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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살 임신, 아빠는 13살”…태국서 공개된 충격적인 임신 사례 [여기는 동남아]

    “9살 임신, 아빠는 13살”…태국서 공개된 충격적인 임신 사례 [여기는 동남아]

    태국에서 9세 여아가 임신한 사례가 보건당국의 청소년 임신 예방 교육에서 공개됐다. 아이의 아버지는 13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사례가 정확히 언제 발생했는지, 실제 출산까지 이어졌는지 등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23일(현지시간) 태국 매체 카오소드에 따르면, 태국 우돈타니 라차팟 대학교에서 이날 청소년 임신 예방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태국 보건부 산하 건강증진센터 관계자는 우돈타니에서 보고된 사례 가운데 9세 여아가 가장 어린 임신 사례였으며, 당시 아이의 아버지는 13세였다고 밝혔다. 해당 사례는 우돈타니의 청소년 임신 실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소개됐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여아가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임신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 연애가 아니라 아동 보호의 문제”무엇보다 이 사안은 아동 보호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국 법률상 15세 미만 아동과의 성관계는 당사자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 대상이 되는 중대 범죄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어린 나이의 임신을 ‘조숙한 연애’의 결과로 볼 것이 아니라, 아동이 성적 착취나 위험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아버지로 지목된 13세 소년 역시 미성년자인 만큼, 가해와 피해를 함께 따지는 신중한 접근과 두 아이 모두에 대한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9세인데 임신이 가능할까?9세라는 나이만 놓고 보면 임신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생물학적으로는 가능하다. 임신이 가능하려면 난소에서 난자가 배란되는 생식 기능이 시작돼야 한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아는 12~13세 무렵 초경을 시작하지만, 사춘기는 이르면 8세부터 시작될 수 있다. 사춘기가 진행되면서 난소의 배란 기능이 시작되면 임신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9세 임신은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극히 이례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특히 어린 나이의 임신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상당한 건강 위험을 동반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0~19세 청소년 임신에서 자간전증과 감염 등의 위험이 성인보다 높으며, 아기 역시 저체중·조산 및 신생아 중증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WHO는 2023년 전 세계 10~14세 여아의 출생률은 여아 1000명당 약 1.5명으로 추산한다. 보건당국 “피임·감염 위험 교육 필요”다만 이번 사례가 소개된 우돈타니에서는 오히려 어린 연령대의 출산이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14세 산모의 출산 건수는 2023년 20건에서 2026년 6건으로 줄었다. 이 연령대의 출산은 전체 청소년 산모의 약 2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당국은 청소년들이 임신 가능성보다 부모에게 성관계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더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피임과 성매개감염 위험 등에 대한 정확한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임신 관련 상담을 받은 청소년의 55.3%는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관계를 하게 됐다고 답했고, 20.5%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응답했다. 한편 이번 9세 임신 사례의 정확한 발생 시점과 출산 여부, 아이와 가족의 현재 상황 등은 현지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 韓연구진, 자폐의 유전적 다양성 2개로 분류한 분자지도 만들었다

