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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국 이래 최초” 은행 영업시간 30분 단축…고객은 반차 써야 하나 [이슈픽]

    “건국 이래 최초” 은행 영업시간 30분 단축…고객은 반차 써야 하나 [이슈픽]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이 지금보다 30분 늦은 오전 9시 30분에 문을 연다. 폐점 시간은 기존과 같은 오후 4시로 유지돼 하루 영업시간이 7시간에서 6시간 30분으로 줄어든다. 은행 점포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상황에서 영업시간까지 단축된다는 소식에 직장인과 고령층,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불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최근 산별중앙교섭을 잠정 타결하고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 개점 시간을 현행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 30분으로 늦추기로 했다. 오후 4시인 폐점 시간은 그대로 유지한다. 금융노조는 이번 합의를 두고 “건국 이래 최초로 은행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했다”며 노동시간 단축과 일·생활 균형을 위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노사는 오전 9시 개점을 위해 은행 직원들이 실제로는 그보다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요일에는 ‘라스트콜’로 불리는 고객 마감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영업 종료 이후까지 고객 응대가 장시간 이어지는 것을 줄여 직원들의 조기 퇴근을 정착시키려는 취지다. 잠정 합의안에는 총액 임금 3% 인상을 비롯해 주 1시간 이내에서 출근 시간을 늦출 수 있는 일·생활 균형 자율출근제, 육아휴직 대상 확대 등도 포함됐다. 은행권에서는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돼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불편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 인터넷뱅킹의 일평균 이용 건수는 2923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6.8% 늘었다. 이 가운데 모바일뱅킹은 2650만건으로 9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대출 상담이나 상속·증여, 일부 외환 업무 등은 직접 영업점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도 창구 의존도가 높아 불편이 커질 수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오후 4시에 문을 닫는 은행을 이용하기도 어려운데 개점까지 늦추는 것은 소비자 편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온라인에서도 “은행 업무를 보려면 반차를 써야 하느냐” “점포도 줄어드는데 영업시간까지 줄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식당이나 카페도 영업 시작 전에 출근해 준비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 점포 감소도 우려를 키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영업점은 2020년 말 4424곳에서 2025년 말 3748곳으로 5년 새 676곳, 약 15% 줄었다. 영업시간 단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은행권은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1년 수도권을 시작으로 단축 영업에 들어갔다. 거리두기 해제 후에도 이를 유지하다 정상화 요구가 커지자 2023년 1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는 체제로 복귀했다. 해외에서는 입지와 고객 수요에 따라 저녁이나 토요일에도 문을 여는 은행 점포가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은행이 정규 영업시간 이후까지 운영하는 탄력 점포를 두고 있다.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불편을 줄이려면 탄력 점포 확대 등 대면 금융이 필요한 고객을 위한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재생에너지로 메가프로젝트 전력 공급… 노후 원전 수명 연장 필요”[상임위원장에게 듣다]

    “재생에너지로 메가프로젝트 전력 공급… 노후 원전 수명 연장 필요”[상임위원장에게 듣다]

    전력 생산하는 곳에 수요자 유치노동시간 특례, 건강권 후퇴 안 돼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은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태양광·해상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꼽았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을 확대하고, 노후 대형 원자력발전소의 수명 연장과 소형 원전 상용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국회 본관 위원장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첨단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로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와 지방 해안지대에 몰린 공급 사이 불일치”를 지목했다. 그는 이어 “전력을 생산하는 곳에 수요자를 유치하는 구조로 바꿔가야 한다”며 국가기간전력망 확충과 지역 내 분산형 전원 확대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국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확보하도록 점검하는 일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얼마의 전력이 필요한지, 그 전력을 어떤 발전원과 송전망을 통해 공급할 것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동시간 특례에는 산업계의 요구를 살펴보되 노동자의 권리를 후퇴시켜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산업경쟁력을 이유로 장시간 노동을 일반화하거나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후퇴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탄소중립과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자의 ‘정의로운 전환’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본회의를 통과한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이 노동자와 지역을 지원할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면서도 “명확한 탈석탄 목표 시점과 노동자의 실질적인 고용승계 보장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별법의 시행령과 예산을 챙기고 후속 입법으로 고용보장 등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위원장으로서 합의를 이끌 원칙으로는 “과학적인 미래예측과 이익의 균형점”을 제시했다. 그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엔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며 “사회적 대화와 타협이 불가피하다.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국민의 권리가 희생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년연장 역시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라며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 사이의 소득 공백을 줄이면서 청년고용·기업 부담·임금체계를 함께 고려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 봉하에선 쌀을, 국회에선 전기를…김정호의 ‘현장에서 찾은 답’[인터뷰]

