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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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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소 자궁내막종 로봇수술, 정상 조직 최대한 보존하며 제거”

    “난소 자궁내막종 로봇수술, 정상 조직 최대한 보존하며 제거”

    자궁내막증이 난소에 발생해 형성되는 ‘자궁내막종’은 생리혈 역류 등으로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에 붙어 혹(낭종)을 만드는 질환이다. 주변 장기와 붙어버리는 심한 유착을 유발하고 정상 난소 조직을 손상시켜 골반 통증과 난임의 주요 원인이 된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 수술 과정에서 난소 기능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정상 난소 조직을 최대로 보존하면서 병변만 정교하게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로봇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로봇수술은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10배 확대된 3차원 입체 시야와 사람 손보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로봇 관절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복강경 시술 시 한계가 있던 미세 유착 부위를 섬세하게 분리할 수 있어, 주요 혈관과 신경 손상을 줄이고 정상 난소 조직을 효과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병원장 김상일) 산부인과가 원내 도입된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을 활용해 난소 자궁내막종(난소에 발생한 자궁내막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초기 수술에서도 우수한 임상 성과를 보였다. 초기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 다빈치 로봇수술은 기존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 평균 입원일수가 3.5일로 눈에 띄게 단축(1.5일 감소)되었으며, 수술 중 출혈량 역시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술 후 합병증 발생 및 재수술률 모두 ‘0%’를 기록하며, 원내 로봇수술 시스템 도입 초기 단계부터 뛰어난 안전성과 높은 완성도를 입증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산부인과 엄혜림 전문의는 “이번 결과는 다빈치 로봇 시스템 도입 이후 축적된 초기 임상 데이터지만, 그동안 쌓아온 고난도 산부인과 수술 경험과 수술팀의 숙련된 협업이 안정적인 수술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난소 자궁내막종은 병변 제거뿐만 아니라 정상 난소 조직과 가임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정교한 로봇수술과 대기 없는 신속한 수술 시스템을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병원 측은 대학병원급 원스톱 진료 체계를 갖추어 ‘대기 없는 빠른 수술’을 구현하고 있다. 진단 후 수술까지 수주 이상 걸리는 대형병원의 대기 지연을 해소함과 동시에, 로봇수술의 빠른 회복 이점을 살린 ‘주말 수술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바쁜 직장인 및 가임기 여성 환자들이 주말이나 연휴를 활용해 수술받고 차주 초에 즉시 일상과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
  • “눈 떠보니 ‘멀쩡한 방광’ 사라져”…낭종 떼려다 참변, 美여성에 246억 배상 평결

    “눈 떠보니 ‘멀쩡한 방광’ 사라져”…낭종 떼려다 참변, 美여성에 246억 배상 평결

    난소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으려던 미국의 한 여성이 멀쩡한 방광이 제거되는 사고를 당했다. 미 법원 배심원단은 의료진과 병원에 2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의료과실 전문 로펌 버먼앤드시먼스에 따르면, 메인주 케네벡카운티 배심원단은 지난 23일 노던라이트 인랜드병원과 노던라이트 헬스의 책임을 인정해 피해자 에밀리 미첼에게 1700만 달러(약 246억원)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2주 동안 진행된 의료과실 재판 끝에 나온 결론이다. 배상금에는 기존 치료비와 향후 발생할 치료비는 물론,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 삶의 질 저하, 영구적 장해에 대한 보상이 모두 포함됐다. 사고는 2023년 3월 1일 발생했다. 당시 미첼은 영상 검사에서 난소 낭종이 크게 커진 것으로 나타나 복강경 낭종 절제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 미첼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했다. 결국 그는 다른 병원으로 응급 이송돼 재수술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이전 수술 중 방광이 제거된 사실이 확인됐다. 조직검사 결과 떼어낸 조직은 방광 전층으로 밝혀졌다. 남은 정상 조직이 적어 방광을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이후 미첼은 8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양쪽 신장에 관을 연결해 소변을 직접 배출하며 버텼다. 이 과정에서 요로감염과 신장감염이 수차례 반복됐다. 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여러 번 추가 시술까지 받았다. 그는 매사추세츠주로 옮겨 소장 일부를 이용해 인공 방광을 만드는 대형 재건 수술을 받고서야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일상을 완전히 되찾지는 못했다. 미첼은 현재도 매일 여러 차례 자가 도뇨관을 삽입해 소변을 빼내고 있으며 방광 상실로 인한 전문의 진료와 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 미첼의 법률 대리인은 “이번 평결은 단순한 승소가 아니라 의뢰인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삶의 매듭”이라며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이 세상에 명확히 드러나고 인정받은 만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 난소 종양 수술 직전, 숨어있던 ‘3.6kg 태아’ 발견…기적 출산

