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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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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 생태계 새로운 접근 돋보여… 조어 사용은 신중해야” [독자권익위]

    “K팝 생태계 새로운 접근 돋보여… 조어 사용은 신중해야” [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02차 회의를 열고 9월 한 달간의 서울신문 보도를 평가했다. 회의에는 김춘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장을 비롯해 박경환(서울시 민생노동국장), 이명행(SK하이닉스 PR기획팀장·변호사), 이상은(고려대 미디어학과 석사과정·교사), 홍정석(법무법인 화우 GRC그룹장·파트너 변호사) 위원이 참석했다. 차윤주(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세무사) 위원은 서면 의견을 냈다. 위원들은 ‘K팝 생태계, 지속 가능한가요?’ 기획이 산업 내부의 양극화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해 업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호평했다. 후속 보도가 필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제목이나 본문의 조어는 기사 내용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 이상은 고려대 미디어 석사과정 K팝 생태계, 수치로 구조 한계 제시지자체·관객 등 목소리도 담겼으면3일·8일 연재한 K팝 생태계 기사는 최근 일부 중소 기획사 아이돌이 유튜브 등을 통해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소수의 성공담이 아닌 산업 구조를 기준으로 문제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팝을 다룬 기사들을 보면 ‘개천에서 용 난다’고 특정 사례를 부각하며 구조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은 생태계 특성을 외면한다. 반면 이번 서울신문 기획은 수치로 구조적 한계를 보여줬다. 다만 데이터 해석이 미흡했다. 신인 아이돌의 41%가 사라졌다고 했지만 이 문제가 대형사 쏠림 현상 때문인지, 실물 음반 시장 전체가 위축돼서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K팝을 수도권의 전유물이라고 소개하면서 지방자치단체, 지역 공연장 관계자, 관객 등의 목소리가 없었던 점도 아쉽다. 공연장 사용료 조례 관련 내용으로 기획이 끝나 마무리가 가볍다는 인상도 받았다. 22일자 ‘다음달부터 4세·7세 고시 금지’ 기사는 국무회의 의결 당일 학원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핵심 정보를 담았지만 모든 내용이 교육부발이었고, 인용된 취재원도 장관뿐이었다. 정책의 수용성, 실효성, 역효과 등을 판단할 근거가 빠졌다. 18일자 ‘또 님비에 막힌 여명학교’ 기사는 현장 취재를 통해 반대 주민 측 논거와 교육청의 추진 근거를 함께 설명하며 대립 구도를 입체적으로 담았다. 그러나 기사 제목에서 인용된 ‘따나라’등 발언은 본문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건립 절차, 탈북민에 대한 편견 등을 짚었어야 했는데 성급하게 ‘님비’로 규정했다.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추·석 대전’ 같은 조어 출처 필요대법관 제청, 다각적 해설은 부족본문 내용에 불필요한 조어가 많았다. 22일자 ‘커지는 추·석 대전’ 기사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경기지사 사이의 긴장감을 추·석 대전으로 표현했다. 최고위원 사이에서 의견이 갈린 상황인데도 제목은 두 사람의 맞대결처럼 보이게 묘사했다. 명칭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방소비세율 인상 같은 재정 의제가 신경전 뒤로 밀려 무엇을 논의했는지조차 알기 어려웠다. 조어는 특정한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써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고소영·강부자’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인사가 편중된 구조 문제를 정확히 짚었기 때문이다. 기사에 인용하기 위해선 누가 만든 조어인지 밝힌 다음 구조와 정책을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 법무부·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개인의 흠결을 인사 시스템의 문제로 확장한 건 긍정적이다. 22일자 ‘관대한 셀프 답변과 세평이 부른 줄낙마’ 기사는 미국 사례로 비교의 틀을 제공했지만 독립 검증 기구 제도를 설계하기 위한 핵심 질문이 없었다. 기구를 어디에 둘지, 대통령 인사권과 어떻게 양립시킬지,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 간 갈등 보도는 사건 초기 폭넓은 지면 구성으로 양측에 책임을 묻으며 객관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달에 지면 보도가 끊겼고 관측 기사가 빈자리를 메웠다. 취재원 구성도 비대칭적이었다. 청와대 측 발언이 한 번도 실명으로 인용되지 않았고, 대법원장 논리에 가까운 익명 판사들이 법적 쟁점을 설명했다. 실명 헌법학자 의견은 없었다. 기 싸움, 치킨게임, 전면전, 파국 등 갈등 프레임이 주를 이루면서 정작 쟁점을 풀어낸 해설은 부족했다. 다각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정치적 맥락을 고려해 제청권과 임명권의 관계, 학설 대립, 선례를 정리한 문답형 해설. 대법관 공석으로 늦어지는 재판 실태 등을 보도해야 한다. 박경환 서울시 민생노동국장AI와 차보험료 기사, 알기 쉽게 설명K팝 여러 뒷이야기들 이어졌으면K팝 생태계 기획은 자금력 싸움으로 번진 기획사 업계의 현실과 우려를 적확하게 지적했다. 정부, 공공기관을 빼고 철저히 업계를 중심으로 취재해 의미 있었다. 두 편으로 끝난 게 아쉽다. 