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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간 생활비 더치페이한 부부…“집에 CCTV도 설치” 충격 사연 [월드픽]

    40년간 생활비 더치페이한 부부…“집에 CCTV도 설치” 충격 사연 [월드픽]

    중국에서 40년 동안의 결혼 생활 내내 생활비를 철저히 절반씩 부담하고, 집안에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해 아내를 감시해 온 남편의 사연이 알려지며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푸젠성에 거주하는 리씨 부부는 최근 한 방송사의 부부 갈등 중재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남편 리씨는 방송에서 “아내가 벽에 욕설을 적고 도끼로 문을 부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신뢰를 잃었다”며 “이를 감시하기 위해 수천 위안(수십만원 상당)을 들여 집안 곳곳에 CCTV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내 천씨는 자신의 돌출 행동이 남편의 오랜 정서적 방임과 지나친 계산 벽 탓이라고 반박했다. 중매로 만난 두 사람은 결혼 초기부터 생활비를 각자 부담해 왔다. 리씨는 “맞벌이인 만큼 비용을 반씩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과거 선원 생활로 집을 자주 비웠던 남편에게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지 못했던 천씨는 “가정에 대한 소속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갈등은 지난해 천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은 뒤 극에 달했다. 퇴원 후 의사가 식이조절을 권고하자, 리씨는 이를 이유로 “식사도 각자 따로 차려 먹자”고 제안한 것이다. 천씨는 이를 40년간 쌓인 갈등의 결정타로 꼽았다. 다만 천씨는 “40년을 함께한 세월이 있는 만큼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며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리씨는 “일단 지켜보겠다”며 집안 내 CCTV 철거를 끝내 거부했다. 해당 방송이 전파를 타자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숨이 턱 막히는 관계다. 혼자 사는 게 낫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계산하는 남편과는 이혼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 중국은 2021년부터 충동적인 이혼을 막기 위해 30일간의 ‘이혼 숙려기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협의 이혼 시 양측이 한 달 뒤 다시 신청해야 하며, 한쪽이라도 거부할 경우 소송을 거쳐야 한다.
  • 이웃도, 복지망도 끊긴 채 빚더미에 신음… 목숨마저 끊었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이웃도, 복지망도 끊긴 채 빚더미에 신음… 목숨마저 끊었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던 위기가구 중에는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무리한 이들이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이들의 안타까운 발자취를 좇았던 수사관들을 직접 만나 공통적인 위기 징후와 재발 방지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 봤다.2022년 8월 ‘수원 세 모녀’ 사건 모친은 암환자, 두 딸은 우울증 세간살이도 없어 통장 잔액 ‘0’ 수원남부경찰서 한명수 형사3팀장은 “세 모녀가 한자리에서 사망한 건 32년 경찰 생활 중 처음이라 충격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그는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들은 죽기 전 번개탄 비용까지 더치페이할 정도로 서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서 그나마 감정이입이 덜하다”면서 “하지만 일가족 자살은 고인이 생명을 다해 가며 마지막으로 눈에 담는 게 가족이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모습이라 같은 사람으로서 괴로운 마음이 더 컸다”고 토로했다. 당시 수원 권선로의 낡은 주택에는 생필품도, 세간살이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사망 한 달 전인 지난해 7월 기준 통장 잔액도 ‘0원’이었다. 모친은 암환자였으며 큰딸과 작은딸은 질병과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아들이 3년 전 질병으로 사망한 뒤 세 모녀는 극심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이들은 복지급여 상담 등도 일절 받지 않아 전화번호조차 아는 사람이 없었고, 경찰은 뚜렷한 범죄 혐의점이 있거나 실종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현행법상 휴대전화 추적도 못 해 사실상 세 모녀는 안전망 체제에서 사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한 팀장은 “모녀는 빚이 많아 숨어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채무는 파산 신청이나 회생 절차를 밟고, 질병이 있어 기초수급 또는 긴급복지 혜택이라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아예 삶의 의지 자체를 놓았던 것 같다”면서 “위기가구 중에는 이들처럼 우울증과 질병으로 복지 혜택을 신청할 의욕조차 없는 이들이 많은 만큼 이웃 사회나 주변에서 나서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2014년 2월 ‘송파 세 모녀’ 사건 죽기 전 공과금·월세 유서 남겨 기초생활보장제도 모른 채 포기 “사람이 셋이나 죽었다고 해서 살인 사건인 줄 알고 갔어요.” 석정복 전 송파경찰서 강력계장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창문에는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바닥엔 타고 남은 번개탄이 놓여 있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유서와 70만원이 담긴 봉투가 발견됐다. 어머니 박모(당시 60세)씨는 큰딸(35세), 작은딸(32세)과 함께 살고 있었다. 큰딸은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었지만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작은딸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간이 돈을 벌었지만 생활비와 병원비로 빚이 쌓이면서 신용불량자가 됐다. 그는 “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후부터 어머니가 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는데 극단적 선택 한 달 전 빙판길에서 넘어져 팔이 부러진 이후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절망감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석 전 계장은 “수사할수록 ‘어떻게든 악착같이 세 식구가 버텨왔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세 모녀는 끼니를 라면으로 때울 때가 많을 정도로 쪼들렸지만 공과금이나 월세는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밀린 적이 없었다. 그렇게 10년 넘게 자신들의 힘으로 삶의 무게를 버텨 온 세 모녀는 기초생활보장제도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석 전 계장은 “재발을 막기 위해 당사자의 의지와 복지 혜택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2019년 11월 ‘성북 네 모녀’ 사건 지인 아닌 제3자가 한달 뒤 발견 이웃과 교류 없어 도움 요청 못해 안재형(강북경찰서 삼양파출소 순찰팀장) 당시 성북경찰서 형사3팀장은 70대 어머니와 40대 세 딸이 숨진 채 발견된 그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바닥에는 네 사람이 나란히 반듯하게 누운 상태로 사망해 있었고 머리맡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재가 수북했어요. 창문 틈까지 테이프로 막아 놨는데 악취 때문에 20여년 형사 생활 중 처음으로 점퍼부터 티셔츠, 바지, 속옷, 단화까지 모두 버려야 할 정도였어요.” 시신들은 건물 보수를 위해 이곳을 찾은 리모델링 업체 관계자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해 발견됐다. 