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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 수출국 ‘K’… 해외서 내려받기 국내 2.5배 18억 건 돌파

    앱 수출국 ‘K’… 해외서 내려받기 국내 2.5배 18억 건 돌파

    K팝과 게임 등 K컬처의 글로벌 돌풍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개발자 생태계의 성장이 맞물리면서 한국이 명실상부한 ‘앱 수출국’이 됐다. 5일 글로벌 컨설팅 기관 퍼블릭퍼스트가 발간한 ‘한국의 디지털 관문: 2025년 구글플레이 및 안드로이드가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개발된 앱의 해외 다운로드 수는 약 18억 건으로, 국내 다운로드 수(7억 3000만 건)의 약 2.5배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3억 6500만 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가 1억 3100만 건, 브라질 1억 2300만 건, 미국 7700만 건, 멕시코 7300만 건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구글플레이와 안드로이드를 통해 창출된 한국 앱의 전체 수익만 690억 달러(약 98조원)에 달했다. 한국의 앱 수출 시장이 확대된 것은 디지털 시장과 게임 문화의 확산을 배경으로 개발자 생태계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활성 개발자 수는 2024년 전 세계 3위에서 지난해 1위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세계에서 디지털 성숙도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라며 “스마트폰 보급이 보편화돼 있고 모바일 상거래가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런 배경이 세계 최대 규모의 구글플레이 개발자 커뮤니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AI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실제 사람과 대화하듯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 앱 ‘트이다’는 2019년 출시 이후 7년 만인 올해 누적 다운로드 수 600만 건을 돌파했다. K컬처 유행을 등에 업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도 60만명에 달한다. 전체 다운로드의 약 30%는 미국이 차지한다. 국내 게임 개발사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크러쉬’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5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구글플레이의 ‘올해를 빛낸 캐주얼 게임상’을 수상했다. 해당 상은 다운로드 수와 이용자 반응, 평점과 리뷰, 화제성과 완성도 등을 종합해 선정된다. 크래프톤의 ‘쿠키런 인디아:런닝 게임’ 역시 지난해 인도의 ‘베스트 게임’으로 선정됐다. 삼성전자 등 디지털 기기와의 협업을 전략으로 삼은 헬스케어도 한 축을 담당했다. 수면 데이터 분석·관리 전문인 리솔의 ‘슬리피솔바이오’ 앱은 웨어러블 기기와 결합해 누적 다운로드 170만 건을 기록했다. 슬리피솔바이오는 미국과 인도네시아, 인도 3개국에서 ‘올해를 빛낸 워치 앱’을 동시 석권했다. 구글코리아는 “모바일은 물론 PC, 스마트워치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한국 개발사들의 활약이 전 세계 무대로 펼쳐졌다”고 밝혔다.
  • 광장 따라… 걷다 보면 마주하는 걸작, 운하 따라… 일상 속의 동화 같은 풍경[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광장 따라… 걷다 보면 마주하는 걸작, 운하 따라… 일상 속의 동화 같은 풍경[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세계적인 미술관을 돌아보는 테마 여행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과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등 유명 작품들이 국내에 잇따라 선보이며 세기의 걸작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젊은 여행자들이 몰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운하의 도시’, ‘풍차와 튤립의 도시’를 넘어 ‘문화·예술의 도시’로 사랑받고 있다. 인구 90만명의 도시 암스테르담에는 한해 2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다. 반고흐 미술관, 안네 프랑크 하우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담 광장, 렘브란트 하우스 등 암스테르담 인기 명소 상위 5곳 중 3곳이 미술관이다.암스테르담에서는 렘브란트 판레인(1606~1669)의 ‘야경’,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해바라기’, 프란스 할스(1582~1666)의 ‘기분 좋은 술꾼’, 요하네스 페이메이르(1632~1675)의 ‘우유 따르는 여인’ 등 네덜란드 출신 화가들의 세기의 걸작을 만날 수 있다.12세기 후반 작은 어촌에서 시작한 암스테르담은 17세기 세계 무역의 중심지로 ‘황금시대’를 누렸다. 이로 인해 부유한 상인들의 초상화를 그려 주는 상업 미술도 크게 번성했다. 이 시기 ‘인간의 영혼을 그리는 화가’ 렘브란트를 비롯해 경쾌한 붓터치로 순간의 표정을 묘사한 할스, 서민 일상을 사실적으로 화폭에 담은 페르메이르 등 초상화의 거장들이 탄생했다.네덜란드 황금시대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은 네덜란드 회화의 메카로 불리는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이다.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5000여점의 작품과 기록물 등을 소장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중심인 담 광장에서 도보로 20분(1.8㎞) 떨어진 뮤지엄거리에 있다. 담 광장에서 암스테르담 왕궁, 신교회, 마담투소 박물관 등을 돌아본 뒤 운하를 따라 걸어가는 것이 좋다. 국립미술관에서 인기 있는 작품은 2층 중앙홀에 자리잡은 렘브란트의 ‘야경’(1642)이다. 빛과 그림자를 적절히 사용해 인물들의 심오한 감정을 담아냈다. 등장인물들을 동일한 크기로 표현한 기존 군상화(집단 초상화) 방식에서 벗어나 중심인물을 부각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그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렘브란트가 초상화가로서 내리막길을 걷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렘브란트의 ‘책을 읽는 노인’(1631), ‘기수’(1636), ‘사도 바울의 모습을 한 자화상’(1661), ‘포목상 조합의 이사들’(1662) 등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인기 작품은 페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1658~1660)과 ‘연애편지’(1669), 할스의 ‘이삭 마사 부부의 초상’(1622), ‘기분 좋은 술꾼’(1628~1630), ‘남자의 초상’(1630~1633), ‘하를럼의 성아드리안 시민군의 장교들’(1633) 등이다.#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17세기 황금시대 상업미술 번성‘야경’ 등 5000여점 작품들 소장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1665·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소장)를 그린 페이메이르는 생전에 남긴 작품이 35점에 불과하지만 평범한 인물들의 특징을 포착해 고요하고 아름답게 화폭에 담았다. 할스는 경쾌한 붓 터치로 순간의 표정을 화폭에 담아 살아 있는 듯 생생한 인물을 묘사했다. 