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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멕시코서 만난 K컬처의 다음 단계는

    [기고] 멕시코서 만난 K컬처의 다음 단계는

    지난해 여름 멕시코에 부임한 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국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에너지였다. K팝이 흘러나오면 자연스럽게 춤을 추고 드라마에서 본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 보고 한국어를 배우고 “K뷰티가 최고”라며 한국 화장품을 친구들에게 권한다. 한국문화 감상에 그치지 않고 삶 속으로 가져와 자신들의 방식으로 다시 즐기는 것이다. 올해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에는 역대 가장 많은 팀이 참가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 줬다. 지난 6월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한국의 조별리그 세 경기가 모두 멕시코에서 열렸다. 이를 계기로 마련한 문화프로그램 ‘빛으로 잇다’(미디어파사드), ‘시선으로 잇다’(전시), ‘리듬으로 잇다’(공연)에도 많은 시민이 함께했다. 8월 열린 현대무용단 리케이댄스 공연 역시 객석을 가득 채웠다. K팝처럼 친숙한 장르뿐 아니라 전시와 무용, 문화유산에까지 적극 반응하는 관객들을 보면서 멕시코에서 K컬처의 저변이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깊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변화는 단지 관객이 많아졌다는 데 있지 않다. 이제는 한국문화를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멕시코의 문화기관과 대학, 예술가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고 새로운 협력을 제안해 오는 일이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공연은 현지 전문 예술기관과 함께 만들고, 영화와 전시는 대학과 창작자들의 참여 속에서 확장된다. 한국문화원은 ‘한국을 보여 주는 곳’에서 한국과 멕시코의 사람과 기관을 잇는 곳으로 조금씩 역할을 넓혀 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더욱 뜻깊었다. 양국 정상은 멕시코 국민들이 K컬처를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관련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협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 지금 멕시코에서 일고 있는 뜨거운 문화적 관심을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사람들이 꾸준히 만나고 배우고 교류하는 기반으로 키워 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 논의될 K컬처 거점은 단순히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에 머물러선 안 된다. 한국의 예술가와 멕시코의 창작자가 만나고 공연과 전시뿐 아니라 교육과 창작, 문화 향유와 산업이 이어지는 ‘살아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한국문화원은 그 과정에서 양국의 사람과 사람, 기관과 기관 그리고 산업과 산업을 잇는 연결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한국문화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멕시코가 미술, 영화, 건축, 문화유산 등에서 깊은 뿌리를 지닌 문화강국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한·멕 문화교류는 한국문화를 얼마나 많이 알렸는가를 넘어 서로의 문화를 얼마나 이해하고 즐기며 함께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갈 수 있는가가 중요해질 것이다. ‘문화 수용성’에서 ‘문화 상호교류성’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로의 문화를 좋아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앞으로 멕시코에서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다음 단계의 K컬처다. 민수이 주멕시코 한국문화원 원장
  • [오일만 칼럼] ‘피지컬 AI’ 시대, 한국 제조업의 진짜 역습 조건

    [오일만 칼럼] ‘피지컬 AI’ 시대, 한국 제조업의 진짜 역습 조건

    역사적으로 거대한 기술 혁명의 승자는 새로운 동력원을 실물 세계의 인프라와 결합해 낸 국가들이었다. 18세기 영국이 1차 산업혁명의 패권을 쥔 이유는 단순히 석탄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석탄을 증기기관, 철강, 철도 등 하나의 거대한 ‘물리적 체계’로 연결하는 실물 인프라 구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세기 미국의 패권 역시 석유라는 에너지를 자동차, 물류 시스템이라는 실물 경제로 구현해 낸 데서 비롯되었다. 지금, 우리는 그와 맞먹는 세 번째 역사적 변곡점에 서 있다. 오픈AI, 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부으며 구축한 인공지능(AI)이 드디어 모니터 밖으로 뛰쳐나오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 머물던 지능이 자동차, 로봇, 공장, 전력망 등 실물 세계의 인프라와 결합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플랫폼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한국 산업으로선 절호의 ‘공급망 역습’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이 역습을 주도할 우리의 핵심 무기는 바로 현장의 데이터다. 지금껏 AI 패권은 알고리즘과 컴퓨팅 파워를 장악한 미국 빅테크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AI가 실물 경제에서 부가가치를 내려면 전혀 다른 자산이 필요하다. 바로 수십 년 축적된 ‘제조 데이터’와 ‘첨단 인프라’다. 반도체 미세 공정의 수율이나 조선소의 정밀한 용접 노하우 같은 실물 데이터 없이는 아무리 뛰어난 AI도 무용지물이다. 글로벌 데이터 기업 팔란티어가 한국을 주목하는 것도 각 산업 밑바닥에 흐르는 이 소중한 현장 데이터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빅테크의 공세에 맹목적인 적대감이나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들의 ‘알고리즘 두뇌’와 우리의 ‘제조업 육체’를 결합하는 고도화된 협력 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한국의 정밀한 제조 현장을 빅테크 AI 기술의 최상위 테스트베드로 제공하는 대신, 핵심 기술을 공유받거나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해 산업별 특화 AI를 공동 개발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주권은 지키되,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는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스마트한 동맹’만이 피지컬 AI 시대의 진정한 승리 공식이다. 하지만 기회는 양날의 칼이다. 1980년대, 일본은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와 가전 제조 능력을 갖추고도 ‘윈텔’(윈도우+인텔) 동맹으로 대변되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종속되면서 결국 단순 하드웨어 조립 기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핵심 두뇌(OS)를 장악하지 못한 채 하청에 만족한 대가는 잃어버린 30년이었다. 지금의 AI 혁명에서도 이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 빅테크의 범용 AI에 우리의 제조 현장 데이터를 고스란히 내어준다면, 한국 산업은 21세기 AI 식민주의, 즉 ‘디지털 소작농’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종속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히 현장에 최적화된 전용 AI 모델을 우리 손으로 통제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확보한 독자적인 AI 통제권은 곧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된다. 미중 반도체 전쟁 속 대만 TSMC의 ‘실리콘 방패’가 증명하듯 압도적 첨단 파운드리 인프라는 미국과 중국 모두가 함부로 단절할 수 없는 무기가 됐다. 지금의 AI 전쟁도 마찬가지다. 미국 주도의 첨단 보안망에 동참하되 범용 소재와 거대 시장에선 중국과 실용적으로 연결되는 ‘디리스킹’(위험 완화)을 펴야 한다. K배터리가 원자재는 중국과 협력하면서도 핵심 수율을 쥐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제어 모델’은 철저히 보안망에 묶어 두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미국 빅테크의 AI ‘뇌’(Brain)가 실물경제를 지배하려면 한국이 가진 첨단 제조의 ‘뼈와 근육’,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라는 ‘혈관’이 절실하다. 우리가 피지컬 AI를 통해 생산성과 품질에서 압도적인 ‘K제조업의 방패’를 만들어 낸다면, 미국에는 대체할 수 없는 경제동맹이 되고 중국에는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을 움직이는 최고의 무기는 언제나 현장에서 나오는 ‘대체 불가능한 초격차 실물 기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일만 EBN 편집국장
  • [기고]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 절호의 기회다

