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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 공주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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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착] 대낮에 당당히 박물관 들어가 망치로 쾅…이집트 왕실 다이아몬드 목걸이 털렸다

    [포착] 대낮에 당당히 박물관 들어가 망치로 쾅…이집트 왕실 다이아몬드 목걸이 털렸다

    유럽의 주요 박물관들이 대낮 강도에 주요 전시품을 도둑맞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BBC 등 외신은 29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한 박물관에서 600개 이상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목걸이를 두 남성이 훔쳐 달아났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27일 관람객들이 모여 있던 대낮 빈 중심가에 있는 비엔나 응용미술관(MAK)에서 벌어졌다. 이날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두 남성은 전시회 입장권을 구매한 후 당당하게 들어가 유리 진열장을 부수고 그 안에 있던 백금 목걸이를 훔쳐 달아났다. 이 목걸이는 프랑스 명품 보석 업체 반 클리프 앤 아펠이 1939년 이집트 왕실을 위해 특별 제작한 것으로, 백금에 총 673개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됐으며 무게는 200캐럿에 달한다. 특히 이집트 국왕 푸아드 1세의 딸 파이자 공주가 훗날 이란 국왕이 되는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왕세자와 결혼할 당시 나즐리 왕비가 착용했으며 2015년 소더비 경매에 나와 약 430만 달러(약 60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번 범행이 충격적인 것은 용의자들의 대담한 수법 때문이다. 이들은 마스크나 복면도 하지 않은 채 평범한 관람객처럼 들어와 망치로 진열장을 부수고 몇 분 만에 유유히 현장을 벗어났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된 이들의 사진을 비엔나 시내 곳곳에 배포하고 공개 수배에 나섰다. 최근 유럽 전역의 박물관에서는 이 같은 보석 및 미술품을 노리는 대담한 도난 사건이 연이어 벌어져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에도 프랑스 랄리크 박물관에서 대형 망치로 무장한 강도들이 침입해 진열장을 부수고 역사적인 보석류 27점을 쓸어 담고 달아났다. 또한 이달에도 스페인 빌레나 박물관에 도둑들이 침입해 청동기 시대 금속 유물 컬렉션에서 금팔찌, 대접, 병 등 50여 점의 전시품을 털어갔다. 특히 지난해 10월 발생한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대낮 강도 사건은 가장 큰 충격을 준 사례로 꼽힌다. 당시 공사 작업부와 청소부 등으로 위장한 4명이 운영 시간 중에 사다리차를 이용해 2층 창문으로 침입해 강화유리 진열장을 박살 내고 단 7~8분 만에 보석을 훔쳐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총피해액만 무려 8800만 유로(약 1400억 원)로 프랑스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용의자들은 체포됐다.
  • 英 앤 공주, 고려대 방문… K첨단 연구현장 시찰

    英 앤 공주, 고려대 방문… K첨단 연구현장 시찰

    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15일 고려대학교를 공식 방문해 첨단 과학기술 연구 현장을 둘러보고 학생·연구진과 교류했다. 이번 방문은 한·영 고위급 교류의 일환으로 양국 간 고등교육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고려대 정운오 IT교양관을 찾은 앤 공주 일행은 고려대와 영국의 오랜 교류 역사를 살피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퓨처모빌리티 실험실을 찾아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시연을 참관했다. 방문단은 SK하이닉스 반도체 미니팹(Mini-Fab)으로 이동해 산학협력 연구 시스템을 시찰했다. 안현 SK하이닉스 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고려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공동 연구와 기술 교류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웨이퍼 기념패를 전시해 앤 공주의 방문을 환영했다. 앤 공주는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고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하는 고려대의 모습이 인상 깊다”며 “끊임없이 도전하며 미래를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다산 정약용의 ‘매화병제도’ 영인본을 전달하며 감사를 표했다.
  • 英 왕실·HD현대 50년 인연… 울산조선소 방문한 앤 공주

    英 왕실·HD현대 50년 인연… 울산조선소 방문한 앤 공주

    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조선·해양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HD현대와 영국 왕실의 오랜 인연을 재확인했다. HD현대중공업은 14일 영국 앤 공주가 티머시 로런스 경,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등과 울산 본사를 방문해 양국 간 조선·해양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앤 공주는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 기술 역량을 확인한 뒤 영국 방산 기업인 롤스로이스, 뷰포트 등과의 협력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롤스로이스는 2012년 한국 해군 호위함 사업을 계기로, 뷰포트는 2013년 잠수함용 구명장비 납품을 계기로 HD현대중공업과 협력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영국 정부가 조선·해양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앤 공주가 방한 기간 중 찾은 민간 기업은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이날 접견에서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영국은 단순한 협력국이 아닌 HD현대의 시작을 함께한 특별한 파트너”라며 “HD현대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영국 조선·해양 산업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는 영국 왕실과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고 정주영 창업자는 양국 간 무역증진 등에 기여한 공로로 1977년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았다. 1983년 영국 런던서 서울 올림픽 유치를 위해 홍보 활동을 하던 중에 앤 공주를 비공식 석상에서 만나기도 했다. 정주영 창업자가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 이사장을 맡은 울산대학교는 영국 정부의 협력 및 재정적 지원 등으로 설립됐다. 찰스 3세 영국 국왕(당시 찰스 왕세자)은 1992년 HD현대중공업을 방문했고, 앤드루 전 영국 왕자는 2008년 영국 정부 무역투자특별대표 자격으로 찾았다.
  • 영국 공주가 울산에 간 이유…‘500원’으로 시작된 한영 방산 협력 스토리 [밀리터리+]

