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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는 인간의 욕망… 박제된 사라진 존재

    끝없는 인간의 욕망… 박제된 사라진 존재

    탐식에 자취 감춘 ‘스텔러바다소’이 세상에서 사라져 간 수많은 종살아 있어야 추적·복원 의미 있어 한때는 풍만한 몸으로 유유히 바다를 누볐으나, 이제는 앙상한 뼈만 남은 스텔러바다소를 떠올려 본다. 지구상에서 한 종(種)이 절멸된 원인이 오직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간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핀란드 작가 이다 투르페이넨(사진)의 장편소설 ‘숨의 조각’은 인간이 멸종시킨 존재들에게 보내는 문학적인 부고(訃告)다. 비교문학을 공부하는 연구자이기도 한 투르페이넨은 헬싱키 해안의 작은 섬에서 자연과 가까이 자랐다. 과학과 문학의 접점을 골몰하는 작가의 독창적인 시도가 빛나는 작품이다. 이 책은 투르페이넨의 첫 장편소설이다. “먼저 그것들은 멀리 헤엄쳐 나가 한데로 모이고, 새끼들을 가운데로 몰고는, 한 마리가 무리에서 떨어져 보트 쪽으로 헤엄쳐 온다. 남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노를 꽉 움켜쥐며 도망쳐야 할지 생각한다. 하지만 바로 그때 동물이 수면 위로 머리를 들자 두려움은 놀라움으로 바뀐다. 그들의 보트를 향해 인어가, 가까운 곳만 볼 수 있는 다정한 눈으로 인사를 보내고 있다.”(55쪽) 스텔러바다소의 웅장한 골격을 바라보며 소설은 시작된다. 거기서부터 작가는 스텔러바다소와 인간이 처음 만났던 순간을 상상해 낸다. 이야기 초반부의 주인공은 18세기에 활동했던 박물학자이자 신학자인 게오르크 빌헬름 스텔러다. 신학자인 그가 박물학자라는 직업도 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신은 인간에게 자연을 지배할 능력을 줬다. 세계를 직접 탐험하고 만물을 분류하는 일은, 신이 인간에게 준 사명을 완수하는 일이다. 인간이 스텔러바다소와 조우했을 때, 마침 그들은 배가 고팠다. 그리고 그것의 고기는 가히 천상의 맛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인간의 허기와 탐식으로 말미암아 스텔러바다소는 이 세상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 “싸우거나 달아나는 방법을 알기엔 너무 오래전에 두려움을 포기해 버렸다. 그것은 다시 바다에 뛰어들려 해보지만, 바닷가의 돌들이 가죽을 짓누르고, 밧줄이 파도 속에서 피부를 잡아당기고, 몸을 일으킬 때마다 작살은 더 깊숙이 살 속으로 파고든다. 그것은 어쩔 줄 모른 채 파도 속에 머물고, 작고 비참한 소리를 내면서 가까워져 오는 발소리를 듣고, 검은 가죽 장화를 동공이 풀린 눈으로 응시하고 … 세숫대야만 한 심장은 마지막으로 피를 짜낸다.”(82쪽) 인간에 의해 절멸했거나 절멸할 위기에 놓인 종은 스텔러바다소뿐만이 아니다. 도도새, 코끼리거북….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종이 순수한 인간의 탐욕 때문에 이 세상에서 사라져 갔다. 인간은 그것들의 뼈를 모아 골격을 복원해 박물관에 전시하거나 꼼꼼하게 그림을 그려 후대에 전한다. 하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의미는 살아 있는 것에 깃든다. “사라진 종들을 우리가 영원히 잃어버린 건 아닐지도 모르고, 어쩌면 과거의 실수들을 바로잡고 잃은 것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부활은 타협에 불과하다. 아시아코끼리의 자궁에서 밀려 나온 것은 매머드가 아니라 그럴듯한 혼종, 털이 길어 추위를 잘 견디도록 유전자가 편집된 코끼리다.”(342쪽) 역사와 과학을 넘나들며 부족한 부분은 작가의 상상으로 채워 넣는 이 소설은 문학의 새로운 자리를 찾아낸다. 스텔러바다소의 발견과 멸종, 추적과 복원에 이르는 3세기에 걸친 여정을 따라가며 도대체 인간이 과거에 어떤 짓을 저질렀으며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독자에게 질문한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작가의 말에서 투르페이넨은 사라진 존재들을 나직이 호명한다. “제가 이 책을 쓰는 동안 멸종되었다고 정의된 종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매끈팔물고기에게 감사드리고 싶네요, 당신, 팔이 달린 이상한 물고기 말이야, 또한 핀란드어로 이름 지어진 적 없는 아라과주강도개구리와 적녹색 배의 할리퀸두꺼비를 비롯한 다른 22종의 열대 개구리들에게도 감사드리고 … 프랑스령의 폴리네시아섬에 살았던 타원형 껍데기를 지닌 파튤라달팽이에게도 감사하며 작별을 고하고, 이 책을 쓰는 동안 사라진 것으로 분류된 374종의 다른 생명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345~347쪽)
  • “대명이 어찌 소국 조선을 탐하십니까”

    “대명이 어찌 소국 조선을 탐하십니까”

