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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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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무, 나체 상태로 도둑 마주쳤다…피해 액수가 무려

    전현무, 나체 상태로 도둑 마주쳤다…피해 액수가 무려

    방송인 전현무가 여행 중 도둑을 만난 경험을 전했다. 23일 방송된 MBN·SBS Plus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 7회에서는 ‘여행지에서 생긴 일’을 주제로 충격적인 실화들이 공개됐다. 이날 전현무는 “저는 되게 아찔한 경험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예전에 인도 여행을 갔다. 숙소를 싼 데를 잡았다”며 “허름한 여관 같은 데 들어갔는데 방문이 안 잠기는 거다. 나무 문인데 툭 치면 확 열리더라”고 설명했다. 전현무는 “‘누가 들어오겠어’ 하고 씻고 있는데 느낌이 쎄하더라. 확 (기습으로) 열었는데 누가 들어와서 내 지갑을 막 뒤지고 있더라”고 회상했다. 전현무가 당황해하는 사이 도둑은 돈을 챙겨 도망쳤다. 전현무는 “한 50만원을 가져갔다”고 피해액수를 전했다. 이에 규현이 “형은 나체였고?”라고 묻자 전현무는 “나 나체지. 나체고 뭐고 뭐가 중요하냐”고 답했다. 이에 허영지가 “더 싫다”고 경악하자 전현무는 “도둑이 많이 놀라긴 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 “샤워하는데 나와 마주쳤다” 전현무, 여행 도중 충격 실화

    “샤워하는데 나와 마주쳤다” 전현무, 여행 도중 충격 실화

    방송인 전현무가 인도 여행 중 숙소에서 겪은 절도 피해를 털어놓는다. 23일 방송되는 MBN·SBS Plus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내사패’)’에서는 ‘당신의 여행을 악몽으로 바꿔버린 사이코패스들’을 주제로 여행지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실화들이 공개된다. 전현무는 과거 인도 여행 도중 숙소에서 절도 피해를 당한 일화를 고백한다. 저렴한 숙소를 잡았다는 전현무는 “방문이 안 잠겼다. 씻고 있는데 느낌이 싸해서 문을 확 열어봤더니 누가 들어와서 내 지갑을 막 뒤지고 있더라”고 회상한다. 전현무는 자신의 방에 들어온 도둑과 마주쳤다고 설명했다. 전현무는 “도둑이 많이 놀라긴 했다”고 당시를 떠올리고, 이를 듣던 허영지는 “아 싫다”라며 소스라친다. 한편 ‘내사패’는 넷플릭스 대한민국 오늘의 TOP10 예능 부문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 일본 OTT 플랫폼 아베마(ABEMA)를 통한 일본 방송까지 확정 지었다.
  • ‘연봉 40억’ 전현무, ‘이것’ 때문에 결혼정보회사 “최하위 1점”

    ‘연봉 40억’ 전현무, ‘이것’ 때문에 결혼정보회사 “최하위 1점”

    방송인 전현무가 결혼정보회사 등급 평가에서 나이 점수 최하점을 받아 충격에 빠진다. 2일 방송되는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사당귀)’에서는 전현무의 결혼정보회사(결정사) 등급 산정 과정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차희연 결정사 대표는 1977년생인 전현무를 향해 “50대 진입을 앞두고 있어 나이 점수는 최하위인 1점”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에 전현무는 만 나이를 강조하며 “나 영포티(Young Forty)야”라고 항변했다. 외모 점수 측정에서도 논쟁은 이어졌다. 전현무는 “외모 만점”을 주장했으나, 차 대표는 “전현무씨가 변우석씨는 아니지 않냐”라며 까다로운 평가 기준을 상기시켰다. 상황을 지켜보던 동갑내기 이영표도 의견을 보탰다. 그는 “나이가 50이면 외모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나이가 1점이니 외모도 볼 필요 없이 당연히 1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현무가 “너랑 나랑 동갑이잖아!”라고 발끈하자, 이영표는 “나는 유부남이고 너는 미혼”이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전현무는 1977년 11월생으로 만 48세다. 2006년 KBS 32기 공채 아나운서 출신으로 2012년 프리랜서 전향 후 현재까지 정상급 MC로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사당귀’를 비롯해 MBC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MBN ‘전현무계획4’,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 JTBC ‘톡파원 25시’ 등을 이끌어오고 있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전현무의 수입에 대해 프로그램과 광고, 행사 등의 수익을 더해 연 30억원에서 40억원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 “가만히 있으면 살려준다” 눈앞에서 살인 목격한 피해자 …천안 구인광고 연쇄살인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가만히 있으면 살려준다” 눈앞에서 살인 목격한 피해자 …천안 구인광고 연쇄살인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논밭 한가운데서 발견된 두 구의 시신2006년 1월 14일 오전 11시경 충청남도 천안시 풍세면의 한 도로 공사 현장 굴다리 안에서 흉기에 찔린 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에 탄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당시 안개가 짙게 낀 오전 10시 50분경 현장을 지나던 마을 주민이 나무토막인 줄 알고 다가갔다가 끔찍하게 훼손된 시신을 처음 발견했다. 시신은 가족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수의조차 제대로 입히지 못한 채 평소 입던 옷을 덮어 장례를 치러야만 했다. 수사가 난항을 겪던 중 19일 최초 발견 현장에서 불과 50m 남짓 떨어진 논바닥 보온덮개(부직포) 아래에서 또 다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두 번째 시신은 얼굴에 비닐봉지가 씌워지고 양손이 결박된 상태였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살해 방식으로 유기된 두 사람. 그러나 부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시신이 발견된 날짜는 달랐지만 두 피해자가 사망한 날짜는 1월 12일로 동일했던 것이다. 두 여성 모두 20대였으며, 우연의 일치로 고향이 같았을 뿐 일면식도, 어떠한 접점도 없는 사이였다. 달콤한 미끼와 보이지 않는 덫사건의 발단은 생활정보지에 실린 구인광고였다. 범인은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20대 여직원 구함’이라는 가짜 유령 회사의 광고를 내며 구직을 간절히 원하던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그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수사망을 교란했다. 인터넷을 통해 대포폰을 구입한 뒤 택배로 배달받아 사용했고 광고를 등록할 때는 현직 시청 공무원의 이름을 도용하여 가짜 유선 전화번호까지 기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범행 당일인 1월 12일 오전 대형마트 앞에서 첫 번째 피해자를 만난 범인 명 씨는 자신의 렌터카에 피해자를 태운 후 미리 물색해 둔 인적 드문 공사 현장으로 향했다. 피해자의 승용차는 범인을 만났던 마트 인근 주차장에 3일 동안이나 방치되어 있다가 뒤늦게 가족들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이동 중에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피해자를 안심시켰으나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돌변했다. 흉기를 꺼내 들고 돈을 내놓으라며 위협했고 돈이 없다고 하자 끔찍한 성범죄를 저질렀다. 통제라는 이름의 폭력…그리고 참극명 씨의 수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피해자의 심리를 완벽하게 통제하려 한 사이코패스적 성향이다. 그는 첫 번째 피해자를 양손으로 결박한 뒤 “가만히 있으면 집에 보내주겠다”,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라”라며 헛된 희망을 주어 반항을 차단했다. 피해자를 뒷좌석에 숨겨둔 채 그는 태연하게 두 번째 피해자를 만나러 이동했다. 두 번째 피해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다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며 천안의 한 고시원에 머물던 20대 여성이었다. 사건 당일 오후 3시경 고시원을 나서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인근 CCTV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오후 5시 천안의 한 휴게소 근처에서 두 번째 피해자를 만난 명 씨는 다시 흉기로 위협하여 결박했다. 그는 두 번째 피해자의 카드를 빼앗아 은행 콜센터에 대출 한도와 현금 인출을 문의했으나 통장에 잔액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돈을 뺏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명 씨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잔혹한 결정을 내린다. 그는 조수석에 있던 비닐봉지를 주워 뒷좌석으로 넘어간 뒤 첫 번째 피해자가 지켜보는 눈앞에서 두 번째 피해자의 얼굴에 비닐을 씌우고 테이프를 감아 질식사시켰다. 참극을 목격하고 살려 달라 울부짖는 첫 번째 피해자에게는 “시끄럽다”는 이유만으로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이후 범행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첫 번째 피해자의 시신을 굴다리 밑으로 옮겨 인화 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였고 두 번째 피해자의 시신은 인근 논바닥에 유기했다. 진화하는 괴물…수면 위로 드러난 여죄이 끔찍한 사건은 명 씨의 첫 범행이 아니었다.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을 살다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불과 7개월 만인 2005년 12월 그는 이미 살인을 저질렀다. 당시 그는 생활정보지에서 과외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어 영어 교육 상담을 명목으로 피해자를 렌터카로 유인했다. 이후 흉기로 위협해 현금과 신용카드를 빼앗고 피해자의 얼굴을 테이프로 감아 질식사시킨 뒤 야산에 낙엽으로 덮어 유기했다. 경찰은 천안, 아산, 대전에서 차출된 60여 명의 경찰관으로 특별 수사팀을 편성해 수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범인이 단 4일간 사용하고 버린 대포폰의 통화 내역 38건과 수발신 기지국 위치 13곳을 끈질기게 추적했다. 통신사 통화 기록 72만 건을 일일이 분석하며 겹치는 동선을 파악했고 마침내 한 렌터카 업체와의 통화 기록을 찾아냈다. 렌터카 계약자를 추적한 끝에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 명 씨의 신원을 특정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지던 2006년 4월 10일, 명 씨는 인천에서 또다시 과외 광고를 이용해 네 번째 범행을 시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피해자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가만히 있으면 살려주겠다”는 협박에도 맹렬히 저항하며 렌터카 밖으로 탈출했고 우연히 이 상황을 목격한 택시 기사가 렌터카의 번호판을 외워 경찰에 제보했다. 범죄자의 얄팍한 통제를 깨부순 피해자의 용기와 시민의 기지가 겹쳐지며 명 씨는 마침내 경기도 시흥의 한 고시원에서 긴급 체포된다. 반성 없는 살인마와 남겨진 숙제체포 후 범행을 시인한 뒤에도 명 씨에게서는 진정한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수감 중인 구치소 안에서도 극도의 반사회적 폭력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세 명의 생명을 앗아간 연쇄 살인마 명 씨에게 최종적으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남겨진 유가족들은 딸의 유품을 불태우며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 속에 남겨졌다. 생계를 위해 혹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애썼던 세 명의 선량한 시민은 끝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들의 발걸음을 무참히 짓밟은 범인은 아직도 교도소 안에서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간직한 민낯을 유지한 채 살아 있다. 천안 구인광고 연쇄살인 사건은 타인의 절박함을 미끼로 삼는 범죄의 악랄함을 우리 사회에 뼈아픈 기록으로 남겼다.
  • ‘스토킹 피해’ 고백한 여가수…팬이라 챙겨줬더니 “우리 사이 인정”

    ‘스토킹 피해’ 고백한 여가수…팬이라 챙겨줬더니 “우리 사이 인정”

    아이돌 스타들이 경험한 충격적인 스토킹 피해를 직접 털어놓는다. 19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MBN·SBS Plus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 2회에서는 ‘슈퍼주니어’ 규현과 ‘카라’ 허영지가 활동 시절 겪었던 충격적인 스토킹 피해 경험담을 전한다. 먼저 규현은 18년이라는 긴 숙소 생활 동안 겪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을 고백했다. 그는 “저희 숙소도 팬에게 털린 적이 있다”라며 “옛날에는 복도식 숙소잖아요. 소화전이 좀 큰데. 그 안에 팬이 숨어 있었다”고 밝혀 스튜디오를 경악게 했다. 규현은 “문이 가까우니까. 문을 열 때 비번을 보려고 거기 숨어서 있는 거다”라며 당시의 공포스러운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허영지의 충격적인 고백이 이어졌다. 허영지는 “저는 스토킹이 있었다”며 “2016년부터 한 7년 동안 괴롭혔던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허영지의 부모가 운영하는 카페를 찾아와 장시간 기다리는 것은 물론 가족들의 차량 번호까지 수집해 부모와 언니에게 연락을 취하는 등 그 범위를 넓혀갔다. 허영지의 부모가 팬이라는 이유로 스토커에게 음식을 챙겨준 적이 있는데, 이를 두고 “우리 사이를 인정해 준 것”이라고 왜곡해 해석하는 등 심각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다른 팬들을 향해 “질투해서 그러는 거다. 다 죽여버리고 싶다”는 살벌한 내용의 편지까지 보낸 것으로 드러나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허영지는 “2020년 실제로 변호사 상담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사건의 심각성에 비해 미비했던 당시의 관련 처벌법과 그로 인해 피해자가 겪어야 했던 현실적인 고통을 고백한다.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 등 반사회적 인격들과 마주한 실제 경험담을 다루는 실화 기반 토크 프로그램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 유명 연예인 가족, 노숙인에 폭행당해…“겨울 따뜻하게 보내려고”

    유명 연예인 가족, 노숙인에 폭행당해…“겨울 따뜻하게 보내려고”

    가수 넉살이 자신의 친누나가 겪은 ‘묻지마 폭행’ 피해 경험을 전해 충격을 자아냈다. 12일 첫 방송된 MBN·SBS Plus 예능 프로그램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에서는 전현무, 규현, 넉살, 허영지가 한자리에 모여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반사회적 인격들과 마주했던 실제 경험담을 나눴다. 이날 전현무가 “실제로 주변에서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넉살은 자신의 셋째 누나가 겪은 끔찍한 사건을 털어놨다. 넉살은 “셋째 누나가 치아 교정기를 착용하고 있던 시절, 겨울에 길을 걸어오고 있었는데 한 노숙자가 다짜고짜 누나에게 주먹을 날렸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폭행으로 넉살의 누나는 입안을 13바늘 이상 꿰매야 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넉살은 “당시 셋째 누나 성격이 쉽지 않은 편이었다. 피를 철철 흘리는 와중에도 도망치는 범인을 향해 ‘저놈 잡아라!’ 하고 소리를 지르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다행히 가해자는 현장에서 붙잡혔지만, 폭행을 저지른 이유는 황당함을 넘어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넉살은 “알고 보니 전형적인 묻지마 폭행이었는데, 그 노숙자가 겨울이라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 감옥에 들어가서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려고 일부러 무고한 사람을 때린 것이었다”고 밝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를 들은 서혜진 변호사는 사이코패스에 대해 “타인의 감정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타인을 도구화하며 범죄 후에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의 일종”이라고 짚었다.
  • ‘사이코패스’ 전현무 “아이 못 낳는 이유” 고백

