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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가 미래 준비할 수 있게”…메가특구법 총대 멘 與박상혁 [주간 여의도 Who?]

    “정치가 미래 준비할 수 있게”…메가특구법 총대 멘 與박상혁 [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안 다루는 분야가 없어요. 국회와 정치가 내 삶을 바꾼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상혁(재선·경기 김포시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반기를 평가해 보면 잘한 것들도 많지만 여러 과제에 비해 속도가 좀 나지 않아 산적한 과제들이 많다”며 “후반기에는 정치가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역점 사업인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토대가 되는 ‘메가특구특별법’부터 부동산 정책 관련 입법, 디지털자산기본법과 홈플러스 회생 사태까지 굵직한 현안을 다루다 보니 정무위는 ‘핫한’ 상임위로 주목받고 있다. 여야 간 ‘밀당’(밀고 당기기)을 통해 국정과제 입법 성과를 내야 하는 박 의원은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박 의원은 “야당과 협상할 때 대화를 많이 하고, 오히려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쟁점을 부각하고 조율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홈플러스 사태의 경우 여야가 함께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의결하고 기자회견도 한 건 매우 의미가 크다. 정무위가 국민들에게 ‘일하는 국회’라는 것을 알리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후반기 정무위 최우선 과제로는 ‘메가특구특별법’과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선정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가장 중요한 산업 정책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메가특구특별법이 지방균형성장과 지방주도성장을 해 나갈 수 있는 견인차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서는 금융혁신을 도모하고 새로운 금융 시장이 안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당정이 메가특구특별법을 연내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박 의원은 이달 중 메가특구특별법 초안을 대표발의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부터 지역균형성장을 위해 많은 것을 해 왔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건 이른바 ‘앵커 기업’들이 지역에 가서 고용을 하고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공공기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앵커 기업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며 “기업과 지방 정부가 함께 협의할 수 있도록 탑다운이 아닌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방식으로 설계가 될 것이다. 국가와 기업이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게끔 정치권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메가특구법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선 “부처 간 조율을 할 게 많아 국무조정실을 소관 부처로 둔 정무위에서 담당하는 것이 적합하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도 내용을 보게 되면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감독원 권한, 여야 함께 논의할 것”與 주택시장안정화 TF 활동…중책 짊어져박 의원은 주요 법안 중 하나로 꼽히는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에 대해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일부 투기 세력을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부동산감독원에 부여된 권한 관련 우려가 제기됐지만, 박 의원은 “아직 본격적인 논의를 하지는 않았고 공청회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세부적으로 어떤 권한들이 필요할지 여야가 함께 논의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1973년생인 박 의원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김근태 전 의원과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제1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김포시 고촌읍에서 마을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무보좌관과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22대 재선에도 성공했다. 원내소통수석부대표를 지낸 박 의원은 누구와도 격의 없이 소통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각종 정책 분야에도 밝아 정책위 사회수석부의장도 지냈다. 현재는 정무위 여당 간사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안정화 태스크포스(TF)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의원은 “간사가 참 어렵다”며 “내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가 없다. 선배 의원들로부터 간사는 말을 줄여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웃어 보였다.
  • “기존 혁신도시 완성” vs “제2혁신도시 조성”… 울산 공공기관 유치전가열

    “기존 혁신도시 완성” vs “제2혁신도시 조성”… 울산 공공기관 유치전가열

    정부의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 발표가 다가오면서 울산 지역 내 입지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중구는 ‘기존 혁신도시의 완성’을 내세운 반면, 북구는 ‘새로운 성장 거점 조성’의 명분을 앞세워 사활을 건 모양새다. 10일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4분기 중 구체적인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담은 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이전에 착수한다. 현재 이전 대상으로 검토 중인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은 350여 곳에 달한다. 중구는 정부의 ‘집적 배치’ 기조에 맞춰 기존 우정혁신도시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유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입주한 에너지 공공기관들의 고용 및 세수 효과가 핵심 논리다. 현재 우정혁신도시에는 한국석유공사, 한국동서발전 등 에너지·산업 관련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으며, 지난해 기준 이전 기관 근무 인원만 5800여 명 수준이다. 중구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석유관리원 등 에너지 분야 기관을 추가로 유치해 기존 기관들과의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다운혁신융합지구를 포함한 도심융합특구와의 연계성 역시 중구의 주요 유치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북구는 창평동 북울산역세권 일대를 ‘제2혁신도시’ 후보지로 띄우며 맞불을 놓고 있다. 북구의 명분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의 연계성이다. 이동권 북구청장 등은 지난 7일 국토교통부를 찾아 북구 전체 인구의 약 40%에 달하는 8만 8351명의 서명부와 유치 건의서를 전달했다. 북구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밀집된 부품 산업 생태계를 내세워, 산업·기술·미래 모빌리티 관련 공공기관이 들어설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공공기관을 실제 생산 현장과 직접 연결해 실질적인 산업 고도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북울산역과 동해선 철도망 등 우수한 광역 교통망도 북구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전 대상 기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울산 내 지자체 간의 과열된 경쟁은 협상력을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중요한 것은 울산의 미래 산업에 꼭 필요한 알짜 공공기관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라며 “울산시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쳐 파이를 먼저 키운 뒤 가장 합리적인 곳에 배치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박무영 서울시의원 “김재섭 의원의 청년 AI 사업 예산 삭감 비판은 모순”

    박무영 서울시의원 “김재섭 의원의 청년 AI 사업 예산 삭감 비판은 모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박무영 의원(구로3)은 지난 5일, 국민의힘 김재섭 국회의원이 서울시의 ‘청년 AI 사다리’ 예산 56억원 삭감에 대해 비판한 발언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왜곡된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김 의원이 삭감된 예산이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련 사업으로 전환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사실관계가 틀린 정도를 넘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지어낸 극우적 포퓰리즘 선동이라며 강한 어조로 직격했다. 박 의원은 “의회는 이미 편성된 예산을 심사해 감액 또는 증액할 권한만 가질 뿐, 집행부의 동의 없이 새로운 예산 항목을 임의로 신설할 수 없다. 즉 ‘청년 예산 삭감분을 전장연 사업에 돌린다’는 주장은 의회의 예산 심의 구조상 애초에 실현 불가능한 허구”라며 기본적인 예산 편성 및 심의 원리조차 외면한 채 자극적인 주장을 펴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하거나 고의적인 선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 ‘청년미래적금’ 예산 7446억원에 대해 ‘전액 삭감’을 주장했던 김재섭 의원이 ‘청년 예산’을 삭감하고 전장연 예산을 살렸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내로남불’식의 이중적인 잣대”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번에 삭감된 서울시 청년 AI 관련 예산 56억원은 총 225억원 규모 사업의 최초 3개월 치에 불과하다”며 “충분한 사전 연구나 조사가 결여된 채 급조되어 제출되었기 때문에 서울시는 200억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해 유료 AI 구독권을 배포하면서 청년들의 AI 활용 역량이 얼마나 향상될 것인지에 대한 어떠한 객관적 자료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외에도 ▲‘50만 명’이라는 대상 인원수 역시 명확한 산출 근거 없이 특정 업체와의 단가 협상에 맞춰 숫자가 끼워 맞춰졌다는 점 ▲대상 수요 조사는 예산안 제출 후 일주일이 지나서야 착수되었다는 점 ▲법적으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앙부처와의 협의 절차조차 완료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명백한 사회보장기본법 위반이자 행정안전부 및 서울시 자체 예산 편성 기준에 어긋나는 행태”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이처럼 법적 절차를 위반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된 부실 사업에 대한 정당한 삭감 조치를 두고, 이를 ‘청년 예산 삭감’으로 둔갑시키고 존재하지도 않는 전장연 예산을 끌어들이는 행위야말로 진정한 선동”이라며 “여야를 떠나 혈세가 낭비되는 졸속 사업을 걸러내는 것은 의회의 당연한 책무인 만큼, 사실을 왜곡하고 정쟁을 유발하는 무책임한 주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청년 AI 예산 56억원 전액 삭감, 국민의힘 “청년 미래 발목 잡기” 강력 반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청년 AI 예산 56억원 전액 삭감, 국민의힘 “청년 미래 발목 잡기” 강력 반발