    영국 공주가 울산에 간 이유…‘500원’으로 시작된 한영 방산 협력 스토리 [밀리터리+]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동생 앤 공주가 방한 이틀째인 14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았다. HD현대중공업은 14일 “앤 공주와 남편 티머시 로런스 경,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이날 울산 본사를 찾아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 주원호 사장 등 경영진을 만났다”고 전했다. 앤 공주 일행은 선박 건조 현장과 엔진 공장 등지를 둘러보고 HD현대중공업과 여러 영국 방산기업의 협력 현황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을 들었다. ‘500원권 지폐’가 보여준 자신감이번 영국 로열패밀리의 HD현대중공업 본사 방문 배경에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HD현대중공업과 영국의 인연이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1970년대 초 영국 바클레이 은행을 비롯해 유럽 각지로부터 도입한 차관으로 울산 조선소를 지었다. 당시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영국의 조선 컨설팅 회사 A&P 애플도어의 찰스 롱바텀 회장을 찾아가 500원권의 거북선 도안을 보여주며 설득한 일화는 유명하다. 정 명예회장은 울산에 세계적인 조선소를 짓기 위해 해외 차관과 기술 지원을 동시에 확보해야 했지만 배를 단 한 척도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회사였던 현대는 해외에서 신뢰도가 높지 않았다. 특히 롱바텀 회장은 “25만t급 초대형 유조선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런 배를 직접 본 적은 있느냐”며 현대의 계획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정 명예회장은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그려진 당시 500원권 지폐를 지갑에서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이것이 우리 조상들이 16세기에 만든 거북선이다. 영국이 철선(鐵船)을 만든 것은 19세기이지만 우리는 그보다 약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들었다”며 “우리 민족에게는 배를 만드는 기술과 저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조선소를 지을 자금을 빌려주면 반드시 배를 만들어 팔고 그 돈으로 차관을 갚겠다”고 자신 있게 약속했고, 롱바텀 회장은 이러한 자신감과 추진력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A&P 애플도어는 현대 울산조선소의 기본 설계와 기술 자문을 맡았고 롱바텀 회장은 영국 금융권이 현대의 조선소 건설 계획을 신뢰하도록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를 계기로 울산 미포만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가 들어섰다. 정 명예회장은 1983년 영국 런던에서 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 중에 앤 공주를 만나기도 했다. K조선과 함께 하는 영국의 ‘국가조선전략’앤 공주의 방한 일정 중 한국 민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HD현대중공업을 찾은 주된 배경에는 영국의 ‘국가조선전략’(National Shipbuilding Strategy, NSS)이 있다. 20세기 중반 이후 급격한 조선업의 쇠퇴를 겪었던 영국은 정부가 주도해 조선업 인력과 자산에 중·장기적 투자를 단행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영국 정부는 2017년 국가조선전략을 처음 발표한 데 이어 2022년 이를 전면 개편한 ‘국가조선전략 리프레시’(Refresh)를 내놓았다. 정부는 군함뿐 아니라 상선과 친환경 선박을 포함한 산업 전반을 육성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고 혁신적이며 지속 가능한 조선 산업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을 보유한 한국을 핵심 협력국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 조선업체들은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MRO), 친환경 선박 기술, 공급망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했다. 영국 방산기업 뷰포트는 HD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필리핀 해군 원해경비함(OPV)에 승조원 생존장비, 또 다른 영국 방산기업 밥콕은 HD현대중공업 잠수함에 무장 취급·발사 체계를 공급하고 있다. 또 롤스로이스는 2012년 한국 해군 호위함 사업을 계기로 HD현대중공업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롤스로이스가 핵심 추진 장비인 MT30 가스터빈을 공급하고 이를 HD현대중공업이 추진 패키지로 통합·공급하는 협력이다. 정기선 회장은 이날 접견에서 “영국은 단순 협력 국가가 아닌 HD현대의 시작을 함께한 특별한 파트너”라며 “HD현대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영국 조선·해양 산업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방한한 앤 공주는 이날 오전 남편 팀 로렌스경과 함께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영국 왕실의 유엔기념공원 방문은 2013년 7월 리처드 왕자(글로스터 공작) 이후 13년 만이다. 서정인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장은 “올해 유엔기념공원 조성 75주년을 맞아 영국 왕실을 대표해 앤 공주가 참배한 것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영국은 6·25전쟁 당시 전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해 국제사회의 연대와 평화 수호에 앞장섰던 핵심 국가였던 만큼, 오늘의 방문은 매우 뜻깊은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 장원영, 클로즈업 화보에도 굴욕 없는 ‘공주님 비주얼’

    장원영, 클로즈업 화보에도 굴욕 없는 ‘공주님 비주얼’

    그룹 ‘아이브(IVE)’의 멤버 장원영이 클로즈업 샷에도 굴욕 없는 미모를 뽐냈다. 지난 10일 장원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패션 매거진 ‘얼루어 코리아’와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이번 화보는 ‘로맨틱한 장미 정원’을 테마로 기획됐다. 그는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고혹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했으며, 극단적인 클로즈업 촬영에도 불구하고 결점 없는 미모를 과시했다. 화보 속 장원영은 선명한 노란색 드레스를 착용해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속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 또 다른 사진에서 그는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레이스 양산을 손에 든 채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발산했다. 이어지는 핑크빛 드레스는 장원영 특유의 발랄함과 세련미를 동시에 담아냈다. 컬러렌즈 브랜드와 함께한 이번 촬영은 눈동자를 강조하는 초근접 촬영이 많았다. 장원영은 깨끗한 피부와 균형 잡힌 이목구비로 초근접에도 굴욕 없는 완벽한 미모를 자랑했다. 한편 장원영은 최근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홍보차 내한한 배우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의 인터뷰를 맡아 화제가 됐다. 독보적인 패션 감각을 뽐내며 두 할리우드 스타와 대면한 그는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 눈길을 끌었다. 장원영이 속한 그룹 ‘아이브’는 현재 두 번째 월드 투어 ‘쇼 왓 아이 엠(SHOW WHAT I AM)’을 진행 중이다.
  • 로마의 오물을 삼키던 입, 천 년의 ‘심판관’이 되다 [한ZOOM]

    로마의 오물을 삼키던 입, 천 년의 ‘심판관’이 되다 [한ZOOM]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조가 앤 공주에게 장난을 치기 위해 ‘진실의 입’에 손을 넣는 장면이다. 로마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in Cosmedin) 한쪽 벽면에는 땡볕 아래에서도 여행자들이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줄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는데도 여행자들은 기다리는 내내 천진난만한 표정을 잃지 않는다.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지름 1.50m의 거대한 대리석 가면 입 속에 손을 집어넣기 위해서다. ‘진실의 입’(Bocca della Verità)이라고 불리는 이 대리석 판이 유명해진 것은 1953년 개봉한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1929~1993) 주연의 영화 ‘로마의 휴일’ 덕분이다. 주인공 조(그레고리 펙)가 앤 공주(오드리 헵번)에게 ‘거짓말쟁이가 입에 손을 넣으면 손이 잘린다’는 전설이 있다고 말한 다음 직접 손을 넣었다가 마치 손이 잘린 것처럼 비명을 지르고, 그 모습을 보며 당황하는 앤 공주에게 조가 다시 멀쩡한 손을 내밀며 장난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사실 이 장면은 대본에는 없는 그레고리 펙의 즉흥 연기였다고 한다. 그런데 오드리 헵번이 실제로 당황하는 반응과 천진난만한 미소가 너무도 자연스러워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장면 중의 하나가 됐다. 어느덧 7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여행자들은 조와 앤 공주처럼 설레는 표정으로 무시무시한 전설이 전해오는 진실의 입에 손을 넣을 수 있는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 대리석 판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조금은 지저분하고 한편으로는 서늘한 반전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진실의 입’은 사실 로마 시대 하수구 뚜껑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가설에 불과하며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역사적 근거는 부족하다. ●오물을 처리하던 ‘신의 얼굴’ 일부 학자들에 따르면 이 거대한 대리석 판의 정체는 고대 로마 시대에 하수도 뚜껑이었다고 한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역사적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 주장 역시 하나의 가설로 다뤄진다. 현재는 신전의 장식물이었다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게 인정되고 있다. 당시 로마는 세계 최초로 하수도 시스템을 구축한 혁신적인 도시였다. 비가 오면 도시의 오물이 빗물과 함께 하수구로 빠져나가는데 이 대리석 판에 뚫려 있는 눈, 코, 입 부분이 바로 배수구 역할을 했다. 시간이 흘러 신의 얼굴을 한 하수구 뚜껑은 중세 시대에 이르러 ‘거짓을 판단하는 입’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얻게 됐다. ●심판관이 된 하수구 뚜껑 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혁신적이었던 하수도 시스템은 사람들에게 잊혀갔다. 덩그렇게 놓인 신의 얼굴을 한 대리석 판을 보며 사람들은 새로운 활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판관들은 대리석 판이 가진 ‘신의 형상’을 심리적 고문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리석 판 뒤편에 칼을 들고 있는 집행인을 숨겨 두었다가 유죄가 확실시되거나 자백이 필요할 때 실제로 칼을 휘둘러 손을 잘랐다. 배수구 역할을 하던 대리석 판의 눈, 코, 입은 피고인에게 공포를 심어주고 감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구조였다. 그렇게 오물을 흘려보내던 구멍은 인간의 피를 흘려보내는 구멍으로 변모했다. ●심판관에서 낭만의 공간으로 시간이 흘러 법률 체계가 강화되고 과학 수사가 도입되면서 진실의 입과 그 뒤에 자리했던 서슬 퍼런 칼날은 심판관의 자리를 내어주었다. 오드리 헵번의 환한 미소는 오랜 시간 유물로만 남아 있던 진실의 입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었고, 잔인한 전설은 순식간에 로맨틱한 서사로 뒤바뀌었다. 차가운 대리석 입술에 손을 밀어 넣으며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거짓된 정보로 남을 속이고 신뢰를 무너뜨려 사회 시스템을 망치는 이들은 과연 당당하게 이 입술에 손을 넣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언젠가 이 거대한 하수구 뚜껑이 더 이상 진실을 판별하는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를 감히 꿈꿔보았다. 70년 전 흑백 필름 영화 속 앤 공주처럼 모두가 진실된 마음으로 서로 믿으며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분 좋게 기다려 보기로 했다.
  • ‘빨간 머리 앤’·‘명탐정 코난’ 성우 임수아 별세

