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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경주서 등산 중 사진 찍다 절벽 아래로 추락…60대 남성 숨져

    경북 경주서 등산 중 사진 찍다 절벽 아래로 추락…60대 남성 숨져

    경북 경주에서 사진촬영을 하던 등산객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16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33분쯤 경주시 서면 천촌리 오봉산 정상 마당바위에서 60대 A씨가 사진촬영 도중 20m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 [씨줄날줄] 하야리아 부대와 부산콘서트홀

    [씨줄날줄] 하야리아 부대와 부산콘서트홀

    정명훈 부산콘서트홀 음악감독은 지난 2월 17일 언론 설명회를 가졌다. 2011석의 콘서트홀 내부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다. 그는 “음향은 말로 설명하느니 직접 들려 드리겠다”며 브람스의 간주곡을 연주했다. 그가 아름다운 파이프오르간을 배경으로 피아노를 치는 그림 같은 장면은 국제적 문화도시로 가고자 하는 부산의 바람을 상징한다. 부산은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나자 임시 수도가 됐다. 전국의 문화예술인이 집결하면서 한동안 문화 수도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이후 문화적 발전은 더뎠다. 물론 1996년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로 ‘영화의 도시’로 발돋움하기는 했다. 그럼에도 균형 발전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부산콘서트홀이 최초의 클래식음악 전용홀이라는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부산콘서트홀은 부산진구 범전동 부산시민공원에 있다. 부산 시민들이 하야리아 부대라고 부른 미군의 캠프 하이얼리아(Camp Hialeah) 터다. 일제강점기에는 서면 경마장이 이 자리에 있었다. 1937년 중일전쟁 이후 군용 마필을 길러 내거나 군수물자를 야적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했다. 하야리아 부지를 2007년 돌려받으며 2014년 시민공원이 세워졌다. 부산시민공원 역사관은 하야리아 부대 장교클럽이었다. 콘서트홀 건너편에는 2008년 개관한 국립부산국악원이 있으니 일대는 부산의 근현대사이자 새로운 문화 중심이다. 부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은 오는 21일 정명훈이 지휘하는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시작한다. 이튿날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오르가니스트 조재혁이 역시 정명훈의 아시아 필과 협연한다. 모든 프로그램의 티켓이 매진된 것은 부산 시민의 높은 기대를 반영한다. 부산콘서트홀에 이어 2027년에는 북항해양문화지구에 부산오페라하우스도 세워진다고 한다. 부산의 문화적 변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서동철 논설위원
  • 유탄 맞은 코스피, 금값은 다시 폭등… 유가 급등 땐 성장률 둔화 불가피

    유탄 맞은 코스피, 금값은 다시 폭등… 유가 급등 땐 성장률 둔화 불가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한국 경제도 유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4.1% 오른 배럴당 77.62달러를 찍었다가 72.98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13.2% 오른 78.50달러까지 올랐다가 74.23달러로 장을 마쳤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상황이 악화한다면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13일 환율은 전일 대비 3.7원 내린 1355.0원에서 장을 출발했다가 전날보다 10.9원 오른 1369.6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가 더 오른다면 원유를 전량 해외에서 들여오는 한국 경제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2021년 59.8%에서 2023년 71.9%까지 올랐다. 유가가 급등하면 원유를 중간재로 사용하는 상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0.92% 포인트 상승 압력을 받으며 수출 기업에는 82억 달러의 적자 요인이 생긴다. 국제 유가 급등 여파가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해 다음주부터는 국내 유가도 반등할 전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 국내 물가에도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어려워지고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 물가 상승)이 나타나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도 출렁였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3000피’를 향해 가던 코스피는 지난 13일 전날보다 0.87% 떨어진 2894.62로 마감해 사흘 만에 2900선을 내줬다. 반면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면서 금값은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 13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온스(31.1035g)당 3452.8달러(약 423만원)에 마감했다. 전장보다 1.48% 오른 수치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22일 장중 트로이온스당 3509.9달러로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 ‘남북 해빙’ 강력 의지 내비친 李 “대북전단 살포 엄정 대응” 경고

    ‘남북 해빙’ 강력 의지 내비친 李 “대북전단 살포 엄정 대응” 경고

    李 “평화가 곧 경제… 대화채널 복구”전 부처에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5주년을 맞아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 및 사후 처벌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하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15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는 소모적 적대 행위를 멈추고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겠다”면서 “중단된 남북 대화 채널부터 신속히 복구하며 위기 관리 체계를 복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가 흔들리면 경제와 안보는 물론 국민의 일상까지도 위협받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평화가 곧 경제’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며 “25년 전 오늘의 약속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 잃어버린 시간과 사라진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전 관계 부처에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한 예방 및 사후 처벌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개최해 종합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는 관계 부처 협의하에 항공안전관리법·재난안전법·고압가스안전관리법 등 법령 위반 여부에 따라 처벌을 포함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남북 간 과도한 긴장과 대결을 피해야 한다. 튼튼한 안보를 기조로 남북 관계를 꾸려 가면서도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킬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북 확성기도 북한이 일정 부분 호응하고 있는데, 가능하면 안보 태세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상호 호응할 이슈가 있으면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5일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등을 재난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최 대표 등은 경찰의 제한 통고에도 불구하고 이날 소형 헬륨가스 2통을 소지한 채 경기 파주 임진각을 방문한 혐의를 받고 있다.
  •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 대책을 지시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오늘 전 관련 부처에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 대책을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정부는 신속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개최해 종합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오늘 살포를 진행한 민간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 위반 여부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정부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관계 부처 협의 하에 항공안전관리법·재난안전법·고압가스안전관리법 등 법령 위반 여부에 따라 처벌을 포함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도 “통일부가 대북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을 했는데, 이를 어기고 계속하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란 보복 공습에 이스라엘서도 사망자 잇따라…부상 40여명