    봉하에선 쌀을, 국회에선 전기를…김정호의 ‘현장에서 찾은 답’[인터뷰]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은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태양광·해상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꼽았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을 확대하고, 노후 대형 원자력발전소의 수명 연장과 소형 원전 상용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국회 본관 위원장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첨단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로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와 지방 해안지대에 몰린 공급 사이 불일치”를 지목했다. 그는 이어 “전력을 생산하는 곳에 수요자를 유치하는 구조로 바꿔가야 한다”며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과 지역 내 분산형 전원 확대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구상은 국가균형발전과도 맞닿아 있다. 김 위원장은 발전설비가 있는 지역에 공장이 들어서면 장거리 송전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지역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의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지역에 혜택을 주는 차원을 넘어, 재생에너지 공급 여력을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요 확충과 함께 공급이 원활해서 시간도 단축하고 비용도 줄어 국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후반기 국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확보하도록 점검하는 일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얼마의 전력이 필요한지, 그 전력을 어떤 발전원과 송전망을 통해 공급할 것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급 확대에 앞서 수요 전망부터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전력을 많이 쓰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전력수급계획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김 위원장은 “AI 전환도 자칫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며 “아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과학적인 미래 예측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전 역시 급변하는 수급 여건 속에서 활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생에너지 보급과 송전망 확충이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 등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소형모듈원전에 대해서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만큼 연구개발을 이어가야 한다며 축적된 원전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이 바뀌어도 노동자의 삶은 지켜야첨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동시간 특례에는 산업계의 요구를 살펴보되 노동자의 권리를 후퇴시켜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산업경쟁력을 이유로 장시간 노동을 일반화하거나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후퇴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유연성을 인정하더라도 적용 대상과 기간을 명확히 하고 노동자의 선택권과 충분한 휴식, 건강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소중립과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자의 ‘정의로운 전환’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본회의를 통과한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이 노동자와 지역을 지원할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면서도 “명확한 탈석탄 목표 시점과 노동자의 실질적인 고용승계 보장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별법의 시행령과 예산을 챙기고 후속 입법으로 고용보장 등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위원장으로서 합의를 이끌 원칙으로는 “과학적인 미래예측과 이익의 균형점”을 제시했다. 그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엔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며 “사회적 대화와 타협이 불가피하다.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국민의 권리가 희생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법정 정년 문제와 관련해선 “정년연장 역시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라고 했다.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 사이의 소득 공백을 줄이면서 청년고용·기업 부담·임금체계를 함께 고려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봉하서 盧께 배운 ‘실사구시 여민동락’ 정치김 위원장이 정책을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은 ‘실사구시 여민동락’(實事求是 與民同樂)이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뒤 봉하마을에서 친환경농업을 이끈 김 위원장은 이 원칙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배웠다고 설명했다. 거창한 구호보다 현장의 문제를 직시하고, 국민과 어려움과 성과를 나누는 정치라는 뜻이다. 그는 이러한 자세가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와도 맥락을 같이한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봉하마을에서 친환경농업의 첫 삽을 뜨던 때를 떠올리면서 인터뷰 중 잠시 감상에 잠겼다. 그는 “그전에 논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며 “노 전 대통령은 마을을 깨끗이 가꾸는 데서 더 나아가 주민의 생업인 쌀농사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당부 이후 김 위원장은 주민들을 설득해 친환경 작목반을 꾸리고 공동작업으로 생산비를 줄이는 한편, 봉하쌀 브랜드와 온라인 판로를 만들었다. 자연을 되살리는 일이 농민의 소득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한 경험이다. 그는 에너지 전환도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와 지역경제가 무너지면 제대로 된 전환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부터 민주당 전국정당추진특별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전국정당은 선거 때만 전국을 찾아가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어느 지역에 살든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반이 약한 지역의 정치 활동을 뒷받침할 제도 마련을 강조했다. 원외 지역위원회가 사무실과 실무 인력, 후원회 등을 갖추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하루빨리 법적으로 지구당 부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할 정치인과 청년·여성 인재를 키우는 일도 과제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당 전국정당추진특별위원장으로서 “지역의 자생력을 키워 어느 지역에서도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이영봉 경기도의원 “예산편성, 사업의 필요성 넘어 중장기 추진 가능성까지 꼼꼼히 따져야”

    이영봉 경기도의원 “예산편성, 사업의 필요성 넘어 중장기 추진 가능성까지 꼼꼼히 따져야”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 이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정부2)은 지난 11일 열린 제393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경기도 노동국의 노동시간 단축제 도입과 관련한 주 4.5일제 시범사업을 점검하며, 사업 성과가 확인됐음에도 50억원의 예산을 감액·반납하게 된 데 대해 사업 설계 단계부터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경기도 주 4.5일제 시범사업의 성과에 대해 조명했다. 경기도 제출 자료에 따르면 사업 참여 기업들의 매출액과 1인당 노동생산성이 동시에 향상됐으며, 노동자 측면에서도 이직률 감소와 채용 경쟁률 상승 등 긍정적 지표가 입증됐다. 이 의원은 도입 초기 생산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으나, 실제 적용 결과 기업의 성과 지표 상승은 물론 노동 환경 개선 효과까지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업비 50억원이 감액된 점을 지적하며 “사업 성과가 확인된 사업의 예산을 왜 삭감하게 됐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질의했다. 특히 당초 3~4년까지 추진할 계획이었던 사업이 2년 차에 예산을 대폭 줄이게 된 상황에 대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책 환경과 향후 사업 방향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물었다. 이 의원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사업의 지속 가능성까지 면밀하게 검토했어야 한다”며 “중앙정부의 정책 변화에 경기도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경기도는 어떤 역할을 가져갈 것인지 등을 사업 설계 단계에서부터 정확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5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다른 분야에 편성했다면 경기도민을 위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을 추진한 이후 여건이 달라져 예산을 감액·반납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검토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27년도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해서도 사업의 성과와 정책 환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효성 있는 방향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주 4.5일제 사업의 성과가 확인된 만큼 단순히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의 시범사업 성과를 어떻게 정책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사업의 필요성, 수요, 중장기 추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따져 내년도 사업 방향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노동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실·국에서 예산사업을 설계할 때 사업의 필요성과 수요뿐 아니라 정책 환경의 변화와 중장기 추진 가능성까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며 “2027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는 사업 설계와 재정 운용에 대한 사전 검토를 더욱 강화해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 한영수 경기도의원 “주4.5일제 경기도가 먼저 실천해야… 노동국부터 해보자”

    한영수 경기도의원 “주4.5일제 경기도가 먼저 실천해야… 노동국부터 해보자”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한영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용인1)은 지난 9일 열린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노동국 심사에서 취약노동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직접지원 사업을 노동정책의 중심에 둘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주4.5일제 역시 노동국과 공공기관부터 선도적으로 적용해 제도의 효과와 한계를 충분히 검증한 뒤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 의원은 플랫폼노동자와 취약노동자 지원사업을 언급하며 “휴가비나 산재보험료 지원, 안전교육처럼 노동자에게 직접 돌아가는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다만 현장에서는 산재보험료 지원액이 충분하지 않고, 하루 한 시간이라도 더 일해야 생계를 유지하는 노동자에게 별도의 안전교육 시간을 요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추경에서 플랫폼노동자 안전교육 예산은 1억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5000만원 감액됐고, 찾아가는 산업재해 예방교육과 화재피해 예방, 소규모 건설현장 안전관리 사업도 사업량이 축소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경기도의 산업재해 사고사망자가 49명으로 전국의 19.4%를 차지해, 취약노동자와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안전정책의 중요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한 의원은 취약노동자 지원 사업이 실제 현장의 재정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배달라이더 등 이동노동자들이 겪는 과도한 보험료 부담 문제를 날카롭게 짚어냈다. 이어 주4.5일제 도입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취지 자체에는 깊이 공감하면서도, 업종이나 직무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적용보다는 현장 적용 시 예상되는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검증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행정업무처럼 상시적인 업무 연속성이 필수적이고 중간 공백 시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분야가 존재하므로, 단순한 일괄 적용이 아닌 업종 및 직무별 특성을 정교하게 반영한 맞춤형 모델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우선 노동국부터 시범적으로 직접 적용해본 뒤 공공기관 전반으로 단계적 확대를 추진하면서, 현장에서 어떠한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고 어떤 보완책이 필요한지 면밀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했다. 경기도 주4.5일제 시범사업은 올해 기정예산 중 50억 316만 원이 이번 추경에서 감액됐다. 다만 기존 성과분석에서는 참여기업의 주당 노동시간 감소와 이직률 개선, 채용경쟁률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된 바 있으며, 기업 규모와 업종·직무에 따라 효과와 업무공백 부담에 차이가 있는 만큼 향후 보다 세분화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영수 의원은 “주4.5일제에 대한 우려만 앞세우기보다 노동국과 공공기관부터 선도적으로 적용해 실제 효과와 보완점을 확인해야 한다”며 “그 결과를 충분히 축적해 도민과 기업이 제도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與, 메가특구법 ‘비상 입법’ 연내 처리…“노동 시간은 사회적 대화 거칠 것”