    명, 시문 주고받아 위계 과시“여진족에 왜 작위 내렸나”“금·은 조공, 철칙 못 바꿔”“함주에 군사 기지 두겠다”조선, 도덕 호소하고 실리 챙겨“분쟁 막는 고육지책 불가피”“우리도 모자라, 선황도 거부”“황제 신하로서 직접 다스려” 1459년(세조 5년) 명나라 사신이 조선에 도착했다. 조선이 여진 부족 지도자들에게 독자적으로 작위를 내린 일을 문책하기 위해서였다. 조공과 책봉에 관한 기본원칙 혹은 그 시대에 대한 지금의 시각에서 본다면 이미 명나라의 관직을 받은 이들에게 조선이 별도로 관직을 하사하는 이런 행동은 ‘제후국’이 ‘황제국’의 권위에 정면 도전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제 명나라는 조선을 문책한다며 사신 진가유를 보냈다. 한중 사이에 발생한 심각한 외교문제는 그 뒤 어떻게 전개됐을까. 접대를 맡은 박원형은 명나라 사신의 이동을 지연시켰다. 세조는 그사이 한양에 머물던 여진 인사들을 북방으로 돌려보냈다. 세조는 “변방의 분쟁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해명하며 황제에게 사죄하고 접촉 중단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조선이 여진을 대하는 방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조선은 겉으로는 누구보다도 명나라에 순응하면서도 국경 안보를 비롯한 국익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선 독자적인 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국경 안정을 위해 수만명의 군사를 동원해 두만강을 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한중관계를 특징짓는 ‘사대’는 일반적으로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섬긴다’는 외교원칙으로 이해된다. 이 때문에 ‘사대’는 흔히 굴욕외교의 상징처럼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왕쓰샹 미국 UCLA 교수는 ‘사대’ 정책을 교조적 신념이나 힘에 대한 종속으로 읽지 않는다. 미국 학계에서 한국학의 토대를 닦고 세계화에 기여한 고 김자현 컬럼비아대 한국학 교수의 제자로 조선 전기 한중관계를 연구해온 저자는 ‘사대’ 관계를 오히려 조선이 효과적이라고 믿었던 외교의 방식, 현실적 조건에 기초해 국익을 지키기 위한 국가전략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 저자는 사신과 통역관, 지식인들이 남긴 각종 문서를 통해 조공을 바치고 책봉을 받았다는 사실 뒤에 숨은 ‘외교의 기술’을 찾아낸다. 그 한복판에 시가 있었다. 조선은 1444년 진사시를 폐지했지만, 1450년 명나라 사신 예겸을 맞은 뒤 3년 만에 부활시켰다. 시를 주고받는 일이 중요해지자 명나라도 조선의 기대에 맞는 문인을 사신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책에 따르면 1457년 처음 인쇄된 ‘황화집’은 1633년까지 총 25차례에 걸쳐 산문과 운문 6500편을 남겼다. 황제를 가리키는 글자는 두 칸, 국왕과 사신을 가리키는 글자는 한 칸 올려 쓰는 대두법으로 위계를 드러내면서도 시 안에서는 중국 사신들을 동등한 문화적 동료로 인정했다. 시집은 다음 사신들이 참고할 선례이기도 했다. 이런 준비와 계산은 금·은 조공을 둘러싼 협상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조선은 금과 은을 조공으로 바치는 부담을 덜기 위해 먼저 공식 예복과 제례 용품에 금·은 장식을 쓰지 못하게 했다. 금과 은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명나라 사신의 눈에 그와 어긋나는 풍경이 보여서는 안 됐다. 상대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반박할지까지 헤아린 조치였다. 1429년 협상에서 명나라 사신은 금·은 조공이 명나라를 세웠던 홍무제가 정한 철칙이므로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조선의 표문 작성자들은 반박할 논리를 마련해 두었다. 홍무제가 금·은 조공을 거부했던 사례를 찾아내 그것이야말로 선대 황제의 본의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이 선례가 홍무제의 정책을 사실상 비튼 것이었다고 짚는다. 그런데도 선덕제는 조선의 “위대한 자를 섬기는 데 지극한 정성”과 “먼 나라 사람들의 사정”을 고려해 요청을 받아들였다. 제국의 규칙을 바꾸기 위해 그들의 역사에서 근거를 구한 셈이다. 조선은 명나라가 스스로 내세운 도덕적 이상을 무기로 삼았다. 황제가 먼 나라 사람까지 차별 없이 돌보는 군주라면 충성스러운 조선을 부당하게 대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1404년 명나라 관리들이 함경도 함주에 군사 전초기지를 두려 했을 때도 조선은 이 논리를 썼다. 조선의 관할권을 역사적으로 입증하면서, 이미 황제의 충성스러운 신하인 조선이 다스리는 땅 역시 황제의 주권 아래 있다고 주장했다. 영락제는 “조선 땅은 이미 내 손에 있는데, 내가 이를 다투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계획을 거뒀다. 황제의 권위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내정간섭을 막아낸 것이다.
  • [씨줄날줄] 피소된 챗GPT

    [씨줄날줄] 피소된 챗GPT

    일본 프로야구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아베 신노스케 감독이 지난 5월 불명예 퇴진했다. 취임 첫해 리그 우승까지 이끈 그가 물러난 사연은 의외였다. 두 딸의 다툼을 말리다 18세 큰딸의 멱살을 잡고 밀쳐 넘어뜨린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소동에는 뜻밖에도 인공지능(AI)이 있었다. 아버지와 다툰 딸이 챗GPT에 고민을 털어놓았다가 안내받은 아동상담소에 연락한 것이 경찰 신고로 이어진 것이다. 딸은 경찰이 출동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AI에 속마음을 털어놓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생성형 AI 이용자 10명 중 7명이 AI를 말동무 삼아 고민을 털어놓거나 심리적 위안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든 대답하고 면박도 주지 않으니 이보다 편한 상대는 없다. 하지만 지나친 맞장구가 잘못된 판단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미국에서도 이러한 위험성이 실제 사건을 통해 불거졌다. 챗GPT와 대화한 뒤 10대 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교내에서 총기 난사를 벌인 대학생이 범행 계획 등을 AI와 상의했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근거로 미국 8개 주정부가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냈다. 청소년 보호 기능을 내세웠지만 유해한 답변을 차단하지 못하고 13세 미만 어린이의 접근도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아이오와주 법무장관은 챗GPT가 친한 친구처럼 굴면서 청소년들이 해로운 조언까지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또 독립적인 제3자가 안전성을 검증할 때까지 첨단 AI 모델의 추가 시험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도 청소년 중독을 조장하고 위험성을 숨겼다는 소송을 당한 뒤에야 거액의 합의금 지급에 동의하고 미성년자 이용시간 제한과 연령 확인 강화에 나섰다. 아이들을 보호할 기술이 없는 건 아닐 것이다. 결국 기업의 의지가 문제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고양이는 시: 세계 고양이 시선집(랜달 자렐 등 지음, 에이치비프레스) 고양이여, 오만한 포로여,/ 한동안 올 생각도 않더니/ 어스름 깔린 탁자를 넘어/ 이제야 머뭇머뭇 다가온다// 일과의 끝을 알리는 전령인가,/ 바지런한 펜이 미웠던 걸까/ 막 쓰기 시작한 원고에/ 살포시 앞발을 올린다(한스 카로사, ‘고양이에게 바치는 시’ 중에서)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은 옛날 시인들도 마찬가지다. 메리 올리버,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페르난두 페소아 등은 모두 고양이에 관한 시를 썼다. 이 책은 그들의 시 45편으로 엮은 ‘고양이 시집’이다. 160쪽, 1만 5300원.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서동민 지음, 제철소) 우리 같이 나가자. 제철소 YA 문학 시리즈 ‘트:럭’의 첫 책. 희곡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은 여성이 되고 싶은 오빠 규빈과 가부장적인 집에서 떠나고 싶은 여동생 은빈의 이야기를 그린다. 재개발 하나만 바라보는 할머니, 아들에 집착하는 엄마의 서사를 교차시키며 재개발과 장손 선망 뒤에 숨은 ‘정상가족’의 허구를 들춘다. ‘고추 말리는 냄새가 진동’하는 빌라를 ‘가족의 힘’으로 묵묵히 견딘 규빈이 결국 은빈에게 손을 내밀며 말하는 마지막 대사는 작품의 메시지를 응축한다. 144쪽, 1만 5000원. 심장, 유영(최현진 지음, 창비) 너는 할 수 있어. 모르는 사람을 구하겠다고 위험을 감수하잖아. 너 같은 사람이 꿈을 이루어야지. … 꿈이라는 단어가 나를 바다까지 민다. 우리가 탄 보트는 시간의 물살을 타고 기억의 강을 거슬러 간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최현진의 신작 장편소설. 모종의 상실을 겪고 방콕에서 살아가는 태국인 소년 ‘한’과 실패에 지친 한국인 소녀 ‘윈터’가 우연히 스타 배우 ‘Y’의 절망이 담긴 쪽지를 주웠다. 그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 한과 윈터가 Y를 구하려 손을 내미는 과정에서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자신이 외면했던 슬픔과 마주하며 비로소 스스로를 구원할 단단한 사랑의 힘을 얻게 된다. 268쪽, 1만 5000원.
  • 결핍의 경계는 반쪽 아닌 ‘더블’

    결핍의 경계는 반쪽 아닌 ‘더블’

