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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수 친족, 독립했다 복귀 땐 관련자 재지정… LS ‘핀셋 규제’

    총수 친족, 독립했다 복귀 땐 관련자 재지정… LS ‘핀셋 규제’

    LS 회장 사촌, 2009년 그룹 재편입사익 편취 통제 ‘사각지대’ 부작용2021년 이전도 소급 적용하기로CVC 동일인 회사 편법 투자 차단상출집단 SPC 채무 보증 금지도 계열 분리로 독립해 회사를 경영하다 원래 그룹으로 돌아온 총수의 친족(배우자,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 ‘사익편취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LS그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핀셋’ 규제에 나선 것이다. 공정위는 23일 친족독립경영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9월 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친족독립경영은 총수(동일인)의 친족이 독립적으로 경영한다고 인정되는 회사를 동일인의 기업집단에서 제외하고 해당 친족도 동일인의 특수관계인(동일인 관련자)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독립 경영을 인정받은 친족과 회사는 일감 몰아주기·내부 거래 등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다. 그런데 독립 경영을 인정받은 회사가 동일인의 기업집단 안으로 재편입되면 해당 친족이 기존 동일인 관련자로 지정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계열 분리로 규제의 사슬에서 벗어난 친족이 그룹 내로 복귀하면 특수관계인이 아닌 단순 임원 신분이 돼 친족으로서 사익편취 등 각종 규제를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규제 공백은 LS그룹 사례로 알려지게 됐다. LS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 인베니(옛 예스코홀딩스) 구자철 회장은 2004년 친족 분리를 승인받아 LS그룹에서 제외됐다. 이후 2009년 구 회장의 회사가 LS그룹에 다시 편입됐지만, 친족 분리 뒤 3년의 취소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구 회장은 동일인 관련자가 아닌 임원으로 분류됐고 구 회장의 회사도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구 회장은 LS그룹 총수 구자은 회장과 사촌 관계다. 이에 공정위는 재지정 규정이 시행된 2021년 12월 이전에 동일인 관련자에서 제외된 친족이더라도 동일인 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면 기존 ‘동일인 관련자 제외 결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소급 적용 금지에 따른 규제 회피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런 사례는 현재 LS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LS 측은 “그룹 재편입 시 다시 친족으로 규정될 줄 알았는데 관련 법이 없었다”면서 “친족 규제를 피하려고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일반지주회사 소속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총수가 출자한 회사에 편법으로 투자하는 등 CVC가 일반지주회사의 지배력 확장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고 있다. 다만 금산분리 원칙을 고려해 CVC가 총수·친족이 출자한 회사나 계열사에 투자하는 것은 제한한다. 그런데 CVC가 외부 펀드에 출자한 뒤 우회적으로 총수·친족 출자 회사나 계열사에 투자하는 꼼수가 가능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공정위는 CVC가 ‘투자금지 대상 회사에 투자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행위’를 탈법 행위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 소속 회사들이 특수목적법인(SPC)을 매개로 하는 채무보증도 금지한다.
  • 호반건설, 하도급 대금 ‘15일 내 지급률’ 92% 2위

    호반건설, 하도급 대금 ‘15일 내 지급률’ 92% 2위

    호반건설이 국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가운데 ‘하도급 대금 15일 내 지급률’ 2위에 올랐다. 전체 대기업집단 중에선 4위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의 여파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의 위협에 놓인 협력 업체들이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신속하게 대금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2025년 하반기 하도급 대금 결제조건 공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92개 기업집단 소속 1417개 사업자가 하도급 대금 결제조건을 공시했다. 호반건설의 15일 이내 하도급 대금 지급 비율은 91.7%로 ‘대기업 중 대기업’인 상출제한집단 중에서 LG(92.7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체 평균인 66.82%와 비교하면 24.88%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호반건설은 ‘10일 이내 지급 비율’에서도 71.98%를 기록해 상출제한집단 중 LG, GS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10일 이내 지급 비율이 70%를 넘은 기업은 LG(80.96%), HDC(78.78%), GS(73.93%), 호반건설(71.98%), 삼성(71.11%), DN(70.40%) 등 6곳에 불과했다. 전체 대기업의 현금결제 비율은 평균 84.71%로, 상반기 90.6%에 비해 다소 하락했다. 현금과 수표, 만기 60일 이하 상생 결제 및 어음 등을 포함한 현금성 결제 비율은 평균 98.35%였다. 현금결제 비율이 낮은 기업은 KG(24.51%), 하이트진로(26.37%), LS(34.36%), 두산(39.59%) 순이었다. 지난 5월 말 공정위와 상생 협약을 체결한 19개 대형 건설사만 따로 보면 현금결제 비율은 3개사를 제외하고 97% 이상이었다. 호반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아이파크, 현대산업개발 등 7개사는 100%로 집계됐다. 하도급 분쟁 해결기구는 상위 10개사에 모두 설치됐다. 지난해 하반기 하도급 대금 지급 총액은 89조 2000억원이었다. 현대자동차가 11조 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 8조 9500억원, HD현대 5조 5800억원, 한화 5조 3700억원, LG 4조 7700억원 순이었다. 공정위는 60일을 초과해 지급한 하도급대금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회사를 중심으로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 등 지급 여부를 추가 점검할 계획이다.
  • 불 뿜는 방산·조선… 한화 재계 빅5 올랐다

    불 뿜는 방산·조선… 한화 재계 빅5 올랐다

    한화 ‘전쟁 특수’ 자산 149조 넘어 다우키움·토스 등 ‘증권업’ 상승세 호반그룹 두 계단 올라 33위 기록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재계 서열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특히 한화는 방위산업과 조선 분야 호황으로 자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롯데를 제치고 처음으로 ‘5대 그룹’에 진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발표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은 102곳(소속회사 3538개)으로 지난해 92곳에서 10곳 늘었다. 자산총액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12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은 47개로 전년 대비 1개 증가했다. 자산 상위 10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한화, 롯데, 포스코, HD현대, 농협, GS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이 자산 695조원으로 압도적 1위를 유지했고 SK(421조원), 현대자동차(320조원), LG(186조원)가 뒤를 이었다. 한화는 자산이 125조원에서 149조원으로 불어나며 처음으로 재계 서열 5위에 올랐다. 각국 안보를 위한 무기 수요 확대, 마스가(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조선사 한화오션의 자산 가치 상승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롯데는 6위로 밀리며 5대 그룹 지위를 잃었고, 포스코는 7위로 내려앉았다. 상위권에서도 순위 재편이 이어졌다. 호반은 35위에서 33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경기 둔화와 건설·부동산 업황 부진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지키며 ‘질적 경영’에 성공했다. 그룹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재무 실적은 자산 20조 1430억원, 매출은 9조 7690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1조 864억원이고, 부채 비율은 67% 수준으로 재무 건전성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방산 특수에 힘입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62위에서 53위로, LIG는 69위에서 63위로 재계 서열이 높아졌다. 한류 열풍으로 K뷰티·K푸드 산업이 성장하면서 한국콜마와 오리온 등이 대기업 집단에 새로 진입했다. 증권업을 주력으로 하는 대기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다우키움은 올해 자산이 12조 2410억원으로 지난해 10조 3860억원에서 18% 증가해 상출집단으로 지정됐다.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투자자 증가로 급성장한 토스는 자산이 5조원을 초과하며 처음으로 대기업이 됐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빗썸은 90위에서 76위로 14계단을 껑충 뛰어올랐다. 교보생명보험도 처음 상출집단이 됐다. 대규모 인수합병도 재계 서열에 영향을 미쳤다. 태광은 애경산업을 인수하면서 자산이 8조 6680억원에서 11조 5560억원으로 33% 늘었다. 서열은 59위에서 48위로 상승했다.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소노인터내셔널도 자산이 3조 720억원 증가하며 64위에서 52위로 12계단 뛰었다. 웅진은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6조원을 넘겨 대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흥건설은 정창선 회장이 지난 2월 별세하면서 장남인 정원주 중흥건설 부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두나무는 송치형 회장이 지분 25.51%를 가진 최대주주이지만,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 ‘총수 두나무’가 유지됐다.
  • 증시 호황에 재계서열 지각변동… 한화 ‘5대그룹’ 첫 진입

