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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형제 논란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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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동시청 주차장 살인 참극’… 뒤틀린 집착이 부른 스토킹 범죄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안동시청 주차장 살인 참극’… 뒤틀린 집착이 부른 스토킹 범죄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피해 여성이 마지막으로 본 세상은 사랑하는 가족이 아닌, 평생 마주치지 않길 간절히 바랐던 가해자의 살기 가득한 얼굴이었다.” 2022년 7월 5일, 안동시청 주차장에서 동료 여성 공무원 B씨(당시 50세)를 살해한 A씨(당시 44세) 사건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문 한 구절이다. 한때 연인이었던 남성의 3년에 걸친 스토킹은 한 여성의 출근길을 마지막 길로 만들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스토킹 범죄의 참혹한 위험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1심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30년을 선고하면서 사법부의 깊은 고뇌를 드러냈지만,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으로 감형돼 논쟁을 낳았다. 법원 판결문을 중심으로 한 여성의 삶을 앗아간 그날의 진실을 되짚어본다. 평범한 아침을 핏빛으로 물들인 참극2022년 7월 5일 오전, 경북 안동시청 주차타워 2층. 청바지 차림의 시청 공무직 공무원 A씨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목표는 같은 시청 소속 6급 팀장 B씨였다. 오전 8시 50분경, 출근한 B씨가 주차를 마치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잠복해 있던 A씨가 다가섰다. 그는 허리춤에 숨겨온 흉기를 꺼내 보이며 “할 얘기가 있다. 차에 타라”고 위협했다. B씨는 완강히 거부했다. 3년간 이어진 그의 지독한 집착에서 벗어나려는 필사적인 저항이었다. 실랑이가 격해지자 생명의 위협을 느낀 B씨는 주차된 차량 사이로 뛰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A씨는 B씨를 뒤쫓아가 붙잡았고, 출근하던 수많은 동료가 지켜보는 앞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판결문에 묘사된 범행 과정은 참혹했다. ‘A씨는 시 공무원 여럿이 목격하는 가운데서도 B씨를 붙잡아 복부를 1차례 찌르고 피를 흘리고 쓰러져 발버둥 치는 그녀를 흉기로 여러 차례 더 찔렀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동료들은 손쓸 틈이 없었다. 6차례 흉기에 찔린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피 흘리는 B씨를 현장에 그대로 둔 채 자신의 차를 몰아 안동경찰서로 가 자수했다. “네 탓에 내 가정 파탄”… 망상에 사로잡힌 3년두 사람은 2019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내연 관계로 발전했다. 둘 다 가정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B씨는 교제 1~2개월 만인 그해 10월, “가정을 지키고 싶다”라며 A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A씨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B씨에게 병적으로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의 스토킹은 3년간 이어졌다. 2021년 7월 “아직 잊지 못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범행 6개월 전인 2022년 1월에는 “내 가정이 파탄 났다. 아내와 정리할 테니 나랑 같이 살면 안 되겠냐”라면서 B씨를 압박했다. 망상은 B씨의 가족에게까지 향했다. B씨의 남편에게 “이혼하라”고 요구했고, 시부모에게 교제 사실을 알리고 B씨를 옥죄었다. A씨 자신도 아내에게 외도 사실이 발각돼 가정불화를 겪고 있었다. 그는 범행 직전 아내에게 보낸 문자에서 “내가 B를 정리해줄게. B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고 공허함에 도박에 다시 손댔다. 그런데 B는 잘 먹고 잘산다. B는 죽는다”라면서 모든 책임을 B씨에게 돌리고 살인을 암시했다. 판결문은 “A씨는 자신의 모든 불행을 B씨 탓으로 돌리는 망상에 빠져 적개심을 키우다 살인을 저질렀다”라고 명확히 분석했다. 1심 법원의 고뇌, “인간 존엄성의 역설”과 징역 30년이 사건을 심리한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부(부장 이민형)는 판결문에 ‘위험한 사회, 방치된 안전, 비참한 희생자’, ‘살인죄의 책임과 양형, 우리 사회의 고민과 재판부의 숙의’ 등 소주제를 달아 형벌 제도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먼저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렸다. “A씨와의 관계를 끊고자 온 힘을 다해 밀어내던 B씨는 출근길을 노리고 잠복하던 그의 날카로운 흉기에 차가운 주차장 바닥에 쓰러져 처음 겪는 고통으로 아주 아팠을 것이다.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피를 보며 많이 무서웠을 것이다. 엄마 품을 그리워할 어린 두 자녀를 떠올리며 많이 서러웠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현대 형벌 제도의 ‘역설’을 지적했다. “인간의 존엄성으로 형성된 현대적 형벌 제도는 타인의 생명을 훼손한 범죄자의 생명 안전을 보장하는 역설을 부른다. 피해자의 사체는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함에도, 범죄자는 신체의 완전성이 조금도 훼손될 우려 없이 재판장의 형기에만 촉각을 곤두세울 뿐”이라고 질타했다. 사형제에 대한 고민도 숨기지 않았다. 재판부는 “많은 시민이 생명을 경시한 사람의 생명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라면서도 “한 사람의 생명을 영구히 박탈하는 것이 우리가 선진사회로 진입하면서 쌓아온 사회적 합의와 성숙도에 반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고 사형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이러한 숙의 끝에 재판부는 “B씨의 공포, 유족의 충격, A씨의 잔혹함 등 모든 상황을 평가하면 유기징역의 상한인 30년의 징역형 외에 달리 적정한 양형을 선택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는 검찰 구형량(징역 29년)보다 1년 높은 중형이었다. “자수·정신 불안”… 항소심서 10년 감형, 20년형 확정“죗값을 달게 받겠다”며 수십 차례 반성문을 냈던 A씨는 1심 선고 나흘 만에 항소했다. 2023년 3월, 항소심을 맡은 대구고법 제1형사부는 원심을 깨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10년이 감형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계획적 범행과 유족의 엄벌 탄원 등은 인정했다. 하지만 “자수했고, 잘못을 인정하며, 정신이 다소 불안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라는 점을 감경 사유로 참작했다. 범행 직후 자수한 점,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 명확한 심신미약으로 인정되진 않았으나 불안정한 정신 상태 등이 10년 감형의 주된 이유가 됐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023년 6월 이를 기각했다. 이로써 한 여성의 목숨을 앗아간 스토킹 살인범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은 징역 20년으로 마무리됐다.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려 법정 최고형을 택했던 1심의 무거운 판결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되면서, 범죄의 잔혹성에 상응하는 처벌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남겼다.
  • “아가씨 만져보고 싶어서”…4명 살해한 ‘악마 어부’ 최후 [사건파일]

    “아가씨 만져보고 싶어서”…4명 살해한 ‘악마 어부’ 최후 [사건파일]

    전남 보성에서 관광객 4명을 잇따라 살해한 ‘보성 어부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오종근(87)이 지난해 광주교도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국내 최고령 사형수였던 오종근은 2010년 사형이 확정된 후 16년간 복역하다 고령과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 법무부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7월 광주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이후 단 한 차례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오종근은 생전 사형제가 인간 존엄성을 침해한다며 위헌소송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는 2010년 5대 4 의견으로 사형제 존치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19년 제기된 세 번째 사형제 위헌 헌법소원은 현재도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아가씨 만져보고 싶다” 어부의 치밀한 범행 2007년 여름, 전남 보성의 푸른 바다에서 당시 70세였던 어부 오종근은 관광을 온 20대 대학생들을 자신의 배에 태운 뒤 성범죄 목적으로 잇따라 살해했다. 첫 번째 범행은 8월 31일에 벌어졌다. “아저씨, 배 한번 태워주세요”라고 부탁한 남녀 대학생 2명을 30분 거리인 자신의 어장으로 데려간 오씨는 여대생 A양을 보고 성폭행 의도를 품었다. 도망갈 곳 없는 바다 위에서 오씨는 먼저 남자친구 B군을 배 끝에서 밀어 물에 빠뜨렸다. 다시 배에 오르려는 B군을 어구로 내리쳐 살해한 뒤, 겁에 질린 A양이 격렬히 저항하자 같은 방식으로 목숨을 앗았다. 가족들의 실종신고와 휴대전화 위치추적 수사가 시작됐지만, 오씨는 태연하게 주꾸미를 잡아 시장에 내다 팔며 수사망을 피했다. 한달 후인 9월 25일, 오씨는 보성에 놀러온 20대 여성 2명을 발견하고 다시 배에 승선을 유도했다. 70대 어부의 호의에 의심 없이 배에 올랐던 두 여성은 저항하다 끝내 살해됐다. 이번에는 결정적 증거가 남았다. 피해자 중 한 명이 배에 타기 전 만난 30대 여성에게 ‘배 타다가 갇힌 것 같아요. 경찰 좀 불러주세요’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다음날 시신을 발견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4명 피해자의 시신에는 모두 골절, 멍, 구타 흔적과 날카로운 것으로 훼손된 흔적이 발견됐다. 선박 내부에서는 피해자들의 소지품이 나왔고, 사건 당일 출항 기록을 조사한 결과 오종근이 용의자로 지목됐다. “전형적 사이코패스”…사형 확정 후 복역 체포된 오종근은 처음에는 실족사고라고 주장하다 증거가 나오자 마지못해 범행을 인정했다.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아가씨 가슴을 만져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한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수사관들에게 큰 소리로 억울하다며 화를 내다가 곧 쓰러질 듯한 노인인 것처럼 연기를 했다”며 “‘나한테 배를 태워달라고 한 것이 잘못이다. 공짜로 태워달라고 한 것이 문제다’라고 했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적인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또 “마을 주민이 ‘저 배를 타봤느냐. 배가 출렁대면 일어나지도 못한다’고 하더라. 물리적인 신체 제한이 공포심을 더 일으켰을 것”이라며 “이 범행에서 도구는 삿갓대나 힘이 아니라 상황 자체가 범행 도구였다”라고 분석했다. 1심 재판부는 오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4명을 살해하고도 유족 접견을 거부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고, 사회에 끼친 악영향과 범죄 응보를 감안한 판결이었다.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오씨는 16년간 복역하며 국내 최고령 사형수로 기록됐다. 그 사이 그의 가족들도 큰 고통을 겪었다. 특히 첫째 아들은 사건 발생 1년 뒤 충격과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의 사망은 우리나라 사형제도의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사형이 확정돼도 실제 집행되지 않아 고령으로 자연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현재 57명의 사형 확정자 중 상당수가 고령화되고 있어, 사형제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洪·韓 ‘깐족 대전’…“대통령에 깐족대니 화내” “막말들이 깐족”(종합)