    ‘사이코패스’ 전현무 “아이 못 낳는 이유” 고백

    방송인 전현무가 새 예능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를 통해 세상에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MBN·SBS Plus 새 예능 프로그램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는 1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작발표회 영상을 공개했다.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 등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반사회적 인격들과 마주한 실제 경험담을 다루는 실화 기반 스릴러 토크 프로그램이다. 실화 사건 기반의 앤솔로지 드라마타이즈 형식 재연과 스토리텔러들의 생생한 토크, 전문가 분석을 결합해 기존 범죄 예능과는 차별화된 몰입감을 선사한다. 주희진 PD는 “주변에서 사람으로 인해 겪는 무서운 일을 드라마로 구성하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라면서 “기존의 범죄 프로그램은 이 사건이 얼마나 악랄하고 충격적인지 다룬다면 우리 프로그램은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로, 우리가 왜 이 일에 휘말리는지 보여준다”라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전현무는 고정 프로그램 11개를 이끄는 가운데 스릴러 예능에도 처음 도전한다. 그는 “우리 현실과 굉장히 가까이 있는 게 다르다. 지어낸 이야기로 무서워할 수도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우리 현실 가까이에 있다. 우리도 피해 갈 수 없고, 대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11개 프로그램을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한다. 내 넷플릭스 알고리즘은 스릴러, 공포다”라며 “실제로 좋아하는 장르인데 이 프로그램은 우리 현실에 있는 이야기여서 더 흥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래퍼 넉살은 “매회 너무 무서웠다. ‘만약에 저런 사이코패스들이 내가 아닌 어린 자녀들이 만나서 사건에 휘말린다면?’ 그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전문가분들이 예방하는 방법을 말해주실 때 정말 귀담아듣는다”라고 밝혔다. 전현무는 “살짝 오버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래서 결혼을 못 하겠다. 무서워서 아이를 못 낳겠다”라며 “이 프로그램의 영향이 있다. 세상이 위험하니까 애 낳기가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또 “워낙 사람을 잘 안 믿는 스타일이기는 한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더 중증에 빠진 것 같다. 호의와 선의로 다가와 주는 분이 계시는데 그런 분들도 못 믿겠더라”며 “부작용일 수도 있는데 인간애가 사라져서 슬프다”고 덧붙였다. 가수 허영지는 “첫 방송을 보면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사이코패스는 멀리 있지 않다. 험난한 세상을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미리 분석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슈퍼주니어 규현은 “실화에 기반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공감하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라고 관전 요소를 설명했다.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는 오는 12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 명문대 출신 엘리트의 몰락, 프놈펜서 펼쳐진 ‘코인 사기 시나리오’ [파멸의 기획자들 #29~32]

