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세대 갈등
    2026-09-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912
  • 떠나는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권력에 아부하는 조직은 존재 가치 없어”

    떠나는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권력에 아부하는 조직은 존재 가치 없어”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9일 “정치인들은 국민통합을 말하기 전에 정치부터 통합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통해 “정치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확증 편향과 진영 논리로 우리 사회를 갈라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9월 9일 이재명 정부의 초대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된 이 위원장은 임기 만료에 따라 연임 없이 이날 퇴임했다. 이 위원장은 “저는 지난 1년 동안 현장을 찾아 많은 국민을 만났다. 지역과 세대, 계층과 이념을 넘어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며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 국민 사이의 갈등과 분열상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 그러나 국민은 정치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하고 관대하다는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과 분열은 피할 수 없다”며 “오히려 갈등이 없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도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라며 “상대방을 적으로 여기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한다면 민주주의는 설 자리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가 진영의 울타리에 갇히고 국민마저 편을 갈라 서로를 불신한다면 아무리 경제가 성장하고 국력이 커진다 해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유와 평등, 법치와 민주주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는 헌법적 가치는 우리를 갈라놓는 기준이 아니라 우리를 다시 하나로 묶어주는 최소한의 공통기반”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국민통합의 마지막 보루는 결국 헌법정신이라 믿는다”고 짚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저는 어느 편의 통합위원장이 아니라 국민의 통합위원장이고자 했다”며 “권력의 눈치를 보기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말하려고 했고, 필요한 경우에는 대통령과 정부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통합위는 국민의 아픔과 분노, 그리고 말 없는 다수의 목소리를 권력에 전달하는 쓴소리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며 “권력에 듣기 좋은 이야기만, 권력에 아부하는 보여주기식 활동을 하는 조직이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승리보다 공존을 생각해 달라”며 “지지층보다 국민 전체를 바라봐 달라. 오늘의 권력보다 내일의 대한민국을 생각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 ‘젊음’은 스펙 아냐… 능력·공정 따지는 2030, 실망 커진다

    ‘젊음’은 스펙 아냐… 능력·공정 따지는 2030, 실망 커진다

    결혼·주거 등 현실적 문제 더 중요청년 이미지 소비도 공감보다 반감‘청년 정치인’ 상대적으로 빠른 기회 무능·언행 불일치 땐 청년들 등 돌려 “청년 정치인이라고 무조건 청년 편일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 세대니까 더 꼼꼼하게 보게 되는 만큼 기성 정치인과 별 다를 바 없을 땐 가차 없습니다.”(30세 이정규씨) 1990년생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청년 정치인’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워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과 과거 행보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서울신문이 만난 10여명의 2030 청년들은 ‘젊다’는 이유만으로 청년 정치인을 자신들의 대변자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2030세대가 처한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고 실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더 엄격한 기준으로 바라봤다. 서울 직장인 전수아(29·여)씨는 “청년 정치인은 또래 청년들의 취업이나 주거 문제를 얼마나 이해하고 고민하느냐가 중요한데, 용 후보자의 논란을 보면 그런 모습은 찾기 어려워 아쉽다”고 말했다. 구호만 앞선 ‘청년 정책’ 대신 실제 삶에 와닿는 정책을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강모(34)씨는 “결혼이나 주거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서 청년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보다 실제로 내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보게 된다”며 “청년 몫이 필요해 나섰다는 식이면 공감보다는 반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청년 정치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잃고 주류 정치와 닮아가는 데 대한 아쉬움도 표출했다. 이씨는 “청년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건 신선하고 도전적인 모습인데, 용 후보자가 장관·의원 겸직에 나서거나 배우자에게 주요 당직을 맡겨 급여를 지급한 모습을 보면서 정작 본인은 특혜를 누렸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젠더 이슈에서도 ‘여성’ 정치인만 내세워서는 여성 청년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고, 여성 정치인이 여성·젠더 의제를 강하게 내세울수록 남성 청년층의 반발은 더 커졌다. 대학생 이모(24)씨는 “여성 정책도 필요하지만 다른 집단이 느낄 박탈감이나 역차별 논란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페미니즘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면서 청년층의 반발과 갈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최근 청년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까다로워진 배경에는 청년층이 체감하는 경제적 압박도 자리잡고 있다. 취업문은 좁아지고 주거비 부담은 커진 데다 자산 형성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또래의 정치인이 빠르게 정치적 기회를 얻은 데 대해 기대만큼 실망도 커질 수 있다. 취업준비생 김산(24)씨는 “젊은 정치인이 나오면 ‘우리 고민이 더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데, 무능하거나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정말 청년을 이해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년 정치인이 신선함을 자산으로 정치적 기회를 얻었는데 막상 기성 정치인과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더한 모습을 보이면 실망과 배신감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서울 ‘시니어 인턴’, 영화 속 ‘인턴’을 만나다

