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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발레리노의 어제·오늘·내일을 만난다…김용걸 신작 ‘에세’

    韓발레리노의 어제·오늘·내일을 만난다…김용걸 신작 ‘에세’

    서울 노원구에 처음 생긴 발레 축제는 주민들의 요구에서 비롯됐다. 총예술감독을 맡은 김용걸(53)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노원구는 학구열도, 문화 열망도 높고, 발레하는 인구가 많다더라”면서 “구청에 우리 구에도 발레 행사를 하나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쌓였던 모양”이라고 전했다. 지난 21일 막을 올린 ‘2026 NBF:B 노원발레페스티벌’은 그렇게 첫판을 벌였다. 김용걸 전 교수는 축제의 초기 설계자는 아니다. 지난해부터 발레 축제에 대한 논의가 오갔고, 예술감독이 한 명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그 몫이 그에게 몰렸다. 지난 6월 김용걸댄스시어터, 서울시티발레단, 댄스시어터샤하르 등 발레 단체 등과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혼자서는 못 하니 함께 도와 달라”는 조건을 달고 수락한 뒤 기획공연과 전시를 회의 테이블에서 같이 채워 넣었다. 이번 축제의 화두는 ‘경계’(Boundary)다. 서울시티발레단이 클래식 발레 ‘지젤’로 축제의 문을 열었고, 김용걸댄스시어터가 25~26일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컨템포러리 발레작 ‘에세’(ESSAI)를 춘다. 댄스시어터샤하르가 창작발레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28~29일)을 올리며 발레의 시대와 형식의 경계를 넘어선다. 프랑스어로 ‘시도하다’라는 뜻을 가진 ‘에세’에 대해 그는 “고심 끝에 만든 대작이 아니라 일기 쓰듯 만들어 온 작품들”이라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편하게 오시라는 뜻으로 붙인 제목”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걸이라는 이름은 한국 발레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였고 파리오페라발레에서 동양인 최초로 쉬제(세 번째 등급)까지 오르며 한국 발레리노가 해외에 진출할 길을 확장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제자들을 키워냈고, 무용수들에게 더 많은 무대를 주기 위해 학교를 나와 현장으로 나와 댄스시어터를 만들었다. 군무와 솔로, 2인무 등 소품 여덟 편을 묶은 ‘에세’는 발레리노의 삶뿐 아니라 “발레리노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겪고 생각한 것들”을 풀었다. “한두 편씩 묶어 내가 무대에 올라 안무 의도를 설명할 예정”이라면서 “관객들이 컨템퍼러리를 훨씬 접근하기 쉽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무대에 서는 두 무용수는 오랜 인연이다. 안재용 몬테카를로발레단 수석무용수는 4년간 가르친 제자로, 모나코로 떠나기 전 추었던 듀엣 작품 ‘망각’을 11년 만에 다시 춘다. ‘망각’에는 영화 ‘햄넷’으로도 유명한 막스 리히터의 ‘온 더 네이처 오브 데이라이트’가 깔린다. 박윤재는 지난해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그랑프리를 받은 뒤 곧장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스튜디오 컴퍼니에 입단한 신예다. 김용걸이 올해 처음 안무한 ‘볼레로’ 솔로 버전과 2인무를 선보인다. “한국 나이로 고3인데 그 나이 치고는 깊이 있게 표현하는 축”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용걸 예술감독은 공연 이외의 전시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너무 잘 조성해 놔서 솔직히 놀랐다”면서 감탄했다. 마린스키발레단의 김기민 수석무용수와 전민철 퍼스트 솔리스트 등 무용수들의 슈즈를 전시하고, 고 이상만 선생이 남긴 그림과 발레 조각도 함께 걸렸다. 공연 한 시간 전에만 도착하면 강예나 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연출한 영화도 모두 볼 수 있다. 그는 “첫해라 홍보가 덜 돼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고 털어놨다. “발레가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매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이번 시도의 목표입니다. 올해 겪은 아쉬움이 약이 돼서 다음 회에는 더 많은 분들이 오시겠죠. 올해 모자랐던 걸 다들 알았으니 내년에는 더 단단하게 준비하겠죠.”
  • 김성령, 찐팬 인증 “퇴근길도 기다렸다”…누구길래

    김성령, 찐팬 인증 “퇴근길도 기다렸다”…누구길래

    배우 김성령이 세계적인 발레리노 전민철을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김성령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백조의 호수. 사인회도 기다리고 퇴근길도 기다렸다”며 “김성진 지휘자님,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님과 사진도 찍고 전민철 발레리노와 마주한 순간, 난 기절 직전”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그는 공연이 끝난 뒤 무대 위에서 전민철을 만나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공연 후 직접 퇴근길 현장까지 촬영하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김성령이 팬심을 드러낸 발레리노 전민철은 현재 전 세계 발레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차세대 스타다. 전민철은 어린 시절 발레 유망주로 방송에 출연해 ‘현실판 빌리 엘리어트’로 이름을 알렸다. 2017년 SBS ‘영재발굴단’ 출연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그는 누구보다 발레를 사랑했지만, 무용수를 반대하는 아버지와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며 고민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과 응원을 동시에 받았다. 이후 발레를 향한 그의 열정과 재능을 인정한 가족들의 지지가 더해지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세계적인 무용수로 성장하는 서사를 써 내려갔다. 이후 그는 2025년 세계적인 명문의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정식 입단했다. 이번 ‘백조의 호수’ 무대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고국 복귀 무대라는 점에서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예술의전당과 유니버설발레단의 공동 기획으로 진행된 ‘백조의 호수’에서 그는 주인공 지그프리드 왕자 역을 맡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 무용수 홍향기와 완벽한 호흡을 보여 줬다. ‘백조의 호수’ 공연은 오는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이어진다.
  • 마린스키 전민철, ‘백조의 호수’로 한국 무대 선다

    마린스키 전민철, ‘백조의 호수’로 한국 무대 선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사이에 한국 발레가 정말 우뚝 섰구나 싶습니다.” 문훈숙(63)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백조의 호수’ 기자간담회에서 벅찬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1984년 창단 당시만 해도 한국은 발레에 대한 이해조차 없던 불모지였다. 그런 시절을 통과한 문 단장은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34)과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37)에 이어 마린스키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22)까지 언급하며 “세계 정상급 발레단에 입단해 주역 무용수가 되고 세계적인 스타로 탄생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도 자랑스럽다”고 했다. 문 단장 자신이 그 길의 첫 이정표였다. 1989년 동양인 최초로 마린스키(당시 키로프) 무대에 초청돼 ‘지젤’을 췄고, 일곱 차례 커튼콜에 30분간 이어지는 박수를 받으며 ‘영원한 지젤’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선화예고 시절부터 그가 눈여겨보던 제자는 그 발레단의 퍼스트 솔리스트가 되어 돌아왔다. 유니버설발레단과 예술의전당이 오는 14~23일 오페라극장에 올리는 ‘백조의 호수’에서 전민철은 지그프리드로 수석무용수 홍향기와 호흡을 맞춘다. 이날 함께한 전민철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마린스키 첫 시즌을 보낸 지난 1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으로 삶 자체를 꼽았다. 연습실에 매달리던 예전과 달리 사유하고 영감을 채우는 시간이 늘었고 그 시간이 춤에 스몄다고 했다. 마린스키에서 ‘지젤’과 ‘라 바야데르’ 주역을 맡은 그에게 이번은 첫 전막 ‘백조의 호수’ 지그프리드라는 의미도 있다. “마린스키에서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는 그는 “재해석된 무대가 아무리 많아도 정통 클래식을 따라올 수는 없다”고 했다. 백조를 향한 지그프리드의 연민과 사랑, 백조를 잃는 슬픔을 “어떤 손동작으로 설득력 있게 전할지 가장 집중하고 있다”는 전민철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되새긴다”며 첫 시즌의 결과물을 고국 관객 앞에 온전히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 ‘한국의 지젤’이 선 그곳에서 온 왕자…전민철, 전막 ‘백조의 호수’ 데뷔

