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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AI 연출과 콘서트 오페라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AI 연출과 콘서트 오페라

    올해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전막 초연된 지 150년이 되는 해다. 전체 4부작으로 총 연주 시간이 15시간에 달하는 이 음악극은 종합예술작품을 지향한 바그너의 예술적 정수라고 불린다.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은 바그너가 건립한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페스티벌로 바그너의 오페라만을 무대에 올린다.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은 여느 오페라극장과는 다르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무대 앞의 피트는 깊숙이 파여있고 일부가 덮여있다. 이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음악은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고 무대와 객석의 독특한 구조를 거쳐 신비한 음향을 만들어낸다. 바그너는 귀족들이 오페라는 보지 않고 잡담을 나누거나 이성을 훔쳐보던 박스석을 없애고 모든 관객이 무대를 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대의 관객들에겐 어려움도 있다. 딱딱한 의자나 좁은 좌석 간 거리는 여전히 개선이 어렵고, 에어컨도 없으니 요즘처럼 폭염이 닥치기라도 하면 관람환경은 끔찍해진다. 바그너 작품의 매력, 아니 마력이 아니면 이 페스티벌의 인기는 설명이 어렵다. 올해 ‘반지’ 프로덕션의 정식 제목은 ‘니벨룽의 반지 10010110’였다. 이 숫자는 150을 이진수로 표현한 것으로, 전 세계의 화두인 인공지능(AI)를 연출에 활용한 것을 의미했다. 원래는 한 차례만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예산 삭감으로 일부 오페라가 취소되면서 두 사이클이 추가돼 결과적으로 세 차례 공연되었다. 연출자는 따로 없이 큐레이터와 비주얼 아티스트가 150년간 바이로이트의 ‘반지’ 공연 이미지와 역사적 사건들을 AI에게 활용하도록 했고, AI는 이를 바탕으로 공연 중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영상을 생성해 무대 전면의 거대한 스크린에 투사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한국에서 보러 간 애호가들이나 해외의 비평가들 모두 혹평을 보냈다. 영상들은 오케스트라와 성악가의 훌륭한 음악과 뒤섞이지 못하고 따로 놀았으며, 관객이 음악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한다. 공연 후 기립박수를 받은 음악가와 달리 무대 위에 오른 제작진은 야유를 받았다. 오페라 연출에서 AI 도입이 옳고 그름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술이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이 더한다고 더 풍부한 예술 경험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이런 점에서 역설적으로 콘서트 오페라의 의의도 생각해볼 수 있다. 콘서트 오페라는 무대를 덜어내고 연기와 의상은 최소화하고 음악에 최대한 집중한다. 관객은 음악과 언어에 몰입하며 자신의 상상력으로 시각적 무대 너머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콘서트 오페라는 세트 제작이나 인건비를 아끼고 연습 기간을 단축시키며 한두 번만의 공연도 가능하게 하는 장점도 있다. 국공립 콘서트홀이나 오케스트라라면 음악의 다양성 확보 면에서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콘서트 오페라를 시도하면 어떨까. 콘서트 오페라도 오페라다. 양창섭 음악칼럼니스트
  • [특파원 칼럼] 日고교야구와 ‘3F’

    [특파원 칼럼] 日고교야구와 ‘3F’

    벚꽃 필 때 한 번, 매미 울 때 또 한 번. 일본은 해마다 두 번 고교야구 시즌을 맞는다. 올여름에도 지역 예선을 뚫은 49개 고교 야구팀이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 모였다. 대대로 ‘성지’(聖地)로 불려온 구장이다. 서점에는 ‘고시엔 완벽가이드’ 같은 잡지까지 등장한다. 서툴어도 진심인 청춘에게 온 나라가 박수를 보내는 계절이다. “행운에도 교만하지 않고 불운에도 굴하지 않는다”. 고시엔의 정신을 상징하는 문구를 읊다보면 야구를 넘어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큰 울림이 전해진다. 이겼다고 우쭐하지 말고 졌다고 무너지지 말라는 격려 내지 당부. 승패보다 태도가 먼저라는 말이다. 이런 고시엔의 철학은 여기저기에서 드러난다. 일본고교야구연맹은 학생야구의 상징으로 ‘3F’를 내건다. 공정한 경기(Fair Play), 우정(Friendship), 투지(Fighting Spirit)를 뜻하는 말이다. 투지보다 우정이 먼저고, 공정이 이를 앞선다. 강한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을 키우겠다는 선언이다. 전후 일본 학생야구가 교육의 장으로 다시 세워진 역사를 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물론 현실은 이상만큼 단순하진 않다. 일본 학생 야구에서도 승리지상주의나 팀 내 폭력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발생한다. 그럼에도 일본 학생야구는 무엇을 지향하는지 숨기지 않는다. 대학과 고교야구를 관할하는 일본 학생야구협회는 헌법 격인 ‘학생야구헌장’에서 “학생야구는 일체의 폭력을 배제하고 어떠한 형태의 차별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경기장에서도 이 원칙은 엄격하게 적용된다. 상대를 조롱하는 야유는 제한된다. 과도한 세리머니도 금지한다. 2023년 봄 고시엔에서는 도호쿠고 선수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유행한 ‘후주 갈기’ 세리머니를 했다 주심 주의를 받았다. 연맹은 “퍼포먼스보다 플레이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상대의 실수 위에서 기뻐하는 법보다 경쟁의 품위를 지키라는 일침이다. 최근 한국 고교 야구의 ‘조롱 구호’가 논란이 됐다. 거센 비판이 일자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한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했다. 양교 선수들은 국립 5·18 묘지를 함께 참배해 고개를 숙였다. 괜찮다. 학생은 실수했으면 다시 배우면 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학생체육 관련 자료에는 스포츠맨십, 인성교육, 학습권 보장 같은 말이 반복된다. 그러나 학생야구가 왜 존재하는지를 모두가 함께 외울 수 있는 한 문장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3F를 그대로 가져오자는 얘기가 아니다. 한국 학생 야구는 한국 학생 야구만의 언어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단어가 아니다.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와 응원단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할 철학이다. 우승기는 한 학교만 가져간다. 하지만 스포츠를 통해 배운 태도는 평생 남는다. 우리 학생야구에도 그런 문장이 하나쯤 필요하다. 명희진 도쿄 특파원
  • ‘♥10살 연하와 결혼’ 유명 가수 “아내와 흔들리고 있다” 충격 근황

    ‘♥10살 연하와 결혼’ 유명 가수 “아내와 흔들리고 있다” 충격 근황

    가수 홍경민이 10살 연하 아내 김유나와의 일상을 공개한다. 11일 오후 방송되는 SBS TV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에는 홍경민과 김유나 부부가 출연한다. 이날 홍경민은 초등학생 두 딸과 아침 시간을 보내던 중 아내와의 육아관 차이를 언급한다. 홍경민은 “아내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고, 김유나는 “아빠가 다 버려놨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홍경민은 평소 대화 중 과거 이야기를 자주 꺼내는 모습도 보였다. 과거 ‘고수 닮은꼴’로 불렸던 시절을 언급하자 출연진은 야유를 보냈고, 이후 관련 영상을 본 뒤에는 “진짜 느낌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경민은 두 딸과 함께 아내 몰래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도 공개한다. 평소 구매를 제한하는 김유나와 달리 홍경민은 딸들이 원하는 물건을 사줬고, 이후 또 다른 장소에서도 소비를 이어갔다. 현장에 나타난 김유나는 이를 본 뒤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 ‘수석 최고위원’도 박빙… 최민희 강원·TK, 박선원 제주·인천 승리

