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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희망내일위원회, 하반기 사회공헌 방향 ‘역사와 보은’으로 확정

    SBS 희망내일위원회, 하반기 사회공헌 방향 ‘역사와 보은’으로 확정

    SBS의 사회공헌 총괄 기구인 희망내일위원회가 하반기 사회공헌 사업의 핵심 방향을 ‘역사와 보은’으로 정하고, 해외 한인과 그 후손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SBS 희망내일위원회(위원장 방문신 SBS 사장)는 지난 23일 전체 회의를 열어 하반기 사회공헌 방향과 세부 사업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확정된 하반기 주요 사업은 해외에 정착해 살아온 한인과 그 후손들의 역사 및 삶을 조명하고 필요한 지원을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SBS는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희망TV’를 통해 잊혀진 해외 한인들의 삶과 역사를 알리고 후손들을 지원하는 ‘역사와 보은’의 글로벌 연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멕시코 이민 121주년을 맞아 에네켄 농장에서 생활했던 한인 이민자와 그 후손들의 발자취를 살핀다. 에네켄은 ‘애니깽’으로도 불리며, 초기 한인 이민자들은 농장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동하면서도 조국을 그리워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역사 커뮤니케이터 최태성 씨는 멕시코 현지를 찾아 이민자들이 걸어온 길과 그 후손들의 현재 모습을 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해외 이민 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조국 독립을 위해 힘을 보탠 이들의 역사를 조명하고, 현지 후손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강제 이주의 아픔을 겪은 고려인 후손을 위한 사업도 마련됐다. 영화 ‘밀정’에 출연한 배우 허성태 씨는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 후손들을 만나 이들의 삶과 사연을 전한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들이 겪어 온 강제 이주의 역사와 현지 정착 과정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 후손 중 무국적 상태로 생활하는 이들을 위한 후원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SBS는 이들이 국적 문제를 해결하고 현지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연계하기로 했다. 방문신 SBS 사장은 “대한민국은 과거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바뀌었고 국가 위상도 높아졌다”며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 준 사람들과 역사를 기억하면서 그 후손들을 후원하는 것이 ‘역사와 보은’의 요체”라고 밝혔다. 이어 “잊혀진 해외 한인들을 찾아내 후원하는 활동은 진정한 글로벌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의 취지에 담긴 후원과 연대의 의미가 하반기 사회공헌 활동에 잘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희망내일위원회는 해외 한인 후손 지원과 함께 국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사업도 하반기 사회공헌 과제로 확정했다. 아픈 가족을 돌보면서 학업 중단 위기에 놓인 가족돌봄 청소년, 이른바 ‘영 케어러’의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는 배우 고두심과 송일국,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 씨가 참여한다. 해당 사업은 가족을 돌보느라 학업과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의 상황을 알리고 지원하기 위해 추진된다. 장거리 상경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아와 가족을 위한 ‘병원 앞 우리 집’ 조성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SBS는 글로벌 비영리 법인 한국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RMHC Korea)와 협력해 치료를 위해 장기간 병원 인근에 머물러야 하는 환아와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SBS 희망내일위원회는 올해 상반기에도 역사적 인연이 있는 해외 국가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했다. 한국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와 튀르키예의 참전용사 후손을 발굴해 이들의 삶을 소개하고 후원을 연계했다. 가수 장민호 씨와 배우 정애리 씨는 아프리카 난민 캠프 아동 지원과 조혼 위기에 놓인 아프리카 소녀를 돕는 활동에 참여했다. 관련 사연은 SBS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됐으며, 상반기 동안 총 7,206건의 정기 후원과 17억 8천만 원의 모금으로 이어졌다. SBS를 통해 모인 후원금은 월드비전과 굿네이버스, 초록우산, 국제구조위원회(IRC) 등 비정부 기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됐다.
  • 강릉 밤에 퍼지는 아쟁 소리…이중주 뮤이스트 ‘달이 머무는 곳에서’ 공연

    강릉 밤에 퍼지는 아쟁 소리…이중주 뮤이스트 ‘달이 머무는 곳에서’ 공연

    여성 아쟁 이중주단 뮤이스트(Mueast)가 오는 15일 강원도 강릉 대도호부 관아 무대에서 ‘뮤이스트, 달이 머무는 곳에서’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은 14일부터 사흘간 강릉의 역사와 문화예술을 한자리에서 보고 느끼는 ‘2025 강릉 국가유산 야행’(강릉 야행)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준비됐다. 올해 ‘강릉 야행’은 밤을 소재 삼아 여덟 가지 테마로 진행하는데,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 30분까지 행사장 곳곳에서는 무대 공연과 버스킹이 풍성하게 열린다. 아쟁 연주자 김보은과 조누리가 2021년 결성한 뮤이스트는 음악(Music)과 동방(East)의 결합어로, 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을 지향한다. 아쟁과 디스코, 록, 메탈, 일렉트로닉 등 현대 음악 장르를 아우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강릉 경포호수에는 하늘의 달, 바다의 달, 호수의 달, 술잔 속 달, 마지막 님의 눈에 비친 달 등 다섯 개 달이 뜬다는 이야기가 있다. 뮤이스트는 이 ‘경포의 다섯 개 달’을 음악으로 풀었다. 연주곡 ‘Run_A’, ‘산조탱고’, ‘White Rabbit’, ‘Bad Guy’, ‘Misirlou(미실루)’는 각각 하나의 달을 상징한다. 마지막 곡 ‘뮤이스트 강강술래’로 상상의 달을 그려낸다. 뮤이스트는 “아쟁의 동양적 울림과 현대적 감각의 리듬이 어우러지는 선율을 뮤이스트만의 속도와 이야기로 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부산 기장군 ‘곰솔’나무... 2025 올해의 나무 선정

    부산 기장군 ‘곰솔’나무... 2025 올해의 나무 선정

    부산시는 산림청이 추진한 ‘2025 올해의 나무’로 기장군 죽성리에 있는 428년 된 ‘곰솔’이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기장 죽성리 곰솔은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의 평안을 기원하며 자리해 온 나무로, 서류심사, 온라인 투표, 평가위원 현장 심사를 거쳐 11개 시도에서 신청한 46주의 보호수 중 영예를 안았다. 전국적으로 보호수 분야에 ▲강원 영월 소나무 ▲광주 서구 왕버들 ▲서울 송파 느티나무 ▲강원 인제 돌배나무 ▲부산 기장 곰솔이 선정됐고, 노거수 분야엔 ▲경남 산청 회화나무 ▲강원 정선 소나무 ▲전북 고창 이팝나무 ▲충북 보은 왕버들 ▲전남 진도 배롱나무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곰솔은 시 지정기념물인 ‘당집’과 무형유산인 ‘풍어제’가 함께하는 독특한 사례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잇는 중요한 관광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곰솔은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로, 나무 아래에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제당인 ‘당집’이 있다. 이곳에서 주민들은 풍성한 어획과 어민들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바다의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전통의식인 ‘풍어제’를 지낸다. 한편, 시는 소나무 등 12종 228주의 보호수를 지정·관리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나이가 가장 적은 보호수는 강서구 녹산동의 104년 된 팽나무며, 나이가 가장 많은 보호수는 기장군 장안읍의 1천346년 된 느티나무다.
  • 기암괴석과 운무가 빚어낸 충북의 보물, 구병산 [두시기행문]

    기암괴석과 운무가 빚어낸 충북의 보물, 구병산 [두시기행문]

    충청북도 보은군과 경상북도 상주시의 경계를 이루는 구병산은 해발 876m로 속리산국립공원의 동쪽에 위치한 명산이다. 속리산의 명성에 가려져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홉 개의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산세’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정상 부근에는 웅장한 암벽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원시적인 자연이 잘 보존돼 조용하고 깊이 있는 산행에 최적화한 산이기도 하다. 구병산은 오랜 역사와 함께 다양한 전설이 얽혀 있다. 신라 시대에는 이 산에 은둔한 고승들이 불법(佛法)을 닦으며 수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조선 시대에는 학자들이 학문을 연마하며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아홉 개 봉우리가 각각 신령스러운 존재들이 머물던 곳이라는 설화도 있다. 구병산 자락에 있는 수도암은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킨 사명대사가 수행하며 전략을 구상했던 곳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수도암에는 사명대사가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돌확과 범종이 남아 있어 그때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구병산은 험준한 지형이 특징이다. 주요 봉우리 중 상학봉, 중학봉, 하학봉은 마치 학이 나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이름 붙여졌으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압도적이다. 마치 정상을 지키고 있는 듯한 고사목이 신비함을 더한다. 또한 이 산은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보고이기도 하다. 숲속에는 참나무, 소나무, 박달나무 등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으며, 야생화가 사계절 내내 피어난다.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 그리고 원앙과 올빼미 같은 다양한 조류도 이곳에서 발견된다. 특히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과 운무가 어우러지며 장관을 이룬다. 속리산 국립공원과 연계된 자연 관광지로, 보은군은 구병산 일대를 활용한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고 친환경 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사계절 등산객이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지역 특산물인 보은 대추를 활용한 농촌 체험도 가능해 산행 후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다소 먼 거리지만 한적하고 깊이 있는 산행을 하기에 좋다. 등산 코스가 대체로 험준하지만 곳곳에 절경이 선물처럼 펼쳐진다. 대표 등산코스로 수도암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오르는 ‘수도암 코스’가 꼽힌다. 수도암과 암릉 지대를 지나면서 웅장한 기암괴석과 속리산 국립공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구병리 코스’는 보은군 구병리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경사가 가파르지만 중간중간 멋진 전망 포인트가 많다. 북상주 쪽에서 오르는 ‘상주시 코스’는 다른 코스보다 덜 알려져 조용한 산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 머드축제에 해운대·경주 투어까지… 팔 걷은 지자체

    머드축제에 해운대·경주 투어까지… 팔 걷은 지자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6일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 마련에 동분서주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대회에 참가한 일부 국가의 이탈이 이어지는 등 파행을 빚자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각 지자체는 지역 관광자원과 한류 콘텐츠를 앞세워 잼버리 참가자를 끌어오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전북 부안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7개 시도의 협조를 받아 90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충남 보령 ‘머드(진흙) 축제’ 등 지역 특색을 살린 행사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시는 관광버스를 타고 해운대와 태종대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관광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강원도는 춘천 남이섬, 원주 간현 유원지, 평창 올림픽시설 등을 활용한 한류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경북도는 경주시를 포함해 각 시군의 대표적인 역사 유적지를 중심으로 관광 프로그램을 내놨다. 경주에는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을 비롯해 보문관광단지 등 유적지들이 있다. 충북도는 청주의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와 보은 법주사 등을 포함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시는 맨발로 계족산 황톳길을 등반하거나 국립중앙과학관·대전시민천문대 등 ‘과학 수도’ 대전이 가진 자원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계획을 마련했다. 종교계도 힘을 보탰다. 이번 대회 시기가 피서 절정기와 맞물리면서 스카우트 대원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시설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은 전국 170여개 사찰을 야영이나 숙박용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조계종은 참가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전국 24개 교구본사와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 147개, 조계종 직영 한국문화연수원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조계종 측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붓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려야죠…수묵담채화 기법 후세 남기고파”

    “붓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려야죠…수묵담채화 기법 후세 남기고파”

