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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착] 트럼프, 선거 직전 ‘최악의 악재’ 터졌다…“ICE 총 맞은 이민자 중태”

    [포착] 트럼프, 선거 직전 ‘최악의 악재’ 터졌다…“ICE 총 맞은 이민자 중태”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이민자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 전쟁으로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 통신과 CNN 등 외신의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텍사스 오스틴시에서 베네수엘라 국적의 28세 남성 윌베르 라파엘 가르세스 페레스가 ICE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총격 당시 페레스는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배달원으로 근무 중이었는데, ICE 요원이 차량 번호판을 조회하던 중 추방 명령을 받은 페레스 명의의 도요타 차량을 발견했다. ICE 요원들은 페레스가 현장에서 도주하자 추격전을 벌이던 중 총기를 발사했고 총에 맞은 페레스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페레스의 변호를 맡은 케이트 링컨 골드핀치 변호사는 “그는 전과가 없었으며 가족들도 추방 명령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면서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페레스가 유효한 취업 허가를 갖고 적법하게 미국에 입국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와 오스틴시 관계자는 페레스의 상태가 심각하지만 현재 안정적인 국면에 들어섰다고 밝혔으나, ICE 요원의 과도한 단속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석 달 동안 3차례 ‘과도한 단속’ 벌인 ICE텍사스에서 ICE 요원이 과도한 단속으로 물의를 빚은 것은 석 달 사이에만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7월 휴스턴에서 인부들을 태우고 건설 현장으로 가던 멕시코 국적의 로렌소 살가도 아라우호가 ICE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고, 이달 초 알라모에서는 이민 단속을 촬영하던 10대 청소년 2명이 ICE 요원에게 폭행당하기도 했다. 이번 ICE 총격 사건에 분노한 히스패닉 유권자 100여 명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분노를 표했다. 이들은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ICE 나치’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거리 시위를 벌였다. 멕시코 이민자 가정 출신이자 미군으로 복무한 야시엘 아빌바는 CNN에 “평생 오스틴에 살았지만 이토록 배신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ICE의 이러한 단속은 국내 테러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시위에 참여한 재니 올베라(13)는 “우리는 정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CE 총격 논란이 트럼프에 미치는 영향ICE의 과도한 단속 물의와 이번 총격 사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7월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정책을 두고 ‘너무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2024년 트럼프 대통령에 표를 던진 히스패닉 유권자의 3분의 1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히스패닉에 해롭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공화당 텃밭’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의 향방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텍사스주는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이후 줄곧 공화당 후보만 대통령으로 선택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된다. 1990년 이후에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줄곧 공화당 후보만 당선됐다.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은 지난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트럼프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오는 11월 3일 열리는 중간선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지지를 받는 켄 팩스턴(63) 텍사스주 법무장관이 공화당 후보로 나선다. 문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주자에 맞서는 민주당의 정치 신인 제임스 탈라리코(37)가 ‘박빙’이라는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ICE 요원의 총격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면서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한화는 미국에서 나가!”…불똥 튄 K조선, ‘전쟁경제’ 논란 휘말렸다 [밀리터리+]

    “한화는 미국에서 나가!”…불똥 튄 K조선, ‘전쟁경제’ 논란 휘말렸다 [밀리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한국의 마스가(MASGA·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개시가 가까워져 오는 가운데, 한화 필리조선소가 있는 필라델피아에서 한화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미국 매체 파이트 백 뉴스(Fight Back! News)의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저녁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 컨벤션센터 앞에는 80여 명의 시위대가 모여 ‘방위산업 기반 액셀러레이터’(DIB Accelerator)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해당 장소에서는 미국 방산업체와 관련 기업들이 참석하는 방산 관련 행사가 열렸고 여기에는 한화 측 인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모인 시위대는 필라델피아가 방산 행사의 개최지로 선정된 것이 최근 지역 당국과 연방 차원에서 필라델피아 내 방위산업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지역의 방위산업 중심에는 한화의 필리조선소가 있다는 것이 시위대의 주장이다. 시위대는 도로변에 줄지어 서서 “한화는 필라델피아에서 나가라. 우리 도시에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기업은 필요 없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또 다른 현수막에는 “미국 제국주의를 분쇄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이스라엘군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모습을 형상화한 인형을 목에 올가미를 건 형태로 들고 있기도 했다. ‘탈식민화를 위한 한국인들’이라는 단체의 한 참가자는 방산 관련 행사에 참석한 한화를 비판하며 “한국 국민은 전쟁과 분단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이 미국의 전쟁경제에 참여해 이익을 얻는 동시에 한국과 미국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약 1시간 동안 연설을 진행한 뒤 컨벤션센터 주변을 행진한 후에 해산했다. 한화의 美 조선소 투자가 ‘제국주의’로 비친 이유이번 시위대를 포함해 미국 내에서는 한화의 미국 조선업 진출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꾸준히 있어 왔다. 한화는 2024년 말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미국 내 생산시설과 인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 해군을 비롯한 미국 정부의 선박 건조·정비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파이트 백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한화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를 직접 투자하는 내용의 협상을 진행했다”며 “해당 투자는 미국 군 관련 계약을 수행하기 위해 조선소의 시설과 인력을 확대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필리조선소가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미사일 계측선(MRIV) 2척을 건조하는 20억 달러 규모의 사업에 선정됐다”며 “해당 선박들은 태평양에서 미사일 요격 시험을 관측하고 핵심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한화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의 군사력 확대와 연결된 것으로 보고 필리조선소와 미국과의 협력을 비판했다. 이번 시위에서 한화 외에 미국 방산업체들에 대한 비판이 함께 쏟아진 사실도 시위대의 분노가 단순히 한화의 필리조선소 투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국방·군수 결합에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파이트 백 뉴스는 “시위대는 한화의 미국 사업 확대를 미국의 ‘전쟁경제’와 연결된 것으로 규정했다”고 전했고, 또 다른 미국 온라인 매체인 델라웨어 커런츠는 지난해 한화의 필리조선소 확대를 둘러싼 현지 비판을 전하면서 “비판자들은 한화의 움직임을 ‘전쟁을 통해 이익을 얻는 행위’로 규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HD현대도 미 조선소 인수 속도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군함 현대화를 위해 한국을 콕 집어 협력을 강조하는 가운데,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HD현대도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와 지분 투자를 검토하며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마스가 프로젝트와 연계해 샌디에이고 일대와 텍사스 멕시코만 연안 등의 조선소에 대한 인수와 지분 투자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함정 시장을 놓고 한화 필리조선소와 경쟁하는 HD현대 입장에서는 현지 생산기지 유무가 향후 수주 경쟁력을 가를 수 있는 요인으로 떠오른 셈이다. 앞서 HD현대는 미국 최대 군함 건조 업체인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와 함정 건조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았다. 조선소 인수나 지분 투자가 성사되면 기술 지원과 공동 건조를 넘어 자체적인 미국 생산거점까지 갖추게 된다. 다만 한화에 이어 HD현대까지 미국 조선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현지 생산기지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방산·조선업 확대를 둘러싼 반발이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 대당 2억원 ‘괴물 장갑차’ 우르르…멕시코, 마약카르텔 차량 25대 폐차 [여기는 남미]