    명문대 출신 엘리트의 몰락, 프놈펜서 펼쳐진 ‘코인 사기 시나리오’ [파멸의 기획자들 #29~32]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저기요, 김가영 비서님~ 오늘따라 유난히 더 매력적으로 보이네요. 뭔가 좋은 일이 있으신가봐요. 예쁜 얼굴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데 이쪽으로 와 주실 수 있나요?” “야!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정말 짜증난다니깐!” ‘국제범죄 소굴’로 악명 높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한 낡은 사무실.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내던 권상기가 컴퓨터로 바둑을 두고 있던 박도준을 능글맞게 불렀다. 도준은 자신이 ‘김가영 비서’로 불릴 때마다 이상하리만치 소름이 돋았다. 텔레그램 가상화폐 사기단 속에서 여성 역할을 맡고 있지만, 현실에서도 그렇게 불리면 남성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내내 불편했다. 30대인 권상기와 박도준은 동갑내기다. ‘친구’라기보다는 ‘동업자’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두 사람은 각각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한때는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다녔던 엘리트였다. 어려서부터 도준은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과대망상 경향이 강했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유명 증권사에서 일하다가 중국 출장을 간 것이 화근이 됐다. 마카오의 한 호텔에 들렀다가 카지노에서 바카라 게임 현장을 목격했다. 바카라는 큰 틀에서 보면 확률이 50대 50인 카드 게임이기에 수학적으로 정교하게 계산하면 반드시 딜러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다. 밤을 새가며 확률 분석을 통해 나름의 ‘필승 공식’을 만들었다. 이를 실전에 적용해서 우리 돈 300만원을 벌어서 귀국했다. 행운에 가까운 결과였지만 도준은 이를 자신의 분석력 덕분으로 여겼다. 이때부터 그는 금요일 저녁마다 여의도에서 총알택시를 타고 강원랜드로 향했다. 그런데 도박에 빠져 들수록 게임 결과가 자신의 예측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대다수 사람은 과오를 인정하고 더 이상 손실을 막고자 카지노에서 손을 떼지만, 그는 되레 ‘자본금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오판해 더 많은 돈을 빌려 태우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1년 가까이 이어지자 직장 생활은 파탄이 났다. 수억원에 달하는 사채를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자 대부업자들이 협박에 나섰다. 결국 도준은 이들을 피해 한국 경찰의 손이 닿지 않는 캄보디아로 숨어 들었다. 상기는 누구든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생각이 들면 철저히 괴롭히고 짓밟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이코패스였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누구나 부러워하는 정보기술(IT) 기업에 입사했지만 바로 이 기질 때문에 동료들과 끊임없이 충돌했고 권고사직 형태로 쫒겨났다. 지인들은 그를 두고 ‘성격만 온순했다면 미국 실리콘밸리로 가서 세계적인 개발자가 됐을 것’이라고 수근댔다. 그는 자신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허투루 낭비했다. 대학 시절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해킹해서 남자 친구와 헤어지게 만들었고, 회사에 다닐 때도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이들의 개인정보를 털어 불법 조직에 넘겨 문제가 됐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추적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캄보디아로 건너갔다. 이곳에서 자신의 컴퓨터 실력으로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르겠다고 마음 먹고. 몇 달 전 상기는 프놈펜에서 자신의 성격을 주체하지 못해 길거리 건달들과 시비에 휘말렸다. 얻어맞기 일보 직전 상황으로 내몰렸다. 현지 경찰은 이들과 한패인 듯 상황을 지켜만 봤다. 때마침 도준이 주변을 지나가다가 “살려달라”는 한국어 외침을 들었다. 자세히 보니 길거리 일행은 평소 자신의 환치기를 도와주던 이들이었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위험을 무릅쓰고 건달들을 달래 상기를 무사히 구해냈다. 동포애 때문은 아니었다. 그를 도와주고 이를 지렛대 삼아 나중에 큰 돈을 뜯어낸 뒤 캄보디아를 뜨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어찌됐건 당시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이역만리에서 의기투합했고 ‘가상화폐 사기단’을 꾸리기로 합심했다. 그렇게 프놈펜의 한 사무실을 빌려 동고동락하기 시작했다. “도준아, 알았어. 장난 좀 친건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네. 앞으로는 ‘가영’이라고 안 부를게.” 상기가 씩 웃으며 도준의 어깨를 툭 쳤다. 기분 풀고 내 말을 들어보라는 취지였다. “도준아, ‘이성조 교수’ 캐릭터 설정은 마무리된 거지?” “당연하지. 서울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에 사는 50대 남자, 어린 시절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그간 모든 돈을 30대에 모두 날렸어. 그래서 세상을 포기하려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기적적으로 부활해서 엄청난 부자가 된 입지전적 인물.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이들에게 동정심을 느껴 그들에게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게 돕고 싶어하는 호인(好人)!” “정말 나쁜 XX들이네…” 때마침 소파에 누워 있던 최영철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전날 프놈펜에 도착해서 저녁 식사를 하다가 마음에 드는 현지 여성들에게 접근해서 밤새 술을 마셨는데, 자고 일어나보니 혼자 길바닥에 내버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갑이 통째로 사라진 채로. 영철은 도준의 중학교 1년 선배였다. 학창 시절 싸움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일진’에 들어갈 수준은 못돼 힘없는 학생들을 상대로 괴롭힘을 일삼았다. 2학년 때 신입생의 돈을 뺏으려고 커터칼로 위협하다 실수로 후배의 팔에 상처를 내 1년 정학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일 덕분에 도준과 같은 반에서 졸업하며 안면을 틀 수 있었다. 영철은 고등학교에서도 사고를 일삼다가 퇴학당했고,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전전했다. 20년 가까이 연락이 없던 두 사람은 1년쯤 전 강원랜드 바카라 도박장에서 우연히 재회해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몇 달 전 영철은 ‘캄보디아에서 가상화폐 사기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도준의 연락을 받고 여기에 동참하고자 프놈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형, 지금 뭐라고 했어? 우리 들으라고 한 소리야?” 도준이 언짢은 표정으로 소파 쪽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영철은 그의 반발을 무시하듯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어젯밤 일로 배신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술집에서 만난 현지 여성을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분명 그녀도 구레나룻 수염을 기른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았는데,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지갑만 들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영철은 반드시 그녀 일행을 찾아서 어제 일을 되갚아 주겠노라 다짐했다. 그때였다. 사무실 문이 열리며 땀내와 향수 냄새가 뒤범벅이 돼 밀려왔다. 민정욱과 고나은 커플이었다. 둘은 늦잠이라도 잔 듯 초췌한 모습이었다. “야! 지금이 몇 시인데 이제야 출근하는거야? 시간 맞춰서 빨리 빨리 다니라고 했지!” ‘우두머리’ 상기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며 도끼눈으로 외쳤다. 정욱과 나은이 멋쩍은 표정으로 사무실을 가로질러 소파 맞은 편으로 향했다. 한국에서부터 연인이던 두 사람은 보이스피싱 가담 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지기 직전 캄보디아로 넘어왔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프놈펜에서 각자 만나는 상대가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열린’ 관계였다. 두 사람은 얼마 전 한인 밀집지역의 작은 술집에서 우연히 상기를 만나 통성명을 했고, 단박에 서로의 정체를 짐작했다. 곧바로 상기가 준비하는 코인 사기 계획의 시놉시스를 듣고난 뒤 참여를 결심했다. “자, 이제 다들 테이블로 모이자구.” ‘파멸의 기획자들’ 총책인 상기가 가운데 앉았다. 그의 왼쪽으로 ‘2인자’ 도준이, 오른쪽으로 정욱과 나은이 자리했다. 소파에 누워 있던 영철도 어슬렁거리며 도준의 옆으로 향했다. “이번 시나리오는 내가 1년 넘게 준비한 블록버스터 대작이야. 모든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100억원 정도는 어렵지 않게 땡길 수 있지. 여러분들의 주머니에 평생 만져본 적 없는 큰 돈을 채워줄 테니,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시작해 보자고.” ‘100억원’이라는 말에 이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상기가 자신있게 말을 이었다. “나는 이번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스토리 라인을 성경에서 따왔어. 우선 주인공인 이성조 교수는 ‘예수님’이야. 30대 초반에 경제적으로 사망했다가 기적처럼 부활해서 ‘투자의 신(神)’이 되신 분이지. 그는 전지전능한 동시에 단 한 번의 오류도 범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야. 그래야 마지막까지 회원들이 그를 믿게 해서 대규모 ‘설거지 작전’을 펼칠 수 있으니까.” 상기가 신이 난다는 듯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회원들을 ‘파멸의 덫’으로 잡아끄는 역할을 하는 김가영 비서는 바로 막달라 마리아! 끝까지 예수님을 따르며 헌신한 그녀처럼 김 비서도 이 교수를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이 교수와 김 비서는 서로 호흡이 맞아야 하니까 ‘금융 천재’ 도준이가 ‘1인 2역’을 맡습니다.” 도준이 상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술이 덜 깬 영철이 얼굴을 찌푸리며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말이죠, 권상기 감독님! 이성조 교수가 완전무결한 존재라면 ‘파멸의 덫’은 누가 놓지? 선역(善役)만 있으면 회원들에게서 돈을 챙겨올 수 없잖아.” 영철의 예리한 질문에 상기가 재밌다는 듯 답했다. “그렇죠, 백번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그 역할을 이 교수의 ‘제자들’이 합니다. 바로 형이 연기할 캐릭터들. 성경을 보면 가롯 유다가 은화 30냥에 예수님을 팔아넘기잖아. 베드로도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우리도 마찬가지야. 앞으로 이 교수는 내가 만든 가짜 코인 거래소를 통해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여줄 예정이야. 회원 누구나 이 거래소에서 몇 주 만에 투자금을 세 배 이상 불리면 너도나도 그를 ‘절대자’로 모시고 싶어하고 다들 이 교수의 투자 리딩을 받으려고 안달이 나겠지. 하지만 그는 너무도 바쁜 존재이기에 ‘제자들’이 대신해서 회원들과 소통을 시작할 거야. 일부 제자는 이성조 교수를 넘어서겠다는 허영심에 들떠 있는데, 바로 이 허영심이 회원들을 잘못된 투자로 이끌어 파멸에 이르게 만들지. 우리는 거기서 회원들의 돈을 모두 털어내고 ‘히트앤드런’을 하면 되는 것이고.” 상기의 설명을 듣고 있던 정욱이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 “그런데 말이죠. 회원들을 속일 가짜 거래소는 어디에 있어요?” 상기가 정욱을 바라보며 비웃듯 답했다. “내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IT 대기업에서 일했다는 건 알고 있지? 여러분들과 만나기 훨씬 전부터 해외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의 소스코드를 참고해서 여러 개의 가짜 거래소와 코인을 만들어 뒀어. 다크웹을 통해서 중국과 인도 프로그래머들에게 프로그램 제작을 의뢰했지. 앞으로 우리가 볼 거래소와 코인은 모두 가짜야. 이것들로 회원들을 유인하고 낚기만 하면 돼.” 곧바로 상기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설명했다. “정욱이와 나은이는 SNS에 광고 페이지를 만들어서 여기저기에 광고를 뿌려 떡밥을 던져. 광고를 본 100명 가운데 한두 명만 ‘입질’해도 큰돈을 벌 수 있으니까 최대한 많이 광고를 퍼뜨려야 해. 그렇게 회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두 사람은 SNS 단체 채팅방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할 거야. 단체방 하나마다 수십 명이 가입해 있지만 실제 회원은 단 한 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두 사람이 연기할 바람잡이들이야. 그 회원이 별다른 의심 없이 우리에게 거액을 입금할 수 있게 분위기를 띄우란 말이야.” 나은이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그래도 회원이 순순히 돈을 내놓지 않고 계속 시간만 끌면 어떻게 하죠? 나중에라도 우리의 정체를 눈치채면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잖아요.” 상기가 그녀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준비된 답변을 내놨다. “회원이 끝까지 돈을 내놓지 않으면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유인책’을 써야지. 그 사람이 남성이면 그놈을 홀릴 수 있는 미모의 여인을 붙일 거야. 그녀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게 해서 완전히 마음을 열도록 말이지. 만약 여성이면 나이 어린 회원인 척 접근해서 ‘언니, 동생’하며 친분을 쌓은 뒤 ‘같이 선물 리딩에 투자하자’고 권유할 거야. 이렇게 하면 남녀를 불문하고 열에 아홉은 넘어오게 돼 있어. 승부처에 등판할 유인책 역할은 우리 팀의 ‘홍일점’ 나은이가 맡아줘.” 상기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도준이는 이성조 교수와 김가영 비서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니까 두 사람의 어투를 구분하는 연습부터 시작해. 영철이 형은 회원들을 잘못된 투자로 이끄는 ‘제자들’ 역할인데…당장은 할 일이 없으니까 다른 팀원들을 방해하지만 않기를 바랄게. 오늘처럼 밤새 술 마시고 하루종일 뻗어있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는 말이야. 그럼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질문하시고, 이제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 작업에 착수합시다.” 상기는 자리로 돌아와 불법으로 모은 개인정보로 카카오톡 계정 수십 개를 만들었다. 회원들을 불러모을 단체 카톡방도 하나하나 개설해 나갔다. 이번 작전을 A부터 Z까지 지휘해야 하는 상기로서는 손이 많이 가는 이런 일들을 정욱과 나은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요 며칠 두 사람의 허술한 행동거지를 지켜보니 도통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가 1차 사기인 ‘코인 강제청산’으로 확보하려는 목표액은 50억원이었다. 그런데 둘을 믿고 일을 맡겼다가는 예상치 못한 사고를 쳐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릴 것이 분명해 보였다. 특히 거들먹거리기만 할뿐 뭔가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어 보이는 정욱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저 놈은 맨날 여자나 밝히지 싸움 말고는 뭐 하나 잘하는 게 없어…’ 상기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저 허술한 녀석들과 돈을 나누지 않고 이곳 캄보디아를 떠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때부터 상기 일당은 각자 맡은 역할을 분주하게 소화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몇 주 만에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민준, 전북 완주군의 50대 농민 최승현, 대전의 20대 대학생 이성진, 서울의 30대 워킹맘 민진영, 부산의 60대 은퇴자 박성갑 등 수십 명을 ‘파멸의 늪’으로 끌어들였다. 나이가 가장 많은 영철은 텔레그램 소그룹 채팅방에서 이성조 교수의 수제자이자 방장 역할을 수행했다. 채팅방마다 김승대, 이호철, 최세훈, 김성갑 등 가명으로 나이, 성격, 사는 지역 등 세부 프로필을 다르게 설정했다. 작전 초기만 해도 그가 실수를 저질러 판을 깨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영철은 의외로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연기했다. 평생 뭐 하나에 제대로 몰두해 본 적 없던 그였지만, 이번 일만큼은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했다. 작업을 완수하면 10억원 넘는 거액을 챙길 수 있다는 중학교 동창 도준의 감언이설을 기억하고 있어서다. 수많은 텔레그램 회원들이 그의 연기에 속아 ‘코인 강제청산’을 당했다. 대한민국 소시민들을 능숙하게 파멸로 몰아넣는 자신을 보며 ‘연기에 재능이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회원들을 유인하기 위한 텔레그램 단체방에다가 이들에게서 거액을 뜯어낼 소그룹까지 더해져 그 수가 100개를 넘어섰다. 이쯤 되니 영철 혼자서 이성조 교수의 ‘제자들’ 역할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작전 총책인 상기는 소그룹 방장 역할을 할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하고 싶었지만, 팀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자신들의 행각이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작전 완료 뒤 각자에게 돌아갈 배당액도 줄어든다. 결국 상기는 고민 끝에 SNS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정욱과 나은에게 그를 돕게 했다. 영철이 소그룹 채팅방에 남긴 게시글들을 ‘복붙’해서 다른 방에서 활동하게 한 것이다. 정욱은 매사 꼼꼼하지 못한 성격 탓에 크고 작은 문제를 끊임없이 일으켰다. 한 번은 영철의 텔레그램 문자를 복사한 뒤, 바꿔야 할 방장 이름을 그대로 두고 다른 채팅방에 전송하는 바람에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나은이 재빨리 이를 확인해 간신히 수습했지만, 이때부터 상기는 나사가 풀린 듯 뭔가 허술한 정욱이 건성으로 키보드 앞에 앉을 때마다 마음이 불안했다. 그래도 나은은 상대적으로 믿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 여성이어서인지 회원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이끌어내야 하는 ‘유인책’ 역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코인거래 청산 사기 과정에서 대전의 만년 졸업생 이성진을 상대로 ‘여자친구’처럼 접근한 대학생 주다인이 대표적이었다. 성진이 다인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자 나은은 기지를 발휘해서 계획에 없던 로맨스 스캠 작업까지 시작했고, 결국 성진에게서 당초 목표치보다 2000만원을 더 뜯어낼 수 있었다. 상기는 나은의 활약을 지켜보며 ‘이제 사기도 머리만 좋아서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다. 철저한 메소드 연기가 뒷받침돼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상기에게 가장 큰 골칫덩이는 친구 도준이었다. 나이가 같아서인지 언젠가부터 자신의 말을 잘 따르지 않았다. 모든 작전의 생명은 팀원 간 규율과 통제인데,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도준은 스스로를 규칙에서 벗어난 ‘열외’라고 여기는 듯했다. 때로는 상기의 지시를 받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어느 날 아침이었다. 오전 8시가 훨씬 넘어서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술로 떡이 된 도준이 휘청거리며 들어왔다. 상기가 그를 보자마자 잔소리를 쏟아냈다. “야! 지금이 몇 시야? 한국 시간으로 10시야, 10시. 주식시장이 열린 지 1시간이 넘었다고! 회원들에게 일일 주식 시황을 설명해야 할 이성조 교수가 이렇게 늦게 나오면 어떻해?” ‘2인자’ 도준이 쓰린 속을 부여잡고 컴퓨터를 켰다. 그가 올 때까지 30개가 넘는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던 정욱과 나은이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켰다. 지금부터는 도준이 나설 ‘이 교수의 시간’이기에 휴식 시간을 갖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도준은 상기의 지적에 크게 짜증을 내며 답했다. 뭔가 그에게 큰 불만을 가진 듯한 속내였다. “이제부터 일 할 테니까 그만 화내! 내가 오늘 마음이 무척 불편하니 아무도 날 건드리지 말라고!” “오케이, 김가영 비서님! 그럼 오늘도 즐겁게 작업해 주세요.” “야 임마! 내가 다시는 ‘김가영’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도준은 가뜩이나 숙취로 속이 쓰린 상황에서 상기가 자신의 ‘발작 버튼’인 ‘김가영 비서’ 역할을 언급하자 분노로 이성을 잃었다. 상기는 그 정도 반발에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던 나은은 도준의 고성에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 붙고 말았다.
  • ‘3억 탕진’ 패륜아, 보험금 노리고 청산가리 연구... 아버지 이어 여동생까지 죽였다[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3억 탕진’ 패륜아, 보험금 노리고 청산가리 연구... 아버지 이어 여동생까지 죽였다[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오빠, 괜찮아. 미안해하지 마. 이럴 때 가족끼리 돕지, 누가 도와주겠어.”스물두 살 여동생 A씨는 오빠 신 씨(당시 24세)가 “음주 교통사고를 냈다”라는 말에 한 치의 의심 없이 1000만 원을 대출받아 건넸다. 이 순수한 믿음이 며칠 후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갈 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는 2015년 발생한 한 청년의 끔찍한 연쇄 독살 사건의 서막이었다. 인터넷 도박으로 3억 원을 탕진하고 5000만 원의 빚을 진 그는 돈을 위해 가족을 파멸시키는 길을 택했다. 이 사건은 20여 년 전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과 시어머니, 지인 등을 차례로 실명시키거나 화상을 입히고 살해했던 ‘엄인숙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사이코패스 지수(반사회성 성격장애 테스트) 40점 만점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엄인숙과 판박이 같은 범행 방식이다. 과학수사가 발달해 ‘완전 범죄’가 거의 불가능한 시대에 전근대적인 ‘청산가리 살해’를 치밀하게 연구하고 실행했다는 사실은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친부 살해, 시작된 비극의 그림자비극의 시작은 2015년 5월 20일, 여동생 살해 4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는 이날 아들 신 씨가 “감기약이다”라며 건넨 음료를 마시고 구토와 함께 피를 흘리며 쓰러진 뒤 숨졌다. 홀로 살며 약초를 캐다 팔며 건강하게 지내던 54세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자 가족들은 의아해했지만, 당시에는 단순 변사로 처리됐다. 아버지가 숨진 지 불과 2~3일 만에 신 씨는 아버지의 금팔찌와 금목걸이 60돈을 처분하는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 두 달 뒤에는 친부의 사망보험금 7000만 원을 받아 그중 1000만 원만 여동생에게 건네고 6000만 원을 가로챘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혐의는 끝내 법정에서 증명되지 못했다. 여동생 살해 후 “왜 부검하려고 하냐?”청산가리 검출되자 “투견에 쓰려고”신 씨는 이복 여동생 A씨에게도 똑같은 독극물을 건넸다. 2015년 9월 22일, 그는 친구와 함께 울산에 사는 A씨를 찾아갔다. 네일아트 학원에 다니며 꿈을 키우던 여동생에게 그는 음료수를 건넸다. 저녁 식사 후 A씨가 “소화가 안 된다”라고 하자, 신 씨는 비닐 약봉지 2개와 캡슐을 건네며 “먹으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여동생과 헤어진 뒤 포항으로 가서 친구들과 유흥을 즐겼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은 온통 청산가리 생각뿐이었다. 27분 동안 휴대전화로 ‘청산가리’를 검색하며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는지 초조하게 확인했다. 다음 날 아침, 여동생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A씨의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여동생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 찾아가 봐 달라”라고 부탁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A씨의 남자친구는 결국 집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자살할 동기가 전혀 없었고, 외부 침입 흔적도 없었다. 이때 신 씨는 “부검을 뭣 하려 하느냐 . 필요 없다”라고 주장하며 시신 부검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했다. 그의 비정상적인 반응은 경찰의 의심을 샀고, 결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을 강행했다. 그 결과, A씨의 위에서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되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신 씨의 승용차에서 청산가리가 발견됐다. 그는 “투견에 사용하려고 구매했다”라고 진술했지만, 그의 행적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그는 2015년 1월부터 인터넷 도박에 빠져 3억 원을 탕진한 뒤 빚에 시달리고 있었다. 인터넷 도박 3억 탕진, 빚 5000만원개 상대로 청산가리 효과 지속 실험자신이 운영하던 휴대전화 매장의 월세와 공과금이 밀리자, 그는 가족을 상대로 돈을 빼앗을 계획을 세웠다. 그는 2013년부터 아내 명의로 최대 5억 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 4개를 몰래 가입하고 수령인을 자신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여동생을 살해하기 열흘 전인 9월 13일, ‘감기약’과 ‘콜라’를 주는 척하며 아내를 독살하려 했다. 하지만 아내가 음료수에서 “지독한 염색약 냄새가 난다”라며 마시지 않아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그의 잔혹한 ‘실험’이었다. 그는 가족을 살해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청산가리 정보를 계속 검색하고, 지인에게 27차례나 관련 내용을 문의했다. 여동생을 살해하기 4개월 전에는 지인으로부터 청산가리 700~800g이 든 통을 20만 원에 구매해 개를 상대로 음료와 음식물에 섞어 먹이는 실험까지 했다. 그는 마침내 ‘나름의 결론’을 얻고 여동생을 찾아간 것이다. 신 씨는 여동생 살해 보름 후, 어머니에게 지급될 여동생의 사망보험금 1억 원을 노리고 변호사를 만나는 등 친모 살인까지 예비하고 있었다. 그는 “엄마는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며 존속살인 예비 행각을 벌였으나, 여동생의 부검 결과가 나오며 체포됐다. 결국 신 씨의 죄가 인정된 것은 여동생 살해 단 한 건이었다. 1심부터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그는 항소했지만, 2심과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무기징역 및 3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확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 씨가 청산가리를 계속 공부하고 실제로 소지한 점, 건강했던 여동생이 오빠와 만난 뒤 사망하고 청산염이 검출된 점, 여동생 시신 부검을 방해한 점, 사망보험금 수령 방법을 알아본 점으로 미뤄 여동생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독살한 사실이 인정된다”라고 판시했다. 또한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숨진 여동생의 명복을 빌기는커녕 자신의 안위만 궁리하고 있다”라고 질책하며 그의 반사회적 성향을 지적했다. 신 씨의 죄는 인정됐지만, 친부 살해와 아내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친부의 경우 부검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내의 경우 음료수에서 냄새가 나 마시지 않아 살인 미수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과학수사가 발전했음에도 초기 수사의 부실함이 법의 심판을 비껴가게 할 수 있다는 맹점을 드러내며, 우리 사회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현재 무기수로 복역 중인 신 씨는 여전히 사회에 언제든 재범을 저지를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이 비극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 초등생 살해 ‘실시간’ 공유에 시신 일부 전달...호화 변호인단 붙인 부모[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사건창고]

