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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권 걸린 스페인 조기 총선… 반세기 만에 극우 연정 등장하나

    정권 걸린 스페인 조기 총선… 반세기 만에 극우 연정 등장하나

    정당 지지율, 보수 34%·극우 18%집권 좌파 연합은 합쳐도 31% 불과산체스, 트럼프 대립으로 반등 기대반이민 정서는 야권에 힘 보탤 듯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 이주민 사태에 이어 대규모 주택난 항의 시위까지 잇단 악재로 궁지에 몰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유럽 전역에서 극우·우파가 세를 넓히는 가운데, 다음 달 29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선거를 계기로 스페인에도 우파 연립정부가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폴리티코 유럽판이 종합한 여론조사 추이에 따르면, 유럽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로 꼽히는 산체스 총리가 2018년 집권 이후 8년 만에 실각하고 우파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달 26일 기준 정당 지지율은 보수 성향의 국민당(PP)이 약 34%로 선두를 달렸고,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PSOE)이 26%, 극우 복스가 18%로 뒤를 이었다. 사회노동당의 연정 파트너인 좌파 연합 수마르는 5%에 그쳤다. 국민당은 단독 과반 확보가 어려워 복스와 손잡고 연정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복스가 연정에 참여하면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 사망으로 독재 정권이 막을 내린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중앙정부에 입성하게 된다. 복스가 최근 3년간 각종 선거에서 세를 불려온 만큼 이 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도 상당히 옅어졌다는 평가다. 산체스 총리가 불리한 판세 속에서도 도박에 가까운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주택 위기로 폭발한 분노 민심이 우파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으리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앞서 87세 여성이 강제 퇴거당한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촉발되자 정부는 주택난 긴급 대책 법령을 마련했으나, 야권의 반대로 의회에서 부결됐다. ‘트럼프 효과’도 산체스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폴리티코는 스페인 선거가 전통적으로 외교보다 지역 현안에 좌우됐으나, 산체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충돌할 때마다 그의 지지도가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각종 악재로 수세에 몰린 산체스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립각은 오히려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 7월 말 모로코와 국경을 맞댄 자치도시 세우타에 7만명이 넘는 이주민이 한꺼번에 몰려든 사태로 확산한 반이민 정서는 야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주민 대부분은 모로코로 돌아갔으나 산체스 정부의 국경 관리 실패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야권은 정부의 이민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으나, 정부는 이민이 스페인 경제 성장의 동력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산체스 총리의 부인과 측근들이 부패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 브라질 ‘쿠데타 혐의’ 전 대통령 세 아들 모두 선거 승리

    브라질 ‘쿠데타 혐의’ 전 대통령 세 아들 모두 선거 승리

    브라질의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 속에 ‘극우’ 보우소나루 가문의 장남이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오는 25일 결선 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80) 대통령과 맞붙는다.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은 5일 전날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자유당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45) 상원의원이 득표율 47.03%를 얻어 45.16%를 기록한 룰라 대통령을 앞섰다고 밝혔다. 브라질 대선은 득표율 50% 이상을 기록한 후보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통해 승자를 가리게 된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1.8%포인트 차이로 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과 차남은 상원의원에, 막내아들은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일가 전체가 예상 밖의 승리를 거뒀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네 아들을 뒀는데 아버지의 쿠데타 혐의와 관련해 실형을 받고 미국에 도피 체류 중인 삼남을 빼면 모두 선거에서 이겼다. 보우소나루 가문의 약진은 브라질 국민이 치솟는 물가와 불안한 치안에 지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보우소나루 의원을 백악관에서 만나 ‘조국을 사랑하는 똑똑한 젊은이’라고 칭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아버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적 지지를 받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을 여성 이름인 ‘룰루’라고 부르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그가 이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자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브라질 범죄집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당선되면 건강 문제로 교도소가 아닌 가택에 연금된 상태인 아버지를 당장 석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선거 개입 시도를 경고했던 룰라 대통령은 1차 투표 패배 직후 “우리는 결선 투표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4선에 도전 중인 룰라 대통령은 선거 직전인 지난달 말 온라인 도박 금지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브라질 경제를 좀먹는 가계 부채의 주범으로 지목된 도박을 금지해 서민층의 여론 집결을 노렸지만, 되레 역풍을 맞은 셈이 됐다. ‘남미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의원의 승리를 가장 먼저 축하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메리카 대륙 시민들은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면서 룰라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남미를 ‘미국의 뒷마당’으로 여긴다고 평가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2기 집권 이후 7번의 남미 대선에서 모두 우파 후보들이 이겼다고 내세운다. 보우소나루 일가의 재집권으로 브라질에도 우파 정부가 출범할 경우 남미의 좌파 정부는 멕시코, 우루과이, 과테말라, 쿠바, 니카라과 등 5개만 남는다.
  • 브라질 대선, 극우 왕조가 ‘기선제압’

    브라질 대선, 극우 왕조가 ‘기선제압’

    보우소나루 장남, 룰라 누르고 1위부인·차남 상원… 막내는 하원 당선룰라, 예상 밖 고전… “새 선거 시작”보우소나루 “ 노동당 시대의 종말” 4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PL) 후보가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브라질 극우·우파를 상징하는 ‘보우소나루 정치 왕조’가 상원 선거 등에서 동시에 당선되며 중남미 최대 경제·인구 대국까지 ‘블루타이드’(우파 연쇄 집권)에 합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은 5일 전날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47.03%를 얻어 노동자당(PT) 소속으로 4선에 도전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45.16%)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결선투표제에 따라 이들 1·2위 후보는 결선투표일인 25일 마지막 진검승부를 갖게 됐다. 이번 대선은 극심한 정치 양극화 속에 치러지며 결선까지 갈 것으로 이미 예상됐다. 하지만 직전 여론조사에서 밀렸고, 최근 부패 혐의로 입건까지 된 보우소나루 후보가 ‘남미 좌파 대부’ 룰라 대통령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변으로 여겨진다. 5600만여표를 얻은 보우소나루 후보의 이번 1차 득표수가 부친이 당선된 2018년과 2022년 대선 득표수를 넘어섰다는 점도 주목된다. BBC는 “1차 투표에서 탈락한 군소 후보 중 일부가 우파로 분류된다”며 이들의 표가 결선에서 보우소나루에게 옮겨갈 가능성을 예상했다. 부친 보우소나루는 직전 대선 패배 직후 쿠데타를 시도한 혐의로 수감됐지만, 그 일가의 영향력은 이번 선거 곳곳에서 재확인됐다. 장남이 1위로 대선 결선으로 향한 가운데 부인인 미셸과 차남인 카를로스는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선거에서 당선됐고, 막내아들 자이르 헤난도 하원의원으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또 측근인 타르치시오 드 프레이타스는 브라질 최대 인구 도시 상파울루 주지사 재선에 성공하며 지방권력에서도 보우소나루 가문의 영향력이 확인됐다. 반면 룰라 대통령의 예상 밖 고전은 경제 위기와 치안불안 등이 누적된 데 따른 유권자들의 불만이 표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견제와 더불어 서민층 지지를 얻기 위해 추진한 온라인 도박 금지가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도 있다. 룰라는 “내일부터 새로운 선거가 시작된다”며 3주 뒤 결선을 준비하고 나섰지만, 주변 친미 우파 정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보우소나루를 상대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아버지 보우소나루’와 맞붙었던 직전 대선의 결선 득표율 차이는 브라질 대선 역사상 가장 적은 1.8%포인트에 불과했는데, 이번 결선은 그보다 더 초접전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이번 선거 결과가 “노동당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며 결선에서도 승리를 확신했다. 보우소나루가 최종 당선되면 중남미는 멕시코를 제외하고 주요국 전반이 우파가 집권하게 돼 트럼프 행정부와 더불어 아메리카 대륙 전체가 거대한 ‘우파 벨트’로 묶이게 된다.
  • 윤상현 “李대통령, 거친 SNS 정치...게시물 수 아닌 무거운 책임감 필요”