    [기고]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 절호의 기회다

    1882년 토머스 에디슨은 뉴욕 맨해튼 펄 스트리트에 미국 최초의 상업용 중앙발전소를 가동했다. 한 곳에서 만든 전기를 여러 건물에 보내는 이 실험은 현대 전력산업의 출발점이 됐다. 그로부터 140여 년이 흐른 지금, 미국은 전력이라는 과제 앞에 서게 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첨단 공장이 들어서며 전력 수요는 급증하는데 전력 설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지난해 52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15GW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 과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한국이 협력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정부는 최근 대미 투자협력의 첫 사업으로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확정했다. 미국 에너지·인프라 시장은 진입이 쉽지 않았다. 현지 실적과 벤더 등록, 인증을 요구하는 관행 때문에 입찰 명단에 오르기까지 수년이 걸려 중소·중견기업에겐 높은 문턱이었다. 이번 투자는 그 문턱을 넘을 기회가 될 수 있다. 발전소 한 곳에는 설계·조달·시공(EPC)부터 가스터빈과 배열회수보일러, 변압기와 개폐기, 배관·밸브·계측제어, 준공 이후의 운영·정비까지 긴 가치사슬이 연계된다. 후속 사업으로 논의되는 원전은 주기기와 보조기기, 케이블, 시공·정비 인력까지 공급망이 더 길다. 기계와 전기, 건설,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아우르는 분야에서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수주 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발전소가 데이터센터로 전력을 보내려면 송배전망이 깔려야 하고,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전선 수요가 늘어난다. 전력 품질을 안정시키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뒤따른다. 모두 우리 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분야이고, 이러한 기자재의 상당 부분은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된다. 현지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수록 국내에서 나가는 기자재와 부품도 늘어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한 건의 프로젝트가 수십 개 협력사의 첫 미국 실적이 되고, 그 실적은 다음 발주와 제3국 시장으로 이어지는 자산이 된다. 기회는 워싱턴뿐 아니라 각 주(州)의 현장에 있다. 연방 차원의 합의가 문을 열더라도 부지와 인허가, 전력과 용수, 인력과 인센티브는 주정부와 지역 경제개발기관의 협의에서 구체화된다. 미국 주정부 대표단들은 한국 기업이 현지 공급망에 함께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코트라는 이러한 수요를 우리 기업과 연결하고, 현지 진출에 필요한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며 빈틈없이 돕겠다. 140여 년 전 펄 스트리트의 발전소가 미국이 AI·첨단산업 강국으로 번영하는 씨앗이 됐듯이, 지금 미국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하나가 우리 기업에는 다음 시장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들어갈 수 있는 기업은 미리 준비한 기업이다. 코트라는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우리 기업이 현지에 뿌리내리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강경성 코트라(KOTRA) 사장
  • “대규모 해상풍력, 혼자선 불가능… 한국·덴마크 함께 세계로” [서울, 대사를 만나다]

    “대규모 해상풍력, 혼자선 불가능… 한국·덴마크 함께 세계로” [서울, 대사를 만나다]

    주요국 대사들에게 ‘함께 만들어 갈 미래’를 들어봅니다미중 경쟁과 공급망 재편, 이란 전쟁 등 안보 위협, 에너지 전환과 기후위기, 인공지능 고도화와 통제불능에 대한 우려까지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변화가 한꺼번에 밀려오고 있습니다. 기술은 물리적 거리를 좁혔지만, 역설적으로 상호 이해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전쟁과 경쟁, 동맹과 협력이 교차하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 서울에 주재하며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주요국 대사들을 만나 ‘함께 만들어 갈 미래’를 물었습니다. 덴마크 전력 소비 절반 이상 ‘풍력’에너지 전환 ‘민간 참여·투자’ 장려신뢰할 만한 국가·기업과 협력해야한국, 우월한 해상풍력 공급망 갖춰‘수도권 송전’ 전력망 구축에 힘써야“거대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홀로 완수할 수 있는 국가는 없습니다.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덴마크와 한국이 함께해야 합니다.” 미카엘 헴니티 빈터(66) 주한덴마크대사는 지난달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한 덴마크의 경험과 한국의 혁신 기술이 힘을 합쳐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덴마크가 1960년대 석유 의존도 90%에서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을 약 80%까지 끌어올린 배경으로 정파를 초월한 정치권의 단합과 사회적 합의를 꼽았다. 정부가 민간 기업을 ‘육성하기’(foster)보다 기업에 유리한 투자 환경을 조성해 기업을 ‘초대하는’(invite) 방식이 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였다고 했다. 인터뷰는 서울 중구 주한덴마크대사관에서 약 80분간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덴마크는 에너지 전환에 성공했다. “1973년 오일쇼크가 계기였다. 극심한 유가 변동성과 공급난에 새 에너지원이 절실했다. 석유로 인한 환경 피해도 고민했다. 그때 주목한 것이 ‘바람’이다. 덴마크는 바람이 많아 1980년대에 약 20개의 풍력 터빈 제조업체가 있었다. 육상 풍력의 성과는 해상 기술 진전으로 이어졌고, 1991년에 세계 최초로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했다. 약 8700㎞에 달하는 해안선과 얕은 수심 등 지리적 여건도 한몫했다. 현재 풍력으로 국가 전력 소비의 절반 이상을 충당한다. 반면 소비자의 정전 경험 시간은 평균 17초(2024년 기준)뿐이다.” -50년간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권 부침은 없었나. “오일쇼크는 개인 생계와 산업·국가 경쟁력에 막대한 타격이어서 여야를 불문하고 에너지 전환 계획 수립에 동의했다. 선거로 정부(당파색)가 바뀌어도 변함이 없었다. 운도 좋았지만, 전문가 분석에 기반한 정부 계획안이 나올 때마다 정계가 화합해 지원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덴마크의 에너지 정책이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 줄 수 있었다.” -주민 반발은 없었나. “모든 과정에서 주민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정부가 해상풍력 부지를 선정하고 환경·해저 조사를 마친 뒤 입찰하기 전에 어민 등 해양 이용자들과 협의해 지역 보상 체계부터 마련했다. 1980~1990년대 조성한 대부분의 풍력 발전 단지들은 지역 주민과 기업으로 구성된 협동조합 소유로 운영됐다. 육상 풍력·태양광 사업의 경우 인접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 보상했고, 주민이 개발사에 부동산을 매각할 권리를 가졌다. 터빈 발전량과 연동한 주민 지급금, 지자체에 납부하는 개발사 녹색기금 등도 법으로 규정했다.” -덴마크에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이 많은데 어떻게 육성했나. “덴마크는 (북유럽이지만) 자본주의 성격이 강하다. 에너지 개발 사업을 공영으로 한정하지 않고, 민간 참여와 투자를 장려했다. 정부가 기업을 직접 육성하기보다 끌어들였다. 기업의 수익 활동은 사업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였고, 수익 분배의 효과도 키웠다. 정책은 민간 영역에서 안착하고 집행돼야 공공성도 높일 수 있다. 이런 방식이 적어도 덴마크에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 덴마크 풍력 산업계에 약 500개 기업이 있다.” -정부는 규제와 통제를 중시하기 쉬운데. “덴마크 정부에 경각심을 불러온 귀중한 경험이 있었다. 2024년 말 북해에서 추진한 3GW 규모 해상풍력단지 입찰에 한 기업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례적인 유찰이었다. 경험 많은 덴마크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 논란이 벌어졌다. 정부가 보조금을 주지 않고 물가 및 금리 인상 등도 고려하지 않은 결과였다.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고 기업과의 소통을 통해 사업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설계했다. 올해 5월에 이 사업의 신규 입찰에 여러 개발사가 지원했고, 지난 8월에 사업자를 최종 선정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조성 환경은. “한국은 우월한 해상풍력 공급망을 이미 갖췄다. 조선, 철강, 전력 케이블, 중공업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유럽과 아시아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기초 구조물과 해저 케이블을 공급하고 있다. 풍력 자원을 갖춘 서해와 남해가 있고, 동해는 수심이 깊어 부유식 풍력 조성에 적합하다.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됐다. 이제 수도권으로 생산 전력을 송전할 전력망 구축에 힘써야 한다. 또 해상 구역을 어업 공동체와 공정하게 공유하는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모든 국가가 해상풍력 발전 초기 단계에 맞는 과제다.”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에 조언한다면.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홀로 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덴마크도 그렇다. 올해 1GW 규모의 노어소운 밋 (북해) 프로젝트, 800MW 규모 헤셀뢰 프로젝트를 스웨덴 에너지 기업인 바텐팔이 수주했다. 주요 사업을 해외 기업이 맡는 데 대해 이의는 없다. 덴마크 기업들은 한국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부품·기자재 등을 사용하며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반대로 한국 기업들은 덴마크 회사가 주도하는 해외 사업에 동참해 경험을 쌓고 있다. 해외 사업 진출의 기반이 될 것이다. 에너지 산업은 안보와 직결된다. 동일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기업 및 국가가 협력해야 한다. 덴마크와 한국은 상호 신뢰하는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싶다.” -해상풍력 분야에서 덴마크가 한국에 어떤 도움을 줄까. “덴마크 기업은 최고의 기술력을 갖췄다. 지역사회와의 투명한 소통 등 그간 쌓아 온 덴마크의 경험도 한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덴마크는 국내총생산(GDP)이 꾸준히 증가하면서도 에너지 사용량은 역으로 줄었다. 에너지 소비량과 경제 활동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이룬 흔치 않은 국가다.” -에너지 외에 양국 간 협력 가능한 분야는. “덴마크는 원자력 발전은 안 하지만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는 고도의 기술이 있다. 한국은 SMR 기술·개발·실험이 가능한 설비를 갖췄다. 양국 간 기술 협력 가능성이 큰 분야다. 또 덴마크는 전통적인 해운 강국이다. 조선업 강국인 한국과 이미 다수의 공급망을 공유하고 있으며 기술 혁신 측면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유지 중이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대한국 수출 비중도 높다. 이는 노인 돌봄, 환자 중심 치료 등 보건 체계에 대한 긴밀한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국이 공동으로 해법을 모색할 사회적 과제도 있을까. “고령화다. 덴마크는 세계적으로 진일보한 한국의 관련 정책에 관심이 있다. 우리 대사관도 올해 출범한 헬스케어 얼라이언스를 통해 한국 정부, 병원, 연구기관, 기업 등을 초청해 노인 돌봄 관련 정보를 나누고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다. 덴마크가 한국 등 전 세계 8개국에만 설치한 ‘이노베이션 센터 덴마크’(ICDK)는 바이오헬스·테크 등의 분야에서 양국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부족도 세계적인 사회 문제다. 덴마크의 접근법은. “덴마크 국영 송전운영사 에너기넷(Energinet)은 최근 전력망 연결 대기 물량이 상당해지자 정부(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를 통해 전력망과 관련한 긴급 입법 계획을 수립했다. 덴마크 의회는 이 법안을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전력망 확장 지역을 선정한 뒤 어떤 부문을 전력망 연결에 최우선으로 둘지를 명시한 것으로 신규 데이터센터는 계통 연계 우선순위에서 비교적 낮은 순위에 두었다.”(법안은 ‘신청 순서 순’ 전력망 연결을 ‘우선 순위 순’으로 바꾸었다. 사회 필수 기능이 없는 일반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가장 낮은 4순위다) ■ 미카엘 헴니티 빈터 대사는 요즘 한국말 배우기에 푹 빠진 빈터 대사는 지난해 9월 부임한 정통 외교관이다. 2022년 주상하이 총영사를 지냈고 2018년 덴마크 외교부에서 개발 협력국장을 역임했다. 앞서 2001년 주베트남대사관 공관차석을 시작으로 2008년 주이라크 대사, 2011년 주태국대사(미얀마·캄보디아 겸임), 2016년 주방글라데시 대사 등을 지냈다. 북유럽에서 손꼽히는 아시아 전문가로, 코펜하겐대학교 정치학과와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 국제경제학과 부교수 등도 역임했다.
  • [세종로의 아침] 빈 논은 수입 농산물 탓이 아니다