    난소 종양 수술 직전, 숨어있던 ‘3.6kg 태아’ 발견…기적 출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난소 종양 제거 수술을 앞두고 있던 한 여성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며칠 만에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13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에서 22파운드(약 10kg) 양성 난소 낭종 제거 수술을 앞두고 있던 수즈 로페즈(41)는 수술 전 임신 검사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로페즈는 “원래 생리주기가 불규칙했고 복부에 불편함이 있을 뿐이었다”며 “17년간 둘째를 갖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했는데, 실제 임신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종양이 다시 커진 줄 알았을 뿐, 임신일 거라곤 전혀 생각 못 했다”고 덧붙였다. 로페즈는 남편 앤드루에게 임신 소식을 전한 지 사흘 만에 복통과 함께 혈압이 급상승하면서 응급실로 후송됐다. 의료진은 검사 끝에 로페즈가 ‘자궁 외 임신’ 상태라는 진단을 내렸다. 로페즈의 복강(위·간·창자 등 복부 장기가 들어 있는 인체 최대 빈 공간)에서 태아가 자라고 있었고, 놀랍게도 임신 41주째 만삭 상태였다. 남편 앤드루는 “아내가 임신 2~3개월 정도일 거라 생각했고 시간이 충분하다고 여겼다”며 “실은 41주였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 분만실 책임자 존 오지멕 박사는 “로페즈의 자궁은 비어 있었고, 자궁 뒤쪽 복부 공간에서 거의 만삭의 아이가 자라며 낭종을 밀어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초유의 수술과 출산을 위해 고위험 산과 전문의와 부인종양 전문의, 마취과 의사, 간호사 등 3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의료팀이 꾸려졌다. 출산 직후 로페즈는 대량 출혈 증상을 보였지만, 의료진의 빠른 조치로 위기를 넘겼다. 마취과 의사 마이클 산체스는 “철저히 준비된 팀이었지만 매우 긴박한 순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로페즈는 지난 8월 18일 몸무게 3.6kg의 아들 류 제시 로페즈를 출산했다. 시더스-시나이는 류의 탄생을 “의학적 기적”이라며 축하했다. 의료진은 처음에 류의 폐 발달에 우려를 보였으나, 출생 다음 날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정도로 상태가 빠르게 호전됐다. 신생아 전문의 사라 다야님은 “류는 2주 만에 생존에 필수적인 발달 단계를 모두 달성했다”며 “모든 역경을 이겨냈다”고 전했다. 남편 앤드루는 “아들의 중간 이름인 ‘제시’는 ‘신의 선물’을 의미한다”며 “류와 로페즈는 내게 기적 같은 존재”라고 전했다. 로페즈는 “우리 아들의 탄생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라며 “날마다 선물처럼 감사히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부푼 배, 종양 탓인 줄 알았는데…알고 보니 41주 만삭, ‘기적 출산’ [월드피플+]