    ‘빨간 머리 앤’·‘명탐정 코난’ 성우 임수아 별세

    빨간 머리 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명탐정 코난 등에서 활약한 성우 임수아(본명 임순희)가 별세했다. 74세. 23일 한국성우협회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22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68년 TBC 4기(이후 KBS 한국방송공사 공채 10기로 통합)로 입사해 수많은 애니메이션과 외화에서 중년 여성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명탐정 코난’을 비롯해 디즈니 작품 ‘미녀와 야수 1, 2’, ‘썸벨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잠자는 숲속의 공주’, ‘포카혼타스’ 등에서 목소리 연기를 했고,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 ‘마이너리티 리포트’, ‘맨 인 블랙2’, ‘빌리 엘리어트’, ‘시네마 천국’ 등에서도 활약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이다.
  • ‘지킬 앤 하이드’ 뭘 볼까 이번엔 연극? 이번에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뭘 볼까 이번엔 연극? 이번에도 뮤지컬?

    그동안 주로 뮤지컬로 즐겨 오던 ‘지킬 앤 하이드’를 올해는 뮤지컬과 연극의 두 장르로 만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원작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미스터리 심리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로 변호사 찰스 어터슨의 시각을 통해 그의 오랜 친구인 지킬과 사람을 혐오하는 인물인 하이드 간의 기이한 관계를 다룬다. 연극과 뮤지컬 모두 지킬과 하이드의 비밀과 갈등, 그로 인한 사건을 풀어낸다. 국내 초연인 연극은 1인극 형식으로 오는 3월 4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 2관에서 막을 올린다. 이 연극의 극작가인 게리 맥네어는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이자 배우로서 인간 내면의 비틀림, 이중적 정체성에 대한 해학적 해석과 함께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힌 고전을 한 명의 서술자가 이끌어 가는 현대극으로 명석하게 풀어냈다. 지난해 1월 영국 에든버러에서 첫선을 보인 연극은 ‘인간 본성과 정체성을 심오하게 탐구한 걸작’, ‘고전의 충격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최고의 공연’이라는 평을 받았다. 국내 초연에는 최정원, 고훈정, 백석광, 강기둥이 함께한다. 이들은 각각 4인 4색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남성 캐릭터로 남자 배우의 전유물이었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역을 여자 배우인 최정원이 맡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정원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도 인연이 깊다. 2004년 국내 초연 당시 루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연극 무대는 2019년 이후 6년 만이며 1인극은 2004년 이후 처음. 연극 제작사 관계자는 “화려한 스펙터클을 보여 주는 동명 뮤지컬의 무대와는 확실히 대비된다”며 “최소한의 장치와 소품만으로 인물 심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마치 화자와 대화를 나누는 듯 관객은 주요 화자로 등장하는 어터슨의 시점을 따라가며 작품에 강렬하게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펼쳐지고 있다. 2004년 7월 서울 코엑스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20년 동안 누적 관객 180만명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뮤지컬의 흥행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이다. 뮤지컬에서는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담아낸 극적인 선율의 음악과 강렬한 퍼포먼스 등이 어우러진다. 이번 10번째 시즌에는 홍광호, 신성록, 최재림, 전동석, 김성철, 윤공주, 아이비, 린아, 선민, 김환희, 조정은, 최수진, 손지수, 이지혜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번 시즌부터는 더 극적인 무대 구현을 위해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을 적극 활용하는 등 공간 구성의 현실감을 더함으로써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디자인의 디테일을 변형해 세련미를 살린 의상도 고급스럽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과 강렬한 퍼포먼스가 극강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특히 지난 13일 열린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일 테노레’로 남자주연상을 받은 홍광호는 5차례 시즌을 함께하며 깊어진 캐릭터 해석으로 감정 표현의 디테일을 살린 연기를 선보인다. 공연은 오는 5월 18일까지.
  • 영국 공주도 GD는 못 참지…한국 행사에 깜짝 등장 무슨 일?

    영국 공주도 GD는 못 참지…한국 행사에 깜짝 등장 무슨 일?

    가수 지드래곤(GD)의 소장품 경매 행사에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조카인 유지니 공주가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유지니 공주는 지난 2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낫띵 벗 어 G탱: 지드래곤의 예술과 아카이브’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낫띵 벗 어 G탱’은 미국의 가수 겸 프로듀서인 퍼렐 윌리엄스가 설립한 디지털 경매 플랫폼 ‘주피터’와 GD가 협업한 것으로 GD가 커리어 전반에 걸쳐 수집한 다양한 패션 아이템과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온라인 경매 행사다. 당일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서 GD가 마이크를 잡고 말하는 가운데 유지니 공주가 가까운 거리에서 휴대전화로 GD를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외신들은 유지니 공주는 이날 행사에 ‘갤러리 하우저 앤 워스’의 부관장 자격으로 행사에 초대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공주가 혼자 한국을 방문한 것인지 남편 잭 브룩스뱅크와 두 아들(3살인 어거스트와 1살인 어니스트)도 동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지니 공주는 파란색과 금색이 들어간 민소매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귀에는 금색 귀걸이를 착용했고 가죽 샌들로 패션을 완성했다. 화려한 메이크업도 돋보였다. 유지니 공주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이자 현 영국 국왕인 찰스 3세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의 차녀다. 뉴캐슬 대학교에서 예술사와 영문학을 전공했고, 갤러리 디렉터로 일하며 평소 예술 관련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2018년 사업가인 브룩스뱅크와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 동대문의 8월 마지막은 맥주와 함께

