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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양식·양배추의 추억… 폭염 이겨야 정상 오른다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보양식·양배추의 추억… 폭염 이겨야 정상 오른다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최근 5시즌 여름 승률 1위 팀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헹가래’더위에 강한 kt·삼성 2강 질주장어·산삼 먹고 ‘스태미나’ 보충 박명환, 양배추 뒤집어써 논란2024년 폭염 취소 규정 첫 적용 무자비한 폭염의 계절이다. 대구는 3일 최고 기온이 40.9도를 기록했다. 전날 경남 양산시는 42.5도까지 치솟았다. 불볕더위에 프로야구도 취소되는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체력 저하 속도가 빠르고 집중력도 뚝 떨어지는 이맘때는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큰 위기다. 뒤집어 말하면, 이 기간 성적에 따라 가을 야구의 성패가 갈린다. 마라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을 버텨낸 다음에 ‘러너스 하이’가 오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여름에 강한 팀이 가을에 웃는다. 선두를 달리는 kt 위즈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7월 승률 1위였다. 53승 30패로 승률 0.639다. 8월에도 69승 2무 44패 승률 0.611로 LG 트윈스(0.631)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kt는 7월 한 달 동안 14승 1무 4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0.778이다. kt를 뒤쫓는 삼성 라이온즈 역시 전통적인 여름 강자다. 7월에 14승 7패 승률 0.667로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4위까지 뛰어오른 추격자 두산 베어스의 7월 승률도 0.632(12승 2무 7패)나 된다. 8월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데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낀 7월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힘겨운 7월을 지낸 LG와 KIA 타이거즈는 8월에 대반격에 나서야 풍성한 가을을 맞을 수 있다. 직전 5시즌을 살펴봐도 7~8월 두 달 승률 1위팀이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내달렸다. 지금은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돔을 제외한 모든 구장에 천연잔디가 깔려 있지만 인조잔디 구장에서 더위와 씨름했던 시절도 있었다. 특히나 대구 시민야구장은 살인적인 무더위로 악명 높았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시진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장은 “그 날씨에도 낮 경기에 선발 등판해 100개 넘게 공을 던지기도 했다”며 혀를 찼다. 이동식 에어컨도 없고 더그아웃에 설치된 선풍기에선 더운 바람이 나왔으니 선수들은 저마다 더위와 싸워 이기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갖고 있었다. 장어, 홍삼, 산삼, 전복, 삼계탕 등 온갖 보양식으로 스태미나를 충전했다. 연봉의 절반을 스태미나 보충에 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하던 기간 여름철 더그아웃에 한방 음료를 비치해 선수들의 빠른 회복을 돕기도 했다. 더위 하면 빼놓지 않고 회자되는 박명환(전 두산)의 양배추 사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2005년 6월 19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 박명환이 있는 힘껏 공을 던지다 모자가 벗겨졌는데 그 안에 덧대놓은 양배추 잎이 함께 떨어졌다. 박명환은 갑상샘 질환을 앓고 있어 유난히 더위를 탔는데 아내가 한의사의 조언을 받고 양배추 잎을 모자 속에 넣으라고 권했던 것이었다.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부정 투구 논란이 거세게 일어나 KBO 규칙위원회가 소집되는 등 파장이 컸다. 해외에서도 토픽으로 다뤘을 정도로 화제였다. 박명환은 NC 다이노스 코치 시절 마산 해안에 ‘블루 캐비지’라는 이름의 펍을 운영하기도 했다. 혹서기엔 훈련 시간과 방법도 조정한다. 땡볕 아래 경기 전 훈련은 오히려 선수들의 진을 빼놓기 때문에 야외 타격 훈련 시간을 대폭 줄이거나 실내 훈련으로 대체해 체력을 온전히 경기에만 쏟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2019년엔 선수들과 관중의 안전 등을 고려해 폭염취소 규정이 도입됐다.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폭염경보가 발령될 경우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규정이 마련된 것은 2019년이지만 첫 적용은 2024년 8월 2일 울산 LG-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8월 21일에는 포항구장에서 두산-삼성전이 벌어졌는데 인조 잔디가 뿜어내는 열기를 견딜 수 없었던 두 팀 감독이 폭발하자 이튿날 경기에 폭염취소가 적용됐다. 그날 이후 삼성의 보조경기장인 포항에서는 여름철엔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미국이나 일본에는 별도로 불볕더위에 따른 경기 취소 규정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더블헤더를 치르는 일도 비일비재한데 1988년 8월 27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가 열린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스타디움은 섭씨 42.7도를 찍은 적도 있다. 폭염취소로 당장의 더위를 피해 갈 수는 있지만 너무 남발하면 더 피곤해진다. 9월 이후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로 편성될 경우 체력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정면돌파가 유일한 해답인 셈이다.
  • 폭염 이겨야 가을 승자된다…보양식에 양배추 머리까지 체력 충전 비결은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폭염 이겨야 가을 승자된다…보양식에 양배추 머리까지 체력 충전 비결은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무자비한 폭염의 계절이다. 지난 2일 경남 양산시는 최고 기온이 42.5도까지 치솟았다. 근대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 기록을 사흘 연속 경신했다. 대낮에는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야간에 진행되는 프로야구도 폭염 취소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는 체력 저하 속도가 빠르고 집중력도 뚝 떨어진다.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큰 고비도 이때 찾아온다. 이 구간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가을야구의 성적이 갈린다. 마치 마라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을 버텨낸 다음에 이른바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는 것처럼. 여름에 페이스가 떨어지면 가을야구로부터 멀어지게 마련이다. 결국 여름에 강한 팀이 정상에 도전하게 돼 있다. 지금 kt 위즈가 선두를 달리는 건 이유가 있다. kt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7월 승률 1위였다. 53승 30패로 승률 0.639다. 8월에도 69승 2무 44패 승률 0.611로 LG 트윈스(0.631)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여름에 강한 팀 컬러다.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kt는 7월 한 달 동안 14승 1무 4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0.778이다. kt와 선두를 다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역시 전통적인 여름 강자다. 7월에 14승 7패 승률 0.667로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4위까지 뛰어오른 추격자 두산 베어스의 7월 승률도 0.632(12승 2무 7패)나 된다. 나머지 팀들의 승률은 모두 5할 이하로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다고 봐도 좋다. 7월을 잘 넘긴 kt, 삼성, 두산도 안심할 수 없다. 8월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데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낀 7월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힘겨운 7월을 지낸 LG와 KIA 타이거즈는 8월에 대반격에 나서야 풍성한 가을을 맞을 수 있다. 직전 5시즌을 살펴봐도 7~8월 두 달 승률 1위팀이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내달렸다. 2022년 SSG 랜더스는 7~8월 29승 12패 승률 0.707의 성적을 밑천 삼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2024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KIA도 29승 16패 승률 0.644의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지난해 우승팀인 LG는 32승 1무 13패 승률 0.711로 7~8월의 터널을 통과했다. 2021년 kt와 2023년 LG는 7~8월 승률 3위로 여름을 잘 버텨낸 덕분에 동력을 회복해 한국시리즈를 석권했다. 지금은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돔을 제외한 모든 구장에 천연잔디가 깔려 있지만 인조잔디 구장에서 더위와 씨름했던 시절도 있었다. 특히나 대구 시민야구장은 살인적인 무더위로 악명 높았다. 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시진 KBO 경기운영위원장은 “그 날씨에도 낮 경기에 선발 등판해 100개 넘게 공을 던지기도 했다”며 혀를 찼다. 이동식 에어컨도 없고 더그아웃에 설치된 선풍기에선 더운 바람이 나왔으니 선수들은 저마다 더위와 싸워 이기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갖고 있었다. 장어, 홍삼, 산삼, 전복, 삼계탕 등 온갖 보양식으로 스태미나를 충전했다. 연봉의 절반을 스태미나 보충에 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하던 기간 여름철 더그아웃에 한방 음료를 비치해 선수들의 빠른 회복을 돕기도 했다. 더위 하면 빼놓지 않고 회자되는 박명환(전 두산)의 양배추 사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2005년 6월 19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 박명환이 있는 힘껏 공을 던지다 모자가 벗겨졌는데 그 안에 덧대놓은 양배추 잎이 함께 떨어졌다. 박명환은 갑상샘 질환을 앓고 있어 유난히 더위를 탔는데 아내가 한의사의 조언을 받고 양배추 잎을 모자 속에 넣으라고 권했던 것이었다.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부정 투구 논란이 거세게 일어나 KBO 규칙위원회가 소집되는 등 파장이 컸다. 해외에서도 토픽으로 다뤘을 정도로 화제였다. 박명환은 NC 다이노스 코치 시절 마산 해안에 ‘블루 캐비지’라는 이름의 펍을 운영하기도 했다. 혹서기엔 훈련 시간과 방법도 조정한다. 땡볕 아래 경기 전 훈련은 오히려 선수들의 진을 빼놓기 때문에 야외 타격 훈련 시간을 대폭 줄이거나 실내 훈련으로 대체해 체력을 온전히 경기에만 쏟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2019년엔 선수들과 관중의 안전 등을 고려해 폭염취소 규정이 도입됐다.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폭염경보가 발령될 경우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규정이 마련된 것은 2019년이지만 첫 적용은 2024년 8월 2일 울산 LG-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8월 21일에는 포항구장에서 두산-삼성전이 벌어졌는데 인조 잔디가 뿜어내는 열기를 견딜 수 없었던 두 팀 감독이 폭발하자 이튿날 경기에 폭염취소가 적용됐다. 그날 이후 삼성의 보조경기장인 포항에서는 여름철엔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미국이나 일본에는 별도로 불볕더위에 따른 경기 취소 규정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더블헤더를 치르는 일도 비일비재한데 1988년 8월 27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가 열린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스타디움은 섭씨 42.7도를 찍은 적도 있다. 폭염취소로 당장의 더위를 피해 갈 수는 있지만 너무 남발하면 더 피곤해진다. 9월 이후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로 편성될 경우 체력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정면돌파가 유일한 해답인 셈이다.
  • 천당이냐, 지옥이냐… 사생결단 ‘8월의 레이스’