    서울시가 청년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점 추진한 ‘서울 청년 AI 사다리’ 시범사업 예산이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임위 표결(민주 6 : 국힘 4) 끝에 56억 전액 삭감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중앙정부의 AI 육성 기조조차 무시한 채, 오세훈 시장 사업 견제를 위한 정략적 판단으로 청년의 미래를 좌초시켰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3일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는 미래청년기획관 소관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예비 심사를 열고, 서울시가 제출한 청년 AI 성장권 지원(청년 AI 사다리) 시범사업 예산 56억 원 전액 삭감안을 가결했다. 청년 50만명에게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생성형 AI 유료 이용권과 실무 교육을 ‘전액 무료’로 지원하는 56억원 규모의 서울시 예산안이 야당의 반대로 좌절됐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AI 대중화 시대에 청년들의 직무 및 취업 경쟁력을 높일 보편적 기회라며 통과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서울시가 글로벌 기업과의 협상을 거쳐 1인당 지원 예산을 월 3750원 수준까지 대폭 낮춰 효율성을 극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6명)과 국민의힘(4명) 간의 표결 끝에 야당 위원 전원 반대로 전액 삭감됐다. 이날 심사 질의에서 이성배 의원(국민의힘, 송파4)은 과거 공공와이파이가 데이터 격차를 해소했던 사례를 들며 “AI 이용 지원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하도록 돕는 필수적인 ‘기회비용’이자 ‘사다리’”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부도 수조 원대 규모의 국가적 AI 지원 방안을 적극 발표하며 미래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며 56억원이라는 최소한의 시범사업 예산조차 정략적인 이유로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라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또한 “청년 지원에 정치적 이념이나 당리당략이 개입되어서는 안 되며, 이번 삭감안은 본예산 전 시범사업 효과를 검증할 기회마저 뺏은 횡포”라며 예산 복원을 강력히 촉구했다. 끝을 이 의원은 “AI 활용 능력은 청년 세대의 생존 도구이자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중앙정부는 AI 대전환 투자를 전폭적으로 늘려가는데 유독 서울시의회 민주당만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이라는 이유로 청년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도시계획균형위원회를 통과한 이번 추경안은 향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 이태원 참사 특조위 활동 1년 연장…‘경제안보’ 국정원법도 통과

    이태원 참사 특조위 활동 1년 연장…‘경제안보’ 국정원법도 통과

    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활동 기한을 내년 9월 16일까지 1년 연장하는 법안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31명 가운데 찬성 220명, 반대 5명, 기권 6명으로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은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특조위의 활동 기한을 내년 9월 16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초 특조위 활동 기간은 조사 개시일인 지난해 6월 17일로부터 1년이었다. 이후 한 차례 3개월 연장돼 오는 16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특조위는 청문회와 현장 조사 등 남은 조사 과제를 마무리하려면 활동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본회의에서는 국가정보원의 직무범위에 ‘경제안보’를 추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 등 모두 17개 법안이 처리됐다. 국정원법 개정안에는 국정원의 사이버안보 정보활동의 대상에 ‘국제·국가 배후 해킹조직의 활동으로 의심되는 경우’를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이번 개정안은 국정원의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을 다시금 허용하는 명백한 퇴행”이라며 “국회가 지금 할 일은 국정원의 권한 남용 폐해를 막을 수 있는 민주적 통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은 공지를 내고 “‘의심’하는 경우까지 포괄적으로 직무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은 국정원 개혁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개정안에 당론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도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졌다. 해당 개정안은 대기업이 생계형 적합 업종에 무단으로 진입하거나 사업을 확장한 경우 형사처벌에 앞서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혁신당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침탈과 시정명령의 실효성이 우려된다”고 했다. 용산공원특별법,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등 부동산 공급 관련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토교통부 장관과 서울시장의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라 협상 내용을 지켜볼 것”이라며 “부동산 공급 법안 통과 이상으로 실질적인 공급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야) 협상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네팔 수해 구호기금을 위해 국회의원 9월분 수당에서 3% 상당액을 의연금으로 갹출하는 안건도 가결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네팔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해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입은 네팔 국민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의연금을 모금하고자 한다”며 이의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안건을 의결했다.
  • 李 “트럼프 결단에 정세 변화… 북미 대화 여건 만들자”

    李 “트럼프 결단에 정세 변화… 북미 대화 여건 만들자”

    이재명 대통령은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생긴 만큼,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위한 건설적 논의의 여건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 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는 우리들만의 일이 아니다. 가까운 동북아의 안전, 멀리는 세계 평화의 핵심 과제”라며 “이 막중한 과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통해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타진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북미 간 협상을 조율하는 ‘페이스 메이커’로서 중재 외교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 1만개가 세계 곳곳에 나가 있고, 한 해 5000만명이 우리나라에 오간다”며 “그런데 가장 가까워야 할 남과 북은 여전히 그리고 완전히 끊겨 있다.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서로 맞서고 대결하는 데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고 반드시 바꿔야 할 참혹한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해 “80년 넘게 쌓인 벽”이라며 “기다린다고 허물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 다만 서두르지 않고 갈 곳을 분명히 정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특히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을 위해 평화를 구조로 정착시켜야 한다”며 “국제정세의 부침에 따라 긴장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립과 대결을 전제로 한 정전 체제를 협력과 번영을 기반으로 한 평화 체제로 반드시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자 당사자는 바로 우리”라며 “우리 스스로 판단해 움직일 때 우리 말에 무게가 실린다. 대한민국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남북 대화의 시계는 7년째 멈춰 있다. 벽은 더 높아졌고 길은 보이지 않는다”며 “그래도 걸어가야 한다. 우리가 앞서 걸으면 길이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 세대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짚었다. 이날 행사에는 미주지역 민주평통 운영위원 등과 강창일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 [사설] 정책실장 사퇴, 정책 전반 점검하고 방향 다시 잡아야

    [사설] 정책실장 사퇴, 정책 전반 점검하고 방향 다시 잡아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어제 전격 사퇴했다. 지난달 30일 개각에서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체됐을 때도 김 실장은 유임이었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기조는 유지되는 것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민심 수습 차원의 정책실장 교체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읽힌다. 김 실장은 대미 통상 협상과 반도체 산업 육성,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등 굵직한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해 왔다. 그 과정에서 경제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성급한 도입, 중과세 위주의 주택정책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과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을 키웠다는 책임론이다. 김 실장의 교체를 계기로 정부는 경제정책 기조를 재점검하고 필요한 것은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어제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완벽할 수도 없다”고 했다. “각 부처는 국민과 국회 지적, 그리고 대안을 대승적으로 검토하고 합당한 지적과 제안은 망설임 없이 반영해 달라”는 말도 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축소하려던 8·3 부동산 세제안을 수정,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부부 공동명의 비거주 주택 기본공제도 1인당 9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이려던 것을 6억원으로 축소폭을 완화했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율도 200%로 올리려다 현행 150%로 동결을 결정했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마당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이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회에서 충분한 여야 협의를 거쳐 주택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세제개편안 수정 등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회에 공을 넘겼다고 팔짱을 낄 일이 아니라 최선의 방책을 도출하기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사퇴를 실정(失政)과 8·30 개각에 포함된 일부 인사를 둘러싼 논란을 차단하는 ‘연막탄’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는 국민도 다수인 것이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신발끈을 더 바짝 조여야 한다. 경제와 외교·안보 등 주요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들을 가다듬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몇 사람 얼굴 바꾸기가 아니라 정책의 변화와 개선을 체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민심은 회복될 수 있다.
  • ‘이진숙 제명 촉구 결의안’ 與 주도 본회의 의결…농어업회의소법 13년 만에 통과

    ‘이진숙 제명 촉구 결의안’ 與 주도 본회의 의결…농어업회의소법 13년 만에 통과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했다는 논란을 빚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이 26일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이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은 재석 의원 159명 중 찬성 157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범여권도 표결에 참여했고, 일부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의안 상정에 반발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떠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투표하고 가라”라면서 목소리를 높였고, 특히 이 의원을 향해서는 “당사자는 남아 있으라”고 외쳤다. 앞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는 결코 그대로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이날 통과된 안이 징계안이 아닌 결의안인 만큼 이 의원이 실제로 제명되기 위해서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징계안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만 한다. 민주당은 향후 이 의원에 대한 실질적인 제명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10월 예정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출범을 앞두고 중수청장을 국회 인사 청문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과 인사청문회법 개정안도 가결됐다. 또한 이른바 ‘알박기’를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맞추는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 약국 상호명에 창고·공장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 등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여야는 총 36건의 비쟁점 민생·경제 법안을 합의 처리했다. 농어업회의소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시범 사업이 시작된 지 16년 만에, 2013년 19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된 지 13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농어업인이 농어업·농어촌 정책의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정책의 수립과 실행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농정의 주인은 현장의 농어업인이어야 한다”며 “농어업회의소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고 이를 실제 농정에 반영하는 실질적인 협치 거버넌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법 시행과 정착 과정까지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 다만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을 비롯한 부동산 공급 관련 법안은 이날도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여야 지도부는 같은 날 오전 회동을 통해 막판까지 조율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의 9·7 대책의 후속 법안인 도시재정비촉진법 개정안과 도시정비법 개정안도 처리가 유보됐다.
  • 광주 금호타이어·기아 임단협 파열음…지역 산업계 긴장