이는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반 고흐의 ‘자화상’(1887)과 ‘밀밭’(1888), 안토니 반다이크의 ‘윌리엄과 메리 스튜어트 초상’(1641), 바르톨로메우스 판데르 헬스트의 ‘로엘로프 비커 대위가 지휘하는 8구역 민병대’(1640~1643) 등도 볼 수 있다. 미술관 2층 끝에 있는 난간에서는 거대한 책장이 있는 웅장한 도서관 내부를 내려다볼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이 도서관에는 국보급 희귀도서와 자료 50만여점이 소장돼 있다. ⓘ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성인 22.50유로다(2024년 7월 현재).#렘브란트 하우스 화실 등 공간과 200여점 작품도‘하우스 캐비닛’ 고가 골동품 주목 렘브란트의 걸작들이 탄생한 작업실을 보려면 렘브란트 하우스로 가야 한다. 렘브란트 하우스는 그가 20년간 거주했던 5층짜리 저택을 개조한 박물관이다. 담 광장에서 도보로 10분(750m) 정도 걸리는 유대인 거주 지역 요덴브레이 거리에 있다. 렘브란트 하우스에서는 렘브란트의 굴곡진 삶을 돌아볼 수 있다. 그는 1606년 암스테르담 서쪽에 있는 레이던의 방앗간 집 아들로 태어났다. 해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예술가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그는 20대에 미술에 두각을 나타내면서 부유한 상인들로부터 초상화를 주문받으며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 부와 명예를 거머쥔 그는 1634년 사스키아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 뒤 1639년 대출을 받아 당시 암스테르담 평균 집값의 10배가 넘는 호화주택을 매입했다. 하지만 ‘야경’을 그린 이후 초상화 주문이 줄고, 고가품 수집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 가다 1656년 파산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 렘브란트 하우스에서는 화실과 거실, 식당, 침실 등 그가 생활하고 작업했던 공간을 볼 수 있다. 공간마다 200여점의 판화, 소묘작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주목해서 봐야 할 곳은 ‘하우스 캐비닛’으로 불리는 방으로 그가 수집한 고가의 골동품과 조류 박제, 조각품 등이 전시돼 있다. 렘브란트의 파산을 불러온 수집품들이다. ⓘ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이며 입장료는 성인 19.5유로다.#반고흐 미술관유화·드로잉 등 700점 이상 보유‘꽃피는 아몬드 나무’ 눈여겨볼 만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서 5분 거리(350m)에는 반고흐 미술관이 있다. 1973년 문을 연 미술관은 반 고흐의 유화와 드로잉, 스케치 등 작품 700점 이상을 보유한 세계 최대 반고흐 미술관이다. 반 고흐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삶을 살아간 화가다. 그는 스무 살의 늦은 나이에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평생 그림 한 점 제대로 팔지 못했지만, 광기가 어린 내면의 본능을 캔버스에 쏟았다. 1853년 네덜란드 남부 그루트쥔데르트에서 태어난 그는 평생을 이방인처럼 살았다. 평생을 괴롭혀 온 불안과 발작 증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890년 7월 27일 37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젊은 나이에 요절했고 화가로서의 인생을 산 것도 10여년에 불과했다. 5개 층으로 이뤄진 본관 1~2층에는 1882년부터 1890년까지의 회화, 3층에는 데생, 4층에는 그가 수집한 고갱 작품과 그의 화풍에도 영향을 미친 일본 판화 우키요에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반고흐의 편지 등은 기획전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생 테오가 형과 주고받은 편지를 보관하던 장식장도 있다. 주요 작품은 ‘감자 먹는 사람들’(1885), ‘성경이 있는 정물’(1885), ‘자화상’(1887), ‘노란 집’(1888), ‘주아브 병사’(1888) ‘해바라기’(1889), ‘까마귀 나는 밀밭’(1890) 등이다. 반 고흐가 프랑스 외곽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 방안의 이젤에 놓여 있던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 작품인 ‘나무뿌리와 기둥’(1890), 폴 고갱이 그린 ‘해바라기를 그리는 반고흐’(1888)도 전시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작품은 ‘꽃피는 아몬드 나무’(1890)이다. 남프랑스 아를에서 고갱과 불화 끝에 귀를 자르고 인근 생레미 정신병원해 입원했을 당시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조카(동생 테오의 아들)의 탄생을 기념해 그린 작품이다. 반고흐 미술관의 탄생에는 고흐의 그림을 모두 상속받은 조카의 공이 컸다. ⓘ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이며 금요일은 오후 9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22유로다.#가 볼 곳과 피할 곳‘안네의 집’ 보고 수제 맥주 맛보고홍등가·대마초 파는 커피숍 주의 암스테르담은 운하의 도시답게 160여개의 운하가 도심 속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다. 운하를 따라 빼곡하게 늘어선 중세시대 고풍스러운 건물은 ‘동화 속 풍경’을 연출한다. 운하 크루즈를 이용하면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운하지구를 돌아볼 수 있다. 또 세계적인 치즈 수출국답게 다양한 치즈도 맛볼 수 있고 하이네켄 맥주의 본고장답게 다양한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브루어리가 있다. 암스테르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안네 프랑크의 집이다.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1929~1945)와 가족들이 독일 나치를 피해 숨어 살던 곳이다. 규모가 크지 않아 예약이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다. 입장료는 성인 23유로다.반면 피해야 할 곳은 ‘홍등가’다. 해상무역 강국으로 떠오른 17세기 뱃사람들로 인해 형성된 곳이다. 일대는 치안이 좋지 않고 대마초 냄새가 진동하는 곳인 만큼 특히 밤에는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커피숍이라고 쓰인 곳은 커피와 대마초를 판매하는 곳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 [여행수첩] ⓘ 항공 : 인천에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까지는 대한항공과 네덜란드 항공에서 직항편을 운항한다. 갈 때는 14시간, 올 때는 12시간 걸린다. 공항에서 중앙역까지 직통열차를 이용하면 20분 걸리며 요금은 5.9유로다. ‘NS 철도’ 앱에서 1유로 저렴하다. ⓘ 호텔 : 암스테르담은 유럽에서도 숙박비가 비싼 편이다. 중앙역 인근 구도심 지역 호텔은 1박에 20만~50만원대지만 미술관이 있는 뮤지엄플레인 주변은 10만~30만원대로 약간 저렴한 편이다. ⓘ 교통 : GVB 교통패스를 사면 편리하다. 1일권(24시간) 9유로, 2일권(48시간) 15유로, 3일권(72시간) 21유로다. 1회권(1시간)은 3.4유로다. ⓘ 미술관 : 뮤지엄카드(Museumkaart)를 네덜란드 박물관협회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사면 네덜란드 내 박물관 500여곳을 1년 동안 무제한 입장할 수 있다. 성인 75유로, 18세 이하 39유로다. 각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구매하거나 뮤지엄카드가 있어도 홈페이지에서 2~3주 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 미 법무부 “1조 4000억원 빼돌린 북한 정찰총국 해커 3명 기소”

    미 법무부 “1조 4000억원 빼돌린 북한 정찰총국 해커 3명 기소”