    “한국화, 특히 수묵화가 오랫동안 침체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수묵을 연구하는 화가들이 공부를 게을리해서 노력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봅니다. 대학에서는 동양화나 한국화 전공 학과가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그래도 나는 우리 고유의 수묵담채화 전통과 기법을 후세에 남기고 싶습니다. 붓을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릴 겁니다.” 길이 57m의 초대작을 그렸다는 오산 홍성모(58) 화백의 화실을 지난 12일 찾았다. 흰머리를 길게 길러 뒤로 묶었고, 빨간색 셔츠와 검정 개량 한복 바지를 입고 나왔다. 악수하며 맞잡은 손에서 작은 굳은살들이 느껴졌다.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그의 화실로 들어서자 안쪽 벽에 걸린 가로 2.75m, 세로 1.7m 크기의 흑백 그림이 반겼다. 무슨 그림인지 묻자 “사자 바위”라고 짧게 답한다. 설명을 듣고 그림을 보니 동그란 눈과 오뚝한 콧날, 수북한 갈기가 엿보이는 게 앞을 내려보는 사자처럼 보였다. 홍 화백은 “적벽강 사자 바위는 채석강과 함께 부안의 명물”이라고 설명해 줬다. 그는 전북 부안 출신이다. 그가 작품 구상을 설명했다. “사자니깐 전반적으로 좀더 거칠게 사납게 표현하려고 합니다. (그림 오른쪽 상단을 가리키며) 빛을 이쪽으로 넣고···.” 이 그림은 부안군의회 포토존에 걸릴 예정이다. 화실의 다른 벽에는 용 비늘 같은 껍질의 소나무와 노란 개나리가 피어난 마을, 살구꽃이 흐드러진 동네 어귀의 그림들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길이 57.4m짜리 초대형 그림을 그렸다던데. -계화도에서 줄포만생태공원까지 변산반도 83㎞의 해안 사계절을 담았습니다. 한지에 그린 수묵화로, 길이가 57.4m, 높이가 1.2m입니다. 가로 2.05m짜리 작품 28개를 그려 이었지요. 시작한 지 20개월 만인 지난 6월에 완성했습니다. 그사이 쓰러져 병원에 두 번 실려 갔죠. 지난 7월 부안군에 이 그림 ‘해원부안사계전도’를 기증했습니다. 군청 민원실 1층과 2층 사이 난간 벽에 길게 걸려 있습니다.→이런 초대형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는. -2013년 여름에 위도로 하얀 상사화 스케치를 하러 갔었거든요. 돌아오는 길에 선상에서 변산반도를 바라봤는데 너무 아름다워 이곳을 연작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바다에서 육지 쪽인 채석강을 보면 그야말로 신이 혼자 즐기려고 만든 정원같이 빼어난 절경입니다. 말 그대로 ‘해원’(海苑·바다의 정원)이지요. 이를 그려 기증하겠다고 제안하니 부안군에서 흔쾌히 받아 주었습니다. →부안군이 많이 지원해 줬겠다. -부안군이 곰소항 쪽에 작업실을 마련해 줬습니다. 저는 월~목요일 서울에서 활동하다 금요일 부안에 내려가 일요일까지 작업했습니다. 주말마다 266㎞를 달려 내려갔지요. 해안을 스케치하러 낚싯배를 15번 빌려 타고 나갔지요. 낚싯배 한 번 빌리는 데 30만원, 그건 제 지갑에서 나갔습니다. 겨울엔 줄포만 쪽엔 수심이 얇아 배가 못 들어가니 조개 캐는 아주머니들 태우는 경운기와 트랙터를 얻어 타고 갔지요. 잠은 처음엔 여관방에서 자다가 비용 문제로 찜질방에서 자고···. →작업할 때 가장 큰 애로는. -먹는 것이었습니다. 작업에 열중하다 깜빡 저녁 시간을 놓쳐 밤 8~9시쯤 나가면 식당들이 문을 닫아 먹을 데가 없어요. 또 간장게장이니, 무슨 찌개를 한 그릇 먹으려 해도 1인분은 팔지 않고 2인분 이상만 팔더라고요. 그래서 2인분을 시켜 1인분만 먹고 1인분은 포장해 와서 다음날 먹기도 했습니다. 나중엔 서울에서 출발할 때 도시락을 두 끼 정도 싸 다니기도 했고···. 표구 값만 1000만원 넘게 들었는데, 모두 제 사비로 충당했습니다. →남다르게 깊은 고향 사랑 아닌가. -고교 졸업 후 가출하다시피 고향을 떠났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 고향에 대한 추억은 아팠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고향이지요. 아름다운 풍광의 고향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은 고향에 대한 보은의 마음입니다. 나이가 더 들어 눈이 침침해지고 손이 떨려 작업이 힘들어지기 전에 그림을 남겨 두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 사진 촬영을 위해 작품을 그리는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자 직접 붓으로 그림을 그렸다. 붓질 한 번에 산이 솟고, 나무에서 잎이 돋고, 길이 만들어지고, 강이 흘렀다. 그는 작품을 할 때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한다. “스케치를 보고 바로 붓질을 하죠. 그러다가 잘못되면 작품을 고칠 수도 없으니 그대로 종이를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버린 화선지 값만 해도 강남 아파트를 사고도 남을 겁니다.” →심장병 어린이를 많이 도왔다던데. -제가 심장병으로 대학 4학년 때 수업 중에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그때 의사가 ‘수술해도 죽고, 안 해도 죽는다’고 했어요. 동료 학생들이 1000원씩 걷어 모금한 도움으로 심장병 수술을 했고, 그 덕분에 살아났습니다. 그 후 돈이 생기면 단 한 명에게 심장병 수술을 시켜 주자고 결심한 것이 심장병 환자를 돕는 계기가 됐습니다. 1985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 13년 동안 어린이 50명에게 심장병뿐만 아니라 언청이 등의 수술을 해 줬습니다. 환자가 있다는 소식만 들리면 바로 찾아 입원시켰습니다. →심장병 어린이를 돕자면 돈이 많이 들었을 텐데. -자랑 같지만 제가 졸업과 동시에 미술대전에서 특선으로 입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잘나갔죠. 병원비는 그때 작품을 그려 팔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그려서 팔고, 후원금 계좌도 만들고, 그렇게 해서 해마다 병원에 2500만원가량을 한꺼번에 냈습니다. 그런데 IMF가 터지니 그림이 팔리지 않았고, 후원금도 끊겼습니다. 병원에서는 외상 수술비 갚으라고 독촉도 오고···. 그때 병원 외상이 2억원 남짓 했습니다. 금모으기 운동할 때 와이프 몰래 결혼 반지, 아이들 돌 반지까지 모조리 팔아 병원비를 갚는 데 보탰습니다. 그래도 남은 빚은 병원에서 탕감해 줬습니다. 지금은 심장병 수술을 돕는 단체도 많고, 보험도 적용되고 해서 더는 안 합니다. →그림 실력을 타고났나 봐요. -요즘도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최소 2시간씩은 붓을 잡습니다. 대학 다닐 때 서양화를 전공하다가 동양화로 바꿨습니다. 동양화 특히 한국화의 맛과 멋, 선의 묘미를 깨닫는 데 10년이 걸렸습니다. 요즘엔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오른쪽 팔이 아파 들지를 못합니다. 한참 풀어 줘야 움직일 수 있지요. 이것도, 직업병 아닌가요. 하하하. 그의 오른손을 다시 만져 봤다. 가운뎃손가락의 마지막 끝 부분이 한쪽으로 뭉턱 들어갔다. “오랜 시간 붓을 잡고 씨름한 훈장이지요.” 그리고 그 손가락 끝과 손톱은 다른 손가락과는 달리 먹물로 검게 변해 있었다. →강원도 그림을 많이 그렸던데. -IMF 이후 병원 빚을 겨우 갚고 나서, 또 건강이 악화되어 숨어 살려고 강원 영월에 들어갔습니다. 그전에 80년대부터 영월군 청령포를 처음 접했을 때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기암절벽의 산과 계곡이 전부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그런 풍경에 반해 영월의 폐교에 화실을 마련해 거기서 살았습니다. 할 일이 없으니 정말 그림을 많이 그렸지요. →다음 전시회는 언제 여나. -내년에 열한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림에 스토리텔링을 하는, 약간 색다른 전시를 할까 합니다. 그림의 배경이 되는 정자나 경치, 나무 등에 얽힌 역사와 야사 등도 함께 적어서 그림 아래에 붙여 전시할 계획입니다. 요새 시간이 날 때마다 부안에 내려가 이야기를 채록하고 있습니다. 한 100점 정도 전시할 생각인데, 지금 70점 정도 완성했습니다. 글 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홍성모는 누구 - 1961년 전북 부안 출생, 원광대 사범대 미술교육학과 졸업, 동국대 예술대학원 미술학과 졸업(석사), 개인전 10차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성균관대 겸임교수 역임, 동국대·원광대 강사 역임 ●작품의 대표적 소장처 - 한국은행 청주지점, 외교부, 국립현대미술관, 가천대 길병원, 싱가포르 대사관, 부안군청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붓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려야죠…수묵담채화 기법 후세 남기고파”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붓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려야죠…수묵담채화 기법 후세 남기고파”