    與, 메가특구법 ‘비상 입법’ 연내 처리…“노동 시간은 사회적 대화 거칠 것”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4일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지방 투자를 뒷받침할 ‘메가특구 특별법’을 이달 중 발의해 연내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주 52시간 제외 등 노동시간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당내 이견과 노동계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듣고 사회적 대화를 거쳐 법안을 다듬을 방침이다. 민주당 메가성장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정부가 마련한 메가특구 특별법안 내용과 조문을 검토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협의회 후 기자들과 만나 “메가특구 지정은 산업통상부에서 (주도) 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 아니냐고 하는데, 메가특구 특별법은 규제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뤄 국회 정무위원회 성격이 강하다”며 “아마 (정무위 여당) 간사가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위는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정무위는 민주당 몫이다. 민주당은 법안을 최대한 빨리 발의해 정기국회 안에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변인은 “입법은 이번 정기국회 내에 처리할 것이다. 비상 입법”이라며 “제정법이라 최대한 빠르게 발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회, 부처 차원 의견을 수렴해 더 조율하는 절차를 계속하지만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은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뒤 이해관계자와 국회 내부의 토론을 거쳐 법안을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인 뒤 당론으로 채택해 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특위 간사인 장철민 의원은 “조문이 많고 규제와 지원에 관한 내용도 방대해 처음부터 완성도 100%짜리 법안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했다. 쟁점인 노동시간 규제 완화는 당 안팎의 의견이 첨예한 만큼 신중한 분위기다. 장 의원은 초안에 ‘주 52시간제 예외’라고 명시한 조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조문에 대한 정부 고민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초안을 처음 검토한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조항은 초안 마련까지 수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전남광주 통합 지역을 메가 성장의 테스트베드로 보고 있다”며 “정주 여건 개선, 문화적 질의 고양, 의료 환경 개선 등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권칠승 특위 상임부위원장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규제 혁신과 노동자 권익 보호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여러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듣는 사회적 대타협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당정 협의에는 정부 측에서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을 포함해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이병헌 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 “지방이전 반대·주 4.5일제 도입”…금융노조 총파업

    “지방이전 반대·주 4.5일제 도입”…금융노조 총파업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와 주 4.5일제 도입, 실질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다만, 지방이전에 반대하는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파업 참여가 이뤄지며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별다른 업무 차질은 나타나지 않았다. 금융노조는 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금융노조 산하 은행과 금융 공공기관 등 전국 지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참가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약 3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만 4000명이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실질임금 인상 쟁취’, ‘지방이전 저지’, ‘주 4.5일제 도입’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주 4.5일제 도입하고 노동시간 단축하라”, “강압적인 금융기관 지방이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이 거론되는 것을 두고 금융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윤석구 금융노조위원장은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이 서울에 남아야 하는 데는 정책적인 이유가 있다”며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싱가포르, 홍콩 등도 금융 역량을 한곳에 집중하고 있고 서울 역시 세계 8위 금융도시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서울에 남아야 하는 이유는 정치 때문도, 가족과 떨어지기 싫어서도 아니라 경제를 위해서”라며 “1차 총파업을 시작으로 끝까지 노동조건과 금융 경쟁력을 위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노조는 ▲주 4.5일제 도입 ▲청년 채용 확대 ▲본사 이전 시 노조와 사전 합의 ▲정년 연장 ▲실질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 협상에서는 노조가 6% 인상안을 제시한 반면 사측은 2.5%를 고수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는 지난 4월부터 30차례 넘게 사측과 교섭하고 두 차례 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총파업에도 시중은행 영업점 운영 등 업무에는 별다른 차질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각 사는 파악했다. 지방이전이 거론되는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파업이 진행되며 시중은행 직원들의 참여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영향이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권 업무 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측이 핵심 요구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추가 총파업을 포함해 투쟁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노조는 밝혔다.
  • “사무실 ‘안’에서 양산 펴고 일해”…‘노화 공포’ 덮친 中 직장인 대처법 [월드픽]

    “사무실 ‘안’에서 양산 펴고 일해”…‘노화 공포’ 덮친 中 직장인 대처법 [월드픽]