    韓연구진, 자폐의 유전적 다양성 2개로 분류한 분자지도 만들었다

    지난 5일 27년 동안 중증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들을 헌신적 사랑으로 돌봐 많은 사람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전 작가의 생전 활동이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의해 알려지면서 자폐에 대한 우리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폐는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고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대표적인 신경 발달 장애다. 다양한 유전적 원인이 보고됐지만 어떤 공통적인 생물학적 원리 때문에 질환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원인 유전자만 1200개가 넘는 자폐 스팩트럼 장애의 공통된 분자적 특징을 밝혀내고 복잡한 유전적 다양성을 하나의 분자 지도 위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디지털바이오컴퓨팅연구단 공동 연구팀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위험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세계 최대 규모의 생쥐 모델을 분석한 결과,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두 가지 유전자 활성 상태(전사체)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9월 18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시냅스 기능, 유전자 발현 조절, 세포 내 신호 전달 등 서로 다른 생물학적 기능에 관여하는 자폐 위험 유전자 17종을 선정해 각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생쥐 모델을 구축했다. 그 다음 총 1008개의 뇌 전전두엽 RNA 시퀀싱 데이터를 분석해 뇌 전체 유전자 발현 양상을 종합적으로 비교했다. 분석 결과 서로 다른 유전자 변이를 가진 생쥐들은 변이 유전자 종류에 관계없이 두 가지 공통된 전사체 상태로 수렴됐다. 그룹1 모델은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시냅스 유전자 발현은 감소했지만 유전자 발현 조절 유전자와 RNA 가공 유전자 발현은 늘어났다. 반대로 그룹2 모델은 시냅스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고 유전자 발현 조절과 RNA 가공 관련 유전자 발현은 줄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발병 원인이 되는 유전자는 다르지만 분자 수준에서는 유전자 발현이 두 가지 일정한 패턴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은 약물 반응성에서도 차이를 보였는데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과 기분안정제인 리튬을 각각 투여한 결과 그룹1은 약물 투여 후 여러 유전자의 분자적 이상이 일관되게 회복됐다. 그러나 그룹2는 유전자마다 반응이 달라 같은 약물에도 회복성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의 유전자 분자 상태에 따라 같은 치료제를 투여해도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 맞춤형 정밀 치료 연구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단일핵 RNA 시퀀싱 기술과 유전자 상호 연관성 분석을 통해 추가 검증했다. 그 결과 동일한 분자 패턴이 일관되게 확인됐고 자폐 생쥐모델과 실제 자폐인의 뇌 전사체 데이터에서도 유사한 분자패턴이 관찰됐다. 김은준 IBS 연구단장은 “자폐는 원인 유전자가 매우 다양해 개별 유전자 연구만으로는 공통의 발병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 이번 연구는 다양한 유전적 원인을 공통된 분자적 특징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연구 틀이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자폐 치료 후보 물질에 대한 비교 및 평가 연구가 보다 체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평생 살과 싸운 의사의 처방… “덜 먹고 운동하면 빠진다고? 이 편견부터 빼야 병 고친다”[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평생 살과 싸운 의사의 처방… “덜 먹고 운동하면 빠진다고? 이 편견부터 빼야 병 고친다”[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한때 118㎏, 78㎏됐지만 과체중부정맥까지 오니 죽겠다 싶더라위를 잘라내도 되돌아오는 체중약 맞고 쉽게 빠지니 배신감 들어격앙된 심정으로 쓴 책이 ‘비만록’비만은 만성질환, 의지 밖의 문제부작용보다 약효 없을까 걱정해야당뇨·고혈압처럼 건보 적용 필요합병증 위험 덜어 장기적 재정 도움살을 빼려면 덜 먹고 더 움직이면 된다고 흔히 말한다. 비만을 의지 부족이나 자기관리 실패의 결과로 보는 시선도 여전하다. 이런 통념에 반기를 든 의사가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다. 한때 118㎏의 고도비만 환자였던 그는 직접 겪은 다이어트와 치료 경험에 의학적 근거를 더해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말한다. ‘비만록’ 출간 뒤 방송과 유튜브에서 비만인의 대변자로 떠오른 그를 만나 비만치료제와 다이어트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들어봤다. -‘비만록’ 출간 이후 유튜브와 방송에 자주 출연하고 있습니다. 직접 나서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제가 너무 힘들어 봤잖아요. 아직 그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빠져나올 방법이 있다고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다이어트로 대중들을 현혹해 돈 버는 사람들에게 경고도 하고 싶고요. 저도 가끔 ‘제약회사에서 돈 한 푼 받은 것도 없는데 내가 왜 부탁도 안 받은 회사 매출을 이렇게 열심히 올려주고 있나’ 싶습니다(웃음). 그래도 정말 복음을 전파하는 심정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비만 전문의도 아닌데 책은 어떻게 쓰게 됐습니까. “비만 환자를 진료해 온 전문가는 아니지만 평생 비만 환자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비만치료제를 써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렇게 노력해도 안 빠지던 살이 너무 쉽게 빠지는 겁니다. ‘나는 평생 무슨 짓을 한 거지?’ 하는 배신감까지 들었어요. 그러고 나니 다이어트 광고가 꼴 보기 싫어졌습니다. 이건 알려야겠다 싶어 격앙된 심정으로 원고를 써 출판사에 보냈고, 그게 ‘비만록’이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비만이었습니까. “소아비만이었습니다. 체육 시간이 정말 싫었어요. 움직이는 게 힘들어 벤치에 앉아 있고 싶었죠. 최고 체중은 118㎏까지 갔습니다. 가족 가운데 고도비만은 저뿐이었지만 어머니가 살이 찔 소지가 있는 먹성을 갖고 계셨어요. 저는 그걸 ‘돼지끼’라고 부릅니다(웃음). 어머니는 아이스크림을 한 번에 4~5개, 저도 한때 6~7개는 기본이었습니다.”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갔을 때 몸 상태는 어땠습니까. “수면무호흡증이 심해 자다가 숨이 막혀 깨서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인 건 부정맥이었어요. 수면무호흡증은 양압기라도 쓸 수 있지만 부정맥이 생기니 ‘이러다 제명에 못 살겠구나’ 싶었습니다.” -살을 빼기 위해 정말 많은 방법을 해봤다고요. “셀 수도 없습니다. 덴마크 다이어트도, 케토 다이어트도 했고 결국 2020년에는 위소매절제술까지 받았습니다. 당시 116㎏에서 90㎏까지 내려갔어요. 그런데 4년쯤 지나니 다시 102㎏이 됐습니다. 위까지 잘라냈는데 몸이 돌아가는 겁니다. 정말 좌절했죠. 덴마크 다이어트도 2주에 16㎏ 가까이 빠졌지만 요요가 제일 빨랐어요.” -그렇게 다시 찌는 이유가 ‘체중 세트포인트’ 때문입니까. “쉽게 말하면 몸이 자기 체중을 기억하고 그쪽으로 돌아가려는 힘입니다. 고도비만 환자는 살을 못 빼는 게 아니라 빼고 유지하는 난이도가 다른 거예요. ‘원래 찌는 체질이니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의지만으로 상대하기 어려운 생물학적 힘이 있으니 치료하자는 겁니다.” -‘덜 먹고 운동하면 된다’는 말에는 왜 그렇게 비판적입니까. “일반인이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식습관을 관리하는 건 좋죠. 그런데 일반인에게 좋은 생활습관을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법처럼 말하면 안 됩니다. 그런 논쟁을 보면 이제 속으로 그래요. ‘알았어. 너희들끼리 싸워라. 잘들 있어. 나는 내 갈 길 간다(웃음).’ 운동은 근력과 체력을 키우고 기분도 좋게 합니다. 저도 살을 빼고 나니 운동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다만 큰 폭의 체중 감량을 운동만으로 설명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위고비는 언제 시작했습니까. “2024년 10월입니다. 미국에 나왔을 때부터 한국 출시를 손꼽아 기다렸고 관련 논문도 계속 찾아봤어요. 당시 102㎏에서 제힘으로 97㎏까지는 빼놓은 상태였는데 위고비를 시작하고 10개월 동안 16㎏ 정도 더 빠졌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은 마운자로를 쓰고 있고 78㎏ 정도입니다. 제 키에서 체질량지수(BMI) 23을 기준으로 하면 정상체중이 약 74㎏이니 아직 과체중이죠. 지금 체중은 마운자로가 끌어내리는 힘과 제 몸이 다시 비만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균형을 이룬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을 처음 맞고 가장 놀란 점은 무엇입니까. “배고픔이 사라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늘 먹을 것을 생각했는데 음식 생각 자체가 줄었어요. ‘마른 사람들은 원래 이런 세상에서 살았던 건가’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한 끼에 1.5인분 정도 먹었는데 지금은 김밥 한 줄도 다 못 먹을 때가 있어요. 저는 샐러드 정말 싫어합니다(웃음). 좋아하는 걸 먹으면서도 양 자체가 줄어드니 먹는 문제에서 해방된 느낌입니다. 샤워하다 쇄골이 보이면 아직도 신기하고요.” -비만치료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봅니까. “저는 부작용보다 약효가 없을까 봐 걱정했습니다. ‘혹시 내가 약이 안 듣는 소수에 들어가면 어떡하지’ 그게 더 무서웠어요. 구역이나 구토, 소화불량 같은 부작용은 있을 수 있고 저도 급격히 살이 빠지면서 이석증을 겪었습니다. 다만 약을 맞은 5000명 가운데 몇 명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안 맞은 사람에게는 얼마나 생겼는지도 같이 봐야죠. 약의 위험만 떼어놓을 게 아니라 비만으로 계속 살아갈 위험과 비교해야 합니다. ‘내 생각에는’보다 증거가 먼저예요. 어떤 현상을 보고 자기 생각을 바꾸는 게 과학입니다.” -정상체중인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맞는 건 어떻게 봅니까. “몇 ㎏ 빼겠다고 맞았다가 부작용이 생겼다고 하면 제가 ‘아구통을 돌리고 싶다’고 농담한 적이 있습니다(웃음). 비만 환자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약의 위험을 감수하는 겁니다. 정상체중자는 출발점이 다르죠. 다만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받고 알고도 선택한다면 국가가 일률적으로 못 맞게 해야 하느냐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약을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합니까. “비만은 만성질환에 가깝습니다. 고혈압약을 먹어 혈압이 내려갔다고 끊으면 다시 오르잖아요. 비만치료제도 끊으면 몸이 예전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저도 지금 약으로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좋은 약이 계속 나오면 비만 수술은 사라질까요.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30~40㎏씩 빼야 하는 심한 고도비만이라면 수술은 여전히 강력한 치료입니다. 저도 수술로 큰 효과를 봤지만 다시 체중이 늘어 약물치료를 하고 있잖아요. 앞으로는 ‘수술이냐 약이냐’가 아니라 어느 환자에게 언제 무엇을 쓰고 어떻게 조합할지가 중요해질 겁니다.” -비만 치료제가 더 널리 쓰이면 우리 생활도 많이 달라질까요. “그럴 겁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비만 치료제가 확산하면서 식료품 구매와 외식 지출이 줄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약을 맞으면 먹는 양 자체가 줄거든요. 외식업, 식품업, 주류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더 좋은 약이 계속 나올 겁니다. 비아그라가 나온 뒤 비과학적인 민간요법과 보조제 시장이 크게 바뀌었듯 다이어트 시장도 크게 재편될 거라고 봅니다.” -문제는 약값입니다. 일본에서 비만 치료제를 사 오는 사람도 있는데 왜 가격 차이가 납니까. “일본은 비만 치료제가 처음 들어올 때 후생성이 신약 가격을 굉장히 세게 낮춰서 시장에 들여왔습니다. 쉽게 말하면 약값을 엄청 후려친 거죠.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왜 그렇게 못 하는지 모르겠어요.” -비만 치료제에도 건강보험이 필요하다고 봅니까. “당연합니다. 고혈압과 당뇨는 국가가 관리하면서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대부분 자기 돈으로 치료하라고 하는 게 이상하죠. 지금 비만수술은 BMI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수면무호흡증 같은 합병증이 있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비만치료제도 이런 고위험 환자부터 급여를 적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비만을 줄이면 여러 합병증 위험을 한꺼번에 낮출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책과 방송 활동 이후 의료계 반응은 어땠습니까. “대한비만학회에서도 같이 해보자는 협업 제의를 받았습니다. 저는 비만 전문의는 아니지만 평생 비만 환자로 살았고 수술부터 약물치료까지 직접 겪었어요. 비만 환자가 무엇 때문에 힘들고 왜 치료를 망설이는지는 제 경험으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음 목표는 무엇입니까. “제 책을 해외에도 번역해 내고 싶습니다. 국내에서만 떠들 게 아니라 ‘비만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고 덜 먹고 운동하면 해결된다’는 고정관념 자체를 좀 깨 보고 싶어요.” ■장형우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흉부외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전임의, 세종병원 흉부외과 진료과장을 거쳐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로 심혈관외과 중환자 진료를 맡고 있다. 2019년 관상동맥외과학회 학술상을 받았다. 박상숙 논설위원
  • 3살 이전에 ‘이것’ 못 먹게 하면 평생 암 발병률 낮았다 [라이프]

    3살 이전에 ‘이것’ 못 먹게 하면 평생 암 발병률 낮았다 [라이프]