    ‘수석 최고위원’도 박빙… 최민희 강원·TK, 박선원 제주·인천 승리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 최다 득표 당선자인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최민희(기호 1번)·박선원(기호 7번) 후보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2주 차 순회경선 투표 결과 제주·인천에선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 후보가, 강원·대구·경북에선 친청(친정청래)계 최 후보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9일 강원·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에서 최 후보는 17.04%(1만 3326표)를 얻어 박 후보(16.47%·1만 2877표)를 앞섰다. 전날 제주·인천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박 후보가 17.82%(1만 6819표)를 얻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최 후보는 17.01%(1만 6060표)로 뒤를 이었다. 누적 득표에서는 여전히 최 후보가 선두다. 최 후보는 누적 20.28%(8만 4466표)를 기록해 박 후보의 16.74%(6만 9734표)를 3.54%포인트 앞서고 있다. 표 차이는 1만 4732표다. 권리당원 선거인단이 대거 몰린 호남과 경기·서울 경선 결과에 따라 수석 최고위원의 주인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누적 당선권에는 친명계 박선원·서미화 후보와 친청계 최민희·한민수 후보가 자리하고 있다. 마지막 5위 경쟁은 친명계 김용 후보가 누적 12.65%(5만 2704표)를 얻어 앞서고 있다. 친청계 이성윤 후보는 11.88%(4만 9497표)로 6위다. 두 후보 격차는 0.77%포인트, 3207표에 불과하다. 계파 간 경쟁이 팽팽해지면서 지지자들까지 신경전에 합세했다. 이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최 후보가 연설하던 중 장내에서 야유가 이어져 발언이 중단됐다. 최 후보는 연단에서 당원들을 향해 큰절을 한 뒤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김민석 당대표 후보가) 2002년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자 배신하고, 재벌 정몽준에 투항했다”고 김 후보를 저격했다. 박 후보는 최 후보에게 붙은 ‘전설의 과방위원장’이라는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재임 당시 불거진 자녀 결혼식 축의금 논란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수석 최고위원이 돼 이재명 대통령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 [속보] ‘심판 성접대 논란’ 축구협회 “과거의 일…현재는 부적절 행위 절대 없어”

    [속보] ‘심판 성접대 논란’ 축구협회 “과거의 일…현재는 부적절 행위 절대 없어”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과 국회 청문회, 경찰 압수수색 등 잇따른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축구협회는 8일 ‘축구 팬 및 축구 관계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을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국회 청문회와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 다수의 내부 구성원조차 알지 못했던 과거 일에 대한 보도까지 이어졌다”며 “협회와 관련한 여러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최근 축구협회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국내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와 월드컵·올림픽 예선 등에 참가한 외국인 심판들에게 부적절한 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선미 의원실이 공개한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자료에는 협회 관계자들이 서울과 울산, 창원 등의 안마시술소에서 사용한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정산 서류에는 식사나 음주·마사지 비용 등으로 기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결재 문서가 담당 직원과 과장, 국장에 이어 당시 부회장까지 보고된 정황도 드러났다.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협회 차원의 조직적인 접대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시 외국인 심판들이 배정된 국가대표팀 7경기에서 한국은 5승 2무를 기록했다. 협회는 다만 “현재 협회에서는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나 법인카드 사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축구를 대표해 온 선수들의 값진 성과와 노력이 이번 일로 오해받거나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축구협회는 “최근의 비판을 조직 개혁의 계기로 삼겠다”며 “조직문화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높이고 회장 선거인단 확대를 포함한 제도 개선 작업도 조속히 이행해 나가겠다”며 “축구가 가진 본연의 가치로 팬들의 분노를 환호로, 야유와 비난을 응원과 칭찬으로 바꿀 수 있도록 멈추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압수수색에 심판 성접대 의혹까지 잇단 파문에 외신도 한국축구 집중 조명

    압수수색에 심판 성접대 의혹까지 잇단 파문에 외신도 한국축구 집중 조명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가 6일 홍명보 전 월드컵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10여년 동안 묻혀있던 외국인 심판 성 접대 논란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자 해외에서도 한국 축구의 미래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경찰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의 비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협회를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을 로이터와 AP 등 해외 주요 통신사들이 타전하자 해외 유력 언론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프랑스 공영 라디오 RFI 등 주요 언론이 이 소식을 받아 보도했고 폭스 스포츠(Fox Sports),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알자지라(Al Jazeera), 채널뉴스아시아(CNA) 등 아시아·중동권 매체들도 일제히 기사를 내보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경찰이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축구협회를 압수 수색을 했다”고 밝힌 뒤 “정몽규 전 회장과 홍 전 감독이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점에서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고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비판이 분출했다”고 학연 논란까지 꺼내들었다. 글로벌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Goal.com)은 “‘감독의 빵집’ 스캔들: 경찰, 대한축구협회 건물 압수수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2년 동안 이어진 홍 전 감독 선임 비위 수사를 다시 조명 아래로 끌어당겼다. 권한이 없는 인물이 자택 근처 빵집에서 감독직을 제안했다는 주장이 핵심 의혹”이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높아진 대중의 관심과 분노가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는 점을 집중조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 이후 이 문제(선임 의혹)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AP통신 역시 “2년 가까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체돼 있던 경찰 수사가 월드컵 탈락 이후 커진 대중의 분노 속에서 다시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조별리그 탈락의 분수령이 된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 전반전에 손흥민을 벤치에 대기시킨 결정이 팬들의 분노를 샀다”며 “지난 6월 귀국 당시 공항에 모인 팬들은 선수들에게는 박수를 보냈으나, 홍 전 감독을 향해서는 야유와 함께 ‘홍명보 나가라!’(Hong out!)를 외쳤다”고 소개했다. 축구협회의 과거 심판 접대 의혹도 비중있게 다뤘다. AFP통신의 일본어판인 AFPBB 뉴스는 국내 한 언론을 인용해 “대한축구협회가 14∼15년 전 국제 경기를 맡은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적 접대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AFPBB는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 및 친선 경기 등 총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 약 10명이 접대를 받았다. 협회 법인카드를 이용해 서울, 경남 창원, 울산 등의 안마시술소에서 결제가 이뤄졌다”고 적었다.
  • [르포] 폭염 속 민주당 충청 경선…지지자도 ‘친명·친청’ 갈려 응원

