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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사형수 공개처형 생중계” 날짜까지 나왔다…“살인”이라던 트럼프, 왜 [월드픽]

    “美 사형수 공개처형 생중계” 날짜까지 나왔다…“살인”이라던 트럼프, 왜 [월드픽]

    미 육군 내에서 총기 난사를 저지른 사형수에게 집행되는 총살형이 대대적으로 생중계된다. 미국에서 ‘공개 처형’이 실시되는 건 90년 만으로, 그 적절성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보수 매체인 ‘리얼 아메리카 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총기 난사범인 니달 말릭 하산의 총살형에 대해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건 명백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개처형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행위(총기 난사)에 심각한 결과가 따른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산의 총살형은 오는 12월 3일 미 텍사스주 킬린에 있는 미 육군 기지인 포트 후드에서 집행된다. 앞서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산에 대한 총살형 집행을 승인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이 밝힌 ‘공개처형’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TV 생중계인지 또는 유튜브 등 온라인 생중계인지, 특정 인원이 현장에서 생중계를 지켜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국방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총살형의 생중계에 동의했는지에 대해 백악관은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산이 자신의 사형에 대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사형 집행이 미뤄질 수 있다. 트럼프 동의 여부·생중계 방식 미지수정신과 군의관(소령)이었던 하산은 2009년 11월 5일 포트 후드에서 근무하던 중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해 장병과 민간인 13명이 숨지고 32명을 다치게 했다. 이슬람 신도인 그는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앞두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으며,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를 외쳤다. 미 군사법원은 2013년 하산의 총 45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사형을 선고했다. 미군이 자국 군인을 상대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1961년 4월 강간·살인미수로 사형을 선고받은 미 육군 이등병 존 베넷의 교수형 이후 65년 만이다. 또 총살형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공개처형’은 1936년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흑인 남성 레이니 베시아의 교수형 이후 90년 만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몇 년 동안 공개처형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나라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뿐”이라며 “사형 집행을 TV 등으로 중계하는 나라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며 인도주의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공개처형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데보라 데노 포덤대 법학 교수는 AP통신에 “사형수가 실제 사형에 처해지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사형 집행 과정을 대중에게 투명하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 테네시주 교도소에서는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가 독극물을 주입하는 사형이 집행됐는데도 숨지지 않고 살아나 사형 집행 과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군사법 전문가인 유진 피델은 로이터에 “사형 집행을 생중계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며, 대법원이 이에 대해 다룬 판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침공하며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공개처형을 강하게 비판한 것과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대들을 즉결 심판을 거쳐 공개된 장소에서 교수형에 처한 것에 대해 “살인이자 레드라인”이라고 맹공하며 강경 대응에 나설 것임을 여러 차례 밝혔다.
  • 체포 과정서 미란다 원칙 빼먹은 경찰…공소청 “구속 취소”

    체포 과정서 미란다 원칙 빼먹은 경찰…공소청 “구속 취소”

    경찰이 절도 피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구속이 취소됐다. 전주지방공소청 형사1부(부장 김금이)는 절도 혐의를 받는 A(22)씨의 구속을 취소하고 불구속기소 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전주 시내 매장에서 2차례에 걸쳐 3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A씨는 “체포 당시 미란다 원칙 고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미란다 원칙을 비롯한 권리 고지는 ‘긴급체포를 위한 실력행사 이전에 해야 하고 실력으로 제압하는 경우 제압 과정 또는 직후’에 해야 유효하다. 공소청은 실제 경찰이 A씨를 체포하면서 피의자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체포 현장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자 뒤늦게 제대로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방공소청은 “피의자 인권을 보호하고 위법 소지를 해소하기 위해 송치를 받은 다음 날 구속을 취소했다”며 “앞으로도 체포·구속 등 강제 수사 과정에서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수술한 아내에게 성관계 강요…이혼하고도 7년째 한집 사는 부부 [핫이슈]

    수술한 아내에게 성관계 강요…이혼하고도 7년째 한집 사는 부부 [핫이슈]

    자궁근종 수술 뒤 회복하지 못한 아내에게도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남편의 사연이 공개됐다. 두 사람은 7년 전 이혼했지만 여전히 한집에 살며 곰탕집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40여 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도 동거를 이어가는 ‘아직도 부부’가 출연했다. 아내는 결혼 생활 중 남편의 폭행과 강압적인 성관계로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아내에 따르면 남편은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혀도 성관계를 강요했다. 2009년쯤 자궁근종 수술을 받고 일주일 뒤 퇴원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몸이 아직 낫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이 성관계를 요구하자 아내는 서러움에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의 성관계는 사실상 끊겼다. 남편은 강압적으로 행동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강압적으로 하지 않으면 무한정 기다려야 하지 않느냐”고 답했다. 수술 후 아내의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젊은 나이의 욕심이었다”고 말했다. 아내는 성관계뿐 아니라 사업에서도 남편이 자신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남편은 이미 지나간 일을 아내가 계속 꺼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혼했지만 떠나지 못한 집…팔리지 않은 가게와 빚두 사람을 붙잡은 것은 생업과 돈 문제였다. 한때 손님이 줄을 섰던 곰탕집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줄었다. 남편은 아내와 충분히 상의하지 않은 채 건물 2층을 증축하고 한식 뷔페와 곰탕 포장 공장으로 사업을 넓혔지만 잇따라 실패했다. 빚은 약 6억 5000만원까지 늘었다. 아내는 공장 사업 실패를 계기로 이혼을 요구했고, 두 사람은 2019년 법적으로 갈라섰다. 그러나 곰탕집이 팔리지 않으면서 동업과 동거가 이어졌다. 관계를 바라보는 생각도 달랐다. 아내는 남편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남은 삶을 함께하고 싶어 했다. 남편은 두 사람이 물과 기름 같다며 재결합을 거부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은 “오늘 힐링 리포트는 없다”고 밝혔다. 아내에게 남편과 잘 지내기 위해 더 노력하라고 조언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결혼 생활은 이미 끝난 인연이라면서도 함께 떠안은 빚과 재산 문제는 책임 있게 정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부라도 성관계를 강요할 권리는 없다방송에서 공개한 사연과 별개로, 배우자의 동의 없는 성관계가 처벌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호주 애들레이드나우는 남호주 지방법원이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를 인정한 30대 남성에게 지난달 29일 징역 5년 3개월 10일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임시석방을 신청할 수 없는 기간은 3년으로 정했다. 남성은 자신의 문화와 종교를 내세웠지만, 이언 프레스 판사는 아내의 거부 의사를 알면서도 무시했다고 판단했다. 상대가 저항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행위를 정당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취지였다. 한국에서도 혼인 관계가 강제적인 성관계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5월 16일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는 부부 사이에서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부부의 동거 의무에 폭행이나 협박으로 강요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까지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혼인이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포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없고”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판례는 단순히 동의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본 것은 아니다.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어렵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하도록 했다.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 [단독] 조원태 한진 회장 ‘배임’ 혐의 경찰 수사 본격화

