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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소 도착” 문자가 마지막…일본서 사라진 20대 한국인 [사건파일]

    “숙소 도착” 문자가 마지막…일본서 사라진 20대 한국인 [사건파일]

    2023년 6월 8일 오후 9시 26분. 윤세준(당시 26세)씨는 누나에게 “숙소에 잘 도착했다”는 짧은 문자를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 그로부터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강원도 원주 출신인 윤 씨는 서울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다 2023년 4월 퇴사했다. 새 직장을 구하기 전, 휴식을 위해 떠난 일본 여행은 그의 마지막 여행이 됐다. 같은 해 5월 9일, 윤씨는 관광비자로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도착해 약 한 달간 후쿠오카·오사카·교토 등을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평소 유명 관광지보다는 한적한 지역을 선호했던 그는 대중교통과 도보를 이용하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수시로 여행 사진을 보내는 여유로운 일정을 보냈다. 마지막 목격지는 인구 1만 4000명 어촌마을 6월 7일 오후 3시 29분, 윤씨는 열차를 타고 와카마야현 구시모토초에 도착했다. 일본 혼슈 최남단에 위치한 이 바닷가 마을은 인구 1만 4000여명의 작은 어촌으로, 현지인들이 바다 풍경을 보거나 낚시를 즐기러 찾는 곳이다. 윤씨는 시오노미사키 마을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지낸 후 다음 날 오전 10시 10분 체크아웃했다. 구시모토초 시내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후 6시 20분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오후 6시 58분 구야쿠바마에 정류장에서 버스에 탑승해 7시 20분 시오노미사키 마을의 한 우체국 정류장에서 하차했다. 오후 8시가 지나 윤씨는 한국에 있는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새로 묵기로 한 숙소에 가는 길인데 비가 많이 오고 어둡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인데 시골이라서 버스가 일찍 끊겼다”고 말했다. 30분가량 통화하던 중 윤씨가 “10분 후에 도착한다”며 통화를 마쳤다. 오후 9시 26분, 윤씨는 “숙소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를 남겼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연락이었다. 휴대전화는 꺼졌고, 며칠이 지나도록 어떤 연락도 받을 수 없었다. 가족들은 신상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해 주오사카 한국총영사관에 신고했고, 영사관을 통해 일본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현지 경찰의 수사 결과 윤씨는 숙소 인근 와카야마현의 한 편의점 폐쇄회로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존재하지 않는 마지막 숙소의 미스터리 일본 경찰의 수색에도 행방은 파악되지 않았다. 더 기이한 것은, 그가 “도착했다”고 했던 숙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현지 경찰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윤씨가 하차한 정류장에서 1시간 30분 반경의 모든 숙박업소를 조사했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윤씨가 여행 중 주로 현금으로 결제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6월 16일 공개수사로 전환된 후 일본 주요 방송에서도 윤씨의 실종 사실을 보도했지만 유의미한 제보는 없었다. 국내에서도 윤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6월 8일 이후 카드 사용이나 현금 출금 기록이 전혀 없어 생활반응이 완전히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일본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실종자 수사의 기본인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일본 경찰은 엉뚱하게도 윤씨 누나에게 한국 통신사에서 위치파악이 안 되는지 물었다. 실종신고 직후 곧바로 위치추적을 했다면 윤씨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6월 14일 윤씨 누나가 외교부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일본 업무시간이 아니라 바로 전달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관련 기관을 오가며 시간이 지체됐고, 결국 본인이 직접 영사관에 이메일을 보내고서야 일본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까지 6일이 걸렸다. 실종 약 4개월 후인 10월, 로스앤젤레스에서 머리에 심각한 외상을 입은 신원불명의 아시아계 남성이 발견되면서 윤씨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남성은 키 178㎝, 몸무게 72㎏으로 윤씨와 비슷한 체구였고, 검은색 배낭과 일본 화폐가 든 지갑, 여행용 위생용품을 소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LA 한국총영사관이 해당 남성의 지문을 채취해 윤씨의 것과 대조한 결과 일치하지 않으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전문가들은 윤씨 실종에 대해 ▲범죄 피해 ▲교통사고 ▲바닷가 실족 ▲극단적 선택 등 4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범죄 피해 가능성의 경우 윤씨가 실제로는 숙소에 도착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 누나를 안심시키기 위해 미리 문자를 보냈거나, 숙소에서 범죄를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통사고 가능성은 당시 어둡고 비가 오는 상황에서 검은색 옷차림의 윤씨가 식별되지 않아 사고를 당했고, 운전자가 이를 은폐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바닷가 실족사 가능성도 있지만, 당시 비가 오고 1시간 넘게 걸어 피곤한 상태에서 바다에 갔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윤씨에게는 사전 징후나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사정이 없었고,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휴식 차원에서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윤세준씨는 1996년생으로, 키 175㎝에 마른 체형이며 오른쪽 볼에 작은 흉터가 있다. 그의 행적을 알고 있거나 목격한 사람은 외교부 영사콜센터로 제보하면 된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베란다 깨니 시체가…” 동거녀 암매장한 집에 8년간 산 남성 [사건파일]

    “베란다 깨니 시체가…” 동거녀 암매장한 집에 8년간 산 남성 [사건파일]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시멘트에 묻어 은닉한 50대 남성의 엽기적인 범행이 16년 만에 세상에 드러났다. 범인은 시신과 같은 공간에서 8년을 거주하며 평범한 일상을 이어간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2008년 10월, 경남 거제시 한 다세대주택 옥탑방. 50대 남성 A씨는 당시 동거 중이던 여성 B(당시 33세)씨와 말다툼 끝에 격분, 뚝배기 뚜껑 등으로 머리와 얼굴을 수차례 가격해 살해했다. 이후 시신을 가로 43㎝, 세로 70㎝, 높이 27㎝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구겨 넣고, 베란다에 벽돌을 쌓은 뒤 시멘트를 10㎝ 두께로 부어 구조물처럼 위장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조선소 근로자들이 퇴근하는 시간대였다”고 진술하며 상황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시신 유기를 마친 뒤 B씨의 휴대전화를 거제 칠천도 앞바다에 버렸다고도 털어놨다. 16년간 숨겨진 진실…시신 옆에서의 삶 B씨가 연락을 끊자 가족은 3년 뒤에야 뒤늦게 실종 신고를 했다. 당시 집주인은 “싸우고 집을 나갔다”고만 전했고, 결정적 증거가 부족해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놀랍게도 A씨는 2016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 무려 8년간 시신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다. 집주인은 이 옥탑방을 옷방이나 사랑방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시멘트에 덮여 악취가 거의 나지 않아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A씨는 이후 출소해 경남 양산으로 거처를 옮겼고, 해당 방은 추가 세입자 없이 방치됐다. 시신이 담긴 가방은 2023년 8월, 옥탑방 누수 공사 중 시멘트 구조물을 파쇄하던 작업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시신은 부패가 거의 진행되지 않아 미라 형태였으며, 지문이 남아 있어 신원은 즉시 확인됐다. B씨 지인들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2차를 나가 돈을 벌어오지 않으면 맞았다고 들었다. 몸에 멍 자국이 가득했고, A씨가 가불을 받아가며 B씨를 계속 일하게 했다”며 “A씨가 노름을 하고, 빚을 대신 갚아준 뒤 오히려 그 빚을 핑계 삼아 B씨를 통제했다”고 밝혔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부장 김영석)는 올해 1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A씨가 자백하고 있지만 시신에 시멘트를 부어 16년 동안 실체적 진실을 은폐한 점 등을 고려해 달라”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16년 동안 감옥 아닌 감옥에 살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2008년은 형법 개정 이전으로 유기징역 상한이 15년이었다. 무기징역과 유기징역 간 형벌 차이가 크게 난다는 지적에 따라 2010년 유기징역 상한이 30년으로 개정됐다. 이에 검찰은 이후 살인죄 15년, 마약죄 5년 등 수정 구형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A씨가 우발적 범행을 저지르고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다만 시신을 매설해 실체적 진실 발견을 어렵게 했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아가씨 만져보고 싶어서”…4명 살해한 ‘악마 어부’ 최후 [사건파일]