    윤상현 “李대통령, 거친 SNS 정치...게시물 수 아닌 무거운 책임감 필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미디어(SNS) 정치에 대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게시물이 아니라 더 무거운 책임감”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의 엑스(X) 정치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엑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직접 대응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상대국과 사실관계나 입장 차이가 있다면 따질 것은 분명히 따져야 한다”면서도 “외교 채널을 통한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직접 강도 높게 압박하는 방식이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 외교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좌아하게’ 게시물에 대해선 “대통령의 한마디는 지지층만 듣는 말이 아닌, 국민 모두와 국제사회가 지켜본다”며 “진영을 연상시키는 언어도, 외교 현안을 둘러싼 거친 엑스 설전 그만하라”고 했다. 좌아하게는 우아하게를 변형한 표현이다. 우파를 상징하는 ‘우(右)’를 좌파를 상징하는 ‘좌(左)’로 바꾼 것이다. 윤 의원은 “대통령이 SNS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지만, 대통령의 말은 개인 정치인의 SNS와는 무게가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SNS에서의 설전이 아니다”라며 “치솟는 물가와 집값, 일자리 걱정에 하루하루 버티는 국민의 삶을 챙기고, 흔들리는 민생과 안보를 안정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 세 넓히는 프랑스 극우당… 사상 첫 상원 교섭단체 결성

    내년 4월 프랑스 대선에 출마하는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하원의원이 소속된 국민연합(RN)이 27일(현지시간) 상원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대선을 7개월 앞두고 후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르펜 의원에게 대통령 도전을 위한 디딤돌이 마련된 셈이다. AFP통신은 28일 RN이 이번 선거에서 9석을 얻어 2023년 확보한 3석을 합쳐 12석이 됐다고 보도했다. 동맹 세력인 공화국우파연합(UDR)에서도 2명이 당선돼 모두 14석의 교섭단체를 꾸리게 됐다. 상원 교섭단체 구성 요건은 최소 10석이다. 2014년 처음으로 상원 의석 2석을 얻었던 RN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성과로 2024년 조기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RN이 명실상부한 수권 정당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르펜 의원은 이날 엑스를 통해 “상원에서 처음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은 역사적인 승리이자 중대한 이정표”라며 “이번 결과는 우리의 기대 이상이며 전국적인 RN의 성취를 확인해 준다”고 밝혔다. 이어 “상원 의원들은 몇 달 남지 않은 대선에서 중요한 전달자 역할을 하고,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펜은 정치자금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4번째 대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RN은 1972년 르펜의 아버지인 군인 출신 장마리 르펜이 창당한 국민전선(FN)을 전신으로 두고 있다. 반이민 기조와 유럽연합(EU)에 회의적 입장인 RN은 2024년 총선 1차 투표에서 33%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프랑스 최초의 극우 정부 탄생에 대한 우려 속에 최종 의석수는 3위에 그쳤다. 이후 르펜은 지난해 3월 유럽의회 자금을 유럽의회와 무관한 RN의 활동에 사용한 공금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당시 르펜은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지만 올해 7월 항소심에서 피선거권 박탈이 30개월 유예되면서 정치적으로 부활했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대선에 출마한 르펜은 앞선 두 차례(2017·2022년) 대선 결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패했으나, 2022년에는 41%대 득표율을 기록해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 마크롱에 번번이 진 프랑스 ‘극우’ 르펜, 이번엔 이길까[영상]

    마크롱에 번번이 진 프랑스 ‘극우’ 르펜, 이번엔 이길까[영상]

    내년 4월 프랑스 대선에 출마하는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57)의 정당 국민연합(RN)이 27일 상원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대선을 7개월 앞두고 후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르펜에게 대통령 도전을 위한 디딤돌이 마련된 셈이다. AFP통신은 28일 지난 2014년 처음으로 상원 의석 2석을 얻었던 RN이 정당 창당 이후 최대 의석인 14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최소 10석인 교섭단체 기준을 만족한 것으로 지난 2023년 이미 확보한 3석에다 이번 선거에서 9석을 얻었고, 동맹 세력인 공화국우파연합(UDR)에서도 2명이 당선됐다. 이번 상원 선거의 성과로 지난 2024년 조기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RN이 수권 정당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르펜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상원에서 처음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은 역사적인 승리이자 중대한 이정표”라면서 “이번 결과는 우리의 기대 이상이며 전국적인 RN의 성취를 확인해준다”고 밝혔다. 이어 “상원 의원들은 몇 달 남지 않은 대선에서 중요한 전달자 역할을 하고,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펜은 횡령 혐의로 지난 7월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4번째 대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RN은 지난 1972년 르펜의 아버지인 군인 출신 장 마리 르펜이 창당한 국민전선을 전신으로 두고 있다. 반이민 기조와 유럽연합(EU)에 회의적 입장인 RN은 2024년 총선 1차 투표에서 33%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프랑스 최초의 극우 정부 탄생에 대한 우려 속에 좌파 연합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여당 세력이 이른바 ‘공화국 전선’을 구축하면서 최종 의석수는 3위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3월 르펜은 유럽의회 자금을 유럽의회와 무관한 RN의 활동에 사용하면서 공금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당시 르펜은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으나 지난 7월 항소심에서 피선거권 박탈이 30개월 유예돼 정치적으로 부활했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대선에 출마한 르펜은 그동안 마크롱 대통령에게 두 번 패했으나, 2022년에는 득표율 41%로 2위를 차지했다. 프랑스 헌법은 대통령이 3선 연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 나설 수 없다.
  •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처칠과 청년 경제의 새 계획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처칠과 청년 경제의 새 계획