가족·친지 또는 이웃 주민이 아닌 제3자가 한 달여 만에 발견했을 만큼 네 모녀는 사회적 관계망으로부터 단절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집 우편함엔 은행, 카드사, 신용정보회사 등에서 보낸 채무 이행 통지서가 20통 가까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사망 직전에 급격한 경제적 위기에 내몰린 탓에 위기 상태를 알아챈 이들이 없었다. 각종 공과금이 3개월 이상 체납돼야 사회보장 정보 시스템을 통해 해당 구에 통보된다. 안 전 팀장은 “네 모녀가 3년 전 해당 지역으로 이사왔지만 이웃과 교류가 없어 곤궁한 상태라는 걸 아는 이들이 없었다”며 “지역사회 공동체가 이런 위기가구를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복지망 부실 드러난 ‘송파 세모녀’…수사 경찰이 전한 그날의 참상[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복지망 부실 드러난 ‘송파 세모녀’…수사 경찰이 전한 그날의 참상[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구조받지 못해 신음하던 위기가구 중에는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무리한 이들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이들의 안타까운 발자취를 쫓았던 수사관들을 직접 만나 공통적인 위기 징후와 재발 방지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2022년 8월 ‘수원 세모녀’ 사건 수원남부경찰서 한명수 형사3팀장에게 ‘2022년 8월 21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변사 사건이 4개나 몰려 정신없던 날 ‘일가족 자살’이라는 이례적인 소식까지 맞닥뜨려서다. 그는 “세 모녀가 한자리에서 사망한 건 32년 경찰 생활 중 처음이라 충격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들은 죽기 전 번개탄 비용까지 더치페이할 정도로 서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서 그나마 감정이입이 덜하다”면서 “하지만 일가족 자살은 고인이 생명을 다해가며 마지막으로 눈에 담는 게 내 가족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이라 같은 사람으로서 괴로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당시 수원 권선로의 낡은 주택 집 안에는 생필품도, 세간살이도 거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사망 한 달 전인 지난해 7월 기준 통장 잔액도 ‘0원’이었다. 모친은 암 환자였으며 큰딸과 작은딸은 질병과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택배 일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왔던 아들이 3년 전 질병으로 사망한 뒤 세 모녀는 극심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복지급여 상담 등도 일절 받지 않아 전화번호조차 아는 사람이 없었고 경찰은 뚜렷한 범죄 혐의점이 있거나 실종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현행법상 휴대전화 추적도 못 해 사실상 세모녀는 안전망 체제에서 사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한 팀장은 “모녀는 빚이 많아 숨어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채무는 파산신청이나 회생절차를 밟고, 질병이 있어 기초생활 수급 또는 긴급복지 혜택이라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아예 삶의 의지 자체를 놓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가구 중에는 이들처럼 우울증과 질병으로 신청할 의욕조차 없는 이들이 많은 만큼 이웃 사회나 주변에서 나서서 신고하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014년 2월 ‘송파 세모녀’ 사건 “사람이 셋이나 죽었다고 해서 살인 사건인 줄 알고 갔어요.” 석정복 전 송파경찰서 강력계장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창문에는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바닥엔 타고 남은 번개탄이 남아 있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유서와 70만원이 담긴 돈 봉투가 발견됐다. 어머니 박모(당시 60세)씨는 큰딸(35세), 작은딸(32세)과 함께 살고 있었다. 큰딸은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었지만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작은딸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간이 돈을 벌었지만 생활비와 병원비로 빚이 쌓이면서 신용불량자가 됐다. 그는 “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후부터 어머니가 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지만 극단적 선택 한 달 전 빙판길에 넘어져 팔이 부러진 이후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절망감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석 전 계장은 “수사할수록 ‘어떻게든 악착같이 세 식구가 버텨왔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세 모녀는 끼니를 라면으로 때울 때가 많을 정도로 쪼들렸지만 공과금이나 월세는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밀린 적이 없었다. 그렇게 10년 넘게 자신들의 힘으로 삶의 무게를 버텨 온 세 모녀는 기초생활보장제도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석 전 계장은 “복지혜택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고 이웃이나 지인에게도 어려운 사정을 알리지 않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인 2014년 12월 ‘송파 세모녀법’이라 불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안,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 발굴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3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사회복지 제도의 허점을 드러낸 비극적인 사건으로 ‘복지 사각지대’라는 단어가 널리 쓰인 계기가 된 사건으로 꼽힌다. 석 전 계장은 “재발을 막기 위해 당사자의 의지와 복지혜택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2019년 11월 ‘성북 네모녀’사건 안재형 당시 성북경찰서 형사3팀장(현 강북경찰서 삼양파출소 순찰팀장)은 70대 어머니와 40대 세 딸이 숨진 채 발견된 그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바닥에는 네 사람이 나란히 반듯하게 누운 상태로 사망해 있었고, 머리맡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재가 수북했어요. 창문 틈까지 테이프로 막아놨는데, 악취 때문에 20여년 형사 생활 중 처음으로 점퍼부터 티, 바지, 속옷, 단화까지 모두 버려야 할 정도였어요.” 성북구 네 모녀는 그만큼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한 달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건물 보수를 위해 이 건물을 찾은 리모델링 업체 관계자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해 발견됐다. 가족·친지 또는 이웃 주민이 아닌 제3자가 한 달 만에 발견했을 만큼 사회적 관계망으로부터 단절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네 모녀의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 집 우편함에 은행, 카드사, 신용정보회사 등에서 보낸 채무 이행 통지서가 20통 가까이 쌓여 있었지만 사망 직전 2∼3개월간 월세와 공과금을 못 내는 등 급격하게 경제적 위기로 내몰린 탓에 위기 상태를 알아챈 이들이 없었다. 각종 공과금이 3개월 이상 체납돼야 사회보장정보 시스템을 통해 해당 구청에 통보된다. 안 전 팀장은 “네모녀가 3년 전 해당 지역으로 이사를 왔지만 이웃과 교류가 없었고 친한 이웃에게도 자세한 사정을 알리지 않아 이들이 사업 실패 후 곤궁한 상태였던 걸 아는 이들이 없었다”며 “빚이 많았지만 회생, 파산부터 정부 긴급지원까지 도움을 요청할 생각도 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사회보장정보 시스템이 우리가 미치지 못하는 범위까지 잘 살필 수 있게 지역사회 공동체에서 연결고리를 확보해 위기 징후를 발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맞벌이 필수라는 ‘더치페이 남편’…이혼하고 싶습니다”

