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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 1조 달러’ 눈앞인데 왜 마음 놓고 웃지 못할까 [강 기자의 세종실록]

    ‘수출 1조 달러’ 눈앞인데 왜 마음 놓고 웃지 못할까 [강 기자의 세종실록]

    수출 7094억 달러, 작년 연간 수출 추월 117일 앞당겨…6월 첫 월 1000억弗 돌파 반도체 수출 8개월째 세 자릿수 상승 대미흑자 작년 두 배…美 AI 인프라 수요↑ 반도체 투자 압박 등 美 ‘새 청구서’ 될라 오는 18일 대미투자 프로젝트 1호 공개 한국 수출이 지난 5일 오후 1시 기준 7094억 달러(약 957조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7093억 달러)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을 117일이나 앞당긴 것으로 추세대로라면 세계 4번째로 ‘꿈의 연간 수출 1조 달러’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올해 수출은 중동 전쟁 등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등 반도체 활황에 힘입어 올해 1월부터 역대 동월 대비 최대 실적들이 쏟아졌습니다. 6월에는 사상 처음 월간 수출액 10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의 견조한 수출 흐름이 이어진다면 12월 초쯤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전망된다”는 이종욱 관세청장의 보고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로 공개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정작 수출·통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는 마음 놓고 웃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동맹국이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우방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전쟁을 벌이는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가 1000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산업부는 지난 1일 ‘8월 수출입 동향’에 이어 5일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해 올해 화려한 수출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핵심은 역시 ‘슈퍼 사이클’을 탄 반도체였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1~8월 누적 2812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9.6%로 급증하며 전체 수출 비중의 40.6%를 차지했다. 반도체 수출이 209% 증가한 지난달에는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8%까지 올랐습니다. 거의 절반 가까운 실적을 반도체 한 품목에서 올린 셈입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올해 8월까지 컴퓨터 주변기기(262.2%), 석유제품(40.7%), 무선통신기기(28.1%), 선박(12.4%) 등 다른 주요 품목들도 고루 성장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수출이 9.8% 급감한 중동 지역 수출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중국(76.1%), 미국(57.0%) 등 주요국에서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전년보다 전체 수출이 50% 이상 늘었고 베트남(57.7%), 말레이시아(95.4%), 대만(61.3%) 등에서도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산업부는 ‘1조 달러’ 달성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 무역법 301조 ‘과잉 생산 관세’ 부과가 남아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미국이 적자를 보는 국가들과 무역을 중단하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연준을 겨냥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우리가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과의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며 “연방대법원은 어리석고 값비싼 관세 판결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할 절대적 권한이 있다’고 강력히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고용 호조로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자 대미 흑자국과의 교역 중단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든 것이죠.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에 불만을 제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산 제품에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하고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는 국가를 겨냥해 미국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추가 관세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관세율이 더 높아지는 걸 막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대미 무역흑자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는 겁니다. 한국의 대미 흑자폭은 지난해 약 490억 달러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누적 647억 달러를 넘어 연말 두 배인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미 흑자가 줄어야 관세를 내릴 명분이 생기는데 되레 호수출이 협상에 부담이 되는 역설이 생긴 셈입니다. 지난달에도 대미 수출은 165억 달러로 89% 증가했습니다. 특히 반도체는 아마존·구글 등 초대형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확대로 AI 인프라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300% 상승하는 등 8개월째 세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컴퓨터 수출도 기업용 SSD 핵심 부품인 낸드 가격이 상승과 수출 물량이 늘면서 1040%가 증가했습니다. 심지어 미국이 관세 장벽을 쳤던 철강마저 109% 대미 수출이 늘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끌어올렸습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 대미 수출 흑자가 이미 지난해 흑자 수준을 넘어 굉장히 커지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때문”이라며 “특히 유럽연합(EU) 수출 규제로 인한 철강 감소분도 미국의 AI 데이터센터용 강재료 등으로 메우면서 수출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EU 철강 쿼터로 인한 수출 하락분을 미국 AI ·전력 수요로 인한 철강 수입 증가가 완충해주는 모양새라는 거죠. 문제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 기업에 대미 반도체 투자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추가 투자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7월 뉴욕주 클레이에서 열린 마이크론의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팹) 착공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거론하며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두 회사와 투자 확대를 논의 중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미국 기업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과 무역흑자가 크게 늘었다면, 미국에서 필요한 반도체는 아예 생산시설을 미국에 지어 현지에서 공급하라는 논리인 셈입니다. 한국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800조원 규모의 대규모 국내 투자를 추진할 여력이 있다면 그만큼 미국에도 추가 투자하라는 요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죠. 이미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 달러 이상(약 51조원)을 들여 첨단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2곳과 연구개발(R&D)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기존 오스틴 공장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 7000만 달러(약 5조원)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와 R&D 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수출은 기업의 영역인 만큼 대미 흑자를 둘러싼 미국의 요구는 ‘투자’ 등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은 기업 문제이고 대미흑자는 정부가 ‘투자’ 측면에서 풀면 될 일”이라며 “상호이익 관점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에 우려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영원한 우방’이라 믿었던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연일 관세 압박을 벌이는 데 대해 정부는 상황을 타파할 해법으로 미국과 ‘미국이 경계하는’ 중국이 가입해 있지 않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농어민 등을 대상으로 공론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중 양국이 없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급 다자간 공동경제협력체는 CPTPP가 유일하다는 이유에서죠.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아세안, 멕시코 등 신규 시장을 확보하고 K-콘텐츠, 소비재 수출을 가속하도록 CPTPP 가입을 검토해 나가겠다”, 같은 달 6일 관훈토론회에서는 “한국 같은 통상 국가가 CPTPP에 가입을 안 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농수산 분야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산업부는 지난 4일 농어업계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분야별·업종별 의견 수렴에 착수했습니다. 오는 18일에는 대미투자 프로젝트 1호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233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1200억 달러(약 161조원) 규모의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프로젝트가 막바지 조율 중입니다. 전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1500억 달러를 제외한 2000억 달러의 약 71%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는 수출 호조의 성적표인 ‘대미 무역흑자 1000억 달러 시대’가 역설적으로 미국의 또 다른 ‘투자 청구서’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수출 호조의 성과는 지키면서 미국의 추가 투자 압박은 막아야 하는 딜레마를 정부가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됩니다.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수학여행 가는 학교 절반 이하… 아이들 체험 기회가 막혔다 [홍희경의 탐구]

