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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핵잠 966억원으로 첫발…2030년대 중반 진수까지 관문은 [밀리터리+]

    韓 핵잠 966억원으로 첫발…2030년대 중반 진수까지 관문은 [밀리터리+]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처음으로 정부 예산을 투입하며 2030년대 중반 선도함 진수를 향한 사업을 본격화했다. 첫해부터 당초 거론되던 규모보다 훨씬 많은 966억원을 반영하면서 설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가 1일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핵추진잠수함 사업 착수와 설계 등에 966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핵추진잠수함 개발 예산이 정부안에 직접 반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첫해 투입 규모가 눈에 띈다. 정부 내부에서는 당초 초도년도 예산으로 200억원 안팎이 거론됐지만 협의 과정에서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잠수함 설계 등 사업 초기에 검토할 사항이 많아 상당한 규모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2030년대 중반 선도함 진수 일정을 맞추려면 초기 설계 단계부터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한국이 추진하는 핵추진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하는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니라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하면서 재래식 무기를 운용하는 공격형 잠수함이다.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는 지난 5월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계획을 전하면서 장시간 잠항 능력과 높은 기동성이 북한의 잠수함 기반 핵·미사일 위협을 추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 잠수함이 기지를 떠나는 순간부터 추적해 유사시 수중발사 전력을 차단하는 것이 한국군이 기대하는 핵심 임무라고 전했다. 200억원대 거론했는데 966억원…설계부터 속도전 정부는 돈뿐 아니라 사업 절차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제정을 추진 중인 핵추진잠수함 특별법안에는 대형 무기체계 획득사업 착수 전 거치는 사업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따로 진행하는 대신 통합해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대형 함정은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상세설계를 단계적으로 거친 뒤 건조에 들어간다. 일부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면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 기술적 위험을 낮추고 설계를 정교하게 확정하는 작업은 더욱 중요해진다. 정부가 첫해 예산을 대폭 늘린 것도 이런 설계 속도전과 맞물려 있다. 핵추진잠수함은 기존 잠수함에 원자로만 추가하는 무기가 아니다. 원자로와 추진체계를 제한된 선체 안에 넣고 수중 소음과 안전성, 무장·전투체계 등을 하나의 함정으로 통합해야 한다. 한국은 장보고-Ⅲ급을 독자 설계·건조하며 잠수함 기술을 축적했다. 그러나 핵추진체계를 적용한 잠수함은 처음인 만큼 새로운 설계와 시험·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돈·절차 당겨도 끝 아니다…핵잠까지 남은 관문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는 핵연료와 비확산 문제다. 한국과 미국은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잠수함용 핵연료 확보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하는 재래식 무장 핵추진잠수함을 국내에서 건조한다는 구상을 밝힌 상태다. USNI는 미국이 연료 확보에는 협력할 가능성이 있지만 원자로 기술 자체를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외신은 이 문제를 단순한 기술 확보 차원을 넘어 비확산 체제와 연결된 문제로 보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디플로맷은 지난 5월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추진을 비핵 억제력의 시험대로 평가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도 충분한 억제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문제라는 것이다. 핵추진잠수함이 잠항 지속성과 생존성, 작전 유연성을 높이면 한국의 재래식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핵연료와 안전조치,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 등 비확산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유지하면서 핵추진잠수함을 운용하려면 핵연료 조달 방식과 군사적 목적을 투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966억원은 핵추진잠수함을 곧바로 건조하기 위한 돈이라기보다 2030년대 중반 진수 목표를 향해 설계와 사업 절차를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출발점에 가깝다. 정부가 첫해부터 예산을 크게 늘리고 특별법과 통합설계까지 추진하면서 일정 단축 의지는 분명해졌다. 다만 실제 선도함이 바다에 뜨기까지는 핵연료 확보를 위한 한미 협의와 원자로·선체 통합설계, 시험평가, 비확산 체제와의 정합성 등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 966억원으로 출발한 한국 핵잠 사업이 계획대로 2030년대 중반 첫 함정을 띄울 수 있을지가 다음 시험대다.
  • “이재명 불안초조” 조롱…한국 빼고 트럼프·김정은 ‘핵 직거래’? [권윤희의 월드뷰]

    “이재명 불안초조” 조롱…한국 빼고 트럼프·김정은 ‘핵 직거래’?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김여정은 트럼프·김정은의 개인관계에는 여지를 남긴 채 이재명 대통령의 ‘이중적 언행’을 공격하며 한국의 협상 참여권과 연합방위 결정권을 깎아내렸다.● 트럼프가 ‘북한 핵무기 57개’를 거론하고 비핵화 질문을 피하면서 북미협상의 첫 목표가 완전한 비핵화에서 현존 핵전력의 동결·관리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 ICBM만 제한하고 전술핵·단거리·중거리미사일을 남기는 거래와 전력태세 선행 조정을 막기 위해 협상 의제와 검증 설계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언행이 한국의 “불안초조한 모순심리”를 보여준다고 조롱했다. 한미연합연습 축소를 평화체제 구축의 계기로 평가하면서 자주국방과 독자적 군사력 확보도 강조한 것에 대해선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이라고 공격했다. 미국에 발신한 메시지는 달랐다. 김 부장은 북미 정상 간 소통설은 일축하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북한이 핵무기 57개를 보유했다고 말하고 김 위원장과 연내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북한 비핵화가 여전히 대화의 목표냐는 질문에는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전례 없는 유리한 구도 속에 몸값을 올린 북한은 페이스메이커도 필요 없다는 입장을 시사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외교 통로는 남겨둔 모양새다. 나아가 한국에는 한반도 문제를 해석하고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공세를 펴고 있다. 북미협상이 현존 핵전력을 전제로 시작되면 한국은 의제 설정과 검증에서 배제되고,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제한하는 거래를 떠안을 수 있다. 트럼프엔 “관계 훌륭”, 이재명엔 “이중적”…한국 배제 공세북미 간 신호 교환은 지난 16일부터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와 훈련 비용을 거론하며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17∼27일로 예정됐던 UFS는 미측 제안 뒤 21일까지로 단축됐다. 반격 작전을 연습하는 2부가 취소됐고 연계된 일부 야외기동훈련도 축소·조정됐다. 이 대통령은 19일 엑스(X)에 이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여건 조성으로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 김 부장은 같은 날 첫 입장 발표에서 연습 축소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미 정상 간 소통설도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약 2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57개’와 연내 회담 의사를 공개하고 비핵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부장은 20일 한국만 겨냥한 담화를 다시 냈다. UFS 축소를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한국이 연습을 거둔 사건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안보지원이 더 이상 공짜가 아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과 정상외교를 이유로 연습을 줄였고 김여정은 그 결과를 동맹 종속론에 이용했다. 목적은 달랐지만 서울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공동으로 조율하는 주체라는 점을 약한 고리로 만들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9일 입장 발표가 국제 현안을 포괄한 대외정책 설명이었다면 20일 담화는 한국만 떼어내 공격 수위를 높인 즉응성 높은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의 엑스 메시지와 통일부 평가를 직접 반박한 것은 한국의 ‘해석권’과 전략적 주체성을 함께 공격한 것이라는 평가다. 김 부장은 “핵보유국이 관제하는 지역의 역학구도”라는 표현도 썼다. 북한을 핵무기로 지역 세력균형을 좌우하는 행위자로 올려놓고 한국의 협상 당사자 지위를 낮추려는 언어다. “57개” 꺼낸 트럼프…비핵화보다 핵동결 앞서나미 행정부의 공식 정책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언어에는 북한이 이미 확보한 핵전력의 규모와 관리 문제가 전면에 등장했다. 공식 정책목표와 정상회담의 첫 협상목표가 갈라질 수 있다는 신호다. ‘57개’의 출처와 산정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2019년 하노이 회담 당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북한 핵탄두를 20∼30기로 추산했다. 현재 추정치는 조립된 핵탄두 약 60기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인용한 국내외 민간 연구기관의 추정 범위는 80∼120기다. 산정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북한의 핵물질 생산시설과 운반체계가 확대되면서 다음 협상의 신고·검증 대상도 하노이 회담 때보다 커졌다. 첫 거래로는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핵물질 생산동결, 핵무기·기술 이전 금지가 거론된다. 미국은 제한적인 제재 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관계정상화 조치를 상응조치로 제시할 수 있다. 동결은 범위가 중요하다. 핵물질 생산시설을 멈추더라도 기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재고를 신고·계량하지 않으면 북한은 비축 핵물질로 핵탄두를 추가 조립할 수 있다. 후속 감축·폐기 일정과 검증체계까지 빠지면 군비통제는 비핵화의 중간단계가 아니라 북한 핵전력을 고착하는 장치가 된다. 북한은 핵·미사일 생산능력을 키웠고 러시아와 무기 공급·파병을 매개로 경제·군사 협력을 확대했다. 중국은 북한을 공식 핵무기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대북정책을 긴장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에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요구하고 한국에는 진영 대결을 피하며 전략적 자주성을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그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재집권 후 최저인 33%로 떨어졌다. 응답자의 80%는 이란전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정치 환경은 정상외교 성과를 서두를 유인으로 작용하고, 북한에는 회담 문턱을 높일 지렛대가 될 수 있다. ICBM만 묶이면 한국 위협은 남는다…협상 설계부터 참여해야북한은 20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약 10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300㎞였다. 발사 목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본토가 아니라 한반도 작전구역을 겨냥한 전력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이 ICBM 시험 제한과 핵무기·기술 이전 금지를 우선하면 자국 본토 위험은 줄어든다. 그러나 한국을 위협하는 전술핵과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핵탑재 가능 순항미사일은 그대로 남을 수 있다. 한국에는 세 가지 위험이 겹친다. 북미대화의 조력자에 머물며 의제 설정과 검증에서 배제되는 위험, 미국 본토 위협만 줄이는 부분합의를 수용해야 하는 위험, 북한의 검증 가능한 조치보다 연합연습과 전략자산 전개 등 한미 전력태세가 먼저 조정되는 위험이다. 한국은 북미 정상회담 전에 미국과 협상범위와 상응조치의 원칙을 확정해야 한다. 핵물질 생산시설과 핵물질 재고, 신고·미신고 농축시설, 보유 핵탄두와 모든 사거리의 핵투발수단을 제한·검증 대상에 넣어야 한다. 추가적인 전력태세 조정은 북한의 핵물질 생산 중단과 재고 신고·계량, 현장검증 등 실질적 조치와 연계해야 한다. 위반 시 제재 복원과 후속 감축·폐기 일정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한미 외교·안보 고위급 협의에서는 한국이 의제와 상응조치, 검증 설계에 참여하는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 한미 핵협의그룹(NCG)에서는 합의가 확장억제와 연합방위태세에 미칠 영향을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ICBM 시험 중단만을 대가로 연합연습과 전략자산 전개를 추가 조정하면 미국 본토 위험은 줄어도 한반도의 핵·미사일 위협은 남는다. 한국이 의제 설정과 검증에 참여하지 못하면 안보 부담은 한국이 지고 거래 조건은 북미가 정하는 합의가 된다.
  • ‘美본토·한반도 사정권’ 北핵무기… 안규백 “우린 80~120개로 본다”