    서울 ‘시니어 인턴’, 영화 속 ‘인턴’을 만나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 인턴 및 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개봉을 앞둔 영화 ‘인턴’ 특별 시사회를 열었다고 8일 밝혔다. ‘인턴’은 2015년 미국에서 개봉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김도영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최민식과 한소희가 주연을 맡았다. 30대 스타트업 CEO가 60대 인턴을 직원으로 만나면서 겪는 갈등과 화합을 그렸다. 40~64세 중장년에게 경력설계와 취·창업을 지원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전날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속 중장년 인턴과 비슷한 경험을 지닌 실제 시니어 인턴과 참여기업 관계자 200여명을 초청해 시사회를 개최했다. 재단은 올해 ‘중장년 경력인재 지원 사업’과 ‘시니어 인턴십’ 사업으로 지난달까지 총 481개 기업에 1720명의 중장년 경력인재와 인턴을 연결했다. 강명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영화 속 이야기는 이미 현실”이라며 “‘인턴’이 보여 준 세대 간 이해와 교류를 통한 시너지가 현실이 되도록 중장년의 경험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지원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자는 척했던 거인창신메모리, 5년 내 판도 엎을 것국가 빅펀드, 수십조원 씨앗 뿌려IPO로 시장에서 자본 회수 모델DDR4 반값에 뿌리며 시장 잠식삼전닉스, 멈추는 순간 따라잡혀AI 응용시장에 사활 거는 中14억 인구와 데이터 원석이 무기AI로 제조업 전환, 생산성 극대화2500명 필요했던 공장, 로봇 대체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가동원가절감해 제조업 세계 1위 목표한국의 대응방안은한국 제조업·미국 빅테크 손잡고중국처럼 생산 원가 낮춰 생산을반도체·배터리·바이오 최종 보루규제·주52시간 근무 등 타개하고고품질·고신뢰 첨단 공급자 돼야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인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중국이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을 만나 중국 반도체·AI 굴기의 비결, 한국 반도체의 갈 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 소장은 “최근 반도체 초호황은 미중 갈등에서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것으로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며 “미국도 중국도 못 하는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기술 공급자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하게 中 앞선 반도체, 기술 격차 3년 -창신메모리(CXMT)가 최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시가총액 1위(약 770조 원)에 올랐다. “잠자던 거인이 깨어난 게 아니라, 사실 자고 있던 척했던 거다. 지금은 세계 4위지만 5년 안에 판도가 뒤집힐 것이다. 현재 우리와 기술 격차는 범용 D램은 3년, HBM은 5년 격차, 이 숫자를 편하게 볼 수 있는 한국 기업은 없다. 올해 2분기 CXMT의 D램 점유율은 불과 1년 만에 4%에서 10%로 2.5배 뛰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CXMT에 자금과 자신감을 동시에 선물했다. 호황의 과실이 경쟁자를 키우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국가 보조금’에서 ‘증시 활용’으로 전략을 바꿨나. “씨앗은 국가가 뿌리고 열매는 시장이 따가는 구조다. 1단계는 국가 빅펀드가 수십조원을 쏟아 기술 기반을 닦는 것, 2단계는 기업공개(IPO)로 자본을 회수하는 것이다. CXMT는 666억 위안, YMTC는 330억 위안을 증시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리스크는 국가가, 수익은 시장이 가져간다. 반도체에 이어 로봇까지 이 공식이 반복된다. 더 교묘한 건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여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반도체에 돈을 넣게 만들면, 미국도 함부로 제재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이다. 외국 돈이 들어오면 미국도 쉽게 손을 못 댄다.” -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시점은. “범용 D램 기술 격차 3년, 실적 타격은 5년, 달력을 보면서 긴장해야 할 숫자다. CXMT는 지금 DDR4를 반값에 뿌리며 시장을 잠식 중이다. 가격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한국에 남은 방어선은 HBM뿐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HBM4, HBM4E에 자원을 집중하고 범용 D램 의존도를 줄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중국이 쫓아올 수 없는 속도로 계속 앞으로 달아나야 한다. 멈추는 순간 따라잡힌다.” -HBM 경쟁에서 중국은 아직 못 따라오고 있는데. “5년 격차의 기술 해자(진입 장벽), 지금은 든든해 보이지만 해자도 메워진다. HBM은 단순 반도체가 아니라 패키징·적층 공정이 결합된 복합 기술이다. 2030년 이전에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중국이 HBM3를 양산하는 순간, 한국은 HBM4E와 HBM5로 이미 올라서 있어야 한다. 기술 우위란 결국 속도 경쟁이다. 앞서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가장 위험하다.” -최근 반도체 호황은 우리 기업의 실력 아닌가. “운을 실력으로 오판하는 착각이다. 미중이 싸우는 바람에 우리한테 황금비가 내린 것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AI 제재가 없었다면 지금의 초과수요는 절반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지정학적 횡재를 실력으로 포장하는 순간 판단이 흐려진다. 지금 대비해야 할 건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부동산 폭락보다 더 빠르고 더 깊을 수 있다.” -중국의 AI모델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딥시크가 증명한 건 단순하다. 돈 많이 쓴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AI 기업들은 오픈AI·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모델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물량으로, 중국은 저비용 효율로 싸운다. 다만 추론 극한·에이전트 AI·멀티모달 최전선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6~12개월 앞서 있다. AI는 1등이 독식하는 시장이다. 그 격차가 작아 보여도 결정적이다.” -중국은 AI보다 기존 산업에 AI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인데. “중국은 이걸 ‘AI플러스’라 부른다. AI 모델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우면 AI 응용 시장에서 이기겠다는 전략이다. 14억 인구와 세계 최대 제조업이 데이터 원석이다. 제조·물류·농업·의료에 AI를 입히면 데이터가 폭발하고 AI 성능이 다시 올라가는 선순환이 생긴다. 제조업의 AI 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수출이 금지된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없어도 산업적인 응용은 중간급 칩으로 충분히 작동한다. 싸움터를 자신에게 유리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저비용 두뇌·몸통 단 中휴머노이드 -AI플러스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나. “작년에 중국의 가전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다녀왔다. 과거 2500명이 돌리던 라인을 지금은 로봇과 자율 운반차가 대신한다. 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돌아가는 공장, 이른바 ‘다크팩토리’(Dark Factory)다. 현재 중국에서 수백 개가 가동 중이다. 중국이 노리는 건 AI로 생산원가를 절반으로 자르는 것, 제조업 세계 1위를 기술이 아닌 원가절감으로 굳히는 것이다. AI를 목적이 아니라 돈 버는 수단으로 본다.” -중국의 AI플러스 전략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AI플러스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다. 반도체 빼고 제조업에서 중국을 앞서는 분야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다크팩토리로 인건비를 0에 수렴시키고 원가를 40~50% 낮추면 한국 제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경고음은 울리고 있지만 한국은 듣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제조업에서도 AI를 활용할 방안이 있다면. “한국이 미국에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를 투자해도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 그 해법으로 산업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한국의 제조업과 미국의 빅테크가 손 잡고 중국처럼 생산원가를 낮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현대차와 오픈AI, 삼성전자와 클로드, SK하이닉스와 구글이 손잡고 ‘한국형 AI플러스’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한국에서 다크팩토리를 만들어 원가가 50% 절감되는 것을 보여주는 시범사업을 한 뒤 미국에 이런 공장을 짓는 것이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도 상장해 주가가 폭등했다. “1600만 원짜리 휴머노이드가 로봇 시장의 문법을 바꿨다. 테슬라 옵티머스보다 싸고 더 많이 찍어낸다. 유니트리 G1은 글로벌 가격 파괴를 선도하며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의 32%를 장악했다. 중국의 강점은 부품 공급망이 전부 국내에 있다는 점이다. 모터·배터리·센서·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외국에서 조달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설치 시장 상위 4개사가 전부 중국 업체다. 로봇 시장을 만든 것도, 지배하는 것도 중국이다.” -중국 휴머노이드 밸류체인이 세계에 주는 영향력은. “딥시크라는 저비용 두뇌에 유니트리라는 저비용 몸통, 이 조합이 ‘피지컬 AI’ 양산 시대를 열고 있다. 모터·배터리·AI 모델·로봇 프레임까지 밸류체인이 중국 안에서 완결된다. 외부 의존도가 거의 없다. 역설적으로 이 지점이 한국의 기회다. 서방 기업들이 중국산 하드웨어를 꺼리는 상황에서, 자동차·정밀기계 기반을 갖추고 신뢰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한국이 믿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미국 제재에도 중국의 반도체·로봇 기술이 향상되는 이유는. “미국 제재가 오히려 자립을 강요했다. 화웨이가 미국 칩 공급이 끊기자 기린 칩을 스스로 만든 게 상징적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게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엔지니어 수는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공대생이 의대생보다 대우받는 나라, 그 선택이 지금의 기술력을 만들었다. 현재 반도체 자립도 33%, 로봇 자립도 55~65%다. 제재의 역설이다.” ●수명 다한 전략적 모호성 버려야 -이대로면 우리 기업이 코너에 몰리지 않을까. “가마솥의 개구리가 물이 뜨거워지는 걸 모르듯, 위기는 천천히 온다. 철강·조선·가전·화학은 이미 중국에 내줬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가 마지막 보루인데, 이마저 내주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해체된다. 다음 세대 기술인 HBM5·차세대 배터리·바이오신약에 지금 당장 베팅해야 한다. 중국보다 1~2세대 앞서 있으면 가격이 아닌 기술로 싸울 수 있다. 규제·주 52시간 근무·데이터·벤처자본 등 발목을 잡는 구조를 빨리 타개해야 한다.” -미중패권 시대 한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 “전략적 모호성은 수명이 다했다. 이제는 선택적 명확성의 시대다. HBM·AI 반도체·첨단 방산은 미국 동맹 체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경제와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실용적 관계를 끊을 수 없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최대 수출처다. 등을 돌리는 건 전략이 아니라 자해다. 미국도 중국도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것,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부품 공급자 포지션을 선점하면 양쪽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나라가 된다.” -오래전부터 중국을 지켜봤다. 느끼는 점은. “중국은 느리다는 편견은 착각이었다. 20년 전 중국 공대생은 100만 명이었다. 지금은 이공계 졸업생만 480만 명, 한국 전체 대학생보다 많다. 중국 기업가들의 위기의식은 한국보다 훨씬 날이 서 있다. ‘내일 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혁신을 만든다. 실패해도 다시 하는 집요함이 있다. 한국은 대기업 시스템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45일에 한 번씩 AI·빅데이터 등 첨단 산업을 함께 공부한다. 국가 장기 산업전략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밀어붙인다.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략이 흔들린다. 그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만들었다.” ■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와 IT애널리스트로 17년간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역임한 이후 20년여간 중국 경제와 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기술패권시대의 대중국 혁신전략’, ‘한국반도체 슈퍼乙전략’,‘차이나 퍼즐’ 등이 있다. 최광숙 대기자
  • 미국은 이란과 전쟁 중인데, 미군과 전쟁 중인 국방장관 [글로벌 인사이트]

