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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적 취향까지 몰래 캐냈다”…日자위대가 민간인에 벌인 짓 ‘폭로’ [월드픽]

    “성적 취향까지 몰래 캐냈다”…日자위대가 민간인에 벌인 짓 ‘폭로’ [월드픽]

    일본 육상 자위대가 ‘현지 정보대’라는 별도 조직을 통해 민간인의 개인 신상 정보를 몰래 수집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12일 해당 정보대 출신 전직 대원의 제보를 인용해 이같은 비밀 정보 수집 실태를 보도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해외 정세에 밝은 대학 교수나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를 조사 대상으로 삼는 활동이 자위대 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아사히신문이 확보한 조사 보고서에는 대상자의 사진과 체형은 물론 눈동자·피부색, 성격, 사상과 신조, 재산, 성적 취향까지 40여개 항목에 걸쳐 개인 정보가 세세하게 담겨 있었다. 조직 내부에서는 조사 대상에게 접근하는 행위를 ‘영업’이라 부르며 한 달에 두 번씩 접촉하도록 할당량까지 정해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이 보고서가 공문서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점을 짚으며 개인정보보호법은 물론 행정 문서 관리 의무를 규정한 공문서관리법에도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 매체에 정보 수집 활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수집된 정보가 자위대 해외 파견 등 활동에 활용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문제는 지난 7월 처음으로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부적절한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 김민하, 하늘색 눈동자에 깡마른 몸매…모든 게 파격 [SNS★샷]

    김민하, 하늘색 눈동자에 깡마른 몸매…모든 게 파격 [SNS★샷]

    배우 김민하가 파격적인 메이크업과 근황을 공개했다. 김민하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별다른 문구 없이 여러 장의 근황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그는 차기작 캐릭터 소화를 위해 감량한 탓에 이전보다 한층 깡말라진 몸매를 드러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앞서 그는 인터뷰를 통해 “차기작 촬영을 위해 2년에 걸쳐 약 17kg을 감량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영화 ‘우리 태양을 흔들자’에서 시한부 캐릭터를 맡아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극단적인 체중 감량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는 팔과 다리, 잘록한 허리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의상을 입은 그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이와 함께 공개된 또 다른 사진에서는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이 돋보였다. 주근깨가 돋보이는 얼굴에 볼부터 눈두덩이까지 붉게 물들인 메이크업을 소화하는가 하면, 하늘색 렌즈와 형광 노란색 아이섀도를 바르고 클로즈업 셀카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김민하는 지난 2016년 웹드라마 ‘두여자 시즌2’로 데뷔했다. 이후 ‘하나 코리아’, ‘검법남녀’, ‘파친코’, ‘태풍상사’,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여름을 건너(야프 로번 지음, 박영록 옮김, 문학과지성사) 형의 눈동자 깊숙한 곳, 그 색깔 속에서 우주를 본다. 엄마가 늘 하던 말이다. 우리 뤼시엔은 못하는 게 많지만, 눈 속에는 우주가 담겨 있다고. 어느 여름, 열세 살 브라이언은 장애가 있는 형 뤼시엔의 보호자가 됐다. 형이 있던 시설이 리모델링을 하면서 함께 살게 됐는데, 아버지가 자주 집을 비우는 바람에 형을 돌보는 일은 고스란히 브라이언의 몫이 됐다. 형을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고, 보호하려다 상처를 입힌다. 책의 원제는 네덜란드어로 ‘소메르바흐트(Zomervacht)’, ‘여름’과 ‘털’을 붙인 단어다. 작가는 절제된 문장으로 “형을 감싸 주는 털가죽 같은 존재” 브라이언과 각자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에게 끝내 가닿으려는 사람들을 그려냈다. 398쪽, 1만 8000원. 영광 없는 영웅들(퍼디아 레넌 지음, 최리외 옮김, 다산책방) 상식이란 흔해빠진 생각일 뿐, 상상력이라곤 없고 오직 선례만을 따르는 생각일 뿐이다. 상식을 따르면 주머니 속이, 그리고 내면까지도 가난해진다. 상식 따위 엿이나 먹으라지.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한창이던 고대 그리스 도시 시라쿠사의 채석장. 도공 겔론과 람포는 빵과 치즈를 들고 굶어 죽어가는 아테네인 포로들을 찾았다. 에우리피데스 연극 ‘메데이아’를 올리려는 두 사람과 포로들의 기묘한 협업이 시작됐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속 아테네 포로들, 플루타르코스의 ‘니키아스의 생애’를 접목해 포로를 살린 미지의 시라쿠사인을 현대에 살려냈다. 비극과 희극이 뒤섞인 이야기는 “가장 독창적이고 놀라운 데뷔”라는 찬사와 함께 작가에게 루니 아일랜드 문학상을 안겼다. 408쪽, 1만 9700원. 코끼리가 코를 풀면 며칠이나 걸릴까(김경란 지음, 송종희 그림, 좋은꿈) 코끼리는/ 긴 코로/ 어떻게// 코를 풀까?// 바나나 잎을/ 코에 대고// 뿌우우웅/ 뿌우우웅/ 푸나?// 음// 코딱지가/ 나오려면/ 며칠은 걸리겠네. 김경란 시인의 첫 동시집. 세상 모든 것이 처음인 아이들은 어른이 무심히 지나치는 것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질문한다. “왜 그렇지?” 시인의 동시도 이렇게 시작한다. 아이는 코를 파며 동물원에서 만났던 코끼리를 떠올린다. 코끼리는 코가 긴데, 코를 어떻게 팔까? 코끼리의 코딱지는 어떻게 생겼지? 평범한 일상이 시인의 눈을 거쳐 엉뚱하면서도 따뜻한 풍경으로 탈바꿈한다. 120쪽, 1만 3000원
  • 어떤 눈이 더 매력적?…서클렌즈 뺀 게 더 예뻐 보이는 이유

    어떤 눈이 더 매력적?…서클렌즈 뺀 게 더 예뻐 보이는 이유

    눈동자를 크게 보이게 하는 서클렌즈가 오히려 얼굴의 매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을까. 눈동자 주변의 흰자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드러나는 얼굴이 더 매력적이고 신뢰감 있게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퀘벡대학교 트루아리비에르 캠퍼스와 몬트리올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눈의 흰자위인 공막의 노출 정도가 첫인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5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백인 남녀의 무표정한 얼굴 사진 50장에 흰자위가 적게 보이는 눈과 많이 보이는 눈을 각각 합성했다. 공막이 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1.5%와 43.8%였다. 미국인 참가자 162명은 두 가지 형태로 수정된 얼굴 사진 100장을 보고 매력도와 신뢰도, 사교성, 사회적 지위를 10점 척도로 평가했다. 그 결과 흰자위가 많이 보이는 얼굴은 모든 항목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매력도는 공막 노출이 많은 얼굴이 평균 6.31점, 적은 얼굴이 6.20점이었다. 신뢰도와 사교성에서도 흰자위가 많이 보이는 얼굴의 점수가 더 높았다. 점수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평가자와 사진 속 인물의 성별에 관계없이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흰자위가 많이 보일수록 상대방의 시선 방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상대가 어디를 보고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읽기 쉬우면 감정과 행동도 예측하기 쉬워져 신뢰감 있고 사교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젊음과 건강을 연상시키는 효과도 제시됐다. 공막 노출은 일반적으로 20~25세 무렵 가장 크고, 나이가 들면서 눈 주변 조직이 처지면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흰자위가 비교적 많이 보이는 눈이 젊고 활력 있는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결과는 서클렌즈와도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다. 큰 서클렌즈를 착용하면 홍채가 커 보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흰자위의 비율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진이 서클렌즈를 직접 착용한 얼굴을 비교한 것은 아니다. 2022년 일본인 얼굴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오히려 홍채가 클수록 매력적이고 젊으며 친근하게 보인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번 연구가 백인 얼굴과 미국인 평가자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점도 한계다. 참가자의 약 90%가 백인이어서 같은 효과가 한국인을 비롯한 다른 문화권에서도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결국 매력적인 눈을 단순히 ‘흰자위가 많은 눈’이나 ‘눈동자가 큰 눈’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흰자위와 홍채의 비율, 눈의 전체 크기와 모양, 표정이 함께 첫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나치게 큰 서클렌즈보다 흰자위와 시선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눈이 더 편안하고 신뢰감 있는 인상을 줄 가능성은 있다.
  • 배우 안진수, 췌장암 재발해 투병 끝 별세… 향년 81세