    “맞벌이 필수라는 ‘더치페이 남편’…이혼하고 싶습니다”

    “절대 외벌이를 할 수 없다고, 제가 꼭 돈을 벌어야 한다고 화까지 냈습니다. 남편은 자기 월급으로 저까지 먹여 살릴 생각은 없다는 말까지 하는데요. 정말 모든 정이 떨어지더라고요.” 신혼집 매수를 비롯해 모든 것을 남편과 똑같이 부담한 여성이 결혼 후 점점 심해지는 남편의 태도로 인해 갈등을 빚다 이혼을 결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22일 YTN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 사연을 보냈다. 동갑내기 부부로 서로 동의 하에 ‘딩크족’으로 살기로 했다는 A씨는 이성적인 남편의 뜻을 따라 뭐든지 똑같이 부담했지만, 결혼 후 매달 150만원 꼭 입금하라고 하고 단 하루라도 늦어지면 독촉을 하는 남편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돈이 부족한 달 백만원만 입금하겠다는 A씨의 말에는 다음 달에 반드시 이백만원을 입금하라고 강조했고, 승진을 해 연봉이 높아진 남편은 A씨에게 집안일을 더 많이 하라고 했다. 결정적인 건 직장에서 구조조정을 이유로 희망퇴직을 권유받은 A씨에게 남편은 절대 외벌이를 할 수 없다며, 위로 대신 화를 냈다. A씨는 나중에 몸이 아프거나 돈을 못 버는 상황이 오면 남편이 자신을 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더는 함께 하고 싶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남편은 신혼 지분을 똑같이 부담했으니 반씩 나누고 금융재산은 절대 나눌 수 없다는 입장이다.혼인 중에 모은 부부 공동의 재산 김아영 변호사는 “A씨의 경우 남편분의 지나치게 계산적인 행동에 실망하고, 부부 간의 신뢰까지도 상실된 상태”라며 이혼 후 재산 분할에 대해 설명했다. 재산 분할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혼인 중에 모은 부부 공동의 재산이다. 공동의 재산이 반드시 공동 명의일 필요는 없다. 협의나 조정 단계에서 이혼을 할 경우 집은 팔아서 각자 2분의 1씩 나누고, 차는 남편이 가지고 고가의 가구나 전자제품은 아내가 가져가고, 이런 식으로 유연하게 나눌 수는 있지만, 판결의 경우에는 가액으로 계산해서 일괄적인 기여도로 나누게 된다. 대출이나 생활비 대출 자금 등 공동의 채무를 빼고 순수한 부부의 자산을 각자의 기여도로 분할한다. A씨의 경우 신혼집의 가액, 남편의 예금, 아내의 예금 그리고 각자 가지고 있던 금융자산으로 투자했던 주식 그다음에 보험해약 예상 환급금 이런 금융자산을 모두 더한 후에 기여도대로 나누어서 가져가게 된다. 다만 A씨가 “생활비를 네가 더 썼으니 가사 일은 네가 더 해라”라는 남편의 요구로 생활했기 때문에 가사 노동이 더 참작이 돼야 한다고 변호사는 조언했다. 양소영 변호사는 “남편이 승진을 하게 되고 자산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부인이 그런 부분을 똑같이 부담했기 때문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기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지금 가정법원 판례의 태도”라고 설명했다.
  • 2년만에 국민 절반 이상이 ‘오픈뱅킹’... “종합 플랫폼 서비스로”

    2년만에 국민 절반 이상이 ‘오픈뱅킹’... “종합 플랫폼 서비스로”

    직장인 A씨는 그동안 매달 급여일이 되면 4~5개의 은행 앱에 일일이 접속해 월급통장, 생활비통장 등 각종 통장 관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오픈뱅킹을 이용하면서 주거래은행 앱 하나로 수수료 없이 타은행 간 자금이체를 할 수 있게 돼 불편을 덜게 됐다. 평소 지갑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 대학생 B씨도 친구들과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채팅 앱에 연동된 ‘더치페이 서비스’를 이용해 현금 없이도 빠르고 간편하게 밥값을 정산한다.금융위원회는 이번달 기준 오픈뱅킹 가입자 수(중복 제외)가 3000만명, 등록 계좌 수는 1억개로 각각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0월 기준 국내 경제활동인구인 2853만명이 모두 가입한 셈이다. 중복을 포함하면 가입자 수는 1억 1000명, 등록 계좌 수는 2억 1000개에 달한다. 오픈뱅킹이란 은행이 보유한 결제 기능과 고객 데이터를 제3자에게 공개하는 서비스다. 이에 따라 금융 소비자는 하나의 은행 앱에 자신의 모든 은행계좌 등록해 조회 및 자금 출금·이체 등의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 12월 18일 도입돼 시행 2년째를 맞았다. 당초 은행·핀테크 기업만 제한적으로 참여하다 지난해 말부터는 참여 기관이 점차 늘었다. 상호금융사뿐만 아니라 금융투자회사, 카드사 등도 오픈뱅킹 서비스에 참여해 현재는 120개 금융기관에서 이용할 수 있다. 2년 만에 누적 거래량은 83억 8000만건을 넘어섰으며, 매일 2000만건(1조원)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잔액 조회 서비스의 이용 비중이 68%로 가장 높았고, 출금이체(21%), 거래내역 조회(6%) 등 계좌 관련 기능이 그 뒤를 이었다. 금융위는 오픈뱅킹 시행을 통해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이체·송금 분야에서 비용을 크게 절감했으며, 이용자들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참여 업권 간 데이터 상호개방이 의무화하며 핀테크 기업의 선불 충전금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됐고, 조회 수수료는 합리적으로 조정됐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향후 보험사 등도 서비스에 참여하도록 하고 보험이나 대출·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정보 등을 제공하도록 확대하는 등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오픈뱅킹을 넘어 오픈파이낸스로의 발전을 추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서울 마포 프런트원에서 열린 ‘금융플랫폼 혁신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도 “최근 금융산업 흐름은 플랫폼을 통한 종합 서비스”라면서 “오픈뱅킹의 참여기관, 제공 서비스 등을 대폭 확대 개편해 오픈 파이낸스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내년 1월부터 전면 시행되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종합지급결제사업 등과의 연계 기반을 마련해 금융서비스 플랫폼화를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를 받는 ‘마이플랫폼’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 배달콜 받고 가다 ‘꽈당’ … 떨어져 보니 정치가 더 잘 보였다