    대당 2억원 ‘괴물 장갑차’ 우르르…멕시코, 마약카르텔 차량 25대 폐차 [여기는 남미]

    멕시코 검찰이 마약 카르텔로부터 압수한 이른바 ‘괴물’ 장갑차를 무더기로 폐기했다. ‘괴물’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무력 충돌에 투입하는 중무장 개조 차량을 일컫는 현지 표현이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검찰(FGR)은 타마울리파스주에서 마약 카르텔로부터 압수한 장갑차 25대를 폐기했다. 검찰은 차량별 압수 장소와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폐차 작업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차량들은 군경이 여러 차례 합동작전을 벌여 마약 카르텔에서 압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노레스테 마약 카르텔의 Z분파와 걸프 카르텔 등이 보유하고 무력 충돌에 사용했던 차량”이라며 관련 법률에 따라 전문가가 지켜보는 가운데 차량을 완전히 무력화한 뒤 폐기했다고 밝혔다. 타마울리파스주에서 검찰이 ‘괴물’ 장갑차를 대규모로 폐기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은 지난 2월 23대, 4월 18대를 폐기했다. 이번 25대를 포함하면 올해 타마울리파스주에서 폐기한 마약 카르텔 장갑차는 모두 66대에 달한다. 현지 언론은 멕시코 각지의 마약 카르텔이 이런 장갑차를 사용하고 있지만 카르텔 간 충돌이 잦은 타마울리파스주의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고 전했다. 검찰이 가장 많은 ‘괴물’ 장갑차를 압수하는 지역 역시 타마울리파스주다. 방탄 철판 두르고 기관총까지…카르텔의 ‘전쟁 차량’‘괴물’ 장갑차는 일반 픽업트럭이나 대형 트럭에 두꺼운 방탄 철판을 덧대 수작업으로 개조한 차량이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화력이 강해지면서 세력 간 무력 충돌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철판으로 차체를 감싼 일부 차량은 AK-47 소총이나 50구경 기관총 공격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방탄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상부에는 기관총을 설치할 수 있는 장갑 포탑이 달리고, 내부에서 밖으로 총을 쏠 수 있는 총안구도 마련돼 있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현지 언론은 검찰 관계자를 인용해 차량 가격을 제외하고 방탄 장갑 등을 개조하는 데만 200만 페소(약 11만 8000달러·1억 6000만원대) 이상이 들 수 있다고 전했다. 기본 차량 가격까지 더하면 ‘괴물’ 장갑차 한 대 가격은 약 15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약길부터 석유·밀입국까지…영토 다툼 격화멕시코 마약 카르텔은 마약 밀매뿐 아니라 석유 절도와 이민자 밀입국 등으로 범죄 영역을 넓히며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괴물’ 장갑차는 이 과정에서 상대 조직과 충돌할 때 투입된다. 현지 언론은 “타마울리파스주 중부와 북부에서는 마약 밀매 경로 장악과 석유 절도를 위한 영토 다툼, 이민자 밀입국 경로 확보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 유독 많은 ‘괴물’ 장갑차가 압수되는 것도 이런 카르텔 간 세력 다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포스코인터내셔널, 美 등 3개국도 독립운동사적지 안내판 설치

    포스코인터내셔널, 美 등 3개국도 독립운동사적지 안내판 설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국가보훈부와 함께 추진하는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 ‘포스아트’(PosART) 안내판 설치 사업을 올해부터 멕시코, 미국, 네덜란드로 확대한다고 16일 밝혔다. 올해부터 내년 3월까지 이들 3개국에 안내판 111개를 설치·교체한다. 이는 임직원의 기부로 운영되는 포스코1%나눔재단 사업의 하나다.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재외동포와 현지 방문객에게 독립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안내판은 포스아트로 만든다. 철강재에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고해상도 컬러 강판이다. 기존 프린트 강판보다 해상도가 4배 이상 높고 부식에 강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광복절인 지난 15일(현지 시간) 주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과 함께 멕시코 메리다 대한인국민회 지방회관에서 한국이민사박물관의 재개관에 맞춰 현판과 안내판 등을 포스아트로 교체했다.
  • SBS 희망내일위원회, 하반기 사회공헌 방향 ‘역사와 보은’으로 확정

    SBS 희망내일위원회, 하반기 사회공헌 방향 ‘역사와 보은’으로 확정

    SBS의 사회공헌 총괄 기구인 희망내일위원회가 하반기 사회공헌 사업의 핵심 방향을 ‘역사와 보은’으로 정하고, 해외 한인과 그 후손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SBS 희망내일위원회(위원장 방문신 SBS 사장)는 지난 23일 전체 회의를 열어 하반기 사회공헌 방향과 세부 사업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확정된 하반기 주요 사업은 해외에 정착해 살아온 한인과 그 후손들의 역사 및 삶을 조명하고 필요한 지원을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SBS는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희망TV’를 통해 잊혀진 해외 한인들의 삶과 역사를 알리고 후손들을 지원하는 ‘역사와 보은’의 글로벌 연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멕시코 이민 121주년을 맞아 에네켄 농장에서 생활했던 한인 이민자와 그 후손들의 발자취를 살핀다. 에네켄은 ‘애니깽’으로도 불리며, 초기 한인 이민자들은 농장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동하면서도 조국을 그리워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역사 커뮤니케이터 최태성 씨는 멕시코 현지를 찾아 이민자들이 걸어온 길과 그 후손들의 현재 모습을 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해외 이민 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조국 독립을 위해 힘을 보탠 이들의 역사를 조명하고, 현지 후손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강제 이주의 아픔을 겪은 고려인 후손을 위한 사업도 마련됐다. 영화 ‘밀정’에 출연한 배우 허성태 씨는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 후손들을 만나 이들의 삶과 사연을 전한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들이 겪어 온 강제 이주의 역사와 현지 정착 과정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 후손 중 무국적 상태로 생활하는 이들을 위한 후원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SBS는 이들이 국적 문제를 해결하고 현지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연계하기로 했다. 방문신 SBS 사장은 “대한민국은 과거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바뀌었고 국가 위상도 높아졌다”며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 준 사람들과 역사를 기억하면서 그 후손들을 후원하는 것이 ‘역사와 보은’의 요체”라고 밝혔다. 이어 “잊혀진 해외 한인들을 찾아내 후원하는 활동은 진정한 글로벌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의 취지에 담긴 후원과 연대의 의미가 하반기 사회공헌 활동에 잘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희망내일위원회는 해외 한인 후손 지원과 함께 국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사업도 하반기 사회공헌 과제로 확정했다. 아픈 가족을 돌보면서 학업 중단 위기에 놓인 가족돌봄 청소년, 이른바 ‘영 케어러’의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는 배우 고두심과 송일국,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 씨가 참여한다. 해당 사업은 가족을 돌보느라 학업과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의 상황을 알리고 지원하기 위해 추진된다. 장거리 상경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아와 가족을 위한 ‘병원 앞 우리 집’ 조성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SBS는 글로벌 비영리 법인 한국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RMHC Korea)와 협력해 치료를 위해 장기간 병원 인근에 머물러야 하는 환아와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SBS 희망내일위원회는 올해 상반기에도 역사적 인연이 있는 해외 국가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했다. 한국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와 튀르키예의 참전용사 후손을 발굴해 이들의 삶을 소개하고 후원을 연계했다. 가수 장민호 씨와 배우 정애리 씨는 아프리카 난민 캠프 아동 지원과 조혼 위기에 놓인 아프리카 소녀를 돕는 활동에 참여했다. 관련 사연은 SBS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됐으며, 상반기 동안 총 7,206건의 정기 후원과 17억 8천만 원의 모금으로 이어졌다. SBS를 통해 모인 후원금은 월드비전과 굿네이버스, 초록우산, 국제구조위원회(IRC) 등 비정부 기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됐다.
  • 총성을 멈춘 축구공, 전쟁을 부른 축구공 [한ZOOM]