    미국은 이란과 전쟁 중인데, 미군과 전쟁 중인 국방장관 [글로벌 인사이트]

    육군 현대화 주도한 드리스콜 장관헤그세스와의 마찰 끝에 결국 사표육참총장·해군장관에 육군장관까지전쟁 중에 공석 된 초유의 사태 발생인사 기준,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장성 감축 외치며 외모 기준 제시도트럼프는 여전히 헤그세스 전폭  신뢰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 국방부가 심상치 않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군 수뇌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터져 나오면서다.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장성들을 대거 물갈이했던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에도 군 지휘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강한 보수 성향의 헤그세스 장관이 이념전쟁에 몰두하면서 군 지휘 체계와 미래전에 대비한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 육군의 개혁을 이끌었던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까지 최근 헤그세스 장관과의 갈등 끝에 사의를 밝히면서 군 내부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임 의사를 밝힌 드리스콜 장관은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값비싼 전통 무기체계에 의존하는 대신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며 육군 현대화를 주도했다. 하지만 드리스콜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을 경질하고 고위 장성들의 승진을 잇달아 막으면서 갈등을 빚다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에 미군은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육군 장관과 참모총장이 모두 공석인 사태를 맞았다. ‘아프가니스탄의 마지막 미군’ ‘한 세대에 나올까 말까 한 명장’으로 불렸던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 육군 유럽·아프리카 사령관이 지난달 27일 사임한 배경에도 헤그세스의 몽니가 있었다. 상식적인 군 인사권자라면 1순위로 곁에 뒀을 베테랑이었지만, 헤그세스는 도나휴를 향해 ‘자기 홍보에 치중한다’는 식의 마타도어로 공격하며 스스로 군복을 벗게 만들었다. 헤그세스 장관과 수뇌부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전격 경질하는 것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흑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미군 최고위직에 오른 브라운 의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다. 이어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총장과 미 국가안보국(NSA)·사이버사령부를 동시에 이끌던 티머시 호크 사령관 등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헤그세스 장관의 칼끝은 개별 인사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엔 현역 4성 장군과 제독 자리를 최소 20% 줄이고 전체 장성급 직위도 10% 감축하도록 지시했다. 불필요한 지휘 계통과 관료주의를 걷어내고 전투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울러 미군 지휘부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등 이른바 ‘워크(woke·진보적 가치)’에 매몰돼 전투력이 떨어졌다며 문화전쟁도 벌였다. 군부와의 갈등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장면은 지난해 9월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펼쳐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세계 각지에 배치된 장성과 제독 수백명을 이례적으로 불러 모아 미군이 ‘전사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며 체력과 외모, 군 기강 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자신에 동의하지 않는 장성들에게는 “명예롭게 사임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미군 지휘부가 지나치게 비대해졌고 관료주의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신기술 도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첨단 기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지휘체계를 간소화하고 급변하는 양상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데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군 인사의 기준이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육군장관의 후임으로 헤그세스 장관의 측근인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군인 출신인 파넬 대변인은 트럼프 2기 국방부 수석대변인 겸 국방장관 수석고문에 임명되면서 헤그세스 장관의 최측근 인사가 됐다. 현재 미국은 중동에서 장기간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고, 중국의 팽창에 대비해야 하는 등 다양한 안보 현안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 최고위층의 잦은 교체와 인사 공백은 미국의 군사적 대응 능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드리스콜 장관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헤그세스 장관이 문화전쟁에 치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헤그세스 장관에게 힘을 싣는 모양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그는 펜타곤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며 옹호했다.
  • “같은 세대라 더 따진다”…‘청년 정치인’에 더 매서운 청년들

    “같은 세대라 더 따진다”…‘청년 정치인’에 더 매서운 청년들

    “청년 정치인이라고 무조건 청년 편일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 세대니까 더 꼼꼼하게 보게 되는 만큼 기성 정치인과 별 다를 바 없을 땐 가차 없습니다.” (30세 이정규씨) 1990년생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청년 정치인’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워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과 과거 행보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청년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8일 서울신문이 만난 10여명의 2030 청년들은 ‘젊다’는 이유만으로 청년 정치인을 자신들의 대변자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2030세대가 처한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고 실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더 엄격한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취업과 주거, 자산 형성 등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지, 공정성과 능력을 갖췄는지도 주요 판단 기준으로 꼽았다. 서울 직장인 전수아(29·여)씨는 “청년 정치인은 또래 청년들의 취업이나 주거 문제를 얼마나 이해하고 고민하느냐가 중요한데, 용 후보자의 논란을 보면 그런 모습은 찾기 어려워 아쉽다”고 밝혔다. 구호만 앞선 ‘청년 정책’ 대신 실제 삶에 와닿는 정책을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강모(34·남)씨는 “결혼이나 주거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서 청년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보다 실제로 내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보게 된다”며 “청년 몫이 필요해 나섰다는 식이면 공감보다는 반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청년 정치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잃고 주류 정치와 닮아가는 데 대한 아쉬움도 표출했다. 이씨는 “청년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건 신선하고 도전적인 모습인데, 용 후보자가 장관·의원 겸직에 나서거나 배우자에게 주요 당직을 맡겨 급여를 지급한 모습을 보면서 정작 본인은 특혜를 누렸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젠더 이슈에서도 ‘여성’ 정치인만 내세워서는 여성 청년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고, 여성 정치인이 여성·젠더 의제를 강하게 내세울수록 남성 청년층의 반발은 더 커졌다. 대학생 이모(24·남)씨는 “여성 정책도 필요하지만 다른 집단이 느낄 박탈감이나 역차별 논란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페미니즘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면서 청년층의 반발과 갈등을 키웠다”고 말했다. 대학생 안모(23·여)씨도 “젊은 여성 정치인이 국회에 더 많아져야 하지만, 여성 청년이라고 해서 젠더 의제를 내세운 정치인을 일률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젠더 의제를 실제 정책과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청년 정치인을 둘러싼 기대와 엄격한 검증은 과거에도 반복됐다. 2020년 국회에 입성한 1992년생 류호정 전 의원, 2022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1996년생 박지현 전 위원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엔 청년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까다로워진 분위기다. 이는 청년층이 체감하는 경제적 압박도 자리 잡고 있다. 취업문은 좁아지고 주거비 부담은 커진 데다 자산 형성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비슷한 또래의 정치인이 빠르게 정치적 기회를 얻은 데 대해 기대만큼 실망도 커질 수 있다. 취업준비생 김산(24·남)씨는 “취업도 어렵고 집값도 올라 미래를 계획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젊은 정치인이 나오면 ‘우리 고민이 더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며 “하지만 무능하거나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정말 청년을 이해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청년 정치인을 젊은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하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취업준비생 한모(25·여)씨는 “청년 정치인들이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용 후보자가 워킹맘을 내세웠지만 아이를 보좌관에게 맡기는 모습을 보면서, 정작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청년 워킹맘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청년 정치인이 공정성과 신선함을 자산으로 정치적 기회를 얻었는데 막상 기성 정치인과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더한 모습을 보이면 청년들의 실망과 배신감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미국은 이란과 전쟁중인데 미군과 전쟁중인 국방장관[글로벌인사이트]

    미국은 이란과 전쟁중인데 미군과 전쟁중인 국방장관[글로벌인사이트]

