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시정부
    2026-10-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총 57 건
  • 美정부 “본토 밖 고문도 금지”… ‘부시정부 때 해석’ 폐기

    미국 정부가 12일(현지시간) 고문 금지 원칙이 미 본토 안에서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를 포함한 국외 미군 기지는 물론, 외국에서 테러 용의자 등을 붙잡았을 때 임시로 가두는 공해상의 미군 함정이나 항공모함에서도 고문 행위가 완전히 금지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성명에서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모멸적인 고문과 처우를 금지하는 국제 고문방지협약은 미 정부 당국이 통제하는 모든 지역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본토는 물론 국경 밖에서도 수사·정보 당국이 용의자에게 고문을 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적시한 것이다.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법무부는 이 협약이 미 국경 내에서만 적용되며 ‘역외 외국인’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 취임 사흘 만에 구금자에 대한 고문이나 잔혹한 처우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이 협약의 국외 적용 여부는 명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날 결정으로 부시 행정부 시절의 해석이 10년 가까이 지나서야 공식적으로 폐기된 셈이다. 버내딧 미핸 NSC 대변인은 “새로운 입장은 미 정부가 취했던 이전 견해와 대조되는 것으로, 모든 미국인은 언제 어디서나 국내·국제법에 따라 고문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는 와중에 나왔다. 유엔은 미 당국자들에게 고문방지협약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제시하라고 압박해왔다.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12명도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고문 행위 중단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9·11 테러, 그 후 10년] (하) 끝나지 않은 전쟁

    [9·11 테러, 그 후 10년] (하) 끝나지 않은 전쟁

    지난 7월 해외 출장을 마치고 브라질 상파울루를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비행기를 탔던 기자는 중간 기착지인 미국 LA공항에서 한순간에 ‘잠재적 범죄자’가 됐다. 각종 신상정보를 입력한 전자여행인증시스템(ESTA)을 유료로 발급한 것까진 그렇다 하더라도 정식 입국이 아닌 중간 기착일 뿐인데도 공항 검색대에서 열 손가락 지문과 홍채 정보까지 입력해야 했다. 내 돈 내고 내 생체정보를 미국 국토안보부에 갖다 바친 꼴이다. 생체정보를 어떻게 이용한다거나 언제까지 보관한다거나 하는 설명은 전혀 없었다. 9·11이라는 전무후무한 테러 사건으로 미국인들이 받은 충격은 외국인들이 쉽사리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미국은 즉각 밖으로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형태의 보복전쟁에 나섰고 안으로는 국토안보부를 신설하는 등 안보체계를 강화했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국 공항에서 외국인들은 미국의 불안감과 함께 자신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에 불쾌감을 느낀다. 안보를 강화할수록 미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악순환에 빠진 셈이다. 테러와의 전쟁도 미국에 대한 거부감만 ‘세계적인 현상’으로 확산시켰다. 미국이 “해방”을 말하면 세계는 “침략”으로 듣는다. ‘자유’가 아니라 ‘전쟁’이 미국의 상징이 된 형국이다. 신뢰가 없으면 헤게모니도 없다. 결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취임 이후부터 외국 시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한 공공외교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경제력 약화는 미국의 쇠락에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최우량 등급(AAA)에서 한 단계 낮춘 것은 미국이 보증하는 국채조차 이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대테러 전쟁’은 여기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연방정부의 총 부채는 14조 3000억 달러를 넘는다.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2001년 부시 대통령 취임 당시만 해도 5조 8000억 달러였지만, 그의 재임 8년 동안 6조 1000억 달러나 되는 빚이 새로 생겼다. 미 브라운대학교 왓슨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6월 전쟁비용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미국이 전쟁에 투입한 직접 비용만 3조 2000억~4조 달러라고 밝혔다. 오사마 빈라덴은 지난 2004년 공개된 비디오를 통해 1980년대 소련처럼 “미국이 피를 흘리며 파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9·11테러 진상조사위원회가 추산한 9·11테러 비용이 40만~50만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사마 빈라덴은 엄청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은 부시 대통령이 20 01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시행한 대규모 감세정책이었다. 한국은행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부시정부 이전까지는 전쟁을 벌이는 동안엔 한시적으로 세율을 인상해 전쟁비용을 충당했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에 소득세율을 10% 인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두 전선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감세정책을 고수했다. 예산·정책우선순위 센터(CBPP)는 최근 보고서에서 천문학적인 정부부채 증가 원인으로 ▲경기침체 ▲구제금융 ▲감세 ▲전쟁을 지목했다. 이 가운데 감세는 전쟁 비용보다도 미국 재정에 더 큰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부시정부 실종된 이메일에 무슨 내용이?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사라진 백악관 이메일 복구에 나선다. 이번에 복구되는 이메일에는 이라크 전쟁을 비롯해 중앙정보국(CIA)과 연루된 내용 등이 포함돼 있어 부시 정권의 의도적인 은폐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은 부시 행정부 시절의 이메일이 보존돼 있지 않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기간 중 94일치의 이메일을 복구하기로 결정하고 이와 함께 전자 기록물들을 보존하는 시스템에 대한 정보도 공개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올해 초 이미 61일치의 이메일을 복구한 데 이어 33일치의 이메일도 추가 복구하기로 한 것이다.백악관의 이번 결정은 부시 행정부가 연방법을 위반하며 이메일을 고의로 삭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2007년 조지 워싱턴대 국가안보문서보관소(NSA)와 ‘정부의 책임과 윤리를 촉구하는 시민모임(CREW)’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끝에 이뤄졌다. 이번에 복구되는 이메일 중에는 이라크 전쟁 시작을 앞두고 사라진 것도 있어 백악관은 물론 소송을 제기한 두 단체 모두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또 당시 중앙정보국 비밀요원의 신분을 언론에 고의로 누설한 사건에 백악관 참모가 연루됐다는 ‘리크 게이트’ 관련 이메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전 행정부의 고의 은닉설이 확산되자 당시 백악관 부대변인을 지낸 스콧 스탠젤은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부시 행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고 있다.”며 반박했다.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오바마 체코·폴란드 MD철회에 엇갈린 반응

    오바마 체코·폴란드 MD철회에 엇갈린 반응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부시시대의 유산’인 동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철회하겠다고 밝히자 국내 보수파들은 ‘위험하고 근시안적인 유화책’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미사일 방어 기지가 들어설 예정이던 체코와 폴란드 등 동유럽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러시아와 이란은 환영하는 등 국제사회의 희비도 엇갈렸다. 특히 러시아는 18일 MD에 맞서 자국령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 ‘해빙 무드’를 더했다. ●러 단거리 미사일 배치 보류로 ‘화답’ 오는 21일 열릴 유엔총회를 며칠 남겨두고 이뤄졌다는 것도 주목된다. 이 기간 중 오바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인데, 이는 이번 결정이 이란을 지원하는 러시아를 유인할 ‘내밀한 거래’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자국 안보를 이유로 MD 계획을 반대해온 러시아는 오바마의 결단을 반기면서도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이번 결정은 미국과 방어 공조에 나설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며 오바마의 ‘책임있는 태도’를 높이 산다고 화답했다. 지난 7월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양국간 ‘관계 재설정’을 염두에 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도 “(미국이) 용감한 결정을 했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란이 곧 핵무기를 보유하면 중동 내 권력구도가 완전히 뒤바뀔 거란 공포에 시달리던 미국은 국제제재로 이란을 고립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번번이 가로막혔다. 백악관은 “러시아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결국 이번 선택은 러시아에 건네는 ‘당근’인 셈이다. “이제 양국간 전략적 파트너십 회복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콘스탄틴 코사체프의 말처럼 긍정론도 있지만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부시정부의 실수를 고친 것뿐”이라며 여전히 이란에 대한 새 제재를 반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사일 방어의 원인을 제공했던 이란 정부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란 고위관계자는 “MD 계획 철회는 이란 핵프로그램에 대한 위협과 대립에서 멀어지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동유럽 달래기 나선 미국 동유럽의 우려는 깊다. 미군기지 구축에 정치적 자산을 내걸었던 폴란드와 체코 정치권은 반발하고 있다. MD는 구소련 세력권을 회복하려는 러시아의 잠식을 막아주겠다는 미국 공약의 상징이었다. 때문에 미국은 발표 직전엔 오바마가 직접 두 나라 정상에 전화해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발표 직후엔 두 나라에 고문단을 파견하는 등 동유럽 달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미사일 요격기능을 탑재한 이지스함을 유럽 남·북부에 배치하겠다며 MD 철회에 따른 대안책을 제시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18일 유엔총회를 앞둔 연설에서 “이란의 위협을 막기 위해 더욱 광범위한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동맹국들을 달랬다. 미국 내 반대 역풍도 거세다. 공화당 의원 등 보수파들은 미국과 유럽의 안보가 취약해질 수 있다며 ‘나약하고 순진한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존 킬 상원 공화당 원내 부대표는 “미국은 동맹들에 등을 돌렸다.”고 강력 비난했다. 러시아의 분노를 무릅쓰고 이를 지지해온 옛소련 위성국들과의 합의를 폐기, 위험을 떠안겼다는 지적이다. 존 볼턴 전 유엔 대사는 “러시아와 이란만 큰 승자가 됐다.”고 질타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엉덩이 뚱뚱 힐러리… 함량미달 오바마”