    천당이냐, 지옥이냐… 사생결단 ‘8월의 레이스’

    1위 삼성, 2·3위 팀과 맞대결 없고2위 kt도 주로 하위권 팀과 격돌LG·두산, 주말에 ‘잠실 라이벌전’둘 다 상하위팀과 징검다리 승부KIA, NC·kt·LG·삼성전 등 험난LG·kt·삼성, 8월 승률 1~3위 강자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은 이제부터 절정으로 치닫는다. 8월 한 달의 성적이 시즌 최종 순위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8월 15일 이후로는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더라도 포스트시즌에 투입할 수 없다. 8월 내에 승부수를 던지고 그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8월 일정을 들여다보면 팀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순위가 높은 팀들이 대진운이 좋고 갈 길 바쁜 팀들일수록 험난한 가시밭길을 지나야 한다. 28일 기준 팀별 대진 일정을 살펴보면 1위 삼성 라이온즈의 발걸음이 경쾌하다. 8월 28일 kt 위즈(2위)를 만나기 전까지는 2, 3위 팀과 부담스러운 맞대결이 없다. 8월 7~9일 두산 베어스(5위)와 홈 3연전을 펼친 뒤 광주로 이동해 KIA 타이거즈(4위)를 상대하는 일정이 최대 난관이다. 삼성은 올 시즌 두산에 6승1무5패로 호각세를 보였고 KIA에는 3승5패로 열세에 놓였다. kt 역시 8월 18일 LG 트윈스(3위)전까지는 주로 하위권 팀들과 만난다. 8월 4~6일 벌어지는 KIA와의 광주 3연전만 잘 넘기면 된다. 8월 말에야 두산, 삼성과 맞붙는 일정이라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을 전망이다.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두 팀은 이번 주말 잠실 라이벌전으로 8월을 연다. LG는 그다음 주말 KIA를 만나고 8월 18일부터는 kt와 3연전을 치르는 등 징검다리를 건너뛰며 부담스러운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두산도 동병상련이다. NC 다이노스(7위)-삼성-한화 이글스(6위)-KIA-NC-롯데 자이언츠(8위)-kt 순으로 중하위 팀과 상위권 팀을 번갈아 만난다. KIA 앞에는 지옥으로 가는 문이 열린다. 당장 오는 30일까지 선두 삼성과의 힘겨운 원정 3연전이 펼쳐진다. 이후 창원으로 이동해 NC를 만나고 광주로 돌아와 kt를 상대해야 한다. 이후 잠실로 올라가 LG전을 치른 뒤 광주에서 또다시 삼성과 격돌한다. 그다음도 선발진이 탄탄한 두산전이다. 숨 돌릴 틈조차 없다. 현재의 순위와 일정만 놓고 보면 8월 한 달 동안 1, 2위와 3위, 4위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다가 삼성과 kt는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성적을 종합해 봐도 kt가 승률 0.611, 삼성이 0.565로 각각 2, 3위에 올라 있다. 진정한 8월의 강자는 따로 있다. 같은 기간 승률 0.631을 기록한 1위 LG다. LG는 지난해엔 무려 18승1무6패 승률 0.750으로 ‘광란의 8월’을 보냈다. 9월 반타작을 하고도 한화의 추격을 뿌리치고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8월의 징검다리를 잘 건너기만 한다면 다시 정상으로 향하는 꽃길이 될 수도 있다. 경쟁팀과의 맞대결에서 거두는 1승은 2승 이상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 강대국 권력 옹호하는 한국 극우… 조롱과 혐오를 분출하다

    강대국 권력 옹호하는 한국 극우… 조롱과 혐오를 분출하다

    북한 빼놓고 말할 수 없는 특수성반중 정서는 누적된 경험과 학습특정한 해석과 역사 재구성 결과 사실의 왜곡과 부정을 앞세운 극우 정치가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제되지 않은 혐오와 조롱의 ‘폭력적 언어’가 무차별적으로 분출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역사 계간지 ‘역사비평 155호’(2026 여름)는 ‘혐오의 역사와 극우 정치’를 주제로 한국 사회를 살폈다. 조은성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증오와 혐오-한국 극우의 북한 활용법과 정동의 재편’에서 한국 극우 정치가 북한을 필요한 적으로 활용해 온 방식을 정동(외부 자극에 대한 정서적 반응 이전에 일어나는 신체적 반응을 탐구하는 문화이론)의 측면에서 진단했다. 냉전과 전쟁의 시기에 북한은 실존적 위협으로 증오의 대상으로 규정됐다. 이는 권위주의 정권의 총동원 체제와 국가폭력을 정당화하는 기제였다. 그러나 지구적 탈냉전과 신자유주의로의 전환 이후 북한은 즉각적 공포의 대상이기보다는 ‘혐오’라는 정동이 주요한 매개로 작동했다. 그러면서 조롱과 비하, 경멸의 대상으로 재현되는 경향이 짙어졌다. 한국에서 극우를 말할 때는 북한을 빼놓고는 성립할 수 없다. 이 특수성 때문에 보수 혹은 우파를 극우와 구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서구의 극우가 대체로 자민족 제일주의에 입각한 내셔널리즘과 반이민, 반세계화 담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의 극우는 민족주의와 거리가 있고 미국 중심 세계화나 일본의 국가주의에 오히려 찬동하며 강자의 권력을 옹호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분단이라는 구조와 극우가 애초에 북한이라는 적을 활용해 우파 세력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북한 혐오가 여성 혐오, 이주민 혐오, 성소수자 혐오, 중국 혐오 등 여타 혐오 담론들과 맞붙어 순환하면서 한국 극우의 복합적 혐오 정치 지형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급속한 확산으로 혐오의 생산 유통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조 교수는 ‘밈’이라는 형태의 연성화된 혐오를 젊은 세대들이 놀이처럼 소비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없다면 한국 극우는 스스로를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종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 사회의 중국 인식 변화-기대, 환멸, 혐오의 복합적 양상’에서 한중 수교 이후 한국 사회의 중국 인식이 기대에서 환멸과 혐오로 이동해 온 과정을 분석했다. 윤 교수는 최근 반중 정서는 일시적 반응이나 고정된 민족주의 감정이라기보다 동북공정부터 산업 경쟁, 코로나19와 문화 갈등 등을 거치며 누적된 경험과 학습의 결과라는 점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비판적 중국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편집주간(순천대 사학과 교수)은 “우익의 성장은 돌발적, 일시적 현상이 아닌 그들이 발 디딘 정치경제 질서의 변화, 논의 지평의 재편, 세력 관계의 변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들의 입지는 단순한 정치 구호와 선동 차원을 넘어 과거에 대한 특정한 해석과 역사의 재구성을 통해 정당화되어 왔다는 점에서 더욱 세밀한 포착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 “50년 된 잠수함 타면 죽는다”…캐나다가 ‘한국 잠수함’ 선택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 [밀리터리+]