    배우 안진수, 췌장암 재발해 투병 끝 별세… 향년 81세

    ‘투캅스’ ‘모래시계’ 열연한 감초배우 1970~90년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던 배우 안진수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11일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2년 전 췌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올해 초 암이 재발해 치료를 받던 중 건강이 악화했다. 1945년생인 고인은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1991~1992)와 SBS 드라마 ‘모래시계’(1995), ‘여인천하’(2001~2002) 등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 시리즈에서는 형사 역을 맡아 열연했고, 김태규 감독의 ‘긴급조치 19호’(2002)에선 신문사 사장 역 등을 소화하며 영화에서도 감초 배우로 활약했다. 이 밖에도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 ‘마누라 죽이기’(1994), ‘태백산맥’(1994) 등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 ‘싸울아비’(2001)에서 고인과 함께 일했던 문종금 감독은 “더 이상 새로운 작품에서 고인의 모습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허전하지만 고인이 남긴 작품과 연기, 아름다운 기억은 우리 곁에 오래도록 살아 숨 쉴 것”이라고 추도사를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6시 30분.
  •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바닷속 생명들로 그린 감정의 풍경화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바닷속 생명들로 그린 감정의 풍경화

    망망한 바닷속에서 홀로 떠다니는 해마에게서 외로움과 그리움의 감정이 읽혔다. 거북이의 깊은 눈동자에서는 슬픔과 허무함이, 니모의 팔랑이는 움직임에서는 사랑스러움과 동시에 애처로움이 느껴졌다. 수중사진가로서보다 정신과 의사로 살아온 세월이 훨씬 더 오래였기에, 작가에게 바다는 그냥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었다. 내면의 감정을 일깨우는 살아 있는 공간이었다. 작업노트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던지, 컴컴한 바다에서 어쩌면 그렇게 화려하고 예쁜 색을 지니고 있던지’ 놀랐노라고 쓴 최혜원의 바다사진 ‘마음의 바다’는 이렇게 해서 태어났다. 생태 기록을 넘어 바닷속 생명들에게서 흐르는 감정의 결을 포착한 독특한 사진 시리즈다. 작가는 서울 목동 정신과의원의 개업의로 시작해, 환자들과 잘 지내는 행복한 의사로 자부하며 20여년째 의업을 이어 가던 중이었다. 수중사진은 그저 취미로 시작한 것이었는데, 마치 썰물의 인력처럼 바다가 자꾸 몸과 마음을 끌어당겼다. 마침내 노화로 다이빙이 힘들어 수중촬영을 할 수 없게 되기 전에 사진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결국 이른 은퇴를 하고 제주로 갔다. 제주 바다에서 해외까지 촬영 영역을 확장해 가며 수중사진가와 의사로서의 삶을 병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2020년에는 수중사진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고 여러 단체전에도 연이어 참여했다. BSAC Korea수중사진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 등 다양한 수중사진공모전에서 수상했다. 바닷속 생물의 움직임과 색감, 구조를 통해 ‘감정을 시각화’하는 사진 작업 방식은, 정신과 환자들의 진료와도 연계되었다. 사진을 매개로 환자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정서적인 교감을 이루었으며, 특히 감정이 제한된 만성환자들의 비언어적 소통에도 사진이 쓰였다. 수중사진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최혜원의 두 정체성이 서로 다른 영역을 돕는 것이다. 이 여름 제주 바다에는, 무거운 촬영 장비를 맨 채 조류에 흔들리면서 작은 생명들을 유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진가 최혜원이 있다. 사진을 통해 인간과 자연 그리고 감정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하는 여정을 이어 가고 있다. 박미경 류가헌 갤러리 관장
  • “올공 사태·김보미 도전은 기득권 향한 청년의 분노… 새로운 정치세력 나올 것” [월요인터뷰]

    “올공 사태·김보미 도전은 기득권 향한 청년의 분노… 새로운 정치세력 나올 것” [월요인터뷰]

    ‘고인물’ 양당 정치의 한계유시민 발언, 86세대 위기감 보여양당, 변화 외치면서 물갈이 안 해총선까지 2년, 새로운 ‘바람’ 기대당원 주권주의 그림자‘공천=당선’ 의식, 강성층 눈치보기당원은 느는데 합리적 온건파 침묵정치 쟁점은 당정 간 조율 충분해야이재명 정부 방향성李, 변화 노력… 관료 몫도 남겨야개헌은 필요하지만 협치가 핵심보수도 유연성 찾아야 정권 견제그는 주저 없이 ‘86세대 퇴진론’을 꺼냈다. 지난 6·3지방선거 이후 민심과 여야 각 당의 혼란상을 근거로 ‘세대 교체 가능성’이 현 시점 한국 정치의 최대 관건이라고 본 것. 그는 “(86세대가 내세운) 의제의 시대적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평생 현실 정치를 연구하다 다음 달 퇴임을 앞둔 한국 정치학계의 석학 강원택(65)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정치외교학과 교수)이 지난 20일 연구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내놓은 진단이다. 강 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30대 주자로 나서 86세대를 직격했던 김보미 전 전남 강진군의회 의장을 거론하며 “파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 등 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터져 나온 2030세대의 분노 등이 이르면 다음 총선에서 공고한 양당제 구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도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 전 의장은 자신의 도전을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했다. “김 전 의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한 것 자체가 굉장히 주목해야 할 현상이다. 그게 쉽지 않다. 김 전 의장의 이야기는 요즘 젊은 친구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다. 그 세대가 말은 안 하지만 상당히 공유하고 있는, 굉장히 넓게 퍼져 있는 기득권에 대한 저항이나 분노 같은 게 깔려 있다고 본다. 그가 남긴 여운, 파장은 앞으로 계속될 거다.” -정치권도 2030에 대한 태세 전환을 하는 것 같은데. “기존 정당이 변하려면 (의석) 절반 이상을 바꾸든지 해야 한다. 엄청난 수준의 공천 개혁을 통해 지역구까지 물갈이를 해 아예 새로운 정당처럼 보일 정도가 돼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물갈이가 될까. 그걸 안 하려고 양당 모두 저렇게 난리 치는 거 아닌가. 기득권을 못 내려놓을 거다. 86세대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 유시민 작가인데, 최근 유 작가의 대통령을 향한 발언을 보면 이 세대가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양당제가 공고한데 새로운 세력이 위협이 될 수 있나. “다당제의 희망을 버리고 싶지 않다. 어차피 새로운 정치 세력이 등장하는 건 조직의 힘이 아니다. 바람이 불어야 한다. 이제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에 왔다고 본다. (2028년 총선까지) 2년이면 제가 볼 때 짧은 시간이 아니다. 변화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기존 정당 체제가 더 버티기 어렵다는 건가. “2004년 86세대가 전면에 등장한 이후 세대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이 내세운 어젠다(의제)의 시대적 한계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진보가 새로운 어젠다를 던져야 하는데 ‘바꾸자’는 메시지가 없다. 기득권이 된 것이다. 보수·진보 양당 간 내용상 차이도 없다. 뭐가 보수이고 뭐가 진보인지 모르겠다. 이런 구도 자체가 한계가 온 것 같다.” -변하고 싶어도 강성 당원 눈치를 보는 것 아닌가. “사실 국회의원이 무서워해야 하는 건 일반 지지층, 지역구민들이다. 그런데 ‘공천이 곧 당선’이라고 생각하니 당원들 눈치를 보는 거다. 다당제가 되거나 정치적 변화가 생겨 공천을 받아도 당선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의원들은 일반 유권자 목소리를 더 들으려고 할 것이다.” -당원 주권주의가 강조되는 현실은 어떻게 보나. “일단 우리나라는 당원 중에 허수가 너무 많다. 미국·영국·독일 등 정당 정치의 오랜 역사를 지닌 나라에선 당원이 줄어드는데 우리나라는 당원이 늘고 있다. 이 자체가 믿기 어려운 구조다. 과거엔 당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치적 신념을 갖고 당에 들어왔다면, 지금은 ‘놀이터’ 같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훨씬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소수지만 굉장히 강경하고 적극적인 사람들만 당원 주권주의의 이름으로 당내 여론을 장악하고 문자 테러 같은 걸 한다. 왜곡되어 있는 거다.” -민주당 차기 지도부에 제언을 한다면. “정치적으로 중요한 쟁점이 될 만한 정책은 사전에 당정 간 충분한 협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조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대통령이 100을 하고 싶은데 야당이 0을 주장한다면 정치력을 발휘해 대통령 뜻을 70이든 80이든 관철시키고 야당이 요구하는 것도 일부 들어주면서 끌고 가는 게 여당이다. 의원 숫자가 많으니까 마음대로 한다? 그렇게 손쉬운 정치가 어디 있나. 여당의 지원을 못 받으면 대통령은 굉장히 힘들어진다.” -대통령 지지율이 지방선거 이전과는 다른 추이를 보이는데. “지지율 하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금부터는 지지율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좀 더 폭넓게 중도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정책을 펴고 소통을 해야 지지율 관리가 될 거다. 관리라는 게 지지율이 확 올라간다는 의미보다는 더 떨어지지 않게 한다는 의미에 좀 더 가깝다. 지지율이 유지돼야 대통령 리더십도, 권위도 생기는 거다.” -이재명 정부는 순항하고 있다고 보나. “일단 3대 메가 프로젝트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성과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변화의 방향은 제시됐다고 본다. 특히 지방의 균형 발전은 중요한 메시지다. 다만 이 대통령이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관여하면 관료들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대통령은 큰 방향을 던져 주고 그 방향에 맞춰 관료들이 전문성을 발휘하고 국민 여론도 청취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시시콜콜 다 얘기를 한다.” -국무회의 생중계로 효능감을 느끼는 국민도 있다. “국무회의를 그렇게 공개하는 게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 정부 부처 간 입장이 다를 수 있는 거라 그 안에서 조율이 되고 다양한 얘기가 나와야 하는데 생중계를 하면 장관이 대통령한테 깨지지 않는 걸 보여주는 데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견이 있어도 말 못 하면 결국 정책 실패로 이어진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이재명 정부의 노력은 이 정도면 됐다. 이제는 중요한 사안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나중에 알릴 수 있는 사항은 브리핑을 통해 알리면 된다.” -개헌 이야기도 나온다. “오랫동안 개헌을 주장해 왔고 지금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개헌에서 중요한 건 개헌의 내용보다 어쩌면 그 절차다. 1987년 헌법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직선제 개헌 등 중요한 내용을 합의한 덕도 있지만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민정당)이 의원 수가 통일민주당보다 두 배 많았는데도 4대 4로 ‘8인 정치회담’을 했기 때문이다. ‘수의 정치’를 하지 않고 여야 간 합의를 통해 개헌을 도출해 냈다. 이게 갖는 힘이 굉장히 크다.” -지금 여당이 그럴 수 있을까. “여당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면 그것 자체가 또 다른 갈등의 원천이 된다. 개헌을 성사시키려면 대통령과 여당의 보다 큰 정치력이 필요하다. 정치력이 전제가 안 되면 개헌과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어렵다. 지금의 국회가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보수 재건은 가능한가. “보수가 밑바닥까지 갔기 때문에 변화하려면 새로운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새롭게 바뀌는 산업 환경, 2030이 요구하는 새 변화에 맞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과거에 매여 있거나 부정선거·윤석열이라는 유령과 싸워서 되겠나. 결국 보수의 생명은 유연함이다. 야당이 건강해야 대통령도 더 긴장해서 자기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는 거다.” -다음 달 퇴임하신다. 향후 계획은. “한국 정치 연구는 계속할 거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주의가 위기란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우리도 자유롭지 않은 것 같다. 달라진 게 있다면 강의를 안 한다는 거다. 홀가분한 측면이 있지만 눈동자 반짝이는 학생들을 못 본다는 건 섭섭하다.” ■강원택 원장은 강원택(65)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은 한국의 정당과 현실정치, 선거 제도 등을 평생 연구해온 정치학 분야 대표 석학이다. 런던정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숭실대를 거쳐 2010년부터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의 연구는 학계와 강단을 넘어 현장과 치열하게 호흡하며 전개돼 왔다. 여야 정당과 의원실 등이 주최하는 각종 토론회에 참석해 고언을 아끼지 않는 등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한국정당학회장,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냈고 현재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에서 국가 미래를 위한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융복합 연구를 이끌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 ‘제5공화국’, ‘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등이 있다. 퇴임 전 마지막 저서 ‘국가의 탄생, 제헌국회로 읽는 대한민국의 기원’ 출간도 앞두고 있다.
  • 나홍진 ‘호프’, 박스오피스 1위…300만 눈앞에