    미국 법무부가 전 세계 은행과 기업에서 13억 달러(약 1조 4000억원) 이상의 현금 및 가상화폐를 빼돌리거나 이를 요구한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3명의 해커를 기소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법원에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기소된 해커는 박진혁, 전창혁, 김일이란 이름을 쓰고 있으며 북한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이다. 정찰총국은 ‘라자루스 그룹’, ‘APT38’ 등 다양한 명칭으로 알려진 해킹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2017년 5월 파괴적인 랜섬웨어 바이러스인 워너크라이(Wannacry)를 만들어 은행과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하는 등 관련 음모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당시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 컴퓨터가 완전히 파괴되고 150개국이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들은 2018년 3월부터 적어도 지난해 9월까지 피해자 컴퓨터에 침입할 수 있는 수단인 여러 개의 악성 가상화폐 앱을 개발해 해커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7년 슬로베니아 기업에서 7500만 달러,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기업으로부터 2500만 달러, 뉴욕의 한 은행으로부터 1180만 달러를 훔치는 등 가상화폐 거래소를 집중적으로 노렸고, ‘크립토뉴로 트레이더’라는 앱을 침투 경로로 이용했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뿐 아니라 미국 방산업체들과 에너지, 항공우주 기업들에게 악성코드를 심은 이메일을 보내 정보를 훔쳐가는 ‘스피어 피싱’ 행각도 시도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검찰과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뉴욕의 한 은행에서 해커들이 훔쳐 2곳의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관 중이던 190만 달러의 가상화폐를 압수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 화폐는 은행에 반환될 예정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아울러 미국 법무부는 돈세탁을 통해 북한 해커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사사우가에 사는 미국인 갈렙 알라우메리(37)가 관련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기소된 사건에 대한 공소장을 이날 공개하면서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기소된 사건이라 해도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와중에 기소 사실을 공개하고 해커 3명의 얼굴까지 공개했기 때문이다. 중국 이슈나 북한 이슈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훨씬 정교하고도 힘들게 대북 압박을 할 것이란 세간의 관측과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이번 기소는 2014년 발생한 소니픽처스 상대 사이버 공격에 연루된 박진혁을 미국 정부가 2018년 기소한 사건을 토대로 이뤄졌다. 미국이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 북한 공작원을 기소한 것은 박진혁이 처음이었다. 당시 북한은 소니픽처스가 북한 지도자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배급하는 것에 강력 반발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해킹 사태 이듬해인 2015년 북한 정찰총국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북 제재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박진혁은 소니픽처스 외에도 2016년 8100만 달러를 빼내 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2017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2016∼2017년 미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대한 해킹을 시도한 혐의도 받은 일이 있다. 그는 북한의 대표적 해킹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 그룹’ 멤버이자 북한이 내세운 위장회사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 소속으로 알려졌다.  WP는 이번 사례는 북한이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그들의 주요 수출국에서의 금융 사이버 절도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존 데머스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총이 아닌 키보드를 사용해 현금 다발 대신 가상화폐 지갑을 훔치는 북한 공작원들은 세계의 은행 강도”라고 비난했다. 캘리포니아 중부지검 트레이시 윌키슨 검사장 대행은 “북한 해커들의 범죄 행위는 광범위하고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이는 정권을 지탱할 돈을 얻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국가적인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미국기업연구소 분석가인 니콜러스 에버하트는 13억 달러는 2019년 북한 민수용 수입상품 총액의 거의 절반이라면서 “북한 경제에 엄청난 비중”이라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현금 없는 사회 익숙한 中… 코로나로 ‘디지털 위안화’ 앞당긴다

    현금 없는 사회 익숙한 中… 코로나로 ‘디지털 위안화’ 앞당긴다

    중국이 다음 달부터 종이돈을 대신할 디지털 화폐 유통 실험에 착수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세계인들과 함께 쓰기 위해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디지털 화폐는 발행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돈세탁’ 등 금융 비리 추적이 가능하다. 중소기업 지원금이 부동산 투기 등으로 흘러 들어가는지 확인할 수도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꿈의 지폐’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규모로 인해 디지털 위안화 보급이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미중 두 나라가 ‘디지털 화폐전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모바일페이 주도권 회복 의도 “2020년은 두 가지 사건 덕분에 역사적인 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감염병이 전 세계를 강타한 것과 디지털 화폐가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죠.”