    “50년 된 잠수함 타면 죽는다”…캐나다가 ‘한국 잠수함’ 선택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 [밀리터리+]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최종 선정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해외에서는 한국이 CPSP를 두고 경쟁하는 독일에 비해 우월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의 국방·안보 전문 온라인 매체인 리얼클리어디펜스는 지난 9일 CPSP에 참여하는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의 제안서를 심층 분석해 보도했다. 해당 매체가 눈여겨본 한국과 독일의 차이는 잠수함 인도 시기다. 현재 캐나다 해군이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1980년대에 영국에서 건조된 40년 노후함이다. 무려 1조원대의 예산을 투입해 잠수함 현대화 사업(VCM)을 진행했지만 선체 피로도가 극에 달해 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TKMS는 2036년까지 캐나다에 잠수함 4척을 인도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독일은 자국과 노르웨이의 생산 순번까지 일시 양도했다. 이러한 조치는 캐나다가 고도로 발전된 유럽 방위산업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2036년이라는 인도 일정에 있다. 매체는 “독일 TKMS의 Type 212CD 잠수함은 아직 실전 배치되지 않은 차세대 플랫폼으로, 개발 과정과 일정 관리 측면에서 본질적인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면서 “만약 인도가 2036년 이후로 지연될 경우 캐나다는 심각한 전력 공백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세대 잠수함 인도가 2032년 이후로 지연된다면 캐나다 해군은 계속해서 노후 장비에 의존해야 한다”며 “캐나다 승조원들이 선령 50년에 육박하는 잠수함에 승선해 잠수해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기계적 위험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화오션은 빠른 납기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32년에 첫 전함 인도, 2035년에 4척 완제 인도라는 타임라인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대해 리얼클리어디펜스는 “한화오션의 납기 일정은 이미 실제로 가동 중인 생산 라인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KSS-III는 현재 건조 및 전력화가 진행 중인 함정이기 때문에 공급망이 이미 성숙한 상태이며 부품 수급 병목 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첫 번째 함정을 2032년에 인도함으로써 빅토리아급 잠수함에 의존해야 하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공격적인 일정을 맞추려면 설계 변경이나 체계 통합 단계에서 실수를 허용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수직발사관(VLS)이 희비 가를까해당 매체는 납기 일정 차이 외에도 한화오션과 TKMS의 기술적 차이점을 강조했다. 매체가 눈여겨본 것은 수직발사관(VLS)의 유무다. 독일의 212CD형은 전통적인 수평 어뢰 발사관에만 의존하는 탓에 단순한 대잠수함전(ASW)이나 해상 정찰 등 은밀한 첩보 수집 임무에만 국한된다. 반면 한국의 KSS-III는 선체 중앙에 육중한 수직발사관(VLS) 사일로를 기본 장착하고 있다. 일반 잠수함은 어뢰발사관을 통해 어뢰나 일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지만, KSS-III는 VLS를 통해 은밀히 매복한 상태에서 수백~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적의 지휘 센터, 군수 허브를 노린 장거리 잠대지 순항미사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리얼클리어디펜스는 “캐나다는 스텔스 잠수함 12척에 쪼개어 배치하는 ‘분산형 치명성’을 달성해야 단 한 번의 해전으로 해군력이 전멸하는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VLS를 장착한 잠수함이 필요하다”면서 “VLS 탑재 잠수함은 캐나다에 역사적으로 보유하지 못했던 재래식 억지력과 원거리 작전 능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매체는 “캐나다의 이번 결정은 향후 50년간 캐나다의 해저 및 원양 해상 전력 태세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와 ‘원팀’ 이룬 한화오션, 판도 바뀔까한편 이번 CPSP 수주전은 당초 디젤 잠수함 분야 전통 강자인 TKMS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한화오션과 한국 정부가 구축한 ‘원팀’ 전략이 힘을 발휘하며 판도가 바뀌고 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철강업체와 자동차부품제조협회, 건설사 등과 잇따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현지 생산 역량을 구축하기로 했다. 여기에 정부 차원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수소 트럭 생산 공장 건설을 골자로 하는 ‘비버 프로젝트’ 등 에너지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패키지 딜이 더해지면서 현지에서도 한국의 이번 제안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캐나다 현지 매체들은 이달 중 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최근 7월 초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다음 달 초 예정돼 있어 독일과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캐나다 정부로서는 회의 직전에 수주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캐나다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인 이달 말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가능성을 내놓기도 했다.
  • “독일제보다 낫다?”…캐나다 60조 잠수함전 뒤흔든 KSS-III [밀리터리+]

    “독일제보다 낫다?”…캐나다 60조 잠수함전 뒤흔든 KSS-III [밀리터리+]

    캐나다의 60조원 규모 차세대 잠수함 수주전이 막판으로 향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최종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의 장보고-III 배치-II KSS-III가 독일 잠수함보다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평가자는 로완 모비프 전 호주 해군 소장이다. 캐나다 국방·안보 전문 매체 ‘트루 노스 스트래티직 리뷰’는 11일(현지시간) 모비프 전 소장의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캐나다 차세대 초계 잠수함 사업(CPSP)을 분석하며 비용과 성능, 납기를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어 KSS-III를 “현재 후보 가운데 실제 해상에서 성능을 입증한 유일한 모델”로 꼽았다. 독일 212CD보다 크고 캐나다처럼 넓고 거친 해역에서 장기간 작전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취지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의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는 사업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한화오션과 TKMS를 2개 적격 공급업체로 식별하고 심층 협의에 들어갔다. 사업 규모는 최대 12척이다. 현지 정치전문매체 아이폴리틱스도 11일 한화오션과 TKMS의 잠수함 경쟁이 종반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의회가 6월 말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 우선협상대상자 윤곽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독일 강자론에 맞선 ‘해상 검증’ 카드 독일은 전통적인 잠수함 강국이다. 209급과 214급을 앞세워 재래식 잠수함 수출 시장에서 오랜 실적을 쌓았다. TKMS가 제안한 212CD급도 독일·노르웨이 공동 사업을 기반으로 한 최신형 잠수함이다. 한국은 장보고-III를 앞세워 대형 재래식 잠수함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III 기반 잠수함은 한국 해군이 이미 운용 중인 장보고-III 계열을 바탕으로 한다. 모비프 전 소장은 두 후보를 비교하며 KSS-III에 무게를 실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KSS-III는 212CD보다 크고 현재 바다에서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후보라는 것이다. 반면 212CD는 기존 설계를 발전시킨 모델이지만 아직 캐나다가 요구하는 수준에서 충분한 실함 검증을 마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잠수함은 설계도 위 숫자보다 바다에서 입증된 신뢰성이 중요하다. 특히 캐나다처럼 작전 구역이 넓고 기상 조건이 까다로운 해군에는 검증된 플랫폼이 더 안전한 선택이라는 논리다. ◆ 캐나다 바다가 변수…납기도 승부처 작전 환경도 핵심 변수다. 모비프 전 소장은 TKMS가 주로 발트해와 북해, 인접 해역을 중심으로 잠수함 설계와 운용 경험을 쌓았다고 짚었다. 이 해역도 까다롭지만 캐나다 동·서부 해안과 북방 해역은 작전 거리와 해상 조건에서 더 큰 부담을 준다. 캐나다 해군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동시에 감시해야 한다. 북극 접근로의 전략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새 잠수함에는 장거리 항해 능력과 장기간 작전 지속성이 요구된다. 거친 파도와 기상 변화에 버티는 내항성도 필요하다. 모비프 전 소장은 한국의 잠수함 경험이 캐나다의 까다로운 작전 환경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국 해군 잠수함은 동해와 서해, 동중국해 등 복잡한 주변 해역을 염두에 두고 발전해왔다. 태풍이 잦고 주변국 해군 활동이 밀집한 동아시아 해역은 잠수함에 높은 생존성과 작전 지속 능력을 요구한다. 납기도 중요하다. 캐나다는 2030년대 중반 빅토리아급 잠수함 퇴역 시점과 맞물려 전력 공백을 줄여야 한다. 로이터는 앞서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2035년까지 잠수함 4척을 인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 체결을 전제로 2032년 1번함 인도와 2035년까지 4척 인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해상 검증을 거친 KSS-III 기반 플랫폼이라는 점은 일정 위험을 줄이는 카드가 될 수 있다. ◆ 성능만으론 부족…경제 패키지도 평가대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잠수함 구매가 아니다. 캐나다 정부는 잠수함 성능만 보지 않는다. 자국 산업에 남길 일자리와 공급망, 기술 기반과 유지·보수 체계도 따진다. 라디오캐나다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연방정부 소식통은 지난달 말 접수된 최종 제안서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졌다”고 평가했다. 캐나다산 부품 비중이 높아졌고 산업·기술적 혜택도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캐나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월 초 제출된 제안서의 경제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입찰 기간을 8주 연장했다. 두 업체는 이 기간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에 나섰다. 현지 집계에 따르면 한화 측은 두 달 사이 10여 건의 새 협약을 체결했고 TKMS도 4건을 추가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철강사 투자와 자동차 부품 분야 협력, 현지 유지·보수 체계 구축 등을 앞세우고 있다. TKMS도 선체 구조물과 주요 기계 부품 생산, 어뢰 현지 생산, 연구기관 협력으로 맞서고 있다. 모비프 전 소장은 분할 발주에는 부정적이었다. 여러 업체에 나눠 발주하면 공급망과 정비 체계가 복잡해진다는 이유에서다. 교육·훈련 비용도 늘어난다. 그는 새 잠수함을 운용할 승조원과 정비 인력 확보도 캐나다 해군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결국 캐나다의 선택은 성능표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해상 검증 여부와 장거리 운용 능력이 먼저 평가대에 오른다. 납기와 현지 산업 기여도도 변수다. 유지·보수 체계와 승조원 운용 부담 역시 빠질 수 없다. 다만 이번 흐름을 곧바로 “한국 수주 유력”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캐나다의 최종 선택에는 가격과 기술 이전, 현지 산업 참여, 외교 관계, 납기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분명한 점은 캐나다 잠수함전의 비교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 강국의 명성보다 “어떤 바다에서 실제로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얼마나 빨리 인도하고 얼마나 많은 산업 효과를 남길 수 있느냐도 평가대에 올랐다. 이 기준에서 KSS-III는 독일 212CD와 정면으로 맞섰다.
  • 봄꽃 피면 이예원, 낙엽 질 땐 김수지… 계절 여왕 있네요[권훈의 골프 확대경]