    나홍진 ‘호프’, 박스오피스 1위…300만 눈앞에

    호불호가 강하게 엇갈리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 영화 ‘호프’가 9일째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프’는 전날인 23일 약 11만 5000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매출액 점유율 64.8%다. 지난 15일 개봉한 이후 누적 관객 수는 264만 7000명으로 다가오는 주말에 300만 관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주연의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있는 마을 호포항에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나타나 마을 주민들과 싸우는 이야기다. 컴퓨터그래픽(CG)과 대사 등을 둘러싸고 관람객 평은 엇갈리고 있다. 국내 박스오피스 2위는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 몬스터즈’로 1만 6000명(매출액 점유율 8.7%)이 관람했다. 동명 애니메이션의 실사판 영화 ‘모아나’는 1만 3000명으로 3위, 배우 신민아 주연의 스릴러 ‘눈동자’는 9000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예매율은 오는 29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49.8%로 1위를 차지했다.
  • 디즈니 이어 또 디즈니…실사판 ‘모아나’ 정상, 예매율은 ‘호프’ 1위

    디즈니 이어 또 디즈니…실사판 ‘모아나’ 정상, 예매율은 ‘호프’ 1위

    심상찮은 ‘눈동자’ 질주…압도적 예매율 ‘호프’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3주간 지켜온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디즈니 실사 영화가 이어받았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5’가 주도하던 여름 극장가 판도가 실사판 ‘모아나’의 개봉과 함께 재편됐다. 1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모아나’는 전날 3만 9800여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개봉일인 지난 8일에도 6만 6800여명을 동원하며 1위로 출발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정상을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10만 7200여명이다. ‘모아나’ 개봉 전까지 극장가의 주인공은 같은 디즈니 계열의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5’였다. 지난달 17일 개봉한 ‘토이 스토리 5’는 첫날 9만 4100여명을 모으며 1위로 출발한 뒤 14일 연속 정상을 지켰고, 신민아 주연 스릴러 ‘눈동자’에 잠시 1위를 내주고도 이를 되찾으며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18일 만에 200만 관객도 돌파했다. 그러나 ‘모아나’ 개봉과 함께 순위가 3위(2만 4600여명)로 내려앉으며, 누적 관객 234만 1800여명을 기록한 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이 데워 놓은 왕좌를 디즈니 실사영화에 넘겨줬다. 10년 전 나온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모아나’는 모투누이 섬 족장의 딸 모아나(캐서린 라가아이아 분)가 저주에 빠진 섬을 구하기 위해 전설 속 영웅 마우이(드웨인 존슨)를 찾아 바다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2위는 전날 3만 8100여명(27.2%)이 관람한 ‘눈동자’가 차지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눈동자’는 누적 관객 101만 9400여명으로 100만 고지를 넘어섰고, ‘모아나’와도 큰 차이 없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눈동자’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가는 서진이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군체’는 7300여명(5.3%)으로 4위, 강동원 주연의 코미디 영화 ‘와일드 씽’은 3600여명(2.1%)으로 5위에 랭크됐다. ‘와일드 씽’의 누적 관객 수는 132만여명이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기준 예매율은 오는 15일 개봉하는 나홍진 감독의 SF 액션 영화 ‘호프’가 39.6%로 1위를 차지했다. 25만 1000여명이 개봉 전부터 관람을 기다리고 있다. ‘모아나’는 예매율 16.7%(예매 관객 10만 6000여명)로 2위, 오는 29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15.7%(9만 9000여명)로 3위에 올랐다.
  •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를 뒤흔든 K팝…‘202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튀르키예’, 성황리에 마쳐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를 뒤흔든 K팝…‘202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튀르키예’, 성황리에 마쳐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K팝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현지 참가자들의 열기는 한여름의 무더위마저 무색하게 만들었다. 서울신문과 주튀르키예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202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튀르키예’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앙카라 아타튀르크 사나트 메르케지 공연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올케이팝, 펜타클등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현지 한류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자리가 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부석종 주튀르키예 대사는 축사에서 “대한민국과 튀르키예는 역사와 정서를 함께하는 형제의 나라”라면서 “K팝을 비롯한 다양한 한류 콘텐츠가 양국 국민을 더욱 가깝게 이어주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 대사는 “본선에 오른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정이야말로 한류의 세계적 확산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부상 극복과 반대 넘어선 열정, 대학생 5인조 ‘아이리즈’ 우승튀르키예 전역에서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본선 진출 팀들은 무대마다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일제히 K팝을 떼창하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쟁쟁한 실력파들 사이에서 올해 튀르키예 대회 우승의 영예는 5인조 여성 팀 ‘아이리즈(IRIZZ)’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그룹 있지(ITZY)의 ‘댓츠 노 노(THAT’S A NO NO)‘와 ’터널 비전(TUNNEL VISION)‘을 자신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무대를 압도했다. 튀르키예의 테드대 댄스동아리 소속인 아이리즈 멤버들은 영어영문학, 건축, 미디어디자인, 산업디자인 등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학생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배경만큼이나 다채로운 안무 구성과 탄탄한 팀워크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팀명 ‘아이리즈’는 눈동자를 뜻하는 영단어 ‘아이리스(IRIS)’에서 따왔다. 멤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드라마틱한 서사가 가득하다. 11년간 배구 선수로 활약하다 은퇴 후 춤을 시작한 멤버부터, 1년 반 전 큰 부상을 극복하고 무대에 복귀한 멤버,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실력을 증명해 낸 멤버까지, 춤을 향한 열정 하나로 뭉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팀의 리더 앨리프수 아이도안(21)은 “의상을 직접 구하러 다니고 연습 영상을 촬영하며 함께한 모든 순간이 소중한 추억이었다”면서 “우승팀으로 우리 이름이 불리는 순간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 행복의 눈물이 쏟아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리즈는 오는 10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리는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월드 파이널’에 튀르키예 대표로 참가한다. 리더 아이도안은 “평소 전 세계 K팝 팬덤을 이야기할 때 튀르키예가 잘 언급되지 않지만, 사실 현지 팬덤의 규모와 위력은 상당하다”면서 “멤버 전원이 한국 방문이 처음인 만큼, 튀르키예 대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서울 파이널 무대에서 우리 팬덤의 저력을 전 세계에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 ‘김우빈 아내’ 신민아, 신혼 6개월만 “결혼 늦게 해야” 무슨 일?