    총성을 멈춘 축구공, 전쟁을 부른 축구공 [한ZOOM]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크리스마스 이브 서부 전선. 독일군 참호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고요한 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영국군 병사들은 전투 의지를 꺾으려는 계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뒤 독일군이 참호를 넘어 비무장 구역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자, 영국군도 총을 내려놓고 참호 밖으로 나왔다. 조금 전까지 서로 총을 겨누던 두 나라 병사들은 담배와 음식을 나누고, 전사자들을 함께 묻었다. 그리고 누군가 축구공을 꺼냈다.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휴전’(Christmas Truce)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이다. 이날의 공놀이가 정식 축구 경기였는지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지금도 논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식 경기였든 간단한 공차기였든, 적군의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공을 찬 그 순간, 서로에게 방아쇠를 당기기는 어려워졌다. 이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은 군 지휘부는 즉각 재발 방지 명령을 내렸다. 명분도 이유도 없이 잔인하기만 한 전쟁 기계가, 공 하나에 멈춰 선 것이다. ●1969년 축구 경기 때문에 발생한 전쟁 그런데 이번에는 축구가 전쟁을 부른 사건이 일어났다. 19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멕시코 월드컵’ 지역 예선을 치르던 중이었다. 1차전은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열렸다. 온두라스 응원단은 엘살바도르 선수단이 묵고 있는 호텔 앞에서 밤새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엘살바도르 대표팀은 다음 날 경기에서 1대0으로 패배했다. 패배 소식이 전해지자 엘살바도르의 18세 소녀 ‘아멜리아 볼라뇨스’가 아버지가 갖고 있던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엘살바도르 언론은 “조국의 수치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던 소녀가 목숨을 던졌다”며 이 비극을 민족주의의 불씨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소녀의 장례식은 국가장 수준으로 치러졌고, 대통령과 국가대표 선수단 전원이 운구 행렬을 따랐다. 엘살바도르 국민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복수심에 휩싸였다. 2차전은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열렸다. 이번엔 엘살바도르 측이 보복에 나섰다. 온두라스 선수단에게 마찬가지로 밤새 잠을 못 자게 했고, 경기장에는 온두라스 국기 대신 찢어진 낡은 천 조각을 달았다. 예상대로 엘살바도르가 3대0으로 승리했다. 양국 응원단은 경기장 안팎에서 난투극과 폭동을 벌였고, 자국으로 돌아간 온두라스인들은 자국 내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을 습격해 약탈과 살인을 저질렀다. 양국 간의 감정은 파국으로 치달았고, 국교 단절을 거쳐 결국 1969년 7월 14일 엘살바도르 국군이 온두라스 국경을 넘었다. 역사는 이 전쟁을 ‘축구 전쟁’(Soccer War)으로 기록하고 있다. 5일 100시간 동안 벌어진 이 전쟁으로 약 4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 상당수는 무고한 민간인이었다. 양국은 전쟁으로 인한 경제 붕괴로 수십 년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전쟁 발발 11년 만인 1980년에야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정식으로 국교를 재개했다. 물론 축구가 전쟁의 원인은 아니었다. 이미 오랫동안 양국의 관계는 곪아 있었다. 1869년부터 국경 분쟁이 계속되었고, 온두라스가 자국에 정착한 엘살바도르 농민 30만 명을 추방하자 양국 감정은 폭발 직전이었다. 축구는 그 화약에 불을 당긴 성냥개비였을 뿐이다. ●2002년 대한민국의 붉은 물결 2002년 6월 수백만 명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꺾으며 아시아 최초로 4강 신화를 써 내려갔다. 거리를 가득 채운 사람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외환위기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았던 그때, 대한민국을 가득 채운 붉은 물결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었다.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존감의 집단적 폭발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열기가 아니었다. 어느 경기에서도 상대팀을 비방하거나 위협하는 응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패배했지만 붉은악마는 자발적으로 독일 응원단을 조직해 결승전에서 독일을 응원했다. 튀르키예와의 3위 결정전에서는 ‘형제의 나라’를 강조하며 패배 후에도 튀르키예 대표팀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국가기록원은 당시의 뜨거웠던 연대를 공식 기록을 통해 “온 국민이 하나 되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를 가득 메운 채 성숙한 응원 문화를 보여주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민주적 공동체 의식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이렇게 평가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 세대가 표현의 도구로 삼은 것은 새로운 무언가가 아닌, 익숙한 국호 ‘대한민국’과 태극기였을 뿐이다. 오랫동안 신성함의 대상이자 엄숙함의 상징이었던 그것을 이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배타성 없이 유쾌하게 소화해냈다. ●축구 덕분에 전쟁이 줄었다는 주장 크리스마스 휴전, 축구 전쟁, 그리고 2002년 대한민국까지. 이 세 장면을 나란히 놓고 보면 스포츠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정치학에서는 “스포츠가 전쟁을 줄인다”는 주장이 있다. 스포츠 교류가 많은 국가들 사이에는 무력 충돌이 줄어든다는 통계적 연구 결과에 근거한 주장이다. 스포츠 경기를 통해 적국의 국민을 ‘적’(敵)이 아닌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고, 그 인식이 지도자들의 전쟁 결정을 억제한다는 논리다. 크리스마스 휴전에서도 서로의 얼굴을 보고 함께 공을 찬 순간, 방아쇠를 당기기가 어려워졌다. 물론 1969년 축구 전쟁은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축구가 오히려 쌓인 적대감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집단적 열광 속에서 민족주의는 강화되고, 패배의 분노는 이성을 마비시킨다. 국경 장벽과 이민자 문제, 보호무역 갈등이 첨예하게 얽혀 있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세 나라가 공동 개최하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동안 세 나라의 팬들은 총칼 대신 잔디밭 위를 굴러가는 같은 공을 바라볼 것이다. 그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될지, 새로운 갈등의 촉매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 결과가 공을 차는 선수가 아니라, 그 공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 월드컵 경험한 이기혁·엄지성·양현준,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월드컵 경험한 이기혁·엄지성·양현준,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이기혁(26·강원), 양현준(셀틱), 엄지성(스완지시티·이상 24)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다. 8일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일 세 선수가 포함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 23인의 최종 명단을 대한체육회에 제출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23세 이하(U-23) 선수만 출전할 수 있지만, 3명에 한해 연령 제한과 상관 없이 선수를 뽑을 수 있다. 이민성 U-23 대표팀 감독은 와일드카드 세 자리를 이기혁, 양현준, 엄지성으로 채워 전력을 강화했다. 새로 합류한 세 선수 모두 북중미월드컵 본선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기혁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스리백 수비라인의 왼쪽 스토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엄지성은 체코·멕시코전에, 양현준은 멕시코전에 교체 출전했다. 이기혁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풀백을 소화할 수 있고, 엄지성은 좌우 측면 공격수와 중앙 2선 공격수로 활용할 수 있다. 양현준은 윙어와 윙백에서 활약한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4연패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선수들은 병역 혜택을 받는다. 이기혁과 양현준, 엄지성 모두 군 미필이다.
  • 이란 월드컵 ‘무패 탈락’에 美 장관 “춤을 출 정도로 행복”