    “아가씨 만져보고 싶어서”…4명 살해한 ‘악마 어부’ 최후 [사건파일]

    전남 보성에서 관광객 4명을 잇따라 살해한 ‘보성 어부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오종근(87)이 지난해 광주교도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국내 최고령 사형수였던 오종근은 2010년 사형이 확정된 후 16년간 복역하다 고령과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 법무부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7월 광주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이후 단 한 차례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오종근은 생전 사형제가 인간 존엄성을 침해한다며 위헌소송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는 2010년 5대 4 의견으로 사형제 존치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19년 제기된 세 번째 사형제 위헌 헌법소원은 현재도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아가씨 만져보고 싶다” 어부의 치밀한 범행 2007년 여름, 전남 보성의 푸른 바다에서 당시 70세였던 어부 오종근은 관광을 온 20대 대학생들을 자신의 배에 태운 뒤 성범죄 목적으로 잇따라 살해했다. 첫 번째 범행은 8월 31일에 벌어졌다. “아저씨, 배 한번 태워주세요”라고 부탁한 남녀 대학생 2명을 30분 거리인 자신의 어장으로 데려간 오씨는 여대생 A양을 보고 성폭행 의도를 품었다. 도망갈 곳 없는 바다 위에서 오씨는 먼저 남자친구 B군을 배 끝에서 밀어 물에 빠뜨렸다. 다시 배에 오르려는 B군을 어구로 내리쳐 살해한 뒤, 겁에 질린 A양이 격렬히 저항하자 같은 방식으로 목숨을 앗았다. 가족들의 실종신고와 휴대전화 위치추적 수사가 시작됐지만, 오씨는 태연하게 주꾸미를 잡아 시장에 내다 팔며 수사망을 피했다. 한달 후인 9월 25일, 오씨는 보성에 놀러온 20대 여성 2명을 발견하고 다시 배에 승선을 유도했다. 70대 어부의 호의에 의심 없이 배에 올랐던 두 여성은 저항하다 끝내 살해됐다. 이번에는 결정적 증거가 남았다. 피해자 중 한 명이 배에 타기 전 만난 30대 여성에게 ‘배 타다가 갇힌 것 같아요. 경찰 좀 불러주세요’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다음날 시신을 발견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4명 피해자의 시신에는 모두 골절, 멍, 구타 흔적과 날카로운 것으로 훼손된 흔적이 발견됐다. 선박 내부에서는 피해자들의 소지품이 나왔고, 사건 당일 출항 기록을 조사한 결과 오종근이 용의자로 지목됐다. “전형적 사이코패스”…사형 확정 후 복역 체포된 오종근은 처음에는 실족사고라고 주장하다 증거가 나오자 마지못해 범행을 인정했다.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아가씨 가슴을 만져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한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수사관들에게 큰 소리로 억울하다며 화를 내다가 곧 쓰러질 듯한 노인인 것처럼 연기를 했다”며 “‘나한테 배를 태워달라고 한 것이 잘못이다. 공짜로 태워달라고 한 것이 문제다’라고 했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적인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또 “마을 주민이 ‘저 배를 타봤느냐. 배가 출렁대면 일어나지도 못한다’고 하더라. 물리적인 신체 제한이 공포심을 더 일으켰을 것”이라며 “이 범행에서 도구는 삿갓대나 힘이 아니라 상황 자체가 범행 도구였다”라고 분석했다. 1심 재판부는 오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4명을 살해하고도 유족 접견을 거부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고, 사회에 끼친 악영향과 범죄 응보를 감안한 판결이었다.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오씨는 16년간 복역하며 국내 최고령 사형수로 기록됐다. 그 사이 그의 가족들도 큰 고통을 겪었다. 특히 첫째 아들은 사건 발생 1년 뒤 충격과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의 사망은 우리나라 사형제도의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사형이 확정돼도 실제 집행되지 않아 고령으로 자연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현재 57명의 사형 확정자 중 상당수가 고령화되고 있어, 사형제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12세 딸 12년간 성폭행한 계부 [사건파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12세 딸 12년간 성폭행한 계부 [사건파일]

    12세부터 성인까지 의붓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3억원의 위자료를 받게 됐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30일 서울중앙지법이 성폭력 피해자 A씨(28)에게 가해자 B씨가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가해자가 항소하지 않아 지난 17일 확정됐다. 성폭력 피해 위자료가 보통 1억원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액수다. 2008년 A씨가 12세였을 때 어머니가 B씨와 재혼했다. 어머니는 이혼과 재혼으로 감정 기복이 심해 어린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B씨만이 A씨의 말을 들어주는 유일한 어른이었다. 하지만 이는 그루밍의 시작이었다. B씨는 A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시작했다. 범행 때마다 “너를 사랑해서 그러는 것”이라며 “죽을 때까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협박했다. A씨에게는 “너무 좋다. 너 없이는 안 된다”는 말을 반복하게 강요했다. 어린 A씨는 저항할 수 없었다. 12년간 지속된 범행 횟수는 2092회에 달했다. 준강간, 강제추행, 유사성행위가 반복됐다. 어머니의 죽음, 용기 낸 고발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어머니는 극심한 충격에 빠졌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A씨는 B씨를 고발했다. 법원은 2024년 B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B씨는 항소와 상고를 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형사재판 이후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쟁점은 위자료 액수였다. 재판부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 3억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의붓아버지로서 보호해야 할 12세 아동을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한 점, 피해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아 완전한 치유가 어려운 점, 친모가 충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점 등이다. A씨는 현재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A씨를 대리한 신지식 변호사는 “성폭력은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주는 중대한 범죄”라며 “실질적인 권리 구제와 예방 차원에서 고액의 위자료 인정이 필요하다. 이번 판결이 성폭력 피해자 위자료 인정의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단은 “성폭력 피해자의 심리적 회복과 법적 권리 보호를 위해 형사와 민사 절차를 모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피아노학원 다녀올게요”…6살 소년 입에 ‘황산테러’ [사건파일]

    “피아노학원 다녀올게요”…6살 소년 입에 ‘황산테러’ [사건파일]