    20대의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20% 밑으로 떨어졌다. 여론 조사에 잡히진 않지만 10대 지지율을 조사하면 더 낮을 것 같다. 추세가 안 좋은 것은, 젊을수록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낮다는 점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극우정당 약진을 보면, 우리나라만 이런 건 아니라는 점이 유일한 위안일 것이다. 2017년까지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아 올랑드는 마지막 사회당 대통령이 됐다. 그 뒤로 사회당은 대통령 결선투표까지 못 가는 군소정당으로 몰락했다. 흐름만 보면, 이재명 대통령은 올랑드의 길을 가게 될 확률이 높다. 우리 식으로 비유하면 국민의힘에서 여성 극우파 후보가 나와서 돌풍적 인기를 얻고, 극우파 집권을 막기 위해서 중도파에 진보와 보수가 모두 힘을 몰아주는 것, 이 정도 상황이다. 그나마도 다음 대선에서는 극우파 집권 가능성이 크고, 공약에 의해서 프랑스의 나토 탈퇴가 예상된다. 나는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한국이 극우파로 넘어가기 전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날 미워해.”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서 총리가 안 될 거라고 생각한 처칠이 했던 대사다. 너무 일찍 성공한 처칠은 30대에 해군장관으로 큰 실패를 했고, 패배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 후 처칠은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림으로 겨우 마음을 다스리면서 살았다. 총리로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도 종전 후 총선에서는 노동당에 참패했다. 이렇게 우울하고 어려운 삶을 살았던 처칠을 역사에 남긴 것은, 전쟁의 승리만이 아니라 그가 지휘한 “요람에서 무덤까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청사진이다. 이재명에게는 무엇이 남을까? 미안하지만, 메가 프로젝트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만날 것이며, 만약 외국 기업이 데이터센터 수혜자가 되면 국민적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그가 추진하는 정책 중에서 임기 후반 큰 성공을 거두어서 결정적인 대반전을 만들어 줄 것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전쟁 내각에서 처칠은 야당인 노동부 장관에게 ‘베버리지 보고서’를 만들게 했다. 엄청난 대타협이다. 지금 우리 맥락에서 재해석하면, 아마 이것은 ‘청년 경제’ 정도가 될 것이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해 한국도 노인들을 위한 정치, ‘실버 데모크라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청년과 함께한다는 새로운 약속, 그런 게 지금 필요하다.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새로운 정책실장과 비서실장, 그 인선에서 청년 경제를 향한 메시지를 보여 줬으면 좋겠다. 젊을수록 희망이 생기는 젊은 경제, 두 번 아니 서너 번 도전의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경제, 그런 대반전을 만든 사람이 이재명이 되면 좋겠다. 청년 경제라는 비전이 서야, 수많은 정책과 관련된 조치들이 모여서 하나의 시스템이 된다. 정책 에너지라는 관점에서 잠깐 생각을 해 보자. 대통령은 개헌 추진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지금 헌법이 문제라서 국정 지지율이 이렇게 낮고, 민주당이 청년들에게 혐오 대상이 된 것은 결코 아니다. 제왕적 대통령? 당장 본인이 그렇게 안 하면 되는 것 아니냐. 개헌의 에너지를 청년 경제에 쓰겠다고 하면? 정치적 에너지를 청년 경제를 위한 개혁에 쓰겠다고 하는 것은, 정책의 진정성이다, 또한 불필요한 연임 논란도 사라질 것이다. 정치인 이재명도, 민주당도 지금 위기다. “문제로 문제를 덮는다.” 영화 ‘더 킹’에 나왔던 대사처럼 그냥 인기를 위한 국면 관리 정도로 지금의 메가 트렌드를 넘어서기 어렵다. 20대에서 10대로 넘어가는 새로운 추세는 우리가 한 번도 못 본 엄청난 변화다. 그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선거 일정표대로 계속 실패하고, 종국에는 폭망한 정권이 된다. 영국인 모두가 자기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던 정치인 처칠이 복지 국가 영국의 구상을 시작한 것은, 태평양 전쟁과 북아프리카의 격렬한 전투가 한창인 때였다. 위기의 이재명, 처칠처럼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지혜와 용기가 있었으면 한다. 청년 경제, 명분은 확실하다. 실익은? 한국 경제의 선진국 2기 개막이다. 우석훈 경제학자
  • AI 속도조절 놓고 美 좌파 거두-우파 논객 이례적 한 목소리

    AI 속도조절 놓고 美 좌파 거두-우파 논객 이례적 한 목소리

    샌더스 “브레이크 밟아야”...배넌 “행정조치 필요” AI CEO에 ‘위선’...중국 추격 놓고는 해법 엇갈려 인공지능(AI)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좌파의 거두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과 마가(MAGA)를 대표하는 우파 논객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이례적으로 AI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한목소리를 냈다. 샌더스 의원과 배넌은 15일(현지시간) 미 비영리단체 미래생명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주최한 ‘친인간 총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샌더스 의원은 AI가 일자리, 정신건강, 교육, 사생활 보호, 딥페이크 등의 부작용을 넘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는 인류의 존재론적 위협”이라며 “절벽을 향해 질주할 때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데 그치지 말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넌도 “(AI) 위협 앞에서 당파성을 넘어서야 한다”고 샌더스 의원에 동의했다. 배넌은 “AI 감속 조치는 (시간이 걸리고 복잡한) 입법으로 할 일이 아니다. 행정조치로 해야 한다”며 “AI 기업들에 ‘당신들이 제멋대로 날뛰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이 AI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속도조절에 나서더라도 중국의 기술 추격에 대한 해법을 놓고선 의견이 갈렸다. 샌더스 의원은 다음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협상해 첨단 AI 개발 중단과 초지능 금지를 확립하는 포괄적인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배넌은 “(중국에) 반도체를 주지 말아야 한다. 미국 기술에 무임승차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과 배넌은 오픈AI, 앤트로픽 등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AI 위협을 인정하며 규제론에 동조하는 것에 대해선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들이 AI에 대한 엄격한 안전장치를 위해 싸우는 의원들과 후보들을 낙선시키려는 슈퍼팩에 수억 달러를 쏟아붓는다”고 지적했다. 배넌도 AI 빅테크 CEO들이 워싱턴 정가에서 벌이는 입법 로비, 책임 회피용 자기 고백, 미 연기금 자본투입 등을 요구한다면서 이들의 ‘새빨간 거짓말’에 속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연례 ‘드림포스’ 행사에서 AI 안전을 자동차 회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업계 전체를 조직화해 모두를 위한 안전 표준을 세우기 위해 논의해야 하고 국제적인 협력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악재 주고받는 브라질 대선… 보우소나루 ‘경찰 수사’ 암초