    이란 월드컵 ‘무패 탈락’에 美 장관 “춤을 출 정도로 행복”

    이란이 월드컵 경기 무패 성적에도 32강에 진출하지 못하자 미국 국토부 장관이 “매우 행복하다”고 밝혀 논란이다. 마크웨인 멀린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이란은 끝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아 다행”이라며 “그들의 비자를 빼앗고 미국 땅에서 쫓아낼 수 있다고 했을 때 노래 한두 곡을 부르거나 행복한 춤을 출 정도로 기뻤다”라고 밝혔다.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올해 북중미 월드컵 조별 경기를 모두 미국에서 치렀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출입국 통제 탓에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다. 월드컵 G조였던 이란은 뉴질랜드와의 1차전, 벨기에와 2차전을 모두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치렀다. 이란의 훈련장은 멕시코 티후아나였으며 조별리그 경기 전날에만 미국에 입국할 수 있었고, 경기가 끝나자마자 당일에 멕시코로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가혹한 출입국 비자 조건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야 완화되어 이집트와 치른 3차전은 경기장인 시애틀 스타디움에 시합 이틀 전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당일 멕시코 훈련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조건은 변함없었다. 아미르 갈레노이 이란 대표팀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미국이 우리를 매우 부당하게 대했다”며 “경기 준비에 필요한 훈련 기간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시간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갈레노이 감독은 “이란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억압받는 팀”이라고 덧붙였다. 메흐디 타레미 이란 대표팀 주장도 “이런 긴장은 월드컵의 즐거움을 약화시킨다”며 “도착한 순간부터 긴장감이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와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3점을 올렸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해 골득실 차로 32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과의 전쟁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경기 하루 전 입국, 경기 당일 출국을 반복하며 힘든 승부를 벌여야만 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관련있다는 이유로 대표팀 관계자 일부에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으며, 현지의 이란 축구팬들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멀린 장관은 이날 “임시 보호 신분은 사실상 사면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며 “불법 체류자는 2600달러(약 400만원)의 자진 추방을 위한 수당을 받고 귀국 비행기를 타거나 체포돼 즉각 추방되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자진 추방을 포함해 약 100만명이 미국을 떠난 지난해보다 불법 이민자 추방 숫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트럼프, 이민단속 수장에 경찰 출신 지명…반이민 다시 강화하나

    트럼프, 이민단속 수장에 경찰 출신 지명…반이민 다시 강화하나

    트럼프 “불법 외국인 전례 없는 속도로 구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 단속을 주도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을 지명하면서 반이민 정책이 다시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CE는 지난해 9월 조지아주 한국인 대규모 구금 사태를 주도한 조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ICE 국장에 오클라호마주 경찰 출신의 랜스 슈로이어를 지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오클라호마에서 29년간 법 집행에 몸담으며 살인범·강간범·마약밀매범 같은 불법 외국인을 전례 없는 속도로 구금·추방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신임 ICE 국장 지명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민 단속의 고삐를 다시 강력하게 당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이후 초강경 이민 단속 정책을 펴다가 올해 들어 미네소타주에서 ICE에 반대하는 미국인 2명이 단속 요원 총격에 사망한 사건 등으로 반발 여론이 커지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상징하던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났고, ICE도 토드 라이언스 국장 대행의 사임으로 데이비드 벤투렐라가 국장 대행을 맡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은 최근 ‘임시보호지위’로 미국에 머물던 아이티·시리아 이민자들을 추방할 수 있다는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힘을 실었다. 멕시코 국경 지역에 당도했다고 미국에 망명 신청을 할 수 없고 미국 땅을 밟아야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는 연방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두 건의 판결을 “엄청난 승리”라며 자축했다.
  • “꼬레아, 미국으로 보내서 미안해”… 우버 기사는 위로·걱정부터 건넸다[박성국 기자의 Vamos! 월드컵]

    “꼬레아, 미국으로 보내서 미안해”… 우버 기사는 위로·걱정부터 건넸다[박성국 기자의 Vamos! 월드컵]

    트럼프 이민 정책에 불만 표출‘우정의 증표’로 테킬라 주기도 “오 친구여, 너희가 미국으로 가게 해서 미안해. 거긴 여기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모든 게 말도 안 되게 비싸. 부디 무사히 ‘꼬레아’로 돌아가길 바랄게.” 홍명보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한 다음 날인 19일(현지시간). 새로운 멕시코 현지 취재 아이템 발굴을 위해 탑승한 우버 택시에서 운전자 미겔 몬토야(48)는 기자의 국적을 묻더니 대뜸 위로와 걱정부터 보냈다. 이번 대회가 열리고 있는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시민이라면 A조를 1위로 통과하지 않으면 다음 목적지가 미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랑이 유난한 이곳에서 만난 멕시코인들은 자국의 승리를 누구보다 기뻐하고 즐겼겠지만, 적어도 기자가 만난 현지인들은 위로와 걱정이라는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대표팀 베이스캠프가 있는 사포판까지 차량을 운행해 준 또 다른 우버 기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ICE’(이민세관단속국)까지 거론하며 “미국이 월드컵을 최악으로 망쳐놨다”고 불만을 늘어놨다. 사실상 미국 중심의 이번 대회에서 입장권 가격이 폭등해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도 평범한 서민은 볼 수 없고, 그나마 TV 시청도 미국 대기업 광고를 위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 휴식)가 도입돼 축구가 광고를 위한 미끼가 됐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에겐 (멕시코시티행이) 잘된 일이지만, 한국 선수들과 한국인들이 미국에선 험난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달라하라에서 보낸 약 2주간 식당과 주점 등 곳곳에서 ‘반트럼프’ 정서를 읽을 수 있었다. 한 식당은 돼지 몸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붙여놓기도 했고, 멕시코인들의 한과 자부심이 서려 있는 전통의 스포츠 ‘루차 리브레’(프로레슬링)를 주제로 한 식당에서는 벽에 전통 마스카라(마스크)를 한 루차도르(레슬러)가 ICE 요원의 뺨을 때리는 그림이 걸려 있기도 했다. 시내의 한 주점에서 지역 특산 테킬라 한 병을 ‘우정의 증표’로 선물한 주민 루이스 카데나스(53)는 “축구는 축구고, 우정은 우정”이라면서 “하지만 미국에선 이런 걸 기대하면 안 될 거야”라며 웃었다.
  • “미국으로 보내서 미안해”…멕시코인들의 걱정과 위로가 쏟아졌다[박성국 기자의 Vamos! 월드컵]