    [단독] 조원태 한진 회장 ‘배임’ 혐의 경찰 수사 본격화

    기아, 직원 지주에 회삿돈 322억 복지에 쓴다더니 회사 주식 매입‘경영권 방어’ 회장 징역 4년 철퇴한진칼 663억 복지기금 ‘판박이’ 조원태(50)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용 자사주 출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과거 기아그룹 사건 판례를 바탕으로 조 회장의 배임 혐의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자금을 직원 조직에 넘겨 주식을 사게 했다가 그룹 총수가 징역형을 확정받았던 기아 배임 사건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경찰은 이 판례를 근거로 한진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직원이 25명인 한진칼이 663억원 상당(이사회 의결 당시 주가 기준)의 자사주를 복지기금에 넘겨 0.66%의 의결권이 생긴 과정이 기아 사건과 닮았다고 보고 있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본격화한 가운데, 대기업 총수를 겨냥한 이번 수사는 경찰의 경제범죄 수사 역량을 보여줄 첫 시험대로 꼽힌다. 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가 최근 집행한 한진칼 압수수색 영장에는 조 회장과 류경표 한진칼 대표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경찰이 영장에 제시한 판례는 대법원이 1999년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 등을 유죄로 확정한 사건이다. 당시 기아그룹은 외부 세력이 회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었다. 김 전 회장 등 기아그룹 경영진은 직원지주 조직인 ‘경영발전위원회’(경발위)에 회사 자금 약 322억원을 지원했고, 경발위는 이 돈으로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경발위는 원래 직원들이 매월 임금 일부를 모아 마련한 기금으로 회사 주식을 보유하던 조직이었다. 검찰은 사측이 직원 복지를 내세웠지만 실제 목적은 경영권 방어였다고 판단해 김 전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법원도 탈법적으로 회사 돈이 투입됐고, 경영진이 위원장을 임명하는 경발위가 주식을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직원 복지 명분으로 회사 재산 투입의결권 없던 자사주가 지원군 둔갑당시 법원은 직원들의 재산 형성보다 ‘경영권을 계속 보전할 목적’이 컸다고 판단했다. 김 전 회장은 배임 등 혐의가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해 5월 15일 보유 중이던 자사주 44만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 당시 주가 기준 약 663억원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0.66% 규모다.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하는 동안에는 의결권이 없지만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넘어가면 의결권이 발생한다. 의결권이 없던 44만여 주가 복지기금으로 넘어가면서 0.66%의 ‘표’로 둔갑한 것이다. 임직원 25명에 663억 과도한 기금 조원태 직접 지시 여부가 핵심으로 경찰은 기아그룹 사건과 한진칼 사건의 구조가 닮았다고 보고 있다. 기아는 회사 돈을 직원 조직에 지원해 주식을 사게 했다. 한진칼은 회사가 갖고 있던 자사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직접 넘겼다. 현금과 주식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직원 복지를 명분으로 회사 재산을 투입했고, 그 결과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결권이 생겼다는 게 경찰이 보는 공통점이다. 기아그룹 사건이 ‘회사 자금 지원→경영발전위원회의 주식 취득→의결권 확보’였다면 한진칼 사건은 ‘회사 보유 자사주→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의결권 발생’의 구조다. 출연 규모도 경찰이 들여다볼 대목이다. 한진칼의 상근 임직원은 25명이다. 복지기금 출연규모 663억을 직원 수로 단순히 나누면 1인당 26억원이 넘는다. 복지기금이 직원들에게 균등하게 배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직원 수에 비해 출연 규모가 지나치게 큰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경찰은 663억원이라는 출연 규모가 실제 복지 수요에 비춰 적정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핵심은 ‘왜 자사주였느냐’다. 경찰은 현금이나 다른 재산 대신 자사주를 출연한 이유, 자사주를 출연하면 의결권이 생긴다는 점을 경영진이 사전에 검토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지켰다 해도 실질적 이익의 귀속 대상이 회사가 아니라 그룹 총수 등 개인이라면 경영상 적정한 판단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개인 실질적 이득 땐 문제”한진칼 측은 “입장 드리기 어렵다”향후 수사는 자사주 출연의 실제 목적과 조 회장의 관여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이사회 회의록과 내부 보고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다. 누가 출연을 처음 제안했는지, 조 회장이 언제 보고받았는지 등이 주요 확인 대상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권 문제가 거론됐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직원들에게 돌아간 복지 혜택과 기금 사용 내역도 조사 대상이다. 복지기금이 0.66%의 의결권을 실제 어떻게 행사했는지, 그 방향을 누가 결정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진칼 실무진과 이사회 주요 참석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압수수색영장에 조 회장이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만큼 자사주 출연에 대한 조 회장의 지시·보고·승인 여부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관계자는 “관련해 입장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경찰에도 시험대다. 경찰 수사 중심의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 본격화한 첫 재벌 총수 관련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배임 사건은 대표적인 고난도 수사로 꼽힌다. 복잡한 지분 구조와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 손해와 경영진의 고의성까지 입증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기업 연루 경제범죄에 대한 경찰의 수사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이번 수사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배우 신변 위협·정치권 공방… 법정으로 가는 암살자(들)

    배우 신변 위협·정치권 공방… 법정으로 가는 암살자(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출연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신변 위협까지 나타나자 문화체육부가 수사기관에 엄정한 법 집행을 요청했다. 여야 공방이 더해지는 가운데 법원은 ‘의도적인 악의’를 기준으로 형사처벌 여부를 최종 판단할 전망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5일 소셜미디어(SNS)에서 “경찰청에 ‘암살자(들)’ 관계자들에 대한 안전 조치, 거주지 앞 위협·협박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력히 요청했다”며 “비판이 도를 넘어 배우 자택까지 몰려가 신변을 위협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1974년 8월 15일 고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암살자(들)’이 박정희 대통령을 범행의 배후처럼 묘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형사 역할을 맡은 배우 유해진에게 불똥이 튀었다. 일부 보수단체는 전날 서울 성북구의 유씨 자택 앞에서 영화 상영 중단과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외모 비하 발언, 광고 제품 불매 운동도 이어지고 있다. 유씨의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인신공격과 모욕뿐 아니라 사생활 침해, 신변 위협, 명예훼손 등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배우의 권익과 안전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유씨를 지원 사격했다. 김민석 대표는 “정치가 참전할 곳은 민생”이라고 꼬집었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국민 모두가 ‘암살자(들)’을 관람하는 것이 영화를 살리고 유씨를 돕는 길”이라고 했고, 최민희 의원은 “유씨의 정당한 방어를 응원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충북 옥천군의 육 여사 생가에 집결해 ‘암살자(들)’을 규탄했다. 장동혁 대표는 “역사 전쟁, 문화 전쟁”이라며 “불순한 의도로 역사를 왜곡했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암살자(들)’의 개막작 선정을 철회해 달라는 서한도 보낼 예정이다. 영화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과 제작사 관계자 등이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되면서 수사기관과 법원 판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업영화의 역사 각색이 의도적인 악의에 이르지 않는 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2019년 3월 영화 ‘아버지의 전쟁’에 대해 촬영 및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영화는 김훈 중위가 1998년 2월 공동경비구역에서 사망한 사건을 줄거리로 다뤘는데, 김 중위의 부친이자 예비역 중장인 김척씨는 영화가 망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적법하지 않은 직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묘사됐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일부 허구 장면만으로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영화를 접하는 일반 관객도 모든 내용이 실제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전제한다”며 “역사 사실과 극적 허구 사이 긴장 관계도 참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명예훼손이 인정되려면 사실처럼 묘사했다는 게 명백해야 한다”며 “암시, 의혹 제기 등은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편 52년 전 육 여사 저격범 문세광을 직접 수사했던 김영수 변호사는 박정희 배후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 소속 검사였던 김 변호사는 “문세광의 단독 범행이 확실하다”며 “현장 검증을 통해 사실관계가 다 밝혀진 사안”이라고 말했다.
  • [단독]조원태 한진 회장 ‘배임’ 혐의 경찰 수사 본격화