    힐러리→뚱뚱한 엉덩이/오바마→함량 미달/페일린→반짝 인기/바이든→허풍쟁이/매케인→사기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시절 차기 대선에 뛰어든 정치인들의 등뒤에서 퍼부은 독설이 당시 측근에 의해 공개돼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스피치라이터(연설문 작성자)로 활동했던 매트 래티머는 오는 22일 발간될 ‘백악관에서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라는 회고록에서 부시의 독설 퍼레이드를 폭로했다고 미 언론이 15일 일제히 전했다. 회고록 초록에 따르면 부시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능력을 혹평했다. 래티머는 “부시 대통령은 뜬금없이 ‘참으로 위험한 세상이야. 이 친구(오바마)는 이런 일을 해내기에는 턱없이 자격이 부족해. 이 친구는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아.’라고 비난했다.”고 회고했다. 부시는 오바마보다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선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는 “그녀(힐러리)의 뚱뚱한 엉덩이가 이 책상에 앉을 때까지 기다리자.”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부시는 조 바이든 부통령 지명자에 대해 “만약에 허풍이 돈이라면 아마도 바이든은 백만장자가 됐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부시는 지난해 9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세라 페일린 당시 알래스카 주지사가 존 매케인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되자 “내가 그녀를 만난 적이 있던가. 그래 만났었을 거야. 그런데 (페일린이) 괌 주지사던가.”라고 물었다. 부시는 전당대회에서 페일린이 스타로 부상하자 “그녀는 전국적인 무대에서 하루도 살아보지 못한 것은 물론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자리에 앉게 됐다.”면서 “닷새 정도 지켜보자.”고 말해 조만간 인기가 시들해질 것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래티머의 이번 회고록 출간에 대해 다른 부시 측근들은 “이건 배신행위나 다름없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부시와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측근들이 회고록 등을 통해 부시의 등에 비수를 꽂은 일이 처음은 아니다. 톰 리지 전 국토안보부 장관은 지난달 자서전을 통해 “2004년 대선을 앞두고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테러 위협 경보를 격상시키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앞서 부시의 심복으로 불렸던 스콧 매클렐런 전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임기 말기인 지난해 5월 ‘부시 백악관의 내막과 워싱턴의 기만적인 문화’라는 회고록에서 “이라크 전쟁은 엄청난 전략적 실수였다.”고 비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로켓발사는 2012년을 겨냥했다?

    北 로켓발사는 2012년을 겨냥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5일 세번째 로켓을 발사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흉흉해지고 있다. 북한은 우주공간에서의 평화적 이용이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은 대륙간탄도탄을 운반하는 미사일 실험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즉 북한은 이번 로켓발사가 실험 통신 위성인 ‘광명성 2호’라고 주장하고, 미국·일본 등은 ‘광명성 2호의 탈을 쓴 대포동 2호’라고 반발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사거리 안에 들어 있는 일본이나 괌을 지나 하와이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미국이 유난스레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오바마와 미국과 한반도 그리고 2012년 체제’(정욱식 지음, 레디앙 펴냄)는 이같이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 봐야 할지, 한국과 더 나아가 북한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책이다. ●김일성 주석 출생 100년… 한·미 정권교체기 책은 일단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에 우선 넓은 이해의 틀을 제공하고, 이 틀내에서 한반도 문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국제 정세가 이미 넓은 그물로 짜여져 있어 어느 한 쪽을 잡아 당기면, 관련된 그물이 모두 끌려 가거나 이지러지는 상황에서 남북문제에만 집중한다고 해결책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물을 잘 이용해야지, 그렇지 못할 경우 발목이 잘리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덫’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일테면 네오콘이 장악한 미국 부시정부와 북한과의 긴장관계가 완화된 것은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멈췄기 때문이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사라지고 전쟁이 미궁으로 빠졌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현재 북한의 로켓발사 등 도발을 2012년과 연계시켜서 봐야 한다고 말한다. 2012년은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북한이 “2012년에 강성대국을 활짝 열어 놓겠다.”고 공언하며 인공위성 보유를 핵심 프로젝트로 내세우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2012년은 세계적으로도 정치의 계절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결정되고, 러시아의 대선과 중국 후진타오의 퇴진, 타이완의 총통선거, 한국 총선과 대선이 실시된다. 문제는 각국이 정치적 이해와 일정에 따라 북한 핵 또는 미사일 문제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인 ‘MD확산 문제’와 연계돼 북한 핵 또는 미사일 문제가 실체와 아주 다르게 움직일 수도 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가 MD체제 참여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한미 전시작전권이 62년 만에 전환되는 2012년은 안보공백에 대한 우려가 ‘의도적’으로 높아질 수도 있다. ●MD체제 참가는 동북아 군사 긴장감 높여 저자는 남한이 MD에 참여할 경우 북한은 물론, 러시아, 중국과 불화는 불보듯하고, 완화되어 가던 한반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우려한다. 한반도가 다시 강대국 정치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몰락을 신자유주의의 확대와 탐욕적인 금융시스템뿐만 아니라 이라크와의 명분없는 전쟁 등 정치·군사적인 원인에서 찾는 시각도 신선하다. 평화연대네트워크 대표인 지은이는 북한대학원대학원, 미국 조지워싱턴대 객원연구원 등으로 국제정세와 외교· 북한문제에 관한 연구·저술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1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영혼없는 경제외교/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ㆍ전총장

    [열린세상] 영혼없는 경제외교/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ㆍ전총장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은 미국에서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차단하기 위해 우리나라 국회에서 먼저 비준을 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 등 야당은 농산물과 서비스 등 피해산업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며 국제경제위기와 미국 대통령선거 등 상황 변화가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이 여야의 생각이 다른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상임위원회에 상정하여 조속한 본회의 처리를 추진하고 있고 이에 맞서 민주당은 여야 합의 없이 상정할 경우 실력저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다면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놓고 여야가 벌이는 싸움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한마디로 영혼없는 정치싸움일 뿐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 심각한 결함(badly flawed)이 있다고 부시 대통령에게 공개서한까지 보냈다. 또 오바마 당선인은 한국은 미국에 자동차를 수십만대 수출하면서 정작 미국자동차수입은 수천대에 불과하다는 구체적 예를 들며 한·미자유무역협정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나라 국회가 먼저 비준을 하여 압박한다고 해서 미국이 재협상 요구할 것을 안 할 것인가? 콜롬비아와 페루는 우리나라와 같이 미리 비준을 하여 미국을 압박하려다 실패한 선례를 남겼다. 오바마 정부가 막상 재협상을 요구해 올 경우 우리나라로서는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사실은 오바마 당선인은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해서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통해 미국경제를 살리겠다는 기본 정책기조에서 나온 논리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부시행정부가 자유무역을 허용하며 미국내 일자리가 줄고 무역적자가 생겼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교역상대국에 대해 노동, 환경 등의 기준을 강화하여 수입을 줄이고 수출을 늘리겠다는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 환율을 조작해서 수출을 늘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를 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여러 국가들에 대해서 동시 다발적으로 무역 압력을 가하겠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말한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잘못이 있다고 지적한 것은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표시로 볼 수밖에 없다. 오바마 당선인은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취임 즉시 경제문제 대처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전통적으로 미국 민주당은 정부의 시장개입을 중시하고 공화당은 시장자유주의를 중시한다. 민주당 후보인 오바마가 인종의 벽을 넘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정부가 공화당 정책기조를 탈피하여 적극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내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당선인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산업 재편과 규제 및 감독강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통한 경기부양, 자동차 산업에 대한 강력한 지원, 중산층의 성장을 위한 각종 산업정책과 세금감면 등의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실상 부시정부정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새로운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새로운 차원의 경제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처할 경우 자유무역협정이 표류상태가 되는 것은 물론 자동차, 철강, 섬유 등 주요 수출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오바마 측 인사들과 접촉할 수 있는 인맥을 찾는 데 급급한 편협한 태도에서 벗어나 경제대국으로서 당당한 모습으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적극적인 국가 대 국가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국제금융위기 극복에 함께 노력하는 것은 물론 양국이 서로 이득이 되는 무역정책을 재정립하고 상생체제를 구축하는 의연하고 멀리 보는 경제외교가 필요하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ㆍ전총장
  • [인종 벽을 넘다-美 오바마 시대] 오바마 당선 이후 전망