    “나에게, 우리에게 경계는 가장자리가 아니다. 서로 다른 세계가 교차하고 만나며 확장되는 장소이다.” 농인 부모 아래서 고요의 세계와 소리의 세계를 오가며 자란 경험, 타국에서 남들과 다른 정체성을 치열하게 고민해 온 경험을 글과 영화로 표현해 온 이길보라 감독이 이번에는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을 통과하며 마주한 세상을 소개한다. 어려서부터 ‘비주류’, ‘소수자’, ‘특별함’이라는 수식어로 구분되곤 했던 그의 자리는 ‘경계’라는 단어를 통해 새롭게 의미를 얻는다. 임신과 함께 그는 ‘어떤 세계에서 아이를 키울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던져진다. 코다(농인의 자녀)이자 여성으로서, 일본인 배우자와 다문화 가정을 이룬 그는 새 생명을 품고 기르는 내내 세상으로부터 끊임없는 질문을 받는다. 한국의 의료제도는 마치 ‘장애아를 낳을 확률이 높다면 하루빨리 임신 중지를 해야 한다’고, 장애아를 낳지 않는 방향을 가리키는 듯하다. 과거 이 감독의 할머니는 농인 아들을 낳았다는 이유로 ‘멀쩡한’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고, 농인인 어머니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출산을 만류당했다. 이 감독 역시 아이를 갖겠다고 했을 때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고 임신 사실을 확인한 뒤에는 당연한 수순처럼 기형아검사를 권유받았다. 이런 문제의식은 일본의 구 우생보호법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청구 소송 재판 과정을 기록한 영화 ‘아워 보디스’(가제)를 제작하면서 더 깊어졌다. “한국과 일본의 산부인과를 오가며 생각한다. 우생사상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구 우생보호법을 만들고 지속시켜온 우생주의는 지금 나의 몸과 깊숙이 연결된 채 작동하고 있다고.” 출산과 육아의 과정에서도 그는 불편한 시선과 무례한 참견, 그리고 노골적인 배제를 겪어낸다. “저렇게 작은 아기를 데리고 왜 나왔대”, “추울 텐데 양말 좀 신겨라”, “젖양이 부족한 거 아냐?” 등 간섭에 가까운 말들은 넘쳐난다. 하지만 비장애인 성인을 중심으로 설계된 세상의 문턱은 아기들에게 한없이 높기만 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장애 아동 보육에 열려 있는 일본 후쿠오카나 핀란드 헬싱키 타넬리 어린이집 사례 등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간이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 코다로서 혼란을 느끼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분투했던 그에게 ‘경계’라는 자리는 더 이상 결핍이 아니다. 오히려 언어와 문화를 물려줌에 있어서 ‘반쪽’이 아니라 ‘더블’이라고 긍정한다.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손과 표정을 통해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농인 할머니들을 보며 생각한다. 이들이 나에게 평생 간직하고 싶은 다채로운 자산을 물려주었다고. 그리고 그것은 나를 경유하여 이제 막 세상과 만나가는 이 작은 존재에게로 향하고 있다고.”
  • 러 “쿠릴열도서 폭격 훈련”… 日, 강력 항의

    러시아가 일본인 기자를 간첩 혐의로 체포한 데 이어 일본과 영유권을 다투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에서 폭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 제재와 영토 문제로 대립해 온 양국 갈등이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는 쿠릴 4개 섬 가운데 하나인 이투루프섬에서 13∼17일 폭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최근 일본 정부에 알렸다. 이와 별도로 10∼16일에는 쿠나시르·하보마이·시코탄을 포함한 4개 섬 전체 공역을 폐쇄한다고 통보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외교 경로를 통해 “‘북방영토’에서 러시아가 군비를 강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양국 관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이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 악화해 왔다. 지난 8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투루프섬을 방문하면서 영토 갈등도 재점화했다. 일본은 지난달 쿠릴 4개 섬과 인접한 홋카이도에서 미국·호주와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이달 2일에는 러시아 선박 35척을 대상으로 운항과 수리, 보험 제공 등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중국 대표단의 분쟁 지역 방문도 갈등을 더했다. 지난 13일 중국 헤이룽장성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이투루프섬을 찾자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전날 중의원에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러시아 측에 외교 경로로 항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러시아 당국이 사할린에서 홋카이도신문 소속 일본인 특파원을 간첩 혐의로 체포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긴장은 더욱 높아졌다. 일본 외무성은 당일 주일 러시아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외무성이 러시아 당국에 면회 등을 요청하고 있다”며 “자국민 보호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의 러시아 내 스파이 활동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 미성년 납치·유인 사건 28%… ‘양육권 다툼’ 친족 범죄였다

    가족 동원해 아이들 데려오기도아이만 깊은 상처 받고 트라우마 법조계 “임시 양육자 지정 강화”이혼 소송 중 부인의 동의 없이 자녀를 데리고 떠난 남편이 제주에서 딸과 함께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네살 딸을 찾아달라”는 부인의 호소에도 안일하게 대처해 비극을 막지 못한 제주 경찰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양육권 다툼에 의한 자녀 약취·유인 문제를 두고 법조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으나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손꼽힌다. 법원의 임시 양육자 지정 절차에 신속성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친족 범행에 대한 양형기준마저 관대해 부모들이 형사처벌을 무릅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특단의 대책을 발표한 후에도 약취·유인·인신매매 범죄 관련 재판 접수가 35% 증가한 가운데 트라우마와 뒷감당은 고스란히 아이들 몫으로 남았다. A씨는 2017년 10월 결혼 2년 만에 남편 B씨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당시 한 살이었던 아들을 B씨로부터 뺏어오기 위해 부모와 이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B씨가 없는 날 시어머니 집에 침입해 아들을 몰래 집으로 데리고 왔다. 미성년자 약취 등으로 기소된 A씨는 2019년 3월 춘천지법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15일 서울신문이 법원행정처로부터 받은 ‘약취, 유인 및 인신매매의 죄 관련 통계’를 보면 올해 관련 1심 재판 접수 건수는 지난 6월까지 109건이었다. 상반기에만 2021년의 102건을 넘었고, 지난해 162건과 비교하면 35% 증가했다. 경찰청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년간 발생한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 741건 중 28%가 이혼 소송·양육권 분쟁이었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이 지난해 11월 미성년자 약취·유인 범죄 근절 대책을 발표하며 ‘범죄 예방’을 강조했지만 범죄는 더 늘었다. 부모들이 자녀 약취를 감행하는 이유는 양육권 확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안소윤 법률사무소 수석 변호사는 “이혼 소송 중 아이를 데리고 있는 쪽에 양육권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며 “결국 아이에겐 상처만 남는다”고 말했다. 법원이 이혼 소송 초기에 임시 양육자를 지정하는 사전처분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사전처분이 2~3개월 안에 내려져도 한쪽이 즉시항고하면 법원 처분의 집행이 정지된다. 이에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 7월 ‘사전처분 즉시항고는 집행정지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 등의 내용으로 가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사전처분 집행이 정지되는 부분만 보완돼도 신속성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등은 지난해 9월 미성년자 약취·유인죄의 법정형을 ‘10년 이하의 징역’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강화하는 형법 개정안을 내놨다. 법원이 양형기준을 수정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단순 약취·유인·인신매매 범죄의 기본 양형 기준은 징역 1년~2년 6개월이지만, 부모나 친족의 범행은 감경 기준이 적용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관계자는 “내년 4월 11기 양형위가 출범하면서 정부 발표, 국회 법안, 국민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귀여운 부캉이? 알고보면 끔찍한 이야기” 최재천 교수의 경고