    증시 호황에 재계서열 지각변동… 한화 ‘5대그룹’ 첫 진입

    지난해 국내 증시 호황과 지정학적 갈등 여파로 재계 서열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증권업을 보유한 대기업 집단의 자산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방산 수요 확대를 등에 업은 한화는 롯데를 제치고 5대 그룹에 진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 102개를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 중 자산총액이 12조원 이상(GDP 0.5%)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47개로 지난해보다 1개 늘었다. 이들 기업은 대규모기업 집단 시책에 따라 공시의무나 상호·순환출자 금지 등을 적용받는다. 지난해 주식시장 활황으로 증권업을 주력으로 하는 다우키움의 자산이 10조 3860억원에서 12조 2410억원으로 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49→47위)됐다. 토스도 자산 5조 4230억원을 기록하며 대기업 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DB(40→37위), 대신(76→69위) 등 증권업 관련 소속회사를 둔 곳들의 순위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곳은 한화다.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방위산업회사를 소속회사를 둔 한화의 재계 서열이 7위에서 5위로 올랐다. 자산은 125조 7410억원에서 149조 6050억원으로 증가했다. 방위산업회사를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도 62위에서 53위로, LIG도 69위에서 63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한류 열풍에 힙입어 관련 집단이 신규 지정되는 곳도 있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제약·바이오 등 주력사업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대기업집단에 신규 지정(96위)됐다. 오리온 역시 제과류 해외 매출 증가 영향으로 대기업 집단에 새롭게 편입(99위)됐다. 반면 영원은 자산감소로 명단에서 빠졌다. 빗썸의 경우 지난해 가상자산 시황회복에 따른 매출·영업이익 증가로 자산이 약 1조 4000억원 늘며 재계 서열 90위에서 76위로 크게 올랐다. 애경산업㈜를 인수한 태광(59→48위),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소노인터내셔널(64→52위)의 순위도 크게 상승했다.
  • 납품 방해 과징금 10배 상향… 담합 땐 최대 100억 물린다

    납품 방해 과징금 10배 상향… 담합 땐 최대 100억 물린다

    허위 광고 과징금, 매출액 2→10%로단순 실수는 형사 제재 대신 과태료순환출자 의결권 위반 ‘징역형’ 폐지주식 가액의 최대 20% 과징금 부과 독과점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을 때 부과되는 과징금이 관련 매출액의 최대 6%에서 20%로 3배 이상 상향된다. 사업 입찰에서 짬짜미를 벌이다 적발되면 최대 100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된다. 허위·과장광고 혐의에 대한 과징금은 5배 높아진다. 대신 단순 실수나 고의성이 없는 행위에는 형사 제재인 ‘벌금’ 대신 행정 제재인 ‘과태료’를 부과해 불필요한 ‘전과자 양산’을 막는다. 정부는 30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경제형벌 합리화 2차 방안’(331개)을 발표했다. 형벌 중심의 제재를 줄이는 대신 높은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해 위법 행위의 재발을 원천 차단하려는 조치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순환 출자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 규정 위반 등 4개 행위에 적용되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 모두 폐지된다. 대신 과징금 제도를 신설해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가액의 최대 20%를 물리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에 소속된 회사의 경영 부담을 줄여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형벌 제재는 완화되지만 경제적 제재는 강화된다. 납품업자의 타사 거래를 방해하는 등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건에서 관련 매출액을 산정하기 어려울 때 매겨지는 정액 과징금은 최대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10배 높아진다. ‘하도급법’을 위반해 선급금을 받고도 하청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최대 50억원(현행 2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남용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은 관련 매출액의 6%에서 20%로 3배 이상, 정액 과징금 한도는 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5배 상향된다. 담합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정액 한도는 4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높아진다. 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속이는 ‘표시·광고의 공정화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2%에서 10%로 5배 불어난다. 전자상거래 등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을 때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10% 또는 최대 50억원이 부과된다. 위반 횟수에 따라 과징금은 최대 100%까지 가중된다. 경제계는 대체로 환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미한 실수에 대한 사업주의 형사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배임죄 개선 등 남은 과제도 보완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 ‘구리무’ 80년, K뷰티 선봉에… 북미·유럽 녹이는 아모레퍼시픽[2025 재계 인맥 대탐구]

    ‘구리무’ 80년, K뷰티 선봉에… 북미·유럽 녹이는 아모레퍼시픽[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창업주 모친의 머릿기름이 시초업계 최초 방판으로 인지도 키워사업 확장해 한때 계열사 25개로2세 서경배 회장 ‘미와 건강’ 집중설화수·아이오페 잇단 성공 가도중국 의존도 낮추고 시장 다변화“2035년까지 매출 15조 달성할 것” ‘K뷰티’ 시초 격인 아모레퍼시픽은 ‘구리무’(크림)에서 출발해 최초의 한방 화장품 출시, ‘방문판매제’ 도입, 쿠션 카테고리 발명 등 독자적인 기술과 브랜딩으로 국내외 뷰티 산업의 영역을 확장해 왔다. 설화수·에뛰드·이니스프리 등 대표 브랜드의 잇따른 성공으로 업계를 선도했지만 최근에는 화장품주 시총 1위 자리를 에이피알에 내주며 승부수를 띄워야 할 상황을 맞았다. 올해로 창사 80주년을 맞아 ‘크리에이트 뉴 뷰티’(새로운 미를 창조)를 새 슬로건으로 내세운 아모레퍼시픽은 해외시장 공략과 인공지능(AI) 혁신을 축으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전신인 태평양화학공업사의 뿌리에는 고 서성환 창업주의 모친 고 윤독정 여사가 있다. 서 창업주는 1924년 북한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에서 부친 고 서대근씨와 윤 여사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격동의 시기 6남매의 생계를 책임졌던 윤 여사는 서 창업주가 소학교에 다니던 1930년 상업이 가장 번화했던 개성으로 이사한다. ●메로디크림·ABC포마드로 판 뒤집어 등잔 기름, 염색 물감 등을 떼어 와 팔던 윤 여사는 당시 우리나라 여성들이 쪽진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던 머릿기름에 천착해 직접 제조했다.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 윤기가 오래가는 동백나무를 원료로 한 윤 여사의 머릿기름은 상류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다. 동백기름의 인기가 커지자 윤 여사는 지금의 스킨·로션 격인 미안수부터 구리무, 백분(파우더) 등 품목을 하나둘 늘려 가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가내수공업으로 시작한 가게에는 ‘창성상점’이라는 정식 명칭이 붙었다. 개성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인 ‘김재현백화점’에 입점할 만큼 사업이 크게 불어났을 시기 윤 여사는 가업을 돕기 위해 새벽부터 도시락 3개를 들고 개성에서 서울로 원료를 구하러 다니던 서 창업주의 자질을 눈여겨보고 직접 백화점 판매를 시켰다. 고급스러운 포장과 더 나은 품질의 제품들을 보고 익힌 서 창업주는 김재현백화점의 화장품부에 코너를 개설하는 데 성공했다. 광복 후 개성으로 돌아온 서 창업주는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세우고 창성상점의 이름을 ‘태평양상회’로 바꿨다. 1947년 개성을 떠나 익숙한 남대문시장 근처인 서울 남창동에 자리를 잡은 뒤 부인인 고 변금주씨를 만나 결혼했다. 1948년 태평양화학공업사가 내놓은 1호 제품인 ‘메로디크림’은 모조품과 위조 화장품이 기승을 부리던 1950년대 초까지 인기리에 판매됐다. 한국전쟁 이후 남성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한 식물성 제품 ‘ABC포마드’는 국내 남성용 헤어 시장의 판을 뒤집었다. 동백나무만을 고수하던 윤 여사의 엄격한 기준에서 품질의 중요성을 배운 서 창업주는 1954년 서울 후암동 공장 한쪽에 업계 최초의 화장품 연구실을 설립하며 연구개발(R&D)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선 장사 수완과 경험칙을 넘어 명확한 이론과 계량된 데이터,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과학적 기술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본 동경공업고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한 구용섭씨를 초대 연구실장으로 앉힌 서 창업주는 서울대 약학대학 출신 인재들을 영입하고 당시 잘 팔리던 화장품을 가져와 실험을 거듭하며 화장품의 기술적 기반을 닦았다. 현재의 그룹명인 아모레퍼시픽 중 ‘아모레’라는 브랜드명이 이 무렵 탄생했다. 오원식 전 부사장이 1961년 당시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 가곡 ‘시노 메 모로’의 첫 구절 ‘아모레미오’(난 당신을 사랑합니다)의 첫 구절에서 따왔다. 업계 최초로 육성한 방문판매원들은 ‘아모레 아줌마’로 불리며 인지도를 넓혔다. 시대적 배경도 성장 가도에 한몫했다. 1953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처음 열리면서 국내 화장 문화가 태동했다. 전쟁이 끝난 뒤 생계가 막막해진 여성들을 대상으로 제품 지식과 미용법 등을 교육하며 방문판매원으로 키웠다. 1968년 매출 14억 2800만원으로 창업 이후 처음 10억원대를 돌파했다. 방문판매 전성기였던 1980년 특약점과 영업소는 664곳, 판매원은 1만 6571명이나 됐다고 한다. 파죽지세로 성장하던 서 창업주의 태평양화학공업사는 1980년대 화장품 수입 시장 개방으로 업계가 격변하자 녹차 사업, 패션, 제약, 증권, 생명보험, 전자, 금속, 광고에 이르기까지 계열사만 25개를 거느린 ‘태평양그룹’으로 몸집을 불렸다. ●1980년대 문어발식 확장 되레 독으로 그러나 치열해진 업계 환경에서 단행한 문어발식 확장은 되레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적자에 허덕이는 부실 계열사가 늘었고 1973년 73%에 달했던 태평양의 화장품 산업 시장점유율은 1991년 19%까지 떨어졌다. 태평양 노조는 25일에 걸친 본사 점거 농성을 하기도 했다. 1987년부터 태평양화학에 입사해 승계 가도를 따르던 서 창업주의 차남인 서경배(62)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기획조정실장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서 회장은 10년 전 발간한 부친 회고록 ‘나는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이다’에서 “1991년 파업이 태평양 역사상 최대의 위기이자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회장님과 저는 ‘만약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고민했다”며 “그때 회장님은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을 만들겠다’고 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길이 보였고, 할 일이 눈에 들어왔다”고 회고했다. ‘미와 건강’ 두 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화장품 산업에 몰두한 태평양은 서 회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1997년 인삼을 바탕으로 한 최초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를 성공시키며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는다. 고급 한방 화장품 설화수, 2030여성을 겨냥한 마몽드, 주름 개선 기능성 브랜드 아이오페 등 브랜드마다 고유의 콘셉트를 살린 사업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2002년 사명을 아모레퍼시픽으로 바꾸고 2006년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을 지주회사로, 아모레퍼시픽을 사업회사로 분리했다. 매해 백화점 매출 1위를 석권한 설화수의 영향력으로 2007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됐다. 최초의 쿠션 카테고리를 선도한 아이오페의 ‘에어쿠션’도 출시 직후 단일 품목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연이은 성공 신화를 썼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가 중국 유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차 호황기를 맞는다. 설화수의 한 해 매출액만 1조원을 달성했던 2015년 서 회장은 보유 주식 평가액이 6개월 만에 6조원 넘게 오르며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국내 주식 부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 20년 만에 매출액 10배, 영업이익 21배를 기록하며 순항하던 ‘서경배호’는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국면에서 위기를 맞는다. 2016년 5조 6000억원을 넘어섰던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코로나19의 불황기를 겪으며 2023년 3조 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재계 순위는 59위로, 한때 43위까지 올랐다가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사드·코로나 여파로 바닥 찍고 재도약 서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고객과 유통의 변화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경영 방침을 ‘위닝 투게더’(함께 이겨 나가자)로 잡았다. 불안정한 수출 시장과 위축된 국내 소비 시장 사이에서 기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드러난 대목이다.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을 교체하며 조직 개편에 나서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수출 판로 다각화와 전략적인 인수합병(M&A)으로 해법을 모색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와 유럽 등으로 눈을 돌리고 해외 매출 증가에 열을 올렸다. 실제로 2021년 37%였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43%로 증가했다. 라네즈는 지난해 미국 대표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에서 스킨케어 부문 상위 3개 브랜드에 올랐고 영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23년에는 민감 피부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인 ‘코스알엑스’를 매입하는 등 M&A를 통한 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덕분에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아모레퍼시픽의 미국 매출은 처음으로 중국 매출 비중을 넘어섰다. 이미 바닥을 찍은 것으로 평가받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9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서 회장은 지난달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2035년까지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 다자녀 카드 공제 확대… 초등 1~2학년 태권도·미술 학원비도 稅공제