    ‘김우빈 아내’ 신민아, 신혼 6개월만 “결혼 늦게 해야” 무슨 일?

    배우 신민아가 결혼과 인간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오는 24일 영화 ‘눈동자’(감독 염지호) 개봉을 앞둔 신민아는 19일 공개된 가수 이영지의 유튜브 채널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했다. 지난해 12월 오랜 연인이었던 배우 김우빈과 결혼한 신민아는 이영지의 축하 인사에 “나도 잊고 있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오랜 연애 경험으로 주변에서 연애 상담을 많이 받는다는 신민아는 자신만의 상담 방식을 공개했다. 그는 고민을 털어놓는 지인들에게 “헤어지라고 한다”며 “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그 사람이 상대방 입장을 대변하면서 이해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헤어질 정도는 아니니까 그 사람 입장을 한번 생각해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민아는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이영지에게는 “늦게 할수록 좋을 것 같다”며 “많이 만나보고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그는 결혼 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혼할 상대가 아니라는 건 안다. 너무 좋으니까 부정하는 것”이라며 연애와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적절한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신민아는 자신이 인간관계에서 맺고 끊음을 비교적 분명히 하는 편이라며 “친구 관계에서도 건강하지 않은 관계가 있다. 재미와 헷갈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민아가 출연하는 영화 ‘눈동자’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가는 서진이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며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신민아는 이번 작품에서 동생 서인과 언니 서진을 연기하며 1인 2역에 도전했다.
  •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길이 92m 종묘 정전 모티브내부 삼각 구조에 ‘책의 산’ 경외감조선 실학자 황윤석 ‘기록의 대가’53년간 57권 백과사전급 일기 남겨1~2층 잇는 계단 잔뜩 꽂힌 만화책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도서관‘취석정’ 정자 마당 7개 고인돌 눈길‘운곡습지’ 탐방로 1코스 원시림 방불“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중요하지. ···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중에서 어떤 의미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눈부시게 환한 햇살, 윤슬처럼 반짝이던 눈동자, 나란히 앉아 수박을 베어 물던 얼굴들. 황윤석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다 내가 당신들과 여름의 한가운데를 함께 지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밑줄 쳐진 시간들 여름날, 할머니의 과수원이었다. 점심을 먹고는 마루에 누워 사탕을 녹여 먹고 있었다. 햇살은 한 뼘씩 슬그머니 얼굴 위로 번졌다. 졸음을 견디지 못해 잠이 들려는 찰나, 미처 녹아내리지 못한 사탕이 목구멍에 턱하고 걸렸다. 놀란 나는 캑캑거려 사탕을 뱉어내고는, 손바닥 위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 서러워 그만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뒤늦게 놀라서 달려오던 할머니의 발자국 소리가 그 여름 그늘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전북 고창 황윤석도서관에서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비채)를 읽다가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 책을 내려놓고 고개를 드니 도서관 용마루의 투명한 틈새로 하늘색이 보였고 햇살이 넉넉하게 쏟아졌다. 나는 왜 여태껏 그날을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의 인생에는 이처럼 밑줄 쳐진 시간들이 있다. 사카니시에게는 존경하던 건축가 무라이와 보낸 스물세 살의 한철이 그랬을지 모를 일이다. 무라이의 설계사무소는 매해 7월 말에서 9월 중순 사무실을 여름 별장으로 옮겨 일했는데 그해에는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공모를 준비한다. 소설은 중년이 된 사카니시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너무도 아름다운 그 시절의 여름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고창은 소설 속 여름 별장이 있는 아오쿠리 마을과는 다르다. 아오쿠리는 가상의 지명으로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의 어디쯤이다. 아사마산 기슭의 휴양지로 초기에는 외국 선교사들의 별장지였고 시간이 지나 저명한 인사들의 휴양지로 변화했다. 그럼에도 고창에서 여름 별장을 떠올린 건 고창이 간직한 ’짓다‘라는 행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고창에는 태초의 건축이 깃들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이다. 건축학자 김봉렬은 고인돌을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이고 “예술적 기념물”이라 했다. 고창 고인돌은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1748기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군집이다. 여름 별장이 생각난 이유는 또 있다. 건축가가 설계한 도서관이 있어서다. 고창 황윤석도서관은 tvN ‘알쓸신잡’ 등으로 잘 알려진 유현준 건축가가 디자인했다. 지난해 12월 개관했는데 곧장 고창의 랜드마크로서 도시의 자긍심을 높였고 여행자들의 목적지가 됐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책의 성소 도서관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 70대의 노 건축가와 20대 신입 건축가가 마주 앉아 도서관 건축에 관해 이야기 나누던 소설 속 장면을 좋아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이 소설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곁의 건축가가 도서관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소설과 비교해 들여다보는 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에는 스웨덴 건축가 군나르 아스플룬드의 우드랜드 공동묘지(숲의 묘지)가 중요하게 언급된다. 그는 훗날 스톡홀름공공도서관을 설계했다. 그래서 무라이는 도서관을 ‘교회와 비슷한 곳’이라 말했을지도. 건축가들에게 도서관은 성스러운 장소인 걸까? 황윤석도서관은 우리 왕가의 제례 공간인 종묘의 정전(101m)을 모티브로 했다. 길이가 무려 92m에 달한다. 첫인상은 그로 인해 강렬하다. 벽면서가인 북마운틴과 맞은편 열주의 벽이 92m 끝의 소실점을 향하는데 공간의 깊이가 극대화된다. 또 삼각의 구조가 겹치며 북마운틴 서가는 그 이름처럼 책의 산이 된다. 건축이 연출하는 책의 경외감이다. 첫걸음을 뗀 많은 이들은 ‘도서관이 이런 곳이었나’라며 감탄했겠다. 유현준 건축가는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서 황윤석도서관 건립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는 도서관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용하지만, 결국 개개인이 선택한 자리에서 홀로 책에 몰입하는 장소라고 말했다. 소설 속 사카니시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는 누군가 옆에 있어도 혼자인 것 같았다고 했다. 스승 무라이는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답한다. 유 건축가는 가로로 긴 도서관에 여러 개의 사선으로 이를 형상화한다. 그리고 비스듬한 선들은 장방형의 공간에 여러 개의 단면을 연출한다. 도서관 정문이 있는 남쪽 처마는 직선이 아니다. 서에서 동으로 가며 낮아진다. 건물의 용마루는 의도적으로 동서축을 살짝 틀었다. 2층 높이의 도서관 내부는 거대한 북마운틴 서가가 대각선으로 공간을 가른다. 그러므로 폭과 너비, 빛의 세기와 그림자, 각기 다른 공간의 구조를 만든다. 그 결과 92m의 단면은 조금씩 달라지고, 이용자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서 매번 다른 공간적 경험을 가진다. 군중 가운데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하는 것이다. ●여름휴가를 고창 도서관에서 황윤석의 흔적 또한 눈여겨볼 일이다. 황윤석도서관은 왜 그 이름이 붙었는지부터 전시하고 설명한다. 황윤석은 고창에서 태어난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기록의 대가’다. 1729년에 태어나 열 살 때부터 1791년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 53년간 57권에 달하는 이재난고(頤齋亂藁)를 남겼다. 정치, 경제, 문학, 수학, 천문학, 예술 등을 아우르는 백과사전 급의 일기는 당시 시대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이를 건축으로 풀면 세상의 모든 이치와 지혜를 담은 책의 집, 도서관이겠다. 이재난고의 책을 펴듯 두서없는 걸음으로 도서관 자료실을 옮겨 다닌다. 북마운틴을 사이에 두고 남쪽 자료실은 층고가 높아 성스럽다. 도로와 맞댄 북쪽 자료실은 단층이어서 포근하다. 북마운틴 난간에서 남쪽 자료실을 내려다보면 창가 쪽으로 열주, 즉 서까래까지 연결된 거대한 나무 기둥이 압도하는데, 폭넓은 판형의 기둥이 열람석 사이 칸막이 역할을 해 이용자들은 혼자만의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북쪽 후문 입구에는 무인카페가, 반대편 서쪽 끝에는 예각의 삼각 공간이 있는데 조용히 작업하기에 알맞다. 1~2층을 잇는 계단 서가에는 만화책이 잔뜩 꽂혀 있다. 곳곳의 숨은 자리들은 낯선 이들마저 환대한다. 도서관 안에는 이미 고창 사람뿐 아니라 여행자가 한데 섞여 책을 읽거나 공간을 누리는데, 멋진 서재에 들어온 듯한 기분은 도서관을 별장처럼 느끼게 한다. 왠지 이 아담한 도시에서 조금 긴 여름을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휴가를 계획하기 시작하는 여름의 초입이다. 여름 여행은 바다를 먼저 떠올리는 이가 많겠지만 모두가 푸른 바다에 풍덩 뛰어드는 것으로 여름을 견디지는 않는다. 때로는 느긋하게 시골 동네의 시간을 빌려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침에 일어나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 도서관에 들리고, 느긋하게 고창읍성을 한 바퀴 걷고 다시 도서관에 와서 오후의 책장을 넘기는 하루. 도서관은 휴관인 월요일과 주말을 제외하고는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해가 기울고 밤이 깃든 시간은 또 어떤 비밀의 장막을 열어젖힐까. 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장소, 그런 목적지가 있어 동네 사람처럼 얼마간의 여름을 지날 수 있을 테지. 그러고 보니 사카니시가 머물던 여름 별장의 방은 침대가 있는 서고였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지만 각자이기도 한 공간, 1층 남쪽 창가에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다가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북마운틴 서가 위로 햇살과 그림자가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고인돌이 있는 특별한 풍경 고창에는 옛사람의 도서관 같은 공간이 여럿 있다. 노동저수지 인근의 취석정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 선비 노계 김경희가 을사사화를 겪고 고향으로 내려와 지었다. 지금의 건물은 300년쯤 지나 후손들이 고쳐 지은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한옥으로 가운데 한 칸이 온돌방이고 나머지는 계자난간을 두른 마루다. 난간에는 태극, 팔괘 등을 조각했으니 그에게 이곳은 하나의 우주였겠다. 정자 이름 취석(醉石)은 술에 취해 바위 위에서 잠들기도 했다는 도연명의 일화에서 따왔다. 마루에 앉아 세상을 내려보듯 마당을 살피면 일곱 개의 커다란 취석이 보인다. 그냥 봐도 예사 돌이 아니란 걸 알겠는데 고인돌이다. 처음 정자를 지은 노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담장 안팎으로는 정자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느티나무 여러 그루가 자란다. 덕분에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려 숲에 안긴 듯하다. 선비들은 작은 별장 같은 집에서 고인돌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글을 짓고 친구를 불러 환담했겠다. 고창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다. 고인돌은 고창고인돌박물관을 목적지 삼아도 좋다. 주변이 온통 고인돌의 군집이다.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고인돌의 형태를 고루 살필 수 있다. 더운 여름에는 모로모로 탐방열차를 타고 돌아보는 게 낫다. 잠깐씩 내려 유적지를 관람하고 해설도 들을 수 있다. 고창의 숨은 명소 운곡습지도 같이 돌아볼 일이다. 죽림리 고인돌 유적 옆에 운곡습지탐방안내소가 위치한다. 원래 360여 명의 사람들이 살던 농촌은 영광원자력발전소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조성하며 사라졌다. 28년이 지나 다시 알려졌을 때는 습지가 되어 있었다. 자연은 놀랍게도 스스로 폐경지를 변화시켜 산지형 저층습지로 만든 것이다. 탐방로는 4개 코스가 있는데 죽림리 안내소에서 원점으로 회귀하는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중심의 1코스를 추천한다. 습지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좁은 데크 위를 걷는데, 이곳의 주인은 이제 사람이 아닌 습지라는 선언 같다. 원시림에 가까운 초록의 습지는 도서관보다 고요하다. 허물어진 담장 등은 사람이 살던 시절의 흔적을 전한다. 그 또한 습지 식물에 뒤덮인 채다.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반대편에는 운곡습지 생태공원이 있다. 가족 단위에 적합한 공원이다. 안내도에는 죽림리와 연결돼 있지만 통행이 어렵다. 용계리 탐방안내소(친환경주차장)로 이동해 도보나 탐방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생태공원 내에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고인돌이 볼거리다. ‘동양 최대 고인돌’로 무게가 300톤에 달한다고. 거대한 바위 앞에서 다시금 고인돌은 청동기의 무덤이 아닌 성전일 수도 있었겠다 싶다.
  • “사랑꾼 남편이네”…김우빈, 맨 앞줄서 ‘♥신민아’ 찰칵

