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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수출규제 주도 日경제산업성…아베와 함께 ‘무소불위 권력’ 끝나

    韓 수출규제 주도 日경제산업성…아베와 함께 ‘무소불위 권력’ 끝나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 등 지난해 한국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을 주도한 곳은 경제산업성이었다. 중대한 외교이슈로 비화될 게 분명한 사안이었지만, 고노 다로 당시 외무상은 신문을 보고서야 이 사실을 알았을 만큼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 지난달 중순까지 7년 9개월간 지속된 제2차 아베 신조 정권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온 경산성의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경산성은 아베 시절 전통의 ‘최강관청’ 재무성을 제치고 독보적인 위세를 누렸다. 그 중심에는 경산성 출신의 이마이 다카야(62) 총리비서관이 있었다. 이마이 비서관은 디테일(세부사항)에 약했던 아베 총리로부터 실무에 관한 한 거의 전권을 물려받아 정치, 사회, 경제 등 내치는 물론 외교·안보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깊숙이 영향력을 행사했다. 야권에서는 그를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를 사실상 지배했던 요승 라스푸틴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응 등 아베 정권 말기로 가면서 권력 핵심부 경산성 출신들의 정책 및 판단 미스가 잇따랐다. 전 국민적 조롱거리가 됐던 ‘아베노마스크’(가정당 천 마스크 2장씩 배포), 공연히 혼란만 불렀던 ‘전국 초중고 일제휴교 요청’ 등이 대표적이다.경산성의 내리막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난달 16일 취임과 동시에 이마이 비서관을 퇴출시키면서 현실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 또 하나의 결정타가 터져 나왔다. 스가 총리가 경산성 주도로 운영돼 온 총리 직속 ‘미래투자회의’의 폐지를 결정한 것. 미래투자회의는 경산성이 국가경제의 큰 틀을 자신들의 뜻대로 이끌어 가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폐지 결정에 따라 경산성은 정책 주도의 핵심 거점을 상실하게 됐다. 외무성도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주도하에 경산성의 비정상적인 외교·안보 분야 개입 차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 시절 한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외교정책의 주도권을 이마이 비서관이나 경산성에 빼앗겼던 외무성은 이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 있었다. 마이니치신문은 경산성 내부에서 향후 존재감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존재감 사라진 헤일리… 후임엔 파월 검토