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부교수이자 디지털금융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인 쉬위안은 최근 경제매체 시나재경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화폐 도입에 속도를 내는 자국의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황치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부회장도 “누구나 쓸 수 있는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는 최초의 국가는 바로 중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언론을 통해 자신감을 피력해도 될 만큼 중국 내 디지털 화폐 유통이 가시화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7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최근 인민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사업을 공식화하고 일반 소매점을 대상으로 테스트에 들어갔다. 선전(광둥성)과 쑤저우(장쑤성), 슝안신구(허베이성), 청두(쓰촨성), 동계올림픽 개최지(베이징 일대)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슝안신구 지부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을 상대로 디지털 화폐 설명회를 가졌다. 슝안신구는 베이징 인근에 건설 중인 신도시로 우리나라의 송도(인천)와 비슷한 미래형 자족도시다. 쑤저우시도 공무원들에게 교통비 등을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할 계획이다. 중국 4대 국유은행 가운데 하나인 농업은행 역시 디지털 화폐를 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시험 중이다.쉬 연구원은 “디지털 화폐는 암호화폐들과 달리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장해 현금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화폐는 본원통화(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의 독점적 권한을 갖고 공급한 통화)의 일부를 대체한다.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것이어서 종이돈과 견줘 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쉬 연구원은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현금을 예치하면 이에 상응하는 디지털 위안화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유통한다”면서 “이렇게 하면 총통화량이 변하지 않아 (화폐 과다공급 등)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미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위조 지폐가 성행하다 보니 상점에서는 현금보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나 텅쉰(텐센트)의 ‘위챗페이’(텐센트)를 선호한다. “걸인도 QR코드로 구걸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모바일페이는 중국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가 안착했음에도 중국 정부가 굳이 디지털 화폐를 추가로 보급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모바일페이는 은행 지불 계좌에 연동된 ‘제3자 전자결제’ 방식을 활용한다. 사용자가 은행 계좌에 일정 금액을 충전했다가 구매를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모바일 앱으로 결제한다. 그러면 페이 업체가 사용자가 물건을 수령했는지 확인한 뒤 판매자에게 금액을 지급하는 식이다. 알리바바나 텅쉰은 사용자가 계좌에 예치해 놓은 돈이 빠져 나갈 때까지 수일~수십일의 시간차를 이용해 운용 수익을 창출한다. 덕분에 이들 업체는 신용카드사보다 낮은 수수료로 사업을 꾸릴 수 있다. 반면 기존 은행들은 모바일페이용 계좌를 발급하고 실시 간송금 업무를 대행하는 등 허드렛일을 해 준다. ‘재주는 은행이 부리고 돈은 모바일페이 업체가 챙겨 가는’ 구조다. 기존 금융권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알리페이나 위챗페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인민은행의 화폐 주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결국 당국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통해 이를 제어하고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화폐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간 지불 장벽을 무너뜨리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알리페이로 계산을 하고 싶지만 찾아간 가게가 위챗페이만 지원한다면 그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는 종이돈과 똑같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앱을 써도 결제가 가능하다. 시중은행 앱으로도 지불할 수 있다. 두 모바일 업체가 장악한 결제 주도권을 기존 금융권이 어느 정도 되찾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종이돈, 감염병 옮길 수도” 비접촉 수요 커져 모바일페이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진짜 돈’을 대체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는 현실도 한몫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위안화 국제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주요 2개국’(G2)이라는 경제 규모에 걸맞게 위안화의 위상을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려면 화폐 유통의 호환성과 투명성이 필수인데, 모바일페이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이들 페이는 은행계좌에 연동돼 있어 중국은행망을 거치지 않는 해외 결제에 어려움이 크다. 일부 페이는 동남아 지역에서 불법 거래에 악용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통한 탈세 사례가 증가하자 중국 앱을 통한 결제를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를 보면 실물 위안화 화폐처럼 마오쩌둥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일련번호가 표기돼 있다. 돈에 꼬리표가 달려 있어 사용처를 쉽게 알 수 있다. 최소한 디지털 화폐를 통한 돈세탁이나 ‘장롱 쟁여두기’ 등은 막을 수 있다. 연구개발(R&D)에 쓰라고 기업에 준 돈이 유흥업소 등에서 허투로 낭비되는 지도 지켜볼 수 있고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 부동산 가격만 폭등하고 사그러드는 악순환도 일정 부분 제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접촉 결제’ 수요가 커지면서 디지털 화폐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종이돈에 바이러스가 달라붙어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전 세계 수십 개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발행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이 연구를 시작해 디지털 화폐가 본원통화의 일부를 대체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다봤다. ●일대일로 국가중심 ‘디지털 위안화’ 유통 야망 다만 인민은행은 “최근 테스트는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 과정의 일부일 뿐 디지털 위안화가 정식으로 발행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중심 디지털 화폐가 도입되기 전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를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미국은 달러 가치를 금과 동일하게 유지하던 금본위제를 1971년 폐지했다. 