    길이 57.4m 초대작 남긴 홍성모 화백이 말하는 수묵화“한국화 특히 수묵화가 오랫동안 침체해 있습니다. 그 이유를 따져보면 저를 비롯한 수묵을 연구하는 화가들이 공부를 게을리해서 노력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봅니다. 그림에 발전이 없었던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동양화나 한국화 전공 학과가 없어지는 추세지요. 그래도 나는 우리 고유의 수묵담채화 전통을 후세에 남기고 싶어요. 붓을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릴 겁니다.” 길이 57m의 초대작을 그렸다는 소식에 동양화가 오산(悟山) 홍성모(58) 화백을 지난 12일 찾아갔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그의 화실이 찾아가는 길에서 그를 만났다. 화실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짐작한 듯 홍 화백이 마중 나온 것이다. 흰 머리를 길게 길러 뒤로 묵었고, 빨간색 셔츠와 검정 개량 한복 바지를 입고 나왔다. 길거리에서 악수를 했다. 그의 손바닥은 작은 굳은 살이 박혀 거칠거칠했다. 그를 따라 화실에 들어서자 안쪽 벽에 걸린 가로 2m75cm, 세로 170cm 크기의 흑백 그림이 반겼다. ‘무슨 그림이냐.’고 물어보자 그는 처음 만난 기자가 다소 서먹한지 “사자 바위”라고 짧게 답한다. 완성되지 않은 작품을 남에게 보이는 것이 다소 어색한 듯도 했다. 설명을 듣고 그림을 보니 동그란 눈과 오뚝한 콧날, 수북한 갈기··· 앞을 내려보는 사자처럼 보였다. 홍 화백은 “적벽강 사자 바위는 채석강과 함께 부안의 명물”이라고 설명해줬다. 그는 전북 부안 출신이다. 어색함이 다소 풀린 듯 작품 구상을 설명했다. “사자니깐 전반적으로 좀 더 거칠게 사납게 표현하려고 합니다. (그림 오른쪽 상단을 가르키며) 빛을 이쪽으로 넣고···.” 이렇게 큰 그림을 어디에 전시할 것이냐고 묻자 “부안군의회 포토존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화실의 다른 벽에는 용 비늘 같은 껍질의 소나무와 노란 개나리가 피어난 마을, 살구 꽃이 흐드러진 동네 어귀의 그림들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눈이 호사를 누렸다.- 길이 57.4m짜리 초대형 그림을 그렸다던데.☞ 변산반도의 4계절을 그렸습니다. 계화도에서 줄포만생태공원까지 83km의 해안 4계절을 20개월 만에 완성했지요. 지난 7월에 부안군에 이 그림 ‘해원부안사계전도’를 기증했습니다. 군청 민원실 1층과 2층 사이 난간 벽에 길게 전시돼 있습니다. 한지에 그린 수묵화로, 길이가 57.4m, 높이가 120cm입니다. 가로 2m5cm짜리 작품 28개를 그려 이었지요. 이 작품을 하다가 과로로 화실에서 쓰러져 병원에 두 번이나 실려갔습니다. - 이런 초대형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는.☞ 2013년 여름에 위도로 하얀 상사화 스케치를 하러 갔었거든요. 그때 돌아오면서 선상에서 본 변산반도가 너무 아름다워 이곳을 연작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바다에서 육지 쪽인 채석강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신이 혼자 즐기려고 만든 정원같이 아름다운 절경입니다. 말 그대로 ‘해원(海苑·바다의 정원)’이랍니다. 이를 그려 기증하겠다고 제안하니 부안군에서 흔쾌히 받아주었습니다. - 부안군이 많이 지원해 줬겠다.☞ 부안군이 곰소항 쪽에 작업실을 마련해줬습니다. 저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금요일 부안에 내려가 일요일까지 작업했습니다. 주말마다 266km를 달려 내려갔지요. 해안을 스케치하러 낚싯배를 15번 빌려 타고 나갔지요. 낚싯배 한번 빌리는데 30만원, 제 지갑에서 나갔습니다. 겨울엔 줄포만 쪽엔 수심이 얇아 배가 못 들어가니 조개 캐는 아주머니들 태우는 경운기와 트랙터를 얻어 타고 갔지요. 개펄이어서 발이 빠지니 걸어다니진 못하거든요. 잠은 처음엔 여관방에서 자다가 비용 문제로 찜질방에서 자고···. - 해원부안사계도 작업할 때 가장 큰 애로는.☞ 먹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작업에 열중하다 깜빡 저녁 시간을 놓쳐 밤 8~9시쯤 나가면 식당들이 문을 닫아 먹을 데가 없어요. 또 간장게장이니, 무슨 찌개를 한 그릇 먹으려 해도 1인분은 팔지 않고 2인분 이상만 팔더라고요. 그래서 2인분을 시켜 1인분만 먹고 1인분은 포장해와서 다음날 먹기도 했습니다. 나중엔 서울에서 출발할 때 도시락을 두 끼 정도 싸다니기도 했고···. 표구 값만 1천만원 넘게 들었습니다. 모두 제 사비로 충당했습니다. - 정말 고향 사랑이 남다르게 깊다.☞= 고교 졸업 후 가출하다시피 고향을 떠났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 고향에 대한 추억은 아팠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친척들밖에 없지만, 그래도 고향이지요. 그래서 아름다운 풍광의 고향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은 고향에 대한 보은의 마음입니다. 나이가 더 들어 눈이 침침해지고 손이 떨려 작업이 힘들어지기 전에 그림을 남겨두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산반도를 쳐다보고 화폭에 담으면서 고향에 대한 애착이 새록새록 깊어졌습니다. 그에게 사진 촬영을 위해 작품을 그리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자 직접 붓으로 그림을 그렸다. 붓질 한 번에 산이 솟고, 나무에서 입이 돋고, 길이 만들어지고 강이 흘렀다. 그는 작품을 할 때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한다. “스케치를 보고 바로 붓질을 하죠. 그러다가 잘못되면 작품을 고칠 수도 없으니 그대로 종이를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버린 화선지 값이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사고도 남을 겁니다.” - 심장병 어린이를 많이 도왔던데, 계기는.☞ 제가 심장에 구멍이 생기는 질병으로 대학 4학년 때 수업 중에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그때 의사가 ‘수술해도 죽고, 안 해도 죽는다.’고 했어요. 동료 학생들이 1000원씩 걷어 모금한 도움으로 심장병 수술을 했고, 그 덕분에 살아났습니다. 그 후 돈이 생기면 단 한 명에게 심장병 수술을 시켜주자고 결심한 것이 심장병 환자를 돕는 계기가 됐습니다. 1985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 13년 동안 어린이 50명에게 심장병뿐만 아니라 언청이 등의 수술을 해 줬습니다. 환자가 있다는 소식만 들리면 바로 찾아 입원시켰습니다. 가천 길병원 이길녀 이사장님이 의료팀을 만들어주었지요. 참, 고마운 분입니다. - 심장병 어린이를 돕자면 돈이 많이 들었을 텐데.☞ 자랑 같지만 제가 졸업과 동시에 미술대전에서 특선으로 입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잘 나갔죠. 입원비는 그때 작품을 그려 팔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그려서 팔고, 후원금 계좌도 만들고, 그렇게 해서 해마다 병원에 2500만원가량을 한꺼번에 수술비로 냈습니다. 그런데 IMF가 터지니 그림이 팔리지 않았고, 후원금도 끊겼습니다. 병원에서는 외상 수술비 갚으로고 독촉도 오고···. 그때 병원 외상이 2억원 남짓 했습니다. 금모으기 운동할 때 와이프 몰래 결혼 반지, 아이들 돌 반지까지 모조리 팔아 병원비를 갚는데 보탰습니다. 그래도 남은 빚은 병원에서 탕감해 줬습니다. 이젠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기관도 많고, 의료보험도 되니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 젊은 시절 이름을 날렸군요.☞ 특선하고 나서 대학 졸업 직후 전북 익산에서 활동했는데 건달들 등쌀에 힘들었습니다. 건달들이 저를 납치해 여관방에 감금시켜두고 그림을 그리게 했거든요. 건달들은 제 그림을 강매해서 돈을 챙겼던 거죠. 그때 경찰서장이 건달들에게 저를 건들지 말라고 경고도 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던 1988년 서울로 도망쳐 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번은 검은 양복 차림의 20대의 깍두기가 제 화실로 찾아와 ‘오산 선생, 어디 있느냐’고 묻기에 ‘내가 오산인데···.’라고 했더니 ‘너 말고, 너희 선생 어딨느냐’고 하더라고요. 서울은 사람도 많고 작가도 많으니 제게 관심이 없어진 거죠. - 그림 실력을 타고났나 봐요.☞= 요즘도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최소 2시간씩은 붓을 잡습니다. 대학 다닐 때 서양화를 전공하다가 동양화로 바꿨지요. 유화 페인트 냄새에 머리가 아파서 작업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1985년부터 수묵담채화로 전향했습니다. 동양화로 바꾼 지 5개월 만에 한국미술대전에 입선하고 그다음 해에 특선하니깐 신동났다고 했지요. 화선지를 끼고 스케치를 나갔지요. 하지만 동양화 특히 한국화 맛과 멋, 선의 묘미를 깨닫는 데는 10년이 걸렸습니다. 요즘엔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오른쪽 팔이 아파 들지를 못합니다. 한참 풀어줘야 움직일 수 있지요. 이것도, 직업병 아닌가요. 하하하. 그의 오른손을 다시 만져봤다. 가운뎃손가락의 마지막 끝 부분이 한쪽으로 뭉턱 들어갔다. “오랜 시간 붓을 잡고 씨름한 훈장이지요.” 그리고 그 손가락 끝과 손톱은 다른 손가락과는 달리 먹물로 검게 변해 있었다. - 강원도 그림을 많이 그렸다.☞= IMF 이후 병원 빚을 다 갚고 나서, 또 건강이 악화되어 숨어 살려고 강원도 영월에 들어갔습니다. 그 전에 80년대부터 영월군 청령포를 처음 접했을 때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기암절벽의 산과 계곡이 전부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그런 풍경에 반해 영월의 폐교에 화실을 마련해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영월에서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정말 그림을 많이 그렸지요. 지금도 영월에 아는 사람이 고향 부안보다 더 많아요. - 전시회 계획은.☞ 내년에 열한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단순히 그림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 스토리텔링을 하는, 약간 색다른 전시를 할까 합니다. 그림의 배경이 되는 정자나 경치, 나무 등에 얽힌 역사와 야사 등도 함께 적어서 그림 아래에 붙여 전시할 계획입니다. 요새 시간이 날 때마다 부안에 내려가 어른들한테 이야기를 채록하고 있습니다. 한 100점 정도 전시할 생각인데, 지금 70점 정도 완성했습니다. - 꿈이 무엇인가.☞ 부안의 절경을 그림으로 많이 남기는 것입니다. 건강하게 지내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기고, 그 작품들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일걸요. 또 와이프랑 전시회를 같이 여는 것입니다(그의 부인 강지우씨는 학교 과후배로, 수채화를 그린다). 그는 서울신문 기자인 점을 의식한 듯 “옛날에 서울신문 1층 갤러리에 자주 갔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개인전도 하고 단체전은 여러 번 했던 인연이 있다”며 “서울신문에 있던 미술관이 없어져 아쉽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홍성모는 누구 - 1961년 전북 부안 출생- 원광대 사범대 미술교육학과 졸업- 동국대 예술대학원 미술학과 졸업(석사)- 개인전 10차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성균관대 겸임교수 역임- 동국대·원광대 강가 역임 ●작품 대표적 소장처 - 한국은행 청주지점- 외교통상부- 국립현대미술관- 가천 길병원- 싱가포르 대사관- 부안군청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한국 13번째 세계유산 등재된 산사 7곳의 역사와 특징