    [세종로의 아침] 빈 논은 수입 농산물 탓이 아니다

    추석에 시댁이 있는 시골 마을을 산책하다 잡초가 무성한 빈집과 마주쳤다. 시댁 건너편 이웃집 논도 텅 비어 있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누렇게 벼가 익어가던 곳이다. 300평 남짓한 논은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올해 아예 농사를 짓지 못했다고 했다. 농지 전수조사 이후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고령 농민들이 논밭을 내놓지만 가격을 낮춰도 찾는 사람이 없다는 푸념도 들렸다. 사람이 떠난 집과 농사꾼을 잃은 논. 추석에 마주한 농촌의 풍경이었다. 농가 인구는 2024년 200만명을 간신히 지켰지만 지난해 198만명으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194만 5000명까지 줄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농민 절반 이상은 65세 이상이다. 그 빈 논을 보면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둘러싼 논란이 떠올랐다. CPTPP는 4년 전에도 문턱까지 갔다. 정부는 2021년 가입을 적극 검토한 뒤 이듬해 4월 ‘가입 추진계획’까지 확정했지만 농어업계의 거센 반발 속에 국회 보고 직전 국내 절차가 중단됐다. 지난해 9월 재검토에 들어간 정부는 지난달 가입 관련 사회적 논의와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4년 만에 다시 출발선에 섰지만 농촌의 반응은 비슷했다. 지난 10일 정부와 농민단체의 첫 만남은 농민들이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인 뒤 회의를 보이콧하면서 파행했다. 시장을 더 열면 값싼 농산물이 밀려와 ‘식량 주권’과 농촌이 무너진다는 우려다. 그 불안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자유무역협정(FTA)의 과실이 모든 산업에 고르게 돌아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FTA 체결국과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는 2020년 452억 달러에서 2024년 747억 달러로 늘었지만 농업 부문 적자는 234억 달러에서 283억 달러로 커졌다. 정부는 시장을 열 때마다 농업을 지키겠다며 막대한 돈을 투입했다. 한미 FTA 협상 타결 이후 2008년부터 지난해 FTA 농업 국내보완대책에 배정된 투·융자 예산만 44조 3547억원이다. 피해보전뿐 아니라 시설 현대화와 스마트농업, 농업 체질 개선까지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다. 17년간 44조원. 우리 농업은 그만큼 강해졌을까.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을 보면 피해보전직불제의 최근 10년 평균 집행률은 37%, 지원 품목도 평균 3개에 그쳤다. 재정사업자율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 사업도 적지 않았다. CPTPP 논의가 재개되며 다시 ‘피해 지원’과 ‘경쟁력 강화’가 등장한 만큼, 44조원이 우리 농업을 어떻게 바꿨는지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4년 사이 세계는 달라졌다. 미국발 관세장벽과 미중 갈등은 특정 시장 의존 위험을 키웠고, 중동 전쟁은 에너지·원자재 공급망이 한순간에 흔들리는 취약성을 드러냈다. 정부가 아세안과 FTA를 공급망·핵심광물·디지털 등으로 고도화하고 멕시코와 새 무역협정을 추진해 통상망을 넓히려는 이유다. CPTPP 재검토도 같은 맥락이다. 미중이 빠진 CPTPP는 시장과 공급망을 다변화할 선택지다. 한국은 12개 회원국 중 멕시코를 제외한 11개국과 이미 FTA 관계를 맺고 있다. FTA가 없던 농업 강국에 갑자기 시장을 여는 게 아니다. 물론 농축산물 관세 철폐율이 평균 96.3%, 수산물은 100%에 육박하는 만큼 추가 개방 가능성이 큰 민감 품목을 가려내 정교하게 대비해야 한다. 농업도 언제까지 개방의 ‘피해 산업’으로만 남을 수는 없다. 한류를 타고 성장한 K푸드와 고부가가치 그린바이오·스마트농업을 새 수출 먹거리로 키워 농업정책의 중심을 ‘얼마나 보전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돈 버는 농업을 만들 것인가’로 옮겨야 한다. 추석에 본 300평의 빈 논은 외국산 농산물 때문이 아니었다. 농사지을 사람도, 땅을 이어받을 사람도 없어서였다. 지금 농촌의 위기는 시장 개방만으로 설명하기엔 훨씬 복잡하고 깊다. CPTPP 논의도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지난 17년간 쏟아부은 44조원의 성과부터 따져보고, 피해 보전을 넘어 문이 열려도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농업의 힘을 키우는 데 혈세를 써야 한다. 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차장급)
  • 제지업체 투수, 도요타車 야수, 일본통운 타자… 기본 훈련 ‘탄탄’, 기업 지원 ‘빵빵’, 韓 프로도 ‘쩔쩔’

    제지업체 투수, 도요타車 야수, 일본통운 타자… 기본 훈련 ‘탄탄’, 기업 지원 ‘빵빵’, 韓 프로도 ‘쩔쩔’