    육군 현대화 주도한 드리스콜 장관헤그세스와의 마찰 끝에 결국 사표육참총장·해군장관에 육군장관까지전쟁 중에 공석된 초유의 사태 발생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 국방부가 심상치 않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군 수뇌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터져 나오면서다.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장성들을 대거 물갈이했던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에도 군 지휘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강한 보수 성향의 헤그세스 장관이 이념전쟁에 몰두하면서 군 지휘 체계와 미래전에 대비한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 육군의 개혁을 이끌었던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까지 최근 헤그세스 장관과의 갈등 끝에 사의를 밝히면서 군 내부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임 의사를 밝힌 드리스콜 장관은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값비싼 전통 무기체계에 의존하는 대신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며 육군 현대화를 주도했다. 하지만 드리스콜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을 경질하고 고위 장성들의 승진을 잇달아 막으면서 갈등을 빚다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에 미군은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육군 장관과 참모총장이 모두 공석인 사태를 맞았다. ‘아프가니스탄의 마지막 미군’ ‘한 세대에 나올까 말까 한 명장’으로 불렸던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 육군 유럽·아프리카 사령관이 지난달 27일 사임한 배경에도 헤그세스의 몽니가 있었다. 상식적인 군 인사권자라면 1순위로 곁에 뒀을 베테랑이었지만, 헤그세스는 도나휴를 향해 ‘자기 홍보에 치중한다’는 식의 마타도어로 공격하며 스스로 군복을 벗게 만들었다. 헤그세스 장관과 군 수뇌부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전격 경질하는 것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흑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미군 최고위직에 오른 브라운 의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다. 이어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총장과 미 국가안보국(NSA)·사이버사령부를 동시에 이끌던 티머시 호크 사령관 등도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났다. 헤그세스 장관의 칼끝은 개별 인사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엔 현역 4성 장군과 제독 자리를 최소 20% 줄이고 전체 장성급 직위도 10% 감축하도록 지시했다. 불필요한 지휘 계통과 관료주의를 걷어내고 전투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울러 미군 지휘부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등 이른바 ‘워크(woke·진보적 가치)’에 매몰돼 전투력이 떨어졌다며 문화전쟁도 벌였다. 군부와의 갈등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장면은 지난해 9월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펼쳐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세계 각지에 배치된 장성과 제독 수백명을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불러 모아 미군이 ‘전사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며 체력과 외모, 군 기강 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자신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장성들에게는 “명예롭게 사임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미군 지휘부가 지나치게 비대해졌고 오랜 관료주의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신기술 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복잡한 지휘체계를 간소화하고 급변하는 전쟁 양상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군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데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인사기준,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장성 감축 외치며 외모 기준 제시도트럼프는 여전히 헤그세스 전폭 신뢰하지만 군 인사의 기준이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육군장관의 후임으로 헤그세스 장관의 측근인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군인 출신인 파넬 대변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방부 수석대변인 겸 국방장관 수석고문에 임명되면서 헤그세스 장관의 최측근 인사가 됐다. 현재 미국은 중동에서 장기간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고, 중국의 팽창에 대비해야 하는 등 다양한 안보 현안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 최고위층의 잦은 교체와 인사 공백은 단순한 조직 내부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대응 능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드리스콜 장관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헤그세스 장관이 문화전쟁에 치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CNN방송은 헤그세스 장관이 육군을 현대화하고 새로운 전쟁 환경에 적응시키기 위한 노력을 주도하던 군 주요 직책 인사들을 밀어낸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헤그세스 장관에게 힘을 싣는 모양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그는 펜타곤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며 옹호했다.
  • [서울광장] 고위공직자에게 필요한 공정이란

    [서울광장] 고위공직자에게 필요한 공정이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는 불법이 아니다. 국회법(29조)이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그동안 장관이 되면 지역구 의원은 사퇴하지 않았고 비례대표 의원은 사퇴했다. 지역구 의원 사퇴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고, 소속 정당의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다. 비례대표 의원은 후순위가 의원직을 그대로 물려받아 정상적이라면 소속 정당 의석수에 변화가 없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사퇴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 의석을 승계한다. 용 후보자는 22대 총선에서 ‘떴다방’인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됐고 이후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기본소득당은 원외 정당이 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일 용 후보자에게 의원직이나 장관직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전면 금지하라고 주장했다.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입법부의 기본적 책무를 훼손하고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왜곡된 정치 행위라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19년 현직 국회의원이 행정 각료를 겸직하면 법안 대표 발의 건수가 14.5건 줄어든다는 연구를 내놨다. 장관 겸직 의원이면 장관 보수만 받지만 의원실 유지에 필요한 보좌관 인건비, 사무실 유지비 등은 그대로 지원된다. 장관 그만두고 바로 의원 업무를 시작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관료 출신 장관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기본소득당은 2020년 2월 ‘기생충 정당 양산하는 국고보조금 폐지하라’는 기자회견을 했다. 용 후보자는 그해 21대 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원내 정당이 되면 국고보조금(경상보조금)을 받는다. 용 후보자는 인선 발표 이후 “소속 정당이 원외 정당이 되는 어려움이 있고, 차기 총선에는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의원직을 겸직하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돈과 권력을 쥐고 입장을 바꿨다. 용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는 ‘세대 간, 성별 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했다. ‘30대 장관’, ‘워킹맘’, ‘청년 정치인’이란 상징에 청년층이 대리 만족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에 쓴웃음이 나온다. 개각 발표 이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가 18~29세 53%, 30대 60%다. 청년에게 용 후보자의 발탁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다’와 완전히 상반되는 사건이다.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면서 공정성 여부가 또 불거질 거다. 실거주 중심 세제정책의 주무 장관인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7년 보유 아파트에 딱 4개월 살았다. 전용면적 54.4㎡인 아파트는 재건축 중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개포동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는 처남 찬스로 강남 도곡렉슬 아파트에 시세보다 훨씬 싸게 전전세를 살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장모 도움으로 집을 샀다. 매년 공개되는 고위공직자 재산과 전년 대비 증가액은 일반 국민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인지 가족 간 금전 지원 규모도 크다. 상속계급사회에서 자산을 물려받지 못한 고소득·저자산가(HENRY)는 불공정을 느낀다. 월급 많다는 이유로 세금 많이 내고 정부 지원에서는 배제되지만 근로소득 격차만으로는 자산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워서다. 여기에 더해 고위 공직자들은 각종 규칙을 정하면서 자신에게는 개인 사정, 당시는 합법, 오랜 관행이었다는 예외 사유를 붙인다. 출발선이 다른데 적용되는 규칙마저 다르다면 먼저 기회와 자산을 확보한 뒤 뒤늦게 올라오는 세대의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공직자는 본인이 지키지 않았고, 지킬 수 없는 규칙을 국민에게 쉽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자신에 대해 보다 엄격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공정을 가르치기 전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규칙 그 이상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공정을 외쳐도 또 다른 기득권의 언어일 뿐이다. 전경하 논설위원
  • 공연부터 특강까지…동대문구, 2026 양성평등주간 성황리 개최