    洪·韓 ‘깐족 대전’…“대통령에 깐족대니 화내” “막말들이 깐족”(종합)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과정에서 ‘키높이 구두’와 ‘눈썹 문신’으로 날 선 신경전을 벌였던 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이번에는 2차 경선 토론회에서 “깐족거린다”는 말로 서로를 세게 도발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당대표라는 사람이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깐족대면 대통령이 참을 수 있었겠나”라고 직격했고 한 후보는 “홍 후보가 페이스북에 썼던 여러 폄하하는 막말들이 깐족대는 거다”라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25일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맞수 토론에서 ‘깐족’이라는 표현을 반복해 사용하며 서로를 공격했다. 홍 후보가 “내가 당대표였으면 계엄, 탄핵이 안 일어났다. 당대표는 대통령과 협력해야 한다”며 한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깐족댔다고 포문을 열었다. 토론을 이어가던 홍 후보가 “대통령한테 깐족대고 조롱한 일 없냐”고 하자 한 후보가 “깐족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냐. 계속 쓰는데 일상에서 다른 주변인들에도 쓰냐”고 발끈했다. 한 후보가 지난해 총선 패배 이후 홍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의 관저를 찾았던 일을 언급하자 홍 후보는 “대통령이 총선에서 이겼다면 한 후보를 총리에 임명하고 후계자 삼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1월에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퇴 요구 받았다. 거짓말하면 안 된다”라며 “지금 후보님 하는 게 깐족거리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가 “오늘 깐족거리면서 서로 토론해보자”고 하자 한 후보는 “저는 안 그러겠다. 저는 품격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3년 임기에 대해 토론하려다 “3년 제안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홍 후보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한 후보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고 하자 홍 후보가 “그런 식으로 하는 게 깐족거리는 거다”라고 얼굴을 붉혔다. 홍 후보가 반복해서 “깐족댄다”고 하자 한 후보도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였다. 한 후보가 “다른 분에게 이렇게 안 해야 한다”고 하자 홍 후보는 “다른 사람에게 안 한다”고 했고, 한 후보는 “저한테만 그러는 거냐. 저한테는 그러셔도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깐족 도발전’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홍 후보는 “쓸데없는 소리를 밉살스럽게 구는 걸 깐족댄다고 한다”면서 “깐족거리며 토론하는 사람하고 더 이상 얘기하기 어렵다. 방송 그만하고 싶다”라고 화를 냈다. 핵 문제를 주제로 토론하다 한 후보가 ‘전술핵 배치를 어디에 할 거냐’ 묻자 홍 후보가 “됐다”며 넘어가려 했는데 한 후보가 집요하게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고 따지자 나온 반응이었다. 한 후보의 가족들이 익명 게시판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당게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후보가 “그게 비방글이냐”, “당게는 익명이 보장돼 자유로운 의견을 게시하는 거다” 등의 답변으로 말을 돌리자 홍 후보는 “말을 안 하는 거 보니 가족이 맞는 모양”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홍 후보는 “2017년 자유한국당 대표로 복귀할 때 68% 지지를 받았다”면서 63%의 득표율로 당 대표에 당선됐던 한 후보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할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대표하면서 계엄도 모르고 당대표 시켜줬으면 일이나 잘해야지”라고 비꼬았다. 서로 꼬투리 잡고 말 끊기를 반복하며 자폭 토론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일부 주제에서 공통된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해 홍 후보는 “단일화 없이는 이재명과 대적하기 어렵다”고 했고 한 후보도 “어차피 이기는 선택을 할 것이고 경선 이후에도 여러 상황에 대처하겠다”며 열린 입장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의 출당 여부에 대해서도 홍 후보가 “본인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말하자 한 후보도 “저도 같은 생각이다”라고 했다. 토론 막판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정책 대화가 이어졌다. 홍 후보가 집권하면 6개월 내에 사형을 집행하겠다고 하자 한 후보는 “장관 시절 사형집행을 심각하게 고민했다”면서 사형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로 집무실을 옮기겠다, 입시제도를 공정하게 바꿔야 한다,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함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 등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한 후보는 마지막 발언으로 “아주 보통의 하루를 정치가 지켜드리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 “저는 이기러 나왔고 이길 수 있다.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빈손으로 청와대 갔다가 빈손으로 나오겠다”면서 “이번에는 꼭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을 마쳤다. 국민의힘은 26일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 한 후보, 홍 후보의 4인 토론회를 연다. 이후 27~28일 당원 50%·일반 국민 50%의 비율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최종 대선 후보를 가린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곧바로 대선 후보가 되고 없을 경우 2인으로 추려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결과는 오는 29일 오후 2시 발표된다.
  • [세종로의 아침]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며

    [세종로의 아침]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읽어 봤다. 헌재는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면서도 중대한 위법 행위는 아니라고 봤다. 헌재가 직무 복귀 결정을 내리자 언론은 ‘교묘한 절충’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대성’은 이후 탄핵심판을 결정하는 기준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관 전원 일치로 파면됐다. 헌재는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결정의 핵심 사유로 들었다.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가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이유였다. 당시 언론은 헌정사상 첫 대통령 파면에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헌재의 지난 두 차례 대통령 탄핵심판은 결론을 두고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최소한 공정성을 의심받는 일은 없었다. 헌재를 정치적 무기로 이용하려는 정치권의 의도와 무관하게, 헌재는 사회 통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은 ‘한국정치와 헌법재판’에서 “헌재는 갈등을 최종적으로 조정하고 해결해 사회 통합에 기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만일 그러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해당사자를 포함한 국민이 승복할 수 있는 종국적인 사회 통합, 나아가 국가 통합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88년 탄생한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 정당 해산, 이 밖에 수많은 헌법소원 및 위헌법률 심판을 거치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 음반 등 창작물 사전 심의 위헌, 동성동본 헌법불합치, 호주제 헌법불합치, 부성(父姓)주의 헌법불합치, 간통죄 위헌, 국가모독죄 위헌 등 굵직한 결정을 쏟아내며 입지를 다지고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사형제 합헌, 수도 이전 관련 신행정수도법 위헌, 통합진보당 해산 등 논란이 된 적도 있었지만 한국 사회가 진보하는 데 혁혁한 역할을 해 왔다는 건 분명하다. 그런 헌재가 최근 위기를 맞았다. 정치권의 헌재 흔들기 탓인지, 여론이 둘로 쪼개진 까닭인지는 모르겠지만 헌재의 신뢰도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12월 전국지표조사(NBS)의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1위는 헌재(67%)였다. 그런데 27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신뢰도는 52%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헌재가 맞닥뜨린 또 다른 난관은 여론이다. 지난 두 번의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여론은 각각 탄핵 반대와 찬성 한쪽으로 쏠렸다. 이번은 좀 다르다. 리얼미터의 지난 20~21일 조사에서 ‘탄핵을 인용해 파면해야 한다’는 52.0%, ‘탄핵을 기각해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45.1%였다. 다른 조사를 봐도 대략 국민 10명 중 6명은 탄핵 찬성, 4명은 탄핵 반대로 수렴된다. 헌재가 반드시 여론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론이 헌재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정하긴 어렵다. 탄핵심판은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사법적 판단이지만, 실질적으로 다수결을 핵심으로 하는 민주주의와 사법권 행사라는 법치주의 사이 어디쯤에서 결론을 내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헌재가 여론에 반하는 결론을 내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헌재의 최근 두 차례 결정을 보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이 4대4 기각,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건은 전원 일치 인용이었다. 다만 권한쟁의 청구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어야 했는지는 5대3으로 의견이 갈렸다. 간발의 차로 판단이 나뉘다 보니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두고도 온갖 예측이 나온다. 만장일치를 위해 평의가 길어지면 선고가 늦어질 수 있다거나, 쟁점이 간단해 조만간 선고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헌재의 다음 결정문을 상상해 본다. 헌재의 결정문은 기각이든 인용이든 상대방을 승복시키고, 국민 통합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결정문 한 줄도 공정성을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그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때처럼 재판관 의견 수를 비밀에 부쳐서 책임을 회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민영 정치부 차장
  • 바이든, 사형수 37명 ‘감형’… 트럼프 측 “혐오스러운 결정”