    “귀여운 부캉이? 알고보면 끔찍한 이야기” 최재천 교수의 경고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부산 북항의 흑상어 ‘부캉이’를 보러 간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길에는 기후변화를 생각하고 일행과 토론해 보자고 제안했다.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갈 시간을 주자는 견해를 밝히면서, 무리한 이동 유도로 상어가 다칠 위험도 경고했다. 최 교수는 14일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에 공개한 영상에서 “왜 부캉이가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수온 상승과 먹잇감 이동을 상어 출현의 배경으로 짚었다. 수온 변화로 물고기 떼가 이동하면 이를 먹는 상어도 따라온다는 해석이다. 한국 주변 바다는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2026년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1968∼2025년 한국 해역 바다 표면의 연평균 수온은 약 1.60도 올랐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 상승폭은 0.76도였다. 다만 과거에도 흑상어 출몰 기록은 있다. 국내 연구진은 2019년 논문에서 2010년 남해, 2019년 부산 등에서 채집한 흑상어 5개체를 분석했다. 김상화 강원대 샤크랩 교수는 과거 부산 분포 기록을 근거로 부캉이의 이번 수로 진입을 사고로 해석했다. 부캉이 출산 가능성은?최 교수는 부캉이의 체류 이유로 거론되는 출산 가능성에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흑상어가 몸길이 70㎝∼1m의 새끼를 낳으며 동종 포식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캉이가 이미 출산했다면 새끼가 어미 곁을 떠나 수로에 숨거나 바다로 빠져나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김상화 교수는 온라인에서 출산 장면으로 거론한 몸 밖의 붉은 조직에 대해 상어가 장을 잠시 몸 밖으로 내밀어 이물질을 씻어내는 행동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새끼 관찰 여부 등을 고려해 출산 가능성도 낮게 봤다. 그는 13일 현장에서 체형과 헤엄치는 상태에 큰 이상은 없었지만, 몸 표면과 눈의 상처를 관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먹이 활동을 목격하지 못했다는 우려에는 상어가 먹이를 먹는 데 수초밖에 걸리지 않아 관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부캉이가 수로 가장자리를 헤엄친다는 이유로 ‘관종 상어’라고 부르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사람 가까이 온 모습을 관심을 즐기는 행동으로 받아들이면 상어가 그렇게 움직이는 이유를 놓친다는 취지다. 그는 수로의 수온과 먹이 여건이 체류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제돌이 방류 경험 들어 야생동물 존중 강조최 교수는 인위적인 부캉이 구조에 대해선 과거 인간의 개입을 둘러싼 논란을 설명하며 제돌이 방류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서울대공원에서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제주 바다로 돌려보낼 당시, 시설에서 보호받는 동물을 왜 험한 바다로 보내느냐는 비판과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질문을 거듭 받았다고 회고했다. 제돌이는 2013년 7월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그는 동물을 물건으로 다루는 민법을 거론하며,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 유독 지나친 보호 책임을 내세우는 태도를 비판했다. 현행 민법은 야생동물을 주인 없는 물건인 ‘무주물’로 분류한다. 최 교수는 부캉이를 자연의 구성원이자 생명체로 존중한다면, 다시 수로로 돌아오는 행동도 살피면서 개입 수위를 정하자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부산시는 9월 29일과 10월 2일 두 차례 바다 이동 유도에 실패한 뒤 방법을 보완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보대사 위촉 언급하며 반짝 관심 경계최 교수는 부산시가 부캉이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일을 언급하며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잠깐 관심을 보이는 태도도 경계했다. 부산시는 9월 29일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최 교수는 앞으로 수로에 흑상어 여러 마리가 나타나는 상황을 가정하며, 그때는 신기함보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환경이 바뀌면 부캉이가 스스로 길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반복해서 도는 행동과 신체·정신 상태의 이상을 우려했고, 수온이 급격히 떨어질 때 출구를 찾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리하게 내보내는 과정에서 상어가 다칠 가능성도 함께 짚었다. 관람객에게는 조용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가서 구경하시더라도 조금은 조용하게 그 아이가 자기 삶을 방해받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 “국산 시계 아니었어?”…아세톤으로 ‘중국산’ 감쪽같이 지웠다

    “국산 시계 아니었어?”…아세톤으로 ‘중국산’ 감쪽같이 지웠다

    중국산 시계 12만개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주얼리 업체 제이에스티나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대외무역법·판로지원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제이에스티나 대표 김모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직원 4명에게는 각각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 등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에서 손목시계 약 12만개를 저렴한 가격에 들여와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아세톤을 이용해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원산지 표기를 지우고 재조립해 국내산으로 판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다른 업체가 생산한 시계를 자사 공장에서 직접 만든 것처럼 증명서를 발급받아 조달청에 납품한 혐의도 받는다. 김 대표 측은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당시 회사의 매출 등을 고려할 때 이를 지시하거나 용인할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조달청 입찰·납품 과정도 제대로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산지 표시 손상 및 국산 가장 수출 행위는 건전한 대외무역 질서와 국제적인 신뢰도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원산지 거짓 표시, 국내 판매 행위는 소비자 신뢰를 해친다”며 “이 회사 시계 사업의 상징성이나 조직 체계를 종합할 때 김 대표가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 평판에 미칠 위험성을 고려할 때 실무자들이 대표이사를 속여가면서 본인들의 전적인 책임 아래 몰래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상급자) 보고 없이 내부절차를 무시하며 임의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대표 취임 전부터 이어진 잘못된 관행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기보다 소극적으로 묵인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소사실을 인정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초범이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범행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공소청은 지난 8월 31일 김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제이에스티나 직원 4명에 대해선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6개월~1년 6개월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 조병진 경기도의원, 북부유아체험교육원 찾아 유아 체험교육 현장 점검

    조병진 경기도의원, 북부유아체험교육원 찾아 유아 체험교육 현장 점검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조병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정부4)이 지난 13일 경기도교육청북부유아체험교육원을 찾아 주요 시설 및 프로그램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현장 교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조병진 의원은 유아의 발달 수준과 눈높이에 맞춰 조성된 실내·외 체험시설 전반을 꼼꼼히 둘러봤으며, 경기 북부 지역 유아들을 대상으로 놀이 중심의 체험교육을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는 교원 및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현장 소통 과정에서는 유아 체험교육의 안정적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교사 인력 운용 방안과 근무 여건 개선 과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조 의원은 교육원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고 교육활동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일선 교직원들이 교육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 조병진 의원은 “유아들에게 질 높은 체험교육을 제공하려면 이를 담당하는 교사들의 전문성과 안정적인 근무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파견근무로 인한 급여상 불이익과 연수 기회 제한 등이 개선될 수 있도록 인력 운영 방식과 처우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의원은 “경기도교육청북부유아체험교육원은 경기 북부 유아교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고 교육원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필요한 제도 개선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 ‘창원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 개시, 무기수 아크말씨 형 집행 정지