    [르포] 폭염 속 민주당 충청 경선…지지자도 ‘친명·친청’ 갈려 응원

    “알정찍(알겠어 정청래 찍을게) 알정찍!”, “당~대표는 김민석!”, “기호 1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선출되는 8.17 전당대회 첫 순회경선이 열린 1일 충남 공주 충남교통연수원. 체감온도가 32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피켓 등을 든 권리당원 500여명이 행사장 앞을 가득 메웠다. 이번 당대표 선거가 송영길·정청래·김민석(기호순) 후보 간 3파전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지지자들은 풍선과 손팻말을 흔들며 경쟁적으로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김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울산에서 올라왔다는 이금자(82)씨는 “김민석이 당대표가 안 되면 당이 깨진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 이 대통령을 뒷받침해 줄 사람은 김민석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50대 권리당원 김모씨는 “지금까지 걸어온 정치 인생으로 봤을 때 정청래가 민주당에 최고로 적합한 당대표”라며 “가장 민주당다운 민주당, 당원주권시대와 검찰개혁을 확실히 성공시킬 사람”이라고 했다. 인천에서 온 장근옥(60대 후반)씨는 “송영길 후보를 인천시장 시절부터 오래 지켜봤다”며 “다양한 행정 경험이 많고 외국어도 능통하다”고 했다. 장씨는 “수도권과 가까운 순회 경선은 가능한 한 모두 찾아 응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후보는 달랐지만 지지자들은 “이재명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충북 보은에서 왔다는 여종구(58)씨는 “당이 혼란스러울 때 탈당했다가 윤석열 정권이 붕괴된 후 복당했다”며 “이번에는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할 지도부가 선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설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지지자들은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로 갈려 환호와 야유를 주고받았다. 최고위원 연임에 도전한 이성윤 후보가 “최고위원을 한 번 해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다”고 하자, 객석 한편에선 “이제 그만하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친청계 후보들의 연설에 일부 야유가 이어지자 다른 쪽에서는 “갈라치기 하지 말라”는 맞불이 나왔고, 분위기가 과열되자 사회자가 “실내에서는 연호를 자제해 달라”고 거듭 안내하기도 했다. 행사장 밖에는 휴대전화 충전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후보별 부스가 마련됐다. 실내 좌석은 430여석에 불과해 입장하지 못한 지지자들은 복도와 건물 밖에서 응원을 이어갔다. 단상 위에서도 친명 대 친청 구도가 형성됐다. 김민석·송영길 후보는 ‘당정 갈등’과 ‘자기 정치’를 고리로 정 후보를 협공했고, 정청래 후보는 검찰개혁 성과를 앞세우는 한편 탈당 이력을 거론하며 두 후보를 견제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대전·충남·세종·충북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했으며 이날 충청권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부산·울산·경남(2일), 제주·인천(8일), 강원·대구·경북(9일), 호남권(15일), 서울·경기(16일) 순으로 순회경선을 치른 뒤 오는 17일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당선자를 결정하며 ‘1인 1표제’가 처음 적용되는 전당대회다.
  • ‘국민 볼펜’이 쓴 韓문구 역사…“우리들 모두의 모나미” 15원으로 시작됐다 [창업주의 비밀노트]

    ‘국민 볼펜’이 쓴 韓문구 역사…“우리들 모두의 모나미” 15원으로 시작됐다 [창업주의 비밀노트]

    “우리 모두의 모나미를 멋지게 키워라.” 2022년 작고한 고 송삼석 모나미 명예회장의 유언에는 한평생 모나미를 ‘국민 볼펜’으로 키워낸 자부심과 ‘모나미는 나 혼자만의 것이 될 수 없다’는 생전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1963년 첫 국내산 볼펜의 시대를 열었던 모나미는 한국인의 필기 문화를 바꾸고 대한민국 문구 산업의 토대를 세웠습니다. 최근 상장 폐지 위기를 맞았던 모나미에 ‘애국매수’ 열풍이 분 것도 모나미를 일개 문구회사가 아닌 한국 문구 산업의 역사와 상징으로 여기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죠. 송 명예회장의 손자인 송재화 모나미 사장은 “모나미가 걸어온 60여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자필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전쟁에 엉망된 경제 살려야” 父 뜻 거스르고 상경대로일제강점기가 한창이던 1928년 전북 군산에서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송 명예회장은 약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전북 삼례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아버지는 보수적인 시대상에도 6남매를 모두 대학에 보낼 정도로 개방적이었지만, 송 명예회장을 포함해 아들들을 무조건 의대에 보내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연이어 의대에 진학하며 의료를 통해 조국에 봉사하고 일제에 맞서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랐지만 송 명예회장은 남몰래 다른 생각을 품었습니다. 상경대에 진학해 엉망이 된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고 싶다는 것이었죠. 송 명예회장은 회고록 ‘저 높은 곳을 향하여’에서 당시 어둑한 방 안에서 서울대 상경대(경제학과)에 가겠다는 선언에 할 말을 잃은 아버지의 망연한 표정을 떠올리며 “그때 내 기분은 차라리 늘씬하게 매라도 맞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광복과 함께 서울대 상경대에 진학한 송 명예회장은 6·25전쟁으로 경제가 황폐해지고 실업자가 쏟아지던 해에 졸업을 하게 됩니다. 취직을 못 한 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 송 명예회장은 그길로 지금의 산업통상부 격인 상공부로 향합니다. 약속도 잡지 않고 장관실로 들어간 송 명예회장의 기개에 고 이교선 당시 상공부 장관은 무역회사인 ‘삼흥사’를 연결해 줬습니다. 그렇게 들어간 삼흥사는 불과 2년 6개월 만에 파산했지만, 그 당시 배운 무역회사의 면면은 송 명예회장이 이후 자신의 회사를 열 수 있게 해준 기틀이 됐습니다. ‘나의 친구’ 모나미의 시작송 명예회장이 본격적으로 문구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55년 일본에서 문구류를 수입하던 이용섭 당시 광신산업 사장에게 지분 10%를 투자해 공동경영을 시작하면서입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물감과 크레파스를 만들던 공장을 인수한 광신산업은 1960년 광신화학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꾸고 문구류 생산에 돌입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광신화학공업주식회사의 이름으로 처음 세상에 나오게 된 제품이 ‘모나미 물감’과 ‘왕자 파스’(크레파스)입니다. 불어로 ‘나의 친구’라는 뜻의 모나미는 경리부에서 일하던 단기 아르바이트생이 낸 의견이었습니다. 뜻도 좋고 부르기도 편한 이름에 아이디어 회의에서 단번에 발탁됐는데, 며칠간 잠깐 경리 일을 돕다 간 사람이라 그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게 됐습니다. 추후 회사가 성장하고 모나미가 정식 사명으로 변경된 뒤 송 명예회장이 수소문해 보았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합니다. 첫 과제는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송 명예회장은 직접 초등학교 앞으로 나가 모나미 물감과 왕자 파스의 로고가 새겨진 시간표를 나눠주고, 사생대회를 열었습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문구 도매상을 찾아 ‘모나미회’라는 조직으로 묶고 야유회를 열며 도소매 생태계를 장악했습니다. ‘볼펜’의 자유로움에 매료되다1962년 경복궁에서 열린 국제박람회 참가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모나미를 포함해 아직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는 문구가 많지 않았기에 일본에서 가장 큰 문구 도매상인 우치다 요오코 상사와 함께 박람회 부스를 차리게 됐습니다. 바로 그 박람회장에서 송 명예회장은 ‘볼펜’을 처음 접하게 됩니다. 잉크로 써지면서도 새거나 흐르지 않고, 자유자재로 옷에 꽂았다가 귀에도 꽂는 볼펜의 존재에 송 명예회장은 완전히 매료됐습니다. 온통 볼펜에 마음을 뺏긴 송 명예회장은 일본의 ‘오토 볼펜 주식회사’와 접촉해 기술을 전수받습니다. 송 명예회장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사장의 입에서 기술이전을 허용한다는 얘기가 떨어지는 순간 사장도, 직원도 사무실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내 눈앞에 떠오른 것은 학교에서, 사무실에서, 은행에서, 관공서에서 손에 볼펜을 들고 자유롭게 쓰고 그리는 학생들과 사무원들의 모습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이듬해 탄생한 것이 흰 몸체에 검은 머리, 한국 볼펜의 대명사가 된 ‘모나미 153’ 볼펜입니다. 한 자루의 가격은 15원. 당시 버스 1구간 요금, 또 신문 한 부의 가격과 같았습니다. 주 소비층인 학생들과 사무원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한 결정이었습니다. 세상에 처음 나온 획기적인 필기구를 버스 한 번 탈 가격으로 온 국민이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송 명예회장의 신념이 모나미를 국민볼펜으로 세운 것입니다. 세금 추징·화재 파고 넘어 ‘국민 볼펜’으로모나미 153이 불티나듯 팔리자 광신화학주식회사는 모나미화학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사세가 확장되며 기업공개도 단행했으나 위기도 있었습니다. 비상장기업이던 시기부터 관행처럼 해오던 무자료 거래에 국세청이 탈세 혐의로 7억 5000만 원을 추징한 것입니다. 주요 간부들과 사재를 모으고 징수 유예를 통해 파고를 넘겼지만 이 여파로 이 전 사장이 공동경영에서 물러나며 송 명예회장이 유일한 대표이사가 됐습니다. 성수동에 공장 두 채와 1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국내 최고의 문구 기업으로 성장했던 1978년에는 공장에 큰 화재가 나며 폐허가 되기도 했습니다. 송 명예회장은 당시 직원들과 함께 잔해를 정리하고 기계 분해와 조립을 다시 하며 화재 사건을 극복합니다. 송 명예회장은 회고록을 통해 “모나미가 공중분해 돼버렸을지도 모를 커다란 위기를 몇 번이나 겪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발 벗고 뛰는 사람들을 보고도 어찌 모나미를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회사가 커진 뒤 ‘내 것’이라는 생각을 버렸다고 털어놨습니다. 애국매수로 이어진 인간 중심 경영송 명예회장이 강조한 경영 원칙은 ‘인간 중심의 경영’입니다. 제품 품질에 대한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소비자 중심의 경영’, 판촉부터 위기 극복까지 함께 몸을 던진 ‘직원 중심의 경영’이 핵심 축입니다. 편법을 쓰지 않고 소비자와 직원 중심 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업의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우리들 모두의 모나미”라는 송 명예회장의 유언은 상폐 위기 앞에 선 모나미를 구사일생으로 살리기도 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7월부터 자본시장 건전성 강화를 위해 코스피 상장 유지 요건을 ‘시가총액 300억원’으로 상향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애국 매수에 나선 것입니다. 문구류의 수요가 줄어드는 정보기술(IT) 시대 모나미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 모나미는 문구류를 넘어 색조 분야 강점을 살린 화장품 사업과 학원 및 문화예술 서비스업, 부동산 개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신산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 [데스크 시각] 월드컵, 디아스포라 축제