    실업 구단, 구장·웨이트 시설 구비도시대항전 등 연 70~80경기 치러NPB 드래프트·MLB 진출 이어져고교 야구부 3746개·부원 12만명학교 부활동, 지역·실업 무대 연결프로 안 가도 사회인 야구 일상화일본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사에 굴욕과 영광의 기록을 동시에 안겨줬다. 한국 대표팀은 27일 결승전에서 일본을 무너뜨리며 5회 연속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지만, 같은 상대에게 이틀전 예선에서는 0-5의 완패를 당했다. ‘총연봉 54억원’의 프로 엘리트 선수단이 전원 사회인 선수로 구성된 일본을 상대로 단 1점도 뺏지 못하고 패배한 ‘굴욕’. 일본의 ‘회사원 야구’는 어떻게 한국 프로 군단과 맞설 힘을 갖추게 된 것일까. 25일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의 스타 선수를 7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으며 악몽을 안긴 주인공은 좌완 히구치 신이었다. 히구치는 프로 소속이 아니다. 일본 제지업체 ‘오지’의 시설부 직원이 그의 신분이다. ‘회사 시설부 직원’인 히구치처럼 그의 대표팀 동료들도 도요타자동차, ENEOS, 일본통운 등에 소속된 회사원 신분으로 일과 운동을 병행한다. ●시즌 주 5~6일 연습… 사무·운동 병행 일본의 ‘사회인 야구’는 광대한 저변을 자랑한다. 79년 역사의 도요타자동차 야구팀을 보면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기업이 엘리트 선수를 직원으로 채용해 월급을 주고 시즌 중 주 5~6일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업무를 병행하며 비시즌에는 출근을 해야 하는 회사원 신분이지만, 시즌에 돌입하면 야구에 상당한 시간을 쏟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회사 지원도 웬만한 프로팀 못지않다. 도요타스포츠센터에는 전용 야구장과 실내훈련장, 웨이트 시설이 갖춰져 있다. 타격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력과 컨디셔닝 지원도 붙는다. 사회인 야구의 꽃인 ‘도시대항야구’를 앞두고는 실내훈련장에 결전지 도쿄돔의 잔디 경계까지 재현해 훈련한다. 신분은 ‘회사원’이지만 야구에서는 ‘엘리트 선수’ 대접을 받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회인 야구를 프로선수가 되지 못한 ‘실패자들의 무대’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일본에서는 더 큰 도약을 위한 ‘꿈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실제 사회인 야구를 거쳐 프로의 간판선수로 성장한 사례도 많다. 한신 타이거스의 지카모토 고지는 대학 시절 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뒤 에너지 기업 ‘오사카가스’ 야구단에 입단했다. 2018년 도시대항야구에서 타율 0.524, 4도루로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에 올라 그해 한신의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회인 야구의 꿈은 ‘아메리칸 드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박찬호와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성공 신화’를 쓴 노모 히데오는 신일본제철에서 뛰던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일본의 은메달 획득에 기여한 뒤 이듬해 드래프트 1순위로 킨테츠 버팔로즈에 입단했다. 사회인 야구에서 자국 프로리그를 거친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무대에서 신인상까지 받았다. 일본 야구의 저력을 설명하는 또다른 키워드는 ‘부카츠’(部活·학교 스포츠 활동)다. 사회인 야구가 프로리그를 뒷받침한다면 일본의 학교야구는 부카츠로 시작해 대학과 기업팀으로 이어지며 한국과는 수준이 다른 ‘뎁스’를 만든다. ●고시엔 치열… 지역·회사 무대 확대 28일 일본고등학교야구연맹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일본의 경식야구(硬式野球) 가맹 고교는 3746개, 부원은 12만 4116명이다. 고교 졸업 뒤 모두가 프로에 가는 것은 아니다. 대학으로, 기업팀으로, 지역 클럽으로 진로가 갈린다. 학교에서 시작한 야구가 졸업과 함께 끊기지 않고 성인 무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실업과 프로 양쪽의 선수층을 두텁게 만든다. 특히 고교 야구부는 전국대회인 ‘고시엔’을 정점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선수를 길러낸다. 10대 선수들의 땀과 눈물, 노력을 대변하는 고시엔은 프로와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하며 일본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야구연맹은 내년부터 도시대항야구 본선 참가팀을 32개에서 36개로 늘릴 계획이다. 56년 만의 확대다. 저출산으로 선수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지역과 기업을 기반으로 야구를 이어갈 무대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이는 야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농구·배구·육상·체조 등에서도 학교 부카츠가 넓은 선수 저변과 초기 발굴의 무대가 되고, 이후 대학·지역 클럽·실업팀과 종목별 육성 시스템으로 이어진다. 일본 정부도 학교 스포츠와 지역·경기단체의 연계를 국제 경쟁력 강화의 한 축으로 명시하고 있다. 학교 스포츠가 선수층을 넓히고, 대학·실업·프로와 경기단체의 전문 육성 체계가 그 위를 이어받는 방식이다. 일본 야구는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막혀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대회에서 보여준 경쟁력은 몇몇 선수의 반짝 활약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12만명이 넘는 고교 선수에서 대학과 기업팀, 프로로 이어지는 두터운 선수층이 바로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로 상징되는 ‘야구 강국 일본’을 만든 저력인 셈이다.
  • “회사원 맞아?”…한국 프로군단 잡은 日 사회인야구 정체

    “회사원 맞아?”…한국 프로군단 잡은 日 사회인야구 정체

    실업구단, 구장 웨이트 시설 구비 도시대항전 등 연70~80경기 치러 프로 안가도 사회인 야구 일상화 일본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사에 굴욕과 영광의 기록을 동시에 안겨줬다. 한국 대표팀은 27일 결승전에서 일본을 무너뜨리며 5회 연속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지만, 같은 상대에게 이틀전 예선에서는 0-5의 완패를 당했다. ‘총연봉 54억원’의 프로 엘리트 선수단이 전원 사회인 선수로 구성된 일본을 상대로 단 1점도 뺏지 못하고 패배한 ‘굴욕’. 일본의 ‘회사원 야구’는 어떻게 한국 프로 군단과 맞설 힘을 갖추게 된 것일까. 25일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의 스타 선수를 7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으며 악몽을 안긴 주인공은 좌완 히구치 신이었다. 히구치는 프로 소속이 아니다. 일본 제지업체 ‘오지’의 시설부 직원이 그의 신분이다. ‘회사 시설부 직원’인 히구치처럼 그의 대표팀 동료들도 도요타자동차, ENEOS, 일본통운 등에 소속된 회사원 신분으로 일과 운동을 병행한다. 일본의 ‘사회인 야구’는 광대한 저변을 자랑한다. 79년 역사의 도요타자동차 야구팀을 보면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기업이 엘리트 선수를 직원으로 채용해 월급을 주고 시즌 중 주 5~6일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업무를 병행하며 비시즌에는 출근을 해야 하는 회사원 신분이지만, 시즌에 돌입하면 야구에 상당한 시간을 쏟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회사 지원도 웬만한 프로팀 못지않다. 도요타스포츠센터에는 전용 야구장과 실내훈련장, 웨이트 시설이 갖춰져 있다. 타격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력과 컨디셔닝 지원도 붙는다. 사회인 야구의 꽃인 ‘도시대항야구’를 앞두고는 실내훈련장에 결전지 도쿄돔의 잔디 경계까지 재현해 훈련한다. 신분은 ‘회사원’이지만 야구에서는 ‘엘리트 선수’ 대접을 받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회인 야구를 프로선수가 되지 못한 ‘실패자들의 무대’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일본에서는 더 큰 도약을 위한 ‘꿈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실제 사회인 야구를 거쳐 프로의 간판선수로 성장한 사례도 많다. 한신 타이거스의 지카모토 고지는 대학 시절 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뒤 에너지 기업 ‘오사카가스’ 야구단에 입단했다. 2018년 도시대항야구에서 타율 0.524, 4도루로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에 올라 그해 한신의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회인 야구의 꿈은 ‘아메리칸 드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박찬호와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성공 신화’를 쓴 노모 히데오는 신일본제철에서 뛰던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일본의 은메달 획득에 기여한 뒤 이듬해 드래프트 1순위로 킨테츠 버팔로즈에 입단했다. 사회인 야구에서 자국 프로리그를 거친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무대에서 신인상까지 받았다. 일본 야구의 저력을 설명하는 또다른 키워드는 ‘부카츠’(部活·학교 스포츠 활동)다. 사회인 야구가 프로리그를 뒷받침한다면 일본의 학교야구는 부카츠로 시작해 대학과 기업팀으로 이어지며 한국과는 수준이 다른 ‘뎁스’를 만든다. 28일 일본고등학교야구연맹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일본의 경식야구(硬式野球) 가맹 고교는 3746개, 부원은 12만 4116명이다. 고교 졸업 뒤 모두가 프로에 가는 것은 아니다. 대학으로, 기업팀으로, 지역 클럽으로 진로가 갈린다. 학교에서 시작한 야구가 졸업과 함께 끊기지 않고 성인 무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실업과 프로 양쪽의 선수층을 두텁게 만든다. 특히 고교 야구부는 전국대회인 ‘고시엔’을 정점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선수를 길러낸다. 10대 선수들의 땀과 눈물, 노력을 대변하는 고시엔은 프로와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하며 일본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야구연맹은 내년부터 도시대항야구 본선 참가팀을 32개에서 36개로 늘릴 계획이다. 56년 만의 확대다. 저출산으로 선수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지역과 기업을 기반으로 야구를 이어갈 무대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이는 야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농구·배구·육상·체조 등에서도 학교 부카츠가 넓은 선수 저변과 초기 발굴의 무대가 되고, 이후 대학·지역 클럽·실업팀과 종목별 육성 시스템으로 이어진다. 일본 정부도 학교 스포츠와 지역·경기단체의 연계를 국제 경쟁력 강화의 한 축으로 명시하고 있다. 학교 스포츠가 선수층을 넓히고, 대학·실업·프로와 경기단체의 전문 육성 체계가 그 위를 이어받는 방식이다. 일본 야구는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막혀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대회에서 보여준 경쟁력은 몇몇 선수의 반짝 활약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12만명이 넘는 고교 선수에서 대학과 기업팀, 프로로 이어지는 두터운 선수층이 바로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로 상징되는 ‘야구 강국 일본’을 만든 저력인 셈이다.
  • 천년 역사에 첨단을 더하다… 전주 ‘피지컬 AI 특별도시’