    ‘美본토·한반도 사정권’ 北핵무기… 안규백 “우린 80~120개로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이 57기라고 처음으로 특정했다. 세계적 핵강국과 비교하면 보유량은 적지만, 북한은 전략핵과 전술핵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한반도는 물론 미국에도 위협적이다.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은 한미 연합비밀로, 공식 평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은 민간 연구기관의 추정치가 주로 활용돼 왔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기준 약 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를 보유한 9개국 가운데 핵탄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러시아로 5420개로 분석된다. 이어 미국(5042개), 중국(620개) 순이다. 미국은 정찰 위성을 통한 영상 정보, 통신 감청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SIPRI나 미국과학자연맹(FAS) 보고서가 추정한 60기와 비슷한 수준인데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숫자를 못 박은 것이다. 반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우리가 보통은 80~ 120개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연구기관의 평가 내용”이라며 “군 당국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또 정부의 북핵 대응 방식에 대해선 “우리는 핵을 개발할 수 없다. 미국의 전술핵도 우리가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제공받는 정책으로 우리가 일관되게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서는) 지금도 1년에 10개에서 20개 정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은 계속 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KIDA) 핵안보연구실장은 북한이 2040년에는 최대 429개 핵무기를 완성할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최근 영변에서 추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하는 동향까지 포착되면서 향후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최근 핵탄두를 실어 나를 투발수단도 다종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는 전략핵을, KN-23·KN-24·KN-25 등 한국을 사정권에 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는 소형화된 전술핵탄두를 탑재하는 식이다.
  • 트럼프는 57개라는데…韓 “北핵 최대 120개”, 이유는? [핫이슈]

    트럼프는 57개라는데…韓 “北핵 최대 120개”, 이유는?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를 ‘57개’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지 하루 만에 한국 국방부 장관이 최대 120개라는 훨씬 큰 숫자를 내놨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미 최고위급 인사가 내놓은 추정치가 크게 엇갈리면서 실제 북한의 핵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관심이 쏠린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규모를 묻는 질문에 “보통은 80개에서 120개 정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리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7개에 대해서는 “숫자가 약간 상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이처럼 구체적인 숫자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안 장관은 그렇다고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나 미국 전술핵 재배치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57개와 최대 120개…왜 이렇게 차이 날까 북한 핵무기 숫자가 크게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실제 핵탄두와 핵물질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은 영변 등 핵시설의 가동 상황과 위성사진, 핵실험 자료 등을 토대로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생산량을 추정한 뒤 이를 다시 핵탄두 숫자로 환산한다. 여기에 ‘이미 조립한 핵탄두’를 셀 것인지, ‘현재 확보한 핵물질로 만들 수 있는 잠재적 핵무기’까지 포함할 것인지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진다. 핵탄두 한 발에 들어가는 플루토늄이나 고농축우라늄의 양, 북한의 핵무기 설계 수준을 어떻게 가정하느냐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공개한 ‘2026 SIPRI 연감’에서 북한이 올해 1월 기준 약 60기의 핵탄두를 조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7개와 상당히 가깝다. 그러나 SIPRI는 북한이 적어도 30기를 추가로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이미 확보했으며 핵물질 생산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2024년 내놓은 분석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나타났다. 당시 BAS는 북한이 실제 조립한 핵탄두를 약 50기로 추정했지만, 보유 핵물질을 모두 사용할 경우 최대 약 90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핵물질 생산이 계속된다면 2030년 무렵에는 잠재적인 핵무기 생산 능력이 약 130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57개’는 실제 조립된 핵탄두 숫자에 가까운 추정치이고, 한국 정부가 제시한 ‘80~120개’는 북한이 확보한 핵물질과 추가 생산 능력 등을 더 폭넓게 반영한 수치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미 당국이 각각 어떤 기준으로 계산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아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숫자보다 더 큰 변수는 계속 늘어나는 북핵 더 주목할 점은 북한 핵무기의 정확한 숫자보다 증가 속도다. SIPRI는 북한이 핵무기 규모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에 따라 핵물질 생산을 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을 겨냥한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미사일 방어망을 피하기 위한 각종 신형 무기체계도 계속 개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 핵무기 숫자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는 같은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날 계획이라고 밝히며 두 사람의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반면 북미 대화의 목표가 여전히 북한 비핵화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식적으로 북한 비핵화 원칙을 폐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실을 구체적인 숫자까지 들어 언급하면서 향후 북미 협상에서 완전한 비핵화보다 핵전력 동결이나 감축 등 현실적인 문제를 먼저 다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결국 북한 핵무기가 57기인지, 최대 120기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미 상당한 규모의 핵전력을 확보했고 이를 계속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조립된 핵탄두와 추가 생산이 가능한 핵물질을 어떻게 구분하느냐에 따라 숫자는 달라질 수 있지만, 북핵 위협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 “미중 패권경쟁 전면화… ‘4강 외교 틀’ 벗어나 다변화해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미중 패권경쟁 전면화… ‘4강 외교 틀’ 벗어나 다변화해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자제해야호르무즈 소해함 등 참여 현실적쿠팡문제·안보, 분리 대응 바람직대미투자, 규제 완화 등 담보 돼야전작권 전환 확정은 시대적 요청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시작된 미국과 이란 전쟁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이 한반도 안보 지형을 흔들고 있다. 미중 갈등 속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발 관세 전쟁에 대처함과 동시에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 원자력협정 개정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내 외교관 중 유일하게 러시아 대사와 우크라이나 대사를 역임하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대표를 지낸 박노벽(70) 세종연구소 이사장을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연구소에서 만나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지난 6월 이사장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 곳곳에서의 전쟁에 미중 갈등까지 국제 정세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은. “미국 주도 탈냉전 질서가 붕괴하면서 유럽과 중동에서 지정학적 이해가 충돌해 전쟁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장기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에도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쟁의 성격이 변화해 저비용 드론이 고가의 요격체계를 소모시키는 비대칭 구조가 굳어져 억제력의 실체가 무기 보유량이 아니라 이를 지속 생산·보충하는 방위산업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다. 향후 글로벌 안보 정세는 미중 관계 변화에 달려 있다. 미중이 진영화를 통해 신냉전형 양극체제로 고착될 수도, 미국의 고립주의 회귀로 강대국들이 각자도생하는 경쟁적 다극질서가 도래할 수도 있다. 어느 시나리오든 유럽·중동에 이어 대만해협과 한반도가 다음 분쟁의 무대가 되지 않도록 억지와 위기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급선무다. 미중 등 관련국과의 기민한 외교적 대비와 함께 자강 역량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러·우 전쟁을 계기로 북러가 밀착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이 ‘북한군 5만명 러 파병’을 언급하면서 우리 측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북한군 포로 2명의 처리는. “북러 밀착은 우크라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의 산물이나 동맹조약 체결로 구조화돼 전쟁 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대외관계 변화의 진폭이 컸던 러시아 지원에만 매달렸다가 겪게 될 잠재적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 가능성을 감안해 외교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 지원은 우리 국내법 기준과 절차, 한반도 안정에 대한 영향, 대러 관계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살상무기 지원은 자제하도록 신중히 판단하되 정보 공유나 재건 참여, 인도적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북한군 포로 2명은 2025년 1월 생포된 뒤 한국행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자유의사 존중과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 따라 한국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나 우크라는 포로 교환 등을 이유로 조기 송환에 신중하다. 인도주의 사안인 만큼 무기 지원 문제와 연계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중러 연대도 심화하면서 남북 관계는 멀어지고 있다. 통일부와 외교부 간 대북 정책 엇박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것은. “북중러 연대는 미국 주도 질서에 도전해 다극체제를 지향한다는 이해를 공유하지만 단일 블록은 아니다. 사안별로 각자 이익에 따라 양자 또는 단독으로 움직인다. 특히 중국은 한국, 유럽 등과 교역해야 하는 처지여서 진영 대결 구도에 반대한다. 대북 정책 등 안보 이슈에 관해 국가안보실 조율을 거친 단일한 목소리가 기본이나 부처 간 이견 자체는 부처별 우선순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후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재시도할 수 있다. 북한은 중러와의 협력선이 건재한 만큼 ‘단기적이고 상징적인’ 이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9월 유엔총회와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적대관계를 해소할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실질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미국이 호르무즈 기여를 요청하고 있다. 미사일 재고 급감으로 주한미군 안보 공백 우려도 나온다. “우리 원유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므로 이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우리 선박 나무호가 피격되고 20여척이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바 있다. 정부는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 고려해 기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 프랑스 주도 다국적 임무단이 기뢰 제거를 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전투함보다 소해함·기뢰탐색함 참여가 현실적 선택지로 거론된다. 다만 청해부대의 파병 목적을 변경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패트리엇 이전 문제는 더 구조적이다. 미국은 이란전에서 요격탄을 대량 소모했고 주한미군 자산 일부도 중동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대북 억지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방공 재고 부족이 2년 이상 이어진다면 확장억제 신뢰도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다. 따라서 천궁-Ⅱ와 L-SAM 등 자체 요격체계 비축량과 생산능력을 늘리는 한편 유사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우선 배치와 동맹 간 역할 분담 점검 체계를 문서로 명확히 해 둬야 한다.” -미국이 원자력협정을 통해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 권한을 허용했다. 한미 농축·재처리 협상은 더딘데. “미국이 사우디와 원자력협정을 체결한 동기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향후 2년간 사우디 내 우라늄 농축 타당성을 공동 연구하고 농축이 추진될 경우 사우디에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미 기업이 시설을 통제·운영한다. 또 미국의 전략적 이익, 즉 사우디의 이스라엘 승인 여부, 중러의 중동 진출 억제 등이 얼마나 충족되느냐에 따라 사안별로 판단한다. 우리는 원전 26기를 운영하고 수출까지 하는 나라여서 사우디와 논리 구조가 다르다. 한미 정상 간 ‘민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합의했지만 미국의 전략적 이익 충족 방안을 파악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핵잠 도입도 속도를 내야 하는데. 쿠팡 문제가 안보 협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쿠팡 사안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이 미 의회와 백악관에서 ‘미국 기업 차별’로 규정돼 통상 현안으로 번진 경우다. 사실관계와 법 집행의 보편성을 미 정부·의회에 설명하는 현지 외교를 꾸준히 펴야 하며 안보 협의와는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 핵잠은 국방부가 특별법을 입법 예고해 20% 미만 저농축우라늄을 쓰는 8000t급 3척을 2030년대 후반 전력화한다는 계획과 함께 핵무기 개발·보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처음 법에 명시했다. 국제사회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조치다. 대미 협력의 관건은 저농축 연료의 안정적 확보로, 미 측은 군사용 핵물질 이전 시 원자력법상 별도 근거와 부처 승인을 요구한다. 미국·영국·호주 군사동맹 ‘오커스’의 핵잠 사례에서 보듯 이는 기술 협의가 아니라 최고위급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돼야 하며 그만큼 절차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관세 전쟁을 이어 가고 있다. 이에 대응한 대미 투자 방향은. “관세를 둘러싼 미국 내 사정은 복잡하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단했지만 행정부는 같은 날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글로벌관세로 대체했다. 물가와 생활비가 중간선거 최대 쟁점이 된 상황에서 압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대미 투자는 총 3500억 달러 중 조선이 1500억 달러, 전략투자가 2000억 달러다. 조선은 우리 기업의 선제적 진출과 한미 조선협력센터 출범으로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1호 프로젝트로는 텍사스 엔시날의 198억 달러 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이 유력한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겨냥해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사업 성사를 위해 상호 협력해야 하고 우리 투자에 상응해 관세 인하와 규제 완화, 발주 보장이 문서로 담보돼야 한다. 또 미 측이 제시한 투자 사업 후보 중 하나로 재활용, 즉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활용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가 10년간 공동 연료주기 연구로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해 온 분야로 양측이 사용후핵연료의 부피와 독성을 줄이는 산업적 적용 가능성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올가을 한미안보협의회(SC M)에서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확정한다는 데 대한 신중론도 있다. “한미 간 전작권 전환은 상당 기간 준비와 논의를 거쳐 왔으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라는 도전 앞에서 지체되기도 했다. 최근 우리 군의 역량 확대와 미국의 동맹 지원 축소 추세에 부응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한미 협의를 통해 확정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전작권 전환의 핵심은 우리 군의 주도적 역할과 미군의 지원 역할로의 전환이다. 이러한 시대적 부응을 조기에 달성하는 목표와 이를 위한 내실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한미동맹 관계를 더 견실하게 하는 효과를 거두게 되길 기대한다.” -미중 경쟁 속 공급망 확보 등 4강 외교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한 제언은. “지정학적 조건상 미중일러 4강에 정책 자원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중 경쟁이 관세와 기술패권, 공급망 무기화로 전면화하면서 4강 틀 안에서만 움직이면 선택지가 줄어드는 역설이 있다. 다변화는 4강 대체가 아니라 대안을 가짐으로써 4강을 상대할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첫째, 핵심광물과 에너지 공급망의 지역 다변화다. 정부가 15개국 이상과 협력을 진행 중이나 양해각서 수준이어서 자원안보기금이나 비축 제도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글로벌 사우스와의 중견국 연대다. 인도와 아세안, 아중동, 중남미와 정상외교를 축적해 외교 안전망을 넓혀야 한다. 셋째, 다자 미들파워 플랫폼 활용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은 물론 AI 거버넌스처럼 새로운 영역에서 ‘규범 형성자’ 역할을 맡는다면 강대국 줄서기 압박에서 벗어날 완충지대를 확보할 수 있다.” -역사와 전통의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신임 이사장으로서 계획과 포부는. “1983년 설립된 세종연구소는 1989년 여야 합의를 통해 균형과 자율성을 갖춘 민간 공익연구소로 자리잡은 독특한 전통이 있다. 국제질서 전환기에 복합 도전에 대한 주도면밀한 대응과 실용외교 추진이라는 정책 수요에 부응한 정책 분석과 대안적 사고를 적시에 제공하고자 한다. 해외 싱크탱크와의 교류를 촉진하고 민관 1·5트랙 연구도 추진한다. AI, 원자력 등 우리 기업의 연구 수요에도 부응하려고 한다.” ■박노벽 이사장은 외무고시 13회로 38년간 미국,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 외교관 출신. 외교부 유럽국장, 에너지자원대사를 역임했고 2011~15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대표로 활약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대사를 지낸 유일한 외교관이다. 서울대 외교학과, 런던정경대(LSE) 대학원을 졸업했고 러시아 외교아카데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한러 경제관계 30년사’, ‘국제정치적 시각’이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美, 한국 핵잠 길 열자 北 발끈…“한미일 핵동맹 됐다” [밀리터리+]