    ‘한국의 지젤’이 선 그곳에서 온 왕자…전민철, 전막 ‘백조의 호수’ 데뷔

    유니버설발레단·예술의전당, 8월 ‘백조의 호수’ 무대 유니버설발레단이 예술의전당과 손잡고 여름 무대에 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를 다시 올린다. 8월 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김성진)의 라이브 연주로 총 11회 공연한다. ‘백조의 호수’는 지난해 회당 평균 객석 점유율 95.6%를 기록한 흥행작으로, 올해는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을 게스트 주역으로 초청했다. 6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문훈숙(63) 단장은 ‘백조의 호수’를 “클래식 발레의 정수이자 발레단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유니버설발레단에도 의미 있는 레퍼토리다. 1992년 당시 마린스키 예술감독이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89)와의 첫 협업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인 작품이었고, 발레단이 러시아 정통 레퍼토리를 쌓아 올린 출발점이 됐다. 현재 마린스키는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가 1895년 정립한 판본을 콘스탄틴 세르게예프(1910~1992)가 1950년에 개정한 버전을 올린다. 유니버설발레단이 공연하는 비노그라도프 버전은 호숫가 백조 장면과 무도회 장면은 정통 버전과 같고 1막 왕자의 생일 잔치와 결말 부분이 다르다. 문훈숙 “클래식 정수…세계 속 한국 무용수들 뿌듯”문 단장은 두 판본의 뿌리인 마린스키의 색을 또 다른 러시아 명문 발레단 볼쇼이와 비교하며 이해를 도왔다. “볼쇼이가 굵은 붓으로 웅장하게 그린다면, 마린스키는 그에 못지않게 장대하되 가는 붓으로 우아함과 섬세한 디테일을 살린다”고 설명했다. 1989년 동양인 최초로 마린스키(당시 명칭은 키로프) 무대에서 ‘지젤’을 췄던 문 단장은, 제자였던 전민철이 그 발레단의 정단원이 되어 돌아온 상황에 감회를 감추지 못했다. “1984년 발레단 창단 때만 해도 한국은 발레 불모지였다”는 그는 “강산이 네 번 바뀌는 사이 한국 발레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며 감정이 북받친 듯 말끝을 흐렸다. 이어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34)과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37)에 이어 마린스키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22)까지 언급하며 “세계 정상급 발레단에 입단해 주역 무용수가 되고 세계적인 스타로 탄생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도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전민철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선화예고 시절부터 눈여겨봤다는 그는 마린스키행을 앞둔 전민철에게 ‘라 바야데르’와 ‘지젤’ 전막 주역을 맡겨 큰 무대의 경험을 먼저 쌓게 했다. 무대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였다. 전민철은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무대를 기다린다”고 했다. 지난 1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으로는 삶 자체를 꼽았다. 연습실에 살다시피 하던 예전과 달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사유하고 영감을 채울 시간이 늘었고, 그 시간이 춤에 스몄다고 부연했다. 무대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연기였다. “가만히 서 있는 역할조차 감정을 몸으로 말하고 있었다”면서 동작이 아름답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도 했다. ‘백조의 호수’는 어릴 때부터 마린스키에서까지 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이다. “백조의 동작에 담긴 말과 왕자의 이야기가 해설 없이도 또렷이 읽힌다”는 그는 “재해석된 무대가 아무리 많아도 정통 클래식을 따라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민철 “어떤 손동작으로 왕자를 전할까 가장 고민”첫 전막 지그프리드로 나서는 그는 자신의 역할을 “결혼을 할 나이가 됐지만 아직 그 변화를 낯설어하는 왕자”로 읽었다. 파티 한가운데서도 홀로 쓸쓸함에 잠기고 백조를 향한 마음도 사랑이기 이전에 연민에서 출발한다는 해석이다. 마린스키 버전이 백조를 구해내는 해피엔딩이라면, 이번 유니버설발레단 무대는 왕자가 백조를 잃는 비극으로 맺어 또 다른 여운을 남긴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이런 이야기를 어떤 손동작으로 설득력 있게 전할지 가장 집중하고 있다”면서 “마린스키에서 첫 시즌을 보내면서 습득한 경험들을 이번 한국 관객들에게 잘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백조의 호수’는 여섯 커플이 오데트·오딜과 지그프리드를 나눠 맡는다. 홍향기는 전민철과 16·19일에, 이동탁과는 22일에 호흡을 맞춘다. 엘리자베타 체프라소바-이현준, 이유림-임선우, 전여진-이승민, 서혜원-유주형이 다양한 무대를 만든다.
  • 세계의 K별들 돌아온다… 8월 발레 극장 설렘 경보

    세계의 K별들 돌아온다… 8월 발레 극장 설렘 경보

    한 무용수를 위해 맞춤 제작한 작품에는 각별함이 있다. 몸의 쓰임과 감정 연기까지 살핀 안무가가 애정으로 빚어낸 결과라 그렇다. 지난주말 서울 예술의전당과 나루아트센터에서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무용수를 위한 세계 초연작이 나란히 무대를 채웠다. 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내린 ‘우리 시대 에투알 2026’은 파리오페라발레(POB)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의 큐레이션에 이탈리아 라스칼라발레단 에투알 니콜레타 마니, 미국 뉴욕시티발레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 등이 합류한 무대다. 문을 연 ‘달빛’은 POB 전 에투알이자 안무가인 장 기욤 바르가 박세은에게 헌정한 솔로 무용작으로, 클로드 드뷔시의 음악에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라이브로 함께했다. 박세은이 “숨을 쉬면서 편안하게 출 수 있는 춤”이라 소개한 대로, 테크닉 대신 음악의 결을 따라간 솔로는 뒤이은 화려한 파드되들과 온도 차를 선명하게 만들었다. ‘호두까기 인형’과 ‘백조의 호수’, ‘춤 모음곡’에 ‘라바야데르’로 이어지면서 정교하면서도 우아한 발놀림의 프랑스, 테크닉의 기준이자 드라마의 정석인 이탈리아, 속도와 음악성을 앞세운 미국 신고전주의라는 세계 발레의 세 축을 한 무대에서 견줄 수 있었다. 나루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에선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 세컨드 솔리스트 정서현이 ‘원 플러스 원’을 초연했다. 그를 가장 잘 아는 같은 발레단 리허설 디렉터 겸 안무가 허용순은 토슈즈를 벗은 정서현의 표현력이 어디까지 뻗는지를 경쾌하게 드러냈다. 두 공연으로 시작한 8월, 발레의 밀도는 한층 높아진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선 서울시발레단 창단 2주년 기념작 ‘죽음과 소녀’(14~16일)가 오른다. 한 주제로 두 작품을 묶은 더블빌로, 올해 초연 200주년을 맞은 프란츠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를 공통분모 삼아 크리스티안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아시아 초연)과 알렉산더 에크만의 ‘선인장’을 교차한다. 젬퍼오퍼발레단 수석무용수 강효정이 주역을, 취리히발레단 솔리스트 임수정이 특별 출연을 맡는다. 같은 날 유니버설발레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 기획한 ‘백조의 호수’가 막을 올린다.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마리우스 프티파·레프 이바노프의 안무를 얹은 정통 판본으로, 11회에 여섯 커플이 오페라극장을 장식한다.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이 16·19일 객원 주역으로 홍향기와 짝을 이룬다. 21~23일엔 한예종 무용원 개원 30주년 기념 공연 ‘리: 무브 에라(RE : MOVE ERA)’가 해오름극장에서 이어진다. ‘백조의 호수’를 마친 전민철이 마린스키 선배이자 수석무용수 김기민과 나란히 선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수석무용수 안재용, 워싱턴발레단 이은원,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솔리스트 한성우·박선미도 재학생과 함께한다. 현대무용과 한국 창작춤으로 채운 22~23일 무대까지, 예약 서버를 마비시킬 만큼 관심이 쏠렸다. 안재용은 앞서 8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 선다. 개관 15주년 기획 ‘최태지의 발레 오픈 리허설-를르베: 다시, 무대 위로’에서 국립발레단을 거쳐 같은 발레단에서 뛴 윤혜진과 몬테카를로의 대표 레퍼토리 ‘도베 라 루나’를 춘다. 한국발레협회 ‘K발레월드’는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 25~30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다.
  • “외국서 탐내는 한국 무용수 실력… K발레의 오늘을 확인하는 시간”