    초등생 살해 ‘실시간’ 공유에 시신 일부 전달...호화 변호인단 붙인 부모[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사건창고]

    고어물(잔혹영상) 커뮤니티서 만난 두 10대女초등생 시신 일부 주고받고 함께 술자리김: 사냥 나간다. 우리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운동장이 내려다보인다.박: 그럼, 저 중에 한 명이 죽게 되겠네. 불쌍해라. 까악.10대 여자 둘이 잔혹한 가상의 세계에 빠졌든 사이코패스든, 자신들의 ‘악마적’ 욕망을 위해 한 가정에서 목숨보다 더 소중한 자식의 생명을 빼앗은 끔찍한 사건은 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유희하듯 시작됐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1~3심 판결문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모(당시 17세)양은 박모(당시 18세)양과 이런 전화통화를 한 지 30분 만인 2017년 3월 29일 낮 12시 44분쯤 인천 자기 집 인근 초등학교 앞에서 2학년생 A(당시 7세)양을 만나 범행을 저질렀다. 저학년 하교시간에 맞춰 범죄대상을 물색하다 찾은 것이다. 김양은 모친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여행용 가방을 들어 외지인인 것처럼 변장했다. A양은 김양을 만나자 “엄마에게 전화해야 하는데 휴대전화 좀 빌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양은 “배터리가 방전됐다”고 속이고 “우리 집 전화기를 쓰라”며 고층 아파트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김양은 가족과 함께 살았으나 부모는 출근했고, 학생인 동생은 오후 귀가할 예정이어서 비어 있었다. 그는 거실에서 고양이와 노는 A양을 목 졸라 살해했다. 그리고 A양의 시신까지 훼손하는, 끔찍한 범행을 자행했다. 이어 김양은 A양의 시신을 유기한 뒤 같은 날 오후 5시 44분쯤 서울에 사는 박양을 마포의 한 지하철역 출구에서 만나 A양 시신 일부를 건넸다. 둘은 인근 주점과 룸카페에서 술을 마시며 놀았다. 이들은 오후 10시 22분쯤 김양의 어머니가 딸에게 전화해 “경찰이 찾고 있다”고 하자 헤어졌다. 귀가한 박양은 김양이 건네준 A양 사체를 유기했다. 김양과 박양은 그동안 나누었던 채팅 내용 등도 모두 삭제했다. A양의 부모는 수업이 끝난 딸이 귀가하지 않자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목격자 찾기 방송을 하고 이날 오후 4시쯤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과 아파트 옥상에서 A양의 시신 일부를 찾아내고 김양을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또 며칠 후 박양을 범행방조·사체유기 혐의로 체포했다. 둘은 범행 한 달여 전에 잔혹 캐릭터 영상 커뮤니티에서 처음 만났다. 김양은 엽기적 살인마 ‘한니발’ 드라마도 즐겼다. 당시 김양은 고교 자퇴생, 박양은 재수생이었다. 이 가상 세계에서 박양은 부두목급, 김양은 행동대원으로 역할극을 하며 ‘살인’ 등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점에 비춰 박양이 살인 교사자인지, 살인 방조자인지를 놓고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형량도 극명하게 달랐다. 김양 검거 직후, 「박양: 내가 얽힐 일 없나. 김양: 없도록 할게. 장담은 못 하겠지만 깊이 엮이지 않을 거야.」「김양: 경찰에서 연락이 갈 수 있겠지만 전과 생기지 않게 할게. 박양: 미안해. 이기적이라…」 등의 대화가 오갔지만 오래 못 갔다. 재판이 시작되자 둘은 “박양이 사람을 죽이라고 지시했다. 시신 일부도 가지고 오라고 했다” “김양은 다중인격자이고, 그의 말은 거짓이다” 등 죄를 떠넘겼다. 검찰은 김양을 기소하기 전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정신감정을 의뢰해 “아스퍼거 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는 잠정적 의견을 전달받았다. 이는 자폐성 장애의 하나로 인지 능력과 지능은 일반인과 비슷하나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고 특정 분야에 집착하는 정신적 질환이다. 시신 건네받은 女, 무기징역→13년‘살인방조죄’만 물어...피해 초등학생 가족“‘제대로 벌 받았다’ 말해주고 싶었다”검찰은 “김양이 조현병,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범행 책임을 회피하려 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징역 20년과 전자발찌 부착 30년을 구형했다. 소년범의 최고 형량이다. 검찰은 또 “김양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주도면밀한 공범이다”며 박양에게 무기징역과 전자발찌 30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 기소 검사는 재판에서 “둘이 A양 시신 일부를 보며 좋아하고 서로 칭찬할 때 A양 부모는 아이를 찾으려고 온 동네를 헤맸다”며 “아이가 그렇게 죽으면 부모의 삶도 함께 죽는 것…”이라고 울먹였다. 김양은 1심부터 대법원까지 검찰 구형대로 징역 20년이 유지됐지만 박양은 1심 무기징역이던 것이 항소심에서 징역 13년으로 대폭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김양과 같이 살인죄로 기소됐던 박양에게 살인방조죄만 물어 감형되자 청와대 국민청원에 비난의 글이 올라오는 등 여론이 들끓었다. 1심을 진행한 인천지법 형사15부(당시 재판장 허준서)는 2017년 9월 “김양이 아스퍼거가 있다고 하지만 범행 당시 심신상태와 연관이 없다. 지적 능력이 ‘평균 상’으로 범행을 계획적으로 저질렀다”며 “김양이 모친과 함께 경찰에 자수했다고 주장하는데 신고 내용이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라면 ‘자수’라고 볼 수 없다”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어 “김양은 범행 전 휴대전화로 ‘완전 범죄’ ‘밀실 트릭’ 등을 검색했고, 범행 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우리 동네에서 애가 없어졌데’ 등 자신과 무관한 것처럼 글을 썼다. 구속 후 수차례 반성문을 냈으나 죄책감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가족 속에서 사랑을 받고 자라 이제 막 새학기를 맞던 A양은 인생을 꽃피워보지도 못하고 참혹하게 마감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박양에 대해 “김양과 대화에서 신체 일부를 가져다 달라고 한 적이 있고, 김양에게 ‘CCTV 위치도 확인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살인도 박양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양은 김양과의 대화를 ‘캐릭터 역할극’ 일부라고 주장하지만 범행 당일 나눈 대화 내용은 그것과 형태가 다르다. 박양은 범행을 공모하고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년에게서 볼 수 있는 사리분별의 미숙, 단순 비행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계획적이고 잔혹한 범죄”라며 “소년이라는 이유로 미온 대처하는 것은 죄책에 맞지않고 형벌의 예방적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박양 부모는 딸이 큰 중형을 받을 것이 예상되자 애초 선임된 국선변호사를 취소하고 유명 로펌(법무법인)의 부장판사 출신 등 다수 변호사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김양이나 박양의 부모는 의사, 대기업 직원, 초등 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항소했으나 김양은 1심 형과 달라지지 않았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7부(당시 재판장 김대웅)는 2018년 4월 박양에 대해 “현실 세계의 범행은 구체성을 가져야 하는데 채택된 증거만으로 박양이 범행을 공모하고 범행 대상, 방법, 시간과 장소를 지시했다는 김양의 진술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박양의 요구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지시-복종 관계도 아니다. 범행 당시는 캐릭터 커뮤니티 활동도 끝났다”며 “박양은 살인 공동정범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범행 당일 실제 벌어지는 살인 과정이 시간에 따라 박양에게 전달됐다”고 살인방조죄만 인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같은해 9월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박양의 살인 공동정범과 관련해 “공동정범은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용인하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명확히 증명되지 않으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A양의 할머니는 “‘100점 맞아오면 용돈 달라’고 애교를 부리던 한없이 예쁜 손녀였다”고 했고, 엄마는 “우리 아이가 슬퍼하지 않을 만큼 ‘(김양·박양이) 제대로 벌을 받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말해왔다. 고어물 단속·처벌할 근거가 없다“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 시급”사건 발생 8년이 지났지만 ‘고어물’은 온라인에 차고 넘친다. 대전경찰청은 23년 7월 아동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B(20)씨를 검거했다. 수사결과 고어물 운영자였다. 텔레그램의 2개 고어물방에 1만 1000여명이 가입해 있었다. B씨는 검거 당시 흉기 3개를 소지했고, 자택에서 9개가 더 발견됐다. 하지만 고어물을 단속할 법적 근거는 없다. 정보통신망법은 ‘공포, 불안감을 조성하는 영상 등을 유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고어물은 ‘반복적 유통·전파’에 해당하지 않아 관리조차 안 된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고어물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보다도 훨씬 잔인하게 사람을 살해하는 영상이 많아 여기에 청소년들이 빠져들면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고어물 시청은 불특정 다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이상동기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잖다”면서 “고어물 유포, 판매는 물론 청소년이 보는지 모니터링하고 삭제,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내가 사기꾼이냐고? 탐욕의 끝에서 기다리는 것은 괴물 같은 나[영화 리뷰]

    내가 사기꾼이냐고? 탐욕의 끝에서 기다리는 것은 괴물 같은 나[영화 리뷰]

    2022년 5월 암호화폐 루나 코인이 대폭락한다. 개당 10만원에 이르던 코인 1개 값이 1원으로 떨어지는 데는 단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15일 개봉한 영화 ‘폭락’은 국내에서만 피해자 28만명, 피해 금액으로 50조원이 넘는 루나 코인 폭락 사태를 모티브로 한 범죄 영화다. 루나 코인을 만든 권도형을 모델로 한 주인공 도현(송재림)의 성장과 몰락을 통해 탐욕의 끝에는 폭락이 기다리고 있음을 경고한다. 도현은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없는 살림에도 대치동으로 위장 전입해 공부한다. 장애인 친구에게 교환학생으로 갈 기회를 뺏긴 그는 친구가 장애인 행세를 했다는 걸 알게 된 뒤, 남을 속여서라도 성공하겠다고 마음먹는다. 대학 진학 뒤 정부 창업 지원금의 맹점을 알아챈 그는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동기 지우(안우연)와 함께 지원금을 받은 뒤 의도적으로 고의 부도와 폐업을 전전한다. 이를 눈여겨본 투자자 케빈(민성욱)의 억대 후원으로 도현은 암호화폐 회사를 창업하고 ‘마미’ 코인을 개발한다. 또 코인의 불완전 이자 수익 등 맹점을 알고도 방치해 결국 파국을 맞는다. 도현이 관객을 향해 “내가 사기꾼으로 보이느냐?”고 물으면서 시작한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사기꾼이 아니라 사업가”라는 항변으로 끝난다. 사태 이후 싱가포르로 도주했다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뒤 지난해 12월 31일 미국으로 송환돼 현재 재판 중인 권도형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영화는 코인값 폭락이라는 사건보다는 도현의 고교·대학 시절, 그리고 사업가가 된 뒤 점차 괴물로 변해 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엄마, 동아리 선배, 동료, 케빈 등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중심에 놓고 도현이 왜 괴물이 됐는지 묻는다. 연출한 현해리 감독은 “사기를 친 사람, 믿은 사람, 그리고 이를 투과해 주지 못한 시스템 중 무엇이 문제인지를 묻고 싶었다”면서 “영화가 비판하는 건 제도적 공백과 편법과 탐욕이지, 암호화폐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영화는 송재림의 유작이기도 하다. 그는 세상의 어두운 면에 눈뜨고 타락하는 인물의 감정적 깊이를 섬세하게 그려 낸다. 현 감독은 “서늘한 얼굴로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를 표현할 수 있는지와 가상자산·주식 재테크에 대한 지식으로 캐릭터의 현실감을 더할 수 있는지를 봤는데, 송재림은 이를 완벽히 충족한 배우였다”고 돌아봤다.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
  • “부자 ‘삥’ 뜯자” 연인 강도단…“집에 가 열무나 먹자” 했는데, 아내 납치 살해됐다[전국부 사건창고]