    봄꽃 피면 이예원, 낙엽 질 땐 김수지… 계절 여왕 있네요[권훈의 골프 확대경]

    봄의 여왕 이예원, 6월 초까지 8승원조는 박민지… 4~6월 12승 올려초여름엔 박현경, 8승 중 6승 사냥찬바람 불면 장하나, 가을에만 V10김수지 통산 7승 모두 8월 말 이후 계절따라 날씨·코스 상태 큰 차이잔디 짧은 봄, 섬세한 컨트롤 중요가을엔 ‘공격 골프’ 장타자들 유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는 계절별로 여왕이 따로 있다. 지난 26일 덕신 EPC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예원은 봄에 유난히 성적이 좋다. 2022년 데뷔한 이예원은 2023년 첫 우승을 신고한 뒤 4시즌 동안 10승을 쌓았다. 이 가운데 8승을 3월부터 6월 초까지 봄철에 올렸다. 2024년과 지난해에 각각 봄에만 3번씩 우승했다. 생애 첫 우승도 4월에 이뤘다. 이래서 붙은 별명이 ‘봄의 여왕’이다. 이예원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봄에 성적이 좋아서 봄에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생긴다”고 말하곤 한다. 사실 원조 봄의 여왕은 통산 19승을 쌓은 현역 최다승 선수 박민지다. 박민지는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 동안 12번을 우승했다. 다만 박민지는 6월에 7승을 올려 ‘봄의 여왕’보다는 ‘6월의 여왕’이 더 어울린다. 2017년 4월 생애 첫 우승을 일군 박민지는 2022년에야 처음 가을에 우승했다. 2022년 가을에만 3승을 이룬 박민지는 “내가 쌀쌀한 날씨는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라고 가을 우승을 반겼지만 2023년부터는 매년 6월에만 우승해 ‘6월의 여왕’임을 재확인했다. 박현경은 ‘5월의 여왕’이다. 8번 우승 가운데 절반을 5월에 따냈다. 6월 우승 2번을 보태면 ‘초여름의 여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가을에 힘을 내는 대표주자는 장하나와 김수지가 있다. 장하나는 원조 ‘가을 여왕’이다. KLPGA투어에서 15번 우승한 장하나는 10번의 우승을 8월말 지나서 챙겼다. 그는 3월에 한 번, 4월에 한 번, 6월에는 2번 우승했을 뿐이다. 장하나의 전성기엔 ‘찬바람이 불면 장하나가 우승한다’는 말까지 있었다. 김수지는 현역 최강 가을 여왕이다. 극단적으로 가을을 선호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7승을 올린 김수지는 9월에 세 번, 10월에 세 번 우승했다. 나머지 한 번은 8월 27일에 끝난 대회였다. 봄, 여름에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왜 이렇게 특정 계절에 유난히 좋은 성적을 올리는 현상이 나타날까. 무엇보다도 선수마다 다른 체질을 꼽을 수 있다. 이예원은 “시즌이 막 시작한 봄에는 겨울 훈련 때 집중 훈련한 게 다 생각대로 된다”고 말했다. 그는 컨디션이 일찍 올라오는 체질이다. 이와 달리 장하나는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인데, 선선해지는 가을이 되면 몸과 마음이 다 상쾌해진다”고 가을에 강한 이유를 설명한 적이 있다. 김수지도 시원한 바람이 불면 힘이 난다고 말하곤 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기후에 따른 코스 상태와 선수 경기 스타일의 궁합도 주된 원인이다. SBS 골프 신현주 해설위원은 “봄에는 잔디가 짧아서 파워플레이어보다는 섬세하게 거리 컨트롤을 잘하는 선수가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예원도 “잔디가 덜 자란 봄에는 어려운 자리에서 안전하게 타수를 지키는 수비 골프를 잘해야 하는데 그걸 잘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봄에 우승을 많이 쓸어 담은 박민지와 박현경도 섬세한 골프가 강점이다. 가을은 골프장 잔디 상태가 가장 좋을 때다. 페어웨이에서 공격적인 샷을 할 수 있다. 그린이 단단하고 빠르기 때문에 장타를 앞세운 공격 골프에 능한 선수가 성적을 내기가 좋다. 장하나와 김수지는 KLPGA투어에서 손꼽히는 장타자다. 다만 KLPGA투어에서 10번 이상 우승한 선수 중 이정민, 고진영(이상 11승), 박성현, 박지영(이상 10승), 전인지(9승) 등은 봄부터 가을까지 골고루 우승을 따냈다. 사실 선수들의 특정 계절 선호 현상은 KLPGA투어만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는 사계절 내내 기온차가 크지 않은 경기 환경이다. 겨울엔 따뜻한 곳으로 옮겨 치르기 때문에 사시사철 반팔 셔츠를 입고 경기한다. 한국은 계절에 따라 날씨와 코스 상태가 하늘과 땅 차이다. 대회마다 온갖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KLPGA투어만의 계절별 강자를 미리 점쳐 보는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 [세종로의 아침] 이젠 스노보드가 대세다

    [세종로의 아침] 이젠 스노보드가 대세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1948년 8월 15일)되기도 전인 1948년 1월 이효창과 문동성, 이종국 등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하는 선수 3명과 임원 2명 등 모두 5명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태극기를 앞세워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제5회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하계올림픽보다도 동계올림픽에 먼저 참가했을 정도로 한국과 동계올림픽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주변인에 불과했던 한국이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내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에서였다. 김윤만이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첫 메달을 신고한 데 이어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김기훈이 첫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이후 쇼트트랙은 한국의 메달밭 역할을 했다. 2022 베이징 대회까지 남녀를 통틀어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모두 26개의 금메달과 16개의 은메달, 11개의 동메달 등 모두 5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도 초반 개인전 부진을 털고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 등을 얻었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쇼트트랙으로서는 세계 쇼트트랙의 상향 평준화 경향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도 훌륭한 성과로 자부할 수 있다. 다만 점검해 볼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자는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이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2014 소치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얘기다. 반면 빙상 강국이던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은 물론 쇼트트랙에서도 강세를 보이며 쇼트트랙 신흥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한국 쇼트트랙이 경쟁력을 되찾으려면 더이상 막판 추월 전략을 사용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후반 스퍼트를 위해 힘을 아끼는 전략은 통하지 않고 초반부터 전력 질주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덩치 큰 외국 선수들이 체력을 바탕으로 기술까지 좋아지면서 쇼트트랙은 한국의 메달밭으로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설상 종목의 대활약은 눈길이 간다. 한국은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를 비롯해 평행대회전, 빅에어 등에서 각각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은 부상을 이겨내고 자신의 우상인 클로이 김(미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 온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렇듯 한국 설상이 이번 대회에서 활약을 펼치게 된 것은 학창 시절 스키 선수로 활동했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을 지낸 신동빈 회장이 3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아낌없이 투자했기에 가능했다. 롯데그룹은 지금도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로서 스키와 스노보드 종목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가온과 유승은 모두 고교생인 데다 비슷한 연령대에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재능 있는 선수가 더 있어 미래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웃 나라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스노보드에서만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등 모두 9개의 메달을 얻으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나 빅에어는 공중 동작이 중요해 체격이 작은 동양인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에게도 설상 종목은 새로운 메달밭으로 충분히 거듭날 수 있다. 금메달을 딴 최가온은 “일본에는 여름에도 훈련할 수 있는 에어매트 시설이 있는데 한국에는 없어서 이제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에는 10곳이 넘는 에어매트 시설이 갖춰졌다고 한다. 에어매트는 눈이 없는 상태에서도 점프와 회전 등 공중 동작을 연마할 수 있는 시설로 고난도 공중 동작을 펼치는 종목의 비시즌 훈련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쇼트트랙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메달밭으로 부상한 설상 종목에 대한 투자가 끊임없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제 동계올림픽 대세는 스노보드다. 이제훈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 [세종로의 아침] 땀방울의 온도