    “미국으로 보내서 미안해”…멕시코인들의 걱정과 위로가 쏟아졌다[박성국 기자의 Vamos! 월드컵]

    “오 친구여, 너희가 미국으로 가게 해서 미안해. 거긴 여기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모든 게 말도 안 되게 비싸. 부디 무사히 ‘꼬레아’로 돌아가길 바랄게.” 홍명보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멕시코에 0-1로 패한 다음 날인 19일(현지시간). 새로운 멕시코 현지 취재 아이템 발굴을 위해 탑승한 우버 택시에서 운전자 미겔 몬토야(48)는 기자의 국적을 묻더니 대뜸 위로와 걱정부터 보냈다. 이번 대회가 열리고 있는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의 시민이라면 A조를 1위로 통과하지 않으면 다음 목적지가 미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승리로 조별리그 2연승을 달린 홈팀 멕시코는 남은 체코와의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를 조기 확정하며 32강 토너먼트를 역시 안방인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치르게 됐다. 애초 멕시코가 미국, 캐나다와 함께 공동 개최국인 상황에서 토너먼트 흥행 지속을 위한 FIFA의 안배였다. 한국 사랑이 유난한 이곳에서 만난 멕시코인들은 자국의 승리를 누구보다 기뻐하고 즐겼겠지만, 적어도 기자가 만난 사람들은 위로와 걱정이라는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대표팀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사포판까지 차량을 운행해 준 또 다른 우버 기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ICE’(미 이민세관단속국)까지 거론하며 “미국이 월드컵을 최악으로 망쳐놨다”고 불만을 늘어놨다. 사실상 미국 중심의 이번 대회에서 입장권 가격이 폭등해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도 평범한 서민은 볼 수 없고, 그나마 TV 시청도 미국 대기업 광고를 위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 휴식)가 도입돼 축구가 광고를 위한 미끼가 됐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에겐 (멕시코시티행이) 잘된 일이지만, 한국 선수들과 한국인들이 미국에선 험난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달라하라에서 보낸 약 2주간 식당과 주점 등 곳곳에서 ‘반트럼프’ 정서를 읽을 수 있었다. 육류를 전문으로 하는 한 식당은 돼지의 몸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붙여놓기도 했고, 멕시코인들의 한과 자부심이 서려 있는 전통의 스포츠 ‘루차 리브레’(프로레슬링)를 주제로 한 식당에서는 벽에 전통 마스카라(마스크)를 한 루차도르(레슬러)가 ICE 요원의 뺨을 때리는 그림이 걸려 있기도 했다. 시내의 한 주점에서 지역 특산 테킬라 한 병을 ‘우정의 증표’로 선물한 주민 루이스 카데나스(53)는 “축구는 축구고, 우정은 우정”이라면서 “하지만 미국에선 이런 걸 기대하면 안 될 거야”라며 웃었다.
  • 프로 못 따라가는 FIFA ‘아마추어 행정’

    프로 못 따라가는 FIFA ‘아마추어 행정’

    국제축구연맹(FIFA)이 옐로카드조차 아까운 아마추어 행정을 거듭하며 세계인의 축구 축제를 망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6일(한국시간) 오전 7시에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 H조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위해 경기 하루 전 이동하려던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은 FIFA가 마련한 전세기에 문제가 생기면서 멕시코 출발 일정이 지연됐다. FIFA가 선수단의 미국 입국과 관련해 사전 조율을 원활하게 조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루과이축구협회(AUF)는 이번 사태가 FIFA의 책임이라고 지적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잡음을 내고 있다. 앞서 소말리아 출신 심판 오마르 아르탄은 미국 입국이 거부돼 자국으로 돌아갔는데 FIFA는 “개최국의 이민 절차나 비자 발급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뒤로 빠졌다. 결국 FIFA는 아르탄 심판에게 월드컵 경기 배정으로 받을 예정이었던 급여 전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수습했다. 이란은 축구대표팀 관계자 일부가 미국 입국 비자를 받지 못한 채로 16일 뉴질랜드전을 치러야 한다. 영국 BBC는 “이란 대표팀 소속 관계자 15명 중 10명이 전지훈련지인 멕시코에서 입국 비자 항소 및 재신청을 진행했으나 4명만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4일 스위스와 카타르의 맞대결도 시끄러웠다. 스위스의 선제골 과정에서 레모 프로일러가 침투하던 순간 화면상에는 오프사이드로 보였지만 심판은 오프사이드 선언을 하지 않았다. 이후 반자동오프사이드(SAOT)를 통한 비디오 판독을 거쳤지만 판독 결과가 중계 방송에 송출되지 않으면서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공교롭게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스위스 출신이다. 인판티노 회장의 가벼운 입도 논란이다. 그는 브라질 언론 인터뷰에서 “참가국을 64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64개국 체제가 되면 이탈리아도 본선에 진출할지 모른다”고 말해 이탈리아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 “콘돔 1700개 발견”…아시아계 여성 노린 ‘성매매 조직 대모’ 체포 [핫이슈]

    “콘돔 1700개 발견”…아시아계 여성 노린 ‘성매매 조직 대모’ 체포 [핫이슈]

    미국 뉴멕시코주에 거주하는 일가족이 인신매매, 매춘, 갈취 혐의로 구금됐다. ABC7 등 현지 언론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현지 검찰은 뉴멕시코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여성 위팡바오(58)와 그의 남편 존 터니, 아들 관샹 왕 등을 기소했다. 뉴멕시코 조직범죄위원회가 법 집행기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수사를 시작했고, 뉴멕시코주에서도 가장 큰 도시인 앨버커키를 중심으로 불법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사관들은 바오의 자택 뒷마당에서 땅에 묻혀 있던 현금 약 9만 달러(한화 약 1억 3300만원)를 발견했다. 창고에서는 성매매 등에 사용할 콘돔 1700개가 발견됐다. 체포된 바오는 현지에서 대규모 성매매 조직을 이끄는 우두머리로 확인됐다. 그는 남편·아들까지 동원해 사업을 키웠고, 앨버커키에 약 6곳의 마사지 업소를 두고 불법 성매매와 인신매매를 자행했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미국으로 온 이민자 여성들, 특히 중국계 여성들은 일자리를 준다는 바오 일가족에게 속아 앨버커키로 끌려온 뒤 마사지 업소에 상주하며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당했다. 바오 일가족은 성매매 또는 남성 고객의 특정 행위를 거부하는 여성에 구타와 구속, 폭행을 쏟아냈으며 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한 피해 여성은 미국에서 청소부로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에 속아 앨버커키로 왔지만, 도착한 후에야 자신의 ‘업무’에 성매매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현지 수사관은 “피해자들은 다른 사람과의 성관계를 강요당했고 이를 거부하면 폭행이 이어졌다”면서 “바오 일가족은 이러한 범죄를 통해 많은 돈을 벌었다. 실제로 집에서는 지폐를 세는 기계까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조직에 가담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이며 매우 오랜 기간 감옥에 갇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세종로의 아침] 트럼프 딜레마에 빠진 월드컵