    “부자 ‘삥’ 뜯자” 연인 강도단…“집에 가 열무나 먹자” 했는데, 아내 납치 살해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캐디시절 만난 연인의 잔혹 범죄골프연습장 고급차 보고 주부 납치“아들·딸, 엄마 영정과 장시간 대화” “돈 많은 사람 ‘삥’ 뜯자.” 3인조의 골프연습장 주차장 주부 납치·살인은 이렇게 시작됐다. 도주를 거듭하던 그들을 잡기 위해 경찰이 배포한 수배전단에 오른 범인은 심천우(당시 31세)와 강정임(당시 36세)이다. 둘은 과거 골프장 캐디로 일하면서 연인이 된 사이다. 그리고 심씨의 6촌 동생 S(당시 29세)씨가 이들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2017년 6월 24일 오후 8시 30분쯤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 지하 주차장에서 연습을 끝내고 귀가하기 위해 아우디A8 승용차에 타려던 여성 A(당시 47세·주부)씨를 불러세웠다. “저기요.” 이 소리에 A씨가 돌아보자 심씨가 곧바로 몸을 붙잡고 바로 옆에 세워놓은 SUV 차량 뒷좌석 안으로 밀어넣었다. 뒷좌석에 앉았던 S씨는 심씨가 A씨를 밀어 넣고 잡고 있자 운전석으로 옮긴 뒤 시동을 걸어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 순간 강씨는 SUV에서 내려 A씨의 승용차를 운전해 공범들이 탄 SUV를 앞서갔다. 심씨 등은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이날 오후 5시쯤 아우디에서 손가방을 들고 내리는 A씨를 표적 삼아 손쉽게 범행할 수 있도록 그 차 바로 옆에 자신들의 SUV를 세워놓았다. 일면식도 없는 여성이다. 심씨는 A씨의 입을 양말로 틀어막고 결박해 뒷좌석 바닥에 감금한 뒤 손가방에 들어 있던 현금 10만원과 신용·체크카드를 빼앗았다. S씨는 차를 운전해 오후 10시 35분쯤 경남 고성의 한 폐주유소에 도착했다. 강씨는 SUV보다 몇분 앞서 달리면서 검문검색 유무를 심씨에게 실시간 통보하며 폐주유소까지 인도했다. 이어 빼앗은 A씨 카드들을 가지고 다시 아우디를 운전, 창원으로 되돌아가 한 건물 주차장에 세워놓고 빠져나왔다. 심씨와 A씨를 폐주유소에 내려놓은 S씨는 강씨를 데려오려고 창원으로 갔다. 그 사이 심씨는 A씨를 협박해 카드의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강씨에게 연락, 카드 ‘잔액조회’를 통해 비밀번호가 맞는지 확인했다. 비밀번호가 일치하자 A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시가 350만원 상당의 시계와 50만원짜리 금목걸이도 탈취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마대에 돌 담아 시신 유기카드 빼앗아 전국 도주 행각범행 9일 만에 서울서 붙잡혀 심씨는 창원에서 폐주유소로 돌아오는 강씨에게 “돌을 주워오라”고 지시했다. 강씨와 S씨는 도로변에서 무게 3~6㎏ 돌을 여러 개 주워왔다. 미리 준비한 마대자루에 A씨의 시신과 돌을 넣은 뒤 진주로 가 한 다리 밑 저수지로 던져 유기했다. A씨를 납치한지 6시간여 만인 25일 오전 3시 정도의 시간이었다. A씨의 남편 B씨는 골프연습장에서 헤어진 아내가 몇시간 동안 연락을 받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했다. B씨는 그날 아내와 같은 연습장에 있었다. 그는 경찰에서 “골프연습장에 가려고 아내에게 전화로 ‘오늘도 운동 갈 거냐’고 물었더니 ‘지금 연습장으로 가는 중인데’라고 말했다”며 “그 순간 ‘같이 가게 차 돌려라’고 말하려다 따로 갔다”고 후회했다. 부부가 함께 가던 연습장을 이날 따로 차를 가지고 가 지상주차장에 주차한 남편이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아내의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B씨는 “연습을 끝내고 주차장 엘리베이터 앞에서 ‘집에 가서 열무나 먹자’고 말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가슴을 쳤다. 심씨 일행은 범행 후 미리 훔쳐놓은 번호판을 SUV에 달고 광주로 달아났다. 이들은 A씨의 카드로 5차례에 걸친 340만원 등 410만원을 인출해 도주 경비로 사용했다. 심씨는 A씨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하는 차 안에서 “나 아무렇지도 않다. 후천적 사이코패스인가”라고 하자 강씨가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와 달리 감정 인지) 아니냐”고 태연하게 농담했다. 26일에는 전남 순천으로 도주했다. 심씨와 강씨는 ‘휴대전화를 켰다’고 잠시 다투기도 했지만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으며 희희낙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7일, 경남 함안으로 또 달아났으나 경찰이 바짝 추격했다. 둘은 SUV 차량을 버리고 야산으로 도주했고, S씨는 이날 오전 1시 30분쯤 한 아파트 주변 차량 밑에 숨어 있다 검거됐다. 그는 심씨와 강씨가 공범임을 밝히고 A씨 피살 및 유기 장소를 털어놨다.A씨의 시신은 저수지에서 발견됐으나 야산으로 숨은 심씨와 강씨의 도주극은 끝나지 않았다. 둘은 산에서 내려와 남해고속도로 주변을 걷다 정차 중인 트럭을 발견했고, 트럭 기사에게 “5만원을 줄 테니 부산까지 태워달라”고 요구했다. 기사는 의심 없이 응했다. 부산에 도착한 둘은 새 옷을 사는 등 행위를 벌이다가 택시를 이용해 대구로 달아나 하루를 묵은 뒤 28일 아침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피신했다. 두 사람은 결국 범행 9일 만인 7월 3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전날 밤 ‘장기 투숙 중인 남녀가 있는데 의심스럽다’는 신고에 경찰이 출동했으나 허탕을 치고 잠복하던 중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이 모텔로 돌아온 둘을 붙잡았다. 공개수배 6일 만이다. 경찰은 함안에서 놓친 뒤 공개수배로 전환하고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경남 일대를 수색 중이었다. 둘은 옷이 든 쇼핑백을 가지고 있었다. 카드 빚 수천만원에 신용불량자과거 강도 공범 동창·전 ‘여친’도 구속 심씨는 경찰에서 “A씨가 소리를 지르고 도망을 가려고 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거짓이다. 그는 살해할 계획으로 청테이프, 흉기, 마대자루, 절단기 등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판결문에는 “심씨는 ‘A씨가 자신의 부모를 모욕해서 살해했다’고 주장하나 S씨의 진술로는 A씨가 별다른 저항 없이 조용히 있었다. 심씨는 또 A씨의 모욕적인 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심씨와 단둘이 있는 극심한 공포 분위기에서 A씨가 그의 부모를 모욕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심씨는 무직에 신용 불량자로 신용카드 빚이 2600만원에 달해 모친의 신용카드로 생활했다. 그가 어머니 신용카드 사용으로 생긴 빚도 수천만원에 이르렀다. S씨는 범행 후 인출한 A씨 돈 중 100만원을 받았다. 여장을 하고 현금인출기에서 A씨 돈을 빼낸 것도 그였다. 그는 “심씨가 연예기획사를 준비한다고 해서 도와줬다”고 변명했으나 재판부는 “범행 도구가 연예기획사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꾸짖었다. S씨는 여자 친구에게 “1000만원 못 벌면 이 일 안 하지. 네 빚도 다 갚아줄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씨가 검거되자 그의 과거 강도 행각도 드러났다. 그는 2011년 3월 2차례에 걸쳐 경남 밀양과 경북 김천에서 고교 동창 및 전 여자 친구와 함께 금은방에서 총 465만원 상당의 현금과 금반지 등을 털어 달아났다. 이들 사건은 장기미제로 있다 심씨 검거로 드러나 동창과 전 여자친구도 붙잡혀 구속됐다. 심씨는 또 2016년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다살다 이런 새X 처음 보네”라는 글을 올렸다. 지인이 댓글로 누구냐고 묻자 “그런 새X 있어. 왜 형한테도 하나 있을 거 아니야”라고 답했다. 또 다른 지인이 “너보다 더한 놈이냐”고 묻자 심씨는 “칼부림 났었다”라고 대답하는 등 성격이 난폭했음을 보여줬다.주범 무기징역, ‘애인’·6촌동생 15년“잔혹 범죄 저지르고 반성 안한다”남편 “좀 여유 생겼는데 죽임당해” 심씨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받았다. 강씨와 S씨는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 형량은 항소심에서 유지됐고, 대법원은 2018년 10월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앞서 검찰은 심씨에게 사형, 강씨와 S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었다. 1심을 진행한 창원지법 제4형사부(당시 부장 장용범)는 2017년 12월 심씨에 대해 “키 175㎝, 몸무게 97㎏의 체격으로 체중 46㎏의 A씨를 케이블타이로 결박해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목을 졸랐다”며 “A씨 가족에게 연락해 돈을 받아내려 했다고 주장하지만 예전에도 다른 지인에게 범행을 제안하면서 ‘사람을 납치해 돈을 빼앗고 죽이는 게 깔끔하겠지’라고 하는 등 그럴 의도는 애초에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강씨는 심씨가 ‘드라이브하자’는 줄 알고 따라갔다고 갑자기 ‘A씨 차를 운전하라’고 해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A씨가 골프연습장에 들어가고 나올 때까지 지켜보는 등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S씨는 여성 가발을 쓰고 A씨 돈을 인출하고 대가도 받았다”고 단호히 말했다. 재판부는 이들 3명에 대해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건 직후 B씨는 경찰에서 “아내(A씨)는 천성이 따뜻하고 포근한 사람으로 결혼 27년 동안 오로지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 조금 여유가 생긴 시점에서 죽임을 당해 마음이 찢어진다. 딸과 아들은 엄마 영정 사진을 보면서 5시간 넘게 대화한다”면서 “흉악범들이 이 땅 위에 설 자리가 없도록 엄벌받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울먹였었다.
  • “오빠, 미안해하지 마” 돈 건넨 여동생…그때 오빠는 ‘가족 연쇄 독살’ 중이었다[전국부 사건창고]

    “오빠, 미안해하지 마” 돈 건넨 여동생…그때 오빠는 ‘가족 연쇄 독살’ 중이었다[전국부 사건창고]

    여동생 살해 후 “왜 부검하려고 하냐”청산가리 검출되자 “투견에 쓰려고” 가족을 죽이려고 청산가리를 연구한 자가 있다. 나이는 스물넷에 불과했다. 사이코패스 지수 40점 만점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여년 전의 엄인숙 사건과 판박이 범행이다. 과학수사가 발달해 ‘완전 범죄’가 거의 불가능한 시대에 전근대적인 ‘청산가리 살해’를 연구·실험하고 실행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오빠, 괜찮아. 미안해하지 마. 이럴 때 가족끼리 돕지, 누가 도와주겠어.” 신모(당시 24세)씨가 “음주 교통사고를 냈다”고 속이고 1000만원을 빌려 갈 때 이렇게 말한 여동생 A(당시 22세)씨는 며칠 후 그 오빠에게 죽임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동생은 어려운 형편에도 대출받아 오빠에게 돈을 건넸다. 신씨는 2015년 9월 22일 오후 7시 10분쯤 자기 친구와 함께 울산에 사는 여동생 A씨 집을 찾아갔다. A씨는 네일아트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신씨는 가지고 간 음료수를 A씨에게 건넸다. 셋은 10여분 후 집에서 나와 저녁밥을 같이 먹었다. 식사 후인 오후 8시 26분쯤 A씨는 “소화가 되지 않는다”고 했고, 오빠 신씨는 비닐 약봉지 2개와 캡슐을 여동생에게 건넸다. 이후 신씨는 친구와 함께 포항으로 놀러갔다. A씨는 오빠를 배웅한 뒤 집으로 갔고, 이튿날 오전 11시 30분쯤 남자친구 B씨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자살할 동기가 전무했다. 외부침입 흔적이 없고, 집에 들른 오빠 친구가 살해할 이유도 없었다. 질병 없이 건강한 20대 초반 여성이 오빠와 헤어진지 몇 시간 만에 숨진 것이다. 부검은 당연했다. 그때 오빠 신씨가 “부검을 뭣하러 하느냐. 필요 없다”고 가로막았다. 의심이 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을 강행했다. 그 결과 A씨의 위에서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됐다. 적자색 시반과 기도 내 백색 포말 등 중독사일 때 관찰되는 현상이 뚜렷했다. 결국 ‘청산염 독살’로 결론이 났다. 경찰은 신씨를 긴급 체포했다. 조사결과 그는 여동생과 헤어진 그날 밤 포항에서 늦게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이튿날 오전 10시 49분 A씨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었다. 6분 후 여동생의 남자친구 B씨에게 전화해 “여동생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찾아가 봐 달라”고 부탁했다. 여동생 사망 여부를 파악하고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수작이었다. 신씨의 승용차에서는 청산가리가 발견됐다. 그는 “투견에 사용하려고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그가 아버지(당시 54세)까지 똑같은 수법으로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의혹이 불거지며 파문이 일었다. 친부 독살은 여동생 살해 4개월 전인 2015년 5월 20일 발생했다. 아버지는 이날 아들 신씨가 “감기약이다”고 건넨 음료를 마시고 구토와 함께 피를 흘리며 쓰러진 뒤 숨졌다. 아버지는 가정을 꾸린 아들과 떨어져 혼자 살면서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약초를 캐다 팔며 건강하게 살다 이유 없이 갑자기 사망했다. 신씨는 아버지가 숨진 2~3일 만에 60돈의 금팔찌와 금목걸이를 처분하는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 또 두 달 후 친부의 사망보험금 7000만원을 받아 여동생에게 1000만원만 건네고 6000만원을 가져갔다. 신씨의 끔찍한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같은해 5월 14일과 여동생 살해 열흘 전인 9월 13일 두 차례 아내 독살도 시도했다. ‘감기약’과 ‘콜라’를 주는 척 음료병과 종이컵을 건넸다. 이는 아내가 “음료수에서 지독한 염색약 냄새가 난다”고 마시지 않아 실패로 끝났다. 그는 2013년부터 아내 명의로 최대 5억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 4개를 몰래 가입한 뒤 수령인을 자신으로 설정하고 이런 짓을 벌였다. 이번에 신씨는 아버지와 이혼한 친모를 노렸다. 여동생 사망보험금 1억원이 어머니에게 지급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여동생 살해 보름 후인 10월 6일 그는 변호사를 소개받고 가족관계증명서 등 보험 수령인 변경을 위한 서류를 뗐다. 그는 “엄마는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이어 친모의 주소를 알아내는 등 존속살인 예비 행각을 벌였으나 여동생의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체포됐다.신씨의 죄가 인정된 것은 단 한 건, 여동생 살해다. 27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항소심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친부 살해 혐의에 대해 “친부 시신 부검을 하지 않아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판별할 수 없고, 사망시 발견된 토사물과 혈액이 묻은 걸레에서 독극물 음성 판정이 나왔다”며 “검사가 제출한 정황증거만으로 친부가 마신 음용수에 아들이 청산가리를 넣었다고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 부분 무죄로 봤다. 아내에 대한 살인미수 부분은 “5월 아내가 받은 액상 감기약과 같은날 신씨의 점퍼 주머니에서 발견된 흰색 알갱이 약품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다”며 “9월 사건도 아내가 콜라에서 염색약 냄새가 난다고 하며 신씨와 일상적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볼 때 살인미수가 증명된 점을 찾기 어렵다”고 무죄 판단했다. 반면 여동생 A씨 독살 혐의는 1심부터 인정받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신씨는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기각했다. 대법원도 2016년 10월 상고를 기각해 무기징역 및 3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확정했다. 인터넷 도박 3억 탕진, 빚 5000만원개 상대로 청산가리 효과 지속 실험 항소심을 진행한 대전고법 청주 제1형사부(당시 재판장 이승한)는 2016년 7월 “신씨가 청산가리를 계속 공부하고 실제로 소지한 점, 건강했던 여동생이 오빠와 만난 뒤 사망하고 청산염이 검출된 점, 여동생 시신 부검을 방해한 점, 청산가리 구입 이유로 댄 투견을 잘 모르는 점, 여동생 사망보험금 수령 방법을 알아본 점으로 미뤄 여동생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독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숨진 여동생의 명복을 빌기는커녕 자신의 안위만 궁리하고 있다”고 신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신씨는 2015년 1월 인터넷 도박에 빠져 10개월간 3억원을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에 5000만원 빚도 졌다. 그는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했으나 3개월치 월세가 밀리고 공과금 납부도 연체되는 등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였다. 그는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한 뒤 친척 집을 떠돌며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으나 훗날 자신을 낳고 도운 가족과 새 가족이 된 아내에게 끔찍한 짓을 저질러 스스로 비극을 키웠다. 그는 가족들을 살해하기 위해 청산가리 연구·실험까지 일삼았다. 인터넷에서 청산가리 정보를 계속 검색하고, 이에 관심이 많은 지인 C씨에게 27차례나 청산가리에 관해 문의했다. 여동생 살해 4개월 전에는 C씨로부터 청산가리 700~800g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통을 20만원에 구입해 개를 상대로 실험했다. 술과 각종 음료수, 음식물에 청산가리를 넣어 개에게 먹이면서 상태를 살폈다. 마침내 나름 얻은 결론을 가지고 여동생을 찾아간 것이다. 그는 여동생에게 음료수와 약봉지를 건네고 포항에서 친구와 함께 유흥을 즐기면서도 27분 동안 휴대전화로 청산가리를 검색했다. 다음 독살 표적은 친모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지만, 그는 현재 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 초등생 살해 ‘실시간’ 전달받고 시신 일부 건네받은 딸에게 호화 변호인단 붙였다[전국부 사건창고]