후속 기사에 소규모 기획사의 아티스트 이야기가 담기길 바란다. 1일자 ‘빛바랜 90년대생 장관’ 기사가 1면에 실렸는데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90년대생’이라고 표현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용 후보자가 90년대생의 생각과 행동을 대표하는 게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낙마한 것이다. 9일자 ‘능력·공정 따지는 2030, 실망 커진다’ 기사에서는 용 후보자에 대해 10여명의 청년들의 의견을 들었지만 설득력이 부족했다. 두잇서베이 같은 설문조사 플랫폼을 이용하면 단시간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1일자 ‘한국, 세금·복지 재분배 OECD 꼴찌 수준’는 1면에 쓸만한 기사였다. 결론을 두괄식으로 제시해 명쾌했다. 통계 기사가 높게 평가받지 못해도 수준 차이는 분명히 있다. 7일자 ‘AI가 차 사고 줄여주는데 차보험료는 왜 안 내리나’ 기사는 AI를 통한 이익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연휴가 이어지면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의 진상 파악이 늦어지는 부분에 대해선 28일자 ‘DMZ 폭발’ 현장도 못 봤다’ 기사 이후 진실에 다가가는 취재가 필요하다. 이명행 SK하이닉스 PR기획팀장부동산 기사엔 더 객관적인 언어를밀·국내 빵값 관계 설명 없어 아쉬워독자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1일자 ‘서울 집값 희비’ 기사는 강남과 강북 지역의 상반된 시장 분위기를 거래 데이터와 현장 취재로 전달한 점이 유익했다. 다만 제목에 ‘희비’는 그 기준을 거주자, 매수자, 세입자 중 누구에게 뒀는지 모호해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이 기쁜 것이라는 프레임으로 읽힐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다룰 때는 가치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언어를 써야 한다. 2일자 ‘전쟁에 치이고 가뭄에 말라붙은 밀 곳간…빵값 대란 온다’ 기사는 글로벌 식량위기의 원인을 분석해 시의적절했으나 국내 빵값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지 않아 아쉬웠다. ‘국제 밀 가격 상승이 국내에 어떤 경로로 반영되는지, 환율 등 변수가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줬으면 더 와닿았을 것이다. 3일자 ‘국민연금 2065년 소진’ 기사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지난해 전망치를 다뤘다. 연금 고갈 시점은 관계 기관이 예측할 때마다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단정적인 의미의 제목을 붙이면 수치가 굳어진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또 예산정책처가 지난 6월 소진 시점을 2069년으로 수정했고 서울신문이 이 내용을 보도했던 흐름을 설명했으면 이해하기 편했을 것이다. 16일자 ‘독약 게이트 맹공에… 김승원 “문과라 몰라”’ 기사도 신중하게 제목을 달아야 했다. 홍정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공소청·중수청 출범 등 내용 집중피해자 대처·문제 요소 짚어줘야검찰이 없어지고 공소청, 중수청이 출범하는 의미를 짚었다. 검찰 기사가 쏟아져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형사 사건에 휩쓸리면 어떻게 수사받게 될지 떠올려보게 하는 기사가 많았다. 타 매체들이 정치적 승자가 누군지 조명할 때 29일 ‘새달 2일 조용히 간판 거는 공소청’ 기사 등은 내부 분위기를 자세하게 전달하며 독자가 관심 있는 내용에 집중했다. 국정감사 관련 기사가 많았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29일자 ‘전자장치 달고 석방 3배 늘었는데… 감독 인력은 감소’ 기사 등은 유익하고 읽기 편했다. 반면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만 활용하고 반론이나 추가 설명을 담지 않은 기사는 심층 취재로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 형사 사법 체계의 변화로 로펌에 새로운 시장이 열렸기 때문에 다음달엔 범죄 피해자들에게 벌어지는 상황과 대처 방안, 수사 공전 여부, 사건 처리 중 문제 요소 등을 짚어줄 필요가 있다. 차윤주 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어떻게 살지를 묻는 인터뷰 인상적李 떠나는 여성, 일상 문제로 확장K팝 생태계 기획과 같이 표면적인 사실에서 한 발 더 들어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기사들이 눈길을 끌었다. 인사 논란, 아시안게임 등 화제성이 큰 이슈에 휩쓸리기 쉬운데 스트레이트 보도와 기획·분석 기사를 고르게 배치해 균형을 지켰다. 28일자 법의학자인 유성호 서울대 의대 교수의 월요 인터뷰 기사는 이미 대중적으로 익숙한 법의학 사건 내용만 반복하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게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일간지의 긴 인터뷰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줬다. 의료인 조력자살 등 사회적 논쟁이 큰 사안은 향후 별도로 의료계, 법조계, 환자 등 입장을 모아 공론을 확장해도 의미 있을 것이다. 14일자 ‘李 떠나는 2030 여성’ 기사는 여성 의제 소멸,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주거·치안·자산격차 등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점을 정확하게 포착했다. 정치공학적 접근에 머물지 않고 여성들의 실망감을 일상 문제까지 확장해 살폈다. 청년이나 여성을 표밭으로 취급하는 정치권의 관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것도 의미 있었다. 기사 내용뿐 아니라 그래픽과 지면 구성도 적절했다. 다만 직접 여성들을 폭넓게 취재했다면 설득력이 더 컸을 것이다.