    다자녀 카드 공제 확대… 초등 1~2학년 태권도·미술 학원비도 稅공제

    자녀가 있는 가구의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확대된다. 주말 부부는 가구주에게만 주어지던 월세 세액공제를 각자 받을 수 있게 된다. 초등학생 1~2학년 자녀의 태권도장·미술학원 비용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이런 내용의 2025년 세제개편안을 확정·발표했다. 관련 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먼저 신용카드 소득공제 기본 한도가 자녀 수에 따라 최대 100만원 상향된다. 연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의 공제 한도는 자녀 수에 상관없이 300만원이다. 자녀가 1명일 때 350만원, 2명 이상일 때 400만원으로 한도가 올라간다. 현재 월 20만원인 6세 이하의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는 자녀 1인당 월 20만원으로 확대된다. 자녀가 3명이면 60만원이 된다. 초등학교 1~2학년(9세 미만)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가 교육비 세액공제(15%·한도 300만원) 대상에 새로 포함된다. 태권도·음악·미술·무용·연기 학원 등이 해당한다. 주말부부처럼 일 때문에 주거지가 다른 부부는 17%의 월세 세액공제를 부부합산 연 1000만원 한도 내에서 각각 받을 수 있다. 지금은 가구주 1인만 공제받고 있다. 퇴직 중장년층을 위해 연금소득 세율을 인하한다. 사적연금을 한 번에 받지 않고 연금으로 평생 받으면 원천징수 세율을 4%에서 3%로 깎아 준다. 퇴직소득을 연금 계좌에 낸 뒤 일시에 받지 않고 20년을 초과해 장기 연금으로 받으면 소득세 50%가 감면된다. 현재는 10년 초과 때 감면율이 40%였는데, 고령화 추세를 고려해 20년 초과 구간을 신설했다. 고향사랑 기부금 세액공제도 확대된다. 지금은 10만원까지 돌려받고,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는 15% 세액공제 된다. 앞으로는 10만~20만원 구간의 세액공제율이 40%로 상향된다. 20만원을 기부하면 돌려받는 금액은 14만 4000원(지방세 포함)이 된다. 6만원어치를 답례품으로 돌려받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혜택은 20만 4000원이 된다. 투자·상생협력 촉진 세제도 개편된다. 이 제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영업이익 등 기업소득을 임금·투자·상생협력으로 환류(지출)해야 하는 비율(10~80%)을 규정해 놓고, 기준점에 미달한 금액에 대해 20%로 과세하는 제도다. 정부는 환류 대상에 ‘배당’을 새로 포함하고, 써야 할 기준이 되는 비율을 20~85%로 상향한다. 배당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K문화·콘텐츠 산업 지원을 위해 웹툰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도 신설된다. 인건비·저작권료 등 웹툰 제작에 든 비용에 대해 대·중견기업은 10%, 중소기업은 15% 세율로 소득·법인세를 깎아 준다. 인공지능(AI) 기술 투자액에 최대 50% 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 공정위 ‘계열사 부당 지원’ CJ·CGV 제재 착수

    공정위 ‘계열사 부당 지원’ CJ·CGV 제재 착수

    CJ그룹이 부실 계열사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방식으로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CJ와 CJ CGV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실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각 사에 보냈다. TRS는 주식·채권·부동산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배당·시세차익 등을 교환하는 일종의 파생금융상품이다. 자산을 보유한 매도자는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매수자에게 지급하고, 매수자는 수익을 받는 대가로 금리에 따른 수수료를 매도자에게 지급해 서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TRS 계약이 자금 조달 능력이 없는 부실 계열사의 채무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면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CJ는 2015년 12월 계열사 CJ푸드빌과 CJ건설(현 CJ대한통운)이 각각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지원하기 위해 하나금융투자와 TRS 계약을 체결한 의혹을 받는다. CJ CGV는 2015년 8월 계열사 시뮬라인(현 CJ포디플렉스)이 발행한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하나대투증권이 매입하도록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정위는 부실 계열사 3곳이 발행한 사채를 증권사가 인수하고, CJ와 CJ CGV는 손실 정산 의무 등 불리한 계약 조건을 떠안는 방식으로 채무를 보증해 총 1150억원 상당을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CJ는 자산 규모가 11조 6000억원(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이 넘는 재계 서열 14위(자산 39조 3730억원)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어서 계열사끼리 보증을 서는 것이 제한된다. 심사보고서에는 CJ 법인에 대한 검찰 고발 의견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고 과징금·고발 등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참여연대는 2023년 8월 CJ그룹이 TRS를 통해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 ‘부실 계열사 사채 보증’ CJ·CGV 제재 착수

    ‘부실 계열사 사채 보증’ CJ·CGV 제재 착수

    CJ그룹이 부실 계열사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방식으로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CJ와 CJ CGV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실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각 사에 보냈다. TRS는 주식·채권·부동산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배당·시세 차익 등을 교환하는 일종의 파생금융상품이다. 자산을 보유한 매도자는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매수자에게 지급하고, 매수자는 수익을 받는 대가로 금리에 따른 수수료를 매도자에게 지급해 서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TRS 계약이 자금 조달 능력이 없는 부실 계열사의 채무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면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CJ는 2015년 12월 계열사 CJ푸드빌과 CJ건설(현 CJ대한통운)이 각각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지원하기 위해 하나금융투자와 TRS 계약을 체결한 의혹을 받는다. CJ CGV는 2015년 8월 계열사 시뮬라인(현 CJ포디플렉스)이 발행한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하나대투증권이 매입하도록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정위는 부실 계열사 3곳이 발행한 사채를 증권사가 인수하고, CJ와 CJ CGV는 손실 정산 의무 등 불리한 계약 조건을 떠안는 방식으로 채무를 보증해 총 1150억원 상당을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CJ는 자산 규모가 11조 6000억원(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이 넘는 재계 서열 14위(자산 39조 3730억원)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어서 계열사끼리 보증을 서는 것이 제한된다. 심사보고서에는 CJ 법인에 대한 검찰 고발 의견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고 과징금·고발 등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참여연대는 2023년 8월 CJ그룹이 TRS를 통해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 철강 부진에 포스코 5→6위 후퇴… 트럼프發 재계 지형 흔들

