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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 혼선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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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비엔날레 ‘대만관’ 외교 문제로 비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이틀 앞두고 ‘대만 파빌리온’ 명칭을 둘러싼 행정 혼선이 중국 측 반발을 넘어 외교·지방 교류 문제로 확산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비엔날레 전시 명칭을 둘러싼 행정 판단이 양안 갈등으로 비화한 데 이어 중국 지방정부의 교류 취소와 국제행사 불참으로까지 번지면서 지역 외교에도 파장이 커지고 있다.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중국 작가단이 5일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 전시 철수를 선언하고 12년간 교류해 온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대표단이 방한을 전격 취소했다. 같은 날 개막하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던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도 불참을 통보했다. 광주비엔날레에서 촉발된 양안(兩岸) 갈등이 호남권 국제행사와 지방외교망으로 번지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대만 파빌리온’(Taiwan Pavilion) 명칭 처리였다. 대만 측 참가 기관인 국립대만미술관은 당초 이 명칭을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6월 국가관과 기관관을 구분한다는 운영 원칙을 내세워 미술관 영문 약칭인 ‘NTMoFA’로 명칭을 변경했다. 대만 측과 국내외 미술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작품 반입까지 지연되자 재단은 지난달 명칭을 복원하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자 중국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파빌리온에 참여할 예정이던 작가·큐레이터단은 이날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철수를 선언했다. 통합시와 재단이 사과했지만 사태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방정부 간 교류에도 불똥이 튀었다. 옛 광주시는 1996년 광저우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2012년부터 의회 교류를 이어 왔다. 하지만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대표단 6명은 6~7일 예정됐던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여수에서도 중국 지방정부의 불참 통보가 이어졌다. 여수세계섬박람회에서 대규모 홍보관을 운영할 예정이던 저우산시가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주한중국대사관도 이날 대변인 명의 담화문을 내고 광주비엔날레 주최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사관은 “‘대만’ 명칭 사용을 공공연히 허용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한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직접 훼손한 것”이라며 “단호히 반대하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사안은 문화·예술 영역에서 민간 자체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이번 일이 한중관계와 양국 간 교류·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광주비엔날레 ‘대만관’ 화근...12년 지방외교가 무너졌다

    광주비엔날레 ‘대만관’ 화근...12년 지방외교가 무너졌다

    문화행정의 미숙한 판단 하나가 지방정부 간 공식 외교 채널을 마비시키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의 ‘대만 파빌리온(Taiwan Pavilion)’ 명칭을 둘러싼 혼선이 중국 측의 전시 철수를 부른 데 이어, 12년간 이어져 온 중국 광저우시 대표단의 방한 일정마저 개막 사흘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와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오는 6~7일로 예정되었던 전남광주 방문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리하이저우 비서장을 비롯한 6명의 대표단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갖는 첫 공식 의회 교류로서, 2012년 우호교류협약 체결 이래 쌓아온 신뢰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주요 산업 시설 시찰과 시의회 접견 등 모든 공식 외교 일정이 백지화됐다. 광저우 측은 이번 취소가 ‘대만 파빌리온’ 명칭 복원에 대한 명백한 항의임을 분명히 했다. 광주와 광저우는 1996년 자매결연을 맺은 이래 가장 오래된 파트너라는 점에서 이번 파경이 남긴 타격은 한층 더 무겁다. 이번 사태는 비엔날레재단의 행정적 혼선이었다. 올해 초 대만 문화부 등과 ‘대만관’ 명칭 사용을 조율했으나, 재단은 지난 6월 ‘국가관과 기관관 구분’ 원칙을 들어 ‘국립대만미술관(NTMoFA) 파빌리온’으로 명칭을 일방 변경했다. 이에 대만 측과 국내 예술계가 ‘정치적 검열’이라며 거세게 반발하자, 재단은 개막을 앞둔 지난달 25일 대만관 명칭을 전격 복원했다. 대만과의 갈등을 졸속 봉합은 중국의 거센 반발이라는 더 큰 폭풍으로 돌아왔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와 구징칭 광주총영사는 지난달 27일 민형배 시장을 예방해 명칭 복원에 깊은 유감을 전달했다. 결국 하정웅미술관에서 중국관 전시를 준비하던 인력들은 작업을 중단하고 전시 철수를 3일 공식 발표했다. 뒤늦게 시와 재단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며 사과했으나 이미 실기한 뒤였다. 외교적 파장은 인근 지역의 국제행사로까지 연쇄 타격을 주고 있다. 오는 5일 개막하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 참가해 대규모 홍보관을 운영하기로 했던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도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중국 지방정부 특성상 중앙의 외교 기조와 어긋나는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리기 어려운 만큼, 다른 도시들로 불참이 번지는 ‘도미노 파장’도 배제할 수 없는 처지다. 국제 외교의 기본인 리스크 점검과 위기 대응 시나리오도 없이 일방 변경과 재복원을 반복한 재단의 졸속 행정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 광주비엔날레 32년 ‘민낯’…국제행사에 걸맞은 조직인가

    광주비엔날레 32년 ‘민낯’…국제행사에 걸맞은 조직인가

    제16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을 열흘 앞두고 ‘대만 파빌리온(Taiwan Pavilion)’ 명칭 변경 논란으로 전시 파행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봉합됐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국립대만미술관(NTMoFA)이 제출한 변경 승인 신청을 수용해 파빌리온 명칭을 ‘대만 파빌리온’으로 확정했고, 지연됐던 작품 반입과 설치 작업도 재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무게는 단순한 명칭 논란을 훌쩍 넘어선다. 광주비엔날레가 32년 역사와 회당 100억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국제 미술행사의 조직·행정 시스템이 과연 세계 무대에 걸맞은지, 그 근본을 되묻는 사건이었다. 화려한 외형 뒤에 감춰져 있던 기형적 조직 구조, 미숙한 불통 행정, 그리고 지휘부의 무책임한 방관이 한꺼번에 드러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재단은 그간 대만 측과 협의해온 ‘대만관’ 명칭을 돌연 ‘NTMoFA 파빌리온’으로 바꾸겠다고 통보했다. 대만 문화부와 참여 작가들은 “사전에 논의된 국가명이 일방적으로 삭제됐다”며 강력 반발했고, 논란은 곧 ‘정치적 검열’시비로까지 번졌다. 재단은 “NTMoFA가 기관 자격으로 참여해 올해 초 전시 계약을 체결한 만큼 기관명을 표기한 것”이라는 방어 논리를 폈지만 파장은 잦아들지 않았다. 지난 18일께 국내에 반입된 대만 측 작품은 정작 예정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에 한동안 짐조차 풀지 못한 채 대기해야 했다 ▒ 27개국을 떠맡은 계약직원 고작 2명 이번 ‘대만관 사태’는 극도로 취약한 광주비엔날레재단의 조직 구조와 주먹구구식 인력 운영이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초대형 국제행사를 지탱하는 재단의 비엔날레 담당 인력은 30여 명 수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 단기 계약직으로 운영돼, 핵심 업무의 연속성이 매 회기마다 단절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이번에 외교적 마찰이 된 대만 파빌리온 담당 부서의 실상은 더욱 참담하다. 기존 계약직 6명 가운데 5명이 지난해 일제히 퇴사해 업무 인수인계가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공백을 지난 3~4월 부랴부랴 배치된 신규 계약직원이 메웠다. 또한 2명의 계약직 직원이 대만을 비롯한 27개국·기관과의 소통과 행정 실무 전체를 감당해 왔다. 전문 인력의 부재와 소통 체계의 붕괴가 이번 사태를 예견된 인재(人災)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제 미술행사의 속성상 참여국·기관·큐레이터와의 협의는 장기간 축적된 경험과 지속적인 관계 관리 위에서만 굴러간다. 담당자가 짧은 주기로 교체되면 협약의 맥락, 과거 협의 이력, 기관별 민감 사안이 온전히 승계될 수 없다. 대만관 명칭 논란 역시 이 같은 조직적 취약성이 의사결정 단계에서 걸러지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20대 실무자 ‘총알받이’…숨어버린 수뇌부 국제적 신뢰가 걸린 사안임에도 재단 최고위층의 대응은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의 표본이었다. 외교적 갈등이 확산되고 전시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순간까지도, 광주비엔날레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은 언론이나 유관 기관 앞에 나서 사과하거나 수습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실무 미숙을 성토하는 외부 목소리에 대해서는 올해 채용된 20대 실무직원을 앞세우는 이른바 ‘방패막이’ 처사가 되풀이됐다. 결재 라인의 부장과 대표 등 정작 책임져야 할 임직원은 뒤로 숨은 채 사태를 관망했다는 것이 내부 증언이다. 이로 인해 재단 안팎에서는 “수뇌부가 책임은 지지 않고 자리 지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통탄이 터져 나왔다. 이번 대만관 사태의 파장이 큰 것은, 최종 책임 소재와 의사결정 구조가 여전히 안갯속에 있기 때문이다. 대만 측과의 협의 과정에서 누가, 어떤 판단으로 명칭 변경을 결정했는지, 그 과정에서 상급자 결재와 법률·국제협력 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한 재단의 설명은 아직 없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겸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은 2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대만사태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광주로서는 몹시 부끄러운 일이다. 예술 영역에 정치나 행정 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번 일로 광주의 대외 이미지가 훼손된 데 대해 사후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급한 불은 껐지만,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9월 5일 개막해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파빌리온 프로젝트에는 16개 국가관과 11개 기관이 참여한다 광주비엔날레. 1995년 첫 회를 연 이래 광주비엔날레는 국내를 대표하는 국제 미술행사로 성장했으나, 규모의 성장에 걸맞은 조직·행정 체계는 아직도 뒤따라오지 못했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냉정한 결론이다. 광주비엔날레가 국제 교류와 파빌리온 업무처럼 전문성과 연속성이 생명인 영역까지 단기 계약직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가 지속되는 한, 유사한 혼선은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대만관 사태는 하나의 명칭을 둘러싼 갈등에서 끝나지 않는다. 누가 국제행사를 설계하고, 누가 협약을 관리하며,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최종 책임을 지는가-조직의 기본기를 정면으로 묻는 사건인 것이다.
  • “한미훈련 축소” 트럼프, 북미 관계 강조…중간선거용 외교 성과 노렸나 [외안대전]