    [단독] 배달콜 받고 가다 ‘꽈당’ … 떨어져 보니 정치가 더 잘 보였다

    정치의 세계는 냉혹하다. 지난 총선 당시 대한민국 정치의 새 희망처럼 다뤄졌던 ‘청년 후보님’들을 이제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극히 일부의 당선자만이 청년을 대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낙선자들은 홀로 ‘후유증’을 견디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그날의 목표는 이들에게 여전히 선명하다. 그 목소리를 모아 봤다.유례없는 장마에 전국이 비로 물들었던 지난여름 정의당 김지수(①·27·서울 중랑갑) 전 후보는 몰고 가던 배달 오토바이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어깨가 골절됐고 한 달 넘게 일을 쉴 수밖에 없었다. 정의당 당직자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김 전 후보는 그동안 모은 돈과 실업급여를 밑천 삼아 지난 총선에 뛰어들었다. 당의 청년 지원 덕분에 사재를 탈탈 터는 일은 없었지만 선거운동에 전념한 몇 달간 생활비가 문제였다. 낙선 직후 곧장 배달 일에 나선 이유다. 김 전 후보는 “생계가 큰 어려움이라 정치 활동과 어떻게 병행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역구 안에서 배달 노동자를 조직화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후보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번 제도권 정치에 도전할 계획이다. “당에 진 빚이 많다”는 그는 당 혁신위원회에서 청년정의당을 만든 것을 큰 변화로 꼽으며 청년 문제에 당이 더 깊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기대했다. 총선 당시 ‘체육계 미투 1호’로 주목을 받았던 김은희(②·29) 전 후보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들어와 비례 23번을 받고 낙선했다. 김 전 후보는 “비록 떨어졌지만 저로 인해 용기와 희망을 가진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웃었다. 그는 낙선 직후 아이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는 일에 곧바로 복귀했다. 지역구 후보에 비하면 선거비용 지출이 적었지만 선거운동 기간에 코치 일을 완전히 쉬었던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당분간 생업에 집중하고 싶다는 김 전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당직을 맡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당과 소통을 이어 가면서 특히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정치권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김 전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조두순 출소를 거론하며 “제 사건의 가해자도 몇 년 후면 출소를 한다. 두려움을 안고 살고 있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통합당 경기 남양주을 김용식(③·33) 전 후보는 현재 수입이 전무하다. 당협위원장과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전략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활동비는 따로 없다. 선거 전에는 개인사업을 하다가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모두 접었다. 지금은 그때 받은 권리금 등으로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31.43%의 득표율을 얻어 선거비용 대부분을 보전받았지만 그 역시 생활비 지출은 부담이라고 했다. 다시 생활 전선에 뛰어들 준비를 해 왔지만 코로나19가 변수였다. 장사가 안돼 망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는 현실에서 당장 사업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후보는 청년 정치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는 “어디에서든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과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젊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보수의 가치와 이념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한 축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출마했던 권지웅(④·32) 전 후보는 시민단체 빌려쓰는사람들 대표로 시민운동을 이어 가고 있다. 시민단체 활동으로는 충분한 수입을 얻기 어려워 프리랜서 일까지 찾았다. 다만 청년이나 주거 관련 프로젝트에서 생기는 활동비 등이다 보니 소득이 안정적이지는 않다. 권 전 후보는 그럼에도 세입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정치권에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달팽이유니온 활동을 오래 하면서 청년 주거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 온 그는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중에는 당대표 후보들에게 1인가구 세입자 특별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권 전 후보는 “청년 정치는 젊어서가 아니라 소외받는 목소리를 다루기에 유의미한 것”이라며 “여전히 중앙정치권에서는 1인가구 세입자 같은 문제들이 쟁점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민주당 지역구 청년 후보 중 유일하게 낙선한 경북 경주 정다은(⑤·34) 전 후보는 법정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득표율 15%에 불과 0.28% 포인트 미달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부담해야 했다. 비싼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총선을 통해 지역 특색과 선거의 변수 등을 몸소 배웠다고 한다. 두 아이의 엄마인 정 전 후보는 참교육학부모회 활동을 이어 가는 한편 경주 지역위원장도 맡고 있다. 정 전 후보는 금전적 부담에 대해 “청년이라 좋은 점은 회의 끝나고 더치페이를 요구할 수 있고, 외부에서 찬조금 요구도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지역위 운영 및 활동 경비 등 부담은 있는데 남편이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험지인 경주에서 계속 정치를 하는 이유를 묻자 정 전 후보는 “민주당이 인정받으려면 다른 지역보다 이곳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며 “지역에서 진정으로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배달콜 받고 가다 ‘꽈당’ … 떨어져 보니 정치가 더 잘 보였다

    [단독] 배달콜 받고 가다 ‘꽈당’ … 떨어져 보니 정치가 더 잘 보였다

    정치의 세계는 냉혹하다. 지난 총선 당시 대한민국 정치의 새 희망처럼 다뤄졌던 ‘청년 후보님’들을 이제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극히 일부의 당선자들만이 청년을 대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낙선자들은 홀로 ‘후유증’을 견디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그날의 목표는 이들에게 여전히 선명하다. 그 목소리를 모아 봤다.유례없는 장마에 전국이 비로 물들었던 지난여름, 정의당 김지수(①·27·서울 중랑갑) 전 후보는 몰고 가던 배달 오토바이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어깨가 골절됐고 한 달 넘게 일을 쉴 수밖에 없었다. 정의당 당직자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김 전 후보는 그동안 모은 돈과 실업급여를 밑천 삼아 지난 총선에 뛰어들었다. 당의 청년 지원 덕분에 사재를 탈탈 터는 일은 없었지만, 선거운동에 전념한 몇 달간 생활비가 문제였다. 낙선 직후 곧장 배달 일에 나선 이유다. 김 전 후보는 “생계가 큰 어려움이라 정치 활동과 어떻게 병행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역구 안에서 배달 노동자를 조직화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후보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번 제도권 정치에 도전할 계획이다. “당에 진 빚이 많다”는 그는 당 혁신위원회에서 청년정의당을 만든 것을 큰 변화로 꼽으면서 청년 문제에 당이 더 깊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했다. 총선 당시 ‘체육계 미투 1호’로 주목을 받았던 김은희(②·29) 전 후보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들어와 비례 23번을 받고 낙선했다. 김 전 후보는 “비록 떨어졌지만 저로 인해 용기와 희망을 가진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웃었다. 그는 낙선 직후 아이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는 일에 곧바로 복귀했다. 지역구 후보에 비하면 선거비용 지출이 적었지만, 선거운동 기간에 코치 일을 완전히 쉬었던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당분간 생업에 집중하고 싶다는 김 전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당직을 맡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당과 소통을 이어 가면서 특히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정치권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김 전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조두순 출소를 거론하며 “제 사건의 가해자도 몇 년 후면 출소를 한다. 두려움을 안고 살고 있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사과정을 밝고 있는 통합당 경기 남양주을 김용식(③·33) 전 후보는 현재 수입이 전무하다. 당협위원장과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전략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활동비는 따로 없다. 선거 전에는 PC방을 운영하다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모두 접었다. 지금은 그때 받은 권리금 등으로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31.43% 득표율을 얻어 선거비용의 대부분은 보전받았지만 그 역시 생활비 지출은 부담이라고 했다. 다시 생활 전선에 뛰어들 준비를 해왔지만 코로나19가 변수였다. 장사가 안 돼 망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는 현실에서 당장 사업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후보는 청년 정치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는 “어디에서든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과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젊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보수의 가치와 이념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한 축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출마했던 권지웅(④·32) 전 후보는 시민단체 빌려쓰는사람들 대표로 시민운동을 이어 가고 있다. 시민단체 활동으로는 충분한 수입을 얻기 어려워 프리랜서 일까지 찾았다. 다만 청년이나 주거 관련 프로젝트에서 생기는 활동비 등이다 보니 소득이 안정적이지는 않다. 권 전 후보는 그럼에도 세입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정치권에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달팽이유니온 활동을 오래 해 오면서 청년 주거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그는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중에는 당대표 후보들에게 1인가구 세입자 특별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권 전 후보는 “청년 정치는 젊어서가 아니라 소외받는 목소리를 다루기에 유의미한 것”이라면서 “여전히 중앙정치권에서는 1인가구 세입자 같은 문제들이 쟁점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역구 청년 후보 중 유일하게 낙선한 경북 경주 정다은(⑤·34) 전 후보는 법정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득표율 15%에 불과 0.28% 포인트 미달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부담해야 했다. 비싼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총선을 통해 지역 특색과 선거의 변수 등을 몸소 배웠다고 한다. 두 아이의 엄마인 정 전 후보는 참교육학부모회 활동을 이어 가는 한편 경주 지역위원장도 맡고 있다. 정 전 후보는 금전적 부담에 대해 “청년이라 좋은 점은 회의 끝나고 더치페이를 요구할 수 있고, 외부에서 찬조금 요구도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며 웃었다. 정 전 후보는 “지역위 운영 및 활동 경비 등 부담은 있는데 남편이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험지인 경주에서 계속 정치를 하는 이유를 묻자 정 전 후보는 “민주당이 인정받으려면 다른 지역보다 이곳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며 “중앙정계로 가볼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아프니까 청춘이다? 2030 청년들의 ‘낙선 후유증’