    이란 보복 공습에 이스라엘서도 사망자 잇따라…부상 40여명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습에 대해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이스라엘에서도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미 CNN방송은 13일(현지시간) 야히엘 레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레이터 대사는 이란의 공습으로 여성 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 여성은 텔아비브 동남쪽 라마트간 지역에서 무기 파편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레이터 대사는 CNN에 “오늘 이란에서 탄도미사일이 세 차례 총 150기 발사됐다”며 “이란은 2000기에 가까운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복을 계속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란 국민이 아니라 핵을 보유하려는 정권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터 대사는 또 이란에 대한 공격을 완료할 때까지 핵 인프라 파괴 규모는 정확히 집계할 수 없다며 “우리 분석에 따르면 이란의 핵 인프라를 영원히, 완전히 무력화하는데 매우 근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히브리어 언론을 인용해 이스라엘 중부 리숀 레지온의 주거용 건물에 이란 미사일이 직접 타격해 추가로 한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이스라엘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한편 이란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해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군사공격을 감행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지금까지 고위 군 관료를 포함해 78명이 순교(사망)했고, 320명 이상이 부상했다”며 “이 중 압도적 다수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이었다”라고 비판했다.
  • 이란 보복 공습에 이스라엘서도 사망자 잇따라…부상 40여명

    이란 보복 공습에 이스라엘서도 사망자 잇따라…부상 40여명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습에 대해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이스라엘에서도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미 CNN방송은 13일(현지시간) 야히엘 레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레이터 대사는 이란의 공습으로 여성 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 여성은 텔아비브 동남쪽 라마트간 지역에서 무기 파편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레이터 대사는 CNN에 “오늘 이란에서 탄도미사일이 세 차례 총 150기 발사됐다”며 “이란은 2000기에 가까운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복을 계속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란 국민이 아니라 핵을 보유하려는 정권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터 대사는 또 이란에 대한 공격을 완료할 때까지 핵 인프라 파괴 규모는 정확히 집계할 수 없다며 “우리 분석에 따르면 이란의 핵 인프라를 영원히, 완전히 무력화하는데 매우 근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히브리어 언론을 인용해 이스라엘 중부 리숀 레지온의 주거용 건물에 이란 미사일이 직접 타격해 추가로 한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이스라엘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한편 이란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해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군사공격을 감행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지금까지 고위 군 관료를 포함해 78명이 순교(사망)했고, 320명 이상이 부상했다”며 “이 중 압도적 다수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이었다”라고 비판했다.
  •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친숙해도 낯설어도, 공감 끌어내고 싶어”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친숙해도 낯설어도, 공감 끌어내고 싶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극작가 박천휴는 지난 8일(현지시간) 토니상 시상식을 떠올리며 “피곤함과 설렘, 걱정와 흥분 등 모든 감정이 뒤섞였다”고 했다. 시상식에 앞서 석 달 동안 무수히 많은 행사와 시상식에 얼굴을 비추며 작품을 홍보했다. 내성적인 성격인데도 열심히 사람들을 만났고 악수를 했다. 토니상에 가까워질 무렵에는 마라톤의 피니시 라인에 다다른 느낌을 받았다.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의 영어 제목이 여섯 번 호명된 후 그는 “10년 동안 긴 마라톤 같았던 서울과 뉴욕에서의 ‘어쩌면 해피엔딩’ 작업 여정을 좀 더 뿌듯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공연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뮤지컬 신작 작품상·연출상·극본상·음악상·남우주연상(뮤지컬)·무대디자인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다. 2016년 한국에서 창작돼 초연하고 브로드웨이형 작품으로 옮겨져 지난해 11월부터 벨라스코 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을 탄생시킨 박 작가와 작곡가 윌 애런슨은 이번 시상식에서 극본상과 음악(작사·작곡)상을 공동 수상했다.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어쩌면 해피엔딩’이 갖는 의미에 대해 “윌 애런슨과 함께 만든 첫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을 우선 꼽았다. “원작이 없는 세계와 캐릭터들을 온전히 처음부터 만드는 일이 무척 즐겁기도, 두렵기도 했다”면서 “처음 쓰기 시작한 2014년부터 지난해 가을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계속해서 다듬으며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 그게 (국내외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박 작가와 애런슨 작곡가는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윌·휴 콤비’로 불린다. 오랜 기간 두 사람이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박 작가는 “윌을 작곡가로 부르지만 우리는 음표든 활자든 구분하지 않고 계속 ‘쓰는 사람들’이다. 함께 이야기를 짓고, 음악의 정서와 질감을 정하고, 매일 누구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협업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17년째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정서에 비슷한 면이 많다”며 “작업의 지난함과 고통, 즐거움, 그리고 한 작품을 끝냈을 때 느껴지는 성장도 거의 매 순간 함께해 오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300~400석 규모의 중극장에 올라갔지만 브로드웨이에서는 1000석 규모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그런 만큼 무대전환 효과를 쓰고 오케스트라 규모도 키웠다. 한국에선 등장하지 않는 인물과 장면을 추가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수정 작업을 거치며 브로드웨이형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였다. 월·휴 콤비가 브로드웨이에 잘 알려진 인물도 아니었고 작품도 생소해 공연 초기에는 다소 저조한 실적을 보였지만 호평이 거듭되면서 본격적으로 흥행세를 탔다. 다른 도시에 살면서 휴가차 뉴욕에 온 한 미국인은 열 개 공연 티켓을 예매하고는 다섯 번째로 ‘어쩌면 해피엔딩’을 본 뒤 여정을 바꿔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공연을 보는 내내 아내가 떠오르고 함께 손을 잡고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공연 티켓을 팔고 비행기 표도 바꾸는 수고를 기꺼이 하면서 아내를 만나러 갔고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아내와 함께 뉴욕에 와 다시 이 공연을 함께 보기로 했다”는 글을 남겼다. 박 작가는 이 미국인의 사연을 읽으면서 “제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으로 느껴졌다”고 돌이켰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헬퍼봇’의 관계와 사랑을 그려낸다.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주인공 올리버에게 유일한 친구인 ‘화분’은 한국어로 남겨놨다. 극장 캐스팅 보드에도 ‘화분’(Hwaboon)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지만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은 데 대해 박 작가는 “작가로서 자신에게 가장 친숙한 세상과 정서를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이유”라고 했다. 미국에서 유학하고 작품을 만들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훨씬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일 테노레’의 1930년대, ‘고스트 베이커리’의 1970년대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는 친숙하면서도 묘하게 낯선 질감의 세상을 선보이고, 해외 관객들에게는 낯설지만 묘하게 공감되는 세상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윌·휴 콤비에게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일 테노레’와 ‘고스트 베이커리’를 가사와 대본을 영어로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뉴욕에서 제작자와 연출 등 파트너를 찾는 ‘복잡한 작업’을 할 계획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한국인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 단편영화 작업도 했는데 더 늦기 전에 영화를 완성하고 싶다는 바람도 계속 갖고 있다. 창작자로서 그는 “꾸준하고 진중하게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면서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의미가 있을 이야기들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오는 10월 30일부터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10주년 공연을 연다. 뮤지컬 팬들은 벌써 피 튀기는 예매전쟁을 걱정할 정도로 관심이 크다. 한국 공연에 대해 그는 “과거에 함께 했던 배우분들이 이번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가져보고 있다”면서 “그간 작품의 여정을 함께 해주신 분들, 응원해준 관객들 모두에게 행복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전했다.
  • 임성재·김시우, 난코스서 US오픈 첫날 공동 3위…“기대 없이 친 게 좋은 결과”