    철강 부진에 포스코 5→6위 후퇴… 트럼프發 재계 지형 흔들

    자산 5조 이상 92곳… 1년 새 4곳↑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8→46개롯데 3년 만에 5위 탈환… GS 10위방산 LIG 첫 진입… 보험업 뒷걸음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이 한국의 재계 지형을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우선순위를 둔 방위산업과 가상자산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의 자산은 급증한 반면, 25% 관세 직격탄을 맞은 철강 산업의 중심 포스코는 재계 서열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021년부터 5년 연속,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지난해부터 2년 연속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2025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을 지정·발표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92곳(소속 회사 3301개)이 지정돼 지난해(88곳)보다 4곳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0.5%(11조 6000억원) 이상이 기준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은 46개로 2곳 줄었다. 10대 그룹 내 서열도 다시 요동쳤다. 2023년 5위로 올라섰던 포스코는 철강업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6위로 밀려났고, 롯데는 토지 자산이 늘어 2022년 이후 3년 만에 5위를 탈환했다. GS는 석유화학 침체로 9위에서 10위로 내려갔고, 농협은 예대마진 확대로 자산이 늘어 9위로 올라섰다. 자산 규모 기준으로는 삼성이 589조 1140억원으로 부동의 1위다. 2위 SK(362조 9620억원)와의 격차는 226조 1520억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자동차(306조 6170억원), LG(186조 650억원), 롯데(143조 3160억원), 포스코(137조 8160억원), 한화(125조 7410억원)까지 ‘자산 100조 클럽’에 포함됐다. 올해는 방위산업과 가상자산 업종의 도약이 두드러졌다. 방산 기업 LIG넥스원의 자산은 3조8000억 원에서 5조9000억 원으로 55.3% 급증했다. 이에 힘 입어 모기업 LIG는 올해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6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3.4%, 한국항공우주산업(KAI) 11.3%씩 자산이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갈등 확대와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군비 경쟁이 방산 자산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보험업 중심 그룹은 자산이 줄거나 순위가 하락했다. DB(35→40위), 교보생명보험(39→47위), 현대해상화재보험(68→81위)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이 보험 부채 할인율을 인하하면서 계약 부채가 늘어 자산이 줄었다. 대형 인수합병(M&A)도 재계 서열 변동에 영향을 미쳤다. 한진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으로서 8개 계열사를 편입하며 자산이 19조 1000억원 늘었고, 서열은 14위에서 12위로 상승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 금호아시아나는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자동차 부품 제조사 한온시스템 등 3개 사 인수로 자산이 11조 1000억원 증가하며 서열이 49위에서 27위로 22계단 뛰었고, 상출집단으로 새로 지정됐다. 호반건설은 35위에 올랐다.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에 따른 대규모 내부거래 의결 등 공시 의무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의무 등을 이행해야 한다. 상출집단에는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가 추가로 적용된다.
  • 사립박물관 세운 ‘오디오 덕후’… 정몽진 별명은 ‘주식 백기사’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사립박물관 세운 ‘오디오 덕후’… 정몽진 별명은 ‘주식 백기사’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고대 재학 시절 ‘막걸리 조교’ 별명유상덕·임석정 등과 학맥으로 인연10년이나 차명보유 숨긴 회사 발각법원 “미필적 고의” 벌금 7000만원딸 정재림, 모멘티브 인수 ‘존재감’아들 정명선, 아직 회사 합류 안 해 고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64) KCC그룹 회장은 용산고를 졸업하고 재계 총수 학맥의 큰 축 가운데 하나인 고려대 경영학과 79학번으로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미국 유학을 떠나 조지워싱턴대 국제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외향적인 성격의 그는 고려대 재학 시절 막걸리로 소위 ‘사발식’을 하던 학교 전통에 따라 ‘막걸리 시범조교’로 활약하는 등 주량도 상당해 입사 후에 경기 여주 남한강변에서 임직원들과 삼겹살에 소주 파티를 종종 벌이곤 했다는 후문이다. ●고대 경영학과·조지워싱턴대 학맥 동문 중에서는 같은 경영학과 79학번인 고 유성연 삼천리그룹 공동 창업주의 장남 유상덕(65) ST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회장과 친분이 깊고, 고려대 물리학과 79학번인 최태원(64) SK그룹 회장과도 가깝다. 범현대가에서는 정몽규(62) HDC그룹 회장(80학번), 정몽진 회장의 동생인 정몽익(62) KCC글라스 회장(80학번), 정의선(54) 현대차그룹 회장(89학번) 등이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임석정(64) SJL파트너스 대표(전 한국JP모건 총괄대표)와도 학맥으로 맺어져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 79학번 동문이자 조지워싱턴 경영대학원 동문이다. 임 대표는 JP모건 대표 시절부터 정 회장에게 투자 조언을 했다고 한다. 2013년 KCC가 만도 지분을 처분할 때 JP모건이 주간사를 맡았고, 이에 앞서 2011년 KCC가 삼성카드 보유 에버랜드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이재용(56) 삼성전자 회장과 경복고 선후배 사이인 임 대표가 이 회장과 정 회장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KCC가 모멘티브를 인수합병할 때는 임 대표의 SJL파트너스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기도 했다. ●KCC, 자사 시총보다 타사 지분 더 보유 정 회장은 주식 투자 ‘큰손’으로도 유명하다. 2000년대 초반에 범현대가 지분을 매입한 데 이어 2011년 에버랜드 지분 매입으로 삼성가와 현대가 사이의 지분 투자의 벽을 허문 이후엔 2015년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을 공격할 당시 삼성물산 지분 6743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이처럼 지배구조의 핵심 종목을 장기 보유하는 투자 성향으로 재계의 ‘백기사’로 통한다. 올해 2분기 기준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지분율 9.57%·2조 4154억원), HD한국조선해양(지분율 3.91%·4389억원), HDC현대산업개발(지분율 2.37%·86억원) 등의 지분가치 합계는 약 4조 5292억원으로 지난 23일 기준 KCC 시가총액(2조 6659억원)보다 훨씬 많다. 범현대가 3세 중에서는 정몽윤(69)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규 회장, 정몽훈(65) 성우전자 회장 등 비슷한 또래의 사촌들과 서너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식사를 하는 등 끈끈한 관계다. 각자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들고 와서 나머지 멤버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이들 모임의 전통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10곳 보고 누락해 공정위 제재 정몽진 회장은 ‘오디오 덕후’로도 이름이 높다. 전 세계 최대의 오디오 축제인 독일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쇼에 매년 참가해 오디오를 전시하고 직접 음악을 시연한 적도 있을 정도로 오디오에 ‘진심’이다. 사춘기 시절 오디오의 매력에 눈떠 50년 가까이 빈티지 오디오를 모아 왔다고 한다. 특히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최고급으로 통하는 미국의 웨스턴 일렉트릭사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 회장은 2019년 사재를 출연해 음향기기 관련 문화예술 공익법인 ‘서전문화재단’을 설립했는데, ‘서전’(西電)이라는 이름을 웨스턴 일렉트릭의 한자 표기에서 따왔다고 한다. 지난 6월에는 서전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서울 서초구 신원동에 아버지 정상영 명예회장의 유품과 자신의 수집품을 기증해 사립 오디오 박물관인 ‘오디움’을 개관했다. 이 같은 ‘덕질’ 때문에 법정에 선 전력도 있다. 2016년과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자신이 차명으로 지분 100%를 보유한 음향기기 제작업체 실바톤어쿠스틱스를 비롯해 친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납품회사인 동주상사 등 모두 10개사의 보고를 누락한 혐의로 고발당한 것이다. 특히 실바톤어쿠스틱스는 2007년 설립 이후 10여년째인 2017년 12월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 정몽진 회장의 차명 보유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계열사 보고 누락으로 KCC는 당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돼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 회장 측은 실수로 누락했을 뿐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2022년 1심 재판부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면서 7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아내 홍은진(60)씨와의 만남도 이 같은 취미에서 비롯됐다. 평소 오디오로 음악 감상하는 것을 즐기던 정 회장에게 사촌형 정몽윤 회장이 서울대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홍씨를 소개해 준 것이다. 홍씨는 빙그레의 전신인 대일유업 창업주 고 홍순지 사장의 딸이다. 두 사람은 슬하에 1남 1녀를 뒀는데, 장녀 정재림(34) KCC 경영전략부문장 상무는 2019년 그룹에 입사했다. 미국 명문 여대인 웰즐리대학을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MBA 과정을 마친 정 상무는 영어에 능통하고 해외 사정에 밝은 점을 살려 입사 첫해 KCC의 모멘티브 인수 과정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등 착실하게 후계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상무가 인수 과정에 합류하는 데에는 대규모 인수합병을 경험하며 실무 경영 능력을 쌓아야 한다는 정몽진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가부장적 가풍… 아들에 승계 가능성도 장남 정명선(30)씨는 아직까지 회사에 합류하지 않고 있어 정 상무가 아버지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일찌감치 낙점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아직 정몽진 회장이 젊은 데다 범현대가는 그동안 주로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주는 전통이 있어 승계 여부는 미지수라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정몽진 회장의 부친인 정 명예회장은 과거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사망 후 아내 현정은(69) 현대그룹 회장이 기업 경영을 물려받는 것에 반발해 “정씨 가문의 기업을 현씨에게 넘겨줄 수 없다”며 속칭 ‘시숙의 난’을 일으켰을 정도로 가부장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만큼 정몽진 회장도 딸보다는 아들에게 경영권 승계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해외 유학파인 정몽진 회장은 유난히 언어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도 이름 높다. 미국 유학 시절 외국어를 배워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4개 국어를 통역 없이 구사할 수 있다. 임직원에게도 틈날 때마다 “누구든 자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에게는 호의를 보이기 마련이어서 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특히 외국어를 습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외 파견근무를 떠나는 KCC 직원들은 출국 전에 정 회장이 주재하는 현지어 시험을 치르고, 정 회장이 해외 출장을 가면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기습 점검을 하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범현대가의 일원답게 검소함과 근면함을 강조한다. 평소 옷차림도 수수해 점퍼 차림을 즐긴다. 그룹 총수라는 것을 주위에서 눈치채지 못하는 일도 왕왕 있다. “어렸을 때 보통 사람의 삶을 느껴봐야 한다”는 교육관으로 두 자녀도 학창시절에 자가용이 아니라 대중교통으로 등하교를 하도록 했다는 일화도 있다. ●동생 정몽익, 이혼 마무리 전 중혼 논란 정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도 형과 마찬가지로 용산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학과 80학번으로 입학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985년 시러큐스대 경영정보시스템(MIS)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재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89년 당시 ㈜금강에 입사했다. 고등학생 때는 전국체전 승마 대장애물 비월경기종목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만능 스포츠맨이다. 골프, 농구, 스키 등을 두루 즐긴다. 특히 농구에 애정이 깊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5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프로농구팀인 전주 KCC이지스(현 부산 KCC이지스)의 구단주를 역임했다. 당시 구단주에 오르며 용산고 후배이기도 한 ‘농구 대통령’ 허재(59)를 신임 감독으로 발굴했다. 허재 감독은 정몽익 회장의 끈질긴 구애에 못 이겨 2년 계획이었던 미국 유학을 6개월 만에 중단하고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최현만(63) 미래에셋증권 고문과도 업계에서 만나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에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외조카인 최은정(61)씨와 결혼해 1남 2녀를 뒀으나 2022년 이혼했다. 이혼이 성립되기 전인 2015년 사실혼 관계에 있던 모델 출신 일반인 곽지은(46)씨와 결혼해 중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곽씨와의 사이에서 아들 둘을 낳아 모두 3남 2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화통한 정몽열, 건설 노동자와 잘 어울려 1964년 1월 11일 출생한 3남 정몽열(60) KCC건설 회장은 형제 중 저돌적인 아버지 정 명예회장의 성향을 가장 많이 물려받아 화통한 성격이라는 게 세간의 평가다. 1989년 미국페어레이디킨슨 대학(FDU)을 졸업한 뒤 1990년에 당시 고려화학에 입사했다. 1997년 금강종합건설 상무 자리에 오르며 건설인으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정몽열 회장은 공사장에서 현장 노동자들과 같이 소주를 즐겨 마시는 등 격의 없고 화끈한 성격이지만, 여가시간에는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주로 독서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미대를 나온 중소기업 사장의 딸인 이수잔(54)씨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아들 정도선(29)씨와 딸 정다인(28)씨 등 1남 1녀를 뒀다.
  • 발렌베리·루이비통·하이네켄… ‘韓상속세’ 냈다면 이미 사라졌다[규제혁신과 그 적들]