    [단독] 아프니까 청춘이다? 2030 청년들의 ‘낙선 후유증’

    지난 4·15 총선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청년 정치’였다. 여야는 2030 청년 후보들에게 기탁금 지원, 공천 할당 등을 약속하며 ‘정치판의 세대 교체’를 부르짖었다. 그러나 국회 입성에 성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청년 정치인은 극소수였다. 새 정치, 새 대한민국을 꿈꾸다 고배를 든 청년 후보들은 총선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낙선 청년 후보들이 처한 현실과 그들의 고민, 또 꿈에 대해 3회 걸쳐 짚어 본다. 5일 서울신문이 총선에 출마했던 주요 정당의 2030 지역구·비례 낙선자 총 31명의 근황을 조사한 결과 이 중 22명은 소속 정당의 당직을 갖고 정치 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고정수입이 있는 낙선자는 21명, 없는 낙선자는 9명이었다. 1명은 수입 유무 등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당직이 있는 2030 낙선자 중 소속 정당으로부터 활동비 등을 지원받는 경우는 8명에 불과했다. 김병민·김재섭 전 후보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의당 박예휘 전 후보는 부대표, 기본소득당 신지혜 전 후보는 대표직을 맡았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지역위원장(당협위원장) 명함만 가진 ‘생존형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정치 활동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근무가 어려운 탓에 일부는 배달 라이더나 택배 상하차 등 시간제 근로를 하며 정치 활동과 생계 사이에서 고민했다. 배달하다 어깨 골절… 배달노동자 조직화 꿈유례없는 장마에 전국이 비로 물들었던 지난여름, 정의당 김지수(27·서울 중랑갑) 전 후보는 몰고 가던 배달 오토바이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어깨가 골절됐고 한 달 넘게 일을 쉴 수밖에 없었다. 정의당 당직자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김 전 후보는 그동안 모은 돈과 실업급여를 밑천 삼아 지난 총선에 뛰어들었다. 당의 청년 지원 덕분에 사재를 탈탈 터는 일은 없었지만, 선거운동에 전념한 몇 달간 생활비가 문제였다. 낙선 직후 곧장 배달 일에 나선 이유다. 김 전 후보는 “생계가 큰 어려움이라 정치 활동과 어떻게 병행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역구 안에서 배달 노동자를 조직화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후보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번 제도권 정치에 도전할 계획이다. “당에 진 빚이 많다”는 그는 당 혁신위원회에서 청년정의당을 만든 것을 큰 변화로 꼽으면서 청년 문제에 당이 더 깊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했다. 테니스 코치 복귀… 제2의 조두순 없게 목소리 낼 것총선 당시 ‘체육계 미투 1호’로 주목을 받았던 김은희(29) 전 후보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들어와 비례 23번을 받고 낙선했다. 김 전 후보는 “비록 떨어졌지만 저로 인해 용기와 희망을 가진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웃었다. 그는 낙선 직후 아이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는 일에 곧바로 복귀했다. 지역구 후보에 비하면 선거비용 지출이 적었지만, 선거운동 기간에 코치 일을 완전히 쉬었던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당분간 생업에 집중하고 싶다는 김 전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당직을 맡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당과 소통을 이어 가면서 특히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정치권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김 전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조두순 출소를 거론하며 “제 사건의 가해자도 몇 년 후면 출소를 한다. 두려움을 안고 살고 있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마하려고 개인사업 접었는데… 코로나로 재개 난망석사과정을 밝고 있는 통합당 경기 남양주을 김용식(33) 전 후보는 현재 수입이 전무하다. 당협위원장과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전략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활동비는 따로 없다. 선거 전에는 개인사업을 하다가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모두 접었다. 지금은 그때 받은 권리금 등으로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31.43% 득표율을 얻어 선거비용의 대부분은 보전받았지만 그 역시 생활비 지출은 부담이라고 했다. 다시 생활 전선에 뛰어들 준비를 해왔지만 코로나19가 변수였다. 장사가 안 돼 망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는 현실에서 당장 사업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후보는 청년 정치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는 “어디에서든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과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젊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보수의 가치와 이념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한 축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프리랜서 불안정한 수입에도… 세입자 위한 정치 계속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출마했던 권지웅(32) 전 후보는 시민단체 빌려쓰는사람들 대표로 시민운동을 이어 가고 있다. 시민단체 활동으로는 충분한 수입을 얻기 어려워 프리랜서 일까지 찾았다. 다만 청년이나 주거 관련 프로젝트에서 생기는 활동비 등이다 보니 소득이 안정적이지는 않다. 권 전 후보는 그럼에도 세입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정치권에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달팽이유니온 활동을 오래 해 오면서 청년 주거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그는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중에는 당대표 후보들에게 1인가구 세입자 특별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권 전 후보는 “청년 정치는 젊어서가 아니라 소외받는 목소리를 다루기에 유의미한 것”이라면서 “여전히 중앙정치권에서는 1인가구 세입자 같은 문제들이 쟁점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이랑 좋은 점은 더치페이… 험지에서 봉사할 것민주당 지역구 청년 후보 중 유일하게 낙선한 경북 경주 정다은(34) 전 후보는 법정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득표율 15%에 불과 0.28% 포인트 미달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부담해야 했다. 비싼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총선을 통해 지역 특색과 선거의 변수 등을 몸소 배웠다고 한다. 두 아이의 엄마인 정 전 후보는 참교육학부모회 활동을 이어 가는 한편 경주 지역위원장도 맡고 있다. 정 전 후보는 금전적 부담에 대해 “청년이라 좋은 점은 회의 끝나고 더치페이를 요구할 수 있고, 외부에서 찬조금 요구도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며 웃었다. 정 전 후보는 “지역위 운영 및 활동 경비 등 부담은 있는데 남편이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험지인 경주에서 계속 정치를 하는 이유를 묻자 정 전 후보는 “민주당이 인정받으려면 다른 지역보다 이곳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며 “지역에서 진정으로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여기는 중국] 더치페이에 뿔난 부인, 남편에 이혼 소송 화제