    광주 금호타이어·기아 임단협 파열음…지역 산업계 긴장

    전남·광주 제조업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금호타이어와 기아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나란히 중대 고비를 맞았다. 금호타이어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데 이어 기아 노조도 6년 만의 부분파업을 예고하면서 지역 산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사가 지난 21일 마련한 ‘2026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23~24일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의 벽을 넘지 못했다. 광주·곡성공장 조합원 3309명 가운데 2871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86.76%를 기록했다. 임금협상안은 1303명(45.39%)이 찬성했고 1568명(54.61%)이 반대했다. 단체협약안도 1320명(45.97%)이 찬성하는 데 그쳐 1551명(54.03%)의 반대로 부결됐다. 임금과 단체협약 두 안건 모두 조합원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이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3% 인상과 경영성과 격려금 550만원, 2018년 특별합의 이행 격려금 250만원, 근로장려금 5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광주공장 화재로 휴업 중인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업무 복귀 지원, 정년퇴직 등에 따른 결원에 대비한 직무교육과 전환배치 방안도 포함됐다. 국내 공장의 지속 가능한 운영과 고용 안정을 위해 품질·생산성 및 기술·설비 경쟁력을 높이기로 한 내용도 합의안에 들어갔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선택은 달랐다.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특히 저연차 근로자의 기본급 인상률을 더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는 등 임금 인상 방식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당장 파업에 돌입하기보다 조합원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재교섭 여부와 향후 투쟁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쟁의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측은 잠정합의안 부결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교섭을 재개해 원만한 타결을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기아의 상황은 더욱 급박하다. 기아 노조는 사측과의 교섭이 결렬되자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부분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26일과 28일에는 근무조별 4시간, 27일에는 2시간씩 파업하는 일정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2021년 이후 이어온 5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기록도 중단된다. 다만 마지막 협상 기회는 남아 있다. 기아 노사는 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2시 오토랜드 광명에서 제12차 본교섭을 재개한다. 사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교섭에서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경우 파업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노조 역시 교섭 재개 시 파업을 유보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임금과 성과 보상이다. 노조는 기본급 월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성과급, 조합원 1인당 자사주 246주 이상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사측은 기본급 월 9만8000원 인상과 성과금·격려금 400%에 1200만원을 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사주 45주와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특별포인트 50만원 등도 제시했지만 노조와의 간극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 노사가 이날 새벽 111일간의 임금협상을 거쳐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점이 기아 협상의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월 10만원 인상, 성과금 400%와 1270만원, 주식 15주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31일 실시된다. 현대차의 합의안이 기아 노조의 요구 수준과 사측 제시안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기준점으로 작용할지가 관심사다. 기아로서는 현대차보다 낮은 수준의 보상안을 내놓기 어렵고, 노조 역시 현대차의 잠정합의안을 감안한 요구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타이어와 기아는 광주·전남 제조업과 수많은 협력업체의 생산·고용을 떠받치는 핵심 사업장이다. 두 사업장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거나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경우 완성품 생산 감소에 그치지 않고 부품·물류·서비스 등 연관 산업으로 충격이 번질 가능성이 있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올해 임단협이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생산 경쟁력과 고용 안정, 미래 투자 여력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노사 모두 장기 대치를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부결된 잠정합의안을 대신할 새 접점을 찾아야 하고, 기아는 파업 돌입 직전 열린 마지막 교섭에서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보상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전남 제조업의 향배가 걸린 노사 협상이 이번 주 잇따라 최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 북미 대화 기류속 ‘北 군비통제론’ 재부상… “현실적” vs “역효과” [외안대전]

    북미 대화 기류속 ‘北 군비통제론’ 재부상… “현실적” vs “역효과” [외안대전]

    외교·안보는 총성 없는 전쟁터라고 합니다. 겉으로 나타난 결과 뒤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치열한 협상과 복잡한 선택들이 국가의 생존을 결정합니다. ‘외안대전’(외교안보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는 매주 생생한 외교·안보 현장을 쫒아 뒷이야기를 전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슈를 알기 쉽게 풀어 전하겠습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의 핵 보유 현실을 전제로 핵·미사일 위협부터 줄여나가자는 ‘군비통제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고도화된 북한의 핵능력을 당장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핵·미사일 생산을 우선 동결하고 점진적인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현실론입니다. 반면 이 같은 접근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한국의 안보태세를 약화시키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군비통제가 비핵화로 가기 위한 현실적인 ‘과정’이 될지,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종착점’이 될지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습니다. 美 내부서 감지되는 북핵 군비통제론25일 외교 당국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전날 통화를 하고 한미 동맹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북핵 문제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다소 다르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통화 결과 보도자료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미 국무부 북한 비핵화를 포함해 북핵 문제에 대한 언급이 빠졌습니다. 국무부는 “동맹에 필수적인 사안들에 대해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때문에 최근 비핵화 문제를 회피하려는 미측의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57개로 언급하며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또 북미 대화의 목표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북한의 핵무기를 당장 모두 없애는 ‘완전한 비핵화’를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기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한 현실을 인정하고 우선 위협부터 줄여야 한다는 현실론이 점차 힘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입니다. 차 석좌는 지난 4월 미 정부의 역대 비핵화 정책을 “실패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북한 비핵화가 단시일 내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며 북한과의 ‘차가운 평화’(cold peace) 전략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차 석좌는 지난 19일 인터뷰에서도 “비핵화는 중요하지만 향후 협상에서 당장의 목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57개’ 발언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북한과 협상에 나설 경우 ‘완전한 비핵화’를 처음부터 요구하기보다 북한의 핵능력을 동결하고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있습니다. ‘파키스탄 모델’…핵 보유한 채 제재 완화·관계 정상화이 과정에서 북한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이른바 ‘파키스탄 모델’일 수 있습니다. 파키스탄은 NPT가 인정하는 공식 핵보유국은 아닙니다. 1998년 핵실험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았지만 2001년 9·11 테러 등 미국이 파키스탄을 필요로 하는 안보 이슈가 터지면서 제재가 흐지부지됐습니다. 결국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받고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정상화한 셈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비슷합니다. 미국이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핵무기 일부를 동결하거나 감축하는 대가로 제재 완화와 관계 개선을 얻어낸다면 북한은 상당한 효과가 있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북한의 핵 역량을 일부 축소시키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제공하는 정도의 틀을 마련한다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를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며 “북한은 군축 협상 자체를 ‘미국이 우리의 핵 지위를 인정했다’고 내부적으로 포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인도나 파키스탄 모델처럼 제재를 완화하고, 핵무기 일부를 보유한 상태에서 군축 협상에 나설 경우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도 북한에는 제재 완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비슷한 현실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정하고 명명할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현실을 말한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건 현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확장억제 약화”…군비통제론 우려도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경주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연구위원은 24일 발표한 ‘북미 군비통제 협상론의 한계와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서 “군비통제 협상도 상호 간에 수용 가능한 합의점을 도출해 내야 하고,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확장억제 약화 조치가 교환돼야 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는 비핵화 협상보다 더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군축 협상 과정에서 한미 연합훈련 축소, 전략자산 전개 중단·축소 등과 같은 것들을 북한에 내주어야 하는데, 한국의 안보 측면에서는 더 나은 해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전 위원은 이어 “군비통제 협상이 시작되면 북한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러시아와 연대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미 군비통제 협상론은 여러 측면에서 한계 또는 역효과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축이 비핵화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지,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종착점’이 될지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박정성 신임 통상교섭본부장 “대미투자로 FTA 버금가는 새판 형성”

    박정성 신임 통상교섭본부장 “대미투자로 FTA 버금가는 새판 형성”