    바이든, 사형수 37명 ‘감형’… 트럼프 측 “혐오스러운 결정”

    임기 만료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형수 40명 가운데 37명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해 찬반 논쟁이 커지고 있다. 사형 찬성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달 20일 취임하기 전 이들을 살리고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를 두고 민주당에서도 회의론이 대두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나는 살인범을 규탄하고 그들의 극악무도한 행위로 인한 희생자들을 애도한다”면서도 “내 양심과 대통령으로서의 경험에 따라 사형제 중단에 확신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 행정부가 사형 집행을 재개하도록 물러서 있을 순 없었다”며 연방법원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 37명에게 사형 면제 특사를 베풀었다. 감형받지 못한 3명은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31) 등 대규모 인명 피해 범죄를 계획한 이들이다. 이번 결정은 사형제도에 비판적인 민주당 성향과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적 신념이 맞물려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도 39명을 사면하고 약 1500명을 감형했다. 단일 사면·감형 사례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백악관 공보국장 내정자인 스티븐 청 대선캠프 대변인은 “세계 최악의 살인범들에게 내려진 바이든의 혐오스러운 결정은 피해자와 가족, 피해자를 사랑하는 이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은 다시 한번 피해자보다 범죄자를 편들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 20년 가까이 중단된 사형 집행을 재개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그에게 권력을 넘기기 전 선제적 사면에 나서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한 여론이 좋지만은 않다. 지난 1일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약속을 깨고 불법 총기 소지 혐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뒤 사법처리를 기다리던 차남 헌터를 사면한 전례와 겹치며 ‘임기 막판 사면권을 남용한다’는 비판이 대두된다. 민주당 소속 마이크 퀴글리 하원의원은 CNN 방송에서 “법 위에 있는 사람은 누구도 없다”며 “법원 판결을 행정부가 손쉽게 뒤집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말했다.
  • ‘노벨평화상’ 후보에 머스크…전두환·히틀러도? [김유민의 돋보기]

    ‘노벨평화상’ 후보에 머스크…전두환·히틀러도? [김유민의 돋보기]

    일론 머스크(52)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후보 추천권이 있는 노르웨이 국회의원 마리우스 닐센은 현지 언론을 통해 머스크를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오는 10월에 발표되며, 시상식은 12월 10일에 오슬로에서 열린다. 노벨위원회는 평화 문제를 연구하는 학계와 국회의원, 역대 수상자 등 후보 추천권이 있는 개인과 단체로부터 평화상 후보를 추천받는데 추천된 후보 명단은 50년 후 공개된다. 단, 추천자들이 추천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가능하다. 닐센 의원은 머스크를 후보로 추천한 이유로 “양극화된 세계에서 대화와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고 개인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고, 머스크의 기업들은 세계를 연결되고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 X’를 설립했으며,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소유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의 대체통신망으로도 활용됐다.노르웨이 국회의원인 소피 마하그는 내부 고발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52)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마하그 의원은 “어산지가 서방의 전쟁범죄를 폭로해 평화에 기여했다. 전쟁을 피하려면 전쟁 피해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추천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말했다. 어산지는 2010년 미 국무부와 국방부, 연방수사국(FBI) 등 주요 국가기관 관료들이 주고받은 기밀문서와 외교 전문을 해킹한 뒤 위키리크스에 폭로했다. 당시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전쟁 관련 보고서도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2016년 미 대선 당시에는 러시아의 후원 속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폭로했고, 이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어산지는 성폭행 혐의로 영국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2019년 방첩법 위반 등 총 18개 혐의로 어산지를 기소하며 영국에 송환 요청을 해왔다. 이밖에도 클라우디아 테니 미국 공화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추천만 있으면 누구나 ‘노벨평화상’ 후보 노벨평화상은 노벨상의 6개 분야(생리의학·물리학·화학·평화·경제학·문학) 중 하나로 평화 증진에 현저하게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된다. 1895년 12월 10일 사망한 스웨덴의 발명가 겸 기업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장에 따라, 1900년 노벨재단이 설립되고 그 이듬해인 1901년부터 노벨상이 수여됐다. 수상자의 자질이나 선정 여부와 별개로, 추천 권한을 지닌 사람이 추천만 하면 일단 후보엔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따라서 매년 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사람만 수백명에 이른다. 지난해 평화상은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받았다. 모하마디는 인권 운동, 민주주의 운동, 사형제 반대 운동 등을 이끈 인물로, 인권과 자유를 위해 투쟁하다 이란 정부로부터 도합 31년형(태형 154대)을 선고받았다.2021년 반정부 시위 희생자 추모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그는 불온 선전물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평화상도 옥중에서 받았다. 한국인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2000년 수상자)이 최초로 이 상을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40여년에 걸친 긴 투쟁의 역정과 6·15 남북 공동선언을 끌어내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세계 81번째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노벨평화상은 6개 부문의 노벨상 중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평가받지만 그만큼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는 성과와 업적을 토대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다른 분야와 달리 평화상은 때로 현재의 업적보다는 미래의 성과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수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추천이 있으면 누구나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국가 지도자들이 평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다. 2차 세계대전의 원흉이자 유태인 대학살의 만행을 저지른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2차 대전 당시 침략전쟁을 일으킨 베니토 무솔리니, 인종청소를 저지른 이오시프 스탈린 등의 인물들도 후보에 오른 바 있다. 1988년에 대한민국 제11·12대 대통령이었던 전두환도 영국, 서독 의회에 의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히틀러를 후보로 추천한 스웨덴 국회의원은 나중에 ‘웃자고 한 일’ 이라며 추천을 철회했지만 두고두고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놀랍게도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주도한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이자, 남아프리카에서 인종차별 저항 운동을 이끌었던 마하트마 간디는 평생 5번 노벨평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망자(亡者)’에게는 수상을 할 수 없다는 원칙때문에 단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1948년 간디는 수상이 확실시됐으나, 발표 불과 몇 주 전 암살당했고, 그해 노벨위원회는 “살아있는 후보 중 적절한 인물이 없다”면서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이후 노벨위원회는 1961년 10월 불과 20여일 전 아프리카 콩고에서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함마르셸드 유엔사무총장에게 그해 평화상을 수여했고, 2011년에는 수상자 발표 3일 전에 사망한 랠프 사타인먼에게 생리의학상을, 1931년 4월 사망한 스웨덴 시인 에리크 악셀 칼펠트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는 등 예외도 인정했는데 이 때문에 2006년 간디의 수상 불발을 두고 ‘중대한 누락(The greatest omission)’이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노벨상 수상자는 ‘영원’…명예 실추도 노벨상 수상자는 영원히 노벨상 수상자다. 노벨상 수상자 결정에 대해서는 어떤 이의도 제기할 수 없고, 취소 처분이 되지 않는다.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은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면서 1991년 평화상을 수상했지만 최근 몇 년 자국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의 학살을 묵인했다는 비판 속에 국제적인 노벨상 박탈 압박이 이어졌다. 그러나 노벨재단은 지난해 10월 유감은 표명했으나 박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중앙 아메리카 지역의 분쟁 해결을 위해 니카과라·엘살바도르 내전의 즉각 중단 등을 골자로 한 중앙 아메리카 5개국 평화협정을 실현시킨 공로로 1987년 노벨평화상 수상한 바오스카르 아리아스 산체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성폭행 또는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미투’ 폭로가 이어졌다. 반면 여러 번 수상의 영광을 안는 것도 가능하다. 노벨상 최다수상자는 국제적십자사로 1971년과 1944년, 그리고 1963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퀴리 부인을 비롯해 모두 4명이 두번씩이나 노벨상을 수상했다.
  • ‘질소가스 주입’ 사형 괜찮은가…사형제 폐지 국제추세 속 ‘고문 vs 인도적 방법’ 논란