    [데스크 시각] 월드컵, 디아스포라 축제

    ‘데이비드 베컴이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결승전이 동시에 열린다면 당신은 베컴의 어떤 경기를 선택하시겠습니까.’ 20여년 전 런던 여행 중에 축구를 소재로 한 BBC 다큐멘터리를 봤던 기억이 난다. 다큐멘터리 마지막에 나온 질문은 위와 같았다. 대표팀이 먼저냐, 클럽이 먼저냐에 대한 질문인데, 대부분 답변은 ‘월드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리 프리미어리그가 좋아도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에서 자국팀이 결승에 오른 경기를 놓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침 숙소에서 나와 뉴스스탠드에서 사서 본 월요일자 ‘더타임스’ 신문에는 제법 두툼한 스포츠 간지가 포함돼 있었다. 스포츠 뉴스를 모아 놓은 섹션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주말 축구 경기 관련 내용들이었다. 주요 경기 리포트 외에 경기마다 별 하나에서 다섯 개까지 영화에 별점을 주듯 평점을 매긴 게 흥미로웠다. 사흘 전 있었던 스페인 대 아르헨티나의 북중미월드컵 결승전에 평점을 준다면 얼마를 줘야 할까. 결승전 자체만으로 보면 별 세 개, 외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별 두 개를 주고 싶다. 별 하나를 줄인 이유는 눈치 없이 우승 세리머니까지 끼어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때문이다. 그가 등장할 때마다 나온 야유를 들으며 ‘트럼프 없는 지구’를 바라는 것은 전세계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월드컵 그라운드의 또 다른 이름은 ‘용광로’였다. 월드컵은 개별 국가 간의 경쟁이지만,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단일 국적이나 하나의 출생 배경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월드컵은 자신의 출생국이 아닌 나라의 대표팀에 소속된 참가 비율이 23%로 나타났는데, 이는 역대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20%를 넘은 가장 높은 수치였다. 당장 주최국 미국만 봐도 대표팀의 4분의1이 해외에서 태어난 선수들이었다. ‘레드카드 징계 철회’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공격수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 덕분에 미국 국적자가 된 선수이기도 했다. 이러나저러나 미 대표팀은 ‘이민자의 팀’인 셈이었다. 축제가 끝났으니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미국민들이 ‘이민자’로 구성된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사이 미국 내 이민 단속은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이뤄졌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은 7월 들어 하루 평균 1433명으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최고치였다. 월드컵 기간 중에 ICE 요원에 의해 이민자들이 사살당하는 사건이 잇따랐지만, 축제의 함성에 묻힌 탓인지 안타깝게도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영국은 집권 노동당이 반이민 노선을 내건 우파 영국개혁당의 약진에 밀려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총리가 교체됐다. 선거 참패로 노동당 의석은 2564석에서 1068석으로 쪼그라들었고, 개혁당 의석은 2석에서 1454석으로 수직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만의 현상인 줄 알았던 반이민 정서는 아프리카도 예외가 아니다. ‘만델라의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최근 제노포비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불법 이민자는 떠나라’는 반이민 시위가 격화하며 최근 한 달 사이 5만 3000여명의 외국인이 추방당하거나 스스로 떠났다. 이렇듯 축제가 끝나고 다시 본 세계는 온통 제노포비아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월드컵은 대회를 거듭하며 세계화의 길로 가고 있지만, 현실에서 각국은 국경의 장벽을 올리기에 바쁘다. 혐오의 악순환을 잠시라도 끊으려면 축제가 다시 열려야 하는 것일까. 다음 2030년 월드컵은 ‘월드컵 출범 10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대회라고 한다. 4년 뒤 있을 ‘디아스포라의 축제’가 어서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안석 국제부장
  • ‘센터 본능’ 트럼프… 월드컵 우승 세리머니 껴들어 눈총