    임성재·김시우, 난코스서 US오픈 첫날 공동 3위…“기대 없이 친 게 좋은 결과”

    세계 정상급 골프 선수 스코티 셰플러(미국),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이 고전하는 가운데 임성재와 김시우가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첫날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임성재, 김시우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US오픈 1라운드에서 나란히 2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난코스로 악명 높은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산뜻한 출발을 알린 두 선수는 선두 J.J. 스펀(미국·4언더파 66타)을 2타 차로 쫓았다. 2위는 스리스턴 로런스(남아공·3언더파 67타)다. 125회째를 맞은 US오픈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적은 없다. 임성재도 이 대회에 나서면 힘을 쓰지 못했다. 6번 중 4번을 컷 탈락했다. 최고 성적은 2020년 22위였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컷 탈락하기도 했다. 임성재는 11번째 홀에서 5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리다가 12, 13번째 홀 연속 보기와 17번째 홀 보기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퍼트에서 실수했지만 목표였던 언더파를 달성했다”며 “그린 경사가 심하고 굴곡이 까다로워서 거리 조절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 8번 중 4번을 컷 탈락했던 김시우도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선방했다. 그는 “코스에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어려웠다. 큰 기대 없이 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바람이 덜 부는 시간에 경기를 치러 수월했다”고 털어놨다. 김주형은 2오버파 72타를 쳐 공동 33위, 안병훈은 4타를 잃고 공동 62위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1위 셰플러는 3오버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4오버파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디섐보의 성적도 3오버파 73타였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6월 14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6월 14일

    쥐 48년생 : 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60년생 : 열심히 해라 좋은 일이 생긴다. 72년생 : 지출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 84년생 : 기다리던 일에 기회가 찾아온다. 96년생 : 늦은 밤 외출에 주의하라. 소 49년생 : 좌절감을 조심하라. 61년생 : 투자 말고 자금을 아껴라. 73년생 :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보는 것도. 85년생 : 먼 여행은 미루는 것이 좋겠다. 97년생 : 남의 말을 함부로 옮기지 마라. 호랑이 50년생 : 마음을 느긋하게 먹어라. 62년생 : 운수가 대통한다. 74년생 : 일마다 뜻대로 되는구나. 86년생 : 움직여도 이득이 없으니, 안정을 취하라. 98년생 : 옛것을 소중히 하라. 토끼 51년생 : 기쁜 소식이 있겠다. 63년생 : 한발 물러서면 행운이 있다. 75년생 : 용기 내어 행동하라. 87년생 : 하는 일이 뜻대로 풀린다. 99년생 : 이사는 서두르지 마라. 용 52년생 : 괜한 일에 현혹 마라. 64년생 : 한발 물러서는 것이 좋겠다. 76년생 : 오해 생길까 두렵다. 88년생 : 어둠 속에서 등불을 만나겠다. 00년생 : 돕는 일에 인색하지 마라. 뱀 53년생 : 근심이 없고 기쁨만 있구나. 65년생 : 큰 화 없이 평탄한 운에 감사해야. 77년생 : 모든 일이 잘 되는 날이다. 89년생 : 여유로울 때 미리 저축해야 한다. 01년생 : 문서에 신중을 다하라. 말 54년생 : 생활의 리듬을 살려라. 66년생 : 매사 현실에 충실하라. 78년생 : 운기가 서서히 호전되어 풀린다. 90년생 : 주위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라. 02년생 : 구설수를 조심해야 하는 하루다. 양 43년생 : 원망을 듣게 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 55년생 : 마음을 다스려라. 67년생 : 조금만 노력해도 큰 성과 있겠다. 79년생 : 부지런히 움직이면 큰 성과 있다. 91년생 : 직분을 지키는 것이 상책. 원숭이 44년생 : 양보의 미덕을 보여라. 56년생 : 좋은 운에도 함정이 있다. 68년생 : 재정 상태가 어렵다. 80년생 : 요행을 바라지 말고 성실해야. 92년생 : 일찍 귀가하면 기쁜 일. 닭 45년생 : 우연히 행운이 따른다. 57년생 : 시비는 쉽게 해결된다. 69년생 : 지출을 줄여야 운이 상승한다. 81년생 : 어둠을 피하라. 93년생 : 주위에서 인정받는다. 개 46년생 : 겸손함이 길하다. 58년생 : 화해를 먼저 청하는 편이 길하다. 70년생 : 운수가 아주 좋은 날 82년생 : 주위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할 때. 94년생 : 근심이 기쁨으로 바뀔 때다. 돼지 47년생 : 가정에 경사가 있다. 59년생 : 휴식과 재충전은 꼭 필요하다. 71년생 : 자녀로 인한 기쁜 일이 생긴다. 83년생 : 조급해 할 필요가 전혀 없다. 95년생 : 실수할까 두렵다.
  • ‘눈길’ 읽고 ‘가스마리’ 섬 보고…그들의 ‘문향’ 속으로 스며든다