    천년 역사에 첨단을 더하다… 전주 ‘피지컬 AI 특별도시’

    전북, 7368억 대형 국책사업 선정협업지능 기반 SW플랫폼 국산화무인공장 구현하는 게 핵심 목표전주에 AI 시험·검인증 거점 육성새만금 로봇 제조 파운드리 연계전북도·전북대 등 산·학·연·관 교류전북 전주시가 미래 산업의 지형을 바꿀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 물리적 공간에서 직접 구동되는 AI·로봇 기술)’ 국가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천년의 역사와 문화 위에 첨단산업을 더해 ‘피지컬 AI 특별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 본격 실행 단계에 돌입했다. 기업과 인재,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전주의 피지컬 AI 외연은 새만금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주시가 핵심기술 개발과 데이터, 시험·검인증, 인재 양성을 담당하고 새만금은 로봇·핵심부품을 제조·양산하는 구조다. 27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전북의 피지컬 AI 산업은 소프트웨어(SW) 중심 AI의 한계를 넘어 ‘제조업 강국 대한민국’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에서 출발했다. 전통 주력산업의 침체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낙후된 지역 경제를 첨단 기술 중심의 구조로 대전환하기 위한 ‘신의 한 수’로 기획됐다. 전북이 피지컬 AI 산업에 뛰어든 계기는 전주가 지역구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기획과 정치력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정 장관은 전북 피지컬 AI 설계자와 산파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22대 국회 등원 직후부터 생성형 AI의 한계를 지적하며 피지컬 AI의 국가 의제화를 이끌었다. 정부가 난색을 표할 때 1200쪽에 달하는 독자적 사업기획보고서를 직접 만들어 논리와 데이터로 정부 부처를 설득했다. 이를 통해 사전 검증 예산 및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끌어내고 대형 국책 사업으로 연결하는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에 힘입어 전주시는 ‘전주형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추진 방향은 ▲피지컬 AI 검·인증 거점화 ▲연구·기업·교육·주거 기능이 집적된 피지컬 AI-J밸리 조성 ▲전주-새만금 전북 AI 전환(AX) 산업벨트 구축 ▲전문인력 양성·기업 지원 등이다. 지난 16일 전북도가 ‘협업지능 피지컬 AI 기반 SW플랫폼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사업’ 정부 공모에 선정되면서 전주는 ‘대한민국 로봇·AI 융합 제조 혁신 메카’로 도약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번 국책사업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 동안 진행된다. 국비 5150억원, 지방비 862억원, 민자 1356억원 등 총 7368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전북대, 캠틱종합기술원, 카이스트, 성균관대, 라온시큐어 등이 과제별 주관기관을 맡는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연구개발부터 산업 현장 실증, 사업화까지 한 지역 안에서 연계하는 피지컬 AI 실증단지를 전국 최초로 조성하게 됐다. 핵심 목표는 서로 다른 종류의 로봇과 설비가 하나의 지능처럼 움직이는 ‘협업지능 SW플랫폼’을 국산화해 사람 없이 가동되는 ‘AI 다크팩토리(무인공장)’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 주력산업에 피지컬 AI를 접목해 제조 현장 혁신을 이끌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국가 차원의 피지컬 AI 전략에 발맞춰 관련 산업 기반을 선점하고 지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피지컬 AI 선도모델 수립 및 개념검증(PoC) 사업’을 수행한 데 이어 지난 4월 ‘AI 신뢰성 혁신 실증사업’에도 선정됐다. AI 신뢰성 혁신 실증사업은 전주 피지컬 AI 산업 육성의 출발점이다. 시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중심으로 전문 장비와 기업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기업의 AI 제품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위험도 진단, 데이터·모델 검증, 안전성 분석, 신뢰성 보완 및 검·인증 등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시험·검증 절차와 데이터를 ‘전주형 AI 신뢰성 모델’로 체계화하고 이를 피지컬 AI 분야로 확장해 전주를 AI·피지컬 AI 시험·검인증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시는 피지컬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피지컬 AI-J밸리’를 구상하고 있다. J밸리는 광역 교통망을 갖춘 지역에 연구·기업·교육·주거 기능이 집적된 99만㎡(30만평) 이상 규모의 신도시다. 시는 이곳을 중심으로 ‘전주형 피지컬AI 산업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J밸리의 지향점은 기술을 기업의 성장으로, 기업의 성장을 지역의 일자리로 이어가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이다. 로봇·모빌리티·스마트 제조 분야의 기술 연구개발, 실증, 시험·검인증, 사업화까지 지역기업의 AX를 돕고, 관련기업·연구기관 유치, 인재 양성 기능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시는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로봇 제조 파운드리 투자와 연계해 ‘전북 AX 산업벨트’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북 AX 산업벨트는 전주·완주·새만금의 지역별 강점을 연계해 피지컬 AI 기술개발부터 실증, 제조·양산까지 이어지는 전주권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또 전북대·전주대를 중심으로 AI·SW중심대학사업, 첨단산업(AI) 인재 양성 부트캠프 등 기존 인재 양성 사업을 피지컬 AI 분야로 연계·확대하고, 폴리텍·비전대 등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그룹-전북대 간 피지컬 AI·로봇·수소에너지 첨단산업 계약학과 설립과 연계해 기업 수요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교육-현장실습-취업-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인재 생태계를 조성키로 했다. 시는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피지컬 AI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 공동사업 발굴과 기업 지원, 인재 양성 등 분야별 협력과제를 추진하고, 관련 포럼을 개최해 산업·기술 동향 공유, 산·학·연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피지컬 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북도·전북대 등과 긴밀한 공조 체계를 다져 왔다”며 “앞으로 물류로봇, 정밀조립, 푸드테크 등 실증 테스트베드를 시내 거점에 구축해 전국 기업들이 전주를 찾아 기술 검증을 거치도록 하는 ‘피지컬 AI 특별도시’로 도약할 동력을 본격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 반도체발 호황에… OECD도 韓성장 전망 3.7%로 올렸다

    반도체발 호황에… OECD도 韓성장 전망 3.7%로 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로 대폭 상향했다. 주요 기관 전망치 중 가장 높고, 상향 폭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컸다. 반도체발 수출 호황이 오롯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거란 긍정적인 전망이다. OECD는 23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2.6%에서 3.7%로 1.1%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1.9%에서 2.6%로 0.7% 포인트 높여 잡았다. 3.7%는 주요 기관의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재정경제부 3.0%, 한국개발연구원(KDI) 3.2%, 한국은행 3.3% 등 국내 주요 기관의 전망치와 해외 투자은행(IB) 평균치인 3.2%를 모두 웃돌았다. OECD는 “올해는 강한 수출·생산 증가세가 한국의 성장을 주도하고 내년에도 완만한 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폭은 G20 국가 중 1위였다. 미국은 2.0%에서 2.2%로 0.2% 포인트, 일본은 0.6%에서 0.8%로 0.2% 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고, 중국은 4.5%가 그대로 유지됐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속에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성장률 반등이 유독 두드러질 거란 전망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상승 폭인 0.7% 포인트도 G20 국가 중 최대치였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6%에서 3.0%로 0.4% 포인트 높아졌다. 내년도 2.2%에서 2.7%로 0.5% 포인트 상향됐다. 고성장에 따른 물가 상승에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겹칠 것으로 전망된 결과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이날 발표한 ‘아시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다. 지난 7월 전망치 2.6%에서 0.6%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ADB는 “7월, 8월의 견조한 제조업 지표와 함께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 확장적 재정정책, 견조한 기업 실적에 따른 민간 소비의 완만한 회복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망치는 2.3%로 0.3% 포인트 높였다.
  • 지지율 반등 李대통령 외교에 힘 싣기…유엔 연설·멕시코 국빈 방문