    공연부터 특강까지…동대문구, 2026 양성평등주간 성황리 개최

    서울 동대문구는 양성평등주간(9월 1일~7일)을 맞아 지난 5일 동대문구청 2층 다목적강당과 아트갤러리 일대에서 ‘다름을 잇다, 함께 빛나다 2026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행사는 구민들이 일상에서 양성평등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공연부터 표창, 강연, 체험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오전 행사는 동대문구립소년소녀합창단의 축하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이어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한 가족뮤지컬 ‘체인지 업’이 무대에 올라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기념식에서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실현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에 대한 표창이 수여돼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기념식 후에는 이호선 교수의 명사특강이 진행됐다. 이 교수는 세대 간 생각과 가치관의 차이를 주제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소통법과 일상 속 갈등을 건강하게 풀어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아트갤러리 일대에서 체험 부스와 캠페인이 함께 운영돼 참여의 폭을 넓혔다. 이날 행사에는 총 600여명의 구민이 참여해 공연과 체험, 캠페인, 특강을 함께하며 양성평등의 의미를 되새겼다. 최동민 구청장은 “행사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가족과 세대가 함께 소통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성별과 세대의 차이를 넘어 모든 구민이 서로 존중하는 양성평등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없는 예산까지 만든 ‘청년 대 전장연’ 갈라치기 중단 및 부실 AI 사업 해명 촉구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가 편성한 청년 AI 지원 예산의 삭감분을 전장연 관련 사업의 재원으로 돌리려 한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실체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엄중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고 본질을 흐리는 정략적 프레임 확산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최정은 대변인 논평 전문 없는 예산까지 만들어낸 ‘청년 대 전장연’ 갈라치기, 오세훈 시장은 부실한 AI 사업부터 해명하십시오 서울시의회가 삭감한 청년 AI 추경 예산을 전장연 관련 사업으로 돌린다는 추측성 보도가 나왔습니다. 사실과 명백히 다릅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사실관계를 바로잡기는커녕 ‘청년 대 전장연’ 갈라치기에 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가 심사 중인 이번 추경에는 이른바 ‘전장연 예산’도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복원 예산도 편성돼 있지 않습니다. 더구나 청년 AI 예산이 삭감된 것은 준비도, 타당성도, 목표도 없는 부실한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총 225억원이 투입될 사업임에도 정책 수요와 효과, 사업 규모와 교육계획, 법으로 정해진 사전절차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AI 지원 추경안을 8월 10일 의회에 제출한 뒤 청년 대상 수요 조사를 8월 18일에 시작하는 사업이 준비가 된 사업입니까? 정책 수요를 확인해 사업을 설계한 것이 아니라 예산부터 편성한 뒤 뒤늦게 필요성을 끼워 맞춘 것은 아닙니까. 더구나 50만 명 지원 대상도 주먹구구식 산출 규모였습니다. 추경 56억 2500만원, 총 225억원의 사업임에도 서울시가 접촉 중인 후보 업체는 사실상 한 곳에 불과했습니다. 충분한 검증도 없이 진행한 사업에 대한 예산 삭감을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지원도, AI 미래산업 육성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타당성도 없고, 준비도 되지 않은 사업에 허투루 예산이 쓰이지 않도록 의회 본연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은 추경 예산 삭감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마십시오. 수요 조사보다 예산 편성을 먼저 한 이유, 지원 대상을 50만명으로 정한 근거, 총 225억원이 필요한 이유부터 명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부실한 사업 설계에 대한 책임은 서울시에 있습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시민의 세금이 적재적소에 사용되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하겠습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최정은
  • [손열 칼럼] 한국 외교가 직면한 불신의 이중구조

    [손열 칼럼] 한국 외교가 직면한 불신의 이중구조

    한국은 불신의 시대에 진입했다. 지난 8월 3일 발표한 동아시아연구원(EAI)의 동아시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는 45%, 일본은 37%, 중국은 15%이다. 반대로 불신의 수준은 중국이 74%, 일본 52%, 미국 46% 순이다. 한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는 2022년 85%에서 불과 4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 6월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의 36개국 여론조사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 평균 47%를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에 대한 신뢰는 2017년 사드 보복 이래 줄곧 10%대에 머물고 있다. 일본의 경우 ‘노(No) 재팬’ 등 불매운동이 뜨겁던 2020년 4.4%까지 떨어진 신뢰도가 2026년 37.1%까지 상승해 미중 양국의 경우와 대비되지만, 여전히 국민의 반 이상은 일본에 대한 불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본래 국제정치는 세계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무정부 상태이고, 항시 생존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세계이다. 이런 구조에서 신뢰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상대국과 신뢰가 쌓여 있을 때 상대의 의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지고 우발적 충돌 위험이 완화되며, 측정 가능한 경제적 이익이 창출된다. 반면 신뢰가 없으면 오해, 긴장,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협력의 유인이 낮아진다. 신뢰는 협력의 촉매자가 되고 불신은 협력의 방해자가 된다. 그런 가운데 입장이 비슷한 국가들은 군사동맹, 무역협정, 경제연합, 기술제휴, 기후협정 등을 통해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며 평화와 번영을 추구했다. 현재 신뢰의 체계는 악화일로다. 이는 일부 국가의 일시적 갈등이나 감정적 대립이 아니라 국제 질서의 근본적 변화에 기인한다. 신뢰의 중심축이던 미국은 패권 쇠퇴에 따라 각종 국제제도에 대한 지지를 축소하거나 철회하고, 동맹 공약을 조건화·거래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강압적 행동으로 국제사회의 기존 규칙과 규범을 파괴하고 있고, 중국은 공급망 등 협력의 연결고리를 지정학적 압박과 보복의 수단으로 무기화해 경제적 신뢰 체계를 흔든다. 한국 여론은 미국이 자국우선주의에 입각해 가치와 신뢰 기반 동맹에서 거래 기반 동맹으로 전환하는 것에 위화감, 불안감, 배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중국 경제에 과잉 의존하면 취약성이 증대되어 언제든 보복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일본의 경우, 관계 개선에 따른 호감도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역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무역 보복의 기억이 여전히 협력의 기운을 억누르고 있다. 이렇듯 신뢰 자산이 하락하는 가운데 현 정부는 과거와 달리 이들 국가와 합의나 협정을 맺을 때나 협력의 범위를 확장할 때 더 많은 거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공약 이행 의지가 의심되므로 위험회피(헤징)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상대 행동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기 쉽지 않다. 더욱이 정부는 대외 불신이 국내적으로 분열되는 양상을 목도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응답자들은 미국에 대해 63%(신뢰) 대 32%(불신)로 신뢰를 보였고, 진보 진영은 34% 대 59%로 불신이 높다. 일본에 대해서도 보수는 54% 대 39%로 신뢰가 높고, 진보는 22% 대 66.7%로 불신이 높다. 압도적 불신의 대상인 중국에 대해서도 보수는 12% 대 85%로 불신이 깊지만 진보는 26.4% 대 63%로 그 정도가 낮다. 현 정부를 지지하는 진보 진영은 미국과 일본을 불신하고 중국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불신감을 가진 반면 보수 진영은 미국과 일본을 신뢰하고 중국에는 강한 불신감을 표시한다. 이런 경우 정부는 특정국 관계에 전략적 결단을 내릴 때 상대 진영으로부터 ‘굴종 외교’, ‘안보 실종’ 등 반대에 직면하고, 내부 분열로 상대국에 신뢰의 시그널을 주지 못해 협상력이 약화되고 종종 결정 연기나 미봉책에 머무른다. 핵심 외교 합의는 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흔들리거나 번복되어 상대국으로부터 신뢰 상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렇듯 대외 불신과 대내 분열의 이중 구조는 한국 외교의 활로를 제약하고 있다. 실용주의 원칙에 기반하고 진영논리를 넘는 외교정책을 견지하지 않고서는 불신의 세계에서 신뢰 네트워크를 재구축하기 어렵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진우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연임… ‘힙불교’ 잇는다

    진우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연임… ‘힙불교’ 잇는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연임에 성공한 두 번째 총무원장이 됐다.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 이후 13년 만이다. 조계종은 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치러진 총무원장 선거에서 진우 스님이 선거인단 321명 중 183표(57.0%)를 받아 제 38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새 총무원장의 임기는 오는 28일부터 시작된다.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조계종의 총무원장은 사실상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자리다. 진우 스님은 지흥 백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관응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신흥사, 용흥사, 백양사 주지 및 불교신문 사장, 조계종 제8대 교육원장을 역임했으며 2022년 제37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했다. 진우 스님의 재선은 조계종 구성원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불교의 문화를 유행처럼 즐기는 ‘힙불교’ 열풍이 부는 가운데 불교의 대중화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것이 이번 연임 성공의 동력으로 보인다. 다만 불교계에서 예상했던 진우 스님의 ‘압승’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우 스님이 138표(43.0%)나 받은 만큼 종단 내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승적, 금권 선거 등 여러 의혹 제기와 종단 안팎의 고소·고발도 이어졌던 만큼 신뢰 회복과 갈등 봉합, 종단 내 화합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우 스님은 “선거 과정에서의 모든 인연과 의견을 소중히 품겠다”며 “불교를 더욱 젊고 역동적으로 만들어 한국 불교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 연임 성공한 진우스님 “더 젊고 역동적인 불교 만들 것”

    연임 성공한 진우스님 “더 젊고 역동적인 불교 만들 것”