    [단독]조원태 한진 회장 ‘배임’ 혐의 경찰 수사 본격화

    조원태(50)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용 자사주 출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과거 기아그룹 사건 판례를 바탕으로 조 회장의 배임 혐의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자금을 직원 조직에 넘겨 주식을 사게 했다가 그룹 총수가 징역형을 확정받았던 기아 배임 사건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경찰은 이 판례를 근거로 한진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직원이 25명인 한진칼이 663억원 상당(이사회 의결 당시 주가 기준)의 자사주를 복지기금에 넘겨 0.66%의 의결권이 생긴 과정이 기아 사건과 닮았다고 보고 있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본격화한 가운데, 대기업 총수를 겨냥한 이번 수사는 경찰의 경제범죄 수사 역량을 보여줄 첫 시험대로 꼽힌다. 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가 최근 집행한 한진칼 압수수색영장에는 조 회장과 류경표 한진칼 대표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경찰이 영장에 제시한 판례는 대법원이 1999년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 등을 유죄로 확정한 사건이다. 경영권 위기에 회사 돈 322억…기아 회장은 징역 4년당시 기아그룹은 외부 세력이 회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었다. 김 전 회장 등 기아그룹 경영진은 직원지주 조직인 ‘경영발전위원회’(경발위)에 회사 자금 약 322억원을 지원했고, 경발위는 이 돈으로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경발위는 원래 직원들이 매월 임금 일부를 모아 마련한 기금으로 회사 주식을 보유하던 조직이었다. 검찰은 사측이 직원 복지를 내세웠지만 실제 목적은 경영권 방어였다고 판단해 김 전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법원도 탈법적으로 회사 돈이 투입됐고, 경영진이 위원장을 임명하는 경발위가 주식을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법원은 직원들의 재산 형성보다 ‘경영권을 계속 보전할 목적’이 컸다고 판단했다. 김 전 회장은 배임 등 혐의가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조원태 지분 경쟁 속 663억 자사주…0.66% ‘표’로앞서 한진칼은 지난해 5월 15일 보유 중이던 자사주 44만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 당시 주가 기준 약 663억원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0.66% 규모다.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하는 동안에는 의결권이 없지만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넘어가면 의결권이 발생한다. 의결권이 없던 44만여 주가 복지기금으로 넘어가면서 0.66%의 ‘표’로 둔갑한 것이다. 경찰은 기아그룹 사건과 한진칼 사건의 구조가 닮았다고 보고 있다. 기아는 회사 돈을 직원 조직에 지원해 주식을 사게 했다. 한진칼은 회사가 갖고 있던 자사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직접 넘겼다. 현금과 주식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직원 복지를 명분으로 회사 재산을 투입했고, 그 결과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결권이 생겼다는 게 경찰이 보는 공통점이다. 기아그룹 사건이 ‘회사 자금 지원→경영발전위원회의 주식 취득→의결권 확보’였다면 한진칼 사건은 ‘회사 보유 자사주→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의결권 발생’의 구조다. 직원 25명 복지에 663억…왜 현금 아닌 자사주였나출연 규모도 경찰이 들여다볼 대목이다. 한진칼의 상근 임직원은 25명이다. 복지기금 출연규모 663억을 직원 수로 단순히 나누면 1인당 26억원이 넘는다. 복지기금이 직원들에게 균등하게 배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직원 수에 비해 출연 규모가 지나치게 큰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경찰은 663억원이라는 출연 규모가 실제 복지 수요에 비춰 적정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핵심은 ‘왜 자사주였느냐’다. 경찰은 현금이나 다른 재산 대신 자사주를 출연한 이유, 자사주를 출연하면 의결권이 생긴다는 점을 경영진이 사전에 검토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지켰다 해도 실질적 이익의 귀속 대상이 회사가 아니라 그룹 총수 등 개인이라면 경영상 적정한 판단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원태 지시·보고 여부 캔다…의결권 행사도 추적향후 수사는 자사주 출연의 실제 목적과 조 회장의 관여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이사회 회의록과 내부 보고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다. 누가 출연을 처음 제안했는지, 조 회장이 언제 보고받았는지 등이 주요 확인 대상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권 문제가 거론됐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직원들에게 돌아간 복지 혜택과 기금 사용 내역도 조사 대상이다. 복지기금이 0.66%의 의결권을 실제 어떻게 행사했는지, 그 방향을 누가 결정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진칼 실무진과 이사회 주요 참석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압수수색영장에 조 회장이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만큼 자사주 출연에 대한 조 회장의 지시·보고·승인 여부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관계자는 “관련해 입장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경찰에도 시험대다. 경찰 수사 중심의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 본격화한 첫 재벌 총수 관련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배임 사건은 대표적인 고난도 수사로 꼽힌다. 복잡한 지분 구조와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 손해와 경영진의 고의성까지 입증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기업 연루 경제범죄에 대한 경찰의 수사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이번 수사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아내니까 동의 없어도 성관계”…성폭행 남편에 호주 판사의 일침 [핫이슈]

    “아내니까 동의 없어도 성관계”…성폭행 남편에 호주 판사의 일침 [핫이슈]