    “사랑꾼 남편이네”…김우빈, 맨 앞줄서 ‘♥신민아’ 찰칵

    배우 김우빈이 아내 신민아를 위한 든든한 외조에 나섰다. 김우빈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별다른 멘트 없이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영화 ‘눈동자’ VIP 시사회에서 관객에게 인사를 건네는 신민아, 김남희, 이승룡, 김영아, 염지호 감독의 모습이 담겼다. 해당 사진이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끈 이유는 김우빈이 신민아를 응원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10년의 열애 끝에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됐다. 한편 영화 ‘눈동자’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서진(신민아)이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다 그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오는 24일 개봉.
  • 상실의 시대 관통한 탈북과 이산의 상처

    상실의 시대 관통한 탈북과 이산의 상처

    책장을 열자마자 가슴이 뻐근해진다. 읽기 쉽지 않은 책이란 게 단박에 느껴진다. ‘아홉 보다 더 많은’이란 제목이 뭘 의미할까 궁금해하다 만나는 건 한국인 모두의 집단 트라우마인 ‘세월호’다. 아직 물속에 있을 ‘아홉 명의 눈동자’ 너머로 압록강에 수장된 북한의 아이들이 겹쳐진다. 그것이 우리의 현대사이자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정서다. 강물에 빠진 딸이 돌아오지 못했다. 북한 땅을 탈출하다 빚어진 참사다. 북한 주민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방과 후 교사로 일하는 순애는 그 아픔을 안고 오늘도 북한 출신 아이들을 가르친다. 분단과 탈북, 이산과 상실이라는 한반도 가장 깊은 상처를 여섯 편의 이야기로 풀어낸 소설집 ‘아홉 보다 더 많은’은 이 묵직한 장면에서 시작한다. 표제작 ‘아홉 보다 더 많은’은 함경북도 회령시 출신 탈북민 순애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구조가 독특하다. 등장인물 중 J라는 소설가가 있는데, 이 인물이 작가 자신의 분신이다. J는 하나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그러니까 압록강을 넘다 동생을 잃은 한 탈북 아이의 이야기를 듣던 바로 그날,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고 밝힌다. 강을 건너지 못한 아이와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딸을 강물에 잃은 어머니와 자식을 바다에 잃은 부모들. 두 비극이 하나의 문장 안에서 겹쳐진다. 순애가 J를 경계하는 장면은 이 소설집의 가장 예리한 지점 중 하나다. J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순애는 “마음의 울타리를 촘촘히 세우는 걸 잊지 않았다.” “쓸 만한 이야깃거리를 얻으려는 수작이란 게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기 자신을 이 불편한 자리에 세워둔다. 타인의 아픔을 글로 쓴다는 행위가 얼마나 조심스러운 것인지, 그 윤리적 무게를 작가 스스로 감당하겠다는 선언처럼 읽힌다. 소설집의 다른 작품들도 비슷한 무게다. ‘무연고 시간’의 탈북 여성 서원은 라오스 땅에서 절규한다.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 내 몸에 새겨진 이야기로 나를 구별하지 않는 곳, 더 이상 적응이라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의 고통이 이 짧은 문장 안에 압축된다. ‘아버지가 누구든’에서는 혼자 딸을 키운 어머니의 비밀이 탈북민 남성과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고관 입구’에서는 부산의 유엔묘지, 비석마을 등을 배경으로 한국 현대사의 아픈 시간을 끄집어낸다. 소설은 격렬하지 않게 흘러간다.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과장된 감정도 없다. 상실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게 어떤 건지, 조용하게 물을 뿐이다. 작가는 책 말미에 “우리가 잘 살수록 분단은 더 고착되는 것 같다”며 자꾸 멀어지기만 하는 남북관계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 그날 밤의 홍차는 어떻게 혁명의 불꽃이 됐나 [한ZOOM]