    중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무실에서 양산을 펴고 선크림을 바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장시간 사무실 생활로 피부가 상하고 눈이 피로해지는 이른바 ‘사무실 노화’를 막기 위해서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최근 ‘사무실 노화’를 막기 위한 각종 방법이 공유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선크림을 바르거나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물론 책상 위에 양산을 세워두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중국 장쑤성에 사는 한 SNS 이용자는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지고 눈이 자주 피로해졌다는 글을 올렸다. 휴가를 다녀온 뒤 피부가 확연히 밝아졌다는 다른 이용자의 사례와 사무실에서 계속되는 간접흡연에 지쳤다는 불만 섞인 글도 잇따랐다. 이런 반응이 이어지자 일부 직장인들은 책상에 양산을 세우거나 햇빛 가리개 모자와 얼굴 가리개를 쓰고 얼굴과 팔에 선크림을 듬뿍 바르기 시작했다. 사무실 환경에 대한 관심은 외모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틱톡에서는 출근 직후와 퇴근 무렵의 모습을 비교하는 영상이 유행하고 있는데 아침에는 화장이 잘 먹고 눈빛이 또렷했다가 저녁이 되면 머리가 기름지고 피부가 칙칙해지며 얼굴이 붓는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중국 네티즌들은 오래 앉아 있는 습관 때문에 목이 앞으로 굽고 어깨가 둥글게 말린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일할 때 습관적으로 찡그리다 보니 얼굴에 ‘생각 주름’이 생겼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한 네티즌은 “매일 사무실에서 늙어가는데, 회사는 내 노동력에는 돈을 주면서 내 미모와 건강은 누가 책임져주냐”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중국 일부 직장인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돌보고 있다. 빈 컵을 간이 가습기로 재활용하거나 돌멩이와 망고씨 같은 특이한 물건을 책상 위 ‘반려동물’처럼 놓아두고 쓰다듬으며 불안을 달래는 식이다. 이런 대처법 뒤에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지나치게 긴 노동시간이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중국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약 48.2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인 44시간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온라인 이용자는 “좋은 사무실 환경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기본적인 권리”라며 “사람이 직장을 만들어가야지, 칸막이 안에 갇힌 부속품처럼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 日, 잔업 규제 완화… 월 100시간도 가능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가 기업의 잔업을 ‘월 45시간 이내’로 억제해 온 방침을 사실상 풀기로 했다. 노사 합의가 있는 기업에서는 월 100시간에 육박하는 잔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다음 달부터 시간외근로에 대한 획일적인 행정지도를 없애고 기업의 자율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은 잔업을 원칙적으로 월 45시간·연 360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다만 노사가 특별조항에 합의하면 일이 몰리는 시기에는 월 100시간 미만까지 일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이런 예외를 인정받은 기업에도 가급적 잔업을 월 45시간 이내로 줄이라고 지도해왔는데, 다음 달부터는 특별조항에 따라 45시간을 넘기더라도 일률적으로 잔업 축소를 요구하지 않는다. 100시간 미만이라는 법정 상한은 그대로지만, 기업들이 45시간을 넘겨 잔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다만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사측이 노동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이번 조치는 획일적인 노동시간 규제가 기업 활동을 제약한다는 경제계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노동자의 건강과 선택권을 전제로 노동시간 규제를 유연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실제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노사가 사전에 정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재량근로제’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로사 방지’를 위해 강화한 규제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2015년 최대 광고회사 덴쓰의 20대 직원이 월 100시간 넘는 초과근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장시간 노동 규제가 강화됐다.
  • 월 100시간 육박 잔업 가능해지나…노동시간 규제 푸는 日

    월 100시간 육박 잔업 가능해지나…노동시간 규제 푸는 日

    ‘월 45시간’ 획일적 지도 없애기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가 기업의 잔업을 ‘월 45시간 이내’로 억제해 온 방침을 사실상 풀기로 했다. 노사 합의가 있는 기업에서는 월 100시간에 육박하는 잔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다음 달부터 시간외근로에 대한 획일적인 행정지도를 없애고 기업의 자율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은 잔업을 원칙적으로 월 45시간·연 360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다만 노사가 특별조항에 합의하면 일이 몰리는 시기에는 월 100시간 미만까지 일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이런 예외를 인정받은 기업에도 가급적 잔업을 월 45시간 이내로 줄이라고 지도해왔는데, 다음 달부터는 특별조항에 따라 45시간을 넘기더라도 일률적으로 잔업 축소를 요구하지 않는다. 100시간 미만이라는 법정 상한은 그대로지만, 기업들이 45시간을 넘겨 잔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다만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사측이 노동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이번 조치는 획일적인 노동시간 규제가 기업 활동을 제약한다는 경제계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노동자의 건강과 선택권을 전제로 노동시간 규제를 유연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실제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노사가 사전에 정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재량근로제’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로사 방지’를 위해 강화한 규제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2015년 덴쓰의 20대 직원이 월 100시간 넘는 초과근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장시간 노동 규제가 강화됐다.
  • 집권여당 정책위의장 면모 보여준 한정애…“속도감 있게 일 처리 노력” [주간 여의도 Who?]

    집권여당 정책위의장 면모 보여준 한정애…“속도감 있게 일 처리 노력” [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앞으로 3주가 중요합니다.” 한정애(4선·서울 강서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4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9월 4일까지 회생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장보기 캠페인’을 함께 열며 힘을 보탰다. 한 의장은 “어제(13일)처럼 사람들이 많이 오면 좋겠다”면서 “지역 주민들도 (임시휴업했던) 그동안 너무 불편했다며 다시 열어서 다행이란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10년을 맞은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 회생 신청을 했다. 한 의장을 비롯한 정치권은 직간접 고용을 비롯한 관계자만 10만명 이상인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홈플러스 전국 67개 점포가 전날 재개장했지만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다음달 4일까지 상품 공급과 매출을 정상화해 영업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20년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한 의장은 지난해 정청래 지도부 출범 이후 두 번째 정책위의장으로 낙점됐다. 당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비롯해 지방선거 공약이행추진단장 등을 맡으며 당정 협의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말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도 조정자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당시 본회의를 앞두고 “단순 오인·착오 및 실수로 생산된 허위 정보를 원천적으로 유통 금지하는 경우, 이미 헌법재판소로부터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며 “이를 종합해 조율·조정한 뒤 수정안을 발의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의장은 당내 첨예한 이견을 드러낸 정부의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서도 일종의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장은 “세제는 연말까지 시간이 있는 측면도 있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며 “신임 지도부가 들어선 뒤 당정 협의를 잘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의장은 지난 1년간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소회에 대해 “속도감 있게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했다”며 “환경부 장관을 했을 때도 그랬는데 정말 깊이 생각해야 되는 것도 평소에 많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미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7대책으로 해서 나온 법안들이 지금 (1년 후의) 9월 7일이 다가오는데도 처리 안 되고 있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달 말에 그 부분을 포함해 전임 의장 때 상정했던 건 다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1번을 배정받아 여의도에 입성한 한 의장은 당내 정책통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입사 후 영국 노팅엄대에서 산업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노총 산하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과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지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등을 지낸 그는 실노동시간단축법(주52시간 상한), 감정노동자보호법, 직장내괴롭힘방지법, 근로시간단축청구권보장법, 출퇴근사고산재인정법안 등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 장관을 역임하며 환경전문가로서의 역할도 했다. 사단법인 국회물포럼 회장을 맡아 물관리 체계 일원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국회 내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를 주도하는 등 동물 복지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다.
  • 정청래 “메가특구 주52시간 준수해야…당대표 되면 李 지지율 5%↑”