    악재 주고받는 브라질 대선… 보우소나루 ‘경찰 수사’ 암초

    다음 달 브라질 대선에서 격돌하는 ‘빅2’ 후보가 나란히 악재를 만나며 번갈아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대선은 ‘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브라질 우파를 상징하는 ‘보우소나루 가문’의 재대결로, 양측이 악재를 주고받으며 막판까지 초박빙 구도가 계속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보수 야권 유력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2022년 대선 패배 후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유죄를 받아 복역 중인 부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삶을 다룬 영화 ‘다크호스’ 제작과 관련해 정식 입건돼 지난 7월부터 경찰 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비우 의원은 대규모 금융 사기 사건으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방코 마스터’의 전 소유주 다니엘 보르카로로부터 영화 제작비 명목으로 최소 2400만 달러(약 323억원)를 지원받기로 협상하고, 이 중 최소 1230만 달러를 실제로 수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방코 마스터 관련 사건의 주심인 안드레 멘동사 대법관이 에드손 파친 대법원장의 요청에 따라 그간 비공개였던 수사 기록 일부를 기밀 해제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플라비우에게 이번 경찰 수사는 통산 4선에 도전하는 룰라 대통령을 상대로 지지율 역전을 기록하던 가운데 나온 대형 악재다. 이에 야권은 이번 수사를 ‘정치 공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룰라 대통령으로서는 국면 전환의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아들 비리 의혹과 대법관 스캔들,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여론조사에서 플라비우 의원에게 처음으로 역전을 당하며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다음 달 4일 예정된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같은 달 25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 극우 띄웠다가 ‘퇴짜’?…트럼프, 독일 총리와 예정된 통화도 불발 [핫이슈]

    극우 띄웠다가 ‘퇴짜’?…트럼프, 독일 총리와 예정된 통화도 불발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극우 정당의 선거 승리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운 직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예정됐던 전화 통화가 미뤄지면서 양국 정상 간 미묘한 기류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독일 정부는 트럼프의 발언과 통화 연기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 측은 이날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연기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단순한 일정 충돌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해, 트럼프의 AfD 지지 발언 직후 통화가 무산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통화가 미뤄지기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극우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작센안할트주 선거 승리를 크게 반겼다. 그는 AfD가 “정말 엄청난 밤을 보냈다”고 평가하면서 독일의 이민 정책을 비판했고, 글 말미에는 자신의 대표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독일식으로 바꾼 듯한 “MGGA”라는 표현까지 붙였다. AfD는 이번 작센안할트주 선거에서 약 44%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반이민과 친러시아 성향을 앞세운 AfD가 독일 주 단위 선거에서 거둔 역사적인 승리로,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에는 큰 타격이 됐다. “외국 지도자의 내정 언급 용납 못 해”…독일 정부 불쾌감 메르츠 총리 대변인 슈테판 코르넬리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외국 지도자가 독일 국내 정치, 특히 선거에 개입하거나 이를 평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독일 정부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메르츠 총리의 통화 연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통화 연기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도적인 ‘퇴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AfD를 둘러싼 양측의 시각 차는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AfD의 약진을 독일 국민이 기존 이민 정책에 반기를 든 결과로 해석하며 공개적으로 축하한 반면, 메르츠 총리는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메르츠는 AfD에 “인종청소 정책”…트럼프와 정반대 메르츠 총리는 9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AfD가 추진하는 이른바 ‘재이민’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사실상 ‘인종청소’에 해당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AfD는 불법 체류자 등에 대한 대규모 추방을 강조하고 있지만, 메르츠 총리는 이런 정책이 독일 사회와 경제에도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AfD의 선거 승리를 치켜세우며 독일의 이민 정책을 문제 삼았다. 미국 대통령이 독일 국내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지지를 나타내자 독일 정치권에서는 내정 개입이라는 반발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AfD의 승리를 공개적으로 띄운 직후 메르츠 총리와의 예정된 통화까지 미뤄지면서 미국과 독일 정상 간 정치적 온도 차도 한층 선명해졌다. 다만 통화 연기의 구체적인 배경은 공개되지 않아 실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 “여성용 최음제로 출산율 높여야” 일곱째 아이 낳은 37세 日여성 알고 보니…

    “여성용 최음제로 출산율 높여야” 일곱째 아이 낳은 37세 日여성 알고 보니…

    극우 정치 활동가 하시모토 코토에최근 일곱째 출산 후 연일 SNS 근황“아이 낳아야 할 시국…日흥망 달려”“이민 수용 반대하면 일본인 늘려야”故아베 사진 올리며 “여성 출산 명령”‘불편’ 지적엔 “아이들이 연금 지탱”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일본에서 최근 30대 여성이 일곱째 아이를 출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일 일본 온라인 매체 ‘모델프레스’ 등에 따르면 정치 활동가 겸 작가인 37세 여성 하시모토 코토에가 최근 7번째 자녀를 낳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온라인상 일각에서는 갑론을박도 오가고 있다. 앞서 하시모토 코토에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방금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일곱째 아이를 낳았다. 응원해주신 여러분 감사하다. 의사, 조산사, 간호사 여러분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코토에가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담긴 게시물은 8일 현재 6000회 가까이 공유되고, 9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분만 직전엔 만삭의 배를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짧은 영상을 게재하면서 “일곱째 아이를 낳는다. 힘내겠다. 안전한 분만 기원한다”고 적기도 했다. 하시모토 코토에는 국내에 극우 정치 활동가로 소개된 바 있다.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 “한국이 혼란스러울 때 이시바 정권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에 자위대를 파견하라. 국내에서의 연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시물을 올리면서다. 그의 일곱째 아이 출산 소식은 세계적으로 낮은 일본의 출산율과 함께 조명되며 전 세계 여러 매체를 통해 일본 밖으로도 알려졌다. 이를 본 하시모토 코토에는 각국 언론 보도를 모은 영상을 올리면서 “세계의 모두가 저의 일곱째 아이 탄생을 축하해줬다. 고맙다”고 적기도 했다. 하시모토 코토에는 한편으로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일부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한 네티즌은 “아이를 하나도 낳을 수 없는 사람의 마음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하시모토 코토에가 임신·출산과 관련한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데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에 하시모토 코토에는 “아이가 생기지 않는 사람들의 연금과 의료비는 우리가 낳은 아이들이 번 돈으로 지탱되는 것이다. 레이와(令和·2019년 시작된 현재 일본의 연호) 시대에 태어난 아이는 바로 당신의 복지다”라고 맞섰다. 그는 SNS에 일본 여성들의 출산을 독려하거나 극우 정치색을 드러내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하시모토 코토에는 출산 직후 올린 또 다른 게시물에서 “많은 축하의 말씀 감사하다”며 “지금이 바로 일본인 여성이 아이를 낳아야 할 시국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흥망은 여성의 활약에 달려 있다. 일본 여성들이 (저를) 뒤따라올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일곱째 아이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는 “(외국인) 이민 수용에 반대하는 유일한 수단은 일본인을 늘리는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보건복지 관료들은 여성용 최음 크림이나 최음 알약을 난임 치료에 보험 적용해서 쉴 새 없이 공격적인 저출산 대책을 펴지 않고 뭐 하나. 이러다 나라가 없어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일에 올린 게시물에서는 2022년 7월 선거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 도중 괴한에 피격당해 숨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생전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내 지휘관은 2021년 7월 그의 사무실에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여성들뿐이다’라고. 나는 그것을 명령으로 해석했다”고 적었다. 하시모토 코토에는 2017년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 신생 정당인 ‘희망의 당’ 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자민당의 수장이었던 아베 전 총리와 직접적인 정치적 인연은 없으나, 일본 우파 진영을 대표하는 아베 전 총리를 언급해 자신의 발언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성낙인 칼럼] 극단적 분열 정치는 안 된다

