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북유럽모델
    2026-09-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
  • 북유럽식 복지 만병통치 아니다

    북유럽식 복지 만병통치 아니다

    ‘스웨덴 모델’을 만든 군나르 뮈르달(1974년 노벨경제학상)과 알바 뮈르달(1982년 노벨평화상) 부부가 ‘사회 문제의 위기’라는 책을 낸 것은 1934년이었다. 저출산으로 인한 출산율 감소, 신세계로의 대량이주를 통한 인구격감의 문제가 스웨덴에서 심각하게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웃 노르웨이도 마찬가지였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마가레테 보네비가 ‘가족의 위기와 대응책’을 내놓은 것은 1935년이었다. 거창하게는 노동력 재생산의 실패, 단순하게는 ‘출산파업’으로 일컬어지는 한국 상황이 대입되지 않을 수 없다. 진보라는 가치를, 투쟁의 대오 앞줄에서 구호를 외치는 ‘아빠’에게 보다 육아와 가사노동에 신경쓰는 ‘엄마’에게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떠오를 법도 하다. ●냉전체제서 공멸 막은 타협의 산물 이번에 출간된 ‘노르딕 모델-북유럽복지국가의 꿈과 현실’(메리 힐슨 지음, 주은선·김영미 옮김, 삼천리 펴냄)은 요즘 가장 많이 논의되는 북유럽 모델에 대한 개론서다. 한국 사회에서 북유럽 모델은 일종의 로망이다. 이들 국가는 건강, 기대수명, 사회평등 등의 각종 국제지표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 그러다 보니 지나치게 낭만적이기도 하다. ‘교육천국 핀란드’, ‘복지천국 스웨덴’처럼 도식화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낭만적인 인식을 거부하는 데 치중한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을 ‘노르딕 모델’로 모은 뒤 역사, 문화, 정치·경제·복지 모델 등을 차분히 검토해 나간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두 가지. 하나는 노르딕 모델이 절대선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노르딕 모델은 자본주의적 생산을 보충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때로는 우생학과 대량해고 등 극렬한 사회적 압력을 동반하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저 유명한 스웨덴의 1938년 살츠요바덴협약의 탄생이, 그들이 유달리 양보심과 타협심이 많아서도 아니고, 탁월한 선견지명이 있어서도 아니라는 것이다. 출발은 냉전체제에서 공멸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 타협이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북유럽모델은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래를 말하다’에서 미국판 살츠요바덴 협약으로 ‘디트로이트 협약’을 제시했다. 국가적 차원의 사회안전망이 없다 보니, 개별 자동차회사가 사회안전망을 제공했다는 것. 최근 금융위기로 GM이 흔들릴 때 보수언론 등에서는 복지에 집착한 노조 탓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크루그먼의 시각에 따르면 그나마 개별 회사들이 복지를 제공하는 디트로이트 협약 덕분에 자동차산업의 고성장이 가능했다. ●박정희 독재가 추구한 복지국가의 길? 우리도 경험이 아주 없지는 않다. 1992년 포스코 공장과 사원주택 등을 둘러본 러시아 모스크바대 총장은 “이게 바로 레닌 동지의 이상향”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궁극적 꿈은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박근혜의 언급 등을 감안해 이를 ‘포항 협약’이라 부르면 어떨까. 아직은 위험스러워 보인다. 두 자릿수 성장률로 상징되는 박정희 신화에는 그가 전면 도입했던 의료보험과 연금제도가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을 보면 정치적 독재에 대한 거부감이 더 커 보인다. 노르딕모델이 궁금하다면, ‘워밍업’ 차원에서 2004년작 영화 ‘내 남자친구는 왕자님’도 볼 만하다. 왕 노릇이 싫어 미국으로 도망간 덴마크 왕자 에드워드가 미국 농부의 딸 페이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다. 그러나 에드워드를 통해 덴마크의 사회협약을 보여주는 대목은 눈길을 끈다. 덴마크에선 임금협상 때 전국적 단위의 노조 대표와 경영자 대표가 고성 안 회의실에 갇힌다.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어느 누구도 나갈 수 없다. 양측은 각종 통계자료와 수치를 가지고 적정 임금인상률 수준을 두고 격렬하게 논쟁한다. 왕실은 중재자다. 노르딕 모델의 맛보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 주류경제학의 우산 쓴 학자·관료들 지식 편식 털지 못하고 한미 FTA 고집”