    정청래 “메가특구 주52시간 준수해야…당대표 되면 李 지지율 5%↑”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2일 메가특구특별법에서 연구·개발(R&D) 노동자에게 주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노동시간이 모자라면 사람을 늘리면 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정 후보는 자신이 당대표에 당선되는 즉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5% 오를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원이 이렇게 남는데 주 52시간은 준수해야 한다”며 “일자리를 늘리는 차원에서 사람을 더 고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노동시간 연장보다는 고용 확대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연내 제정을 언급한 메가특구특별법에는 메가특구에서 일하는 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상한 적용 예외 등 노동 규제 완화 방안이 포함됐는데 부처 간 이견이 있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서는 “여론조사 원자료를 보면 국정 운영을 ‘매우 잘한다’고 평가하는 전통적인 핵심 지지층이 이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가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당선되면 대통령 지지율이 5% 정도 오르고, 당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10% 정도는 오르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이번주 호남과 수도권 경선 전망에 대해서는 “선거 결과를 계산하지 않는다”면서도 “제가 만난 밑바닥 민심은 예전 그대로”라고 자신했다. 이어 정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을 만난 사례를 언급하며 “그분들은 선거운동이 정청래 개인이 아니라 당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공익 실현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공공재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눈물 겹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김민석 후보가 내년 서울시장·강릉시장 재보궐선거 결과에 당대표직 재신임을 걸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제가 그분들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며 “본인이 직접 나간 선거에서도 패한 분들이다. 서울시장과 강릉시장 재보궐선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 경사노위 “반도체 52시간 특례, 요청 땐 사회적 대화…N% 성과급도 의제화 검토”

    경사노위 “반도체 52시간 특례, 요청 땐 사회적 대화…N% 성과급도 의제화 검토”

    반도체 메가특구의 주 52시간제 예외를 둘러싼 노사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에서 촉발된 ‘N% 경영성과급’ 문제도 사회적 대화 의제로 다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에스타워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노동시간 특례와 관련해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경사노위의 자문을 요구하거나 노정 또는 노사정 간 구체적인 협의에 따라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 되면 적극적으로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는 데 망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첨단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주 52시간제 예외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지만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반도체 메가특구 특별법에 담긴 노동시간 특례를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반도체와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국가의 모든 핵심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노동계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노동계가 우려하는 부분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동시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사노위는 우선 국회 입법 과정과 노정 간 대화를 지켜볼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이견이나 함께 고려해야 할 점들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되고 토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노동계가 요구하는 사회적 대화의 구체적인 모습이 무엇인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경사노위가 입장을 내기는 조금 이르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N% 경영성과급 문제도 사회적 대화 의제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 성과급은 기업이 낸 이익의 일정 비율을 노동자에게 나눠주는 경영성과급이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에서도 전문가들을 모셔서 의견을 듣고 관련 자료를 참고하면서 이 문제를 사회적 대화의 의제로 삼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검토가 끝나면 대화 주체인 노사정과 실무적인 협의를 거쳐 사회적 대화 의제로 상정하고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을 밟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라며 “내부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이후 과정을 밟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경영성과급이 단체교섭 대상인지를 놓고 경영계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양대 노총은 교섭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계와 법조계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김 위원장은 법적 판단만으로는 당장의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단체교섭 대상이 되는지 아닌지는 지금 당장 이 문제를 푸는 데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사회적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성과급이 교섭 대상이라는 판단이 나올 경우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교섭 대상인지에 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김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이 가능한지부터가 문제이고 재판에 가더라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씨줄날줄]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씨줄날줄]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Exemption)’은 일정 요건을 갖춘 관리·전문직 등을 초과근로수당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국내에서도 노동시간 유연화 논의 때마다 거론됐던 이 제도가 서남권 반도체 메가특구 조성을 계기로 다시 화두가 됐다. 재계는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연구개발 인력이 필요할 때 집중해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노동자 동의를 전제로 소득 상위 3%의 관리자·연구개발자를 주 52시간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메가특구의 노동 규제 특례로 검토 중이다. 노동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에 힘을 실었다. 주 52시간 예외 없이도 반도체 기업들이 “어마어마한 실적”을 냈고, 특별연장근로 신청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장시간 노동을 경쟁력과 곧장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에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오늘의 반도체 이익은 오랜 투자와 연구개발의 결실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에서는 기술 전환을 한 번만 놓쳐도 선두가 바뀔 수 있다. 지금의 성적표만 보고 미래 경쟁력까지 재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근시안적이다. 정작 김 장관은 두 달 전엔 반도체를 “공기와 같은 공공재”라며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를 공론화하겠다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AI·반도체 호황으로 생길 초과 세수를 ‘국민배당금’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나눌 이익도 세금도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계속 이겨야 생긴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자는 뜻이 아니다. 노동자 동의를 얻더라도 적용 기간을 한정하고 동의 철회권과 충분한 보상·휴식을 보장해야 한다. 이런 안전장치를 전제로 한 제한적 도입까지 막을 일은 아니다. 김 장관은 “속력이 빠르다고 방향을 역주행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호황만 바라보며 미래 경쟁력을 준비할 길을 막는 것도 역주행과 다름없다. 박상숙 논설위원
  • 김정관 “메가특구 52시간 예외 필요… N% 성과급 반대”

    김정관 “메가특구 52시간 예외 필요… N% 성과급 반대”