    수학여행 가는 학교 절반 이하… 아이들 체험 기회가 막혔다 [홍희경의 탐구]

    체험활동 인솔 교사 ‘유죄’ 판결 후작년 초등 수련회 48%… 대전 4%일부 지역 강화된 현장 매뉴얼 제시국회, 책임 쪼개기 3차례 법안 손질독일 “공무원 과실 국가 책임” 명시미국, 합리적 주의 다한 교사 면책대구교육청, 안전 인력 등 직접 배치작년 숙박형 체험학습 실시 100%청소년 경험 지원 정책 곳곳에 분산통합적으로 설계하는 부처 있어야 #1 사라지는 소풍·수학여행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을 온 초등학생이 후진하던 전세버스에 치여 숨졌다. 검찰은 버스 기사와 담임교사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회부했다. 체험활동 인솔 교사에게 주의의무 위반 형사책임을 물은 첫 사례였다. 지난해 2월 1심은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같은 해 11월 선고유예로 감형됐지만, 유죄라는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 이 기소와 판결은 코로나19 이후 재개되던 수련회·수학여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교육부가 충북 외 전국 초등 실시율을 집계한 결과 2024년 57.2%까지 오르던 수치가 지난해 48.1%로 떨어졌다. 대전(3.97%), 서울(7.72%), 경기(9.68%) 등지의 실시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국회는 법을 세 번 손질했다. 2024년 12월 교사 면책 조항을 학교안전법에 신설했고, 이듬해 12월 기준을 구체화하는 2차 개정을 했다. 올해 5월에는 “고의·중과실이 아닌 한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3차 개정안이 발의됐다. 행정부도 움직였다. 4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교육부가 면책 강화와 전담 변호사 지원을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5월 초등교사노조가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96.2%가 수학여행 실시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법적 책임 불안(49.8%)과 학부모 민원 스트레스(37.0%)가 주요 기피 원인이었다. #2 처벌·점검·면책… 빗나간 대응 학창 시절 추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수학여행의 경험이 사라지는 동안 이를 저지할 노력이 없지 않았다. 오히려 입법·행정·사법, 3권이 각각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소경이 코끼리 만지듯, 셋 다 일부만 더듬었을 뿐 온전한 수학여행을 그려내는 데는 실패했다. 사고가 나면 누구를 처벌할지(사법), 사고 예방 책임을 누구에게 지울지(행정), 사고에 대한 면책 범위를 얼마나 넓힐지(입법)에 골몰했으나 어떻게 하면 교사가 요즘 아이들이 원하는 수학여행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입법·행정·사법 권력이 적극 나설수록 일선에선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교사가 정면을 주시하느라 자신이 선 자리에서 9m 떨어진 버스 후미에서 벌어진 사고를 알아채지 못한 것을 주의의무 위반으로 판결한 법원이 시작이었다. 교사의 눈이 사방을 동시에 감시해야 한다는 기준이 하급심 판례로 성립하자 일부 교육청은 강화된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을 교사 보호 장치라며 제시했다. 즉 수학여행을 가기 전 교사가 전세버스 타이어의 재생 여부와 마모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차량에 불법 구조변경이 있는지 확인하고, 운전자 음주 측정을 해서 문제가 없는지 서명하고, 숙소에서는 완강기가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숙소 조리사의 자격증까지 검수하면 현장체험 중 사고가 났을 때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매뉴얼을 제시했다. 교사가 소방관이자 차량 검사원이자 위생 감독관 업무를 다할 수 없어 수학여행을 포기하겠다고 하자 나온 게 3차례 국회 입법 시도다. 대부분 교사 면책 조항을 다듬거나 타이어 공기압 측정은 버스 회사가 하게 하는 식으로 책임을 쪼개는 내용이었다. #3 교사 책임 묻지 않는 美·英·獨 아쉽게도 수학여행 안전에 대응해 우리 권력기관들이 작동한 방식은 주요국의 접근과 거리가 멀다. 독일은 우리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과 민법에 “공무원의 과실은 국가 책임”이라고 명시했다. 교사는 소송 당사자 자체가 되지 않는다. 미국은 2001년 개정 연방 교사보호법을 통해 합리적 주의를 다한 교사를 면책한다. 영국 역시 사전 예방교육을 실시한 교사에게 사고 책임을 묻지 않는다. 교사를 처벌할 기준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입법·행정·사법의 역량을 쏟는 게 아니고 교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 밖 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처럼 교육 당국이 교사 보호에 집중한 지역에선 수학여행 기회가 줄지 않았다. 대구교육청은 일선 학교가 체험학습을 갈 때 안전 인력을 교육청이 직접 배치하고 버스 계약이나 타이어 공기압 체크와 같은 안전점검도 교육청이 맡았다. 사고가 나도 교사가 처벌될 위험을 줄이며 체험학습을 독려한 결과 지난해 대구 초등학교의 숙박형 체험학습 실시율은 100%였다. 하지만 이런 지원 체계가 없는 대다수 지역에서는 수학여행을 떠받치던 현장이 먼저 무너지기 시작했다. 학교가 체험활동을 안 하자 청소년 수련시설, 전세버스, 여행사, 지역 숙박 등 수학여행 산업 생태계가 함께 흔들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위축되고, 코로나19 기간 멈추고, 속초 판결로 다시 발이 묶이면서 되돌리기 어려운 타격을 입고 있다. 이곳들이 문을 닫으면 나중에 학교들이 체험학습을 되살리겠다고 해도 아이들을 보낼 곳이 없어진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긴커녕 외양간 자체가 사라지는 형국이다. #4 소 잃자 외양간 없애는 사회 무너지는 현장을 지킬 예산이 있는지 들여다보면 사정은 더 암담하다. 학교 체험학습은 교육부 소관이지만 수련시설과 청소년 활동 인프라를 관장하는 주무 부처는 성평등가족부다. 이 부처의 내년 예산안은 2조 1191억원으로 역대 최대지만 증가분 대부분이 결혼하면 100만원씩 지원하는 혼인지원금 신설(1663억원)에 쏠렸다. 전년보다 64억원(2.4%) 삭감된 청소년 정책 예산 2626억원도 상담센터, 쉼터, 방과후아카데미 같은 보호·복지 시설 운영비가 대부분이고, 증액된 85억원은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이나 자살·자해 심리클리닉 같은 위기 대응에 쓰인다. 청소년이 밖에서 경험을 쌓도록 지원하는 정책은 쪼개져 흩어졌고, 어느 부처든 청소년에게 ‘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주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복지부는 자살 예방과 마약 중독관리에 예산을 투입하고 성평등가족부는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과 위기 상담, 경계선지능 청소년 지원에 돈을 쓴다. 교육부는 교실에서 스마트폰을 법으로 금지하고 마음건강 과목을 신설했다. 막고, 금지하고, 치료하는 사업들이다. 유·청소년 체육활동에 424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문화체육관광부를 제외하고는 스마트폰을 빼앗는 대신 청소년이 할 수 있는 경험과 활동을 제시하는 정책을 찾기 어렵다. 청소년 시기에 어떤 경험을 쌓고, 어떤 활동을 통해 자라게 할 것인지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부처가 어디인지 묻는다면 지금으로선 답하기 어렵다. 홍희경 논설위원
  • [특파원 칼럼] 누가 한국인인가