    발렌베리·루이비통·하이네켄… ‘韓상속세’ 냈다면 이미 사라졌다[규제혁신과 그 적들]

    ‘부자감세’ 프레임에 갇힌 상속세 ‘발렌베리 가문’은 168년 동안 5대에 걸쳐 공익법인 산하 기업을 승계하면서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에 달하는 매출액을 책임지고 있다. 이 가문은 금융·건설·항공·기계·통신·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100여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통신설비를 만드는 ‘에릭슨’, 가전제품 ‘일렉트로룩스’, 방위산업체 ‘사브’, 지멘스·GE와 함께 세계 3대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꼽히는 ‘ABB’, 미국의 ‘나스닥’ 등이 발렌베리 가문 산하 기업이다. 168년 역사 발렌베리100여개 기업 경영공익재단 상속… 경영권 이어 발렌베리 가문은 개인이 기업 지분을 소유하지 않는다. 모든 주식은 그룹의 지주사인 인베스터AB가 갖고 있다. 가문은 인베스터AB의 지분 24%(차등의결권 52%)를 가진 3개의 공익재단을 상속하면서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이어 왔다. 그룹 후계자가 되려면 자력으로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해군장교로 병역을 이행해야 하며, 부모의 도움 없이 세계 금융 중심지에 진출해 실무 경험과 금융의 흐름을 익혀야 한다. 또 후계자 평가는 10년 이상 진행되고, 견제와 균형을 위해 2명으로 정하는 승계 기준을 지키고 있다. 이런 기준을 충족해 그룹을 물려받아도 기업 경영자로서 급여를 받을 뿐이라서 세계 부호 순위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장기·통합적 경영’ 북유럽도 상속 특혜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웨덴이 이렇게 재단 우회 승계를 인정하는 동시에 상속 지분을 처분하지 않으면 상속세를 물리지 않는 등 기업 상속에 ‘특혜’를 제공하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전문 경영인과 달리 장기적·통합적 관점에서의 경영이 강제되는 창업자 가문에 기업 운영을 맡기는 것이 부의 대물림을 막는 것보다 국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상속세율 70%였던 스웨덴은 기업 오너가 상속세를 내기 위해 한번에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발렌베리 가문의 회사였던 아스트라AB(현재 아스트라제네카)가 1999년 영국으로 넘어가고, 이케아와 같은 대기업이 상속세 부담을 피해 다른 나라(네덜란드)로 이탈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2005년 공론화 끝에 상속세를 없애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했다. 스웨덴뿐만 아니라 독일의 광학 전문 기업 ‘자이스’ 또한 최대주주 ‘칼자이스 재단’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178년 역사를 이어 오고 있다. 최근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세계 최고의 바이오 혁신기업으로 급부상한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 또한 창업자 부부가 설립한 ‘노보노디스크 재단’의 지배하에 있다. 기업들 또한 부의 축적이 아닌 사회 공헌으로 가업 승계의 특혜에 보답하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공익재단을 통해 수익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자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미 기부 규모 세계 1위의 자선단체인 노보노디스크 재단은 경제성이 없고 개발도 어려운 희귀병 치료제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범 사례를 한국에선 흉내낼 수 없다. 스웨덴에선 공익재단에 주식을 출연하면 100% 면세인 반면 우리나라에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특수관계에 있는 공익재단에 출연할 경우 최대 5%만 면세된다. 또 스웨덴은 기업을 물려받아도 상속인이 처분(처분 시 자본이득세 부과)하지 않으면 상속세가 없지만, 한국은 상속과 함께 최대 60%의 상속세가 부과된다. 즉 현재 29조 3100억원으로 추산되는 발렌베리 가문의 그룹 지분을 공익재단을 통해 상속할 경우 스웨덴에선 세금이 없지만, 한국에선 16조 7000억원을 상속세로 납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현행 세법에 따르면 한국에선 3대는커녕 2대 상속만 해도 그룹 경영권 유지가 불가능하다. 佛상속세율 최대 45% 환매금지 등 충족 땐최대 75%까지 공제 혜택 제공 ●네덜란드·佛 등 대기업도 가업승계공제 올해 창립 160주년을 맞은 세계 최고의 맥주 브랜드인 네덜란드의 ‘하이네켄’도 한국 기업이었다면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터. 네덜란드의 기본 상속세율이 20%로 낮고, 공제 제도도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어 하이네켄 가문은 지분 추산액인 18조 6800억원의 3.4%인 6400억원만 상속세로 내면 된다. 네덜란드에선 상속인이 5년 동안 기업을 계속 경영하고 10년 동안 지분을 보유하면 121만 유로(약 17억 8000만원)까지는 100%, 초과분부터는 83%의 공제율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선 네덜란드의 17배인 약 10조 8700억원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속세율이 높은 다른 선진국들도 가업 승계에 대해선 파격적인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상속세율 최대 45%인 프랑스는 환매 금지 등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최대 75%까지 공제를 받는다. 이 공제 혜택 덕분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172년의 역사를 이어 올 수 있었다. LVMH의 오너인 아르노 가문은 271조 200억원어치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상속할 경우 프랑스에선 약 30조 4900억원을 상속세로 내면 된다. 반면 한국에선 그보다 5배 이상 많은 157조 73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한국에선 세금 폭탄을 피하려고 경영 승계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 세계 1위 콘돔 제조사로 유명했던 ‘유니더스’는 창업주 별세 이후 당시 최대주주였던 아들이 5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했다. 국내 1위 종자 개발기업 ‘농우바이오’는 창업주 사망 이후 직계 유족들이 약 12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을 피하려 경영권을 농협에 매각했다. ●“韓 대기업은 모두 국가가 상속받아”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1997년 40%에서 45%, 2000년 50%로 오른 뒤 20년 넘게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대기업 최대주주가 지분을 상속하면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상속세액(50%)에 20%를 더한 최대 60%를 과세한다. 이는 세계적 흐름과 정반대다. 미국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상속세율을 55%에서 40%로 단계적으로 인하했고, 2000년 독일은 35%에서 30%로, 이탈리아는 27%에서 4%로 각각 인하했다. 또 우리나라에선 가업상속공제가 중견·중소기업에만 적용된다. 이 때문에 공제·감면 등을 적용한 실효세율도 41.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실효세율은 34.8%, 독일 29.9%, 일본 26.9%, 프랑스 11.0% 등이다. 이처럼 상속세 부담이 크다 보니 “대기업은 자녀가 아니라 국가가 상속받는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 삼성가의 세 모녀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사망 이후로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3조 3157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팔았다. LG 일가도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2조원의 유산 때문에 99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고 있다. 구광모 회장 등 오너일가는 비상장주식(LG CNS)의 가치가 부풀려져 세금이 높게 책정됐다며 과세 당국을 상대로 상속세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효성의 3형제는 조석래 명예회장이 유산으로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 등의 주식을 남기면서 최소 4000억원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최근 다시 불거진 형제 간 장외 설전의 이유도 천문학적인 상속세와 무관치 않다. ●가업 발전 막는 가업상속공제 중견·중소기업도 까다로운 사후 요건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10년 이상 경영하고 매출액 5000억원 미만인 중견·중소기업이 가업상속공제 대상인데, ▲10~20년 된 기업은 300억원 ▲20~30년은 400억원 ▲30년 이상은 600억원까지 공제된다. 그런데 공제를 받은 뒤 5년 동안 ▲상속인의 지분이 줄어들거나 ▲다른 업종으로 바꾸면 추징 대상이 된다. 이러한 사후 요건이 비상장 기업이 상장으로 투자를 받아 사세를 키운다거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도 상속세 발목업종 변경 땐 ‘추징’“공제 요건에 오히려 발전 막혀” 실제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지 5년이 되지 않은 한 부품업 중소기업 대표는 “상속 직후 코로나19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어 해외로 판로를 뚫었고 수출이 잘되고 있었다”며 “그러나 해외 매출이 내수보다 더 커지면 업종이 (수출업으로) 바뀌면서 추징 대상이 되기 때문에 5년까지는 해외 영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또 “공제 요건이 오히려 가업의 발전적 계승을 막고 있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세율 낮추는 데 아직도 반대 목소리 정부는 올해 최대주주 할증을 폐지하고 50%인 최고 세율을 40%로 낮추는 세법개정안을 내놨다. 또 밸류업 및 스케일업 우수 기업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현행 요건인 매출액 5000억원 미만에 해당하지 않아도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2배 늘려 주는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이 크다. 경영계에선 “경제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던 세제의 불합리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반겼다. 하지만 세수 부족 우려와 재벌·대기업 및 초고액 자산가들이 집중적 혜택을 본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 [단독]검찰, ‘김범수의 케이큐브홀딩스’ 공정위 고발건 ‘무혐의’ 결론