    “반도체·조선·원전서 지분 있는 참여자” “세계 통상 질서에 당당히 목소리 내야” “자원 조달·수출, 더 과감히 시장 다변화” CPTPP 가입 가속…멕시코 신규 FTA 효과 “‘개방=피해’ 수세적 대응 말고 능동 대처” “한 명의 영웅 통상교섭가가 바꿀 판 아냐” “강력한 팀워크 형성할 때 의미 있는 역할” 여한구 전 산업통상부 장관에 대한 경질로 바통 터치된 박정성 신임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대미 투자 협상과 관련해 “전략적 투자 협의를 통해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버금가는 새로운 양자 협력의 판을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한미 간 통상 리스크 관리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본부장은 “미국이 촉발한 관세 재편과 전략산업 내재화가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을 상수화하는 등 통상 질서 재편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며 “한미 간 전략적 투자 이행이 양국 관계에서 가장 큰 도전이자 기회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대체 불가 산업, 대체 불가 기술 확보가 산업 정책의 핵심이라면 이를 세계 공급망에서 실현하도록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통상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반도체와 원자력, 조선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여러 형태의 국제적 견제와 협력 요청을 동시에 받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 지분 있는 참여자로서 새로운 통상 질서의 형성에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상을 공고히 하도록 적극적인 통상 협상의 의제를 발굴하고 주도해 갈 필요가 있다”며 “한류, 소비재, 인공지능(AI) 접목 산업 등에서 대체 불가한 신산업을 성장시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꾸준한 시장 다변화 정책도 거듭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자원을 조달하는 시장과 생산품을 수출하는 시장 모두 다변화가 필요하고, 이는 경제안보의 필수 요건”이라고 짚었다. 이어 “기존의 FTA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지역들과 포괄적 경제협력망을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더 속도감 있고 과감하게 동시다발적 다변화를 향해 움직여 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산업부는 지난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시장 다변화·공급망 기반 강화를 위해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멕시코와는 신규 FTA 체결 효과를, 일본·아세안과는 더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산업부 판단이다. 이를 위해 식량, 핵심 광물 등 개방의 폭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박 본부장은 “그간 통상 질서에서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던 식량, 핵심 광물 등 필수 자원 분야에 대한 통상 전략을 새롭게 재편할 필요가 있다”며 “개방으로 인한 피해 지원이라는 수세적 대응보다는 경제안보 측면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필수 공급망을 안정화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국내 농어민 보호를 위해 식품 품목 개방에 제한적이고 보수적인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등과 소통을 강화해 실리를 취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본부장은 “우리는 가장 유능한 조직이 돼야 한다”며 “기업인, 농어민, 현장 관계자 모두와 적극 소통하고 가장 무게 중심이 낮은 조직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통상 질서 전환이라는 흐름은 한 명의 영웅적인 통상교섭가가 바꿀 수 있는 판이 아니다”라며 “강력한 팀워크를 형성할 때만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그동안 산업부 대미 관세 협상 태스크포스(TF) 실무수석대표, 무역투자실장, 통상차관보 등을 역임하며 대미 관세와 투자 협상 실무를 총괄해 왔다. 박 본부장은 지난 16~20일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조율했다. 1호 프로젝트는 ‘에너지’ 분야로 다음 달 발표된다.
  • 국민의힘 재경위 “민주당, ‘정쟁’ 그만…예결소위부터 정상 구성”

    국민의힘 재경위 “민주당, ‘정쟁’ 그만…예결소위부터 정상 구성”

    국민의힘 소속 재정경제기획위원들이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재경위마저 싸움터를 만들고 있다”며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예결소위)를 정상적으로 구성하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정부의 재정운용을 제대로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경위원들은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야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재경위 전체회의는 개최 일시와 의사일정 모두 여야 간사 간 합의 없이 열렸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역대로 재경위는 ‘정쟁’보다 ‘정책’을 하는 상임위였다”며 “소위원회 구성 협상이 진행 중인데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승래 재경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오늘로 확정해 일방적으로 공지했다”고 했다. 그는 “정작 임박한 결산 심사를 담당할 예결소위원장은 아직 합의되지도 않았다”며 “국민의힘이 재경위 위원장을 맡은 최근 3번은 예외 없이 예결소위원장을 민주당에게 주었지만, 지금은 민주당이 재경위원장을 맡았음에도 다수당의 몫이라며 예결소위원장까지 가져가겠다고 한다”고 했다. 또한 “국민의힘이 전례에 따른 (예결소위) 배분안에 이어 절충안까지 제시했음에도 민주당은 수용하지 않았다”며 “예결소위원장 배분에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민주당은 일부 소위원회 구성부터 처리하자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5회계연도 결산에는 국회가 반드시 따져봐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추경 편성과 집행도 따져봐야 한다”며 “세수는 늘었는데 나라 살림은 왜 나아지지 않았는지, 국회가 승인한 예산은 왜 계획과 달리 집행됐는지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민생을 위한 조세지출을 축소하고 재정지원으로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하반기 사업 계획으로 막대한 기금 신설과 펀드 조성안까지 제시했다”며 “세제와 재정 예산과 기금운용을 감시해야 할 예결소위를 여당이 맡겠다는 건 국회의 견제와 균형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역대 최악의 세제개편안을 냈다. 재경위는 이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정부에 따지고 국민 앞에 개선안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며 “결산을 미루자는 것이 아닌, 예결소위를 정상적으로 구성하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정부의 재정운용을 제대로 심사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조 위원장은 2023년 과방위 야당 간사 시절, 여야 합의 없이 열린 전체회의에 대해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회의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불참했다”며 “조 위원장은 일방적인 회의 운영을 중단하고 소위원회 구성과 의사일정을 다시 협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서울시의회 “주택은 시민의 삶이고, 공간은 서울의 미래다”… ‘주택공간 혁신 세미나’ 개최