    동대문의 8월 마지막은 맥주와 함께

    8월의 마지막 금요일, 서울 동대문구에 시민들을 위한 ‘브랜드 뉴’ 수제 맥주파티가 온다. 국내 유명 수제 맥주 브루어리(양조장)가 대거 참가하는 이번 축제는 다채로운 수상 무대 공연까지 더해져 여름밤의 정취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전망이다. 서울 동대문구는 오는 30일~31일 중랑천 제1체육공원에서 ‘2024 동대문구 맥주축제, 브루브루 맥주공장’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동대문문화재단이 주최하고, KB국민은행, 세종문화회관, 동대문구가 후원하는 이번 축제는 다양한 수제 맥주와 문화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꾸며진다. 축제엔 ‘화수브루어리’를 필두로, 대전과 충청을 대표하는 ‘바이젠하우스’ 등 국내 유명 수제 맥주 브루어리 12개가 참여한다. 다채로운 맥주의 맛과 찰떡궁합인 안주를 제공할 푸드트럭 15대도 운영된다. 중랑천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저녁 7시가 되면 맥주의 풍미와 축제 참여자들의 행복지수를 높여줄 문화공연이 시작된다. 공연은 중랑천 위 수상 무대에서 진행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라라랜드’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재해석한 ‘재즈 공연’ ▲국내 유수의 클럽과 페스티벌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파 DJ들의 ‘디제잉 공연’이 축제 현장에서 펼쳐진다. 특히 세종문화회관 현역 뮤지컬 배우들로 구성된 ‘더마치컴퍼니’의 뮤지컬 콘서트는 라이브 연기로 ‘지킬 앤 하이드’, ‘인어공주’, ‘레미제라블’ 등 뮤지컬 명곡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더마치컴퍼니 뮤지컬은 ‘2024 누구나 예술로 동행’ 사업의 일환이다. 이외에도 현장에는 포토존 등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 행사들이 마련된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브루브루 맥주공장’은 단순한 맥주축제를 넘어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며 “많은 분이 참여해 뜻깊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 ‘빨강머리 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일본 애니메이션 거장과 떠나는 추억 여행

    ‘빨강머리 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일본 애니메이션 거장과 떠나는 추억 여행

    1970년대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알프스 소녀 하이디’ 등을 제작하고 연출한 일본 애니메이션 대가의 작업 과정과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에 10대부터 40·50대 중장년까지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리는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거장, 타카하타 이사오 전’이다. 타카하타 이사오(1935~2018)는 미야자키 하야오, 스즈키 토시오와 함께 1985년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해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반딧불의 묘’, ‘추억은 방울방울’,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가구야 공주 이야기’ 등을 만들었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지난 5월 제77회 칸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는데, 영화계에 큰 업적을 끼친 감독이나 배우 등 개인이 아닌 기관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타카하타 감독은 미야자키를 비롯한 다른 애니메이션 감독들과 달리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기 전에 애니메이터로 일한 경험이 없다. 그럼에도 일본 애니메이션 연출 역사상 최초로 레이아웃 시스템을 도입하고, 원작과 현실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세밀한 묘사로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 방식은 지금까지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필 제작 노트와 스토리보드, 레이아웃, 콘티 등 1300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과 자료를 만날 수 있다. 기존 스튜디오 지브리 전시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추억의 애니메이션 ‘알프스 소녀 하이디’, ‘빨강머리 앤’, ‘엄마 찾아 삼만리’ 등을 포함한 17개 작품도 선보인다. 이 때문에 중장년층에겐 추억과 감회에 젖게 하고, 청소년에겐 색다른 레트로 감성을 환기하는 세대 통합형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익숙했지만 타카하타 이사오는 낯설었는데 전시를 통해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제작되는 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AN******) “지브리나 고전 애니메이션에 관심 있으신 분도, 어릴 적 추억을 느껴보시려는 분들도 모두 즐길 수 있는 전시회”(무지nx8ba) 등 호평이 잇따른다. 대원미디어와 스튜디오선데이, 세종문화회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8월 3일까지 열린다.
  • [포토] ‘암투병’ 英왕세자빈, 반년 만에 모습 드러내

    [포토] ‘암투병’ 英왕세자빈, 반년 만에 모습 드러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공식 생일 행사가 15일(현지시간) 암 투병 중인 찰스 3세와 며느리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등 왕실 가족이 총출동한 가운데 열렸다. 국왕 생일 기념 군기 분열식(Trooping the Colour)은 이날 오전부터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버킹엄궁과 인근 호스가즈 퍼레이드, 더몰 등지에서 군인 1400명, 군악대 250명, 말 200여 필이 동원된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 75세인 찰스 3세는 제복 차림으로 마차를 타고 커밀라 왕비와 입장한 후 기립해 행진하는 근위대를 사열했으며 다시 마차를 타고 근위대와 더몰을 행진했다. 이어 장남 윌리엄(41) 왕세자 가족과 함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공중분열식을 지켜봤다. 공군 전투기는 잠깐 갠 하늘 위로 하양, 빨강, 파랑의 비행운을 뿌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찰스 3세의 생일 기념 군기 분열식은 즉위 후 두 번째이며 지난 2월 암 투병 공개 후 처음이다. 찰스 3세는 한동안 대외 업무를 자제하다가 지난 4월 제한적으로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이날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끈 이는 왕세자빈이었다. 암 투병 중인 왕세자빈(42)은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절 예배에 참석한 이후 거의 반년 만에 처음으로 이날 대외 행사에 참석했다. 왕세자빈은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넓은 챙의 모자를 쓴 채로 조지(10) 왕자와 샬럿(9) 공주, 루이(6) 왕자 등 세 자녀와 함께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마차에서 군중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거나 퍼레이드를 가리키며 자녀에게 말을 거는 모습도 포착됐다. 왕세자빈은 지난 1월 복부 수술을 받았고 3월 영상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는 동안 대외 업무에는 일절 나서지 않았다. 전날 왕세자빈은 성명을 통해 군기 분열식 참석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보인다. 항암치료를 받는 사람이라면 알다시피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왕실 관계자들은 다만 왕세자빈의 이날 행사 참석이 완전한 업무 복귀를 뜻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군기 분열식은 260여년 전부터 국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열렸다. 영국 왕실은 국왕의 실제 생일과 관계 없이 날씨가 좋은 6월을 국왕의 공식 생일로 정해서 기념하고 있다. 찰스 3세의 실제 생일은 11월이다. 찰스 3세는 지난해 즉위 후 첫 생일 기념 군기 분열식에서 말을 타고 행진했으나 이날은 마차를 타고 입장해 한 자리에 서 있었다.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와 찰스 3세의 동생 앤 공주, 에드워드 왕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제복을 입고 말에 올라 행진했다. 지난해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왕세자 부부의 셋째 루이 왕자는 이날도 발코니에 서서 하품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왕실로부터 독립해 미국에 거주하는 차남 해리 왕자와 가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호스가즈 퍼레이드 관중석에만 약 8000명이 모였으며 버킹엄궁 앞과 더몰까지 수많은 사람이 운집해 우산을 쓰거나 그대로 비를 맞으며 환호했다. 한쪽에서는 반(反)군주제 시위자들이 모여 “내 왕이 아니다”, “군주제 폐지”라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총선을 앞둔 리시 수낵 총리와 그랜트 섑스 국방장관 등 정부 각료들도 자리했다.
  • 찰스 3세 생일 행사…‘암 투병’ 왕세자빈,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