    ‘질소가스 주입’ 사형 괜찮은가…사형제 폐지 국제추세 속 ‘고문 vs 인도적 방법’ 논란

    바티칸 산하 가톨릭 국제자선단체인 산테지디오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에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 집행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사형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공격으로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둔 산테지디오의 사형제 전문가인 마리오 마라치티는 이날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유럽 기업과 관광객에게 보이콧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앨라배마주가 예정대로 질소가스 사형을 집행할 경우 유럽 차원에서 앨라배마 보이콧 운동을 벌이겠다는 이야기다. 마라치티는 “독일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가 앨라배마에 공장을 두고 있고, 많은 유럽인이 골프를 목적으로 미국 남부 지역을 방문한다”며 “앨라배마에 대한 유럽의 무역과 투자 규모가 연간 수억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에도 보이콧이 효과가 없을 것 같았지만 결국 흑인을 차별하는 ‘아라파트헤이트’ 체제를 종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오는 25일 사형수 케네스 스미스(58)에게 질소가스를 이용해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사형수에게 안면 마스크를 씌운 뒤 질소가스를 주입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방식이다. 앨라배마 교정당국은 2022년 11월 스미스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고자 몇 시간가량 애썼다. 스미스를 교도소 내 ‘죽음의 방’이라 불리는 집행실 내 사형 침대에 묶어두고 혼합 화학물질을 주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주사를 놓을 정맥 부위를 찾지 못해 실패하고 말았다. 스미스의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로 인해 스미스의 몸엔 다수의 자국이 남았다. 결국 시계가 자정을 가리켰고, 이에 앨라배마주의 사형집행 영장이 만료되면서 더 이상 시도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앨라배마주는 그의 목숨을 다시 한번 끊고자 시도한다.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사형 재집행을 결정하면서 약물이 아닌 질소가스 주입 방식을 택했다. 문제는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시도되지 않은 방식이라는 점이다.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 사무소는 질소가스 사형은 대형동물을 안락사할 때도 쓰지 않는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잔인하고 비인간적이고 인간 존엄성을 해치는 고문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집행일을 앞둔 스미스는 BBC 인터뷰에서 “검증되지 않은 실험과도 같은 집행 방식을 생각하면 너무 괴롭다”고 고백했다. 이번에 앨라배마주는 스미스의 얼굴에 밀폐 마스크를 씌우고, 체내 산소 부족을 일으키는 불활성 가스인 순수 질소를 강제로 흡입시켜 질식시키겠다는 사형집행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대해 앨라배마주 법무장관실은 성명을 통해 “질소가스 사용이 가장 덜 고통스럽고 인도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라치티는 “고통 없는 사형 집행 방법은 없다”고 받아쳤다. 스미스는 1989년 목사의 아내였던 엘리자베스 세넷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 2명 중 한 명이다. 이들 남성은 1000달러(약 133만원)를 받고 세넷을 구타하고 흉기를 휘둘렀다. 1996년 배심원단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권고했으나, 판사는 사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에서 스미스는 피해자가 살해당했을 당시 자신이 현장에 있었던 건 사실이나,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제 스미스는 미국 현대사에서 유일하게 두 차례나 사형장으로 향할 인물이자, 성공하면 질소가스로 사형을 당하는 최초 사례로 남을 처지다. 스미스는 BBC 서면 인터뷰에서 “내 몸은 그저 무너지고 있다. 체중이 계속 줄고 있다”고 밝혔다. 앨라배마주는 언론과 사형수 간 직접 대면을 금지하고 있다. 스미스는 서면 답변에서 “지금 계속 구역질이 난다. 공황 발작도 정기적으로 일으킨다. 이것 말고도 매일같이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질소 가스를 통한 사형 집행 방식은) 기본적으로 고문과도 같다”면서 앨라배마주 당국에 “(집행을) 멈춰달라. 너무 늦기 전에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앨라배마주는 질소가스 주입 시 빠르게 의식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진 않은 상태다. 의학 전문가들과 인권 운동가들은 격렬한 경련을 일으키거나, 사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생존했으나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으며, 심지어 마스크에서 질소 가스가 새어 나와 그 곁에 있을 종교인과 같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의 가능성 등 재앙적인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형 집행 시 입회할 제프 후드 목사는 “스미스는 죽음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지 않다. 그저 그 과정에서 고문을 당할 수도 있다며 두려워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후드 목사는 BBC 인터뷰에서 “만약 호스, 마스크, 얼굴 주변 밀폐장치에서 그 어떠한 누출이라도 있다면 사형 집행실 전체에 질소가 누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유엔에 제출된 조사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미국 에모리대 의과대학 소속 마취가 부교수인 조엘 지봇 박사는 BBC에 “스미스가 미국에서 가장 나쁜 인간이라는 결론을 내려야만 할 것 같다. 앨라배마주가 그를 죽이고자 이토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를 죽이고자 다른 이들도 죽이고자 할 정도”라며 비꼬았다. 그러면서 지봇 박사는 “총살형을 당하는 사형수 근처에 목격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집행관의 사격 실력이 좋지 않아 목격자들에게도 총알이 날아갈 수 있기에 이들 모두에게 법적 책임 면제서를 받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바로 이러한 일이 질소 가스를 통한 사형 집행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봇 박사는 “질소 가스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건강한 신체를 지닌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 연구에서 약 15~20초만 들이마셔도 전신 발작을 일으켰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대로 된다면 스미스는 먼저 의식을 잃고 격렬한 경련을 일으키게 된다. 앨라배마주는 미국에서 1인당 사형 집행률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로, 현재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가 165명에 달한다. 2018년부터 앨라배마주는 독극물 주입 사형이 세 차례 실패할 경우 책임을 지게 돼 있다. 그리고 사형 집행 당국은 이러한 실패의 원인이 전반적으로 사형수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사형수들의 변호인들이 의뢰인의 목숨을 구하고자 막판에 법원에 사형 집행 유예를 요청하는 식으로 “시간을 끈다”는 것이다. 또한 내부 조사 보고서는 이러한 사태로 인해 사형수들이 “불필요한 기한 압박”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 한국 온 ICC 소장 “가석방 없는 종신형, 고문이라는 의견도…정답 없어”

    한국 온 ICC 소장 “가석방 없는 종신형, 고문이라는 의견도…정답 없어”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ICC 소장 기자간담회사형제와 가석방 없는 종신형 관련 질문에“다양한 의견 존재…정답은 없어”러시아에는 “정치적 행동…소임 다할 것”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15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고문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호프만스키 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판사로서 사형제와 가석방 없는 무기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람이 희망을 가질 수 없게 하는 환경 요소 자체가 처벌이라는 의견이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다만 호프만스키 소장은 “어떤 한 가지 의견이 맞다고 말할 수 없다”며 “아시아만 봐도 공통적인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아 각 국가가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가석방 없는 종신형(무기징역·무기금고)을 신설하고, 판결 선고 때 가석방 가능 여부를 함께 선고하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다만 법원행정처가 “사형제를 존치한 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도입하는 것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는 등 사회적으로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다. 호프만스키 소장은 사형제에 대해서도 “인권의 측면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며 “사형수가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채 감옥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고문이라는 시각도 있고 유럽 등 일부 국가는 사형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ICC는 전범이나 중대한 범죄를 다루지만 사형을 선고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ICC 당사국에 사형제를 금지하라고 할 권한이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호프만스키 소장은 러시아가 본인을 지명수배 명단에 올린 데 대해서는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심해야겠지만 재판관으로서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ICC가 ‘우크라이나 아동 납치’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후 러시아는 호프만스키 소장 등을 지명수배 명단에 올리며 맞불을 놓은 바 있다. 호프만스키 소장은 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서 불거진 범죄 논란을 어떻게 균형 있게 다룰 것인지를 묻는 말에는 “ICC는 국가 간 분쟁이나 단체 간 분쟁을 관할할 수 없고, 개인의 중대한 범죄에 대해서만 관할권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CC가 관할권을 갖고 개입하는 상황은 팔레스타인 국민과 영토에 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CC는 당사국 지위를 가진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벌어진 전쟁범죄는 물론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스라엘과 같은 비당사국에서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호프만스키 소장은 북한 내 인권 문제에 대해 “현재 북한 영토에 대해 관할권이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거치는 방법도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호프만스키 소장은 14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 열린 ‘ICC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위급 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호프만스키 소장을 비롯해 정창호 재판관, 실비아 페르난데즈 당사국총회 의장, 간조리크 담딘 몽골 대법원장 등 아·태지역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했다.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 100여명의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세미나에서는 로마규정 채택 이후 25년 동안의 성과와 과제, 발전방향 등이 논의됐다. 로마규정은 ICC 설립 근거 규정으로, 한국은 규정 성안 과정에서부터 적극 참여했고 2002년 규정에 가입한 이래 ICC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전날 개회사에서 한동훈 장관은 “반인륜적 중대범죄에 대응하고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ICC의 역할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긴밀한 연대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아·태 지역 국가들의 역량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연속 인준 거부는 야당도 부담… 조희대·이종석 통과될까