    존재감 사라진 헤일리… 후임엔 파월 검토

    외교총책 폼페이오·초강경 볼턴에 밀려 정책 결정과정 소외되자 유엔대사 사임 트럼프 “이방카 선임 땐 정실인사 비판”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주도하고 ‘대북 제재망’의 밑그림을 그렸던 정치인 출신 니키 헤일리(왼쪽·46) 유엔 주재 미대사가 9일(현지시간) 연내 사임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헤일리 대사가 6개월여 전부터 ‘잠깐 쉬고 싶다’며 연말에 사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으로 디나 파월(오른쪽·44)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선임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일리 대사는 2년 가까이 유엔 대사직을 수행하고 스스로 퇴로를 선택한 모양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른 시점과도 맞물린 것이어서 트럼프 정부 내 역학 관계와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흐름에서 뛰어난 정치감각과 결단력으로 공화당 내 강경 보수주의자들과 온건파 모두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초강경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등장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장관이 각종 외교이슈를 주도하면서 헤일리 대사의 역할이 확연히 줄었다”면서 “볼턴 보좌관까지 등장하면서 헤일리 대사는 핵심 정책 논쟁에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의 사임에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수립·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다는 자괴감이 작용했다고 CNN은 해석했다. 헤일리 대사는 2020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공화당의 떠오르는 스타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WP는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으로 검토하고 있는 파월 전 부보좌관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 4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정착한 이민 1.5세대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10년을 일했다. 부보좌관 재임 시절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 등을 뒷받침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에게 조언을 한 ‘이방카의 여자’로도 불렸다. 그는 지난해 12월 사임한 이후 친정인 골드만삭스로 돌아갔다. 이날 이방카 보좌관도 헤일리 대사의 후임으로 선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방카를 선임하면 정실 인사라고 비판받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 사임 공식화…후임에 디나 파월 거론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 사임 공식화…후임에 디나 파월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주도하고, ‘대북 제재망’의 밑그림을 그렸던 정치인 출신, 니키 헤일리(46)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9일(현시간) 연내 사임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헤일리 대사가 6개월여 전부터 ‘잠깐 쉬고 싶다’며 연말에 사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으로는 디나 파월(44)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선임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전 부보좌관은 지난해 12월 사임하고 지난 2월에 친정인 골드만삭스로 돌아갔다. 그는 재임 시절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 등을 뒷받침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이방카의 여자’로도 불려왔다. 헤일리 대사는 2년 가까이 유엔 대사직을 수행하고 스스로 퇴로를 선택한 모양새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른 시점과도 맞물린 것이어서 트럼프 행정부 내부 역학 관계와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흐름에서 그는 당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를 넘어서는 역할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는 복심으로까지 불렸다. 주지사 출신으로 뛰어난 정치 감각과 기민한 결단력을 보여 공화당 내 강경 보수주의자들과 온건파들 모두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차기 대선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초강경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이 등장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등판하는 등 미 외교안보의 사령탑이 바뀌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장관이 각종 외교이슈를 주도하면서 헤일리 대사의 역할은 확연히 줄었다”면서 “여기에 강경보수의 볼턴 보좌관까지 등장하면서 헤일리 대사는 핵심 정책논쟁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대북 이슈에서도 지난 3~4월부터 협상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안보리 좌장’격인 유엔주재 미국 대사보다는 ‘북미협상 실무총책’인 폼페이오 장관에게 무게가 쏠렸다. 헤일리 대사가 이날 기자들에게 “당국자가 물러나야 할 때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헤일리 대사의 사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수립 및 결정과정에서 소외됐다는 자괴감이 작용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그의 중도 사퇴는 자존심 강한 그녀가 선택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분석이다. CNN은 헤일리 대사가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하지 못했다면서 지난 4월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에 취임하고, 같은 시기에 볼턴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이후 헤일리는 찬밥 신세로 밀려났다고 전했다.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폭로하는 ‘익명의 고위 관리’가 쓴 뉴욕타임스(NYT) 칼럼 파문 이후 처음으로 물러나는 고위직 인사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헤일리 대사가 당시 칼럼 기고자일 가능성이 있는 유력 후보 중 하나로 이름이 오르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헤일리 대사는 익명 칼럼의 저자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이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한편 2020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 헤일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공화당의 전략가 마이크 머피는 “헤일리는 공화당의 떠오르는 스타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왕이다. 이런 관계에서 항상 알력이 생기게 마련이다. 자신만이 유일한 태양이어야 하는 트럼프에게 있어 떠오르는 스타는 정치적 위협”이라고 헤일리의 사임 배경을 언급했다. 헤일리 대사가 다른 고위직 출마를 위해 유엔대사를 그만뒀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여성 유권자들의 외면으로 고전하는 공화당에서 헤일리 대사가 상원의원이나 부통령, 심지어 대통령 후보로 뛸 가능성을 제기했다.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도 대선 출마설 역시 가라앉지 않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2020년 대선에서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적인 당내 경쟁자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일본해’ 캠페인 보고만 있을건가

    일본이 ‘동해’의 ‘일본해’표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데 비해 우리 정부는 예의 어정쩡한 ‘잠행’을 계속하고 있어 10여년 이상을 끌어온 명칭 분쟁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일본은 최근 외무성 홈페이지에 동해의 ‘일본해’표기 정당성을 주장하는 ‘시 오브 재팬’코너를 신설해 영어권 네티즌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나섰다.여기에는 ‘일본해’명칭을 쓴 각국 지도의 사진 등 입체적인 자료도 풍부하다.일본 외무성은 또 ‘시 오브 재팬’이란 12쪽 분량의 홍보전단을 영어와 일본어,심지어 한국어로까지 제작해 2월부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사,지도 제작사 등에 배포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의 태도는 미온적이기 짝이 없다.당장 외무부의 인터넷 사이트 하나만 보더라도 동해관련 홍보내용은 주요 외교이슈 항목아래 ‘동해 명칭문제’란 제목의 문서 하나만 달랑 올라있다.또한 변변한 영문 홍보 책자 하나 없는 형편이다. 정부는 우리측이 국제사회의 현재 관행을 바꾸려는 입장에서 눈에 띄게 공세적 활동을 보일경우 일본측의 반작용을 불러와 역공세를 당할 것이라며 ‘조용한 캠페인’론을 주장해 왔다.그러나 엄연한 공개적 장소인 인터넷 공간에서조차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여줘서야 그밖의 외교현장에서 적극적 활동을 펴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가. 한국은 지난해 9월 국제수로기구(IHO)로부터 해양지도에서 ‘일본해’표기를 삭제키로 했다가 일본의 로비로 이를 철회하는 일격을 당한 바 있다.IHO는 올해 중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전망이다.정부는 ‘동해’의 명칭 회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상설화하고 자료 연구 등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해 한치의 물러섬 없는 준비를 갖춰주기 바란다.
  • [기고] ‘독도 영유권’ 외교이슈화 실익없다