    한국 13번째 세계유산 등재된 산사 7곳의 역사와 특징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은 모두 천년 넘게 불교문화를 지킨 사찰이다. 각 산사마다 다른 창건 시기와 자연환경, 건물 배치, 눈여겨볼 만한 문화재, 설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양산 통도사삼국유사에 따르면 양산 영축산 통도사(通度寺)는 신라 자장율사가 643년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 사리와 금실을 넣고 짠 베로 만든 가사,대장경을 봉안해 창건했다. 통도사 역사를 정리한 책인 ‘통도사사리가사사적약록’에도 비슷한 시기인 646년 자장율사가 연못을 메우고 절을 세웠다고 기록됐다. 통도사는 무엇보다 부처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佛寶寺刹)로 유명하다. 대웅전에 불상을 두지 않고,건물 뒤쪽에 금강계단을 설치해 부처 법신(法身)을 봉안했다. 사찰 명칭은 ‘이곳 산의 모양이 부처가 불법을 설파한 인도 영축산과 통한다’ 혹은 ‘승려가 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누구나 금강계단을 통과해야 한다’는 문구에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신라시대에는 계율을 지키는 근본도량이었다.조선 초기에는 수위사찰로 지정됐고, 경남 사찰 대본산 역할을 했다. 지금은 대한불교조계종 15교구 본사다.대웅전과 금강계단은 국보 제290호이고,보물 18점과 경남유형문화재 50점을 보유한다. ● 영주 부석사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이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극찬한 고려시대 건축물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있는 사찰이다. 의상대사가 676년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온 뒤 처음 지은 절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관련 기록이 있다. 의상대사가 창건 이후 40일간 법회를 연 뒤 대립을 지양하고 마음 통일을 지향하는 화엄사상의 근본 도량이 됐다. 부석사(浮石寺)라는 명칭은 무량수전 서쪽에 큰 바위가 있는데,이 바위가 아래 바위와 붙지 않고 떠 있다는 사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려 후기인 1376년 중수했다는 묵서가 확인된 무량수전은 13세기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석사 중심건물로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다. 누대인 안양루에서 올려다보는 무량수전 풍경은 한국 건축의 백미로 꼽힌다. 무량수전은 물론 무량수전 앞 석등과 전각 안에 있는 소조여래좌상,조사당과 조사당 벽화가 모두 국보로 지정됐다. 절이 있는 봉황산은 지세가 봉황을 닮았다는 곳으로,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하나 실제로는 태백산과 이어진다. ● 안동 봉정사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국보 제15호 극락전(極樂殿)이 있다.1972년 건물을 보수할 때 나온 상량문에 따르면 1363년 처음으로 건물을 중수했다. 규모는 작지만 건축미와 품격이 느껴진다. 봉정사(鳳停寺)를 창건한 인물은 기록마다 차이가 있어 명확하지 않지만, 의상대사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인 능인대사가 7세기 후반께 지었을 가능성이 크다. 능인대사가 봉정사가 있는 천등산에서 수행하던 중 종이로 봉황을 접어 날렸더니 오늘날 사찰 자리에 머물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천등산은 정상 높이가 574m이고 경사가 완만한 산이다.극락전과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화엄강당, 고금당이 한데 모여 있으며, 건물 배치는 전반적으로 일자형이다. 임진왜란 시기에 피해를 보지 않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축물과 불상, 불화가 잘 보존됐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을 방문했을 때 들르기도 했다. ● 보은 법주사속리산 법주사(法住寺)는 조선시대 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 의신조사가 553년 창건했다고 기록됐다. 의신조사가 법을 구하러 여행을 떠났다가 흰 나귀에 불경을 싣고 돌아와 머물렀다는 설화가 사찰 명칭의 유래다. 통일신라시대 승려 진표율사가 미륵보살 계시를 받은 뒤 김제 금산사에서 속리산으로 가다 소달구지를 만났는데, 소가 울자 달구지 주인이 출가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역사적으로는 통일신라시대에 길상사(吉祥寺),고려시대에는 속리사(俗離寺)로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법주사가 있는 산의 이름이기도 한 속리는 ‘속세에서 떠난다’는 뜻이다. 법상종 중심 사찰이었던 법주사 건물 배치는 화엄사상과 미륵사상 영향을 두루 받았다.가장 유명한 건물은 국내 최고(最古) 오층목탑인 팔상전(捌相殿). 팔상전은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사명대사가 1624년 복원했으며, 목탑 아래 월대는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알려졌다.팔상전 외에도 쌍사자 석등과 석련지가 국보로 지정됐고, 보물 13건이 있다. ● 공주 마곡사사찰 중심에 계곡이 흐르고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택리지’와 ‘정감록’에는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땅으로 기록됐다. 마곡사(麻谷寺) 창건 시기와 과정은 기록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마곡사사적입안’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온 뒤 세웠다고 적었고, ‘마곡사연기략초’에 따르면 보조선사 체칭이 지었다. 자장율사는 7세기,체칭은 9세기에 활동했다. 절은 고려시대에 중흥했다.계곡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으로 나뉘는 건물 배치도 고려시대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는 세조가 마곡사에 들러 ‘만세에 망하지 않을 땅’이라고 평가했고, 17세기 이후 중창을 거듭했다. 마곡사는 남방화소(南方畵所)로 불릴 정도로 많은 승려화가를 배출했고,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에 참가한 일본인 장교를 살해해 옥살이하다 탈옥한 뒤 출가했던 절이기도 하다. 국보는 없지만 오층석탑, 영산전, 대웅보전, 대광보전, 석가모니불괘불탱이 보물로 지정됐다. ● 순천 선암사송광사(松廣寺)와 함께 순천을 대표하는 명찰인 선암사(仙巖寺)는 조계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 선암사 창건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아도화상이 529년 세웠다는 글이 있고, 도선국사가 875년 지었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시대 승려 대각국사 의천이 중창하면서 대찰이 됐으나,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모두 불탔고 1759년에도 화재를 겪었다. 이에 따라 건물 배치가 여러 차례 변했는데, 현재 모습은 1824년에 갖춰졌다.중심건물인 대웅전도 같은 해에 재건됐다. 선암사는 절 입구에 사천왕문을 두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사천왕은 법을 지키는 신인데, 조계산 정상이 ‘장군봉’이어서 사천왕을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경내에 있는 보물 14점 가운데 가장 유명한 유물은 승선교(昇仙橋)다. 화강암을 다듬은 장대석으로 아치인 홍예를 만들었다.이른 봄에 피는 매화인 ‘선암매’는 천연기념물이다. ● 해남 대흥사한반도 남쪽 해남 두륜산에 있는 대흥사(大興寺)는 창건 시점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늦어도 통일신라시대부터 운영됐다. 선암사처럼 아도화상 혹은 도선국사가 창건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두륜산을 대둔산(大芚山)이라고도 하는 까닭에 사찰도 대둔사로 불린 적이 있다. 두륜산은 높이가 703m로, 계곡과 편백 숲 덕분에 경치가 수려하다.계곡은 대흥사도 지나가는데, 이로 인해 마곡사처럼 건물이 남원과 북원에 나뉘어 배치됐다. 대흥사가 다른 사찰과 구별되는 점은 호국정신이 깃든 도량이라는 사실이다.대흥사에 대해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이라고 평가한 서산대사의 충정을 기리는 사당인 표충사(表忠祠)도 있다. 차 문화도 대흥사의 특징이다.대흥사가 배출한 대종사(大宗師) 13명 중 한 명인 초의선사는 우리나라 다도(茶道)를 재정립한 인물이다. 조계종 22교구 본사로,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이 국보 제308호다. 보물 8건과 전남유형문화재 5건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행가방] 5월의 ‘걷기 좋은 길’ 10곳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걷기 좋은 길 10곳을 선정했다. 봄볕을 만끽하고 선조들의 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서울 송파의 한성백제왕도길 몽촌토성 구간은 한성백제의 왕성인 풍납토성에서 시작해 몽촌토성을 거쳐 백제의 중흥기를 이끈 근초고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석촌동고분군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백제 역사 700여년 중 500여년간 수도였던 송파의 역사와 문화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도보 관광코스다. 충북 보은의 오리숲길·세조길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하늘을 가리는 숲길이다. 오르막이 거의 없이 평탄하게 이어진다. 도보길 중간의 법주사와 만나는 감동도 특별하다. 이 밖에 경기 파주의 심학산 둘레길, 강원 홍천 수타사 산소길, 대전 계족산 황톳길, 경북 경주 보문호반길, 경남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1코스, 전북 정읍의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 2코스, 전남 담양 오방길 1코스 수목길(쉽게 걷는 길), 제주 장생의 숲길 등이 추천 코스에 포함됐다. 자세한 내용은 걷기여행길 누리집(www.koreatrail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종걸 “靑, 총선용 ‘경풍’ 공작…국민이 병신·바보인가”

    이종걸 “靑, 총선용 ‘경풍’ 공작…국민이 병신·바보인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2일 “청와대의 총선용 ‘경제심리전’ 공격이 도를 넘었다”며 “과거 독재정권이 안보불안 심리를 악용하는 ‘북풍’(北風) 공작을 펼쳤다면 박근혜 정권은 경제불안 심리를 조작하는 ‘경풍(經風) 공작을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병신’ ‘바보’ 등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해 박근혜 대통령을 거침 없이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초이노믹스’ 실패에 따른 제조업 침체, 가계부채 급증, 부동산버블 등 경제위기를 야당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야당으로선 신중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는 쟁점법안 개정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데는 총선 때 쟁점이 될 경기침체 원인을 야당의 비협조로 돌리려는 전략이 숨어있다”며 “경제심리를 철저히 선거심리로 이용하는데서 선거의 여왕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런데 국민이 병신인가, 국민이 바보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런 점에 관해선 더이상 선거의 여왕이 성공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국민들이 분명히 말씀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또 “정부여당은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 등급으로 올린 결정을 선거용 ’경풍 공작‘에 활용하고 있지만, 신용등급 상승이 한국의 경제상황이 좋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며 “박근혜 정부 3년간 경제성과에 대한 총체적 평가라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자화자찬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단행된 5개 부처 개각과 관련해서는 “장고 끝 악수이자 산적한 국정의 어려움을 풀기엔 턱없이 부족한 회전문·보은 인사로, 전문성이나 경륜 보다는 친박 중용과 선거 우선이라는 박 대통령 특유의 인사원칙이 반복됐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들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는 “유신시절 대통령이 지명하는 국회의원으로 의석수 3분의1을 확보하는 그동안 공짜에 가깝게 과반의석을 확보한 것은 정부여당의 역사와 전통이었다”며 “새누리당은 아직도 무상의석으로 과반을 확보한 달콤한 추억에 집착하고 있다. 이를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난번 여야 2+2 회담에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를 뺀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 그리고 제가 직권상정은 절대 안된다고 공감을 이룬 점이 선거법 협상을 풀어나가는 실마리가 되길 기대한다”며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전적으로 새누리당에 달렸다. 우리는 모든 걸 다 내놨기 때문에 양보할 게 더이상 없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충북 옥천