    서울시의회 “주택은 시민의 삶이고, 공간은 서울의 미래다”… ‘주택공간 혁신 세미나’ 개최

    제12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주택공간위원회(위원장 박승진)가 전문성 함양과 집행기관과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지난 13기와 18일 양일간 ‘주택공간 혁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시의회 별관 제2대회의실에서 진행됐으며, 위원회의 정책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세미나는 ▲소관 기관의 특성과 주요 사업에 대한 전문위원실 실무 브리핑(1일 차)과 ▲소관 기관의 주요 업무보고 및 질의응답(2일 차)으로 진행됐다. 위원들은 주택·부동산 관련 다양한 사업에 대한 이해와 행정사무감사의 실전 포인트부터 부서별 현안의 쟁점과 리스크까지 꼼꼼히 점검하며 “기본 지식과 현장을 모르고는 행정을 견제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주택, 공간, 디지털 등 전문 기술 분야의 특성을 살려, 2일 차에는 소관 부서인 주택실, 미래공간기획관, 디지털도시국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사업의 유형과 절차, 전문 용어의 개념, 주요 시정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세부적으로 ▲주택실로부터는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모아주택, 청년안심주택, 공공주택 및 주거복지 등 부동산·주택 관련 보고를 받고 현안 사항들을 점검했으며 ▲미래공간기획관과는 도시건축디자인혁신,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용산국제업무지구, 서울대관람차 등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 ▲디지털도시국에게는 서울시 인공지능 행정혁신, 서울스마트라이프위크(SLW), 스마트 안전도시 등에 대한 사업 현황, 제도 절차 등에 대해 설명 듣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승진 위원장(중랑3, 더불어민주당)은 주택실의 보고를 받으면서 “집값과 전월세, 공급 속도 하나하나가 시민의 일상이고 청년의 꿈”이라며 “시민의 주거 안정과 서민 주거 사다리 복원, 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는 여야·예산을 가리지 않고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서울시가 원칙 없이 흔들릴 때는 가장 먼저 제동을 걸고, 정책이 시민 곁에 닿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것이 의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한강변·역세권 등 주요 부지의 공공성 있는 개발과 서울의 미래 상징이 될 랜드마크 조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스마트도시 조성 등에도 집행부와 협력할 뜻을 내비치며 “서울을 세계적 도시로 도약시키는 일에 의회도 한 팀이 되겠다”며 “다만,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공공이 지켜야 할 가치의 우선순위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를 발판 삼아 제12대 전반기 주택공간위원회는 부동산 및 주택 정책 현장에서 철저한 감시와 견제, 전폭적인 지원을 양대 축으로 삼아 ‘시민 체감형 주거 안정’과 ‘서울의 미래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 세미나를 마치며 박 위원장은 “주택·도시계획·디지털 분야의 견제·협치 의정 실현에 있어 이번 세미나가 주택공간위원회와 집행기관 간 긴밀한 소통의 첫단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미중 패권경쟁 전면화… ‘4강 외교 틀’ 벗어나 다변화해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미중 패권경쟁 전면화… ‘4강 외교 틀’ 벗어나 다변화해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자제해야호르무즈 소해함 등 참여 현실적쿠팡문제·안보, 분리 대응 바람직대미투자, 규제 완화 등 담보 돼야전작권 전환 확정은 시대적 요청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시작된 미국과 이란 전쟁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이 한반도 안보 지형을 흔들고 있다. 미중 갈등 속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발 관세 전쟁에 대처함과 동시에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 원자력협정 개정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내 외교관 중 유일하게 러시아 대사와 우크라이나 대사를 역임하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대표를 지낸 박노벽(70) 세종연구소 이사장을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연구소에서 만나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지난 6월 이사장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 곳곳에서의 전쟁에 미중 갈등까지 국제 정세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은. “미국 주도 탈냉전 질서가 붕괴하면서 유럽과 중동에서 지정학적 이해가 충돌해 전쟁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장기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에도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쟁의 성격이 변화해 저비용 드론이 고가의 요격체계를 소모시키는 비대칭 구조가 굳어져 억제력의 실체가 무기 보유량이 아니라 이를 지속 생산·보충하는 방위산업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다. 향후 글로벌 안보 정세는 미중 관계 변화에 달려 있다. 미중이 진영화를 통해 신냉전형 양극체제로 고착될 수도, 미국의 고립주의 회귀로 강대국들이 각자도생하는 경쟁적 다극질서가 도래할 수도 있다. 어느 시나리오든 유럽·중동에 이어 대만해협과 한반도가 다음 분쟁의 무대가 되지 않도록 억지와 위기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급선무다. 미중 등 관련국과의 기민한 외교적 대비와 함께 자강 역량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러·우 전쟁을 계기로 북러가 밀착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이 ‘북한군 5만명 러 파병’을 언급하면서 우리 측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북한군 포로 2명의 처리는. “북러 밀착은 우크라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의 산물이나 동맹조약 체결로 구조화돼 전쟁 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대외관계 변화의 진폭이 컸던 러시아 지원에만 매달렸다가 겪게 될 잠재적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 가능성을 감안해 외교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 지원은 우리 국내법 기준과 절차, 한반도 안정에 대한 영향, 대러 관계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살상무기 지원은 자제하도록 신중히 판단하되 정보 공유나 재건 참여, 인도적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북한군 포로 2명은 2025년 1월 생포된 뒤 한국행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자유의사 존중과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 따라 한국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나 우크라는 포로 교환 등을 이유로 조기 송환에 신중하다. 인도주의 사안인 만큼 무기 지원 문제와 연계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중러 연대도 심화하면서 남북 관계는 멀어지고 있다. 통일부와 외교부 간 대북 정책 엇박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것은. “북중러 연대는 미국 주도 질서에 도전해 다극체제를 지향한다는 이해를 공유하지만 단일 블록은 아니다. 사안별로 각자 이익에 따라 양자 또는 단독으로 움직인다. 특히 중국은 한국, 유럽 등과 교역해야 하는 처지여서 진영 대결 구도에 반대한다. 대북 정책 등 안보 이슈에 관해 국가안보실 조율을 거친 단일한 목소리가 기본이나 부처 간 이견 자체는 부처별 우선순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후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재시도할 수 있다. 북한은 중러와의 협력선이 건재한 만큼 ‘단기적이고 상징적인’ 이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9월 유엔총회와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적대관계를 해소할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실질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미국이 호르무즈 기여를 요청하고 있다. 미사일 재고 급감으로 주한미군 안보 공백 우려도 나온다. “우리 원유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므로 이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우리 선박 나무호가 피격되고 20여척이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바 있다. 정부는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 고려해 기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 프랑스 주도 다국적 임무단이 기뢰 제거를 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전투함보다 소해함·기뢰탐색함 참여가 현실적 선택지로 거론된다. 다만 청해부대의 파병 목적을 변경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패트리엇 이전 문제는 더 구조적이다. 미국은 이란전에서 요격탄을 대량 소모했고 주한미군 자산 일부도 중동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대북 억지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방공 재고 부족이 2년 이상 이어진다면 확장억제 신뢰도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다. 따라서 천궁-Ⅱ와 L-SAM 등 자체 요격체계 비축량과 생산능력을 늘리는 한편 유사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우선 배치와 동맹 간 역할 분담 점검 체계를 문서로 명확히 해 둬야 한다.” -미국이 원자력협정을 통해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 권한을 허용했다. 한미 농축·재처리 협상은 더딘데. “미국이 사우디와 원자력협정을 체결한 동기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향후 2년간 사우디 내 우라늄 농축 타당성을 공동 연구하고 농축이 추진될 경우 사우디에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미 기업이 시설을 통제·운영한다. 또 미국의 전략적 이익, 즉 사우디의 이스라엘 승인 여부, 중러의 중동 진출 억제 등이 얼마나 충족되느냐에 따라 사안별로 판단한다. 우리는 원전 26기를 운영하고 수출까지 하는 나라여서 사우디와 논리 구조가 다르다. 한미 정상 간 ‘민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합의했지만 미국의 전략적 이익 충족 방안을 파악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핵잠 도입도 속도를 내야 하는데. 쿠팡 문제가 안보 협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쿠팡 사안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이 미 의회와 백악관에서 ‘미국 기업 차별’로 규정돼 통상 현안으로 번진 경우다. 사실관계와 법 집행의 보편성을 미 정부·의회에 설명하는 현지 외교를 꾸준히 펴야 하며 안보 협의와는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 핵잠은 국방부가 특별법을 입법 예고해 20% 미만 저농축우라늄을 쓰는 8000t급 3척을 2030년대 후반 전력화한다는 계획과 함께 핵무기 개발·보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처음 법에 명시했다. 국제사회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조치다. 대미 협력의 관건은 저농축 연료의 안정적 확보로, 미 측은 군사용 핵물질 이전 시 원자력법상 별도 근거와 부처 승인을 요구한다. 미국·영국·호주 군사동맹 ‘오커스’의 핵잠 사례에서 보듯 이는 기술 협의가 아니라 최고위급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돼야 하며 그만큼 절차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관세 전쟁을 이어 가고 있다. 이에 대응한 대미 투자 방향은. “관세를 둘러싼 미국 내 사정은 복잡하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단했지만 행정부는 같은 날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글로벌관세로 대체했다. 물가와 생활비가 중간선거 최대 쟁점이 된 상황에서 압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대미 투자는 총 3500억 달러 중 조선이 1500억 달러, 전략투자가 2000억 달러다. 조선은 우리 기업의 선제적 진출과 한미 조선협력센터 출범으로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1호 프로젝트로는 텍사스 엔시날의 198억 달러 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이 유력한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겨냥해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사업 성사를 위해 상호 협력해야 하고 우리 투자에 상응해 관세 인하와 규제 완화, 발주 보장이 문서로 담보돼야 한다. 또 미 측이 제시한 투자 사업 후보 중 하나로 재활용, 즉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활용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가 10년간 공동 연료주기 연구로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해 온 분야로 양측이 사용후핵연료의 부피와 독성을 줄이는 산업적 적용 가능성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올가을 한미안보협의회(SC M)에서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확정한다는 데 대한 신중론도 있다. “한미 간 전작권 전환은 상당 기간 준비와 논의를 거쳐 왔으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라는 도전 앞에서 지체되기도 했다. 최근 우리 군의 역량 확대와 미국의 동맹 지원 축소 추세에 부응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한미 협의를 통해 확정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전작권 전환의 핵심은 우리 군의 주도적 역할과 미군의 지원 역할로의 전환이다. 이러한 시대적 부응을 조기에 달성하는 목표와 이를 위한 내실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한미동맹 관계를 더 견실하게 하는 효과를 거두게 되길 기대한다.” -미중 경쟁 속 공급망 확보 등 4강 외교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한 제언은. “지정학적 조건상 미중일러 4강에 정책 자원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중 경쟁이 관세와 기술패권, 공급망 무기화로 전면화하면서 4강 틀 안에서만 움직이면 선택지가 줄어드는 역설이 있다. 다변화는 4강 대체가 아니라 대안을 가짐으로써 4강을 상대할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첫째, 핵심광물과 에너지 공급망의 지역 다변화다. 정부가 15개국 이상과 협력을 진행 중이나 양해각서 수준이어서 자원안보기금이나 비축 제도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글로벌 사우스와의 중견국 연대다. 인도와 아세안, 아중동, 중남미와 정상외교를 축적해 외교 안전망을 넓혀야 한다. 셋째, 다자 미들파워 플랫폼 활용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은 물론 AI 거버넌스처럼 새로운 영역에서 ‘규범 형성자’ 역할을 맡는다면 강대국 줄서기 압박에서 벗어날 완충지대를 확보할 수 있다.” -역사와 전통의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신임 이사장으로서 계획과 포부는. “1983년 설립된 세종연구소는 1989년 여야 합의를 통해 균형과 자율성을 갖춘 민간 공익연구소로 자리잡은 독특한 전통이 있다. 국제질서 전환기에 복합 도전에 대한 주도면밀한 대응과 실용외교 추진이라는 정책 수요에 부응한 정책 분석과 대안적 사고를 적시에 제공하고자 한다. 해외 싱크탱크와의 교류를 촉진하고 민관 1·5트랙 연구도 추진한다. AI, 원자력 등 우리 기업의 연구 수요에도 부응하려고 한다.” ■박노벽 이사장은 외무고시 13회로 38년간 미국,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 외교관 출신. 외교부 유럽국장, 에너지자원대사를 역임했고 2011~15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대표로 활약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대사를 지낸 유일한 외교관이다. 서울대 외교학과, 런던정경대(LSE) 대학원을 졸업했고 러시아 외교아카데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한러 경제관계 30년사’, ‘국제정치적 시각’이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호르무즈 해저 광케이블까지 끊는다?…이란 정권 내부서 나오는 ‘극단적 시나리오’ [밀리터리노트]