    美, 한국 핵잠 길 열자 北 발끈…“한미일 핵동맹 됐다” [밀리터리+]

    북한이 한국·미국·일본의 군사협력이 사실상 ‘핵동맹’으로 변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원자력 협력 확대까지 추진하자 이를 새로운 핵 위협으로 규정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맞서 동맹국의 자체 억지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오는 17일부터 시작하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겨냥해 “핵동맹으로 변이되고 있는 한미일 3각 군사공조체제와 일본과 한국의 군사력 확충”이 훈련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새로운 수준의 위협에 새로운 수준의 억제력을 적용하는 것은 우리의 일관한 안전보장 원칙”이라며 “대적 입장은 보다 명백히 표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나 군사훈련 등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달 6일과 12일 두 차례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지만 발사 목적이나 미사일 종류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UFS를 앞두고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대내외 매체에 모두 싣고 한미일 군사협력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번 UFS에는 야외기동훈련과 함께 드론·전자전·사이버전 등 현대전 양상을 반영한 훈련이 포함된다. 북한은 이를 두고 한미가 실제 군사적 대결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정례적·방어적 훈련이라는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별도의 군사논평원 글을 통해 미국의 핵전략도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이 전술핵무기 활용 확대를 포함한 새로운 핵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시아·태평양 안보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반도가 미국 핵전략의 ‘최우선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폈다. 이어 “임의의 핵위협도 철저히 분쇄할 수 있는 자위적 핵 억제력을 끊임없이 확대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군사협력과 미국의 핵전력 운용, 한국과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하나의 위협으로 묶어 핵무력 강화를 정당화하는 모습이다. 핵잠 승인·원자력 협력…한국에 넓어진 ‘핵의 문’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최근 빠르게 진전된 한미 간 핵추진·원자력 협력이 있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의 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잠수함 연료 조달 방안을 함께 협의하기로 했다. 한국도 지난 5월 ‘장보고-N’ 사업을 공식화하고 2030년대 중반 첫 핵추진잠수함 진수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추진잠수함은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사용하지만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국은 20% 미만 저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재래식 무장을 탑재한 공격잠수함을 국내에서 개발·건조한다는 구상이다. 민간 원자력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미는 미국 법률과 양국 원자력협정 범위 안에서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6월 서울에서 관련 후속 협의를 열고 농축·재처리와 핵추진잠수함 문제 등을 다뤘다. 북한이 이번 담화에서 한미일 3각 협력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의 군사력 확충”을 따로 거론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의 확장억제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일본의 방위력 증강을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 하나의 군사적 압박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美 ‘혼자 막기’서 ‘동맹도 막기’로…북중러 겨냥 미국이 동맹국의 방위·산업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군사전문매체 밀리타르니에 분석을 기고한 ‘솔리드 인포’(Solid Info)는 최근 미국이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동맹·파트너와 원자력 및 첨단 방위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모든 지역의 위협을 직접 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동맹국이 스스로 더 많은 역할을 맡도록 군사·산업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미국과 동맹국을 압박하는 상황도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핵·미사일 전력을 계속 늘리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재래식 전력뿐 아니라 장기간 잠항할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과 원자력 산업 기반까지 활용해 억지력을 높일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이 한국에 핵무기 기술을 이전하거나 한국의 핵무장을 허용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자력 협력은 평화적 이용과 현행 협정 범위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한국이 추진하는 핵추진잠수함 역시 핵무장이 아닌 추진체계의 변화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를 한미일의 핵전력 결속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달 들어 두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이 UFS를 앞두고 다시 ‘핵동맹’을 꺼내 든 만큼 한미일 확장억제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을 둘러싼 신경전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 김정은 핵잠에 맞설 한국의 카드…‘장보고-N’ 어디까지 왔나 [밀리터리+]

    김정은 핵잠에 맞설 한국의 카드…‘장보고-N’ 어디까지 왔나 [밀리터리+]