    1999년 5월 20일 목요일 오전, 대구 동구 효목동의 한 조용한 골목길. 여섯살 김태완 군은 어머니가 운영하던 미용실을 나서며 “피아노 학원 다녀올게요”라고 밝게 인사했다. 그러나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골목 끝에서 들려온 비명소리에 어머니는 미용실을 뛰쳐나왔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참혹했다. 피부가 벗겨진 채 온몸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아들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엄마가 있는 방향으로 기어오고 있었다. 입에서는 비명보다 깊은 고통이 흘러나왔다. 누군가가 태완이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억지로 입을 벌린 뒤, 황산을 들이부은 것이었다. 황산은 단 한 방울로도 피부를 뚫고 들어갈 만큼 강한 부식성을 지닌 화학물질이다. 태완이는 얼굴과 상반신, 허벅지를 포함한 전신 4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었고, 두 눈이 실명되었으며, 식도와 호흡기관도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생존율은 고작 5%. 그러나 태완이는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았고, 누구보다 또렷하게 범인을 지목했다. “○○ 아저씨야. 치킨집 아저씨. 까만 봉지에 담긴 걸 뿌렸어. 전봇대 옆에서 나를 불렀어.” 태완이는 총 300분 분량의 영상에서 범인에 대해 일관되게 진술했다. 현장을 목격한 친구 A군 역시 같은 사람을 지목했다. 그러나 경찰은 태완이의 친구가 청각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태완이의 증언 역시 아동의 기억이라는 이유로 ‘물증 없음’이라며 외면됐다. 심지어 의심을 받던 용의자의 옷가지에서 황산 성분이 발견되었지만, 이는 같은 장소에 있던 다른 물건에서 유입된 것일 수 있다는 설명만이 돌아왔다. 결국 태완이는 그해 7월 8일, 생일을 9일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사건 발생 49일 만이었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수사는 표류했다. 경찰은 초동 수사부터 목격자 진술을 배제하거나 실험 없이 추정만으로 증언을 부정했다. 황산이 담긴 비닐봉지는 녹는다는 이유로 진술을 배제했지만, 후속 방송 실험에서는 황산이 비닐봉지를 녹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경찰 수사의 허점을 드러냈다. 2013년, 사건 발생 14년 만에 재수사가 이뤄졌고, 2014년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태완이의 부모가 다시 용의자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재정신청 또한 기각됐다. 결국 태완이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로 영구 미제 사건이 됐다. 그리고 2015년 7월 24일, 살인죄에 한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태완이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비록 공소시효가 만료된 태완이 사건은 이 법의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태완이법 덕분에 장기 미제 살인사건들이 해결되는 성과가 있었다. 2001년 발생한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 사건은 2015년 10월에, 2007년 발생한 ‘남촌동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은 올해 3월에 진범이 검거되는 성과를 거뒀다. 태완이의 어머니는 “부모에게 공소시효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며 “태완이법으로 인해 미제 살인사건 유족들의 가슴 속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복수를 결심했다”…헬스장서 힘 키워 전남편 살해한 60대 [사건파일]

    “복수를 결심했다”…헬스장서 힘 키워 전남편 살해한 60대 [사건파일]

    전 남편에게 수모를 당했다는 이유로 1년 가까이 헬스장을 다니며 범행을 준비한 60대 여성이 살인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부장 허양윤)는 1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1)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경남 김해시 한 농장에서 60대 전 남편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1988년 B씨와 혼인한 뒤 약 15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오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2003년 이혼했다. 이후에도 자녀 문제 등으로 왕래하며 교류를 이어오던 중, 2023년 6월 B씨가 과거 불륜 의심 여성과 여전히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A씨는 한 달 가까이 B씨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위협을 가했다. 이에 참다못한 B씨는 자신의 농장 굴착기 외부 프레임에 A씨를 약 1시간가량 묶어두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던 A씨는 이 사건 이후 수모감과 분노를 느끼고 “복수를 결심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후 1년간 헬스장을 다니며 근력을 기르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인에게는 “끝을 내야 할 듯” “받은 수모를 돌려줘야지”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범행은 지난해 6월 8일 실행됐다. A씨는 김해의 B씨 농장을 다시 찾아가 과거 이야기를 꺼내며 술을 마신 뒤 B씨에게 “너도 느껴봐라”고 말하며 손을 묶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B씨가 “마음대로 해라”며 저항하지 않자 A씨는 B씨의 손을 묶은 뒤 본격적으로 몸싸움을 벌였고, 손을 풀어달라는 B씨의 요구를 무시한 채 목 졸라 살해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범행 당일 새벽 B씨가 “디비 자라(눕고 자라)”라고 말하자 순간적으로 격분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전 A씨는 과거 마약류 수수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고 있던 상태였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범행 전 마약 수수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는 점, 정신적·신체적 건강이 모두 악화된 상태였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이 재량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어떠한 이유로도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장기간 계획한 정황과 사후 태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13세에 ‘속옷사진’ 요구한 30대…‘곤장’ 다섯 대 맞는다[사건파일]

    13세에 ‘속옷사진’ 요구한 30대…‘곤장’ 다섯 대 맞는다[사건파일]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13세 소녀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음란물을 소지한 30대 남성에게 27개월의 징역형과 5대의 태형을 선고했다. 27일 싱가포르 공영 CNA방송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주법원은 아동에게 음란 행위를 시키고 성학대 관련 자료를 소지한 혐의로 트니 친 키앗(32)에게 징역 27개월과 태형 다섯 대를 선고했다. 트니는 2018년 난양공대 재학 중 길에서 만난 13세 소녀 A에게 자신을 프리랜서 사진 작가라고 소개하며 모델이 되어달라고 요청했다. 집요하게 연락처를 묻자 A양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알려주었고, 이후 트니는 SNS 메시지를 통해 “속옷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수차례 요구했다. 계속된 강요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낀 A양은 그가 자신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도록 한 차례 사진 촬영에 동의했다. A양을 대학 기숙사로 데려간 트니는 미리 준비해둔 노출이 심한 속옷을 입힌 뒤 사진을 찍었다. 며칠 뒤 두 번째 촬영을 하자고 요구했지만 A양이 이를 무시하자 그는 또다시 수십 건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의 집착은 A양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나선 이후에야 멈췄다. 검찰은 피고가 미성년자 성 착취까지 계획했다고 판단했다. 검사는 “A양이 트니에게 촬영이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그는 피해자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사진을 찍었다”며 “마음에 드는 소녀에게 접근해 모델 행위와 함께 성적 관계를 맺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범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0년 9월 유사 범행을 저지르려 또 다른 11세 소녀에게 접근했다가 경찰에 체포되었고, 수사 과정에서 2018년에도 18세 소녀를 세 차례 기숙사로 불러들여 성추행까지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그의 휴대폰과 노트북에서는 아동을 성적으로 묘사한 사진과 영상 파일이 대거 발견되었다. 트니 측 변호인은 “영상에 아동 성 학대 내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소비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진 테오 부장 판사는 “소비 여부와 관계없이 태형을 내릴 만한 불쾌한 자료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일갈했다. 잔혹한 처벌 태형은 “범죄예방 핵심”싱가포르의 태형은 단순한 처벌을 넘어 범죄자에게 극도의 공포와 고통을 안기는 징벌 방식이다. 인권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정부가 태형을 고수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공포를 통한 범죄 예방’이라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인간 대신 태형 기계를 도입해 1분당 1대씩 최대 160㎞/h의 속도로 회초리를 내리친다. 성인의 경우 최대 24대, 청소년은 최대 10대까지 집행된다. 태형에 사용되는 회초리는 길이 1.2m, 직경 1.27cm의 등나무로 만들어진다. 과거에는 집행관 3명이 교대로 체중을 실어 힘껏 내리쳤으나, 현재는 기계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회초리에 맞은 엉덩이는 살이 터지고 피가 낭자하며, 간호사가 소독약을 발라주는 과정을 거친다. 범죄 예방의 수단싱가포르 법무장관은 “싱가포르의 흉악 범죄 발생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오랜 기간 법과 제도를 정비해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태형은 이러한 범죄 예방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여겨진다. 1993년 ‘마이클 페이’ 사건은 태형의 대표적인 예다. 당시 18세 미국인 마이클 페이는 공공 재산을 훼손하고 싱가포르 국기를 불태운 혐의로 징역 4개월과 태형 6대를 선고받았다. 매질 후 엉덩이가 피범벅이 된 채 제대로 걷지 못했다는 증언은 태형의 잔혹함을 생생히 보여준다. 태형은 흉기난동, 강간, 성추행 등 성범죄자들에게 징역형과 함께 선고된다. 마약거래자의 경우에는 더욱 극단적으로 태형과 함께 사형까지 집행한다. 남성의 경우 태형 후 수년간 발기부전증을 겪을 수 있어 신체적, 정신적 트라우마가 매우 심각하다. 예고 없이 집행되는 태형은 범죄자의 두려움을 극대화한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90대 치매 할머니 성폭행한 이장…믿었던 이웃의 두 얼굴[사건파일]