    ‘센터 본능’ 트럼프… 월드컵 우승 세리머니 껴들어 눈총

    “우~~우우~~~~~.” 스페인이 세계 축구 정상에 복귀했음을 알린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 8만여 관중으로 가득 찬 경기장에 일순간 야유가 터져 나왔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보인 순간이었다. 백악관 기자단에 따르면 78데시벨 수준이었던 현장 소음은 야유가 터지면서 84데시벨까지 올라갔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퇴장 징계’에 개입해 FIFA의 징계 1년 유예 결정을 끌어낸 사실이 드러나며 축구팬들의 거센 비판이 터져 나오는 터라 야유가 없을 수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축구 잔치에 주인공 노릇까지 하려 들었다. 월드컵은 물론 축구 대회에서 우승팀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트로피 세리머니’는 오롯이 선수단만의 시간이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조차 한쪽으로 비켜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 선수단 앞에 자리 잡은 뒤 자신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듯 취재진을 바라보며 당당히 서 있었다. 보다 못한 인판티노 회장이 황급히 뛰어와 팔을 잡아끌며 단상 바깥쪽으로 이동할 것을 권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단상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스페인 선수단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데 성공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스포트라이트의 일부를 가져갔다”고 전했다.
  • “여기서 이러시면...” 트럼프 등장에 야유 쏟아진 월드컵 시상식

    “여기서 이러시면...” 트럼프 등장에 야유 쏟아진 월드컵 시상식

    “우~~우우~~~~~” 무적함대 스페인의 세계 축구 정상 복귀를 알린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 8만여 관중으로 가득 찬 경기장에 일순간 야유가 터져 나왔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보인 순간이었다. 백악관 기자단에 따르면 78데시벨 수준이었던 현장 소음은 야유가 터지면서 84데시벨까지 올라갔다. 이번 월드컵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퇴장 징계’에 개입해 FIFA의 징계 1년 유예 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었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월드컵 결승전의 주인공도 본인이어야 했다. 그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함께 시상식 단상에 올라 리오넬 메시 등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겐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걸어줬고, 라민 야말 등 스페인 선수들에게는 우승 메달을 직접 수여했다. 트럼프의 ‘주인공 본능’은 트로피 수여식 다음 도드라졌다. 월드컵은 물론 축구 대회에서 우승팀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트로피 세리머니’는 오롯이 선수단만의 시간이다. 대회 관계자는 이때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 선수단 앞에 자리 잡은 뒤 자신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듯 취재진을 바라보며 당당히 포즈를 취했다. 보다 못한 인판티노 회장이 선수단 오른편에 있다가 황급히 뛰어와 트럼프 대통령의 팔을 잡아 단상 바깥쪽으로 이동할 것을 권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단상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결국 그는 스페인 선수단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에 성공했다.
  • “제발 AI로 지워줘” 트럼프, 스페인 우승컵 옆에서 ‘어슬렁’ 굴욕

    “제발 AI로 지워줘” 트럼프, 스페인 우승컵 옆에서 ‘어슬렁’ 굴욕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 ‘센터 본능’을 발휘하려다 굴욕을 겪었다. 우승팀인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트로피 세리머니를 함께하기 위해 시상대 위에 섰으나,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만류로 시상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을 관람한 뒤 시상대에 올랐다. 월드컵 공동 주최국 대통령으로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함께 시상자로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준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에게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걸어주고 격려했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도 악수했다. 이어 스페인 대표팀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인판티노 회장과 함께 스페인 대표팀 주장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에게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행’은 여기서 시작됐다. 우승 트로피를 전달한 후에도 단상을 떠나지 않고 로드리 옆에 서 있으려 한 것이다. 이에 트로피 세리머니를 준비하던 로드리는 정중하게 지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단상 오른편에 선 채 버티자, 이번에는 인판티노 회장이 다급히 달려갔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스페인 선수들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트로피 세리머니를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못해 인판티노 회장과 함께 단상에서 내려갔다. 16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온 스페인 대표팀의 잔치에 ‘민폐’를 끼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현장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외신에 따르면 관중석에서 측정된 소음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자 78데시벨에서 84데시벨로 치솟았다. 중계를 보던 네티즌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관련 게시물에는 “스페인 축구협회는 인공지능(AI)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삭제한 사진과 영상을 올려달라”, “트럼프가 완전히 내려간 뒤에 트로피 세리머니를 했어야 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로드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나가라고 손짓한 것에 대해서는 “로드리가 철벽 수비했다”, “역시 발롱도르 수상자”, “스페인에 관세 50% 부과되는 거 아니냐” 등의 농담도 이어졌다. 축구팬들의 바람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 축구협회의 공식 소셜미디어(SNS)에서 ‘증발’했다. 협회는 시상식 직후 공식 SNS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오지 않은 시상식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상식 민폐’는 지난해 2025 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있었다. 지난해 7월 미국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 첼시가 파리 생제르맹을 3대0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첼시 선수들이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려 하자 주장인 리스 제임스의 옆에 서서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 트럼프 “나 암살하면, 미사일 1000발로 몰살”…휴전종료 후 이란과 기싸움 [전황브리핑]

    트럼프 “나 암살하면, 미사일 1000발로 몰살”…휴전종료 후 이란과 기싸움 [전황브리핑]