    그날 밤의 홍차는 어떻게 혁명의 불꽃이 됐나 [한ZOOM]

    일상처럼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 그리고 지도가 없어도 길을 잃지 않는 기적 같은 도보여행.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낭만적인 도시가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품고 있는 곳, 바로 보스턴이다. 이 도시의 매력을 오롯이 느끼기 위해서는 다운타운 바닥에 촘촘히 박힌 ‘붉은 벽돌 선’을 따라가면 된다.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자유의 길)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1951년 보스턴 헤럴드의 언론인 ‘윌리엄 스코필’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우리 도시에 있는 유서 깊은 독립운동 기념장소를 걸어서 찾아갈 수 있도록 연결하자”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시정부는 흔한 안내판을 세우는 대신 바닥에 붉은 벽돌을 깔어 도시 전체에 흩어진 16개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했다. 그 덕분에 이 도시를 찾은 사람들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이 선을 따라 걸으며 독립운동 유적지를 완주할 수 있게 됐고, 어느덧 이 길은 보스턴의 자랑거리이자 상징이 됐다. 이제 이 매혹적인 붉은 흔적을 따라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세 가지 장소로 걸어가 본다. ●올드 사우스 집회소 : 홍차를 버린 밤, 미국의 커피가 태어난 밤 “이제 말로써 나라를 구하는 단계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1773년 12월 16일 차가운 밤, 한 남자의 외침과 함께 거친 숨을 몰아쉬는 군중의 함성이 항구로 향했다. 아메리카 원주민 분장을 한 그들이 도착한 곳은 항구에 정박해 있는 영국 동인도 회사의 무역선 앞이었다. 이들은 배에 올라 밤새도록 342상자의 홍차를 바다로 던져버렸다. 바다가 찻잔처럼 갈색으로 물들던 그 순간이 바로 세계사를 뒤흔든 ‘보스턴 차 사건’의 시작이었다. 그때 사람들이 항구로 출발했던 곳은 보스턴 다운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올드 사우스 집회소’(Old South Meeting House)다. 현대적인 고층 빌딩 사이에서 당당히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과 첨탑을 드러내는 모습이 인상적인 공간이다. 특히 좁은 내부로 들어가면 그날 수천 명의 사람들이 서로의 숨소리를 들으며 자유를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하다. 그날 이들이 바다에 쏟아버린 것은 단순한 홍차 상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금을 무기로 신대륙 이주민들을 탄압하는 영국에 맞서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기 위한 처절한 외침이었다. 이 사건 이후 미국인들은 영국의 상징인 홍차를 마시는 것을 배신으로 여겼고, 대신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오늘날 미국이 세계 최대의 커피 소비국이 된 것은 이 뜨거웠던 밤에서 비롯된 나비효과의 결과인 셈이다. 지금은 평화롭게 커피를 손에 든 사람들이 오가는 평범한 광장이 됐지만, 그 평범함을 손에 쥐기 위해 평범한 사람들이 제국의 횡포에 맞서 싸운 혁명의 공간이었다. ●폴 리비어의 집 : 어둠을 가르며 새벽을 깨운 장인의 질주 1775년 4월 18일 깊은 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말 한 마리가 새벽을 달리고 있었다. 영국군이 독립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민병대 무기고를 습격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남자는 삼엄한 경비를 뚫고 렉싱턴과 콩코드로 달려가 죽을힘을 다해 영국군이 온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민병대는 전열을 정비할 수 있었고, ‘렉싱턴∙콩코드 전투’는 미국 독립전쟁의 시작이자 민병대가 영국을 물리친 첫 승리가 됐다. 이 극적인 밤의 주인공은 정치가도, 군인도 아니었다. 그저 은(銀)을 두드리던 평범한 장인, ‘폴 리비어’였다. 보스턴 노스엔드의 좁은 골목길을 걸으면 붉은 벽돌 건물들 사이에서 홀로 우뚝 서 있는 소박한 회색빛 2층 목조 주택을 만날 수 있다. 1680년경에 지어진 이곳은 폴 리비어가 살던 집으로, 삐걱거리는 마룻바닥과 낮은 천장을 보고 있으면 죽을힘을 다해 말을 달리던 그의 모습은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평범한 공간이다. 이 공간은 미국의 독립이 절대 영웅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당시 낮에는 먹고사는 고민을 하던 평범한 사람들이 밤이 되면 자유와 정의를 고민했다. 이들의 용기가 없었다면 오늘의 세계 초강대국 미국은 존재조차 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번커힐 기념탑 : 위대한 패배가 쏘아 올린 승리의 서막 독립전쟁 초기, 번커힐 언덕 위에 진을 치고 있던 민병대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눈앞에서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영국군이 총검을 앞세우고 달려오고 있었다. 반면 민병대는 정규군도 아니었던 데다가 병력도, 무기도 모두 턱없이 부족했다. 객관적인 상황만 보자면 지는 싸움이었다. 이때 민병대 사령관이 명령을 내렸다. “적의 눈동자가 하얗게 보이기 전까지는 절대 총을 쏘지 마라!” 총알을 아끼며 최대한 적을 끌어당겨 단 한 발의 총알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결의였다. 그리고 마침내 영국군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민병대는 일제히 사격을 퍼부었다. 총알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후퇴하기는 했지만 두려움을 이겨내고 타이밍을 기다려 영국군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전투였다. 프리덤 트레일의 종착지인 찰스타운의 언덕 위에는 이 치열했던 전투를 기념하는 높이 67m의 ‘번커힐 기념탑’(Bunker Hill Monument)이 세워져 있다. 탑 주위에는 그날의 분위기와 정반대로 잔디밭에서 사람들이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다. 내부로 들어가 294개의 좁은 돌계단을 올라 도착한 전망대에 서면 보스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역사는 번커힐 전투를 ‘패배’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부족했던 민병대가 세계 최강의 영국군에 맞서 “어쩌면 우리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한 전투였다. 그 확신은 독립이라는 위대한 승리를 안겨준 시작이 됐다. 이 기념탑은 그날 그들이 목숨을 걸고 아꼈던 총알 한 발 한 발의 무게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공간이다. ●보스턴 붉은 벽돌길 완주 보스턴은 자신들의 독립을 위한 역사를 박물관에 박제하지 않았다. 대신 그 역사를 만들어 간 평범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일상을 함께 하는 붉은 벽돌길로 만들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방법을 선택했다. 보스턴에 발을 내딛는 순간 스마트폰 지도를 잠시 접어두자. 그리고 발 아래에 펼쳐질 붉은 벽돌길을 따라 걸음을 옮겨보자. 그러면 역사책 속 글자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직접 걸을 수 있는, 세상에 없는 특별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 사라지지 않는 얼굴 [으른들의 미술사]

    사라지지 않는 얼굴 [으른들의 미술사]