    [특파원 칼럼] 누가 한국인인가

    ‘누가 미국인인가.’ 미국에서 요즘 가장 핫한 논쟁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집권기 취임과 동시에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논쟁이 불붙었다. 불법체류자나 일시적으로 미국에 머무는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시민권을 주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미국 수정헌법 14조가 150년 넘게 보장해 온 ‘미국에서 태어나면 미국인’이란 대원칙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미 사법부의 판단은 이미 명확하게 나왔다.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6월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원정출산’ 등을 겨냥한 새로운 행정명령을 내놓으며 다시 출생시민권 범위를 제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달 초 메릴랜드 연방지법으로부터 대법원의 판결에 반하는 조치라며 효력을 정지당했다. 출생시민권 논쟁의 뿌리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탄생 및 성장 과정과 맞닿아 있다. 애초 출생시민권은 남북전쟁 이후 흑인에게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후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이민자와 자녀를 미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편입시키는 장치가 됐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온 이민자들은 철도를 놓고 공장을 돌리며 세계 최강대국의 토대를 닦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다. 일부 이민자들의 일탈,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이들이 야기한 사회적 문제, 출산을 목적으로 미국을 찾은 외국인 사례를 내세우며 출생시민권이 본래 취지와 달리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시민권뿐만 아니라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과 특정 국가 국민의 입국·비자 발급 제한, 취업비자 문턱 강화 등 반이민 정책의 고삐를 한층 조이고 있다. 다민족·이민국가의 상징인 미국이 빗장을 걸고 있는 반면, 오랫동안 단일민족 정체성을 강조해 온 한국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와 지역소멸에 직면한 한국은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을 틀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하며 취업하는 외국인에게는 장기 체류의 길을 열어 주고,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비자 제도를 개편했다. 과거에는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외국인을 ‘잠시 데려오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외국인을 불러들이는 속도만큼 마음까지 열고 있을까. 이슬람 사원을 건립하려 하자 일부 주민들은 ‘테러범도 함께 들어올 것’이라며 거센 반대 시위를 벌였다.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공산당을 비판하며 시작된 반중 집회는 점차 중국인 자체를 겨냥한 혐오 표현으로 얼룩졌다. 150년 넘게 지켜온 시민권의 경계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미국을 보면서 한국도 이제 우리 사회의 경계를 어디까지 넓힐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누가 한국인인가.’ 임주형 워싱턴 특파원
  • ‘세기의 이혼’도 넘어선 ‘스게의 이혼’… “권혁빈, 아내에게 2.5조원 지급해야”

    ‘세기의 이혼’도 넘어선 ‘스게의 이혼’… “권혁빈, 아내에게 2.5조원 지급해야”

    보유 주식 35%·현금 650억 판결권 CVO 지분 줄어도 경영권 유지아내, 초기 지분 참여·대표 맡기도 국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배우자와 이혼하면서 2조 5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분할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국내 이혼소송 재산분할 판결 중 역대 최고 금액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부장 정동혁)는 9일 배우자 이모씨가 권 CVO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를 인용하며 “권 CVO가 이씨에게 재산분할로 스마일게이트 주식 35% 현물 및 현금 65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22년 11월 이씨가 소를 제기한 지 약 4년 만이다. 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면서 “그 책임은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있고, 책임 정도도 대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법원은 권 CVO의 순재산을 스마일게이트 주식 약 7조 1049억원을 포함해 약 7조 3375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운데 권 CVO 몫은 65%, 이씨 몫은 35%로 각각 정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회사 성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권 CVO의 기여도를 더 높게 봤다. 다만 이씨가 초기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대표이사로 등재된 점, 회사 성장 과정에 이씨의 경제적 지원이 있었으며 장기간 가사 및 양육을 담당한 점 등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 주식의 35%를 이씨에게 넘기고, 차액 650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했다. 약 2조 5500억원에 달하는 전체 금액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하면 권 CVO가 비상장 상태인 스마일게이트 주식을 처분해야 해 자금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 두 사람은 2001년 결혼했지만 지난 2020년 별거에 들어갔다. 2년 후 이씨는 “권 CVO가 가정에 소홀했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남편에게 있다며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지분 절반을 분할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권 CVO 측은 이를 부인해왔다.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국내 최대 재산분할금액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종전 최고액은 지난 7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서 책정된 9440억원이었다. 또한 판결이 확정돼 권 CVO의 지분율이 100%에서 65%로 줄어들더라도 경영권은 흔들리지 않는다. 이사 선임, 배당 결정 등 보통결의는 과반이면 가능하다. 다만 특별결의 안건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다. M&A(인수·합병), 이사 해임 등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 검찰, 비상계엄 이전부터 ‘김승원 기소유예’ 검토