    [인종 벽을 넘다-美 오바마 시대] 오바마 당선 이후 전망

    미국 역사상 첫 흑인대통령이자 진보와 변화를 내세운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어떤 대내외적인 변화를 가져올까.5일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과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의 긴급 대담을 통해 의미와 향후 변화 전망, 우리에게 미칠 영향 등을 짚어봤다. 1 승리는 무엇을 의미하나 사회: 미국 역사상 첫 흑인대통령이 탄생했다. 오바마의 승리는 무엇을 의미하나. 남성욱 소장:에이미 추아(Amy Chua)라는 예일대학의 중국계 미국인 교수는 지난해 내놓은 ‘제국의 미래’라는 책에서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분석하면서 미국이 나아갈 점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핵심은 ‘관용의 폭이 좁아지면 결국 제국은 역동성과 생동감을 잃으면서 망해갔다.’는 거다. 그러면서 관용 속에 미국의 이민사회를 이룩한 제국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버락 오바마 후보자를 주목했다. 오바마는 변화와 실용, 가치 등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 8년간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에 따른 손실, 대외정책 실패, 금융위기 등으로 지도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미국 사회의 바람과 가치들이 모여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변화를 가져왔다. 오바마가 백인들의 거부감을 극복하고 관용을 현실정치에서 구현했다는 측면에서 이질적인 이민사회를 바탕으로 커 온 미국의 미래와 관용을 바탕으로 하는 ‘제국’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한다. 채욱 원장:금융대란이란 위기상황 속에서 차별받아오던 흑인 중에서 이를 해결할 인물이 나왔다. 금융위기가 만든 대통령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백인위주 정치·경제 권력구조의 변화가 일어나는 계기다. 보수 이념에서 진보적인 이념이 주류자리를 차지하고 정책적으로도 그러한 측면이 상당히 수용될 것이다. 2 변화가 예상되는 정책은 사회: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남 소장:미국 국민들이 변화를 추구한 것은 지난 8년간 공화당 정부의 정책이 혐오 수준까지 간 탓이다. 어느 대선보다 압도적인 승리라는 결과는 이런 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임을 의미한다. 우선 ‘미국부터 챙기자.’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전달될 것이다. 미국부터 챙긴다는 의미는 금융위기의 극복이 우선적인 과제고, 대외정책에서 추락한 미국의 위상 회복의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 금융 메커니즘 실패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국내 경제정책이나 사회문제에 대해 부시 행정부보다는 더 비중을 둘 것이다. 채 원장:세제개혁을 통해 기업이나 고소득층에 유리했던 경제정책에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으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대외통상에 있어서 자유무역의 추진보다는 노동과 환경을 중시하는 ‘공정무역의 정책´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가 자유무역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자유무역이 가져올 수 있는 미국 내 여러 제조업의 일자리 상실이나 서비스업의 저임금 일자리 감소 등을 막아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정무역’을 하겠다는 건데 보호주의적 무역정책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가 무역대표부(USTR)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것도 외국과의 무역협정이나 불공정한 무역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통상마찰 여지가 늘었다고 할 수 있다. 사회: 오바마는 김정일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북·미관계가 급진전되고 오바마 임기 내 정상회담과 수교 등 관계정상화도 기대할 수 있겠나. 남 소장:북한의 선택에 달려 있다. 현재 오바마 캠프의 외교분야 인물들은 북핵 문제에는 강경한 입장이지만 관계개선이나 교류협력 등에선 유연한 태도다. 내년 1~2월 뉴욕 채널을 통해 양측이 조율에 나설 것이다. 고든 플레이크 등 민주당 계열 인물들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강하게 오바마에게 주문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큰 틀의 합의가 되면 차관보급 인사가 1~2월 취임과 동시에 평양에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측이 핵 검증 등 미국 요구에 성의를 보이면 미국 차관급의 상반기 방문, 하반기 국무장관 방문도 예상된다. 국무장관 회담에서 정면돌파가 이뤄지면 내년 또는 후년쯤 오바마 대통령의 평양 방문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문제는 김정일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내년 1년 역시 북·미관계, 남북관계에서 격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사회:민주당 정권이 북한에 대해 보다 우호적인 정책을 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남 소장: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개입주의를 표방했다. 개입은 처음에 설득이다. 당근이 들어간다. 그렇지만 설득과 당근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채찍이 들어가고 처벌이 가해진다. 그게 민주당 대외정책의 핵심이다. 역대로 전쟁은 민주당 집권 당시 더 많이 일어났다.7대3의 비율이다. 오바마가 직접 대화를 주장함으로써 순진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그건 문제해결 의지가 강하고 그만큼 역설적으로 북한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외교분야의 백전노장인 부통령 당선자 조지프 바이든에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의 보좌관 프랭크 자누지가 동북아 팀장을 맡아서 크리스토퍼 힐을 대신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그레그,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클린턴 외교라인이 재등장해 새로운 클린턴팀이라고 불릴 정도다. 사회:클린턴정부는 핵 폐기한 북한을 용인했다기보다는 핵 중단의 북한을 받아들였다. 그런 측면에서 오바마 정부도 그런 식으로 타협하지 않겠나. 핵폐기가 아니라 있는 상태에서 동결하는 선에서 북한의 존재를 인정해주고 정상회담을 하고 국교수립을 준비할 가능성은 없나. 남 소장: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대외행태를 볼 때 협상기술이 능란하고 협상이 전문화돼 있어서 미국으로서는 골치아픈 상대다. 리비아는 체제 보장 약속을 받고 핵을 포기했고. 우크라이나는 넌 루거 프로그램에 의해 16억달러를 받고 핵을 포기했다. 북한은 이 둘을 합쳐 경제보상+체제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10개의 핵무기의 처리,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묵인 여부,2~3년 걸리는 핵폐기 과정 속에서 언제 오바마가 평양에 갈지 등. 또 오바마가 핵폐기 촉진과정에 평양을 방문할 지 혹은 폐기가 절반 이상 이뤄진 시점에 갈지, 미 정부 입장에서 난제지만 오바마 외교팀이 진보적이란 점에서 내년 상반기 중 고위급 인사의 방문은 가능하다고 본다. 3 북핵해법 전망은 사회:북·미관계의 변화는 경제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줄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때 대부분의 경수로 건설 비용을 한국이 짊어졌다. 또 유사한 합의가 이뤄지면 경제적 부담을 한국이 뒤집어써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지. 채 원장: 6자회담의 활용과 상호 포괄협력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자는 게 오바마의 방침이고 그럴 때 남북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투자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을 외국기업들이 중국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오바마의 방북이 실현되면 한반도 긴장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담도 6회담 틀 안에서 지면 된다. 6자회담과 오바마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4 통상마찰 해결책은 사회:이명박 정부는 미국과 포괄적 동맹을 강조하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 TA) 변수도 있고 북한문제 변수도 있다. 부시정부와 맺은 한·미동맹의 내용과 오바마-이명박 대통령이 그릴 내용이 달라지지 않을까. 남 소장:오바마측 사람들의 외교책자를 읽으면 직접 외교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6자보다는 양자로 풀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 정부 실무자들이 가서 외교안보 라인과 정책에 대해 대미외교정책 조율, 튜닝을 하는 것이 늦어도 2월까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정상외교는 불가피하고 시급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가 3~4월까지는 이뤄져야 한다. 정상끼리 총론을 얘기하고 각론에 있어서 FTA., 군사동맹 문제 등을 풀어가는 방식이 돼야 한다. 쉽지 않은 일정이지만 북핵 문제라는 큰 현안을 놔두고 한·미 정상이 조기에 만나야 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북핵문제에 대한 논의를 갖고 가야 한다. 오바마 측에서 한국과 자동차 문제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FTA 비준은 난관 중 하나다. 사회:금융위기로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오바마는 어떤 방향으로 보완해 나갈 것으로 보나. 남 소장:오바마는 금융위기가 부시행정부의 무절제한 규제완화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천명해왔다. 미국 연방은행의 관리, 감독기능이 강화되고 금융규제가 강화될 것을 의미한다. 또 고용, 노동시장과 환경의 중요성을 주장해왔다. 고용확대와 고용안정을 위한 국내투자를 확대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오바마는 자동차분야 등 FTA은 잘못됐으며 개정돼야 한다고 공언해 왔다.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남 소장:지난해 미국은 한국에 미국산 자동차를 8000대 팔았는데 우리는 66만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최저물량수입 보장 등의 요구도 나오고 있다. 한·미동맹이 군사정치동맹을 넘어서 경제동맹으로 가는 데 FTA는 필수적이다. 자동차 요구에 대한 항목을 세부적으로 검토해서 미국 자동차노조의 불만을 무마시키면서 비준을 이끌어내는 전략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채 원장: 오바마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 및 추가 협의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오바마의 당선이 매케인 당선보다 한·미 FTA 비준에 유리하다. 정부와 타협을 보면 의회 다수석을 차지하게 된 집권 여당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도 더 쉽기 때문이다. 남 소장의 지적대로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를 다 통과시키고 오바마와의 협상에 전념해야 한다. 내년으로 넘어가면 미국은 그 와중에 재협상 요구하는 등 복잡한 게임이 된다. 막후 협의를 통해 미측이 재협상 요구 수준을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해 FTA가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엔 정치적으로 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다. 5 새 무역질서 추진하나 사회: 금융위기를 계기로 오바마가 새 국제무역질서를 추진할 가능성은 있나. 채 원장: 금융위기가 미국에서 촉발됐고 미국 위상도 저하됐지만 미국을 대체할 국가는 없다. 브레튼우즈 시스템을 대체할 대안은 당분간 등장하진 않을 것이다. 달러 위주의 체제는 변함 없을 것이다. 대안 화폐로 기대되던 유로화도 타격을 입었고 중국도 통제 및 시스템의 결함이 있다. 오바마는 금융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체제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나갈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관리감독 기능 강화는 앞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 수행에도 영향을 줄 거다. 남 소장:오바마는 변화라는 가치 아래서 지금까지 금융정책이 가진 자, 고소득자의 한탕주의를 부추긴 측면에 대해서 자본주의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 일정부분 정부의 개입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울 것이다. 이번 위기가 미국발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진원지가 월가다. 통화체제를 건드리기보다는 자신들의 도덕적 해이, 금융기관의 관리감독 등 내부금융질서를 규제단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월가 고소득자들이 혜택을 보고 피해는 일반 서민들에게 돌아간 상황에서 중산층 이하의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오바마로서는 금융계에 도덕적 자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6 한미 경제관계는 사회:우리의 대일·대미 무역량을 더해야 한·중 무역량의 규모와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시대의 한·미 경제관계는 어떤 의미를 갖나. 채 원장:중국경제가 아무리 급격한 경착륙을 안 한다지만 이제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 대략 8% 이하로 갈 것이다. 우리의 대중국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내년부터 그렇게 갈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만 의존할 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도 한·미 FTA와 미국시장은 의미를 갖는다. 오바마는 대체에너지 개발과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 녹색성장을 약속했다. 이명박대통령도 같은 비전을 갖고, 같은 경제성장 목표를 갖고 있어 서로 기술교류를 하고 투자를 확대할 여지가 많다. 사회:이번 선거는 미국 풀뿌리 민주주의의 부활이란 평가도 받는다. 역대 최고대의 투표율, 젊은이와 소외계층의 참여 등 기대와 참여가 넘쳐나는 선거였다. 남 소장: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월가 및 고소득층의 도덕적 나태 속에 오바마의 변화에 대한 주장이 대중의 정치적 무관심 깨웠고, 미국의 30~40% 달하는 비 백인·앵글로색슨 계층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함으로써 미국이라는 사회가 새로운 길에 들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향해 가는 대열에 서게 했다. 유색·소수인종들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주장함으로써 미국 사회의 역동성과 변화를 점쳐볼 수 있게 됐다. 또 워싱턴의 정책이 높은 소득을 가진 화이트 앵글로색슨보다는 평균적인 미국인의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 같다. 더불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안 아메리칸이 좀더 과거보다는 정치적 입지가 상향됨으로써 주류 사회에 진입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채 원장:낙태 권리 인정과 여성인권 주장, 가난한 자 등 보다 마이너리티들에 대한 많은 정책적 배려가 예상된다. 미국사회의 여러가지 편견들도 줄어들 것이다. 사회: 변화를 강조한 오바마 시대를 어떻게 맞아야 하나. 남 소장: 젊은 리더인 탓에 예측이 쉽지 않다. 한국의 대미정책도 탄력적으로 가야 한다. 종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새시대, 새로운 변화와 함께 가는 인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채 원장:통상 분야가 자칫하면 어려워질 가능성 있다. 규제완화도 필요하지만, 한·미 FTA를 꼭 성사시키지 않으면 수월하게 풀어나가기 어려울 거다. 한·미 FTA를 성사시키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사회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정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미국 대선과 MB정부의 대응 전략