이후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위협받자 1975년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공식 합의를 체결했다. 원유 결제 화폐로 오직 달러화만 써 주는 대가로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의 지위를 보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른바 ‘페트로 달러’ 체제다. 이에 반기를 든 이란과 이라크,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은 예외 없이 미국의 제재나 군사행동 대상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CBDC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해 공식화한 뒤 ‘일대일로’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CBDC 유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최종 목표가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수입에 디지털 위안화를 쓰도록 해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얻으려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내세워 디지털 위안화 세계화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미국도 달러화의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위협 상황을 지켜만 볼 리 만무하다.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등을 통해 ‘화폐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플라스틱 사용 줄이고 폐기물은 처리한 만큼 보조금 지급해야”

    “플라스틱 사용 줄이고 폐기물은 처리한 만큼 보조금 지급해야”

    공공의 일을 민간에 맡기는 순간부터 부작용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돈이 되지 않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편법과 탈법이 등장했고 여기에 브로커까지 관여하면서 불법 폐기물 수출이 체계화됐다. 이제 비정상을 공공이 나서 바로잡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불법 폐기물이 수출되지 않으려면 관리체계 개편과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을 줄이고, 폐기물 처리시설을 확대하고,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불법 폐기물 말만으론 안 줄어 규제 강화를 지방자치단체는 민간 선별 업체와 폐기물 처리계약 조건으로 선별 후 잔재폐기물의 비율을 40% 이하로 줄이도록 요구한다. 인천시의 ‘재활용품 선별·처리 민간대행 계약조건’을 보면 ‘잔재쓰레기 양이 반입량의 40%를 초과하면 재활용품 선별 업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초과분에 한해 익월 대행료를 전액 감액해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선별 후 잔재폐기물을 줄이는 의무를 민간 선별 업체에 모두 떠넘긴 셈이다. 업계는 “처음부터 재활용이 불가능한 제품이 많이 나오는 한국 플라스틱 제품의 특성상 무리한 요구”라고 항변한다. 이들은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을 생산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독일 사례가 참조할 만 하다. 독일은 2022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현재 17%에서 19% 포인트 높은 36%로 끌어올릴 계획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제품과 포장을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고, 포장용품을 생산하지 않는 기업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강력한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7일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재활용촉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재활용이 어려운 3등급 포장재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에서는 포장재 겉면에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 결과를 표시해 소비자가 포장재의 재활용성을 고려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재활용업계에 8년간 종사한 박모씨는 “가정에서 분리수거를 잘 하지 않거나 선별장이 제대로 선별하지 않아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이 많아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의 생산을 금지하고, 플라스틱 사용량을 제한하는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EPR’ 제도 개선·폐기물 처리 시설 확대 재활용업계 보조금 체계인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에도 문제가 적지 않다. EPR 제도는 비닐이나 페트와 같은 포장재를 쓰거나 만든 생산자가 분담금을 내면 그 분담금을 재활용업체에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기업 분담금이 재활용업체의 지원금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최근 4년간 EPR 제도 분담금 및 지원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분담금은 2014년 대비 40.7% 증가했지만 지원금은 26.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스매칭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그 이유로는 EPR 제도의 의무할당량과 연관이 있다. 현재 매년 의무할당량을 정해주고 그 범위 내에서 지원금을 주기 때문이다. 소비량이 많은 비닐 이행률은 147.2%나 된다. 폐비닐 사용량이 많아 EPR 의무가 없는 업체의 비닐까지 재활용하다 보니 이행률이 초과달성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폐기물을 처리한 만큼 보조금이 돌아가는 구조가 필요하다. 국내 폐기물 처리시설도 확대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까지 주민 반대로 신규 소각시설 설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일부 소각시설이 설치됐지만 모든 폐기물을 처리할 수준은 아니다. 정부는 이런 이유로 2000년대 후반부터 폐기물고형연료(SRF)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폐기물고형연료로 가연성 폐기물을 처리하면 환경오염을 줄이고 주민들의 민원도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올해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SRF 처리시설에 대한 반감도 커졌다. 지난 4월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까지 더해져 폐기물을 SRF로 처리하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 주민 반대를 설득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는 게 급선무다. 