    “한미훈련 축소” 트럼프, 북미 관계 강조…중간선거용 외교 성과 노렸나 [외안대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하반기 정례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실드(UFS)가 시작된 직후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를 발표한 가운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오는 11월 열리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적·정치적 이슈를 한 번에 해결할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북미 대화 요청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답변했다고 말했다. 전날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 발표에 이어 재차 북미 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날 취재진이 ‘대화하자는 제안에 대해 그동안 김 위원장의 반응이 왜 없었느냐’고 묻자 “그가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답했다. 이어 ‘그럼 김 위원장이 응답했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가 응답했다”고 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연합훈련 축소 지시 사실을 밝혔다. 그는 “북한의 김정은과의 매우 좋은 내 관계에 비춰볼 때, 저는 한국과의 연합군사연습에 미국이 참여하기로 오래 전에 합의했다는 사실이 기쁘지 않다”며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 저는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에게 연합군사연습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작전 불참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비핵화에 우리와 함께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는데, 그들은 ‘괜찮다(No thanks)’고 말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관련 미 국방부는 몇 시간 차를 두고 번복된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미 행정부 간 합의 없이 진행돼 혼선이 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 국방부는 “발표할 변경 사항이 없다”고 밝혔으나, 몇 시간 뒤 “군통수권자의 지시 이행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전격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발언을 두고 속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외교적 계산이 주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 북미 관계는 상대적으로 비인기 이슈인만큼 만일 북미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선거 이후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전 정부와 대비되는 본인의 ‘외교 브랜드’에 가까운 북미 관계 이슈를 끌고가는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중간선거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트럼프 대통령을 조급하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미 하원에서 공화당은 220석 안팎으로 겨우 다수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3% 안팎으로 이번 임기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만큼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에게 선제적으로 유화 메시지를 보내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 선거에서 치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17일 CSIS 긴급 화상 좌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 지시가 “김정은을 유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전쟁을 조기에 봉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중간 선거 이전 한반도에서 추가적인 안보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차 석좌는 “트럼프는 이란 관련 뉴스가 헤드라인에서 사라지길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이에 당장 반응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며 상황을 계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방위비 인상 압박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기준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약 1조 5000억원이다. 12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따라 올해부터 5년간 적용된다. 한미연합훈련 비용은 연간 약 1000억원 수준으로 미군이 약 70~80%를, 한국군이 나머지를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비판해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교가와 군 안팎에서는 이중적 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동맹국의 자주 국방을 강조하는 미국이 한국군의 능력 강화를 전제로 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관한 평가도 이뤄지는 UFS 기간에 훈련 축소를 지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한국에 대한 역할 요구 변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이란 비핵화 및 대이란 대응 불참을 함께 언급한 것은 미국이 동맹국의 역할을 한반도 방위에만 한정하지 않고 역외 안보 현안에 대한 기여까지 포함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미국이 한국에 대해 중동과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 안보 현안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이란전 늪 빠졌다”… 트럼프, 헤그세스 국방 교체 카드 만지작 [밀리터리노트]

    “이란전 늪 빠졌다”… 트럼프, 헤그세스 국방 교체 카드 만지작 [밀리터리노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장기화하는 이란과의 군사 충돌 속에서 국방 수장 교체라는 강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현장 장병들의 복지 악화와 부정적인 언론 보도가 겹치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는 양상이다. 교착된 이란전과 내부 불만 고조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에서 확실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동 지역에 장기 배치된 미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 승조원들의 열악한 생활 여건과 사기 저하 문제가 언론을 통해 집중 조명되면서 정권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설상가상으로 군사적 핵심 자산의 고갈도 심각한 수준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의 공세를 막는 과정에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가 1700발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MQ-9 리퍼 드론 전력의 약 25%가 손실됐다고 전했다. 중간선거 국면 전환을 위한 책임론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해임 위기’를 미국 내부의 정치적 셈법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전 교착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장관을 교체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자오밍하오 푸단대 국제연구소 교수는 “이란전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질 인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개각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대북 유화책 등 안보 기조 혼선 헤그세스 장관의 입지가 좁아진 배경에는 대외 안보 정책을 둘러싼 미국 내부의 불협화음도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전격 지시하며 동맹국의 반발과 미 조야의 비판을 산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한 연이은 대화·화해 제스처로 한반도 안보 지형에 급변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흔들리는 외교안보 기조 속에서 국방부의 중심잡기 실패와 정책적 혼선이 국방장관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중 군사 소통 채널의 향방 헤그세스 장관의 퇴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중 간 안보 대화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다만 일각에서는 후임자가 초강경파 인물로 채워지지 않는 한, 다음 달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 등 양국 간 군사 소통 기조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의 입지가 위태로워짐에 따라 미국 정부의 대중동 군사 전략 수정 및 후임 인선을 둘러싼 미 정치권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 “만리장성이 한국까지?”…NASA·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공신력’ 사이트의 황당한 한국사 오류 [이슈픽]