    한국이 북한의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대응해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장보고-N’ 사업에 속도를 낸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잠수함 설계·건조는 물론 원자로를 포함한 핵추진체계 개발을 맡을 별도 조직까지 가동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해군 전문매체 네이벌뉴스 등에 따르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의 핵추진잠수함 전담 조직 신설·개편을 담은 직제 개정안이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새 조직은 오는 14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국방부는 기존 핵추진잠수함 획득 태스크포스(TF)를 ‘핵추진잠수함정책기획단’으로 확대한다. 정책기획단은 핵잠 획득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총괄하고 관계기관 간 협력을 조율한다. 핵추진잠수함 특별법 제정과 미국·국제원자력기구(IAEA) 등과의 협의를 통한 핵연료 활용 기반 마련, 원자력 안전 규제체계 구축도 맡는다. 방사청은 기존 한국형잠수함사업단을 ‘핵추진잠수함사업단’으로 확대·개편한다. 여기에 핵잠 설계와 건조를 담당하는 ‘핵추진잠수함사업팀’, 원자로 등 핵심 추진기술을 개발하는 ‘핵추진체계사업팀’을 각각 신설한다. 잠수함 선체와 핵추진체계를 나눠 전문적으로 관리하면서 사업 추진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설계·건조부터 원자로까지…‘장보고-N’ 추진체계 갖춘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사업의 공식 명칭은 ‘장보고-N 사업’이다. 정부는 2030년대 중반 선도함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 실전 배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잠수함은 국내에서 설계·건조하고 원자로에는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크기와 건조 척수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에서는 군 당국이 약 8000t급 핵추진잠수함 최소 3척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벌뉴스도 이 수치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핵추진잠수함의 획득·운영 및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법적 기반 마련에도 착수했다. 법안은 핵잠 사업에 대해 대형 방위력 개선사업에 적용되는 사업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또 국무총리 산하 핵추진잠수함 전략위원회를 설치하고 원자로와 핵연료 시설의 승인·검사, 사용후핵연료와 방사성폐기물 처리 등 핵잠의 전 생애주기를 별도 체계로 관리하도록 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北 8700t급 핵잠 건조…러시아 기술지원 가능성도 한국이 핵잠 개발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북한의 해군력 강화가 있다. 북한은 2021년 노동당 8차 대회에서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주요 전략무기 과제로 제시했다. 이후 지난해 말 북한 매체는 8700t급으로 알려진 핵추진잠수함 건조 모습을 공개했다. 실제 원자로와 추진체계의 완성 수준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핵잠 개발을 상당 단계까지 진행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5000t급 ‘최현급’ 구축함도 잇달아 내놓으며 수상·수중 전력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북러 군사협력이 깊어지면서 러시아가 북한 잠수함 개발에 기술을 지원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지난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잠수함 관련 기술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핵추진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보다 장기간 잠항할 수 있고 수중에서 높은 속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잠수함이나 핵잠을 장기간 추적·감시하는 데 유리한 이유다. 다만 장보고-N이 실제 건조 단계로 넘어가기까지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핵연료 확보다. 정부는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할 방침이지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지는 아직 최종 확정하지 않았다. 네이벌뉴스는 전담 조직과 법적 기반이 갖춰지고 있지만 핵연료 조달 방식은 장보고-N 사업에 남은 핵심 과제라고 짚었다.
  • “기관실 핀포인트 타격”…美 헬파이어 미사일 맞고 오만만에 멈춰 선 화물선 [밀리터리노트]

    “기관실 핀포인트 타격”…美 헬파이어 미사일 맞고 오만만에 멈춰 선 화물선 [밀리터리노트]

    미군 헬리콥터가 이란으로 향하던 외국 국적 화물선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무력화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후속 비핵화 및 제재 완화 협상 과정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이 실제 군사적 강제 집행에 나서면서 중동 해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헬파이어 미사일 2발… “기관실 정밀 타격” 미 중부사령부는 11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만만을 지나 이란 항구로 운항 중이던 파나마 국적 화물선 ‘M/V 벨라 노바호’의 조타 장치를 정밀 타격해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작전에 투입된 미 해군 MH-60 헬리콥터는 벨라 노바호의 기관실을 겨냥해 헬파이어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대전차 정밀 유도 미사일인 헬파이어를 이용해 선체 전체를 파괴하는 대신, 운항에 필요한 핵심 기관만 ‘핀포인트’(Pinpoint) 타격한 것이다. 60일 협상 시한 속 ‘해상 봉쇄’ 카드로 압박 수위 최고조 이번 군사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봉쇄망 위반 선박에 대한 대응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 판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양국은 지난 6월 종전 MOU를 통해 60일간의 후속 협상 기간을 설정했으나, 이란의 동결 자금 해제 및 농축우라늄 처리 방식,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범위 등을 둘러싼 시각차로 갈등을 겪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서 적극적으로 요구 조건을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해상 통제권을 확실히 쥐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 다시 해상 봉쇄 카드를 빼 들었다. 현재 중부사령부는 봉쇄망을 시도하려던 상선 55척의 항로를 유턴시켰으며, 지금까지 총 3척의 선박을 무력화하고 2척에 대해 승선 검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홍해 봉쇄 작전의 전략적 의미 일각에서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오만만 일대에서 전격적인 해상 봉쇄 작전을 펼치는 것에 대해 단순한 대이란 제재 이상의 세 가지 핵심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분석한다. 우선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는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가는 핵심 요충지다. 미국이 이 길목을 통제함으로써 이란의 불법 원유 수출과 밀수입을 원천 봉쇄해 이란 정권의 자금줄을 바짝 죄겠다는 의도다. 다음으로 홍해와 오만만 해역은 이란이 예멘의 후티 반군이나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지역 내 대리세력에 무기 및 군수물자를 밀반입하는 주요 통로다. 미군의 철저한 검측 및 무력화 작전은 이들 테러 집단으로 향하는 무기 공급을 차단하는 효과를 갖는다. 이 밖에 최근 중동 내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생명선인 주요 해협의 통제권이 여전히 미군에 있음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대외적 시위 성격도 담겨 있다. 美 “타협은 없다”… 중동 해역 긴장감 증폭 중부사령부 관계자는 “민간인 승무원들을 향해 거듭 경고 방송을 보냈으나 이를 무시하고 이란행을 강행했다”며 “이번 타격으로 벨라 노바호는 더 이상 이란으로 이동할 수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민간 상선에 미사일까지 발사하며 강행 조치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이 이란과의 외교적 대화 중에도 군사적 압박 태세를 풀지 않겠다는 ‘양면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역시 대이란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이 관계자는 “중동 작전 구역 내 미군은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치명적인 공격력으로 즉각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은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는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은 에너지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하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고, 원자력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장관은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순흥 총장은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 ■황일순 명예교수는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MicroURAN 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최광숙 대기자
  • AI시대 전력수요 폭증...첨단 원전기술로 에너지강국 도약을 [최광숙의 Inside]

    AI시대 전력수요 폭증...첨단 원전기술로 에너지강국 도약을 [최광숙의 Inside]

    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 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원전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이들인지라 질문도 하기 전에 원전의 필요성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쏟아냈다. 좌담이 끝난 뒤에도 개별적으로 못다한 이야기와 자료들을 이메일 등으로 계속 보내왔다. 배 전 장관과는 별도 추가 인터뷰도 가졌다.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도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신재생 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태양광은 하루 몇 시간 정도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어야 하는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단지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AI시대 에너지의 핵심은 원자력이다.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은 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 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에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배 일본이 미국에서 SMR 건설에 나선다는 것은 원전 기술자들을 모아서 향후 원전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다. 일본이나 독일은 과거 우리보다 원전 기술이 앞섰던 나라다. 탈원전으로 원전 기술자들이 현장을 떠나면서 원전 생태계가 무너진 상태이긴 하나 이렇게 원전 산업에 뛰어들면 향후 우리나라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비경수형 SMR정책 수립시 LFR을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방안도 시급한 과제다. 장 한빛(2030년, 포화율 84.5%)을 시작으로 한울(2031년), 고리(2032년) 등 원전 내임시 저장시설의 포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부지 선정에만 최대 13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부지 선정 절차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력해온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플루토늄을 순수 분리하지 않고 회수해 재활용하고 폐기물 부피 등을 줄일 수 있다. 황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는 현재의 경수형 원전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파이로프로세싱을 하더라도 재생된 핵연료를 국내 원전에서 태우지 못한다. 반면 비경수형 고속로는 파이로프로세싱후의 재생 핵연료를 잘 태울 뿐 아니라 연료를 더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황 2035년 한미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을 필히 성공시켜야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이 고비를 넘길 수 있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AI기술을 활용해 원전을 짓는다면 건설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건설비도 절반으로 줄이는 게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은 에너지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하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고, 원자력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장관은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순흥 총장은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 ■황일순 명예교수는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MicroURAN 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 트럼프, 이란에 폭탄 퍼붓고도 답 없나…미군 “기발한 응징법 내라” [밀리터리+]

    트럼프, 이란에 폭탄 퍼붓고도 답 없나…미군 “기발한 응징법 내라” [밀리터리+]

    미군이 이란을 압박할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내부 분석관들을 상대로 이례적인 아이디어 공모에 나섰다. 수주일간 공습을 이어가고도 이란의 협상 태도를 바꾸지 못하자 기존 군사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는 모습이다. CNN은 3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중부사령부 정보부문 고위 장교가 지난달 29일 다수의 군사 분석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장교는 이메일에서 “이란을 압박하고 처벌할 새롭고 창의적이며 비전통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며 아이디어를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중부사령부 고위 장교가 지난주 새로운 대이란 대응책을 구했다고 확인했다. 군 관계자들은 고위 지휘부가 광범위한 인원에게 이메일로 작전 구상을 요청한 방식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소식통은 중부사령부가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면서 기존 전략을 다시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중부사령부는 작전 실패론에는 선을 그었다. 티머시 호킨스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중부사령부는 오랫동안 혁신적으로 사고하고 임무를 수행해 왔다”며 브래드 쿠퍼 사령관이 계급과 관계없이 구성원의 의견을 구한다고 설명했다. 폭격 이어가도 이란은 협상 거부…미 정보기관도 한계 판단 미국은 최근 몇 주 동안 이란을 상대로 연속 공습을 벌였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위협 능력을 약화하고 테헤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는 목적이었지만 아직 합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도 현재 방식의 폭격만으로는 이란의 협상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 역시 지난달 의회에서 “공군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 전력을 파괴하기 위해 1~2주 동안 대규모 폭격을 이어가는 방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방공 요격미사일 재고가 줄고 있다는 케인 의장의 우려를 들은 뒤 결정을 미뤘다. 민간인 피해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부 관계자는 교량과 담수화 시설 등 기반 시설을 공격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위협했다가 실행을 보류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비롯한 역내 지도자들이 직접 전화해 확전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시설 파괴하려면 지상군 필요…‘불꽃놀이식 공습’도 검토 미군은 픽액스 마운틴과 이란 내 다른 핵 관련 시설을 공격할 준비도 진행했다. 이들 시설에는 핵물질이나 관련 장비가 남아 있는 것으로 미 당국은 보고 있다. 문제는 주요 시설이 지하 깊숙이 묻혀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들은 미국이 가장 강력한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도 미사일과 폭탄만으로 시설을 완전히 파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핵시설을 확실히 제거하려면 결국 지상군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군은 이번 전쟁에서 지금까지 장병 18명을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규모 병력 투입이 가져올 정치·군사적 위험 때문에 이를 꺼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당시 지지층에 해외의 끝없는 전쟁에 미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한 점도 발목을 잡는다. 하르그섬 점령이나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제거를 위해 지상군을 동원하면 핵심 공약을 스스로 뒤집게 된다. 미 행정부는 실질적인 군사적 성과보다 상징적 승리를 노린 이른바 ‘불꽃놀이식 공습’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공격한 시설이나 비슷한 표적을 다시 타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서 빠져나갈 명분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런 공격으로도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지상군 투입을 피하면서 현재의 공습과 보복이 반복되는 상황을 받아들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해 온 ‘끝없는 전쟁’에 다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내일 큰 거 온다”는 트럼프, 이번엔 다를까? 이란과 또 ‘치고받을’ 수 있다는 이유 [배틀라인]