    ‘창원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 개시, 무기수 아크말씨 형 집행 정지

    2009년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강도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해 온 우즈베키스탄 국적 보조로브 아크말(36)씨가 재심을 받게 됐다. 법원은 당시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아크말씨를 속이고 통역받을 권리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심 개시와 함께 기존 판결에 따른 형 집행도 정지했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 김성환)는 15일 아크말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하고, 재심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 집행을 정지했다. 이번 결정으로 향후 재심 재판을 통해 기존 확정판결의 유·무죄를 다시 판단하게 됐다.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왔던 아크말씨는 2009년 3월 24일 창원에서 택시기사 A씨를 살해하고 현금 15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 해 7월 창원에서 택시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돼 조사받다가, 3월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됐다. 이후 아크말씨는 그해 11월 창원지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2010년 4월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그는 2015년에도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2025년 1월 다시 재심을 청구했다. 이날 재판부는 경찰관들이 수사 과정에서 아크말씨를 기망하고 통역 받을 권리를 침해한 행위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소시효가 완성돼 경찰관들의 범죄에 대한 확정판결을 받을 수 없는 만큼 관련 법률에 따라 재심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경찰이 아크말씨를 조사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는데도 검출됐다고 말하고 이미 숨진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속인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19세였던 외국인 아크말씨가 객관적이고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고 믿어 범행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느낄 정도의 기망이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수사로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자백하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통역받을 권리 침해도 재심 개시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아크말씨가 당시 형사절차와 법률용어를 충분히 이해하고 의사를 정확히 표현할 정도의 한국어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경찰은 2009년 7월 발생한 아크말씨의 별도 강도상해 사건을 조사하면서 통역인을 참여시키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3월 강도살인 사건에 관한 최초 자백도 받아냈다. 이후 범행 관련 조사에서도 통역인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수사 초기의 조사가 단순히 기존 진술을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범죄 혐의를 구체화하고 수사 방향을 결정하는 데 기초가 됐다고 봤다. 통역 없이 진행된 조사에서 자백이 이뤄지고 이를 토대로 기소와 유죄 판결까지 이어진 만큼, 통역받을 권리 침해가 위법·부당한 직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심 개시 범위는 강도살인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재판부는 당시 강도살인 범행과 연관된 무면허운전 혐의에도 같은 재심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기존 판결이 여러 범죄를 유죄로 인정해 하나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판결인 만큼 아크말씨에 대한 판결 전체를 재심 대상으로 삼았다. 앞서 검찰은 아크말씨가 주장한 경찰의 폭행·협박 등 직무상 범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고 새로 제출된 자료도 기존 증거에 대한 해석을 달리한 수준이라며 재심 청구를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아크말씨 측은 유죄의 핵심 증거가 허위 자백이었다며 수사 과정의 위법성과 객관적 증거의 누락 등을 들어 재심 개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2009년 7월 사건에 대해서는 범행을 인정하지만 3월 사건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호소했다.
  • [기고] 행정·공공기관 이전, ‘나눠 심기’ 아닌 ‘숲을 이루는 생태계’로 진행해야

    [기고] 행정·공공기관 이전, ‘나눠 심기’ 아닌 ‘숲을 이루는 생태계’로 진행해야

    정부가 지난 3일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곳의 잔류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이전 기관은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직접 배치하며, 중앙행정기관은 세종을 중심으로 이전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2019년 153개 기관의 1차 이전이 마무리된 이후 여러 정부에서 구호로만 맴돌던 2차 이전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발표가 나오자마자 지자체마다 몇 개 기관을 가져올 것인가를 두고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는 핵심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추진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수도권 집중은 오히려 심화했다. 수도권 인구는 이미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혁신도시는 주중에만 불이 켜지는 도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는 기관을 옮기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었을 뿐, 기관과 함께 뿌리내려야 할 산업과 기업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무를 옮겨 심으면서 뿌리 내릴 흙은 챙기지 않은 셈이다. 지역마다 기관 수를 고르게 맞추는 나누어 먹기식 배분은 형평의 외양은 갖추었지만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되지는 못했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은 다른 길을 보여준다. 세종이 아니라 항만·해운·조선·수산 산업이 모여 있는 현장으로 부처가 옮겨감으로써 정책 당국과 산업, 관련 기관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방식을 연관 부처로 넓혀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는 대전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신재생에너지의 메카인 광주·나주로, 재정경제부는 금융중심지인 부산으로, 산업통상부의 산업 기능은 제조업 기반의 대구로 옮기는 방식이다. 그리고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도 다시 재배치해 부처와 공공기관, 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 정책 결정권을 가진 부처와 집행 기관이 한곳에 있어야 기업도 따라 움직인다. 특히나 국제무역과 통상 기능은 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으로 보내는 것이 합리적이다. 통상 협상과 무역 지원은 해외 정부·기업과의 잦은 왕래가 업무의 핵심인 만큼, 세계로 열린 관문 곁에 있을 때 효과가 가장 크다. 인천이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한다면 이는 또 하나의 기계적 형식주의일 뿐이다. 이전의 기준은 수도권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기능이 어디에 있을 때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느냐여야 한다. 더불어 배치는 전국에 흩뿌리는 방식이 아니라 수도권에 대응할 메가시티를 만드는 차원에서 3~4개 핵심 거점도시에 집중해야 한다. 동남권의 부산, 대경권의 대구, 호남권의 광주·나주와 전주, 충청권의 대전이 그 축이 될 수 있다. 미국이 뉴욕 하나가 아니라 LA와 시카고라는 성장축을 함께 가지고 있듯, 한국에도 서울에 견줄 만한 도시가 나와야 한다. 서울의 성장이 경기와 인천으로 번지며 수도권 전체를 키웠던 것처럼, 핵심 거점도시가 먼저 자리를 잡으면 그 파급효과는 인근 지역으로 확산할 것이다. 모든 지역에 조금씩 나누어 주면 어느 곳도 임계점을 넘지 못한다. 물론 부처가 흩어지면 세종에 모여 얻는 집적효과가 사라진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화상회의는 이미 공직사회의 일상이 되었고, 세종 공무원들이 국회와 서울을 오가느라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무엇보다도 정책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부처 간 대면 회의보다 관련 산업계와 공공기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으려면 부처가 현장 곁에 있어야 한다. 책상 앞에서 만든 탁상행정의 한계를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실감해 왔다. 이를 위해 세 가지를 제언한다. 첫째, 정부 부처 이전과 산하 공공기관 이전을 하나의 묶음으로 설계해야 한다. 부처는 세종이 아니라 연관 산업이 모인 거점도시로 옮기고, 산하 공공기관도 부처를 따라 같은 도시로 모아야 한다. 1차 이전으로 이미 여러 지역에 흩어진 산하기관도 재배치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 부처와 공공기관이 따로 떨어져 있으면 기업이 옮겨 갈 이유가 없다. 정책을 만드는 부처와 이를 집행하는 공공기관, 현장의 기업이 한 도시에 모일 때 비로소 산업 클러스터가 작동한다. 둘째, 혁신도시가 아니라 이미 기반시설을 갖춘 구도심으로 이전해야 한다. 허허벌판에 새 도시를 짓는 방식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원도심의 인구와 상권을 빨아들여 지역 내부의 쇠퇴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구도심으로의 이전은 비용을 줄이면서 쇠퇴한 도심을 되살리고, 발전의 효과가 그 지역 주민에게 온전히 돌아가게 하는 길이다. 셋째, 한꺼번에 옮기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한 부처와 연관 공공기관, 해당 지역을 묶어 시범적으로 먼저 이전하고, 효과가 검증되면 확대해도 늦지 않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국가 단위로 한꺼번에 밀어붙이면 되돌릴 수 없는 시행착오가 따르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2차 이전은 규모로 보아 사실상 마지막 기회에 가깝다. 기관 수를 나누는 산술이 아니라 산업이 뿌리내릴 숲을 가꾸는 설계여야 한다. 세종 집중과 혁신도시 분산이라는 지난 20년의 방식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실증적 근거 위에서 효과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올해 4분기 최종 계획 확정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그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 정부가 대납한 최서원 병원비 못 돌려 받아…1심 패소