    [新국토기행] 충북 옥천

    충북 남부에 자리잡은 옥천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고장이다. 금강과 보청천 등 크고 작은 맑은 물이 흐르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고,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자 그의 대표작 ‘향수’의 배경이다. 내륙 속 바다 ‘대청호’도 품고 있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중간에 위치해 동쪽으로 경북 상주시, 서쪽으로 대전시, 남쪽으로 영동군, 북쪽으로 보은군에 인접해 있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과 함께 남부 3군으로 불린다. 면적은 537.06㎢로 충북 전체 면적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9개 읍·면에 인구는 5만 2600여명이다. 300여 농가에서 연간 1400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해 묘목의 고장으로도 불린다. >>볼거리 ●詩 ‘향수’의 배경 된 정지용 생가 1996년 7월 복원된 정지용 시인의 생가는 돌담과 사립문, 초가, 우물, 담벼락, 장독대 등으로 꾸며졌다. 잊혀 가는 고향집 풍경이 정겹게 다가오며 정지용 시인의 어린 시절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생가는 항상 방문을 열어 둔다. 찾는 이들에게 그의 아버지가 한약방을 했음을 가구로 알리기 위해서다. 생가 뒷문으로 나서면 정지용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정지용의 시문학 세계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해 주는 공간이다. 문학관을 들어서면 전시실로 들어가는 입구 로비에서 밀랍 인형으로 제작된 정지용 시인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이다. 전시실은 정지용 시인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과 그의 문학세계를 시대·연도별로 정리해놓았다. 정지용 시, 산문집 초간본 등의 원본도 볼 수 있다. 정지용의 시를 낭송해 볼 수 있는 시낭송 체험실도 마련돼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김동선 군 문화예술팀장은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필수 방문지가 됐다”며 “미리 신청을 하면 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용 시인은 옥천 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927년 발표된 ‘향수’는 일본 유학 당시 고향을 그리며 쓴 시로, 그의 모더니즘 대표작이다. ●둔주봉 눈앞에 펼쳐진 ‘작은 한반도’ 안남면 연주리 둔주봉(해발 382m)에서 바라보는 동이면 청마리 갈마골은 다른 지역의 한반도 지형과 좌우 대칭인 보기 드문 한반도 지형이다. 둔주봉에 올라서면 거짓말처럼 뒤집힌 한반도 지형이 눈앞에 펼쳐진다. 금강이 산기슭을 감싸고 돌아 흐르는 갈마골을 만나려면 안남면사무소부터 걸어서 둔주봉까지 이동해야 한다. 산행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다. 오르막이 급하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가는 길은 솔 향기 물씬 풍기는 소나무숲이 인상적이다. 소나무들이 대나무처럼 곧게 자라고 있는 운치 있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마저 상쾌해진다. 둔주봉 한반도 지형은 1998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명세를 타기 전에는 비좁은 고갯마루에 주차가 가능했으나 지금은 차를 세울 수 없다. 군이 안남면사무소 앞 공터에 마련한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주민들은 둔주봉이 둥실둥실해 ‘둥실봉’으로 부른다. ●전통·근대모습 갖춘 육영수 여사 생가 육영수 여사 생가는 1974년 육 여사 서거 후 관리 소홀로 폐가의 길을 걷다가 결국 허물어져 터만 남아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옥천군이 복원계획을 세우고 민간이 주체가 된 ‘육영수생가복원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37억 5000여만원이 투입돼 2011년 복원됐다. 99칸으로 이뤄진 생가는 집주인들이 머물던 안채를 중심으로 위채, 아래채, 사랑채, 정자, 연못, 사당 등으로 꾸며졌다. 한옥에서 1칸은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말한다. 생가의 총 대지면적은 9181㎡다. 군은 방문객들을 위해 생가 곳곳에 육 여사의 학창 시절을 비롯한 생전 모습들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을 전시했다. 이 집은 조선 초기인 1600년대 김 정승이 처음 지어 살다가 이후 송 정승, 민 정승 등 삼정승이 살았던 집으로 알려져 있다. ‘삼정승집’이라 불리던 이 집은 육 여사가 태어나기 전인 1918년 부친 육종관이 민 정승의 자손 민영기에게 사들여 고쳐 지으면서 차고를 배치하는 등 전통과 근대의 모습을 모두 갖춘 한옥으로 탈바꿈했다. 강병숙 군 학예사는 “연간 20만여명이 찾으며 옥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관광지”라며 “문턱을 낮추기 위해 생가에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 자전거여행 코스 향수 100리길 향수 100리길은 명품 자전거길로 불린다. 드라이브와 걷기에도 제격이다. 호수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고향의 푸근함도 느낄 수 있으니 명품으로 불릴 만하다. 방송과 신문에 소개되면서 전국 관광객들의 자전거 여행 단골 코스로 자리잡았다. 향수 100리길은 옥천읍 하계리 정지용 시인의 생가를 시작으로 안내면 장계리 장계관광지~안남면 연주리 배바우도서관~청성면 합금리 금강변~금강휴게소~동이면석탄리 안터마을~정지용 생가로 되돌아오는 50.6㎞ 노선이다. 초급 수준의 자전거 동호인이 평균 시속 10㎞로 쉬지 않고 달리면 4시간 정도 걸린다. 향수 100리길이란 이름은 정지용 시인의 대표작 ‘향수’에서 따왔다. 옥천지역 6개 읍·면을 둘러보는 향수 100리길은 3코스로 구성됐다. 예술문화길로 불리는 1코스 구간에는 정지용 생가, 지용문학관, 정지용의 시문학공원을 조성해 놓은 장계관광지가 있다. 생태탐방길인 2코스는 장계관광지부터 안터마을까지다. 이 구간에는 둔주봉, 금강유원지, 청마리제신탑 등이 자리잡고 있다. 3코스는 역사문화길이다. 안터선사공원, 육영수생가, 옥천향교, 춘추민속관 등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있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 이구해(46)씨는 “평지가 많아 초보들이 즐기기 좋고, 금강변의 아름다운 경치도 감상할 수 있어 최고의 자전거코스”라고 극찬했다. ●치유의 숲 장령산 휴양림 옥천군 군서면 금사리에 위치한 장령산 휴양림은 도내 휴양림 중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곳이다. 이는 2011년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 조사로 확인됐다. 당시 조사 대상 도내 6개 휴양림 가운데 피톤치드의 주성분인 테르펜의 연평균 농도가 698.3pptv로 가장 높았다. 장령산의 피톤치드 농도가 높은 것은 나무 밀집도가 높고 나무 높이가 낮아서다. 또한 피톤치드를 많이 발생하는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등 상록침엽수가 많은 것도 이유다. 나무가 내뿜는 항균물질인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해소, 심폐기능 강화, 살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장령산 휴양림은 현재 콘도미니엄 형태의 객실 17개를 갖춘 산림문화휴양관, 통나무집 18채, 산책로, 물놀이장 등을 갖추고 있다. 군은 올해 1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산림문화휴양관 옆 산기슭에 치유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편백나무, 느티나무, 화살나무 등 탄소 효과가 뛰어난 나무 500여 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먹거리 ●옥천 별미 ‘생선국수·도리뱅뱅이’ 옥천은 대청호와 금강이 있어 민물고기 요리가 발달했다. 그 가운데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는 옥천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생선국수는 진한 국물을 자랑한다. 우선 신선한 민물고기를 찜통에 넣고 4~5시간 끓인 뒤 국물이 우러나면 채로 걸러 가시를 골라낸다. 이어 국물에 양념고추장을 풀어 간을 한 뒤 국수와 파,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 등을 넣고 한번 더 끓이면 생선국수가 완성된다. 입속으로 면을 빨아들이면 육수에 녹아든 민물고기 살들이 함께 씹힌다. 단백질, 칼슘, 지방, 비타민 등이 풍부해 보양식으로 좋다. 해장국으로도 많이 찾는다. 생선국수 원조는 청산면의 선광집이다. 1962년 생선국수를 시작했다. 청산면에는 생선국수집 6곳이 영업 중이다, 대전 등 인근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도리뱅뱅이는 금강에서 잡아온 손가락만 한 크기의 민물생선을 프라이팬에 올려놓고 바싹 튀긴 후 고추장 양념을 바르고 당근, 대파, 고추 등을 얹어 먹는 음식이다. 민물고기 가운데 피라미나 빙어가 주로 사용된다. 민물고기를 냄비에 동그랗게 돌려 조리한다 해서 ‘도리뱅뱅이’라고 부른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고당도 ‘용운포도’ 옥천 포도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주야간 일교차가 큰 기후조건 등으로 착색이 잘되고 당도가 높다. 4년 연속 국가브랜드상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로 한 해 100t 이상이 수출된다. 특히 전국적으로 유명한 동이면 세산리 용운마을 포도는 ‘용운포도’ 또는 ‘세산포도‘라는 명칭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옥천에서 포도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43년이다. 현재는 시설 포도 주산지다. 시설 포도 재배면적이 전국 2위에 올라 있다. 농가 700여 곳에서 360㏊의 포도를 재배하는데 250㏊가 비닐하우스다. 옥천 포도는 캠벨어리가 주품종으로 70~80% 정도를 차지한다. 7월이면 옥천에서 포도축제가 열린다. 포도 따기 체험, 포도주 시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2011년부터는 포도와 복숭아축제를 통합 개최하고 있다. 포도는 폴라보노이드, 비타민, 유기산, 미네랄 등을 함유해 항암효과, 동맥경화, 심장병 예방 효과, 당뇨병, 신경통, 다이어트 등에 좋다. ●무침·튀김으로 즐기는 600년 전통 ‘옻’ 옥천은 600년 전통의 참옻 산지다. 금강 상류에 있어 안개, 습도, 토양 등이 옻을 재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05년에는 청성면 등 6개 읍·면 79만 4314㎡가 옻산업특구로 지정됐다. 현재 180여 농가의 86㏊에서 19만여 그루의 옻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군은 해마다 5월에 참옻순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장을 찾으면 옻순무침, 옻오리, 옻순튀김 등 다양한 옻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옻에 민감한 사람들을 위해 축제장에는 보건소 직원이 배치되고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약도 준비된다. 옻에는 ‘우루시올’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다. 그래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옻과 접촉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옻순은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또한 옻은 장에 좋고 기생충을 죽이며 피로를 다스린다고 동의보감에 나온다. 군은 내년까지 옻문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옻 생육을 알려주는 교육관과 탐방로, 옻가공식품 전시장, 옻순을 이용한 튀김 비빔밥, 부침개 체험공간 등으로 꾸며진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한과의 화려한 변신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한과의 화려한 변신

    한과는 삼국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음식이다. 밀가루와 찹쌀, 견과류, 과일 등으로 경사스럽거나 중요한 일에만 쓰였던 ‘절식’이다. 한과에는 다른 나라의 과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발효 기술과 지역색 등이 존재한다. 한과는 발효 식품으로 볼 수 있다. 물에 오랫동안 찹쌀을 발효시키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찹쌀을 10∼15일 정도 발효해 그것을 건져 찜통에 찌고 밀대로 밀어 내는 수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한과는 발효로 인해 부드러운 질감과 독특한 향미를 갖는다. 한과의 재료는 다양하고 화려하다. 찹쌀과 콩, 견과류, 과일류, 채소류, 한약재뿐 아니라 향을 내기 위한 천연재료 등이 첨가된다. 양과자가 밀가루를 주재료로 하는 단순한 모습이지만 한과는 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가짓수도 수백 가지다. 조선 시대에는 250여 가지 정도의 한과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도 170여 가지가 나온다. 색을 낼 때도 인공 색소가 아닌 자연에서 나는 천연 재료가 사용된다. 붉은색에는 오미자와 지치(芝草), 검정색에는 흑임자와 석이버섯, 노란색에는 송화와 치자, 울금, 보라색에는 흑미와 송기, 녹색에는 쑥과 청태 등을 이용한다. ●지역 특산물 활용한 퓨전 한과 인기 한과는 지역색이 있다. 각 지방마다 나는 특산물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만의 특산(特産) 한과로 발전해 왔다. 경기도는 여주의 ‘땅콩 강정’, 잣나무로 유명한 가평에는 ‘송화 다식’, ‘개성약과’, ‘수원 약과’ 등이 유명하다. 강원도는 옥수수 주산지답게 ‘옥수수엿’ 등이 별미다. 충청도는 ‘인삼 약과’와 ‘인삼 정과’가 대표적이다. 전라도는 풍요로운 자연 환경으로 음식에 들이는 정성도 별나다. 담양군의 ‘창평 쌀엿’과 ‘동아 정과’가 대표적이다. 경상도는 ‘신선 다식’과 ‘각색 정과’가 유명하다. 제주도는 한과 중에서도 엿 종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꿩엿’, ‘닭엿’, ‘돼지고기엿’, ‘하늘애기엿’, ‘보리엿’ 등이 유명하다. 한과가 제사상에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최근 우리 한과와 차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팔리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과 중에서 강정과 약과는 당도가 있어 커피와 궁합이 좋다. 쿠키 대신 한과를 찾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한과가 대중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과자와 수입 과자의 경쟁은 필연적이다. 국내 과자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2조 7000억원으로 스낵과 비스킷, 캔디 매출이 전체 82%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 과자도 점점 국내 과자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복고풍이 수제 과자 업계를 강타하고 있어서다. 일본의 화과자와 중국의 월병, 프랑스의 마카롱 등 외국의 고급 수제 과자에 대한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한과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달라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국내 한과업계는 식감이 좋도록 제품의 크기를 줄이거나 일률적인 모양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모양과 배열을 고려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한과의 맛과 멋을 풍부하고 다양하게 개선하기 위해 지역 특산물을 원재료로 활용한 퓨전 한과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해 초콜릿뿐 아니라 뽕잎, 백련초 등으로 천연색을 내 아기자기하게 빚은 한과 등이 상한가다. 예천과 이천의 고춧가루 한과, 안동의 참마 한과, 옥천의 포도 한과, 보은의 대추 한과, 증평의 인삼 한과 등이 대표적이다. 부드러운 찹쌀과 건조시킨 제철 과일, 곡물로 빚은 교동 한과의 ‘고시볼’은 어린이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많다. 건강에 좋고 부드러움을 강조한 ‘실버형 한과’, 수험생을 위한 ‘수능 한과’ 등은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기획된 상품들이다. 또 전통에 충실하면서 현대 미각을 살려 대추, 생강, 단팥, 단호박 등 우리 농산물로 만든 라테 등도 판매되고 있다. 다만 고열량과 장기 저장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과의 더 큰 발전을 막고 있다. 한과는 기름에 튀긴 음식이라 고열량이다. 아이들이 먹을 때는 부스러기가 많아 지저분해진다. 여기에 한과에 들어가는 조청으로 인해 높은 당도와 치아에 달라붙는 식감도 곤란하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우리의 과자임에도 여전히 낯설고 소비 시기가 편중돼 있다. 매출 대부분이 추석과 설 등 명절 기간에 집중되고 있으며 폐백 음식 등으로 ‘특별한 날’에만 소비되고 있다. 서양 과자와 달리 방부제를 쓰지 않는 것은 ‘웰빙 시대’에 뛰어난 장점이다. ●방부제 쓰지 않은 ‘웰빙 간식’ 우리 일상생활의 간식으로 자리하고 세계인의 명품 디저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폭넓은 소비자 계층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제품과 가격, 포장, 맛, 용도 등을 더욱 세분화해야 한다. 세계화를 위해서는 나라별 과자에 관한 기호와 타깃 시장을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통에 충실하면서 한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인력에 대한 투자도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한과 명인과 한과 마을이 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서산 생강한과’는 지역 17개 제조업체가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봉화 닭실한과’는 500년 동안 한과를 만들어 온 마을로 핑크빛의 유과와 지치라는 뿌리 식물을 이용해 만든다. ‘양평 다물한과’는 한과 성수기에 마을 부녀자들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이천 단드레한과’는 수작업 생산으로 전통의 맛과 체험을 전달하고 있다. 김진숙 농촌진흥청 가공이용과 ■ 문의 golders@seoul.co.kr
  • 승자독식 대한민국 실업탈출 아직 멀었다