    검찰, 비상계엄 이전부터 ‘김승원 기소유예’ 검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2024년 12·3 비상계엄 이전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은 2024년 8월 김 후보자를 조사한 뒤 뇌물약속 혐의로 기소해 징역 8개월을 구형하는 방안을 대검찰청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하고, 그 대가로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것이 수사팀 판단이었다. 보고를 받은 대검은 약속한 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알선뇌물약속 사건을 기소한 사례가 일반적인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수사팀은 같은 해 9월, 징역 8월 구형 외에 기소유예를 선택지로 추가한 보고서를 대검에 다시 제출했다. 계엄 선포 3개월 전이다. 처분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2024년 12월 19일 제넨셀 창업자 강모씨의 1심 판결이었다. 당시 법원은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신속한 처리를 부탁하는 문자를 보내고 통화한 사실만으로는 정식 심사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선고 이후 수사팀은 기소유예를 1안, 불구속 기소를 2안으로 하는 최종 처리계획을 보고했고, 서부지검은 판결 8일 뒤인 12월 27일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은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실제 금품 수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약속 금액도 비교적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형법 130조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부정한 청탁이 전제되는바, 이 부분에 대해 이미 법원과 검찰에서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대미투자는 재촉, 핵잠 논의는 ‘감감’통상 엮어 호르무즈 파병 압박까지靑 “결정된 것 없다… 국익 기반 기여” 한국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대미 투자 등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미국은 1년이 넘도록 실제 이행한 약속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까지 추가로 압박하면서 한국 정부도 실질적 대가를 적극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대미 투자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요구사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핵심 사안의 이행에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한국을 향해서는 계속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합의사항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선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6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과 관련해 ‘1호 사업’으로 22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등을 오는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이달 중 처음으로 대미 투자금도 송금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방위비 부담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3.5%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2년 연속 국방비를 약 8% 증액했다. 미국이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던 비관세 장벽도 허물었다. 정부는 지난 2월 구글이 요구해 온 1대5000 축척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온라인플랫폼 규제 입법은 국회 처리가 미뤄진 상태다. 반면 미국이 약속한 것들은 진척 사항이 없다.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도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 6월에서야 첫 고위급 협의를 한 차례 개최했을 뿐이다. 7월 미 워싱턴DC에서 2차 협의를 갖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깜깜무소식이다. 미국이 15%로 낮추기로 한 상호관세는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이를 301조 관세로 대체했고, 과잉생산 관세 등도 추가 검토 중이라 15% 수준을 사수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이 추가로 파병을 압박하면서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 점검단까지 파견했다. 정부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미국의 압박 수위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달 미국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공조에 있어 어떻게 할지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고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이 대통령은)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그런 기본 입장을 가지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는 국민들의 반대가 심하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강행하지 않거나 파병을 하더라도 비전투 인력을 보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동맹에 계속해서 부담을 전가하는 모습에 정부 안팎에선 미국의 요구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외교 문법을 무시한 채 동시다발적으로 현안을 수시로 제기하면서 다른 사안까지 연계해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대한 국민 감정은 악화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3일부터 4월 4일까지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은 55%였다. 지난해 대비 16% 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한국리서치의 지난 4월 조사에서도 미국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44.8점으로 201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 호감도는 26.9점이었다. 외교가에선 정부도 미국의 추가 요구를 단순 수용하기보다 이를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국제안보연구센터 교수는 “파병 전력과 시기를 단계적으로 나눠 협상하면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반대급부를 확보해 이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한국이 미국을 위해 어려운 것들을 해 주고 있다는 인식을 미국에 심어 줘서 거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파업 기로 놓인 서울 시내버스 첫 조정 평행선…노조 “주말 협의 제안”

    파업 기로 놓인 서울 시내버스 첫 조정 평행선…노조 “주말 협의 제안”

    통상임금 산정 기준 등을 두고 갈등해 온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1차 조정회의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오는 16일 전면 파업이 현실화될 수 있다. 노조는 오는 15일 2차 조정회의 전이라도 사측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유재호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사무부처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버스노조회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사측은 임금 인상 등 저희 요구에 대해 아직 응답이 없는 상태”라며 “내일이든 모레든 주말이든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추가 조정회의를 열어달라고 지노위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 사무부처장은 16일 예고한 파업은 “추석을 앞두고 시민을 볼모로 잡으려 하는 것은 결단코 아닌 헌법상 기본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연이자만 약 400억원이 추가되면서 체불임금은 2953억원이 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 직후 박점곤 버스노조 위원장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오세훈서울시정감시특위원장, 유주동 서울시의원, 이광희 서울시의원 등이 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울시가 노사 갈등을 중재하고 책임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라는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과 이후 동아운수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소송 판결 해석을 놓고 대립해 왔다. 사측인 서울시버스사업자조합은 대법원 판단 취지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없애고 연봉을 높이는 방식으로 반영하자고 제안한다. 반면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한 수당 외에 추가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월 단위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을 시간당 얼마로 볼지 계산하는 데 쓰이는 ‘기준 시간’을 두고도 양측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기준 시간을 적게 인정할수록 지급할 임금이 많아진다. 앞서 대법원은 동아운수가 사측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기준 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인정한 원심(2심) 판단 이외에 다른 부분에 대해서만 사건을 파기해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사측은 일단 209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한 뒤, 나머지 회사들의 소송 결과가 확정되면 그에 따라 추가 임금을 지급하거나 반환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동아운수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말을 바꾼 것”이라며 “퇴직자가 생기고 조합원을 지치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한편 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에게 학자금과 연말 복지포인트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지난 2일 각 지부에 통보했다. 노조는 “(쟁의행위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한 조합원에 대해 규약이 정한 범위에서 일정한 제재를 하는 것은 노조의 정당한 내부 통제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 등에 저촉될 여지가 있다”며 지난 8일 사측에 법률 검토를 요청했다. 사측은 운송수입금공동관리업체협의회(수공협)를 거쳐 운영되는 제도인 만큼 집행을 잠정 유보하고 노조가 아닌 각 회사가 직접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 최태원, 노소영에 7000억원은 재산분할 수용…“2440억원만 다투겠다”

    최태원, 노소영에 7000억원은 재산분할 수용…“2440억원만 다투겠다”