    [김형준 정치비평] 미국 대선과 MB정부의 대응 전략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미국 대선은 민주당 오바마 후보의 승리로 끝날 것 같다. 미국 건국 232년만에 첫 흑인 대통령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선거 직전 실시된 주요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후보가 매케인 후보를 5~10% 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서면서 대통령 선출에 필요한 선거인단(270명)을 훨씬 넘겼기 때문이다. 더구나, 워싱턴포스트가 선거 3일전에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전체 투표의 30~35%에 해당되는 조기투표에서 투표자의 59%가 “오바마를 찍었다.”고 응답할 만큼 선거전에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 이러한 사실들이 ‘오바마 낙승’ 예측의 신뢰성을 높여주고 있다.8년만에 부시 공화당 정부에서 진보성향이 강한 젊은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정부로 교체되면 한반도 정책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빠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대북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할 것이다. 오바마는 한·미간 불균형 무역 분쟁 소지가 있는 자동차와 소고기 협상 등이 조정된 후에 한·미 FTA를 비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더구나, 김정일 국방 위원장과 직접 대화 의지를 밝힐 정도로 적극적인 대북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오바마가 당선되면, ‘비핵 개방 3000’을 근간으로 하는 이명박(MB)정부와 북·미 직접 협상을 강조하는 미국 신정부간에 마찰이 예상된다. 대선 이후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MB 정부가 유념해야 할 사항은 통치환경의 변화가 가져다 줄 불확실성과 불예측성이다. 정권이 오바마로 교체된다고 해서 한·미동맹의 발전 기조가 별안간 바뀌지는 않겠지만,MB정부와 미국 신정부간에 정치 이념 성향의 부조화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정서적 코드에서 부자연스러움이 노출될 개연성이 크다. 실제로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미국정부의 이념성향과 정권교체와 맞물려 한·미간에 미묘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진보성향의 클린턴 정부가 보수성향의 김영삼정부를 배제한 상태에서 북한과 제네바 협상을 추진함으로써 발생했던 한·미간의 긴장이었다. 급기야 1997년 외환위기에 직면한 김영삼정부의 도움 요청을 미국 정부가 외면하는 사태까지 치달았다. 진보성향의 김대중정부와 클린턴정부간에 원만했던 협조체제와 마찬가지로 MB정부는 그동안 이념성향이 비슷했던 부시정부와 상당한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부시 대통령은 소고기 추가 협상, 독도 표기 원상회복, 한국의 G20 회의 참석, 미국과 300억달러 통화 스와프 합의 등 MB정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원 투수로 등장해 물심양면으로 화끈하게 도와주었다.MB정부는 이제 더 이상 이와 같은 구원투수와 방패막이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의 흐름에 주목하면서 혹독한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 때와 같이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의도적으로 불편한 긴장관계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맹목적인 굴욕 외교를 펼치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자긍심, 자신의 철학과 신념으로 미국의 신정부를 설득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이외에 MB정부는 향후 북한체제 붕괴와 같은 외생적 변수가 한반도에 몰고 올 파장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하고 냉정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국가위기관리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과 통화 스와프 합의에 도취되어 당장 금융위기 해소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서 벗어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위기는 산사태처럼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리 없이 급작스럽게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박재규 통일산책] 남북한 소통하에 북핵폐기가 중요하다

    [박재규 통일산책] 남북한 소통하에 북핵폐기가 중요하다

    북한은 핵신고서 제출과 함께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다. 미국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와 함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의회에 통보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각자의 치밀한 계산하에 이루어진 상호조율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조만간 재개될 6자회담은 2단계 불능화의 마무리와 3단계 핵폐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핵신고서 검증과 핵폐기 대상 등도 주요의제로 예상된다. 검증문제는 검증의 주체·대상·비용이 핵심이다. 검증주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포함시킬지,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될 것인지 아니면 핵무기 미보유국인 한국과 일본은 뺄 것인지 등이 쟁점화될 것이다. 검증대상은 무기급 플루토늄 추출량과 용처를 중심으로 할 것인지, 농축우라늄(UEP)과 시리아·북한간의 핵협력 의혹도 포함시킬지 등이 쟁점으로 예상된다. 검증비용은 5자(한·미·일·러·중) 균등분담 원칙이 있어 큰 쟁점은 아닐 듯하지만 일본의 참여시기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핵폐기 대상은 장비와 시설로 한정하려는 북한과 핵물질과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을 주장하는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논쟁이 예상된다. 9·19 공동성명과 한반도비핵화선언은 폐기대상으로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3단계 핵폐기 대상으로 핵장비와 시설을 강조한다. 물론 핵물질과 핵무기가 폐기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다. 결국 북한은 3단계 핵폐기를 다시 소단계로 나누어 이행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진 듯하다. 핵폐기 1단계에서는 핵장비와 시설을 폐기하고 상응조치로 경수로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 핵폐기 2단계에서는 핵무기 보유국의 지위를 갖고 미국과의 핵군축회담을 통해 핵물질과 핵무기를 폐기하고 상응조치로 체제안전보장과 경제적 보상이 담긴 국교정상화를 요구할 수 있다. 미국무부 성김 한국과장은 최근 “부시정부 임기 내에 북핵 3단계 목표를 완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외교적 성과의 필요성을 보여주었다. 미국의 외교적 성과는 북한의 협조와 국내의 지지, 부시 대통령의 해결의지가 있어야만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러나 국내외적 환경이 그리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의회 일부에서 대북테러지원국 삭제를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네오콘 잔존세력들과 보수 언론들은 북한의 HEU 문제와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을 부각시킨다. 이명박 정부도 북한의 ‘신 통미봉남’ 전략에 대한 미국의 소극적 대응에 불만이다. 특히 9월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대선정국은 북핵진전의 동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이 시점에서 북한은 철저한 손익계산에 따라 부시 및 차기 정부와 협력할 것을 구별할 것이다. 북핵진전의 동력확보는 중요하다. 지난 시기 북핵상황의 긍정적 분위기 전환에 한국의 역할이 돋보였다. 창조적 모호성으로 9·19 공동성명을 이끌었고,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으로 2·13 합의를 탄생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한국의 역할은 남북간의 소통, 한·중간의 조율, 한·미간의 동맹적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이 6자회담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북핵문제의 당사자로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간의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제사회에서 불신받고 있는 북한을 설득하고 보증할 수 있는 역할도 한국만이 할 수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이 한국의 역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실용주의 대북정책은 성과를 중시한다. 부시 2기 정부도 외교적 성과를 위해 대북 강경정책에서 포용정책으로 전환했다. 실용의 관점에서 최근의 북핵진전은 대북정책 전환을 위한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의 잣대를 강조한다. 남북한의 소통하에 북핵진전을 이끈다면 이것이 바로 실용의 잣대의 전형이 될 수도 있다. 박재규 경남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
  • [인터뷰] 새정부 출범 앞둔 ‘남북·북미 관계 ’박재규 전 통일장관에 듣는다