    노동장관은 “지금도 엄청난 이익‘예외 허용’ 주장 너무 과잉돼” 이견산업장관 “성과급, 주주 동의 얻어야상법·자본시장법 개정안 추진 중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3대 메가프로젝트’ 이행에 속도를 높이려면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단지 조성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일하겠다는 젊은 사람의 의지를 제도가 강제로 막아서는 안 된다”며 메가특구 내 주 52시간제 특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주 52시간제 이슈는 우리의 가장 큰 경쟁 상대인 중국과 비교해야 한다”며 기업 재직 시절 중국 출장 당시 들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김 장관은 “중국 충칭의 한 정보통신(IT) 기업이 ‘996’(오전 9시 출근·오후 9시 퇴근·주 6일 근무) 제도를 도입하려 하자 직원들이 ‘그렇게 일해서 다른 기업과 어떻게 경쟁하겠느냐’며 반발해 결국 자정까지 일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내부 경쟁은 정말 엄청나다. 열심히 일해서 성취하겠다는 사람들의 의욕과 의지를 제도가 꺾어서는 안 된다”며 “연구개발(R&D) 분야는 물론 스타트업을 비롯한 첨단산업 전반에서 근로시간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 52시간제는 근로자의 노동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자 도입된 제도인 만큼 중국의 장시간 근무 사례를 한국 노동시장에 적용해야 할 근거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지난해 한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83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36시간보다 여전히 97시간 많은 상황이다. 김 장관의 발언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입장과 선명하게 갈렸다. 김영훈 장관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이 안 들어가면 ‘앙꼬 빠진 찐빵’이라는데,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은 현재 52시간제 적용을 받고도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52시간제 때문에) 해외 경쟁 업체에 다 따라잡히고 그런 건 아니지 않으냐”라며 “주 52시간제 예외 허용이 마치 빠지면 안 되는 것처럼 주장이 너무 과잉돼서 건강한 토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 52시간 근로제 완화와 관련한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노동계와 사회적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관 장관은 산업계에 번진 이른바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고, 리스크를 지는 건 투자자다. 그런데 성과급 논쟁에서 정작 주주와 투자자가 빠져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성과급 배분은 월권”이라면서 “최소한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장관은 미국의 무역법 301조 관세 부과에 대해 “한미 무역합의에 따른 15%가 아니라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 수준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 김정관 장관 “中, 자정까지 일해…주 52시간제 손봐야”

    김정관 장관 “中, 자정까지 일해…주 52시간제 손봐야”

    “中 경쟁 첨단산업 근로시간 손봐야” “일하겠다는 의지 강제로 막아선 안돼” “美, 쿠팡을 농산물 수출 채널로 생각” 과잉생산 美 301조 조사 이달 말 발표 김영훈 노동 장관 “예외 없이도 이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이 들어설 메가특구에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52시간 예외 주장이 과잉됐다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입장과 대립하면서 부처 엇박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일하겠다는 젊은 사람들의 의지를 제도가 강제로 막아서는 안 된다”며 메가특구 내 주 52시간제 특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주 52시간제 이슈는 우리의 가장 큰 경쟁 상대인 중국과 비교해야 한다”며 사기업 재직 시절 중국 출장 당시 들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중국 충칭의 한 정보통신(IT) 기업이 ‘996’(오전 9시 출근·오후 9시 퇴근·주 6일 근무) 제도를 도입하려 하자 종업원들이 ‘그렇게 일해서 다른 기업과 어떻게 경쟁하겠느냐’며 반발해 결국 밤 12시까지 일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중국 내부 경쟁은 정말 엄청나다”며 “중국 노동자들도 회사가 성장해야 본인이 월급을 받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가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일해서 성취하겠다는 사람들의 의욕과 의지를 제도가 꺾어서는 안 된다”며 “연구개발(R&D) 분야는 물론 스타트업을 비롯한 첨단산업 전반에서 근로시간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근로 시간 규제를 완화하자는 논리다. 하지만 주 52시간제는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중국의 장시간 근무를 한국 노동시장에 적용해야 할 근거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833시간으로 OECD 평균 1736시간보다 97시간 많은 상황이다. 전날 김영훈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52시간제 적용을 받고 있다며 “예외 없이도 지금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 우리가 다 따라잡히고 그런 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어 “(주 52시간제 예외 허용 등이) 마치 빠지면 안 되는 것처럼 너무 과잉돼서 건강한 토론을 어렵게 만든다”며 “사실관계에 기초해 합리적 대안을 찾으면 된다”고도 했다. 그는 “양대 노총이 대통령 면담과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으니 노동계와 충분히 소통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업 노조 성과급 확대 요구에“회사주인은 주주, 주총 동의 얻어야”김정관 장관은 반도체 기업 노조의 성과급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며 주주와 투자자의 이해가 가장 먼저 우선할 때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며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을 무시하는 기업에 누가 투자하고 주주가 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 피해는 결국 경영진과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인센티브 구조에는 반대한다. 최소한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 의견을 관계 부처에 제기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정관 장관은 한미 통상 이슈로 떠오른 쿠팡 사태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쿠팡을 ‘농산물 수출 채널’로서 한미 무역수지 적자를 완화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많은 미국 정치인이 쿠팡 덕분에 미국의 농산물·수산물·축산물들이 한국에 수입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해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쿠팡이 싼 인근의 중국산을 수입한다고 이해하지, 미국산을 (수입)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 이슈의 본질은 한국 성인의 80% 가까운 정보가 유출되고 그것을 몇 달 동안 몰랐다는 점”이라며 “미국 정치인들에게 ‘미국 성인의 80% 정보가 외국에 유출됐는데 제대로 신고하거나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기업을 미국은 어떻게 대할 것 같냐’고 반문하면 대부분 수긍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한국 정부가 쿠팡을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불이익을 줬다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겠느냐”며 “쿠팡 이슈가 한미 동맹이라는 기초나 기반을 흔들 만큼 한미 동맹이 옅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과잉생산 관련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가 “이달 말 안에 발표될 것으로 본다”며 한미 통상 당국 간에는 지난해 무역 합의에서 정한 15% 상한선에 대해 컨센서스(합의)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다만 15%는 궁극적 목표는 아니며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24일부터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문제 삼아 무역법 301조를 적용, 주요 교역국에 10~12.5%의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를 새로 부과했다. 한국에도 12.5%의 관세가 적용됐다. “CPTPP 가입 안하는 게 더 이상해”“한일 비즈니스 코드 맞아…충분히 논의”김 장관은 이와 함께 체결이 사실상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의미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에 대해 “가입을 안 한다는 게 더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기업의 활동 영역은 할 수 있으면 넓혀야 하고, 어떤 형태든지 우리가 해외시장을 통해 성장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걸림돌과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우리 농산물과 수산물에 대한 애로사항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하고 허심탄회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최선을 다해 국익 차원에서 지혜롭게 판단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사기업에 재직 당시 일본 종합상사를 경험해봤다며 “아시아에서 시장 경제, 민주주의, 자유무역 통상에 서로 이해하고 같이 발전해왔던 나라가 한일이고 서로 어떻게 사업해야할 지 비즈니스 코드가 맞다”며 “많은 기업들이 이런 경험을 축적하면서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외교적 이슈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데 앞으로의 방향은 할 수 있다면 경제 영토를 같이 쓰고 함께 넓혀 나가는 게 우리나라가 잘 되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메가 FTA인 CPTPP에는 2024년 영국 가입 이후 일본·멕시코·호주·뉴질랜드·캐나다·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칠레·페루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과 양자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는 일본과 멕시코뿐이다. CPTPP는 인구 약 5억 8000만명,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4일 이 대통령 주재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아세안, 멕시코 등 신규 시장을 확보하고 K콘텐츠, 소비재 수출을 가속하도록 CPTPP 가입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농어업계와 국회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 “배달 라이더도 근로자” 첫 판결 확정…노동계 “최저임금 적용하라”