    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3일 치러진 제38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이 연임한 것은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 이후 13년 만이다. 진우스님은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자승 스님에 이어 두 번째로 연임한 총무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조계종은 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치러진 총무원장 선거에서 진우스님이 선거인단 321명 중 183표(57.0%)를 받으며 당선됐다고 밝혔다. 4일 원로회의를 열어 인준 절차를 거친다. 새 총무원장의 임기는 오는 28일부터 시작된다. 진우 스님은 향후 4년간 다시 조계종을 이끈다.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조계종의 총무원장은 사실상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자리다. 총무원장은 조계종을 대표하는 동시에 해인사와 통도사, 송광사 등 전국 25개 교구본사를 포함한 3000여개 사찰을 관리한다. 각 사찰의 주지 임면권과 함께 종단과 사찰에 속한 재산을 감독·승인하는 권한을 지니는 등 종단의 일반 행정을 도맡는다. 진우 스님은 지흥 백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관응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신흥사, 용흥사, 백양사 주지 및 불교신문 사장, 조계종 제8대 교육원장을 역임했으며 2022년 제37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했다. 진우 스님의 재선은 조계종 구성원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불교의 문화를 유행처럼 즐기는 ‘힙불교’ 열풍이 부는 가운데 불교의 대중화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것이 이번 연임 성공의 동력으로 보인다. 다만 불교계에서 예상했던 진우 스님의 ‘압승’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우 스님이 138표(43.0%)나 받은 만큼 종단 내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승적, 금권 선거 등 여러 의혹 제기와 종단 안팎의 고소·고발도 이어졌던 만큼 신뢰 회복과 갈등 봉합, 종단 내 화합도 진우 스님이 임기 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우 스님은 “선거 과정에서의 모든 인연과 의견을 소중히 품겠다”며 “불교를 더욱 젊고 역동적으로 만들어서 한국 불교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 신미숙 경기도의원 “뉴스테이 임대기간 끝나도 공공의 역할은 끝나선 안 돼”

    신미숙 경기도의원 “뉴스테이 임대기간 끝나도 공공의 역할은 끝나선 안 돼”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옛 뉴스테이)의 임대의무기간 만료를 앞두고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도가 매각·처분 실태 전수조사와 상시 협력창구 마련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신미숙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화성4)은 2일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임대의무기간 종료에 따른 사후 제도 미비를 짚으며 경기도의 적극적인 행정 개입을 촉구했다. 신미숙 부위원장은 “뉴스테이는 민간의 자금과 역량을 활용한다는 명목으로 도입됐지만 공공택지와 주택도시기금, 각종 세제 지원 등 상당한 공적 지원을 바탕으로 추진된 정책사업”이라며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는 공공의 역할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부위원장은 법적 공백을 짚으며 “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은 임대의무기간 중 임대료와 임대기간 등에 관한 의무는 규정하고 있지만, 기간 종료 이후 매각·처분계획의 사전통지, 임차인과의 협의, 우선양도, 감정평가 및 가격산정 절차에 관한 통일된 기준은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도내 임대기간 종료 현황을 살펴보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기도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경기도 내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17개 시·군, 52개소에 걸쳐 총 3만 8,850세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당장 2027년까지 12개 단지 1만 445세대의 임대의무기간이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화성시 동탄지역 역시 5개 단지 3,415세대가 매각 및 처분 방식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신 부위원장은 일반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입주 자격이나 조건 외에도 퇴거 및 분양전환에 관한 명문화된 기준을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의무기간 종료 이후의 절차 규정이 전무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특히 지난 8월 27일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동탄구청에서 개최된 현장회의를 언급하며 “주민들이 국민권익위원회까지 찾아가 조정을 요청해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지역에서 신속하게 상담하고 협의를 지원할 제도적 창구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 부위원장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향해 세 가지 중점 대안을 공식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도내 기업형임대주택 및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의 임대의무기간 종료 현황과 매각·처분계획 전수조사 실시 ▲시·군, 입주민, 사업자 간 갈등을 조율할 경기도 차원의 상시 협력창구 신설 ▲매각계획 사전통지 의무화, 임차인 우선협상권 보장, 복수 감정평가 의무화 및 분쟁조정 절차 마련을 위한 관련 법률 개정 건의 등이다. 신미숙 부위원장은 “경기도가 매각가격이나 계약조건을 직접 결정할 수는 없지만,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도민의 주거 불안을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며 “주민과 시·군, 정부와 관계기관을 연결하고 갈등을 조기에 조정하는 일은 경기도가 지금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신 부위원장은 “도민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곳, 도민의 머릿속에 ‘추미애의 경기도’를 떠올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본 의원도 관련 법률 개정 촉구 건의안이 실질적인 제도개선으로 이어질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발언을 매듭지었다.
  • [박진 칼럼] 자율과 책임, 의식과 제도의 미스매치

    [박진 칼럼] 자율과 책임, 의식과 제도의 미스매치

    우리 사회의 문제를 파다 보면 결국 국민의식으로 돌아가곤 한다. 국민의식을 분류하는 방법은 많으나 여기서는 개인의 사회에 대한 자율성과 책임성을 기준으로 나누어 보자. 자율성은 남의 시선이나 사회적 관습보다 자신의 원칙에 따라 삶을 선택하는 정도를 말한다. 책임성은 법적 의무가 아니어도 사회의 이익을 위해 나의 불편이나 손해를 감수할 의향을 말한다. 자율성과 책임성의 고저에 따라 국민의식은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우리는 당연 이 두 가지가 모두 높은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남의 눈을 의식하는 등 개인의 자율성이 약한 편이었다. 사회적 동질성이 높아 남과의 비교가 쉽고 이질성에 대한 수용도가 낮아 남과 다른 행태를 보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에 대한 개인의 자율성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세대 간 인식 차이는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사회적 책임성은 낮은 편이다. 한국인은 가족, 동창 등 사적이고 작은 공동체에서는 책임을 다하지만 사회로 공동체가 확장되면 책임성이 약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다양한 국제조사에서 기부, 봉사활동, 자발적 시민단체 참여, 문화적 포용성 등의 지표가 모두 OECD 평균 이하로 나타난다. 행정연구원의 2025년 시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의 사회적 책임성을 보이는 지표들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우리의 사회적 책임성이 낮은 이유는 정부 주도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국가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라는 인식이 형성된 탓이 크다. “귀하는 담배꽁초를 길에 버리거나 지하철에서 크게 전화하는 등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2025년 KDI가 국민 1000명에게 물어본 이 설문에 경찰 등 공권력이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52.0%로 절반을 넘겼다. 주변 시민의 부드러운 지적(35.4%), 양해(12.7%)가 뒤를 이었다. 필자는 공회전 차량 운전자에게 공손하게 지적을 하곤 하는데 그러면 “뭐하는 분이세요?”라는 반응을 가장 많이 듣는다. 이 두 사례는 우리가 공중도덕을 시민 간 약속이 아니라 정부의 단속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증거다. 사회적 책임성은 공권력의 단속이 아니라 시민 간 자율적 자정 능력에서 시작된다. 그러다 보니 우리에겐 국민의식 관련 두 가지 미스매치가 있다. 첫째, 자율성과 책임성의 미스매치다. 개인의 자율성이 확대되면 사회질서 유지에 책임성이 더 중요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시민의 책임이 실종된 사례를 많이 본다. 교차로 꼬리물기, 인도(人道) 장기 점거 농성, 공공장소 내 고성통화 등이 그 예이다. 이런 사례는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킨다. 신뢰가 약화되면 이런 사회에 대해 나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지 회의가 생긴다. 결국 책임과 신뢰는 악순환된다. 그래서 책임성 강화는 사회적 신뢰에도 도움이 된다. 둘째, 국민의식과 제도의 미스매치다. 청년층의 의식은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하고 있으나 우리의 각종 제도는 집단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가족을 전제로 한 복지제도, 획일적 입시제도 등이 그 예이다. 자율성과 다양성이 높아진 청년층이 기성세대가 만든 획일적 집단주의 옷을 입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의 제도가 개인의 자율성 확대에 맞추어 변화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두 가지 미스매치는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에 모두 해악을 끼치고 있다. 낮은 사회적 책임성은 타인과 제도에 대한 신뢰를 낮추어 거래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키운다. 또한 자율성을 억누르는 제도는 혁신동기와 효율적 자원배분을 훼손한다. 사회적 책임성을 위한 공동체 교육, 시민의식 개혁, 책임성에 대한 보상 강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청년의 자율성을 인정하도록 제도와 문화를 재설계해야 한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되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에 걸맞은 시민의식과 제도다. 내 삶에 대한 자율과 그 자율을 보장하는 사회에 대한 책임, 그리고 인식변화를 지원하는 제도가 함께 커가야 한다.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유종상 경기도의원 “학온지구 중학교 수요 재산정하고, 일반산단 기업이전대책 조속히 공개해야”