    아내의 동의 없이 성관계해도 된다고 주장한 남편에게 호주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남편은 자신의 문화와 종교를 내세웠지만, 판사는 상대가 저항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행위가 정당하다는 판단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3일(현지시간) 호주 현지 매체 애들레이드나우에 따르면 남호주 지방법원은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를 인정한 30대 남성에게 지난달 29일 징역 5년 3개월 10일을 선고했다. 가석방을 신청할 수 없는 기간은 3년으로 정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남성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언 프레스 판사는 남성이 아내의 거부 의사를 알면서도 무시했다고 판단했다. 아내가 자신을 떠나려 하자 통제력을 되찾으려 했다는 지적도 내놨다. 문화적 배경을 내세운 설명이 범행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는 취지다. 저항하지 않았다고 동의한 것은 아니다이번 사건을 이해하는 핵심은 상대가 성관계에 자유롭게 동의했는지다. 남호주 법률지원위원회의 법률 안내는 성적 동의를 ‘자유롭고 자발적인 합의’로 설명한다. 상대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 성관계를 하거나, 동의 여부에 무모하게 무관심한 채 행위를 이어가면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 처음에는 동의했더라도 도중에 철회했다면 이후 행위를 계속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가 몸으로 얼마나 강하게 저항했는지도 동의 여부와 구분해야 한다. 위원회는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을 경우, 신체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더라도 강간에 해당한다고 명시한다. 폭력이나 위협에 눌려 따른 경우 역시 자유롭고 자발적인 합의로 인정하지 않는다. 호주 정부의 성적 동의 교육자료도 상대의 의사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싫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동의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되며, 몸이 굳거나 망설이는 등 불확실한 반응을 허락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설명이다. 동의의 범위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키스나 신체 접촉에 응했다고 해서 다른 성적 행위까지 허락한 것은 아니다. 이미 성관계를 시작했더라도 누구나 도중에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청소년의 건강한 성적 관계를 돕기 위한 정부 안내로, 이번 재판의 판결문과는 별개다. 한국 대법원도 “혼인이 성적 자기결정권 포기 뜻하지 않아”한국에서도 부부라는 이유로 강제적인 성관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5월 16일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는 부부 사이에서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부부의 동거 의무에 폭행이나 협박으로 강요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까지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혼인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포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없고”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편이 아내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어렵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가해 성관계한 경우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경우에는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던 종전 판례도 변경했다. 다만 남호주의 법률과 한국 판례의 처벌 기준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한국 대법원은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 혼인생활의 형태, 사건 당시와 이후의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하도록 했다. 두 사례가 공유하는 핵심은 배우자라는 지위가 상대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없애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 출산 지켜본 남편 “아내가 낯설어졌다”…부부관계 피하더니 ‘불륜’

    출산 지켜본 남편 “아내가 낯설어졌다”…부부관계 피하더니 ‘불륜’

    출산을 지켜본 후 “아내가 낯설어졌다”며 부부관계를 피하던 남편이 외도를 저질러 이혼 소송을 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아내와 2년간 연애 후 결혼한 지 3년 만에 아이를 얻었다는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아이가 태어나던 일은 지금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남편도 출산의 처음부터 함께하는 게 좋다는 말이 많아 저도 아내와 함께 분만실로 들어갔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A씨는 그날 이후 아내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아이를 기다릴 때만 해도 벅차고 경이로운 마음이 컸는데 막상 출산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낯선 감정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부부관계를 피했고, 비슷한 시기에 회사 동료와 가까워졌다. A씨가 동료에게 의지하면서 결국 두 사람은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졌다. 최근 아내는 A씨의 외도를 알고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아내는 A씨의 사무실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 외도 증거를 수집했다. A씨 동의 없이 휴대전화에서 문자메시지와 사진도 확보했다. A씨는 “제가 잘못한 건 인정한다”면서도 “아내가 불법적으로 수집한 녹음 파일과 휴대전화 자료를 이혼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냐.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아내의 불법 행위를 근거로 위자료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지연 변호사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남편과 상간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행위는 이를 위반한 것”이라며 “남편 휴대전화를 무단으로 확인한 행위도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불법적으로 수집된 자료라고 해서 이혼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건 아니다”라며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자료는 증거로 사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법원은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문자메시지나 사진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내의 불법 녹음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 고소가 가능하고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며 “불법 녹음 자체를 위자료 감액 사유로 명시한 판례는 없지만, 불법 녹음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했을 때 인정한 사례는 있다”고 조언했다.
  •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1심서 무기징역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1심서 무기징역

    귀가하던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살해한 장윤기(23)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 이정호)는 30일 강간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이고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의 간극을 메울 절대적 종신형이 없다는 점, 대법원 판례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0시 10분쯤 전남광주 광산구 월계동 거리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이채원(16)양을 차에 태워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살해했다. 당시 그는 비명을 듣고 도우러 달려온 고교 2학년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이틀 전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스토킹하고 성폭행한 혐의와 사회복무요원 시절 청소년 여성의 몸을 몰래 촬영한 혐의 등 여러 성범죄도 함께 드러났다. 사건은 처음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어왔지만 검찰이 추가 수사로 납치와 성폭행 목적을 밝혀내 강간살인죄를 적용했다. 장윤기는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문을 세 차례 냈다.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 내용을 살펴본 뒤 항소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 ‘금품 의혹 증거인멸’ 전재수 전 비서관 징역 1년…법정 구속

    ‘금품 의혹 증거인멸’ 전재수 전 비서관 징역 1년…법정 구속

    전재수 부산시장이 국회의원 시절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일자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전 지역 사무실 컴퓨터의 저장장치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보좌진 4명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3단독 김수홍 부장판사는 30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전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선임비서관 50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법정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4급 보좌관인 50대 B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30대 8급 비서관 C씨와 20대 인턴 비서관 D씨에게는 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0일 전 의원의 부산 지역구 사무실 내 업무용 PC의 저장장치를 훼손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전 시장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공소시효가 지났고, 저장매체에 해당 의혹과 관련된 증거가 없어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판사는 수사를 통해 뇌물 수수액이 3000만원 이상으로 드러나면 공소시효가 10년 이상이 돼 피고인들의 범행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이 된다고 판단했다. 저장매체에 증거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당시 일정과 미팅 내역 등 전 의원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증거가 있었고, 이런 증거가 형사사건에서 큰 가치가 없다고 하더라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증거인멸죄 성립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와 관련해서는 “범행을 독자적 판단으로 계획, 실행했는지에 대해 다소 의문이 있다”면서도 “적어도 부산 사무실 내에서는 주도적으로 행위를 했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A씨와 범행을 공모한 게 아니라 묵인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김 판사는 “직접 구체적 실행을 하지는 않았으나, 부산 사무실 최선임자로서 A씨와 함께 범행을 지휘했다”며 “B씨가 반대했다면 A씨가 쉽게 범행하지 못했을 것을 고려했을 때 책임이 가볍지 않다”라고 판단했다. D씨는 대부분 범행을 직접 실행했지만, 인턴으로서 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이 전재수로부터 추후 유무형의 이익을 받을 것을 기대하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적어도 범행에 따른 기대 이익보다 불이익이 더 커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삶을 더 사랑하기 위해 죽음의 방식 치열하게 논의해야” [월요인터뷰]