    “배달 라이더도 근로자” 첫 판결 확정…노동계 “최저임금 적용하라”

    플랫폼 업체를 통해 일하는 배달 라이더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첫 판결이 확정됐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플랫폼 기반 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8-1부(부장 이지영·황성미·박성윤)는 지난 3일 라이더유니온 지부 조합원 A씨가 배달대행플랫폼 업체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및 임금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피고 측이 상고 기일인 지난 28일까지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은 최종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2024년 1심에서 A씨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한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으로, 배달 라이더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그동안 배달노동자들은 배달대행플랫폼 업체에 사실상 종속된 상태로 일하고 있지만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법적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재판부는 이 종속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배달 라이더가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일하는 동안 회사의 지휘·명령을 받아 노무를 제공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게 되면 최저임금·퇴직금·휴가 보장은 물론 해고, 노동시간(주 52시간) 등에서도 제한을 받게 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배달·운전 플랫폼 노동자는 약 48만 5000명에 이른다. 노동계는 판결 확정을 환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배달라이더가 법적으로 노동자라는 것이 최종 확정된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제 노동부와 배달의민족·쿠팡이츠가 대책을 내놓을 차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배달 라이더나 택배기사와 같은 도급제 노동자들에게 건당 최저임금을 적용할지를 두고 논의를 진행했지만, 경영계의 반대 속에 지난달 표결에서 부결됐다. 또한 ‘일하는사람기본법’ 추진을 중단하고, 기존 노동법의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국정과제인 일하는사람기본법은 배달 노동자나 프리랜서 등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으나, 노동계는 강제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공공운수노조는 배달의민족, 쿠팡 등을 향해 “하청업체 라이더들을 즉시 법정 노동자로 채용하고, 적정한 보수와 노동조건을 제시하라”고도 요구했다.
  • [공직자의 창] 근무 줄고 성과 쑥, 실노동시간 단축의 마법

    [공직자의 창] 근무 줄고 성과 쑥, 실노동시간 단축의 마법

    일하다 보면 희한한 일들이 많다. 누구는 오래 일해도 성과가 별로인데, 누구는 짧게 일해도 높은 성과를 낸다. 왜 생산량이 노동시간에 비례하지 않을까. 굳이 경제학 교과서를 꺼내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생산성의 차이다. 한국은 아직 국제적으로 장시간 근로 국가다. 2010년 2163시간이던 연간 노동시간이 2025년에는 1833시간으로 줄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36시간보다 97시간 더 길다. 주 40시간 기준으로 1년에 2.5주 더 일하는 셈이다. 장시간 노동은 ‘워라밸’을 저해하고 저출생 위기를 초래한다. 집중력을 떨어뜨려 산재 사고는 물론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수적인 창의성 발현을 저해한다. 그리고 생명을 위협한다. 줄여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줄여야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일하는 방법’을 바꾸면 마법이 현실로 바뀐다. 이런 흐름에 공감한 노사정은 지난해 12월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공동선언’을 통해 2030년까지 실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까지 줄이기로 합의했다. 정부도 올해부터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어떻게 할지 방법을 모르는 사업장에는 주 4·5일제 특화 컨설팅으로 구체적인 제도 설계를 해 준다. 노사가 합의해 실제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워라밸+4.5 프로젝트를 통해 인건비도 지원한다. 이미 현장에서는 임금 감소 없이 노동시간을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는 해법이 작동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일하지 않거나 격주로 휴무하는 주 4.5일제 유형, 월 2회 자율적으로 4시간 줄이는 주 38시간제, 매일 1시간씩 줄이는 주 35시간제 등 다양하다. 기업 내 직군별로 다른 단축 모델을 적용하는 등 기업 상황에 맞게 창의적이다. 공통점은 노동시간 단축이 노사 합의로 자율적이고 유연하게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현장의 사례들을 다른 사업장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좋은 사례를 알면 더 쉽고 효과적이다. 그래서 노사발전재단은 올해부터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단’을 구성해 다양한 성공 사례를 발굴·확산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경기도 파주의 A사는 출퇴근이 어려운 지역에 있어 인재 유치가 어려웠으나 유급휴가를 통한 자율적 주 38시간제로 해결했다. 광고업체 특성상 이직률이 높았던 서울의 B사는 2시간 조기 퇴근제로 이직률을 50%에서 11%로 낮췄다. 경북 포항의 C사를 보자. 현장직은 교대제 개편으로 주 1.5시간을 줄였고, 사무직은 격주 4일제로 연장근무가 23.5시간에서 18.5시간으로 줄었다. 서울의 D사는 적극적인 유연근무제와 재택근무제 병행으로 청년들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이제는 주 35시간제까지 도입한다고 한다. 결국 실노동시간 단축의 성공은 각 기업에 맞는 제도 도입에 달렸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을 스스로 척척 해내긴 어렵다. 노사 합의가 고민스럽다면 재단의 ‘상생파트너십 지원사업’이 있다. 노사 간 공감대 형성에 딱 맞춤이다. 공감대는 형성됐는데 실제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면 재단의 ‘일터 혁신 컨설팅’이 있다.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제도를 설계해 준다. 그렇게 실제 노동시간이 단축됐다면 ‘워라밸+4.5 프로젝트’가 있다.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꿈만 같았던 마법이 현실이 되고 있지 않은가. 실노동시간 단축은 단순히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대 혁신이다. 노사발전재단은 노사와 함께 호흡하며 ‘일하는 방식의 마술사’가 되고자 한다. 근무는 줄고 성과는 쑥 올라가는 기분 좋은 마법, 이제 여러분의 일터에서 직접 경험하실 수 있다. 박종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 [씨줄날줄] 폭염중대경보