    찰스 3세 생일 행사…‘암 투병’ 왕세자빈,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공식 생일 행사가 왕실 가족이 총출동한 가운데 열렸다. 암 투병 중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도 약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버킹엄궁 인근 호스가즈 퍼레이드, 더몰 등지에서 국왕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Trooping the Colour)이 진행됐다. 군인 1000여명과 군악대 250명, 말 200여필이 동원됐다. 제복을 갖춰 입은 찰스 3세가 마차를 타고 커밀라 왕비와 입장한 후 기립해 행진하는 근위대를 사열했으며 다시 마차를 타고 근위대와 더몰을 행진했다. 찰스 3세의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은 즉위 후 두 번째이며 지난 2월 암 투병 공개 후 처음이다. 찰스 3세는 한동안 대외 업무를 자제하다가 지난 4월부터 제한적으로 대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암 투병 중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도 행사에 참석했다. 왕세자빈은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절 예배에 참석한 이후 거의 반년 만에 대외 행사에 나서 이목이 쏠렸다. 왕세자빈은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넓은 챙의 모자를 쓴 채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 루이 왕자 등 세 자녀와 함께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마차에서 군중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등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왕세자빈은 지난 1월 복부 수술을 받았고 공무에 나서지 않아 온갖 루머가 돌자 3월 영상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전날 왕세자빈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군기분열식 참석 사실을 알리며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항암 치료를 받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한편 군기분열식은 260여년 전부터 국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전통 행사다. 영국 왕실은 국왕의 실제 생일과 관계없이 날씨가 좋은 6월을 국왕의 공식 생일로 정해서 기념하고 있다. 찰스 3세의 실제 생일은 11월이다. 찰스 3세는 지난해 즉위 후 첫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에서 말을 타고 행진했으나 이날은 마차를 타고 입장해 한 자리에 서서 경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와 찰스 3세의 동생 앤 공주, 에드워드 왕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제복을 입고 말에 올라 행진했다.
  • 가정의달 ‘가심비’ 공연 세종문화회관에 가득

    가정의달 ‘가심비’ 공연 세종문화회관에 가득

    세종문화회관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관객들의 ‘문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채워주기에 나선다.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콘서트부터 다양한 전시까지 풍성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뉴욕 링컨센터 전회차 매진 ‘일무’ 먼저, 지난해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전회차 매진을 기록하고 돌아온 ‘일무(5월 16~19일)’와 국악 실내악 ‘명(明), 명(冥)(이하 명명, 5월 10일)’ 공연이 찾아온다. 2022년 첫 공연을 한 일무는 뉴욕 현지 아티스트와 평단의 호평을 받은 뉴욕 링컨센터 버전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서울시무용단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 안무가 정혜진, 김성훈, 김재덕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대규모 출연진의 역동적인 칼군무와 감각적인 무대 미장센으로 세종문화회관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회 매진, 객석점유율 91%를 기록하며 한국무용 공연으로는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뉴욕 링컨센터 ‘코리안 아츠 위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 초청, 17개 프로그램 중 유일한 유료공연으로 편성됐다. 1800석 규모의 링컨센터 ‘데이비드 H. 코크 시어터’ 전회차 매진과 함께 현지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며 데뷔했다. 명명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특별연주회 2024 실내악 시리즈 I’로 해금 거장이자 국악관현악단 김애라악장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연주자 간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실내악 작품들로 낮과 밤, 밝음과 어둠을 순환하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음악적 다양성에 담았다. ●서울시 뮤지컬단이 주는 따뜻한 위로, 한바탕 웃음 ‘더 트라이브(~5월 5일)’, ‘다시, 봄(5월 8일~6월 7일,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웃음의 대학(5월 11일~6월 7일)’ 등 뮤지컬도 풍성하다. 더 트라이브는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유쾌한 서사, 아프리카 리듬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넘버에 ‘MZ’ 세대 창작진의 신선하고 감각적 스타일을 덧입은 온 가족이 감상할 수 있는 코미디 뮤지컬이다. 보수적 집안에서 자라 커밍아웃 엄두도 못 내고 억지 소개팅하는 남자 주인공 조셉,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현실은 계약 직전에 늘 엎어지는 현직 백수이자 자존감 바닥 여자 주인공 끌로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로 ‘나다움’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괜찮다. 스스로가 든든한 나의 편이 돼준다면 언제든 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다시, 봄’은 서울시뮤지컬단의 세 번째 시즌 창작 레퍼토리 작품이다. 딸, 엄마, 아내로 치열하게 사는 여성들이 서로 공감하고 연대하며 인생 2막을 내딛는 진정성 있는 드라마다. 2022년 서울, 순창, 화천 등에서 초연 뒤, 2023년 출연배우들의 댄스 챌린지 영상 조회수 200만회 돌파, 6회 전석 매진 등을 기록했다. 점점 더 무대 위에 설 곳이 줄어드는 중년 여배우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제2의 삶, 어린 시절부터 애써 외면해 온 꿈과 같은 속앓이를 무대 위에 올려 왁자지껄한 수다로 펼친다. ‘웃음의 대학’은 웃음을 ‘삭제’해야 하는 검열관과 웃음을 ‘사수’해야 하는 작가의 한판 승부를 그린다. 일본 최고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으로, 1996년 초연 뒤 요미우리연극대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이후 러시아, 캐나다, 영국 등지에 공연되며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2008년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100%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2016년까지 35만명의 관객과 만났다. ●자녀들과 추억 찾아… 공연과 전시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인 콘서트(5월 11~12일)’, 스튜디오 지브리 ‘타카하타 이사오전(4월 26일~8월 3일)’은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전시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인 콘서트는 전세계 3백만명 이상이 즐긴 클래식 콘서트다.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가 돌아온 진실을 감추는 마법부, 다가올 위험을 인지하고 힘을 키우기 위해 비밀 훈련을 시작하는 해리, 론, 헤르미온느의 여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7세 이상 관람가로 공연장 로비에호그와트 기숙사와 해리의 집 포토존을 비롯해 페이스 페인팅, 캡슐 뽑기 게임 등과 해리포터 필름콘서트 공식 굿즈, 해리포터 쿠키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해덕(해리포터 덕후)’이 된 ‘3040’ 부모 세대와 초등학생 자녀들이 동화와 마법 세계를 공유할 수 있다. ‘타카하타 이사오전’은 1970년대 TV 방영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빨강머리 앤’, ‘알프스 소녀 하이디’ 등 추억의 애니메이션 명작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세계적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설립 주역인 타카하타 감독의 작업실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감독은 빨강머리 앤 등을 제작, 연출한 뒤 미야자키 하야오, 스즈키 토시오와 함께 1985년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로 감독의 자필 제작 노트와 스토리 보드, 레이아웃과 콘티 등 300여점을 선보인다. 추억 속 17개 작품을 처음 전시하며 애니메이션 마니아와 어른들에게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서울 꿈의숲 아트센터도 가족 문화예술로 꽉 북서울 꿈의숲 아트센터는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바탕으로 콘서트, 레이저 쇼 등 재미와 감동이 넘치는 프로그램이 가족 단위 관람객을 기다린다. 5월 4일엔 어린이날 가족콘서트 ‘피터와 늑대’ 동화책 콘서트가 열린다. 5월 5일엔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레이저 무브 아트쇼’가 10월 9일까지 총 16회 열린다. 한편, 뮤지컬 ‘다시, 봄’은 청바지를 입고 오면 할인되는 ‘청바지 할인’(30%), 부모님(가족)과 함께 관람 시 ‘가족愛 할인’(30%), 3인 이상 관람 시 ‘삼총사 할인’(30%), 5인 이상 관람 시 ‘오공주 할인’(35%) 등을 제공한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친구, 연인과 즐길 수 있는 품격높은 공연을 다채롭게 준비했다”며 “많은 시민이 가족과 함께 예술 감상의 즐거움을 만끽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포토] ‘블랙핑크’, 윤 대통령 국빈 만찬장 참석