    [세종로의 아침] 트럼프 딜레마에 빠진 월드컵

    한국 시간으로 지난달 18일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베네수엘라가 우승을 확정 짓던 순간은 전 세계에 ‘마두로 더비 승리’로 타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축출된 뒤 벌어진 경기였던 터라 스포츠에 정치적 의미가 더해졌다. 스포츠는 때때로 국제 사회의 정치적 대립이 투사돼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도 하지만, 군사적 갈등과 긴장을 풀어 주기도 한다. 멀게는 1914년 12월 25일 벨기에 서부 전선에서 대립하던 영국군과 독일군이 총을 내려놓고 참호 사이의 진흙탕에서 한바탕 축구 경기를 펼친 적도 있고, 가깝게는 2006년 코트디부아르의 축구 영웅 디디에 드로그바가 축구로 내전 종식을 이뤄 낸 일화도 있다. 당시 코트디부아르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그는 생중계 카메라 앞에 무릎을 꿇으며 “일주일만이라도 전쟁을 멈추자”고 호소했고, 이에 정부군과 반군이 휴전에 합의했다. 4년 주기로 돌아오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지름 22.3㎝ 축구공에 전 세계 82억 인구의 시선이 집중되는 명실상부 ‘지구촌 축제’다. 평소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자국 통치는 물론 외국 정상과의 친교 활동에 적극 활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월드컵은 매우 매력적인 도구다. 특히 미국을 포함해 멕시코와 캐나다까지 북중미 지역에서 분산 개최되는 2026 월드컵은 자신이 ‘세계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을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2월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이란 공습을 지시해 중동 전쟁을 일으킨 그가 최근 종전 해법 찾기에 서두르는 것도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외교·안보가의 시각이 나올 정도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노골적인 친트럼프 행보를 보이며 이번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했지만, 애석하게도 FIFA는 물론 축구를 즐기고 싶은 세계인이 ‘트럼프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 여파로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반감이 고조된 탓에 ‘월드컵 분위기’가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지만, 개최국인 미국은 물론 멕시코와 캐나다 현지에서도 벌써부터 월드컵 흥행 참패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엔 물론 좌충우돌 독불장군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우선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면서 북중미 지역으로 가는 항공료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었고, 고환율·고물가 행진 속에 미국 자체가 국제 사회에서 ‘비호감 국가’가 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말폭탄’을 쏟아내는 미국 대통령 덕에 반대급부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전히 국민적 저항과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반이민 정책도 미국행 월드컵 직관을 꺼리게 하는 불안 요소다. 최근 월드컵 출장 준비와 관련한 지인의 물음에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가 예정된 멕시코 현지의 치안 안정 상황을 전했더니 “거기 말고 미국 말이죠. 일하러 갔다가 괜한 봉변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라는 진심 어린 우려가 돌아오기도 했다. FIFA 역시 월드컵 기간에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을 전면 중단해 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로 이는 월드컵 흥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쟁 중에도 주말이면 빠짐없이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을 찾고, 저녁에는 유혈이 낭자한 종합격투기 UFC 옥타곤(경기장) VIP석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전쟁도 멈췄던 월드컵에선 어떤 행보를 보일까.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대표팀 최후방 리베로로 원조 ‘철기둥’으로 활약하며 2골이나 넣었던 홍 감독은 32년 만에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이제 52일 뒤면 축구의 시간이 시작된다. 박성국 문화체육부 차장
  • “통행료만 내면…” 멕시코 국경도시서 미국행 불법 지하터널 또 발견 [여기는 남미]

    “통행료만 내면…” 멕시코 국경도시서 미국행 불법 지하터널 또 발견 [여기는 남미]

    멕시코에서 미국을 향해 파던 지하터널이 또 발견됐다. 범죄조직은 통행료를 받고 미국 밀입국을 원하는 중남미 주민을 미국으로 입국시키기 위해 터널을 판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하터널이 발견된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터널의 용도와 관련해 이같이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마약 및 인신매매를 일삼던 범죄조직이 판 지하터널이어서 이런 범죄를 주목적으로 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불법 이민을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터널은 미국 애리조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서북부 소노라주의 노갈레스 지역에서 발견됐다. 멕시코 경찰은 마약을 밀매하는 범죄조직의 활동을 포착하고 정보를 수집하던 중 한 주택을 주목했다. 범죄조직은 이 주택 안에서 지하터널을 파고 있었다. 기습적으로 실시한 압수수색에서 경찰은 조직원 1명을 검거하고 지하터널을 찾아냈다. 지하 4.5m 지점까지 파 내려간 후 미국 국경을 향해 뻗어가던 지하터널의 길이는 79m였다. 지하터널은 아직 국경을 넘지 못해 출구를 뚫진 못한 상태였다. 경찰은 “성인 2명이 나란히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넉넉했다”면서 미국 밀입국을 위한 용도였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에선 마약 밀수 등 범죄를 목적으로 멕시코-미국 국경지대에서 범죄조직이 판 지하터널이 빈번하게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멕시코 북서부의 국경도시 티후아나에선 미국 샌디에이고로 넘어가는 지하터널이 적발됐다. 지하터널의 길이는 장장 350m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1월에는 멕시코 치와와주의 국경도시 후아레스에서 텍사스로 연결되는 지하터널이 발견된 바 있다. 현지 언론은 “멕시코 치안 당국이 이에 대한 공식 통계를 내진 않고 있지만 주요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정리하면 지난 2017년 이후 최근 10년간 멕시코에선 최소한 미국행 불법 지하터널 40여 개가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발견된 지하터널 중에는 경찰이 깜짝 놀랄 만한 인프라를 갖춘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20년 티후아나에서 발견된 지하터널은 전력 공급 시설과 조명은 물론 에어컨과 엘리베이터까지 갖추고 있었다. 대량의 마약을 신속하게 미국 쪽으로 옮기기 위해 광산에서 사용하는 카트와 레일 시스템까지 깔려 있었다. 한편 지하터널이 계속 발견되자 멕시코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이 국경 감시를 강화하면서 지하터널을 뚫으려는 범죄 카르텔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치안 전문가 빅토르 산체스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마약 밀수에 해상 루트를 이용하기 힘들어진 범죄조직으로선 지하터널 유혹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첨단 장비를 이용한 단속 강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직 최초로 법원 간 트럼프 “출산관광 허용은 멍청한 짓”

    현직 최초로 법원 간 트럼프 “출산관광 허용은 멍청한 짓”