    “美 주류경제학의 우산 쓴 학자·관료들 지식 편식 털지 못하고 한미 FTA 고집”

    ‘ATKE’. 한국의 고도성장을 ‘개발국가론’으로 분석한 앨리스 암스덴 MIT석좌교수가 만든 단어다.‘American-trained Korean Economists’의 머리글자를 딴 말로 ‘미국이 훈련시킨 한국 경제학자’쯤 된다.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미국 내 대학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아간 비미국인의 10%가 한국인이었다는 통계에서 나온 단어다.“(이런 편식이) 한국의 장래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박정희와 재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암스덴 교수이다 보니 국내 언론들은 숱하게 그를 다뤘지만, 이같은 언급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은 바로 이같은 암스덴의 경고가 현실화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한미FTA 추진, 그것도 참여정부 하에서의 추진은 워낙 어이없는 일이라 그 배경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분분했다. 답은 미국식 주류경제학 논리에 젖은 학계와 관료집단의 승리라는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정운찬·조순 교수의 학맥 조금, 경제사학자나 농촌경제학자 조금 외에는 중도적인 케인스주의자들까지, 소위 비주류경제학자들은 한국학계에서 거의 전멸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 결과는 “한국은 미국과 경기 동조화뿐 아니라 ‘인식의 동조화’,‘인문학의 동조화’까지 나타나는 현상”으로 요약된다. 스크린쿼터에 문화다양성 개념이 있듯, 인문학계에도 학문다양성 개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특히 재경·통상 관료집단의 신자유주의 집착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7년 전부터 미국과의 통상 문제를 연구해 왔는데, 담당 관료들과 얘기하다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오직 ‘시장’과 ‘경쟁’만을 얘기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경제·통상 관료들은 ‘한국정부’의 관료가 아니라 ‘신자유주의 당파 혹은 정파’이자 ‘노멘클라투라’다.”라고 지적했다. 고병권 ‘수유+너머’ 대표 역시 “서울대 사회과학대 교수 10명 가운데 9명이 미국박사이고 행시 합격자들 대부분을 미국으로 보내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들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천 강원대 교수도 “미국 주류경제학을 공부한 동기동창들이 학교·연구소 등에 진을 치고 있다 보니 현상분석이나 정책입안 때 서로 다른 이론이나 설명틀을 내세워 경쟁하거나 견제하는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경제라는 주류 분석틀에 맞지 않으면, 특히 칼 폴라니류의 문화인류학적 접근을 구사하는 학자들은 아예 학회나 심포지엄에 초청받지 못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이 교수는 ‘시장’이 일종의 종교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봤다. 그는 “시장을 말하는 순간 모든 논의가 ‘시장경제vs계획경제’,‘개방vs쇄국’이라는 이분법으로만 비쳐진다.”면서 “시장경제라도 어떤 시장경제냐, 개방경제라도 어떤 개방경제냐하는 ‘시장의 다양성’을 말해야 하는 지금 시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분법”이라고 말했다. 대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정우 전 청와대 특보가 언급한 ‘네덜란드식 모델’이 한 예다. 여기에는 오해가 있다. 미국식 모델 반대는 곧 유럽식 모델이고, 이는 곧 프랑스와 독일을 뜻하고, 복지병을 앓고 있는 이들 국가를 왜 따라해야 하느냐는 반론이 그것이다.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는 유럽모델에도 프랑스·독일모델과 북유럽모델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