    90대 치매 할머니 성폭행한 이장…믿었던 이웃의 두 얼굴[사건파일]

    90대 치매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70대 마을 이장이 경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노인 대상 성범죄의 심각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 구미시 무을면에 사는 70대 남성 A씨는 지난 14일 오후 2시 30분쯤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90대 여성 B씨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성추행을 완강히 거부하던 B씨를 유사강간하고 도주했지만, B씨의 딸이 홈캠 영상을 통해 범행 장면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해 긴급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해당 마을의 이장으로 활동하던 A씨가 평소 마을에서 신뢰받던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배신감이 더 컸다. 전국 곳곳서 노인 대상 성범죄 발생 노인 대상 성범죄는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2023년 제주에서는 술에 취한 60대 남성이 80대 독거노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같은 해 8월, 충북 청주에서는 60대 남성이 80대 식당 주인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에서는 50대 남성이 90대 여성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집으로 유인해 성폭행을 저질러, 피해자는 극심한 불안 증세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노인복지관에서 만난 8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7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765건이던 노인 대상 성범죄는 2022년 948건으로 23.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면서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처럼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현재 검찰은 발달장애인, 성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사건 처리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지침을 마련해두고 있다. 그러나 노인 대상 성범죄에 관한 별도의 지침은 없는 상황이다. 고령자는 인지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저하돼 자신을 보호하거나 피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전문가들은 “노인은 범죄 피해를 입어도 사회적 인식 때문에 신고를 주저하거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범죄율은 집계된 통계보다 높을 것”이라며 가족, 이웃,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마지막 검색어는 ‘성추행’…수의대생 윤희씨는 어디에 [사건파일]

    마지막 검색어는 ‘성추행’…수의대생 윤희씨는 어디에 [사건파일]

    “딸아이가 어디 있는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라도 알고 싶습니다.” 2006년 여름,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당시 29세)씨는 종강 모임을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간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있던 그날 이후, 19년이 흘렀지만 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실종 당시 졸업을 단 한 학기 앞둔 윤희씨는 미래에 대한 열망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화여대에서 통계학과와 미술을 복수전공한 후 2003년 전북대 수의대 3학년에 편입해 학업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이윤희씨는 2006년 6월 5일,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의 한 음식점에서 교수와 동기 40여명과 함께 종강 모임을 가졌다. 모임 후 남학생 A씨의 배웅을 받으며 오전 2시 30분쯤 금암동 자취방으로 돌아온 윤희씨는 2시 59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컴퓨터로 인터넷 검색을 했다. 그가 검색창에 입력한 단어는 ‘112’와 ‘성추행’. 오전 4시 21분, 컴퓨터가 꺼지고 이때부터 윤희씨의 흔적이 사라졌다. 실종 이틀 뒤 친구들이 찾아갔을 때, 어질러진 원룸에는 홀로 남겨진 반려견만이 그의 부재를 말해주고 있었다. 사건 초기, 경찰은 실종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했다. 친구들이 방을 치우는 것을 허용하면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할 기회를 잃었다. 또한 실종 나흘 전 윤희씨가 휴대전화와 지갑이 든 핸드백을 날치기당한 사건조차 철저히 조사되지 않았다. 경찰은 실종자 주변 인물과 동선을 철저히 조사하고, 전북대 인근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면식범의 가능성, 우발적 사건, 생존 가능성까지도 열어두고 조사를 이어왔으나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아버지 이동세(88)씨는 “행정심판을 통해 얻은 정보에 따르면 딸의 컴퓨터에서 메신저 대화 내용이 삭제된 정황이 있다”면서 윤희씨를 자취방에 데려다줬다는 동기 A씨를 최근 고소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A씨는 ‘진실’ 판정을 받았지만, 이동세씨는 여전히 의혹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윤희씨의 아버지는 딸을 찾기 위해 19년간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윤희를 아시나요?’라는 문구가 적힌 셔츠를 입고 작은 명함을 나눠주며 딸의 행방을 묻는 그의 발걸음은 오늘도 계속된다. “이제 나이가 90살이 다 되어 딸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경찰의 초동 수사 부실을 지적하며 딸의 사건이 영구 미제가 되지 않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성폭행범 혀를 깨문 소녀는 죄가 없다”…78세 할머니의 절규 [사건파일]

    “성폭행범 혀를 깨문 소녀는 죄가 없다”…78세 할머니의 절규 [사건파일]

    1964년, 경남 김해의 한 시골 마을에서 18세 소녀였던 최말자씨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1.5㎝를 자르는 사건을 겪었다. 당시 법원은 최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중상해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가해자는 강간미수 혐의가 아닌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혐의만 적용받아 더 가벼운 형벌을 받았다. 60년이 지난 2024년, 대법원이 이 사건에 대한 재심 가능성을 열면서 뒤틀린 정의를 바로잡을 기회가 찾아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8일 최말자(78)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부산고법의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 대법원은 최씨가 주장한 불법 구금 및 자백 강요 등의 재심 청구 사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최씨가 1964년 7월부터 9월까지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까지 불법 체포·감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정을 법원이 충분히 조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씨의 법률대리인 김수정 변호사는 “대법원이 최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한 만큼, 내년 재심에서는 반드시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말자씨는 사건 이후 마을 사람들의 손가락질 속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왔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가해자로 몰려 수감 생활을 한 그는 당시 검사와 판사, 경찰이 자신에게 결혼을 강요하며 가해자를 보호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검찰은 “남자를 불구로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지. 결혼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고, 변호인조차 사건을 ‘총각 혀 절단 사건’으로 명명하며 혼인 해결을 추진하려 했다. 최씨는 지난 60년 동안 억울함을 가슴에 묻고 침묵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미투(Me Too) 운동 등 사회적 변화 속에서 용기를 얻은 그는 2020년 재심 청구서를 제출하며 오랜 침묵을 깼다. 최말자씨 사건은 수십 년간 법학 교과서와 형법학 연구에서 정당방위의 대표적 사례로 다뤄졌다. 1995년 발간된 ‘법원사’에서도 이 사건은 “뒤틀린 정의의 예”로 기록됐다. 하지만 최씨는 자신이 가해자로 낙인찍힌 채 살아오며 사회적 편견과 싸워야 했다. “혀를 깨물던 그날의 공포, 정의로 바뀌길” 그는 2009년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 여성의 삶과 역사를 주제로 논문을 쓰며 스스로를 치유하려 노력했다. 최근 재심 가능성이 열리면서 최씨는 “내 사건이 세상에 묻힌 다른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건 이후 한국 사회는 성폭력 피해자의 방어권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바꾸어왔다. 2020년 부산에서 발생한 또 다른 혀 절단 사건에서는 성폭행 가해자를 방어하기 위해 혀를 깨문 피해 여성의 정당방위가 인정됐다. 검찰은 여성에게 중상해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가해자를 감금 강간치상죄로 처벌하며 3년형을 선고했다. 법조계는 최씨 사건이 당시 성범죄 대응의 부당함을 바로 잡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씨는 기자회견에서 “정말 억울했고, 이 억울함을 밝히겠다는 다짐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며 정의 실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60년 만에 열린 재심의 문이 최말자씨의 한을 풀어줄지, 나아가 성범죄 피해자의 방어권에 대한 역사적 판례를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장갑차 지나가는데 태연히 ‘에어로빅’…쿠데타 찍은 여성[사건파일]