    [단독]검찰, ‘김범수의 케이큐브홀딩스’ 공정위 고발건 ‘무혐의’ 결론

    검찰, 공정위 고발건 ‘혐의 없음’ 처분지난달 대법원도 ‘시정명령 부당’ 판단카카오 관련 檢수사 4건 아직 남아있어 검찰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지 1년 4개월여만에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 창업자는 ‘금산분리’ 규정을 위반해 카카오에 부당한 의결권을 행사한 혐의를 받아왔는데,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한데 이어 형사사건까지 ‘혐의 없음’으로 마무리한 셈이다. 다만 검찰이 진행 중인 카카오 관련 수사가 아직 4건이나 남아있어 사법리스크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용성진)는 지난 2022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케이큐브홀딩스의 의결권 행사에 위법성과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법인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최근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 공정위는 당시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금산분리’를 어겼다고 보고 검찰고발과 함께 시정 명령을 내렸다. 자산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금융·보험사는 원칙적으로 국내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규정(금산분리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케이큐브홀딩스는 ‘금융사가 아니라고 판단해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며 시정명령에 대해 불복 소송을 냈다. 자사 금융수익은 모두 자체 자금을 운용해 얻은 것인데 고객 예탁자금 운용을 업으로 하는 금융사로 분류할 수 없다는 취지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법 제7행정부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이 부당하니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달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려 케이큐브홀딩스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판결문을 분석한 뒤 수사 지속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는데, 결국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수사에선 혐의를 벗었지만, 여전히 카카오에 대한 검찰 수사는 남아 있다. 현재 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카카오 관련 사건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을 비롯해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콜(호출) 몰아주기 의혹, 가상화폐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이다.
  • 하이브, 엔터 최초 대기업집단 됐다… 쿠팡·두나무는 ‘법인’이 총수

    하이브, 엔터 최초 대기업집단 됐다… 쿠팡·두나무는 ‘법인’이 총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뉴진스가 소속된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는 처음 대기업집단(85위)에 지정됐다. 대주주 방시혁 이사회 의장은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외국 국적을 가진 기업 총수도 동일인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으나, 논의를 촉발시킨 미국 국적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예외 요건에 해당돼 이번에도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공정위는 15일 이런 내용의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대기업집단이란 자산 총액 5조원을 넘는 기업집단을 가리킨다. 지난해 말 기준 대기업집단은 88개로 전년보다 6개 늘었다. 하이브의 자산 총액은 5조 2500억원에 달했다. K팝 세계화에 힘입어 앨범·공연·콘텐츠 수익이 1년 새 4400억원 늘었다. 하이브는 상장사 한 곳과 비상장사 85개로 이뤄져 있다. 최근 방 의장과 극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민희진 대표의 어도어도 비상장 계열사 중 한 곳이다. 방 의장은 지주사 격인 하이브의 지분 31.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통상 최대주주이면서 그룹 경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을 공정위가 동일인으로 지정한다. 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의류 브랜드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영원과 파라다이스(카지노·관광업), 소노인터내셔널(호텔·관광업)도 처음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었다.쿠팡의 동일인은 올해도 법인 ‘쿠팡’㈜으로 지정됐다. 2021년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뒤 4년째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의 동생 부부가 쿠팡Inc 미등기 임원으로 근무하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경영 참여가 없다는 소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재계 순위 45위였던 쿠팡은 1년 새 무려 18계단을 뛰어올랐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의 동일인은 2022년 대기업집단 진입 이후 처음으로 송치형 회장에서 두나무㈜로 바뀌었다. 공정위는 “친족의 계열회사 출자나 임원 재직 등 경영 참여가 없고, 자금대차·채무보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더라도 상호출자 금지 등 대기업집단 규제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동일인과 그 친족을 의미하는 ‘특수관계인’을 지정할 수 없게 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처분이 불가능해지는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경우는 친족의 계열사 출자 및 경영 참여가 없고, 계열사와의 채무보증이나 자금 대차가 존재하지 않을 때로 한정된다”며 “구조상 사익편취 유인이 현저히 적다”고 했다. 88개 대기업집단 중 48곳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으로 지정됐다. 상출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시의무 외에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추가 규제를 받게 된다. 지난해까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이던 기준이 올해부터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0.5% 이상’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기준선은 10조 4000억원으로 상향됐지만, 상출집단 수는 지난해와 동일했다. 기준을 바꾼 배경에 대해 공정위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자산 총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달라진 기준에 따라 교보생명보험과 에코프로가 상출집단에 진입했다. 자산 총액 10조 3800억원인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은 200억원 차이로 규제가 덜한 일반 대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도 현행 ‘5조원 이상’에서 GDP 연동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는 지난해 처음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상출집단으로 지정됐다. 재계 순위 62위에서 47위로 도약했다. 상위권에 큰 변화는 없었다. 1위 삼성(동일인 이재용), 2위 SK(최태원), 3위 현대자동차(정의선), 4위 LG(구광모), 5위 포스코(포스코홀딩스), 6위 롯데(신동빈), 7위 한화(김승연)까지 지난해와 같았다. 8위 HD현대(정몽준)와 9위 GS(허창수)가 자리를 맞바꿨다. 농협(농업협동조합중앙회)은 10위를 유지했다.
  • BTS 소속사 ‘하이브’ 연예기획사 첫 대기업… 노스페이스도 대기업 브랜드 됐다