    ●과장된 비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가 그린 ‘잔 에뷔테른’의 초상은 두 사람 관계의 깊이를 보여준다. 에뷔테른은 모딜리아니의 연인이자 예술적 동반자였으며, 그의 마지막 시기를 함께한 끝사랑이었다. 뺨에 손을 대고 사색하는 자세는 두 사람의 내면에 고인 침묵과 불안을 드러낸다. 에뷔테른의 부드러운 시선과 절제된 표정에는 사랑의 친밀함과 함께 다가오는 비극의 기운이 은은히 스며 있다. 이 초상은 에뷔테른의 얼굴을 생긴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정제된 형식과 내면의 구조를 보여준다. 모딜리아니는 에뷔테른의 얼굴을 길게 늘이며, 턱과 이마를 매끄럽게 하나의 유려한 곡선으로 통합한다. 실제 얼굴보다 길게 늘인 이 과장된 비례는 본질만 남기려는 의지에 가깝다. 실제 얼굴 표정의 미세한 변화는 제거되고, 대신 하나의 고요한 형식이 자리 잡는다. 그 결과 에뷔테른의 얼굴은 특정 인물의 초상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고독과 침잠을 담는 그릇으로 변했다. ●비어 있는 눈 모딜리아니의 초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공허한 눈이다. 에뷔테른의 눈은 흔히 그렇듯 완전히 채워지지 않았거나, 초점 없이 흐릿하게 처리되어 있다. 이는 외부 세계를 응시하는 시선이 아니라, 내부로 향하는 시선이다. 눈동자가 제거된 자리에는 감정의 직접적인 표현 대신, 침묵과 거리감이 자리한다. 연구자들은 이를 “심리적 초상”으로 해석하며, 외형적 유사성보다 존재의 상태를 드러내는 장치로 본다. 에뷔테른의 얼굴은 우리를 바라보지 않지만, 오히려 그 비어 있음 때문에 더 깊이 응시하게 만든다. 이 눈은 감정을 전달하기보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지연시키고, 보는 이로 하여금 그 공백을 채우도록 유도한다. ●창백한 피부, 사랑과 상실의 흔적 이 작품이 제작된 1919년은 두 사람의 삶이 극단으로 치닫던 시기였다. 잔느의 얼굴은 따뜻한 생기보다는 창백한 색조로 처리되어 있으며, 붉은 기운은 최소화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색채 선택이 아니라, 쇠약해진 육체와 두 사람의 불안정한 관계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이 작품에서 얼굴은 더 이상 개별 인물의 기록이 아니라, 사랑과 파국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기능한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윤곽과 대비되는 이 창백함은, 삶의 온기가 서서히 사라지는 순간을 보여준다. 결국 에뷔테른의 얼굴은 아름다움의 형식 안에 감춰진 비극의 전조이며, 모딜리아니가 끝내 놓지 못했던 사랑의 마지막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사랑의 끝, 얼굴에 남은 시간 두 사람의 관계는 예술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랑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모딜리아니는 병으로 힘겨워했으며 이를 이겨내려 음주와 약물에 의지했다. 에뷔테른은 모딜리아니와 결혼하려 했지만 주변에서 결핵에 걸린 방탕한 모딜리아니와의 결혼을 말렸다.그럼에도 에뷔테른은 사랑을 택했고 모딜리아니와의 사이에서 첫딸을 낳았다.그러나 모딜리아니는 병이 깊어지는 와중에도 절제하지 못한 채 술에 의지하는 삶을 이어갔다.그의 죽음 직후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던 에뷔테른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이 극단적인 결말은 단순한 일화가 아니라, 이 초상의 얼굴을 다시 보게 만드는 열쇠다. 그녀의 선택은 단순한 비극을 넘어, 한 인간이 감당해야 했던 사랑의 무게가 얼마나 깊고도 가혹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녀의 길게 늘어진 얼굴과 비어 있는 눈, 창백한 피부는 단지 스타일이 아니라 이미 다가오고 있던 두 사람의 끝의 예감처럼 읽힌다. 모딜리아니는 그녀를 그리며 사랑을 붙잡으려 했지만, 결국 화면에 남은 것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시간의 흔적이다. 그래서 이 얼굴은 아름답기보다 오래 남는다. 사랑이 끝난 뒤에도, 그 감정만은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 2026~27년 강릉 방문의 해… 100대 글로벌 관광도시로

    2026~27년 강릉 방문의 해… 100대 글로벌 관광도시로

    강원 강릉시가 2026~2027년을 강릉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2년 동안 연간 국내 관광객 수를 3436만명에서 5000만명, 해외 관광객 수를 33만명에서 50만명으로 늘린다는 게 시의 목표다. 또 이를 발판으로 2040년 세계 100대 관광도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시는 관광객 수가 소폭 증가하는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시가 한국관광공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집계한 올해 1분기 강릉 관광객 수는 837만 6472명으로 전년 동기(794만 341명)보다 5.4%(43만 6131명) 상승했다. 심상복 시 문화관광해양국장은 25일 “강릉 방문의 해를 계기로 새로운 볼거리와 관광 인프라를 확대하고 서비스도 개선해 글로벌 관광도시 강릉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구석구석 반값 여행 시는 강릉 방문의 해를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지난 2월 출시한 통합 투어패스인 ‘반값 강릉 투어상품-강릉갈래’다. 시내 주요 관광지와 체험 행사, 카페와 숙박시설 등을 최대 55%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여행 플랫폼 ‘프립’에서 ‘강릉갈래’를 검색하면 이용할 수 있다. 시는 K콘텐츠, 바다·자연 체험, 로컬 문화를 묶은 외국인 전용 강릉갈래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초 동해선 철도 완전 개통 뒤 늘어난 영남권 관광객의 체류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지원 사업도 벌이고 있다. 부산, 대구 등에서 동해선을 타고 강릉을 찾은 관광객에게 한명당 4만 1000원까지 여행 경비를 환급해 준다. 여행 경비별 최대 환급금은 숙박비 1만 5000원, 철도요금 1만 7000원, 공유차·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사용료 9000원이다. 매월 여행 테마를 정해 관광지나 축제, 음식, 체험 콘텐츠를 소개하며 강릉 구석구석의 매력을 전하는 ‘이달의 추천 여행지’ 이벤트도 운영 중이다. 추천 여행지를 찾아 인증사진을 남긴 여행객에게는 기념품을 전달한다. 그동안 추천한 여행지는 ▲1월 정동진 ▲2월 대관령 옛길 ▲3월 주문진 방사제(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소돌방파제(드라마 ‘더 글로리’ 촬영지)·주문진 버스정류장(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촬영지) ▲4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5월 사근진해변이다. 시는 이 이벤트가 강릉 방문의 해 홍보와 함께 관광 수요를 연중 고르게 분산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불 밝히는 야간관광 시는 관광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지난달 경포생태저류지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간 오죽헌 전통 뱃놀이 체험 프로그램은 경포호의 옛 정취를 느끼는 색다른 재미를 관광객에게 선사하고 있다. 2인승 보트 15대, 4인승 보트 10대, 전통배 2대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손님을 맞는다. 2인승 보트는 커피콩, 4인승 보트는 커피잔을 닮았다. 이용료는 7월 정식 운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무료다. 연말에는 안목 죽도봉에 전망대인 스카이워크가 들어선다. 해상으로부터 높이가 30m에 달하는 108m 길이의 스카이워크에서는 바다와 안목커피거리, 남항진해변, 강릉항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안목~남항진 3㎞ 구간에는 2030년까지 해안도로가 놓이기도 한다. 시는 특히 야간 관광시설을 대폭 늘리고 있다. 관광객의 체류 시간 증가로 소비가 확대돼 지역 상권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개장한 월화거리 야시장은 10월 말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6~11시 열린다. 꼬치류와 스테이크, 감자와플, 새우타코, 불족발, 수제버거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고, MZ 세대를 겨냥한 특색 있는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지난 2일에는 초당동 소나무 숲길에서 높이 8m·너비 4m의 초고화질 LED(발광다이오드)와 300대의 특수 조명, 음향 장치가 결합한 미디어아트인 ‘하슬라강릉 이머시브 아트쇼’가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회당 30분씩 총 4회 진행된다. 소나무 숲길에는 3m 높이의 대형 거울과 디지털 연못 등으로 이뤄진 ‘달의 정원’도 조성됐다. 8월에는 죽헌동 경포생태저류지에서 강릉의 역사와 자연을 빛과 영상으로 풀어내는 지름 10m의 초대형 LED 달 조형물을 선보인다. 시는 경포에 밤하늘의 달, 호수의 달, 바다의 달, 술잔의 달, 임의 눈동자의 달 등 다섯 개 달이 뜬다는 설화에서 LED 달을 착안했다. 국내외 전방위 홍보 시는 강릉 관광을 국내외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시가 지난 1월 28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개별 관광객을 타깃으로 연 팝업스토어 ‘마리의 비밀 잡화점’에는 3000명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팝업스토어에서 강릉 관광지와 콘텐츠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홍보하고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시는 지난달 대한민국 대표 축제 박람회, 지난 3월 내나라 여행 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국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친절·정직·깨끗’을 주제로 한 시민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시와 함께 캠페인을 벌이는 국제관광도시 시민 실천 운동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친절업소 3곳을 정해 인증마크를 전달했고 2분기에는 친절택시도 선정한다. 엄금문 시 관광정책과장은 “여러 홍보 활동과 이벤트를 통해 강릉 곳곳의 매력을 관광객에게 알리고 있다”며 “통합 관광정책인 강릉 방문의 해를 통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즐기고, 지역 상권에 더 많은 도움을 주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겠다”고 전했다.
  • 가족끼리 정치 얘기를…구자욱 父는 김부겸, 형은 추경호 지지 “대구시장 선거 현주소”