    “내일 큰 거 온다”는 트럼프, 이번엔 다를까? 이란과 또 ‘치고받을’ 수 있다는 이유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트럼프는 대규모 대이란 공습을 취소하고 호르무즈 합의와 핵협상을 예고하며 다시 ‘때리며 협상’(talk-fight)하는 방식으로 돌아섰다.● 사우디·UAE의 확전 만류와 고유가·전쟁비용 부담이 커져 6월보다 협상 여건은 나아졌지만,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항로·선박 승인권부터 입장이 엇갈린다.● 핵협상에는 60% 농축우라늄 처리와 농축 제한, IAEA 사찰, 미국의 제재 해제 시점이 남아 있어 이번에도 누가 먼저 이행하느냐가 최대 난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예고했다가 공격을 취소했다. 이어 “호르무즈에 관한 합의가 있다”며 미국 시간 3일부터 이란과 협상을 시작하고 다음에는 핵 문제를 다루겠다고 했다. 이란의 설명은 벌써 다르다.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오만과 진행 중인 호르무즈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했지만, 이란 외무부는 새 선박 항로에 관한 협상일 뿐 해협 개방·폐쇄와는 별개라고 밝혔다. 공습 취소했지만 공격 카드 유지…미·이란 ‘토크-파이트’미국과 이란은 지난 5개월 동안 공격을 주고받으면서도 대화를 끊지 않았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를 ‘토크-파이트’(talk-fight), 즉 군사력으로 상대를 압박하면서 협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공격 준비를 마친 뒤 공습을 보류하고 협상으로 돌아갔다. 6월보다 협상을 서두를 사정은 많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미국의 추가 공습이 걸프 유전과 항만에 대한 이란의 보복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확전을 만류했다. 호르무즈 통항 차질과 고유가도 미국과 산유국 모두에 부담이다. 미군의 방공요격탄 소모가 계속되면 인도태평양 대비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선택지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장기전을 계속할 비용은 개전 초보다 커졌다. 6월 MOU 실패…호르무즈·핵 다시 협상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에도 비슷한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는 군사작전을 즉시 중단하고 호르무즈 통항을 복원하면서 핵·제재 등을 포함한 최종합의를 최대 60일 안에 마련하도록 했다. 미국은 해상봉쇄 해제를 시작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에 제재 면제를 부여하며 동결·제한 자금의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란은 상선의 무료 안전통항과 핵무기 비보유를 재확인했다. 다만 장기적인 호르무즈 관리방식과 자국 내 우라늄 농축 허용 범위는 후속 협상으로 넘겼다. 이후 선박 공격과 미·이란 군사행동이 재개됐다. 어려운 문제를 나중으로 미룬 잠정합의가 전쟁을 끝내지는 못한 것이다. 이번에는 양측 모두 당시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알고 협상장에 들어간다. 호르무즈 관리와 핵 문제를 다시 뒤로 미루면 같은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험도 생겼다. 이것이 6월과 달라진 점이다. 그렇다고 타협이 쉬워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美 “자유통항”·이란 “항로 관리”…선박 승인권 충돌가장 먼저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호르무즈다. 미국과 이란, 걸프 산유국 모두 선박 통항 감소와 고유가를 오래 끌 이유가 없다. 문제는 ‘개방’의 의미다. 미국은 자유통항을 요구한다. 이란은 항로 설정과 선박 승인에서 자국의 권한을 남기려 한다. 이란이 사실상의 통항 허가권을 갖게 되면 다음 위기 때도 호르무즈를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선박 공격 중단과 통항 회복에 관한 제한적 합의는 6월보다 가능성이 커졌지만, 해협의 장기 관리방식까지 합의하려면 미·이란의 입장 차이를 좁혀야 한다. 60% 농축우라늄 440㎏…사찰·제재 해제 순서 쟁점 핵협상에 들어가면 사정은 더 복잡해진다. 군비통제협회에 따르면 이란은 약 440㎏의 60% 농축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얼마나 희석하거나 반출할지, 이란 내 농축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어디까지 사찰할지 정해야 한다. 그 대가로 미국이 어떤 제재를 언제 풀지도 함께 결정해야 한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 탈퇴를 경험한 이란은 미국의 약속을 의심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원유·금융 제재 완화의 혜택을 먼저 받은 뒤 농축시설을 다시 가동할 가능성을 경계한다. 그래서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이 호르무즈 개방의 대가를 먼저 제공할지, 이란의 핵물질 처리와 사찰 확대에 맞춰 단계적으로 시행할지가 중요하다. 이란의 양보만 요구해서도, 미국이 경제적 대가를 먼저 지급한 뒤 핵 문제를 다시 후속 협상으로 미뤄서도 6월과 같은 문제가 재현될 수 있다. 이번에는 호르무즈만 놓고 보면 이전보다 합의할 이유가 많아졌다. 그러나 핵까지 포함한 종전협상에는 당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입’보다 선박 공격이 실제로 멈추고 통항량이 늘어나는지, 이후에는 이란이 농축우라늄 처리와 IAEA 사찰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그에 맞춰 어떤 제재를 언제 푸는지를 봐야 이번 협상이 6월과 다른 결과로 이어질지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사설] 1년 반 만의 주한 미 대사 부임, 한미 관계 다지는 계기로

    [사설] 1년 반 만의 주한 미 대사 부임, 한미 관계 다지는 계기로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 대사가 어제 서울에 부임했다. 1년 반 만에 미국 대사 공백을 메우게 된 그에게 쏠리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한국계인 그는 유사시 전화로 백악관과 즉각 소통할 수 있는 ‘실세’로 평가된다. 한미 간에 얽힌 지지부진한 난제들을 타개해 줄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은 쿠팡 사태다. 이 문제는 강경화 주미 대사가 지난 15일 이례적으로 귀국한 배경이 됐을 정도로 한미 간의 큰 걸림돌이 됐다. 미 공화당 의원이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외국 정부 공무원에 대해 입국 금지 및 추방을 하도록 하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약속된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이 지연되는 근저에는 쿠팡 문제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 미국이 간섭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 그러나 선악이 아니라 득실을 따져야 하는 것이 외교다. 당대표가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한국 국회의원과 달리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 시스템이 정착된 미국의 의원들은 쿠팡과 같은 기업 후원금에 목을 맨다. 쿠팡 문제를 적절히 매듭짓는 대신 안보 현안에서 미국의 더 큰 양보를 얻어내는 유연함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우리 안보의 숙원인 우라늄 농축과 핵잠 도입은 실용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아니면 기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제 스틸 대사가 입국한 인천공항에서는 시민단체가 부임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스틸 대사의 강경 보수 성향이 마찰을 빚지 않도록 긴밀한 소통이 있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등에 관한 견해차도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 스틸 대사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우리의 철통같은 동맹이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한 핵심축(linchpin)으로 남아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런 기대가 실현되도록 양국 모두 노력해야 한다.
  • 트럼프, 네타냐후에 가스라이팅 당했나…“전쟁 끝내면 안 돼!” 대놓고 꼬셨다 [핫이슈]

    트럼프, 네타냐후에 가스라이팅 당했나…“전쟁 끝내면 안 돼!” 대놓고 꼬셨다 [핫이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란과 합의보다는 더 강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29일(현지시간) “전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한 더 강한 경제적 압박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스라엘 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경제를 계속 압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이어가자고 설득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후 10년 안에 이스라엘이 미국의 군사 지원을 ‘제로’(0)로 줄이는 자주 국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주국방을 강조한 배경에는 미국의 군사 지원 부담이 있다.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에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며 F-35 전투기, 미사일 방어체계, 정밀유도무기 등을 지원해 왔다. 만약 이스라엘이 향후 10년 안에 미국의 군사 지원을 ‘제로’로 줄일 수 있을 정도의 자주국방 능력을 갖춘다면, 미국은 그만큼의 예산과 군수 자원을 인도·태평양 지역이나 유럽 등 다른 전략 지역에 투입할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이스라엘의 자주국방은 미국의 중동 개입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이스라엘이 자체적인 방위 능력을 더욱 강화하면 미국은 중동에서 직접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줄어들 수 있고, 중국 견제나 러시아 대응 등 다른 안보 과제에 군사력을 집중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스라엘의 미국 군사 지원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스라엘이 미국에게 현재의 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실어 준다면 장기적으로 미국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실상 이란 전쟁을 쉽게 끝내지 말라는 당부이자 요구인 셈이다. 미-이스라엘 합동 작전 재개?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확전 본능’ 때문에 전쟁을 끝내려는 자신의 노력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종전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백지화되고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재개입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잇따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의 교착 상태를 끝내기 위해 더 큰 공격이나 작전을 개시한다면 이스라엘의 도움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이스라엘 안보포럼의 에레즈 위너 의장은 “이스라엘의 공격 위협이 예비 카드로 남아 있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핵 협상 진전을 위한 이란과의 협정을 부활시킬 때 지렛대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에 “내가 요청하면 이스라엘은 2분 안에 (이란에 대한 공격에) 합류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에 합류할 경우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언급은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이스라엘에 또 넘어가나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일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첩보와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쟁을 시작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무기로 이스라엘을 없애려 한다고 주장하며 선제공격을 가했다.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은 사실이나, 지난해 6월 미군의 폭격 이후 농축 능력을 재건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다. 지난 4월 5일 미 시사 잡지 디애틀랜틱은 “미 정보당국은 이란의 핵무기 사용이 준비되지 않았고, 미국 본토 타격용 미사일도 없으며, 공격받을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해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이 모든 것은 전쟁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전했다. 지난 5월부터 현지 언론들은 미 정보기관의 내부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와 달리 이란이 빠르게 미사일 능력을 재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면서도 자세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수행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적용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꾸준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부사령부 “2주 공습안 준비 중”한편 네타냐후 총리의 바람은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 제독은 29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대한 강력한 공습 작전을 위한 방안을 준비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WSJ이 해당 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한 이날 보도에 따르면 쿠퍼 사령관은 “단순한 맞대응으로는 교착 상태를 깰 수 없다”며 이란의 미사일 능력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하는 ‘대규모 공습’ 전략을 강조했다. 쿠퍼 사령관과 가까운 소식통들은 WSJ에 “그가 제시한 최강의 옵션은 기존처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위협하고 인근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 차원을 넘어 전쟁을 급격히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쿠퍼 사령관은 3월 31일 시점에서 전쟁을 완료하는 데 약 20일이 더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그러나 4월 초 미군 전투기가 격추되는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합의에 나서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미군 관계자들은 쿠퍼 제독이 2주 집중 공습 작전의 여러 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피트 헤그세스 장군의 지지를 얻었다고도 전했다. 실제로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사실상 파괴됐다. 발사대와 미사일은 고갈되고 초토화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요격 미사일 재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 세계 미군 기지와 동맹 방어에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문가와 군사 전문 기관 등은 현재 미국의 미사일 재고가 4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란에 대한 전면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회의적인 관점을 내놓고 있다.
  • 트럼프 “1시간이면 싹 다 날려, 할 수 있어”…곡괭이산까지 콕 집었다 [배틀라인]