    “만리장성이 한국까지?”…NASA·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공신력’ 사이트의 황당한 한국사 오류 [이슈픽]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기관과 지리 학술지마저 중국의 역사 왜곡에 속아 넘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NASA 지도에 나타난 만리장성… “동쪽 끝이 한국까지?”9일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유네스코(UNESCO),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해외 유명 기관 영문 사이트 10곳을 조사한 결과, 만리장성(5건), 발해(4건), 고구려(2건) 등 총 11건의 왜곡된 한국사 서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만리장성의 위치다. NASA 지구관측소는 만리장성을 설명하며 “한국에서 고비사막까지 이어진다”고 표기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도 만리장성의 구조가 “한국 국경에서 고비사막까지 이어진다”고 했다. 이는 중국이 2012년 고구려 성곽인 ‘박작성’을 만리장성의 일부인 ‘호산산성’으로 둔갑시켜 동쪽 기점으로 홍보해 온 ‘동북공정’ 논리를 공신력 있는 글로벌 기관들이 비판 없이 수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고구려는 ‘중국 북부’, 발해는 ‘삭제’… 줄줄이 왜곡된 고대사역사 왜곡은 만리장성에 그치지 않고 우리 고대사인 고구려와 발해의 영토 및 존재 자체를 축소하는 형태로 이어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경우 고구려의 지배 지역을 단순 ‘중국 북부’로만 표기해 현대 중국의 지리적 범위와 고대 고구려 영토를 혼동하게 만들었다. 또 건국 연도 역시 기원전 277년과 기원전 37년으로 각각 다르게 기재해 혼선을 초래했다. 세계적 문화 기관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또한 고구려와 발해의 주요 활동 무대를 ‘한반도’로만 한정하면서, 과거 만주와 연해주를 호령했던 한국 고대사의 대륙적 면모를 크게 축소시켰다. 백과사전 사이트의 왜곡은 더욱 심각하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브리태니커는 발해를 ‘중국과 한국’으로 분류하면서 정작 대한민국을 관련 지역에서 누락했고, 엔사이클로피디아닷컴은 발해라는 존재 자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676년 신라가 한반도 전체를 지배했던 것처럼 독자들이 잘못 이해하도록 서술했다. “과거엔 웹페이지 오류, 지금은 AI가 학습한다”반크는 이번에 발견된 오류들이 과거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최근 빠르게 확산 중인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때문이다. 반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기관들에 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한편, 생성형 AI가 올바른 한국사를 학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디지털 공공외교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웹사이트 문장은 글로벌 검색 엔진과 생성형 AI의 주요 데이터베이스로 활용된다”며 “이러한 오류를 방치할 경우 가짜 역사가 AI를 통해 전 세계 수억 명에게 정답처럼 재생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트럼프, 환장하겠네…美 공습설에 선수친 이란, 먼저 쿠웨이트 때렸다 [밀리터리+]

    트럼프, 환장하겠네…美 공습설에 선수친 이란, 먼저 쿠웨이트 때렸다 [밀리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 대이란 군사작전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진 직후, 이란은 쿠웨이트 를 겨냥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쿠웨이트 국방부 사우드 압둘아지즈 알아트완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오늘 새벽 쿠웨이트 영공 내에서 적 드론을 탐지해 요격했다”며 “이란이 쿠웨이트 북부의 정부 시설과 부비얀섬의 자동차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의 이번 공격으로 여러 시설이 파손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은 최근 미국과의 무력 충돌이 재점화하는 과정에서 쿠웨이트에 주둔하는 알살렘 미군기지를 수 차례 타격한 바 있다. 이번 주말 대공습?…“트럼프, 새 군사 작전 승인”이란의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타격을 예고한 뒤 벌어졌다. 전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캠프데이비드에서 TV로 중계된 내각 회의에서 “우리는 그들을 매우 세게 타격할 것”이라며 “알다시피 어느 시점에 그들은 ‘더는 견딜 수 없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들은 WSJ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보고된 새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며 “다만 외교 전선에서 즉각적인 진전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계획된 타격을 중단하고 협상으로 복귀하도록 설득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말 공습이 시작돼 며칠 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BS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유와 가스 시설, 발전소까지 공격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동 정세가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켜보겠다”던 트럼프, 마음 바꾼 이유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닷새 전만 해도 대화를 강조하며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이란과 매우 우호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이 계속 지연되자 그는 “핵 문제를 놓고 7시간씩 회의하는데 왜 7시간이나 필요한가. 10분, 아니 5분이면 충분하다. 그들이 하는 일은 날 화나게 하는 것뿐”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계획에 자주 혼선을 만들어 온 점을 고려했을 때, 새로운 군사 작전 승인이 또다시 명백한 이유 없이 철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 군사 작전 승인 소식이 들린 뒤 즉각 맞받아쳤다. 이란 고위 안보 당국자는 타스님 통신에 “미국과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의한 잠재적 공격에 대해 미국 언론이 주장한 바는 일종의 광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냐하면 우리가 시온주의 정권의 핵심 인프라는 물론이고 이 지역의 미국 에너지 인프라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대응 계획을 준비했고, 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란군은 40일 전쟁과 최근 몇 주간 연장된 전쟁을 통해 그러한 행동을 수행할 능력과 결의를 모두 갖추고 있음을 입증해 왔다”고 덧붙였다. 40일 전쟁은 지난 2월 28일부터 휴전이 시작된 4월 8일까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벌인 전쟁을 뜻한다. WSJ은 “양측의 깊어진 불신으로 인해 외교적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스라엘·후티·사우디도 가세한 전선CBS와 WSJ의 이날 보도처럼 미국이 공습을 재개한다면 이란 전쟁은 개전 초기처럼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이 미국과 함께 이란을 타격한다면 한 달 반 만에 다시 이란 전쟁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에 “내가 요청하면 이스라엘은 2분 안에 (이란에 대한 공격에) 합류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에 합류할 경우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언급은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지난달부터 홍해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선박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고, 후티 반군과 4년 간 휴전을 이어 온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함께 전투기를 동원해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세력을 공격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립에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세력, 사우디까지 가세하면서 중동 정세는 한층 복잡해졌으며, 국지전을 넘어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정통성 투쟁의 장 ‘여당 전대’… 국민 서비스 ‘제로 전대’ [윤태곤의 판]