    “삶을 더 사랑하기 위해 죽음의 방식 치열하게 논의해야” [월요인터뷰]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고통 없는 마무리 스스로 선택해야가족에게 책임과 부담 지워선 안 돼‘의료인조력자살’ 신중히 논의할 때한국 사회에서의 죽음남에게 말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워자살, 개인 문제로 보면 해결 못 해강력 사건, 수사기관 3중 확인 필요매년 유언을 쓰는 이유친구 죽음 마주하며 한동안 ‘죄책감’연말이 되면 나를 돌아보며 유언 써가족에게 ‘사랑하고 고맙다’ 말 남겨36만 2968명.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망자 수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83년 이후로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가장 많았던 해는 코로나19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2022년이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망자 수는 앞으로도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건강한 시대이면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는 오늘날,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죽음은 금기시된다. 지난 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의대 강의실에서 만난 법의학자 유성호(54) 교수는 “우리는 흔히 죽음을 병원이라는 공간에 격리하고 외면하지만, 사(死)는 생(生)의 연장선이자 마침표”라며 죽음을 올바르게 마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며 죽음이 우리 모두의 당면 과제가 된 지금이야말로 여러 죽음의 양상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긴 시간 지근거리에서 죽음을 목도해온 법의학자로서, 자살부터 존엄사까지 민감한 소재를 넘나드는 그의 시선이 다다른 목적지는, 결국 삶과 사람을 향한 애정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죽음’이란 화두를 양지로 끌어냈다고 평가받는데. 왜 죽음을 이야기하나. “결국은 생을 말하기 위해서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우리가 제대로 자각할 때 삶의 가치도 비로소 실감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에 다니고, 여가를 즐기는 것은 언젠가 끝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만약 영원히 산다면 다 부질없는 일 아니겠나. 지금도 ‘백세시대’가 모두의 염원이다. 우리 사회는 어떻게하면 조금이라도 오래 살까에 혈안이 돼 있다. 생의 ‘연장’은 중요하다. 하지만 길어진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결국 끝은 온다면 결말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야할지를 죽음이란 키워드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잘 죽는 것’(웰다잉)이란 무엇일까. “질환으로 사망할 경우 통상 2주 이상은 혼수상태로 누워있게 된다. 아마 그 사이 지나온 삶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순간이 있을 거다. 그때 ‘이만하면 괜찮았다’라는 생각만 들어도 좋은 마무리가 아닐까. 또 내가 무엇을 남길 수 있는 죽음이어야 한다. 거창한 업적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지를 의미한다. 결국 내가 어떤 삶의 궤적을 살아왔느냐가 웰다잉의 조건이다.” -그럼에도 죽음의 순간은 고통스러울 것 같다. “가장 현실적인 웰다잉의 조건은 고통 없는 마무리다. 대부분 죽음을 목전에 두면 매우 고통스럽다. 사망 직전에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면 의료진이 지속 여부를 가족에게 묻는다. 그럼 가족들이 그 선택을 하며 슬픔에 몸부림치고, 이후까지도 죄책감에 시달린다. CPR 중단은 곧 사망을 의미하니까. 고인의 마지막을 가족이 선택하게 종용하는 셈인 거다. 또 응급실 차가운 침대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사실 이런 마지막을 맞이하게 둬서도, 가족들에게 책임과 부담을 지워서도 안 된다.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편안하게 모르핀을 실컷 맞으면서 임종하고 싶은 게 고인의 뜻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고인에게 받아둘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소극적인 의미의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밝히는 수준이다. 조심스럽지만 이제 우리 사회도 의료인조력자살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존엄사를 찬성하는 입장인가. “찬반 의견을 말하는 게 아니다. 죽음의 방식에 대해 우리 사회가 치열하게 토론을 해볼 시점이 됐단 의미다. 우리나라에서 1955년생만 70만명 넘게 태어났다. 지금 70대 초반이니 건강하지만 10~15년만 지나도 본격적으로 고령 인구의 질환과 죽음이 사회적 문제가 될 거고, 큰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이 사람들의 관심사가 될 거다. 연명의료결정제도 도입도 김 할머니 사건 대법원 판결이 나오고 9년이 걸렸다. 우리 사회가 죽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죽음을 개인이 선택하게 될 경우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큰데. “맞다. 그렇기에 그 기준과 원칙, 필요성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단 거다.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정선이 있을 거다. 캐나다에선 미성년자, 초기치매환자, 마약중독자까지도 의료인조력자살을 허용해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반면 스위스에선 장기간 극심한 고통을 받았는지 등을 의료진이 엄격하게 점검하고, 미국 오리건주에선 기대수명이 6개월 이내인 환자에 한해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경구약을 처방해주되, 복용 여부는 마지막까지 본인의 선택에 맡긴다.” -한국 사회에서 죽음의 특징이 있다면. “죽음을 ‘개인화’한다는 거다. 죽음을 지극히 내밀한 영역으로 치부하고 이에 대해 타인이 말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하는 문화다. 일례로 우리나라 사망 원인의 5위가 자살이다. 물론 개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택한다는 것은 여러 구조적, 문화적 요인이 겹쳐있다. 그럼에도 죽음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한 근본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 죽음이 무조건 거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해도 ‘이렇게 빨리 죽음에 이를 필요는 없었는데’하는 죽음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수십년간 법의학 현장에서 일하며 기억에 남는 사건은. “하마터면 억울하게 묻힐 뻔한 죽음의 진실을 밝힌 사건들이 아무래도 오래 남는다. 몇년 전 결혼을 약속한 남녀가 함께 잠을 자다 여성이 사망했다. 평소 심장이 약했다는 약혼자 진술이 있었고, 고인의 가족들도 그 말을 믿어 사고로 종결될 뻔 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담당 검사가 사망 시점에 함께 있었던 사람의 진술만 믿는 것은 미심쩍다며 부검을 요구했고, 고인의 목에서 육안으론 확인할 수 없었던 압박 흔적이 발견됐다.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였다. 처음엔 발뺌하고 국민참여재판을 요구하던 약혼자가 유명 부검의의 소견이라고 하니 겁을 먹고 결국 범행을 인정했다.” -죽음의 진실을 법의학으로 밝히기 위해 수사현장에선 무엇이 필요한가. “최소한 살인 등 강력사건은 무조건 여러 수사기관의 3중 확인 장치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망원인의 판단은 의사가 하게 돼있다. 다만 타살 의혹이 있는지, 부검 등 정밀한 확인이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은 1차 수사기관이 한다. 이 판단이 적절한지, 놓친 부분이 없는지를 별도 조직인 검찰에서 한번 더 살펴줘야 한다. 일본, 독일 등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법시스템을 갖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는 체계다. 과학수사가 아무리 발전해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활용하기 어렵다.” -매년 유언을 쓴다고 들었다. 계기가 있나. “미국에서 2년 반 정도 공부하고 2011년에 귀국한 직후 고교 시절부터 굉장히 친했던 친구에게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시차적응이 안 됐으니 다음주에 보자고 했는데, 그날 친구가 대신 다른 술자리에 가서 과음하고 자다가 사망했다. 차마 내가 부검을 할 수가 없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동료가 부검을 해줬는데 부정맥이 왔더라. ‘그날 술자리만 피했어도 살 수 있었을 텐데’, ‘내가 약속을 미루지 않았으면 술을 덜 마시게 할 수 있었는데’ 하고 한동안 죄책감에 힘들었다.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는 삶을 이 친구 몫까지 더 낭비하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순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길지 정리하고 인생을 갈무리하는 방법으로 그해 겨울부터 매년 연말에 유언을 쓰게 됐다.” -가장 최근에 쓴 유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장 많이 남겼다. 사랑하고 고마웠다,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특히 아들에게는 엄마가 뭘 좋아하니 잘 챙겨달라는 당부도 했다. 내 장례식에 누구를 부를지 쓰면서 인간관계도 돌아봤다. 유언을 기록하며 느끼는 건 나는 미련이 많은 사람인 것 같더라. 죽고 나면 잊히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사람들이 날 추억해줬으면 하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유언을 쓰는 건 날 돌아보는 과정이더라.” -올해 연말에도 유언을 정리한다면 어떤 문장이 또 추가될까. “3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혼자 지내신다. 나를 비롯한 삼남매가 매주 찾아뵙고 있긴 한데, 그럼에도 평생 함께한 반려자가 없는 외로움이 보여 생각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아내가 나보다 더 오래 살 것 같아서 홀로 남겨질 배우자에 대한 이야기가 담길 거다.” ■유성호 교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법의학자이자 의사다.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및 의대 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 법의관으로 20여년 간 1500건이 넘는 부검을 진행했다. 다수의 언론 및 방송에서 자문을 맡아 법의학을 대중에 알리는데 기여해왔다. 57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데맨톡’을 운영 중이다. 2012년부터 매년 개설하고 있는 교양 강의 ‘죽음의 과학적 이해’는 서울대를 대표하는 인기 강의로 꼽힌다.
  • [단독] 위장수사로 붙잡은 성착취 대화범… 처벌 기준 없어 ‘빈손’