    [세종로의 아침] 땀방울의 온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서 박주봉-김문수 조가 금메달을 딴 이튿날, 동네에서는 또래들의 배드민턴 대회가 열렸다. 단식과 복식까지 나눠 TV 중계로 본 대회를 제법 흉내 내며 마을 최강자를 가렸던 기억이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당시 세계 신기록(총점 228.56점)을 세우며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이후 국내 유소년층에 피겨 붐이 일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올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는 이른바 ‘김연아 키즈’들이 주축이 돼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여름과 겨울을 포함해 4년마다 돌아오는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은 정치 이념으로 분열된 국민을 스포츠라는 매개를 통해 묶고, 학교 체육이 사실상 무너진 상황에서 유소년들에게 체육 활동을 접하게 하는 순기능을 발휘해 왔다. 안세영의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생활체육으로 배드민턴을 즐기는 인구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7일(한국시간) 개회하는 밀라노 올림픽에서는 한국이 강세를 보여 온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빙판이 아닌 스키와 스노보드처럼 설원 위에서 펼쳐지는 설상 종목은 아직 금메달이 나오지 않은 ‘불모지’로 남아 있다. 설상 종목에서는 안방 대회였던 2018 평창 대회 때 ‘배추보이’ 이상호가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에서 획득한 은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지난달 초 밀라노 대회 출전 선수 선발 과정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스키 크로스컨트리 선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동 종목의 동료 선수들과 현직 지도자, 스키 크로스와 스노보드 크로스에 이르는 설상 비인기·비인지 종목까지 포함해 많은 선수와 선수 부모들을 만났다. 취재하면서 만난 ‘범 스키인’들은 “한국 설상 종목은 선수의 경쟁 환경이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스키와 스노보드 종목은 국내 저변이 워낙 좁고 얕은 탓에 출신 지역과 학연을 중심으로 한 밀어주기가 만연해 있고, 고교생의 대학 입시 점수가 걸린 대회에서는 대회 운영의 총책임자가 승부를 조작했다는 충격적인 주장까지 내놨다. 실제 체육계와 수사당국 취재를 종합한 결과 승부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이 이미 수사에 착수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독립기관인 스포츠윤리센터에서도 대한체육회 등에 중징계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은 이런 내용을 총망라해 ‘눈밭에 파묻힌 공정’이라는 기획 시리즈로 비인기·비인지 종목에 공정성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특정 인물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경찰 수사, 각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징계 심의로 가려지게 됐다. 보도가 시작되자 ‘우리도 부당한 일을 당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한 스키 선수 아버지는 “이 바닥은 부모의 인맥이 곧 실력”이라고도 했다. 기자에게 도움을 청해 온 선수와 부모들이 바라는 건 딱 하나였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운동하고,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국내 대회 현장에서는 일부 대회 관계자들이 힘겹게 목소리를 낸 선수를 향해 “꼭 그렇게까지 일을 키웠어야 했느냐”는 등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체육회는 서울신문 보도 이후 “승부 조작을 비롯한 공정성 훼손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체육회의 다짐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스키·스노보드 종목 전반의 공정성 확보와 강화로 이어질지 꾸준히 지켜볼 예정이다. 국민적 응원을 등에 업고 밀라노의 빙판과 설원에서 흘리는 선수들의 땀방울과 미래의 국가대표 및 올림피언을 꿈꾸며 지금도 저마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흘리는 땀방울의 온도는 같기 때문이다. 박성국 문화체육부 차장
  • 추석 국내외 한국 선수들 파이팅!… KBO·MLB ‘가을 야구’, 손흥민 선발 예열, 프로농구 개막 등 핫게임

    추석 국내외 한국 선수들 파이팅!… KBO·MLB ‘가을 야구’, 손흥민 선발 예열, 프로농구 개막 등 핫게임

    민족 명절인 추석 연휴에 스포츠가 빠질 수 없다.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모두 막판 치열한 경쟁이 추석 연휴 동안 펼쳐진다. 추석 연휴 주요 경기를 모아봤다. 올해 12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는 5일부터 리그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가을 야구’에 들어간다. 4위를 확정한 삼성 라이온즈가 5일 안방인 대구에서 5위 팀(NC 다이노스 또는 kt 위즈)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른다. 삼성은 이날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한다. 5위 팀은 5일 1차전을 물론 6일 2차전까지 모두 이겨야 한다. 3위 SSG 랜더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 팀과 안방인 인천에서 8일과 9일 5전3승제의 준PO 1, 2차전을 벌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김혜성의 소속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5일부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에 돌입한다. 정규 라운드를 두 경기 남긴 K리그1에서는 전북 현대(승점 67점)가 선두를 굳힌 가운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파이널A(상위 스플릿) 세 자리를 놓고 4위 포항 스틸러스(48점)에서 10위 울산HD(37점)까지 치열하게 경합할 예정이다. 먼저 4일에는 6위 광주FC(42점)가 최하위 대구FC(23점)와 만난다. 5일에는 포항이 3위 대전하나시티즌(49점)과, 울산이 2위 김천 상무(52점)와 맞붙는다. 곧이어 5위 FC서울(44점)과 9위 수원FC(37점), 7위 강원FC(42점)와 8위 FC안양(38점)이 대결한다. 해외파가 출전하는 축구 경기도 풍성하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6일 오전 10시 애틀랜타를 상대로 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홈 경기에서 5경기 연속 골에 도전한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하루 앞선 5일 오전 1시 30분 프랑크푸르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황희찬(울버햄프턴)은 같은 날 오후 10시 브라이턴과의 경기에 출격할 전망이다. 6일 오전 12시 30분 이재성(마인츠), 오전 3시 45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각각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 경기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프로농구는 3일 창원에서 열리는 창원 LG와 서울 SK의 챔피언결정전 리턴 매치로 2025~26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반면, SK는 간판 가드 김선형(수원 kt)을 보내고 김낙현을 영입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이날 이상민 부산 KCC 감독은 전 소속팀 서울 삼성,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은 원주 DB를 상대로 부임 후 첫 정규리그 경기를 치른다. 5일엔 김선형이 프로 데뷔하고 14년간 몸담았던 SK와 첫 맞대결을 펼친다. 올 여름 kt가 10년 동안 SK 사령탑을 지냈던 문경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두 팀 간 미묘한 관계가 형성됐다. 현재 SK 사령탑은 문 감독 시절 수석코치였던 전희철 감독이다. 해마다 명절이면 빠질 수 없는 민속씨름은 2일부터 8일까지 울산 울주종합체육센터에서 체급별 장사를 가린다. 남자는 소백·태백·금강·한라·백두급, 여자는 매화·국화·무궁화급에서 힘과 기술을 겨룬다. 울주 추석장사씨름대회의 백미인 최중량급(140kg 이하) 백두장사 결정전(8일)에서는 ‘괴물’ 김민재(영암군민속씨름단)가 2년 연속 한가위 꽃가마를 노린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23)은 부산에서 국내 팬들을 만난다. 안세영은 3~5일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사전경기 배드민턴 여자 일반부 단체전 8강 토너먼트에 부산 대표로 출전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안병훈과 김주형은 6일까지 열리는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권 확보를 위해 중요한 가을 시리즈 두 번째 대회다. 김효주, 박성현, 김아림, 황유미 등이 출전 중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은 5일까지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자와 한국프로골프(KPGA) 경북오픈 챔피언이 4일 나란히 탄생한다. 프로당구(PBA)도 추석을 맞아 2025~ 26시즌 5차 투어를 연다. 5일 밤과 6일 밤 각각 여자부 챔피언과 남자부 챔피언이 결정된다.
  • [김동률의 정원일기] 뒷구멍으로 호박씨 깐다

    [김동률의 정원일기] 뒷구멍으로 호박씨 깐다

    내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속담은 ‘뒷구멍으로 호박씨 깐다’다. 전혀 감을 못 잡겠다. ‘호박에 말뚝박기’는 쉬이 짐작이 간다. 놀부 같은 심술쟁이를 의미하지 않을까? 관련 속담이 많은 것으로 미루어 호박이 우리 삶에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게 아닐까 짐작된다. 그러나 호박은 도시 정원에서는 완전 푸대접이다.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우리 동네에서도 보기 어렵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 집 담장 호박꽃을 보고 감탄한다. 찰칵찰칵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호박을 키우는 것은 순전히 나의 취향이다. 그냥 옛날이 그리워서다. 어릴 적 시골집 마당에는 호박이 무성했다. 거름으로는 썩은 인분이 최적이다. 거름을 부은 날은 온 집안에 악취가 진동한다. 그래서 밥상에 올라온 호박 조림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언젠가부터 좋아하게 된 것이다. 호박은 키우기가 쉽다. 하나에 오백원 하는 모종 서너 개만 심어 놓으면 절로 자란다. 잡초 속에서도 단연 강자다. 잡초 뽑기에 골병든 내게는 구세주 같은 식물이다. 먹거리로도 인기다. 애호박 하나 따서 부엌에 턱 하니 갖다 놓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흥미로운 식재료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그저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정도다. 서양에는 주키니라는 호박이 있다. 유학 시절, 텃밭에 심었다. 양파, 마늘, 브로콜리와 함께 올리브유에 볶아 먹는다. 입맛이 없을 때 딱이다. 요즘은 노란 꽃 속에 고기를 넣어 튀겨 먹기도 한다. 신선한 꽃은 은은한 호박 향과 함께 단맛이 있어 무슨 재료로 속을 채우더라도 꽤 맛있다. 호박은 오랑캐 호(胡) 자가 붙는다. 물 건너왔다는 의미다. 원산지는 남미. 한반도에는 임진왜란 때 들어왔다고 한다. 열매뿐 아니라 줄기와 잎, 꽃까지 먹을 수 있는 데다가 재배가 빨라 구황 식량으로 유용하다. 늦여름 정원에 나가면 하루 걸러 호박이 달려 있다. 뚝 따고 나서 돌아서면 또 하나 달려 있다. 우리 집 식구 먹성으로는 역부족이다. 이웃에게 생색내기 딱이다. 아침저녁 앞집, 옆집에 나눠 준다. 받아 든 이웃들의 얼굴이 호박꽃처럼 환해진다. 수년째 호박을 키워 왔다. 하지만 여전히 ‘뒷구멍으로 호박씨 깐다’는 말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
  • [김동률의 정원일기] 여름 정원은 전쟁터다