    ‘눈길’ 읽고 ‘가스마리’ 섬 보고…그들의 ‘문향’ 속으로 스며든다

    전남 장흥에선 글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여수 가서 돈 자랑, 순천서 용모 자랑, 벌교서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유명한 속담에 빗댄 농담 같은 표현이다. 이제 그 농담이 ‘농담이 아니게’ 됐다.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에 이어 노벨문학상까지 거머쥔 이후, 그와 인연이 깊은 ‘남도의 깡촌’ 장흥이 가진 문학의 힘을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다시 보고 있다. 이번 여정은 장흥이 가진 문학 유산을 돌아본다. 들머리는 ‘장흥 문학의 자궁’ 회진이다. 소나기는 거짓말처럼 찾아왔다. 메마르고 뜨거운 날씨에 소나기 예보는 당최 와닿지 않았다. 그러다 번개와 천둥이 몇 번 치더니만 우수수 비가 쏟아졌다. 마침 작가 이청준(1939~2008) 생가 처마 밑으로 숨어든 참이다. 남도 끝 장흥에서도 끝자락, 회진면 진목마을이다. 이청준은 생전 자신의 외진 고향을 이렇게 표현했다. “기차 편으로 고향엘 갈 경우, 나의 자리 옆에선 입석 손님이 서성대지 않는다. 내가 그보다 멀리 가거나 잘해야 종점 근처에서 거의 함께 내리게 될 위인이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기차를 버스로 갈아타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나는 2백리 장흥읍을 지나서도 90리를 더 가는 대덕읍 종점 손님이기 때문이다. 자리가 빌 희망이 없는 것이다.”(‘삶으로 맺고 소리로 풀고’ 중) 사실 버스 종점에서도 그의 집까지는 한참을 더 걸어가야 한다. 이런 배경 속에서 그의 대표 단편소설 ‘눈길’이 탄생했을 터다. 이청준의 고향 회진면 진목마을천년학·서편제 등 무수한 포스터 팽나무 노거수, 소설 ‘눈길’ 시작장환도에선 이승우 ‘샘 섬’ 생각송기숙·이대흠 등 문인 넘쳐나한강이 학생 때 방학 보내기도진목마을은 작고 예쁘다. 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이 나고 자란 곳이어선지 장흥군이 퍽 깔끔하게 정비해 놓았다. 생가는 마을의 좁은 고샅길 중턱에 있다. ‘일(一) 자’형의 전형적인 시골집이다. 소나기 소리 들으며 방안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아주 작은 박물관처럼 꾸며졌다. 그래서 더 친근하고 매력적이다. 그의 작품집도 있고, 고향 후배들과 술추렴하는 사진도 있다. 영화 포스터도 무수하다. 이청준의 작품은 소설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으로 재생산됐다. 그에겐 ‘가장 많이 교과서에 작품이 실린 작가’라는 평판이 늘 따라붙는데, 아마 영화 등에 활용된 숫자도 그 못지않게 기록적이지 않을까 싶다. 임권택 감독이 영화 ‘서편제’, ‘축제’, ‘천년학’(원제는 ‘선학동 나그네’) 등에 남도의 멋과 한을 담았고, 김수용 감독이 단편소설 ‘병신과 머저리’를 각색해 ‘시발점’이란 제목으로 내놨다. 덜 알려지긴 했으나 단편 ‘조만득씨’를 각색한 영화 ‘나는 행복합니다’(2008)엔 ‘무려’ 현빈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임 감독의 ‘서편제’는 대종상 최우수작품상(1993)을 수상했고, 이보다 앞서 정진우 감독이 영화화한 단편소설 ‘석화촌’은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1972)을, 이창동 감독이 단편 ‘벌레이야기’를 각색해 만든 ‘밀양’(2007)은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 등을 받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눈길’과 ‘당신들의 천국’, ‘이어도’ 등도 다수의 드라마와 연극 등으로 제작됐다. 빗줄기가 가늘어질 무렵 마을 산책에 나선다. 한때 동네 주민들이 이용했을 우물을 지나면 팽나무 노거수가 나온다. 여기가 소설 ‘눈길’의 시작점이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단편 ‘설국’으로 눈에 관한 일본인의 심상에 탐미적, 유미적 감정을 심어 줬다면, 이청준은 ‘눈길’을 통해 보편적, 서정적 감성을 심어 줬다고 할 만큼 많은 한국인들에게 감동을 안겨 줬다. ‘눈길’은 야트막한 마을 언덕을 넘어간다. 회진 읍내의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어져 있다. 번듯한 길이 놓이기 전, 많은 이들이 실제 오갔던 산길이다. ‘눈길’에서 ‘나’(이청준)의 어머니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득불 차부(버스터미널)까지 ‘나’와 동행한다. 그러고는 아들 발자국이 남은 눈길을 어머니 혼자 되짚어 온다. 짧게 등장하는 소설 속 무대지만, 소설 전반을 아우르는 정서가 이 길에 죄다 녹아 있다. 그가 잠든 ‘이청준의 문학자리’는 마을에서 2㎞쯤 떨어져 있다. 그의 어머니가 생전 밭일을 하다 묻힌 곳에 그도 함께 잠들었다. 작품의 모태가 된 지역을 이청준이 손수 그린 지도를 새겨 놓은 ‘바닥’, 방석을 닮은 거대한 돌에 그의 호 ‘未白’을 새긴 ‘미백바위’ 등으로 꾸며져 있다. 그가 돌아간 2008년엔 ‘토지’의 작가 박경리도 세상을 떴다. 문단의 두 거목을 한꺼번에 잃은 해였는데, 박경리의 추모 열기가 고향 경남 통영부터 만년의 거주지였던 강원 원주까지 퍼졌던 것에 견줘, 이청준의 토대였던 장흥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이청준뿐일까. 위로 우리나라 최초의 기행 가사 ‘관서별곡’을 지은 백광홍(1522~1556)을 비롯해 한승원(76), 송기숙(1935~2021) 등 당대의 문장가들에다 소설가 이승우, 시인 이대흠 등 신진에 이르기까지 작은 고장 안팎이 문인들로 차고 넘치지만, 장흥은 늘 도드라지지 않았다. 한강과의 인연도 깊다. 아버지 한승원이 나고 자란 곳인 데다, 한강이 학생 시절부터 자주 찾아 방학을 보내거나 머리를 식혔다고 한다. 진목마을 주변에 이청준 작품에 등장한 곳이 많다. 선학동 마을은 ‘선학동 나그네’의 배경이고, 장흥초등학교는 장편 ‘흰옷’을 쓸 때 영감을 줬다. 이웃한 보성읍 길목과 탐진강 변의 마을은 ‘서편제’ 등의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진목교회도 잊지 말고 돌아보시길. 장흥 지역의 근대교회 도래지로 꼽히는 곳이다. 