    [단독] 위장수사로 붙잡은 성착취 대화범… 처벌 기준 없어 ‘빈손’

    4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랜덤채팅 앱에서 만난 상대에게 조건만남을 제안했다. 상대가 미성년자라고 밝혔지만 A씨는 “괜찮다”며 성매매를 거듭 요구했다. 이후 만남 약속까지 잡은 A씨는 수원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상대를 기다렸다. 그러나 A씨 앞에 나타난 이는 다름아닌 경찰관이었다. A씨는 미성년자 성착취목적 대화(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돼 지난 8일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됐다. 미성년자에게 성착취 목적으로 접근한 피의자를 경찰이 위장수사로 검거한 사례가 최근 크게 늘었다. 17일 경찰청이 손솔 진보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장수사로 잡은 성착취 목적 대화범은 지난해 29명에서 올해 7월 165명으로 5.7배 늘었다. 검거 실적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위장수사로 적발한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는 ‘미수범’ 규정이 지난해 10월 신설되면서다. 이전까지는 위장수사를 통해 성착취목적 대화 사례를 적발해도 위장 경찰관이 실제 피해 아동이나 청소년이 아니라는 이유로 혐의를 적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개정 청소년성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앞서 A씨 사례처럼 신분을 위장한 경찰관을 미성년자로 믿고 성착취 목적 대화를 했다면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경찰의 위장수사도 활발해져 지난해 85건에서 올해 7월까지 361건 실시됐다. 하지만 경찰이 성착취 목적 대화범을 잡아도 실제 처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제도 초기이다 보니 범행의 중대성을 가를 기준이 뚜렷하지 않고, 위장수사의 필요성을 두고 검경 간 의견이 엇갈려서다. 성착취 목적 대화 위장수사는 통상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온라인 특성상 경찰이 신분을 숨긴 채 있다가 범죄 혐의를 포착하면 ‘신분비공개 수사’를 진행하고, 사후 승인을 받는 방식 등으로 이뤄진다. 상대방에게 미성년자라 알렸음에도 먼저 성매매를 제안하거나 성적 대화를 지속적으로 걸어오는 경우 등이 대상이다. 하지만 검찰은 사후 승인에 필요한 긴급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봐 압수수색 영장 청구에 소극적인 경우도 있다는 게 경찰 목소리다. 아직까지 양형기준이 없다는 점도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로 꼽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하면서 성착취 목적 대화죄를 포함한 상태다. 김수현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변호사는 “한 피해 아동에게 접근한 혐의자 5명을 경찰이 한꺼번에 검거했지만 아동 성매수 전력이 있던 1명만 기소됐다”며 “기소 판단이 중대성보다 전과 여부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장응혁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혐의가 확인되면 기소를 통해 판례를 축적하고 재범 방지 교육이라도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단독]미성년자 노린 ‘조건만남’…위장 경찰에 5배 더 잡혔다

    [단독]미성년자 노린 ‘조건만남’…위장 경찰에 5배 더 잡혔다

    4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랜덤채팅 앱에서 만난 상대에게 조건만남을 제안했다. 상대가 미성년자라고 밝혔지만 A씨는 “괜찮다”며 성매매를 거듭 요구했다. 이후 만남 약속까지 잡은 A씨는 수원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상대를 기다렸다. 그러나 A씨 앞에 나타난 이는 다름아닌 경찰관이었다. A씨는 미성년자 성착취목적 대화(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돼 지난 8일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됐다. 미성년자에게 성착취 목적으로 접근한 피의자를 경찰이 위장수사로 검거한 사례가 최근 크게 늘었다. 17일 경찰청이 손솔 진보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장수사로 잡은 성착취 목적 대화범은 지난해 29명에서 올해 7월 165명으로 5.7배 늘었다. 검거 실적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위장수사로 적발한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는 ‘미수범’ 규정이 지난해 10월 신설되면서다. 이전까지는 위장수사를 통해 성착취목적 대화 사례를 적발해도 위장 경찰관이 실제 피해 아동이나 청소년이 아니라는 이유로 혐의를 적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개정 청소년성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앞서 A씨 사례처럼 신분을 위장한 경찰관을 미성년자로 믿고 성착취 목적 대화를 했다면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경찰의 위장수사도 활발해져 지난해 85건에서 올해 7월까지 361건 실시됐다. 하지만 경찰이 성착취 목적 대화범을 잡아도 실제 처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제도 초기이다 보니 범행의 중대성을 가를 기준이 뚜렷하지 않고, 위장수사의 필요성을 두고 검경 간 의견이 엇갈려서다. 성착취 목적 대화 위장수사는 통상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온라인 특성상 경찰이 신분을 숨긴 채 있다가 범죄 혐의를 포착하면 ‘신분비공개 수사’를 진행하고, 사후 승인을 받는 방식 등으로 이뤄진다. 상대방에게 미성년자라 알렸음에도 먼저 성매매를 제안하거나 성적 대화를 지속적으로 걸어오는 경우 등이 대상이다. 하지만 검찰은 사후 승인에 필요한 긴급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봐 압수수색 영장 청구에 소극적인 경우도 있다는 게 경찰 목소리다. 아직까지 양형기준이 없다는 점도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로 꼽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하면서 성착취 목적 대화죄를 포함한 상태다. 김수현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변호사는 “한 피해 아동에게 접근한 혐의자 5명을 경찰이 한꺼번에 검거했지만 아동 성매수 전력이 있던 1명만 기소됐다”며 “기소 판단이 중대성보다 전과 여부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장응혁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혐의가 확인되면 기소를 통해 판례를 축적하고 재범 방지 교육이라도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 시내버스 파업 피했지만 ‘통상임금 산정 시간’ 불씨 남았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 피했지만 ‘통상임금 산정 시간’ 불씨 남았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파업 예정 시간을 불과 2시간 앞둔 16일 새벽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출근 대란은 피했지만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을 둘러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1월 기본급 2.9% 인상에만 합의한 데 이어 또 미봉에 그친 셈이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서울버스노조)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오전 1시 50분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안에 서명했다. 12시간 협상 끝에 노사는 2026년 임금을 3.2% 인상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노사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을 두고 맞섰다.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 등 법으로 정해진 가산수당을 지급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정기상여금이나 수당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내놨다. 이어 서울고법은 2025년 10월 동아운수지부 조합원들이 2016년 회사를 상대로 낸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버스 노사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동아운수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이 176시간으로 확정됐고, 이를 기준으로 2025~2026년 가산수당 미지급분을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사측과 서울시는 동아운수지부 소송에서 통상임금 산출 기준이 명확한 쟁점으로 다뤄지지 않았다며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하되, 법원이 다른 사건에서 월 176시간으로 판시한다면 차액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르면 12월부터 관련 소송 결과가 나올 예정인 만큼, 그때마다 노사가 다른 해석을 내놓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철도나 도시철도, 병원 등 필수공익사업은 파업 때 필수 유지 인력이 투입된다. 오세훈 시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기 위한 법 개정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기회에 준공영제를 재검토하자는 목소리도 다시 나온다. 서울시는 2004년부터 시내버스 노선의 수입을 공동 관리하며 운영비용과 운송수입의 차액(적자)을 지원하는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버스 사업자들의 안정성이 확보되지만 경영 효율에 대한 책임은 방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회사별 여건에 따라 재정 지원을 차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법왜곡죄’ 고발된 판검사 1256명… 6개월 만에 재판·수사 차질 우려