    연속 인준 거부는 야당도 부담… 조희대·이종석 통과될까

    대법원장에 이어 유남석(66·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소장도 후임자가 임명되지 못한 채 퇴임하면서 헌정사상 최초로 사법부 양대 기관 수장 공석 사태가 현실화됐다. 조희대(66·13기) 대법원장 후보자와 이종석(62·15기) 헌재소장 후보자가 국회 인준 절차를 준비하고 있지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법 공백’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법 공백이 단순히 수장 부재에 그치지 않고 일선 법원의 심리와 판결에 ‘등대’와 같은 기준이 되는 법률·헌법의 해석 및 적용에 대한 논의를 멈추게 한다는 점이다. 국민 삶과 밀접한 사법서비스에 대한 차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법원장·헌재소장 임명 절차가 신속히 마무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법부가 안정을 되찾는 것은 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상황에 달려 있다.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은 모두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과 헌재는 모두 수장 임명 절차가 늦어지면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기준 대법원은 수장 없이 49일째, 헌재는 3일째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각각 선임인 안철상(66·15기) 대법관과 이은애(57·19기)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일단 국회는 13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한다. 지난달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하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대학 동기인 이 후보자에 대해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국회 문턱을 통과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지명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준 절차도 까다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추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탄핵 문제 등으로 강대강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역시 윤 대통령과의 친분과 재산 신고 문제 등이 쟁점이 돼 국회 인준 절차를 통과하지 못했다. 다만 조 후보자의 경우 대법관 임기를 마친 뒤 로펌에 가지 않고 대학교수의 길을 택해 ‘전관예우’ 논란이 없는 데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이 전 후보자에 이어 연달아 인준을 거부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회로 공이 넘어간 것과 별개로 사법 공백은 이미 현실화했다. 대법원은 내년 1월 1일 퇴임하는 안 권한대행과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임명 제청 절차가 연쇄적으로 멈춘 상태다. 이에 따라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되는 ‘소부’와 전원합의체 심리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역시 통상 한 달에 한 번씩 선고해 왔는데 이번 달은 선고 기일을 잡지 않기로 했다. 이 후보자는 현직 헌법재판관이라 인사청문회 준비로 당분간 업무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사건을 심리할 수 있는 재판관이 7명뿐이기 때문이다. 헌재는 헌재법에 따라 9명의 재판관 중 7명만 출석하면 사건을 심리할 수 있지만, 위헌 결정이나 탄핵 심판 등은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해 현재 체제로 선고하는 게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사형제 헌법 소원과 안동완 부산지검 차장검사 탄핵 심판, KBS 수신료 분리 징수 헌법 소원 등 주요 사건 심리와 선고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상 초유의 양대 사법 수장 공석…조희대·이종석 국회 문턱 통과할까

    사상 초유의 양대 사법 수장 공석…조희대·이종석 국회 문턱 통과할까

    대법원장에 이어 유남석(66·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소장도 후임자가 임명되지 못한 채 퇴임하면서 헌정 사상 최초로 사법부 양대 기관 수장 공석이 현실화됐다. 조희대(66·13기) 대법원장 후보자와 이종석(62·15기) 헌재소장 후보자가 국회 인준 절차를 준비하고 있지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법 공백’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법 공백이 단순히 수장 부재에 그치지 않고 일선 법원의 심리와 판결에 ‘등대’와 같은 기준이 되는 법률과 헌법의 해석 및 적용에 대한 논의가 멈춘다는 점이다. 국민 삶과 밀접한 사법서비스에 대한 차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법원장·헌재소장 임명 절차가 신속하게 마무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법부가 안정을 되찾는 것은 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상황에 달려 있다.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은 모두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과 헌재는 모두 수장 임명 절차가 늦어지면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 기준 대법원은 수장 없이 49일째, 헌재는 3일째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각각 선임인 안철상(66·15기) 대법관과 이은애(57·19기)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일단 국회는 13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한다. 지난달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한 지 한 달여만이다. 하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대학 동기인 이 재판관에 대해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국회 문턱을 통과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지명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준 절차도 까다로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추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탄핵 문제 등으로 강대강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역시 윤 대통령과의 친분과 재산 신고 문제 등이 쟁점이 돼 국회 인준 절차를 통과하지 못했다. 다만 조 후보자의 경우 대법관 임기를 마친 뒤 로펌에 가지 않고 대학교수 길을 선택해 ‘전관예우’ 논란이 없는 데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이 전 후보자에 이어 연달아 인준을 거부하기는 부담일 거라는 시각도 있다. 국회로 공이 넘어간 것과 별개로 사법 공백은 이미 현실화했다. 대법원은 내년 1월 1일 퇴임하는 안 권한대행과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임명 제청 절차가 연쇄적으로 ‘멈춤’ 상태다. 이에 따라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되는 ‘소부’와 전원합의체 심리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헌재 역시 통상 한 달에 한 번씩 선고해 왔는데 이번 달은 선고 기일을 잡지 않기로 했다. 이 후보자는 현직 헌법재판관이라 인사청문회 준비로 당분간 업무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사건을 심리할 수 있는 재판관이 7명뿐이기 때문이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9명의 재판관 중 7명만 출석하면 사건을 심리할 수 있지만, 위헌 결정이나 탄핵 심판 등은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해 현재 체제로 선고하는 게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사형제 헌법 소원과 안동완 부산지검 차장검사 탄핵 심판, KBS 수신료 분리 징수 헌법 소원 등 주요 사건 심리와 선고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 “생체실험” vs “고통없어”…사형수 선호 ‘질소가스 처형’ 논란

    “생체실험” vs “고통없어”…사형수 선호 ‘질소가스 처형’ 논란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첫 ‘질소가스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 이를 두고 질소가스 처형이 “생체실험과 다름없다”는 의견과 “고통이 없어 인간적”이라는 의견이 부딪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검찰은 같은 달 25일 사형수 케네스 유진 스미스(58)에 대한 사형 집행일을 정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이 요청서에는 질소가스 주입을 통해 그를 처형할 것이라는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질소가스 처형은 사형수에게 순수 질소만 흡입시켜 저산소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흡입하는 공기는 78%가 질소로 이뤄져 있는데, 순수하게 질소만 흡입하면 저산소증으로 사망한다. 앨라배마주는 독극물 주사에 필요한 약물이 부족해지자 2018년 질소를 이용한 처형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미국에서는 앨라배마를 비롯해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3개 주가 질소가스 주입을 통한 사형을 허용하고 있으나 실제 집행된 적은 아직 없다. 앞서 주 사법당국은 지난해 11월 스미스에게 독극물 주사로 사형을 집행하려 했으나 치사량을 투여할 적절한 정맥을 찾지 못하면서 집행이 취소됐다. 이후 독극물 주사가 잔인한 형벌을 금지한 수정헌법 제8조를 위반한다는 스미스의 주장을 대법원이 받아들이자 주 당국이 질소 처형 방식을 들고나온 것이다. 스티브 마샬 주 검찰총장은 성명을 통해 “스미스가 무고한 여성 엘리자베스 세넷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받은 후 거의 35년 동안 사형 선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미스는 1988년 3월 1000달러(약 182만원)를 받고 동료와 함께 목사의 아내를 살해했다. 살인을 사주했던 목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동료는 2010년 사형이 집행됐다. “생체실험” vs “오히려 인간적인 방식” 이러한 계획이 알려지면서 질소가스 사형을 반대하는 측은 “생체실험과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형제를 반대하는 한 단체는 “이전에 사용된 적이 없는 방법으로 인체를 실험하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라면서 “앨라배마는 완전히 입증되지 않고 사용된 적 없는 방법으로 누군가를 처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찬성하는 측은 오히려 이런 방식이 “인간적이고 사형수들의 고통을 줄인다”고 주장한다. 스미스를 비롯한 사형수들도 약물주사보다 질소가스 방식을 통한 죽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한 사형수는 “바늘에 찔리는 고통을 느끼며 죽기 싫지만, 질소가스는 어렸을 때 치과에서 맡은 마취가스와 비슷해 훨씬 낫다”며 질소가스 처형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형제도를 존치하고 있는 미국의 대다수 주는 약물주사를 통해 사형을 집행하고 있으나, 일부 주는 사형수의 고통 경감 차원에서 전기의자, 총살 등 대체 방안을 허용하고 있다. AP통신은 “질소가스 처형법의 합헌성을 둘러싼 새로운 법적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사과하고 일축하고 설명하고… 정치인보다 눈에 띄는 장관들