    [성낙인 칼럼] 극단적 분열 정치는 안 된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적 양극화가 극단적 분열을 끌어들인다. 이 와중에 정치지도자의 위기는 21세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로마 황제보다 더 강력하기에 ‘선출된 군주’(elected monarch)로 일컫는 미국 대통령도 그리 존경받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나치게 거칠고 변동이 심해서 갈피를 잡기 어렵다. 그런데 세계 경제 수도인 뉴욕시장에 2025년 약관 34세의 민주사회주의자 만다니가 등장했다. 우간다 태생인 그는 민주당 안에서도 가장 좌파적이다. 보건·의료·식품·교통·주거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민의 일상에 공공정책을 접목한다.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가장 자유주의적인 미국에서 사회주의적 정책을 구현한다. 준재벌 트럼프와 아프리카 이민자의 후손인 만다니는 서로 접점을 찾기 어렵다. 차기 대통령선거 진출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주의의 고향이라는 영국은 총리가 지난 10년간 6번이나 교체되어 정치 불안정이 계속된다. 역대 최장수 국왕인 엘리자베스 여왕 서거 후 왕실의 권위도 예전만 못하다. 백색 인종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1980년생 인도계 수낙 총리는 2년 만에 사임했고, 후임 스타머 총리도 2년 만에 물러났다. 2026년 노동당 출신의 버넘이 제81대 총리로 취임했다. 31세에 하원의원으로 입성한 이후 맨체스터 시장을 거쳐 총리가 된 그는 노동당 출신답게 진보적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반면에 전통의 보수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프랑스는 드골의 ‘위대한 프랑스’라는 구호 아래 의원내각제의 병폐를 시정하고자 1958년 제5공화국이 탄생하였다. 2000년 헌법개정으로 5년 중임의 대통령직선제를 채택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집권 정당이 소수파로 전락해 의회 불신임에 따라 잦은 총리 교체로 정권이 불안정하다. 파리시장은 뉴욕시장이나 서울시장처럼 야당이 계속 장악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라인강의 기적을 통해 1989년 흡수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독일도 숄츠 총리가 별다른 정치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에 따른 에너지 파동으로 경제적 불안정에 허덕이고 있다. 20세기 말 러시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인민민주주의는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공산주의 종주국 러시아는 계획경제를 포기하고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인민민주주의에 대한 자유민주주의의 우위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하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의 정치적 불안정과 최고 정치지도자의 리더십 위기는 자유민주주의의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현대사에서 가장 강력하고 빠르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대한민국 또한 정치적 리더십의 위기에 봉착한다.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두 번이나 탄핵으로 파면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장기 집권의 폐해를 시정하려는 대통령 5년 단임제에서 보수와 진보 사이에 10년 주기로 대선 때마다 정권이 교체된다. 그만큼 정치지도자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떨어진 징표다. 게다가 대통령 임기 중 실시되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동시 지방선거에서 여야 모두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런 현상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와 같은 정치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불안정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밑자락을 깔아 준다. 미국에서 마가(MAGA)로 상징되는 가장 보수적인 대통령과 그에 적대적인 가장 진보적인 뉴욕시장이 공존하는 현상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프랑스도 온건 보수와 중도 진보 사이에 이어지던 정권교체가 최근에는 2차례에 걸쳐 진보 후보는 사라지고 극우파가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그나마 그동안 작동하던 중도 보수와 중도 진보의 경쟁 틀이 깨져 버린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극단주의자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정치지도자들의 거친 행태가 자칫 극단 세력에게 밑자락을 깔아 주는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구촌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합리적인 보수와 진보가 경쟁해야 국가의 안정을 구축할 수 있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 박근혜 “지도부 중심으로 일치단결…내부 분열은 적”

    박근혜 “지도부 중심으로 일치단결…내부 분열은 적”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연찬회에 참석해 18분 동안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 19일 정점식 원내대표가 대구 달성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초청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한나라당 연찬회 참석이 마지막이었고,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연찬회 후 새누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바 있다. 무대에 오른 박 전 대통령은 “지난주 원내대표께서 방문해 참석을 부탁하셨을 때 선뜻 대답하지 못했으나, 진정 어린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 힘을 보태기 위해 왔다”며 “소수 야당으로서 힘든 싸움을 하고 계신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당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먼저 포기하면 국민들도 여러분을 포기할 것”이라며 “진심을 다하면 다수당이 될 수도 있고, 정권을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고 격려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며, 당내에서 신의가 없으면 그 정당은 존립할 수 없다”면서 “진정성이 없으면 잠시는 세상을 속일 수 있겠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당이라는 둥지가 흔들려 깨지면 여러분의 미래도 같을 것”이라며 “소수일수록 뭉치고 단합해야지, 다수를 상대로 힘에 부치는 상태에서 분열까지 하면 그 싸움은 보나 마나 한 결과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내부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서로를 증오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연찬회를 계기로 여러분의 동지애가 좀 더 두터워졌으면 한다”고 했다. 특히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나아가야 한다. 지도부도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잘 헤아려서 당을 이끌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장동혁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보수 정당의 책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북한이 두 국가론을 명시하고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위기 상황일수록 보수 정당이 국가 안보에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평화는 원한다고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며, 싸우지 않고 이기는 최선의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보듬는 것”이라며 “국민이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제 회복은 진정한 회복이 아니다.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 실천하는 것이 자유우파 정당의 정의”라고 강조했다.
  • 美영부인 두문불출, 백악관 대변인 사임 뒤에 그녀가?[월드핫피플]