주민 보상시스템을 마련해 주민 반대를 제도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불법 폐기물 유출 경로 몰라 분리 수거 ‘헛수고’ 불법 폐기물 수출이 이뤄진 데는 폐기물 이동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분리수거율은 2016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에 오를 만큼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선별장 등에서 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일반 가정의 분리수거가 모두 헛수고가 될뿐이라고 지적한다. 불법 폐기물이 흘러나가는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이다. 5t 이상 건설 폐기물처럼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폐기물은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올바로 시스템’ 전자등록서비스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업자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분산 배출하거나 양을 줄이는 수법을 쓴다. 이런 폐기물들이 빠져나가면 환경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폐기물 수출 관계부처의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단속이 요구된다. 환경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관세청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나서야 효과적인 감시가 가능하다. 각 기관들이 가진 최신 기술을 활용해 불법 폐기물 수출에 관여하는 업체들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급선무다. ●드론 활용 감시·‘앱’ 통한 신고 체계 구축해야 최근 주목받는 기술이 드론 활용이다. 정부는 최근 공적 사업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는데, 폐기물 무단 유출 감시체계에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2년까지 우리나라 전 해역에 드론 50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불법 조업 단속, 항만시설 관리, 항만 보안, 적조 예찰, 해양 쓰레기 모니터링 등에 드론을 활용한다. 불법 폐기물 수출 감시는 해양 쓰레기 감시와 크게 다르지 않아 해수부의 노하우를 전수받는다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으로 감시를 확대해 불법 폐기물의 포위망을 촘촘히 해야 한다. 폐기물 수출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 주민들이 사진을 찍어 올리면 지자체가 기동감시반을 투입하는 식이다. 서울시는 서울스마트불편신고 앱, 행정안전부는 생활불편신고 앱을 통해 민원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폐기물 무단 유출에 대한 신고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들이 해외로 폐기물을 수출하고 있는데, 현재 올바로 시스템이 있으면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상당히 큰 문제”라면서 “정확히 어떤 지점에서 폐기물 누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인지를 정확히 따져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내륙에 방치된 폐기물에 한정했던 ‘방치·불법투기 폐기물 발생 예방 및 처리 대책’을 내년 1월부터 불법 수출 폐기물로 확대해 실태 조사에 나서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수출 전 현장 확인 절차 강화 등 폐기물 불법 수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공기업 탐방] 사업 다각화로 ‘글로벌 5대회사’ 목표 윤영대 조폐공사 사장

    [공기업 탐방] 사업 다각화로 ‘글로벌 5대회사’ 목표 윤영대 조폐공사 사장

    “복리후생비는 크게 줄였고, 화폐 수출 등 신사업을 늘리고 있죠. 다음 목표는 모바일 결제가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금융사와 이동통신사의 중개 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창천동 영업개발단에서 만난 윤영대(68)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간략하게 포부를 밝히며 입체적으로 보이는 카드 명함을 건넸다. 5만원 지폐 뒤에 새겨져 있는 어몽룡의 월매도(月梅圖)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윤 사장은 “이 특이한 명함은 조폐공사의 기술을 만나는 사람마다 알리고 싶어 제작했다”면서 “조폐공사는 단순히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지폐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지폐를 해외에 수출하는 한편 주민등록증이나 공무원증을 제작하는 등 660여종의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기획재정부가 지정한 방만경영 20개 기업에 속한 것에 대해서는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또 위변조 지폐를 가려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조폐공사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지폐나 주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업무다. 페루 지폐를 만들어 수출하고 리비아와 태국에는 주화를 제작해 수출한다. 또 지폐의 종이를 만들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 수출하기도 한다. 지폐용 잉크도 제작하고 여권이나 주민등록증, 공무원증과 같은 신분증을 제작한다. 생산 제품은 총 660여종이고, 지금까지 수출한 국가는 17개 수준이다. 골드바와 골드코인의 순도를 보장하는 직인과 마크도 생산한다. 사업 다각화 결과 지난해 조폐공사 60여년 역사상 매출액이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다. →골드바 사업은 무엇인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금거래소가 개설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금에는 신뢰도를 보장하기 위해 위조방지 요소가 들어간다. 쉽게 말해 조폐공사가 금에 대해 99.99%의 순도를 보장한다는 도장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잠상(潛像) 기법을 도입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도장의 다른 문양이 보이는 식이다. →5만원권이 발행되면서 화폐 발행이 꽤 줄었을 것 같다. -맞다. 조폐공사로서는 위기다. 5만원권이 발행되고 신용카드 사용이 많아지면서 화폐 발행이 크게 줄었다. 2007년에 총 지폐를 20억장 찍어 냈다. 하지만 2009년 5만원권이 나오면서 2010년 총 지폐 발행량은 5억장 수준으로 3년만에 25%선까지 줄었다. 쉽게 얘기해 5만원권이 나오면서 1만원권 5장 찍을 것을 한 장만 찍게 됐다. 사업다각화가 필수가 된 거다. →우리나라의 화폐 제조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사실 매출로는 글로벌 10대 회사에 포함되지 못한다. 하지만 점점 명성을 높여 가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에 주화를 처음 수출하게 된 리비아의 예가 대표적이다. 국제 입찰에서 가장 싼 가격을 낸 곳은 세계 5대 기업 중 하나인 영국 회사였다. 하지만 우리는 주화에 잠상 기법을 도입해 각도에 따라 동전에 새겨 있는 모양이 다르게 보이도록 했다. 이 아이디어로 동전 제작 비용은 다소 높았지만 우리가 입찰에서 이길 수 있었다. →위조 지폐 문제도 심각하다. -내년까지 스마트폰용 위·변조 감별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계획이다. 정부 3.0(공공기관 정보공개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시민들이 돈을 볼 때 위폐인지 진폐인지 알기가 힘들다. 