    [여기는 중국] 더치페이에 뿔난 부인, 남편에 이혼 소송 화제

    남편의 지속적인 ‘더치페이’ 요구에 뿔난 중국인 아내가 이혼을 요구해 화제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大连)에 거주하는 중국인 여성 ‘샤오룽(小蓉)’은 최근 결혼 후 지속적으로 더치페이를 요구한 남편 샤오샨(小山)과 이혼을 결심했다. 샤오룽이 자신의 남편과 이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그가 주장하는 ‘더치페이’ 방식에서 불거졌다. 지난 2013년 결혼 후 슬하에 4세 자녀를 둔 샤오룽은 남편인 샤오샨과 연애 때부터 줄곧 더치페이를 유지해왔다. 중국에서 더치페이 방식은 일명 ‘AA즈(AA制)’라고 불린다. 대수 평균이라는 뜻(Algebraic Average)의 영어단어 앞 글자만 줄여 부르는 신조어로, 과거 남성이 일방적으로 데이트 비용, 결혼 자금 등을 지불했던 것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여성 역시 이들 비용일 일부를 부담하는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로 활용된다. 문제는 결혼 후 자녀 양육 시에도 부부 중 한 사람이 ‘AA즈’ 방식을 고집하는 데서 비롯,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아내 사오룽은 결혼 후 약 6년 동안 지속적으로 남편 샤오샨과 더치페이 방식으로 혼인 생활을 유지해왔다. 처음부터 더치페이 방식을 요구한 것은 남편 샤오샨이었다. 그는 아내 샤오룽과 월급 통장 내역을 공유하기를 거부했고, 평소 전기세, 수도세, 세금 등과 같은 공과금에 대해서도 5대 5 방식을 고수했다. 뿐만 아니라 평소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 재료 값에 대해서도 줄곧 더치페이를 요구했는데, 생활비 명목에 대한 논쟁이 잦아지면서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부모님 댁을 찾아 따로 식사를 해결하는 방식을 활용하기도 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자녀가 태어난 뒤에도 남편의 이 같은 요구는 계속됐는데, 주말마다 집을 비우고 자신의 부모님 댁을 홀로 찾는 남편이 집을 비운 대신 아내 샤오룽은 딸과 함께 친정 댁을 찾아서 식사를 해결하곤 했다. 하지만 연애 때부터 더치페이에 대한 요구를 해왔던 남편 샤오산의 생활 방식에 대해 아내 샤오룽은 그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최근 돌연 이혼을 결심한 것이다. 샤오룽이 이혼을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는 다름아닌 두 사람 사이에서 낳은 자녀(딸, 4세)의 병원비용에 대해서도 더치페이를 요구하는 남편의 행동에 신물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내 샤오룽이 최근 고용한 왕진하이(王金海) 이혼 소송 전문 변호사에 따르면 최근 두 사람 사이의 자녀가 아내 샤오룽이 자리를 비운 사이 고열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참석했던 아내 샤오룽 대신 딸을 병원에 데려간 사람은 남편 샤오산이었다. 그런데 남편의 연락을 받고 급히 병원을 찾은 샤오룽은 딸 아이의 상태를 보고 크게 놀랐다. 변호사 왕 씨의 설명에 따르면, 남편 샤오샨은 더치페이로 병원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이유로 아내 샤오룽이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딸 아이의 진료 자체를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고온으로 앓는 딸 아이의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 아내의 주장이다. 이날 사건을 겪으며 아내 샤오룽은 남편의 더치페이 생활 방식이 크게 실망, 이대로는 자녀 양육 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이혼을 결심했다. 이와 관련 해당 이혼 사건을 담당한 다롄 인민법정은 “아이의 정신적, 신체적인 성장은 부모의 공동 책임”이라면서 “남편 샤오산의 행동은 양육에 대한 아버지로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한 부분을 인정한다”고 질책했다. 이혼 판결을 받은 샤오룽은 매달 남편 샤오샨으로부터 양육비 명목으로 1000위안(약 17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해당 양육비는 자녀의 교육비와 생활비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중국에서 이혼 후 청구할 수 있는 양육비는 일반적으로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쪽의 개인 소득의 20~30% 수준으로 책정된다. 해당 양육비는 자녀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 지불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마오쩌둥, 부인 장칭과 생활비 더치페이”

    “마오쩌둥, 부인 장칭과 생활비 더치페이”