장흥엔 100년 넘은 교회만 4곳이다. 진목교회는 물론 한승원 생가 인근의 명덕교회도 얼추 그쯤의 내력을 지니고 있다. 회진버스터미널 앞 회령진성도 필수 방문 코스다. 임진왜란 당시에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조선수군 함대를 이끌고 출정한 곳이다. 이제 장흥 남쪽에서 해안을 따라 올라간다.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던 길. 바다를 끼고 달리는 자태가 너무 고와 혼자만 새기기엔 참 아까웠던 길이다. 그 길에 늘 문향(文香)이 함께한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문학을 한다는 건 예부터 굶어 죽기 딱 좋은 일이었다. 아마 동서와 고금이 다르지 않을 거다. 그런데 무려 10대가 연이어 시를 쓰고 문집을 지은 집이 있다. 장흥 위씨 종갓집인 관산읍의 오헌고택(중요민속문화유산)이다. 오헌(梧軒) 위계룡(1870~1948)을 중심으로 현 주인장까지, 위아래 10대가 시인이다. 오헌고택은 연못과 팽나무, 흙담장이 멋지게 어우러진 집이다. 담 너머로 엿본 고택이 단아하면서도 단단하다. 꼿꼿한 남도 선비의 전형적인 살림살이가 이럴까 싶다. 좀더 솔직해지자. 오헌고택을 찾은 이유. 사실 아래채 옆구리쯤에 있다는 목욕실을 구경하고 싶어서였다. 한 장흥 출신 문인의 말을 빌리면 “관산 읍내에 목욕탕이 생기기 전에 명절 때면 동네 여자들이 전부 와서 목욕을 하고 갔다”는 방이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었는데 지금도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고 했다. 동네 아낙들을 모두 들일 만큼 안주인의 품이 넉넉했다는 뜻일 텐데, 그 공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그게 궁금했다. 아쉽게도 이번 여정에선 오헌고택 내부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다음에 더 잘 보는 걸로. 할미꽃이 무리 지어 핀 한재공원을 넘어가면 곧 덕도마을이다. 한승원의 생가가 있는 덕도는 동학군의 후예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만큼 주민들의 자부심도 세고 문향도 짙다. 장환도를 지날 때면 늘 가슴이 저릿하다. 이승우의 단편소설 ‘샘 섬’이 생각나서다. 마을 끝자락의 방파제에 서면 100여m 앞에 작은 섬이 떠 있다. ‘가스마리’(가슴앓이) 섬이다. 이성에 눈뜬 이 일대 ‘청춘’들이 바라보며 가슴앓이를 했다는 섬이다. 양쪽으로 봉긋 솟은 섬 모양새가 여인네의 가슴 언저리를 보는 듯 작고 예쁘다. 한데 소설 속 가스마리 섬은 섬뜩하다. 욕망을 감추지 못한 죄로 ‘멍석말이’를 당해 죽은 젊은 과부, 욕망의 씨앗을 뿌리고도 비굴하게 살아남은 사내 등이 비극적 이야기를 엮어 낸다. 작은 섬을 보며 이런 구상을 떠올린 작가의 상상력이 그저 놀랍다. 내륙 깊숙이 들어온 득량만을 휘휘 돌면 곧 남포마을에 닿는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촬영지다. 마을 앞 소등섬은 썰물 때 활처럼 굽어진 노두길을 따라 뭍과 연결된다. 이웃한 안양면엔 토굴이 두 곳이다. 한승원의 ‘해산토굴’, 조각가 강대철의 ‘조각토굴’이다. ‘해산토굴’은 한승원이 글 작업을 하는 곳이다. 이미 한국 문단의 거목인데도 요즘엔 ‘한강의 아버지’로 더 잘 불린다. 그 아래 여닫이해변엔 ‘한승원 문학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그의 글을 새긴 비석들이 바다를 따라 700m 정도 이어진다. 강대철도 만났다. 사자산 끝자락에 1650m²(약 500평) 정도 규모로 조성 중인 그의 ‘조각 토굴’은 현재 마무리 단계다. 그는 완성 시점을 “올가을”이라 했다. 몇 해 전에 만났을 때도 “조만간”이라고 했으니, 사실 올해도 완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저 국내 대표적 조각가가 전대미문의 조각 토굴을 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듯하다. 무려 10대째 시 쓰는 집 ‘오헌고택’‘한강 아버지’로 더 불리는 한승원글비석 따라 ‘문학 산책로’도 조성교도소였던 ‘빠삐용집’ 7월쯤 공개제철 맞은 갯장어·된장물회 ‘꿀꺽’장흥 여정을 마치기 전에 ‘빠삐용집’(Zip)을 들렀다. 교도소로 쓰이던 건물이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실물 교도소 촬영지로는 국내 유일이다. 오는 7월쯤 공개 예정이다. 이곳에서 촬영된 드라마와 영화가 70여편에 달한다고 한다. 이름만 대면 알 만큼 히트했던 작품들이 대다수다. 1974~2015년 실제 교도소로 쓰였던 공간이니만큼 펼쳐 내는 아우라가 예사롭지 않다. 영화세트장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과거의 묵직한 느낌이 건물 곳곳을 감싸고 있다. 빠삐용Zip은 영화 ‘빠삐용’과 파일 압축 확장자 집(zip)의 합성어다. 함께 만들어 나갈 공간으로서의 ‘집’까지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빠삐용집의 재소자 수용 공간은 긴 복도를 따라 일렬로 배치됐다. 독방, 다인실 등이 옛 모습 그대로다. 다만 촬영을 위해 덧댄 것이 있어 아쉽다. 수용 공간 벽면의 낙서가 대표적인 예다. 빠삐용집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와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위해 제작진이 몇몇 글귀를 쓰거나 새겼다고 한다. 그 탓에 이젠 어느 글씨가 실제 재소자가 쓴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 공간이 가진 고유 역사가 사라진 셈이다. 이즈음에 장흥을 대표하는 먹거리 몇 가지 덧붙이자. ‘남도의 여름 보양식’ 갯장어가 제철을 맞기 시작했다. 촘촘하게 칼집을 낸 갯장어를 육수에 살짝 데쳐 양파, 부추 등과 함께 싸 먹는다. 장재도 옆 싱싱회마을이 알려졌다. 된장물회는 장흥 특산의 물회다. ‘싱건지’라 부르는 열무물김치가 반드시 들어가야 제대로 된 된장물회다. 회진면 우리집횟집이 이른바 ‘원조’다. 장흥 읍내 신들뫼바다도 주민들이 즐겨 찾는 집.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를 함께 먹는 ‘장흥 삼합’은 이미 장흥 식도락의 ‘전설’이다. 요즘 주민들의 발걸음이 몰리는 곳은 읍내 취락식당이다.
  • ‘라면 2000원’에 李정부 물가잡기 총력전… 추경 부작용도 차단