  • 140억 쏟아야 뜰까 말까… 신인 아이돌 41% 사라졌다 [K팝 생태계, 지속 가능한가요?]

    140억 쏟아야 뜰까 말까… 신인 아이돌 41% 사라졌다 [K팝 생태계, 지속 가능한가요?]

    대형사 쏠림에 중소사는 생존 기로年 제작비 431억 vs 15억 30배 차이SNS 홍보 대세… 진입 장벽 높아져해외 네트워크 없어 진출에도 ‘발목’10년 이상 ‘장수돌’ 78% 중소 출신“검증된 기획사 금융·인프라 지원을”“음악 IP 전용 모태펀드 등 마련돼야” K팝이 세계 무대를 누비는 시대, 정작 국내 K팝 생태계는 ‘K양극화’의 덫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대형 기획사 중심의 쏠림과 제작비 급등이 맞물리면서, 설 자리가 줄어드는 중소·중견 기획사들은 신인 한 팀에 회사의 명운을 거는 ‘단 한 번의 베팅’에 내몰리고 있다. 서울신문이 2일 입수한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 해 동안의 음반 판매 실적을 집계하는 써클차트에서 상위 400위에 든 신인 팀은 2023년 54팀에서 2025년 32팀으로 급감했다. 2년 사이에 40.7%가 줄었다. 연간 상위 400위 음반 판매량도 2023년 1억 1578만장에서 2025년 8638만장으로 감소했다. 지금의 K팝 산업구조는 차트에 이름을 올려 초기 팬덤과 인지도를 확보해야 후속 앨범·공연·해외 활동으로 투자를 이어 갈 수 있는 방식으로 굴러간다. 신인의 진입 기회가 줄었다는 것은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조건인 다양성과 혁신의 위기를 의미한다. “12년 전 마마무를 선보일 때는 3년 계획에 20억원의 예산으로 시작해 실패하더라도 두세 번 더 시도할 체력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한 걸그룹에 이미 3년간 8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 2년간 60억원 이상을 더 투입할 계획입니다. 과거 2~3번의 기회가 있었다면 지금은 ‘단 한 번의 베팅’으로 성과를 내야 회사가 유지되는 셈이죠.” 김진우 RBW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뮤직비디오와 의상 제작비, 작곡·편곡·연주·댄서 인건비가 오른 데다 미디어 환경 다변화로 마케팅 예산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대형 기획사의 해외사업 확대로 고품질 콘텐츠 수요가 늘었지만 제작 인력과 장비, 스튜디오 공급은 제한적이다. 그는 “고급 창작 인력과 아티스트 자원이 대형사에 쏠리고, 중소사는 대형사와 다른 기획·아이디어로 틈새를 찾아야 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K팝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4500억원, 영업이익 17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05.5%, 영업이익은 159.3%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SM엔터테인먼트도 매출 3496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4%, 11.0% 성장했다. 이에 비해 대형 기획사 중심의 고비용 구조와 쏠림 현상 속에서 중소·중견 기획사들은 연쇄 적자와 신인 데뷔 감소가 맞물리면서 생존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그룹 아이들(i-dle)이 속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2023년 1423억원에서 2025년 872억원으로 줄었다. 마마무와 원어스 등을 배출한 RBW는 같은 기간 914억원에서 465억원으로 반토막 났으며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엔플라잉, SF9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는 매출이 901억원에서 1024억원으로 늘었지만 순손실 역시 83억원에서 118억원으로 확대됐다. 김유식 FNC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대형사는 앨범 판매량과 공연 규모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며 “높아진 제작비를 감당하고도 이를 회수하면 이익 규모가 커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 기획사는 그 단계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투자비를 버티는 게 어려운 현실”이라고 했다. 대형사와 중소사 간 격차는 제작비와 해외 활동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기획사의 연간 음악 제작비는 평균 431억 1000만원이었다. 반면 중소 기획사는 평균 14억 9000만원이다. 30배 차이다. 연평균 해외 공연 횟수도 대형사는 83.4건, 중소사는 4건이었다. 앨범과 공연으로 이익을 낸 대형사가 다시 글로벌 홍보와 투어에 투자하는 동안 중소사는 초기 제작비를 회수할 기회부터 제한되는 구조다. 홍보 플랫폼의 변화도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과거에는 지상파 음악방송과 예능 프로그램이 홍보의 중심이었다. 이제는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 맞춘 짧은 영상(숏폼)과 자체 콘텐츠, 라이브 방송 없이는 아티스트를 궤도에 올리기 어렵다. 조영철 미스틱스토리 총괄사장은 “인건비와 미술비가 오른 데다 촬영일수가 늘면서 장소 임차료와 장비 대여료도 함께 증가했다”며 “여러 소셜미디어(SNS) 채널에 맞춘 콘텐츠 제작과 광고 집행이 늘면서 바이럴 마케팅 비용 부담도 커졌다”고 전했다. 김유식 대표는 “앨범 활동 한 차례의 전체 제작비 가운데 SNS·유튜브 마케팅 비용이 전체 제작비의 2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FT아일랜드나 씨엔블루가 데뷔할 당시 뮤직비디오 제작비는 1억원이 채 안 됐지만, 지금은 중소 기획사도 4억~5억원을 쓴다”며 “대형사는 1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해외 네트워크 부재는 중소사의 글로벌 확장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이다. 김진우 대표는 “북미 시장 등 주요 시장에서 단일 팀을 위해 현지 지사를 설립하는 것은 중소 기획사에는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현지 에이전트와 프로모터도 매출 규모가 큰 대형사 아티스트를 우선 배정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높은 제작비를 국내 시장만으로는 회수하기 어려워 해외 진출이 필요하지만, 해외 네트워크 부재가 다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김정섭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는 “지금의 K팝 구조가 형성된 1996년부터 2015년 사이에 데뷔한 뒤 10년 이상 활동을 이어 간 ‘장수 아이돌’ 112팀 가운데 중소·독립 기획사 출신이 87팀(77.7%)이나 됐다”면서 “K팝의 확산은 다수의 중소·독립 기획사 출신 그룹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잠재력이 검증된 중소 기획사를 대상으로 금융 지원과 공동 제작 인프라를 제공해 리스크를 덜어 주는 제도적 보완을 통해 K팝 시장의 다양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총괄사장은 “중소 제작사가 흥행 수익의 일부를 나누더라도 위험부담을 분산할 수 있는 ‘음악 IP(지식재산권) 전용 모태펀드’와 정책 지원 사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축銀 순익 3배 뛰었지만… OK·한투 ‘절반 독식’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업계가 80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지만, 실적 회복의 온기가 고르게 퍼진 것은 아니었다.