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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홀한 황금색 자태, 이에 비견할 유물 있었나” 1300년 전 난파선 발굴

    “황홀한 황금색 자태, 이에 비견할 유물 있었나” 1300년 전 난파선 발굴

    “그동안 발굴된 지중해 난파선에서 이에 비견할 유물이 나온 적은 없습니다.” 크로아티아 남부 아드리아해의 섬 믈레트에서 10년 전 발견된 난파선 속 유물이 오랜 복원 과정을 거쳐 최근 공개됐다. 특히 루비와 에메랄드, 진주로 장식된 황금 허리띠 버클이 황홀한 자태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크로아티아 문화재보존연구소(HRZ)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믈레트 섬 서쪽 폴라체만 인근에서 2014년 발견된 난파선 유적 ‘타티니차’의 수중 발굴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2015년부터 본격 발굴에 착수한 이 난파선은 바위 사이 모래 경사면 수심 32~40m 지점에 가라앉아 있었다. 연구소의 수중고고학과는 지난 19년간 믈레트 해역을 조사해 기원전 2세기부터 16세기에 걸친 미확인 난파선 20척을 확인했고, 타티니차 유적에서만 9차례 발굴을 진행했다. 난파선 선체는 대부분 소실됐으나 용골(선박 하단의 중앙부를 앞뒤로 가로지르는 중심축), 늑골(선체의 옆면과 밑면을 지지하는 골조), 외판 잔해가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배가 길이 약 18m, 적재량 약 60t의 중형 상선이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난파선이 발견된 폴라체만은 후기 로마 시대 궁전 유적이 있던 곳으로, 연구진은 배가 악천후를 피해 폴라체만으로 들어가려다 침몰한 것으로 추정했다. 난파선에선 금제 허리띠 세트 4점, 황금 버클, 에메랄드·루비·진주로 장식한 허리띠 끝장식이 나왔다. 연구진은 지중해 난파선에서 이에 비견할 유물이 나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이고르 미홀레크는 세척·복원을 마친 금 유물의 중량이 600g이 넘는다면서 지중해 전체 난파선에서 나온 금 중 최대량이라고 설명했다. 유물 중에는 이라클리오스 왕조(7세기 비잔틴 제국을 통치한 왕조) 네 황제 시기에 발행된 7세기 후반 솔리두스(비잔틴 제국의 표준 금화)가 포함돼 침몰 시점을 좁힐 수 있었다. 연구진의 눈길을 끈 유물 중 하나는 인장 반지였다. 이 반지는 황제 문서에 인장을 찍을 권한을 가진 비잔틴 최고위 행정·군사 관련 인사만 소유할 수 있었다. 고위 관료의 개인 소유물이었거나 외교 선물이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파블레 두고니치 수중고고학과장은 로이터 통신에 “그런 반지는 아무나 착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장 반지의 발굴로 해당 선박이 단순한 상선을 넘어 고위 관료가 탄 수송선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난파선이 사치품만 싣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대 지중해에서 널리 이용된 손잡이가 있는 항아리 약 100점, 교역용 저울, 상아로 만든 게임 말, 사발·주전자·접시 등 여러 도기 물품 등이 함께 발굴됐다. 예비 분석 결과 이 유물을 통해 이탈리아 남부 및 북아프리카와의 연관성도 드러났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저스틴 라이드왕거 교수 연구진은 올해 이 유물을 분석해 항해 경로와 교역망을 규명하고 있다.
  • 그린나래미디어, 올해 신설 ‘유니프랑스 배급상’ 받아