    정통성 투쟁의 장 ‘여당 전대’… 국민 서비스 ‘제로 전대’ [윤태곤의 판]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 팽배대통령 평가 흔들… 상대효과 상실전대 ‘통합의 길’ 가야 하지만 반대여당 혼란·분열상 국민에게 불안후보들 정책적 방향성 없이 난타전보완수사권 “檢 나쁘다”로만 일관설득 없이 대중과의 괴리감만 키워유시민 발언 때아닌 정체성 논란여권 내 강한 비주류 형성 길 열어중도층 이반·보수층 결집도 가속 폭염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치러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 독일로 순방을 떠났는데 다음달 3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완전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할 순 없지만 승리를 거뒀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집권 초 여당 전당대회는 지지층이 재결집하고 대통령의 구심력이 강화되는 장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열리자 내부 분열이 극심해지면서 입에 담기 힘든 말들까지 쏟아지고 있다. 국정운영 면에서도 여러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지지층·당원에 대한 동원 및 정체성의 정치와 국민·대중에 대한 서비스와 책임의 정치 양면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두 정치 사이에 명확한 칸막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년간은 양쪽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애초부터 친명(친이재명) 단일대로라 할 수 있었던 민주당에 대한 대통령의 장악력을 강화했고, 별다른 잡음 없는 여당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여당의 혼선과 분열상은 국민들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국정운영의 난맥상은 여권의 원심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안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비롯한 이른바 검찰개혁 이슈다. 일반 여론과 당의 움직임이 정반대다.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 지지층에서조차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한 반대가 더 높지만 대통령은 이에 관한 언급을 피하고 청와대는 “국회(여당)에 맡겼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뭔가 회로가 잘못 구성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확 달라진 대통령 관련 지표들 기업의 주식 가격이나 다른 많은 지표들도 그렇지만 정치인·정당의 지지율은 절대평가, 상대평가, 시계열적 평가라는 세 축이 입체적으로 작동해 산출되는 숫자다. 지난 1년간 이 대통령의 경우 세 가지 축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일본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 강화하는 외교정책이나 실용적 정책 추진 등의 ‘일머리’로 절대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비상계엄을 일으켰다가 탄핵을 당하고 옥중에서 여러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그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만 몰두하는 야당 대표에 대한 상대평가는 말할 것도 없다. 상대 진영, 우방국, 기업을 막론하고 날 선 발언을 쏟아내던 과거의 정치인 이재명과 달라진 대통령 이재명에 대한 시계열적 평가도 좋았다. 이젠 상황이 다르다. 경제성장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쌍끌이하는 수출 전망은 밝지만 산업 양극화는 악화일로다. 대졸자 취업률, 체감 경기 모두 좋지 않다. 올해 상반기 폭발적인 주식시장 활황이 많은 문제를 덮어 줬지만 널뛰기 장세는 오히려 심각한 부담으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주도적으로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그 원인으로 지목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외신들조차 한국 주식시장을 ‘카지노판’에 빗댄다. 이런 상황이라 ‘초과 이윤’ 혹은 ‘초과 세수’ 활용 논의나 호남 반도체팹을 비롯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구체적 논의도 주춤거리고 있다. 또 호남팹이나 순이익 연동 성과급 등에 대해 정부가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식으로 선을 그으면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회의감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은, 정부의 고심이 크겠지만, 이 대통령이 대선 때 제시한 공급 우선 그림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정책 방향이 잡히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이 자기 주택을 매도하면서 거액의 근저당을 설정한 것에 대해 ‘내로남불’의 질타가 거세다. 구체적인 정책 하나하나에 대한 평가를 떠나 대통령의 말과 방향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것은 위험한 신호다. 강경화 주미 대사의 일시 귀국이 보여주듯 대미 관계도 매끄럽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와 잘 지내는 나라가 드물긴 하지만,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전 정부적 압박이 부메랑으로 작동하는 모양새다. 지난 1년간 이 대통령의 최고 강점으로 꼽혔던 ‘일’에 대한 절대 평가가 낮아졌다. 윤석열 부부의 존재감이 확연히 낮아진지라 상대평가의 이점도 사라졌다. 별 성과도 못 내는 특검 연장은 오히려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를 두고 ‘야당 덕’이라는 소리도 있긴 하다. 하지만 야당의 지리멸렬은 오히려 여권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내부 투쟁과 갈등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모두 좋지 않아지니 처음보다 못하다는 소리가 많아지고 당연히 시계열적 평가도 낮아지기 마련이다. 삼대 축이 다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7월 4주 차 정례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51%였다. 지난 3일 공개된 7월 1주 차 조사(54%) 이후 3주 연속 1% 포인트씩 내렸다. 크게 나쁘다고 볼 순 없는 숫자지만 6·3 선거 이후 하락세가 완연하다. 상대평가와 시계열적 평가의 기저효과 이점이 사라진 점을 감안하면 이제 이 대통령에겐 오직 절대평가의 잣대만 적용될 수밖에 없다. 70%에 육박하던 지지율 고공행진이 재연되기 힘든 이유다. ●여당의 전당대회가 가야 할 방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여당의 전당대회는 지지기반을 다지고 정부여당의 통합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느낌이다. 6·3 선거 이후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여당이 지지층만 바라보지 말고 국민 전체에 대한 책임성, 통합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주장이나 김민석 후보의 기조가 지지층 중심성을 강조하는 정청래 후보의 주장보다 민심에 부합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여당이 여러 국정운영에서 어려움을 겪고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여권 전체의 파이가 축소되고 있는 시점이다. 전체 파이가 축소된다는 뜻은 중도층에 가까운 지지자들, 이른바 ‘뉴이재명’들의 여권 내 영향력과 지분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강성 지지층 혹은 전통적 지지층이라고 하는 정 후보 측 지지자들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런 까닭에 여당 전당대회의 흐름은 대통령이 아니라 전통적 지지층 혹은 강성 지지층이 주도하고 있다. 전 총리인 김 후보는 전 대표인 정 후보 앞에서 “내가 이 대통령하고 더 가깝다”는 것 외엔 별다른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뜨거운 감자인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서도 “나도 원래 완전 폐지론자였다. 전대 전에 빨리 처리하자”는 식이다.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도 없다. 그러다 보니 과거 행적, ‘신천지’ 등을 쟁점으로 들고나오고 있는데 이런 난타전은 정 후보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전장이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동안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비롯해 검찰·경찰 이슈에서 민주당과 일반 대중의 괴리는 더 커지고 있다. 사실 검찰개혁 이슈는 여권의 정체성이나 다름없지만 일반 대중에겐 힘 있는 자들과 검찰 간의 파워 게임 정도로 인식된 면이 적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을 겪으면서 대중의 검찰개혁 수용성이 높아진 면도 있다. 하지만 범죄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서민 대중의 피해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데다가 광주광산경찰서 장윤기 살인사건 증거 인멸 사태가 터지면서 반대 여론이 증폭됐다. 검찰·경찰 개혁이 사회적 약자와 일반 대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여당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 여성층에서 강력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보완수사권 유지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보이지만 여당은 별다른 설득 노력 없이 “검찰은 나쁘다”고만 말하며 밀어붙이고 있다. 사실 여당 내에서도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상당수다.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도 그런 뜻을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일이 이렇게까지 진행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전개다. 여권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을 검찰개혁의 근거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은 검사 윤석열을 중용하고 ‘적폐청산’에 몰두하며 특수통 검사들의 위상을 올리고,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감싸고 돌아 검사 윤석열을 대선 주자 반열에 올려서 결국 정권이 교체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해석 투쟁이 더 큰 요인일지도 모른다. ‘정치 검찰’이 만악(萬惡)의 근원이라고 해야 문 전 대통령과 친문 인사들이 면책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당권을 누가 쥐느냐를 떠나 여권의 장기적 정체성, 정통성, 주도권을 가늠할 수 있는 사안이다. 유시민 작가를 필두로 한 인사들이 검찰 이슈와 ‘뉴이재명’ 일각의 문 전 대통령 격하 흐름을 하나로 묶어 이 대통령 측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들은 이 대통령 ‘공소취소’도 약한 고리로 틀어쥐고 있다. 이렇게 보면 유 작가의 ‘증축 용인·재건축 불가론’이 이해된다. ●새달 17일 이후 달라질 정치권 지형들 다음달 1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대표로 선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유 작가 등이 ‘비명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흐름에 힘입어 김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정청래·유시민·조국혁신당 등의 결합력이 높아져 여권 내 ‘강한 비주류’가 형성된다면? 노 전 대통령 당시 당청 갈등의 주된 요인은 이른바 4대개혁 법안의 수위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벌 대기업에 대한 태도 등 이념과 정책이 결합된 노선의 문제였다. 혼란이 심했지만 나름의 의미와 생산물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여권 내 투쟁은 정체성과 정통성이 그 소재다. 그래서 더 격렬할뿐더러 소모적이다. 이대로라면 중도층의 이반, 보수층 내지 반여권 세력의 결집이 가속화될 것이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주한미군도 흔드나…트럼프, ‘러 코앞’ 폴란드에 미군 5000명 파병 [핫이슈]