    장갑차 지나가는데 태연히 ‘에어로빅’…쿠데타 찍은 여성[사건파일]

    지난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날. 의사당 앞에서 촬영된 한 영상이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통행이 차단된 의사당 앞 도로에서 체육복을 입은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절도있게 에어로빅을 하는 모습. 여성의 뒤로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의사당 도로와 장갑차와 경광등을 켠 검은 차량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페이스북에 3분 25초짜리 에어로빅 동영상을 올렸다가 화제의 중심에 선 여성은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사는 체육 교사였다. 그는 “평상시처럼 아침 뉴스 전에 운동하는데, 헬리콥터와 차량이 돌아다녔다. 누군가를 조롱하거나 유명해지려던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쿠데타라는 비극적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일상이 얼마나 어색하게 맞물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지금도 SNS에서 회자되고 있다. 당시 미얀마 군부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이끈 총선 결과를 부정하며 쿠데타를 감행했고,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주요 인사를 구금한 뒤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미얀마는 여전히 군부의 강압적인 통치 아래 놓여 있다. 군정은 국가비상사태를 계속 연장하며 권력을 유지하고 있고, 이를 반대하는 저항 세력과의 충돌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비상사태를 또다시 6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통치는 더욱 강압적으로 변했다. 인권단체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금까지 2만 5900명이 체포됐으며, 그중 약 2만명이 여전히 구금 상태에 있다. 군부의 폭력으로 숨진 사람도 440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시간이 흐르며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시민들의 저항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민주 진영과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연합해 군부에 대항해 군부 기지 여러 곳을 점령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군부의 강경한 탄압으로 민간인 피해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아들·딸·사위 죽인 용의자로 지목된 ‘엄마’…21년 후 충격 근황[사건파일]

    아들·딸·사위 죽인 용의자로 지목된 ‘엄마’…21년 후 충격 근황[사건파일]

    어버이날 동네 어르신 300명에게 무료로 삼계탕을 대접한 사실이 알려져 모범 구민 표창장을 받았던 한식뷔페 사장 A씨. 그는 시장 상인들에게 수억원대의 돈을 빌린 뒤 잠적, 수배 9개월 만인 지난 8월,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에 피해를 신고한 사람만 10명, 피해 금액은 4억 5000만원에 달했다. A씨는 이미 2건의 유사 사기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이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있는 ‘삼전동 방화 살인사건’ 피해자 남매의 친모이자 유력한 용의자였던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삼전동 방화 살인’은 2003년, 서울 송파구 삼전동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A씨의 아들(당시 25세), 딸(당시 22세), 딸의 약혼자 김모(당시 29세)씨가 수차례 흉기에 찔려 숨진 채로 발견된 사건이다. 세 사람은 A씨가 운영하던 호프집에서 상견례 후 자정 무렵 집에 도착했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집 안에 있던 반려견이 짖지 않은 점, 문의 개방 흔적 등 침입 흔적이 없는 점을 들어 피해자의 친모인 A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불투명하고, 사망한 딸의 손안에 있던 13가닥의 머리카락에서 모계 쪽 DNA가 발견되면서 유력 용의자로 떠올랐지만 경찰은 고통에 몸부림치던 딸이 스스로 머리를 잡아 뜯은 것이라고 판단해 A씨를 입건하지 않았고, 사건은 21년이 지난 현재까지 미제로 남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머리카락 일부로도 모계 쪽인 것은 밝힐 수 있지만 화재로 모근이 손상됐을 경우 특정인을 지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발생 6개월 전 남매 앞으로 생명보험을 들었고, 자녀들이 사망한 후 약 3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2004년에는 순댓국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하는 등 체인점 사업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남편 앞에서 아내 성폭행…출소 후엔 초등생 납치·성폭행[사건파일]

    남편 앞에서 아내 성폭행…출소 후엔 초등생 납치·성폭행[사건파일]

    23년간 숨어있던 ‘악마’였다. 2010년 6월 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45세의 일용직 노동자 김수철은 8살 A양을 납치, 자기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피해 어린이는 중상을 입어 5~6시간에 걸친 대수술과 6차례 정도의 장기간의 치료를 해야만 했다. 김수철은 1987년 부산에서 강도질과 함께 부녀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21세였던 김수철은 가정집에 침입해 남편을 묶은 뒤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성폭행하는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김수철은 이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2002년 출소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절도, 폭행 범죄를 수두룩이 저질러 왔다. 김수철은 출소한 지 4년 만인 2006년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15세 남학생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해 ‘공소권 없음’으로 처벌은 받지 않았다. 경찰은 2008년 12월 ‘조두순 사건’과 지난 2월 부산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 사건’ 등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자 성범죄 전력자에 대한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경찰은 우범자 1만 2000여명을 한 달에 한 번씩 첩보를 수집하는 중점관리대상자, 석 달에 한 번씩 동향을 파악하는 우범자, 성범죄 발생 때 수사 대상에 올리는 자료관리대상자 등 3가지로 분류해 형사 차원에서 관리를 해왔지만, 김수철은 경찰이 관리 대상으로 삼은 ‘1990년 이후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갔다. 김수철은 범행 수법도 납치 후 성폭행으로 유사했을뿐더러 피해자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학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에 체포 후 ‘제2의 조두순’이라고 불렸다. 김수철은 2010년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현재까지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당시 재판부는 “7살에 불과한 피해자를 아동들이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공간인 학교에서 납치해 성폭행함으로써 6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받게 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줬다”며 “범행의 중대성과 과거 범죄 전력 등을 고려할 때 김을 영구히 이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A양의 어머니는 재판을 마치고 “우리 딸은 평생 상처를 안고 살게 됐다. 만약 김수철이 용서를 빌러 나타난다면 내 손으로 꼭 죽일 거다. 왜 이런 악마를 살려둬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로또 1등’ 비극…당첨금도 나눠준 형, 동생을 찔렀다 [사건파일]

    ‘로또 1등’ 비극…당첨금도 나눠준 형, 동생을 찔렀다 [사건파일]