    [김동률의 정원일기] 여름 정원은 전쟁터다

    여름은 전쟁이다. 마당은 생명체들의 처절한 싸움터가 된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이들을 정리해 주는 것은 집주인의 몫이다. 주말마다 불타는 사명감으로 전지가위와 호미, 삽을 들고 중재에 나선다. 문제는 내가 장미를 편애한다는 것이다. 장미에 대한 집착은 고딩 때 읽었던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가 한몫했다. 소설에는 장미꽃이 자주 등장한다. 히스클리프가 복수의 화신으로 나오는 ‘폭풍의 언덕’도 매력적이다. 샬럿 브론테의 동생 에밀리 브론테의 작품이다. ‘폭풍의 언덕’이란 제목이 너무 좋아 보였다. 언젠가 같은 이름으로 술집을 하나 낼까 생각했었다. 고딩 때 술집을 낼 생각을 몇 번 했다. 데카당한 성격 탓이 아닐까. 술집 이름으로 ‘몸부림’도 생각해 둔 낙서장을 보니 꽤 관심 있었나 보다. 놀랍게도 정원 영역 싸움에서 딸기는 최강자 중의 하나다. 손바닥만 한 모종을 딱 둘 정도 심었는데, 수돗가 주변을 완전히 장악했다. 뻗어 가는 기세가 드세다. 그러나 수확은 영 신통찮다. 그래서 나는 친환경 텃밭 농사에 대단히 회의적이다. 벽 근처는 담쟁이가 왕이다. 무서울 정도다. 집 전체가 담쟁이로 둘러싸여 대낮에도 어둑어둑해진다. 아이비리그는 개뿔, 보기에는 낭만적이지만 사는 사람에게는 곤혹스럽다. 잎이 무성해지면 벌레들이 나타난다. 여름에도 창문을 열어 둘 수가 없다. 게다가 줄기의 강한 흡착력은 벽돌을 파손시킨다. 여기저기 쩍쩍 갈라진다. 전지가위로 담쟁이 줄기를 자르는 게 요즘의 일과다. 안타깝지만 방법이 없다. 모질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엄청난 전쟁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은 들국화다. 산국, 감국, 벌개미취, 쑥부쟁이 등 다양한 이름을 가졌다. 연두색 잎을 살랑거리며 드센 잡초 틈에서 겨우 목숨을 유지한다. 그러나 찬 바람이 불면 정원은 들국화의 놀이터가 된다. 서너 포기 심었는데 살금살금 무더기로 번성해 있다. 8월에 들며 새벽부터 매미 소리가 극성스럽다. 나는 알고 있다. 잠자리가 눈에 띄고 매미 소리가 짙어지면 가을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올해 여름은 몹시 사나웠다. 백합꽃과 나리꽃이 활짝 피었다. 노란 호박 꽃잎 속에 꿀벌이 앵앵거린다. 여름이 깊을 대로 깊어 간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
  • 이열치열… ‘핫’ 밴드로 더위 날려

    이열치열… ‘핫’ 밴드로 더위 날려

    여름의 절정인 8월에 국내외 밴드들이 이열치열로 무더위를 날릴 태세다. 상대적으로 비주류에 속하던 밴드 음악은 엔데믹 이후 생동감 넘치는 라이브 공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각광받고 있다. 선두에 서 있는 팀은 바로 잔나비다. 지난 4월 정규 4집 앨범을 발매한 뒤 전국 투어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잔나비는 최근 한여름의 정서를 담은 디지털 싱글 ‘사옵뮤 외전: 여름방학 에디션!’을 깜짝 발표했다. 이어 오는 8월 2~3일 데뷔 후 처음으로 ‘K팝의 성지’ KSPO돔에 입성한다. 국내 밴드가 정상급 아이돌 그룹이 서는 대규모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데뷔 11년 차를 맞는 잔나비는 강렬한 록 사운드부터 문학적인 가사와 감성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팝 발라드까지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선보여 왔다.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은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꿈에 그리던 공연장이고 이 시대의 밴드로서 KSPO돔 무대에 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기에 뿌듯하고 스스로 대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디밴드 특유의 느릿느릿한 행보를 꿋꿋이 응원해 주는 팬들 덕분”이라면서 “요즘 거스를 수 없는 대지의 기운이 밴드 신을 두텁게 감싸고 있음을 하루하루 느끼며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20회째를 맞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밴드 58개 팀이 집결한다. 다음달 1~3일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의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다. 올해는 오아시스, 블러 등과 함께 영국 브릿팝을 대표하는 밴드 펄프가 데뷔 42년 만에 첫 내한 공연을 펼친다. 펄프의 기타리스트 마크 웨버는 한국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먼 곳에서도 저희 음악을 들어주셨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면서 “기존 곡은 물론 새 앨범 수록곡을 통해 우리가 어떤 감정으로 음악을 나누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국내 밴드 신을 대표하는 크라잉넛, 자우림, 혁오 등도 펜타포트 무대에 오른다. 최근 데이식스, 루시, QWER 등 밴드형 아이돌 그룹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혼성 밴드 터치드는 오는 8월 12일 신보 발매에 이어 같은 달 23~24일 단독 콘서트 ‘어트랙션’을 개최한다. ‘페스티벌의 강자’ 소란은 전국 7개 도시의 클럽을 순회한다. 소란의 보컬 고영배는 “데뷔 때 공연했던 클럽에서 음악의 본질에 집중하고, 팬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감정을 교류하고 싶었다”면서 “라이브 밴드로서의 음악적 지향점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여정”이라고 밝혔다.
  • 베네스트 계열 골프장, 여름 시즌 맞아 썸머랠리 이벤트 등 특별 이벤트 진행

    베네스트 계열 골프장, 여름 시즌 맞아 썸머랠리 이벤트 등 특별 이벤트 진행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9일 자사가 운영하는 가평·안성·동래베네스트GC와 글렌로스GC가 여름시즌을 맞아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각 골프클럽의 코스에는 그늘막을 추가 설치해 고객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고냉음료, 콤부차, 냉수건 등 골퍼들의 더위를 식혀주는 다양한 쿨링용품도 카트 및 파우더룸에 상시 비치된다. 안성베네스트GC는 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썸머 랠리 골프대회’를 개최한다. 9월 7일까지 두 달간 예선전이 진행되며 9월 9일부터 21일까지 챔피언(스트로크)과 챌린저(신페리오) 결선 대회가 진행된다. 이벤트에서는 그린피 면제 쿠폰, 최신형 드라이버, 고급 보스턴백 등 선물도 받을 수 있다. 가평베네스트GC에서는 비가 오는 날 18홀을 완주하고 인증샷을 SNS에 업로드한 고객에게 볼타월을 증정하는 ‘우주(雨走)최강자’ 이벤트가 펼쳐져 비 오는 날에도 즐겁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동래베네스트GC에서는 지정된 홀에서의 온그린 거리를 측정하는 롱∙니어 이벤트를 통해 볼마커, 로고볼 등 행운의 선물을 받아볼 수 있는 스크래치 복권을 증정한다.
  • 상승세 꺾인 대전… K리그1 불안한 선두

    올 시즌 초반 프로축구 K리그1 선두를 달리며 한창 기세등등했던 대전하나시티즌이 5월 들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리그 10경기 무패(7승3무)로 치고 올라온 전북 현대와 승점(28점)이 같아지며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19일 현재 다득점에서 대전(21골)이 전북(20골)에 한 골 차로 앞서며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전이 한 경기를 더 치렀기 때문에 사실상 순위가 역전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대전의 최근 내림세는 시즌 초반에 비해 기동력과 조직적인 전방 압박이 약해진 데다 최전방의 득점력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득점 선두를 달렸던 주민규(8골)는 최근 4경기 동안 무득점에 그치며 득점 선두 자리도 전북 공격수 전진우(10골)에게 넘겨줬다. 자연스럽게 최근 세 경기에서 2무1패에 그쳤다. 거기다 김문환, 밥신 등 핵심 자원이 연달아 부상에 시달리며 선수 기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3일 11라운드에서 안양을 2-1로 이기며 3연승을 달렸지만 이후 전북과 FC서울과 연달아 비겼고, 18일 14라운드에선 최하위 수원FC에 0-3 참패를 당했다. 대전은 6월 A매치 기간 팀을 재정비하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황선홍 감독은 수원FC전에 임하며 “5월만 잘 넘기면 6~7월에 정비할 시간이 있다”며 “부상 선수가 돌아오고 다시 빠져나가는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는 게 부담스럽긴 한데, 추격을 감안해 이러한 상황을 얼마나 슬기롭게 잘 넘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시즌 초반 대전은 골키퍼 이창근의 선방과 주민규의 득점 등으로 부족함을 극복했다. 하지만 최근 전반적으로 에너지가 떨어진 데다 전력에서 이탈하는 핵심 선수들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약점이 도드라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 시즌 K리그는 절대강자가 없다 보니 선수단 장점을 극대화하는 운영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 메밀 가격은 내렸는데…평양냉면 ‘맛집’ 1만 5천원은 “싼 편”