    “외국서 탐내는 한국 무용수 실력… K발레의 오늘을 확인하는 시간”

    “콘텐츠 개발·안무가 양성 시기세계로 연결하는 플랫폼 기대”‘공명’ 주제로 15개 작품 무대에창작 40주년 맞은 ‘심청’ 개막작 “한국 무용수의 실력은 외국 유명 발레단도 탐낼 만큼 탁월합니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안무가를 양성해야 할 시기예요.”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은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16회를 맞은 대한민국발레축제에 대해 “국공립 단체와 민간 단체, 기획자와 창작자,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1일 개막하는 발레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발레 페스티벌로, ‘공명’(ECHO)을 주제로 엄선한 클래식, 컨템퍼러리, 창작 등 15개 작품을 오는 6월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공연한다. 김 감독은 “지역 발레단은 훌륭한 창작 발레 작품을 제작해도 보여줄 무대가 많지 않았던 아쉬움을 달래고, 관객들은 한국 발레의 오늘을 확인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무용단체들이 협업을 하고 자연스럽게 발레계가 연결되면서 함께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립발레단 간판 무용수로 활약한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발레축제 예술감독과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개막작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5월 1~3일)이다. 창작 40주년을 맞은 ‘심청’은 세계 12개국 40여 도시에서 공연한 대표적인 창작 발레로 꼽힌다. 정구호 연출가의 ‘테일 오브 테일즈’ (5월 22~23일), 무토와 최수진·이루다 안무가가 손잡은 ‘발레아리랑’(6월 6~7일)은 기획 신작으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오른다. ‘테일 오브 테일즈’는 ‘라 실피드’, ‘지젤’ 등 고전 발레 속 여성 무용수를 한 명의 인물로 설정해 순응, 사랑, 붕괴 등 다양한 감정을 풀어낸다.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 경희대 교수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이 주인공을 연기한다. 무토의 박훈규 연출은 ‘발레아리랑’을 두고 “아리랑 (선율이) 없는 아리랑”이라면서 “아리랑은 어려웠던 삶 속에서 마음에 서 있는 커다란 벽”이라고 설명했다. 1부는 벽 앞에 놓인 현실과 절망, 2부는 벽을 뚫고 나가는 연대를 그린다. 대본을 쓰고 12개 음악을 만든 뒤 최수진 안무가와 이루다 안무가가 각각 1부와 2부에 춤을 입히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춘천발레단의 코믹 발레 ‘세비야의 이발사(브라보 휘가로)’는 5월 27일, 광주시립발레단의 ‘해적’(블라디보스토크 마린스키발레 안무 버전)은 5월 30일에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다. 6월 3일에는 서울발레시어터 ‘피에스타’와 와이즈발레단의 ‘프리다’가 관객을 만난다. 공모 심사로 선정된 신진 안무가들의 공연은 두 편씩 묶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올린다. 6월 11~12일 아함아트프로젝트의 ‘낫아웃’(안무 함도윤)과 신현지 B 프로젝트의 ‘휴먼’, 6월 16~17일 녹색달의 ‘도깨비잔치’(안무 박경희)와 무브먼트 몸의 ‘도깨비의 춤’(안무 권세현), 6월 20~21일 부산 아이디발레단의 ‘에센셜’(안무 이주호)과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의 ‘드로셀마이어’(안무 김성민)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초연하는 서울시발레단의 ‘인 더 뱀부 포레스트’(5월 15~17일)는 특별초청 형식으로 참여한다. 7월 4일 강원 춘천시 백령아트센터에선 지역 발레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한 ‘대한민국발레축제 in 춘천’을 공연한다.
  • 신순심 리틀엔젤스예술단 초대 단장 별세

    신순심 리틀엔젤스예술단 초대 단장 별세

    어린이 전통 공연예술의 초석을 다진 신순심 리틀엔젤스예술단 초대 단장이 지난 4일 별세했다. 89세. 고인은 이화여대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1962년 리틀엔젤스예술단을 창단하며 단장을 맡았다. 무용음악가 박성옥과 함께 한국 민속인형극 꼭두각시놀음을 바탕으로 ‘꼭두각시’를 만들었다. ‘꼭두각시’는 1966년 미국 백악관에서도 특별 공연을 하며 한국무용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리틀엔젤스예술단은 초·중등 어린이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전통 예술단으로, 예술 인재 육성에도 큰 역할을 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과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사물놀이패 김덕수 명인 등이 어릴 적 예술단 일원으로 활동했다. 리틀엔젤스예술단은 “고인이 한국 전통 공연예술을 향한 정신과 열정은 무대 위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14호실, 발인은 7일 오전 5시다.
  • [세종로의 아침] 어느 무용수의 작별을 보며

    [세종로의 아침] 어느 무용수의 작별을 보며

    어느 시점부터인지 기억 나지 않지만 연말연시라는 시간적 의미에 무감각하게 됐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나 새해를 맞는 설렘 같은 감정보다는 연말 시상식, 타종 행사 같은 이미지로 해가 바뀌었다는 걸 인지한다. 시점보다는 사건으로 기억하는 식이다. 이번 연말연시는 상실의 기억이 크다. 지난해 11월엔 ‘국민아버지’ 배우 이순재씨가 90세에 별세했고 한 달쯤 후 ‘1세대 연극 스타’ 윤석화씨가 뇌종양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올해 들어 ‘국민배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안성기씨가 우리 곁을 떠났다. 그 자체로 한국 영화사였던 인물이다. 작별은 여러 형태로 다가온다. 죽음으로 인한 영원한 안녕도 있지만 물리적 거리나 감정적 상황으로 더는 볼 수 없게 되기도 한다. 가수 임재범이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아름다운 날들 속에서 스스로 걸어 나오는 것”을 선택하며 데뷔 40주년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밝힌 것처럼. 발레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예기치 못한 이별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말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마지막 공연에서 오랜 기간 함께했던 수석무용수 김리회가 퇴단 소식을 전했다. 무대 위가 아니라 백스테이지였고, 발레단 무용수와 직원들 대다수가 이 자리에서 그의 은퇴를 알게 됐다고 했다. 팬들에게는 발레단의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SNS) 채널 공지로 알려졌다. 2006년 19세에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김리회는 2012년 최연소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지젤’, ‘백조의 호수’ 같은 클래식 작품은 물론이고 ‘스파르타쿠스’, ‘안나 카레니나’처럼 강렬하면서도 서사가 있는 현대 발레작까지 모든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 단장은 예쁜 머리 모양부터 발끝 라인까지 그가 만들어 내는 선, 섬세한 표현력을 매번 칭찬했다. 다른 수석 무용수들과 청바지 광고를 찍었고, 프로야구 경기 전 발레 시구를 하며 화제를 불렀다. 2019년에는 출산 후 석 달 만에 무대에 복귀했다.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나로서 첫 사례였다. 3년 후에 쌍둥이를 낳고 “무대가 너무나 그리워서” 또다시 돌아왔다. 여러 작품에 출연하기로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공연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5월 대한민국발레축제를 장식한 ‘왕자 호동’의 파드되(2인무)가 서울에선 마지막 무대가 됐다. 많은 예술인들이 언젠가는 무대와 이별한다. 은퇴 무대는 예술인으로서 삶과 과정을 반추하고 그 모습을 사랑해 준 관객들에게 안녕을 고하는 기회다. 2024년 2월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 손유희가 많은 관객과 동료, 문훈숙 단장의 박수를 받으며 떠났다. 그보다 2년 전에는 국립발레단 수석 신승원이 축하 속에 퇴단식을 가졌다. 김리회는 무대 인사 없이 편지 한 장을 남겼다. 김지영, 김주원, 이영철, 이동훈 등과 함께 만든 2000~2010년대 발레 전성기를 기억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의 조용한 은퇴가 아쉽고 씁쓸하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의 은퇴 무대를 떠올리면 서운한 감정이 더 커진다. 2016년 7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드라마발레 ‘오네긴’ 공연이 끝난 뒤였다. 관객들은 빨간 하트와 ‘당케(Danke·고마워요) 수진’이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었다. 입단 30년 만에 떠나는 그에게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은 화려한 퇴단 공연 기회를 주었고, 관객들은 1400개 하트를 보냈다. 그동안 받은 사랑과 마지막 인사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깊이 느꼈을 그다. 11년을 함께한 수석무용수를 그렇게 보낸 발레단에도 고민이 있었을 테지만 결과와 형식으로 보면 여간 서운한 게 아니다. 좋은 이별을 위해서는 떠나보내는 이가 상대에 대한 배려를 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필진을 꾸리면서 그간 서울신문 지면을 장식했던 필자들에게 감사 메일을 보내면서 배려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그동안의 헌신에 합당한 대우와 언어로 이별하는 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다. 최여경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몸짓에 담아낸 혁신과 클래식