    ‘라면 2000원’에 李정부 물가잡기 총력전… 추경 부작용도 차단

    이재명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선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라면 한 개에 2000원이냐”며 물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 계기가 됐다. 20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앞두고 ‘돈 풀기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새 정부 첫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수년간 누적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수준이 높고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 지속돼 서민과 중산층에 큰 부담이 된다”면서 “물가는 민생 최우선 과제로, 범부처 역량을 총동원해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첫 번째 조치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지 않은 브라질 지역의 닭고기 수입을 즉시 재개하기로 했다. 이 대행은 이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 1%대 물가 상승률과 관계없이 누적된 물가 부담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며 “이른 시일 내 물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13일 식품·외식업 관계자와 ‘식품·외식 물가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물가와 라면값 문제를 제기한 건 우발적인 게 아니다”라면서 “직장인의 점심값이 너무 고통스럽다는 걸 잘 안다. 매일매일 부딪히는 음식 물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전에 업계 간담회에 나서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현 정부가 물가 안정을 발등에 떨어진 과제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민생 과제로 지목했다. 추경 편성 속도전에 나선 정부가 물가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는 건 추경 집행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작용을 걷어 내기 위해서다. 추경이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를 지원하는 데 쓰여 시장에 융통되는 자금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를 수 있어서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이 물가 대책과 믹스(혼합)되면 아무래도 돈을 풀어도 물가 인상이 억제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추경 관련 서면 질의에 “정부 지출은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1·2차 추경이 올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 “당대표 출마, 주변 의견 많아 고민”

    “당대표 출마, 주변 의견 많아 고민”

    “대한민국 지키고 정권 교체 이뤄특검법 공포, 기나긴 투쟁의 성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채해병특검법)을 공포한 것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기나긴 투쟁 성과를 마침내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권에 가장 위협이 된 건 바로 민주당이 줄기차게 추진한 특검이 아니었느냐”면서 “12·3 내란이 일어난 가장 큰 이유가 김건희특검 때문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대한민국을 지켜 내고 정권 교체 이룬 것”을 꼽았다. ‘몇 점짜리 원내대표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학점으로 얘기하면 A-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평했다. 차기 당대표 출마 계획에 대해선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며 “주변에서 (출마하라는) 의견도 상당히 많아 솔직히 고민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 원내대표는 “가장 좋았던 것은 웃을 일 없는 당시 이재명 대표에게 아재 개그를 시전해 ‘하지 마, 하지 마’ 소리를 들으면서, 핍박받아 가면서 웃게 만들었던 그 부분이 가장 보람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 원내대표로서 투톱을 이뤘고 이 대표로부터 참으로 많은 존중을 받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인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단독 입후보해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원내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지난 4월 이 대통령이 대권 도전에 나서면서 대표직을 내려놓자 당대표 직무대행을 겸임했다.
  • 李 ‘배당 활성화’ 공언에 고배당주 투자 열기… “低배당주도 주목”

    李 ‘배당 활성화’ 공언에 고배당주 투자 열기… “低배당주도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배당 활성화를 공언하고 나서면서 우선주와 금융주 등 고배당 종목들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배당금은 물론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따른 주가 상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일각에선 정책 본격화에 따라 오히려 배당이 크게 늘 수 있는 저(低)배당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선 직후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 수익률 상위 3개 종목 모두가 우선주 종목이다.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녹십자홀딩스2우로 이 기간 주가가 95.60% 급등했다. 두산2우B(65.03%)와 한화우(58.83%), 한화투자증권우(49.10%), 두산우(41.89%) 등 상승률 상위 10위 안에 포진한 우선주들 모두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또 다른 대표 고배당 종목인 금융·증권주 역시 상승세다. 금융지주사와 증권사들은 배당 성향이 일반 기업들보다 높아 고배당 대표 종목으로 분류된다.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대선 공약 경쟁이 본격화한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모두 주가가 10% 이상 올랐고 증권사들은 증시 부양 기대감까지 겹쳐 일제히 급등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고배당 종목 외에 지금껏 배당에 소극적이었던 저배당 종목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 정부 정책에 발맞춰 배당을 확대하고 규모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경우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尹, 끝내 안 나타났다…경찰 “19일 출석하라” 최후통첩

    尹, 끝내 안 나타났다…경찰 “19일 출석하라” 최후통첩

    경찰이 12일 2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19일까지 출석하라는 3차 소환 통보를 했다. 통상 수사기관이 세 차례 정도 출석을 요구해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신병 확보에 나서는 수순으로 들어가 사실상 경찰의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후 6시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3차 소환 통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입장이) 없다”라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경찰 특별수사단의 2차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이 출석을 기다리던 오전 윤 전 대통령이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내 지하상가를 활보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반팔·반바지 차림을 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상가를 거닌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경호처에 자신에 대한 체포 저지를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상태다. 계엄 나흘 뒤인 12월 7일 대통령경호처에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관련 정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경호처법상 직권남용 교사)도 있다. 이른바 ‘내란 특검’ 출범이 이달 중하순으로 가시화한 상황에서 경찰이 사실상 10여일 남짓 남은 기간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비화폰 서버나 국무회의 폐쇄회로(CC)TV 등 핵심 물증을 경호처로부터 확보하는 등 공을 들여온 경찰로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 수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3차 출석 요구도 불응할 경우 긴급체포나 미체포 상태에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확보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이 끝까지 소환 조사를 거부할 경우 방문 조사나 서면 조사를 통한 절충안을 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도 이번 내란 특검에 참여하지만, 특검의 지휘를 받는 ‘파견 공무원’의 신분이 되면서 수사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
  • “라면 2000원”에 물가 잡기 총력전… ‘돈 풀기 부작용’ 해소 사전 포석