    1940년 1월 영국은 독일의 해상 봉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었다. 독일 잠수함이 영국으로 드나드는 해상 보급선을 위협하면서 민간 물자가 고갈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설탕, 버터, 베이컨 등 주요 식품에 대한 배급제를 전면 도입했다. 수십년이 지난 뒤 이때의 배급 조치가 의외의 결과를 낳은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불가피하게 설탕 섭취가 제한된 덕분에 전시에 태어난 세대의 건강이 극적으로 좋아진 결과가 관찰된 것이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근 실린 논문에서 연구진은 태아 때부터 생후 약 2년까지 설탕 섭취가 제한됐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성인이 됐을 때 여러 암의 발생 위험이 낮았고, 노화 관련 생체지표도 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영국에서 실시된 설탕 배급제 덕분에 이뤄진 일종의 ‘자연실험’ 덕분에 도출됐다. 1940년 1월 8일 실시된 설탕배급제는 1953년 9월 26일 종료됐다. 배급이 끝나자 영국의 설탕 소비량은 급격히 증가했다. 연구진은 1951년 10월~1956년 3월 출생자를 추려 약 6만 3000명을 분석했다. 즉 배급이 진행되던 시기에 태어난 사람과 배급이 끝난 직후 태어난 사람의 경우 출생 시점이 몇 달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영유아기에 설탕에 노출된 정도가 크게 달랐던 것을 비교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시기 배급을 가장 오랫동안 경험한 사람, 즉 태아기부터 태어난 뒤 24개월까지 설탕 배급제를 겪은 집단을 배급을 경험하지 않은 집단과 비교했다. 버터나 베이컨 등은 배급제 전후 섭취량이 설탕만큼 극적으로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진은 설탕을 변인으로 삼았다. 그 결과 설탕에 제한적으로 노출된 집단 쪽이 폐암은 약 44%, 간·간내담도암은 약 68%, 직장암은 약 40%, 전립선암은 약 36%, 유방암은 약 52%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핵심 가설은 첫 1000일에 있었다. 즉 임신부터 출생, 생후 약 2년까지의 영양 상태가 장기적인 신체 발달과 대사 체계를 프로그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의 영양 환경이 몸의 ‘기본 설정값’을 만들어 놓는데, 그 영향이 수십년 뒤까지 남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연구진은 특히 대사, 인슐린, 염증, 장내 미생물, 식습관 형성 등이 영향을 받는 대상으로 추정했다. 다만 연구진이 이번 관찰과 분석에서 임산부·영유아 개인의 설탕 섭취량을 파악하고 그 인과관계를 살펴본 것은 아니었다. 대신 ‘배급제에 얼마나 오래 노출됐는가’를 살펴본 것이며 “생애 초기 설탕 배급이라는 환경에 더 오래 노출된 사람들이 훗날 암 발생 위험이 낮았다”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정책 노출 효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암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노화 지표도 측정했다. 대표적인 것이 텔로미어 길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부분의 구조로, 일반적으로 세포 분열과 스트레스 등의 영향을 받아 짧아지며 이는 노화와 수명과 연관돼 있다. 설탕 배급제에 가장 오래 노출된 집단에서 텔로미어 길이가 더 긴 것으로 관찰됐고, 나이로 환산했을 때 생물학적 노화가 약 2.2년 정도 늦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암뿐만 아니라 설탕 배급제에 가장 오래 노출된 집단에서 제2형 당뇨병도 28% 줄었고, 고혈압은 16% 낮았다. 비만과 심부전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몇 가지 한계를 인정했다. 일단 1953년 전후 출생자 사이에는 설탕 외에도 사회·경제적 환경이 조금씩 달랐을 수 있었다. 또 배급 해제 이후 총열량 섭취량도 하루 약 100~150kcal 증가했다. 따라서 비교 관찰 결과가 설탕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증가한 총에너지 섭취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인지 완전히 분리할 수 없었다. 다만 총열량 증가의 상당 부분이 설탕에 의한 것이었고, 다른 식품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한계점은 이런 결과를 현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1950년대 영국 사람들과 현재 영국 사람들은 비만율과 식생활 등이 크게 다르다. 당시 성인 비만율은 매우 낮았지만 현대 영국은 훨씬 높다. 따라서 오늘날 설탕을 줄였을 때 효과의 크기가 당시와 같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추가로 분석 대상 중 간암과 직장암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그 차이를 비교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던 점도 있었다. 연구진은 “두 가지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으로, 초기 영양 섭취가 신진대사, 장기 및 면역 체계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또다른 하나는 행동적 메커니즘으로, 어릴 때 형성된 덜 단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외로우면 왜 술이 늘까…‘고립’이 뇌 음주 회로 켠다 [사이언스 브런치]

    외로우면 왜 술이 늘까…‘고립’이 뇌 음주 회로 켠다 [사이언스 브런치]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고려 후기 문신 이조년이 지은 시조 ‘다정가’의 마지막 문장이다. 애상적이고 외로운 감정을 병에 비유한 작품이다. 시조에 등장하는 ‘다정’은 정이 많다는 뜻이 아니라 고요하고 아름다운 밤 풍경 속에서 느끼는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 우수, 쓸쓸함 등 복잡한 감정을 말한다.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인간이 극심한 외로움이나 상실감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의 전대상피질은 신체적 통증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정서적 극한 감정이 신체적 병처럼 느껴질 수 있다. 넘치는 감정은 교감신경계를 흥분시켜 과각성 상태를 유발해 잠 못 들게 한다. 사회적 고립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중대한 공중보건 위험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사회적 고립은 약물 오남용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그렇지만 고립됐다는 느낌이 뇌를 어떻게 바꾸는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소크 생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외로움은 뇌를 ‘술을 더 마시게 만드는 방향’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8월 25일 자에 발표했다. 재미있는 부분은 사회적 고립이 남성의 음주는 늘리고 여성에 대해서는 오히려 음주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뇌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성체 암수 생쥐를 여러 마리가 함께 지내는 사회적 사육 환경에서 키운 다음 일부를 한 마리씩 따로 지내는 단독 사육 방식으로 바꿨다. 성인기의 사회적 고립 상황을 실험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이후 생쥐들에게 매일 한 시간씩 물이 든 병과 15% 알코올 용액이 든 병 중 하나를 골라 마시도록 했다. 사회적 환경에서 생활한 생쥐와 고립된 생쥐를 대상으로 2주 동안 어떤 음료를 선택하는지 얼마나 마시는지를 추적했다. 그 결과, 고립된 환경에서 생활한 수컷 생쥐는 그렇지 않은 수컷 생쥐보다 알코올을 더 많이 선택하고 섭취량도 점점 늘려가는 것이 확인됐다. 반면 고독한 환경의 암컷 생쥐는 알코올 섭취를 점점 줄여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초소형 현미경으로 쥐가 우리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음주 여부를 선택하는 동안 특정 뇌세포 활동을 기록했다. 특히 감정과 스트레스 신호를 처리하는 기저와측 편도체(BLA)와 내측 전전두피질(mPFC)을 연결하는 회로에 주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립 상태에서는 해당 회로가 과활성화되고 이것이 직접 음주 행위에 관여하는 데 암컷과 수컷이 다른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추가로 이 뇌 경로가 단순히 음주 행동을 반영하는 것인지 음주를 일으키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광유전학 실험을 했다. 고립되지 않은 수컷 생쥐에게 짧은 빛으로 해당 뇌 회로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하자 이들의 뇌는 마치 사회적으로 고립됐던 것처럼 알코올에 반응했다. 반대로 고립됐던 수컷 생쥐에게 해당 회로 활동을 중지시키면 알코올 섭취량이 줄어드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리샤 파텔 노스웨스턴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회적 고립이 수컷에서 음주 증가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특정 뇌 회로를 짚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고립에서 비롯되는 알코올 오남용을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한 훨씬 더 명확한 생물학적 표적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단 3분, ‘이 운동’했더니…90분 운동보다 지방 더 태웠다” 당뇨 위험도 ‘뚝’ [라이프]

    “단 3분, ‘이 운동’했더니…90분 운동보다 지방 더 태웠다” 당뇨 위험도 ‘뚝’ [라이프]