    메밀 가격은 내렸는데…평양냉면 ‘맛집’ 1만 5천원은 “싼 편”

    여름을 앞두고 서울의 평양냉면 가격이 속속 오르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인 평양냉면 식당인 서울 중구 필동면옥은 물냉면 가격이 지난해 1만 4000원에서 몇 달 전 1만 50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필동면옥뿐만이 아니다. 맛집으로 소문난 유명 평양냉면 전문점의 물냉면 가격은 대부분 1만 5000원 이상이다. 서울의 평양냉면 ‘4대 노포’로 꼽히는 을지면옥은 냉면 가격이 1만 5000원이 된 지 1년이 넘었다. 을지면옥은 재개발로 2년간 문을 닫았다가 지난해 4월 종로구 낙원동으로 이전해 다시 문을 열었는데 이때 가격을 1만 3000원에서 2000원 올렸다. 마포구 염리동의 평양냉면 맛집 을밀대는 물냉면 가격이 1만 5000원에서 지난 3월 1만 6000원으로 올랐다. 회냉면은 2만원에 달한다. 4명이 냉면 한 그릇씩 시키고 수육(4만 5000원)을 곁들이면 도합 10만원이 넘는다. 중구 우래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냉면 한 그릇에 1만 6000원이다. 송파구 방이동 봉피양도 냉면 가격이 1만 6000원이다. 중구 장충동 평양면옥은 냉면이 1만 5000원, 냉면 곱빼기는 2만 2000원이다. 대를 이어오며 수십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노포보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냉면 전문점은 저마다 특색을 내세우며 더 비싼 값을 받기도 한다. 평양냉면계의 신흥 강자라는 입소문이 퍼진 남대문 인근의 한 식당은 이달 초 냉면값을 1000원 올려 1만 7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종로구 행촌동의 한 북한 향토음식 전문점에선 평양냉면 가격이 1만 8000원이다. 마포구 동교동의 한 평양냉면 전문점은 일반 냉면은 1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국내산 메일 100%’를 내세운 냉면은 1만 8000원이다.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평양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은 중도매 가격이 지난 2일 기준 ㎏당 3285원으로 1년 전보다 9.4% 내렸다. 그러나 냉면 가격이 계속 오름세인 것은 육수를 내는 고깃값을 비롯한 식재료 가격, 에너지 비용, 인건비, 가게 임차료 등 다른 비용이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간당 최저임금과 냉면 평균 가격은 몇 년 전만 해도 비슷했지만, 냉면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제는 최저임금에 2000원을 더 보태야 냉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짜장면(7500원)과 칼국수(9462원) 1인분 평균 가격은 지난 3월 기준 1만원이 안 되지만, 냉면은 1만 2115원에 이른다. 올해 최저임금은 2022년(9160원)보다 9.5% 오른 1만 30원이다.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2022년 3월 9962원으로 1만원을 밑돌았지만 3년 새 21.6%나 올랐다. 냉면이 아니더라도 외식 품목 가격이 전반적으로 지속해서 오르면서 소비자 물가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3.2% 오르며 작년 3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기준 냉면과 비빔밥, 김치찌개 백반, 짜장면은 1년 전보다 각각 5∼6% 올랐으며, 김밥 가격은 8% 상승했다. 삼겹살과 삼계탕, 칼국수는 같은 기간 1∼4% 올랐다.
  • 울적하고 싱숭생숭한 가을, ‘고전’이나 읽어볼까

    울적하고 싱숭생숭한 가을, ‘고전’이나 읽어볼까

    날씨도 선선해지고 햇빛은 바삭해지는 가을이다. 습하고 무더운 여름을 벗어나면서 기분은 맑은 가을 하늘 같지만, 다른 한편으론 일조량이 줄면서 괜스레 울적하고 싱숭생숭해지는 계절성 기분 장애를 겪는 이들도 많아진다. 다른 한편으론 자기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때이기도 하다. 삶의 길을 밝혀주는 고전을 집어들어야 할 시기라지만, 고전 원본을 바로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흥미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고전 속으로 쉽게 안내해주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위즈덤하우스)은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고대 로마 ‘철인’(哲人) 황제로 잘 알려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심리학적으로 해석한 책이다. 명상록은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전장에서 써내려 간 일종의 일기다. 전장에서 기록한 글로 또 유명한 것은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가 있다. 갈리아 전기는 전쟁과 정치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지만 명상록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나날을 대하는 개인의 고백이자, 황제라는 삶이 제기하는 물음에 답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으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하더라도 나라는 바위에 몰아치는 파도의 물거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라며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리는 평정심’을 강조한다. 평정심과 함께 “지금 당장이라도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사람처럼 살라”는 철인 황제의 조언은 이 가을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게 만든다. ‘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다산북스)는 흔히 ‘현실 도피 사상가’로 알려진 장자 철학에 주목한다.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약육강식의 시기였다는 춘추전국시대에 나온 제자백가 사상 중 유가, 묵가, 법가 등은 개인이 세상의 절대적 가치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장자는 세상의 가치를 위해 개인의 삶이 희생되는 것을 거부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마저 혼란스러워하는 현대인에게 다른 무언가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갈 이유를 장자의 사상이 말해준다는 것이다. ‘장자’ 잡편 중 어부에 등장하는 ‘자신의 그림자를 두려워한 사람의 우화’는 불안이 두렵고 무서워 벗어나려고 도망치다 오히려 불안에 짓눌리는 현대인을 보여준다. 장자는 “그림자를 피하려고 도망가기 보다 그늘 속으로 들어갔다면 그림자가 없어졌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불안을 경험할 때 도망가는 것보다 도리어 불안에 들어가면 불안이 삶을 망가뜨리는 힘으로 작용하지 못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또 세상 사람이 권력, 부귀, 명예 등을 얻기 위해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를 욕망할 때 장자는 ‘쓸모없는’ 인간이 돼야 비로소 자유로운 삶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삶이 아니라 자기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자기에게 쓸모가 타인에게는 쓸모없음이 될 수 있음이니. 그런가 하면 ‘거인들은 주역에서 답을 찾는다’(웅진지식하우스)는 다소 자기 계발서의 성격에 가깝다. 주역의 64괘를 윈스턴 처칠부터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까지 유명 인물들의 사례와 서양의 설화, 경영학 이론을 접목해 설명하고 있다. 책은 내면의 단단함이 인생의 큰 축이 되는 것이며, 모든 일에 완성은 없으며 언제나 변화를 모색하는 자세를 강조한다.
  • 프로·아마 왕중왕전도 ‘동해안 더비’ 되나

    동해안 더비가 될 것인가, 연패 사슬을 끊는 역전 드라마가 될 것인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2024년 한국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코리아컵 결승 무대에 올라설 팀을 뽑는 준결승 2차전이 28일 저녁 열린다.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은 울산 HD와 광주FC가 오후 7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오후 7시 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각각 맞붙는다. 지난 21일 열렸던 1차전에선 울산이 광주를 1-0으로 이겼고, 포항과 제주는 2-2로 비겼다. 현재로선 울산과 포항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광주와 제주 역시 적진에서 역전승을 노리고 있다. 울산과 광주는 김판곤 감독과 이정효 감독이 맞붙는 ‘사제 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다. 공교롭게도 코리아컵 두 경기 중간인 지난 25일 K리그1 28라운드까지 겹치면서 3연전을 펼치게 됐다. 울산은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여름 이적시장 때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 야고 덕분에 웃었다. 야고는 4강 1차전에선 후반 10분에, K리그1에선 후반 41분에 각각 결승골을 넣으며 울산에 1-0 승리를 안겼다. 포항과 제주는 모두 최근 리그에서 부진한 흐름을 끊을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포항은 지난 K리그1 28라운드에서 대구FC에 1-2로 패했고 제주 역시 수원FC에 0-5로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포항은 4연패, 제주는 3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선두 경쟁을 하던 포항은 6위까지 떨어졌고, 제주는 아예 잔류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포항과 제주는 1라운드에선 후반 추가시간 정재희(포항)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극적으로 무승부가 됐다. 제주는 안방에서 전반 초반 두 골을 먼저 넣으며 앞서다가 각각 전반과 후반 추가시간에 추격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 도심에서 1시간, 천혜의 섬 안산 대부도…남녀노소 사로잡는 관광 명소 가득