    “라면 2000원”에 물가 잡기 총력전… ‘돈 풀기 부작용’ 해소 사전 포석

    이재명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선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라면 한 개에 2000원이냐”며 물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 계기가 됐다. 20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앞두고 ‘돈 풀기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새 정부 첫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물가는 민생 최우선 과제로 범부처 역량을 총동원해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른 시일 내 물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현재 1%대 물가 상승률과 관계없이 누적된 물가 부담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 대행은 부동산 시장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잇달아 열고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원칙에 따라 투기·시장 교란 행위가 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의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망라해 검토하고 실수요자 보호와 서민 주거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치솟는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부동산 대책 마련을 시사한 것이다.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6% 오르며 9개월여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13일 식품·외식업 관계자와 ‘식품·외식 물가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물가와 라면값 문제를 제기한 건 우발적인 게 아니다. 직장인의 점심값이 너무 고통스럽다는 걸 잘 안다”고 밝혔다.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전에 업계 간담회에 나서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현 정부가 물가 안정을 발 등에 떨어진 과제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추경 편성 속도전에 나선 정부가 물가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는 건 추경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작용을 걷어내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확대 등 추경을 통해 시장 유동성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를 수 있어서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이 물가 대책과 믹스(혼합)되면 아무래도 돈을 풀어도 물가 인상이 억제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추경 관련 서면 질의에 “정부 지출은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1·2차 추경이 올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공항투자본부·건설도시국 소관 2024회계연도 결산 등 안건 정밀 심사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공항투자본부·건설도시국 소관 2024회계연도 결산 등 안건 정밀 심사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박순범)는 제356회 정례회 기간 중인 지난 10일 상임위 회의를 열고 소관 부서인 공항투자본부, 건설도시국의 2024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과 조례안 2건을 원안 의결하고, 2024회계연도 경상북도 공공기관 출연금 등 정산검사 결과와 건설도시국 소관 주요사업 추진현황을 보고받았다. 공항투자본부 소관 안건 심사에서 김진엽 의원(포항8)은 도청에서 공공기관에 위탁한 사업에 대해 위탁수수료 지급 시 교부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실제 공사금액을 기준으로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김창기 의원(문경2)은 각종 위원회 서면자문 수당을 12월 연말에 집중적으로 집행한 점을 지적하며 예산 편성 시 면밀한 검토를 통해 불필요한 예산이 편성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한창화 의원(포항1)은 대구경북신공항 관련 각종 용역은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를 추진하고 용역을 시행할 때와 시행결과에 대하여 의회와 긴밀히 협의해 신공항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우청 의원(김천2)은 국토교통부의 대구경북신공항 기본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을 수립한 점을 지적하며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집행에 철저를 기할 것을 주문하고 또한 공항투자본부 소관 부서의 잦은 조직개편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허복 의원(구미3)은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의 진행상황에 대해 질의한 후, 도민들의 기대와 달리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대책수립을 주문했다. 건설도시국 소관 안건 심사에서 최덕규 의원(경주2)은 매년 발생되는 세입 미납분에 대해 독촉 공문만 보낼 게 아니라 ‘성과포상금 제도’ 도입 등 제도개선을 통해 적극적인 채권회수를 주문했다. 김진엽 의원(포항8)은 옥외광고물 정비실적에 대해 질의하고, 최근 3년 동안 매년 정비 건수가 동일하고, 정비실적도 과도하게 작성된 것은 아닌지 담당부서에서 확인하고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우청 의원(김천2)은 건설도시국 직원수가 정원대비 현원이 매년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특히 사업부서인 북부건설사업소와 남부건설사업소의 원할한 업무추진을 위해 부족한 인원의 빠른 충원과 정원 증원을 주문했다. 한편, 조례안 심사에서 이우청 의원(김천2)이 대표 발의한 ‘경북도 혁신도시 산학연유치지원센터 운영 및 지원 조례안’, 최태림 의원(의성1)이 대표 발의한 ‘경북도 농공단지협의회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등 2건은 원안가결했다. 끝으로 박순범 건설소방위원장(칠곡2)은 이번 결산심사를 통해 지적된 재정집행의 불합리한 사항과 제도개선 사항에 대해서는 집행부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해 향후 예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으며, 경북의 미래성장 동력이 될 대구경북신공항 사업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SOC사업 등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보다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 김수현, ‘가세연’ 김세의 강남 아파트 2채 가압류

    김수현, ‘가세연’ 김세의 강남 아파트 2채 가압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김세의 대표가 소유한 서울 서초구, 강남구 아파트에 대해 법원이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채권자는 배우 김수현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이다. 11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9일 김 대표 명의의 서울 서초구 서초 벽산블루밍 전용 120.27㎡와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4차 전용 208.65㎡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한양4차 아파트는 김세의와 그의 친누나 공동명의(지분 50%)로 돼 있어 김세의 소유 지분에 대해서만 가압류가 설정됐다. 청구 금액은 각 20억원씩 총 40억원이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대표변호사는 “이번 가압류 결정은 골드메달리스트 측이 주장하는 손해배상 원인과 가압류 청구 금액에 대한 수치적 근거가 어느 정도 일리 있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라고 머니투데이에 설명했다. 이어 “가압류 결정은 일방의 서면 주장만 보고 판단하다 보니 상대방의 항변은 고려되지 않은 상태”라며 “향후 액수는 김세의의 항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서초 벽산블루밍 전용 120.27㎡의 현재 시세는 25억원이다. 한양4차 전용 208.65㎡는 지난달 저층 매물이 88억 7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3월 김세의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 김새론 유족과 함께 “김수현은 2015년 당시 미성년자였던 15세 김새론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새론과의 교제 사실을 부인했던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김수현은 고인이 성인이 된 2019년 여름부터 2020년 가을까지 교제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김세의 대표와 고 김새론 유족 등을 상대로 성폭력 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120억원의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했다. 반면 김새론 유족 측도 김수현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및 무고죄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맨해튼 1993, 서울 2025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맨해튼 1993, 서울 2025