    짧은 시간 동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이 장시간 중간 강도의 운동보다 체내에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뉴욕 록펠러대 연구진은 다양한 강도의 운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실내 자전거를 이용한 ‘전력질주 운동’이었다. 참가자들이 30초간 최대 강도로 운동한 뒤 4분간 쉬는 방식으로 총 6차례 반복하도록 했다. 실제 운동 시간은 3분에 불과했지만, 전체 운동 과정에는 약 30분이 걸렸다. 그 결과 이 같은 고강도 운동은 혈액 속 714개의 단백질에 빠른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속 단백질은 몸 곳곳에 영양소와 호르몬을 전달하고 혈관 내 체액을 유지하거나 감염에 대응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강도 높은 운동으로 근육과 심장에 큰 부담이 가해지면서 몸 전체에 신호가 전달되고, 이에 따라 세포들이 에너지 소비와 조직 회복 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중간 강도의 자전거 운동에서는 변화가 나타난 단백질이 7개에 그쳤다. 연구진이 2시간 동안 중간 속도로 트레드밀을 달리게 한 경우에는 자전거보다 더 많은 단백질에 변화가 나타났지만, 전력질주 운동보다는 효과가 적었다. 특히 전력질주 운동은 혈관 기능과 조직 회복, 호르몬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즉각적으로 증가시켰다. 전력질주 운동, 식욕 억제하고 지방세포 변화 시켜체중 조절과 관련된 변화도 관찰됐다. 전력질주 후 혈액에서는 운동으로 유도되는 분자(Lac-Phe) 수치가 급격히 증가했다. 해당 분자는 기존 연구에서 식욕 억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지방세포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전력질주 운동을 한 뒤 채취한 혈액을 사람의 지방세포에 적용해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지방세포가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과 호르몬에 반응하는 방식, 영양소를 감지하는 과정 등에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전력질주 후 혈액은 지방세포에서 1600개가 넘는 유전자의 작동을 켜거나 끄는 변화를 일으켰다. 반면 중간 강도의 운동에서는 변화한 유전자가 25개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5만 3000여명의 건강 자료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단백질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변화가 나타난 단백질 가운데 상당수가 심장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조절·지방 대사 작용 활성화”비만과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과의 연관성은 더욱 뚜렷했다. 이들 질환의 위험 감소와 관련된 단백질 33개 가운데 32개가 전력질주 운동에 의해 변화한 반면, 중간 강도 운동으로 변화한 것은 3개에 그쳤다. 또 이 단백질의 4분의 1 이상은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느린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짧고 강한 운동이 효과를 내는 이유 중 하나로 우리 몸의 에너지원 전환 과정을 꼽았다. 고강도 운동을 하면 몸이 짧은 시간 안에 에너지를 빠르게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과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여러 생리적 작용이 동시에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폴 코언 록펠러대 교수는 “단 몇 분의 강도 높은 운동만으로도 상당한 분자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8주간 운동한 뒤에도 이러한 반응이 나타났다는 것은 단순히 몸이 익숙하지 않은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과정만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세포생물학 전문가 루크 올슨은 운동 후 혈액으로 분비되는 단백질과 대사 물질인 ‘엑서카인(exerkine)’이 운동 강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것이 짧은 시간의 고강도 운동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하는 핵심 매개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시간이 부족해 운동을 꾸준히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짧은 고강도 운동을 생활 속에 자주 포함한다면 건강에 상당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고강도 운동은 심장이나 관절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자신의 건강 상태와 운동 능력을 고려해 강도를 정해야 한다. 또한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전력질주를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자전거로 출퇴근하는데…“핸들에 ‘세균 득실’ 대변 성분까지” 충격

    자전거로 출퇴근하는데…“핸들에 ‘세균 득실’ 대변 성분까지” 충격

    영국에서 폭염과 교통 체증을 피해 전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민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공유 전기 자전거의 핸들이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최근 위생 서비스 전문 업체 ‘이니셜 워시룸 하이진’은 연구 결과 공유 전기 자전거 핸들에서 높은 수준의 생물학적 오염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런던 도심 일대에 배치된 공유 전기 자전거 50대를 대상으로 ATP(아데노신삼인산) 측정 검사를 실시했다. ATP 검사는 병원이나 식품 산업 현장에서 표면의 청결도를 평가하는 데 주로 쓰이며, 땀·침·상피세포·음식물 잔여물 및 분변 성분 등 생물학적 오염 여부를 측정한다. 조사 결과 대상 자전거의 평균 ATP 오염도는 1563단위(RLU)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들이 ‘고위험 오염’ 기준으로 보는 수치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심지어 오염이 가장 심한 자전거는 7123단위에 달해 극심한 위생 문제를 드러냈다. 자전거 핸들 표면에서는 피부 세포, 땀, 침, 음식물 잔여물 외에 일부 분변 성분까지 함께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 측은 “ATP 검사가 특정 바이러스나 세균의 종류를 직접 식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학적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화장실 감소 등으로 야외에서 손을 씻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이용 전후로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등 기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현지 소셜미디어(SNS)에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물티슈를 따로 챙겨 다닌다”, “깨끗한 자전거를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 등의 후기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생 문제 외에도 전기 자전거 이용 시 안전사고 위험을 경고했다. 한 전문가는 “전기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에 비해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사고 시 손목·다리 골절이나 두부 손상 등 중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헬멧 착용과 서행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고단백 식단 만능 아니다”…단백질 줄여야 저속노화 [달콤한 사이언스]

    “고단백 식단 만능 아니다”…단백질 줄여야 저속노화 [달콤한 사이언스]

    많은 사람이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고 좋은 지방 섭취를 늘리는 ‘저탄고지’나 탄수화물과 지방을 줄이고 고단백질 중심의 식사를 추구한다. 그렇지만 노화를 늦추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의대, 세포·분자생물학과, 통합 당뇨 센터, 노화 기초 생물학 연구센터, 위스콘신 보훈병원 공동 연구팀은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 대사를 개선하고 영양소에 대한 세포 반응 방식을 변화시키며 세포 손상을 줄이고 건강한 세포 기능을 보존함으로써 건강상 이점이 더 크고 수명 연장, 저속노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3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프레스 블루’ 7월 31일 자에 실렸다. 최근 들어 시리얼과 과자, 커피, 심지어 생수까지 단백질 강화 식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많은 연구자가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것이 암과 같은 노화 관련 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고 있다. 또 초파리와 설치류 실험을 통해 단백질 섭취를 줄이면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지 않고도 수명 연장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단백질 섭취 감소가 체중과 체지방량을 줄이고 공복 혈당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운동과 병행할 경우는 더 많은 단백질 섭취가 노년층 체중 감량을 촉진하고 노화에 따른 근육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단백질 제한 및 노화에 관해 지난 수십 년 동안 발표된 350편 이상의 논문을 메타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 제한 식단이 대사 개선과 영양소 반응 변화 등을 통해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 중 하나는 단백질 섭취가 적을 때 증가하는 ‘섬유아세포 증식인자 21’(FGF21)이라는 호르몬이다. FGF21은 신체 에너지 소비를 늘리고 혈당 조절을 개선하며 염증을 줄일 수 있다. 생쥐 실험에서도 FGF21이 높은 개체는 일반 생쥐보다 더 오래 살았고 이런 이점은 암컷보다 수컷 생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사람에게서도 단백질 섭취를 줄이면 FGF21 수치가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메티오닌, 이소류신, 발린 등 단백질 구성 요소이자 이런 효과를 유도하는 아미노산이 성장을 촉진하는 생물학적 과정을 활성화하지만 비만, 염증, 기타 노화 관련 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특히 임산부나 일부 노년층과 같이 단백질 요구량이 높은 사람도 있지만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성인에게 단백질 강화 식품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건강상 이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더들리 래밍 위스콘신-매디슨대 의대 교수는 “운동선수들이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면서도 대사질환에 걸리지 않는 것은 규칙적인 운동 덕분”이라며 “단백질 섭취를 늘리라는 권고가 많지만 동시에 운동을 병행해야 단백질 섭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래밍 교수는 “나이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신체적 활동량에 맞춰 단백질 권장량을 개인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같은 커피인데 이럴 수가”…‘이렇게’ 마셨다간 노화 가속 페달 밟는다

    “같은 커피인데 이럴 수가”…‘이렇게’ 마셨다간 노화 가속 페달 밟는다

    커피를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신체 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종이 필터 등으로 걸러 마시는 필터 커피는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경향을 보인 반면, 인스턴트 커피는 노화를 촉진하는 신호가 확인됐다. 중국 충칭의과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npj 사이언스 오브 푸드’(npj Science of Food)를 통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성인 4만 9414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56.4세였으며 여성이 44.3%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91%는 잉글랜드 거주자였고, 65%는 고혈압 진단 이력이 있었다. 하루 평균 섭취량은 인스턴트 커피가 1.5잔, 필터 커피가 0.7잔이었으며 기타 추출 방식은 0.03잔에 그쳤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다는 응답은 23%, 우유를 첨가한다는 비율은 33%였다. 연구진은 세포의 생체 시계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 길이’(rLTL)와 혈액 검사 기반의 ‘생물학적 신체 나이’(PhenoAge, KDM-BA)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비섭취자에 비해 신체 나이가 실제 연령보다 더 들어 있었고 세포 노화 진행 속도도 빨랐다. 반면 필터 커피 섭취군에서는 신체 나이와 세포 노화가 모두 더디게 진행되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다만 노화 속도의 차이 자체가 극단적이지는 않았다. 인스턴트 커피 섭취군에서 나타난 신체 나이 가속화 수준은 대체로 1~2개월 정도의 차이에 머물렀다. 특정 위험군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남성이나 60세 이상 고령층, 흡연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신체 나이가 더 늙어 있었다. 반면 필터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남성은 신체 나이가 오히려 젊어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필터 커피 섭취는 신체 나이 증가와 세포 노화를 모두 늦추는 경향을 보인 반면, 인스턴트 커피는 노화를 가속하는 신호와 연관돼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이번 조사는 특정 시점의 데이터를 분석한 단면 연구인 만큼 커피 추출 방식이 노화를 직접 유발하거나 억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섭취량이 설문 응답에 의존했고 대상자 대부분이 백인이었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연구진은 향후 인과관계를 더욱 명확히 밝히기 위한 장기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남녀 생식기’ 뗐다, 붙여봐”…4세 교실 들어갈 ‘종이인형’ 정체에 美 발칵