    몸짓에 담아낸 혁신과 클래식

    지난해 1059개 무용작(서양·한국·대중)이 2064차례 무대를 장식했고 75만여명이 공연장을 찾았다(1월 14일 기준).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통해 나타난 흐름을 보면 무용 공연은 2021년 671회, 2022년 834회, 2023년 875회, 2024년 900회로 완만한 상승선을 그리다가 지난해엔 가파르게 증가했다. 해외 인기작들을 불러오면서 관객층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올해도 관객들의 눈높이를 더욱 높일 작품들이 펼쳐진다. ●양대 발레단의 레퍼토리 대결 국립발레단은 ‘백조의 호수’(4월 7~12일)로 올해의 문을 연다. 낭만 발레의 정수 ‘지젤’(10월 13~18일), 드라마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11월 10~15일), 연말 스테디셀러 ‘호두까기인형’(12월 12~27일)까지 다채롭게 준비했다. 모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현대 발레 두 작품을 묶은 ‘더블 빌’(5월 8~10일·서울 GS아트센터)에선 영국 로열발레단 상주안무가인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와 현대 발레의 상징적 레퍼토리로 꼽히는 ‘봄의 제전’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봄의 제전’(1913)은 바슬라프 니진스키(초연 안무)부터 모리스 베자르, 케네스 맥밀런, 피나 바우슈 등 당대의 안무가들이 한 번쯤 도전한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은 2014년 한국 초연을 한 글렌 테틀리 버전(1974)을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2026년은 ‘한국 창작발레의 역사부터 클래식 대작까지’로 정리된다. 한국 창작 발레의 상징으로 꼽히는 ‘심청’(5월 1~3일 예술의전당)이 창작 4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으로 돌아온다. 국립극장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른 ‘심청’은 한국 고전과 서양 발레를 조화시키며 전 세계 12개국 40여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예술의전당과 공동기획으로 준비한 ‘백조의 호수’(8월 14~23일)에 이어 ‘고전발레의 교과서’로 불리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10월 2~4일)도 명단에 올렸다. 마린스키 스타일의 화려하고 정교한 연출로 13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받는 작품이다. 천재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의 베자르 발레 로잔(BBL)이 25년 만에 서울을 찾아 상징적 작품 ‘볼레로’, ‘불새’와 함께 아시아 초연작 ‘햄릿’(4월 23~24일 GS아트센터) 등을 선보인다. 명문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으로 국내 초연한다. 5월 16~17일 예술의전당 공연을 전후해 화성예술의전당과 대전예술의전당에서도 공연한다. ●현대무용 ‘아이콘’들의 내한 현대 무용에선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혁신의 아이콘’들이 연이어 내한해 무용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웨인 맥그리거는 국립발레단과 선보이는 ‘인프라’에 앞서 자신의 무용단과 ‘딥스타리아’(3월 27~28일 GS아트센터)를 공연한다. ‘웨인 맥그리거 시리즈’를 기획한 GS아트센터는 최첨단 기술을 무용, 시각예술과 결합한 ‘딥스타리아’와 함께 몸과 기계의 교감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운영한다. GS아트센터는 이어 조각가 코헤이 나와와 안무가 다미앵 잘레가 협업해 장르의 특징을 응축한 ‘플래닛[방랑자]’(6월 25~26일)를 올린다. 28일에는 신작 퍼포먼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LG아트센터 서울은 ‘관객들이 놓쳐서는 안 될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을 시차 없이 소개한다’는 모토에 걸맞게 눈에 띄는 작품들을 세웠다. 독보적인 무용 언어를 구축해온 크리스탈 파이트가 지난해 영국 올리비에상 최우수 무용작품상을 받은 ‘어셈블리 홀’(6월 5~7일)로 첫 내한 무대를 연다. 인간의 내면, 권력과 폭력 같은 주제를 정밀한 군무로 구현했다. 지난해 한국 무용계에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힌 ‘해머’의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이 ‘한여름 밤의 꿈’(6월 12~14일)을 들고 다시 방한한다. 북유럽 백야를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축제를 현대 발레극으로 펼쳐냈다. 2015년 로열 스웨덴발레 초연 당시 건초 더미 위에서 펼쳐지는 폭발적인 군무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발명가이자 혁신가’라는 극찬을 받았다. 에크만은 세종문화회관·서울시발레단 초청으로 ‘선인장(Cacti)’도 올린다. 프란츠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죽음과 소녀’를 공통분모로 ‘캣티’와 크리스티안 슈푹의 ‘죽음과 소녀’(8월 15~1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를 ‘더블 빌’로 묶었다. 에크만의 작품이 유머와 풍자가 어우러졌다면 슈푹의 작품은 특유의 시적인 연출과 음악의 정서가 녹아들어 있다. ●신진 안무가들의 실험적 작품도 국립현대무용단은 신진 안무가 정록이와 정재우의 ‘더블 빌: 머스탱과 개꿈’(4월 3~5일)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여러 작품에서 실력을 입증해온 김보라 안무가의 ‘내가 물에서 본 것’(6월 12~14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객을 만난다. 지난해 한국 초연한 윌리엄 포사이스 안무가의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을 이재영 안무가의 ‘메커니즘’, 정철인 안무가의 ‘비보호’와 엮어 ‘트리플 빌’(10월 2~4일)로 올린다. 두 작품 모두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 제철 돌아온 ‘호두까기’… 어떤 맛으로 즐겨볼까