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상위 2개사가 전체 순이익의 절반을 벌어들이며 대형사 쏠림이 두드러졌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658억원으로 1년 전(2570억원)의 약 3배로 늘었다. OK저축은행은 순이익이 6.9배 급증한 2291억원으로 전체의 29.9%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7배 늘어난 1530억원으로 20.0%를 차지했다. 두 회사 순이익만 3821억원으로 나머지 77개사의 순이익을 합친 것과 거의 같았다. 다른 대형사들의 성적표는 엇갈렸다. 웰컴저축은행은 순이익이 125.0% 늘어난 873억원을 기록했지만 SBI저축은행은 33.1% 감소한 376억원에 그쳤다. 애큐온저축은행은 85.2% 급감한 13억원이었다. 하나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은 각각 68억원, 6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실적 격차는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KBI국인산업은 지난해 10월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01%를 1107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최근 금융당국에 낸 주식취득 승인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상상인그룹도 지분 처분 예정일을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21일로 미뤘다. KBI그룹은 지난해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했는데,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5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실적이 부진했지만 총자산 기준 업계 5위라는 점에서 매각 작업은 상대적으로 순조롭다. 한화생명은 지난 6월 애큐온캐피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애큐온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 “미스터트롯 성공, 실력자들 덕분…팬덤 형성에 공들여”

    “미스터트롯 성공, 실력자들 덕분…팬덤 형성에 공들여”

    최근 종영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종합편성채널의 역사를 새로 썼다. ‘꿈의 시청률’로 불리는 30%(닐슨코리아 기준)를 돌파했고 2주간의 특별 방송 ‘미스터트롯의 맛’도 20%를 넘어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종편 최고 시청률부터 마지막회 방송 사고까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는 서혜진 TV조선 제작본부 국장을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만났다.-이렇게 시청률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나 “‘미스트롯’이 성공했으니 괜찮으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남성들이 시청할 지 확신이 없었다. 그렇다면 결국 여성 팬덤을 얼마나 만들어 낼 수 있을까가 관건이라고 봤다. 시청률이 오르면서 팬덤이 구체화 된 것이 30%를 넘긴 힘이 됐다.” -팬덤이 점점 커졌다. 원동력을 무엇으로 보나 “실력자들이 대거 나왔다. 송가인 대 홍자라는 라이벌 구도가 있었던 ‘미스트롯’에 비해, 실력자 수가 훨씬 많았다. 각축전을 벌이면서 서바이벌 에서 볼만한 포인트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또 이번엔 시청자들과 즉각적 소통을 늘렸다. PD 인생에서 이렇게 많은 소통을 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방송 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를 통해 시청자들이 원하는 영상을 계속 올렸다. 이야기와 드라마를 만든 요소라고 본다.” -이렇게 즉각적 대응을 한 이유는 “핵심은 팬덤이라고 봤다. 송가인 이전에 트로트에는 팬들과의 긴밀한 소통 시스템이 없었다. 젊은 팬일수록 빠른 피드백을 원한다. “왜 짤을 안풀어주냐”고 재촉도 많이 한다. SNS 관리에 젊은 PD들을 배치하고 저희가 팬덤에 최대한 서비스 하는 느낌으로 가져갔다.” -최종 결과 발표를 못한 건 대형사고다. 결과 발표 연기는 현장 판단이었나 “발표를 못하는 오디션은 사상 최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구나 싶었다. 새벽 내내 집계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뒤 회사 내부 의사 결정권자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원래는 다음날 아침 7시에 하려고 했는데, 아예 여유롭게 잡는게 낫겠다는 윗선 판단이 있었다. 그래서 일주일 뒤로 미뤘다가, 더 당겨달라는 요구가 있어서 이틀 뒤에 급박하게 진행했다.”-트로트 업계의 변화가 느껴지나 “내가 만난 관계자들은 고마워 한다. 가수들은 불러주는 데가 많아졌다고 한다. 숨은 명곡을 찾아내 음원 차트에도 진입했다. 일부 가수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는 비판도 있는데 좁은 시야라고 본다. 외연적 확장이 질적 확장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가수 1명당 2명 같이 다니면 많은 편에 속할 정도로 영세한 매니지먼트사가 많다. 외연적 확장을 했다고 자평한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초반 선정성 논란도 있었다 “가령 송가인이 노출을 한 것은 아니지 않나. 결국 살아남는 기준은 실력이다. ‘미스트롯’ 때 나왔던 젠더 관련 비평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미스터트롯’의 자막은 제작진들 팬심에서 나온거다. 각 가수에 맞게 맞춤자막을 달았다. 여성 제작진이 많은 게 이런 부분에 더 많이 녹아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톱7 외에 인상깊은 출연자는 누구인가 “준결승에 올라간 출연자는 다 실력이 뛰어나다. 남승민 군은 응원 투표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고, 발전 가능성도 높다. 김수찬, 김경민 씨 등도 앞으로 좋은 가수가 될 것 같다.” -‘동상이몽’, ‘연애의 맛’ 등 관찰 예능을 많이 만들었다. 연출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대중성이다. TV조선의 어젠다는 시청층을 넓히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재밌다고 느끼는 게 가장 중요했다. ‘연애의 맛’은 “TV조선에서도 이런걸 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본다. ‘정보 불균형’, 즉 알고 싶은데 모르는 사람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나오지 않는 것, 모르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 국장의 ‘몸값’과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재밌는 기획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연기됐다. ‘인물 탐구’의 연장선이다. ‘미스터트롯’ 성공이 하나의 큰 숙제를 줬다. 트로트 시리즈 3탄은 리뉴얼이 필요하진 않고, 결국 실력 있는 사람이 많으면 성공할 것으로 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개인연금펀드 10兆… 4년여 만에 2배