은행에 가서 물어보는 것도 불편하다. 스마트폰으로 돈을 찍으면 지폐에 숨겨 놓은 위변조 방지 요소를 읽는 방식이다. 현재 5만권의 경우 22가지 위변조 방지 요소가 있다. 물론 애플리케이션은 무료 제공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자회사에서 아동 노동이 동원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에 GKD라는 면펄프 자회사가 있다. 면펄프는 지폐의 원료다. 그런데 2012년 국정감사에서 아동노동 착취 문제가 불거졌다. 아동 노동 문제를 다루는 국제기구에서 세계 각국의 아동 노동 문제를 살피다가 우즈베키스탄에서 면화를 채취할 때 아동 노동을 착취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우리는 그런 사실을 몰랐는데, 바로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우려를 전달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아동 노동 착취를 법으로 금지하고, 면화 채취 시 90% 이상을 기계화하기로 했다. 2013년 초에 국제노동기구(ILO)가 현장 실태조사를 나갔고 더이상 아동노동 착취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에 자회사를 세운 이유는 뭔가. -우즈베키스탄은 면화 생산국 6위다. 이곳에서 생산된 면펄프의 판로를 확보하기가 힘들어 2012년 말까지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 수출국을 확보하면서 처음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올해 영업이익은 300만 달러(약 32억 1000만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폐공사의 경우 다양한 사업을 하는데, 공기업이 본연의 업무 외 사업에 진출할 경우 민간 사업을 위축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우선 사업다각화를 해도 공공기관은 법에 명시된 것 이외의 사업은 못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오랜 기간 그 누구도 하지 못했거나, 민간 부문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한다. 특히 지폐 및 지폐 원료의 해외 수출은 민간과 부딪칠 부분이 없다. 오히려 민간 수출기업과 협력하게 된다. 이제 금거래소가 개설될 텐데 품질 인증에 대한 보증 사업도 마찬가지다. 99.99% 순도의 금이라는 것을 공적 신뢰도를 갖춘 곳이 인증해야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다. →모바일 결제가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은행과 이동통신사의 중개 사업을 하는 게 다음 목표라고 했는데. -현재 모바일 경제의 초입 단계지만 모바일로 물건을 사는 거래에 대한 대비는 충분치 않다. 모바일 결제의 생명은 신뢰다. 은행이나 카드사가 한쪽에 있고, 다른 쪽에는 모바일 이동통신사가 있다. 고객이 모바일 결제를 하면 은행이나 카드사가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동통신사가 자회사나 협력사만 믿는다. KT는 BC카드, SKT는 하나은행하고만 거래가 된다. 어떤 통신사를 이용해 거래를 하든지 고객이 모든 은행과 카드사를 통해 대금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사와 이동통신사를 중개해 주는 신뢰 높은 기관이 필요하다. 이를 TSM(신뢰보안서비스)이라고 하는데 이 역할을 공공기관인 조폐공사가 하려는 것이다. 금융사와 이동통신사들이 각각 고객의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면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조폐공사가 거래 정보를 관리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모바일 결제를 하는 사람의 관련 정보가 조폐공사에 모이게 된다. 우리는 데이터 센터를 만들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 정부도 모바일 경제로 진입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 현재 금융사들은 이 시스템을 빨리 만들기를 원하고, 이동통신사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는 상황이다. 우리는 TSM 사업으로 사내에 일자리가 100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조폐공사는 정부가 지정한 방만경영 소지가 있는 20개 기업 중 한 곳이다. -조폐공사의 2010~2012년 평균 복리후생비는 740만원 정도다. 정부의 지적 이전에 2012년까지 복리후생비를 이미 줄였는데, 정부가 평균으로 산정했기 때문에 당연히 좀 더 노력해야 한다(조폐공사는 정부에 제출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 1인당 복리후생비를 지난해 484만원에서 올해 말까지 330만원으로 31.8% 줄이기로 했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비 지원 등을 공립고등학교에 맞추는 등 전체 55개 과제를 선정해 48개를 개선한 상태다. 나머지는 1분기 내에 바꾸는 것이 목표다. 노동조합이 동의를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려 한다. →공무원증을 만든다고 했는데 최근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 공무원의 개인정보는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 -우선 공무원증에 IC 칩이 들어가 금융 기능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분증 기능만 탑재하기로 했다. 공무원증을 만든 후 데이터는 다 지운다. 이번 사태로 안전행정부와 국정원의 점검이 있었는데 문제가 없었다. →앞으로 목표는. -우선 공기업에서 민간 기업으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로컬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커야 한다. 2021년 창립 70주년에는 1조원 매출을 달성해 글로벌 5대 종합보안솔루션 회사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대담 김성수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영대 사장은 ▲경북 울진 ▲국립체신고, 고려대 사회학과 ▲행시 12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통계청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고려대 초빙교수, 국립서울산업대 초빙교수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5) 만화 수출을 말하다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5) 만화 수출을 말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글로벌 만화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달궈진 탓일까. 지금은 한계 상황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만화의 수출이 2005년을 기점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프랑스,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멕시코 등 해외에서 발행되던 우리 만화 잡지가 대부분 휴간 또는 폐간됐다는 사실도 현주소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가장 큰 원인은 바깥에 내다 팔 콘텐츠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만화 잡지의 활황기에 쏟아져 나왔던 작품들은 대부분 수출 계약이 성사됐지만, 이후 신규 판권 계약이 급격히 감소했다. 불황이 국내 만화 시장을 덮치며 잡지가 3~4종으로 줄었고, 신규 출판 만화의 숫자도 급감한 탓이 크다. 