    부푼 배, 종양 탓인 줄 알았는데…알고 보니 41주 만삭, ‘기적 출산’ [월드피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난소 종양 제거 수술을 앞두고 있던 한 여성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며칠 만에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13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에서 22파운드(약 10kg) 양성 난소 낭종 제거 수술을 앞두고 있던 수즈 로페즈(41)는 수술 전 임신 검사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로페즈는 “원래 생리주기가 불규칙했고 복부에 불편함이 있을 뿐이었다”며 “17년간 둘째를 갖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했는데, 실제 임신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종양이 다시 커진 줄 알았을 뿐, 임신일 거라곤 전혀 생각 못 했다”고 덧붙였다. 로페즈는 남편 앤드루에게 임신 소식을 전한 지 사흘 만에 복통과 함께 혈압이 급상승하면서 응급실로 후송됐다. 의료진은 검사 끝에 로페즈가 ‘자궁 외 임신’ 상태라는 진단을 내렸다. 로페즈의 복강(위·간·창자 등 복부 장기가 들어 있는 인체 최대 빈 공간)에서 태아가 자라고 있었고, 놀랍게도 임신 41주째 만삭 상태였다. 남편 앤드루는 “아내가 임신 2~3개월 정도일 거라 생각했고 시간이 충분하다고 여겼다”며 “실은 41주였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 분만실 책임자 존 오지멕 박사는 “로페즈의 자궁은 비어 있었고, 자궁 뒤쪽 복부 공간에서 거의 만삭의 아이가 자라며 낭종을 밀어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초유의 수술과 출산을 위해 고위험 산과 전문의와 부인종양 전문의, 마취과 의사, 간호사 등 3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의료팀이 꾸려졌다. 출산 직후 로페즈는 대량 출혈 증상을 보였지만, 의료진의 빠른 조치로 위기를 넘겼다. 마취과 의사 마이클 산체스는 “철저히 준비된 팀이었지만 매우 긴박한 순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로페즈는 지난 8월 18일 몸무게 3.6kg의 아들 류 제시 로페즈를 출산했다. 시더스-시나이는 류의 탄생을 “의학적 기적”이라며 축하했다. 의료진은 처음에 류의 폐 발달에 우려를 보였으나, 출생 다음 날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정도로 상태가 빠르게 호전됐다. 신생아 전문의 사라 다야님은 “류는 2주 만에 생존에 필수적인 발달 단계를 모두 달성했다”며 “모든 역경을 이겨냈다”고 전했다. 남편 앤드루는 “아들의 중간 이름인 ‘제시’는 ‘신의 선물’을 의미한다”며 “류와 로페즈는 내게 기적 같은 존재”라고 전했다. 로페즈는 “우리 아들의 탄생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라며 “매일 선물처럼 감사히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뱃속에서 소리 울려, 자궁에 도청장치” 의사 고소한 中 50대女…결말은

    “뱃속에서 소리 울려, 자궁에 도청장치” 의사 고소한 中 50대女…결말은

    중국의 한 50대 여성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뱃속에서 메아리 소리가 들린다며 자신의 자궁에 도청장치가 삽입됐다고 의심했다. 과거 자궁 시술을 받은 그는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 이어 2심까지 패소했다. 중화망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랴오닝성에 사는 여성 예모(59)씨는 최근 2년 사이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을 때마다 뱃속이 불편한 느낌과 함께 음악 소리가 메아리쳐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씨는 8년 전 산부인과에서 자궁 내에 설치했던 피임 장치를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예씨는 복부 통증이 이어지자 지난 1월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예씨의 복부에서 지름이 약 2.5㎝인 병변이 나타났다. 초음파 사진 및 영상에는 원형의 병변 안에 액체가 들어차 있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또 예씨의 골반에도 물이 차 있었다. 예씨는 초음파 사진에 나타난 원형의 병변을 ‘도청장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임 장치 제거 수술을 했던 산부인과 의사가 자신의 자궁 안에 삽입한 것이라고 의심하며 의사를 상대로 도청장치를 제거하고 관련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초음파에 포착된 병변이 도청장치” 주장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예씨의 복부 어디에도 도청장치를 비롯한 이물질이 존재하지 않으며, 예씨가 도청장치라고 주장한 원형의 병변은 난소 낭종이라고 판단했다. 설령 예씨의 복부 안에 이물질이 있더라도 피고인 산부인과 의사가 실시했던 자궁 내 피임 장치 제거 시술과의 연관성을 예씨가 제시하지 못했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이에 불복한 예씨는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예씨가 자신의 복부에 도청장치가 있으며 산부인과 의사가 피임 장치 제거 시술을 하면서 삽입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예씨의 이같은 황당한 소송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예씨의 증상이 난소 낭종으로 인한 것이거나 자궁 수술과 관련된 후유증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도청장치 아닌 ‘난소 낭종’”…복통 등 증상난소 낭종은 난소에 물이 찬 혹이 생기는 것으로, 매달 난소에서 생겨나는 ‘난포’라는 물집이 물혹으로 변하면서 발생한다. 난소 낭종의 대부분은 배란 과정에서 난포가 제대로 성숙하고 배출되지 못할 때 생기는 ‘기능성 난소 낭종’이다. 이같은 난소 낭종은 가임기 여성에게 흔한 것으로 양성이며 암이 아니다. 대개 1~3개월 안에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크기가 크지 않으면 대부분 자각하지 못하나, 복부 팽만이나 복부 압박, 복통, 소화불량, 대소변 볼 때의 불편한 느낌 등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물혹이 꼬이거나 복강 내에서 파열되는 경우 복강 내 출혈이나 복통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양성 난소 종양은 경과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크기가 7~8㎝ 이상으로 커지거나 악성일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생리 주기나 양상에 변화가 생기면 진찰을 받고, 주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 “많이 먹어서 배 나온 줄 알았는데”…8㎏짜리 ‘이것’ 들어있었다