    9월 9일은 신중국을 건설한 마오쩌둥(毛澤東·오른쪽·1893~1976) 전 주석이 사망한 지 40주년이 되는 날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마오와 함께했던 집사와 경호원, 집무실 관리원 등은 지난 27일 마오를 기념하는 좌담회를 갖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일화를 풀어놓았다. 마오의 집사였던 우롄덩(吳連登·74)은 마오와 부인 장칭(江靑·왼쪽)이 더치페이(AA制)를 즐겼다고 소개했다. 마오 사망과 함께 문화혁명 ‘4인방’ 주범으로 체포됐다가 1991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장칭은 마오 사망 전까지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우롄덩은 “마오의 한 달 월급은 404위안(약 6만 7000원)이었고, 장칭 월급은 243위안(약 4만원)이었는데, 둘은 생활비를 각자 계산하는 더치페이를 선호했다”면서 “집사로서 둘의 월급을 어떻게 배분해 사용할지가 늘 고민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마오가 임종할 때 남긴 현금은 500위안이 전부였고, 124만 위안에 이르는 원고료는 전부 국가에 헌납했다”며 “유가족에게 방 한 칸, 토지 한 뼘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오보다 8개월 앞서 사망한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 추모식에 마오가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롄덩은 “그때 이미 마오도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태였다”며 “총리 서거 소식을 들은 마오는 반나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물만 흘렸다”고 전했다. 마오를 근접 경호했던 천창장(陳長江·85)은 1971년 9월 13일 마오 암살 계획을 세웠던 린뱌오(林彪)가 소련으로 탈출하다가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을 때를 회상하며 “마오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마오가 말년에 집무실 겸 숙소로 사용했던 인민대회당 118청(廳) 관리원이었던 리즈펀(李志芬)은 마오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주관했던 1973년 제10차 당대회를 회상했다. 리즈펀은 “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주석을 위해 118청과 대회당 주석단 사이의 통로에 산소 배관까지 설치했으며, 118청 지하실에서는 응급요원들이 24시간 대기했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남과여Why] 데이트 비용, 남자가 더 많이 내는 이유 있었다