    트럼프 “1시간이면 싹 다 날려, 할 수 있어”…곡괭이산까지 콕 집었다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트럼프는 이란이 합의를 거부하면 주요 교량은 1시간 이내, 발전소는 하루 안에 파괴할 수 있다며 공습 재개를 경고했다.● 나탄즈 인근 ‘곡괭이산’ 지하시설도 표적으로 지목했지만, 심층 터널 구조상 핵심 설비 파괴 여부를 판정하기 어렵고 효과도 가동 지연에 그칠 수 있다.● 미국은 중재국을 통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핵·호르무즈 쟁점은 교착됐고, 전비 375억 달러와 군사공격 반대 62%도 트럼프 행정부의 부담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핵 문제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요구하며 교량과 발전소, 나탄즈 인근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지하시설까지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란과 “아주 좋은 대화를 해왔다”며 협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공습 재개 가능성을 앞세워 이란의 양보를 압박하는 동시에 외교 채널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우라늄 농축과 핵시설 검증을 다루는 핵 협상, 상호 공격 중단을 위한 종전 협상, 호르무즈해협 통항과 관리 방식을 둘러싼 협상이 맞물려 있지만 어느 쪽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좋은 대화”…이란은 “중재자 통해 메시지 교환”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 “아주 좋은 대화를 해왔다”고 밝혔다. 논의의 전부가 핵 문제였다면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란이 미국에 협상 재개를 먼저 요청했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다만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교환은 계속되고 있으며 외교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협상으로 규정했지만 이란은 간접적인 의견 교환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핵 협상의 쟁점은 우라늄 농축 수준과 핵 관련 시설에 대한 검증이다. 종전 협상에서는 미국의 공습 중단과 이란의 미군기지·상선 공격 중단이 다뤄진다. 호르무즈해협에서는 자유 통항 복원과 이란의 관리권·통행료 요구가 맞서고 있다. 오만은 걸프 국가들의 지지를 받아 호르무즈해협 이용료를 의무 통행료가 아닌 자율 기여금 형태로 바꾸는 중재안을 이란에 제시했다. 이란은 아직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은 전쟁 이전과 같이 선박이 별도 비용 없이 자유롭게 통항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합의가 무산될 경우 타격할 표적까지 직접 거론했다. “한 시간이면 교량 파괴”…발전소도 표적 거론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교량 대부분을 한 시간도 안 돼 파괴할 수 있고 발전소들도 하루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작전은 피하고 싶다면서도 이란이 합의를 거부하면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량은 병력과 장비·군수물자 수송에 이용된다. 발전소와 전력망은 방공체계와 통신망, 군수산업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 실제 타격이 확대되면 미군의 표적은 핵·미사일 관련 시설에서 이란의 교통·전력 기반으로 넓어진다. 이란 정부는 이달 미군 공습으로 교량 12개와 터널 2개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군사표적을 공격했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민간 기반시설 피해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미 시작된 교통망 타격을 전국 단위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경고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수 담수화시설에 대해서는 주민 피해를 이유로 타격을 가급적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격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하겠다는 약속이라기보다 민간 피해가 큰 시설의 타격에는 신중하겠다는 취지다. 교량과 발전소는 원칙적으로 민간시설이다. 개별 시설이 병력·군수물자 수송이나 군사작전 수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이를 파괴해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군사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때 군사목표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이란 경제를 약화하거나 협상을 강제하려는 목적만으로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국제인도법상 정당화되기 어렵다. 타격에 앞서 예상되는 군사적 이익과 민간 피해를 비교해야 하며, 병원과 급수·통신망에 미칠 연쇄 피해도 판단에 포함해야 한다. 공사 중인 곡괭이산…“쉽게 제거” 주장엔 의문트럼프 대통령은 나탄즈 인근 곡괭이산 지하시설도 타격 표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의 핵시설을 제거했다”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곡괭이산도 “아주 쉽게”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곡괭이산은 공습으로 큰 피해를 본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인근에 있다. 이란은 이곳에 고성능 원심분리기 조립시설을 건설한다고 밝혀왔다. 민간 위성분석기관들은 지하시설이 향후 농축시설이나 핵물질 저장시설로 전용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핵물질 반입이나 우라늄 농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개 위성자료상 2개의 심층 터널 단지는 아직 공사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곡괭이산을 이미 가동 중인 미신고 농축시설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 출입구와 전력·환기 지원시설을 타격하면 접근과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다만 핵심 공간이 산악 깊숙이 조성됐다면 대형 관통폭탄을 사용하더라도 지하 설비 자체를 파괴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심층 지하시설은 위성영상과 외부 센서만으로 내부 피해를 판정하기 어려워 전투피해평가(BDA)의 불확실성도 크다. 출입구가 무너져도 핵심 설비가 남아 있으면 기능을 복구할 수 있어 장기간 감시가 필요하다. 곡괭이산 타격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보다 시설 완공과 가동 시기를 늦추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90분 비공개 회담…추가 공습 결정은 공개 안 해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약 90분 동안 비공개 회담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곡괭이산 관련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는 보도가 앞서 나왔지만 백악관은 회담이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만 밝혔다. 곡괭이산이나 추가 공습을 둘러싼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관련 보도에 “왜 그냥 나한테 이야기하지 않고 전 세계에 대고 떠드느냐”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자신도 곡괭이산에서 벌어지는 일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 “비비(네타냐후 애칭)는 내가 계속 관여하기를 원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타격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정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도 관련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장을 막아야 한다는 목표에는 뜻을 같이한다. 다만 이스라엘은 군사적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공습을 멈추고 협상을 병행하고 있다. 표적 감소·탄약 소모 우려…전비는 375억 달러최근 공습 중단에는 외교적 판단뿐 아니라 작전상의 제약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지휘부는 13일 동안 공습을 이어간 뒤 타격할 표적이 줄고 항공탄약 소모가 커지고 있다는 의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약 부족설을 부인했다. 다만 이란의 지하시설과 이동표적을 타격하려면 더 정교한 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군이 공습을 즉시 재개할 능력은 유지하고 있지만 같은 강도의 작전을 장기간 지속하려면 표적과 탄약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의미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란전 비용을 375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 금액에는 지금까지 발생한 비용뿐 아니라 9월 30일까지 예상되는 지출도 포함됐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8일 미국 보통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0달러로, 전쟁 직전 약 3달러보다 1달러 이상 올랐다. 미국 내 여론도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이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미국의 대이란 군사공격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3%, 반대한다는 응답은 62%였다. 공화당 지지층은 71%가 찬성했지만 민주당원 93%와 무당층 67%는 반대했다. 응답자의 69%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개입 목표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80%는 미군의 개입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고, 지상군 파병에는 79%가 반대했다. 미국은 추가 타격을 경고하면서 중재국을 통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도 직접협상 재개를 먼저 요청했다는 보도는 부인하면서 외교 채널 자체는 닫지 않았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과 핵시설 검증,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둘러싼 견해차는 그대로다. 미군 공습은 멈췄지만 종전 합의는 나오지 않으면서, 군사적 휴지기와 협상 교착이 함께 이어지고 있다.
  • 국방부, 핵잠특별법에 “핵무기 개발·제조 없을 것” 명시

    국방부, 핵잠특별법에 “핵무기 개발·제조 없을 것” 명시

    정부가 핵추진잠수함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에 핵연료를 “핵무기 개발·제조·보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시하기로 했다.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법령에 명시하는 첫 사례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9일 군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핵추진잠수함 획득 운영 및 안전관리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이르면 29일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핵추진잠수함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 중이며 그 일환으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잠 사업 첫 번째 원칙으로 ‘핵연료의 핵무기 개발 사용 차단 및 비확산’을 규정했다. 법안에는 “핵무기의 개발·제조·보유 또는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핵물질 전용 또는 비확산 체계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도 ▲핵확산금지조약(NPT) 준수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 확인절차에 협조 ▲방사성 물질로부터 국민 안전 및 환경 보호 의무 ▲핵추진잠수함 원자력 안전기준 마련 등 총 5가지 원칙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대형 무기체계 획득 시 의무적으로 진행되는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제외될 수 있고, 연구개발 및 시험평가 기간을 단축하거나 방위사업계약에서 원가 산정 규정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변수에 따라 유동적인 대응도 가능하도록 했다. 핵물질 확보나 국제 협상 절차가 지연되거나, 설치 지역이 변경되는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사업계약 기간, 금액 등을 재조정할 수 있는 조항도 담겼다. 핵잠 주요사항을 심의하는 별도 위원회 설치 내용도 담겼다. 제정안에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핵추진잠수함전략위원회’를 설치하고, 국방부 장관이 부위원장, 해군참모총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 사업 ‘장보고 N사업’을 발표했다. 정부는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8000톤급 핵잠 3척을 2030년대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개발할 계획이다.
  • “핵무기 개발 없다”…8000t급 핵잠 3척, 美·IAEA 문턱 넘을까 [밀리터리+]

    “핵무기 개발 없다”…8000t급 핵잠 3척, 美·IAEA 문턱 넘을까 [밀리터리+]