    정부가 대납한 최서원 병원비 못 돌려 받아…1심 패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병원 치료비를 대신 낸 교정당국이 뒤늦게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에 나섰지만 패소했다. 정부가 5년 넘게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청구할 권리가 사라졌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0단독 김도요 부장판사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최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최씨는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2019년 7월 목욕탕에서 넘어져 다친 뒤 2020년 5∼7월 강동성심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았다. 최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진료비를 내지 않자 교정당국은 그해 10월 23일 병원비 3927만원을 대납했다. 최씨는 당시 본인 비용으로 외부 진료를 받는 것에 동의한 상태였다. 서울동부구치소는 같은 달 28일 최씨에게 진료비 납입을 고지했으나 이후 5년간 별다른 후속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서야 진료비 대납을 인지한 교정당국이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상금 청구 소송 제기를 지시했다. 구치소는 지난해 11월 25일 최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정부가 구상금 청구 권리에 대한 소멸시효 5년이 지났는지 여부였다. 국가재정법상 국가의 금전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다만 국가가 행하는 ‘납입 고지’가 이뤄지면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최씨 측은 구상금 청구 소송이 대위변제일인 2020년 10월 23일로부터 5년이 지난 뒤 제기됐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2020년 10월 28일 최씨에게 보낸 ‘납부 최고 통지’가 정식 납입 고지에 해당해 납부 기한(11월 28일)까지 시효가 중단됐고, 이때부터 다시 5년을 계산해야 하므로 시효가 남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2020년 10월 23일 구상금 채권이 발생했고 소 제기 전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음은 기간상 명백하다”고 했다. 정부의 납입 고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가채권관리법 등에 따르면 국가가 정식으로 납입을 청구할 때는 납입 결의서가 작성돼야 하고 납부기한, 금액, 주소 등을 갖춰야 한다”면서 “정부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납입 고지나 결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무 처리를 적절하게 하지 않은 합리적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병원비를 최씨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소멸시효 중단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최씨 손을 들어줬다. 소송 비용 역시 원고인 정부가 부담하게 됐다.
  • 양육권 다툼에 ‘제주 부녀 사망’ 비극…온 가족 동원하는 자녀 약취, 정부 대책에도 소송 35% 증가

    양육권 다툼에 ‘제주 부녀 사망’ 비극…온 가족 동원하는 자녀 약취, 정부 대책에도 소송 35% 증가

    이혼 소송 중 부인의 동의 없이 자녀를 데리고 떠난 남편이 제주에서 딸과 함께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네살 딸을 찾아달라”는 부인의 호소에도 안일하게 대처해 비극을 막지 못한 제주 경찰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양육권 다툼에 의한 자녀 약취·유인 문제를 두고 법조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으나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손꼽힌다. 법원의 임시 양육자 지정 절차에 신속성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친족 범행에 대한 양형기준마저 관대해 부모들이 형사처벌을 무릅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특단의 대책을 발표한 후에도 약취·유인·인신매매 범죄 관련 재판 접수가 35% 증가한 가운데 트라우마와 뒷감당은 고스란히 아이들 몫으로 남았다. A씨는 2017년 10월 결혼 2년 만에 남편 B씨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당시 한 살이었던 아들을 B씨로부터 뺏어오기 위해 부모와 이모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B씨가 없는 날을 골라 시어머니 집에 침입해 아들을 몰래 집으로 데리고 왔다. 미성년자 약취 등으로 기소된 A씨는 2019년 3월 춘천지법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15일 서울신문이 법원행정처로부터 받은 ‘약취, 유인 및 인신매매의 죄 관련 통계’를 보면 올해 관련 1심 재판 접수 건수는 지난 6월까지 109건이었다. 상반기에만 2021년의 102건을 넘었고, 지난해 162건과 비교하면 35% 증가했다. 경찰청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년간 발생한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 741건 중 28%가 이혼 소송·양육권 분쟁이었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이 지난해 11월 미성년자 약취·유인 범죄 근절 대책을 발표하며 ‘범죄 예방’을 강조했지만 재판은 더 늘었다. 부모들이 자녀 약취를 감행하는 이유는 양육권 확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안소윤 법률사무소 수석 변호사는 “이혼 소송 중 아이를 데리고 있는 쪽에 양육권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며 “형사 재판, 쌍방 고소전이 펼쳐지고 결국 아이에겐 상처만 남는다”고 말했다. 법원이 이혼 소송 초기에 임시 양육자를 지정하는 사전처분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전처분이 2~3개월 안에 내려져도 한쪽이 즉시항고하면 법원 처분의 집행이 정지된다. 이에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 7월 ‘사전처분 즉시항고는 집행정지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 등의 내용으로 가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사전처분 집행이 정지되는 부분만 보완돼도 신속성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등은 지난해 9월 미성년자 약취·유인죄의 법정형을 ‘10년 이하의 징역’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강화하는 형법 개정안을 내놨다. 정부와 국회가 움직이면서 법원이 양형기준을 검토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단순 약취·유인·인신매매 범죄의 기본 양형 기준은 징역 1년~2년 6개월이지만, 부모나 친족의 범행은 감경 기준이 적용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관계자는 “내년 4월 11기 양형위가 출범하면서 정부 발표, 국회 법안, 국민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포착] F-15이어 유럽 전투기까지 굴욕?…후티 “타이푼 격추 성공” 주장 [영상]