    개인연금펀드 10兆… 4년여 만에 2배

    ‘제3의 연금’으로 불리는 개인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연금펀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가입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자산운용은 한때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월(月) 지급식 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지금도 월 지급식 펀드가 있지만 대부분 기관 자금을 겨냥한 상품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연금펀드 시장 규모는 지난 1일 기준 9조 5370억원으로 2011년 말(4조 2100억원) 대비 4년 6개월 만에 2배 넘게 성장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시장 규모는 올해 안에 1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개인연금펀드 수는 152개에서 667개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급성장하는 개인연금펀드 시장에서 운용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개인연금펀드 시장에 뛰어든 46개 자산운용사 중 상위 7개 운용사가 전체 수탁고의 75%를 차지해 대형사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1년 이후 판매된 8조 4700억원 규모의 연금저축펀드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조 7800억원(28.1%)의 수탁고를 올려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은 113개의 펀드 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그중 58%가 해외투자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성장유망중소형주 연금펀드’의 경우 3년 수익률이 45.11%에 달해 전체 개인연금 펀드 중 2위에 올랐다. 하나UBS자산운용이 1조 1900억원(18.7%)으로 수탁고 2위에 올랐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9100억원(14.3%), 한국투자신탁운용이 7700억원(12.2%)으로 뒤를 이었다. 개인연금펀드 시장이 가파른 성장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노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대비책이 되지 못해 개인연금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공적연금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1994년 도입된 개인연금은 2001년 연금저축으로 바뀐 뒤 현재 연금저축계좌로 운영되고 있다. 가입요건 등이 완화되면서 2013년부터는 가입자격 제한이 없어졌다. 연간 납입액 400만원까지에 대해 13.2%의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연 55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 및 4000만원 이하 종합소득대상자는 16.5%까지 세액공제된다. 단, 연금수령 시 연금소득세(3.3~5.5%)가 과세된다. 지난 14일부터는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개인연금 간 자금을 옮길 때 내던 소득세가 면제되면서 다양한 개인연금펀드 상품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경기 상황과 가입자 특성이 반영된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할 것”이라며 “개인연금 가입률이 높지 않은 만큼 당분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생각나눔] ‘특허 괴물’ 닮아가는 EBS·교과서 업체

    [생각나눔] ‘특허 괴물’ 닮아가는 EBS·교과서 업체

    EBS 및 교과서 출판사와 문제집 출판사 및 인터넷 강의 업체 간 저작권 분쟁이 치열하다. EBS와 교과서 출판사는 “엄정한 저작권법 적용”을 주장하지만, 중소 문제집 출판사 등은 “국가가 EBS와 교과서 개발이 가능한 대형사에 독점적 이득을 보장해 주는 꼴”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BS와 교과서 출판사의 저작권 보호 강화책을 두고 “특허괴물 같다”는 혹평도 나온다. 미리 특허를 확보해 침해 기업에 소송을 걸어 막대한 합의금을 받아내는 특허괴물에 빗대는 것은 EBS 연계 정책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고교 학습지 시장의 중소업체들이 저작권 분쟁으로 인해 폐업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부장 장재윤)는 교과서 출판사가 교과서 속 지문을 무단 인용해 문제집을 만든 업체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교과서는 공공재 성격을 갖지만, 수십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교과서 출판사의 저작권 또한 인정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1년 서울중앙지법의 결정은 이번과 달랐다. 당시에는 교과서 업체가 교과서를 교재로 쓴 인터넷 강의 업체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그때 재판부는 “교과서를 활용한 온라인 강의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만, 완전히 금지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며 교과서의 공공재 성격을 한층 비중 있게 다뤘다. 교과서를 베낀 문제집이 저작권 분쟁 대상이 된 계기는 2010년 교과서 제도 개편 때 조성됐다. 정부가 직접 교과서를 만들던 국정교과서 제도에서 일정 평가만 통과하면 교과서를 낼 수 있게 한 검정교과서 제도로 바뀌면서부터다. 