    주한미군도 흔드나…트럼프, ‘러 코앞’ 폴란드에 미군 5000명 파병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에 미군 5000명을 보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불과 일주일 전 미 국방부가 폴란드 배치 계획을 취소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이를 뒤집으면서 유럽 주둔 미군 재배치를 둘러싼 혼선이 커지고 있다. 이번 결정은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방위비 부담 확대와 미군 재배치 필요성을 반복해 주장해왔다. 유럽에서 독일 주둔 미군 감축과 폴란드 증파를 동시에 꺼내 든 만큼, 향후 아시아에서도 주한미군 규모나 역할 조정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펜타곤 당국자들에게도 예상 밖이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자신이 공개 지지했던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의 당선을 언급하며 “미국은 폴란드에 5000명의 추가 병력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보수 민족주의 성향 정치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인물이다. 논란은 발표 시점에서 커졌다. NYT에 따르면 펜타곤은 지난주 폴란드에 수천 명 규모의 미군을 보내려던 계획을 갑자기 취소했다. 일부 병력과 장비는 이미 현지에 도착한 상태였다. 국방부는 이 배치를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계획과 연동해 조정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파병을 꺼내 들면서 일주일 만에 기류가 바뀌었다. 독일엔 감축 압박, 폴란드엔 증파…트럼프식 동맹 관리 이번 혼선은 3주 전 독일 주둔 미군 감축 발표에서 시작됐다. 미 국방부는 독일에 있는 미군 5000명을 철수해 미국 본토와 다른 해외 기지로 재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했던 유럽 내 미사일 장착 포병부대 배치 계획도 접었다. 이 결정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발언 이후 나왔다. 메르츠 총리는 이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굴욕을 당했다”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해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강하게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폴란드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에서 가장 신뢰하는 동맹 중 하나로 꼽아온 나라다. 미 국방부도 최근 폴란드를 “모범적인 미국의 동맹”이라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발표는 단순한 병력 증파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동맹을 보상과 압박의 방식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독일에는 감축을 압박하고, 폴란드에는 병력을 더 보내겠다는 구도다. 러시아와 가까운 동유럽 방위선에는 힘을 싣는 동시에, 방위비와 외교 발언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독일에는 경고장을 보낸 셈이다. 국방부 결정도 뒤집었다…펜타곤 패싱 논란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펜타곤에도 충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발표가 국방부 당국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관련 질의에 직접 답하지 않고 백악관에 문의하라고만 밝혔다. 이에 따라 의문은 더 커졌다. 미국은 폴란드에 보낼 병력 5000명을 어디서 충원할 것인지, 독일 감축 계획을 유지할 것인지, 유럽 전체 주둔 미군 규모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아직 설명하지 않았다. 현재 유럽에는 약 8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자국 방위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군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동유럽 병력 조정은 미국 의회에서도 반발을 불렀다. 의원들은 동유럽 주둔 미군을 줄이면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폴란드 정부도 미국 측과 긴급히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는 지난 19일 폴란드 파병 취소가 “일시적 지연”일 뿐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폴란드 측과 통화했다. 그러나 이틀 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5000명 배치를 발표하면서 국방부의 설명은 다시 설득력을 잃었다. 러시아 견제냐, 정치적 보상이냐…주한미군도 촉각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부전선의 최전방 국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과 나토는 폴란드, 루마니아, 발트 3국 등 동유럽 방어력을 강화해왔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지원의 핵심 통로이자 러시아 견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폴란드 미군 증파는 러시아를 향한 강한 경고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논란이 된 이유는 규모보다 절차와 맥락에 있다. 국방부가 취소한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되살렸고, 그 배경으로 자신이 지지한 폴란드 대통령의 당선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럽 안보정책이 전략적 검토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과 동맹 정상에 대한 호감에 좌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독일 감축과 폴란드 증파가 맞물리면서 나토 내부에서는 미국의 방위 공약이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불안도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한반도에도 시사점을 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강하게 거론했다. 이번 폴란드 파병 번복이 곧바로 주한미군 조정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동맹국별 기여도와 정치적 관계를 기준으로 미군 배치를 조정하는 듯한 신호를 보인 점은 한국에도 부담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서 독일에는 감축 압박을, 폴란드에는 증파 결정을 동시에 내린 만큼 아시아 동맹국들도 미국의 병력 운용 원칙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방위비 분담, 대중 견제, 북한 위협 대응을 둘러싼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토 당국자들은 미국의 병력 조정이 동맹의 억지·방어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해왔다. 캐나다와 독일이 이미 나토 동부전선 병력을 늘렸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결정이 며칠 사이 바뀌는 상황은 동맹국들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안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러시아를 향한 강경 메시지일 수 있다. 동시에 독일에는 압박을, 폴란드에는 보상을 주는 트럼프식 동맹 관리의 단면으로도 보인다. 러시아 코앞의 병력 배치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안보 결정이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도 그 불확실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 트럼프, 대만 뒤통수치나…시진핑 만나고 “무기 판매는 협상칩” [핫이슈]

    트럼프, 대만 뒤통수치나…시진핑 만나고 “무기 판매는 협상칩”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을 “성공”으로 자평했지만 미 언론은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화려한 정상외교에도 핵심 현안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논란은 대만 문제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만 문제를 “매우 상세히” 논의했다고 밝힌 뒤 대만에 대한 추가 무기 판매를 “좋은 협상칩”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이 발언이 대만 방어 공약뿐 아니라 미국의 동맹 신뢰까지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돌파구를 얻지 못한 채 중국을 떠났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보잉 항공기와 미국산 대두 구매,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펜타닐 원료 화학물질 단속, 대만, 핵확산, 인공지능(AI), 무역 등 여러 의제가 테이블에 올랐다. 그러나 양국은 주요 쟁점에서 공개적으로 확인할 만한 중대 합의를 내놓지 않았다. ◆ “친구”라 불렀지만…중국 거리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 만찬에서 시 주석을 “내 친구”라고 불렀다. 정상회담 전 카메라 앞에서도 “정말 친구가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은 한발 물러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을 친구로 보느냐는 질문에 “양측이 주요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답했다. NYT는 이 장면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맥 중심 외교’가 가진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친분과 의지로 외교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믿지만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과 의전 선호 성향을 파악한 채 자국의 전략 의제를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오빌 셸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 부소장은 NYT에 이번 정상회담이 “상당히 실체가 없고 희망적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가 희망 사항을 소리 내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로 내세운 사안들도 즉각 확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잉 항공기와 미국산 대두를 대규모로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구체적 구매 규모를 확인하지 않았다. 중국 측은 관련 실무팀이 세부 내용을 계속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이 엇갈린 분위기가 자신감을 키운 중국과 전략적 혼선이 커진 미국 외교의 대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 자체를 최대 성과로 내세웠지만 중국은 실질 합의보다 자국의 전략 이익을 앞세웠다는 평가다. ◆ 대만 무기 판매, 방중 뒤 첫 시험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방중이 적어도 큰 양보 없이 끝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WSJ은 15일 ‘좋은 소식은 아무 소식이 없다는 중국 정상회담’이라는 사설에서 “적대국과의 정상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우선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시 주석에게 눈에 띄는 양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WSJ은 대만 무기 판매를 진짜 시험대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대만 문제를 폭넓게 논의했고 대만에 무기 판매를 계속할지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가 이 사안을 “좋은 협상칩”이라고 표현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한 뒤에도 대만관계법을 근거로 대만이 자체 방어 능력을 유지하도록 무기를 판매해왔다. 중국은 이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미국에 판매 중단을 요구해왔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무기 판매를 중단하면 시 주석이 중국 지도자들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거부권을 얻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는 역내 동맹국들에 미국의 나약함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무기 판매는 단순한 방산 거래가 아니다. 대만은 미국의 무기 판매를 안보 지원 의지를 확인하는 핵심 신호로 본다.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 관리를 위해 판매를 조정한다는 인상을 주면 대만 방어 공약의 신뢰성도 흔들릴 수 있다. ◆ 동맹국이 보는 진짜 문제 한국과 일본 등 미국 동맹국들도 이 논란을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대만 무기 판매가 미중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면 미국의 다른 안보 공약도 비용이나 협상 논리로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동맹국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고 안보 공약을 비용 문제와 연결했다. 이번에는 미국의 최대 전략 경쟁자인 중국을 상대로 대만 무기 판매를 협상 카드처럼 언급했다. 미국이 대만 방어 지원을 중국과의 관계 관리 수단으로 다룰 수 있다는 인상을 남긴 셈이다. WSJ은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첨단 컴퓨터 칩 판매를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으려 하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조차 첨단 칩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중 정상외교가 안정적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된 성과는 제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무기 판매를 계속 허용하면 논란은 일단 가라앉을 수 있다. 반대로 판매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면 미국이 중국의 압박에 밀려 대만 지원을 조정했다는 해석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끝났지만 진짜 시험대는 이제 시작됐다. 대만 무기 판매 결정은 미국이 중국과의 거래를 위해 동맹과 파트너의 안보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 국민의힘 “정부, 나무호 피격 은폐에만 급급”…외통위·국방위 현안질의 촉구

    국민의힘 “정부, 나무호 피격 은폐에만 급급”…외통위·국방위 현안질의 촉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당한 HMM ‘나무(NAMU)호’와 관련해 “국민의 안전이 걸린 문제에 정부가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여당이 상임위원회 개최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르무즈 해협에는 26척의 우리 선박과 160여 명의 우리 선원들이 발이 묶여 있다”며 “비록 많이 늦었지만 우리 정부가 지금이라도 강력한 대응에 즉각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 위원장은 “국방위원장이 대면 보고를 2회나 공식 요구했는데도 ‘보고할 것이 없다’며 남 일처럼 여기고 있었던 것이 대한민국 국방부의 현실”이라며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무호에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청와대는 인명 피해가 없다고 밝혔으나 지난 10일 외교부 조사 결과 선원 1명이 목뼈에 미세 골절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성 위원장은 “중차대한 우리 국민의 부상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가 어제서야 발표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또한 “정부는 나무호의 CCTV 영상을 언제, 누가 보고받았는지 정확하게 밝히라”며 “그 보고를 받고도 지금까지 피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도 즉시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박 화재’, ‘미상의 비행체’ 표현을 사용하도록 지시한 책임자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긴급 현안 질의를 위한 국방위 전체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김건 의원은 “우리는 자국 선박이 피격당했음에도 늑장 대응으로 일관했다”며 “명백한 공격 정황이 있음에도 정부는 이를 분명히 규정하지 못한 채 대응의 골든타임을 흘려보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난 일요일(10일) 저녁에서야 정부는 뒤늦게 외부 피격 사실을 발표했다”면서도 “여전히 공격 주체는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즉각적인 대응의 실패는 앞으로 소말리아 해적과 같은 행위자들에게 ‘한국 선박은 공격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면서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국민이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러한 지연이 선거를 의식해 불리한 외교·안보 이슈를 회피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와 여당은 실언과 혼선을 반복하는 무책임한 외교를 중단하고, 즉각 초당적 외교를 위한 외통위 개최에 협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정부가 나무호 피격 사건의 발사 주체는 “예단하지 않겠다”며 특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미 이란 국영 TV가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때린 놈이 자백하는데도 맞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CCTV 영상까지 확인하고도 미상의 비행체라고 한 건 외계인 UFO 공격이라도 있었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 트럼프 말이 맞았나? “실세 따로, 모즈타바는 종이호랑이”…이란 내홍설