    [인터뷰] 새정부 출범 앞둔 ‘남북·북미 관계 ’박재규 전 통일장관에 듣는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자타가 인정하는 대북, 한·미 관계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북정책을 주도했으며 역사적인 6·15선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세차례나 독대할 정도로 북한 최고위층에 대해서도 밝은 편이다.▲1944년 마산 출생 ▲67년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69년 미국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 졸업(정치학 석사) ▲74년 경희대학교 정치학박사 ▲99.12∼2001.3월 통일부장관 ▲03∼현 동북아대학총장협의회 의장, 경남대 총장 ▲05∼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 ▲저서:북한군사정책론(1983), 북한정치론(1984), 북한의 신외교와 생존전략(1997), 북한이해의 길라잡이(1997), 새로운 북한읽기를 위하여(2004) 등.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26일 평양에서 열리는 뉴욕필하모닉 공연이 전 세계에 중계될 예정이다. 당초 미국측이 ‘10·3합의’ 이행조치가 완료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북핵문제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고 있지만 미·중 수교를 앞두고 닉슨 대통령이 중국에 탁구팀을 보낸 것과 흡사한 분위기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올 8월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얘기가 뉴욕 등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도 올 초 연하장을 반 총장에게 보냈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미국이 대선레이스에 접어들었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지, 공화당이 집권할지 변수가 있다. 또 한국에는 새 정부가 들어선다. 이명박 정부의 실용·상호주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통일부 폐지안과 관련,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북한이 남북관계 전면 중단 등의 초강수를 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박재규(63) 전 통일부 장관은 “뉴욕필하모닉의 평양공연은 약속인 만큼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반 총장의 방북설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9일부터 28일까지 미국을 방문,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와 하와이 등에서 현지 한반도 전문가 및 교포들과 대북, 대미관계에 대한 간담회를 여러차례 가졌다. 박 전 장관을 만나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현지 교포들이 이명박 정부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미국에 다녀온 성과를 든다면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언론인, 기업인, 교민대표들과 간담회를 통해 한·미동맹문제를 비롯한 북핵문제,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 우리와 관련된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토론한 것이 나름대로 성과였습니다.” ▶새 정부의 전작권 환수 재협상론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및 미 정부 조야의 입장은 어떠했는지요? -“미국 정부의 기본입장은 국가간 합의는 존중되어야 하며, 전작권은 예정대로 2012년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핵문제의 진전 정도와 남북관계 상황 등을 봐가면서 전작권 전환시기를 검토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지요. 만약 한반도 안보상황이 악화된다면 2012년 전작권 합의 내용을 재연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대북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지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확고한 한·미동맹 유지, 한반도 비핵화, 대화를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 등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의 기본원칙에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북한 핵문제 해결의 구체적 방법론, 한·미동맹의 발전방향 등에서 후보별로 부분적인 입장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공화당 후보는 6자회담을, 민주당후보는 북·미 양자대화를 더 강조하는 경향이지요. 그러나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공화당 정부보다 더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설득력있게 들렸습니다.” ▶26일 예정인 뉴욕 필하모닉 공연에 대한 미국측 반응은 어떤가요? -“어쨌든 비록 음악정치와 광폭정치를 하는 북한이지만, 성조기를 앞세운 세계적 공연이 적대국인 평양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평양공연은 북핵 불능화와 북·미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지만,26일까지 핵불능화 완결은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준비팀은 핵불능화 완결없이 양국 국기를 게양하고 평양연주를 전 세계로 방송하게 되면 미국내 네오콘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북핵문제 해결이 교착국면입니다. 혹시 미국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없었는지요? -“불능화 조치는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으나,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는 농축우라늄계획(UEP) 및 시리아와 핵협력 의혹 등에 대한 북·미간 입장차이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중 인사의 방북을 통해 북측에 대한 설득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플루토늄(Pu),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시리아와 핵협력 의혹 등에 대한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북측이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UEP, 시리아 핵협력설 등에 대해 부인하면서 테러지원국 해제 등 관련 조치 이행을 요구하고 있지요. 북한과 미국 모두 현재의 북핵상황을 과거로 회귀시키는 데에 부담을 갖고 있으므로, 결국 양자가 협상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반 총장의 ‘방북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반 총장은 외교장관시절부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온 분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막중한 임무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에 대한 열망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엔총회가 개최되기 전 8월 ‘방북설’은 나름대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 듣고 있습니다. 반 총장의 방북이 달성된다면 한반도의 비핵화와 동북아의 평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미의 전문가와 언론들은 대량살상무기확산 방지구상(PSI) 및 미사일방어시스템(MD)의 한국 참여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보십니까? -“PSI 및 MD 참여는 한국의 국력에 맞는 국제적 역할 확대는 물론, 한·미 동맹의 강화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반발과 남북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태도 여하에 따라 동북아 긴장 고조 가능성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MD의 경우 일본을 보더라도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국가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요. 이러한 측면에서 PSI나 MD 참여문제는 남북관계 상황, 주변국들의 이해관계, 재원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 새 정부의 ‘한·미동맹’ 복원 및 강화 의지에 어떤 입장인가요? -“그들은 새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나친 낙관주의는 경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북한문제, 지역 안보현안 등에서 한·미간에 더욱 긴밀한 정책공조가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한·미동맹은 양국의 국익에 따라 협력과 갈등의 향방이 교차되어 온 만큼, 새 정부의 성향 등에 따라 당장 강화될 사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특히 지나친 한·미동맹 강조로 한·미·일 공조로까지 이어진다면 북한·중국·러시아의 공조를 야기시켜 동북아에서 ‘신냉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미국 교포들이 이명박 새 정부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던가요? -“국내외의 매우 어려운 경제적 환경 속에서 ‘경제성장’이 쉽지 않겠지만,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교민들도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의지를 보였습니다. 한·미관계가 강화되는 것뿐 아니라 북·미, 남북관계도 잘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지요.” ▶북한 전문가로서 새 정부의 실용주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전망한다면? -“현재 북측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한 관망과 내부 입장 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조만간 자신들의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봅니다. 새 정부가 기존의 대북정책과 다른 정책을 내놓은 데 대해 북측은 정치적 간접 경고→남북대화 연기·불참 통보→남북관계 전면 중단 등의 초강경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최근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관계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남북관계마저 악화시키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봅니다.” ▶김 위원장에게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을 텐데요. -“만날 때마다 북한경제 개발과 인민생활 향상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또 경제발전을 위해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발전이 중요하다는 점도 김위원장은 알고 있었습니다. 북한 경제문제 해결에 걸림돌인 핵문제를 부시정부가 끝나기 전에 해결하는 것이 북한의 이익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을 김정일 위원장이 잘 이해했으면 합니다.” 박 전 장관은 ‘통일부 폐지안’과 관련,“통일부는 우리의 소원인 ‘평화통일의 꿈’을 태우고 달리는 통일호이며, 이 ‘통일호’의 필요성·중요성은 대통령 당선인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문 전문기자 km@seoul.co.kr
  • 부시 “1000억弗 푼다”

    부시 “1000억弗 푼다”