    “많이 먹어서 배 나온 줄 알았는데”…8㎏짜리 ‘이것’ 들어있었다

    과식 때문에 배가 나온 줄 알았던 태국 여성의 몸에서 8㎏에 달하는 낭종이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싸뚠에 사는 여성 라차나폰(31)은 몸속에 거대한 낭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수년간 지내왔다. 라차나폰의 가족들은 단순히 식습관 때문에 라차나폰의 체중이 증가했다고만 여겼다. 이후 라차나폰은 숨쉬기 힘들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악화했고, 결국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라차나폰의 어머니는 “딸아이가 숨쉬기 힘들어했고 눈이 튀어나와 있었다”며 “배는 마치 쌍둥이를 임신한 것처럼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의료진은 라차나폰의 한껏 부은 배를 보고 처음엔 임신을 의심했다. 그러나 초음파 검사 결과 복부 내 장기를 압박하는 지름 30㎝의 거대한 난소낭종을 발견했다. 라차나폰은 지난달 31일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낭종의 크기 탓에 수술은 6시간 만에 끝났다. 수술 전 86㎏이었던 라차나폰의 체중은 낭종 제거 후 75㎏으로 줄었다. 라차나폰의 어머니는 “딸아이의 배가 오랫동안 부풀어 있었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줄 알았다”며 “이렇게 심각한 문제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소셜미디어(SNS)에 해당 사례를 공유하며 “최근 난소낭종과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난소 낭종은 난소에 물이 찬 혹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난소낭종은 크기가 크지 않으면 대부분 자각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간혹 복부 팽만과 불편감, 복부 압박 증상, 복통, 소화불량, 대소변 볼 때 불편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골반 진찰, 골반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견된다. 난소낭종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생리 주기나 생리 양상에 변화가 생기면 진찰을 받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임신 아닙니다”…만삭처럼 배 부푼 28세女, ‘이 질환’ 때문이었다

    “임신 아닙니다”…만삭처럼 배 부푼 28세女, ‘이 질환’ 때문이었다

    영국의 한 여성이 ‘난소 낭종(ovarian cyst)’으로 인해 임산부로 오해 받은 사연을 전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미러에 따르면 글래스고에 거주하는 로빈 맥기(28)는 지난해 2월 뱃살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느꼈다. 연말연시 과식의 여파로 살이 찐 것이라 생각한 그는 헬스장에 등록하고 식습관을 조절하며 체중 감량을 시도했다. 맥기는 “몇 달 동안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고 운동을 했지만 살이 잘 빠지지 않았고 점점 배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신 8~9개월쯤 된 듯 보였고 몸무게가 엄청나게 늘었다”며 “거리를 걸을 때 사람들이 언제 출산 예정이냐고 물었다. 그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맥기는 혹시 진짜 임신을 한 게 아닐까 의심도 했지만, 여러 차례의 임신테스트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체중 증가에 더해 걷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병원을 찾았고, CT 스캔과 혈액검사 등 각종 검사를 받은 끝에 난소 낭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크기 25㎝, 무게 약 7㎏에 달하는 거대한 낭종이었다. 난소 낭종은 난소에 물이 찬 혹이 생긴 것으로 매달 난소에서 생겨나는 난포라는 정상 물집이 물혹으로 변하면서 발생한다. 난소 낭종은 대부분 양성이고 크기가 크지 않다. 대개 자각 증상이 없지만 간혹 복부 팽만, 복부 압박, 복통, 소화불량, 배뇨시 불편함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맥기의 경우 낭종의 크기가 컸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이 아닌 개복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됐고, 배 가운데에 큰 수술 흉터가 남았다. 수술 중 의료진은 그가 자궁내막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의 조직이 자궁 밖에 자라면서 심한 생리통, 생리 과다, 성교통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세계 여성의 약 10%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하지만, 조기 진단이 어렵고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한다. 수술 중 의료진은 난소와 나팔관, 충수도 함께 제거했다. 약 12주간의 힘든 회복 기간을 거친 그는 이후 몸이 가벼워진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고 전했다. 온라인 상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례가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는 맥기는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31)의 아내로 유명한 모델 헤일리 비버(28)도 최근 난소 난종을 고백한 바 있다. 헤일리 비버는 지난 4월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불룩해진 배를 공개했다. 그는 “최근 난소 난종 2개가 생겼다. 난소 낭종을 치료 중이라면 나도 함께라는 걸 알아달라”며 같은 질환을 겪고 있는 여성들을 응원했다. 난소 낭종은 수주에서 수개월 이내에 저절로 사라진다. 난소 낭종이 계속 관찰되면 크기, 형태상의 악성도를 토대로 수술의 필요성을 판단한다. ▲난소 낭종이 계속 커지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암, 난소암을 앓았다면 수술을 진행한다. 특히 폐경 여성에게 난소 낭종이 새로 생긴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폐경 전에 생긴 난소 낭종은 악성일 가능성이 0.5% 정도이지만, 폐경 이후 생긴 난소 낭종은 최대 20% 정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난소 낭종은 자주 발생하지만, 대개 무증상이고 양성이어서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현재 난소 낭종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리 주기나 생리 양상(양, 기간, 통증)에 변화가 생기면 진찰을 받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정기 검진을 받으면 초기에 난소 낭종을 발견할 수 있다.
  • “AB형 아내에게 O형 아들 친자검사 하자니 이혼하자네요”