    유종상 경기도의원 “학온지구 중학교 수요 재산정하고, 일반산단 기업이전대책 조속히 공개해야”

    광명학온공공주택지구 내 중학교 신설을 두고 교육 당국이 기존 학교 분산 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경기도의회에서 대규모 추가 개발 수요를 반영해 학생 발생률을 원점에서 재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유종상 의원(더불어민주당, 광명3)은 2일 도의회 의원실에서 경기도 관계 부서와 정담회를 열고, 최근 열린 학온지구 중학교 신설 실무협의회 결과를 보고받은 뒤 향후 대응책을 집중 논의했다. 앞서 지난 7월 말 경기도 관계 부서와 경기도교육청, 광명교육지원청, 경기주택도시공사(GH) 실무진은 학온지구 중학교 신설 실무협의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경기도교육청과 광명교육지원청 등 교육 당국은 교육부의 「지방교육행정기관 재정투자사업 심사 지침」상 신설 승인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온지구를 포함해 인근 구름산지구와 소하2동 주택개발 계획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기존 소하중학군 내 학교들에 분산 배치하면 학생 수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대해 유종상 의원은 “교육 당국의 판단은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이라며 강력히 반박했다. 유 의원은 “현재 광명시에는 오는 2031년 준공을 목표로 2,022세대 규모의 광명문화복합단지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러한 대규모 추가 개발 수요를 반드시 반영해 학생 발생률을 원점에서 전면 재산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문화복합단지 개발 수요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한다면 현행 「지방교육행정기관 재정투자사업 심사 지침」 체계 내에서도 충분히 중학교 신설을 관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도 관계 부서가 주도적으로 나서 교육부 사전컨설팅을 신청하는 방법 등 학온지구 중학교 신설을 성사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돌입해 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유 의원은 광명 지역 내 대규모 개발 사업 전반에 대한 도 차원의 철저한 대비책도 함께 촉구했다. 특히 지난 7월 31일부터 개시된 ‘광명시흥 3기 신도시’ 토지 보상 추진 현황을 점검하며 “보상 협의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주민들의 다양한 불만과 요구를 선제적으로 조율하지 못하면 보상 지연으로 인해 전체 신도시 사업 추진이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경기도와 G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갈등을 최소화할 종합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광명시흥 일반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기존 입주 기업의 이탈 현상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유 의원은 “일반산단의 구체적인 분양 시기가 불투명하다 보니 기존 기업들이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인근 지자체로 이전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유출 현상이 지속되면 산단이 완공되더라도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경기도와 관계 기관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실효성 있는 기업 이전 대책을 마련해 조속히 공개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 유호준 경기도의원, 교육부 혐오·차별 가이드북 성소수자 삭제에 유감... “혐오를 외면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유호준 경기도의원, 교육부 혐오·차별 가이드북 성소수자 삭제에 유감... “혐오를 외면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경기도의회 유호준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양주 다산1동)은 교육부의 「혐오·차별 표현 예방 및 대응 가이드북」 최종본에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등 성소수자 관련 기술이 배제된 것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이미 존재하는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외면하는 반교육적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가이드북은 배재고 야구부의 5·18민주화운동 왜곡·조롱 응원 사태를 계기로 교내 차별적 언행을 근절하고 체계적인 대응 체계를 세우기 위해 기획됐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이 작성한 초안에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자행되는 혐오의 개념 정의를 비롯해 실제 피해 사례, 학교 차원의 대처 지침 등이 명시돼 있었으나 교육부의 최종 검토 단계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호준 의원은 “혐오와 차별을 예방하겠다는 가이드북에서 대표적인 혐오·차별의 표적이 돼 온 성소수자 학생의 존재와 피해를 지운 것은, 가이드북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평등과 포용, 연대의 가치를 배워야 할 공간이지, 혐오를 침묵으로 덮는 공간이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학내 혐오 노출 실태를 보여주는 통계도 함께 제시됐다.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58명 중 절반에 가까운 76명이 교사로부터, 대다수인 151명이 동료 학생에게서 혐오 표현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129명은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한 채 홀로 인내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유 의원은 “이 수치는 성소수자 학생이 학교 안에서도 혐오와 차별, 고립의 위험에 놓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교육부가 ‘반대 민원’의 부담을 이유로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면, 이는 피해 학생 보호보다 혐오에 반대하는 민원을 우선한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자문 전문가들의 집단 사퇴 정황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유 의원은 검토에 참여한 전문위원 7명 중 6명이 교육부의 성소수자 조항 배제 조치에 항의하며 물러났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현장 전문가들이 지침의 실효성 훼손을 우려했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면, 교육부는 이 가이드북이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유 의원은 경기 지역의 교육 자치 역사와 학생인권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2010년 제정된 「경기도 학생인권 조례」와 함께 학교를 다닌 세대”라며 “경기교육은 학생인권 조례 제정 당시부터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 왔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는 특정 학생에게 특혜를 주자는 주장이 아니라, 어떤 학생도 자신의 정체성을 이유로 모욕과 배제, 폭력에 노출돼서는 안 된다는 최소한의 교육 원칙”이라며 “제11대 경기도의회에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학생인권 조례 폐지 시도에 맞서 학생인권의 후퇴를 막고자 노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유호준 의원은 “성소수자 학생의 존재를 지우는 방식으로 갈등을 피하려는 태도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과 혐오를 겪는 학생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이라며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모든 혐오·차별 표현에 대해 학교가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경위를 투명하게 설명하고, 가이드북 배포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경기도의회 역시 경기교육에서 어떠한 학생도 자신의 존재를 이유로 배제되거나 침묵을 강요당하지 않도록 학생인권과 차별금지의 원칙을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 “경희대서 만난 파리의 연인”… 지구 온도 1.5도 담은 ‘평화음악회’ 열린다

    “경희대서 만난 파리의 연인”… 지구 온도 1.5도 담은 ‘평화음악회’ 열린다

    경희학원은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Peace BAR Festival 2026’ 및 ‘제2회 미원평화상 시상식’ 기념 평화음악회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음악회는 융복합 음악극 ‘파리의 연인 in Kyung Hee: 1.5도의 사랑’을 선보인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지구 온도 상승 1.5도 억제’ 목표를 평화 선언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기후 위기 속에서 환경 운동가 윤서(황수미 교수)와 문학도 민재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클래식, 팝페라, 무용, 연극이 결합해 입체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 Peace BAR Festival은 ‘평화 혹은 붕괴: 지구행성사회의 문명 미학을 향해’를 주제로 열린다. 제2회 미원평화상 수상 기관에는 1945년 창립 이래 핵 위협을 경고해 온 세계원자과학자회(BAS)가 선정됐다. 무대에는 소프라노 황수미, 피아니스트 김태형,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 배우 조한철·정영주, 무용수 김지영, 최영선 지휘자의 밀레니엄 오케스트라 등이 오른다. 경희대 재학생과 어린이 중창단도 참여해 세대를 잇는 예술적 연대를 보여준다. 총연출은 이의주 연출가가 맡았다. 전석 무료이며 공연 포스터의 QR 코드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 한국 포기한 캐나다의 굴욕…美 “놀이공원 잠수함으로 전쟁할 거야?” 조롱 [핫이슈]