    ‘영혼이라도 팔아 취직하고 싶다’(강준만 지음, 개마고원 펴냄)는 한동안 한국 사회문제 전반에 대한 비판적 글쓰기로 유명했던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의 ‘한국 생활사’ 작업이다. 강 교수의 ‘한국 생활사’는 전화, 커피, 축구, 입시, 어머니 등 일상을 주제별로 나눈 통시적 저술 작업으로 이번 주제는 제목 그대로 실업이다. ‘한국 생활사’는 전 18권인 강 교수의 ‘한국 현대사 산책’이나 전 17권인 ‘미국사 산책’보다 더 많은 40여권의 책을 예정하고 있다. ‘영혼이라도’는 해방정국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실업의 역사와 슬픈 구직 수난사를 살펴 실업 문제 해결이 단순히 ‘방법’이 아니라 ‘철학’과 ‘자세’에 있음을 제시한다. 왜 구직에 철학이 등장할까. 우리나라는 ‘1등만 기억하는’,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지면 끝장이라는 식의 승자독식 문화가 강고하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이런 문화에서 정규직-비정규직 문제나 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 피자, 롯데마트 치킨 논란에서 보듯 누군가 제아무리 ‘기막힌 방법’을 마련해도 이해당사자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해결책은 내놓기 어렵다. 따라서 저자는 실업 문제를 넓고 깊게 보기를 권한다. 실업 문제는 그 어떤 이념도 뛰어넘는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운영과 작동방식의 문제란 것이다. 기존의 좌우 이념의 틀을 벗어나 승자독식 문화의 의식과 관행을 바꾸고 공존공생의 자세를 찾지 않으면 영원히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1945년 8월 15일 이후 해방정국에서 우익 청년·학생 단체가 엄청나게 많이 생겨났다. 이는 당시의 대규모 실업과 심각한 경제난 때문이란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청년단의 폭력 행사는 배고픔을 해결하려는 방편이었다는 것이다. 1960년대 폭발적으로 늘어난 대학생과 30%가 넘는 실업률은 4·19 혁명을 촉발시킨 요인이었다. 5·16 쿠데타 역시 주동자들의 실업 문제가 큰 원인이었다. 강 교수는 정치란 ‘그 주체들이 고급 일자리를 얻기 위한 투쟁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아무리 정교한 법과 제도라도 공기업과 정부 산하단체의 보은성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결국 실업을 경제적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원수와도 같이 살자’는 자세를 갖춰야 “영혼이라도 팔아 취직하고 싶다!”는 절규를 해소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책의 결론이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옥천 포도·청원 쌀·보은 대추·영동 와인… 특산물 홍보관 건립 붐

    충북 지역 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특산물 홍보관 건립에 나서고 있다. 지역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특산물을 알려 판매량을 늘리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지자체 너도나도 계획·추진 1일 충북도에 따르면 옥천군 청성면 산계리 포도연구소 내에 지상 2층(연면적 413㎡) 규모로 마련된 포도홍보관이 2일 개관할 예정이다. 도가 10억원을 들여 건립한 홍보관 1층에는 세계 185종의 포도를 비교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포도의 생리·생태·육종법 등을 관찰하는 포도나무 모형,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포도탐구시설, 포도가공식품 전시관 등이 들어섰다. 2층에는 교육관과 와인 시음장이 설치돼 관람객의 교육·휴식공간으로 활용된다. 포도연구소 김현주씨는 “옥천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포도재배단지가 형성된 곳이라 포도연구소와 홍보관을 잇따라 개관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원군은 지난 9월 농업기술센터 내에 청원생명쌀 홍보관을 마련했다. 청원생명쌀은 러브미 5회 수상과 로하스 4년 연속 인증 등 명품 쌀로 인정받고 있으나 외지인들에게 이를 홍보할 마땅한 공간이 없었다. 농업기술센터 내 90여㎡ 규모로 마련된 홍보관은 청원생명쌀의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모든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보은군은 지난 7월 장안면 개안리에 대추홍보관을 건립했다. 대추홍보관에 들어서면 터치스크린 등을 통해 보은 대추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아보고, 대추로 만든 가공품도 만나볼 수 있다. 밤과 낮의 기온차가 큰 속리산 자락에서 생산되는 보은 대추는 당도가 높아 2008년에는 청와대에 납품되기도 했다. 보은군은 관광객들이 다녀갈 수 있도록 대추홍보관과 관광상품을 연계시킬 계획이다. 영동군은 와인을 알릴 수 있는 홍보관과 조형물을 지을 예정이다. 최근 군의회가 건립 예정 부지가 적절치 않다며 이 사업을 위해 편성한 7억여원의 예산을 전액 삭감해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군은 보완책을 마련해 군의회에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옥천과 함께 포도 생산지로 유명한 영동군은 토종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코리아㈜에 군비를 출자하는 등 와인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음성군은 감곡에 복숭아 홍보관을 지을 예정이다. ●판매 기대만큼 늘지 않아 하지만 홍보관이 제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증평군은 2005년에 증평읍 송산리 도로변에 인삼관광휴게소를 건립해 인삼 홍보와 판매를 병행하고 있는데 사람은 많이 찾지만 기대만큼 판매가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신정수 충북도 유통관리팀장은 “임대료가 비싸 어려움이 있겠지만 관내보다는 대도시에 특산물 홍보관을 짓는 게 효과 면에서 클 것 같다.”며 “관내에 짓는다면 관광객들이 들를 수 있도록 관광지 인근에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속리산 국립공원 지정 40돌 사진전 열고 기념책자 발간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속리산 국립공원이 24일 국립공원 지정 40돌을 맞는다. 속리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관리사무소 내에서 국립공원 사진전을 열고, 속리산 등산객들의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낼 예정이다. 또 연말에는 속리산의 역사와 문화재, 변화된 모습 등을 담은 ‘속리산 국립공원 지정 40주년 기념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다. 속리산은 1970년 3월24일 국내에서 여섯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연간 140만명이 찾는 대표 국립공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최고봉은 천왕봉(1057m)이며 주변에 법주사, 정이품송과 송시열 선생이 은거한 것으로 알려진 화양서원 등이 있다. 2009년 11월15일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으로부터 자연보전가치가 높은 세계적 국립공원으로 인증받았다. 보은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충남 내륙·충북 동북지역 ‘쇠퇴중’

    충남 내륙·충북 동북지역 ‘쇠퇴중’

    충남은 16개 시·군 중 주로 내륙지역 11곳이, 충북은 충주·제천시 등 동북쪽 시·군을 중심으로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시는 예측대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29개 지역 공무원 등 450명 조사 충남발전연구원 도시재생연구센터(책임연구원 임준홍)는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 도시재생 정책에 대응한 충남의 도시재생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센터가 지난해 3월 대전과 충남 16개 시·군, 충북 12개 시·군의 도시계획·지역경제·관광·기획업무 담당 공무원과 연구원 등 모두 450명을 면접조사해 분석한 것이다. 충남의 경우 공주·보령·논산시와 금산·연기·부여·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군 등 11개 시·군이 지속적 정체·쇠퇴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보령시와 태안 등을 빼면 내륙지역이다. 반면 천안·아산·서산·계룡시와 당진군 등 5곳은 ‘지속적 성장’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국토의 중심에 있어 교통망이 뛰어나고, 수도권과 가까운 편인 데다 대도시여서 주변 시·군 인구를 흡수하면서 갈수록 커가고 있다. 센터 측은 “성장하는 시·군은 주로 수도권 및 경부·서해안고속도로와 인접한 곳으로 나머지 지역은 쇠퇴를 거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전, 지속성장·주변인구 흡수 충북은 충주·제천시와 보은·옥천·영동·괴산·음성·단양·청원군 등 9개 시·군이 지속적으로 정체·쇠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청원군은 지속적으로 쇠퇴하고 있지만 그나마 과거보다는 좀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계속 성장하는 곳은 청주시와 진천·증평군 등 3곳뿐이다. 도내 최대 도시이거나 수도권과 가깝고 신도시가 개발되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구도심이 성장하는 곳은 대전시와 충남·북 28개 시·군 가운데 단 한 곳도 없었다. 천안시, 계룡시, 당진군, 진천군 등 4곳만 ‘정체·쇠퇴하고는 있지만 과거에 비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센터는 일자리 및 산업기반 약화, 주변 대도시로의 흡수, 지방재정 열악~생활편의 및 교육시설 열악, 사회약자 증가~인구감소 등의 과정을 거쳐 도시가 쇠퇴한다고 설명했다. 임 책임연구원은 “시·군의 정체·쇠퇴 정도는 전반적으로 대전·충남북이 수도권과 가까운 이점 등으로 영호남보다 낫다.”면서 “지역발전은 신도시 개발보다 오랜 역사와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기존 도심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 재생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스토리텔링 로드 열풍] 역사 한 걸음 문화 두 걸음