    최태원(65) SK그룹 회장이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하도록 판결이 나온 재산분할액 9440억원 중 7000억원은 지급하고 나머지 2440억원에 대해서만 대법원 판단을 받기로 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최 회장 측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상고 취지 감축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최 회장 측은 “분쟁이 너무 오래 지속된 만큼 분쟁을 축소하고 조속히 해결하려는 대승적 차원에서 7000억원까지는 수긍하고, 그 이상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투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에서 다뤄질 재산분할 관련 쟁점도 좁혀질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전망이다. 재상고심에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재산분할 판단에서 제외됐는데도 노 관장의 기여도가 35%에서 33.3%로 소폭 정도만 낮아진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법리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법원은 비자금 300억원을 재산분할에서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파기환송심은 노 과장의 기여도를 항소심보다 1.7%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다. 노 관장이 오랜 혼인기간 동안 가사·양육을 맡고 SK그룹 관련 대외 활동 등을 하면서 최 회장의 재산 유지·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혼 확정 이후 상승한 SK㈜ 주식 가치를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한 것이 타당한지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SK㈜ 주가는 2024년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 약 16만원대였다. 이후 올해 파기환송심 종결 무렵에는 80만원대까지 올라갔다.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삼자고 주장했으나 파기환송심은 2024년 4월 16일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했다. SK실트론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한 판단도 쟁점이다. 혼인 관계 파탄 이후인 2017년 최 회장이 취득한 지분을 부부의 공동 기여를 전제로 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은 SK실트론 지분도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 이상주)에 재상고장을 냈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한 것이다. 노 관장 측은 현재까지 부대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 관장 측이 부대상고를 제기하려면 최 회장 측의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인 20일이 지나기 전에 부대상고장을 제출해야 한다.
  • 불륜 들키자 내연녀 형사고소…中 투자업계 거물 부부의 ‘이중 소송’ [여기는 중국]

    불륜 들키자 내연녀 형사고소…中 투자업계 거물 부부의 ‘이중 소송’ [여기는 중국]

    중국 선전의 한 유명 투자자가 수년간 내연 관계를 이어온 여성을 사기와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투자자의 아내도 남편이 여성에게 건넨 재산을 돌려달라며 별도의 민사소송을 냈다. 해당 여성은 최근 1심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여성의 새 변호인인 장신녠이 지난 5일 소셜미디어(SNS)에 재판 과정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그의 글과 법원 서류로 추정되는 사진이 퍼지면서 중국 온라인에서 논란이 확산했다. 9일 시나재경과 홍콩01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장 변호사는 사건에 등장하는 남성이 60세에 가까운 선전 투자업계 유력 인사라고 밝혔다. 남성은 1990년대생 여성 장모씨와 수년간 내연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 변호사는 교제 기간 남성이 장씨에게 일부 금품을 건넸으며, 장씨가 여러 차례 임신중절을 하고 대리모를 통한 출산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남성이 장씨에게 건넨 금액이 5000만 달러에 달한다는 소문도 나왔지만 장 변호사는 “실제 금액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당사자들의 신원과 구체적인 금품 액수, 임신중절 및 대리모 관련 내용은 모두 장 변호사가 공개한 주장이다. 이를 뒷받침할 판결문이나 객관적인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관계를 남성의 아내가 알게 되면서 사건은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남성은 장씨가 자신을 속이고 협박해 돈을 받아냈다며 사기와 공갈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아내는 남편이 혼인 기간 중 공동재산을 동의 없이 처분했다며 장씨를 상대로 금품 반환 소송을 냈다. 민사재판은 형사재판 결과가 나온 뒤 진행하기로 하면서 현재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전시 난산구 인민법원은 지난 4일 장씨에게 사기죄와 공갈죄를 적용해 징역 14년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판결문이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범죄로 인정됐는지, 피해 금액은 얼마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새 변호인 인정하더니 다음 날 판결장 변호사가 SNS에 글을 올린 것은 재판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장씨 가족은 판결 전날인 지난 3일 장신녠·류루 변호사를 새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두 변호사는 법원에 선임 서류를 제출해 확인받았지만 다음 날 상황이 바뀌었다. 법원은 장씨가 한 재판에서 허용된 변호인 교체 횟수를 넘겼다는 이유로 새 변호인들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변호사는 법원이 이들에게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 채 이미 해임된 이전 변호인에게 1심 판결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새 변호인들에게는 판결문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전문성으로 승부하고 싶어 온라인에서 사건을 언급하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내연 관계에 대한 도덕적 책임과 형사처벌의 정당성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남성이 교제 중 자발적으로 건넨 금품인지, 장씨가 속이거나 협박해 받아낸 돈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누리꾼은 “불륜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징역 14년이라는 형량과 재판 절차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판결문과 증거가 공개되기 전까지 한쪽 주장만으로 사건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대법관 재제청 고심 길어지는 조희대… 전합 심리 지연에 김건희 석방 가능성은[로:맨스]

    대법관 재제청 고심 길어지는 조희대… 전합 심리 지연에 김건희 석방 가능성은[로:맨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 관련 청와대가 지난달 28일 후보 재제청을 요구하고 나선 지 12일째에 접어들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조 대법원장은 지난주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지난달 30일 갑작스런 부친상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대법관 공백 사태 장기화로 전원합의체 심리가 늦어지면서 재판 지연이 현실화되리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각선 김건희 여사 등 특검 주요 사건의 피고인들이 구속기간 만료로 판결 확정 전 석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14일 이흥구 전 대법관의 후임인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 이어서 오는 16일에는 임명동의안 심사결과서 채택을 위한 전체회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달 안으로는 대법관 한 명이 충원돼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 전 대법관 후임 임명 제청 절차는 답보 상태다. 법조계 안팎에선 기존에 추천한 대법관 후보 3명 중 한 명을 다시 제청하는 안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추천 절차를 다시 밟는 안 중에 후보추천위부터 다시 꾸리는 방안에 힘이 실린다. 후보추천위 구성에서 임명까지는 통상 최소 2~3개월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대법관 공백은 불가피하리란 전망이다. 특히 후보추천위를 새로 꾸려 새 후보를 제청할 경우, 청와대에서 임명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임명을 보류하는 등 공백 사태가 기약 없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법관 임명 제청을 둘러싼 진통이 계속되면서 대법 전합에 회부된 김건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사건들도 줄줄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사건들은 아직 전합 첫 심리 일정도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가 임명돼 대법관 공백이 최소화된 다음에 전합이 개최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 여사의 구속기간은 다음 달 31일 만료되고,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도 오는 11~12월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다만 특검팀이 김 여사가 재판받고 있는 매관매직 등 다른 혐의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으면 구속기간은 연장된다. 과거에도 안철상·민유숙 전 대법관이 2024년 1월 1일자로 퇴임하면서 대법관 2인 공백 사태가 약 두달 달간 이어진 전례가 있다. 당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2023년 9월 임기를 마친 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대법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도 연쇄적으로 밀린 것이다. 같은 해 12월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하고 곧바로 대법관 후임 임명 제청에 돌입했고, 신숙희·엄상필 대법관이 3월 4일 취임했다. 이에 앞서 2012년에는 초유의 대법관 4명 공백 사태도 벌어졌다. 박일환·김능환·전수안·안대희 전 대법관 등 모두 4명이 그해 7월 10일 동시에 임기 만료로 퇴임했으나, 국회 파행이 계속되면서 임명동의안 심사 절차가 늦어진 것이다. 여기에 김병화 후보자의 자질 논란까지 터지면서 난항이 계속됐고, 결국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고 고영한·김신·김창석 대법관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8월 1일 가결되면서 사태는 매듭지어졌다. 당시 약 3주간 전합 심리도 전면 중단됐다.
  • ‘철도 민영화 중단’ 촉구 9·14 철도 파업 ‘정당’