    로또 복권 당첨금을 계기로 우애 깊던 형제 사이가 살인으로 이어진 비극적인 사고가 있었다. 로또 1등에 당첨된 형은 동생에게 집을 사는 데 보태라며 선뜻 돈을 건넬 정도로 형제애가 두터웠지만, 형이 동생의 집을 담보로 빌린 대출금의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비극으로 바뀌었다. 2007년 로또 1등에 당첨돼 세금을 제외하고 약 12억원을 수령한 50대 남성 A씨는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당첨금을 나눠줬다. 누나와 남동생에게 각각 1억5000만원씩 줬으며, 작은아버지에게도 수천만 원을 건넸다. A씨가 가족에게 나눠준 돈만 총 5억원에 달했다. 9살 터울 동생은 A씨가 준 돈을 보태 집을 장만했다. A씨 또한 남은 7억원 가운데 일부를 투자해 전북 정읍에서 정육식당을 열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A씨는 로또 당첨 사실을 알게 된 주변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받았고, 점점 통장잔고가 바닥나기 시작했다. A씨는 동생 집을 담보로 대출 4600만원을 받으면서까지 지인들에 돈을 빌려줬다. 여기에 정육 식당의 경영난까지 덮쳤다. A씨로부터 4600만원을 빌린 친구는 잠적했고, 결국 A씨는 대출 이자인 월 25만원조차 밀릴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은행의 독촉이 A씨에 이어 동생에게까지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깊어졌다. 2019년 11월 11일, 결국 동생은 A씨에게 전화해 “형이 이자를 갚으라”라고 말하며 “양아치” 등의 욕설을 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흉기를 챙기고 만취 상태로 차를 몰아 동생이 있는 전주의 한 전통시장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다툼 끝에 동생을 흉기로 찌르고 말았다. 병원으로 옮겨진 동생은 결국 과다출혈로 숨지고 말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전화로 동생과 다투다가 서운한 말을 해서 홧김에 그랬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라며 고개를 숙였고, 재판부는 2020년 9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씨는 대법원에 상고까지 했다가 취하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살인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중범죄”라면서도 “피고인이 사건 당시 술을 마시고 피해자를 찾아와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가족이 법원에 선처를 탄원하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해 이를 참작했다”고 밝혔다.로또 당첨 후 비극, 처음은 아니었다 2003년 5월, 역대 두번째로 많은 당첨금 242억원을 받은 40대 남성은 로또 당첨 후 5년 만에 사기 혐의로 붙잡혔다. 세금을 제외하고 약 180억원을 수령했던 이 남성은 전문 지식 없이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고 결국에는 5년 만에 전 재산을 탕진했고, 지인에게 주식투자로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덜미가 붙잡혔다. 가정이 붕괴되는 일도 있었다. 여유롭지 않은 형편에도 부부애를 자랑했던 한 부부는 2003년 로또 1등에 당첨, 132억원의 주인공이 되면서 달라지게 됐다. 성실하던 남편은 술과 도박에 빠졌고 내연녀와 불륜까지 저질렀다. 결국 부부는 합의 이혼했고 법정에서 재산 다툼까지 벌여야했다. 2006년에 로또 1등 당첨금 14억원을 받은 30대 남성은 강도 혐의로 도망 다니던 중 로또에 당첨됐는데 도박, 유흥비로 당첨금 대부분을 탕진한 뒤 절도를 시작했다. 그렇게 징역을 살고 출소하고서도 또 절도 행각을 벌였고, 절도한 돈으로 로또를 사는데만 골몰하며 살았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돈 많다더니 빈털터리…20살 많은 남편 살해한 어린 신부[사건파일]

    돈 많다더니 빈털터리…20살 많은 남편 살해한 어린 신부[사건파일]

    “자영업자인 남편이 돈이 많다고 해 결혼했는데, 알고 보니 빈털터리였다.” 20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40대 남편과 결혼한 21살의 어린 신부는 혼인 신고 3주 만에 남편을 살해했다. 제주도 여행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연애 한 달 만에 결혼을 결심, 같이 살기 시작했지만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사건 당일인 2022년 6월 8일에도 전날 싸움을 화해하는 의미로 함께 술을 마셨지만 다시 싸움이 시작됐다. 6월 9일 오전 3시쯤, A(21)씨는 술에 취한 남편 B(41)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혼인신고를 한 지 20일째 되는 날이었다. A씨는 경찰에 자수하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나 범행을 결심했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혼인신고 전 남편이 고가의 예물, 예금, 자동차, 주택 등을 주기로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아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영업자인 남편이 돈이 많다고 해 결혼했는데, 알고 보니 빈털터리였다. 다툼이 잦았고 돈을 벌어오라고 해 살해했다”고 밝혔다. A씨는 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2심 재판부는 “사회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B씨의 허황된 제안을 받아들여 혼인신고를 했다”면서 “B씨에게서 받은 모욕, 성적 수치심, 기망 행위에 대한 분노감정을 고려하면 범행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의 잔인함을 지적하면서도 “A씨는 부모의 방임 또는 학대로 정서·경제적 돌봄을 받지 못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별다른 비행을 저지르지 않고 여러 대회에서 상도 받았다”며 “장애가 있는 동생을 보살피는 등 불우한 환경을 딛고 괜찮은 사회 구성원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후 서울구치소에서 지내던 중 함께 지내던 재소자가 생활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굴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해 다시금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연예인보다 예뻤다”는 살인마…친엄마 눈까지 찔렀다 [사건파일]

    “연예인보다 예뻤다”는 살인마…친엄마 눈까지 찔렀다 [사건파일]

    2005년 수많은 사람을 몸서리치게 했던 ‘엄여인 연쇄 살인사건’. STUDIO X+U와 MBC가 최근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를 통해 ‘엄여인’의 얼굴을 19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1976년생인 엄인숙은 2005년 검거 당시 29살이었다. 보험설계사였던 엄인숙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두 명을 살해했고, 프로파일러가 PCL-R로 사이코패스 여부를 진단한 결과 40점 만점이 나올 정도로 완벽한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 엄인숙은 5년간 연쇄살인, 존속 중상해, 방화치상, 강도사기 등 수도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키 170㎝에 빼어난 미모, 조용한 성격으로 주위에서는 그의 범행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그를 취조한 형사들조차도 예쁜 말씨와 용모에 넘어갈 뻔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한 방송에서 “당시 동료 형사는 연예인을 많이 보곤 했지만, 저런 미인은 처음 봤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남경찰서 오후근 형사는 “다소곳하고 부잣집 딸처럼 고급스러워 보이는 미인형이었다. 탤런트라고 볼 정도였다”고 말했고, 그를 직접 만났던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잔혹한 행위에 비해 신뢰감을 주는 타입의 얼굴이었다. 친절한 말투와 자신이 가진 ‘후광’을 무기로 이용한 범죄자였다”고 회상했다. 엄인숙은 두 번 결혼했는데 두 번 모두 남편을 죽였다. 수면제를 먹인 후 핀으로 눈을 찔러 멀게 했고,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흉기로 배를 찌르기도 했다. 두 남편은 고통 속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엄인숙은 남편들을 죽인 뒤 거액의 보험금을 챙겼고, 시댁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영혼결혼식을 올렸다. 첫 번째 남편은 27살, 두 번째 남편은 29살로 생을 마감했다.직계 가족도 그에게는 범행 대상이었다. 엄인숙은 친엄마 눈을 바늘로 찔러 실명하게 하는가 하면, 수면유도제를 탄 술을 먹이고 양쪽 눈에 염산을 부어 친오빠 눈을 멀게 했다. 세 들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질러 집주인을 죽이기도 했다. 가사도우미와 지인은 자신에게 무조건적인 호의를 베풀었음에도 이유도 없이 가사도우미 집을 방화하고 지인을 실명시켰다. 엄인숙의 범행은 그의 동생이 “누나 주변에는 안 좋은 일들만 생긴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다”고 경찰에 털어놓으면서 밝혀졌다. 피해자였던 친오빠는 “아직도 사람들한테 말을 못 한다. 차라리 그냥 모르는 사람이었으면…”이라며 힘겨워했다. 그는 “동생이 술 한 잔 먹자고 그래서 술을 한 잔 했는데, 그다음부터 기억이 없었다”라며 범행이 일어난 그날을 떠올렸다. 또한 동생 엄인숙이 입원 중인 자신을 찾아와 링거를 통해 살해를 시도했던 순간을 증언하며 말을 잇지 못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2006년 엄인숙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그는 현재 청주여자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권일용은 “엄인숙 면담 때 ‘내가 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대해서 당신은 아무 상관도 없는데 도대체 왜 질문을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런 태도는 다른 범죄자들한테서는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밀양 여중생 성폭행’ 44명…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사건파일]