    [포착] F-15이어 유럽 전투기까지 굴욕?…후티 “타이푼 격추 성공” 주장 [영상]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1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사우디 타이프 공군기지를 이륙해 예멘 북부 사다주의 영공을 침범한 타이푼 전투기 1대가 지대공 미사일에 직접 맞아 추락할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타이프 공군기지는 사우디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운용하는 핵심 기지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4개국이 공동 개발한 4.5세대급 다목적 전투기로 1990년대 후반부터 실전 배치됐다. 높은 기동성과 강력한 공중전 능력을 갖췄으며 공중 우세 확보와 요격, 지상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현재 영국과 독일을 비롯해 사우디, 카타르 등에서도 운용하고 있다. 사리 대변인은 어두운 밤하늘에서 비행체가 폭발하며 섬광이 번쩍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으나, 해당 영상이 타이푼 전투기 격추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후티 반군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서방은 미국의 F-15 전투기에 이어 유럽의 타이푼 전투기까지 연이어 후티 반군에 격추당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앞서 후티 반군은 지난달 16일 예멘 마리브주 상공에서 사우디 공군의 F-15 전투기를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전투기가 낙하한 후 부서진 파편을 담은 영상과 사진이 공개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추락한 전투기 잔해 앞에서 소총을 치켜든 남성들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추락한 전투기의 꼬리 부분 잔해에는 사우디 표식이 있다.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 개입한 2015년 이후 후티 반군이 사우디군의 전투기를 격추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당시 사우디와 미국 측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공군 없는 후티에 속수무책 당하는 사우디후티 반군은 내전 초기 공군력에서 사우디에 일방적으로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도 정규 공군·해군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간 이란의 지원 등을 통해 자체 기술을 발전시켰고, 최근에는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미사일과 드론, 방공망 전력을 보유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사우디는 전 세계 국방비 8위에 달하는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가 지난해 지출한 군사비는 823억 달러(약 112조 3600억원)로 한국 국방비 478억달러의 1.7배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비율도 사우디가 6.5%로 한국(2.6%)의 2.5배 수준이다. 후티 반군이 아무리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 해도 군사 규모로는 사우디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우디는 10년이 넘게 후티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일각에서는 사우디군을 ‘종이호랑이’에 비유하기도 한다. 과거 사이먼 헨더슨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사우디는 이론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췄지만 실제로는 종이호랑이”라며 “공군의 전과는 저조하고 지상군의 방어 수준은 참담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사우디군의 지휘 체계와 인사 시스템이 군사적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데이비드 B.로버츠 교수는 지난 3월 자신의 논문에서 “사우디는 왕실에 충성하는 인사를 지휘관으로 임명하는 방식이 능력주의적 인사와 충돌한다”며 “특정 부족·가문에 군대의 지위를 배분하며 군 내부의 훈련을 적극적으로 제한하는 정책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사우디의 주요 군사 기관의 수장은 왕족들이 장악하고 있고, 진급과 보직에서도 전투 성과보다는 왕실 혈통이 중시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 사우디 국방장관은 칼리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로, 현 국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친동생이다. 국방부의 실질적인 군사 지휘 라인을 통제해야 하는 합참의장은 왕족이 아닌 파야드 빈하메드 알루와일리가 맡고 있지만, 국가방위군은 초대 국왕 압둘아지즈의 손자 세대에 해당하는 왕족인 압둘라 빈 반다르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가 국가방위군 장관직을 맡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 전 의장을 지낸 야코프 나겔은 지난 8월 예루살렘포스트에 “사우디는 막대한 무기와 돈을 가지고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하루를 버텨내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사우디의 문제는 가장 정교한 장비와 항공기, 정보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힘을 지상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악랄한 후티” 보복 가능성 내비친 트럼프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있는 공항 등을 연쇄 공격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는 매우 악랄한 방식으로 사우디를 공격하고 있다”며 “중간선거가 끝난 뒤에도 나는 대통령직에 있을 것이며 절대로 (후티의 공격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후티 반군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튀르키예 등 중동 국가들은 사우디를 지원하기 위한 파병 속도를 높이고 있다.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인 공격에 맞선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사우디의 형제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역시 후티 반군 격퇴 작전에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만큼, 후티 반군을 둘러싼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어머니 살해한 40대 아들 징역 8년…치료감호 명령

    어머니 살해한 40대 아들 징역 8년…치료감호 명령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뒤 자해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8년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신상렬 부장판사)는 15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이 죽으면 어머니가 힘들어할 것이라는 생각에 먼저 어머니를 살해한 뒤 자해했다며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은 범행에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살해 방법을 인터넷으로 검색한 뒤 주방에 있던 피해자를 살해했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주요우울장애가 있으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3월 31일 오전 8시 50분쯤 당시 인천 서구 왕길동 아파트에서 60대 어머니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체장애인인 A씨는 범행 후 자해해 손과 목을 다쳤으며 병원에서 수술받은 뒤 퇴원일인 지난 4월 14일 경찰에 체포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5일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 “전문가들 머쓱할 듯”…101세男 ‘반전’ 최애 음료에 누리꾼 술렁 [월드픽]

    “전문가들 머쓱할 듯”…101세男 ‘반전’ 최애 음료에 누리꾼 술렁 [월드픽]

    몸에 좋지 않다는 탄산음료를 달고 사는데도 백 살을 넘겨 정정하게 지내는 중국 할아버지가 화제다. 건강을 위해 설탕을 줄이는 젊은이들과 정반대로 살면서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왕성한 식욕을 자랑한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 저장성에 사는 루스쩡((101)씨가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를 즐겨 마시는 모습으로 최근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증손주까지 둔 그는 많은 양의 탄산음료를 마시면서도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루씨는 특히 먹는 데 진심이다. 시골에 사는 그는 닷새마다 인력거를 타고 읍내 시장에 나가 생선과 새우, 게 같은 해산물에 돼지고기와 채소까지 사 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직접 삼륜 자전거를 몰고 읍내를 오갔다. 하지만 한 번 넘어진 뒤로 움직임이 느려지자 가족들이 더는 타지 못하게 말렸다. 루씨는 모아 둔 돈 대부분을 먹는 데 쓴다고 했다. 두 아들은 아버지를 돌볼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다. 한 아들은 베이징에 살고, 다른 아들은 근처에서 공장을 운영한다. 도우미에 따르면 루씨는 한 끼에 밥 반 공기와 게 한 접시를 거뜬히 해치운다. 집에는 콜라와 스프라이트 같은 탄산음료를 늘 넉넉히 쟁여 둔다. 가장 좋아하는 건 차갑게 식힌 스프라이트에 화이트 와인을 몇 방울 떨어뜨린 것이다. 수박과 배, 귤처럼 달콤한 과일도 즐겨 먹는다. 일과는 시계처럼 일정하다. 오후 5시에 저녁 식사를 마치면 쉬다가 8시쯤 잠자리에 든다. 새벽 4시에 눈을 뜨지만 곧장 일어나지 않고 두 시간가량 침대에서 느긋하게 몸을 풀다가 6시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정오에는 빠짐없이 낮잠을 잔다. 루씨는 자신의 건강에 자부심이 크다. 그는 “넘어지고 나서 뇌졸중이 오는 노인도 있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다”며 “젊은 시절 일도 꽤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감기에 걸리는 일이 드물고 혈압도 비교적 낮은 편이라고 했다. 다달이 받는 노인 수당에도 만족하고 있다. 저장성은 100세 이상 노인에게 매달 800위안(약 16만원)을 지급한다. 90~99세 노인이 받는 100위안과 비교하면 여덟 배에 이른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한 누리꾼은 “콜라를 마시면서 101세까지 살다니, 몇몇 전문가는 지금 속이 편치 않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다른 누리꾼은 “좋은 기분과 규칙적인 수면이 장수의 가장 큰 비결”이라고 짚었다.
  • “한국, 이제 잘 살잖아!” 일제때 재산 내놓으라는 日명문대 교수 ‘황당’

    “한국, 이제 잘 살잖아!” 일제때 재산 내놓으라는 日명문대 교수 ‘황당’