    “AB형 아내에게 O형 아들 친자검사 하자니 이혼하자네요”

    최근 A씨는 직장인 커뮤니티에 ‘친자검사 하자니 이혼하자는 아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사연을 올렸다. A씨의 아내는 최근 아들을 출산했는데 혈액형이 O형이었다. AB형인 아내와 O형인 글쓴이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O형 아들이 나오자 A씨는 친자검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아내는 격분해 “날 뭘로 보느냐. 너무 치욕스럽다. 네 아이 맞다. 이럴 거면 이혼하자”라고 말했다. A씨는 “‘네가 AB형이라서 절대로 O형이 나올 수가 없다. 아이가 바뀐 거 같다’고 하는데도 말이 안 통한다”라며 조언을 구했다. 부모가 각각 AB형과 O형일 경우 가능한 자녀 혈액형은 A형 또는 B형이다. AB형 부모가 A와 B 유전자를, O형 부모가 O 유전자를 각각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 보면 자녀가 바뀌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는 셈이다. 네티즌들은 “애가 바뀌거나 혈액형 검사가 잘못된 것 같다” “주변을 보면 자기 혈액형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더라. 일단 혈액형 검사부터 다시 받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희귀혈액형 시스-AB형도 있어 극히 드물지만 AB형과 O형의 사이에서 O형이 태어날 수도 있다. ABO식 혈액형의 돌연변이인 시스-AB(cis-AB) 혈액형이 있기 때문이다. 1985년 가계도 조사를 통해 전남에서 발견된 것을 시초로 현재까지도 전남 및 일본 북규슈 지역 일부에 분포하는 희귀 혈액형이다. 시스-AB형처럼 혈액형이 특이한 사람들은 상식적인 혈액형 유전법칙을 벗어난다. 일반적인 AB형이 O형과 결혼하면 A형과 B형 자녀만 나오지만 시스-AB형과 O형이 결혼하면 AB형이나 O형이 나올 수 있다. 시스-AB형의 경우 A, B 항원 중 한쪽의 항원성이 약하게 나타나 혈액형 검사 때 AB형이 아니라 A형이나 B형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가족간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거나 적혈구 수혈시 AB형이 아닌 다른 혈액형 제제를 수혈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보통 시스-AB형은 부모 중 한쪽에서만 AB형 유전형질을 물려받아 만들어진다. 그런데 2015년 한국에선 처음으로 돌연변이에 의한 시스-AB 혈액형이 발견된 적이 있다. 당시 29세였던 여성이 난소낭종 수술을 위해 병원을 들렀다가 혈액검사에서 시스-AB형이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여성은 부모에게서 시스-AB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았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일반 B형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본인에게서 처음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긴 시스-AB형을 확인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 분당서울대병원 김기동 교수팀, 방사선 치료 필요성 예측 모델 세계 최초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김기동 교수팀, 방사선 치료 필요성 예측 모델 세계 최초 개발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은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와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황우연 교수 연구팀이 초기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방사선 치료의 필요성을 평가하는 예측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악성 종양으로 인한 여성 질환 중에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전체 발생률은 감소했으나 젊은 여성에서의 발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자궁경부암 환자는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조직검사 결과 암세포가 자궁 조직 주변이나 림프절을 침범하는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경우에 방사선 치료 대상이 되며 그렇지 않은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난소의 기능이 상실 및 저하되기 때문에 수술 시에 미리 난소의 위치를 방사선 치료 범위 밖으로 옮기는 ‘난소전위술’이 권장된다. 그러나 난소전위술은 그 자체로 난소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복통, 낭종 발생, 혈관 손상 등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만 난소전위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는 수술 전 난소전위술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표준화된 지침이 없는 상태다. 전적으로 담당 의사의 경험에 기반한 판단을 따르다 보니, 난소전위술을 시행했는데 조직검사 결과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김기동 교수, 황우연 교수 연구팀은 수술 전에 방사선 치료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도출하기 위한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한부인종양연구회를 통해 수집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자궁경부암으로 ‘변형 근치자궁절제술’ 및 ‘근치적 자궁적출술’을 받은 20세~45세 환자 886명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데이터에는 연령, 병력, 종양의 크기, 종양의 유형 등 다양한 수술 전 변수가 포함된다.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 등 고위험 요소가 감지되면 방사선 치료 위험을 양성으로 정의했다. 반대로 이러한 특성이 없으면 음성으로 정의했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기계학습 분석을 통해 종양의 크기와 연령을 기준으로 4개의 하위 그룹으로 계층화 시켜 비교 분석했다. 이들을 분석한 결과, 종양 크기가 2.45cm 이하인 환자는 13.4%, 종양 크기가 2.45cm 초과 3.85cm 이하인 환자는 43.3%의 방사선 치료 위험도(양성)를 나타냈다. 종양 크기가 3.85cm 초과하고 연령이 39.5세 이하인 환자는 84.4%, 종양의 크기가 3.85cm 초과하고 39.5세 초과인 환자는 88.5%의 위험도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폐경 전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수술 전 예측된 위험도에 따라 난소전위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으며 “해당 모델을 임상에 적용함으로써 환자가 중심이 되는 치료를 시행하고 이를 통해 부인과 종양학의 치료 표준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단독] 그는 왜 스위스서 죽음을 준비하나 [금기된 죽음, 안락사②]