    미국이 조만간 내놓을 경기 부양책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란 지적이 나왔다.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6∼7개월간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 전에 경제는 불경기 국면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상반기안에 경제의 방향을 돌려놓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13일(현지시간)전했다. 조지 부시정부는 경기 침체의 가속화를 막기 위해 세금 환급, 실업자 및 난방비 지원, 금리 추가 인하 등을 골자로 한 1000억달러(약 93조 7900억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부양책이 약발을 받기엔 상황이 너무 심각해졌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실사태에 따른 신용위기 확산, 유가의 고공행진, 주택시장의 침체 심화 등 미국 경제를 짓누르는 다발성 악재들을 해소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택시장 장기불황에 따라 집값 하락→자산가치 하락→소비 위축→고용과 임금 상승 억제→소비 위축의 악순환 구조가 되고 있다. 집값이 바닥을 확인하려면 15∼20%가량 더 떨어져야 한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하강의 소용돌이가 이미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봤다. 실제로 연말 소매업체들의 매출 증가율이 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12월 실업률도 2년만에 최고치인 5%를 넘어섰다. 약(弱)달러에도 불구하고 11월 무역적자도 14개월만에 최대인 631억달러를 기록했다. 소비 위축, 고용시장 악화, 제조업 둔화 조짐 등 3중고가 나타났다. 메릴린치 북미담당 수석연구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각하고 오래 지속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라며 “부양책의 효과는 올 후반기나 내년까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대 스턴스쿨 연구원인 노리엘 로비니도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뿐 아니라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등 총체적인 금융위기에 처해 있다.”며 “정부가 어떤 부양책을 내놓든 간에 그것은 피상적인 대책”이라고 내다봤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부시정부는 北에 경수로 지어줄 생각 없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6자회담이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난 것은 예견됐던 결과입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초기에 국무부 한국과장으로서 대북협상에 직접 참여했던 데이비드 스트로브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21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나 미국이나 이번 협상에서 합의를 보겠다는 의지보다는 전략적으로 협상을 길게 끌어가는 ‘시간벌기 작전’을 갖고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스트로브 교수와의 일문일답. ▶그래도 6자회담 외교장관 회담 개최 등의 합의가 이뤄졌지 않나. -그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정치적 쇼’이다.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마치 진전이 있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었을 뿐이다.6자 외교장관 회담 같은 발표가 나오면 사람들은 진전이 있는 것으로 헷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을 제거하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어떤 태도로 이번 협상에 임한 것 같은가. -부시 대통령이 ‘되도록이면 합의를 보라.’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합의를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지 반드시 합의를 보겠다는 의지는 부족한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 때문에 어려움에 처해 있다. 따라서 북한에서 또다시 핵 실험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외교적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북한이 핵무기 보유 목록도 신고하겠다는 말이 나왔는데. -북측이 ‘모두 다 신고하겠다.’는 정도의 말을 했을 것이다. 북한측과의 협상 경험을 통해 미뤄볼 때 자세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을 것이다. ▶북측 협상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귀국길에 경수로 문제를 제기했는데. -부시 정부는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줄 생각이 없다. 거부할 것이다. ▶9·19 공동성명에 경수로 제공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나. -9·19 합의가 나온 뒤 부시 행정부에서 성명을 냈다. 북한 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면 경수로를 얘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 미 정부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미국이 실제로 북한의 핵 장비를 구입할 것으로 보나. -미 정부가 북한의 체면을 생각하면서 우라늄 핵 개발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려는 것 같다. 어차피 북한 핵 문제의 본질은 ‘북한이 핵을 파는 것’이다. 북은 핵을 팔아 안보 보장과 경제적 지원 등을 살려는 것 아닌가. ▶북한의 핵 장비 구입에 한국 등 다른 나라도 동참할 필요가 있을까. -북한의 핵이 그렇게 비싸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비용을 분담할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dawn@seoul.co.kr
  • “한국 아시아서 역할 인정 한미 동맹관계 재정립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연합뉴스|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정책 방향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와 abc방송이 공동으로 마련한 ‘기회(opportunity) 08’이라는 프로그램에서다. 초당적 자문위원회를 구성한 브루킹스 연구소는 토론 주제로 ‘우리의 세계’,‘우리의 사회’,‘우리의 번영’ 등 3대 주제로 나누고 각각 이라크전쟁, 중국, 기후변화, 에너지, 국토안보 등 각 분야의 세부 과제도 선정했다. 다음은 한국과 한반도 관련 정책에 관한 전문가들의 제언 요지이다.●“북핵 싸고 부시정부 내분… 한국과 관계 손상”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는 ‘성공적인 중국 전략 구축’이라는 제언서에서 차기 미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장기적 관점에서 이슬람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린 교수는 “미 국방부가 타이완과 관련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받아들이도록 한국측에 압박했던 것처럼 미국이 명시적인 (타이완) 방위공약을 동맹 국가들에 압박하면,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들에서 ‘노(NO)’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동아시아 안보의 이슈가 될 때는 1894년,1905년,1950년처럼 지역질서의 불안과 전쟁으로 이어졌다.”며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의 점증하는 영향력을 경계하고, 중국을 일본이나 북한보다 더 큰 장기적 군사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치가 더 보수쪽으로 회귀해 지난 10년 동안과 반대로 친미쪽으로 기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 교수는 “한국의 정치는 유동적”이라며 미국이 아시아에서 한국의 능동적 역할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한·미동맹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제프리 베이더 중국센터소장과 리처드 부시 3세 선임연구원도 “부시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방법을 놓고 내부에서 분열돼 있는 동안 한국과의 관계가 손상을 입고 한·미동맹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촉발됐다.”고 지적하고 “새 대통령은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北에 매년 20억~30억弗씩 수년간 원조를”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티븐 코언,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핵확산 방지에 관한 제언서에서 “타이완은 장래 핵보유국 가능성이 있고 한국도 그러하며 일본 관리들도 사적인 자리에서 자신들의 옵션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며 북핵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당장 북한의 핵활동을 검증 가능토록 동결하고 북한으로부터 플루토늄을 빼내오는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북한 정권을 용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새 행정부는 북한 정권이 정책과 세계관을 검증 가능하고 의미있게 바꿀 수 있도록 (전복)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미국이 6자회담 참여국들과 함께 “수년에 걸쳐 매년 20억∼30억달러 상당의 원조를 북한에 제공”할 것도 주장했다. 이들은 대북 군사옵션도 배제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핵물질을 제3자에 팔겠다고 위협하거나 대형 원자로 건설을 계속할 경우 공군력으로 타격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미국과 한국은 (군사옵션시) 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dawn@seoul.co.kr
  • 부시정부 ‘말들의 전쟁’

    부시정부 ‘말들의 전쟁’

    “전과(戰果)는 없고 레토릭(수사)만 판친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행동을 단행한 지 5년. 성공을 자신했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선의 전과는 지지부진한 가운데 가중되는 정치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현란한 수사들이 미국 사회를 뒤덮고 있다. 이른바 ‘말들의 전쟁’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조지 부시 행정부가 9·11테러 5주기를 앞두고 ‘레토릭의 정치’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31일(현지시간) 최근 두차례의 선거에서 ‘테러와의 전쟁’이란 슬로건으로 재미를 본 부시 행정부가 안보문제를 둘러싼 새 이슈로 반사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이날 부시 대통령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가진 재향군인회 연차총회 연설에서 이슬람 급진파를 2차세계 대전 당시 나치와 냉전시대 공산주의자들에 비유한 뒤 “이 전쟁은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릴 테지만 결국 테러리스트들의 패배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슬람 급진세력을 파시스트에 비유한 것은 미국행 여객기 테러음모를 적발했다고 밝힌 지난달 10일에 이어 두번째. 최근 잇따르고 있는 공화당 인사들의 대(對)이슬람 강경발언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이다. 29일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릭 샌토럼 공화당 상원의원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이란을 싸잡아 비난하며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더했다. 또 다른 부시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이라크 전쟁 반대자들을 “대책 없는 유화론자”,“패배주의자”로 규정, 민주당의 격렬한 반발을 불렀다. AP통신은 전쟁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가 ‘약발’이 다해가는 ‘테러와의 전쟁’이란 낡은 수사 대신 ‘이슬람 파시스트와의 전쟁’이라는 새 슬로건을 앞세워 반전을 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슬람 파시즘’이란 조어(造語)에 대한 무슬림 공동체의 반발이 적지 않은 가운데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레바논의 데일리스타 기고문을 통해 “우리가 언제 히틀러나 무솔리니를 그들의 종교에 따라 ‘기독교 파시스트’로 부르기라도 했는가.”라고 반문한 뒤 “이 개념은 부시 대통령의 ‘선·악 이분법’에 영합하는 오도된 언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부시 행정부의 새 언어전략 역시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크리스토퍼 겔피 듀크대 정치학과 교수는 “베트남전의 선례에서 드러나듯 한번 돌아선 민심을 돌이키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전쟁에서 중요한 건 ‘말’이 아닌 ‘전과’”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토요영화]