    ‘철도 민영화 중단’ 촉구 9·14 철도 파업 ‘정당’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을 촉구하며 벌인 총파업은 정당했고 사측이 불법 파업으로 규정해 노조원에게 내린 징계는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제12민사부는 9일 철도노조 조합원 25명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을 상대로 낸 징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SRT 확대 운행을 앞두고 수서행 KTX 운행과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을 주장하며 2023년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총파업을 벌였다. 코레일은 파업 목적에 정부 정책·경영상 결정에 대한 요구가 포함된 것은 불법이라며 원고들에게 감봉 1개월과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재판부는 정당한 쟁의행위였다는 조합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금협상 등 안건도 파업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로 파업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수서행 KTX 운행과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은 공공성과 관련돼 있어 공기업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도 쟁의 대상에 포함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개정 이유가 헌법상 노동 삼권을 실질화하기 위한 점을 고려하면 파업이 법 개정 전에 발생했더라도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개정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파업의 권리가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노동 분쟁에만 한정되어서는 안 되며 필요하다면 더 넓은 맥락에서 조합원의 이익에 영향을 주는 경제 사회적 사안에 대한 그들의 불만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 등도 파업 목적의 정당성 판단 근거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 ‘역대급 이혼’ 권혁빈, 2.5조 재산분할 판결…최태원·노소영 2배 넘었다

    ‘역대급 이혼’ 권혁빈, 2.5조 재산분할 판결…최태원·노소영 2배 넘었다

    게임사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이혼 소송에서 아내에게 회사 주식 35%와 현금 650억원을 나눠주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현재 가치로는 2조 5000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지금까지 공개된 국내 이혼 소송 재산분할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부장 정동혁)는 9일 권 CVO 부부의 혼인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며 아내 이모씨가 낸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 지난 2022년 소송이 시작된 지 약 4년 만이다. 재판부는 이날 재산분할 비율을 권 CVO 65%, 이씨 35%로 결정했다. 분할 대상 재산에는 권 CVO가 지분 100%를 가진 스마일게이트 주식도 포함됐다. 권 CVO의 총재산은 7조 3375억원으로 산정됐으며 이 중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치는 7조 1049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재산분할 몫을 모두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2조 55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재판부는 권 CVO 재산의 대부분이 비상장 주식이라는 점을 고려해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넘기고 부족한 650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명했다. 이는 지난 7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판결에서 나온 9440억원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금액이다. 앞서 이씨는 창업 초기 경영 참여와 20년에 걸친 가사·양육 기여를 바탕으로 스마일게이트 지분 절반을 요구해 왔다. 재판부는 이씨가 과거 회사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점, 장기간 가사와 양육을 전담하며 재산 형성에 기여한 점 등을 인정해 스마일게이트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혼인 관계가 깨진 책임이 양쪽 모두에게 비슷하게 있다고 판단해 이씨가 함께 청구한 위자료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 법원, 철도 민영화 중단 촉구 파업 ‘정당’…징계 무효

    법원, 철도 민영화 중단 촉구 파업 ‘정당’…징계 무효

    법원이 2023년 철도노조가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을 주장하며 돌입했던 총파업은 정당했고, 한국철도공사가 이를 불법 파업으로 규정해 조합원들에게 내린 징계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전지법 제12민사부(임성실 부장판사)는 철도노조 조합원 25명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징계 무효 확인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철도노조는 2023년 ‘수서행 KTX 운행’, ‘고속철도 통합’,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을 주장하며 총파업했다. 코레일은 파업 목적에 근로조건과 직접 관련 있는 사안이 아닌 정부 정책·경영상 결정에 대한 요구가 포함된 것은 불법이라며 원고들에게 감봉 1개월, 정직 1개월 징계를 내렸다. 재판부는 정당한 쟁의행위였다는 조합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금협상 등 안건도 파업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파업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도 쟁의 대상에 포함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개정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개정 이유가 헌법상 노동 3권을 실질화하기 위한 점을 고려하면 파업이 법 개정 전에 발생했더라도,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개정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철도공사는 대표소송 원고들뿐만 아니라, 같은 사유로 징계받은 전체 조합원에 대해 징계를 취소하고 인사·임금상 불이익을 원상회복하라”고 촉구했다.
  • 뉴욕 성매매女의 소름 돋는 계획 살인…‘마약 미끼’에 남성 3명 숨졌다 [월드픽]

    뉴욕 성매매女의 소름 돋는 계획 살인…‘마약 미끼’에 남성 3명 숨졌다 [월드픽]