    초등생 살해 ‘실시간’ 전달받고 시신 일부 건네받은 딸에게 호화 변호인단 붙였다[전국부 사건창고]

    고어물 커뮤니티서 만난 두 10대女초등생 시신 일부 주고받고 함께 술자리 김: 사냥 나간다. 우리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운동장이 내려다보인다. 박: 그럼, 저 중에 한 명이 죽게 되겠네. 불쌍해라. 까악. 10대 여자 둘이 잔혹한 가상의 세계에 빠졌든 사이코패스든, 자신들의 ‘악마적’ 욕망을 위해 한 가정에서 목숨보다 더 소중한 자식의 생명을 빼앗은 끔찍한 사건은 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유희하듯 시작됐다. 2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1~3심 판결문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모(당시 17세)양은 박모(당시 18세)양과 이런 전화통화를 한 지 30분 만인 2017년 3월 29일 낮 12시 44분쯤 인천 자기 집 인근 초등학교 앞에서 2학년생 A(당시 7세)양을 만나 범행을 저질렀다. 저학년 하교시간에 맞춰 범죄대상을 물색하다 찾은 것이다. 김양은 모친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여행용 가방을 들어 외지인인 것처럼 변장했다. A양은 김양을 만나자 “엄마에게 전화해야 하는데 휴대전화 좀 빌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양은 “배터리가 방전됐다”고 속이고 “우리 집 전화기를 쓰라”며 고층 아파트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김양은 가족과 함께 살았으나 부모는 출근했고, 학생인 동생은 오후 귀가할 예정이어서 비어 있었다. 그는 거실에서 고양이와 노는 A양을 목 졸라 살해했다. A양의 시신까지 훼손하는, 끔찍한 범행을 자행했다. 이어 김양은 A양의 시신을 유기한 뒤 같은날 오후 5시 44분쯤 서울에 사는 박양을 마포의 한 지하철역 출구에서 만나 A양 시신 일부를 건넸다. 둘은 인근 주점과 룸카페에서 술을 마시며 놀았다. 이들은 오후 10시 22분쯤 김양의 어머니가 딸에게 전화해 “경찰이 찾고 있다”고 하자 헤어졌다. 귀가한 박양은 김양이 건네준 A양 사체를 유기했다. 김양과 박양은 그동안 나누었던 채팅 내용 등도 모두 삭제했다. A양의 부모는 수업이 끝난 딸이 귀가하지 않자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목격자 찾기 방송을 하고 이날 오후 4시쯤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과 아파트 옥상에서 A양의 시신 일부를 찾아내고 김양을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또 며칠 후 박양을 범행방조·사체유기 혐의로 체포했다. 둘은 범행 한 달여 전에 잔혹 캐릭터 영상 커뮤니티에서 처음 만났다. 김양은 엽기적 살인마 ‘한니발’ 드라마도 즐겼다. 당시 김양은 고교 자퇴생, 박양은 재수생이었다. 이 가상 세계에서 박양은 부두목급, 김양은 행동대원으로 역할극을 하며 ‘살인’ 등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점에 비춰 박양이 살인 교사자인지, 살인 방조자인지를 놓고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형량도 극명하게 달랐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김양 검거 직후, 「박양: 내가 얽힐 일 없나. 김양: 없도록 할게. 장담은 못 하겠지만 깊이 엮이지 않을 거야.」「김양: 경찰에서 연락이 갈 수 있겠지만 전과 생기지 않게 할게. 박양: 미안해. 이기적이라…」 등의 대화가 오갔지만 오래 못 갔다. 재판이 시작되자 둘은 “박양이 사람을 죽이라고 지시했다. 시신 일부도 가지고 오라고 했다” “김양은 다중인격자이고, 그의 말은 거짓이다” 등 죄를 떠넘겼다. 검찰은 김양을 기소하기 전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정신감정을 의뢰해 “아스퍼거 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는 잠정적 의견을 전달받았다. 이는 자폐성 장애의 하나로 인지 능력과 지능은 일반인과 비슷하나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고 특정 분야에 집착하는 정신적 질환이다. 시신 건네받은 女, 무기징역→13년‘살인방조죄’만 물어↔ 초등생 엄마“‘제대로 벌 받았다’ 말해주고 싶었다” 검찰은 “김양이 조현병,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범행 책임을 회피하려 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징역 20년과 전자발찌 부착 30년을 구형했다. 소년범의 최고 형량이다. 검찰은 또 “김양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주도면밀한 공범이다”며 박양에게 무기징역과 전자발찌 30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 기소 검사는 재판에서 “둘이 A양 시신 일부를 보며 좋아하고 서로 칭찬할 때 A양 부모는 아이를 찾으려고 온 동네를 헤맸다”며 “아이가 그렇게 죽으면 부모의 삶도 함께 죽는 것…”이라고 울먹였다. 김양은 1심부터 대법원까지 검찰 구형대로 징역 20년이 유지됐지만 박양은 1심 무기징역이던 것이 항소심에서 징역 13년으로 대폭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김양과 같이 살인죄로 기소됐던 박양에게 살인방조죄만 물어 감형되자 청와대 국민청원에 비난의 글이 올라오는 등 여론이 들끓었다. 1심을 진행한 인천지법 형사15부(당시 재판장 허준서)는 2017년 9월 “김양이 아스퍼거가 있다고 하지만 범행 당시 심신상태와 연관이 없다. 지적 능력이 ‘평균 상’으로 범행을 계획적으로 저질렀다”며 “김양이 모친과 함께 경찰에 자수했다고 주장하는데 신고 내용이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라면 ‘자수’라고 볼 수 없다”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어 “김양은 범행 전 휴대전화로 ‘완전 범죄’ ‘밀실 트릭’ 등을 검색했고, 범행 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우리 동네에서 애가 없어졌데’ 등 자신과 무관한 것처럼 글을 썼다. 구속 후 수차례 반성문을 냈으나 죄책감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가족 속에서 사랑을 받고 자라 이제 막 새학기를 맞던 A양은 인생을 꽃피워보지도 못하고 참혹하게 마감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박양에 대해 “김양과 대화에서 신체 일부를 가져다 달라고 한 적이 있고, 김양에게 ‘CCTV 위치도 확인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살인도 박양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양은 김양과의 대화를 ‘캐릭터 역할극’ 일부라고 주장하지만 범행 당일 나눈 대화 내용은 그것과 형태가 다르다. 박양은 범행을 공모하고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년에게서 볼 수 있는 사리분별의 미숙, 단순 비행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계획적이고 잔혹한 범죄”라며 “소년이라는 이유로 미온 대처하는 것은 죄책에 맞지않고 형벌의 예방적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박양 부모는 딸이 큰 중형을 받을 것이 예상되자 애초 선임된 국선변호사를 취소하고 유명 로펌(법무법인)의 부장판사 출신 등 다수 변호사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김양이나 박양의 부모는 의사, 대기업 직원, 초등 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항소했으나 김양은 1심 형과 달라지지 않았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7부(당시 재판장 김대웅)는 2018년 4월 박양에 대해 “현실 세계의 범행은 구체성을 가져야 하는데 채택된 증거만으로 박양이 범행을 공모하고 범행 대상, 방법, 시간과 장소를 지시했다는 김양의 진술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박양의 요구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지시-복종 관계도 아니다. 범행 당시는 캐릭터 커뮤니티 활동도 끝났다”며 “박양은 살인 공동정범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범행 당일 실제 벌어지는 살인 과정이 시간에 따라 박양에게 전달됐다”고 살인방조죄만 인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같은해 9월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박양의 살인 공동정범과 관련해 “공동정범은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용인하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명확히 증명되지 않으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A양의 할머니는 “‘100점 맞아오면 용돈 달라’고 애교를 부리던 한없이 예쁜 손녀였다”고 했고, 엄마는 “우리 아이가 슬퍼하지 않을 만큼 ‘(김양·박양이) 제대로 벌을 받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말해왔다. 고어물 단속·처벌할 근거가 없다“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 시급” 사건 발생 6년이 지났지만 ‘고어물’(잔혹 영상)은 온라인에 차고 넘친다. 대전경찰청은 지난 7월 아동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B(20)씨를 검거했다. 수사결과 고어물 운영자였다. 텔레그램의 2개 고어물방에 1만 1000여명이 가입해 있었다. B씨는 검거 당시 흉기 3개를 소지했고, 자택에서 9개가 더 발견됐다. 하지만 고어물을 단속할 법적 근거는 없다. 정보통신망법은 ‘공포, 불안감을 조성하는 영상 등을 유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고어물은 ‘반복적 유통·전파’에 해당하지 않아 관리조차 안 된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고어물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보다도 훨씬 잔인하게 사람을 살해하는 영상이 많아 여기에 청소년들이 빠져들면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고어물 시청은 불특정 다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이상동기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잖다”면서 “고어물 유포, 판매는 물론 청소년이 보는지 모니터링하고 삭제,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전국씨름대회 3체급 제패한 그놈은 연쇄살인마가 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전국씨름대회 3체급 제패한 그놈은 연쇄살인마가 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최신종(범행 당시 31세)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2002년 소년체전 경장급(40㎏ 이하) 금메달 등 전국 씨름대회에서 소장급(45㎏ 이하), 청장급(50㎏ 이하)까지 3체급을 석권했다. 단체전에서도 맹활약해 자기 학교에 우승 깃발을 안겼다. 최신종은 그해 전북체육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대한체육회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씨름선수로 활동했지만 고교 진학 후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어른이 된 그는 연쇄살인범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씨름선수의 ‘괴력’을 약자인 두 여성을 죽이는데 쓴 것이다. 전국소년체전 등 제패한 씨름 유망주 둘 살해하고 얻은 건 금팔찌, 63만원 최신종은 2020년 4월 14일 밤 자기 아내가 ‘언니’라고 부르는 지인 A(당시 34세)씨를 “부탁할 일이 있다”고 불러냈다. 그는 A씨를 차에 태운 뒤 “빚이 9000만원 있는데 갚아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A씨는 “도박하지 말라”고 했다. 최씨는 화를 내면서 15일 0시쯤 전북 완주군 이서면 한 교량 밑으로 A씨를 데려가 주먹으로 폭행했다. 반항하는 A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48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또 금팔찌 1개를 빼앗은 뒤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같은날 전북 임실군 관촌면의 한 교량 밑에 A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최씨는 같은달 19일 오전 1시쯤 전주시 대성동 한 주유소에 세워놓은 자신의 차 안에서 B(당시 29세·여)씨를 살해했다. A씨 살해 후 나흘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B씨는 랜덤 채팅앱을 통해 최씨를 알았고, 전날 밤 부산에서 전주로 왔다 처음 본 남자에게 변을 당했다. 최씨는 B씨에게 현금 15만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B씨의 시신을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 유기했다.19일 서울신문의 취재와 재판부의 설명자료에 따르면 최신종은 전주에서 배달 대행업체를 운영하면서 결혼해 자식까지 낳았으나 고위험 투자로 빚을 지면서 파산상태에 몰리자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가 두 여성을 살해하고 얻은 것은 고작 금팔찌 1개와 현금 63만원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고 당시 설명자료에서 “A씨는 어릴 때부터 홀아버지 밑에서 오빠·동생과 함께 자랐다. 오빠는 고교 1학년 때 생활비를 버느라 아버지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오빠에게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A씨는 ‘세상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여동생이고, 동생에겐 ‘친엄마와 같은’ 누나였다”고 적었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 “6세 때 부모 이혼 후 홀아버지 밑에서 외동딸로 초등 2학년 때부터 아버지를 병간호하며 전단을 뿌리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 살해되기 5일 전 아버지에게 울음을 터뜨리며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라고 고단한 삶을 호소했다”고 썼다. 재판부는 “A·B씨 모두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착하고 억척스럽게 가족을 지켜왔고, 더 나은 미래와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치열하게 세상과 마주했지만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어려운 형편에도 착하고 억척스레 산 여성들” 최씨가 씨름을 그만둔 것은 난폭한 성격 탓으로 알려졌다. 그의 한 지인은 “10대 때부터 싸움을 잘해 전주에서 ‘짱’으로 불렸다”면서 “사람 때릴 때는 무자비하고 잔인했다. 미친놈처럼 동생, 친구, 선배를 가리지 않았다”고 했다. 최씨는 2012년 이별을 요구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협박하고 강간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마트에서 금품을 훔쳐 징역 6개월을 사는 등 끝내 범죄자의 길로 갔다. 결혼한 그는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며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FX마진거래’(유사해외통화선물)에 빠져들었다. 리스크가 큰 도박 같은 투자로 최씨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본사로 보낼 돈마저 날리자 아내의 지인인 A씨에게까지 버젓이 돈을 요구하고 잇따라 살인까지 저질렀다. 최씨는 승용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두 여성의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에게 전주에서 붙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A씨는 나를 훈계해서, B씨는 ‘이상한 사람’ 취급해 순간적으로 욱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전북경찰청은 ‘국민의 알 권리와 동종 범죄 재발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라며 최신종의 신상을 공개했다. 무기징역재판장 “가석방 없길 바란다” 최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기각했다. 대법원도 2021년 7월 기각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3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그대로 유지됐다. 2심을 진행한 광주고법 전주제1-1형사부(당시 재판장 김성주)는 2021년 4월 최씨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A씨 살해 후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처음 만난 B씨를 태연히 살해했다. 두 여성은 죽임을 당한 뒤에도 수풀과 나무 밑에 버려져 최소한의 존중도 받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최씨는 자신의 억울함만 호소할 뿐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다. 또 형벌을 면하기 위해 진술을 수시로 번복하고 황당한 답변까지 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동안 살인, 강간 등 강력범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가석방돼 다시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을 다수 접했다”면서 “최씨에게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재판장은 “사실상 사형이 폐지된 상황에서 국민이 흉악한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져야 한다”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의 입법을 국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법무부 등 정부는 최근 ‘묻지마 범죄’가 판치자 결국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사건은 사회의 거울입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 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최신종 “언제 20년 원했냐” 검사 노려봐유족에 욕설 내뱉다 법정서 끌려 나가 최씨는 재판에서 “아내의 우울증 약을 먹고 취해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잡히고 나서야 두 번째 여성을 살해한지 알았다” “살인과 사체 유기는 인정하지만 A씨와 성관계는 합의로 이뤄졌다. 금팔찌도 A씨 스스로 줬다. 강도·강간은 인정할 수 없다” 등 변명과 함께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A씨 유족은 “A의 금팔찌는 남자친구와 함께 산 것으로 애지중지해 남에게 줄 리가 없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최씨는 B씨의 몸 위에 올라가 양손으로 목을 졸랐다”면서 “이때 B씨가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어요.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했으나 살인을 멈추지 않았다”고 사형을 구형했다.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검사가 “최씨가 첫 조사 때 징역 20년만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자 검사를 노려보며 “내가 언제 20년을 원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에 “신상공개를 막아달라”는 요구도 했다. 그는 “나를 사이코패스, 미친놈처럼 보지 말라”면서 “하지도 않은 A씨 강도·강간 때문에 내 아들과 아내가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죄는 내가 지었지, 가족이 지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최씨는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에 그치자 유족들은 “사형시켜라. 죽은 애 살려내라”고 울음 섞인 고성을 질렀고, 최씨가 욕설을 내뱉자 법정 경위들이 재판정 밖으로 끌어냈다. 정신과 관련 전문의들은 “방화·절도·폭행 등을 일삼는 ‘품행장애’ 청소년의 20~30%가 성인 때까지 이어진다”면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 성장하는 것을 막으려면 조기에 치료해야 효과가 있다”고 했다.
  • 정유정, 피해자 111회 찌르고 인터넷서 ‘존속 살인’ 검색