    ●풍요의 땅(EBS 오후11시) 전후 독일의 대표감독으로 꼽히는 빔 벤더스의 2004년작. 국내에서는 지난해 개봉됐다. 영화는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미국 내 테러리스트 색출에 집착하는 과대망상환자인 삼촌 폴과 어릴 적부터 세계 방방곡곡에서 해왔던 봉사활동 때문에 자유와 인권의 실현이라는 이상을 품고 사는 조카 라나, 이 두 사람의 만남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짐작할 수 있듯 이런 설정 자체는 9·11을 계기로 미국이 일종의 정신분열증에 걸려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갈등의 순간, 머리 양쪽에서 ‘뿅’하고 나타나는 악마와 천사의 이미지처럼, 폴과 라나는 네오콘과 미국의 건국이상에 대응한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이 현실을 깨달아가면서 공감을 나누고 화해하는 장면들은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망스럽기도 하다. 유럽에서 성공해 미국으로 활동무대의 넓힌 빔 벤더스도 이제는 완전히 미국시민이 되버린 것인가라는 한탄이 나올법도 하다. 화해의 장소도 하필이면 9·11의 잔해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그라운드 제로다. 다큐 형식으로 부시정부를 처절할 정도로 조롱한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과 대비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낮게 천천히 가는 감독만의 템포는 여전히 살아 있다. 또 로드무비의 대가답게 영화의 주된 동선은 LA에서 사막 가운데의 조그만 도시 트로나로, 트로나에서 다시 뉴욕으로 이동하는 여정이다. 물론 그 와중에 담긴 그다지 풍요롭지 못한 풍경과, 이 풍경들과 찰떡궁합인 레오나르도 코헨의 음울한 음악도 깔끔하다. 무엇보다 디지털 장비로 한달도 채 안 걸려 찍었다는게 실감 안 날 정도로 깔끔한 화면과 배우들의 호연이 볼 만하다.123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리버 와일드(채널CGV 오후3시40분)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숨은 명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 영화. 단순한 가족용 오락영화라기보다 멋진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라는 평이 그것이다. 바쁜 남편 톰을 떼어내고 게일은 아이들과 래프팅을 떠난다. 여기서 의문의 래프팅 가이드 웨이드를 만나게 되는데, 아이들과 곧장 어울리던 웨이드가 서서히 마각을 드러낸다. 게일은 뒤늦게 가족여행을 뒤쫓아온 톰과 함께 웨이드에게 맞서는데…. 웨이드와 게일역을 맡은 케빈 베이컨과 메릴 스트립의 호연이 빛나는 1994년 영화. 악당에 맞서 싸우는 강인한 엄마 역할인 ‘게일’ 캐릭터가 1995년 국내개봉 당시 여성주의자들 사이에서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108분.
  • [월드이슈] 미리보는 11월 美중간선거

    [월드이슈] 미리보는 11월 美중간선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오는 11월의 의회 중간선거와 2008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정치 컨설턴트인 마크 멜먼은 “미국의 정치는 단기적인 이슈뿐 아니라 공화당과 민주당이 주고받는 큰 변화의 흐름이 중요하다.”며 “특히 2008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좋은 흐름을 탈 것”이라고 예측했다. 멜먼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정치 컨설턴트로 나섰다.CBS 방송의 정치 해설가와 PBS 방송의 대통령 선거 분석가를 맡고 있다. 현재 조지워싱턴대학의 정치학 교수도 겸하고 있다. 멜먼이 대표를 맡고 있는 정치 컨설팅 업체 ‘멜먼 그룹’의 현재 고객들은 4명의 주지사와 16명의 상원의원,24명의 하원의원, 포천 500에 포함된 글로벌 기업들이다. 또 영국과 이스라엘, 코스타리카 등 외국 정치인도 고객이다. 최근 당선된 세자르 가비리아 콜롬비아 대통령도 이 회사의 도움을 받았다. 미국 선거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가르는 요인은. -당파, 이슈, 후보 세 가지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파다. 공화당원은 공화당을 찍고 민주당은 민주당원을 찍는다고 보면 된다. 이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였다. 경제가 좋으면 정권에 유리했다. 그러나 9·11 이후에는 안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 시기에 따라 변한다. 후보와 관련해서는 유권자의 관심사와 가치를 공유하는가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점이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의 차이점은. -이슈가 다르다. 지방선거에서야 청소 잘하고 눈 잘치우는 것 등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선에서 그런 이슈로 낙선한 후보는 없다. 의원 선거는 그 중간 쯤이다. 또 지방선거에서 뽑는 후보의 캐릭터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대선은 물론이고 의회 선거에서도 리더십이 보다 중요해진다. 현재 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최근의 선거가 치러진 시점은 안보가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그 분야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가졌다. 스윙 스테이트(특정한 당파색이 없이 선거마다 이슈에 따라 승부가 결정나는 주)에서의 승패 요인은. -후보, 선거자금, 정치적 상황의 총합이다. 세 가지를 모두 가져야 승리할 수 있다. 최근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중요시하는데. -선거운동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유권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두번째는 누구에게 보내는가, 즉 타깃이다. 세번째는 타이밍이다. 여론조사는 이런 세 분야에서 전략적 결정의 기초를 제공한다. 조사를 통해 후보가 사용할 언어와 수사법까지 결정할 수 있다. 여론조사 없이는 현대적인 선거를 할 수 없다. 한국에서도 여론조사를 많이 한다. 어느 정도 돈을 쓰는 것이 적당한가. -일반적으로 볼 때 전체 선거예산에서 여론조사비가 10%를 넘으면 너무 많은 것이다.3∼5%가 안되면 너무 적은 것이다. 미국의 선거는 돈 선거라는 비판도 많다. 돈은 선거에서 이기는 데 얼마나 중요한가. -돈은 정말 중요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쓰는가 하는 것이다. 상대후보보다 3∼5배를 쓰면 승리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에게 기부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는 언제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부하지 않는다. 기부한다면, 첫번째 이유는 기부해 달라고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명분이나 이념적으로 일체감을 느꼈을 때이다. 세번째는 실리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때이다. 특정 후보가 승리하는 게 사업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말하자면 투자하는 것이다. 인터넷이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가. -돈을 모으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념적으로 흐르는 대선에서는 인터넷 모금이 더 쉬워진다. 그러나 의원, 지방선거에서는 인터넷 모금 실적이 좋지 않다. 외국 정치인과도 일하는데 정치·문화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나. -사실 미국 내에서도 선거구마다 정치문화의 차이가 크다. 하와이주와 앨라배마주의 차이가 나라간의 차이보다 클 수 있다. 일단 외국에 가서는 현지인들과 만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고 나서 유권자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문화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의 뇌 구조는 다 비슷한 것 같다. 외국인들도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상원의원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 관심이 많은데. -힐러리 의원은 지명도가 높고 돈도 잘 모아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dawn@seoul.co.kr ■ 이라크전·고유가… 부시정부 지지도 ‘최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의회 및 주지사 중간선거(대통령 임기중 실시되는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중간 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미국 대내외 정책의 기조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의 선거 양상은 전반적으로 야당인 민주당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장기화되는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인의 불만이 커져가는 데다 조지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이 ‘리크게이트’,‘로비게이트’와 같은 정치적 악재를 끊임없이 쏟아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선 고유가 때문에 현 정부에 대한 미국인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주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가 공동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유가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64%가 민주당 후보 지지 태도를 보였다. 또 ‘고유가로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의 53%도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경제전문 통신인 블룸버그는 지난해 월스트리트의 공식적인 정치자금 1360만달러(약 130억원) 가운데 민주당이 52%를 차지해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을 앞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 겸 정치고문에게 그동안 맡았던 정책 분야에서는 손을 떼고 11월 선거에 집중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또 공화당 전체가 위기 위식을 갖고 켄 멜먼 전국위원장의 지휘 아래 전열을 재정비중이다. 현재 상원 100석 가운데 공화당은 55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44석, 무소속은 1석이다. 선거가 실시되는 33개주에서 민주당원이 현역의원인 주는 17곳, 공화당원이 현역인 주는 15곳이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민주당원이 현역인 17개 주에서 모두 승리하고 공화당원이 현역인 주에서도 6곳을 빼앗아야 한다. 임기가 2년인 하원은 435석 전체가 선거에 들어간다. 현재는 공화당이 232석의 안정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36개주의 주지사 선거도 동시에 실시된다. 이 가운데 22개주는 공화당원이 현역이고,14개 주는 민주당원이 현역 주지사이다. dawn@seoul.co.kr ■ 美 중간선거 열기에 대선 레이스도 관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중간선거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덩달아 2008년 대통령 선거 레이스도 탄력을 받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공화·민주 양당 모두 여성후보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의 경우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로버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기존의 유력한 후보군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심심치 않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라이스 장관 본인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데도 ‘라이스 박사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이란 모임이 생겨나는 등 보수층의 지원이 만만치 않다. 공화당에서는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와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다크 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공화당 남부지역 지도자회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와 언론 재벌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등 ‘뉴요커’들도 잠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일단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열렬한 지지층 못지않게 빌과 힐러리 클린턴 부부에 대한 거부층이 많다는 것이 그녀의 약점이다. 존 워너 전 버지니아 주지사 등 새로운 인물들도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전체적인 판세를 흔들만한 위력은 없다. 민주당에서는 또 지난 2004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인물들이 재도전을 노리고 있다.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과 부통령 후보였던 존 에드워드 전 상원의원,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장 등이 재도전 의사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대권을 염두에 두고 각자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당의 단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dawn@seoul.co.kr
  • 부시정부 외채, 역대 정부 총액보다 많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1년 취임 이후 외국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이 조지 워싱턴 1대 대통령부터 빌 클린턴 42대 대통령 때까지 빌린 돈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민주당 소속인 존 태너(테네시주) 하원의원은 지난 1776년 미 건국부터 2000년까지 224년 동안 미 정부가 외국 정부 및 기관으로부터 빌린 자금은 1조 100억달러였으나,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4년간 빌린 돈이 1조 5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태너 의원은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으로 재무 건전성을 추구하는 민주당 의원 35명의 모임인 ‘블루독 연대’의 대표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과 세금 감면 등으로 늘어난 재정적자를 미 정부 채권 발행으로 메워 왔으며, 중국과 일본, 한국 정부 등이 주요 채권구매자이다. 태너 의원은 “이처럼 단기간에 엄청나게 불어나는 채무는 미국인의 경제적 자유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당을 떠나 부시 정부의 재정적 실패를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아울러 ▲정부 각 부처의 예산 심사를 강화하고 ▲부처는 예산 내에서만 지출하되 ▲천재지변 등에 대비한 비상재원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지난 2004 회계연도에 사상 최고치인 4000억달러(약 400조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 9월로 끝난 2005 회계연도의 재정적자도 사상 3번째 규모인 319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가 세계경제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존 스노 장관은 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시 행정부가 남은 3년 임기 동안 가장 최우선에 둘 사안은 바로 재정적자 문제”라면서 현재 GDP의 3.5% 수준인 적자 규모를 임기 말까지 2%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dawn@seoul.co.kr
  • [열린세상] 부시와 빈 라덴/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