    1. 주요 이슈① 트럼프 “휴전 끝났다”…대화는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휴전 종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과의 종전 대화는 계속 허용하겠다고 해, 군사적 압박과 외교 채널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② “암살 시도하면 이란 완전 파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거나 시도할 경우 이란 전역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이미 1000발의 미사일이 이란을 겨냥하고 있으며 수천발이 뒤따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③ 미, 호르무즈 무상 개방 공개 선언 요구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항로를 통행료 없이 개방하고 상선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공개 성명을 요구했다. 이란이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군사·경제 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해협 관리가 연안국의 주권 사항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④ 이란 “MOU 상호 준수만이 해법”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미국의 신규 제재와 공습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먼저 위반한 것이라며 “상호 준수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의 상선 공격과 핵시설 복구 움직임을 MOU 위반으로 보고 있다. ⑤ 하메네이 장례 종료…후계 공백 속 강경파 득세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장례식이 9일 마무리됐지만 후계자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례식에서는 반미·반이스라엘 구호가 이어졌고, MOU에 서명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야유를 받으면서 협상파보다 강경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 작전 상황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란의 상선 공격과 미국의 보복 공습이 이어졌고, 이란도 역내 미군기지를 제한적으로 타격했다. 다만 양측 모두 전면전보다는 외교 협상을 염두에 둔 ‘관리된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성사진에서는 파르친 군사단지 내 ‘탈레간 2’ 시설과 지하 핵시설 의심 지역 주변의 복구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은 이를 핵 프로그램 현상 유지를 규정한 MOU 취지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에서는 이란이 지정 항로 밖을 이용하는 선박을 단속·공격하고, 미국은 이를 국제 항행 자유 침해로 규정하며 해군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3. 각측 전쟁 지도부 의도① 미국은 휴전 종료와 협상 지속을 병행하는 강압 전략을 택했다. 핵심 요구는 호르무즈 전면 개방, 상선 공격 중단과 통행료 철회, 약 400㎏으로 추정되는 고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이다. 이란이 수용하지 않으면 공습과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② 이란은 MOU 복귀를 주장하면서도 호르무즈 통제권은 양보하지 않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 전량 반출 대신 대폭 희석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적으로는 해협을 지렛대로 삼으려는 강경파와 제재 완화를 중시하는 협상파의 경쟁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4. 종합 평가트럼프가 휴전 종료와 압도적 보복을 경고하면서도 대화를 허용한 것은 협상장을 유지한 채 군사·경제적 압박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란 역시 MOU 복귀를 주장하면서 해협 통제권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세가지 쟁점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중동에서는 제한적 충돌과 협상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하메네이 사후 이란의 권력구조가 단일 최고지도자 체제에서 혁명수비대·정부·의회가 권한을 나누는 집단지도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런 변화는 향후 MOU 이행과 대미 협상의 일관성을 떨어뜨릴 변수로 평가된다.
  • “5·18 성역 됐다, 북한 같아” 배재고 야구부 중징계 비판한 이병태… 靑 “부적절한 처신” 엄중 경고

    “5·18 성역 됐다, 북한 같아” 배재고 야구부 중징계 비판한 이병태… 靑 “부적절한 처신” 엄중 경고

    이병태 “학생들 ‘장난’ 어른들 ‘정치’ 돼” 與최민희 “5·18은 민주주의 성역 맞다” ‘스타벅스 응원가’로 중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를 둘러싸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성역’인지에 대한 정치권 논쟁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5·18이 성역이 됐다”고 언급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이병태 부위원장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공개 경고했다. 이번 논쟁과 청와대의 경고는 지난 2일 이 부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 지역을 비하하는 야유로 물의를 빚고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비판 의견을 게재하면서 촉발됐다. 이 부위원장은 “많은 종교는 인간이 만든 교리를 이유로 그 교리에 의문을 다는 사람들을 이단의 신성모독을 이유로 사회에서 추방하고 때로는 산 채로 불태워 죽였다”며 “성역이 존재하면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잔혹사는 내가 종교적 사회보다 세속화 사회를 역사의 발전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라며 “신이 죽어야 인간이 온전히 산다”고 적었다. 이 부위원장은 “고등학교 야구 라이벌전에서 스타벅스 논란을 경쟁팀 조롱에 활용했다는 학생들의 일탈을 처리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가”라며 “이 땅에 5·18이 성역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배재고 야구부)의 행위가 ‘5·18 자체’가 아니라 ‘스벅 논란’에 대한 풍자로 이해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면서 “역사의 성역화로 어린 학생들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도 수용이 안 되고 어른들의 ‘정치’가 됐다. 그들에게 잘못을 성찰할 수 있게 하는 ‘교육적’ 해결 방안으로 이게 최선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이 모습은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며 “이처럼 여유 없는 세상이 그리 좋아 보이나. 성역은 신성모독의 처형을 정당화한다”고 덧붙였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묻는다. ‘5·18은 성역입니까’. 답해드린다. 네, 맞다. 5·18은 민주주의의 성역이다”라고 말했다. 4일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부위원장이 개인적 의견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것은 혐오와 조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거부 기조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엄중히 경고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부위원장은 최근 정부의 대규모 지역 투자 사업인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이행 여부가 검증되거나 검증하려는 시도도 없었다”며 연일 비판적 글을 게시하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명예교수로, 이 대통령의 통합·실용 인사 기조에 따라 지난 3월 총리급인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으로 발탁된 이른바 뉴이재명 인사다. 우파 성향인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홍명보 나가!” 공항 밈 만든 김영광…“화나서 한 말, 공항서 외쳐 난감하다”

    “홍명보 나가!” 공항 밈 만든 김영광…“화나서 한 말, 공항서 외쳐 난감하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고성으로 가득 차게 한 “홍명보 나가”라는 구호를 최초로 외쳤던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영광이 “난감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2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는 코미디언 곽범이 스페셜 DJ를 맡은 가운데 김영광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곽범은 김영광에게 “최고의 다섯 글자를 외쳐버리는 바람에 바로 짤(짤막한 영상)이 만들어져 돌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영광은 “유행이 된 건지 학생들이 단체로 외치고, 심지어 공항 귀국길에서도 그 고함이 터져 나와 지금 난감해 죽을 지경”이라며 털어놨다. 앞서 지난달 25일 김영광은 틱톡 오리지널 라이브 프로그램 ‘티키티키 타카타카 토크토크쇼’에서 안정환, 김남일 등과 함께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되짚었다. 김영광은 “32강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지만…”이라고 운을 뗀 뒤 갑자기 박수를 치며 “홍명보 나가”라고 외쳤다. 이 장면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퍼져나가며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됐고, 급기야 지난달 30일 새벽 홍명보 전 감독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축구 팬들의 ‘구호’가 됐다. 김영광은 “저도 모르게 너무 화가 나서 나온 말인데, 그게 밈처럼 돼서 단체로 외치고 난리도 아니더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작심 발언이었는지 묻자 그는 “철저히 본능적인 외침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영광은 “국민의 한 사람이자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팬의 입장에서 경기를 보다가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었다”면서 “제 현역 시절 별명이 ‘용광로’다. 속에서 뜨겁게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필터링 없이 튀어나온 본심”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한편 홍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황금세대’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들을 이끌고도 이번 대회 1승 2패(승점 3·골득실 -1)를 기록, 조별리그 A조 3위에 그쳤다. 이후 각 조 3위 12개 팀 간의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10위에 그치며 32강행 티켓을 놓쳤다. 사상 처음으로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최종 순위는 34위로 기록됐다. 홍 감독과 축구 대표팀 선수 9명은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이 새벽 3~4시대에 입국했음에도 현장에는 200명 넘는 팬과 유튜버 등이 몰렸다. 비행기 도착 소식이 알려진 뒤 홍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입국장엔 고성이 나왔다. 박항서 국가대표 지원단장과 김승희 협회 전무 등과 함께 홍 감독과 선수들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팬들은 북을 치며 “홍명보 나가!”를 외치고 야유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홍명보 돈 뱉고 나가라’, ‘축협 해체’라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팬들은 선수단에게는 “이강인 고생했다”, “선수들 파이팅”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 휘발유 동난 세계 최대 원유국… 중장비 대신 맨손으로 잔해 파헤쳐