    美영부인 두문불출, 백악관 대변인 사임 뒤에 그녀가?[월드핫피플]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한달 가까이 두문불출하고, 백악관 대변인이 갑작스럽게 사임한 배경으로 나탈리 하프(35) 보좌관이 거론된다. 미국 매체 타임스 나우는 멜라니아 여사가 한달 동안 공식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남편과 함께 주요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는 것이 하프 보좌관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커진 것과 맞물려 있다고 18일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달 28일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암살 미수 총격 사건 이후 다시 열린 백악관 기자단과의 만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가장 최근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달 19일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이었다. 하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관리를 맡고 있으며, 인쇄물을 선호하는 대통령을 위해 항상 휴대용 프린터를 가지고 다니며 주요 기사와 이메일을 출력해 제공하고 있다. 하프 보좌관은 지난달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에 대비해 전용기에서 군용기로 옮겨탈 때 동행한 소수의 측근에 포함되면서 논란을 낳았다. 그는 지난 5월 멜라니아 여사는 같이 가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도 동행했으며, 대통령의 가장 충성스러운 보좌관으로 꼽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달말 두 어린 자녀의 육아를 위해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24년 첫째 아들을 낳은 뒤 며칠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암살 미수 사건으로 복귀한 전례에 비춰보면 레빗 대변인이 육아때문에 사임한다는 설명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하프 보좌관이 붙어 앉아 대화를 나누는 동안 레빗 대변인은 떨어져서 있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하프 보좌관과 레빗 대변인 사이의 갈등설이 증폭됐다. 소셜미디어 엑스(X) 등을 통해서는 하프 보좌관이 레빗 대변인을 해고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에서 전용기 안에 ‘인간 미끼’로 백악관 기자단을 비롯해 레빗 대변인은 남겨두고 하프 보좌관 등 소수의 측근만 데리고 군용기로 갈아탔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프 보좌관은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과 함께 임명직으로 백악관 근무를 시작했으며,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쓴 책 ‘정권교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너희는 모두 나가서 돈을 벌겠지만 하프는 절대 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묘사됐다. 2020년부터 하프 보좌관은 우파 방송인 원 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에서 진행자로 활동했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일하게 된 계기는 골암을 앓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 덕분에 치료받을 수 있었다고 2019년 폭스뉴스에서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하프 보좌관은 트루스소셜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유인원으로 묘사하거나, 인공지능이 생성한 ‘트럼프 예수’ 이미지를 게시한 데 대한 책임이 있다.
  • 네타냐후 광고에 맘다니 뉴욕시장 등장한 까닭은

    네타냐후 광고에 맘다니 뉴욕시장 등장한 까닭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우파 성향의 집권 리쿠드당이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을 적대적으로 묘사한 대형 선거 포스터를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내에는 맘다니 시장을 포함해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나임 카셈 헤즈볼라 사무총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얼굴이 나란히 배치된 대형 광고판이 등장했다. 리쿠드당 로고가 새겨진 이 광고판에는 ‘그들은 네타냐후가 패배하기를 바란다. 그들이 승리하게 놔두지 마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네 인물을 ‘반(反)네타냐후 진영’으로 제시한 것은 선거의 프레임을 국내 문제에서 ‘외부의 적’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보 불안감을 자극해 네타냐후 총리를 중심으로 강성 우파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다. 앞서 맘다니 시장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연방정부가 즉각 체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 재판과 중동전쟁 등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다. 게다가 우군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아직 공식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아 입지가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2019년 총선 당시 네타냐후는 자신을 지지하는 인물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명성에 힘입어 선거 운동을 펼쳤다”며 “이번엔 자신에게 맞서는 인물들을 활용해 공포심에 호소하는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 가치 잃은 자유민주주의… 공동 번영의 길은 어디로

    가치 잃은 자유민주주의… 공동 번영의 길은 어디로

    트럼프 등 비자유민주주의 선봉자불평등·포퓰리즘·권위주의 뒤덮여국가 공동체 의식 회복 등 해법 제시“한국의 민주주의 수호 열망 고무적” 1989년 6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서 1958년 사망한 너지 임레 헝가리 전 총리의 재장례식이 거행됐다. 소련의 헝가리 통치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25만 인파가 몰렸다. 최종 연설자는 피데스(청년민주동맹)당의 수장 빅토르 오르반. 그는 “우리의 투표로 러시아군을 철군시킬 정부를 세우자”고 부르짖었다. 당시 헝가리에 주둔하던 7만명의 소련군은 이후 철군했다. 오르반은 1998년 최연소 헝가리 총리에 올랐다. 2010년 두 번째로 총리가 된 그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2018년 부다페스트 광장에서 임레의 동상을 이전시켰다. 권력을 움켜쥐고 언론을 억압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던 그는 비(非)자유민주주의의 선봉장이 됐다.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던 그는 지난 4월 선거에서 참패한 뒤 권좌에서 내려왔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될 때만 해도 모두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확신했다.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참여를 보장하는 이 체제가 부를 키우고, 공공서비스를 확대하고, 모두를 공동 번영의 길로 안내할 것으로 믿었다. 어느 정도까지는 그런 역할을 했지만, 한 세대가 지난 뒤 지금은 녹록지 않다. 불평등은 심화했고, 포퓰리즘과 권위주의가 부상했다. 자유민주주의의 대표로 꼽히는 미국만 봐도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이민주의를 외치고, 다른 나라를 관세로 위협한다. 급기야 전쟁으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저자인 대런 아세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책 제목처럼 그동안 ‘자유민주주의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좇는다. 저자는 국가 간 경제 발전에 차이를 가져온 요인을 연구한 공로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전작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에서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경제 제도를 핵심으로 꼽고, 그 경제 제도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정치임을 강조했다. 이어 ‘권력과 진보’(2023)에서는 권력이 어떻게 기술 발전 방향을 선택하는지를 추적했다. 이번에도 자유민주주의의 부상 배경과 최근 위기까지를 살피고 국가의 역할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좌파와 우파를 넘어선 제도이자, 정치적 실천까지를 아우른다’고 규정한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국가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일구고, 노동자와 중산층의 삶을 크게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번영의 상징이었던 ‘포드’사가 이런 사례다. 저학력자를 포함해 노동자들에게 높은 보수를 제공하면서 국부를 키웠다. 이렇게 성장한 부는 공공 투자로 이어졌다. 여기에 과학의 진보, 산업화에 따른 대량생산 등이 더해지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저자는 그러나 1970년대 들어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유민주주의의 속성 때문이라고 원인을 찾는 게 인상적이다. 자유를 부정하는 견해를 어디까지 관용할지, 공동체 규범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이어 공동체의 가치는 어떻게 회복할지, 나아가 국가 공동체 의식을 어떻게 키울지 질문한다. 이런 고민은 탈산업사회를 넘어 인공지능(AI) 시대에 이른 지금으로 닿는다. 당연하게도,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를 비롯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이 자유주의를 부정하는 권력자들에 대한 문제도 거론한다. 인공지능(AI) 시대인 지금, 국가가 관련 제도를 어떻게 정비할지, 반이민 정서를 부추기는 소셜미디어(SNS)를 어느 수준까지 제한할지도 고민거리다. 책을 읽는 내내 한국이 더할 나위 없이 맞는 사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독재자가 이끌었던 고도의 경제 성장, 혁명에 이은 자유민주주의 탈환, 그리고 어느 나라보다 빠른 경제 발전에 이르기까지. 특히나 섬뜩한 비(非)자유민주주의도 경험하지 않았던가. 실제로 저자는 올 1월 전미경제학회 강연에서 “지난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수호 열망은 ‘고무적’”이라 평가했다. 파시즘, 나치즘, 공산주의에 맞설 때 찬란하게 빛났던 자유민주주의의 숙제는, 어쩌면 한국의 사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트럼프 저격수’ 스페인 총리, 왜 유럽 극우의 표적 됐나[글로벌 인사이트]