    지지율 반등 李대통령 외교에 힘 싣기…유엔 연설·멕시코 국빈 방문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 방문을 위해 21일 출국한다. 기자회견으로 국내 현안을 정리하고 지지율 반등에 힘입어 정상외교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이 대통령은 21일부터 27일까지 일정으로 순방길에 올라 미국의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 총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고 멕시코를 국빈 방문한 후 귀국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2일 유엔 총회에서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 개혁 방향과 대한민국의 기여 방안을 제시하고 한반도 평화 공존 청사진을 담은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유엔 차원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한국과 미국의 경제·금융계 인사들이 모이는 ‘대한민국 투자서밋 2026’에 참석해 한국의 AI(인공지능) 정책과 비전, 자본시장 개혁 등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홍보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 호주 등 주요국 정상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별도 접촉할 예정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 한미 정상은 별도의 정상회담이 없어도 만찬장 등에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유엔 총회 참석에 대해 위 실장은 “우리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 공존의 방향을 담은 청사진을 유일한 보편 국제기구인 유엔총회 무대에서 제안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적 차원의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주요국 정상들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교류하며 에너지, 반도체, 과학기술 등 실질 협력을 논의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공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23일 16년 만에 멕시코를 국빈 방문한다. 24일 첫 일정으로 차풀테펙 공원 애국영웅탑에 헌화한 후 대통령궁인 팔라시오 나시오날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다. 이어 이 대통령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단독회담 및 확대회담 후 양해각서(MOU) 교환식, 오찬, 공동언론발표를 소화할 계획이다. 당일 저녁에는 멕시코 동포 만찬 간담회도 예정됐다. 이 대통령은 25일 멕시코시티에 있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리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뒤 K-엑스포 행사장을 방문하며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으로 국내총생산 1조 8000억 달러 규모의 멕시코와 교역·투자·공급망 분야 실질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멕시코는 한국의 중남미 내 1위 교역이자 투자 대상국으로 약 560여개 한국 기업이 멕시코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위 실장은 “미래 첨단산업의 유망 시장인 멕시코와 AI·디지털, 항공·우주산업, 방산 분야에서 공고한 산업협력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또 K콘텐츠의 핵심 소비 시장인 멕시코를 중남미 진출의 전략적 플랫폼으로 삼는 계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지난 5월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리 BTS를 대통령궁으로 초대했을 만큼 멕시코 내 K콘텐츠 인기는 최고조에 달한다”며 “문화콘텐츠 강국인 멕시코와의 공동제작, 인재 양성 협력을 통해 K콘텐츠와 한국 기업의 중남미 진출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 제주 찾은 하정우 AI전략위 부위원장… “제주 강점과 AX 결합땐 큰 시너지 낼 것”

    제주 찾은 하정우 AI전략위 부위원장… “제주 강점과 AX 결합땐 큰 시너지 낼 것”

    “청정에너지, 우주·위성, 인공지능 등 제주가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우수 인재가 성장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의 고유한 강점이 인공지능 전환과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후 제주시 첨단로 카카오 스페이스 닷 원에서 ‘제주 AX 대전환 비전 선포식’에 이은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 부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전략을 설명하고, 제주에서 추진할 수 있는 에너지·관광·안전 등 분야별 인공지능 전환 방향을 소개했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 등 제주의 재생에너지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연계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건물 등 다양한 저장자원을 연결해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작동하는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아울러 관광지와 오름·올레길, 공항·항만·도로 등에서 인공지능과 지능형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드론 등을 활용해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안전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방안도 소개했다. 하 부위원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결국 중요한 것은 실행과 디테일인 만큼 제주도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관계부처가 함께 힘을 모아 제주의 성공을 만들고, 대한민국이 인공지능 3대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 부위원장과 송혜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지역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은 이날 제주 AX 대전환 비전 선포식에 앞서 주요 현장을 방문했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자율주행, 스마트팜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해 관심이 쏠렸다. 먼저 탐라자율차를 시승하며 제주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살펴봤다. 이어 북촌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발전소를 찾아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를 연계한 제주형 분산에너지 실증 현황을 확인했다. 또한 제주시 아라일동의 제주형 양돈 AI 스마트팜도 찾았다. 이곳에서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축산환경 관리와 탄소저감 실증 현황을 점검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이날 비전 선포식을 통해 ‘제주 AX 대전환’의 청사진을 공개하면서 “인공지능 대전환을 먼저 이루는 곳이 미래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며 “바로 지금이 우리 제주가 판을 뒤집을 골든타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가 추진하는 인공지능 전환은 도민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제주의 자연을 지키며, 우리 아이들에게 더 넓은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담대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위 지사는 “제주에서 검증한 인공지능 혁신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제주만의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로 만들겠다”며 “그 실험을 국가에서도 제주에서 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도는 AI를 통해 핵심 산업, 청년 일자리·인재, 기후·에너지, 도민 생활 등 4개 분야의 변화를 추진하며 이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시설(AI 인프라) ▲도민 인공지능 전환(도민 AX) ▲행정 인공지능 전환(행정 AX) ▲산업 인공지능 전환(산업 AX) ▲세계 인공지능 전환(글로벌 AX) 등 5대 핵심전략을 추진한다. 도는 청정에너지와 스마트 관광, 우주산업 등에서 축적한 실증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기술과 서비스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검증한 뒤 제주형 혁신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위 지사는 이날 하 부위원장에게 ‘제주 AX 대전환’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주요 국비사업과 제도개선 과제를 건의했다. 주요 건의내용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허브 제주’ 조성 ▲4대 과학기술원-제주 연합캠퍼스 종합계획 수립 ▲국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제주 우선 배분 ▲‘제주권 AX 대전환’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제주 ‘인공지능(AI) 정부 전주기 실증 지역’ 지정 등이다. 위 지사는 제주가 보유한 실증 기반을 바탕으로 지역 인공지능 전환(AX)을 선도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 ‘원전 474기’ 전력 필요한 美…김정관 “대미투자 최종사인 전 협상”

    ‘원전 474기’ 전력 필요한 美…김정관 “대미투자 최종사인 전 협상”

    김 “대미 투자 협상 마무리하러 와” 미 텍사스 가스복합·원전 8기 유력 WSJ “韓 대미투자 합의 마무리 단계” “트럼프가 거둔 눈부신 성과될 것” 구글·MS·오픈AI 등 빅테크 집결 텍사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474GW 신청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가 오는 18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최종 사인 전 막판 협상을 진행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에 동행했던 김 장관은 이날 유럽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미국으로 이동해 이날 오후 미 뉴욕 인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 장관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대미 투자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왔다”며 “협상 과정에서 그 내용을 마무리하는 게 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협상 분위기와 관련해 “협상이 쉽고 어려운 게 어디 있겠느냐”며 “최종 사인하기 전까지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는 233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1200억 달러(약 161조원) 규모의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프로젝트가 유력한 가운데 막바지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두 에너지 사업은 전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1500억 달러를 제외한 2000억 달러의 약 71%에 해당한다. 김 장관은 오는 12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러트닉 장관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대미 투자 관련 조율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정부가 대미 투자의 첫 사업으로 원자력 발전소 8기, 천연가스 프로젝트 등 에너지 분야에 1000억 달러(약 134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방안을 마련해 합의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이 요구한 원전과 관련해 일부 원자로는 미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모델이 거론되며, 한미 양측은 일부 원자로는 한국형 노형인 APR1400로 짓는 방안도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WSJ은 이번 투자가 미국의 인공지능(AI) 전력 공급 등을 지원하게 된다며 “이번 합의는 지난해 관세 공세 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둔 눈부신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텍사스 전력망을 관리하는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가 현재 474기가와트(GW) 규모의 계통연계 신청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0%가 데이터센터발 신청이라고 보도했다. 1GW가 통상 원전 1기의 발전량인 점을 고려하면 원전 474기에 해당하는 전력 수요로 텍사스 역대 최대 피크 수요의 5배가 넘는다. 현재 텍사스에는 굴지의 빅테크사들이 AI 데이터센터와 각종 전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의 ‘스타게이트’(애빌린 1.2GW·섀클퍼드·밀럼카운티 3.2GW 추정), 마이크로소프트·셰브런의 ‘프로젝트 킬비’(리브스카운티, 발전용량 2.67GW급), 메타·블랙록 합작(엘패소, 1GW), 엔비디아·아이렌(스위트워터, 2GW), 구글·인터섹트(팬핸들, 1GW 이상)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스페이스X의 ‘xAI’와 앤트로픽도 각각 오스틴·배스트럽 일대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부지를 검토하고 있어 텍사스의 전력 수요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이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하며 설계·건설·운영 경험이 있는 자타공인 ‘원전 강국’ 한국에 다수 원전과 가스복합화력 등 에너지 분야 투자를 요청한 배경이기도 하다. 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한·미 양측이 이러한 방안을 놓고 합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다음 주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WSJ 보도에는 미국이 한국에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관련 협상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김 장관은 WSJ 보도 내용을 포함한 협상 내용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드릴 수 없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귀국 후 오는 17일쯤 국회에 대미투자 첫 사업과 관련한 사항을 국회에 보고하고, 이르면 18일 업무협약(MOU)에 최종 서명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려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미국에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함께 4년간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 와 필리핀 이겼다! 남자농구 드디어 연승…이정현의 MVP 본능, 감독도 “깊이 신뢰한다”