    호르무즈 해저 광케이블까지 끊는다?…이란 정권 내부서 나오는 ‘극단적 시나리오’ [밀리터리노트]

    미국과의 군사적 대치가 가열되는 가운데 이란 내부에서 중동을 넘어 유럽과 전 세계의 안보·경제망을 직접 타격하는 ‘극단적 확전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란군 및 정권 핵심부에서 불가리아·키프로스 등 남유럽 미군기지에 대한 직접 보복은 물론, 글로벌 통신망의 핏줄인 호르무즈 해협 해저 광케이블 절단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지역 내 무력시위를 넘어 글로벌 통신 및 물류 교란을 노린 치밀한 위협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유럽 미군기지 표적화… 사거리 2000km 제한 풀었나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의 전면전 발생 시 불가리아 베즈메르 공군기지와 키프로스 내 영국·미군 공군기지 등 남동유럽 일대 미군 자산을 직접 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불가리아는 최근 미군 항공기의 공중급유기지 활용을 승인한 바 있으며, 이란은 이를 직접적인 안보 위협으로 간주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란은 미사일 사거리를 공식적으로 2000㎞로 제한해 왔다. 그러나 최근 4000㎞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를 겨냥한 탄도미사일 발사 시도나, 남유럽 타격 검토 소식은 이란이 선을 넘어 ‘원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은 그간 독려했던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 대리세력을 통한 비대칭전 외에도 이란 본토에서 미국의 동맹국을 직접 타격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촌 정보 혈관’ 호르무즈 해저 케이블 차단 카드 가장 충격적인 카드는 호르무즈 해협의 해저 광섬유 케이블 공격 계획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통신 케이블이 통과하는 길목이다. 만약 이란이 이 케이블을 차단할 경우 전 세계 금융 거래, 데이터 송수신, 군사 통신망에 치명적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원유 수송로 봉쇄라는 경제적 인질극을 넘어, 디지털 기반 시설을 볼모로 잡는 ‘하이브리드전’(전통적 무력과 비대칭 도발의 결합) 전술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타격 능력엔 의문”… 강경파 전면 배치 속 ‘블러핑’ 논란도 일각에서는 이란 정권 내부의 강경파 득세가 이런 극단적 시나리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본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군사 요직에 강경파 인사를 전면 배치하고 미·이란 간 협상이 교착되면서, 정권 내부에서는 미군과의 충돌을 ‘기정사실’의 문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란의 장거리 타격 능력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런던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등 주요 안보 분석 기관들은 “이란이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남유럽 일부를 위협할 수는 있으나, 탄두 중량을 줄여야 해 실제 유의미한 피해를 주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미사일의 사거리가 길어질수록 정밀도가 떨어지며 서방의 방공망에 요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질적인 군사적 효과보다는 서방의 공포심을 자극하려는 ‘성동격서’식 블러핑일 가능성도 상존한다. 그러나 미군 역시 이란의 기반 시설을 공격할 경우 확전 수위를 가파르게 끌어올릴 것을 경고하고 있어, 작은 우발적 충돌이 남유럽과 중동 전역을 휩쓰는 대형 악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 美·이란 ‘60일 MOU 협상’ 종료…출구없는 이란전쟁 [핫이슈]

    美·이란 ‘60일 MOU 협상’ 종료…출구없는 이란전쟁 [핫이슈]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토대로 설정했던 60일간의 협상 시한이 17일(현지 시간) 사실상 성과 없이 종료된다. 체결 직후부터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는데, 결국 양손 모두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채 협상이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에 따라 60일간의 협상 기간에 돌입한 것은 지난 6월 18일이다. 당시 미국 측 협상 대표였던 JD 밴스 미 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의 시작을 선언했다. 그로부터 60일째가 되는 날이 16일이며, 17일로 넘어가면 ‘60일 협상’ 시한이 종료된다. 당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대신 미국은 대이란 해상봉쇄를 풀면서 적대행위를 그만두는 데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지난 6월 스위스에서 한 차례 만나 협상을 하기도 했으나 MOU를 통해 종전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란 외무차관 “호르무즈, 앞으로도 이란 영토”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지난 15일 엑스(X)에 글을 올려 “호르무즈 해협은 과거에도 이란의 것이었고, 현재도 이란의 것이며 앞으로도 이란의 영토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윗이나 항공모함, 명령이나 선거 연설로 장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말도 남겼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곳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가리바바디는 “이 해협은 오직 이란의 명령에 따라 열리고 닫힐 것”이라며 “미국이 패배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망상에 빠져 있는 한 이란은 계속 봉쇄할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공습을 계속하면서도 대화를 위한 여지를 열어뒀다. 또 중재국을 중심으로 한 간접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합의점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격도 검토했으나 이란의 항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미군의 무기 재고 소진에 대한 우려도 커 해당 시도를 접은 상태다. 그러면서 ‘경제 압박’을 새로운 이란 압박 카드로 꺼냈다. 美 “‘경제적 분노’로 전환 …경제 고립시킬 것”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미국 방송 뉴스맥스에 출연해 “다음 주에 나올 추가 발표를 지켜보라”며 “우리는 한 국가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킨 역사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조치들을 적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장대한 분노’(군사 작전)에서 ‘경제적 분노’(경제 제재)로 전환했다. 그리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그 강도를 다시 한 단계 더 높인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말을 아낀 베선트 장관은 “이란 항구로 어떤 것도 들어가거나 나오지 못하게 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봉쇄와 결합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에 이란이 무릎을 꿇을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60일 협상 데드라인은 사실상 끝났고,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 경제적 지구전으로 변모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중간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버티기’에 돌입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진정세를 보이던 유가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여 트럼프 행정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 전역 평균 휘발윳값은 갤런당 4.06달러다. 갤런당 4달러 밑으로 내려갔다가 지난주부터 4달러를 넘어서며 조금씩 다시 오르는 분위기다. 협상단에 가까운 한 소식통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경제적 압박이 작동하기에는 이란이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한계선이 너무 높다는 것을 트럼프 행정부가 깨닫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 전에 사태를 안정시키려면 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해 남쪽마저 위험…한국 유조선, 수에즈 운하 통과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우회로로 이용한 홍해 남쪽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위험이 고조됨에 따라 한국 유조선은 홍해 북쪽 수에즈 운하를 통해 국내로 원유를 운송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17일 한국 유조선 1척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싣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국내로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우회로인 홍해를 경유해 국내로 원유를 운송하는 16번째 사례다. 다만 기존 15척의 유조선은 얀부항에서 원유를 싣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했지만, 이번에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홍해의 수에즈 운하를 경유해 국내로 원유를 운송하는 첫 사례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간 군사적 충돌로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한국 유조선이 얀부항에서 원유를 싣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사례도 지난달 19일 이후로는 없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 집계 결과 16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척도 없었다. 직전 주말 통행량은 31척이었다.
  • 트럼프 망상, 선 넘었다…“호르무즈를 美 영토로 편입할 것” 선언 [핫이슈]

    트럼프 망상, 선 넘었다…“호르무즈를 美 영토로 편입할 것” 선언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조만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뉴욕주 가든시티 낫소카운티 경찰학교에서 연설하며 “이란은 지금 아주 심하게 패배하고 있다. 승리가 확보되면 호르무즈 해협을 조만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이미 해협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이미 그렇다(미국의 영토다)”라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 한 어떤 배도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편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을 하며 웃음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의 미국 영토 편입’ 발언이 농담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보였지만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외교부는 이날 엑스에 “전쟁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5분의 1을 처리했던 중요한 해상 통로는 SNS나 항공모함, 명령, 선거 연설 등으로 장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패배의 현실을 인정하고 망상에 빠지는 것을 멈추라”라고 촉구했다. 이어 “해협은 이란의 명령에 따라서만 열리고 닫힐 것”이라며 “미국이 패배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망상에 빠지는 것을 멈추지 않는 한 이란은 계속해서 봉쇄를 강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측 반응은 연설이나 SNS 등을 통해 일방적인 승리 선언이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휘발윳값 상승? 받아들여야”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아주 조금 더 내는 것일 뿐이다. (고유가는) ‘매우 사악한 나라’(이란)가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 드는 비용”이라며 “(기름값이 오르는 것에 대해) 나는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옳은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8달러로 1년 전보다 29% 올랐다. 로이터는 “전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1달러 상승했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주간 6.0%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통제하고 있다는 트럼프 주장 사실?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여전히 미국이 해협 통제권을 쥐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NBC뉴스는 이날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통행량은 극히 적다”면서 “미국과 이란 간의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2월 28일 시작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박 추적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는 평시 130~140척에 달하는 것에 비해 극히 적은 수준”이라며 “전날에는 선박 단 두 척만이 해협을 통과했고 원유를 실은 선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선박은 위치 추적 장치를 끈 채 국경을 넘는 위험을 감수했다”며 “이란은 미국의 항구 봉쇄에도 불구하고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계속해서 발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쟁 목표 바꾸는 트럼프국제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목표가 핵 물질 제거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변화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N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은 이 분쟁에 대해 다양한 이유를 제시했는데, 처음에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종식하고 강경 이슬람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을 우선시한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실제로 이날 폭스뉴스에 “현재 이란 전쟁과 관련한 최우선 목표는 미국 전역의 국민이 석유와 가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종전 협상의 최상단에 있음을 인정했다. 이어 “두 번째 목표는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4일 현지 언론에 “현재 이란과 미국 간에 진행되는 협상은 없다”면서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중재자로서 이란과 메시지를 교환하며 연락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이는 결코 미국과의 협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미국과의 회담 재개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서울광장] 외교관이 의전만 잘하면 되나