    [포토] ‘블랙핑크’, 윤 대통령 국빈 만찬장 참석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라며 “나의 좋은 친구 영국은 결코 쇠락하지 않는다”(To me,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라고 건배 제의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버킹엄궁 연회장(Ball Room)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만찬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동반자 없이 참석했으며, 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들도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이후 첫 국빈 초청을 받은 것에 대해 “이 모든 준비와 환대는 영국이 한국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국왕님께서 즉위하신 이후 영국은 더욱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올해는 우리 두 나라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14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은 1883년 유럽 국가 중에서 영국과 최초로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여 그동안 변치 않는 단단한 우정을 쌓아왔다”며 1950년 한국전에 영국군 8만1000명이 참전한 점을 상기했다. 윤 대통령은 임진강 지역 마량산 전투에서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고도 진지를 사수했고, 영국에 후송된 지 3개월 만에 다시 한국전에 참전했으며 작고 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영면한 고(故) 윌리엄 스피크먼 병장, 임진강 전투에서 전사한 고 제임스 로건 일병을 일일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런던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헌화하고, 영국 참전용사들과 만난 점을 상기하며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다.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 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영 양국은 이제 디지털 혁신국가로서 새로운 AI(인공지능) 디지털 규범을 정립하기 위한 국제사회 논의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양국 간 협력 강화와 미래 지향적 관계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학창시절 영국의 세계적인 록 밴드인 ‘비틀스’와 ‘퀸’, 싱어송라이터인 ‘엘튼 존’에 열광했으며, J.K 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점을 언급했다. 이어 “최근에는 한국의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가 영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한국의 BTS와 영국의 콜드플레이가 함께 부른 ‘My Universe’(마이 유니버스)는 전 세계 청년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며 한국과 영국의 대중문화 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를 마치면서 “이제 국왕 내외분의 건강, 한영 관계의 새로운 미래,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건배를 제의하겠다”며 “나의 좋은 친구 영국은 결코 쇠락하지 않는다”(To me,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고 건배 제의를 했다. 찰스 3세는 앞선 만찬사에서 “오늘 저녁 버킹엄궁에 오신 것을 환영하게 돼 아내와 저에게 큰 기쁨”이라며 한국어로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환대했다. 이어 찰스 3세는 시인 윤동주의 ‘바람이 불어’의 문구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를 인용하며 “한국이 격변 속에서도 자아를 지킨 것은 윤동주 시인이 광복 전날 사망하면서도 이처럼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이날 만찬에는 양국 귀빈 17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블랙핑크 멤버 로제, 제니, 지수, 리사가 참석했으며 토트넘 핫스퍼 FC 위민 축구 선수 조소현, 영국남자 유튜버 올리버 켄달, 박웅철 셰프, 기보미 파티시에, 박소희 디자이너 등 유명 연예인과 운동선수, 인플루언서 등도 자리했다. 영국 측에서는 리시 수낵 총리, 악샤타 무르티 총리 부인, 윌리엄 왕세자, 캐서린 미들턴 왕세자비, 앤 공주, 티머시 로렌스 해군 중장, 글로스터 공작, 글로스터 공작부인, 후드 자작, 데이비드 카메론 전 총리 등이 배석했다. 만찬상에는 수란과 시금치 퓨레로 만든 타르트렛, 셀레리악 크로켓과 칼바도스 소스를 곁들인 꿩 가슴살, 샐러드, 망고 아이스크림 등이 올랐으며 1761년 조지 3세 대관식 때 제작한 금접시와 1877년 빅토리아 여왕 시절 생산한 청록색 디저트 접시가 제공됐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단호했으나 무능했던 왕 헨리 8세/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단호했으나 무능했던 왕 헨리 8세/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영국 왕 헨리 8세(재위 1509~1547)는 종교개혁과 여섯 차례의 결혼으로 드라마나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이다. 활달하고 호방하지만 때로는 과격한 다혈질적 성격을 보여 준 헨리 8세는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꽃을 피우던 당대에 문무(文武)에 뛰어난 자질을 보여 준 왕재(王才)였다. 하지만 그를 괴롭게 한 것은 뛰어난 자질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그가 ‘고작’ 영국의 왕일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당대에 명성이 자자했던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나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 했다. 이 두 군주는 서유럽 최고의 라이벌로 많은 전쟁을 치르면서도 서로를 크게 존중했다. 하지만 이 둘의 관계에 헨리 8세가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헨리 8세는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 북부를 장악했던 헨리 5세(재위 1413~1422)를 동경했다. 그래서 그처럼 프랑스에 대한 대승과 영토 획득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개인적 자질로만 본다면 헨리 8세는 100년 전의 헨리 5세 못지않았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이전과 같지 않았다. 백년전쟁 이후 강력한 군사력과 중앙집권적 통치 체제를 다져 놓은 프랑스를 영국이 전처럼 장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헨리 8세는 반프랑스 동맹을 내세우며 카를 5세에게 접근했지만 거절당했고, 이에 복수한다며 다시 카를 5세를 공격했지만 별 소득 없이 재정만 낭비했다. 헨리 8세는 유럽 무대에서 우월함을 보여 주기 위해 끝없이 전쟁을 도발했고 많은 승리도 거두었다. 하지만 그런 승리가 그의 명성을 드높였을지는 몰라도 실질적 소득을 보장해 주지는 않았다. 재정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됐다. 헨리 8세는 대를 이을 왕세자가 없다는 사실을 왕권의 불안 요소로 여겼다. 그는 아버지가 구축한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에스파냐 공주 카탈리나(캐서린)와 결혼했다. 하지만 아들이 태어나지 않자 이혼과 앤 불린이라는 여성과의 재혼을 추진했다. 그러나 캐서린은 카를 5세의 이모였고 황제의 기세에 눌려 있던 교황은 이혼을 허가해 줄 수 없었다. 이에 그는 교황청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국왕을 영국 교회의 최고 수장으로 삼는 종교개혁과 재혼을 추진했다. 이때 그가 추진한 종교개혁에는 수도원 해산도 포함됐다. 강제 해산된 수도원 소유의 토지는 모두 국왕에게 몰수됐고, 의회의 주역을 이루고 있던 대지주인 젠트리에게 싼값에 매각됐다. 이로써 그는 재정도 충분히 메우고 의회의 지지도 적극적으로 받았다. 자신감을 회복한 헨리 8세는 또다시 전장이라는 도박장으로 향했고, 역시나 큰 소득 없이 막대한 재정을 탕진하고 말았다. 대내적으로 헨리 8세는 강력한 왕권으로 거침없이 자신의 전례 없는 정책을 추진해 나갔다. 그의 절친이자 국상이었던 토머스 모어마저도 종교개혁에 반대했기에 일벌백계 차원에서 사형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그의 원대한 이상에 따른 대외 정책은 큰 성과 없이 막대한 재정적 출혈만 초래했다. 실리 없는 대외 정책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휘어잡은 내정을 파국으로 몰아갈 뿐이었다.
  • 세기의 뮤즈 오드리 헵번이 잠들어 있는 스위스 톨로체나즈 [한ZOOM]