    가족끼리 정치 얘기를…구자욱 父는 김부겸, 형은 추경호 지지 “대구시장 선거 현주소”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스타 구자욱의 아버지와 형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가족끼리 정치 얘기는 절대 하는 것 아니라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공개적으로 서로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자욱의 형 구자용씨는 이번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1일 대구 중구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출정식에 참가했다. 이 자리에는 ‘푸른피의 에이스’ 원태인의 형 원태진씨도 함께 있었다. 구씨는 유세차에 올라 “추경호 후보님을 응원합니다”라고 지지를 보냈다. 원씨도 “저는 경제 전문가 추경호 후보님이 만들어가는 대구에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들과 다르게 구자욱의 부친 구경회 전 대한축구협회 초등축구연맹 부회장은 지난 18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대구 지역 원로 축구인 40여명과 함께 김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구 전 부회장은 원로 체육인들의 지지 선언문을 대표로 낭독했다. 구 전 부회장은 “전국 야구장 가운데 ‘라팍’(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이 암표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면서 이를 두고 “그만큼 많은 대구 시민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야말로 희망차고 새로운 대구를 만들 수 있는 지도자”라면서 “집권 여당의 힘 있는 후보만이 현재 봉착해 있는 대구의 경제 위기와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 후보는 구 전 부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며 “계 탔다”고 적었다. 삼성팬을 자처한 그는 “구자욱 선수는 참 든든하다. 구 선수의 또렷한 눈동자가 아버지를 꼭 닮았다”고 했다. 보수의 심장과도 같은 대구는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구자욱의 형과 부친의 사례처럼 한 가족 내에서도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할 정도로 경합세를 보이고 있다. KBS대구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구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에게 16~20일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를 진행한 결과 김부겸 후보 40%, 추경호 후보 39%로 팽팽한 접전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응답률 19.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KBS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구자욱은 대구에서 나고 자란 대구 토박이다. 형과 아버지가 정치적으로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구자욱은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궁금증도 잇따르고 있다. 다만 구자욱은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의견을 밝힌 적이 없다. 구자욱은 22일 기준 이번 시즌 타율 0.301로 활약하고 있다. 구자욱을 비롯한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삼성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방선거가 열리는 6월 3일은 대구에서 삼성과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 액체가 된 연인을 살려야 한다… 단지 사랑으로, 해낼 수 있을까

    액체가 된 연인을 살려야 한다… 단지 사랑으로, 해낼 수 있을까

    젤리처럼 녹아내리는 병 ‘겨울통’고립이 편한 나를 변화시킨 연인그가 겨울통에 걸려 액체가 됐다병 안에서 투명하게 흔들리는 그핀란드에 가면 살릴 수 있다는데…적대와 고독 가득한 세계이지만삶 단념하지 말라는 사랑의 요청그 덕에 우리는 세상으로 나온다 사랑은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는 증거다. 언어가 사라져도, 육체가 사라져도 사랑만큼은 끝끝내 남아 각자에게 깃드니까. 사랑은 닫힌 마음의 문을 뚫어낸다. 기어이 밀고 들어와 우리의 영혼을 마구잡이로 헤집는다. 삶을 단념하지 말라는 요청. 그렇게 우리는 다시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온다. 소설가 정용준(45)의 신작 ‘겨울통’은 사랑의 힘을 숙고하게 하는 소설이다. 말하기는 쉬우나 행하기는 어려운 것, 그것이 사랑이다. 적대와 고립이 가득한 세상에서 작가는 사랑이 얼마나 놀랍고 대단한 것인지 새삼 강조한다. 그리고 사랑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도 세세히 탐구한다. “이렇게 안고 있으면, 부드러운 그 머리통을 인형처럼 껴안고 있으면,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호흡을 느끼면, 내가 모르는 저 세계에 거주하는 연인의 몸을 안고 있으면 좋으면서도 슬퍼진다.”(81쪽) 소설의 배경은 ‘소랑’이라는 작은 도시다. 동아와 인하는 소랑의 한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나만의 이야기책’ 프로젝트를 통해 만났다. 이 프로젝트에서 동아와 인하는 각각 이야기와 그림 수업을 담당한다. 인하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다. 운동하다가 다쳐서 작은 뇌출혈이 생겼는데, 이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음성으로 표현하지 못하게 됐다. 인하는 전자식 패드에 글을 쓴 뒤 그것을 소리로 변환시켜서 타인과 대화한다. 한편 동아는 시인이다. ‘페이퍼극’이라는 시집도 냈다. 인하와 동아는 시를 매개로 점차 가까워진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나는 소망을 품자마자 시작되는 결핍과 초조가 두려워 차라리 혼자 있기를 택하는 사람이었다. 떠나기 전에 내가 먼저 다 떠나보냈다. 친구도, 연인도, 부모까지도. 그런데 인하는 다르다. … 인하와 나란히 누워 있는 것이 좋았다. 그러다 가까이 다가가고, 붙고, 거의 하나인 채로 엉켜지는 것. 서로의 몸 냄새를 맡다가 잠드는 것. 볼에 뽀뽀하고 입술에 뽀뽀하고 그러다 여기저기 입술을 대고 혀로 핥고 살짝 빨았다가 부드럽게 뱉는 것. … 서로의 몸이 닿는 부분이 환해지는 것.”(80~81쪽) 달콤한 순간은 그러나 길게 이어지진 못했다. 동아가 ‘겨울통’이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다. 바이러스의 모양이 육각형의 눈 결정을 닮았다고 해서 겨울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단한 통증을 동반하진 않는다. 얼음알갱이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는, 조금 껄끄러운 느낌 정도다. 그러나 결과는 대단히 끔찍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신체를 잃는다. 전신 겨울통 환자였던 동아는 온몸을 잃고 투명한 액체가 됐다. 사랑하는 사람이 젤리가 됐다. 이보다 더 어이없는 절망이 있을까. 그래도 인하는 동아를 포기하지 않는다. 동아를 되살리기 위해, 한때 동아였던 액체를 품고 핀란드로 향한다. 녹아내린 동아는 그곳에서 다시 얼어붙을 수 있을까. “동아가 쓴 것들을 소리 내어 읽는다. 동아가 쓴 것엔 동아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동아의 생각이 스며 있다. 동아의 기억이 녹아 있다. 동아의 눈동자가 본 것. 동아의 귀가 들었던 것. 동아의 손이 만지고 동아의 발이 닿은 모든 것들. 나타나고 살아나고 재현되고 실현된다.”(187쪽) 정용준은 2009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받았다. 소설집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장편 ‘바벨’, ‘너에게 묻는다’ 등을 펴냈다. 현재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애벌레에서 번데기 그리고 나비로 변하는 ‘변태’(變態)에 관해 깊이 생각하게 됐고 그것이 이 소설을 쓰는 원동력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에 관해. 변하기로 결심한 사람에 관해. 어쩔 수 없다고 알려진 것에 관해. 그러나 그것에 맞서고 싶은 사람에 관해. 그 어리석음과 환상. 무모함과 무용함에 관해. 두둔하고 싶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것과 믿을 수 없는 믿음까지도.”
  • 구자욱 부친 “김부겸 지지”…‘삼성 팬’ 김부겸은 “계 탔다”

    구자욱 부친 “김부겸 지지”…‘삼성 팬’ 김부겸은 “계 탔다”

    KBO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34)의 부친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팬으로 알려진 김 후보는 “계 탔다”며 환호했다. 19일 정계에 따르면 전날 대구 달서구에 있는 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는 대구 지역 원로 축구인 40여명이 모여 김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고문, 김영균 전 대한유소년축구연맹 고문, 김형진 대구조기축구연합회 회장 등이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구자욱의 부친으로 대구시민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구경회 전 대한축구협회 초등축구연맹 부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구 전 부회장은 이날 원로 체육인들의 지지 선언문을 대표로 낭독했다. 원로 체육인들은 “전국 야구장 가운데 ‘라팍’(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 암표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면서, 암표까지 구해가면서 대구시민들이 야구장으로 향하는 현상이 역설적으로 대구 시민들의 팍팍한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로 체육인들은 “대구의 경제적 어려움이 체육계를 포함해 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희망찬 새 대구를 만들 역량과 위기관리 경험을 갖춘 지도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후보야말로 희망차고 새로운 대구를 만들 수 있는 지도자”라면서 “집권여당의 힘 있는 후보만이 현재 봉착해 있는 대구의 경제 위기와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로 붐비는 라팍, 팍팍한 현실 보여줘”이에 김 후보는 “체육은 시민 통합과 도시 활력을 이끄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 유소년 스포츠의 균형있는 성장을 약속했다. 이어 “체육계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시민 누구나 스포츠를 즐기고 건강을 누릴 수 있는 대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삼성라이온즈의 열혈 팬으로 알려진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구 전 부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계 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반가운 심정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선거로 바쁜 와중에도 삼성 경기 결과는 한 번씩 챙겨본다. 팀이 주춤할 땐 마음이 쓰였고, 다시 살아나는 모습 보면 괜히 제가 다 힘이 났다”면서 “특히 구자욱 선수는 참 든든하다. ‘삼성 왕조’ 시대의 막내가 팀을 이끄는 주장이 됐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 싶다”고 썼다. 이어 “식전에 잠시 짬을 내어 구경회 선생과 따로 사진을 찍었다”면서 “눈빛이 참 맑으신데, 구자욱 선수의 또렷한 눈동자가 아버지를 꼭 닮았다”고 돌이켰다. 김 후보는 또한 한 어린이로부터 ‘대구FC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들었다고 전하며 “삼성라이온즈도, 대구FC도 단순한 스포츠 팀이 아니라 시민들에게는 추억이고, 자부심이고, 우리 도시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이 ‘나는 대구 사람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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