    예상대로 일본적 내셔널리즘이 강하게 반영된 고교 역사교과서 ‘최신일본사’가 문부과학성의 검정에 합격함으로써한·일간 ‘역사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이 교과서는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등 군국주의적 색채가 농후하고,한국 침략과 지배에 관한 내용을 극히 적게 다룸으로써 최근개선되고 있는 다른 교과서들과 명백히 다른 지향점을 보이고 있다.지난해 발생한 중학교 ‘새 역사교과서’ 문제가아직도 한·일간에 중요 현안으로 남아 있는 시점에서 설상가상으로 이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으니 한국인들이 일본인과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에 반감과 우려를 표시하는 것은당연한 일이다. 최신일본사를 관통하는 역사관은 확실히 말썽 많은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후소샤 교과서와 아주 유사하다.검정통과 과정도 거의 같다. 최신일본사 검정신청본은 고대사에서 일본세력이 임나에거점을 두었다거나,근대사에서는 일본 정부가 식민지 조선에 ‘보충금'을 투입해 도로 개보수,철도·수도 건설,전기·통신망 구축,농림수산업 육성,의료·위생시설 확충,초등교육제도 확립을 추진하는 등 민생 안정에 힘썼다는 식으로기술했다.문부과학성은 검정신청본의 88개 부분에 대해 시정의견을 제시했는데,그 중에는 한국 등을 염두에 둔 ‘근린제국조항'과 관련된 것도 많이 들어 있었다.집필자들은 검정 합격을 위해 수정지시를 받아들였고 검정합격본은 현재사용중인 교과서 내용으로 되돌아갔다.지난해 ‘새 역사교과서’ 문제로 홍역을 치른 한·일 정부가 막후에서 나름대로 노력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최신일본사의 검정합격은 한·일간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국민 감정을 민감하게 건드릴 수 있는 영토문제를 너무 직설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교과서는 “우리나라(일본)의 고유영토가 타국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한뒤 “한국이 시마네현 죽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기술햇다.이 내용은 교과서의 마지막 부분,‘현대 일본의 과제'라는 항목에 기술돼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교과서가 지향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결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 역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정지시를 내릴 명분도,필요도 없었을 것이다.교과서의 필자들은 이 점을 간파,작은 것을 버리고 큰것을 얻는 절묘한 수법을 구사했다.반면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확신하고 있는 한국인들로서는 불의의 일격을 당한 셈이다. 일본의 역사교과서가 독도의 영유권을 ‘현대 일본의 과제'라고 명백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은 한·일간 ‘역사갈등'을더욱 부채질하게 될지도 모른다.국제화가 아무리 진전됐다고 하더라도 영토문제는 아직도 국민들의 원초적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뇌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각한 영토문제가 ‘역사갈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다.독도 문제는 현재까지는 한국이 우위에 있다.역사적 연원이나 국제법적인 해석,실효(實效)적 지배를 하고 있는 점에서 한·일간‘외교이슈화’하지 않는 게 유리한 방법일 수 있다. 역사인식이란 ‘감정적’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점도 강조하고자 한다. 정재정 서울시립대교수
  • 새 외교팀/대미외교 목소리 높인다