    사과하고 일축하고 설명하고… 정치인보다 눈에 띄는 장관들

    ‘8월 결산 국회’ 하이라이트인 3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2 회계연도 결산심사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한 국무위원들은 “국무위원은 모두 정무직 정치인”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앞선 당부를 유념한 듯 야당의 공세를 적극적으로 받아쳤다. 특히 정치인보다 유명세가 높은 일부 장관의 발언은 화제가 됐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1일 새만금 잼버리 대회 폐막 이후 처음으로 사과했다. 김 장관은 예결위 출석 전 “여가부 장관으로서,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의 한 사람으로서 불편을 겪었던 스카우트 대원들과 심려하셨던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책임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지난 24일 국민의힘 인사들이 주축이 된 세미나에서의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선거 중립의무 위반으로 고발당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토교통위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김민기 위원장이 “사과를 하시겠느냐”고 했으나 원 장관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저보다 훨씬 세고 직접적으로 선거 압승을 호소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바 있다”며 “이것으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빗발쳤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회의장 밖에서 전국 4개 사형 집행 시설 점검 지시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회 출석 때마다 여러 사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국회스테핑’(국회+도어스테핑)이다. 그는 법무부가 추진 중인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현재의 사형제도 양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폴란드 출장으로 예결위에 참석하지 않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해 ‘장관런(run)’이라고 비꼬았다. 예결위 간사인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등이 제기된 만큼 이 장관의 출장 일정 조정을 요청했지만 굳이 출국했다”며 “국민으로부터 도망가는 ‘장관런’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박민식·원희룡·김현숙, ‘8월 결산 국회’ 국무위원 성적표는

    박민식·원희룡·김현숙, ‘8월 결산 국회’ 국무위원 성적표는

    국회 예결특위, 30~31일 종합질의김현숙, 잼버리 사태 이후 첫 사과한동훈 ‘사형 시설 점검’ 배경 설명폴란드 출장 이종섭은 野 “장관런” ‘8월 결산 국회’ 하이라이트인 3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2 회계연도 결산심사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한 국무위원들은 “국무위원은 모두 정무직 정치인”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앞선 당부를 유념한 듯 야당의 공세를 적극적으로 받아쳤다. 특히 국회의원보다 큰 관심을 받는 일부 장관의 발언은 이날도 화제가 됐다. 야당 의원들이 정조준하고 있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예결위에서 여러 차례 야당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율성 공원’ 논란과 관련해 박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부산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던 발언을 갖고 와 “공산주의자냐”고 따졌고, 박 장관은 “제가 왜 공산주의자냐”고 했다. 또 민 의원은 “광주 시민들을 바보 취급하지 말라”, 박 장관은 “정율성의 정체를 알면 광주 시민들이 용납하겠느냐”고 설전을 벌였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1일 새만금 잼버리 대회 폐막 이후 처음으로 사과했다. 김 장관은 예결위 출석 전 “여가부 장관으로서,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의 한 사람으로서 불편을 겪었던 스카우트 대원들과 심려하셨던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책임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국민의힘 인사들이 주축이 된 세미나 발언으로 민주당으로부터 선거 중립의무 위반으로 고발당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토교통위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김민기 위원장이 “사과를 하시겠느냐”고 했으나 원 장관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저보다 훨씬 세고 직접적으로 선거 압승을 호소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바 있다”며 “이것으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빗발쳤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회의장 밖에서 전국 4개 사형 집행 시설 점검 지시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회 출석 때마다 여러 사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국회스테핑’(국회+도어스테핑)이다. 그는 법무부가 추진 중인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현재의 사형제도 양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폴란드 출장으로 예결위에 참석하지 않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해 ‘장관런(run)’이라고 비꼬았다. 예결위 간사인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등이 제기된 만큼 이 장관의 출장 일정 조정을 요청했지만 굳이 출국했다”며 “국민으로부터 도망가는 ‘장관런’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세종로의 아침] 사형 집행시효 폐지, 그리고 ‘돌려차기 남’/백민경 사회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사형 집행시효 폐지, 그리고 ‘돌려차기 남’/백민경 사회부 차장

    현행법상 30년으로 정해져 있는 사형의 집행시효를 없애는 형법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집행시효란 확정받은 형이 일정 기간 집행되지 않으면 그 형을 면제하는 것이다.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 사형수도 30년 후 석방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문제가 화두가 된 건 1992년 10월 강원 원주시에 있는 여호와의증인 교회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1993년 11월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은 원모(67)씨의 집행시효가 오는 11월로 끝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형 집행 없이 시효가 지나면 면제된다’는 형법 77조에 따라 원씨가 석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시효가 완성된 사형수를 풀어 주지 않고 계속 구금할 수 있느냐도 논란이 됐다. 이런 측면에서 법무부의 선택은 현명해 보인다. 법무부로서는 원씨가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만큼 원칙적으로 사형을 집행하거나, 아니면 일부 단체 주장처럼 그를 풀어 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받은 것인데, 아예 집행시효를 없애는 제3의 답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유영철 같은 사형수가 30년간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조건 없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26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된 한국에서 사형을 집행하는 것도 부담이었을 테다. 그런데 법무부가 사형수 목숨을 빼앗지도, 국민 반대 속에 풀어 주지도 않는 대안을 찾은 것이다. 사형 집행시효가 폐지돼야 했던 이유는 또 있다. 살인죄를 포함해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2015년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즉 살인범이 언제든 잡히기만 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얘기다. 그런데 살인범이 붙잡혀서 사형 판결을 받고 30년 복역 뒤 풀려난다면 법률 전체의 정합성에 맞춰 봤을 때 이치에 맞지 않는다. 같은 범죄에 대해 유사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사형과 무기징역을 견줘 봐도 이상하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기징역은 법률상 영원히 형의 시효가 완성되지 않는다. 그런데 사형수는 30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풀어 줘야 한다면 중범죄자들이 어처구니없게도 무기징역 대신 사형 판결을 받겠다고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종교계를 비롯해 일각에선 실질적으로 사형제가 폐지된 현실을 반영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제 같은 대안을 찾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영철, 강호순 같은 잔혹한 연쇄살인범에 대해서는 ‘필벌’(必罰)의 의미를 사형제에 담아 언제든 집행될 수 있다는 상징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사형제도가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정의에 맞는지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라도 살인범이 사형 집행조차 되지 않는데 풀려날지도 모른다는 상상만으로 유족들과 피해자들은 또 한번의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이번 조치는 너무 당연한 것을 뒤늦게 정상화한 일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한 유튜버가 ‘부산 돌려차기 남’으로 불리는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한 것에 대해 박수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개인이 타인을 벌하는 ‘사적 제재’라는 우려 속에서도 말이다. 그 정도로 우리 수사기관과 사법 당국의 처벌·심판 수위가 국민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이렇게 땅에 떨어진 사법 불신을 바로잡는 것도 사형 집행시효 폐지처럼 마땅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 [씨줄날줄] 사형 집행 시효/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형 집행 시효/박현갑 논설위원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사형은 인간이 인간에게 내리는 최고의 벌이다. 신체형, 자유형, 재산형 등의 다른 형벌 집행에 대해선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사형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뜨겁다. 생명권을 침해하는 지나친 형벌로 범죄 억제 효과도 없다는 폐지론과 시민 생명 보호라는 공익을 위해 불가피한 처벌로 흉악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반론이 충돌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30여개국은 사형제를 두고 있고, 유럽연합(EU) 소속 등 100여개 국가는 사형제를 없앴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폐지국이다. 1997년 12월 30일 이후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된 건 사형제 자체에 대한 종교 및 인권단체 등의 반발에다 외교 문제도 작용했다. EU는 2010년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논의 과정에서 EU 회원국 내 한국 범죄자들에 대해 사형 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2010년 헌법재판소의 사형제 합헌 결정도 비판했다. 어제 법무부에서 사형 집행시효를 없애는 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살인죄 등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2015년에 없앴으나 30년간의 집행시효는 남아 있어 집행시효 이후 석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돼서다. 미집행 사형수 59명 가운데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혐의로 29년 5개월째 복역 중인 최장수 사형 대기자가 오는 11월 집행시효 30년이 된다. 정부는 사형 집행시효가 끝나도 구금 순간부터 집행시효가 정지되는 만큼 석방 없이 계속 구금해도 문제가 없다지만 사형은 구금 상태가 아닌 죽는 순간을 집행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이 거세다. 사형 집행시효를 없애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된다. 무기징역형은 형법에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 되나 사형수는 가석방 대상이 아니다. 사형수 등 수용자 1명을 돌보는 데 연간 3174만원이 든다. 흉악범 수용에 9급 공무원 봉급보다 많은 돈이 들어간다며 사형 미집행을 비판하는 여론도 있다, 국가도 못 지킬 법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게 맞지 않다는 지적에서부터 한번 박탈하면 회복 불가능한 생명권을 오판으로 앗아갈 위험성 등 사형제를 둘러싼 논란은 도돌이표다.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 ‘충성 맹세’하면 총기 소지도 ‘OK’…이상한 ‘당근’ 주는 미얀마 군정