    ‘트럼프 저격수’ 스페인 총리, 왜 유럽 극우의 표적 됐나[글로벌 인사이트]

    지난달 이주민 7만여명 집단 월경스페인, 해상장벽 등 사태 수습에도이탈리아 , 솅겐 조약 적용 전격 중단유럽 22개국도 ‘산체스 비판’ 서한산체스 “이란 전쟁은 불법” 비판 등트럼프와 대립각 세우며 독자 행보유럽 우파는 ‘산체스 때리기’ 결집주요국 선거 앞 ‘반이민 표심’ 노려북아프리카 모로코와 국경을 맞댄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주민 진입 사태를 계기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일부 유럽 지도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당장 자국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위기를 두고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타국 총리를 공개적으로 격렬히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간 외교·안보 사안에서 차별화된 행보를 선보여 ‘EU의 이단아’라고 불려 온 산체스 총리가 이번 사태로 한층 더 고립됐다는 관측이다. 산체스 총리가 동맹국들의 표적이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11일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달 말 7만 2000여명의 이주민이 모로코에서 육로와 해상을 통해 스페인령 세우타로 진입했다. 지난 4일 기준 이들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모로코로 돌아갔으나, 집단 월경 과정에서 최소 88명이 사망하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 세우타는 아프리카 대륙과 육상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유럽 진입을 노리는 이주민들의 집단 월경 시도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곳이다. 스페인 당국은 즉시 해상 차단벽을 설치하고 강제 송환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며칠 만에 위기를 진정시켰으나, 그 파장은 의도치 않게 유럽 전역으로 번졌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EU 회원국은 사태 해결 모색보다 스페인 비난에 열을 올렸다. 스페인 정부의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대규모 합법화 조치가 이번 집단 월경을 부추겼다며 산체스 총리를 사태의 원흉으로 지목한 것이다. 특히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EU 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의 스페인 적용을 전격 중단했다. EU 22개국 역시 EU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산체스 총리의 ‘친이민’ 정책을 공개 저격했다. 이에 산체스 총리는 “유럽법, 인도주의법, 우리를 하나로 묶는 연대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상대국에 대한 국경 검문까지 강행하며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의 본질이 유럽의 공동 이익보다 자국 정치 상황을 우선시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프랑스 대선, 이탈리아·폴란드 총선 등 주요국의 선거가 다가오는 시점과 맞물려 극우 세력이 국경 안보 불안을 자극해 표심 결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스페인과 직접 국경을 맞대지도 않은 이탈리아가 EU 중 가장 먼저 스페인 비판에 나선 것 역시 멜로니 연정의 지지율 정체와 무관하지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둔 멜로니 총리가 급부상한 극우 정당 ‘국가의미래’의 도전에 맞서 핵심 지지층인 강경 우파 유권자를 지키기 위해 이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전했다. 유럽외교협회 마드리드 사무소장 카를라 홉스는 CNN에 “유럽 전역에서 극우 세력이 급부상하는 데다 여러 선거를 앞두고 있어 각국 정부가 자국 유권자들을 향해 이민 문제에 강력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스페인이 ‘매우 편리한 표적’이 됐다”고 진단했다. 호세 하비에르 올리바스 스페인 UNED대학 정치학 부교수 역시 캐나다 CBC 인터뷰에서 “유럽 정치인들이 이주민 진입을 ‘침략’으로 묘사하며 인도주의적 비상사태를 안보 위협으로 프레임화했다”며 이를 ‘극우 세력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산체스 총리가 궁지에 몰린 배경에는 그의 평소 정치적 노선도 크게 작용했다. 산체스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가장 강력하게 대립각을 세워온 유럽 정상 중 한 명이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을 ‘불법’이라고 공개 비판했고 스페인 내 군기지 사용을 불허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거부했으며, 중국에 대해서도 EU 내에서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무엇보다 외국인 노동자가 스페인 경제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신념 아래 ‘반이민’ 기조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에 유럽 우파 진영은 산체스 총리를 EU 주류 정책을 방해하는 인물로 보고 있다. 유럽의회 최대교섭단체인 중도우파 정치 그룹 유럽국민당의 헨릭 달 의원은 산체스 총리를 과거 EU 정책에 딴지를 걸던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에 비유해 ‘좌파 오르반’이라 비판했다. 달 의원은 유로뉴스에 “오르반처럼 산체스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인물”이라며 “거의 모든 사람과 의견이 맞지 않고 안보 문제에도 극도로 태만하다”고 주장했다. 산체스 총리의 독자 행보가 결국 자신을 고립시켰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로 EU의 취약한 연대 의식이 드러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비데 콜롬비 유럽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EU가 세우타 사건을 빌미로 정적을 공격하고 솅겐 조약을 약화하는 등 관련 없는 분쟁에 불을 지폈다”며 “EU의 이번 반응은 이민을 둘러싼 정치적 공포가 얼마나 쉽게 EU를 분열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 ‘세계3위 커피 산지’ 콜롬비아 강진...취임 3일째 대통령 충격