    제철 돌아온 ‘호두까기’… 어떤 맛으로 즐겨볼까

    공연을 좋아하고 발레를 사랑하는 이들은 마치 의식처럼, 또는 아이들을 위한 연말 선물로, 12월이면 ‘호두까기인형’을 찾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다른 매력의 ‘호두까기인형’을 들고 왔다. 발레리노 김용걸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새롭게 안무한 ‘호두까기인형’이 가세했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2막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했다. 독일의 대문호 에른스트 테어도어 빌헬름 호프만의 단편 ‘호두까기인형과 쥐의 왕’(1816)을 재해석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1844)을 바탕으로 한다. 호두까기인형을 선물받은 마리(또는 클라라)가 왕자로 변한 인형과 환상적인 나라를 여행하는 이야기다. 안무는 차이콥스키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1890)로 성공을 거뒀던 마리우스 프티파가 맡다가 레프 이바노프가 바통을 넘겨받아 완성했다. 이후 게오르게 발란친의 뉴욕시티발레단, 루돌프 누레예프의 로열발레단,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볼쇼이발레단,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등 세계적인 안무가 버전들이 태어났지만 아름다운 장면은 그대로다. 1막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판타지를 그려내고 2막은 테크닉으로 무장해 발레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러시아, 스페인, 아라비아, 중국, 프랑스 등 각국의 특징을 담은 2막 디베르티스망(무용 모음)은 흥미로운 볼거리다. ●국립발레단, 그리고로비치의 원전 국립발레단은 13~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 러시아의 전설적인 안무가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2000년 처음 선보인 뒤 꾸준히 이 버전을 유지하고 있다. 국립발레단만의 특징은 호두까기인형을 어린 무용수가 직접 연기한다는 점이다. 발레단 부설 발레아카데미 학생들이 오디션을 보고 연말 무대에 오른다. 인형처럼 움직이는 귀여운 무용수는 커튼콜에서 주역만큼 큰 박수를 받으며 이날의 스타로 떠오른다. 극의 화자 역할을 하는 드로셀마이어 역시 그리고로비치 버전의 특별함이다. 24명의 무용수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꽃송이를 표현하며 춤추는 1막 피날레 ‘눈송이 왈츠’, 극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리와 왕자의 결혼식 그랑 파드되(2인무)는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다. 마리 역은 박슬기·조연재 등 수석무용수부터 김별·엄나윤·안수연 등 코드르발레(군무 담당 무용수)까지 폭넓게 캐스팅됐다. 엄나윤과 안수연은 이 작품으로 주역 데뷔를 한다. ●유니버설발레단, 마린스키 버전의 각색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17~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오른다. 마린스키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에 각색을 더해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재미는 ‘생쥐군단’과 ‘양치기 소녀의 춤’이다. 1막에선 생쥐들이 익살스러운 애드리브로 관객들에게 재미를 준다. 2막 ‘양치기 소녀의 춤’에서는 어린 무용수들이 양 의상을 입고 등장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퍼포먼스로 무대를 채운다. 완성도 높은 군무로 인정받는 유니버설발레단의 강점은 1막 ‘눈송이 왈츠’와 2막 ‘로즈 왈츠’에서 빛을 발한다.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홍향기·이현준 등 베테랑 조합부터 이유림·이고르 콘타레프, 전여진·임선우 등 신예 커플까지 다양하게 꾸렸다. 장지윤은 이 작품으로 주역 데뷔를 한다. 서울 공연에 앞서 익산예술의전당(11월 22일), 천안예술의전당(11월 28~29일), 이천아트홀(12월 5~6일), 인천문화예술회관(12~13일)에서도 공연을 올린다. ●김용걸, 춤에 집중한 ‘해설 있는 발레’ 아트앤아티스트는 ‘호두까기 인형: 해설이 있는 명품 발레’를 5~13일 서울 이화여대 ECC삼성홀에서 공연한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활약한 스타 발레리노 김용걸 전 교수가 안무와 연출을 맡아 작품의 흐름과 무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김 전 교수는 “이야기의 맥락과 감정은 드로셀마이어가 전달하고, 작품의 핵심인 춤에 집중해 새롭게 꾸몄다”고 설명했다. 무대 장치 대신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으로 만든 미디어아트를 적극 활용해 환상적인 겨울 왕국을 펼친다.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준우승한 발레리노 강경호가 5일 무대에서 2막 그랑 파드되를 선보인다. 유니버설발레단과 뉴질랜드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한 리앙 시후아이, 런던시티발레단 단원 김지민 등 특별출연진도 눈에 띈다.
  • 가벼운 점프와 회전, 여유로운 표정…‘명불허전’ 발레리노 심킨의 시간

    가벼운 점프와 회전, 여유로운 표정…‘명불허전’ 발레리노 심킨의 시간

    19일 국내 첫 전막 발레 소화한 다닐 심킨‘백조의 호수’ 왕자 향해 환호·갈채 쏟아져 남성 발레 무용수에게 서른여덟이라는 나이는 힘과 근육이 예전 같지 않은 현실을 느끼게 하는 시점이다. 점프 동작과 여성 무용수를 들어 올리는 리프트가 많은 고전 발레에서는 특히 관객마저 무용수의 나이를 체감하기도 한다. 러시아 무용수 다닐 심킨은 달랐다. 예닐곱 바퀴 이상을 도는 연속 회전에서나 높은 점프에서나 ‘동작의 정석’을 보여주면서 객석에선 탄성이 나왔다. 그가 고난도 기술을 끝낼 때마다 어김없이 객석에선 박수갈채가 터졌다. 지난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른 유니버설발레단(UBC) ‘백조의 호수’에서 심킨은 처음 국내 전막 주역을 맡아 기량을 과시했다. 심킨은 그동안 갈라 공연으로 여러 번 한국 관객을 만났고 아메리카발레시어터(ABT)가 내한한 ‘백조의 호수’에서 파드트루아(3인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백조의 호수’는 악마의 저주로 낮엔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와 운명적인 사랑을 찾는 지크프리트 왕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 사랑을 흔드는 악마 로트바르트, 그의 딸 흑조 오딜이 등장하며 극을 비극으로 치닫는다.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곡과 벤첼 라이징거의 안무로 1877년 초연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작품이 성공을 거둔 건 1895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마리우스 페티파와 레프 이바노프가 안무한 버전이다. 대체로 이 버전으로 무대에 오르지만 결말은 조금씩 다르다. 대체로 오데트의 죽음과 왕자의 때늦은 후회로 마무리되는 버전, 왕자가 죽음을 택하며 악마가 소멸하는 버전이 주로 무대에 오른다. 2000년대 들어 왕자가 오데트와 백조들의 도움으로 로트바르트에 대항해 마법을 깨뜨리는 ‘희망적인 버전’도 오른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죽음도 불사하는 버전이다. ‘공중에서 가장 행복한 무용수’로 불리는 심킨은 앞선 인터뷰에서 ‘백조의 호수’에서는 캐릭터 표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이 작품에선 기술을 오히려 조절하고 억눌러야 한다”고 했지만 이 공연에서 그는 기량도 한껏 드러냈다. 명확한 표정 연기로 슬픔과 고뇌, 사랑과 환희 같은 감정이 그대로 전달됐다. 점프 동작 중 하나인 주테가 높고 양다리가 깔끔한 일(一)자로 벌어지며 안정적인 착지까지 유연하게 이어지면서 우아함을 보여주었다. 한 다리를 들어 빠르게 여러 번 회전하는 피루에트를 연속으로 하면서도 회전축이 기울어지지도 않은 채 서서히 멈추면서 감탄을 불렀다. 오데트·오딜 역을 맡은 홍향기(36)도 ‘믿고 보는 향기리나(홍향기+발레리나)’답게 처연한 백조와 매혹적인 흑조로 다양하게 변신했다. 특히 2막 무도회 장면에서 32회전 푸에테(한쪽 다리를 휘젓는 회전 동작)를 선보이며 큰 박수를 받았다. ‘백조의 호수’에는 신스틸러가 여럿이다. 이날 공연에서 어릿광대 역을 맡은 김동우도 활기를 주는 역할인데다 산뜻한 점프와 회전으로 환호를 불렀다. 로트바르트 역할을 한 알렉산드르 세이트칼리예프도 묵직하면서도 화려한 동작으로 시선을 끌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강점인 백조의 군무도 탄성을 자아냈다. “군무가 너무 멋져서 2~4층에서 봐도 좋았다”거나 “점점 더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의상을 새로 제작했다. 색상은 더욱 선명해졌고, 장식이 화려해졌다. 여성 무용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살랑거리는 치맛단이 곡선미를 더한다. 휘황찬란한 2막 무도회 무대장식에 아름다운 의상이 어우러져 호화로운 왕실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스페인·헝가리·나폴리 춤 등 다양한 민속춤을 선보이면서 시각적 즐거움이 더욱 커졌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23~27일 공연을 남겨놨다. 심킨은 23일 홍향기와 한 차례 더 호흡을 맞추고, 이유림-콘스탄틴 노보셀로프(24·27일), 강미선-이현준(25일), 홍향기-임선우(26일 낮공연), 전여진-이동탁(26일 저녁공연)이 각각 페어를 이뤄 무대에 오른다.
  • ‘3연속 540도 회전’ 발레리노… “백조의 호수, 기술보다 표현”

    ‘3연속 540도 회전’ 발레리노… “백조의 호수, 기술보다 표현”