    “‘남녀 생식기’ 뗐다, 붙여봐”…4세 교실 들어갈 ‘종이인형’ 정체에 美 발칵

    남녀 생식기를 마음대로 바꿔 끼울 수 있는 ‘종이 인형’이 올가을 미국 미네소타주의 일부 교실에 도입된다. 만 4세 아동까지 대상에 포함되면서 아직 현실과 환상을 구분할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자칫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네소타대 의과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교구 ‘마이젠더 돌스’(MyGender Dolls)가 올가을 주(州) 일부 교실에 보급된다. 이 종이인형은 남녀 신체 안팎의 생식기 구성품을 자유롭게 떼고 붙일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인형에는 샘, 로리, 에이버리, 파커처럼 성별을 특정하기 어려운 이름이 붙었다. 옷과 장신구, 머리 모양 등 교체할 수 있는 구성품만 100여개에 달한다. 개발을 맡은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프로젝트를 이끈 의과대 성·젠더건강연구소는 생물학적 성별과 자신의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거나 전형적인 성역할에 어긋나는 행동을 보이는 아동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 집단 연구를 진행해왔다. 아이들이 이 종이인형을 갖고 놀게 한 뒤 성별과 신체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에게는 20~60달러(약 2만 9000~8만 8000원)를 지급했다. ‘젠더를 즐겁게 탐색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종이인형은 앞으로 교사, 학교 상담사, 소아과 의사, 정신건강 전문가 등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학부모나 아동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지, 학부모가 이러한 ‘치료적 놀이’ 교육을 거부할 권리가 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판매 가격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 소아과학회 전 회장인 퀘스틴 반 미터 박사는 “(성정체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찾아내 ‘네가 불행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라며 주입하는 도구이자 명백한 그루밍(길들이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직 부활절 토끼나 이빨 요정을 믿을 정도로 현실과 환상을 분별할 능력이 없는 어린아이에게 옷과 머리, 심지어 생식기까지 바꿀 수 있는 인형을 주며 교육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 “잠버릇·걸음걸이 달라졌다면”…치매 몇년 전 나타나는 신호 6가지 [건강을 부탁해]

    “잠버릇·걸음걸이 달라졌다면”…치매 몇년 전 나타나는 신호 6가지 [건강을 부탁해]

    기억력 저하는 치매의 대표 증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잠을 설치거나 걸음이 느려지는 등 인지 기능과 직접 관련 없어 보이는 변화가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이나 사고력 저하가 겉으로 드러나기 15~20년 전부터 뇌에서 진행될 수 있다. 이 시기에 뇌가 위축되기 시작하고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같은 비정상 단백질이 쌓인다. 이러한 생물학적 변화가 정서와 감각, 수면,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면서 우울·불안, 후각 저하, 보행 변화 등이 인지 저하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치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수면 부족이나 우울증, 근력 저하는 여러 질환과 생활환경 때문에도 생길 수 있다. 갑자기 무기력·예민해지고 낮잠 늘었다면 첫 번째 신호는 중년 이후 새로 나타난 우울과 불안이다. 우울증은 치매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지만, 55~60세 이후 별다른 이유 없이 시작된 정서 변화는 초기 뇌 기능 변화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있다. 무기력과 짜증, 초조함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지 기능이 정상인 고령자에게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만, 치매 위험이 높거나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관찰됐다. 수면 변화도 주요 신호로 꼽힌다. 수면무호흡증과 과도한 주간 졸림, 하지불안증후군, 생체리듬 장애 등은 치매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 밤잠이 줄고 낮잠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변화도 주의해야 한다. 수면은 뇌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구에서는 밤에 적게 자거나 낮에 많이 잔 고령자에게서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더 많이 나타났다. 다만 평소 잠깐 낮잠을 자는 것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밤에 충분히 자지 못하면서 낮잠 시간이 계속 늘어나는 등 이전과 다른 변화가 지속되는지가 중요하다. 냄새 못 맡고 걸음 느려져…악력도 단서 후각 저하도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초기 신호로 꼽힌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약 85%가 냄새를 구별하거나 맡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후각 정보는 기억과 감정에 관여하는 해마와 편도체 등으로 비교적 직접 전달된다. 감기나 코로나19, 비염 등 뚜렷한 원인이 없는데 후각이 계속 약해진다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걸음걸이도 달라질 수 있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보폭이 짧아지거나 다리를 넓게 벌리고 걷는 변화는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인지 기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65세 이상 건강한 성인 1300여명을 분석한 2024년 연구에서는 보행 속도와 제자리에서 360도 도는 능력이 인지 저하가 확인되기 최대 10년 전부터 약해졌다. 악력 저하도 단서가 될 수 있다. 성인 19만여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악력이 약 5㎏ 감소할 때 치매 발생 가능성이 남성은 20%, 여성은 12% 높아지는 연관성이 나타났다. 악력이 약한 사람은 기억력과 문제 해결 검사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다. 그러나 우울하거나 잠을 잘 못 자고 걷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치매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기억력이나 판단력 저하가 함께 나타나거나 여러 변화가 지속될 경우 의료진과 상담하라고 권고했다. 최근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뇌척수액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관련 생체표지자를 이전보다 이른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기에 원인을 파악하면 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도 더 빨리 시작할 수 있다.
  • [이광호의 어찌보면] 촉법과 꼰대, 정치 비평의 언어들

    [이광호의 어찌보면] 촉법과 꼰대, 정치 비평의 언어들

    이름을 부르는 것은 대화의 시작이자 끝이다. 호명은 상대를 대화의 무대에 초대하는 행위이다. 그 사람의 잠재성을 제한하지 않으려면 그 이름은 열린 것이어야 한다. 문학의 언어가 ‘다른 호명’을 끊임없이 발명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연인들이 세상에 없는 별명으로 서로를 부를 때, 사랑의 무대 위에서 그 사람은 다시 태어난다. 정치적 명명의 언어들은 대상을 특정한 자리에 묶어 두는 이데올로기적 역할을 수행한다. ‘~충’, ‘~빠’와 같은 접미사들은 대상을 집합적 병리나 곤충 수준으로 환원한다. ‘멸칭’은 경멸과 혐오를 청자와 공유하도록 요청하는 기능을 한다. 대상을 ‘경멸받아 마땅한 자’의 위치에 고정하면서 자기 진영은 ‘호명의 공동체’로 만든다. 정치 비평가 유시민의 언어는 생생한 은유를 통해 대중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능력을 보여 주었다. 최근의 ‘ABC론’, ‘자가면역질환’ 같은 비평 언어들 역시 명쾌한 은유적 도식이다. 하지만 칼날 같은 은유적 이미지들은 위험한 것이기도 하다. 명명 행위 자체가 상징권력의 수사적 행사이기 때문이다. 핵심 지지층을 ‘정상세포’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세력을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질환’으로 규정하는 화법은 정치적 갈등을 생물학적 질병으로 번역한다. 수전 손택이 ‘은유로서의 질병’에서 정치 현상을 암과 같은 질병으로 묘사하는 일 자체가 폭력적이며 그것은 타자를 ‘절제할’ 대상으로 지시하는 수사가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특정 진영을 생물학적 정상성으로 설정하고, 정치적 견해 차이를 ‘신진대사 이상’의 ‘병변’으로 번역하면 다중적 주체인 시민은 진단의 대상인 ‘증상’이 된다. 푸코의 임상 권력 비판을 빌리면, 진단하는 자는 몸 밖에 서 있는 초월적인 시선 권력을 가지며 몸은 스스로 설명할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자가면역질환’이라는 병명은 응답 가능성이 닫힌 공론장의 커뮤니케이션 상황에 대한 진단으로 더 적합한 것이 아닐까?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 대한 ‘ABC’라는 분류 방식 역시 암묵적인 도덕적 위계를 품고 있다. ‘이익지향’이라는 명명 방식 자체가 중립적인 분석의 언어는 아니다. 분류표의 바깥에 있는 분류하는 자는 각 집단에 자리를 할당하는 ‘치안의 문법’을 가진다. ‘촉법비평가’라는 명명 방식은 상대를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미성년 수준으로, 그들의 말을 ‘소음’으로 취급한다. 비평의 내용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비평할 자격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발화의 권리 자체를 박탈하는 식별의 언어이다. 한국 사회에서의 유시민이라는 지식인 스피커의 역사적 역할은 존중받어야 할 것이다. 그의 최근 비평들이 문제적인 것은 정치적 분석이 ‘틀려서’가 아니라, 비평의 언어를 식별과 판결의 자리로 옮겨 놓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 비평가의 언어가 아니라, 정치 언어를 둘러싼 저널리즘 생태계일 것이다. 자기 진영의 청자를 향해서만 말하는 유튜버 저널리즘의 정파성과 비대해진 영향력은 문제적이다. 유튜버 저널리즘의 ‘슈퍼챗’이라는 화폐화 장치는, 청중을 일종의 종교적 지지자와 후원자로 재구성한다. 하버마스는 광고자본과 매스미디어의 팽창에 따른 공론장의 ‘재봉건화’를 비판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팬덤의 정파적 효능감을 팬덤 자본으로 교환하는 다른 종류의 재봉건화다. 혐오와 추종으로 코드화된 정동의 언어는 정치적 질문 없이 그 감정의 구조를 재생산한다. 굴욕과 분노의 정동적 문법이 사유의 문법을 지배한다. 유시민의 언어를 비판하기 위해 동원된 ‘꼰대’라는 프레임 역시 마찬가지이다. ‘촉법’과 ‘꼰대’는 세대 본질주의라는 측면에서 대화의 자격 박탈을 선언하는 거울 같은 언어들이다. ‘권위 없는 권위주의적’ 존재로서의 꼰대는 말의 형식에 따른 이름이기도 하다. 권위주의적 언어를 비판하는 ‘꼰대 담론’은 해방의 발화이기도 했다. 권위주의적 언어들은 세상의 변화에 대한 공포를 세상의 타락으로 해석하는 낡은 도덕의 언어이다. 그 언어가 공격적이 되면, 새로운 집단과 세대의 부상은 파국의 징조처럼 취급된다. 하지만 꼰대라는 명명 방식은 모든 권위 자체를 거부하는 ‘역꼰대’의 언어가 될 수 있다. 꼰대 담론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갈등을 개인 인격의 문제로 환원하고, 상대를 들을 가치가 없는 존재로 규정한다. 꼰대 담론은 역설적으로 한국 사회의 세대적 불평등의 구조를 은폐한다. 꼰대 담론은 인정할 만한 권위와 공통의 언어가 붕괴된 사회의 징후다. ‘명명 권력’의 정치는 대상의 응답 가능성 자체를 지운다. 비평 언어는 상대를 응답할 수 있는 주체로 대하고, 자신의 위치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타자와 자신을 완전하게 해명할 수 있다는 확신은 억압적 호명을 불러온다. 비평의 윤리적 책임은 그 불투명성을 인정하는 데에 있다. 식별하고 선고하는 ‘임상의 화법’은 대화적 비평과 멀리 있다. 정치 비평은 ‘정의’를 소유하는 기술이 아니라, 끝내 타자에 대한 비판적 말걸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타자가 응답할 수 있는 자인 것처럼, ‘나’ 역시 저 응답 앞에서 이미 벌거벗은 자이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생식능력 지키자” 헌혈에 ‘그곳’ 냉찜질까지…속설 맹신하는 남성들