    [서울광장] 외교관이 의전만 잘하면 되나

    몇 년 전 외교부 간부로 깜짝 발탁됐던 A씨. 재외공관장으로 있던 그를 별다른 인연이 없는 당시 장관이 본부 고위직으로 불렀다는 얘기를 듣곤 배경이 궁금했다. 알고 보니 장관이 A씨가 주재한 나라를 방문해 외교장관회담 등을 했을 때 그가 공항 영접 등 뛰어난 의전 실력을 발휘했다는 것. 외교가에서 공공연하게 도는 ‘의전이 만사’라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A씨뿐 아니라 상당수 외교관의 발탁 인사에는 대통령과 총리, 장관 등의 해외 순방 시 이뤄지는 의전 성적표가 암암리에 작용해왔다. 반대로 의전을 제대로 하지 못해 승진에서 누락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만큼 격식과 예의를 중시하는 대한민국 외교에서 의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외교부 차관보급인 의전장 교체 인사에 이어 의전실이 7년 만에 조직을 확대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대통령과 총리의 해외 순방, 국빈급 방한 등 정상외교 의전을 총괄하는 자리인 의전장과 국장급인 의전기획관 아래 과장급인 의전협력담당관이 신설돼 과가 3개에서 4개로 늘어났고 외교공무원을 4명 증원했다는 것. 정부 부처 내 최소 규모 예산에다 정원 늘리기도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인 외교부에서 조직과 인력이 확충된 이례적 사례다. 이재명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탄핵으로 멈췄던 정상외교를 재개해 지난 1년간 해외 순방 등 10건이 넘는 정상외교를 펼쳤다.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국빈 방한 등 정상외교가 더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의전 기능을 강화했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의전실 강화와 전문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게다가 현재 한국 외교가에 진짜 ‘의전 전문가’는 없다. 수십 년 전에는 의전실에서 오래 근무해 의전장까지 오른 잔뼈 굵은 전문가가 있었지만 명맥이 끊겼다. 오죽하면 윤석열 정부에서 충암고 후배라는 이유 등으로 의전장이 됐던 인사가 이재명 정부로 바뀌었는데도 1년 넘게 자리를 유지했을까. 정상급 외교 의전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의전실은 외교관들이 힘들다고 기피하기도 한다. 그런데 의전실 확대가 반갑지만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의전 조직 늘리기가 자칫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어서다. “대통령 등 고위급 의전만 잘하면 된다는 건지, 본부도 재외공관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한 중견 외교관의 푸념 섞인 언급을 그냥 흘려들을 수 없었다. 외교활동의 본질인 협상력을 높이기보다 의전 역할에 치중하고 그에 따른 인사까지 이뤄진다면 웃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외교인력 상황을 들여다보면 더욱 안타깝다. 이재명 정부 들어 대사·총영사 등 공관장 174명 중 지금까지 87명이 새로 부임했다. 이 중 52%인 45명이 현직 외교관이 아닌 교수·변호사 등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한 특임공관장이다. 특히 45명 중 외교 관련 경험이 전무한 공관장이 23명(51%)이나 된다. 외교활동을 해본 적이 없고 현지어도 되지 않는 공관장이 수두룩한데 그들이 과연 현지에서 국익을 위해 얼마나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러니 대통령이나 총리 등이 방문하면 ‘의전이라도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싶다. 비단 공관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외무고시와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을 통해 입부한 외교공무원들도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중국에 다녀온 전문가의 전언에 따르면 주중한국대사관에 중국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외교관이 거의 없다고 한다. 특임공관장인 노재헌 대사는 통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다른 외교관들도 현지인들을 만나 중국어로 대화하기 어렵다면 외교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겠는가. 중국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 남미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가 들린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외교협상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고 그만큼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겠는가.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트럼프발 관세 전쟁과 공급망 경쟁, 쿠팡 갈등 사태까지 외교로 풀어야 할 고차방정식이 차고 넘친다. 공관장도, 신입 외교관도 의전보다 본질적인 외교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자. 국익이 흔들리는 것은 한순간일 수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지방의회법 만들 적기… 경기도 재정난 해법은 재정분권”

    “지방의회법 만들 적기… 경기도 재정난 해법은 재정분권”