    정유정, 피해자 111회 찌르고 인터넷서 ‘존속 살인’ 검색

    온라인 과외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범행 당시 피해자를 흉기로 111차례 이상 찌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터넷에서 ‘존속 살인’을 검색하고 범행 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살인을 예고하는 등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 부모에 대한 울분을 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범행 당시 피해자를 흉기로 110회 넘게 찌르면서 치명상과 관련 없는 손바닥 등 신체 여러 부위를 찌르고, 지문 감식을 피하기 위해 관련 부위도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정은 검찰 조사에서 “분명히 피해자를 죽였는데 살아나서 나에게 말을 했다. 나의 정신 감정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망상에 따른 심신미약 판정을 노린 진술이라는 게 범죄심리학자들의 판단이다. 또 정유정은 범행 3일 전 아버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동안 쌓인 서운했던 감정을 토해내며 ‘내가 큰일을 저지르면 아빠가 고통받을 것이다. 큰일 저지르고 나서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적부터 부모와 떨어져 할아버지와 지내는 과정에서 자신을 방치한 아버지에게 큰 분노를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정은 실제 대입과 공무원 시험 준비에 잇달아 실패한 뒤 온라인에 ‘존속 살인’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심리 분석 결과 ‘정유정이 애정을 갈구했던 아버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제삼자에게 피해를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왔다. 검찰은 “정유정이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어우러져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리아킴에 오은영 “아스퍼거 아닌 성인 ADHD” 진단

    리아킴에 오은영 “아스퍼거 아닌 성인 ADHD” 진단

    오은영이 리아킴에게 성인 ADHD 진단을 내렸다. 23일 방송된 채널 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세계적인 댄서 리아킴과 함께 했다. 리아킴은 세계적 댄스 크루 1MILLION(원밀리언)의 수장이자 안무가. 세계 댄스 대회에서 숱한 우승을 차지하고 SM, YG, JYP의 안무 트레이너로도 활약한 월드클래스 댄서다. 리아킴의 고민은 경증 자폐 스펙트럼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리아킴은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리아킴은 “일주일 정도는 매일 울었다. 가까운 사람들이 느꼈을 고통에 미안한 마음이 제일 컸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는 리아킴과 만난지 15년 됐다는 남자친구도 깜짝 등장했다. 그는 15년동안 리아킴을 사귀면서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지인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이어폰을 착용하고 음악을 듣는가 하면 식당에서는 항상 자신의 수저만 챙기고 절대 남자친구는 챙기지 않았다고. 또한 “싸운 적도 많다. 리아는 문제 해결을 이야기하고 난 감정 해소를 얘기한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집에 왔다. 리아가 ‘어떻게 도와줄까’라고 하는데 난 ‘미안하지만 넌 나를 도와줄 수 없어’라고 했다. 둘이 붙어 있지만 감정적인 기대를 할 수 없다. 이런 부분에서 자괴감도 든다. 근데 진단을 받은 이후엔 큰 해방감을 느꼈다. 감사한 마음이었다. 이런 마음이구나 싶었다”라고 답했다. 리아킴은 “제가 관계에 있어서 결핍이 있다, 사이코패스인가 싶다”라면서 “우울증까지 갈 정도로 뭔가 문제가 있다, 힘들어하고 있을 때 지인으로부터 ‘아스퍼거 증후군이 맞는 것 같다’ 이 말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결혼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서로 결혼하면 ‘이 사람과 해야 한다’란 생각이 있었다. 내가 아스퍼거 진단을 받았을 때, 또 내가 문제가 있다고 느꼈을 때 같이 사는 사람은 불편함을 안고 가야한다. 내가 먼저 ‘하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을 때 공감하지 못하고 제대로 상호작용하지 못하면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다. 같이 결혼해서 산 사람이 평생 안고 가는 건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고민했다. 이어 “주변에 이런 문제를 알렸더니 그제야 친구들이 용기내서 (저에 대해) 얘기하더라”라면서 “제가 싫어하는 줄 알았다고, 아니라는 걸 아니까 다행이라 하더라. 이걸 듣고는 제가 문제를 갖고 있다는 걸 앞으로 더욱 알려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야 사람들이 적어도 상처는 안 받겠다 싶더라”라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에 오은영은 “리아킴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닌 성인 ADHD”라고 진단하며 “리아킴은 기본적인 공감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 사도세자 추앙한 길, 정조의 쓰라린 울분… 장승만이 달래주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사도세자 추앙한 길, 정조의 쓰라린 울분… 장승만이 달래주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孝의 고장’ 수원에 아버지를 위해 만든 현륭원 참배길 지키지 못한 아들의 회한 담긴 고개, 2개의 장승이 지켜 호랑이·도깨비도 차마 덤비지 못하리라무더운 날이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오니 따가운 햇살이 눈을 찌른다. 학원가와 고시원과 스터디카페를 지나 남으로 난 큰길로 한참을 직진했다.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전형적인 수험생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이따금 곁을 스쳐간다. 그들의 고단한 청춘을 닮은 듯 야트막한 고갯길은 시나브로 높아진다. 등허리에 땀이 돋고 다리쉼이 간절해질 무렵, 왼편 길가에 동작도서관 이정표와 함께 표석과 장승 두 개가 불쑥 나타난다. ‘장승배기: 장승배기는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현륭원에 참배하러 가면서 쉬었던 곳이다. 당시 이곳은 인가도 없고 행인마저 적었는데 정조가 장승을 만들어 세우라고 지시한 이후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벽화로 붙은 능행차도에 그려진 붉은 연(輦)을 타고 정조는 이곳까지 왔다. 용산 나루에서 상선 36척을 연결한 배다리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고 노량 나루를 지나왔으니 교꾼들도 쉬며 한숨 돌릴 타이밍이었다. 음력 윤달 2월이면 언땅이 녹고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가마꾼의 저고리는 가슴골을 타고 흐른 땀방울로 제법 척척지근했을 게다.●8일간의 융릉 행차길 쉬어 가던 곳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1762년(영조 38) 임오화변으로 죽어 배봉산(현재 서울시립대 뒷산) 기슭에 있던 영우원에 묻혔다. 그로부터 이십여 년이 흐른 1789년(정조 13)에 이르러서야 정조는 영우원에 묻힌 시신을 수원 근교 화산으로 이장하고 현륭원으로 개칭해 정성스레 꾸몄다. 그곳이 후일 장조(莊祖)로 추존된 아버지 사도세자와 아들 정조가 묻힌 현재의 융건릉, 융릉과 건릉의 터가 되었다. 본디 장승배기는 정조의 융릉 행차길이 아니었다. 1794년까지는 남태령을 넘어 과천 행궁을 지나는 길을 이용했다. 그러다 1795년(정조 19)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수원에서 개최하면서부터 험한 남태령 길과 별개로 장승배기를 경유하는 ‘시흥길’을 새로 개척해서 8일간 행차하면서 이용했다. 개인적으로 정조의 능행에 인연 아닌 인연이 있다. 2015년 과천시 지역 축제에서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을묘원행 220년을 기리며 어가행렬을 재연하는 퍼레이드를 열었다. 그때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조와 혜경궁 홍씨를 재연할 사람을 공모했는데, 좋은 추억이 되겠다 싶어 아들과 함께 참가 신청서를 넣었다. 나름 경쟁이 치열했고 심사도 엄정했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워킹까지 선보인 끝에 실제 모자 관계라는 ‘특이점’을 인정받아 아들과 함께 정조와 혜경궁 홍씨 재연자로 뽑혀 과천대로를 누비는 영광을 얻었다. 우리에게는 색다른 경험으로 즐거운 하루였다. 하지만 사도세자의 제사를 지내고 궁으로 돌아가는 정조와 혜경궁의 마음은 자못 시리고 복잡했을 것이다.장승배기 경유 시흥길의 루트는 다음과 같다. 용산 나루~배다리~노량 나루~장승 고개~대방천 다리~대방천들~마장천 다리~문성동(文星洞) 앞길~수성 참발소~시흥 행궁이 하룻길이다. 시흥 행궁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다음날 만안교~안양 참발소~군포천~서원 냇다리~청천평~사근평 행궁~지지대 고개~괴목정교~만석거~영화정~장안문~수원 화성에 다다른다. 수원은 예부터 효(孝)의 고장이었다. 수원 최씨의 시조 최상저의 아들 최루백은 ‘고려사’ 열전에 이름을 올린 효자였다. 화성을 정조가 야심 차게 계획한 조선 최초의 신도시였다고 한다면, 신도시 부지 선정에는 입지적 조건 외에도 이러한 문화적·이념적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수원의 효자 최루백은 열다섯 살에 호환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정조는 세손이던 열한 살에 호랑이보다 무서운 할아버지로 인해 아버지를 잃었다. 열다섯 살의 최루백은 말리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도끼를 메고 나가 배불리 먹고 자빠진 범을 죽여 항아리에 범 고기를 채워 개울가에 묻었다. 또한 배를 갈라 나온 아버지의 뼈와 살을 골라내어 장사 지낸 후 여막을 짓고 무덤을 지켰다. 최루백은 효자라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용감무쌍한 소년이다. 열한 살의 정조는, 하지만, 도끼를 메고 호랑이를 쫓아갈 수가 없었다. “오후 세시 즈음에 내관이 들어와 밧소주방의 쌀 담는 뒤주를 내라 하신다 하니, 이 어찌된 말인고. 황황하여 궤를 내지는 못하고, 세손이 망극한 일이 벌어질 줄 알고 휘령전으로 들어가 ‘아비를 살려 주옵소서’하니, 영조께서 ‘나가라’ 명하시니라. 세손께서 나와서 휘령전에 딸린 왕자의 재실(제사 준비를 위해 만든 집)에 앉아 계시니, 그 정경이야 고금 천지간에 다시없더라.”(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역 ‘한중록’ 중에서) 이미 수차례 드라마와 영화에서 변주됐던 장면이다. 대개 아들을 죽이는 아버지 영조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들 사도세자의 팽팽한 갈등과 긴장이 부각돼 표현된다. 그 애증의 부자관계도 참으로 기막힌 것이지만, 시선을 낮추어 아버지를 죽이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버지를 지켜보는 열한 살 소년과 눈높이를 맞추면 그 비참한 정경이 또 다른 빛깔을 띤다. 열다섯 살의 용맹한 소년 최루백과 달리 열한 살의 세손 정조는 호랑이 앞에서 울며 빌다가 ‘나가라’고 명령하니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의 무력감, 패배의식, 허무와 죄책감이 그의 일평생을 지배했고 정조는 재위 내내 사도세자의 흔적을 찾고 지우고 다시 쓰는 일에 몰두하게 됐다.●아버지와 아들, 존경과 미움 사이 아버지의 혼궁(세자의 국장 뒤 삼 년 동안 신위를 모시던 궁전)을 향해 슬피 울부짖던 소년이 왕위에 올라 죽은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자(死者)의 집을 향해 가는 길, 장승배기에 앉아 그때를 떠올려 본다. 다리보다 아팠을 마음을 새기노라니 건듯 불어오는 바람도 예사롭지 않다. 당시의 장승배기 부근은 숲이 깊고 인적이 드물어 적막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정조가 장승을 세워 이 쓸쓸한 고개를 지키라고 명했을까. 장승은 어리고 힘이 없어 아버지를 지킬 수 없었던 아들의 쓰라린 울분과 회한이다. 장승은 지역과 장소에 따라 채색·형상·크기 등이 다르지만 모양이 괴엄(魁嚴)한 점은 동일하다. 괴수의 모습으로 엄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호랑이도 도깨비도 차마 덤비지 못하리라. 절대 권력자가 돼서도 마음 깊숙이에서 영원히 자라날 수 없는 어린아이는 그렇게라도 더이상 지상에 없는 아버지를 지키고 싶었을지 모른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어머니와 딸의 관계와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딸이 동성(同性)인 어머니를 통해 ‘여성’을 학습하듯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 ‘남성’을 학습한다. 가족과 사회 속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역할을 배우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아버지와의 관계에 있어 내가 만난 아들들의 유형이 대략 두 가지였다는 것이다. 존경하거나, 미워하거나. 아버지를 ‘존경’하는 아들의 경우 자신의 아버지를 ‘봉우리’, ‘거인’, ‘큰 산’ 등에 비유하곤 했다. 그것은 극복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하고 스스로 그렇게 되고 싶은 상승의 열망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를 미워하며 말마따나 ‘반면교사’, 극히 나쁜 면만을 가르쳐 주는 선생으로 삼는 아들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학교실 정하은·김창윤의 분석(‘사도세자의 정신과적 병증 증상’, 2016)에 따르면 사도세자는 ‘양극성 장애’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록된 피해자의 숫자로만 보면 사이코패스이자 연쇄살인마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은, 그런 아버지를 기리고 추앙한 정조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지하여장군은 어디 갔는지 남남 커플로 우두커니 서 있는 천하대장군과 지하대장군에게 물어보면 혹시 알려 주려나?(㉻에서 계속) 소설가
  • “세모녀 살인범 김태현 남학생도 수년간 스토킹”[이슈픽]