    “이번엔 캐릭터 표현에 초점 맞출 것첫 지점과 다른 시선 회전 마무리”한국 팬 위한 새로운 기술도 예고 러시아 발레리노 다닐 심킨(38)은 ‘공중에서 가장 행복한 무용수’, ‘21세기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로 불린다. 발레 무용수인 부모에게 교육을 받았고, 10대 때 여러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2006년 오스트리아 빈국립발레단에 입단한 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와 독일 베를린국립발레단에서 활약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돈키호테’의 주역 바질 역을 맡으며 처음으로 3연속 540도 회전을 보여 준 그는 전설의 발레 무용수로 추앙받는 바리시니코프(77)의 재림으로도 여겨졌다. 심킨이 오는 19~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무대에 지크프리트 왕자 역으로 오른다. 그동안 국내에선 갈라 공연으로만 무대에 올랐던 그가 처음 전막 공연에서 주역을 맡아 19일과 23일 발레리나 홍향기와 호흡을 맞춘다. 고전발레 명작 ‘백조의 호수’는 지크프리트 왕자와 저주에 걸린 오데트 공주의 이야기로, 1877년 초연한 이후 전 세계에서 공연되며 다양한 버전의 결말이 나왔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심킨은 “발레단 작품마다 자신을 새롭게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백조의 호수’에서는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고 열정을 찾으려는 데서 저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노’(No)라는 대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는 지크프리트의 모습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점프와 회전 기술로 유명하지만 ‘백조의 호수’에서는 캐릭터 표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심킨은 “이 작품에선 기술을 오히려 조절하고 억눌러야 한다”면서 “작품의 큰 그림, 지크프리트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첫 지점과는 다른 시선으로 회전을 마무리하는 특별한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여 한국 팬들을 위한 장면도 예고했다. 특정 발레단에 몸담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때문에 전막 공연보다는 갈라 공연 무대에 많이 오르는 심킨은 “이번에 발레단과 전막 공연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스튜디오심킨이라는 제작사를 설립해 다양한 무용 협연과 미디어 사업도 하고 있다.
  • 전민철, 새달 러 마린스키 발레단 주역 데뷔

    전민철, 새달 러 마린스키 발레단 주역 데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발레리노 전민철(21)이 다음달 첫 주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마린스키 극장과 사단법인 케이글로벌발레원은 26일 전민철이 현지 시간으로 새달 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열리는 ‘라 바야데르’에 솔로르 역으로 출연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4일에는 ‘백조의 호수’ 1막에서 왕자의 친구 3명이 추는 ‘파드트루아’를 선보인다. ‘라 바야데르’는 인도 힌두 사원을 배경으로 무희 니키야와 젊은 전사 솔로르, 공주 감자티의 삼각관계를 다룬 작품이다. 전민철은 지난해 유니버설발레단이 올린 ‘라 바야데르’에서 솔로르 역을 맡기도 했다. 전민철은 선화예중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다가 지난해 마린스키 발레단 오디션에 합격했고, 지난 12일 러시아로 출국했다. 한국인 무용수가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것은 김기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공연에는 마린스키 발레단의 게스트 아티스트 자격으로 출연한다. 공연 후 비자 발급 절차가 끝나면 솔리스트로 발레단에 정식 등록될 예정이다. 전민철은 “어릴 적부터 꿈꿔 온 마린스키 극장 무대에 드디어 설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 발레 공연에 등장한 태극기…몸짓으로 피어난 안중근의 삶

    발레 공연에 등장한 태극기…몸짓으로 피어난 안중근의 삶

    “코레아 우라! 우라! 우라!”(대한제국 만세! 만세! 만세!) 무대 위 결연한 표정으로 암살 임무를 마친 무용수의 외침이 울려 퍼지자 객석에서 장중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발레 공연에서 무용수가 멋진 동작을 마쳤을 때 나오는 것과는 결이 다른, 조국의 독립을 위해 뜨겁게 살아낸 안중근(1879~1910) 의사에게 보내는 박수였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이 숙연해지는 장면에서 빛난 청년의 단단한 의지가 공연장을 형언할 수 없는 웅장한 감동으로 채웠다. 안중근의 삶을 몸짓으로 풀어낸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15일 개막했다. 올해 광복 80주년과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를 맞아 국가보훈부가 후원하고 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의 주최로 같은 공연장에 약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작품 자체로도 올해 10주년을 맞은 터라 이번 공연이 더 특별했다. 작품은 안 의사의 유언인 “대한독립의 함성이 천국까지 들려오면 나는 기꺼이 춤을 추면서 만세를 부를 것이오”에서 영감을 얻어 2015년 창작됐다. 혈혈단신 이토 히로부미(1841~1909)를 저격한 뒤 사형을 선고받고 죽을지언정 결코 목숨을 구걸하지 않았던 안 의사의 꼿꼿했던 삶과 철학이 담긴 작품이다. 2021년에는 예술의전당 재제작사업으로 선정됐고 지난해와 올해 국가보훈부의 후원으로 CJ토월극장에서 선보였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1910년 2월 14일 뤼순감옥에 갇힌 안중근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짧고 굵은 장면이지만 감정선을 짙게 드러내며 작품 전체에 이어질 비극을 예감케 한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과거 회상이 이어진다. 안중근이 아내 김아려와 결혼하고 두 사람의 파드되(2인무)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장면은 시대의 아픔을 짊어지기 전 평범하고 행복했을 날들을 뭉클하게 전한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이후 이토의 통감취임 축하연, 러시아 연해주 의병부대활동, 안중근의 꿈, 단지동맹 장면을 거쳐 하얼빈 의거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연달아 쏟아내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장면마다 등장하는 절도 넘치는 군무는 발레 작품으로서의 예술성을 극대화한다. 시대상이 잘 드러나는 근대식 의상을 입고 무용수들이 춤추는 모습은 고전 발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다시 뤼순감옥. 사형을 선고받은 안중근과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들이 켜켜이 쌓이며 관객들도 숨을 죽이고 지켜보게 된다. 어두운 시대를 관통한 찬란한 빛과도 같았던 안 의사의 삶과 억울한 판결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죽음을 받아들인 비장한 마무리가 오래 지워지지 않을 여운을 남긴다. 시대의 영웅이자 한 인간으로서 말로 다 전할 수 없던 감정들이 몸짓으로 피어나 뜨거운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발레 장르에 맞게 역사적 사건을 춤으로 잘 표현해내면서 수준 높은 국산 창작 발레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남성 무용수가 서사의 중심인 것도 다른 발레 작품과는 색다른 요소고 조명, 영상미 등 무대 연출 역시 탄탄하게 구성된 덕에 몰입감도 상당하다. 어두운 시대가 지닌 정서를 풍성하게 빚어내는 음악까지 관객들을 사로잡을 여러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다. 특별히 이날 공연은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가 남녀 주인공으로 함께해 팬들에게도 화제였다. 안중근 역을 맡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은 “위인이시다 보니 고민도 많았다. 하나하나 그분을 생각하면서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김아려를 맡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는 “예전에 동탁이가 이 공연을 하는 걸 보고 꼭 같이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번에 같이하게 됐다”면서 “안중근을 표현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감정이 차올라 옆에서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인 두 사람이 같은 무대에 선 게 이날이 처음이었지만 오래전부터 같이했던 사이처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국가보훈부는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에 국가유공자와 유족, 군인·경찰·소방관 등 제복근무자,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 위원, 2030자문단 등을 초청해 의미를 더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광복 80주년과 순국 115주기를 맞아 안중근 의사님의 숭고한 생애와 독립정신, 평화사상을 창작발레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이 조국독립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셨던 의사님과 애국선열들의 뜻을 기억하고 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안중근 의사의 나라 사랑 정신은 독립을 염원하는 우리 민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고 일제강점기 내내 한국 독립운동의 횃불이자 이정표였다”면서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애국선열들의 평화정신과 국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본받아 건강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16일에도 공연이 이어진다. 이날은 안중근 역에 윤전일, 김아려 역에 장윤서가 나선다.
  • ‘발레’ 익숙하거나 더 힘차거나 매혹적이거나