    ‘숙원’ 지방의회법 제정에 총력인사권 독립 진전에도 과제 여전조직·예산 독립해야 집행부 견제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역량 활용의회 권한·전문성 높이는 데 공감기초의회 아우른 연대·교류 강화도 ‘7700억 감액 추경’ 대처 어떻게‘보통교부세 불교부’ 재검토해야반도체·교통망 투자해 민생 도움지사와 정당 같아도 타당성 검증4선 의원으로서 야당과 소통·타협여야 국외출장 예산 6억여원 반납“지방의회법 제정과 재정 분권으로 ‘도민 중심 의회’ 시대를 열겠습니다.” 제12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에 취임한 남종섭(60) 의장이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소수 야당과의 소통과 타협으로 해답을 찾고 ‘추미애 도정’의 잘하는 정책에는 힘을 싣고 부족한 부분은 바로잡겠다는 각오다. 또 재정 여건과 출장비 투명성 논란을 고려해 올해 공무국외출장 예산 6억 4200만원의 반납을 선언했다. 다음은 남 의장과의 일문일답.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도의회 의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경기도는 31개 시군마다 여건과 현안이 다르고, 167명의 의원은 각 지역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이 다양한 요구를 충분히 듣고 하나의 방향으로 모아내는 것이 의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2년 동안 현장을 더 가까이에서 살피겠다. 의장이 앞에 서기보다 의원 모두가 소신과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 의원들이 제 역할을 다하고 그 성과를 도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들겠다.” -최근 전국 16개 시·도의회를 대표하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됐는데. “경기도의회가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을 맡은 것은 8년 만이다. 경기도의회가 가진 역량과 인프라를 모두 활용해 지방의회법 제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지역마다 각 의회가 마주한 현안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방의회의 권한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지방의회법 제정을 협의회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 지금이 적기다. 법안 마련에 대한 공감대도 넓어지고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에 대한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또한 광역의회를 넘어 기초의회까지 전국 지방의회를 아우르는 연대 강화와 교육·정책 교류 확대에도 힘을 쏟겠다.” -4선 도의원으로서 쌓아온 경험과 정치적 자산을 의장직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와는 다른 ‘현장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다. 4선 도의원으로 13년 가량 의정과 행정의 현장을 지켜보며 정책 하나, 예산 하나가 도민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가까이에서 살펴왔다.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를 거치며 좋은 취지의 정책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정책이 막히는 지점은 어디인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는지도 몸소 익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집행기관과도 필요한 협의와 조정을 이끌어내겠다. 경험의 무게는 경력이 아니라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각오로 ‘제대로 일하는 의회’를 만들겠다.” -제12대 경기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인 여대야소 구도다. “다수당의 목소리만으로 의회를 운영할 수는 없다. 23명의 야당 의원 역시 도민의 선택을 받은 대표인 만큼 그 의견이 배제돼서는 안 된다. 제11대 의회의 78대 78 동수 정국을 겪으며 대화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번 원 구성 과정에서도 여야가 팽팽히 맞섰지만 각 당이 한 걸음씩 양보한 끝에 합의를 이뤄냈다. 의석 구도는 달라졌어도 의회를 움직이는 힘은 결국 소통과 타협이다. 주요 안건은 각 당과 충분히 협의하고 야당의 제안이라도 도민에게 필요한 내용이라면 적극 반영하겠다. 표결은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고 그전까지 대화하고 조정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민선 9기 추미애 도정과의 협력과 견제의 균형은 어떻게 찾을 것인가. “도의회 다수당과 도지사의 소속 정당이 같더라도 맡은 역할까지 같을 수는 없다. 집행기관이 정책을 추진한다면 의회는 그 방향과 절차, 예산의 타당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추미애 지사의 ‘공정·혁신·포용’이 도민의 삶에 구체적인 변화로 이어지도록 필요한 협력은 아끼지 않겠다. 반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거나 도민의 뜻과 어긋나는 사안은 분명히 짚고, 수정과 개선을 요구할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교통·복지·환경 등 주요 현안은 집행기관과 수시로 만나 해법을 찾겠다. 잘하는 정책에는 힘을 싣고 부족한 부분은 바로잡는 것이 책임 있는 의회의 역할이다.” -경기도의 재정난이 심각하다. “경기도가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을 예고한 만큼, 의회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하지만 재정이 어렵다고 모든 사업을 똑같이 줄여서는 안 된다. 성과가 불분명하거나 시급성이 낮은 사업은 조정하되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예산과 취약계층을 위한 민생사업은 지켜야 한다. 반도체·인공지능(AI)과 광역교통망처럼 경기도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투자도 중단되지 않도록 살피겠다. 근본적인 해법은 재정분권이다. 경기도를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로 분류하는 기준도 인구와 행정수요, 실제 세출 부담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도의회는 불필요한 지출은 과감히 줄이되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를 지키는 예산은 끝까지 지키겠다. 정부와 국회에도 재정분권을 꾸준히 요구하겠다.” -임기 중 가장 중점적으로 뒷받침할 정책 분야와 입법 과제는. “교통 문제를 먼저 챙기겠다. 출퇴근에 많은 시간을 쓰는 도민에게 교통은 단순한 이동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 절박한 민생 현안이다. 광역교통망 확충이 계획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지속 점검하겠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도민의 생활비 부담을 낮추는 일 또한 중요하다. 경제지표가 나아지더라도 청년과 제조업 일자리가 줄고 자영업자와 서민 가계가 버티기 어렵다면 도민은 회복을 체감할 수 없다. 입법도 양보다 질에 무게를 두겠다. 조례 숫자를 늘리는 데 급급하기보다 소상공인 금융지원과 청년·제조업 고용, 미래산업 인재 양성 등 기존 제도의 빈틈을 보완하고 실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다. 반도체·AI 산업의 성장이 지역기업과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 성장의 성과가 도민의 일상까지 닿게 하는 것이야말로 정책과 입법이 향해야 할 방향이다.” -지방의회법 제정의 필요성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지방의회법 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인사권 독립이라는 진전은 있었지만 조직과 예산 등 핵심 권한은 여전히 집행기관에 의존하고 있다. 견제 대상인 집행기관이 의회 조직과 재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로는 제대로 된 감시도, 책임 있는 의정활동도 어렵다. 지방의회가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7월에는 의장 직속 ‘지방의회법 제정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조직권과 예산권, 정책지원 체계 등 핵심 내용을 다듬고 입법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지방의회법 제정이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된 지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적기다. 의장협의회장으로서 TF의 논의를 전국 지방의회의 공동 요구안으로 구체화하고 기초의회와 지방 4대 협의체까지 연대를 넓히겠다. 정부와 국회를 직접 찾아 끈기 있게 설득해 전국 지방의회의 오랜 숙원을 반드시 법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방의회 해외연수에 대한 생각은. “경기도의회는 재정 여건과 출장비 투명성 논란을 고려해 여야가 올해 공무국외출장을 추진하지 않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 관련 예산 6억 4200만원도 추경에서 감액해 반납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공무국외출장의 준비 단계를 더 세밀하게 운영하겠다. 계획 수립 기간을 대폭 늘리고 출장 목적과 방문 국가, 기관, 일정과 비용을 충분히 검토하도록 하겠다. 특히 공무국외출장 목적과 부합한 맞춤형 사전 교육도 도입할 예정이다. 출장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귀국 후에는 보고서 제출로 끝내지 않겠다. 현장에서 확인한 내용이 실제 정책과 조례에 어떻게 반영됐는지까지 점검하겠다.”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치의 시작과 끝은 결국 사람이라고 믿는다. 특히 지방자치는 도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예산과 입법도 도민의 삶을 얼마나 나아지게 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삶이 버겁고 힘들 때 가장 먼저 기댈 수 있는 의회, 도민의 목소리에 제때 응답하는 의회를 만들겠다. 복잡한 정치적 셈법보다 ‘도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를 모든 판단의 중심에 두겠다. 도민들께서 보내준 기대를 무겁게 새기고 말보다 구체적인 변화로 보답하겠다. ‘경기도의회 덕분에 삶이 조금 나아졌다’는 도민의 한마디를 가장 큰 성과로 남기겠다.” ■남종섭 의장은 1966년생으로 용인시 제3선거구(기흥) 지역 기반의 4선 경기도의원이다. 제9대 도의회에 입성한 뒤 10대, 11대에 이어 12대(무투표)까지 내리 당선했다. 최근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에 선출됐다. 용인도시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낸 뒤 정치에 입문했다. 10대 전반기 민주당 총괄수석부대표를 거쳐 11대 전반기 민주당 대표의원을 맡았다. 노동 현장에서 출발해 교육정책과 원내 협상을 거쳐 의회 정상에 오르는 등 의회 운영에 필요한 경험을 두루 갖췄다.
  • 트럼프, 호르무즈서 ‘벌금’ 낼 신세…“이란, 美 선박 통항 금지법 승인” [핫이슈]

    트럼프, 호르무즈서 ‘벌금’ 낼 신세…“이란, 美 선박 통항 금지법 승인” [핫이슈]

    이란 의회가 미국·이스라엘 관련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금지하는 법안의 기본 골격을 승인하면서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의 안보 및 지속 가능한 발전 보장을 위한 전략적 행동’ 법안의 기본 골격을 승인했다. 앞서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지난 6일 “이란·오만이 마련 중인 초안이 미국·이스라엘 등 ‘적대국’ 선박의 통행을 금지하고 이들이 해협을 이용하려면 별도 보상금까지 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이란 의회 상임위가 미국·이스라엘 등 ‘적대’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는 예비 법안을 검토 중”이라며 “법안은 위반 선박에 화물 가액 최대 20%의 벌금을 물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불과 3일 만에 이란 의회를 통과한 해당 법안과 관련해 위원회 측은 “관련 기관들의 구두·서면 의견을 검토한 뒤 위원들이 법안의 전체 틀을 논의했다”며 “반대표 없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사데크 아몰리 라리자니 이란 국정조정위 의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린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자국 주권에 관한 사항이다. 해협 통항 재개 여부는 미국이 MOU 상의 조건을 준수하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이란군 대변인 또한 하루 전 수도 테헤란에서 진행된 공개 집회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구축한 새로운 선박 통제 체계는 되돌릴 수 없다”며 “미국이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의회 상임위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법안 승인과 정권·군부 인사들의 잇단 강경 발언을 감안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단순한 대미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전쟁 이후 강화한 통항 통제 체계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미국에 해협 재개방 위한 6개 요구 조건 건네앞서 이란은 지난 8일 국영 매체를 통해 미국에 대한 6개 요구 사항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요구 사항에는 ▲미국의 해상봉쇄 및 대이란 제재 해제 ▲이란 인근 지역에 배치된 미 해·공군 철수 ▲‘침략 전쟁’에 따른 피해 배상 ▲동결 자산의 조건 없는 해제 ▲역내 이란 동맹 세력에 대한 공격 중단 ▲이란에 대한 모든 위협 중단 등이 포함됐다. 이란의 요구 조건이 사실상 미국의 ‘패전 선언’을 요구하는 주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뾰족한 출구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6개 요구 사항’을 접한 뒤 “조용하게 대처하고 있다”(We are low keying it)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대규모 군사작전 재개를 검토했으나, 최근 인터뷰에서는 추가적인 군사 위협을 내놓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에 굴욕적인 ‘6개 요구’를 밝혔는데도 이에 대해 분노나 좌절을 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현재 전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이란에 대한 전면전이 필수적이지만 미군 수천 명이 희생될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더불어 미국의 무기 고갈 역시 전면전을 선택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악시오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의 경제적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는 막대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돈이 없는 이란 상황을 알고 있다”며 “(이란의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파 앉힌 이란, 호르무즈 절대 놓지 않겠다는 의지?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수장까지 교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이란이 모흐센 레자이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을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레자이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 1981년부터 1997년까지 16년 동안 총사령관으로 재임하며 이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혁명수비대의 설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초강경파 인사다. NYT는 “레자이 임명은 미국과의 협상을 주도해 온 갈리바프 국회의장에 대한 견제책의 일환으로 이란 체제 내 강경파가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란 내부에서 혁명수비대가 주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임과 동시에 온건 협상파로 분류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내부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임 총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정치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중대 국면에 접어든 시점에 이란이 SNSC 수장을 교체했다”면서 “레자이와 졸가드르 모두 IRGC 출신 강경파여서 이번 인사가 이란의 협상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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