이때부터 교과서 연계 문제집 등을 판매하려던 교과서 출판사들이 다른 출판사에 ‘파이’를 내주지 않기 위해 저작권 강화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교육 당국과 정치인들이 ‘쉬운 수능’을 내세우며 각종 약속을 남발한 것도 분쟁을 키웠다. 2010년 교육부가 “EBS 교재 60여권에서 수능 70%를 출제하겠다”고 발표하고, 지난달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교과서 밖에서 시험을 내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EBS 교재와 교과서 학습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외면받은 다른 문제집 업체들이 EBS와 교과서 따라 하기를 감행하면서 저작권 분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입시업체 관계자는 “중소업체가 교과서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교재 개발 능력 부족보다 유통 채널 부족 때문”이라면서 “이대로 가면 고교 학습지 시장에 대형업체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BS가 사교육 난립을 막기 위해 저작권 단속을 한다는데, EBS도 공교육은 아니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금융 CEO에게 묻다] (11)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금융 CEO에게 묻다] (11)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증권사 업무는 하나도 ‘갑’이 없습니다.” 30년 넘게 세무관료를 지낸 최경수(60) 현대증권 사장은 2008년 민간인으로 내려오면서 ‘갑’에서 ‘을’로 위치가 180도 바뀌었다. “고객 유치나 투자은행(IB) 업무나 다 을의 입장이기 때문에 옛날의 갑 노릇하던 걸 완전히 바꿔야겠다 생각했죠. 을로 처신하기로 생각하니 자세가 확 달라지더군요.” 乙돼 CMA 영업도 척척 그가 조달청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조달청은 팀제 도입, 전자조달시스템 정착 등의 기업형 정부기관으로 거듭나 ‘정부혁신평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정부 예산 100조원으로 시장에서 재화를 조달하는 기관인 만큼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으면 제대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런 혁신적인 실험이 있었기 때문에 민간 금융기관에서의 적응도 수월했다고 최 사장은 회고했다. “기업에 와서는 ‘내가 과거에 차관했다, 뭐 했다’하는 자의식을 다 버려야 합니다. 옛날에 저한테 아쉬워서 부탁하러 온 사람들한테 제가 오히려 ‘밥 한 그릇 묵자’하고 찾아가 일거리를 받아오는 거죠.” 실제로 그는 직접 펀드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금융상품을 지인들에게 팔거나 IB 계약을 성사키기는 데 발벗고 나선다. 고위관료의 지위를 누리다 갑자기 자세를 낮춰 영업에 뛰어든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솔선수범형 최고경영자(CEO)’가 되어야 직원들을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이 그를 움직였다. “밑의 직원은 직원대로, CEO는 CEO대로 일을 해야 영업이 되죠. 올 때부터 나도 여러분과 똑같이 할 테니 도와줄 게 있으면 얘기하라, 뛰어 주겠다고 했습니다.” ‘세무 도사’로서의 이력도 증권사 운용에 보탬이 됐다. “각종 증권 상품들이 결국 과세냐 비과세를 따지는 것이니 공무원 생활 때 다 봐 놓은 것이라 펀드나 각종 파생상품 구조를 이해하는 게 누구보다 쉽죠.” 해외기업 국내 IPO 추진 최근에는 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 유치에 나섰다. 지난달 말 국내 6개 기업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대형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과 만나고 돌아온 최 사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느끼는 매력이 부쩍 높아졌음을 체감하고 돌아왔다. “외국인들은 우리 기업의 생산성이 높고 원·달러 환율도 올해 말 1100원, 내년 상반기 1050원, 하반기 1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환 차익에 채권 수익까지 먹을 수 있어 다들 국내 장에 몰려 시장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외국 투자자들도 ‘한국시장에 진출할 때 도움을 달라’고 손을 내밀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 사장은 최근 증시를 1900대 위에 올려놓은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쏠림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렇게 들어왔던 돈들이 언제 튀어나가느냐입니다. 나가는 순간 우리나라 주식·채권 시장이 완전히 붕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에 대비해야 시장 안정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최 사장의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는 ‘응형무궁(應形無窮)’이라는 사자성어가 벽 한쪽을 지키고 있다. 새로운 상황에 맞게 적시에 적응해야 승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 사내 공모를 통해 뽑아낸 올해의 화두다. 기회되면 메가뱅크 검토 이 말처럼 현대증권은 시대 변화에 따른 새 먹을거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해외 기업의 국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국내 IPO시장이 중소형 증권사의 시장 진입과 이에 따른 제살 깎아먹기식 인수 수수료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포화상태라는 판단에 따라 해외 우수 기업을 발굴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면서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하고 국내 주식시장에는 국제화를 견인하겠다는 취지다. 최 사장은 “지난해 상장시킨 중국원양자원은 3100원에 주가가 시작됐으나 현재 11000원대이며 국내 상장된 해외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 종목에 편입된 성공 사례”라면서 “현재도 해외 기업을 추가로 발굴해 주관사 계약 체결을 진행하고 있는 등 내년에도 최소 1개사 이상의 해외기업을 국내에서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가뱅크의 탄생에 동참할 기회를 가늠해 보는 것도 시대 변화에 몸을 맞추려는 노력이다. 최 사장은 “현재 정부 소유의 증권사들이 어디에 매각되느냐에 따라 메가뱅크 구도가 확 달라질 것”이라면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신생사가 20곳 정도 생길 것으로 보이지만 대형사가 이를 통폐합할 전망이다. 우리도 기회가 되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1950년 경북 성주 출생 ▲서울대학교 지리학 학사, 일본 게이오대 경제학 석사, 숭실대 경제학 박사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1995년 재정경제부 세제실 조세정책과장 ▲1997년 서울지방국세청 재산세국장 ▲2002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2003년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 청장 ▲2006년 계명대 세무학과 교수 ▲2008년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 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 비탈길에서 기어 중립? 기름 절약 커녕 대형사고 위험!