    휘발유 동난 세계 최대 원유국… 중장비 대신 맨손으로 잔해 파헤쳐

    공무원은 현장서 귀중품 훔치고부실 공공주택 모래성처럼 폭삭의료진 “실제 사망자 3배 넘을 것”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가 휘발유 부족으로 중장비 대신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고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강진 발생 일주일째를 맞은 베네수엘라 현지의 구조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기 위해서는 굴착기 등 중장비가 동원되어야 하지만, 연료 부족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대원과 주민들은 곡괭이와 삽, 맨손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치우며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이 약 3030억 배럴로 세계 1위이지만, 정치적 불안과 경제난이 계속되며 인프라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원유 생산량은 크게 부족하다. 대부분 정제가 까다로운 초중질유라는 특성과 과거 국유화 조치도 생산량 급감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좌파 대중영합주의와 강경한 반미주의가 결합한 ‘차비스모’ 집권 기간 지어진 부실한 공공주택이 이번 지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부터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무상 공급한 71~82㎡ 면적의 서민주택 526만채가 베네수엘라 전역에 건설됐는데, 특히 193채가 있던 차베스 마을은 이번 지진으로 대부분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정부의 무능한 재난 대응에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한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마주한 한 주민은 “꺼지라”고 야유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피해 잔해 속에서 귀중품을 훔친 공무원 4명이 체포되며 가뜩이나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피해 발표에 미온적임에도 이날 기준 전날보다 352명 증가한 2295명의 사망자가 집계됐다. 영안실에서 하루 약 400구의 시신을 처리하는 의료진은 “실제 사망자 수는 3배 이상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일주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 홍명보, 돌연 미국행 “청문회? 모르겠다…내분은 없었다”

    홍명보, 돌연 미국행 “청문회? 모르겠다…내분은 없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귀국한 지 이틀 만인 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2일 MBC에 따르면 홍 전 감독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했다. 조별리그 탈락 이후 지난달 30일 귀국 당시 팬들의 야유 속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그는 출국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가 할 이야기는 있는데 언젠가는 이야기가 잘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원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 선수단 내분설에 대해선 “선수들 전체적으로 내분은 없었다”며 거듭 부인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옌스 카스트로프가 선수단 규율 위반으로 조별리그 1·2차전 출전이 배제됐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도 “그런 건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청문회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제가 귀국 날짜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관계자는 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전 감독은 당분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홍명보 “손흥민 벤치, 애초 잘못? 누구도 말할 입장 못 돼” 같은 날 채널A에 따르면 홍 전 감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결정과 관련해 “처음부터 그 선택이 잘됐는지 잘못됐는지 어느 누구도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며 당시 선수 기용은 ‘경기 모델’에 따라 코치진과 논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체코전에서 손흥민 대신 투입된 오현규가 결승골을 넣을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이후 같은 선택을 했을 때는 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감독은 경기장 안에서 준비한 것을 구현해야 한다. 그게 잘되면 좋은 감독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 감독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는 “억울한 건 없다. 감독인 제가 책임지는 게 맞다”며 “준비한 과정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조별리그 1~3차전 동안 전술과 선수 기용 변화가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을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문체위, 축구협회 청문회 추진…홍명보·정몽규 부를 듯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등을 증인으로 불러 감독 선임 과정을 비롯한 협회 운영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자세히 살피겠다는 계획이다. 청문회가 열리면 그간 논란이 제기돼 온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 전 감독 선임 과정, 협회의 밀실 운영 의혹 등이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문체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2월 클린스만 감독 선임은 해당 과정을 주도하는 기구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기능이 무력화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후 홍 전 감독이 선임될 때도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도 불투명하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홍 전 감독과 정 회장은 핵심 증인으로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여당의 입장이다.
  • “홍명보 나가” 터졌는데…32강 탈락 日 역대급 환대 “감사합니다”

    “홍명보 나가” 터졌는데…32강 탈락 日 역대급 환대 “감사합니다”

    2026 북중미월드컵 32강에서 브라질에 패하고 돌아온 일본 축구대표팀이 자국 축구팬들의 뜨거운 환대 속에 귀국했다. 한국에서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귀국 당시 야유를 받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2일 나리타공항과 하네다공항을 통해 나눠서 입국했다. 일본축구협회(JFA)가 대회를 마친 뒤 급히 항공기를 구했으나 좌석 확보가 어려워 선수단이 3개 그룹으로 나눠 이동했다. 현지 매체들은 일본 대표팀 선수들의 귀국 현장 소식을 전했다. 공항이 나눠지면서 나리타공항에 약 500명, 하네다공항에 약 700명의 팬이 몰렸다. 선수들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 팬들은 일본 대표팀의 응원가를 부르며 사진을 찍고 손을 흔들어 이들을 맞았다. 이들이 지나갈 때는 “일본 대표팀 감사합니다”, “감동을 줘서 고마워요”라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에서 F조 2위로 32강에 진출했고 브라질을 상대로 팽팽한 경기를 펼친 끝에 1-2로 패했다.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으나 막판 역전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지난해 10월 맞대결에서 3-2로 역전승했던 일본이기에 더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일본 대표팀의 귀국 현장은 한국과는 정반대였다. 졸전 끝에 1승2패(승점 3)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은 지난달 30일 입국 현장에서 분노에 찬 원성을 들어야 했다. 홍 전 감독을 향해 “홍명보 나가”라는 절규가 터졌고, 홍 전 감독은 취재진의 간단한 물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마지막까지 팬들의 분노를 샀다.
  • “안타까운 일...지금이라도 잘못된 더그아웃 관행 바로잡아야” 배재고 사태 지켜본 야구 원로들 한 목소리