    세기의 뮤즈 오드리 헵번이 잠들어 있는 스위스 톨로체나즈 [한ZOOM]

    레만호수에 접해 있는 스위스 보주(Vaud)의 도시들 가운데 모르주(Morges)라는 도시가 있다. 모르주는 한국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도시는 아니지만, 한 여인이 살았다는 이유로 유명해진 도시다. 그 여인의 흔적을 찾기 위해 모르주의 작은 마을 톨로체나즈(Tolochenaz)로 향했다. 세기의 뮤즈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1929~1993), 그녀를 만나기 위해.  불우한 어린 시절과 불행한 결혼생활 오드리 헵번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영국 금융회사 중역인 아버지와 정치인 가문의 딸인 어머니 덕분에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독일 나치에 빠진 아버지가 어린 그녀를 두고 집을 나가버렸고, 독일군을 피해 어머니와 함께 네덜란드로 갔지만 네덜란드마저 독일에 점령당하면서 심각한 가난과 굶주림을 겪어야만 했다. 아버지의 가출과 전쟁으로 겪은 굶주림 때문이었을까? 오드리 헵번은 어릴 적부터 빨리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녀는 1954년 한참 전성기를 달리던 24살의 이른 나이에 12살이나 많은 미국 헐리우드 영화배우 겸 감독 멜 페러(Mel Ferrer)와 첫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멜 페러는 그녀에게 좋은 남편이 아니었다. 그의 오드리 헵번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 그리고 지속적인 외도 때문에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다.멜 페러와 이혼한지 1년 후인 1969년 오드리 헵번은 이탈리아 출신 정신과의사 안드레아 도티(Andrea Dotti)와 모르주 시청에서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안드레아 도티는 오랫동안 그녀의 열혈 팬이었다. 그는 ‘로마의 휴일’에 등장한 그녀를 보고 그녀와의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역시 그녀에게 좋은 남편은 아니었다. 그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연기한 앤 공주를 사랑한 것이지, 현실의 오드리 헵번을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아드레아 도티 역시 지속적인 외도를 저질렀으며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다. 오드리 헵번의 흔적을 찾아 두 번째 이혼 이후 오드리 헵번은 1993년 눈을 감을 때까지 이 곳 톨로체나즈에서 두 아들과 함께 살았다. 톨로체나즈에는 오드리 헵번이 살았던 집이 그대로 남아 있다. 집 앞에는 오드리 헵번이 1963년부터 1993년까지 이 집에 살았다는 안내 표지판이 걸려있다. 오드리 헵번 집을 지나 조금만 내려가면 톨로체나즈 마을 중간에 조그만 ‘오드리 헵번 광장’이 있다. 그 곳 한 쪽에는 오드리 헵번의 전성기 때 모습으로 만든 청동 흉상이 세워져 있다. 광장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톨로체나즈 공동묘지가 나온다. 입구는 빗장이 걸려있지만 누구든 빗장을 열고 들어갈 수 있다. 공동묘지 가운데에는 세기의 뮤즈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오드리 헵번이 작고 소박한 무덤이 있다. 은막의 여신에서 헌신과 박애의 아이콘이 되다 영화 팬들에게 오드리 헵번은 여신 그 자체였다. 오드리 헵번은 아름다운과 우아함의 상징이었으며,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이 ‘헵번 룩’과 ‘헵번 스타일’을 따라했다. 그녀가 떠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전세계 수많은 셀럽들이 그녀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있다. 영화사를 통틀어 그녀만큼 영향력이 있는 여배우는 아마 없을 것이다. 오드리 헵번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모에서 끝나지 않았다. 1989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어두워질 떄까지’를 끝으로 그녀는 영화계에서 은퇴했다. 이후 그녀는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명예 대사가 되어 병과 굶주림과 죽어가는 전세계 아이들을 돌보는데 모든 삶을 바쳤다. 그녀의 헌신하는 모습에 감동한 많은 사람들이 유니세프에 자원봉사를 지원했으며 성금과 물품을 보냈다. 그녀는 암 투병 중에도 아이들을 돌보며 헌신했다. 유니세프는 그녀의 이름을 딴 ‘오드리 헵번 인도주의상’을 만들었다. 그녀의 흔적으로 뒤로 하고 모든 명성을 뒤로 하고 헌신적인 삶을 살았던 오드리 헵번은 영화 속에서도, 현실의 삶에서도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녀를 추모하는 영화제, 사진전에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 그녀를 기억한다. 그것은 단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톨로체나즈에서 만난 그녀의 흔적을 뒤로 하며, 그녀가 남긴 말을 떠올렸다.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보세요.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다면 친절하게 이야기하세요.”(For beautiful eyes, look for the good in others, for beautiful lips, speak only words of kindness)
  • ‘왕세자집 막내아들’ 루이 왕자, 英국왕 생일 행사 ‘신스틸러’