    ‘발레’ 익숙하거나 더 힘차거나 매혹적이거나

    익숙하면서도 신선하게. 새해 다채로운 발레 공연이 더 힘차고 매혹적인 몸짓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공연계에 따르면 국립발레단은 새해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카멜리아 레이디’ 전막을 국내 발레단 최초로 무대에 올린다. 노이마이어의 대표 안무작인 동시에 국립발레단 단장이자 예술감독인 강수진이 현역으로 활동하던 당시 대표작이기도 하다. 강수진은 이 작품으로 동양인 최초로 무용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춘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주인공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의 비극적인 사랑을 프레데리크 쇼팽의 곡을 사용해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하게 풀어냈다고 평가된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드라마 발레’의 정수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섬세한 안무로 등장인물의 감정을 얼마나 깊이 있게 전달하는지가 핵심이다. 오는 5월 7~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컨템포러리 발레 작품도 준비 중인 국립발레단은 강남구 역삼동에 새롭게 개관하는 GS공연장에서 6월 26~29일 현대 발레의 거장 이르지 킬리안의 작품 세 편을 묶은 ‘킬리안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킬리안 프로젝트는 그의 대표작인 ‘포가튼 랜드’(잃어버린 땅), ‘폴링 에인절스’(타락 천사), ‘젝스 텐체’(여섯 개의 춤)로 구성됐다. 이 중 ‘폴링 에인절스’는 국내 처음 선보이는 안무로 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리즘 음악에 맞춰 8명의 여성 무용수가 당당함, 불안함, 취약함, 열등감, 유머 등의 다양한 감정을 동시에 무대 위에 펼친다. 이 밖에도 지난해 사랑받았던 노이마이어의 ‘인어공주’가 완성도를 높여 여름인 8월 13~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유니버설발레단은 6월 13~1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춘향’을 선보인다. 대한민국발레축제 공식 초청작으로 한국 고전문학 춘향전의 이야기에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덧댄 창작 발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7월 19~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고전 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도 공연한다.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쌍두마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이 겹치기도 하는데, 서로 비교하는 재미도 있겠다. ‘낭만 발레의 꽃’으로 불리는 ‘지젤’은 유니버설발레단이 4월 18~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국립발레단은 같은 공연장에서 11월 12~16일 각각 선보인다. 스테디셀러 ‘호두까기인형’은 올해도 연말을 장식할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은 12월 13~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은 12월 18~30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은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유니버설발레단은 바실리 바이노넨의 버전으로 관객과 만난다. 마포문화재단은 2월 14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프란츠 리스트의 밤’을 준비하고 있다. ‘발레 아이돌’로 불리며 세계적인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에 입단하는 발레리노 전민철이 리스트의 ‘사랑의 꿈’에 맞춰 안무를 펼친다. 그의 스승인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해설도 곁들여지며 발레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 더 다가가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역동적 동작의 순수 안무 즐겨볼까…무대 효과의 동화적 분위기는 어때

    역동적 동작의 순수 안무 즐겨볼까…무대 효과의 동화적 분위기는 어때

    발레계의 크리스마스 전쟁이 돌아왔다. 국내 간판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올해도 나란히 성탄절 대표 레퍼토리인 ‘호두까기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연말 시즌 아이콘인 ‘호두까기인형’은 두 발레단뿐 아니라 올해 첫 내한 공연에 나선 독일 로열 클래식 발레단과 서울시발레시어터, 와이즈발레단 등도 선보인다. 이 작품은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곡을 쓰고 전설적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탄생시킨 고전 발레의 대표작으로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더불어 차이콥스키의 3대 명작으로 꼽힌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14~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이 작품을 올린다.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초연한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안무 버전이다. 제임스 터글과 이병욱의 지휘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닮은 듯 다른 국립·유니버설발레단 무대 창단 4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은 19~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김광현이 지휘하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리틀엔젤스예술단의 합창을 더해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안무가인 바실리 바이노넨의 개정판을 선보인다. 똑같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지만 두 발레단의 공연은 안무가에 따라 설정이 다르고 지향하는 발레의 포인트도 달라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비교해 보는 재미가 크다. 국립발레단은 주인공 이름이 마리이고 어린 무용수가 호두까기인형을 연기한다. 유니버설발레단 무대의 주인공은 클라라이고 실제 목각인형이 나온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이 마임을 최소화해 역동적인 동작이 돋보이는 순수 발레에 집중한 정통 발레 공연이라면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은 마임과 다채로운 무대 효과에 동화적 느낌이 돋보인다. 두 무대 모두 주역 발레리나의 기교와 군무, 화려한 무대 디자인, 역동적이고 짜임새 있는 전개로 호평받는다. 예매 전쟁도 뜨겁다. 국립발레단은 2000년 국내 초연 이후 20년 넘게 전석 매진 기록을 이어 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올해까지 4년 연속 세종문화회관과 공동 주최하는데 지난 3년간 11만명이 넘는 관객 동원으로 막강한 흥행 보증수표 역할을 해 왔다. ●흥겨운 커튼콜…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호두까기인형’의 숨은 재미는 ‘커튼콜’이다. 다른 발레 공연과 달리 크리스마스 축제다운 흥겨움을 선사한다. 국립발레단은 전 출연진이 객석과 교감하며 오케스트라의 캐럴 연주에 맞춰 함께 노래하고 박수 치는 꽤 긴 커튼콜로 유명하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커튼콜도 ‘메리 크리스마스 앤드 해피 뉴 이어’를 적은 표지판 앞에서 관객들과 함께 캐럴을 부르고 출연진이 왈츠를 추는 재미난 무대를 선보인다.
  • “완벽한 ‘파드되’ 상상하니 설레”… 발레계 두 스타, 14년 만의 해후

    “완벽한 ‘파드되’ 상상하니 설레”… 발레계 두 스타, 14년 만의 해후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주연役내일부터 예술의전당 무대 올라시즌 중에도 국내 무대 향한 열정 “우주 대스타와 같이 공연한다고 발레단 동료들에게 자랑하고 왔어요. 기민이를 존경하는 무용수들이 주변에 정말 많아요. 완벽한 파드되(2인무)를 상상하니 저도 오랜만에 설렙니다. ” 세 살 위 누나의 칭찬 세례에 옆에 앉은 동생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곧바로 말을 이어받았다.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같이 춤추자고 따라다닌 누나예요. 2009년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로 처음 누나와 한 무대에 섰을 때 또래 남자 무용수들이 질투를 많이 했었죠. 이번 공연도 누나 춤에 방해되지 않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 27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최고무용수) 박세은(35)과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32)은 친남매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두 사람은 30일부터 새달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출연차 한국에 왔다. 이들이 파트너로 함께 춤추는 것은 2010년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이후 14년 만이다. 두 사람은 이듬해 세계 최고 명문 발레단에 나란히 입단해 무용계 최고 영예인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하는 등 스타 무용수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둘의 듀엣 무대를 볼 기회는 없었다.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인도의 황금 제국을 배경으로 힌두 사원의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 솔로르를 사랑한 공주 감자티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박세은은 니키아를, 김기민은 솔로르를 연기한다.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가 원전이지만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각각 마린스키발레단 버전과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색깔이 다소 다르다. “마린스키 버전은 2막에서 니키아가 죽을 때 솔로르가 포옹하면서 끝나는데 그리고로비치 버전은 솔로르가 감자티를 따라서 도망가요. 기민이에게 전화해서 ‘너는 어떻게 할 거니’ 물어봤더니 무대에서 느낌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자기만의 해석이 있구나 싶어서 참 멋있다고 생각했어요.”(박세은) “정해진 안무는 있지만 무용수들에게 열려 있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작품마다 항상 캐릭터를 새롭게 연구합니다. 춤을 많이 출수록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죠.”(김기민) 김기민은 “니키아는 내면의 연기와 함께 테크닉이 정말 뛰어나야 한다”며 “점프력과 긴 팔다리 등 무용수가 바라는 모든 장점을 갖춘 세은 누나는 타고난 니키아”라고 했다. 이에 박세은은 “기민이의 솔로르는 객석에서 보면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상상 그 이상이다. 시험 답안지를 아는 후배랑 춤추는 느낌이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며 웃었다.소속 발레단의 시즌 공연이 한창인 바쁜 시기이지만 “이 공연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열정으로 짬을 냈다는 두 사람은 앞으로 기회 닿는 대로 국내 전막 발레 무대에 자주 서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 [인터뷰]‘라 바야데르’로 14년 만에 해후…세계 발레 스타 박세은·김기민