    “안타까운 일...지금이라도 잘못된 더그아웃 관행 바로잡아야” 배재고 사태 지켜본 야구 원로들 한 목소리

    “지금이라도 잘못된 더그아웃 관행은 바로 잡아야 한다.” 5·18 광주 민주항쟁을 폄훼한 응원 구호로 상대팀을 조롱해 공분을 산 배재고 야구부 파문에 야구 원로들이 입을 모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 ‘스포츠정신’을 가르쳐야 할 어른들이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고 방치하다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며 광주의 정서에 누구보다 깊은 공감대를 갖고 있는 김응용 전 감독의 첫 마디는 “아이고 거 감독들이 뭐 하는지 모르겠어”였다. 그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을 맡았고 최근에도 리틀야구와 중학교 야구 현장을 드나들며 어린 선수들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김 전 감독은 “학생들이야 실수할 수 있다. 그리고 실수를 통해 배움을 얻는 거다. 무조건 감독이 잘못했다. 평소에 제대로 가르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가 협회장을 맡고 있을 때도 여러가지 사건 사고가 많았다. 아직 덜 성숙한 학생들이 뛰는 무대인데 사고가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평소에 감독, 코치들이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서로 존중하면서 경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놔야 한다. 협회도 관심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고 어른들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김 전 감독은 “너무 옛날 얘기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는 감독 선생님이 나오시면 야구는 안 가르쳐주시고 매일 인간이 되기 위해 운동해라 그런 말씀만 하셨다. 감독이 아니라 도덕 선생님 아니신가 싶을 정도로 정신 자세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 선수들도 진로 문제가 직접 얽혀 있어서 그런지 상대를 깎아내려서라도 이기려 든다. 성적만 나면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판정에 불만이 있어도 선수들이 심판에게 직접 항의하는 법이 없다. 그런 일이 있으면 오히려 감독이 선수를 나무라고 경기에서 제외시켜버린다. 우리는 이기는데 집착하다보니 선수들이 심판한데 대드는 경우도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 요즘은 그런 문화가 리틀야구에까지 퍼져 있다”며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아마추어 야구 전반에 걸쳐 인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배문고, 상문고에서 학생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던 ‘국민감독’ 김인식 전 감독은 “몇 년 전부터 얘기했던 부분이 결국 이렇게 곪아터지고 말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전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응원을 한답시고 합창을 하면서 율동까지 보태더라. 무슨 콩쿨을 하는 줄 알았다. 결정적인 승부처도 아닌데 점수가 날 때마다 전부 튀어나와서 법석을 떠는 것도 보기 싫었다. 그런 부분 때문에 경기 시간도 늘어지고 문제가 많아 보였다”며 비뚤어진 더그아웃 응원 관행을 직격했다. 그는 “여차하면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도 거슬렸다. 그러다보니 국제대회에 나가면 우선 심판부터 불신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학생 야구 답지 않은 모습들을 꼬집었다. 김 전 감독은 “학생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학생다운 야구를 하는 자세를 익혀야 한다. 근본적으로 야구 선수 이전에 학생 아닌가. 더그아웃에서 응원하는데 정신을 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배우고 익혀야 한다. 감독 코치들도 더그아웃 또한 배움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수방관한 어른들에 대한 질책도 잊지 않았다. 김 전 감독은 “물론 학생들이 잘못한 것은 맞다. 그래도 그런 부분에 대해 협회는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고 조치할 기회도 있었을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징계에 기대 공식적인 사과 발표 조차 없는 것은 좀 비겁한 것 아닌가 싶다”며 협회도 함께 책임을 지는 동시에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물론 현장 지도자들은 끊임 없이 서로를 존중하고 학생다운 야구를 하자고 입버릇처럼 말해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고쳐나가면 된다. 야유로 상대를 흔들어댈 시간에 자기 팀과 상대의 플레이를 집중해서 관찰하고 그 속에서 실력을 키워나가야 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전 감독은 마지막으로 관용과 화해를 이야기했다. 그는 “광주제일고 측에서 배재고 측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성난 민심이 조금 가라앉으면 그 때는 배재고 학생들을 진심으로 용서해달라고 광주제일고 교장 선생님께 부탁드리고 싶다. 잘못한 제자를 가슴으로 품는 것도 학생을 가르치는 스승의 몫이 아니겠나. 어른다운 포용력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선린인터넷고 감독을 시작으로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등에서 2군 감독을 역임하는 동안 끊임 없이 ‘사람됨’을 강조했던 박용진 전 감독은 “평생을 야구와 함께 살아온 사람으로서 마음이 참으로 무겁고 참담하다”고 했다. 박 전 감독은 “가장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고 바로잡아야 할 책임 있는 어른들은 뒤로 숨고 그 무거운 징계와 책임의 무게를 오롯이 아이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하며 “문제가 있다면 그 시스템을 만들고 관리하지 못한 어른들이 엄중한 책임을 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학생선수들이 받을 상처를 걱정했다. 박 감독은 “고3을 맞은 학생들이 어른들의 잘못과 허물로 인해 가장 빛나야 할 시기에 상처받고 있다는 점이 가장 가슴 아프다. 프로와 대학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향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생명과도 같은 시기에 내려진 중징계는 한 아이의 진로와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치명적인 처사”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물론 원칙과 규정은 중요하다. 그러나 규정이라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꺾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고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전후 사정을 깊이 고려해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어른들의 갈등 속에서 희생되지 않고 다시 마운드와 그라운드에 서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현명하고 전향적인 결단이 내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K-KIA-kt의 사령탑을 역임한 뒤 현재 경일대 감독으로 학생선수를 가르치고 있는 조범현 감독도 이번 사태를 안타깝게 지켜본 야구 원로 가운데 하나다. 그는 고교 야구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현역 지도자다. kt를 마지막으로 프로야구팀 지휘봉을 놓은 이후로도 전국 각지를 돌며 순회 코치로 야구 유망주들을 지도했다. 대학 팀을 맡은 지금도 스카우트를 위해 틈나는 대로 고교야구 현장을 찾고 있다. 조 감독은 “어린 학생들이니 뭘 알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도가 지나쳤다. 고교 야구 현장에 가보면 지나칠 정도로 요란하게 응원을 해서 언젠가 한 번은 이런 일이 불거질 수도 있겠다 걱정을 했다”며 “상대 선수는 물론 지도자를 조롱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파이팅 넘치는 응원은 좋지만 상대를 자극한다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언행은 삼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나 파장이 커졌다. 과하다 싶으면 심판들이 현장에서 제재도 하던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사전 교육이 철저하게 진행됐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어른들이 수수방관하다 파장을 키웠다. 앞으로는 지도자들이 조금 더 경각심을 갖고 단단히 교육시켜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석유부국’ 베네수엘라…왜 맨손으로 지진 잔해 파헤치나

    ‘석유부국’ 베네수엘라…왜 맨손으로 지진 잔해 파헤치나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서 강진 발생 일주일 만에 연료가 부족해 중장비 대신 맨손으로 잔해를 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미국 CNN은 2일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가 최악의 지진 피해를 본 라과이라 지역에 언론 접근을 금지하거나 사상자 수를 제대로 발표하지 않는 등 재난 대처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4일 일어난 규모 7 이상의 연쇄 지진에 엘 팔리토 정유소를 비롯한 원유 시설은 큰 피해를 면했지만, 도로 등 수송망이 파괴되면서 전력 공급도 끊겼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헬기를 타거나 모자를 쓰고 이재민을 위로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공개하고 있지만, 일부 분노한 주민은 그에게 “꺼지라”며 야유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설상가상으로 피해 잔해 속에서 귀중품을 훔친 공무원 4명이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부터 지난 1월 미국에 체포당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까지 30년 가까이 ‘차비스모’로 불리는 권위주의적 통치가 이뤄졌다. 풍부한 석유 수익을 바탕으로 좌파 대중영합주의와 강경한 반미주의가 결합한 ‘차비스모’ 집권 기간 지어진 부실한 공공주택이 이번 지진 피해를 키웠다. 2011년부터 차베스 전 대통령이 무상 공급한 71~82㎡ 면적의 서민주택 526만채가 베네수엘라 전역에 건설됐는데, 특히 193채가 있던 차베스 마을은 이번 지진으로 대부분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곡괭이와 삽 또는 맨손으로 수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CNN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피해 발표에 미온적임에도 1일 기준 전날보다 약 350명 증가한 2295명의 사망자가 집계됐다. 영안실에서 하루 약 400구의 시신을 처리하는 의료진은 “실제 사망자 수는 3배 이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 차베스 정부에서도 산사태, 홍수 등의 자연재해 사망자 숫자가 공개되지 않았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정부가 피해 규모를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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