    정부가 8000t급 핵추진잠수함 3척을 확보하고자 국내 사업 절차를 대폭 줄이는 특별법 제정에 나선다. 그러나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연료 확보와 비확산 검증은 국내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한국형 핵잠수함이 실제로 바다에 뜨려면 미국과의 핵연료 협상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안전조치 협의라는 두 국제 관문을 넘어야 한다. 2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핵추진잠수함의 획득·운영 및 안전관리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조만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특별법안은 핵잠수함 사업의 첫 번째 기본원칙으로 “핵무기의 개발·제조·보유 또는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핵물질을 다른 목적으로 전용하거나 국제 비확산 체계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정부는 지난 5월 핵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비핵화 원칙을 국내법에 담아 국제사회의 우려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핵잠수함은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하지만 핵무기를 반드시 탑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원자로에 들어가는 핵물질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민간 원전과 다른 국제 비확산 문제가 뒤따른다. 법안에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고 IAEA 등 국제기구의 확인 절차에 협조한다는 원칙도 담겼다. 방사성 물질로부터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고 핵잠수함용 원자로의 안전기준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는 국내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특례도 마련했다. 핵잠수함 사업을 대형 무기체계 획득 전 의무적으로 거치는 사업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기간도 단축하고, 방위사업 계약의 원가 산정 규정도 일반 사업과 다르게 적용할 수 있게 했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핵추진잠수함전략위원회’도 설치한다. 국방부 장관이 부위원장을 맡고 해군참모총장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전략위원회는 관련 시설의 설치 지역과 재원 조달 등 주요 사안을 심의한다. 국내 절차 줄여도 핵연료는 미국과 협의 특별법이 국내 행정 절차를 줄일 수는 있지만 핵연료 문제까지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한국은 ‘장보고 N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하는 핵잠수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3일 한미 양국이 서울에서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원자력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당시 협의에서 민간·상업적 목적의 농축과 재처리를 주로 다뤘다. 다만 로이터는 핵잠수함처럼 핵물질을 군사적으로 이용하려면 미국법에 따라 별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당국자들의 설명을 전했다. 현재 한미 원자력협정은 민간 원자력 협력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핵잠수함용 연료 문제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지난 5월 26일에도 한국이 2030년대 중반 첫 핵잠수함 진수를 추진한다며 이 사업이 북한의 잠수함발사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동시에 아시아의 해저 군비경쟁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핵연료를 확보하는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이 연료를 직접 제공할지, 제3국을 통한 공급 방식을 택할지, 한국에 제한적인 농축 권한을 허용할지에 따라 사업 일정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특별법안에 핵물질 확보나 국제 협상이 늦어질 경우 계약 기간과 금액, 조건을 사후에 변경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불확실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선체와 원자로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연료 협상이 늦어지면 건조와 시험 일정은 함께 밀릴 수 있다. 국내 획득 절차에 속도를 내는 것과 별개로 미국과의 협의가 한국형 핵잠수함 사업의 첫 번째 국제 관문인 셈이다. 바닷속 핵물질 어떻게 검증하나 IAEA와의 검증 방식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민간 원전은 핵물질의 위치와 사용량을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핵잠수함은 장기간 바닷속에서 작전한다. 군사 기밀이 적용되는 함정 내부에 국제 사찰단이 자유롭게 접근하기도 어렵다. 한국은 핵잠수함에 투입한 핵물질이 핵무기 개발 등 다른 목적으로 전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출항 당시와 귀항 이후 핵물질의 양을 확인하면서도 잠수함의 작전과 설계 정보는 보호할 수 있는 별도의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 핵잠수함을 운용하는 핵보유국과 달리 한국은 NPT상 비핵보유국이다. 비핵보유국이 핵잠수함을 도입한 전례가 많지 않아 한국과 IAEA가 마련할 검증 방식은 향후 다른 국가의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가 법안에 “핵무기의 개발·제조·보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은 것도 이런 비확산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하면 고농축우라늄보다 확산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핵물질 관리와 검증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군 당국은 구체적인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8000t급 핵잠수함 3척을 개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30년대 중반 선도함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 전력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국내 연구개발과 계약 절차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핵연료 확보와 IAEA 검증 방식에 대한 합의가 늦어지면 전체 일정도 흔들릴 수 있다. 한국형 핵잠수함의 진수 시점은 국내 조선소의 건조 능력뿐 아니라 미국과 국제기구를 상대로 한 협상 결과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韓 겨냥 핵탄두 최대 300기…김정은의 섬뜩한 계산 [밀리터리+]

    韓 겨냥 핵탄두 최대 300기…김정은의 섬뜩한 계산 [밀리터리+]

    북한이 한국을 겨냥하는 데만 최대 300기의 핵탄두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의 공식 계획이나 확인된 핵탄두 보유량이 아니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적 목표와 예상 표적 수를 역산한 시나리오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19포티파이브는 25일(현지시간)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 국방분석가의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탄두 325~550기를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베넷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정권 생존과 대미 억지력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고 봤다. 동시에 핵무력을 앞세워 한미동맹을 흔들고 한국에 군사·정치적 압력을 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영국이나 프랑스와 비슷한 수준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도 핵무력 증강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핵무력을 원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전제했다. 공개된 정보와 북한의 위협, 미사일 전력, 예상 작전 목표를 바탕으로 필요한 핵탄두 수를 계산했다는 설명이다. 한국 표적 75~100곳…손실 대비해 2~3배 확보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한국 내 공군기지와 항만, 군 지휘통제시설 등을 핵무기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 우위를 약화하고 정부를 압박하려면 최소 75~100곳을 위협할 능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나 핵탄두 한 기가 반드시 목표물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발사 전 한미의 선제타격으로 파괴될 수 있고, 미사일 자체가 고장 나거나 비행 도중 요격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한국과 일본, 중국을 겨냥한 표적 한 곳당 핵무기 2~3기를 배정하려 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계산을 적용하면 한국을 겨냥한 핵탄두 수는 최소 150기에서 최대 300기에 이른다. 북한이 단순히 도시를 공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시설까지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가정도 포함됐다. 미국을 겨냥한 계산은 더 커진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방어하는 요격체계를 갖추고 있어 북한이 표적 한 곳당 3~4기의 핵탄두를 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사기지와 정치 중심지, 주요 도시 등 약 25곳을 위협하려면 핵탄두를 탑재한 ICBM과 장거리 무기 75~100기가 필요하다고 베넷 연구원은 추산했다. 일본과 중국에는 각각 25개 안팎의 표적을 설정하고, 손실 가능성을 반영해 두 나라를 합쳐 100~150기의 핵탄두를 준비할 수 있다고 봤다. 이를 모두 더하면 북한이 표적 공격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핵탄두 규모는 325~550기가 된다. 현재 약 60기 추정…이르면 2033년 300기 넘나 북한의 실제 핵탄두 보유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베넷 연구원은 다수 전문가가 현재 북한의 핵무기를 약 60기로 보고 있으며, 보유 핵물질까지 포함하면 90~100기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이미 최대 150기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생산 속도 역시 추정치가 엇갈린다. 북한이 연간 약 1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우라늄 농축시설 확장 등을 고려하면 연간 생산능력이 20기 수준으로 늘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속도가 이어질 경우 북한은 이르면 2033년, 늦으면 2050년쯤 핵탄두 300기 선을 넘어설 수 있다고 베넷 연구원은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핵무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점도 현재 전력이 자신이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다만 북한이 실제로 300~500기의 핵탄두를 배치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핵물질 생산뿐 아니라 탄두 소형화와 운반수단 확보, 보관·정비 시설, 지휘통제체계까지 함께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핵탄두 수를 계속 늘리면 제한적 핵무기 사용이나 핵 위협을 통한 강압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의 핵전력 확대를 방치할 경우 김 위원장이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고 한미를 상대로 더 공격적인 선택을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좌절한 트럼프, 역대급 변덕”…결국 전쟁에 발목 잡힌 상황 [배틀라인]