    ‘세계3위 커피 산지’ 콜롬비아 강진...취임 3일째 대통령 충격

    콜롬비아 서부 산악 지역에서 10일(현지시간) 규모 7.4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최소 132명이 숨지자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사흘 전 취임한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대통령은 아직 재난관리 수장이 공석인 국가재난위험관리청(UNGRD) 회의를 직접 주재한 뒤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커피 생산의 중심축인 피해 지역의 재건을 직접 지휘하겠다”며 지진 현장으로 향했다. 콜롬비아 수도협회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은 수도 보고타에서 서쪽으로 약 240㎞ 떨어진 초코주 산호세델팔마르 지역으로 보고타에서도 건물이 흔들리고 일부 무너졌다. 전국 5개 도시에 적색경보가 발령되었으며, 7개 공항의 운영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페레이라시 볼리바르 광장에서는 7층 건물이 거대한 흙먼지를 일으키며 순식간에 붕괴했다. 또 산악도시를 연결하는 핵심 교통수단인 페레이라의 공중 케이블카 운행이 멈춰 서면서 승객 16명이 공중에 고립되었다가 6시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칼리시에서는 소아과, 내과, 신생아 병동 등 주요 의료 시설이 무너져 내려 환자들이 건물 잔해에 갇히는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진앙 인근은 지난 1999년 규모 6.1의 지진으로 1183명의 사망자를 낳았던 비극의 현장이다. 당시 참사를 겪었던 카를로스 아투에스타 국립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커피 생산의 중심지인 페레이라에서 비극이 반복되고 있어 너무나 참담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후 정부 차원의 대피 훈련과 내진 보강이 강화되었음에도, 이번 강진으로 전국에서 1500여 채의 건물이 파손돼 27년 전 상처의 교훈을 새기지 못했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피해 지역은 고산지대 화산토에서 최고급 아라비카 커피를 생산해 온 곳이다. 콜롬비아는 브라질, 베트남에 이은 세계 제3위의 커피 생산국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약 7%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재난이 글로벌 커피 시장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21세기 들어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이번 지진은 지난 6월 이웃 국가 베네수엘라를 강타해 6300명 이상이 사망한 ‘쌍둥이 지진’ 참사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두 지진 간의 직접적인 지질학적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콜롬비아에서는 밀도가 높은 해양의 나스카 지각판이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파고들며 100㎞ 이상 지하 깊숙한 곳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반면 베네수엘라 지진은 카리브판과 남아메리카판이 서로 옆으로 움직이며 발생해 진앙이 지하 10여㎞ 정도로 얕았다. 콜롬비아 현지 언론은 진앙이 깊은 만큼 베네수엘라 만큼 심각한 지진 피해는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진은 좌파 진영의 부정선거 주장 속에 득표율 1% 미만 차로 당선된 우파 성향의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에게 중대한 국정 운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에스프리에야 정권 출범과 함께 10억 달러(약 1조 4100억 원)의 경제 지원을 약속한 데 1550만 달러의 긴급 복구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남미의 범죄 조직과 마약 카르텔 소탕을 위해 지난 3월 출범한 ‘아메리카의 방패’에 가입했으며, 10억 달러는 이에 대한 지원금이다. ‘아메라카의 방패’는 미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다국적 군사·안보 협의체로 콜롬비아를 포함해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우파 정권들이 결집했다.
  • ‘원정출산’ 하려다가, “우파 활동가 일찍 죽었어야” 했다가… 美비자 무더기 취소

    ‘원정출산’ 하려다가, “우파 활동가 일찍 죽었어야” 했다가… 美비자 무더기 취소

    ‘원정 출산’ 목적으로 왔거나 각종 범죄에 연루된 외국인들의 비자가 17만 5000개 이상 취소됐다고 미국 국무부가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비자 취소) 대다수는 폭행과 음주·약물 운전, 절도 등 다양한 범죄와 관련돼 있다”며 “무모한 운전, 성범죄, 아동 학대, 사기, 횡령 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국무부가 상세하게 제시한 10여 가지 사례에는 북아프리카 지역 미국 대사관에서 자녀의 미국 시민권 획득을 위한 이른바 ‘원정 출산’ 목적으로 판단되는 비자 100여건을 취소한 경우도 포함됐다. 또 미국의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사건 당시 ‘너무 늦게 죽었다’ 같은 정치적 발언을 한 외국인들의 비자도 취소됐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사면한 라오스 국적의 아동 성범죄자도 비자가 취소됐다. 월즈 주지사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를 불법 이민자와 사기의 온상으로 지목하고 대대적 단속을 벌여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경한 이민 단속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에 맞춰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연방대법원이 이에 제동을 걸자 최근 원정 출산이 목적이면서 입국 목적을 속이고 미국에 들어온 여성이 낳은 자녀들은 미국 시민권을 얻지 못 하게 하는 방식 등으로 강경 이민 정책을 부각하고 있다.
  • 트럼프 ‘가자 구상’ 걷어찬 네타냐후…“최고의 친구라도 맞선다” [핫이슈]

    트럼프 ‘가자 구상’ 걷어찬 네타냐후…“최고의 친구라도 맞선다” [핫이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해제하기 전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지 않겠다고 못 박으면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해온 네타냐후 총리가 “최고의 친구에게도 맞설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두 정상 사이의 균열도 한층 선명해졌다. 9일(현지시간) CNN과 이스라엘 총리실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분명히 말하자면 이스라엘은 15개항 문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가 진정으로 무장해제할 때까지 이스라엘군은 전혀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군과 시민에 대한 위협도 계속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중화기는 물론 소형 무기까지 모두 없애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미국이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일부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하마스를 비롯한 가자지구 무장세력의 무장해제를 위한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이를 ‘역사적 합의’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평화위원회가 마련한 15개항 구상에는 하마스가 무장해제를 시작하면 이스라엘도 공습을 멈추고 병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무장해제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사실상 순서를 뒤집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이 동의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가자지구 평화 구상’ 20개항과 이번 15개항 문건은 별개의 합의안이다. “필요하면 최고의 친구에게도 맞선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강경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벌인 군사작전과 올해 이란 공격 등을 언급한 뒤 “우리에게 훈계하는 사람들과 달리 우리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우리의 최고의 친구에게도 맞설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이스라엘이 백악관에서 가져본 가장 위대한 친구”라고 치켜세울 만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 혐의 재판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사면을 요구하는 등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올해 들어 양측 사이에는 마찰도 잇따랐다. CNN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의견 차이가 커졌으며 지난 4월 이란과의 휴전 과정에서도 네타냐후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마지못해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가능성에도 다시 선을 그었다. 그는 “내가 총리로 있는 한 팔레스타인 국가는 가자지구에도, 요르단강 서안에도 세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정치국 소속 바셈 나임은 “중재국들과 미국 측 보증인이 네타냐후와 그의 정부가 국내 정치와 선거를 이유로 합의 이행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총선 두 달 앞둔 네타냐후…강경파 의식했나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행보에는 오는 10월 말 치러질 이스라엘 총선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가자지구에서 양보를 반대하는 연정 내 강경파의 요구와 휴전을 압박하는 미국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을 즉각 환영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1㎜도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 동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전체 지역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 강경파 장관들은 오히려 군이 통제하는 지역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로 내세운 가자지구 평화 구상이 실제 이행 단계에 들어가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의 선(先) 무장해제를 고수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어느 수준까지 압박에 나설지가 향후 협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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