    ‘밀양 여중생 성폭행’ 44명…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사건파일]

    최근 백종원씨가 다녀간 식당에 20년 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근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2004년 1월 울산의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A양은 알코올 중독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어머니는 이혼해 집을 나가 외로웠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알게 된 밀양지역 고교생 박모군을 만나러 밀양에 갔다가 박군의 선·후배 고교생들에게 집단성폭행을 당했다. 박군은 A양을 유인해 쇠파이프로 내리쳐 기절시킨 후 12명과 성폭행했다. 뿐만 아니라 그 모습을 캠코더와 휴대전화로 촬영해 협박에 이용했다. 그렇게 1년 동안 저질러진 끔찍한 범행에 가담한 밀양 고교생은 무려 44명에 이른다. A양은 수면제 20알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으나 2일 만에 깨어났고, 울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A양의 어머니는 2004년 11월 25일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딸의 신분을 보호해달라’는 A양 어머니의 간절한 부탁에도 언론에 사건 경위와 피해자의 신원을 그대로 노출했다. 대면조사에서도 여경 대신 남성 경찰관이 심문을 맡았고, A양은 “네가 먼저 꼬리친 것 아니냐” “네가 밀양 물을 다 흐려놓았다” 등의 폭언을 들어야했다. 그 해 12월 6일 창원, 밀양, 울산 등지의 PC방과 도서관 등에서 덜미가 잡힌 44명이 울산 남부경찰서로 연행됐고, 가해자와 가해자 부모들은 A양에게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했다. 가해자 중 한 명의 부모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왜 피해자 가족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야 하나”라며 “왜 그래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피해 입은 건 생각 안 하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피해자 부모를 향해 “딸자식을 잘 키워야지. 그러니까 잘 키워서 이런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지”라고 2차 가해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 “여자애들이 와서 꼬리치는데 거기에 안 넘어가는 남자애가 어디있나”라며 “억울하다. 사람들이 지금 입이 없어서 말 못하는 것 아니다”라고도 했다. 해당 인터뷰는 2022년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알쓸범잡2′에서도 다뤄졌다.피해자는 트라우마로 고통… 굴곡진 삶 피해자의 삶은 여전히 참담하다. 당시 피해자를 무료변론하며 앞장서서 도왔던 강지원 변호사는 “피해자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악몽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신상이 노출되며 서울로 전학,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성폭행으로 인한 여러 합병증에 시달렸다. ‘죽고 싶다’며 여러 차례 자살시도를 하는 바람에 폐쇄병동에 입원됐지만 그 와중에 가족들이 합의를 강권했다. 피해자는 피의자 가족들에게 합의서와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써줬고, 그의 아버지는 합의금으로 5000만원을 받았다. 이 중 1500만원은 전셋집을 마련하는 데 쓰고, 나머지는 친척들과 나눠 가졌다. 정작 피해자에게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피의자들에 대한 선고 공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피해자는 끝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당시 충격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굴곡진 삶을 살고 있다고 전해졌다. 자신을 도왔던 변호사와도 연락을 끊었다. 44명, 그 누구도 형사처벌 받지 않았다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된 가해 학생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검찰은 이 중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10명만 기소했다. 나머지 34명 중 20명은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으로 전과가 기록되지 않는 소년부에 송치했고, 13명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권이 없다며 풀어줬다. 한 명은 다른 사건에 연루돼 창원지검에 이송됐다. 소년부로 송치된 20명 중 4명은 소년원 1년, 16명은 봉사활동 및 교화처분을 받았다. 2005년 4월 울산지법은 기소된 10명 전원에 대해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사건으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고등학생으로서 진학이나 취업이 결정된 상태이고 인격이 미성숙한 소년으로 교화 가능성이 적지 않아 소년부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결국 울산지법이 2005년 4월 기소된 10명에 대해 부산지법 가정지원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리면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가해자 중 한 명은 사건 발생 14년 후 재판부가 선처한 ‘교화 가능성이’이 무색하게 불법 고리사채업을 하다 구속돼 징역형을 살게 된 사실이 전해졌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괴물을 처단”…의대 강요에 9수한 딸, 엄마를 죽였다[사건파일]

    “괴물을 처단”…의대 강요에 9수한 딸, 엄마를 죽였다[사건파일]

    “괴물을 처단했다. 이걸로 안심이다.”2018년 1월 20일. 엄마를 살해한 딸은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리고 엄마의 시신 옆에서 드라마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일본 시가현 모리야마시에서 일어난 모친 살인사건은 ‘교육 학대’ 문제로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사건 당시 31세이던 노조미(37)는 의대에 진학하라는 엄마의 강요에 의해 9년간 재수를 하고, 간호사가 된 후에도 엄마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했다. 사망 당시 58세였던 엄마 기류 시노부와 어릴 적부터 단둘이 시간을 보냈던 노조미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의사가 돼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의대에 가기엔 성적이 부족했고 지역 국립대 의대에 원서를 냈지만 불합격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친척들에게 “딸이 의대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계속해서 의대 입시를 강요했다. 무려 9년간 재수생 생활을 하며 세번이나 가출도 시도했지만 경찰에 발견돼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딸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화장실까지 쫓아올 정도로 속박했다. 2014년이 되어서야 엄마에게 조산사가 되겠다는 약속을 하고 지방의대 간호학과에 입학했지만, 수술실 간호사가 되고싶은 딸과 빨리 조산사 자격증을 따라고 요구하는 엄마 사이에 다시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미는 2018년 1월 19일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털어놨지만 엄마는 여전히 반대했고 “너 때문에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배신자”라며 딸을 비난했다.“엄마에게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노조미는 이날 밤 엎드려 있는 엄마의 목을 칼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집 근처 하천 부지에 버렸다. 두 달이 지나 시신이 발견됐고 노조미는 사체 유기 혐의로 체포됐다가 살인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노조미는 법정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엄마는 학벌 컴플렉스가 있었고, 간호사를 무시하고 의사를 존경했다”고 말했다. 2020년 1심 공판에서 엄마가 자살했다고 주장했던 노조미는 실형 1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성인이 된 후에도 극심한 간섭을 받아왔으며 범행에 이른 경위에 동정의 여지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후 2심에서 살인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피고 측과 검찰이 2월까지 항고하지 않아 형은 확정됐다. 노조미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엔 엄마한테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살인이라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속박되어 포로처럼 살아왔던 시간보다 감옥에서의 시간이 더 편하다. 하지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엄마를 살해한 것은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너의 아이 낳고 싶어”…국경 넘은 ‘랜선 연애’ 충격 전말 [사건파일]

    “너의 아이 낳고 싶어”…국경 넘은 ‘랜선 연애’ 충격 전말 [사건파일]