    [씨줄날줄] 폭염중대경보

    어제 오전 10시를 기해 경북 경산과 포항에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다. 2008년 도입된 폭염특보는 그간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내려지는 주의보와 35도 이상의 경보, 2단계로 운영되어 왔다. 기상청은 지난달 1일 여기에 최상위 단계인 중대경보를 얹어 3단계로 폭염특보를 개편했다. 개편 42일 만에 최상위 경보가 발령된 것이다. 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기온 39도 이상이 단 하루만 예상돼도 내려진다. 발령 시 긴급 작업을 제외한 모든 야외 활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18년 만에 폭염특보 체계를 손본 것은 올여름 전망이 심상치 않아서였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올해 5~7월 엘니뇨 발생 확률을 82%로 예고했는데, 실제 5월부터 엘니뇨가 시작됐고 7~9월 사이 강한 엘니뇨로 발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의 뜨거워진 바닷물이 대기 순환을 흔들어 전 지구적으로 폭염·가뭄·폭우를 증폭시키는 현상으로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6월 이후 3500명 이상이 폭염으로 숨졌고, 쿠웨이트에선 그늘의 온도가 51도까지 올라갔다. 체감온도 38도는 일상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폭염이다. 그리스에서는 40도가 넘으면 휴교한다. 지난달 프랑스에서는 에펠탑과 루브르가 조기 폐관했고, 영국 런던에서는 버킹엄궁 근위병 교대식이 취소됐다. 유럽 최대 노조연합은 지난달 말 유럽연합(EU)에 30도 이상에서 법적 작업 중단권을 보장하라는 요구안을 제출했다. 폭염특보가 노동시간과 연결되니 1~2도 차이에도 이해가 갈린다. 중국은 노동법상 40도가 넘으면 실외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일기예보에 39도가 유독 자주 등장하자 “기상국이 40도 예보를 기피한다”는 루머가 돈다. 산업 기준에 맞추는 것 아니냐는 의심인 것이다. “그늘 속 백엽상에서 측정되는 기온이 아스팔트 위 체감온도와 차이 날 수밖에 없다”는 기상청의 해명은 어쩐지 궁색하다.
  • [서울광장] 호남 반도체 속도전, 적은 내부에 있다

    [서울광장] 호남 반도체 속도전, 적은 내부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3대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속도전’을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는 895조원 규모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발표한 지 1주일 만인 이날 광주 군공항 부지를 입지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원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다 끝내고 그다음 단계로 (호남 반도체를) 얘기하려 했던 것 같아서 (내가) 동시에 추진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대통령의 의지가 각별히 실린 프로젝트다. 그런데 기업들이 구체적 투자 일정을 확정하려면 전력, 용수, 인력 등 입지 여건에 대한 확신이 서야 한다. 두 기업이 반도체 투자계획 공시 등에서 ‘경기 변동성’이나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단서를 덧붙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앞뒤 안 따져 보고 투자했다가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규정한 개정상법 위반이 될 수 있다. 4기를 짓겠다는 호남 반도체 팹(공장) 가동에는 6.3GW(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원전 4~5기를 통한 안정적 전력생산과 송전망이 요구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전력수요가 늘어난다면 신규 원전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존의 영광 한빛원전 1호기부터 사용연한 문제로 가동이 중단돼 있다. 2호기도 곧 중단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애착이 그만큼 뿌리가 깊다. 친명·친문 계파싸움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하루 65만t이 필요한 용수는 기존 댐 수계를 활용하고 동복댐을 높이면 감당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한다. 하지만 영산강·섬진강 유역 면적은 한강의 13~18% 수준이다. 가뭄이 닥치면 동복댐과 주암댐 저수율은 10%대로 떨어진다. 농업용 저수지인 나주호에서 빼기로 한 하루 21만t의 물도 모내기철 등에 가뭄이 닥치면 농민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민주당 안팎에는 4대강 보 해체를 의미하는 ‘재자연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시퍼렇게 살아 있다. 지난해 10월 윤석열 정부가 국가전략산업 용수공급을 위해 건설계획을 짜 놓은 14개 기후대응댐 가운데 7개를 중단시킨 주무장관도 김 장관이다. 이제 4대강 식으로 물그릇을 키우기 위해 댐을 신·증축하는 쪽으로 선회하려 해도 환경단체와 주민 반발 등 가파른 산을 넘어야 한다. 주52시간제도 연구개발(R&D) 인력과 현장 건설공정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될 수 있다. 호남 반도체의 진짜 난적은 “특정지역 특혜”, “8·17 전당대회용” 등 야당의 정치적 비판이 아니다. 지지층을 지배해 온 환경론 등의 도그마와 기존 정책기조야말로 내부의 적이 될 수 있다. 임기 내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하려면 기업이 확신을 갖고 투자계획을 이행할 수 있을 만큼 과감하고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여권 앞에는 세 갈래 길이 있다. 첫째, 인프라 조성 계획을 놓고 검토를 거듭하다 구체적 방안은 다음 정권으로 넘기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복수의 연금개혁안으로 고심하다 보험료 납부액 증가 부담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차기정권으로 미뤘다. 둘째는 지지층과의 불화를 감수하고 원전, 물 관리, 노동시간과 관련한 규제정책의 대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당 내 반발을 무릅쓰고 한미 FTA를 밀어붙였다. 이는 수출한국의 경제영토 확장과 한미동맹 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여권 분열과 정권교체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셋째는 용인 삼성반도체 클러스터의 부지 조성, 설비 구축 등에 필요한 인허가, 민원 문제 등을 속전속결로 해결해 주고, 동시에 서남권 클러스터에는 용수·전력·노동의 특례를 적용하는 대안을 설득하는 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지층으로부터 ‘신자유주의자’란 비판을 받아가며 IMF와의 약속대로 부실기업 정리, 공공·금융·노동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외환위기 극복이란 레거시를 남길 수 있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한 정권의 희망프로젝트에 그칠 것인가, 인공지능(AI) 시대 한국경제의 주춧돌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진실의 순간’이 문을 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박성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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