    트럼프 말이 맞았나? “실세 따로, 모즈타바는 종이호랑이”…이란 내홍설

    이란 전쟁이 60일 넘게 이어지면서 이란의 권력 중심이 최고지도자실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국가최고안보회의(SNSC) 등 안보 강경파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휴전 이후에는 대미 협상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 내부 갈등도 다시 표면화한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전쟁 기간 형성된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불분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강경파의 협상 반대가 맞물리며 종전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최고지도자 공백 속 혁명수비대 부상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폭사한 뒤 이란에서 단일한 최종 정책 결정권자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임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지만, 그의 역할은 장성들과 안보 기구가 도출한 결정을 승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실권은 SNSC를 중심으로 한 통합 전시 지도부로 이동했으며, IRGC가 군사 전략뿐 아니라 정치적 판단에서도 주도권을 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당시 한목소리를 냈던 이란 정치권이 휴전 이후 다시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초강경 보수 성향의 ‘파이다리’ 계열은 미국과의 협상 자체에 반대하며, 협상 전면에 나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을 공격하고 있다. 파이다리 계열로 알려진 마흐무드 나바비안 의원은 현지 언론에 “협상은 완전한 손해이며 누구도 협상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란 협상팀이 핵 프로그램을 의제에 포함한 것을 “전략적 실수”라고 규정했다. 이란 의회 의원 290명 가운데 261명이 지난 27일 대미 협상팀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지만, 파이다리 주요 인사들은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한부 휴전 뒤 되살아난 강경파 갈등이 같은 갈등은 최고지도자의 부재 또는 기능 약화와도 맞물려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취임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상당한 부상을 입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그가 보안 문제로 IRGC 인사들을 거치거나 제한된 통신 채널을 통해서만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FT 역시 최고지도자와 하부 조직 간 최소한의 소통조차 어려운 상태라는 소식통의 발언을 전했다. 이 때문에 협상은 외형상 외교 라인이 주도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조율은 군사·안보 권력의 승인 없이는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협상 전면에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갈리바프 의장이 나서고 있지만, 파키스탄 중재 협상에서는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이 막후 조정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거듭 “누가 실권자인지 혼선” 미국도 이란 내부의 의사결정 혼선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방금 우리에게 그들이 ‘붕괴 상태’에 있다고 알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은 리더십 상황을 수습하는 동안 미국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할 것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도부 혼선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3일 백악관 행사에서도 “이란은 누가 국가를 이끌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대혼돈 상태”라며 “그들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도록 잠시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파키스탄 종전 협상이 무산된 뒤에도 “이란 지도부 내부에 엄청난 내분과 혼란이 있다”며 “그들 스스로를 포함해 어떤 이들도 누가 실권자인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 지도부는 단결을 과시하려 애쓰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사법부 수장은 엑스(X)를 통해 “우리 이란에 강경파나 온건파는 없다. 우리는 모두 이란인이자 혁명가”라는 메시지를 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내부 분열 논란이 그만큼 커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도 읽힌다. 호르무즈 지렛대 유지…협상 공간은 축소다만 전문가들은 협상 교착의 원인을 단순한 권력 공백으로만 보지 않는다.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조건과 IRGC 강경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 사이의 간극이 본질적 장애물이라는 분석이다. IRGC는 미국에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경우 약점을 드러낸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에 양보했다는 인상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 선임분석가는 이란 지도부 내부에 일정한 전략적 합의도 있다고 봤다. 전면전 복귀는 피하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지렛대는 유지하고, 전쟁 종료 이후에는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더 강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강화하면서도 협상 자체는 완전히 닫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란 협상 교착의 배후에는 최고지도자 중심 체제의 약화와 IRGC·SNSC 중심의 집단 안보 지도체제 강화, 정치권 내부 강경파의 협상 반대가 동시에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 권력 중심의 이동과 강경파의 압박이 맞물리며 협상 공간이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트럼프 봉쇄 유지에 돌아선 이란…인도 선박까지 피격됐다 [핫이슈]

    트럼프 봉쇄 유지에 돌아선 이란…인도 선박까지 피격됐다 [핫이슈]

    미국과 이란이 휴전 연장과 후속 협상을 타진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다시 급격히 치솟았다. 이란은 해협 재개방 가능성을 내비친 지 하루 만에 통제 강화로 돌아섰고 인도 국적 선박 2척이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발 해상 물류 불안도 현실로 번졌다. 미국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자 이를 반겼다. 그러나 곧바로 이란 항만에 대한 미국의 봉쇄는 계속 전면 유지하겠다고 못 박았다. 그러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엄격히 통제하겠다며 맞받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앞서 해협이 다시 완전히 열릴 수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놨다. 하지만 이란 강경 매체들은 곧바로 통항 조건과 방식에 혼선을 만들었다며 비판에 나섰다. 이후 혁명수비대는 해협 접근 선박을 “적과 협력하는 행위”로 간주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 “길 열겠다”던 하루 뒤 강경 선회 이번 강경 선회의 직접적 계기로는 미국의 봉쇄 유지 방침이 꼽힌다. 이란은 해협 재개방 신호를 보냈지만 미국이 이란 항만 압박을 풀지 않자 곧바로 태도를 바꿨다. 표면적으로는 봉쇄 유지에 대한 맞대응이지만, 실제로는 휴전 종료를 앞두고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란 측 협상 책임자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최종 합의까지는 아직 멀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이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이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큰 간극을 드러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낙관론을 거두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란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이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현장에서는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전형적인 ‘말 따로, 행동 따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 인도 선박 피격…해상 마비 현실화 긴장은 곧바로 실제 공격으로 이어졌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유조선 1척이 이란 측 고속정의 사격을 받았고, 또 다른 컨테이너선 1척은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인도 국적 선박 2척이 공격받은 사건을 “심각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주인도 이란 대사를 초치했다. 인도 정부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선박 2척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 현지 언론에서는 해당 선박이 ‘산마르 헤럴드’와 ‘자그 아르나브’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 일은 단순한 외교 신경전을 넘어 실제 항행 불안으로 번졌다. 일부 선박은 해협 인근에서 회항했고, 글로벌 해운사들도 통과 여부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해협 재개방 발표 직후에도 시장은 이를 온전히 신뢰하지 않았는데, 상선 공격까지 현실화하면서 불신은 더욱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 혼란이 국제유가와 물류 시장에 미칠 충격도 적지 않다. 해협이 다시 완전히 열리더라도 원유와 가스 흐름이 정상화하고 가격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시설 피해와 항로 위험이 겹친 상황에서 선사와 보험사가 안전을 확신하기 전까지 정상 운항 복귀도 쉽지 않다. 결국 이번 사태는 “해협이 열렸느냐 닫혔느냐”는 선언보다 더 무거운 현실을 보여줬다. 미국은 봉쇄를 유지했고, 이란은 해협 통제 카드를 다시 꺼냈으며, 그 사이 상선 피격과 회항이 실제로 벌어졌다. 휴전 연장 협상이 이어지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살아있다더니 ‘연출’이었나”…이란 실세 죽음, 결국 들통났다 [핫이슈]