    [남과여Why] 데이트 비용, 남자가 더 많이 내는 이유 있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질수록 깊어지는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트 비용’의 문제인데요. 얼마 전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한 회사원 김선일(33)씨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너와 좋은 곳에 가서 비싼 밥 먹고, 즐겁게 문화생활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나를 위해 투자하고 싶어.”완곡한 표현이긴 합니다만 이 말은 ‘데이트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이런 이유로 이별을 택하는 경우가 김선일씨 커플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온라인 리서치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데이트 비용 문제로 헤어질 수 있다’고 응답했을 정도니까요.그렇다면 성인남녀가 데이트 비용에 얼마를 지출하길래 이 문제가 이별의 원인까지 되는 걸까요? ●데이트 비용 평균 3만원… 41% “성별 관계없이 여유있는 사람이 더 내야”조사결과 애인과의 1회 데이트 비용은 평균 3만원 미만인 경우가 34.1%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3~5만원이 26.8%, 5~7만원이 22.3%로 뒤를 이었는데요. 넓게 보면 응답자의 83.2%가 3~7만원의 금액을 1회 데이트 비용으로 지출한다는 의미가 되겠네요. 올해 최저임금 일급이 4만4640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 금액은 굉장히 큰 금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해당 조사에서 ‘내가 데이트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44.3%가 ‘데이트 비용으로 인해 가끔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14.8%밖에 되지 않았고요. 대학생 김준걸(25)씨는 “7대3의 비율로 내가 데이트 비용을 더 많이 내고 있는데 나도 용돈을 받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 쓰는 형편이라 데이트 비용이 부담스럽긴 하다”면서 “여자친구에게 말해볼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여자친구가 ‘애정이 식었다’고 오해할까 봐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그렇다면 이성친구가 데이트 비용 문제를 언급했을 때 상대방은 정말 서운해할까요? 조사 결과 남성의 19.6%, 여성의 22.4%만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남성은 ‘그렇지 않다’(44.4%), ‘보통’(36%)이라는 답변을 보였습니다. 여성 역시 43%가 ‘그렇지 않다’, 34.6%가 ‘보통’이라는 답변을 보여 데이트 비용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데이트 비용에 대해 대화를 나눌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 ‘데이트 비용이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답한 14.8%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돈 걱정이 없는 재벌 2세일까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여자친구와 (7대3 또는 8대2)의 비율로 데이트 비용을 낸다는 회사원 박형승(28)씨는 “내가 돈을 버니 자연스럽게 더 많이 내는 편이다”라면서 “대신 여자친구가 소소한 선물을 많이 준다”고 말했습니다.실제로 ‘데이트 비용을 누가 더 많이 부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0.7%가 ‘성별 관계없이 경제적 여유 있는 사람이 모두 또는 좀 더 내야 함’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외에 21.5%는 ‘남녀 모두 똑같이 내야 함’ 이라는 답변을 보였는데요. 무엇보다도 눈길을 끈 것은 33.3%가 ‘남성이 여성보다 좀 더 내야 함’이라는 답변을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반응을 보인 사람은 성별로 남성이 35.2%, 여성이 31.4%로 비슷하다는 겁니다. 성인남녀 셋 중 한 명은 왜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걸까요? ●19세기말 집밖에서 여성 만나려 남성이 비용 부담‘데이트는 탄생과 동시에 남성이 돈을 더 많이 내게 돼있는 구조’라는 해석이 있어 흥미롭습니다. 지난 8월 한국에 출판된 ‘데이트의 탄생’이라는 책을 통해 저자 베스 베일리는 “현재의 데이트 패턴은 19세기 말 산업화 과정에서 변화돼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책 내용에 따르면 과거 남성이 여성을 만나려면 여성의 집에서 남성을 초청해야 했는데요. 당시 빈민가의 사람들에게는 이성을 초청할 공간이 없었고, 이들은 연애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경제력이 있는 남성이 여성을 위해 돈을 내는 관습이 생겼다는 겁니다. 19세기의 이런 관습은 과연 21세기인 현재도 남아 있을까요?‘아직까지 한국 사회는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사회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남성의 81.6%, 여성의 72.8%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이 ‘더치페이 하는 문화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으니까요.회사원 신다영(29)씨는 “남자친구에게 데이트 통장을 만들자고 먼저 제안했다”면서 “경제적 상황에 맞게 7대3, 6대4의 비율로 정기적으로 통장에 입금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데이트 비용을 효율적으로 지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안이환 교수는 “데이트 비용은 권력과 관련된 문제다. 데이트 통장을 이용하는 등 양쪽 모두가 데이트 비용을 지출한다는 것은 본인의 권력을 지키는 일과 관련 있다”면서 “경제력에 차이가 있어 5대5의 비율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힘들더라도 서로가 일정 부분 지출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외도남녀’를 그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외형상으로는 보면 일상에서 흔히 만날 법한 평범한 중년 남녀일 뿐이다. 서울신문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 대표 불륜남녀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내 이름은 김바람. 1966년생 말띠로 올해 50살(그래픽 ① 문항 참조)이 됐다. 명함에는 ‘XX 건설 부장’이라는 직함②이 새겨져 있다. 누구나 다 알 만한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다. 한 달 급여가 1000만원③쯤 된다. 덕분에 홑벌이지만 고등학교 1년인 큰딸, 중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아들④을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서울 강남에 34평(112.4㎡) 아파트 한 채도 있다. 행복의 충분조건을 갖춘 가정 같지만 내겐 말 못할 비밀이 있다. 3년 전 나는 지방의 소도시⑤ 지사로 발령받아 홀로 내려왔다. 물론 가족과 함께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생활도, 교육 환경도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곳으로 가족 모두 내려오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금요일 밤 상경해 가족과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늦게 내려오는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2주에 한 번꼴로 상경한다. 교통비도 부담됐지만, 무엇보다 힘에 부쳤다. 평일 밤 사택에 혼자 있노라면 외로움에 사무쳤다. 생활비와 아이들 학원비 조로 한 달 급여의 약 90%를 부친다. 빠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돈만 버는 기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내와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⑥. 그러다 2013년 여름 이 도시의 한 성인 나이트클럽⑦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웨이터의 손에 이끌려 내 옆에 앉은 그녀는 수수했지만 아름다웠다. 술에 취해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가족들과 떨어져 느끼는 외로움 등을 털어놨다. 그녀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듯했다. 그날 이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몇 차례 식사를 한 뒤 우리는 두 달 만에 ‘금지된 연애’를 시작했다. 남편 아닌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것은 2년 전이었다. 세상이 ‘간통’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인연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내 이름은 44살(①)인 주부 나불륜이다.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더 늦기 전에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의류 판매사원(②)으로 일한 지도 5년째다. 쾌활한 성격에 덕에 매장에선 나를 찾는 단골손님이 적지 않다. 비정규직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긴 하지만 연봉도 2400만원(③) 정도는 된다. 덕분에 내 아이 2명(④)의 교육비는 내가 책임진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절친에게도 비밀인 이야기지만 남편과는 별거(⑤)중이다. 아이들 양육비와 생활비는 남편이 다달이 붙여준다. 연애할 때 만 해도 남편이 그렇게 가부장적인 사람인지는 몰랐다. 시댁과의 갈등이 있을 때마다 남편은 철저히 자기 집만 생각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재결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지만 만나면 싸우는 일(⑥)도 이젠 지쳤다. 김바람씨를 만난 것은 42번째 생일날이었다. 매장 주인 언니가 “특별한 날인데 스트레스나 풀자”며 시내 외곽 한 나이트클럽(⑦)으로 데려갔다. 그런 곳에서 인연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큰 기대감 없이 건넨 전화번호로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어진 몇 차례의 식사. 그는 남편과는 달리 다정다감했다. 무엇보다 내 말에 귀 기울여줬다. 그는 15년 넘게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아온 내게 ‘여자’라는 정체성을 다시 찾게 했다. 늦바람에 많은 돈을 들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서로 상황을 알기에 더치페이가 이뤄진다. 우리 둘의 총연애비용은 60만원 정도(⑧·⑧)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날 때 드는 식사비와 모텔비가 대부분이고, 생일이나 기념일 때 선물비용이 드는 것 외에 목돈이 들 일은 없다. 서로 꺼내 놓지는 않지만 비슷한 고민도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아직 서로 배우자는 외도를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⑨·⑨) 혹시 관계가 알려지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것 같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외도남녀’를 그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외형상으로는 보면 일상에서 흔히 만날 법한 평범한 중년 남녀일 뿐이다. 서울신문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 대표 불륜남녀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내 이름은 김바람. 1966년생 말띠로 올해 50살(그래픽 ① 문항 참조)이 됐다. 명함에는 ‘XX 건설 부장’이라는 직함②이 새겨져 있다. 누구나 다 알 만한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다. 한 달 급여가 1000만원③쯤 된다. 덕분에 홑벌이지만 고등학교 1년인 큰딸, 중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아들④을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서울 강남에 34평(112.4㎡) 아파트 한 채도 있다. 행복의 충분조건을 갖춘 가정 같지만 내겐 말 못할 비밀이 있다. 3년 전 나는 지방의 소도시⑤ 지사로 발령받아 홀로 내려왔다. 물론 가족과 함께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생활도, 교육 환경도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곳으로 가족 모두 내려오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금요일 밤 상경해 가족과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늦게 내려오는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2주에 한 번꼴로 상경한다. 교통비도 부담됐지만, 무엇보다 힘에 부쳤다. 평일 밤 사택에 혼자 있노라면 외로움에 사무쳤다. 생활비와 아이들 학원비 조로 한 달 급여의 약 90%를 부친다. 빠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돈만 버는 기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내와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⑥. 그러다 2013년 여름 이 도시의 한 성인 나이트클럽⑦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웨이터의 손에 이끌려 내 옆에 앉은 그녀는 수수했지만 아름다웠다. 술에 취해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가족들과 떨어져 느끼는 외로움 등을 털어놨다. 그녀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듯했다. 그날 이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몇 차례 식사를 한 뒤 우리는 두 달 만에 ‘금지된 연애’를 시작했다. 남편 아닌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것은 2년 전이었다. 세상이 ‘간통’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인연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내 이름은 44살(①)인 주부 나불륜이다.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더 늦기 전에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의류 판매사원(②)으로 일한 지도 5년째다. 쾌활한 성격에 덕에 매장에선 나를 찾는 단골손님이 적지않다. 비정규직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긴 하지만 연봉도 2400만원(③) 정도는 된다. 덕분에 내 아이 2명(④)의 교육비는 내가 책임진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절친에게도 비밀인 이야기지만 남편과는 별거(⑤)중이다. 아이들 양육비와 생활비는 남편이 다달이 붙여준다. 연예할 때 만해도 남편이 그렇게 가부장적인 사람인지는 몰랐다. 시댁과의 갈등이 있을 때마다 남편은 철저히 자기 집만 생각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재결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지만 만나면 싸우는 일(⑥)도 이젠 지쳤다. 김바람씨를 만난 것은 42번째 생일날이었다. 매장 주인 언니가 “특별한 날인데 스트레스나 풀자”며 시내 외곽 한 나이트클럽(⑦)으로 데려갔다. 그런 곳에서 인연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큰 기대감 없이 없이 건넨 전화번호로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어진 몇 차례의 식사. 그는 남편과는 달리 다정다감했다. 무엇보다 내 말에 귀 기울여줬다. 그는 15년 넘게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아온 내게 ‘여자’라는 정체성을 다시 찾게 했다. 늦바람에 많은 돈을 들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서로 상황을 알기에 더치페이가 이뤄진다. 우리 둘의 총 연애 비용은 60만원 정도(⑧·⑧)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날 때 드는 식사비와 모텔비가 대부분이고, 생일이나 기념일 때 선물비용이 드는 것 외에 목돈이 들 일은 없다. 서로 꺼내 놓지는 않지만 비슷한 고민도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아직 서로 배우자는 외도를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⑨·⑨) 혹시 관계가 알려지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것 같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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