    ◎세계화 수행과 연계 “외교 다원화” 추진/「대미위주」 탈피… 국력걸맞게 보폭확대 「12·23」개각으로 들어선 새 외교팀의 대미 외교기조가 변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대미외교의 경우 우리 외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기 때문에 대미외교의 기조변화는 크게 주목되는 것이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나 공로명 외무장관의 공식석상에서의 발언등 외형적인 것만을 종합해 보면 아직 딱부러지는 「변화」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그럼에도 내면적으로는 「미국중시」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조그만 현상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새 외교팀이 우리 외교의 자주성을 빈도높게 거론,대미외교에 대한 시각을 교정하려는 움직임의 강도도 무시못할 정도다. 이같은 현상 등은 김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세계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외교의 다원화를 꾀하면 자연히 「미국중시」의 틀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관점에서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공 장관은 대미 외교정책의 수정가능성을 질문받을 때마다 『미국은 일본과 함께우리외교의 주축』이라며 그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경제력 수준에 걸맞는 외교를 해야 한다』면서 북핵 문제로 소원해진 다른 나라,다른 외교이슈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한다. 공 장관은 취임식에서도 『그동안 북한 핵문제로 일부 부서가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의 「치유」를 약속했다.치유란 다시말해 국력에 걸맞는 「외교 다변화」를 뜻하는 것이다.김 대통령도 신년 회견에서 『우리 국력에 맞게 세계를 상태로 외교를 해나가겠다』면서 공 장관의 발언을 확인시켜 주었다. 새 외교팀의 대미관을 읽을 수 있는 첫 사건은 「미군 헬기사건」이었다.여기서 새 외교팀은 과거 한승주 장관때와는 다른 몇가지 「미국 길들이기」방법을 선보였다.공 장관은 한국을 찾는 미국관계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장관실을 드나들고 전화를 거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때문에 이 사건 처리를 위해 외무부를 방문한 허바드 미국무부차관보는 우리쪽의 카운터파트너인 미주국장만을 상대해야 했다. 미측이 당초의 약속과 달리 북한측과의 협상에서「남한 미전향장기수」거론에 응해준데 대해서도 즉각 제동을 걸었다.박건우 차관이 카트만 주한 미대리대사를 불러 『우리의 주권사항이므로 깊이 우려한다』고 공개항의를 한 것이다.이를 문민정부이후 우리의 목소리를 미측에 분명히 전달한 일대 「사건」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외교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대미외교에서 우리 목소리가 자주 크게 나올 것이며 때에 따라서는 한­미간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북­미간 경수로·연락사무소협상,한반도 평화체제구축문제,한­미통상문제등 한­미간 갈등요소가 산적해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특히 김대통령이 『남북관계 진전없이 경수로 지원없다』고 회견에서 못박음으로써 경수로협상은 향후 한­미관계를 측정해볼 수 있는 「가늠자」로 등장할 것 같다. 대미외교 한 실무자는 『공 장관의 대미관은 이전의 한장관의 것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면서 『재임기간중 미국측이 껄끄럽게 생각할 부분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연정서의 사회당 역할에 한계”/우리정부­정치권의 시각

    ◎무라야마 「급진」 피할듯… 혼돈수습땐 한일관계 타격 우려도 일본에 자민당과 사회당의 새연립정부가 들어서면서 47년만에 사회당총리가 등장했다. 우리정부와 정치권은 일본의 새정권 출범이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전체적인 분위기는 비록 사회당이 북한과 가깝다 하더라도 자민당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지난 날과 별다른 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정부는 지난 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두나라가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큰 여파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앞으로 일본정국의 추이에 보다 관심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번 호소카와(세천)정권때 사회당이 보인 태도로 볼때 다시 집권당이 되긴 했지만 그 역할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풀이이다.또 사회당이 지난날처럼 이념이나 이데올로기에 움직이는 정당이 아니고 이제는 다양한 정당 가운데 한 정파로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일본 전문가는 『일본의 새 정권은 선거관리와 세법개정,정치개혁법의 마무리등에 역점을 둘 일시 동거내각으로서 결코 합쳐질수 없는 연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무라야마 새총리가 사회당 좌파이긴 하나 당내 조정자로서 신망이 두텁고 노동운동 출신이어서 급좌노선을 걷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때문에 관심은 오히려 앞으로 있을 일본의 정치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에 더 기울여 있는 눈치다.벌써부터 자민당 일부가 탈당을 선언하고 사회당 일각에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수연립이 정권은 잃었지만 막후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의 정계개편 구도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오자와의 구상대로 된다면 일본은 앞으로 총선을 거치면서 자민·사회등 기존정당과 이에 반발해 뛰쳐 나온 연립정당으로 대개편을 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때가 되어야 비로소 일본의 대외정책과 외교노선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 ○…여야 정치권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자민·사회당 연립정권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사회당 총리가 추대됐다 하더라도 한반도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개발과 이에 따른 국제적인 사찰활동,남북정상회담등 주요한 외교이슈가 이어지는 시점이어서 아무래도 친북성향이 강한 사회당 좌파출신의 무라야마총리가 어떤 외교정책을 펼쳐 나갈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나웅배국회외무통일위원장은 『일본의 대외정책이 혼돈상태여서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이 예견된다』면서 『한일관계에 사회당측의 시각이 가미될 수는 있지만 연립정권이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한한일친선 협회회장은 『사회당의 기본 외교노선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 사찰수용』이라면서 『얼마전 무라야마를 만나보니 한반도를 보는 시각이 우리가 흡족하게 생각하지는 못해도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민주당의 조순승의원은 『무라야마는 사회당내에서도 좌파로 분류되는 친북 인물』이라고 지적하고 『현정권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경제를 제외한 외교·사회·문화등 각 분야의 한일관계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민자당의 박정수의원은 『옛 소련이 붕괴된뒤 일본 사회당의원들과 개별적인 접촉이 있었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한일의원연맹등을 통해 더욱 활발한 교류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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