웹툰과 어린이 학습 만화 쪽으로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어 우리 만화 전체 생산력에 변함이 없어 보이지만, 그동안 수출 최전선을 담당했던 출판 만화의 생산력은 확실히 둔화됐다. 실제로 국내 만화 단행본 출간 규모는 2002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02년 2472종(학습 만화 제외)에서 2010년 1325종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그나마 2007년 이후 다소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는데 이는 웹툰들이 단행본으로 출간된 데 따른 것이다. 만화 수출이 정체된 외부 요인으로는 일본 만화의 세계 시장 진출 본격화가 있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 등지에서 일본 만화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졌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휘청거리며 해외 출판 시장, 그중에서도 미국과 유럽의 만화 시장이 움츠러든 것도 우리 만화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작품 수출은 답보 상태지만 2000년대 이후 작가의 해외 진출은 두드러지고 있다. 선진 만화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한편으로 이는 국내 만화 시장 위축이 가져온 반작용이기도 하다. 일본 시장 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박성우, 임달영, 박무직, 양경일, 윤인완 등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프로 작가들이 앞장섰고 현지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이후에도 김동훈, 오세권, 김준형, 엄태복, 김진석, 이성규 등이 꾸준히 일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김진태, 배준걸처럼 데뷔를 아예 일본에서 하는 작가도 나오고 있다. 작품성과 예술성을 높이 사는 유럽의 경우 변기현, 변병준, 최주연, 박경은, 이정현, 박윤선 등이 프랑스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는 이나래가 제임스 패터슨의 인기 소설 ‘맥시멈 라이드’를, 김영이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스테파니 마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만화로 옮겨 주목받았다. 만화계에서는 우리 만화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새로운 흐름으로 리메이크를 꼽고 있다. 2009년 네스티 캣의 ‘트레이스’와 하일권의 ‘두근두근거려’ 등이 일본 월간지에서 리메이크로 연재된 바 있다. 주호민의 ‘신과 함께’도 지난해 말부터 일본 격주 만화 잡지에서 역시 리메이크 연재되고 있다. 웹툰은 아니지만 형민우의 ‘프리스트’는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다. 앞서 하성현의 ‘퀸즈’는 2007년 타이완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세계 만화계가 정체기 또는 전환기로 불리는 요즘 새로운 해외 진출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무엇보다도 최우선 과제는 전 세계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디지털 만화 시장 공략이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이 보급되며 디지털 만화 소비 환경이 여물고 있다. 만화 관련 앱 개발과 디지털화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해외 독자도 우리 만화를 편리하게 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만화계에서는 디지털 만화와 관련한 기술 표준을 만들어 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원하고 있다. 외국어 번역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언어 장벽이 낮아져야 해외 독자들이 우리 만화에 좀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음은 당연한 일. 기존 영미권을 넘어선 다국어 번역 작업 지원, 수출 타진을 위한 샘플 번역 지원, 전문 번역가 양성 등이 절실하다고 만화계는 입을 모은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연관 산업과 함께 미디어믹스 형태의 해외 진출이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화 강대국인 미국과 일본은 각각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동반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만화계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필두로 영화, 드라마, K팝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성공 사례도 있다. 이명진의 ‘라그나로크’는 온라인 게임과 만화 모두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박소희의 ‘궁’은 일본에 드라마가 수출되며 현지 단행본 판매 200만부를 돌파하기도 했다. 한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만화 ‘슬픈 연가’는 수출 사상 최고 계약 금액을 기록했다. 현재 소녀시대와 비스트 등 K팝 아이돌을 활용한 만화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김낙호 만화 평론가는 “코믹스 만화의 경우 관련 아이템과 히트 코드를 접목해 적극적으로 대중을 공략하고, 동시에 한국 현실을 담은 작품과 지식 교양 만화를 중심으로 그래픽 노블 쪽에 도전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만화는 사용 편의성, 지속적인 콘텐츠 보급과 퀄리티 관리, 팬 커뮤니티를 파고드는 이른바 ‘소셜’ 관리가 중요하다. 부실한 번역 품질로 시험개발한 앱만 만든 뒤 손을 놓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석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략기획팀장은 한국 만화가와 해외 스토리 작가의 공동 창작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K팝이 외국 창작자의 작품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만화가들의 그림 능력과 현지 정서에 적합한 스토리 텔링을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 그는 “국내에서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을 해외에 내보내는 게 1단계였다면 이제는 우리 기술, 자본력과 외국 이야기, 외국 정서가 만나 현지에 적합한 새로운 작품을 진출시키는 2단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만 목을 매다 국내 시장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만화 수출 역사의 산증인인 김남호 만화 에이전시 토파즈 대표는 “디지털 만화 유통 지원도 중요하지만 너무 앞서 가서는 안 된다. 콘텐츠가 있어야 수출도 있다.”면서 “창작 지원에 비중을 두는 한편 만화 전문 마케팅 인력 양성에 대한 지원도 곁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지 못한 채 해외 진출을 논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 만화 시장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존재한다면 우리 만화는 자연스럽게 해외에 나가게 될 것”이라면서 “해외 진출 지원도 좋지만, 우선 다양한 만화를 창작하고 향유하고 연구하는 흐름들을 체계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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