    도심에서 1시간, 천혜의 섬 안산 대부도…남녀노소 사로잡는 관광 명소 가득

    장마에 이은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어느덧 여름 휴가철이 돌아왔다. 푹푹 찌는 여름,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동차를 타고 가족 또는 연인과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안산시 대부도가 어떨까. 서울에서 약 1시간이면 방아머리해수욕장을 따라 해안가를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주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캠핑장에선 서해안의 낙조도 감상할 수 있어 나들이, 데이트 코스로 꾸준히 사랑받는 곳이다. 대부도 유리섬박물관, 시화나래조력공원, 탄도바닷길까지 각종 핫플레이스부터 바다 앞 수많은 인스타 감성의 카페는 덤이다. 풍부한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바지락 칼국수, 안산의 전통음식 바고찌(바지락+고추장 찌개)도 맛볼 수 있다.■방아머리해변, 석양 보며 음악 즐기는 콘서트 열려 대부도 방아머리 해변은 연간 20만여 명이 방문해 여름철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서해안의 주요 관광지다. 수도권 인근에서 차량으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고 큰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어 연인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대부도 방아머리해변에서는 8월 3일부터 9월 28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선셋 콘서트가 열린다. 방아머리해변 상설공연장(단원구 대부황금로 1485-1 일원)에서 열리는 공연은 대부도를 찾은 피서객과 시민에게 즐거움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낙조와 해변에서 모티브를 얻은 4가지 공연 컨셉을 바탕으로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음악과 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8월 3일 열리는 첫 무대 ‘선셋 어게인’은 선셋 아래 감성과 음악의 만남을 테마로 팝밴드, 어쿠스틱, 퍼포먼스 보컬 등 감성과 흥이 넘치는 음악 공연을 선보이고, 8월 17일 ‘선셋쇼’, 8월 31일 ‘선셋 하우스’, 9월 28일 ‘선셋 파티’가 연이어 이어지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전망이다. 한편 시는 해변을 찾는 관광객이 온열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해변 내 안전 쉼터를 설치했다. 아울러, 응급상황에 대비, 안전 쉼터 주변에 안전관리 근로자들을 배치해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응급처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1,500대’ 드론 군집 비행 주목 약 1500대의 드론 군집 비행이 시연되는 경기바다 드론 페스티벌이 8월 16일부터 사흘간 대부도 방아머리 해변 일원에서 개최된다. 경기바다 드론 페스티벌에서는 ▲1500대 드론 군집 비행과 라이트 쇼 ▲드론 비행체험 ▲드론 스포츠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름철 개최되는 이번 페스티벌이 수도권 대표 휴양지인 대부도 방아머리 해변 홍보와 상권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서해의 노을을 배경으로 한 문화예술공연은 물론, 버스킹 등의 사전 행사를 통해 방아머리 해변을 찾은 관광객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잠깐 쉬어 가세요” 시화나래조력공원, 달 전망대 시화나래조력공원은 시화방조제 중간에 위치한 해상공원이다. 서해바다의 물결과 신재생에너지의 순환을 테마로 하고 있다. 조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것도 특징이다. 공원은 크게 여가 공간, 휴식 공간, 편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문, 발전소, 관리동, 조력문화관, 달 전망대, 이야기 산책로, 잔디마당, 빛의 오벨리스크, 파도소리쉼터, 휴게소, 바다 계단이 있으며, 대부도나 제부도, 영흥도 가는 길에 들러볼 만하다. 달 전망대는 시화나래 조력문화관에 있는 전망대다. 시화호와 서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시화 지역의 랜드마크로 유명하다. 높이 75m의 전망대에서는 360도로 천천히 걸으며 조력발전소와 시화나래조력공원 등 주변 경관과 시화호 및 서해를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바닥에 스카이워크가 설치되어 있어 아찔한 경험도 할 수 있다.■자타공인 여행 명소, 탄도항·누에섬등대전망대 탄도에서 1.2㎞ 떨어진 곳에 작은 무인도 누에섬이 있다. 탄도와 누에섬 사이에는 하루 두 번 썰물 때 4시간씩 바닷길이 열리기 때문에 1㎞ 거리를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이때 바다가 갈라지면서 잠시 생기는 길을 ‘탄도 바닷길’이라고 부른다. 탄도에서 연결된 진입로를 따라 10여 분쯤 걸어가면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등대 전망대를 볼 수 있다. 등대 전망대 내부 1층에는 등대 전망대, 탄도항, 대부도 풍경 관련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2층은 실내 전망대, 3층은 망원경이 있는 야외전망대다. 탄도바닷길을 통해 누에섬으로 이동해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 경치와 함께 탄도항, 대부도 옆 제부도도 볼 수 있다. 누에섬은 밀물 때 탄도항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섬에 고립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와 함께… 유리섬박물관 대부도 유리섬박물관은 유리 조형 작가들의 예술혼이 녹아 숨 쉬는 환상적인 유리 조형 작품과 아름다운 일몰, 서해 갯벌이 장관으로 어우러진 문화 체험 공간이다. 다양한 조형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유리섬 미술관과 맥아트 미술관, 유리로 된 우주의 자연물에 조명을 더한 동화 같은 테마전시관, 바다와 갈대숲의 자연이 잘 어우러진 유리조각공원, 유리공예 작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학습 공간까지 구성이 꽉 찬 대부도 대표 나들이 장소다. 특히 넓은 잔디정원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다니기 좋고 야외 산책로를 따라 배치된 다양한 테마의 조형물을 보는 재미가 있고 포토존으로도 제격이다. 맥아트 미술관은 회화, 입체,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1년에 4회 이상 전시행사를 기획, 매번 새로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맥아트 미술관 1층에 있는 아트숍에서는 국내 유리 작가들이 만든 공예품과 디자인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으며, 유리공예 시연장에서는 하루 3차례 유리 조형 작가들의 유리공예품 제작 시연을 관람할 수 있다.■칼국수부터 바고찌까지…빼놓으면 섭섭한 식도락 안산시 대부도에는 인스타 감성의 카페부터 파전과 막걸리를 겸한 바지락 해물 칼국수를 즐길 수 있는 맛집이 즐비하다. 이에 더해 최근 안산시 향토개발 음식인 바고찌도 빼놓을 수 없는 식도락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바고찌는 대부도의 풍부한 해산물을 주재료로 어부밥상을 재현한 단품 메뉴다. 투박한 맛의 고추장찌개를 향토 음식에 맞게 개발한 것으로, 칼칼하면서 살짝 단맛이 있는 고추장찌개에 바지락의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주재료인 바지락은 단백질, 비타민 B군, 타우린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아 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바지락 살이 익으면 탄력 있는 바지락의 식감과 특유의 단맛을 느낄 수 있고, 끓이면서 시원한 맛과 감칠맛이 나와 밥과도 잘 어울린다. 졸여진 국물에 밥까지 비벼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제격이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올해 여름 대부도 방아머리 해변에서 아름다운 석양과 어우러지는 음악 콘서트부터 1500대에 달하는 드론쇼까지 다양한 관광 콘텐츠로 관광객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라며 “안산 대부도에서 일상의 쉼과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면서 건강하고 알찬 휴가가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하노이의 강자’로 발돋움한 롯데백화점

    ‘하노이의 강자’로 발돋움한 롯데백화점

    롯데그룹이 베트남에서 ‘쇼핑몰 강자’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9월 베트남에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지난 1월 현지 최단 기간 10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또 이후 5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매출 기준 2000억원 고지도 넘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40대 이하 인구 비중이 60%를 차지하는 현지 인구구조를 반영해 젊은층 선호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는 등 MD에 공을 들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최상위 매출을 기록 중인 자라, 유니클로, 마시모두띠, 풀앤베어, 망고 등 인기 글로벌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을 동시에 보유한 현지 유일의 쇼핑몰이기도 하다. ‘한국식 팝업 시스템’도 주효했다. 250평 규모의 실내 아트리움 광장과 500평대의 야외 분수광장에서 현지 최초의 초대형 팝업을 잇따라 선보였다. 샤넬 뷰티와 디올 뷰티, 레고, 코치 등 약 30회의 팝업을 열었다. 단순히 신상품 출시뿐만 아니라 메이크업쇼, 포토존, 기념품 제공 등 체험형 콘텐츠를 접목해 ‘복합 쇼핑 경험’을 제공한 것이 인기를 끌었다는 평이다. 최고 방문객을 기록했던 지난해 연말 샤넬 뷰티 팝업에는 약 10만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중순부터 다음달 초까지 베트남의 여름 방학 및 휴가 기간을 맞이해 본격적인 ‘몰캉스’(쇼핑몰과 바캉스의 합성어) 콘텐츠를 확대하고 나섰다. DIY 만들기, 공예품 제작 등 체험 행사와 함께 다양한 디자인 소품,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체험형 ‘컬쳐 마켓’을 운영하고,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L7 호텔에서는 시네마, 아쿠아리움, 키자니아 등 롯데몰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연계한 스페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최근 지역 고객 아니라 광역 상권 고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고객층을 확장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오는 21일까지 ‘LS.POINT 멤버스 페스티벌’을 열어 멤버십 신규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선물을 증정하고 구매 금액대별 5%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등 멤버십 강화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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