    “생식능력 지키자” 헌혈에 ‘그곳’ 냉찜질까지…속설 맹신하는 남성들

    남성의 정자 수와 질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에 지나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근거 없는 생식력 속설과 민간요법이 유행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지적했다. 취재진이 만난 미국 마이애미 출신 사이먼(28)은 매일 아침 사우나에서 사타구니에 얼음팩을 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정자 수를 높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고환에 얼음팩을 올려놓는다”고 설명했다. 사우나 열기로 몸속 ‘독소’를 배출해 정자 기능을 개선하되, 그 과정에서 고환이 지나치게 뜨거워지지 않도록 얼음팩으로 보호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사이먼은 매일 일광욕을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정수된 물만 마시고 면 소재 사각팬티만 입는다. 그가 실천하는 이른바 ‘정력 루틴’ 중 일부다. 이 루틴이 전부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고환 부위의 열이나 환경오염물질은 실제로 정자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BBC는 그의 규칙적인 운동이 전반적인 건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생식 능력 자체에 큰 차이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사이먼처럼 생식 능력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틱톡·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남성생식력 #정액검사 같은 해시태그가 수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당장 자녀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사이먼이 생식력에 몰두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정자 수가 낮으면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내분비계에도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는 근거 없는 걱정이다. 두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있어도, 낮은 정자 수 자체가 내분비계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정액검사를 요청하거나 향후 생식력을 걱정하는 남성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한다.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TRT)과 스테로이드, 정자 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생식력 전문가 석스 민하스 교수는 “남성 불임에 대한 인식 제고는 중요하지만, 우리가 불필요하게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불안 심리에 편승한 인플루언서와 관련 산업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사이먼 역시 정자 수 감소를 강조하는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접하며 생식 능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정작 그는 정액검사를 받아본 적도 없고, 문제가 있다고 볼 만한 별다른 이유도 없다. 그는 “그냥 막연히 걱정돼서 내 생식력을 지키기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먼이 이런 루틴을 시작한 계기는 불로장생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브라이언 존슨의 콘텐츠였다. 존슨은 지난 5년간 수명 연장을 위해 스스로를 실험 대상 삼아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3개월간 다섯 차례 받은 실험실 검사를 근거로 자신의 정자 수가 평균의 4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존슨은 테스토스테론 분비와 정자 수를 늘려준다며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고환 냉찜질 사우나’ 요법을 홍보했다. 사이먼이 매일 따라 하는 바로 그 방법이다. 600만명 이상이 구독하는 존슨의 콘텐츠는 그가 영양제를 판매하는 자신의 웹사이트 ‘블루프린트’로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통로이기도 하다. 존슨처럼 생식력 불안을 자극해 근거 없는 요법이나 영양제를 파는 인플루언서는 SNS에 넘쳐난다. 특정 성분의 영양제, 적색광 요법, 심지어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낸다’는 명목의 헌혈까지, 과학적 근거 없는 ‘정력 증강법’이 버젓이 홍보되고 있다. 출산율 감소 논쟁 속 파고드는 속설이런 콘텐츠는 출산율 감소를 둘러싼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더욱 확산하고 있다. 유엔이 발표한 2025년 세계 인구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출산율은 1950년 여성 1인당 4.9명에서 2025년 2.2명으로 떨어졌다. 대체출산율 2.1명을 밑도는 국가는 현재 106개국에 이른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생식력 위기”를 언급하며 “1970년대에는 남성의 정자 수가 오늘날 10대보다 2배 많았다”고 주장했다. 여러 대규모 분석 연구가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정자 수와 질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결과를 내놓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오늘날 젊은 남성과 1970년대 남성을 직접 비교하기는 쉽지 않고, 해당 연구들에서 연령은 주요 변수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BBC는 지적했다. 정자 수와 질의 저하라는 큰 흐름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그 감소 폭이 우려하는 만큼 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데이터도 있다. 2023년 한 메타 리뷰 연구는 이 분야의 연구가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감소 원인과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모두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2024~2025년 미국·덴마크의 국지적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오히려 정자 수 감소가 확인되지 않아, 추가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앤드류 후버먼 같은 남성 우월주의(마노스피어) 성향의 인플루언서들까지 정자 수 감소를 경고하고 나섰고, 조 로건은 “인구 붕괴”까지 거론하며 공포심을 부추겼다. 그러나 출산율 감소에는 생물학적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앞선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9%가 원하는 만큼 자녀를 갖지 못한 이유로 ‘경제적 요인’을 꼽았고, 5명 중 1명은 환경·정치적 불안정을 이유로 들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생식내분비학자 채나 자야세나 교수는 정자 수 감소에 대한 우려 자체는 타당한 근거가 있지만, SNS에서 제기되는 남성 생식력 문제 관련 주장들은 과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식력 개선을 위해서는 금연, 체중 감량, 신체활동 증가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의사 처방 없는 ‘생식력 스택’ 매우 위험 일부 인플루언서는 테스토스테론 요법 자체를 정력 증강법으로 추천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매우 위험하다. 스테로이드와 마찬가지로 테스토스테론 투여는 남성의 자연적인 생식력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인플루언서는 이렇게 손상된 생식력을 되돌린다며 HCG·HMG 등 여러 약물을 조합한 이른바 ‘스택(stack)’을 홍보하고 직접 판매까지 한다. 이들 약물은 특정 의학적 목적으로 처방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인이 임의로 생식 능력 증강을 위해 쓰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다. 의사 지도 없이 복용하면 위험한 부작용은 물론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자야세나 교수는 “이런 약물은 매우 위험하다. 혈전을 유발할 수 있고, 심지어 유방 발달을 촉진해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외형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BBC는 근육을 키우려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했다가 이후 생식 능력을 되찾기 위해 스택을 복용 중인 남성 7명을 익명으로 인터뷰했다. 이 중 A씨는 “스택을 왕창 투여하면 여러 명의 자녀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B씨 역시 보디빌딩을 위해 고용량의 테스토스테론과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가 생식력이 저하됐다. 배우자와 자녀 계획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복용을 중단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다가 이른바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스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효과가 없었고 결국 전문가인 자야세나 교수를 찾았다. 교수의 조언에 따라 스택을 포함한 모든 약물 복용을 중단한 지 6개월째인 B씨는 자연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개선되고 있지만, 정자 생성을 자극하는 호르몬 수치는 여전히 정상보다 낮은 상태다. 남성의 생식 능력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정보의 공백을 만들어냈다고 자야세나 교수는 경고했다. 전문가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남성들이 그 자리를 인플루언서의 조언으로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도움이 될 방법에서 오히려 멀어지게 할 뿐이고, 최악의 경우 해로운 행동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500만 년 전 나타난 원숭이, 세상에 알려지자마자 ‘멸종위기’ [사이언스 브런치]