    비탈길에서 기어 중립? 기름 절약 커녕 대형사고 위험!

    고유가와 고물가에 ‘절약’이 운전자의 화두가 됐다. 연비를 아끼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넘쳐난다. 이 중에는 옳은 것도 있고, 근거가 희박한 것도 있다. 속설대로 실행하기에는 위험천만한 이야기들도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을 통해 7가지 속설을 검증해 보았다. (1) 신호 대기때 기어를 중립(N)에 놓는 게 좋다? 기어가 주차(P) 또는 N에 맞춰져 있으면 엔진은 시동이 꺼지지 않을 정도로만 회전한다. 반면 주행(D) 기어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달리려는 차량을 제어하는 셈이 돼 아무래도 연료가 더 들게 된다. 신호대기 상태에서 기어를 바꿨을 때 10∼15% 정도 연비가 좋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기어를 D에 두었을 때 새는 연료는 미세한 수준이란 게 일반적이다. 오히려 기어를 N에 맞춘 것을 깜빡 잊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변속기에 충격을 줘 엔진 브래킷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교차로나 신호대기가 매우 긴 상황이 아니라면 기어를 D에 두고 브레이크를 밟는 게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 내리막길에서 기어를 N에 맞추면 기름 절약? 연비 절약을 떠나 결코 해서는 안 될 위험한 행동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내리막길에서는 승용차도 1t이 넘는 무게로 가속을 받기 때문에 제동력과 엔진의 회전수가 떨어지는데, 이때 공회전 조절장치가 이상을 일으켜 시동이 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가 과열되고, 제동거리가 길어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연비에도 도움이 안 된다. 요즘 나오는 차들은 전자장치를 통해 내리막에서 연료 공급을 차단하거나 시동을 유지할 만큼 최소한으로만 공급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N 기어에서 공회전 때보다 연료가 더 분사되는 경우도 있다. (3) 고출력 앰프를 달면 연비가 나빠진다? 연비 때문에 라디오 청취나 저용량 전기제품 사용을 자제할 필요는 없다. 전기는 엔진에 장착된 발전기가 생산, 공급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용량이 많아졌을 때이다. 이 경우에는 발전기 작동을 늘리기 위해 엔진의 힘을 빼앗는 구간이 늘어나 자연스레 추가로 연료가 소모될 수 있다. 용량이 큰 앰프를 달거나 개조를 잘못해 배선의 용량을 초과해 사용할 경우에는 기름이 더 들 뿐 아니라 화재나 고장의 원인이 된다. (4) 기름은 절반만 채우는 게 연비 향상에 좋다? 기름 양은 자동차의 무게와 관계가 깊다. 차가 가벼워질수록 연비가 좋아진다. 트렁크에 짐이 적을수록 연비가 좋아지는 것도 무게의 영향 때문이다. 독일 보슈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차량 중량이 10㎏ 줄어들면 연비가 약 6% 증가한다. 연료통이 100ℓ일 때 절반인 50ℓ를 비우면 차량 무게는 44㎏ 정도 줄어든다. 소형차일수록, 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운전일수록 연료통이 가벼운 게 유리하다. 반면 정체가 없는 고속도로를 달릴 때에는 자동차가 계속 달리려는 관성을 받기 때문에 무게와 연비의 상관관계가 줄어든다. (5) 아침에 주유하면 기름 더 많이 넣을 수 있다? 아침엔 기온이 낮기 때문에 연료의 밀도가 높아져 연비에 유리하다는 주장이지만 검증되지 않았다. 외부 온도에 관계없이 주유기를 통과하면서 연료의 온도가 비슷해져 별 차이가 없다는 견해도 있고, 일교차가 큰 더운 여름철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주유하는 시간에 따른 연료의 밀도 차이가 거의 없다는 의견이 있다. 바쁜 출근길에 주유를 하면서 미처 세차 할인권을 쓰지 못한다면 더 손해일 수도 있다. 세차 서비스를 2000원(1ℓ)으로 보고, 연료통을 60ℓ로 가정하면 밀도가 2% 이상 차이 나야 이익이다. 하지만 그 정도의 차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 트렁크보다 차 안에 싣는 게 연비에 좋다? 한 쪽 바퀴에 무게가 실리면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주행할 때 저항이 증가한다. 따라서 무게를 분산하는 게 연비향상에 도움이 된다. 무거운 짐을 옮길 때 트렁크보다는 실내에 싣는 것도 연비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승용차는 대부분 앞바퀴를 굴리는 전륜 구동형이다. 따라서 무게 중심이 뒤쪽에 있으면 앞바퀴가 위로 들려 타이어의 미끄러짐이 커지게 된다. (7) 아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쌍용차 액티언 연비대회에서 ℓ당 18.54㎞를 달려 우승을 차지한 정헌양(29)씨는 “매뉴얼대로 주행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집이 서울 목동인 그는 시내 주행을 할 때에도 신호에 걸리면 미리 가속기에서 발을 떼고 속도를 늦춘다고 한다.GM대우의 ‘10만 에코드라이버 만들기’ 행사 참가자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실내 주차장을 이용해 에어컨 사용량을 줄인다.” “부모님을 뒷좌석에 모셨다고 생각하고 안전운전을 한다.” 등 ‘실천 비법’을 공개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 르노삼성 양평서비스팀 성국경 파트장, 쌍용차 서비스기술팀 류화동 과장,GM대우 연비 및 운전성능 개발팀 김원중 부장, 현대차 고객서비스팀 이광표 차장
  • 배부른 은행권 배고픈 제2금융

    배부른 은행권 배고픈 제2금융