    한국을 겨냥한 차별적·비하적 언동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일본 와세다대 명예교수가 한국이 일본보다 부유해졌다며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소유했던 재산을 반환하라고 주장해 논란이다. 아리마 데쓰오(有馬哲夫) 일본 와세다대 사회과학종합학술원 명예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엑스(X)를 통해 ‘해방 이후 일본에서 귀환하던 한국인들이 재산 반출을 제한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아리마 교수는 “이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 불공평하다”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일본인이 소유하고 있던 자산은 미군에 의해 현지 조선인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됐다. 이는 전쟁으로 인해서도 재산 소유권은 침해받지 않는다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미군의 이러한 조치를 추인하도록 요구받았고, 점령 상태를 끝내고 싶었던 일본은 이를 받아들였다”며 “전전(戰前)과 전후(戰後)에 이전에 일본인이었던 조선인이 일본 내에 소유하고 있는 자산은 그대로 보장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는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1951년 9월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이 일본과 체결한 조약으로, 일본은 한국·대만 등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국권을 회복했다. 그는 또 “게다가 1965년 일본은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당시 한국의 국가 예산에 맞먹는 경제 원조와 차관을 한국에 제공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이 일본보다 부유해진 만큼 새로운 협정을 체결해 일본 및 일본인이 종전까지 소유하고 있던 자산, 이른바 귀속재산을 일본 및 일본인에게 반환해 주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아리마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를 부정하고 한국인에 대한 차별적 언동을 일삼아온 인물이다. 그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한국인이나 한국계 사람들이 일본인 행세를 하면서 일본 브랜드인 스시(초밥)와 라면을 팔고 있다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증오적이고 역사를 부정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아리마 교수는 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으로 논란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옹호하는 ‘위안부는 모두 합의계약을 했다’라는 제목의 책을 2021년 출간했으며, 다음 해에는 램지어 교수와 함께 한국의 ‘친북’ 위안부 단체가 북핵을 저지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공조를 막으려고 위안부 문제를 사용해 양국 간 갈등을 조장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썼다. 이에 일본에서는 아리마 교수의 해임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일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주축인 ‘무빙 비욘드 헤이트’(Moving Beyond Hate)는 현지 인터넷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 청원을 올려 “와세다대는 아리마 교수를 해임하고 그의 강의 중에 심각한 차별 발언이 있었는지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 예비신랑 숨졌는데…예식장 환불 거부하더니 맞소송까지, 美 시끌 [핫이슈]

    예비신랑 숨졌는데…예식장 환불 거부하더니 맞소송까지, 美 시끌 [핫이슈]

    결혼식을 앞두고 예비신랑이 갑자기 숨진 미국 여성이 예식장에 미리 낸 돈을 돌려받지 못한 데 이어 업체로부터 맞소송까지 당했다. 예식장 측은 계약서의 환불 불가 조항을 근거로 이미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남은 계약 대금까지 요구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지역방송 KSAT는 12일(현지시간) 헤이스카운티의 결혼식장 ‘포지 메도스’와 예비 신부 사이에 벌어진 법적 분쟁을 보도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지자 14일에는 계약서의 문제점과 소비자 주의 사항을 다룬 후속 보도도 내놨다. 예비 신랑 디에고 에르난데스(25)는 오는 11월 20일 텍사스주 샌마커스 인근 포지 메도스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4월 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결혼식을 약 7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두 사람이 예식장에 미리 낸 돈은 1만 6000달러(약 2100만원)에 달했다. 유족과 예비 신부는 결혼식을 진행할 수 없게 되자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랑 사망에 환불 요청했더니…날짜 변경·다른 행사 제안KSAT가 확보한 이메일에 따르면 예식장 소유주 줄리 캠벨은 예비 신부 가족에게 예약 날짜를 변경하거나 이미 낸 돈을 다른 행사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기존 결혼식 날짜에 새로운 예약이 들어오면 일부 환불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족이 원한 것은 행사 변경이 아닌 환불이었다. 디에고의 어머니 루시 에르난데스는 지난 5월 아들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보기 직전 캠벨과 전화로 환불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국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루시는 “도덕은 어디에 있느냐. 도덕적 원칙은 어디에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가족 모두 정서적으로 지쳐 있으며 이번 분쟁이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예비 신부 측 변호사는 6월 말 예식장에 환불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예비 신부는 7월 말 헤이스카운티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는 예식장이 젊은 남성의 죽음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환불 소송에 오히려 맞소송…사망 증명서까지 쟁점예식장 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예비 신부가 계약을 위반했다며 맞소송을 제기하고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미 낸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계약상 남은 잔금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예식장 측이 근거로 내세운 계약서에는 예약을 취소하면 납부한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계약 당사자 중 한 명이 사망했을 때 어떻게 처리할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양측은 사망 증명서 제출 여부를 두고도 맞섰다. 예식장 측은 유족이 사망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예비 신부 측 변호사는 소송 전부터 증명서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예식장 측 변호인에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해당 증명서는 이후 법원에 제출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현지 온라인에서도 예식장 측의 대응을 비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계약서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예비 신랑이 사망한 상황에서 남은 대금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비즈니스개선협회(BBB)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결혼식장 계약 전 사망이나 긴급 상황에 대비한 예외 조항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계약 내용의 수정을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소송은 진행 중이다. 예비 신부는 선납금 반환과 변호사 비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예식장 측 변호인은 소송의 구체적인 쟁점에 관한 언급을 거절했다.
  • 불륜남과 남편 살해·드럼통에 시신 은닉한 아내, 사형 선고에 인도 발칵 [핫이슈]

    불륜남과 남편 살해·드럼통에 시신 은닉한 아내, 사형 선고에 인도 발칵 [핫이슈]

    인도에서 불륜 상대와 공모해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드럼통에 숨긴 아내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범행에 가담한 불륜 상대에게도 같은 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잔혹한 범행 수법 때문에 인도 전역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인도 NDTV와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는 14일(현지시간) 우타르프라데시주 미루트 지방법원이 남편을 살해하고 증거를 없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무스칸 라스토기와 그의 불륜 상대 사힐 슈클라에게 각각 사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무스칸의 남편 사우라브 라지푸트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시멘트로 채운 파란색 플라스틱 드럼통에 숨겼다. 현지에서는 이 사건을 ‘블루 드럼 살인 사건’이라고 부른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두 사람에게 살인과 증거인멸 혐의로 유죄를 선고하고 이날 형량을 결정했다. 검찰은 범행이 극히 예외적으로 사형을 적용할 만큼 중대하다며 최고형을 요청했다. 남편 살해하고 불륜남과 여행…휴대전화로 생존 위장 사건은 2025년 3월 초 미루트의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상선에서 근무하던 사우라브는 영국 런던에서 일하다 그해 2월 가족을 만나기 위해 귀국했다. 그는 2016년 무스칸과 결혼해 딸을 두고 있었다. 수사 결과 무스칸은 남편의 지인이기도 한 사힐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우라브가 이 관계를 알고 갈등을 빚자 살해를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무스칸은 남편의 음식에 수면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한 뒤 사힐과 함께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시신을 훼손해 대형 플라스틱 드럼통에 넣고 시멘트와 모래를 채워 밀봉했다. 범행 후 두 사람은 히마찰프라데시주로 여행을 떠났다. 무스칸은 남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남편이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사우라브와 직접 연락이 닿지 않자 의심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같은 달 중순 주택에서 시신이 든 드럼통을 발견했고, 이후 무스칸과 사힐을 체포했다. 증인 22명·126차례 심리…유족은 사형 선고 환영검찰은 재판에서 드럼통과 시멘트, 범행 도구를 판매한 상인들의 진술과 통화 기록, 휴대전화 위치 정보, 법의학 감정 결과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법원은 모두 126차례 심리를 진행하고 검찰 측 증인 22명의 진술을 검토했다. 아르빈드 쿠마르 미슈라 판사는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해 두 사람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현지 검찰 측 변호사에 따르면 판사는 인도 서사시 ‘마하바라타’를 언급하며 범죄의 무게에 상응하는 처벌도 정의를 실현하는 의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선고 당시 피해자의 어머니 레누 데비도 법정에 참석했다. 그는 판결 이후 아들은 돌아오지 않지만 지난 18개월 동안 두 사람에게 사형이 내려지기를 기도해 왔다며 법원의 결정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두 사람은 교도소에서 화상으로 선고를 들었다. 다만 이번 판결로 사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인도 법률에 따라 사형을 집행하려면 상급법원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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