    한국 포기한 캐나다의 굴욕…美 “놀이공원 잠수함으로 전쟁할 거야?” 조롱 [핫이슈]

    미국이 무역 갈등을 겪는 캐나다의 해군력을 겨냥한 조롱을 내놓았다. 내셔널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31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현지 언론(CNBC)에 출연해 캐나다 잠수함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매체에 “우리는 캐나다와 전쟁 중이지 않다. 어떻게 캐나다와 전쟁을 벌일 수 있겠나”라고 말한 뒤 “(만약 전쟁을 벌이면) 캐나다가 에드먼턴 쇼핑몰에 있는 잠수함 두 척을 미국에 보내기라도 할까”라며 농담조로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 간의 무역 분쟁이 양국 간의 갈등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면서도 캐나다의 해군력을 빗대 조롱한 것이다. 베센트 장관이 언급한 에드먼턴 몰에는 1985년에 개장한 ‘심해 모험’(Deep Sea Adventure)이라는 놀이기구가 존재했다. 해당 놀이기구는 쇼핑몰을 관통하는 스릴을 제공했으며, 여기에는 실제 잠수함 형태로 제작된 관광용 잠수함 4척이 동원됐다. 해당 놀이기구는 관광객 감소로 2012년 해체·폐기됐으나, 해군력 중에서도 잠수함 전력이 특히 부족한 캐나다는 종종 에드먼턴 몰이 등장하는 조롱의 대상이 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해당 놀이기구가 성행하던 당시 현지에서는 쇼핑몰 안에 있는 관광용 잠수함 수가 캐나다 해군의 실제 잠수함 수보다 많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베센트 장관의 ‘에드먼턴 몰의 잠수함 두 척’은 바로 이 놀이시설을 빗댄 것으로, ‘쇼핑몰에 있던 잠수함’이나 가지고 있는 캐나다는 애당초 미국에 맞설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캐나다의 잠수함 전력 상황, 어느 정도길래?현재 캐나다 왕립 해군은 노후화된 잠수함 4척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 잠수함은 집중적인 정비 일정으로 인해 보통 한두 척만 동시에 작전 운용이 가능한 상태다. 이 중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1980년대에 영국에서 건조된 40년 노후함이다. 무려 1조원대의 예산을 투입해 잠수함 현대화 사업(VCM)을 진행했지만 선체 피로도가 극에 달해 있다. 캐나다의 노후한 잠수함 전력과 관련해 미국의 국방·안보 전문 온라인 매체인 리얼클리어디펜스는 지난 6월 “차세대 잠수함 인도가 2032년 이후로 지연된다면 캐나다 해군은 계속해서 노후 장비에 의존해야 한다”며 “캐나다 승조원들이 선령 50년에 육박하는 잠수함에 승선해 잠수해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기계적 위험을 의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제는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인도가 실제로 2032년 이후로 지연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7월 캐나다는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최종우선사업자로 한국 한화오션이 아닌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선정했다. TKMS는 캐나다에 2036년까지 잠수함 4척을 인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독일은 자국과 노르웨이의 생산 순번까지 일시 양도하기도 했다. 반면 경쟁을 벌인 한화오션은 2032년에 첫 전함 인도, 2035년에 4척 완제 인도라는 타임라인을 제시했으나 결국 ‘나토의 벽’을 넘지 못한 채 탈락했다. 당시 리얼클리어디펜스는 “캐나다가 한화오션을 선택해 첫 번째 함정을 2032년에 인도받으면 빅토리아급 잠수함에 의존해야 하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반면 독일 TKMS의 인도가 2036년 이후로 지연될 경우 캐나다는 심각한 전력 공백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뼈 있는 농담’은 결국 선령 50년에 육박하는 잠수함으로 몇 년은 더 버텨야 하는 캐나다의 해군력을 꼬집은 것이며, CPSP 선택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셔널포스트는 “지난 7월 캐나다는 TKMS로부터 최대 12척의 신형 잠수함을 구매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첫 번째 발주분은 2034년에야 인도될 예정”이라고 짚었다. “캐나다는 실제 국가도 아니야”한편 캐나다와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날 선 비판을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캐나다가 국가(state)처럼 대우받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국가가 아니다”라며 “왜 미국이 캐나다를 보조해야 하나. 매우 실질적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도 “미국 기업이 캐나다 상품을 수입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어 “캐나다는 무역 문제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국가 중 하나”라며 “수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을 상대했지만, 캐나다가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향해 “주지사”라고 칭하거나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주총리를 자신의 “졸개”라 부르며 캐나다인들을 자극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개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캐나다인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포드 주총리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거만하고 건방진 불량배“라고 맞받아쳤다.
  • 무임승차에 투잡 논란… 빛바랜 90년대생 장관

    무임승차에 투잡 논란… 빛바랜 90년대생 장관

    용혜인, 관례 깨고 의원직 사퇴 거부공정 논란 속 여권 지지층서도 비판 1987년 이후 ‘최연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여권 지지층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1990년생인 용 후보자가 재선 비례대표를 한 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무임승차’ 비판이 나왔다. 여성·청년의 민심을 회복하기 위한 파격 발탁이 오히려 공정 논란에 불을 붙인 가운데 용 후보자가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용 후보자는 31일 비례대표 의원직 겸임 여부에 대해 “당 소속 유일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의원직 사퇴를 거부했다. 그는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며 다음 총선에는 비례대표로 나가지 않을 것이란 뜻을 전했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은 국무위원의 겸직이 허용된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은 입각 시 사퇴가 오랜 관례였다. 다만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소속으로 의원이 된 용 후보자가 사퇴하면 의원직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으로 넘어가고 기본소득당은 원외 정당이 된다. 전날 용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친명(친이재명)계 커뮤니티에서는 비판 글이 잇따랐다. 여기에 용 후보자가 의원직 사퇴까지 거부하며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에서는 용 의원의 입장문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될 걸 왜 대통령을 힘들게 하나”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비례대표로 의원 배지 달았다면 이미 그 자체로 특혜”(딴지 게시판), “욕심이 과하다”(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는 등 용 후보자 ‘비토’가 쏟아졌다. 진보 정당에서도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에 찬성한 용 후보자에 대한 비판 입장이 나왔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피해자들의 거센 우려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던 인사가 여성과 소수자, 피해자의 권리를 책임질 적임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명을 냈다. 여성계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원민경 장관이) 여성계의 동의 속에 본격적인 정책 추진을 기대하던 시점에서 이뤄진 갑작스러운 교체는 ‘실력 중심 개각’이라는 청와대 설명을 무색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신현영 전 의원은 이날 늦게 페이스북에 개인 자격으로 쓴 글이라고 전제한 뒤 “국민들께서, 특히 청년 세대의 감성으로는 (의원직 겸직을) 절대 용인할 수 없으며 우리 사회의 불공정 이슈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장관직 그리고 의원직 중 한 가지를 선택하고 집중해달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대체로 엄호에 나서는 분위기다. 서미화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용 후보자는 실력과 청년 정치인으로서의 경험, 워킹맘이자 청년으로서 의식과 감수성에서 누구보다도 부족하지 않은 분”이라고 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도 “용 후보자는 (성평등 관련) 행정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경험이 많은 만큼 괜찮은 인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혐오와 분열을 자양분 삼은 정치로 정권의 자폭 카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에서 “청년들의 분노에 터무니없는 용혜인 카드를 내놨다”며 “2030의 분노 지수는 폭발 직전,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종득 의원은 21대와 22대 국회에서 용 후보자가 대표 발의한 성평등가족위 소관 법안은 0건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정당보조금) 11억원 못 받을까 봐 사퇴 안 하는 거 아니냐. 이건 명백한 국고 손실”이라고 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