    “세모녀 살인범 김태현 남학생도 수년간 스토킹”[이슈픽]

    “딱 이렇게만 말씀드리겠다. 김태현, 저 짓 한 것 한번이 아니다. 집착하고, 스토킹하는 게 처음이 아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스토킹하던 여성과 일가족을 살인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태현(25). 그는 체포된 지 열흘 만에 포토라인에 서서 스스로 얼굴을 드러내고 “눈 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정말 죄책감이 많이 든다. 제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도 정말, 제 자신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고, 유가족분들과 저로 인해 피해 입으신 모든 분들에게 사죄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김태현이 카메라 앞에서 ‘일단 죄송합니다’라고 한 것은 ‘죄송합니다’가 아닌 ‘일단’에 진심이 내포돼 있다”고 평가하며 “‘일단 죄송하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눈꼽만큼도 죄송하지 않다. 날 무시했기 때문에, 알고보면 내가 피해자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태현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 김태현은 택배 상자에서 집 주소를 알아냈고, 아파트 1층에서 검은 패딩을 입은 채 서성이며 고인을 공포심에 떨게 했다. 범행 당일 그는 피해자 아파트 주변 마트에서 흉기를 구해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문을 두드렸다.‘문 앞에 물건을 놓고 가달라’고 했지만 그는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침입해 작은딸과 어머니, 그리고 큰딸 순으로 죽였다. 김태현은 큰딸 시신 옆에 누운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신상이 공개되자 주변인들은 김태현이 평소엔 조용하지만 돌연 평범하지 않은 행동을 보이곤 했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성(性)도 나이도 상관없이 누군가를 집착하고 괴롭혔다. 중학생일 당시 성인이었던 김태현으로부터 스토킹과 협박을 당했다는 한 남성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이름을 듣자마자 공포로 떨려왔다”고 제보했다. 김태현은 실제 생활에서 만난 지인들에게 집착을 보였고, 군대 제대 후에는 온라인 세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친분을 가지게 된 사람에게는 선물을 주겠다며 집 주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범행 당일 김태현의 행적이 CCTV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김태현에게 범행 장소 인근은 낯선 곳이 아니라 무척 익숙한 곳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범행 장소 주변을 이미 수십 차례 다녀갔다는 뜻이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미완의 입법’ 스토킹법이 제2,제3의 김태현 막으려면

    ‘미완의 입법’ 스토킹법이 제2,제3의 김태현 막으려면

    경찰이 ‘김태현 세 모녀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에게 스토킹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경찰이 ‘김태현 사건’을 단순 살인 사건으로 좁혀 보지 않고 ‘스토킹 살인 범죄’로 파악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성단체들은 6개월 뒤 시행되는 스토킹법이 제2, 제3의 김태현을 막으려면 경찰의 행정력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하라고 역설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스토킹의 주된 피해자는 여성이며, 가해자는 애인이나 전 애인이 69%, 배우자나 전 배우자가 8%, 직장 관계자가 7%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김태현과 큰딸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으로 만난 사이로 오프라인 소모임에서 불과 세 번 만난 관계였다. 그는 큰딸에게 일방적으로 교제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지난 1월부터 3개월 간 스토킹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11일 “스토커는 피해자를 사람으로 존중하기 보다는 물건처럼 소유하려 한다”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김태현의 습성은 스토커의 전형적 특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날 무시한다고 해서 스토킹이 가능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스토킹 타깃이 주로 여성인 이유는 ‘물리적 약자인 여성에게 함부로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했다. 김태현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 그의 범행은 우발적이지 않았고, 철저히 계획됐고, 악의적이었다. 그는 큰딸이 보낸 사진 속 택배 상자에서 집 주소를 알아냈다. 수차례 아파트 1층에서 검은 패딩을 입은 채 서성이며 고인을 공포심에 떨게 했다. 범행 당일 그는 피해자 아파트 주변 마트에서 흉기를 구해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문을 두드렸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던 작은딸은 ‘문 앞에 물건을 놓고 가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침입해 작은딸과 어머니, 그리고 큰딸 순으로 죽였다. 그는 큰딸 시신 옆에 누운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김태현이 카메라 앞에서 ‘일단 죄송합니다’라고 한 것은 ‘죄송합니다’가 아닌 ‘일단’에 진심이 내포돼 있다”고 평가하며 “‘일단 죄송하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눈꼽만큼도 죄송하지 않다. 날 무시했기 때문에, 알고보면 내가 피해자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락 두절을 수상히 여긴 친구들의 신고로 이틀 만인 지난달 25일 세 모녀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큰딸 친구들은 사건 초기 속사정을 잘 모르는 이웃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남자친구에 의한 범행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스토킹을 일종의 구애행위로 파악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통념도 범행을 막지 못한 데 한몫했다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을 수반한 데이트폭력 살인과 살인 미수는 31건이고, 성폭력으로 이어진 건 51건이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감금·협박을 수반한 데이트폭력은 매년 1000건이 넘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898건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스토킹법은 오는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돼 공포되면 6개월 뒤인 10월 9일 시행된다. 1999년 15대 국회에서 최초 발의된 이 법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수많은 ‘스토킹 살인’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 법이 세모녀의 죽음을 막았을지는 미지수다. 스토킹법상 세모녀는 법 보호 대상이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못냈다. 큰딸은 스토킹이 이어지던 지난 1월 27일 친구에게 카카오톡을 보내 “진짜 집갈 때마다 돌아서 간다고..하 아파트 1층에서 스으윽 다가오는 검은 패딩....”라는 카톡을 보냈다. 이후에도 스토킹이 이어지자 ‘스토커가 붙어서 전화번호를 바꿨다’, ‘자꾸 다른 번호로 연락을 한다’ 등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송 대표는 “많은 스토킹 피해자들이 경찰 신고를 망설인다”고 했다. 경찰의 확실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신고 이후에도 나아지는 점이 없는 상태인데 오히려 자신에게 돌아올 보복이 두려워서다. 김태현은 휴대폰으로 자신의 신음소리를 녹음한 뒤 이를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김태현은 반성하지 않았고 13일 뒤 세모녀를 살해했다. 지난해 5월 스토커에게 살해된 창원 식당 주인은 100여차례의 통화를 받는 등 스토킹을 당했다. 그는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신고를 하지 않았다. 2019년 4월 경남 진주에서 벌어진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에서 안인득은 살해한 여고생 최모양을 반년에 걸쳐 스토킹했다. 고인의 가족은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경찰에도 수차례 신고했지만 안인득의 스토킹은 이어졌다. 결국 고인이 죽고나서야 스토킹 행각이 세상에 조명됐다. 경찰이 스토킹 범죄에 소극적으로 개입해온 건 실질적 위협 발생 전까지 개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2013년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괴롭힘 조항이 신설되면서 스토킹죄를 포섭했고, 이를 위반하면 벌금 최대 10만원으로 규율해왔다.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스토킹을 장난전화 정도의 가벼운 범죄로 치부해온 셈이다. 새 법에서 스토커를 형사처벌할 근거는 만들었지만 여전히 현장 경찰관이 즉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온·오프라인 접근금지 조치에 그친다. 스토커가 경찰의 행정조치를 상습적으로 위반한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과태료만 물면 끝이다. 이 법과 구조가 같은 가정폭력처벌법에는 경찰의 임시조치를 상습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등 형사 처벌을 받는 조항이 있다. 또 피해자와 완전히 분리하는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 등의 잠정조치는 구속영장 발부와 비슷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송 대표는 “국회 법 논의 과정은 경찰력을 견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피해자가 ‘국가가 나를 보호해준다’고 느낄 수 있는 경찰의 행정조치가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더니 확실하게 처리해줬다는 모범 사례가 많이 나와야 스토킹 피해자가 경찰을 신뢰할 수 있다”며 “유치장 입감까진 아니라도 일선 경찰이 현행범 체포된 스토커를 경찰서로 데려오는 등의 분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경찰청장이 책임지고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스토킹법엔 피해자보호법이 없다. 여성가족부의 법안 제출이 늦었기 때문이다. 최명숙 여성가족부 권익보호과장은 이날 “스토킹 피해자 보호 법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이 8월에 완료되자마자 국회에 보호법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에 반드시 포함되는 조항’에 관해 묻자 “보호시설 입소 부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처벌법에도 응급조치에 경찰이 피해자의 보호시설 입소를 인도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며 “오는 10월 처벌법 시행 때 피해자보호조치에 대한 공백이 없도록 여성가족부 내부 사업운영지침을 개정해서 기존에 운영중인 성폭력·가정폭력 보호시설에 스토킹 피해자가 입소할 수 있게끔 대응하겠다”고 했다. 다른 성범죄와 달리 스토킹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한 점도 문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합의를 종용하며 2차 가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단체는 경찰이 수사를 빨리 끝내려고 피해자의 고소 취하를 유도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가정폭력처벌법이 반의사불벌죄라 벌어지는 폐해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또 ‘스토킹행위’는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는 행위’로 5가지만 열거 돼 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신종 스토킹 행위를 포괄할 규정이 없다. 스토킹 행위를 범죄로 보려면 지속성이나 반복성을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현장 경찰의 수사 역량에 따라 지속성과 반복성의 입증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킹법 정부 입법 실무를 담당한 이응철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은 “죄형법정주의를 거슬러 법률을 너무 추상적으로 만들면 모든 행위를 문제삼을 수 있다. 해외 입법례에서도 포괄규정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미 다른 법에 처벌 규정이 있어 빠진 조항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성 또는 반복성 입증 조건이 까다롭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기존 판례 등을 보면 한 번의 행위도 수분동안 지속되면 지속성이 인정됐다. 반복성은 1년에 단 몇차례라 해도 피해자가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꼈다면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스토킹을 범죄로 보고 처벌을 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주셨으면 한다”면서 “그래야 피해자들이 국가를 믿고 신고할 수 있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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