    30여년 전 맨해튼살이 초기에는 소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낯설고 생경했던 타지에서 과묵한 학생으로 버텨내고 있던 나에게 선사하는 선물. 고풍스럽고 매력적인 건물들, 건물 벽에 그려진 그라피티, 아스팔트가 아닌 동그스름한 두꺼운 돌들이 올통볼통 깔려 있어 멋스러웠다. 소호 거리만 걸어도 기운이 충전됐다. 지쳐 나가떨어질 듯한 날도 전시를 보고 들어오면 숨통이 트였다. 예술가들이 활기를 불어넣기 이전 소호는 텅 빈 공장, 창고, 착취공장들이 가동되는 적막한 산업 황무지였다. 저렴한 임대료와 큰 창문, 높은 층고의 로프트에 매료돼 찾아온 예술가들은 창작활동과 교류를 즐겼다.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고 갤러리가 생겨나면서 소호는 예술의 메카로 부상했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대부분의 예술가는 소호를 떠나야만 했다. 영감 충만하던 소호에 쓰나미가 덮친 것이다. 1300여평 부시윅의 윌리엄 노턴 작업실에 발 디딜 틈이 없다. 한껏 멋 부린 사람들은 제각각 독특한 빛을 발하며 교감한다. 파티 공간에는 느슨한 듯 창발성이 터져 흐르고 자유롭게 열린 에너지가 파동을 일으킨다. 인턴이던 내게 전시 코디네이터 일을 권했던 노턴은 MoMA P.S.1 미술관 전시 감독이 되기 전 뉴욕 순수미술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컬럼비아대 교수였다. 당시 그는 소호 작업실에서 대형 작업을 했는데 임대료 상승으로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로, 몇 년 후 부시윅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그곳에서 건물주와의 소송이 길어지면서 미술관을 떠났다. 노턴이 떠난 몇 년 후 키네틱아트 작가이자 노턴 후임 컬럼비아대 교수였던 존 키슬러의 대규모 전시가 있었다. 전시 설치 중 늦게 도착한 그는 소호에 본인 소유 건물 임차인이 소송을 걸어 말썽이라면서 투덜거렸다. 위로하고 웃어넘겼지만, 노턴 생각에 마음 한편이 착잡했다. 소호에 있던 갤러리 대부분은 첼시로 이주했다. 소호 현상에서 교훈을 얻은 걸까. 첼시는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갤러리 주인들이 전략적으로 선택한 지역이다. 메이저급 갤러리들은 주로 단층 대형 건물을 무대로 삼았다. 훤하게 트인 대형 공간을 화이트 큐브 전시장으로 개조해 소호와는 차원이 다른 전시 환경을 선보였다. 맨해튼이라는 작은 섬의 도시 풍경은 쉴 새 없이 변한다. 그 안팎에서 예술가들은 아방가르드를 꿈꾸며 화려하게 피어나고 또 지뢰를 밟아 온몸이 처절하게 산산조각이 난다. 뉴욕 시절 익숙한 풍경이 서울 전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시 향유 문화가 뿌리를 내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상상치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들이 사라지고 ‘이건 무언가’란 질문만 떠오른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여행하듯 작품을 탐닉한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술은 깊은 힐링이고 영감과 에너지의 원천이다. 다시 꿋꿋이 나다운 삶을 찾고 살아가는 여정의 동반자다. 장신정 화가·전 MoMA PS1 전시선임
  • 李 재가로 초유의 ‘3대 특검’ 동시 착수… 초대형 사정 정국 시작

    李 재가로 초유의 ‘3대 특검’ 동시 착수… 초대형 사정 정국 시작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3대 특검법(내란특검법·김건희특검법·채해병특검법) 공포를 재가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특별검사 후보 추천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정해진 기한 내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사안별 적합성을 따져 후보를 선정할 방침이다. 특검 추천에서 배제된 국민의힘은 “세금 낭비와 정쟁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내란특검법과 김건희특검법, 채해병특검법 등 이른바 3대 특검법이 의결됐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공포한 법률이다. 절차에 따라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서면으로 요청했다. 조만간 이 대통령은 국회에 특검 후보 추천을 공식 의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3대 특검법은 모두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수를 보유한 혁신당이 1명씩 특검 후보를 추천한다. 윤석열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특검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 특검 추천은 제외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혁신당은 본격적으로 후보자 물색에 돌입했다. 각 정당은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기 위한 역사적 소명감을 가진 특검 후보자를 우선적으로 추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상당 기간 수사와 공소 유지에 힘을 쏟아부어야 하는 만큼 정확한 진실을 드러내야 한다는 책임감과 소명 의식을 가진 인물을 찾고 있다”며 “지휘 감독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두터운 신망이나 무게감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개 특검이 동시에 가동되는 만큼 인물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안별로 적합한 인물을 선임하는 것이 과제다. 혁신당의 한 의원은 “검찰·법원 출신을 고려하고 있지만 특히 채해병특검은 군 관련 수사, 김건희특검은 금융 관련 수사 경력이 있는 특검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며 “현재 리스트업을 한 뒤 후보자 개별로 접촉하면서 의사를 물어보는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3대 특검법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이뤄 내겠다”고 밝혔다. 특검 후보자 추천에서 제외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3대 특검법을 토대로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의 명분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내란특검 수사 과정에서 야당 주요 인사들이 수사선상에 오르면 ‘대여 투쟁’에 필요한 당 전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것도 고민되는 지점이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수사 방향까지 정해 둔 마당에 목적은 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을 겨냥해 “1호 법안이 민생이 아닌 정쟁이다. 사정 정국과 정쟁에 의존하는 정부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특검에 동원된 인력과 예산은 방대한데, 별도의 민주당 검찰청을 세우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선 “야당이라 거부권이 없는 데다 (대응할) 의석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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