줄인다. 지자체라고 이런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전임자로부터 초래된 것이라 하더라도 상황이 그렇게 급박하다면 모라토리엄 선언과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도 보여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정치쇼로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바뀐 단체장은 영광만 승계하는 게 아니다. 부채도 승계하고, 책임도 승계한다. 전임자의 일이기 때문에 책임은 내게 없다고 부인해서도 안 되고, 부인할 수도 없다. 이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다. sunggone@seoul.co.kr
  • 지불유예 당시 실태와 원인

    지불유예 당시 실태와 원인

    지난해 7월1일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재정비상사태’를 선언했다. 253억달러에 이르는 누적 재정적자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그해 7월부터 시작하는 2009회계연도 예산안을 주의회가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주정부와 주의회는 교육·복지·의료부문 예산 155억달러를 삭감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이 막대한 삭감안이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교육·의료·복지 예산 삭감 당장 우수한 수준을 자랑하던 교육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말 주립대 등록금이 30% 이상 폭등했다. 교수·교직원 감원과 강좌 폐쇄, 도서관 운영시간 단축 등의 조치가 잇따랐다. 이에 반대하는 학생시위가 계속됐다. 빈곤층 의료지원 프로그램도 13억달러가 줄어들면서 저소득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로스앤젤레스 시에서는 지난 2월 경찰관, 소방관 등 공무원 1000명을 정리해고했다. 4월에는 공원과 도서관 같은 공공기관에 대해 1주일에 이틀씩 의무적으로 무급휴가를 가도록 했다. 급기야 잔여 형기가 60일 이하인 수감자들을 조기 석방하는 조치도 등장했다. 캘리포니아의 재정적자는 지금도 190억달러에 이른다. 지방 재정위기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국제적·국가적 경기침체 등 외부요인을 뺀 내부 요인을 찾는다면 방만한 재정운용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는 1994년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재산세 수입이 줄자 이를 보전하기 위해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무려 16억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결국 연방법원에 재정파산을 신청했다. 1996년 재정위기를 겪은 마이애미시 역시 넘쳐나는 ‘눈먼 돈’이 발목을 잡은 경우다. 비영리 단체나 정부 조직이 소유한 재산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걷지 않았고, 재산가치가 6억달러에 이르는 시 소유 재산의 임대수익이 연간 400만달러도 안 될 정도로 방만하기 짝이 없었다. ●방만 운영이 초래한 비극 방만 행정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 일본에도 있다. 2006년 사실상 파산한 홋카이도 유바리시다. 전성기에는 탄광이 24곳에 이를 정도였던 유바리시는 석탄산업 붕괴로 1990년까지 탄광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세입이 눈에 띄게 줄었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려고 지방채를 발행, 관광산업에 투자했지만 거품 붕괴와 함께 채산성이 악화됐다.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한 공사·공단 등이 분식회계를 일삼으면서 재정파산 직전까지 갔다. 2005년 유바리시의 누적채무는 632조엔으로 시 재정규모의 16배나 됐다. ●감세로 재정 급속 악화 건강한 지방재정을 위해서는 적정한 세입이 필수다. 하지만 기득권층의 조직적 저항 때문에 재정확충 자체가 어려운 경우 재정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천문학적인 적자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인상하기 힘들다. 한국에 ‘납세자 권리운동’의 전형으로만 알려진 ‘주민발의 13호’ 때문이다. 발의안의 핵심 내용은 재산세율을 연간 부동산 평가액의 1% 미만으로 제한하고 재산세율 인상폭도 2%를 못 넘도록 한다는 것. 당장 재산세 납부액이 절반으로 줄었고, 이때부터 캘리포니아 재정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문제는 주택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재산세는 거의 변동이 없게 됐다는 점이다. 가령 1만달러 주택이 10년 뒤 5만 달러가 돼도 세금은 최대 20%만 오를 뿐이다. 사실상 세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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