    ‘법왜곡죄’ 고발된 판검사 1256명… 6개월 만에 재판·수사 차질 우려

    법왜곡죄 시행 6개월 만에 1200명이 넘는 법조 공직자가 고발됐다. 고소 고발을 당하는 것 자체만으로 재판이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원책도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시행령이나 판례 등으로 적용 범위와 요건을 명확하게 하는 동시에 동시에 변호사비 지원 예산 확보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왜곡죄가 시행된 3월 12일부터 지난 7월 24일까지 고소·고발된 인원은 1만 2893명이다. 그중 검사가 727명(5.6%), 판사 529명(4.1%) 등 법조 공직자가 1256명(9.7%)이었다. 신분별로는 경찰이 3535명(27.4%)으로 가장 많았지만 절반 이상은 법왜곡죄 적용 대상이 아닌 비신분자다. 법왜곡죄는 판·검사, 경찰 등이 형사사건의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조작하거나 법리를 잘못 적용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하게 하는 형법 조항이다. 현장에서는 법왜곡죄에 따라 피소·피고발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물론, 수사나 기소, 재판 결과에 대한 불복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우려가 많다.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왜곡죄와 관련해 “가뜩이나 판사들이 형사재판을 기피하는 상황”이라면서 “고소 고발을 당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재판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2심 결론이 다르다고 재판부가 법왜곡죄로 기소되는 식으로 운영되면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검사 관련 대책은 아직 공백 상태다. 서울신문이 확보한 ‘검사동우회 규약’에 따르면 검사동우회는 검사에게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소송이 제기됐을 때 책임보험의 보장 범위를 넘어서는 변호사 수임료를 지원한다. 다만 법왜곡죄를 고려한 형사소송 관련 조항은 없다. 이에 대검찰청은 공무원 책임보험 한도를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법원도 예산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법원행정처의 ‘연도별 판사의 변호사 선임 비용 지원액’에 따르면 올해 행정처는 지난 7월까지 법관의 소송 지원 비용으로 3255만원을 지출했지만, 법왜곡죄 관련 지원액은 집계가 되지 않았다. 지난 7월 경찰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법왜곡죄 1호 고발 사건을 각하 처분하는 등 수사가 본격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대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단순한 판단이나 법 해석의 경우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돼야 ‘형사사법기관의 책임성을 높인다’는 법왜곡죄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女트레이너와 호텔 간 남편…“성관계는 안 했다” 해명, 아내는 [라이프+]

    女트레이너와 호텔 간 남편…“성관계는 안 했다” 해명, 아내는 [라이프+]

    헬스장에 간다던 남편의 차량에서 호텔 주차 기록을 발견했다는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남편은 여성 트레이너와 동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관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13일 YTN이 공개한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사연에 따르면 아내 A씨는 운동을 시작한 뒤 달라진 남편을 보며 처음에는 기뻐했다. 남편은 술과 야식을 끊고 체중을 줄였다. 외모에 자신감이 붙더니 향수를 사고 머리와 옷차림에도 부쩍 신경을 썼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차량 관리 애플리케이션에서 예상 밖의 기록을 확인했다. 남편이 운동하러 간다고 했던 날, 차는 멀리 떨어진 호텔에 주차돼 있었다. 비슷한 기록은 여러 차례 나타났다. 거래처 만났다더니…女트레이너와 동행 인정A씨의 설명에 따르면 남편은 처음에는 거래처 사람을 만났다고 둘러댔다. 이후 여성 트레이너와 함께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운동을 마치고 술을 마시다가 취한 상대를 데려다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트레이너가 남편의 SNS를 팔로우하고 메시지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가족사진을 올린 계정인 만큼 상대도 남편의 결혼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는 게 A씨의 생각이다. 남편은 성관계 증거도 없는데 외도로 몰지 말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A씨는 이혼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반드시 성관계부터 입증해야 하는지 물었다. 성관계 증거 없으면 부정행위도 아닐까법적으로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성관계보다 넓은 개념이다. 민법 제840조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규정한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가 소개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부정행위에는 성관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배우자로서 정조 의무를 저버린 행위가 포함된다. 법원은 개별 사안의 정도와 상황을 고려해 판단한다. 따라서 성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행위가 성립할 가능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호텔에 갔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외도를 확정할 수도 없다. 두 사람의 관계와 만남의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야 한다. 이번 내용은 아내가 법률 상담을 위해 전한 사연이다. 남편과 트레이너의 부정행위를 법원이 인정했다거나 이혼·손해배상 소송 결과가 나온 사례는 아니다.
  • 남고생이 여교사 텀블러에 체액 넣었는데…성범죄 적용 안된 이유

    남고생이 여교사 텀블러에 체액 넣었는데…성범죄 적용 안된 이유

    지난 4월 제주 서귀포시 지역 초등학교 교실에 몰래 들어가 여교사가 사용하던 텀블러에 체액을 집어넣은 고등학생에 대해 경찰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14일 서귀포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및 재물 손괴 혐의 등으로 입건한 고등학생 A군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은 4월 28일 서귀포 소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무단 침입해 교사 B씨의 텀블러에 체액을 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어 한달여가 지난 6월 5일 A군은 또다시 B씨의 담임 교실에 침입해 교사용 의자에 소변을 보고 도주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화장실을 가려다가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모르는 사이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에 대해 성범죄를 적용하지 않고 건조물 침입 및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조사하고 있다. 그동안 이 같은 범행은 물건의 효용을 해쳤다는 판단에 따라 재물손괴 혐의로만 처벌받아 왔다. 현행법상 신체적 접촉이 없으면 성범죄로 처벌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가해자가 성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식의 범죄도 성폭력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이 신체 접촉 없이 체액을 섞은 커피를 마시게 한 행위도 강제추행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7월 대법원은 타인의 커피에 몰래 정액을 넣어 마시게 한 사건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유형력의 행사이자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한다”며 강제추행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경우 상대방을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이 될 수 있다”며 “이때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가 아니어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를 포함한다”고 판시했다. 경찰은 대법원 판례 등을 토대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최종적으로 강제추행 혐의 여부를 결정해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 서울 버스 또 멈추나…노조 “조정 성립 안되면 16일 첫차부터 파업”