    “좌절한 트럼프, 역대급 변덕”…결국 전쟁에 발목 잡힌 상황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이란전 장기화로 미국의 전쟁 목표는 확대됐지만 확전·압박 지속·철수 가운데 어느 선택도 승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관은 제한 공습의 작전적 효용이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했고, 방공 요격미사일 부족도 대규모 확전에 제동을 걸었다.● 국제법보다 자신의 판단을 앞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의 한계와 전력 소모, 불투명한 출구전략에 막혀 정책을 거듭 뒤집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대외 권력을 제약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 도덕성과 내 판단만이 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겐 국제법이 필요 없다”고 했다. 미국도 국제법을 따라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덧붙이기는 했지만, 곧바로 “국제법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렸다”며 판단 권한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는 국제규범보다 미국의 힘과 대통령의 결단을 앞세우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6개월여가 지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을 가로막는 것은 국제법이 아니라 전쟁의 작전적 한계와 줄어드는 요격미사일, 어느 쪽을 택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출구전략이다. 5개월 가까이 이어진 이란전쟁에서 미국의 목표는 계속 불어났다. 이란의 핵무장 저지를 넘어 탄도미사일과 드론 전력 약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항 회복, 미군과 동맹국에 대한 공격 중단까지 겹쳤다. 핵시설을 타격해도 해상봉쇄가 풀리는 것은 아니고, 호르무즈 통항을 복원해도 이란의 핵·미사일 역량은 남는다. 목표는 넓어졌지만 이를 한꺼번에 달성할 군사·외교 수단은 찾지 못한 셈이다. 26일(현지시간)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에 ‘갇힌’ 상태라며, 측근들 사이에서 그가 상당한 좌절감을 드러내고 평소보다도 더 종잡기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더 때려도 굴복 장담 못해…멈추면 ‘미완의 전쟁’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란을 상대로 기존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공격을 검토했다. 발전소를 비롯한 핵심 기반시설까지 표적에 포함할 수 있다는 위협도 이어갔다. 그러나 24일 백악관에서 고위 참모와 군 수뇌부의 보고를 받은 뒤 호르무즈 해협 일대 공습을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대규모 공격을 재개하면 이란의 군사시설과 해상 공격 전력에 추가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다만 이란을 협상장으로 복귀시키거나 핵·미사일 역량을 결정적으로 무력화할지는 불분명하다. 발전소 등 민간 기능과 맞닿은 기반시설까지 타격할 경우 국제인도법 논란과 역내 확전 가능성, 미국 내 여론 부담도 커진다. 군사적 압박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대이란 해상봉쇄와 경제제재의 효과를 기다리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수십년간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견뎌온 이란 체제가 단기간에 굴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압박이 길어질수록 미국도 작전비용과 무기 소모,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함께 떠안아야 한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미군의 개입을 축소할 경우에는 핵 문제와 호르무즈 통항을 해결하지 못한 채 전쟁을 끝냈다는 비판이 남는다. 이란이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비밀리에 핵 개발을 재개한다면 전쟁의 명분도 훼손될 수 있다. 대규모 확전과 제한적 압박의 지속, 승리 선언 뒤 철수라는 세 선택지 모두 정치·군사적 비용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최근 정책의 진폭이 커진 배경을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성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딜레마는 추가로 공격할 능력은 남아 있지만, 그 공격이 미국이 설정한 복수의 전쟁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데 있다. “제한 공습 한계”…표적 소진은 전략적 승리 아냐대이란 작전을 지휘하는 현장 사령관도 현 수준의 제한 공습을 계속하는 데 회의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최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백악관에 호르무즈 일대 제한 공습의 작전적 효용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사실상 중단을 권고했다. 약 2주간 이어진 공습으로 이란의 선박 공격 능력이 상당 부분 약화됐고, 사전에 선정한 주요 표적도 대부분 타격됐다는 것이 쿠퍼 사령관의 평가였다. 같은 규모와 방식의 공습을 반복하더라도 추가로 얻을 수 있는 군사적 성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쿠퍼 사령관이 전쟁의 종결이나 전면적인 군사행동 중단을 건의한 것은 아니다. 미군이 아직 공격하지 않은 표적을 제거하려면 제한 공습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규모의 작전을 재개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는 표적의 상당수가 소진됐다는 작전적 평가와 미국의 전략 목표 달성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란의 핵·미사일 역량과 호르무즈 봉쇄 수단이 제거된 것이 아니라, 현 수준의 공습만으로 거둘 수 있는 성과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미국이 더 큰 결과를 원한다면 더 많은 전력과 탄약을 투입하고, 이란의 보복 확대와 미군 피해 가능성까지 감수해야 한다. 제한전의 효용은 줄었지만 전면전의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확전 제동 건 美 방공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공습 중단 결정에는 방공 요격미사일 재고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추가 확전으로 요격탄 소모가 이어질 경우 중동에 배치된 미군과 동맹국의 방공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퍼 사령관이 제한 공습의 낮아진 한계효용을 보고했다면, 케인 의장은 전쟁을 확대할 경우 미국의 방어 전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현 작전을 계속해도 성과가 제한적이고, 작전을 확대하면 방공망 유지에 필요한 탄약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이중 제약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압박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전에서 소모된 주요 미사일 재고를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패트리엇과 사드(THAAD), 토마호크는 3년 이상, SM-3와 SM-6는 약 2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추산이다. 토마호크의 경우 생산기간을 고려하면 이란전 사용분 보충이 2030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공격용 순항미사일과 방어용 요격탄은 임무가 다르다. 그러나 제한된 생산설비와 긴 납기, 숙련인력 부족 때문에 단기간에 재고를 보충하기 어렵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미국이 중동에서 요격미사일을 계속 소모하면 인도·태평양과 유럽에 배분할 전력에도 부담이 생긴다. 특히 패트리엇과 사드, SM 계열 요격체계는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서태평양 작전계획에서도 필요한 자산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다전구 동시대응 능력이 약화됐다고 판단할 경우 대만해협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군사적 위험 감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이란전의 탄약 소모가 중동 밖의 억제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사우디 핵협정도 하루 만에 조건 변경군사적 선택지가 좁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메시지도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가 대표적 사례로 든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자력 협정이다. 미국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협정을 내놓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협정 가입을 조건으로 추가했다. 사우디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농축 권한을 지렛대로 이스라엘과의 수교까지 끌어내려 한 것이다. 사우디는 미국의 대이란 억제전략과 호르무즈 해상안보, 역내 방공협력 구축에 모두 필요한 핵심 파트너다. 그러나 비확산과 대이란 연대,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하나의 협정에 묶으면서 합의의 전제도 하루 만에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예측 불가능성을 협상 자산으로 활용해왔다. 상대방이 미국의 다음 행동을 계산하지 못하게 만들어 양보를 끌어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술적 모호성과 정책 목표의 불명확성은 구분해야 한다. 압박의 목적과 양보의 조건이 수시로 달라지면 협상 상대는 미국이 어떤 합의를 최종안으로 받아들일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동맹국에도 미국의 확약과 안전보장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휴전 아닌 조건부 교전 중지…호르무즈 해법도 안갯속미국과 이란은 현재 상호 공격을 일단 멈춘 상태다. 미국은 13일 연속 이어진 대이란 공습을 중단했고, 이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공격하지 않는 동안 이란도 보복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정치적 합의에 따라 체결한 정식 휴전이라기보다 상대가 공격하지 않는 동안 교전을 중단하는 조건부 정지에 가깝다. 공격 중단의 조건과 지속기간, 합의 위반 시 대응 절차도 마련되지 않았다. 어느 한쪽이 상대의 군사행동을 공격 재개로 판단하면 곧바로 교전이 재개될 수 있는 불안정한 국면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습 중단이 협상에 “약간의 공간”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란과 오만도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할 새로운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해협 봉쇄 해제와 통항 안전보장의 주체 ▲이란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 ▲미국의 핵 협상 재개 조건을 둘러싼 견해차는 여전하다. 오만 중재가 군사적 충돌을 잠시 늦추는 데 그칠지, 호르무즈 통항을 복원할 정치적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군사행동 중단 소식에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해협 운항은 정상화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루 통과 선박은 10척에도 미치지 못했고 해운사들도 우회 운항과 출항 보류를 이어갔다. 공습 중단이 에너지 수송로의 회복이나 전쟁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 이유다. 선택지마다 붙은 계산서…냉혹한 현실 앞 변덕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법보다 자신의 도덕성과 판단이 더 강한 제약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선택을 막아선 것은 훨씬 더 냉정한 전쟁의 조건이었다. 공격을 확대해도 이란의 굴복을 장담할 수 없고, 제한 공습을 이어가도 추가 성과는 줄어든다. 그 사이 방공 요격탄은 소진되고 미국의 다른 전구 억제력에도 부담이 쌓인다. 그렇다고 철수하면 호르무즈와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전쟁이라는 정치적 책임이 남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변덕은 선택지가 많아서가 아니라 쓸 수 있는 선택지마다 대가가 붙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법의 구속력을 자신의 판단 아래 두려 했던 대통령이 군사력의 한계와 확장된 전쟁 목표, 부족한 출구전략 사이에서 결정을 번복하고 있다.
  • 트럼프, 미군 피해 속였다?…“이란전 사상자 600명 이상, 전사자 수 18명” 슬쩍 수정 [밀리터리+]

    트럼프, 미군 피해 속였다?…“이란전 사상자 600명 이상, 전사자 수 18명” 슬쩍 수정 [밀리터리+]

    미 국방부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발생한 사상자 공식 집계를 수정했다. CNN 등 현지 언론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공식 웹사이트에 수정된 사상자 집계 정보를 공개했다. 현재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부상자는 624명, 사망자는 18명이다. 앞서 국방부는 전사자 공식 집계 수치를 14명이라고 발표했다가 고의로 피해를 축소하려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을 선언한 뒤 이란과 추가 교전 과정에서 사망한 미군 4명을 뚜렷한 기준 없이 전사자 명단에서 제외했다. 당시 조엘 발데스 국방부 대변인 대행은 “웹사이트상의 일시적인 데이터 오류이며 즉시 수정될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후에도 국방부 웹사이트에는 전사자 수가 14명으로 표기돼 있어 논란을 키웠다. 부상자 규모도 큰 차이가 있었다. 국방부는 기존에 부상자 규모를 400명대로 적시했으나, 새로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실제 부상자는 기존보다 140명 이상 많은 624명이다. 실제로 국방부가 이날 공식 웹사이트 사상자 집계를 수정하기 전 데이터에 따르면 부상자는 새 데이터보다 140명 이상이 적은 400명대였다. “국민은 전쟁 정보를 투명하게 알 권리 있다”앞서 지난 20일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지난주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세 차례에 걸쳐 타격하면서 미군 병사 수십 명이 부상을 입고 헬리콥터 여러 대가 손상됐지만 국방부는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방부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군 사상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미군 관계자는 “중부사령부는 부상당한 장병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며 “특히 그들이 신속하게 복귀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군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사상자)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란이 요르단과 다른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를 더 정확히 조준하는 데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NN은 “국민은 전쟁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알 권리가 있지만 국방부는 지난 두 달 반 동안 브리핑을 한 번도 열지 않았다”며 “국방부는 다시 이란과 교전을 시작했지만 군사적 전략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있으며 미군 장병들이 어떻게 사망했는지 그 경위도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 국방부, 별도 입장 없이 ‘슬쩍’ 데이터 수정이러한 지적이 이어지자 국방부는 별도의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슬쩍’ 데이터를 수정했다. 데이터를 수정한 후에도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고 CNN 등 현지 언론의 문의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국방부의 정보 공개 논란은 사상자 수에서 그치지 않았다. 국방부는 현재 공식 웹사이트에 대이란 전쟁 개시일을 2월 28일이 아닌 7월 7일로 명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월 7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공식 서한을 보내 휴전 이후 대이란 군사행동이 재개됐다고 통보한 날짜다. 미국 대통령은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에 따라 군사행동을 개시한 뒤 48시간 이내에 이를 의회에 통보해야 하며, 의회의 승인이 없을 경우 군사행동 기간은 60일로 제한된다. 이 때문에 미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인 전쟁 개시 날짜를 늦춰 의회 승인 절차를 우회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 리사 머코스키 미 상원의원은 지난 21일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시계열을 재설정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이는 헌법이 요구하고 전쟁권한법이 의도하는 의회의 승인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12명은 지난 23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관련 전수조사 및 보고를 요구한 상황이다. ‘제대로 된 정보’ 수집에도 의문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과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쟁 수행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적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쟁을 시작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전쟁을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로 이스라엘을 없애려 한다고 주장하며 선제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은 사실이나, 지난해 6월 미군의 폭격 이후 농축 능력을 재건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다. 지난 4월 5일 미 시사 잡지 디애틀랜틱은 “미 정보당국은 이란의 핵무기 사용이 준비되지 않았고, 미국 본토 타격용 미사일도 없으며, 공격받을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해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이 모든 것은 전쟁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전했다. 지난 5월부터 현지 언론들은 미 정보기관의 내부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와 달리 이란이 빠르게 미사일 능력을 재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면서도 자세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익명의 미 행정부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미국이 더 큰 규모의 전쟁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를 안전하게 실행할 만큼 충분한 전력이 없다”며 “백악관은 그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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