    미국 뉴욕에서 성매매 여성이 고객들에게 진통제인 펜타닐 성분이 섞인 마약을 먹여 숨지게 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밝혔으며 피고인은 최대 종신형까지 선고받게 됐다. 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태비사 번드릭(39)은 살인 혐의 3건과 마약을 먹여 다른 피해자 한 명을 다치게 한 혐의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성매매 고객들에게 펜타닐이 섞인 마약을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든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캐서린 팩 맨해튼주 대법원 판사는 번드릭에게 27년에서 종신형에 이르는 형을 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번드릭은 이미 지난해 같은 범행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 형량은 그때 받은 형량과 동시에 집행된다. 조사 결과 번드릭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들에게 펜타닐이 섞인 마약을 건네 의식을 잃게 한 뒤 귀중품을 탈취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첫 범행은 2023년 4월 30일에 발생했으며, 번드릭은 피해자에게 마약을 투약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2024년 2월에도 맨해튼 어퍼 지역에서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CCTV 분석 등을 통해 범행 정황이 확인됐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성명을 통해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생명을 대하는 데 있어 충격적일 만큼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며 “이제는 그에 상응하는 중대한 대가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구금 상태인 번드릭에 대한 선고는 오는 10월 6일 열린다.
  • 해외 파견근무 중 총격 피살된 한국인…10년 만에 ‘사형’ 나왔다

    해외 파견근무 중 총격 피살된 한국인…10년 만에 ‘사형’ 나왔다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서 파견근무 중이던 한국인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강도가 사건 발생 10년 만에 유죄를 선고받았다. 7일(현지시간) 더보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츠와나 프란시스타운 고등법원은 보츠와나 팔라피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키초 마카티(35)에게 지난 2일 사형을 선고했다. 마카티는 2016년 10월 30일 새벽 2시쯤 한국인 A씨가 머물던 숙소에 침입해 총기로 A씨를 살해하고, 또 다른 한국인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서 북동쪽으로 약 270㎞ 떨어진 팔라피에서 파견근무 중이었다. 마카티는 A씨 등이 가진 노트북, 휴대전화, 현금 등을 빼앗은 혐의와 불법무기 소지 혐의도 받는다. 그는 체포 당시 피해자 중 한 명의 소유인 시계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카티는 사건 발생 일주일 뒤 제보를 받고 추적해 온 경찰에 의해 가보로네의 한 주택에서 체포됐다. 다만 증인 출석을 위한 절차와 관련한 보츠와나 당국의 행정 처리 등이 지연돼 재판이 늦어지면서 10년 만에 유죄 판결이 나왔다. 마카티는 항소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보츠와나 수사 당국은 마카티 외에 다른 2명도 함께 기소했으나 법원은 이들 2명이 A씨 살해와 강도 범행 등에 연루됐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지난 4월 무죄를 선고했다. 마카티는 또 다른 강도살인 사건과 관련해서도 수사받고 있다.
  • 유기훈 서울시의 “정책지원담당관 5개월 만에 면직… 1심 위법 판단 엄중히 받아들여야”

    유기훈 서울시의 “정책지원담당관 5개월 만에 면직… 1심 위법 판단 엄중히 받아들여야”

    서울시의회 유기훈 의원(도봉구 제3선거구)은 지난 7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운영위원회 서울시의회 사무처 업무보고에서 정책지원담당관의 임기 중 면직과 관련한 법원의 1심 판결을 언급하며, 서울시의회가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후속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난 8월 28일 보도된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임용 기간이 2년으로 정해진 정책지원담당관이 임용 5개월 만에 면직된 사건을 지적했다. 특히 법원이 해당 직위 폐지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만큼, 서울시의회 사무처에 판결의 의미와 향후 대응 방안을 물었다. 이에 김용석 서울시의회 사무처장은 “행정소송과 관련해 법무부에 지휘를 요청했으며, 상급심으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회신에 따라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답변했다. 유 의원은 “11대 전반기 의장이 임용했던 정책지원담당관이 후반기 의장 당선 이후 5개월 만에 면직됐다”라며 “조직개편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임용과 면직이 이루어진 경위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항소에 따른 비용 역시 서울시의회 예산으로 집행되는 만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처장은 “1심 법원이 조직개편의 필요성과 공익적 측면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5개월 만에 면직된 당사자가 입은 불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해 재량권의 일탈·남용을 인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쟁점에서도 법리적 다툼이 있어 2심을 통해 다시 판단받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유 의원은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임용된 직원이 입는 불이익과 절차의 적정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며 “이번 사안을 단순한 소송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사·조직 운영 전반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유 의원은 해당 사안이 현직 사무처장 재임 기간에 발생한 만큼 사안의 경중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추가로 제출받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박규남 서울시의원 “학교 밖 청소년 학평 응시 증액 환영”… 진보교육에 걸맞은 지원책 마련 당부

    박규남 서울시의원 “학교 밖 청소년 학평 응시 증액 환영”… 진보교육에 걸맞은 지원책 마련 당부

    서울시의회 박규남 의원(더불어민주당·동대문4)은 지난 8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6년도 제2회 서울시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 응시사업 예산 증액을 환영하며, 진보 교육에 걸맞은 학교 밖 청소년 대상 지원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학교 밖 청소년은 수능 실전 감각 향상을 위해 학평 응시를 간절히 요구했다”라며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법률을 소극적으로 해석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11일 학교 밖 청소년의 법정대리인은 서울시교육청에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응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 제9조제1항에 따른 학평 응시 대상이 고등학교 재학생으로 한정돼 있고, 17개 시·도교육청 간에도 이 같은 기준에 합의했다는 이유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학교 밖 청소년 측은 서울특별시교육감 등을 상대로 학평 응시 신청 거부처분의 취소 등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3월 26일 원고 측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판결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밖 청소년의 학평 응시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관련 예산 증액을 신청했다. 박 의원은 “진보 교육을 표방하는 서울시교육청이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뒤늦게 입장을 바꾼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라며 “행정의 어려움은 일부 공감하지만, 사법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법률을 해석했어야 마땅하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진보 교육은 기존 교육의 틀을 조금씩 허물어가며 진일보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교육 제도권 울타리 너머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 ‘재산 8조’ 권혁빈 이혼 오늘 결론…9440억 분할 기록 깨질까 [이슈픽]

    ‘재산 8조’ 권혁빈 이혼 오늘 결론…9440억 분할 기록 깨질까 [이슈픽]