    500만 년 전 나타난 원숭이, 세상에 알려지자마자 ‘멸종위기’ [사이언스 브런치]

    2008년 아프리카 밀림에서 우연히 찍힌 흐릿한 사진 속에는 나뭇잎에 절반쯤 가려진 검은 원숭이가 보였다. 과학자들은 사진 속 원숭이가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다섯 번째 원숭이 신종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학명을 붙였다. 그렇지만 이름을 얻는 순간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확인됐다. 콩고민주공화국 루쿠루 야생동물연구재단, 루마니 국립공원, 미국 예일대, 예일 피바디 박물관 척추동물 연구부, 플로리다 애틀란틱대, 뉴욕 시립대(CUNY), 뉴욕 자연사 박물관 공동 연구팀은 콩고 열대우림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아프리카 원숭이 신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현대 영장류학에서도 손꼽히는 보기 드문 발견으로 평가받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7월 16일 자에 실렸다. 이번에 발견된 원숭이는 콩고민주공화국 동중부, 로마미강과 콩고강 사이 외딴 하천 지대에서 발견됐다. 이 지역은 중앙아프리카에서 생물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윤기 나는 검은 털에 어깨를 감싸는 망토 같은 털, 길게 늘어진 꼬리, 입과 코 주위를 감싼 선명한 주황빛 크림색 반점까지 가진 이 원숭이는 현지에서는 ‘리크웰리’로 불렸으며 이번에 ‘콜로부스 콩고엔시스’라는 학명이 새로 붙었다. 지난 75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확인된 신종 원숭이는 이번이 다섯 번째에 불과하다. 콩고엔시스는 중앙아프리카에서 수십 년에 걸친 과학적 탐사가 이뤄졌음에도 기록에 거의 남지 않았다. 콩고엔시스는 근연 콜로부스 원숭이들보다 작아 약 6.8㎏에 불과하고 항문 주위의 흰색 무늬가 이 종을 구별 짓는 특징이다. 유전학적 분석 결과 콩고엔시스와 가장 가까운 근연종은 1200㎞ 떨어져 있는 서중부 아프리카에 사는 ‘콜로부스 사타나스‘로 약 400만~500만 년 전에 갈라져 나온 별개의 진화 계통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해부학적으로도 콩고엔시스의 두개골과 피부는 다른 콜로부스 원숭이들과 비슷하지만 차이를 보여 별개의 종으로 확정할 수 있었다. 콩고엔시스는 다른 아프리카 콜로부스 원숭이들과 음향학적으로도 차이를 보였다. 깊고 울림이 큰 포효 같은 울음소리는 근연 종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음향을 보였다. 루마미 국립공원 완충지대에 있는 여러 마을의 주민과 사냥꾼들에 따르면 콩고엔시스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보기 힘든 동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1700㎢ 범위에서 114차례 목격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콜로부스 종 원숭이 치고는 이례적으로 서식범위가 좁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극도로 좁은 서식 범위, 작은 개체군 규모, 커지는 사냥 압력, 계속되는 서식지 파괴 때문에 콩고엔시스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 ‘위기’ 등급으로 분류할 것으로 제안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알려지기도 전에 멸종할 위험이 극도로 크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이끈 콩고 루쿠루 야생동물연구재단의 보전과학자 존 하트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미 과학적으로 탐사된 지역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종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중앙 콩고 분지가 생물다양성의 보고라는 점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 구글 AI 책임자 “범용인공지능시대 임박… 미국이 주도하는 AI 규제기관 신설해야”

    구글 AI 책임자 “범용인공지능시대 임박… 미국이 주도하는 AI 규제기관 신설해야”

    구글 인공지능(AI) 부문 책임자인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임박했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AI 규제기구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허사비스 CEO는 14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AGI가 등장하기까지는 불과 몇 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 기술의 영향은 산업혁명보다 10배 더 크고 빠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GI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혁명보다 전기나 불의 발견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신중한 낙관주의’를 바탕으로 한 안전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감독 아래 금융회사를 관리하는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를 모델로 제시했다. 민간 중심의 독립 기구가 최첨단 AI 모델을 평가하고, 연방기관과 협력해 사이버보안과 생물학적 위험 등 국가안보와 관련한 시험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AI 기업들이 모델 출시 30일 전 해당 기구에 자발적으로 모델을 제출해 평가받고, 제도의 실효성이 입증되면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허사비스 CEO는 이 같은 체계가 기술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책임 있는 AI 개발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는 국제 표준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사비스 CEO의 제안은 미국이 최근 첨단 AI 모델에 대한 사전 검증과 접근 통제를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 윤남노는 뛰쳐나가고 랄랄은 토했다…마운자로, 왜 반응이 다를까

    윤남노는 뛰쳐나가고 랄랄은 토했다…마운자로, 왜 반응이 다를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와 위고비가 빠른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고 있지만, 같은 약을 맞아도 사람마다 반응은 크게 다르다. 누군가는 심한 메스꺼움과 구토를 겪고, 누군가는 소화 지연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 반대로 체중이 거의 줄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셰프 윤남노는 30일 유튜브 채널 ‘밥은영’에 출연해 “마운자로를 처방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 중 갑자기 뛰쳐나간 적이 있다”며 “‘왜 이렇게 소화가 안 되지’ 싶어 소화제를 먹으면서 계속 음식을 먹었다. 그게 약 때문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효과는 있었다. 1㎏ 정도 빠졌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방송인 랄랄도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한 번 맞고 위아래로 다 뿜을 정도로 부작용이 심했다”며 “10% 안에 드는 부작용자여서 바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3개월 동안 식단과 운동으로 6~7㎏을 감량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부작용이 거의 없는데도 체중 감소 효과를 보지 못하는 ‘비반응자’도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약 10명 중 1명은 체중 감소 효과가 거의 없는 ‘비반응자’로 확인됐다. 온라인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두고 ‘마운자로를 이긴 사람’이라는 뜻의 ‘이긴자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미국의 한 여성은 티르제파타이드 성분 치료제를 15개월간 사용했지만 체중은 약 0.5~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약 보관 방법과 주사 위치를 수차례 확인하고 의료진에게 생활습관까지 설명했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차이가 유전자와 호르몬, 식욕 조절 시스템, 대사 특성, 기저질환 등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비만의 원인이 식욕보다 호르몬 이상이나 대사 문제에 있는 경우에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또 제2형 당뇨병 환자나 오랜 기간 비만 상태였던 사람은 체중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비반응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체중이 줄었다고 해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당뇨병학회 분석을 인용해 GLP-1 계열 약물이 체지방뿐 아니라 근육량 감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체중 감량 과정에서 최대 10% 수준의 근손실이 나타날 수 있으며, 피로감과 근력 저하, 기초대사량 감소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요요 현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할 때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근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약물 효과와 부작용은 개인차가 큰 만큼, 체중이 기대만큼 줄지 않거나 부작용이 심하다고 임의로 용량을 늘리거나 중단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립대 김동현씨, AI 독성예측 연구로 ‘젊은과학자상’ 수상

    서울시립대 김동현씨, AI 독성예측 연구로 ‘젊은과학자상’ 수상

    서울시립대학교는 환경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동현씨가 ‘2026 환경독성보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젊은과학자상을 수상했다고 8일 밝혔다. 환경독성보건학회 젊은과학자상은 환경보건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낸 차세대 연구자를 발굴해 격려하는 상이다. 김씨는 지도교수인 최진희 교수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신속하게 예측하는 ‘설명 가능한 독성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는 기존 동물실험 중심 독성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고, 화학물질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차세대 위해성평가 방법론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단순히 독성 여부만 판별하는 것을 넘어 AI가 어떤 생물학적 경로를 통해 독성을 발현하는지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도록 설계해 예측 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해당 연구 성과는 환경 분야 저명 학술지인 ‘ES&T(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도 게재됐다. 김씨는 “AI 독성예측 기술은 방대한 자료를 통합해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효율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라며 “앞으로 인간과 환경을 모두 보호하는 안전한 위해성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 “구글이 왜 모기를?”…6400만 마리 풀겠다니, 美 발칵 뒤집힌 이유 [핫이슈]