    대법관 압박차 재판정 직접 출석6월 말서 7월 초 판결 나올 전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 시민권’을 금지한 행정명령에 대한 위헌소송 재판정에 직접 출석했다. AP통신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즉시 서명한 ‘출생 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에 대한 구두 변론이 열린 워싱턴 DC 연방대법원에 출석했다고 보도했다. 미 현직 대통령의 대법원 출석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는 팸 본디 법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방청석 1열에 앉아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변론을 참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체류 가정이나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 부모에서 태어난 자녀에게는 출생 시민권을 금지한다며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기존 정책이나 법 해석을 뒤집는 것이고, 이민자 부모 자녀들이 국적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았다. 결국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2개주와 워싱턴DC가 위헌 소송을 제기했고, 하급심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법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을 맡은 법무차관은 “수십 년 동안 잠재적 적대 국가 출신이 미국에서 ‘출산 관광’을 해왔다”며 미국 시민권을 노린 중국인 산모의 출산 숫자가 100만~150만건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 국립보건통계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외국인 산모의 출산 85만여건 중 중국인은 2만 7000여명이었고, 이중 미국에 살지 않는 중국인 산모는 113명에 불과해 사실과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출생 시민권을 허용하는 세계 유일의 멍청한 국가”란 글을 올렸는데 이는 허위 사실이다. 캐나다, 멕시코 등 32개국에서 출생 시민권과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트럼프의 법정 출석은 이번 소송 결과의 정치적 파장을 의식한 ‘대법관 압박용’으로 분석된다. 이번 재판 결과는 이민 정책뿐 아니라 미국 헌법 질서를 뿌리째 뒤흔드는 것으로, 판결은 6월 말~7월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아이 건드린 목사였다”…들키자 미국으로 잠적, 결국 잡혔다 [핫이슈]

    “아이 건드린 목사였다”…들키자 미국으로 잠적, 결국 잡혔다 [핫이슈]

    아동 대상 범죄 혐의로 수배된 멕시코 출신 전직 목사가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결국 붙잡혀 본국으로 넘겨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국적의 전직 목사 살바도르 수아소-가르시아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부적절한 행위 혐의로 자국에서 수배된 상태에서 미국으로 이동한 뒤 잠적했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그가 2021년 합법 입국했지만 이후 관련 혐의가 제기되면서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남부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은신하며 행적을 숨겼다. 미 국경순찰대는 추적과 감시 끝에 지난 6일 캘리포니아 레몬그로브에서 그를 검거했다. 현지 매체는 그가 전기회사 로고가 붙은 차량을 운전하던 중 위치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체포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 당국은 그를 멕시코 연방 검찰에 인계했다. 그는 현지에서 수사받는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 수배자 잇단 검거…“비범죄 분류” 논란 재점화 당국은 같은 시기 또 다른 멕시코 국적 수배자도 체포했다. 살인 혐의를 받는 실비아 델 로사리오 토레스-카스트로는 지난달 26일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붙잡혔다. 그는 2023년 불법 입국한 뒤 도주를 이어왔다. 수사 당국은 두 사건 모두 국경을 넘나드는 정보 공유와 표적 감시로 위치를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번 사례를 두고 일부 이민자 분류 기준의 한계를 지적했다. 해외에서 중대한 범죄 혐의로 수배된 인물이 미국 내에서는 범죄 전력이 없는 사례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국제 공조를 통해 이런 사례를 지속해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해외 도주해도 끝 아니다…형량도 더 무겁다 이처럼 국경을 넘어 도피하더라도 추적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결국 검거되는 사례는 국내외에서 반복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범행 후 해외로 도피했다가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경찰 협조로 체포돼 송환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수사 당국은 출입국 기록과 통신·금융 내역 등을 추적해 소재를 특정한 뒤 국제 공조로 검거를 진행한다. 형량 수준도 국가별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범행 내용과 반복성에 따라 징역 수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처벌 수위가 강화되는 추세다. 반면 미국은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해 가장 강한 처벌 체계를 갖춘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혐의를 세분화해 적용하고 형량을 누적하는 구조 때문에 실제 선고가 수십 년 이상으로 늘어나는 사례가 많다. 일부는 종신형까지 이어진다.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도 관련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흐름으로, 아동 대상 범죄는 중형 이상 선고가 일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건은 국경을 넘더라도 수사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과 멕시코 간 공조가 강화되면서 도주 범죄자 검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 태화강 울산교에서 만나는 ‘지구촌의 맛’

    태화강 울산교에서 만나는 ‘지구촌의 맛’

    울산의 상징인 태화강을 발아래 두고 세계 각국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점들이 문을 열었다. 울산시는 10일 울산교에서 전국 최초의 교량 위 미식 공간인 ‘세계음식문화관’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세계음식문화관은 총 4개 동(각 52㎡)의 가설 건축물로 이뤄졌다. 이곳에서는 우즈베키스탄, 멕시코, 태국, 베트남, 일본, 이탈리아 등 총 6개국의 전통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태화강 수변 경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공간은 낮에는 푸른 강물이 주는 해방감을, 밤에는 도심 불빛이 강물에 번지는 화려한 야경을 선사한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곳을 넘어 울산 경치를 가장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기획됐다. 1호관 해울이카페는 중구시니어클럽에서 운영을 맡아 어르신들의 정성이 담긴 커피와 음료를 제공한다. 2호관 우즈베키스탄·멕시코 음식점에서는 울산시와 우호 교류 중인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주 현지 종사자가 직접 요리한다. 멕시코 음식점에서는 강력한 중남미의 맛을 즐길 수 있다. 3호관 태국·베트남 음식점에서는 결혼이민자들이 주방을 맡아 동남아시아 특유의 깊고 진한 풍미를 재현한다. 4호관 일본·이탈리아 음식점에서는 전문가들이 정갈한 일식과 고급스러운 이탈리안 요리를 선보인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세계음식문화관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고향의 맛을 전하는 따뜻한 안식처가 되고, 시민들에게는 일상 속 이색적인 문화 체험의 장이 될 것”이라며 “태화강 일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 “북한 열병식 때 모두 제거”…‘파묘’ 트럼프 발언들, 현실됐다 [송현서의 디테일+]