    “살아있다더니 ‘연출’이었나”…이란 실세 죽음, 결국 들통났다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쇄 공습 속에서 이란 권력 핵심으로 떠오른 알리 라리자니가 결국 정밀 타격으로 사망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7일(현지시간) 정보 자산과 공중 전력을 결합한 작전으로 라리자니를 제거했다.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사실상 이란을 이끌던 실질적 권력자로 평가받았다.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을 단순 공습이 아닌 추적·식별·정밀 타격이 결합한 제거 작전으로 수행했다. 정보 당국은 테헤란 내부에서 확보한 첩보를 토대로 라리자니의 위치를 특정했고, 공군 전력을 투입해 신속히 타격을 실행했다. 라리자니는 쿠드스 데이 행진에 직접 등장하고 언론 인터뷰와 SNS 활동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거리에서 시민들과 접촉하며 공개 행보를 이어갔고, 이런 노출이 결국 위치 식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이란 내부에서는 혼선이 발생했다. 당국은 한때 라리자니 사망설을 부인하며 손 글씨 메시지를 공개했지만, 이후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인정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라리자니는 사망 직전까지 강경 메시지를 이어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전쟁은 몇 개의 트윗으로 끝낼 수 없다고 비판했고, 공격이 이어질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공습을 두고도 이스라엘의 절박함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하며 전면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외신들은 이러한 공개 발언과 군사 지휘 역할이 결합하면서 그가 제거 대상 최우선 순위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 ‘연출 논란’ 부른 정보 혼선…결국 사망 인정 라리자니 사망을 둘러싼 혼선은 단순한 오보 수준을 넘어 정보전 양상으로 번졌다. 이란은 손 글씨 메시지를 공개하며 생존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사망 사실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혼선이 외부로 그대로 드러나면서 ‘생존 연출’ 논란까지 확산했다. ◆ 권력 연결축 붕괴…군·통치 동시에 흔들렸다 라리자니는 군과 외교, 정보 체계를 동시에 연결하는 핵심 인물이었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출신으로 핵 협상과 국가안보 전략을 모두 관장했고, 최고국가안보회의 수장으로서 사실상 국가 운영을 총괄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그는 통치와 전쟁 대응을 동시에 지휘하며 권력을 집중시켰다. 이번 공습에서는 바시즈 민병대 사령관 골람레자 솔레이마니도 함께 사망했다. 두 핵심 인물의 동시 제거로 이란 내부 통제 축이 동시에 흔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 “보이지 않는 지도부”…확전 가능성 더 커졌다 현재 이란 내부에서는 권력 공백에 대한 불확실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새 최고지도자로 지목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부상설과 사망설, 러시아 이송설까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라리자니까지 제거되면서 이란은 명확한 지휘 체계를 드러내지 못한 채 사실상 ‘보이지 않는 지도부’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즈타바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무릎 꿇려야 한다”고 선언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거가 전쟁 종결로 이어지기보다 오히려 확전 가능성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휘 체계가 약화한 상황에서 현장 지휘관들의 자율적 대응이 늘어나면 통제되지 않은 군사 행동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지원 없이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동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런 발언은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쟁은 3주째 이어지며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섰고,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유가 상승까지 현실화하고 있다.
  • “이겼지만 작전은 계속”… 트럼프 또 혼란 메시지

    “이겼지만 작전은 계속”… 트럼프 또 혼란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이란 전쟁과 관련해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하면서도 임무가 끝날 때까지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승리 선언과 작전 지속 방침을 동시에 내놓으면서 또다시 혼선된 메시지를 발신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켄터키주 히브런을 찾아 연설하면서 “우리가 이겼다. 전쟁은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끝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가 일찍 떠나려는 것은 아니다. 임무를 완전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미국이 2년마다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군사 작전으로 이란의 군사력을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반복돼 온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을 이번에 확실히 끊어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공격할 표적이 거의 남지 않았고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며 “내가 끝내기를 원하면 언제든 끝낼 수 있다”고 전했다. 시장과 여론에서 제기되는 전쟁 장기화 우려를 진정시키는 동시에 일방적인 승리 선언을 통해 출구 전략을 마련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승리 선언을 일축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다고 해서 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란은 전쟁 종식 조건으로 침략 재발 방지 보장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X)에 “시온주의자 정권과 미국에 의해 촉발된 이 전쟁을 끝낼 유일한 방법은 이란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며, 공격 행위(방지)에 대한 확고한 국제적 보장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 백악관, 韓 대미투자특위에 “긍정적 진전”… 관세 해법 찾나

    백악관, 韓 대미투자특위에 “긍정적 진전”… 관세 해법 찾나

    金총리 “자금 납입 지연이 100%”비관세 장벽 관련 “판단 안 바꿔”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데 대해 미 백악관이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양국이 25% 관세 재인상과 관련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비관세 장벽’이 관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발언이 이어지지만 김민석 국무총리는 “자금 납입 지연이 거의 100% (이유)”라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10일(현지 시간) 한국 국회가 3월 9일까지 활동할 대미투자특위를 구성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특별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한국의 결정은 양국간 무역협정에 부여된 의무를 이행하는데 있어 긍정적 진전”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 미이행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원상복귀한다고 밝힌 후 여러차례 고위급을 파견해 대미투자 이행 의지를 설명했다. 이에 맞춰 국회에서는 특위 구성이 의결됐는데 이를 두고 백악관이 긍정 평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관세 인상 압박이 다시 제기된 것의 직접적 이유에 대한 종합적 판단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바 있는 입법 지연, 자금 납입 지연이 거의 100%”라고 답했다. 이어 김 총리는 “(미국이) 비관세 장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종합된 결론은 특별히 비관세 장벽 문제에 대해서 기존의 판단을 바꿀 만한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미국이 한국과의 비관세 장벽 관련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혼선이 생기자 김 총리가 상황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한미 간 여러 이슈는 있지만, 그것은 그 트랙을 통해서 관리 가능하다”면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한국에서 입법이 되면 좋겠다. 입법이 되면 관세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는 길이 있다’ 그런 대화를 하고 온 적이 있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비관세 문제 해소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통상당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요구하는 분야는 온라인플랫폼법과 구글에 고해상도 정밀 디지털 지도 반출 등 디지털 분야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통상추진위원회를 주재하며 관계부처들과 비관세 분야를 집중 점검했다. 또 11일에는 릭 스위처 USTR 부대표를 만나 한미 공동 설명자료에 기반한 비관세 분야의 이행 상황을 중점 논의하기로 했다.
  • 백악관, 韓 대미투자특위에 “긍정적 진전”… 관세 해법 찾나

    백악관, 韓 대미투자특위에 “긍정적 진전”… 관세 해법 찾나

    金총리 “자금 납입 지연이 100%”비관세 장벽 관련 “판단 안 바꿔”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데 대해 미 백악관이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양국이 25% 관세 재인상과 관련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비관세 장벽’이 관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발언이 이어지지만 김민석 국무총리는 “자금 납입 지연이 거의 100% (이유)”라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10일(현지 시간) 한국 국회가 3월 9일까지 활동할 대미투자특위를 구성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특별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한국의 결정은 양국간 무역협정에 부여된 의무를 이행하는데 있어 긍정적 진전”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 미이행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원상복귀한다고 밝힌 후 여러차례 고위급을 파견해 대미투자 이행 의지를 설명했다. 이에 맞춰 국회에서는 특위 구성이 의결됐는데 이를 두고 백악관이 긍정 평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관세 인상 압박이 다시 제기된 것의 직접적 이유에 대한 종합적 판단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바 있는 입법 지연, 자금 납입 지연이 거의 100%”라고 답했다. 이어 김 총리는 “(미국이) 비관세 장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종합된 결론은 특별히 비관세 장벽 문제에 대해서 기존의 판단을 바꿀 만한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미국이 한국과의 비관세 장벽 관련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혼선이 생기자 김 총리가 상황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한미 간 여러 이슈는 있지만, 그것은 그 트랙을 통해서 관리 가능하다”면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한국에서 입법이 되면 좋겠다. 입법이 되면 관세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는 길이 있다’ 그런 대화를 하고 온 적이 있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비관세 문제 해소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통상당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요구하는 분야는 온라인플랫폼법과 구글에 고해상도 정밀 디지털 지도 반출 등 디지털 분야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통상추진위원회를 주재하며 관계부처들과 비관세 분야를 집중 점검했다. 또 11일에는 릭 스위처 USTR 부대표를 만나 한미 공동 설명자료에 기반한 비관세 분야의 이행 상황을 중점 논의하기로 했다.
  • “이란 공습, 할까 멈출까?”…트럼프 발언에 중동 긴장 [핫이슈]