    온라인상의 상대방에게 마치 이성적으로 호감이 있는 것처럼 접근을 해서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범죄.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로맨스 스캠’ 관련 상담 건수는 지난 2019년 22건에서 2023년 88건으로 크게 늘었다. 국가정보원이 추정한 피해액도 2020년 3억 2000만원에서 2022년 39억 6000만원으로 1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인에게 로맨스 스캠을 당한 스위스의 20대 남성 얀 안드레 아발로(27)는 한국에 와서 직접 범인을 잡았다. 아버지 사망 보험금으로 받은 25만 달러(약 3억 3000만원) 중 14만 9000달러(2억원)을 범인에게 송금했던 그는 지난 2월 한국에 입국해 변호인을 구했고, 지난달 8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수사 결과 2023년 12월 27일부터 2024년 2월 15일까지 밤낮으로 달콤한 메시지를 나눈 20대 한국인 여성 ‘비쥬’는 사실 30대 초중반의 한국 남성 A씨였다. A씨는 “너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스위스 가서 영원히 살고 싶어”라며 아발로에게 송금을 유도했다. 아발로가 한국에 찾아오자 A씨는 ‘채권자 사무실에 갇혀 있다’, ‘병원에 있다’, ‘돈을 안 주니 만나줄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만남을 피하면서도 지속해서 돈을 요구했다. 경찰은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에 현금을 넣어 두었다며 A씨를 유인, 검거에 성공했다.서울서부지검은 A씨를 지난달 29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씨에게 사진을 제공한 여자친구도 사기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아발로는 스위스로 돌아가 학업과 회계 사무소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아발로를 도운 이도경 변호사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로맨스 스캠은 신뢰를 형성한 뒤 저지르는 범죄다. 그래서 정신적 회복이 어렵다”면서 “온라인으로 이성을 만나는 것은 지양하는 게 좋다. 친밀해도 금전을 요구할 땐 반드시 로맨스 스캠을 의심하라”고 조언했다. “파병 중에 다쳤어요” 미모의 여군 행세 군복을 입은 미군이나 미모의 외국인 여성 사진을 프로필로 앞세운 SNS 계정으로부터 친구 신청을 받고 ‘로맨스 스캠’ 사기 피해를 입은 경우도 많다. “해외 파병 중 다쳤는데 수술비가 필요해요. 전역하고 한국에서 당신과 살고 싶은데…” 피해자들은 랜선연애를 하던 이 여성이 남성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021년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외국 국적 30대 남성 B씨 등 4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외에 기반을 둔 실행 조직과 국내 자금관리 조직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벌였다.조직원 대부분은 아프리카 지역에 국적을 둔 외국인으로, 국내에서도 자금 관리 및 인출을 담당할 외국인 조직원들을 모집했다. 주로 미군이나 해외에 거주하는 변호사·의사 등을 사칭해 호감을 샀고, 외국인 연인 행세를 하며 돈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피해자 26명으로부터 총 16억 5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심리적으로 외로운 중·장년층이 스캠 수법에 잘 속는다”며 “특히 외국인에게 송금할 때는 확인을 거듭하는 등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SNS상 무분별한 친구 추가를 자제하고, 이미 피해를 입었을 경우 입금 내역과 대화 내역 등 증거자료를 지참해 경찰서에 신고하고 입금한 은행에 지급정지 및 반환 가능 여부를 문의하라고 조언한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40억 건물주가 살해한 양아들…‘22살 연하’ 애인이었다[사건파일]

    40억 건물주가 살해한 양아들…‘22살 연하’ 애인이었다[사건파일]

    2012년 11월 19일.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0대 여성 윤모씨와 그의 30대 아들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윤씨의 며느리이자 A씨 아내도 함께 입건됐다. 피해자는 윤씨의 양아들이던 40대 채모씨. ‘40억 건물주 양아들 살인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안양에 40억원대(2012년 공시지가 기준) 상가건물을 소유했던 윤씨는 2002년 안양의 한 골프장에서 채씨를 처음 만났다. 남편과 이혼 후 혼자 지내던 윤씨는 당시 50대 중반이었고, 채씨는 30대 중반이었다. 보육원에서 자란 채씨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수감 이력도 있었다. 채씨에게 연민을 느낀 윤씨는 “건달 생활 청산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라며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살도록 했다. 두 사람은 서로 ‘엄마’ ‘아들’로 호칭했지만 실제로는 연인관계였다. 중년의 여성이 22살 어린 남성과 동거를 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주변 시선을 의식한 윤씨는 2004년 2월 채씨를 양아들로 입양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채씨는 윤씨의 돈을 흥청망청 쓰기 시작했고, 폭행과 주사가 있었다. 여자관계가 복잡해 갈등이 심해지면서 윤씨의 분노는 점차 커져갔다. 그리고 윤씨는 2010년초 채씨를 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하고 보험금을 챙기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마련했다. 윤씨는 양자 입적 전부터 채씨 사망 시 보험금 1억 9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해둔 상태였지만, 살해계획을 세운 후 추가로 사망보험금 4억 4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보험만 12개, 수령액은 7억원에 달했다. 전직 조폭으로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인 채씨를 힘으로 제압하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윤씨는 수면제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후 연탄난로를 이용해 자살로 위장해 살해하기로 계획했다. 윤씨는 2009년 11월부터 친아들 부부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수면제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수면제 87알을 2010년 2월 여러 방법으로 먹게 했다. 신경안정제를 먹은 채씨가 깊은 잠에 빠지자 연탄난로를 채씨가 잠든 방에 갖다놓는 등의 방법으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게 했다. 새벽 시간 연탄난로를 방에 틀어놓은 채 사우나에 간 윤씨는 10시간 후 집에 다시 돌아와 방독 마스크를 쓴 채 새 연탄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그 후 안방에 머물던 윤씨는 저녁 무렵 채씨가 사망한 것을 확인한 후 119에 신고했다. 채씨가 숨지자 경찰은 살해혐의를 의심해 수사에 착수했다. 보험사들도 채씨 사망 직전 고액의 상해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것을 이상하게 여겨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경찰에 윤씨를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직접적인 살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윤씨는 수사 초기 “연탄가스 사고사일 뿐”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고, 건물주로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윤씨는 “돈이 많은데 왜 사람을 죽여가면서 보험금을 타느냐. 수면제는 함께 죽으려 산 것”이라며 “보험은 재테크 목적이었다”라고 범행을 부인했다.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미제사건이 될 뻔한 사건은 경찰이 2012년 5월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보험금 노리고 치밀하게 사전 준비징역 20년…아들·며느리도 징역형 윤씨는 체포된 후 구속돼 살인과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윤씨는 “숨진 채씨가 2008년부터 죽고 싶다는 얘기를 해왔다. 저 역시 우울증이 심해지던 중 ‘함께 죽자’는 채씨 제안에 따라 자살을 위해 수면제를 처방받았는데 채씨가 이를 이용해 혼자 자살했다”고 항변했다.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윤씨에 대한 미안함으로 동반자살을 제안한 채씨가 수면제를 구입하기 위한 어떠한 시도도 없이 수면제 구입까지 윤씨에게 맡겼다는 윤씨의 주장이 납득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소 지인들에게 ‘좋은 가족을 만나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등 행복감을 보였던 채씨가 동반자살을 제안한 윤씨에게 사망보험 가입을 요청했다는 윤씨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윤씨에겐 보험금 편취 목적 및 피해자와의 갈등관계와 피해자의 주폭 습성때문에 계속 발생하는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 등이 살인의 복합적인 동기가 됐다고 봐야 한다”고 결론 냈다. 1심은 “치밀하게 사전 준비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범행에 사용할 수면제를 구입하기 위해 아들과 며느리까지 도구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다만 윤씨와 살인 공범으로 기소된 윤씨의 아들과 며느리에 대해선 “살인을 공모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살인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그리고 각각 징역 1년 2개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윤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소했지만 2심과 대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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