    [스토리텔링 로드 열풍] 역사 한 걸음 문화 두 걸음

    인간이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을까. 새는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고, 네발 달린 동물은 열심히 뛰어다니고,두발 달린 인간은 부지런히 걸어야 건강하고 오래 산다고 한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 요즘들어 길과 인간이 부쩍 소통·교감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로드, 그곳엔 이야기와 생태, 나름대로의 테마가 있어 생기롭다. 향토색 짙은 역사와 문화의 향기도 담뿍 깔려 있다. 하여 지자체별로 이러한 ‘길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저 깊은 곳에 자리잡았던 퇴계의 상상길도 새삼 다가오고 백의종군길 등 이름도 다양하고 흥미롭다. 자, 세상 살면서 간이 안 맞거들랑 그 곳으로 한번 떠나봄이 어떨지. ‘오늘도 걷는다마는~’ 주말을 맞아 전국의 ‘스토리텔링 로드’를 잠시 감상해보자. 시청 주변 산자락 13㎞ ‘사색·만남의 숲’ ●경기 시흥 늠내 숲길 “시흥판 올레길인 ‘늠내 숲길’을 아십니까.” 시흥 늠내 숲길이 지난 10월10일 개장된 이래 시민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말이면 1000여명이 찾아 이 길의 진가를 만끽하면서 ‘제주도 올레길’ 못지 않다고 강조한다. 늠내 숲길은 시청 주변 산자락을 이어 만든 길로서 그리 높진 않지만 아름다움을 지닌 산봉우리들을 넘나들며 이어진다. 시흥시청을 출발해 군자봉~진덕사~선사유적공원을 거쳐 시청으로 되돌아오는 13㎞ 코스로 한바퀴 도는 데 5~6시간이 걸린다. ‘늠내’는 고구려 때 시흥의 지명으로 ‘뻗어가는 땅’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시흥이 건강한 생명도시이고, 아름다운 자연의 향내가 묻어나는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늠내 숲길은 군자봉 ‘사색의 숲’과 가래골 약수터 인근 ‘만남의 숲’, 수압봉과 가래울마을 사이 ‘잣나무 숲’ 등 숲을 테마로 한 아기자기한 코스가 이어지고 6곳의 쉼터가 마련됐다. 늠내길 제2코스인 ‘갯골길’도 지난달 30일 개장됐다. 시흥시청~해토미~갯골생태공원~섬산~갈대밭~시흥시청을 잇는 16.9㎞ 코스로 갯골 생태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산소·자전거길 3000리… 단종 유배 체험도 ●강원 산소길 “싱그러운 강원도 산소를 팝니다.” 전국 최고의 청정 삼림자원을 간직한 강원도가 ‘산소길과 자전거길 강원 30 00리’를 조성한다. 동해안과 생태계가 잘 보존된 비무장지대(DMZ), 백두대간, 북한강, 남한강 등 5개의 주요 축을 기준으로 조성된다. 도보 전용인 산소길(총 연장 475㎞)은 도심 인근을 중심으로 70개 코스가 만들어진다. 자전거길(총 연장 1226㎞)은 DMZ와 동해안, 백두대간을 따라 조성된다. 올해부터 겨울올림픽 유치 목표를 세운 2018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된다. 산소길은 산림이 울창해 산소가 풍부한 5개 권역을 중심으로 원시림 길을 탐사해 조성된다. 걷기에 부담 없고 접근성이 쉬운 산책로, 폐철로, 옛길, 숲길, 해안, 하천길 등 소규모 노선을 집중 발굴한다. ‘스토리텔링 로드’를 위해 역사 등에 얽힌 이야기뿐 아니라 자연생태에 관한 이야기까지 발굴해 접목시킨다. 단종 유배 체험 길, 치유의 숲 길, 장뇌삼 캐기 길 등 다양한 이야기와 테마길로 조성된다. ‘신(新)관동팔경’을 테마로 한 동해안 길은 청간정과 낙산사, 경포대, 소금강, 죽서루 등을 연계하고 ‘평화생태’를 주제로 한 DMZ 길은 한탄강, 쉬리마을, 파로호, 두타연, 대암 용늪 등을 이어 만든다. 1226㎞에 이르는 자전거길에도 테마를 설정해 동~서를 잇는 DMZ 길(평화체험), 북한강 길(호수문화체험), 남한강 길(생태하천체험) 등 3개 축과 동해안 길(해안관광), 백두대간 길(생태체험) 등 남~북 2개 축으로 조성된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안동 퇴계 오솔길… 김천엔 직지문화 모티길 ●경북 명품 3길 경북에는 걸으면서 아름다움과 예스러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명품 길’ 3곳이 있다. 안동의 퇴계 오솔길과 봉화 청량산길, 김천 직지 문화 모티길이 바로 그 곳이다.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퇴계 오솔길 전망대~고산정까지 3㎞ 구간에 나 있는 퇴계 오솔길은 말 그대로 그 옛날 퇴계가 걸었던 길이다. 환경부가 2006년 생태 탐방로 20선에 선정한 길이기도 하다. 오솔길은 내내 낙동강과 절벽, 은빛 모래사장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얼굴에 덤빌 듯 와 닿는 안동·봉화의 청량산이 위풍당당함을 자랑한다. 퇴계는 이 길을 두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연간 관광객 1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봉화 청량산길은 안동 고산정~봉화 농경문화전시관까지다. 8㎞ 남짓. 낙동강을 따라 봉화 청량산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옛날 영남의 시인묵객들이 저마다 일생에 한번쯤은 다녀가는 꿈의 순례 코스였다. 구간에는 천년고찰 청량사와 학이 날아들었다는 학소대, 청량산박물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낙동강이 수려한 청량산 12봉우리를 휘감아 도는 등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김천 직지 문화 모티길은 천년고찰 직지사와 연결되는 코스로 대항면 향천리 직지초교~직지문화공원까지 10㎞ 구간이다. 걸어서 3시간 가량 걸린다. ‘모티’란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다. 황악산 자락의 모티길은 호젓하면서도 꼬불꼬불해 길손들에게 걷는 재미를 더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동서남북 종주루트·과거 보러가는 길 발굴 ●충북 휴먼녹색길 충북도가 추진중에 있거나 계획중인 휴먼녹색길 사업은 총 세 가지다. 도는 우선 올해말까지 3000만원을 들여 ‘한남금북정맥 걷는 길’ 개척사업을 벌인다. ‘한남금북정맥’이란 한반도 13정맥의 하나로 속리산 천왕봉에서 서북으로 뻗어 충북 북부내륙을 동서로 가르며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 이르는 산줄기를 말한다. 정맥은 산맥과 같은 의미다. 한남금북정맥길 사업은 다시 말해 한강과 금강수계를 따라 등산을 하거나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구간은 청주 상당산성~염티재(보은)~속리산 천왕봉~이티봉(청원)~칠보산·보광산(괴산)~만뢰산(진천)으로 193km에 달한다. 도는 속리산 , 대청호 등 관광명소와 이 길을 연계해 산과 호수, 댐을 연결하는 테마코스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12월에 탐사가 끝나면 안내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도는 또 6000만원을 들여 2010년 12월까지 ‘충북도계 종주 걷는 길’ 찾아 잇기 사업을 전개한다. 총 거리는 970km. 이미 청주~청원~진천~음성~충주~제천 구간은 탐사를 마쳤고, 현재 옥천~보은~영동~단양을 잇는 길을 개척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충북연맹 회원들이 탐사단을 구성, 도계를 따라 이동하며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신 루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년간은 옛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가기 위해 걸었던 길’을 찾아 테마코스로 발굴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경북 문경~괴산·충주·음성~경기 여주·이천을 잇는 구간으로 총 길이는 120km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활엽수·침엽수 지나 정상엔 주상절리대 장관 ●전남 무등산 옛길 올들어 복원된 ‘무등산 옛길’이 생태탐방과 휴식을 아우르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 길은 광주 동구 산수동~원효사~서석대(무등산 정상부근)에 이르는 11.9㎞ 코스 이다. 지금의 신작로가 생기기 이전부터 시내에서 무등산 정상에 이르는 길이다. 요즘 주말과 휴일이면 옛길을 따라 겨울산행을 즐기는 인파가 300 0~4000여명에 이른다. 최근 개방된 무등산 옛길이 ‘명품’이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외지인들도 몰려들고 있다. 도심에서부터 걸어서 해발 1000m 이상 고지까지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또 정상에는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된 서석대와 입석대를 직접 감상할 수도 있다. 서석대와 입석대는 우리나라 내륙의 최대 주상절리대로 외지 탐방객들도 자주 찾는다. 주말마다 산행을 한다는 박현석(47·회사원)씨는 “이 코스를 걷다 보면 관목 활엽수와 소나무·잣나무 등 침엽수대가 차례로 나타나 사계절 풍광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 5월 동구 산수동~원효사지구 사이 옛길 제1구간(7.75㎞)을 친환경적으로 복원,개방했다. 이어 지난 10월 원효사~서석대 제2구간(4.2㎞)를 복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충무공 묵었던 집·쉼터 정비해 호국의 길로 ●경남 백의종군로 경남도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직을 박탈당한 뒤 백의종군을 하며 걸었던 경남도내 백의종군로 구간을 복원 조성하는 사업을 지난 4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애국정신과 혼이 담겨 있는 역사길을 복원해 호국 정신을 기르는 교육현장 및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서다. 합천·산청·진주·하동을 잇는 이충무공 백의종군로 복원 사업은 5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 12월까지 마무리 한다. 161.5㎞의 탐방로를 정비하고 난중일기에 나오는 내용 등을 적은 안내판 102개를 설치한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길을 걷다 묵었던 합천의 이어해 집과 산청 이사재 집, 진주 손경례 집, 하동 이희만 집 등의 유숙지와 쉼터도 복원·수리한다. 복원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역사적 고증과 전문가 자문 등을 여러차례 거쳤다. 경남도는 백의종군로를 독일의 철학자의 길, 홍콩 침사추이 산책로에 있는 영화거리, 제주도 올레길, 서울 인사동의 골동품 거리 등에 맞먹는 세계적인 유명 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백의 종군로를 관광명소로 널리 알리기 위해 청소년과 일반인 등 각계 각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변산 앞바다·모악산·백제 숨결 도보 ●전북 예향천리 마실길 전북도내에서는 시·군 마다 앞다투어 도보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10개 시·군이 11개 길 417㎞를 조성할 예정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는 지역 마다 개발되고 있는 도보길의 상품성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길의 명칭을 ‘예향천리 마실길’로 통일했다. 변산 마실길은 부안군 변산면 일대 변산 앞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다. 새만금전시관~변산해수욕장~고사포 송림~하섬 앞~격포 해수욕장~닭이봉을 연결하는 18㎞로 경관이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전주시, 김제시, 완주군에 걸쳐 있는 ‘모악산 마실길’도 접근성이 좋고 볼거리, 먹거리 등이 풍성해 걷기 동호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길은 완주군 구이면 도립미술관과 금산사~금구향교 등을 돌아오는 56㎞의 트레킹 코스다. 완주 위봉산성길은 위봉폭포~위봉사~위봉마을~위봉산성~태조암-오도제~오성저수지~오성마을을 연결하는 산성길 6㎞이다. 역사유적과 오염되지 않은 산촌마을, 아름다운 경관이 유명하다. 백제의 숨결 익산 둘레길은 함라면 소재지~칠목재임도~자생녹차 군락지~입점리 고분 전시관~숭림사를 잇는 12㎞로 백제문화유적을 두로 살펴 보며 느릿 느릿 걷는 맛이 도보여행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는 평이다. 고창군은 고인돌과 질마재를 따라 걷는 100리길을 내놓았고 남원시는 소리꾼이 들려주는 동편제 판소리길 59.9㎞를 개발했다. 군산시는 나포면~임피면 축산리~나포면 옥포리~동산로 지선을 연결하는 망해산 둘레길을 내놓았다. 흙길로 진화하는 국내 생태탐방로 대명사 ●제주 올레길 생태 탐방로의 대명사격인 제주 올레길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 해외 관광객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여행객들에게 도보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기존 시멘트 포장도로를 흙길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흙길 복원 시범사업의 첫 대상은 올레꾼들의 발길이 잦은 제주올레 제7코스 구간인 속골천~법환 포구 진입로 구간이다. 또 제주 올레 제3코스 신천 바다목장 진입로와 제6코스 보목 하수처리장 진입로, 제8코스 예래 갯깍 진입로 등도 흙길로 복원키로 했다. 제주도는 또 바닷가 올레길 외에 한라산 중산간에 도보 생태 탐방로 2개 구간을 내년에 시범 개통시켜 탐방객들을 맞이한다. 제주도는 사단법인 지역희망디자인센터 부설 세계유산연구소가 환경부의 ‘국가 생태문화 탐방로’ 인증을 목표로 설계한 ‘곶자왈 숲길’과 ‘오름길’ 2개 구간에 모두 3억원을 들여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생명의 곶자왈 숲길’은 절물휴양림 후문∼큰지그리오름∼교래자연휴양림∼늡서리오름∼교래리∼대천이오름∼우진제비오름∼선흘2리∼거문오름 방문객센터∼용암길∼알밤오름∼동백동산∼선흘1리∼북촌 ‘너분숭이 기념관’을 연결하는 구간이다. 곶자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말한다. ‘평화의 오름길’은 거문오름 방문객 센터∼송당목장∼아부오름∼동거미오름∼손지오름∼용눈이오름∼은월봉∼말미오름이 연결됐으며 총연장 24.5㎞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제주도 한가운데 우뚝 솟은 대한민국 최고봉 한라산. 해발 1950m의 한라산은 그 높이만큼이나 깊은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들을 지니고 있다. 지난 4월 히말라야 나야칸가 등정에 나섰던 장애인 희망원정대 회원들이 또 한번 새로운 산행에 도전한다. 불편한 몸으로 한 발 한 발 한라산을 오르는 그들의 투지가 뜨겁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구수한 목소리로 사랑받는 가수 최헌이 요즘 한창 제철을 맞아 사랑받는 무화과 수확에 나선다. 개성만점 탤런트 홍석천은 타조농장 일꾼으로 출동한다. 타조들을 방목장으로 몰아 운동시키는 게 첫 일감인데…. 트로트 가수 박상철은 시끌벅적 기사식당 일꾼으로 일일 체험에 나선다. ●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20분) 도레미 패밀리로 출연한 성진우는 숨은 가창력을 유감없이 드러낸다.500만원의 상금을 걸고 노래 가사 대결을 펼치는 ‘대결! 노래가 좋다’에서는 노래신동 현승희 양이 최연소 도전에 나선다. 오래된 트로트와 가요에서부터 최신 댄스곡까지, 나오는 노래마다 막힘없이 척척 불러낸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충청도의 구수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 충북 보은군 회인면 용촌1리를 찾아간다.70년 우정을 간직하고 있는 용촌1리 죽마고우 어르신들,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남편의 생사를 지금까지 알지 못한 채 홀로 자매를 키운 84세 김남열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이야기 등을 들어본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남편을 잃은 기구한 운명을 가진 여인 벨 거너스. 그녀는 미국 인디애나 주의 작은 시골 마을 라포르트에 정착하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평화를 한순간에 깨뜨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갑작스런 화재로 잿더미로 변해버린 벨의 집과 가족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밤 12시10분) 엄마의 정신지체와 아빠의 신경섬유종증을 그대로 물려받은 요한이는 뇌병변에 주기적인 경기 등 태어날 때부터 복합장애를 앓았다. 말도 못하고, 스스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열네 살의 요한이. 아무리 불러도 요한이는 대답이 없지만, 아빠는 오늘도 아들 이름을 불러본다. ●시네마 천국(EBS 오후 6시40분)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조감독을 거쳐 문소리, 김태우 주연의 영화 ‘사과’로 데뷔한 강이관 감독을 ‘더 인터뷰 플러스’에서 만나본다. 뛰어난 관찰력과 섬세한 연출로 주목받고 있는 강 감독을 만나 ‘사과’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과 개봉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들어 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캄보디아는 30년간의 내전으로 찬란한 문화유산을 상당수 잃을 수밖에 없었다. 고대 크메르의 이카트 직조 기술도 안타깝게 사라져 갔다. 지난 몇 세기에 걸쳐 손에서 손으로, 어머니에서 딸로 전해져 오던 전통 직조 기술이 명맥조차 잇지 못하게 됐는데….
  •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원주 치악산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원주 치악산