    BTS 소속사 ‘하이브’ 연예기획사 첫 대기업… 노스페이스도 대기업 브랜드 됐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연예기획사 최초로 대기업으로 지정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그룹도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4년 연속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과 동일인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수는 88개로 지난해 82개에서 6개, 소속 회사 수는 3076개에서 3318개로 242개 늘었다. 하이브는 올해 엔터테인먼트업 주력집단 최초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총수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고, 자산총액은 5조 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웃도어·스포츠 의류 판매업을 주력으로 하는 영원그룹은 자산총액 6조 89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대기업이 됐다. 카지노·관광업 주력집단 파라다이스, 호텔·관광업 주력집단 소노인터내셔널도 새로 진입했다. 공정위는 “K팝의 세계화,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 회복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호텔·관광 산업, 의류 산업 등이 급속하게 성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쿠팡 동일인은 올해도 법인인 쿠팡㈜로 지정됐다. 2021년 대기업집단에 진입한 이후부터 4년 연속 ‘사람 총수가 없는 기업’을 유지했다. 두나무의 동일인은 송치형 회장에서 두나무㈜로 변경됐다. 공정위는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친족의 계열회사 출자나 임원 재직 등 경영 참여가 없고, 자금대차·채무보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동원그룹의 동일인은 창사 55년 만에 김재철 명예회장에서 김남정 회장으로 바뀌었다. 공정위는 “지배력이 이전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88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48곳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지정 기준은 지난해까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이었는데, 올해부터 국내총생산(GDP) 0.5% 이상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올해 기준선은 10조 4000억원으로 상향됐다. 공정위는 상출제한기업집단 기준을 ‘GDP 연동’으로 조정한 배경에 대해 “기업의 자산 총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해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뀐 기준에 따라 교보생명보험과 에코프로가 상출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됐고,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과 대우조선해양은 제외됐다. 특히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자산총액은 10조 3800억원으로 지난해 기준대로라면 상출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어야 했지만,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면서 일반 대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룬 기업은 쿠팡과 에코프로였다. 2차 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는 지난해 최초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곧바로 상출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며 급성장했다. 순위는 62위에서 47위로 15계단 상승했다. 쿠팡은 지난해 첫 상출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며 45위에 올랐고, 올해는 27위로 1년 새 18계단 더 뛰어올랐다. 자산총액 상위권 서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1위 삼성(동일인 이재용), 2위 SK(최태원), 3위 현대자동차(정의선), 4위 LG(구광모), 5위 포스코(포스코홀딩스), 6위 롯데(신동빈), 7위 한화(김승연)까지 지난해와 같았다. 8위는 HD현대(정몽준)로 지난해 9위에서 한 계단 올랐고, 9위는 GS(허창수)로 지난해 8위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 이어 농협(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 10위를 유지했다.
  • ‘3N’ 후발주자, 게임포털로 뒤집다… 24년 만에 재계 41위 ‘레벨업’[2024 재계 인맥 대탐구]

    ‘3N’ 후발주자, 게임포털로 뒤집다… 24년 만에 재계 41위 ‘레벨업’[2024 재계 인맥 대탐구]

    2N과 달리 개발자 아닌 투자 창업 2000년 자본 1억 직원 8명 ‘첫발’벤처 최초로 대기업에 지분 매각모두의마블·세븐나이츠 등 흥행작년 매출 83%, 해외시장서 얻어2000억 투자 ‘하이브’ 2대 주주로‘정수기·비데 1위’ 코웨이 등 인수 “나 이런 사람이야.” 2017년 5월 12일 넷마블게임즈(현 넷마블) 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가수 DJ DOC의 노래에 맞춰 선글라스를 끼고 떼춤을 췄던 방준혁(56) 의장과 임직원들의 모습은 넷마블 성공 신화를 보여 주는 한 장면으로 꼽힌다. 넥슨(1994년 설립), 엔씨소프트(1997년 설립)와 함께 국내 3대 게임사를 일컫는 ‘3N’ 가운데 후발주자로 시작한 넷마블이 성공 궤도에 올랐음을 확인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졌다. 넷마블은 2017년 코스피 상장 당시에는 시가총액 규모 14조원을 넘어서며 게임 대장주로 올라섰다. 2018년에는 자산 규모 5조원을 넘기며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57위에 올랐고, 2021년에는 자산 규모 10조원을 넘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2조 5020억원으로 국내 게임사로는 넥슨(3조 7675억원)에 이어 매출 기준 2위 업체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83%(2조 786억원)를 차지하는 등 K 콘텐츠 수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넷마블은 1999년 게임개발사 아이팝소프트에 방 의장이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사외이사로 참여하며 태동했다. 이듬해인 2000년 3월 방 의장은 자본금 1억원을 유치해 아이팝소프트 개발자 8명과 함께 넷마블을 설립했다. 넷마블이란 사명은 네트워크의 ‘넷’(Net)과 넷마블 보드게임인 ‘퀴즈 마블’에서 따온 귀중한 돌, 대리석이라는 의미의 ‘마블’(Marble)이 더해진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놀이문화를 펼치겠다는 뜻을 담았다. 3N의 다른 회사 창업자들과는 달리 개발자 출신이 아닌 투자자 입장에서 게임 사업에 뛰어든 방 의장은 당시 유행이던 대규모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가 초기 개발 기간이 길고 투자자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10대와 여성 이용자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 개발에 집중했다. 사업 첫해에는 ‘배틀가로세로’, ‘퀴즈마블’과 같은 교육용 게임을 만들었고, 이듬해인 2001년 5월 기존의 테트리스 게임에 학교 대항전과 같은 실시간 대결을 가미해 2002년 1월 회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넷마블은 자사 게임포털을 통해 다른 게임 개발사의 게임을 유통하는 게임포털을 업계 최초로 구축했다. 이후 당시 넷마블과 함께 ‘5N’이라고 불렸던 넥슨, 엔씨소프트, NHN, 네오위즈 등 경쟁사도 게임포털 모델을 도입했다. 넷마블은 2001년 12월 로커스홀딩스(2002년 4월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로 사명 변경)에 합류했다. 당시 로커스홀딩스에는 각종 기획사, 영화사, 제작사 등 대중문화 산업 관련 회사들이 모여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시네마서비스, 프리머스시네마, 싸이더스, 예전미디어, 청어람, 아이엠픽쳐스, 김종학프로덕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차츰 분사해 나가면서 넷마블이 2003년 5월 모회사를 인수한 뒤 그해 10월 사명을 플래너스로 바꿨다. 코스닥 상장사 플래너스 최대 주주였던 방 의장은 2004년 4월 ㈜CJ와 CJ엔터테인먼트에 주식 400만주(당시 21.71%)를 800억원에 넘겼다. 국내 벤처기업 중 최초로 대기업에 지분을 매각한 사례다. 이 회사는 이후 CJ인터넷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1년 3월 CJ E&M에 합병됐다. 플래너스를 넘기고 건강 악화를 이유로 회사를 떠났던 방 의장은 CJ E&M 게임사업 부문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던 2011년 다시 복귀했고, 약 321억원을 들여 다시 대주주가 됐다. 이어 2014년 CJ E&M에서 게임 부문을 떼어내 넷마블게임즈를 설립하며 독립했다. CJ E&M(현 CJ ENM)은 지금도 넷마블 지분(21.78%)을 가진 2대 주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방 의장은 CJ E&M 게임 부문 총괄 상임고문으로 복귀한 후 2012년 3월 모바일사업본부를 만들고 그 해 말 출시한 모바일 레이싱 액션 게임 ‘다함께 차차차’를 시작으로 모바일 보드게임 ‘모두의 마블’,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몬스터 길들이기’, 모바일 수집형 RPG ‘세븐나이츠’ 등을 연달아 흥행시킨 뒤 2014년 8월 CJ에서 분리 독립했다. 2015년 2월 엔씨소프트와 전략적 제휴 체결 후 2016년 12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도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웠다. 넷마블은 대규모 투자 유치와 지분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2014년 중국 1위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로부터 53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2015년에는 엔씨소프트와의 지분 교환을 통해 엔씨소프트 지분 8.9%를 가진 3대 주주가 됐다. 2018년에는 가수 방탄소년단(BTS)이 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기준 하이브의 2대 주주(지분 18.21%)이다. 넷마블은 2019년 업계 1위 넥슨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으나 넥슨 측의 매각 철회로 무산됐다. 넷마블은 2019년 국내 1위 정수기·비데 기업인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지분 25.08%를 1조 7400억원에 인수했다. 2021년에는 모바일 카지노 게임사인 스핀엑스를 2조 5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 대기업도 ‘대형 공공 SW사업’ 참여

    대기업도 ‘대형 공공 SW사업’ 참여

    정부가 700억원 이상 대형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빗장을 대기업에 활짝 열겠다고 밝혔다. 대기업의 공공 SW 사업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는 현행 제도를 11년 만에 개편해 전자정부 세계 1위 위상에 먹칠을 한 지난해 11월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 등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디지털 행정서비스 국민 신뢰 제고’ 브리핑에서 700억원 이상 대형 사업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에 속하는 대기업 참여를 전면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규제 개선안을 발표했다. 다만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 사안이어서 야당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대기업은 국가안보, 신기술 분야 등 예외가 인정된 사업에만 참여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SW 사업 중 정보화 전략 계획 등 설계·기획 사업은 금액 규모에 상관없이 대기업 참여를 허용한다. 대·중견기업 참여사업 컨소시엄 구성 시 중소기업 참여 지분이 높을수록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현행 제도도 손본다. 지금은 중소기업 참여 지분이 50%가 돼야 만점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40%만 넘어도 된다. 공공 SW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고사를 막기 위한 보완책도 마련했다. 연매출 800억원 이하 중소기업만 참여 가능한 사업의 상한 금액을 현행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올린다. SW 업계는 정부 대책이 근본 해결 방안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해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가 일어난 게 아니다”라며 “지난 10년간 소프트웨어 개발 단가 인상률은 10%에 불과하다. (정부에서) 5층짜리 건물을 지으라면서 3층짜리 건물 짓는 비용을 주면 당연히 품질은 악화된다. 예산 현실화 등 근본 접근이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과거처럼 ‘하청의 재하청’이 이뤄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문석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대기업이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처럼 재하청은 또 나타날 것”이라며 “갑질을 막을 수 있도록 견제 장치가 잘 작동하는지 (정부가) 감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대기업집단, 10곳 신설·인수… 발전·에너지 사업 확장 활발