    서울 버스 또 멈추나…노조 “조정 성립 안되면 16일 첫차부터 파업”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안을 놓고 진행 중인 쟁의조정이 결렬되면 오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은 3일 “지부위원장회의를 열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오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통상임금 갈등으로 지난 1월 13일부터 이틀간 전면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노조는 “연초 ‘동아운수 대법원 판결 기준에 따라 체불 임금을 확정하겠다’는 서울시와 사업주들의 약속을 믿고 파업을 마무리했지만, 사측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약속을 팽개치고 다른 회사들의 새로운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그 기준을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3월부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9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달 31일 서울지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오는 9일 서울지노위 1차 조정회의와 11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15일 2차 조정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사는 고정성 없이 지급된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라는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 이후로 갈등을 겪어왔다. 서울시버스사업자조합은 정기상여금을 연봉에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이는 사실상 임금 동결이라며 다른 지역처럼 새 판례에 따른 수당 지급과 추가 임금 인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임금을 시간당 얼마로 볼지 계산하기 위한 기준시간을 두고도 의견차가 크다. 대법원은 서울 시내버스 회사 동아운수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월 176시간으로 인정한 2심 판단 이외 다른 부분만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이에 노조는 기준 시간이 176시간으로 확정됐다고 주장하고, 사측은 209시간 또는 230시간으로 판단이 바뀔 여지가 남았다는 입장이다. 동아운수를 제외한 다른 회사들의 노조가 낸 같은 취지의 소송은 진행 중이다. 서울시버스사업자조합 관계자는 “대중교통인데도 노조가 연속해서 파업을 벌이겠다고 결의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16일은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이라 시민들의 큰 불편이 우려된다. 업계를 향한 시민들의 질타를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 ‘N% 성과급’으론 파업 못한다…호남 반도체, 교섭대상 아냐

    ‘N% 성과급’으론 파업 못한다…호남 반도체, 교섭대상 아냐

    노조가 영업이익의 ‘N%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설 순 없다는 정부의 판단이 나왔다. 공장 신설·이전, 사업 매각·인수, 신기술 도입 등 경영상의 결정도 의무 교섭 대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대상 기준을 구체화하는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3일 발표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후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자 기존 지침과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기준을 명시했다. 우선 경영성과급 자체는 근로조건의 일부이기 때문에 의무 교섭대상으로 봤다. 다만 ‘노동3권’, ‘영업의 자유’, ‘제3자의 재산권’을 침해해선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N% 성과급’으로 화제가 된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기업 이익과 연동하는 경영성과급 요구는 의무 교섭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정부는 경영성과급은 기업 이익과 연동하기보단 연봉 혹은 기본급의 일정 비율을 특정해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지침이 정해지면서 중앙노동위원회에선 노조가 ‘N% 성과급’을 주된 교섭 의제로 꺼내는 경우 ‘조정 중지’ 등 판단을 내리지 않고 행정지도를 통한 조율에 나선다. 이렇게 되면 ‘N% 성과급’을 주장하며 정당한 파업을 할 길은 막힌다. 다만 이런 지침은 기존에 협약이 이뤄진 사안에 대해선 소급해 적용하지 않는다. 사업경영상 결정 자체는 의무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사업경영상의 결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준다면 교섭대상인데, 변화가 가능성에만 그치면 의무 교섭대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예를 들어 단순히 결정만을 발표했거나 중장기 경영 계획에 포함돼 변화의 증거가 없으면 기업이 이에 대해 노조와 꼭 교섭해야 하는 건 아니다. 사실상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내년 노사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만약 경영상 결정 때문에 정리해고 등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땐 교섭해야 한다. 노조의 대처가 늦어 사실상 예견된 정리해고를 막지 못한다는 우려에 대해선 노동부 관계자는 “노조가 기업에 정리해고 계획을 묻고 기업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며 “당분간 정리해고가 없다는 확약을 받는 단체협약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업경영상 결정에는 공장 신설·이전 등 기업투자, 사업 매각·인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도입도 포함된다. 노동부는 지침을 바탕으로 노조에 교섭 요구 내용을 변경해 합리적인 요구안을 제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또한 쟁의행위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 사용자가 교섭을 거부한다면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없다는 점도 명확히 안내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법 해석·운영 과정에서 헌법상 노동3권을 확고히 보장하면서도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존중하는 균형 있는 입장을 견지하여 노사관계의 안정과 산업 현장의 자율적 대화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기고] 고정OT제와 포괄임금제는 엄연히 다르다

    [기고] 고정OT제와 포괄임금제는 엄연히 다르다

    최근 국회와 노동계에서 포괄임금제 폐지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밤늦게까지 또는 주말도 반납하고 일했는데 급여명세서에는 흔적이 남지 않는 이른바 ‘공짜노동’이 규제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이 논의 과정에서 포괄임금제와 본질이 다른 ‘고정OT제’까지 한 묶음으로 취급돼 폐지 대상에 오르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두 제도는 겉모습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매달 일정액의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지급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가 있다. 오남용되는 포괄임금제는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면서도 일정액을 연장근로수당으로 정하여 실제 연장근로시간 수와 관계없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즉, 추가 정산이 없다. 반면 고정OT제는 매월 일정 시간의 연장근로를 미리 정해 그에 해당하는 수당을 기본임금에 추가하여 고정적으로 지급하되, 실제 연장근로시간이 그 고정 시간을 초과하면 초과분을 별도로 정산해 추가 지급하는 구조다. 문제의 본질은 ‘정산 없는’ 포괄임금제의 오남용에 있는 것이지, ‘정산을 전제로 한’ 고정OT제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구별은 대법원 판례의 법리와도 부합한다. 대법원(2020.11.26. 선고 2017다239984 판결)은 미리 연장근로시간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사후에 실제 근로시간과 비교해 정산하는 구조 자체는 유효하며, 다만 그 정산 방식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최저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고정OT제가 정산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산정방식이 근로기준법 제56조의 가산율 기준을 충족한다면, 판례의 법리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고정OT제 폐지가 근로자의 업무 현실에 미칠 파장은 더욱 우려된다. 고정OT제까지 포괄임금제와 함께 일괄 폐지될 경우, 산업계로서는 근태관리를 초 단위 기록·감시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근로자의 업무 자율성이 위축될 뿐만 아니라, 개발·연구·콘텐츠 등 프로젝트 기반 지식노동의 업무 특성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제도개선이 도리어 더 촘촘한 감시와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은 단순히 엄포가 아니라 AI 기술의 발전에 의하여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결국 해법은 일률적 폐지가 아니라 정확한 구별과 정비다. 정산이 이뤄지지 않는 오남용형 포괄임금제는 근로기준법 제56조 위반으로 엄격히 규율하되, 연장근로시간을 명확히 특정하고 초과분을 성실히 정산하는 고정OT약정은 그 요건을 갖추는 한 존치할 필요가 있다. ‘공짜노동’ 근절이라는 목표는 제도의 명칭이 아니라 실제 정산 여부와 산정방식의 적법성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 무엇이 진정으로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인지는 ‘사실’과 ‘실용’의 관점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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