    “북한 열병식 때 모두 제거”…‘파묘’ 트럼프 발언들, 현실됐다 [송현서의 디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을 감행하면서 중동 전역이 불바다로 변한 가운데,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재조명받고 있다. “북한군 열병식 때 전부 제거하면 어떨까?”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2024년 8월 발간한 책 ‘우리 자신과의 전쟁: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내 임무 수행’에서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북한군이 열병식을 할 때 그들 군대를 전부 제거(take out)하면 어떨까라고 말해 우리를 놀라게 했다”고 언급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상식에서 벗어나는 소리를 해도 백악관 참모들이 지적하기는커녕 경쟁적으로 아부했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 발언을 소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을 상대로 한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 작전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거 작전과 매우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보당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수뇌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2월 28일 토요일 오전 시간대를 공습 개시 시점으로 잡고 폭격했다. 실제로 단 한 차례의 공격으로 한 공간에 몰려 있던 하메네이와 이란 고위층 지도부 수십 명이 전부 제거됐다. “멕시코에 있는 마약을 폭격하면 어떨까?”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집권 1기 시절인 2020년 당시 멕시코의 마약 제조시설에 미사일을 쏴 파괴하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부 장관이었던 마크 에스퍼는 2022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하며 “말문이 막혔던 몇몇 순간 중 하나”라고 묘사했다. 에스퍼 전 장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비밀리에 멕시코 마약 제조시설을 미사일로 폭파해 마약 카르텔을 쓸어버릴 수 있나”라고 물으며 “그냥 패트리엇 미사일 몇 발을 쏘고 제조장을 조용히 없애면 된다. 아무도 우리가 한 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았다면 농담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었다”고 적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발언을 언급하며 “그가 ‘멕시코 마약 폭격’ 식의 발언을 해도 참모들은 ‘각하의 본능은 언제나 옳다’, ‘누구도 각하만큼 언론이 나쁘게 대우한 사람은 없다’라고 말하며 그의 비위를 맞추려고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마약 공장을 미사일로 폭격하자는 살벌한 제안을 한 지 5년이 흐른 2025년 실제로 이란에 벙커버스터 등을 투하해 핵시설을 폭격했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중동 전역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인사들의 회고록 속 내용이 전부 사실로 드러났다며 무력행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가치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에도 북한과 멕시코 등 일부 국가에 군사적 옵션을 ‘진지하게’ 고려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반면, 2기 들어서는 불과 1년 만에 이란 핵시설 타격(2025년 6월),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2026년 1월), 이란 공습(2026년 2월) 등 세 차례나 자신의 뜻을 실행에 옮겼다. 그때는 못 했고 지금은 가능했던 이유그때는 못 했지만 지금은 가능했던 배경 중 하나는 참모진으로 꼽힌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1기 당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를 제어하며 균형추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단속을 위해 군을 동원하려 하자 “미군은 국내 치안이나 정치적 목적에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국내 시민을 향한 군 동원은 위험하다” 등의 취지로 반대했던 인물이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과 켈리 전 비서실장 역시 트럼프의 눈 밖에 나서 백악관을 떠나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재선 선거 운동 당시 인터뷰에서 “1기 때에는 내 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첫 임기 때는 나라를 운영하는 것과 동시에 내부 인사들과 싸워야 했다” 등의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당시를 반면교사 삼아 자신에게 충성하는 참모진으로 행정부를 꾸렸다. 이른바 ‘트럼프 로열리스트’로 불리는 인사들이 모인 현재 행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은 그 누구보다 막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 1년여 만에 3번의 공습을 감행한 배경이다.
  • 38세 늦깎이도, 이민자도 OK… ‘퍼스트 펭귄’ 키우는 美장학금[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38세 늦깎이도, 이민자도 OK… ‘퍼스트 펭귄’ 키우는 美장학금[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나이·인종 등 따지지 않고 장학금연구 독창성·인류 기여도가 우선“새로운 분야 시도하라는 말 들어”호반 장학생, UC어바인 박사과정“조건 없이 지원해야 깊은 연구 가능”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크 코리도어(샌프란시스코·실리콘밸리·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과학·기술자들은 수많은 장학금이 미국의 인재 육성 동력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연구 지원금은 나이·인종·국적 등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연구 프로젝트의 독창성과 인류 기여도가 우선시된다.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에서 물리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크리스 곤잘러스(38)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38세에 공부를 시작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늦은 나이이기에) 책임감도 강하고, 교수와 동료 사이의 소통을 잘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이민 가정 출신인 크리스는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미국 통신회사에서 인터넷 설비 기사로 일했다. 6년의 근무 기간 동안 인터넷 설비와 관련된 물리학 강의를 들으며 과학자의 꿈을 키웠고 2019년 대학에 진학했다.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인 크리스는 “미국 국립과학재단과 국립보건원의 장학금 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 늦은 나이에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 불안하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과정을 밟는 한해윤씨도 “한국에선 어느 정도 연구가 이뤄진 영역을 발전시키려 연구한다면, 미국에서는 연구 성과가 안 나와도 좋으니 본인의 아이디어로 연구하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씨는 “우주 분야의 주류가 아닌 소행성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선 실용적이지 않은 주제라 연구에 펀딩도 잘 들어오지 않았다”며 “이와 다르게 미국에서 연구 후원을 받을 때는 ‘소행성과 같이 아예 새로운 분야의 연구를 시도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캐나다 출신 해나 루포(22)는 학부에서 법의학을 전공한 뒤 화학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해 화학과 범죄 간의 연계성을 연구할 계획이다. 그는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학문일수록 접목하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장학금·투자 제도는 연방정부, 주정부, 학교, 기업, 민간 재단 등 사회 전 분야에 촘촘하게 퍼져 있는 연구 안전망이다. 미국 역시 자금을 지원받으려는 경쟁이 치열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지원 규모가 압도적인 세계 1위인 데다 지원 시스템도 다양하다. 정순조 칼텍 항공우주공학 교수는 “칼텍은 규모가 작다는 것을 이점으로 살려 소수 정예 연구진에게 상대적으로 넉넉한 지원을 해 준다”며 “연구 분야가 희귀하고 실패 확률이 클수록 학교는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호반 장학생 9기로 UC어바인의 박사과정 5년 차가 된 김기민(33)씨는 “한국의 경우 5년 안에 논문이나 특허를 몇 개 내는지 정량적 평가가 중요하고, 그때그때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연구 주제의 유행이 뚜렷하다”면서 “반면 미국에서는 각 연구자가 관심사에 맞춰 자신만의 속도로 한 연구가 장기적으로 ‘퍼스트 펭귄’이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반 장학제도처럼 조건 없이 학문 연구를 이어 갈 수 있게 지원해야 개인의 관심사에 따른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가 가능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스탠퍼드대는 전공 무관 재학생들을 위해 이공계 학생들의 창업을 돕는 ‘스탠퍼드 기업가정신 양성 프로그램’(STVP)과 디스쿨을 운영하는데, 사무실에는 ‘당신이 실수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도전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문구를 붙여 놓았다. 티나 실리그 STVP 명예교수는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실패는 피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실패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며 “큰 실패로 이어지기 전에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작은 실험에서부터 시작해 결과를 보며 실패에 대한 데이터를 쌓는 게 핵심이다. 도전은 실패가 아닌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민간에서는 ‘와이 콤비네이터’(YC)와 같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초기 스타트업 육성 조직)가 활발하게 활동한다. 에어비앤비 등 45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배출한 미국 최대 액셀러레이터 YC는 아이디어뿐인 초기 스타트업 창업 준비자에게 초기 창업 교육, 투자자·기업 등 네트워크 연결, 시장 전략 코칭 등을 제공한다. 지난달 26일 찾은 YC에서는 창업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YC 지원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출신 학생들을 위한 현지 네트워크 조직도 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풀러턴 캠퍼스공중보건학 부교수인 박보영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남가주지부 회장은 “유색 인종에 대한 유리천장이 있는 미국 사회에서 한국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를 편하게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기성 학계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안전하게 실패하는 곳’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작고 소소하게 자기 능력을 시험하고 아이디어를 선보일 기회를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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