    제1금융권(은행)과 제2금융권(보험·증권 등)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금융의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은행권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금융당국에서조차 나오고 있다.특히 2금융업계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한 ‘집단고사(枯死)’ 가능성을 앞세워 정책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은행 실적 전년의 4배 올 4∼6월 하나은행의 1인당 영업이익은 4억 5300만원에 달했다.반면 같은기간 국내 증권업계의 1인당 평균 영업이익은 522만원에 불과했다.두 수치를 단순 비교하면 무려 87배의 격차다.올 상반기 국내은행(시중·지방·특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 5900억원으로 전년동기의 4배에 가까운 2조 8500억원이 늘었다.19개 전 은행이 흑자를 냈다.대출채권이 늘면서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반면 거액의 신규부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특히 은행은 경기침체 속의 안전자산 선호경향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반면 올 1·4분기(회계연도 기준 4∼6월) 국내 증권사들의 세전 이익은 22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60억원(59.5%)이 줄었다.대우증권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92.9% 감소한 31억원에 그친 데 이어 7월에는 225억원 순손실을 냈다.삼성증권의 영업이익도 4월 260억원,5월 132억원,6월 96억원 등 큰 폭의 둔화세다.수익성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썰물처럼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생보업계 ‘빅3’ 가운데 대한생명은 순익이 30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6%,교보생명은 1118억원으로 42.5% 줄었다.손보업계도 비슷해 올 1분기 현대해상은 전년동기 대비 41.4% 줄어든 177억원,동양화재는 34.0% 줄어든 101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신규가입이 줄고 중도해약이 늘어나는 것 등이 주된 이유다.신용카드업계의 적자행진도 계속되고 있다. ●증권·보험 대부분 감소 대책 호소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은행은 보험·증권 등에 비해 경기를 덜 탄다는 게 불황기를 맞아 외형상 은행으로 힘이 쏠리게 보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제2금융권은 업종의 성격 외에 정책적인 불균형도 한몫한다고 주장한다.한 증권사는 최근 내부 보고서를 통해 “정책당국이 1금융권 위주의 차별정책을 폄으로써 시중자금의 은행권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예를 들어 증권·투신업계의 업무영역은 은행권에 무제한 열려 있는 반면 은행의 업무영역은 증권·투신업계의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도 방카슈랑스(은행창구에서의 보험상품판매)에 불만을 쏟아놓고 있다.보험개발원 안철경 연구위원은 “은행이 2금융권에 비해 우월적 지위에 있어 향후 보험업계가 더욱 열세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내년에 2차 방카슈랑스(자동차보험,종신보험 등 판매)가 시행되면 보험사들에 결정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 증권사 임원은 “현 상황은 한쪽은 다리를 묶어 놓고 뛰게 하고 다른 쪽은 풀어 놓고 달리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증권·투신업계가 은행권에 완전히 잠식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발전 위해 불가피” vs “2금융권 고사” 은행으로의 쏠림현상은 업계는 물론 정책당국 안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금감위·금감원 등 감독당국이 ▲내년 2차 방카슈랑스 연기 ▲장기 주식투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 등을 주장하는 반면 법률권한을 가진 재정경제부는 반대 입장에 서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금감원 은행 담당자는 “증권사가 어려운 것은 경기가 나쁘기 때문이지 구조적인 문제는 아니다.”면서 “특히 금융 겸업화는 세계적 대세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2금융권의 자발적 구조조정을 촉진,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같은 금감원의 2금융권 담당자는 “은행쪽으로 힘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보험·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게 돼 큰 문제가 발생하면 그 피해가 국내 금융권 전체에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와 관련,재경부 관계자는 “2금융권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주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뚜렷한 조치를 취할 만큼 문제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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