    그린나래미디어, 올해 신설 ‘유니프랑스 배급상’ 받아

    예술영화 수입·배급사인 그린나래미디어가 ‘유니프랑스 랑데부 인 파리’에서 배급상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프랑스 영화 진흥 기관 유니프랑스가 주최하는 ‘유니프랑스 랑데부 인 파리’는 프랑스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외국에 홍보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행사다. 올해 신설한 배급상은 한 해 동안 프랑스 영화를 각국에 소개한 전 세계 영화사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곳에 수여한다. 전 세계적으로 첫 번째이자 한국 최초로 상을 받은 그린나래미디어는 트로피와 1만 유로(약 1500만원) 상금을 받았다. 그린나래미디어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 감독상을 받은 트란 안 훙 감독의 ‘프렌치 수프’를 수입했다. 오는 3월에는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의 한국 개봉을 앞뒀다. 특히 ‘프렌치 수프’ 개봉 당시 진행한 다양한 국내 마케팅 전략이 신선하고 독창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 이번 상을 받게 됐다. 20년간 함께 요리를 만들어온 파트너 외제니와 도댕의 클래식 미식 로맨스 영화다. 포토푀, 볼로방, 오믈레트 노르베지엔 등 다채로운 프랑스 요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음식과 사랑, 인생을 이야기하며 지난 6월 개봉해 5만여 관객을 모았다. ‘프렌치 수프’ 제작사 고몽 측은 “그린나래미디어의 캠페인은 영화의 미식 요소를 풍성하게 보여줬다”며 “영화의 음식 감독인 피에르 가니에르와 서울 레스토랑과의 협업, 영화를 보는 중 꼬르륵 소리가 들리더라도 양해를 바란다는 내용의 극장 안내문, 공복으로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수프를 증정하는 ‘공복 챌린지 상영회’ 등이 독창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보고 있으면 배고파진다…맛, 멋, 미 잘 녹인 ‘프렌치 수프’[영화프리뷰]

    보고 있으면 배고파진다…맛, 멋, 미 잘 녹인 ‘프렌치 수프’[영화프리뷰]

    신선한 재료로 정성들여 만든 요리들을 보고 있자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공복에 영화를 본다면 자칫 낭패를 겪을 수 있겠다. 19일 개봉하는 트란 안 훙 감독 영화 ‘프렌치 수프’는 1885년 프랑스를 배경으로 20년 동안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온 외제니(줄리엣 비노쉬 분)와 도댕(브느와 마지멜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고기와 채소를 푹 끓인 국물을 헝겊으로 걸러낸 콩소메 수프, 페이스트리의 가운데를 파내어 고기나 해산물, 채소 등을 소스와 함께 채운 볼로방, 스펀지케이크 시트에 아이스크림을 얹고 머랭으로 덮어 오븐에 구운 디저트 오믈레트 노르베지엔 등 프랑스 요리의 향연을 펼친다. ‘너무 맛있어서 신 몰래 먹었다’는 요리로 알려진 오르톨랑 조리법과 수건을 뒤집어쓰고 먹는 장면 등도 볼거리다. 맛뿐 아니라 고풍스러운 멋이 배어 나오는 대사도 음미해봄 직하다. 도댕은 한 왕국의 왕에게서 정찬 대접을 받은 뒤 보답으로 초대를 계획하는데, 평범한 프랑스 수프 요리 포토푀를 주메뉴로 내놓으려 할 정도로 자신만만한 요리사다. “마흔 전에는 미식가가 될 수 없다”거나 “새로운 요리를 발견하는 것은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 등 그가 요리를 바라보는 대사에서 진중한 멋이 느껴진다. 도댕의 미식가 친구들이 정찬을 함께 즐기며 각 요리의 역사에 대해 술술 풀어놓고, 토론을 벌이는 장면, 경매에서 산 50년 된 와인에 대한 예찬 등도 진득하게 다가온다.영화는 1920년대 출간한 마르셀 루프의 소설 ‘도댕 부팡의 삶과 열정’을 각색했다. 외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작하는 원작과 달리, 영화는 둘이 함께 요리를 만들고 사랑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주로 담았다. ‘인생의 가을’인 중년에 들어선 외제니와 도댕의 사랑을 그려낸 시선은 자못 철학적이다. 서로 사랑하지만 외제니는 도댕의 구애를 번번이 거부하고, 도댕은 그런 외제니를 ‘파트너’로 존중하고 여전히 사랑한다. 트란 안 훙 감독은 “두 사람을 갈라놓는 유일한 것은 결혼에 대한 생각 차이인데, 둘의 관계의 아름다움은 바로 거기에 있다”면서 “도댕이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외제니에게 매료되어 있는 이유는 그가 그녀를 온전히 소유한 적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부부였다가 이혼한 두 배우가 오랜만에 연인으로 연기하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1993년 데뷔작 ‘그린 파파야 향기’로 제46회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씨클로’로 제5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감독은 빛과 색채의 미학을 추구하는 이로 유명하다. 요리 과정과 이를 즐기는 장면,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골 풍경, 요리에서 외제니의 나신으로 가는 장면 등 탄성이 나올 미장센이 가득하다. 맛과 멋, 미까지 잘 녹여낸 영화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135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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