    [인터뷰]‘라 바야데르’로 14년 만에 해후…세계 발레 스타 박세은·김기민

    “우주 대스타와 같이 공연한다고 발레단 동료들에게 자랑하고 왔어요. 기민이를 존경하는 무용수들이 주변에 정말 많아요. 완벽한 파드되(2인무)를 상상하니 저도 오랜만에 설렙니다. ” 세 살 위 누나의 칭찬 세례에 옆에 앉은 동생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더니 곧바로 말을 이어받았다.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같이 춤추자고 따라다닌 누나예요. 2009년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로 처음 누나와 한 무대에 섰을 때 또래 남자 무용수들이 질투를 많이 했었죠. 이번 공연도 누나 춤에 방해되지 않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 27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최고무용수) 박세은(35)과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32)은 친남매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오는 30일부터 새달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출연차 한국에 왔다. 이들이 파트너로 함께 춤추는 것은 2010년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이후 14년 만이다. 두 사람은 이듬해 세계 최고 명문 발레단에 나란히 입단해 무용계 최고 영예인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하는 등 스타 무용수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둘의 듀엣 무대를 볼 기회는 없었다.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인도의 황금 제국을 배경으로 힌두 사원의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 솔로르를 사랑한 공주 감자티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박세은은 니키아를, 김기민은 솔로르를 연기한다.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가 원전이지만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각각 마린스키발레단 버전과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색깔이 다소 다르다. “마린스키 버전은 2막에서 니키아가 죽을 때 솔로르가 포옹하면서 끝나는데 그리고로비치 버전은 솔로르가 감자티를 따라서 도망가요. 기민이에게 전화해서 ‘너는 어떻게 할 거니’ 물어봤더니 무대에서 느낌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자기만의 해석이 있구나 싶어서 참 멋있다고 생각했어요.”(박세은) “정해진 안무는 있지만 무용수들에게 열려 있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작품마다 항상 캐릭터를 새롭게 연구합니다. 춤을 많이 출수록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죠.”(김기민) 김기민은 “니키아는 내면의 연기와 함께 테크닉이 정말 뛰어나야 한다”면서 “점프력과 긴 팔다리 등 무용수가 바라는 모든 장점을 갖춘 세은 누나는 타고난 니키아”라고 했다. 이에 박세은은 “기민이의 솔로르는 객석에서 보면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상상 그 이상이다. 시험 답안지를 아는 후배랑 춤추는 느낌이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며 웃었다. 소속 발레단의 시즌 공연이 한창인 바쁜 시기이지만 “이 공연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열정으로 짬을 냈다는 두 사람은 앞으로 기회 닿는 대로 국내 전막 발레 무대에 자주 서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40년 역사 디딤돌 삼아 날아오르길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40년 역사 디딤돌 삼아 날아오르길

    온갖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부엌 아궁이의 재로 뒤덮여 ‘재’를 뜻하는 이름을 얻게 된 ‘신데렐라’. 새엄마와 이복언니들의 구박에 지쳐 서러움이 북받치자 빗자루를 들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신데렐라를 맡은 문훈숙은 남루한 옷차림에도 춤추는 자태만큼은 여느 공주보다 우아하다. 요정의 도움으로 대변신을 한 신데렐라는 호박마차를 타고 무도회에 가서 왕자를 만나고 함께 사랑의 왈츠를 춘다. 왕자 역의 1m 88㎝의 훤칠한 패트릭 비셀은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수석무용수답게 공중으로 높이 솟구쳐 무대를 장악하고 능숙한 솜씨로 완벽한 연기를 펼친다. 지금 봐도 손색없을 이 작품은 40년 전인 1984년에 유니버설발레단이 올린 창단공연이었다. 서양예술인 발레가 한국에 뿌리내려진 것은 1940년대였다. 이후 1962년에 국립발레단, 1976년에 광주시립발레단이 창단되는 등 공공발레단을 중심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과 함께 선보인 무대는 당시 한국발레와 비교했을 때 그야말로 차원이 달랐다.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준 ‘넘사벽’의 무대였다고 기억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한국 발레사에서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가. 발레단의 모체인 선화예술중고등학교는 1974년 설립 당시부터 외국인 교사를 초빙해 전문적으로 발레교육을 실시했으며 학생 중 일부는 해외 유수 발레학교로 유학을 보냈다. 이렇게 배출된 발레무용수들을 주축으로 외국인 교사였던 에이드리엔 델러스가 발레단 초대 예술감독을 맡았다. 델러스는 ‘신데렐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발레로 손꼽히는 ‘심청’ 등 명작들을 안무했다.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발레의 대모’라고 불리게 된 까닭이다. 창단 초기부터 발레 스타 발굴, 해외 공연 진출, 해외 레퍼토리 라이선스 도입, 발레 대중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 등 직업발레단으로서 갖춰야 할 면모를 선구적으로 보여 줬다. 이는 국립발레단에도 큰 자극이 됐고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됐다. 두 발레단은 오늘날까지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한국발레의 발전을 이끄는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이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발레단으로서 불혹의 나이를 맞았다. 종교 재단의 재정적 후원 덕에 조직적 변화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올 수 있었고, 문훈숙 단장은 주역으로 시작해 무용수 은퇴 후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왔다. 지난달 성황리에 막을 내린 ‘라 바야데르’까지 40돌을 기념한 올해 시즌을 지켜보며 발레단의 예술적 가치를 새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초기와는 달리 이제는 국공립에 비해 재정적으로 열악해진 단체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발레 애호가들의 바람이 사회 전반의 지지로 이어져 종교 재단의 지속적인 지원은 물론 공공 지원의 확대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공립과 민간의 생산적 경쟁이 이어져 한국 발레가 한층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숲속에 잠든 미녀, 깨어보니 노들섬…동화보다 더 낭만적인 가을밤

    숲속에 잠든 미녀, 깨어보니 노들섬…동화보다 더 낭만적인 가을밤

    가을밤이 그윽하게 깊어가는 하늘 아래 화려하게 무대가 빛났다. 우아하게 사랑을 표현해내는 무용수들을 보면 유럽 어느 도시에 와있나 싶은데 한강 옆을 지나는 지하철 소리가 서울임을 문득문득 일깨웠다. 서울의 가을밤이 이토록 낭만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황홀한 시간이었다. 12~13일 서울 일몰 명소인 노들섬에서는 특별한 무대가 마련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이 고전발레 명작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선보인 것이었다.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이 2022년부터 노들섬에서 개최해온 ‘한강노들섬클래식’ 행사로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해 ‘백조의 호수’에 이어 올해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화려하고 다양한 발레 안무로 이뤄져 ‘고전 발레의 교과서’로 불린다. 주인공 오로라 공주 역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와 솔리스트 이유림이 맡았고 수석무용수 이동탁과 콘스탄틴 노보셀노프가 데지레 왕자 역으로 출연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외에도 와이즈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소속 무용수가 함께 무대에 올라 성대한 발레 축제를 완성했다. 공주가 마녀의 저주에 빠져 깊이 잠들었다가 왕자의 키스로 깨어난다는, 동화의 정석과도 같은 줄거리가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몸짓으로 표현되며 이야기가 가진 낭만을 극대화했다.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동화책 같은 무대였다. 노들섬에서 선보인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야외 공연인 만큼 날씨 변수가 중요했지만 모두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가을밤의 날씨가 찾아온 덕에 관객들이 작품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특별히 이번 공연을 위해 유니버설발레단은 중간휴식을 없애 공연 시간을 기존 125분에서 95분으로 줄였다. 클래식 발레 작품에 필수인 다양한 무대 소품은 최소화하고 대형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연출 등 기존과는 다르게 변화를 줬지만 이대로도 충분할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이 완성됐다. 특히 LED 영상은 실물 소품 못지않게 웅장한 감동을 주는 동시에 무대 전환을 빠르게 이끌면서 효용가치를 제대로 보여줬다. 1막이 동화 속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며 환상에 젖어 들게 했다면 2막에서는 여러 무용수가 무대에서 각자 준비한 춤을 선보이며 발레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공주를 축복하는 요정들과 페로의 동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화려한 춤을 선보일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오로라 공주와 데지레 왕자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이번 공연의 낭만을 절정에 이르게 하는 하이라이트였다. 발레 작품을 선보였던 무대는 오는 19~20일 오페라 무대로 바뀐다. 지난해 ‘세비야의 이발사’에 이어 올해는 ‘카르멘’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가을밤의 아름다움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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