    “이란 공습, 할까 멈출까?”…트럼프 발언에 중동 긴장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발언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살해가 중단되고 있다”, “대규모 처형 계획은 없다”는 최근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개입 가능성에서 한발 물러선 신호, 다른 한편에서는 압박 전략을 조정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내 시위 진압과 관련해 “신뢰할만한 소식통들로부터 상황이 진정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향후 군사 행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며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개입을 시사하던 기존 메시지와는 결이 달라진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발 빼기’로 읽힐 수 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미국과 중동의 외교·군사 라인 전반에서 향후 대응을 둘러싼 혼선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걸프 국가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군사 행동이 오히려 시위를 위축시키고 이란의 강경 진압 명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후퇴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CNN과 군사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메시지가 ‘즉각 개입’에서 ‘조건부 압박’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에 가깝다고 본다. 군사 옵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경고 효과를 극대화하되 실제 행동은 최대한 늦추는 방식이다. 특히 “짧고 결정적인 타격”이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거론되는 점은 전략 조정론에 힘을 싣는다. 전면전이나 장기 개입이 아닌 상징적·제한적 타격을 통해 이란 지도부와 보안기구에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민간 피해와 역내 확전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 붕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대안 세력인 레자 팔라비 전 왕세자에 대해서는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는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한 개입보다는 압박 수위를 조절하며 상황을 관리하려는 인식을 드러낸 대목으로 해석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략은 ‘개입이냐 철수냐’의 이분법보다는 압박은 유지하되 선택지는 유보하는 국면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발언의 수위는 낮췄지만 군사 옵션을 내려놓지는 않았다. 이 모호함 자체가 협상과 억제를 동시에 노린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질문은 하나로 압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발을 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 큰 선택을 위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인지 여부다. 답은 이란의 다음 움직임과 미국이 실제로 어떤 ‘선’을 넘느냐에 달려 있다.
  • [남성욱 칼럼] 이 대통령은 누구 손을 들어줬는가

    [남성욱 칼럼] 이 대통령은 누구 손을 들어줬는가

    지난주 외교·안보 식자층에서는 외교부와 통일부 업무보고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자주파와 동맹파 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운영과 대미 접촉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확전 상태였다. 과연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부와 통일부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설왕설래했다. 이 대통령은 왼손으로는 통일부, 오른손으로는 외교부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것이 필자의 평가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이 통일부에 힘을 실어 주었다고 했지만 원론적으로 그렇다. 양 부처가 대통령실 참모가 아니고 다른 행정기관인 상황에서 목소리가 다른 것이 국익에 반드시 나쁘지 않다는 게 대통령의 발언이다. 이 대통령의 양손잡이 실용적 접근 의도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통일부와 외교부 장관은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했다. 인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처럼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가 아니다. 정권 초기 공개 업무보고에서 특정 부처와 수장을 압박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외교부에 대해 흠잡을 게 없다고 했다. 둘째, 양 부처의 업무가 겹치는 분야는 유엔 대북 제재와 북핵 등이다. 외교부와 통일부 어느 한 부처가 독점하기는 어렵다. 고유의 업무 영역이 있다. 아무리 정치인 출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관료 출신 외교부 장관보다 대통령과의 정치적 인연이 오래됐다고 해도 한쪽만을 두둔하기는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정부가 직면한 심각한 외교 과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팩트시트의 이행이다. 고환율도 심상치 않다. 3500억 달러의 현금 투자를 산업부가 조율하지만 외교부의 핵심 역할도 가볍지 않다. 변칙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해야 하는데 외교부의 민첩한 대응이 중요하다.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통일부는 파격적인 구상을 보고했다. 상당수가 학술 용역 과제에서 다루는 주제들이다.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원산갈마지구 재외동포 관광, 이란~이라크에서 시행된 광물자원 수출 대금을 인도적 지원에 사용하는 에스크로 방식 등 북한 학술대회를 연상시키는 각종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책이라기보다는 미래의 예상 결과물로 중장기 비전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조차 ‘가슴 뛰는 구상’이지만 ‘이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한숨을 쉬었다. 외교부와 통일부의 목표는 같지만 방법론은 다르다고 에둘러 이야기했다. 외교부의 한숨은 대북 제재가 살아 있는 한 통일부의 비전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통일부는 제재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대북 제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천안함 폭침 이후 발효된 5·24 조치만 있는 게 아니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11건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핵심이다. 올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한국이 대놓고 대북 제재를 지키지 않겠다는 것인지 모호하다. 민변 출신 변호사가 주유엔 대사로 부임해서 가능하다는 것인지 유엔의 의사결정 구조상 이해 불가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기대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반대할 사람은 없다. 땅에 발을 디디고 있어야 한다. 우리 내부에서의 부처 간 주도권 쟁탈전도 상대가 호응할 때 의미가 있다. 외교·안보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역설적으로 대미 협상 구조는 더 복잡해질 것 같다. 양 부처가 차관급 실무협의를 통해 조율하고 한미 워킹그룹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나 현실의 혼선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정치권을 등에 업고 민주당과 자주파의 동맹파 흔들기는 계속될 것이다. 통일부가 워킹그룹의 단독 대표로 나선다고 한들 대미 협상이 통일부의 의도대로 흘러갈지는 역시 미지수다. 미국과의 갈등이 기다리고 있다. 워싱턴의 신임을 받는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비난하는 행태는 현명치 않다. 통일부의 상대는 평양이지 워싱턴이 아니다. 내년 병오년에는 한미 정상회담의 팩트시트 실무협의가 예정돼 있다. 우리 내부의 혼선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미국의 거친 압박을 현장에서 전문적으로 조율하고 방어해야 한다. 워싱턴을 상대로 평양을 두둔하려다 진짜 우리 국익에 손해가 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 통일부, 한미 정례회의 하루 전 불참 선언… 불협화음 노출

    통일부, 한미 정례회의 하루 전 불참 선언… 불협화음 노출

    통일부 “필요시 별도로 美와 협의”전직 장관 6명, 외교 당국 비판 성명李, 19일 업무보고 때 정리할 수도대통령실 “대화방법 모색, 갈등 아냐”위성락, 오늘 방미해 핵잠 등 논의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정례적 공조회의가 16일 시작되는 가운데 통일부가 회의를 하루 앞두고 불참을 선언했다. 대북 정책 주도권을 놓고 부처 간 갈등이 끝내 매듭을 짓지 못하면서 정책 혼선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는 15일 “이번에 외교부가 진행하는 미측과의 협의는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의 후속 협의에 대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 간 외교현안 협의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통일부는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맹국으로서 필요시 국방정책은 국방부가, 외교정책은 외교부가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남북대화, 교류협력 등 대북정책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필요시 통일부가 별도로 미측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그동안 공조회의 참여를 위해 외교부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통일부 내부에서는 공조회의가 문재인 정권 때의 ‘한미 워킹그룹’을 답습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컸다.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 협력사업과 대북제재 면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2018년 9월 출범했지만 대북 사업이 미국의 허가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자 장애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동원·정세현·이재정·조명균·김연철·이인영 등 진보 정부의 전직 통일부 장관 6명도 이날 성명을 내고 “과거 남북관계 역사에서 개성공단을 만들 때나 제재 완화를 검토할 때 외교부는 미국 정부보다 훨씬 더 부정적이고 보수적이었다”며 “전문성이 없고 남북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교부에 대북정책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처 간 다른 목소리를 내면 대북 정책을 미국과 협의할 때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통일부가 요구하는 경제협력이나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 같은 의제가 양국 조율 과정에서 우선순위로 다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북미 대화가 시작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는 19일 외교부와 통일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정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과정, 답답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인 것”이라며 갈등론을 부인했다. 한편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16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한다. 위 실장은 이번 방미에서 핵추진잠수함 등 한미 합의사항 이행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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