    와 필리핀 이겼다! 남자농구 드디어 연승…이정현의 MVP 본능, 감독도 “깊이 신뢰한다”

    거듭된 부진으로 불안감을 드리웠던 남자농구 대표팀이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 체제에서 첫 연승에 성공하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예열을 마쳤다. 한국은 4일 경기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평가전에서 81-55로 승리했다. 지난해 말 지휘봉을 잡은 마줄스 감독은 첫 연승을 달리며 통산 3승 6패를 기록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40위로 한국(57위)보다 높은 필리핀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농구 강국이다. 다만 이날은 귀화 선수를 비롯해 2027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윈도우4에 출전했던 핵심 전력을 대거 제외한 채 경기를 치렀다. 정예 멤버가 총출동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13-2로 크게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정현, 이현중, 문유현 등이 돌아가면서 활약했고 상대 추격이 잠시 거셌지만 전반을 45-33으로 넉넉히 앞선 채 마쳤다. 3쿼터 초반 들어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경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한국은 약 5분간 1점도 넣지 못했고 필리핀 역시 같은 시간 3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에디 다니엘의 속공 득점을 비롯해 이정현의 3점슛, 여준석의 덩크슛 등이 터지며 3쿼터를 57-44로 마쳤다. 4쿼터에도 이정현의 3점슛이 경기를 지배했다. 격차가 벌어지자 필리핀의 실수가 나왔고 한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격차를 더 벌렸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후 한국은 여유롭게 우위를 지켜내며 안방에서 승리를 따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이정현은 3점슛 7개를 포함해 27점을 기록하고 어시스트 5개를 뿌리며 승리의 선봉에 섰다. 이현중은 6득점으로 부진했지만 리바운드 15개를 잡아내며 승리를 위해 헌신했다. 마줄스 감독도 모처럼 흡족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마줄스 감독은 “오늘 선수들의 에너지가 정말 좋았다”고 칭찬했다. 그는 “수비에서 볼 프레셔(공을 가진 상대에 대한 강한 압박)를 잘해줘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수비와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된 이정현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마줄스 감독은 “우리 팀 포인트가드는 패스와 슛, 기회 창출, 경기 운영을 모두 도맡아야 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이정현은 오늘 그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고 공격 리바운드로 세컨드 찬스가 났을 때 마무리하는 능력까지 보여줬다. 정말 깊이 신뢰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대표팀은 6일 필리핀과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A조 1차전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우승에 도전한다.
  • 종전 근무지 보장·반도체실 신설…4실 8본부 27국 구성

    종전 근무지 보장·반도체실 신설…4실 8본부 27국 구성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반도체·에너지 등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고 3개 청사를 균형 있게 운영하기 위한 ‘2026년 하반기 조직개편안’을 21일 입법예고했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처음 시행될 이번 조직개편안은 반도체·에너지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과 시민 삶의 질 향상, 3개 청사의 균형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기획·예산·총무·인사·감사 등 주요 지원 기능을 청사별로 균형 있게 나누고, 권역별 특성에 맞춰 각 청사가 맡을 기능을 체계적으로 조정했다. 행정기구는 현행 4실 7본부 24국에서 4실 8본부 27국으로 개편한다. 우선 시장 직속으로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전담할 ‘반도체실’을 신설하고, 대변인을 배치한다. 부시장 소관은 기존 행정, 안전민생, 문화산업, 경제농림 체계에서 행정문화, 균형발전, 기본사회, 산업경제 등 4개 체계로 재편한다. 행정문화부시장은 기획조정실, 시민안전실과 문화도시예술본부, 기후환경본부, 광역행정본부를 중심으로 시정기획, 재난안전, 문화체육, AI모빌리티, 도시교통, 통합공항, 총무·인사를 총괄한다. 균형발전부시장은 균형발전실과 재정관리본부, 에너지산업본부를 중심으로 자치분권, 조직, 관광, 광역건설, 예산, 에너지, 농축산식품, 해양수산 기능을 총괄한다. 산하에 국가AI컴퓨팅센터프로젝트추진단을 신설한다. 기본사회부시장 소관으로는 시민주권본부, 청년교육본부와 돌봄복지국, 시민건강국, 포용사회국을 두어 시민참여, 청년·교육, 돌봄·보건, 여성·가족 정책을 촘촘히 연결한다. 산업경제부시장 소관으로 동부청사에 성장투자유치본부와 통합행정국, 산업혁신국, 우주첨단소재국, 경제국, 산림정원국을 배치한다. 또, 동부도로관리사업소를 신설해 산업·투자와 현장행정 기능을 강화한다. 청사 간 기능 배치는 동부·무안·광주 3개 청사가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종전 근무지를 보장하고 신분상 불이익을 방지하는 등 안정적인 근무여건을 조성해 조직개편의 수용성과 행정의 연속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공무원 총정원은 행정안전부의 기준인력 증원 등으로 54명이 늘어난다. 2026년 기준인력 42명, 국가AI컴퓨팅센터 프로젝트 추진단 등 한시 정원 3명, 시의회 인력 9명을 반영한 규모다. 기준인력은 민·군 통합공항 조성,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자연재난 복구, 하천 정비, 자원회수시설 설치, 산불 대응, 치유농업, 사회연대경제, 체납관리와 지방노동감독 등 현장 수요가 큰 분야에 배치한다. 소방 현장 대응 인력도 보강한다. 조직개편이 다소 늦춰진데 대해 통합특별시는 통합 이후 첫 조직개편인 만큼 속도보다 완성도를 우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개편을 서두를 경우 청사 간 갈등과 행정 혼선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판단, 3개 청사 공무원이 참여하는 노사공동협의체 운영·시의회 간담회 개최 등 협의 절차를 거쳐 개편안을 다듬어 왔다는 것이다. 황기연 행정부시장은 “3개 청사가 권역별 강점을 살리면서 유기적으로 협력하도록 하고, 종전 근무지 보장과 신분상 불이익 방지 원칙도 충실히 지키겠다”며 “시의회와 긴밀히 협의해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후속 인사도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통합특별시는 조례규칙심의회 심의, 시의회 심의·의결 등 남은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한편, 시행과 동시에 새 조직이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부서 간 사무 인계인수와 후속 인사 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 李대통령 “DJ, 일찌감치 미래 내다본 선구자…뜻 이어 AI 혁명 주도”