    ‘충성 맹세’하면 총기 소지도 ‘OK’…이상한 ‘당근’ 주는 미얀마 군정

    군사 구데타 이후 군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을 강요해온 미얀마 군사정권이 충성 맹세를 한 친군부 민간인들에게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당근’을 제시해 논란이다. 군 당국의 이같은 방침이 공고되자 총기를 소지하겠다는 주민들의 허가 신청 문의가 하루 평균 수백 건씩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미얀마 군정 내무부가 최근 봇물 터지듯 밀려드는 총기 소지 허가 신청 업무 처리로 마비될 지경이라고 현지 미얀마나우 등 매체들이 내부 폭로자들의 제보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지난달 31일 군부에 ‘충성 맹세’를 한 민간인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총기 소지를 허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2주년을 하루 앞둔 시기에 발표된 충성 분위기 고조를 위한 정책으로 발표 당시에도 큰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미얀마 군부가 민주화 운동가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며 내세웠던 표면적 이유가 총기와 수류탄 등 무기 소지였다는 점에서 이중 잣대로 군부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는 등 도를 넘은 권력을 민간에게 넘기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얀마는 3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가 폐지됐던 국가였으나, 민주화 운동가들이 총기를 소지했다는 혐의를 씌워 사형을 집행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군사정권의 행태를 두고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반군부 민주세력은 군부가 사실상 친군부 민병대 무장을 공식화하려는 검은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미얀마 최초 쿠데타 주역인 네윈 집권 시절에 만들었다 폐지된 1997년의 총기법이 사실상 재등장한 것으로, 군부에 충성을 맹세한 친군부 성향의 민간인들의 손에 막강한 힘을 실어 민주화 인사들을 억죄려는 정책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친군부 세력으로 퓨 소 티로 불리는 민병대가 조직돼 있는데, 사실상 군부 정권이 친군부 민간인들에게 총기를 나눠주고 이들에 의한 민간이 탄압을 조기에 용인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더욱이 최근 민주화 세력과의 줄다리기가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잇따라 벌어진 전투에서 군부 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 탈영병이 좀처럼 줄지 않는 등의 미얀마 군부 내부에서도 문제가 제기돼 왔다. 여기에 더해, 미얀마 군부는 이달 1일에는 헌법 조항을 무시한 채 군이 국정을 장악하는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한 상태다. 또 미얀마 전역 330개 지역구 가운데 치안 문제 등을 들어 67개 지역에 비상계엄을 내리는 등 군부에 의한 정권 장악을 무기한 연장한 바 있다. 문제는 군 정권이 허가한 민간인 총기 소지가 오히려 미얀마 내부 치안을 악화시키는 등 문제를 더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미얀마 쿠데타 군정이 3년째에 접어든 시점에서 총기를 소지한 무리들에 의한 폭력과 치안 악화를 막을 특별한 수단이 없는 것이 현지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군부의 주요한 실권자 중 한 명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민주화 운동가들을 겨냥해 “반군부 민주세력과 이를 돕는 일부 국가들이 미얀마 혼란의 장기화를 만든 가장 큰 적”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 진보 대법원 뒤집은 닉슨… 2년 6개월간 대법원장·대법관 3명 임명 [이상돈 명예교수의 지금의 미국 알려면 1970년대 읽어라]

    진보 대법원 뒤집은 닉슨… 2년 6개월간 대법원장·대법관 3명 임명 [이상돈 명예교수의 지금의 미국 알려면 1970년대 읽어라]

    진보, 美 가치·법질서 훼손 인식 닉슨 ‘엄격한 법해석’ 대선 공약 친분 있던 버거 대법원장에 지명보수 4인·중도 2인·진보 3인 구성 ‘닉슨 대법원’ 생각보다 진보 성향 백인·흑인 스쿨버스 함께 등하교 “사형제도 잔혹·자의적” 위헌 판결 논란의 ‘낙태 자유화’ 7대2로 통과1968년 대선을 앞두고 리처드 닉슨은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헌법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법률가를 대법관으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1953년에 대법원장이 된 얼 워런(1891~1974)이 이끄는 대법원은 매사에 진보적이었다. 워런 대법원은 흑백 인종차별을 철폐하고 형사피의자와 피고인의 권리를 두텁게 보장했다. 선거구 인구 불평등을 위헌으로 판시해서 미국 사회에 큰 변혁을 가져오기도 했다. 하지만 닉슨을 위시한 보수 정치인과 법률가들은 진보적 대법원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법질서를 훼손한다고 보았다.●진보 성향 에이브 포터스 대법관 사임 1968년 3월 31일 존슨 대통령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워런 대법원장은 존슨이 후임 대법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6월 26일, 존슨은 에이브 포터스(1910~1982) 대법관을 후임 대법원장으로 지명했다. 예일 로스쿨을 나온 유대인인 포터스는 존슨의 친구로 1965년에 대법관으로 임명됐는데, 모든 사안에 대해 진보적이었다. 워런 대법원장은 포터스를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러던 중 포터스가 고액 보수를 받고 강연을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포터스는 존슨에게 지명 철회를 요청했고, 존슨은 지명을 철회했다. 이렇게 해서 차기 대법원장은 다음 대통령이 임명하게 됐다. 그해 11월 대선에서 닉슨이 당선됐다. 1969년 5월 라이프지(誌)가 포터스 대법관이 변호사 시절부터 알던 금융계 인사로부터 매년 2만 달러씩 자문비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폭로했다. 법무부가 조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등 파문이 커지자 워런 대법원장은 포터스에게 사임을 권했다. 5월 19일 포터스는 사표를 제출하고 대법원을 떠났다. 상심한 워런 대법원장도 은퇴를 표명했다. 닉슨 대통령은 대법원장뿐만 아니라 대법관 1인을 추가로 임명할 수 있게 됐다.닉슨 대통령은 워런 버거(1907~1995) 컬럼비아 지구(DC) 연방항소법원장을 후임 대법원장으로 지명했다. 버거는 상원 인준을 거쳐서 그해 6월 23일 취임선서를 했다. 미네소타 출신인 버거는 아이젠하워 행정부에서 법무차관보를 지내서 닉슨과 아는 사이였다. 닉슨은 포터스의 후임으로 남부 출신 보수 법률가를 임명하고자 했다. 닉슨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인 클레멘츠 헤인스워스 제4연방항소법원장을 지명했으나 과거의 인종차별적 발언 등으로 상원에서 45대55로 인준이 부결됐다. 이에 닉슨은 플로리다 출신인 제5연방항소법원 판사 해럴드 카스웰을 지명했으나 그 역시 인종차별 성향임이 드러나서 상원에서 45대51로 인준이 부결됐다. 닉슨은 남부 출신 대법관 지명을 포기하고 버거 대법원장이 추천한 해리 블랙먼(1908~1999) 제4항소법원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했다. 1970년 6월 상원은 미네소타 출신으로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블랙먼을 94대0으로 통과시켰다. 1971년 9월 휴고 블랙(1886~1971) 대법관과 존 할런(1899~1971) 대법관이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블랙은 30년 넘도록 진보적 판결을 주도해 온 대법관이었고, 할런은 법률 논리가 탁월한 보수 대법관이었다. 닉슨은 대법관 2명을 또 임명할 수 있게 됐다. 닉슨 대통령은 버지니아 출신으로 미국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루이스 파월(1907~1998)과 법무부 차관보이던 윌리엄 렌퀴스트(1924~2005)를 대법관으로 지명했다. 렌퀴스트는 대법관 후보군을 관리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는데, 그가 적절한 대법관 후보를 찾지 못하자 닉슨 대통령이 그를 대법관으로 지명한 것이다. 파월에 대한 인준은 89대1로 무난하게 상원을 통과했으나 렌퀴스트에 대한 인준은 68대26으로 힘들게 통과했다. 두 사람은 1972년 1월 7일에 취임 선서를 했다. 불과 2년 반 동안 닉슨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3명을 임명하는 기록을 세웠다. 닉슨은 자신이 대법원을 보수 4인, 중도 2인, 진보 3인으로 바꾸었다고 생각했고 언론은 새로 구성된 대법원을 ‘닉슨 대법원’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렇게 구성된 대법원은 닉슨이 기대한 만큼 보수적이지 않았다. 1971년 4월 대법원은 스쿨버스로 학생들을 멀리 통학시켜서라도 백인 학생과 흑인 학생을 통합시켜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많은 백인 학생들이 멀리 떨어진 흑인 학생이 많은 학교로 스쿨버스를 타고 다니게 돼서 백인 학부모들의 강력한 저항을 초래했다. 닉슨은 이 문제에 연방법원이 개입하는 데 반대했으나 버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전원 판결로 닉슨의 기대를 저버렸다. 1971년 6월 30일 대법원은 6대3 판결로 미국 정부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기밀문서로 분류된 펜타곤 페이퍼를 게재하는 것을 금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버거 대법원장과 블랙먼 대법관 그리고 할런 대법관은 닉슨의 입장을 지지해서 반대 의견을 냈다. 1972년 6월 대법원은 5대4 판결로 사형에 대해 잔혹한 형벌이며 자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판시했다. 버거 대법원장과 블랙먼, 파월, 렌퀴스트 대법관이 반대 의견을 냈다. 이 판결로 미국 전역에서 사형 집행이 중지됐고 사형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주(州)는 형법을 개정해서 사형 판결 요건을 엄격히 정해야만 했다.●미국을 분열시킨 ‘낙태 자유화 ’판결 1960년대 들어 여권주의자들은 임신은 여성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며 원치 않는 출산을 중단시킬 권리를 요구했다. 1970년 뉴욕주가 낙태 요건을 대폭 완화한 법률을 제정했다. 1970년대 초까지 뉴욕, 워싱턴 등 4개 주가 임신 초기의 낙태를 허용해 낙태를 금지하는 주에 사는 여성도 낙태를 허용하는 주에 가서 낙태를 할 수 있게 됐다. 낙태 자유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은 낙태금지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해서 대법원이 이 문제를 다루게 됐다. 1973년 1월 22일 대법원은 낙태금지법이 헌법이 보장하는 여성의 사생활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판결했다(로 대 웨이드 판결). 대법원은 7대2로 판결을 내렸는데, 닉슨이 임명한 블랙먼 대법관이 판결문을 썼고, 바이런 화이트 대법관과 렌퀴스트 대법관은 반대했다. 대법원은 임신 첫 3개월 동안 여성은 자기 의사로 낙태를 할 수 있으며 다음 3개월 동안 주는 여성의 건강을 위해서 규제할 수 있으며, 마지막 3개월 동안은 여성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경우가 아니면 주법으로 낙태를 금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자신들이 낙태를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판결은 복음주의 기독교와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한 생명운동(Pro-Life Movement)을 촉발시켰다. 낙태 반대 운동은 보수 정치에 영향을 주어 1980년대 들어 공화당 정치인은 낙태 자유화를 입에 올릴 수 없게 됐다. 오늘날 낙태에 대한 입장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정체성 차원의 문제가 돼 버렸다. 낙태 등 여러 사안에서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 온 렌퀴스트 대법관은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대법원장으로 임명돼 대법원이 본격적으로 보수화하는 계기가 됐다. 2022년 6월 24일 대법원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는 각 주가 스스로 규제하도록 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이 판결에 반대했다. 중앙대 명예교수
  • 日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인범, 범행 14년 만에 사형