    해발 1100m 고지에 자리 잡은 치악산(1288m) 상원사에는 목숨을 구해준 나그네의 은혜를 갚기 위해 피투성이가 된 채 종을 울렸다는 꿩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 꿩의 보은 전설은 가을 단풍이 곱다 하여 적악산(赤岳山)이라 불리던 산의 이름까지 ‘치악산(雉岳山)’으로 바꿔놓았다. 최고봉 비로봉을 중심으로 강원도 원주시와 횡성군, 영월군에 걸쳐 있는 치악산은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1984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악(岳)자 붙은 산은 험하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원주 사람들은 치악산을 ‘치 떨고 악 쓰며 오르는 산’이라 말한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일반적인 지형지세와 반대로 주능선을 중심으로 완만한 동쪽에 비해 심하게 가파른 서쪽 산길을 오를라 치면 입에서 단내가 나는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 대신, 흠뻑 젖은 땀을 충분히 식혀줄 만큼 깊은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장엄한 산의 위용에 감탄하게 된다. 치악산에는 ‘치악 8경’이라는 볼거리가 있는데 비로봉 미륵불탑, 상원사, 구룡사, 성황림, 사다리 병창, 영원산성, 태종대, 입석대 등이다. 모두 치악산의 역사와 깊은 연관을 지니고 있어 산행 중 꼼꼼히 둘러봐도 좋을 것이다. 치악산의 면모를 두루두루 맛보려면 주능선 종주가 제격이다. 남쪽 성남리 상원골을 들머리 삼아 남대봉, 향로봉을 거쳐 정상인 비로봉에 닿는다. 사다리병창을 지나 구룡사 쪽으로 하산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9시간 남짓. 때문에 아침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해가 저물어서야 산을 내려올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역방향 코스도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오르막이 더 가파른 데다 날머리인 성남리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전체 24㎞에 달하는 주능선 종주 말고도 치악산은 어느 쪽으로 올라도 내려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산길이 다양하다.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산기슭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았기 때문이다. 구룡사 방면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정규 등산로만 해도 5개 코스. 특히 바위능선으로 이루어진 사다리병창 코스는 가파르지만 조망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구룡사에서 사다리병창을 거쳐 비로봉에 이르는 왕복 12㎞코스는 약 7시간쯤 걸린다. 이 밖에 치악산 주능선의 허리를 치고 오르는 등산로도 여럿 있다. 원주 쪽에서는 황골과 행구동 등산로에 매표소가 있다. 황골에서 입석대 쪽으로 향하는 험준한 코스는 비로봉 정상에 오르는 가장 빠른 길로 2시간이면 바로 비로봉에 닿을 수 있다. 횡성 방면에서 치악산을 오르는 길은 강림면 부곡리에서 출발한다. 태종 이방원과 그의 스승 운곡 원천석의 일화가 담긴 태종대(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6호)가 있는 부곡리 코스는 입산통제소를 지나 곧은치골을 따라가는 길이다. 이 길은 예전부터 원주와 횡성을 오가던 주요 교통로였는데 등산로 옆으로 소가 다니던 넓은 길이 따로 나있기도 하다. 곧은치라는 지명은 곧게 뻗어있는 고갯길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산길이든 인생길이든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저마다의 몫이 아닐까. 치악산 산행은 자신의 취향과 체력에 맞게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순한 길로 느릿느릿 오래 걷는 코스도, 한 순간 고통을 참아내며 빠르게 정상에 코스도 본인이 즐겁고 만족스러우면 그만이다. ‘아랫입술을 세 번쯤 꽉 깨물고 퍽퍽한 다리를 참으며 오른’ 비로봉. 그렇게 닿은 1288m 정상에는 1964년 고 용창중씨가 처음 쌓아올렸다는 돌탑 3기가 나란히 서서 사람들을 반긴다.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8) 증산도 성소 대전 태을궁(太乙宮)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8) 증산도 성소 대전 태을궁(太乙宮)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 409-1의 유별난 건물, 증산도 교육문화회관. 주변에 특별히 눈에 띄는 건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돌출적인 건물 외양이 색다르다.2002년 12월 들어선 뒤 대전의 명물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곳이 민족종교 증산도의 핵심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정면에서 볼 때 왼편 시루(떡을 쪄서 익히는 질그릇) 형태의 태을궁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山´의 형상을 이룬 독특한 건물. 도조(道祖) 강증산(姜甑山·본명 一淳·1871~1909)의 이름자를 고스란히 건물로 형상화했다. 지금은 증산도 신도들의 교육장소로 쓰고 있지만 이른바 ‘후천개벽’이 이루어지는 새 시대에 세상의 모든 일을 도모할 근본 터로 계획해 세운, 증산도의 중심이다. 세미나실과 교육장 6개, 사무동, 숙소동, 증산도 케이블방송국이 ‘山´자를 이루며 독특하게 포진해 있는 건물. 한꺼번에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증산도 교육센터이지만 건물 맨 오른쪽엔 서점과 북카페를 차려 일반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 공간은 역시 시루 모양의 태을궁. 밖에서 볼 때도 그렇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위가 넓고 아래는 좁은 원통형 시루 모양이 확연하다.1800석을 갖춘 실내의 조명과 음향, 영상 시스템은 국내 여느 대형 공연장 못지않은 수준. 무대 전면에 도조와 도조의 종통을 이은 태모(太母) 고수부, 태을천 상원군, 국조 단군왕검의 어진을 개사해 모신 신단이 눈길을 끈다. 도조 강증산은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현 전북 정읍시 덕천면 신월리 신송마을) 시루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나 호를 시루 증(甑)자와 산(山)자를 써 증산이라 지었다고 한다. 증산이란 이름엔 출생지 시루산 말고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얽혀 있다. 다름 아닌 1200여년 전 신라 고승 진표율사가 세운 김제 금산사 미륵금상의 철수미좌 사연이다. 진표율사는 목숨을 건 망신참법의 수행을 통해 미륵불을 친견하고 미륵불의 계시에 따라 미륵금상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당시 쇠로 된 밑 없는 시루(철수미좌)를 놓고 그 위에 미륵금상을 조성한 것이 특이하다(지금 미륵금상 아래의 철 시루는 시멘트로 봉쇄된 채 일반인들이 볼 수 없다). 증산도는 그로부터 1100여년 후 고부의 시루산 밑에서 탄생한 강증산이 진표율사와의 인연으로 금산사 미륵금상에 30여 년간 성령(聖靈)으로 있다가 이 땅에 내려온 것으로 여긴다. 증산도의 경전인 도전(道典)에 실려있는 탄생에 관한 내용이지만, 불교계에서 아직까지 미륵금상을 철수미좌에 받쳐 조성한 이유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다. 김제 금산사 인근 모악산 기슭에는 지금도 증산 사상을 신앙으로 이어오고 있는 군소 종교단체가 40여개나 남아 있다. 강증산은 31세 때인 1901년부터 1909년까지 9년간 ‘천지공사’라는 의식을 통해 남북통일을 포함한 후천세상을 여는 프로그램(증산도에선 도수로 부름)을 짰다고 한다. 태을은 증산도에서 가장 중시하는 주문인 태을주(太乙呪)에 등장하는 ‘태을천상원군(太乙天上元君)’의 이름을 딴 것으로 개벽기에 인류를 구원하는 진리의 표상으로 여겨진다. 총본산의 주 공간에 가장 중요한 태을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정작 강증산이 태어난 시루산 아래 신송마을에는 입구에 ‘강증산성지’라 새겨진 나무 푯말만이 덩그맣게 섰을 뿐 생가를 비롯해 성지라 부를 만한 흔적이 별로 없다. 인근 입암면 접지리 대흥마을은 도조 강증산의 맥을 이어받은 보천교 교단이 형성됐던 곳이다. 당시 이곳엔 본부 건물인 십일전을 비롯해 건물 30여동이 들어섰으며 신도 수가 수백만명에 달할 정도로 교세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일제시기 독립자금 중 많은 부분이 이곳 보천교를 통해 모금되었으며 그 때문에 조만식을 비롯해 많은 우국지사들이 보천교를 출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신문기사에 따르면 조만식과 한규숙 등은 보천교 신도들이 마련한 30만원을 독립자금으로 만주에 보내려다가 발각되어 일경에 체포되기도 했다. 선승 탄허 스님의 아버지인 김홍규도 보천교 핵심 간부였다. 보천교는 종교집단이었지만 독립운동의 본거지였던 셈이다. 일제는 집요한 와해공작을 벌여 1936년 마침내 보천교를 해체시켰으며 당시 보천교의 본당이었던 십일전 건물은 해체되어 지금의 조계사 대웅전으로 옮겨졌다. 보천교 교단이 있던 대흥마을은 마을 전체가 보천교 신자들로 이루어진 보천교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옛 건물 7채만 남아 있다. 보천교 와해 이후 지금의 안운산 종도사와 안경전 종정이 강증산과 2대 도주 고수부의 종통을 이어 새롭게 이끈 것이 증산도. 증산도는 해방후 한때 신도가 70만명에 달했으나 6·25전쟁으로 교세가 주춤했다가 안운산 종도사와 안경전 종정이 1970년대 다시 문을 열어 지금에 이른다.“내가 후천선경 건설의 푯대를 태전(대전)에 꽂았느니라.”“태전이 새 서울이 된다.”는 도조의 유언을 중시, 대전에 본부를 두었으며 태을궁은 그중에서도 핵심 공간인 셈이다. kimus@seoul.co.kr ■ 전국 250여 도장·신자100만명 둔 증산도는 강증산을 도조(道祖)로 모시며 상생(相生), 보은(報恩), 해원(解寃), 원시반본(原始返本), 후천개벽(後天開闢)을 핵심 종지(宗旨)로 삼는다. 전국에 250여개의 도장(道場)이 있으며 신자 수는 100여만명으로 추산. 도장은 수행, 교육, 포교 활동의 구심점으로 대전에 본부가 있다. 세계적으로 20개국 50여개 도시에 도장을 갖췄으며 최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7개 국어로 된 외국어 도전도 펴냈다. 신도들은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도장에서 도조와 도조의 종통을 이은 태모 고수부, 천지신명에 정성을 드리는 정기 치성(致誠)을 봉행한다. 평상시에는 집에서 매일 아침·저녁 청수(淸水·정화수)를 올리고 태을주 수행을 한다. 기도는 하늘을 받들고 땅을 어루만지는 형상의 절법인 반천무지(攀天撫地)를 하는데, 인간이 천지의 은혜에 보은하는 것과 함께 인간이 우주의 주인임을 상징한다. 지금 시대는 우주에서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과도기이며 앞으로 올 가을기에 통합과 상생의 새 문명이 열린다는 미래관을 갖고 있다. 다른 종교단체에 비해 대학생 등 젊은 남자들이 신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대학교수, 의사, 한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도 적지 않다. 후천문명을 열 성직자 양성기관인 증산도대학교를 1984년부터 열고 있으며 전문 성직자를 기르는 성녀전사단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역사와 민족의 뿌리찾기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군부대, 교도소, 마을문고, 학교도서관 등에 ‘상생의 책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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