    대기업집단, 10곳 신설·인수… 발전·에너지 사업 확장 활발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이 최근 3개월간 발전·에너지 관련 업체 10개를 신설하거나 인수하는 등 해당 사업을 확장하는 데 활발히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대규모기업집단의 소속회사(계열사) 변동 내용을 8일 공개했다. 대규모기업집단은 해당 기간에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82개에서 81개로 감소했고, 소속 회사는 3076개에서 3083개로 늘었다. 회사 설립, 지분 취득 등으로 25개 집단에 소속회사 66개가 편입됐고 흡수 합병, 청산 종결 등으로 22개 집단에서 59개가 제외됐다. 집단별로 신규 편입 회사가 많은 집단은 유진(13개), 한화(9개), 포스코(6개) 등의 순이었고 제외된 회사가 많은 집단은 삼표(20개), SM(5개), 고려에이치씨(4개), 아이에스지주(4개) 등의 순이었다. 일부 대규모기업집단에서는 발전, 에너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회사 설립, 지분 인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LG는 폐목재 등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업체인 티더블유바이오매스에너지를 신설했고, 농심은 수소연료 발전업체인 밀양수소발전을 지분취득으로 인수했다. 이 밖에 한화, GS, LS, 중흥건설, 아이에스지주가 해상풍력·연료전지·LNG 열병합·태양광 발전업체, 전기버스 충전업체 등을 신설하거나 인수했다. 아울러 OCI와 동국제강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기업집단 OCI는 소속 회사 OCI의 사명을 OCI홀딩스로 변경하고 화학제품 제조·판매업체인 OCI를 분할 설립했다. 동국제강도 소속 회사 동국제강의 사명을 동국홀딩스로 변경하고 열연사업체인 동국제강과 냉연사업체인 동국씨엠을 분할 설립했다. 포스코, 코오롱, 태영, DB는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소속 회사를 신설하거나 분할했다. 유진은 폐기물 처리업체인 동우바이오, 동림 등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13개사를 집단에 편입했다. 반면 SM의 소속회사 4개, 고려에이치씨의 4개, 삼표의 20개는 친족 독립 경영을 인정받아 각 집단에서 계열 제외됐다. 기업집단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 1일 자산총액 12조 3400억원으로 10조원 이상이 기준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됐으나, 한화가 같은 달 24일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됐다.
  • “尹정부 재벌정책, 공정거래법 외에 상법·세법 등 전체 법 체계 포괄해야” 이동규 前공정위 사무처장

    “尹정부 재벌정책, 공정거래법 외에 상법·세법 등 전체 법 체계 포괄해야” 이동규 前공정위 사무처장

    윤석열 정부가 대기업집단(재벌) 제도 개선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가운데 효율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공정거래법 외에 세법, 상법, 자본시장법, 업종별·기능별 법률 등 전체 법 체계를 감안해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이동규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은 28일 “대기업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 기준의 상향조정과 지정방식・지정기준 단일화 등 조치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소유 허용 등 금산분리 규제의 재설계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한국공정경쟁연합회가 발행하는 계간 학술저널 ‘경쟁저널’ 6월호에 기고한 ‘공정거래법상 경제력 집중 억제시책의 변화 과정과 정책 방향 제언’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 고문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낸 기업지배구조 및 공정거래법·정책 전문가다. 이 고문은 우선 “1987년 공정거래법 제1차 개정으로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 도입 이후 유지돼 온 ‘사전적 직접규제의 최소화 및 사후・시장감시 기능의 제고’ 기조는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은 공정거래법을 포함해 세법과 상법 등 회사법, 자본시장법 등 금융관련법, 개별 업종별·기능별 법률 등 전체적인 법 체계를 감안해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지배구조 설계라는 큰 틀에서 개별적인 법률 체계와 연계해 통합적으로 대기업집단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고문은 또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 기준의 상향 조정과 관련해 “2008년 7월 대규모 기업집단 시책 개편의 일환으로 2002년 설정됐던 지정기준인 자산 2조원을 자산 5조원으로 높이면서 규제 대상을 대폭 축소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지정 기준 상향조정으로 규제 대상 기업집단 수는 기존 79개에서 41개로 줄었다. 그는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이원화 체제를 단일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대기업집단에서 채택하고 있는 지주회사 관련 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200% 제한 폐지, 지주회사의 비계열사 주식 5% 초과 보유 금지 폐지,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및 비금융자회사 동시 소유 허용 등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 더 커진 쿠팡, 시들해진 두나무… 포스코, 롯데 제치고 재계 5위로

    더 커진 쿠팡, 시들해진 두나무… 포스코, 롯데 제치고 재계 5위로

    이차전지업체 에코프로 신규 진입코로나 확산에 해운·유통업 활황 금리 인상에 보험·가상자산 부진LG서 분리 LX, 대기업으로 직행OCI 이우현, 첫 외국 국적 동일인 쿠팡 김범석, 올해도 총수 미지정공정위 “시행령 개정 추진할 것” 쿠팡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온라인 쇼핑·유통업 성장에 힘입어 재계 순위를 지난해 53위에서 45위로 끌어올리며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들어갔다. 코스닥 시가총액 선두인 이차전지 업체 에코프로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진출했다. 반면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황으로 재계 순위가 17단계 하락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빠지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달 1일자로 8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고 25일 밝혔다. 82개 중 48개는 상호출자(상출)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대기업집단이 지난해보다 6개 늘어나면서 소속 회사는 2886개에서 3076개로 190개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운 운임은 상승하고 비대면 시장은 확대됨에 따라 해운·유통업은 활황이었던 반면 금리 인상으로 보험 및 가상자산업은 부진을 겪은 상황이 올해 재계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올해 새로 지정된 대기업집단은 LX와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 등 8개다. 이 가운데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 전기차용 방진 부품을 제조하는 DN의 자산총액은 1년 전보다 59%, 76% 증가하며 자산총액 기준 순위 62위, 7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LG로부터 분리한 LX는 자산총액 11조 3000억원으로 상출제한기업집단에 직행했다. 해운 주력 기업인 장금상선은 자산총액을 9조 3000억원에서 12조 5000억원으로 불리며 상출제한기업집단에 진입했다. 해운 기업인 HMM의 재계 순위도 지난해 25위에서 19위, SM은 34위에서 30위로 올랐다. 쿠팡 역시 자산총액이 11조 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29% 성장하며 상출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됐다.반면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자산총액이 5조원 미만으로 감소하며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교보생명보험과 두나무의 자산총액도 1년 전보다 각각 35.5%, 31.5% 감소하며 상출제한집단에서 대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현대해상과 교보생명은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 채권의 가치 하락,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수익과 고객 예치금의 감소로 자산총액이 줄었다.특히 올해 자산총액 기준 5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로, 2010년부터 5위를 지켰던 롯데는 6위로 내려앉았다. 다만 공정위는 “포스코는 물적분할 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포스코 주식 가치 약 30조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돼 자산이 늘었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명목상 자산이 늘었지만 실질 자산이 크게 변화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쿠팡이 대기업집단에서 상출제한기업집단으로 올라섰지만,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은 올해도 총수(동일인)로 지정되지 않았다. 동일인은 공시 의무 등을 지게 된다. 미국 국적을 보유한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제도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공정위는 2021년 쿠팡이 대기업집단에 진입한 후 3년째 김 의장 대신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한편 2018년 OCI 동일인으로 지정된 이우현 OCI 부회장은 미국 국적으로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있는 기업집단 중 유일하게 동일인이 외국 국적을 보유한 사례다. 공정위가 올해 처음 동일인, 배우자, 동일인 2세의 국적 현황을 파악한 결과다. 배우자가 외국 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 국적 또는 이중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개(31명)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OCI는 동일인의 친족이 경영에 활발하게 참여해 동일인을 법인으로 변경하게 되면 규제 공백이 발생한다. 반면 쿠팡은 김 의장의 국내 개인, 친족 회사가 국내에 없어서 쿠팡 법인이든 김 의장이든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에 따른 규제 효과는 크지 않다”고 다른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OCI는 동일인 변경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쿠팡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고, 별도의 기준 없이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투자자 국가 간 소송(ISD)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 동일인 지정 근거 및 기준을 마련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통상마찰 우려를 제기해 무산된 바 있다. 공정위는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의 통상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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