    국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52)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의 이혼 소송 1심 결론이 9일 나온다. 배우자가 소송을 제기한 지 약 4년 만으로, 재산분할 규모가 국내 최고 기록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이날 오후 2시 권 이사장의 배우자 이모씨가 제기한 이혼 소송의 1심 판결을 선고한다. 대학 동문으로 만난 두 사람은 2001년 결혼했다. 권 이사장은 이듬해 스마일게이트를 설립했고, 회사는 2006년 출시한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흥행하면서 대형 게임사로 성장했다. 2018년에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를 선보였다. 이씨가 2022년 11월 권 이사장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20년 넘게 이어진 혼인 관계는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첫 번째 쟁점은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지다. 이씨 측은 권 이사장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며 이혼을 요구하고 있지만, 권 이사장은 자신에게 유책 사유가 없고 이혼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산분할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도 팽팽하다. “함께 창업” vs “출자 안 했다”…재산분할 공방이씨 측은 자신이 창업 초기 회사의 대표이사와 이사를 맡고 지분도 보유하는 등 회사 설립과 경영에 참여했다고 주장한다. 20년 넘는 혼인 기간 동안 가사와 자녀 양육에도 기여한 만큼 권 이사장이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지분의 절반을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권 이사장 측은 이씨가 스마일게이트 공동창업자가 아니며 회사 설립 당시 출자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반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권 이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외부 감정인을 선정해 재산 감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권 이사장의 재산 가치는 최대 8조 16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번 판결에서 이혼 청구가 인용되고 상당한 비율의 재산분할이 인정될 경우 국내 이혼 소송 사상 최고액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현재 공개된 국내 재벌가 이혼 소송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분할액은 지난 7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인정된 9440억원이다. 1974년생인 권 이사장은 1999년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설립했다. 2012년 공익재단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에 취임했으며 2020년부터 스마일게이트 CVO를 맡고 있다.
  • “한국계 여성들 가둬놓고 성착취” 중국인 짓…인신매매 지옥

    “한국계 여성들 가둬놓고 성착취” 중국인 짓…인신매매 지옥

    미국 미시간주에서 불법 마사지숍을 운영하며 한국계와 중국계 여성들을 사실상 가둔 채 강제 성매매에 동원한 중국인 업주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여성들은 자유롭게 외출하지 못했고 샤워를 할 때조차 체육관으로 데려갔다가 다시 업소로 돌아오는 식으로 생활을 통제받았다. 미시간주 검찰총장실은 4일(현지시간) 매콤카운티 제16순회법원의 제니퍼 폰스 판사가 전날 중국 국적 진징위(46)에게 최소 40개월,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진은 디트로이트 교외 세인트클레어쇼어스의 ‘111 힐링 스튜디오’와 스털링하이츠의 ‘AM 힐링 스튜디오’ 등 마사지숍 2곳을 소유·운영했다. 검찰은 이들 업소를 한국계와 중국계 여성들을 성매매에 동원한 인신매매 조직의 거점으로 지목했다. 수사는 2024년 여름 시작됐다. 같은 해 12월 연방·주·지역 수사기관이 웨인·매콤카운티 일대 마사지숍 4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면서 중국계와 한국계 여성 7~9명을 구조했다. 다나 네셀 미시간주 검찰총장은 피해 여성들이 업소 안에서 자유롭게 나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샤워를 할 때도 누군가 체육관까지 데려갔다가 다시 업소로 데려왔으며, 조직은 이들을 마사지숍과 공항·카지노·주거지 사이로 이동시키며 성매매에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네셀 총장은 조직이 피해자들을 해외에서 미국으로 데려와 강제 성매매에 투입했다며 “미시간에서 적발된 가장 큰 강제 상업 성매매 조직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진은 2024년 12월 범죄조직 운영·공모와 성매매 수익 수수, 성매매 목적 운송, 자금세탁, 성매매 업소 운영 등 6개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7월 이 가운데 범죄조직 운영 혐의 1건에 대해 불항쟁 답변(no contest)을 제출했다. 혐의를 직접 인정하지는 않지만 재판에서 다투지 않고 유죄 판결에 따른 처벌을 받아들이는 절차다. 공동 피고인 후아지 피아오(61)는 웨인카운티에서 별도의 불법 마사지숍을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최소 40개월,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조직과 관련해 성매매 목적 운송 혐의에 유죄를 인정한 미국인 존 빌라수르다 시니어(62)는 오는 10일 형을 선고받을 예정이다.
  • 노연수 서울시의원 “단 1cm도 안 줄인다더니… 3심 승소하고도 실효된 한남근린공원”

    노연수 서울시의원 “단 1cm도 안 줄인다더니… 3심 승소하고도 실효된 한남근린공원”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노연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4)은 제339회 임시회 정원도시국 업무보고에서 한남근린공원 조성 사업을 도마 위에 올렸다. 오랜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공원 지정을 해제해버린 서울시 집행부의 무책임한 행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시는 용산구 한남근린공원 부지를 지키기 위해 토지 소유주 측과 대법원까지 가는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최종 승소한 바 있다. 당초 이 사업은 토지보상비 약 4400억원을 포함해 공원 조성 비용까지 총 66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구상됐던 대규모 도시공원 조성 프로젝트였다. 노 의원은 정원도시국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막대한 예산 부담을 무릅쓰고 3심 승소까지 거두며 공원을 지키고자 했던 서울시가, 막상 승소 이후 녹지를 확대할 수 있는 공원 조성을 포기하고 실효시킨 배경이 무엇인가”라고 질의하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최종 승소 판결 이후 공원 실효 도래 시점까지 남은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여 토지 보상 집행 및 시일을 맞추기가 어려워 부득이하게 실효되었다”고 답변했다. 노 의원은 “승소 판결 이후 시간이 촉박했다는 이유로 공원 지정을 실효시킨 것은 서울시의 의지가 부족한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용산공원을 두고 ‘단 1cm의 녹지도 줄어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서울시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들은 녹지 확보와 개발 사이에서 상충되며 혼란을 주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끝으로 노 의원은 “6600억원까지 들여가며 고가주택에 인접한 공원을 만들자는 취지가 아니라, 녹지 축소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서울시의 기조와 실제 행정이 상충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서울시가 어느 가치에 중점을 두고 정책 결정을 내리는지 혼란스러운 만큼,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행정을 펼쳐 달라”고 강력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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