    ‘왕세자집 막내아들’ 루이 왕자, 英국왕 생일 행사 ‘신스틸러’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첫 공식 생일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주인공인 찰스 3세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사람은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의 막내아들 루이 왕자였다. 루이 왕자는 2018년 4월 출생으로 올해 5살이다. 국왕 생일을 기념하는 군기분열식(Trooping the Colour)은 17일(현지시간) 오전 군인 1400명, 말 200필, 군악대 400명 이상으로 구성된 행렬이 버킹엄궁에서 출발하며 시작됐다. 군기분열식은 260여년 전부터 국왕의 생일에 개최된 축하 행사다.찰스 3세, 윌리엄 왕세자, 찰스 3세의 동생들인 앤 공주와 에드워드 왕자 등은 말을 타고 행진했고, 커밀라 왕비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등은 마차로 그 뒤를 따랐다. 찰스 3세는 ‘호스가즈 퍼레이드’에서 리시 수낵 총리 등 약 8000명이 관람하는 가운데 말을 타고 군대를 사열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1986년까지 말을 탄 채 사열했다. 이어 행렬은 ‘더 몰’을 따라 늘어선 시민 수천명의 환호성을 들으며 버킹엄궁으로 돌아갔다.다음 순서로 인근 그린파크에서 축포가 10초 간격으로 41발 발사되고 버킹엄궁 발코니에 찰스 3세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가족 등이 나와 손을 흔들었다. 하늘에서는 공군기 등 70대가 투입된 공중분열식이 진행됐다. 행사 중 전투기 18대가 찰스 3세의 이니셜 ‘CR’ 모양으로 비행하기도 했다.이날 루이 왕자는 귀여운 행동으로 시선을 끌었다. 그는 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말똥 냄새가 괴로운 듯 코를 막고 인상을 찌푸리는가 하면, 행사를 보러 온 국민들을 보려는 듯 몸을 돌려 마차 뒤로 얼굴을 내밀었다. 이어 왕실 가족들과 함께 버킹엄궁 발코니에 서서는 주먹을 쥐고 양팔을 앞으로 뻗은 채 개구진 표정을 지으며 오토바이를 타는 듯한 흉내를 냈다. 군중들을 향해서는 조용히 하라는 듯 검지를 들어 입술에 갖다 대고, 행사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기 전에는 군중들을 향해 경례했다.영국 BBC는 “루이 왕자가 군중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고 했고, 스카이뉴스도 “군기분열식에서 루이 왕자의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면서 “루이 왕자는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장난을 치는 등 어디에서나 다섯 살짜리 소년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루이 왕자의 이러한 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에서는 하품하는 루이 왕자의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해 6월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에서는 혓바닥을 내밀고 양팔을 위로 치켜들었고, 전투기 소리에 놀라 인상을 찡그리며 귀를 막기도 했다.찰스 3세의 실제 생일은 11월이지만 영국 왕실은 그와 관계없이 날씨가 좋은 6월을 국왕의 공식 생일로 정해서 기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플래티넘 주빌리와 합쳐서 진행했다. 당시 이미 건강이 좋지 않던 여왕은 대부분 행사는 불참하고 발코니 인사 때만 잠시 등장해 손을 흔들었다. 해리 왕자는 올해 아버지 생일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왕실에서는 해리 왕자가 더는 일하는 고위 왕족이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든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왕세자는 이날 행사 전에 지난주 30도 무더위에서 리허설에 참여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지난주 이례적 더위로 인해 예복과 털모자까지 갖춰 쓴 근위병들이 예행연습 중 일부가 쓰러졌다. 한편 찰스 3세 생일을 맞아 발표된 훈장 수여자 1171명 명단에는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이언 라이트, 패션지 보그 편집장 애너 윈투어, 지난달 별세한 인기 소설가 마틴 에이미스 등이 포함됐다.
  • 英 엘리자베스 여왕 1조원 재산…찰스 3세 혼자 전액 상속

    英 엘리자베스 여왕 1조원 재산…찰스 3세 혼자 전액 상속

    서거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전 재산이 찰스 3세에게 이전되면서 사실상 앤드류 왕자와 에드워드 왕자, 앤 공주는 단 한 푼의 유산도 상속받지 못하게 됐다고 미국 폭스뉴스는 14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복수의 익명 제보자 발언을 보도한 영국 매체를 인용해 ‘여왕이 소유했던 전 재산은 찰스 3세에게 이전돼 찰스 국왕이 여왕 재산의 유일한 수혜자가 됐으며, 1993년 제정된 왕실 특혜 규정에 따라 유산 상속분에 대한 상속세는 일절 부과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찰스 3세 국왕이 받은 여왕의 재산은 약 8억 달러(약 1조 4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상속세율이 40%인 점을 고려하면 ‘국왕은 상속세를 면제받는다’는 특혜 규정이 없을 시 찰스 국왕은 수천억 원대의 세금을 지불해야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역시 2002년 어머니가 서거했을 당시 남긴 재산 7000만 달러(약 915억 원)를 물려받으면서 상속세 전액을 면제받는 특혜를 누렸다. 반면 여왕의 천문학적인 재산을 100% 상속받은 찰스 3세의 형편과는 다르게 여왕의 자녀이자 찰스 3세의 동생들인 앤드류 왕자와 에드워드 왕자, 앤 공주에게는 단 한 푼도 상속이 배분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이 매체는 예측했다. 베스트셀러 ‘더 킹’의 저자 크리스토퍼 안데르센은 앤드류 왕자는 최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산과 관련해 “어머니가 남긴 재산을 기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왕실 재산 상속과 관련한 과정과 내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안데르센은 또 “앤드류 왕자는 이와 유사한 사례로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가 그의 모친이 사망했을 당시 다른 형제들을 제외하고 모친의 재산 전액을 상속받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여왕의 모친은 서거 직전 특정인을 지목해 고가의 보석과 개인 재산을 상속하라는 구체적인 내용의 유언을 남겼지만 사실상 법적 구속력이 없었던 탓에 재산 전액은 엘리자베스 2세가 수령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여왕의 재산 상속분에 대한 소유권에서는 제외됐지만, 에드워드 왕자와 앤 공주는 여전히 로열 패밀리를 위한 영국 왕실 보조금 명목의 수당을 지급 받아오고 있다. 하지만 앤드류 왕자는 사정이 다르다. 그는 지난 2001년 미성년자 성폭행 스캔들에 휘말린 직후 왕실 직무에서 공식적으로 제명됐고, 이후 로열패밀리를 위한 수당 지급자 목록에서도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는 2001년 무렵,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당시 17세 미성년자였던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를 성폭행했다는 스캔들에 연루돼 왕족 및 군대 직함을 박탈당했다. 이 때문에 앤드류 왕자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개인 재산은 1800만 파운드 상당의 스키 샬레가 유일하다. 이 매체는 그의 현 상황과 관련해 “앤드류 왕자는 어둠 속에 남겨져 있는 상태다. 그는 매우 절망적이다”고 전했다. 작가 안데르센 역시 “찰스 3세 국왕이 앤드류 왕자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닐 것이지만, 영국 왕실은 분명하게 앤드류에게 과거 그의 방탕했던 생활 방식을 바꾸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기를 요구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과거 여왕이 생존했을 당시 앤드류 왕자는 여왕에게 의지할 수 있었지만, 여왕이 서거하면서 그런 생활은 더 이상 허락되지 않게 됐다”고 했다. 
  • ‘70년 군림’ 엘리자베스 여왕, 사망 원인은 “노환”…사망진단서 공개

    ‘70년 군림’ 엘리자베스 여왕, 사망 원인은 “노환”…사망진단서 공개

    70년이라는 세계 최장 군주 기록을 세우고 이달 초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사망 원인은 ‘노환’(old age)으로 확인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국립기록원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망진단서를 공개했다. 진단서에는 여왕이 발모럴 성에서 9월 8일 오후 3시 10분 숨졌다고 기록됐다. 영국 왕실이 여왕의 서거를 발표하기 약 3시간 전이다. 사망 시각으로 미뤄봤을 때 앤드루 왕자와 에드워드 왕자, 윌리엄 왕세자는 여왕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스코틀랜드 북동부 애버딘 공항에 오후 3시 50분에 도착했고, 오후 5시가 넘어 발모럴성에 들어갔다. 사망 신고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유일한 딸인 앤 공주가 9월 16일에 했다.여왕의 사망진단서가 공개됨에 따라, 그가 질병을 앓고 있었다는 추측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앞서 지난 6일 여왕이 리즈 트러스 총리를 접견했을 당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여왕의 오른손에 새까맣고 커다란 멍 자국이 선명했다. 이에 일각에선 정맥 주사 등으로 인해 멍이 생겼을 가능성, 혈액순환장애나 혈관 질환 등 여왕의 건강이 악화됐을 가능성에 대한 여러 추측이 등장한 바 있다. 한편 1952년 25세에 국왕에 즉위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70년 216일간 재위하며 영국의 군주와 영연방의 수장 자리를 지켜왔다. 세계 최장 군주 기록을 쓰고 지난 8일 96세를 일기로 타계한 여왕은 남편이 묻힌 윈저성 지하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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