    李대통령 “DJ, 일찌감치 미래 내다본 선구자…뜻 이어 AI 혁명 주도”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김대중 대통령님의 혜안과 개척자 정신은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가장 뚜렷한 이정표”라며 “국민주권정부는 그 뜻을 이어받아 인공지능(AI) 혁명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모식’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처한 안팎의 현실도 그때 못지않게 엄중하다”며 “급변하는 국제질서의 재편과 세계적인 산업 대전환의 격랑 속에 경제적 불확실성은 가중되고, 오랫동안 누적된 양극화의 그늘은 짙기만 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련이 거셀수록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길을 일궈내셨던 대통령님의 빛나는 혜안과 발자취를 되새긴다”며 “대통령님께서는 국가가 벼랑 끝에 섰을 때조차 일찌감치 먼 미래를 내다보신 선구자셨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국난에 처한 나라를 일으키는 중에도 전국에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해 지식정보화 강국의 기틀을 만드셨고,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으로 문화산업의 토양을 일구어 세계가 주목하는 K컬처의 씨앗을 심었다”고도 짚었다. 이어 “초격차 기술 확보와 신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성장의 엔진을 힘차게 돌리고, 글로벌 무대에서 그 누구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민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었던 대통령님의 철학도 이어가겠다”며 “국가 재정이 극도로 어렵던 시절에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제정해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이자 생산적 투자’임을 선언한 그 깊은 뜻을 되새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짙게 드리운 양극화의 그늘을 걷어내고, 모든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사회적 안전매트리스를 단단히 구축하며, 성장의 결실이 온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임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도약을 이끄는 성장과 온기를 나누는 포용을 두 축으로 삼아,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말보다 실천으로, 구호보다 성과로 국정의 책임을 다하면서 국민의 일상을 든든히 지키고 나라의 미래를 열겠다”며 “김대중이라는 위대한 이정표를 항상 가슴에 품고, 어떠한 시련을 마주하더라도 주저함 없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은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는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은 에너지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하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고, 원자력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장관은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순흥 총장은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 ■황일순 명예교수는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MicroURAN 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최광숙 대기자
  • AI시대 전력수요 폭증...첨단 원전기술로 에너지강국 도약을 [최광숙의 Inside]

    AI시대 전력수요 폭증...첨단 원전기술로 에너지강국 도약을 [최광숙의 Inside]

    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 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원전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이들인지라 질문도 하기 전에 원전의 필요성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쏟아냈다. 좌담이 끝난 뒤에도 개별적으로 못다한 이야기와 자료들을 이메일 등으로 계속 보내왔다. 배 전 장관과는 별도 추가 인터뷰도 가졌다.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도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신재생 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태양광은 하루 몇 시간 정도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어야 하는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단지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AI시대 에너지의 핵심은 원자력이다.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은 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 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에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배 일본이 미국에서 SMR 건설에 나선다는 것은 원전 기술자들을 모아서 향후 원전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다. 일본이나 독일은 과거 우리보다 원전 기술이 앞섰던 나라다. 탈원전으로 원전 기술자들이 현장을 떠나면서 원전 생태계가 무너진 상태이긴 하나 이렇게 원전 산업에 뛰어들면 향후 우리나라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비경수형 SMR정책 수립시 LFR을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방안도 시급한 과제다. 장 한빛(2030년, 포화율 84.5%)을 시작으로 한울(2031년), 고리(2032년) 등 원전 내임시 저장시설의 포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부지 선정에만 최대 13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부지 선정 절차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력해온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플루토늄을 순수 분리하지 않고 회수해 재활용하고 폐기물 부피 등을 줄일 수 있다. 황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는 현재의 경수형 원전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파이로프로세싱을 하더라도 재생된 핵연료를 국내 원전에서 태우지 못한다. 반면 비경수형 고속로는 파이로프로세싱후의 재생 핵연료를 잘 태울 뿐 아니라 연료를 더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황 2035년 한미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을 필히 성공시켜야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이 고비를 넘길 수 있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AI기술을 활용해 원전을 짓는다면 건설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건설비도 절반으로 줄이는 게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은 에너지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하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고, 원자력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장관은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순흥 총장은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 ■황일순 명예교수는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MicroURAN 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 김일중 경기도의원 “정책 단절은 행정 불신 초래… 200만 도민 참여 플랫폼 지켜야”

    김일중 경기도의원 “정책 단절은 행정 불신 초래… 200만 도민 참여 플랫폼 지켜야”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김일중 의원(국민의힘, 이천1)은 4일 이천상담소에서 경기도기후환경에너지진흥원의 업무보고를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기후행동 기회소득’ 리워드 지급 조기 종료에 따른 우려를 표하며,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도민들의 지속적인 참여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 의원은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이 시작될 당시 제11대 경기도의회 제3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현금성 지원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던 점을 언급하며 “충분한 출구전략 없이 사업이 축소될 경우 정책의 연속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의원은 “기후행동 기회소득 애플리케이션은 단순한 리워드 지급 수단이 아니라 경기도 기후정책을 알리고 도민 참여를 이끌어 온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200만명의 이용 기반을 갖춘 플랫폼이 정책 변화로 퇴색하거나 사라질 경우 그 혼란은 결국 도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예산 부담으로 현금성 리워드 지급을 지속하기 어렵더라도 진흥원이 검토 중인 다양한 운영 방안을 통해 도민들의 기후행동이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공공정책은 시작보다 지속성이 중요한 만큼 기후행동 기회소득 플랫폼과 도민 참여 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면밀한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진흥원의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김 의원은 경기도는 이미 기후테크 분야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지역이라며, 관련 정책과 사업들을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해 대한민국이 기후테크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경기도가 선도적인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 현대차그룹, 브라질에 남미 수소 거점 구축… 생태계 조성 나선다

    현대차그룹, 브라질에 남미 수소 거점 구축… 생태계 조성 나선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중남미 최대 시장 브라질 공략과 함께, 수소산업을 육성하는 재생에너지 강국 브라질과 수소 기술 협력을 강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상파울루의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이런 구상을 밝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현대차그룹이 브라질의 탈탄소화 정책인 MOVER(친환경차 전환 정책), 국가수소프로그램, 국가에너지계획 등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맞춰 브라질과 그린수소 트럭 투입,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에 대한 기술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연료전지 기술,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했다. 또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 과정의 통합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브라질에서 수소 상용차, 수소 트램 등 수소 모빌리티 신시장 개척을 비롯해 그린 수소 생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재생에너지 발전소 구축 등 수소 및 재생에너지 분야 신사업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또 상파울루대학 등 현지 대학과 수소 분야에서 산학 협력을 강화해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현지 수요에 최적화한 현지화 모델 ‘HB20’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등을 생산하며 점유율을 넓혀왔다. 올해 상반기 브라질에서 9만 6723대를 판매해 2019년(9만 9567대) 이후 상반기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브라질 희토류 개발기업과 손잡고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 그랜드 하얏트에서 현지 희토류 개발기업인 메테오릭리소시스와 원료의 안정적 조달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메테오릭리소시스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추진 중인 칼데이라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희토류 중간재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공급한다. 이날 비즈니스테이블에서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브라질 방산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에 발맞춰 협력하겠다고 했고, 네이버는 브라질을 거점으로 중남미 지역의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 이 대통령 “한·브라질, 차세대 민항기 공동 개발·공급망 협력·K뷰티서 성과낼 것”

    이 대통령 “한·브라질, 차세대 민항기 공동 개발·공급망 협력·K뷰티서 성과낼 것”

    이재명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한국과 브라질 간 경제 협력과 관련해 “앞으로 차세대 민항기 공동 개발을 포함해 핵심 광물 분야의 공급망 협력,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까지 이 세 가지 분야에서 큰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양국의 기업인들이 힘을 모아준다면 한국과 브라질은 글로벌 항공 시장을 주도할 항공기 제조 강국이자 공급망 협력에 중요한 파트너, 그리고 나아가 글로벌 뷰티 시장의 선도자로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에 대해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리튬, 니켈, 철광석 등 핵심 광물의 보고이자 수력·풍력·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바이오 에탄올 시장까지 선도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중소형 민항기 생산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의 독보적인 혁신 기술과 제조 역량, 브라질의 풍부한 자원이 힘을 합친다면 우리 양국은 안정적인 공급망과 미래 산업을 함께 이끄는 최적의 파트너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한국과 브라질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것과 관련해 “양국이 협업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발굴해 나가야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차세대 민항기 공동 개발과 공급망 협력, K뷰티라는 세 가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류재철 LG전자 대표,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문재영 HD건설기계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제라우두 아우키민 브라질 부통령은 환영사에서 “양국은 반도체와 조선, 바이오테크놀로지, 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며 “메르코수르(남미 공동시장)와 대한민국의 관계도 앞으로 더욱 가까워질 것이며 브라질은 이를 위한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라우두 부통령은 제조업 인프라 분야, 첨단산업, 소비재와 유통 분야 등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공급망 협력을 앞으로 더욱 진전시키고 기술 이전과 엔지니어 교류도 더욱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일방적인 (미국의) 관세 조치와 공급망 불확실성으로 인해 세계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브라질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가 공고한 두 국가로서 다자주의를 수호하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전략적 협력 관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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