    “구글이 왜 모기를?”…6400만 마리 풀겠다니, 美 발칵 뒤집힌 이유 [핫이슈]

    구글 계열 생명과학 프로젝트가 미국에서 수천만 마리 규모의 모기 방사 계획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거대 기술기업이 모기를 대량으로 풀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 목적은 질병을 옮기는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생물 방제 실험이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SF게이트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 산하 생명과학 기업 베릴리의 ‘디버그’ 프로젝트는 미국 환경보호청에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서 특수 처리한 수컷 모기를 방사하는 허가를 신청했다. 외신들은 이 계획이 승인되면 2년 동안 최대 6400만 마리 규모의 모기가 방사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계획이 알려지자 미국 온라인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일부 네티즌은 “기술기업이 왜 모기를 풀려고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이들은 “자연의 균형을 건드리면 안 된다”거나 “공개적 합의 없이 이런 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팀 버쳇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인간이 외래종을 들여왔다가 생태계를 망친 과거 사례를 거론하며 “자연의 균형을 건드리지 말라”고 썼다. 이 발언은 온라인 반발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연구진이 실제로 풀려는 모기는 사람을 무는 암컷이 아니다. 디버그 프로젝트는 볼바키아라는 자연 발생 세균을 가진 수컷 모기를 활용한다. 수컷 모기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 이 수컷이 야생 암컷과 교미하면 암컷은 알을 낳지만 알이 제대로 부화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세대를 거치며 질병 매개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모기 풀어 질병 모기 잡는다 이번 계획의 표적은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 치쿤구니야, 황열 등을 옮기는 모기다.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모기 서식지가 넓어지면서 미국에서도 모기 매개 질병 우려가 커졌다. 기존 살충제 방제는 내성 문제와 환경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연구진은 볼바키아 감염 수컷 방사가 살충제 사용을 줄이면서 특정 모기 개체군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 볼바키아 활용 방식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미국 환경보호청도 과거 볼바키아 감염 모기를 이용한 실험사용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싱가포르와 미국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모기 방제 실험이 진행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암컷 모기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구글이 이 분야에 뛰어든 이유는 자동화 기술 때문이다. 베릴리의 디버그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센서, 로봇 기술을 활용해 대량 사육한 모기 중 수컷만 골라내고 현장에 방사하는 방식을 개발해 왔다. 방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수컷 모기를 반복적으로 방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암컷이 섞이지 않도록 선별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논란의 초점도 여기에 있다. 반대론자들은 기술적으로 수컷만 완벽하게 분리할 수 있느냐고 의심한다. 생태계에 대규모 곤충을 반복 방사했을 때 장기적 영향이 충분히 검증됐는지도 문제 삼는다. 빅테크 기업이 공중보건과 생물 방제 영역까지 확대하는 데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 “세균 모기” 공포와 과학적 반전 온라인에서는 이번 계획을 두고 각종 음모론도 확산했다. 일부는 모기가 백신이나 유전자 기술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커진 공중보건 불신과 빅테크 경계심이 맞물리면서 논란은 과학 검증보다 감정적 반발로 번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의심은 필요하지만 과학적 사실과 공포를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볼바키아는 자연계의 곤충에서 흔히 발견되는 세균이다. 이번 방식도 사람을 감염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라 모기 번식을 막기 위한 생물학적 방제 기술이다. 방사 대상도 사람을 무는 암컷이 아니라 수컷이다. 다만 승인 절차와 공개 검증은 여전히 중요하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신청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실제 방사 규모와 지역, 일정은 허가 여부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구글이 모기를 푼다”는 자극적 문장과 “질병 매개 모기를 줄인다”는 과학적 목적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대중은 빅테크의 생물 방제 실험을 불안하게 바라본다. 연구진은 수컷 모기를 이용해 위험한 모기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사회는 지금 수천만 마리 모기를 둘러싸고 기술 불신과 공중보건 필요성 사이에서 다시 갈라지고 있다.
  • 20대에 비만이면…간암 발병 위험 5배, 췌장암·신장암 2배 [건강을 부탁해]

    20대에 비만이면…간암 발병 위험 5배, 췌장암·신장암 2배 [건강을 부탁해]

    20대 비만이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최대 5배 암 발병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스웨덴 룬드대학교 연구팀은 남녀의 체중과 암 발병률 데이터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에서 발표했다. 이 연구는 17~60세 사이 약 25만명 남성과 여성 38만명의 체중을 평균 네 차례 측정해 암 진단 여부를 추적한 결과로, 체중 증가량과 증가 시기가 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먼저 30세 이전 비만이 된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간암 발병 위험이 5배, 췌장암과 신장암 발병 위험은 2배, 대장암 발병 위험도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30세 이전에 비만이 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이 4.5배, 신장암은 2배, 췌장암은 67%, 뇌수막종은 76% 증가했다. 남녀 모두 비만이 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성인기 내내 건강한 체중 유지 중요다만 나이가 더 들어 체중이 증가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성별 차이가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30세 이후 체중 증가는 자궁내막암, 폐경 후 유방암, 뇌수막종 등 성호르몬이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는 암의 상대적 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남성의 경우 45세 미만 체중 증가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는데, 특히 식도암과 간암에서 두드러졌다. 이외에 체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사람들(평균 32㎏)은 체중이 가장 적게 증가한 사람들(평균 8㎏)보다 암 발병률이 7% 더 높았으며, 남성의 경우 체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사람들은 간암 발병률이 거의 3배, 식도암 발병률은 2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주저자인 안톤 닐손 부교수는 “아마도 체중 증가가 일찍 시작되면 염증이나 인슐린 수치 상승과 같은 생물학적 과정이 민감한 조직에 작용할 시간이 더 많아지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초기 체중이 높을수록, 그리고 체중 증가량이 많을수록 암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성인기 내내 안정적이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 나이들수록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과 친해야 할 이유[달콤한 사이언스]

    나이들수록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과 친해야 할 이유[달콤한 사이언스]

    많은 사람이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을 원한다.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명상, 사회적 유대감, 충분한 수면, 비타민 D 보충 등 다양한 생활 습관 개선이 유전자 수준에서 노화 수준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도 더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화예술 생활을 즐기는 것이 노화 지연에 도움이 된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런던대(UCL) 역학·보건의료 연구소 연구팀은 독서, 음악 감상, 미술관이나 박물관 방문 같은 문화예술 활동에 규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노인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노화 혁신’(Innovation in Aging) 5월 12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영국 가구 종단 연구(UK Household Longitudinal Study) 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대표 표본으로 무작위 선정한 성인 남녀 3556명의 설문 응답 데이터와 혈액 표본을 분석해 생물학적 나이와 노화 속도를 추정했다. 이어 참가자들의 예술, 문화 활동 참여도를 유전자 코드를 바꾸지 않으면서 생물학적 노화에 영향을 주는 DNA의 화학적 변화와 비교했다. 그 결과 문화, 예술 활동에 더 자주, 더 다양하게 참여한 사람일수록 노화 속도가 느리고 DNA 변화로 추정한 생물학적 나이도 더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동에서 관찰된 효과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 1회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은 거의 참여하지 않는 사람보다 노화 속도가 4%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 1회 이상 운동하는 사람과 전혀 운동하지 않는 사람 사이의 차이와 동일한 수치다. 이런 연관성은 4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체질량지수(BMI), 흡연 여부, 교육 수준, 소득 등 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에는 후성유전학 시계 7종이 사용됐는데 이는 나이와 관련된 DNA 변화(DNA 메틸화)를 측정한다. 각각의 시계는 게놈의 서로 다른 부위에서 메틸 분자가 뉴클레오타이드에 부착되는 메틸화를 측정한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후성유전학 시계인 ‘DunedinPoAm’과 ‘DunedinPACE’는 노화 속도를 추정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노화 관련 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결과 DunedinPACE 기준으로 보면 연 3회 이상 예술 활동에 참여한 경우 노화 속도가 2% 느렸고, 월 1회 이상은 3%, 주 1회 이상은 4%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화 속도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 차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데 쓰이는 후성유전학 시계인 PhenoAge에서도 문화, 예술 활동에 주 1회 이상 참여한 사람이 거의 참여하지 않는 사람보다 평균 1년 더 젊게 나타났다. 운동의 경우는 주 1회 이상 운동하는 사람은 평균 약 0.5년 더 젊은 것으로 나타나 운동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데이지 펜코트 UCL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예술이 생물학적 차원에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 보여주는 것으로 예술·문화 활동이 운동과 마찬가지로 건강 증진 행동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근거를 제공한다”며 “다양한 예술 활동이 노화를 늦출 수 있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염증을 낮추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개선하며 신체적·인지적·감정적·사회적 자극 등 건강에 기여하는 서로 다른 성분을 갖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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