    日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인범, 범행 14년 만에 사형

    2008년 일본 번화가인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가토 도모히로(39)의 사형이 범행을 저지른 지 14년 만인 26일 집행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루카와 요시히사 법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구치소에서 가토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출범한 이후 사형이 집행된 것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날이 두 번째다. 고등학교 졸업 후 파견직 등을 전전하던 가토는 2008년 6월 8일 낮 12시 30분쯤 아키하바라 전철역 부근 대로에서 트럭을 몰고 돌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을 쳤다. 이후 차에서 내려 주변 행인들을 흉기로 마구 찔렀다. 가토의 무차별 살인으로 7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범행 당시 25살이었던 가토는 범행 전 인터넷에 열등감과 좌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생활이 피곤해서”라는 이유로 무차별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후 가토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그가 범행 당시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2015년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가토의 사형을 확정했다. 후루카와 법무상은 “7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데다 사회에도 큰 충격을 준 사건”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한 뒤 (사형) 집행 명령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형제 찬반 논란이 크지만 일본 정부는 사형 집행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일본 정부 부대변인 격인 이소자키 요시히코 관방부장관은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사형제에 대해 “국민 여론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국민 여론의 다수가 매우 악질적이고 흉악한 범죄에 대해 사형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흉악 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현저하게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사형 집행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형제 폐지는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현재 수감 중인 사형수는 모두 106명이다. 앞서 일본 법무성은 지난해 12월 살인죄 등으로 사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던 3명을 처형했다. 또 아베 신조 전 총리 집권 시절인 2018년에는 1995년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를 일으킨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 등 1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2019년 12월에는 일가족 살해범인 중국인의 사형이 집행된 바 있다.
  • [단독] 형 집행 없는 사형수 12번째 사망… 사형제 존속 논의는 제자리

    [단독] 형 집행 없는 사형수 12번째 사망… 사형제 존속 논의는 제자리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인 한국에서 지난해 ‘죽암사 살인사건’의 범인인 60대 사형수가 암에 걸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병사나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한 것은 이번이 12번째로 남은 55명의 사형수도 자연사할 가능성이 커 사형제 존속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사형수 임모(사망 당시 67세)씨는 지난해 1월 29일 직장암으로 사망했다. 2019년 7월 사형수 이모씨가 옥중 사망한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임씨는 1995년 10월 새벽에 귀가 중이던 40대 여성을 헤어진 연인으로 착각해 살해하고 충남 공주(현재 세종시) 죽암사에 숨어 지내다 60대 여성 신자 두 명까지 살해했다. 임씨는 1996년 사형이 확정됐지만 25년간 집행이 되지 않아 병사했다. 한국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7년 12월 30일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뒤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법원에서 사형 선고가 확정된 것도 2015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세 모녀 살인사건’을 저지른 김태현에 대해 지난달 항소심 재판부는 “사형은 형벌로서 실효성을 상실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하기도 했다. 사형을 법원이 선고하지 않고 정부도 집행하지 않으면서 사형수 숫자는 계속 줄고 있다. 2006년부터 지난해 사망한 임씨까지 포함해 병사한 사형수는 7명이다. 사형수 5명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대로면 한국은 사형제도는 존재하되 사형수는 ‘0명’인 나라가 된다. 사형제 폐지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996년과 2010년에 사형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010년 “국민의 생명권 보호와 정의실현 등 사회를 보호한다는 공익이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며 사형제를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1996년에는 7대2, 2010년엔 5대4로 사형제에 대한 위헌 판단은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2월에는 세 번째 사형제 헌법소원이 접수돼 심리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적 논란 탓에 이번 대선에서도 사형제 존속은 본격 논의되지 않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후보가 “흉악범 사형 집행”을 주장한 것이 전부다.
  • [단독] ‘죽암사 살인사건’ 사형수 암으로 사망…25년째 사형 집행無

    [단독] ‘죽암사 살인사건’ 사형수 암으로 사망…25년째 사형 집행無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인 한국에서 지난해 ‘죽암사 살인사건’의 범인인 60대 사형수가 암에 걸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병사나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한 것은 이번이 12번째로 남은 55명의 사형수도 자연사할 가능성이 커 사형제 존속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사형수 임모(사망 당시 67세)씨가 지난해 1월 29일 직장암으로 사망했다. 2019년 7월 사형수 이모씨가 옥중 사망한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임씨는 1995년 10월 새벽에 귀가 중이던 40대 여성을 자신과 헤어진 연인으로 착각해 살해했고 이후 충남 공주(현재 세종시)에 위치한 죽암사에 숨어 지내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60대 여성 신자 두 명을 추가 살해했다. 2003년에는 주변 재소자에게 “내가 경기 화성에서 아줌마를 죽였다. 한두 명 죽인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게 빌미가 돼 1986~199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받기도 했다.임씨는 1996년 사형이 확정됐지만 병사하기 전까지 25년간 집행을 피했다. 한국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7년 12월 30일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뒤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법원에서 사형 선고가 확정된 것도 2015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세모녀 살인사건’을 저지른 김태현씨에 대해 지난달 항소심 재판부는 “사형은 형벌로서 실효성을 상실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하기도 했다. 법원에서 사형 선고 자체도 이뤄지지 않고 정부 역시 사형 집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옥중에서 사망하는 사형수는 계속 늘고 있다. 2006년부터 지난해 사망한 임씨까지 포함해 병사한 사형수는 7명이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형수는 5명이다.법조계 관계자는 “사형수도 수감 중에 질병이 발생하면 다른 재소자와 똑같이 병원에서 충분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다만 사형 집행이 중단된 지 25년쯤 됐기 때문에 고령인 사형수 중에 자연사하는 이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형제 폐지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1996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정치적 논란이 큰 이슈인 탓에 이번 대선에서도 사형제 존속 문제는 본격 논의되지 않고 있다. 경선 당시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후보가 “흉악범 사형 집행”을 주장한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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