    부시 대통령이 다시 취임했다. 부시 2기 정부가 출범하는 데 대해서 축하의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미국 메릴랜드대 여론조사에서 21개국 2만 1953명 가운데 58%가 부시 재선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세계인들이 부시정부에 대해서 갖는 생각은 부정적이다. 이는 세계가 위험해진 이유를 부시 대통령이 미국 중심의 안보지상주의를 대외적 강경정책으로 연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지상주의가 대외적 강경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는 게 부시정부라면, 대내적 인권탄압으로 나타난 대표적 사례가 박정희 유신정부였다. 부시나 박정희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안보지상주의와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활용하여 시민사회의 자유를 제약했다. 다행히도 지난 40여 년간 한반도를 압도해 왔던 ‘적대적 상호의존’은 남한의 민주화 과정에서 소멸되어 나갔다. 다만 여전히 북한이 일당독재를 펴 나갈 수 있는 데에는 남과 북의 적대적 상호의존을 대신하는 북한과 미국간의 적대적 상호의존이 한 몫을 하고 있다. 부시와 빈 라덴 간의 관계는 일종의 미국판 적대적 상호의존을 반영하고 있다.2000년 9·11 테러는 세계 제1의 강대국인 미국만이 절대적 안보를 누리고 있다는 미국 예외주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무고한 인명살상과 사회심리적 충격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군사적으로 점령하는 이른바 대테러전쟁을 정당화해 주었다. 그러나 부시 1기 정부 동안 그렇게 많은 인력과 물자가 동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문제는 전혀 해결의 조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저 부시와 빈 라덴간의 적대적 상호의존만이 돋보일 뿐이다. 대테러 전쟁의 구호는 미국 내부의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게 하고 애국주의에 호소하면서 일시적으로나마 국민적 단합을 이끌어 나가는 데 유용해 보인다. 공화당 부시의 재선은 바로 여기서 가능했다. 2004년 11월 미대선을 며칠 안 남기고 미국에 테러 위협을 공개리에 표명한 빈 라덴이야말로 부시 재선의 일등 공신이다. 경제실정으로 인해 마지막 유세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부시에게 빈 라덴의 테러 협박은 구사일생의 기회였다. 대통령 선거가 일시에 전시 지도자로서 부시에 대한 국민투표적 신임투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부시의 재선으로 인해 중동 지역의 반미전선에서 차지하는 빈 라덴의 지도적 입지도 그대로 유지되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빈 라덴이 부시 당선에 도움을 주듯이, 부시의 강경노선이야말로 빈 라덴의 반미강경노선이 지속되어 나가도록 하는 강력한 명분이자 토대이기 때문이다. 부시와 빈 라덴간의 적대적 상호의존을 끊기가 쉽지 않은 것은, 부시가 이라크에 이어 이란에까지 압박을 가하는 한, 중동 지역에서의 반미감정은 더욱 불타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온 세계에 자유를 확산’시켜 나감에 있어 ‘필요하면 무력’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한, 부시 2기 정부와 빈 라덴 등 반부시세력들 간의 적대적 상호의존 고리는 어느 일방이 제거될 때까지 지속되어 나갈 전망이다. 여기서 남북한간의 적대적 상호의존을 평화공존으로 바꾸어 나간 한국의 경험은 시사적인데, 그것은 안보지상주의를 버리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감당할 수 있다는 한국민들의 자신감에서 가능했다. 결국 해결의 열쇠는 부시 대통령에게 있는 게 아니라 미국민들의 정치적 의지에 있다. 지난날 베트남 개입을 반대하는 미국내 반전운동 경험에서 보듯이 미국의 이라크 개입에 대해 국내적으로 많은 반대가 제기된다면, 부시정부 역시 ‘명예로운 철수’를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민의 반전평화운동이 안보위기감을 넘어설 수 있을 만큼 커져 가다가도 빈 라덴이 계속 미국에 대한 테러를 협박한다면 무망한 것이기에 답답함은 여전히 남는다. 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
  • [시론] 북한핵 불확실성을 관리하라/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명예논설위원

    [시론] 북한핵 불확실성을 관리하라/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명예논설위원

    노무현·부시 정상회담에서 북한핵 문제를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해 가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북한핵 해결을 위한 다자간 접근으로 6자회담이 다시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핵 회담은 무언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가 싶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해 왔다.TV에서 특사들과 장관급 각료들의 웃음 띤 악수는 많이 보이지만, 정작 북한핵 위기가 조금이나마 해소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는 정말 어렵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진정으로 북한핵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아심이 들 정도다. 북한핵 위기의 본질은 북·미관계이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서 남한이 자칫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격의 위치에 놓여 있기에 긴급한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북한핵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북한핵 불확실성을 통해 각기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김정일정부와 부시정부 사이의 이율배반적인 정치적 이해타산에 있다. 왜냐하면 북한핵 불확실성이야말로 김정일정부의 생존 기반이며 부시정부의 대동아시아 개입전략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그 누구도 모른 채 당분간 지속되는 게 북한에는 유용할 수가 있다. 만약 북한이 핵개발 능력이 없고 그래서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면,‘선군정치’의 오기로 버티는 김정일 정부는 그야말로 이라크의 후세인 정부에서 보듯이 정권 안보상의 취약성을 면하기 어렵다. 아무리 중국의 뒷받침이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미국 지배의 일극패권적 국제사회에서 지금처럼 내놓고 미국에 뻗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실하게 검증되는 것도 북한에 결코 이롭지 않다. 일본과 남한 사회에서 반북·반핵 운동이 일어날 것이고, 그로 인해 남북한 경제협력과 북·일간 국교정상화는 물 건너 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은 확실하게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게 되어 북한핵은 그야말로 동아시아의 화약고로 변하게 된다. 남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 6개국이 북한핵을 의제로 삼아 자주 만나지만, 모두의 이해관계는 북한핵을 통해 동아시아 국제정세를 가늠하고 자국의 국제정치적 입지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북한핵을 앞에 내세우고 그 이면에서 자국의 이익을 찾아 서로 탐색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벌이는 게 6자회담의 본질이다. 그렇다면 북한핵 6자회담에 대해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고 북한핵 불확실성에 덩달아 불안해 할 필요도 없는 게 아닐까. 오히려 북한핵 불확실성이 실재적이고 현재적인 위기로 비화되어 나가지 않도록 지혜롭게 관리하면서 기존의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북·미 및 북·일관계 개선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한 틈새를 노리는 것이 우리의 외교 과제가 된다. 북한이 언제든 핵무기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은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불확실하게 해 둠으로써 언술로는 북한핵 위기를 운위하면서도 실제로는 한반도 및 동아시아의 안정을 도모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남한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그 대가로 경제원조의 실리와 체제안정을 보장받는 쪽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사태의 진전이 그렇게만 갈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북한핵의 불확실성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핵 해결이 쉽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그러한 토대 위에서 북한체제의 안정과 그 결과로서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사실상의 안정’을 어떻게 도모해 나갈 것인가도 우리의 대북정책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명예논설위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