    [단독] 그는 왜 스위스서 죽음을 준비하나 [금기된 죽음, 안락사②]

    <2> 그린라이트를 기다리는 사람들 ‘죽음의 선택권’이 주는 희망 “나답게 살고 싶어 스위스로 간다” 10명. 2016년부터 최근까지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한국인의 숫자다. 그리고 300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조력사망을 신청하기 위해 스위스 조력사망 지원 단체에 가입했다. 그들은 왜 8770㎞를 날아 그 먼 곳으로 죽기 위해 떠나려는 걸까.서울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간 스위스 조력자살 지원 단체 가운데 하나인 디그니타스에 가입한 한국인 회원 2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 중에는 암, 신부전, 뇌종양,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등의 질환을 앓는 사람도 있었고,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사회가 존엄한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데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저는 간호사였어요. 내과 병동에서 일할 때 마약성 진통제로도 통증을 조절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말기암 환자들을 자주 봤어요. 그랬던 제가 환자가 되고 보니 한국에서 죽는 게 두렵더라고요.” 이소연(41·가명)씨는 13년째 만성골수성백혈병과 싸우고 있다. 2021년 11월 갑작스레 암 수치가 증가했을 때 디그니타스 가입을 결심했다. 치료제가 듣지 않는 급성기나 말기가 되면 스위스로 가 조력사망하기 위해서다. 한때 간호사였던 이씨가 마지막 순간에 병원 대신 안락사를 택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병원이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요양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는 이씨 남편 역시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빨리 죽여 달라고 할 만큼 고통을 호소해도 병원에서는 환자의 의식이 떨어질까 봐 진통제를 쓰는 데 한계가 있어요. 아무리 통증 조절을 해 줘도 환자가 아픔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에요.” 지난 2월 경북 왜관의 자택에서 만난 이씨는 “의료계에 있어 본 사람치고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스스로 백혈병 진단을 받고 10여년을 투병하며 그런 고통을 때때로 경험했기 때문이다.2010년 겨울 이씨는 회사 복도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살짝 넘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시커먼 멍이 사라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피검사를 했더니 백혈구 수치가 이상하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 두 곳을 찾아 검사한 결과 백혈병이었다. 다행히 2000년대 들어 ‘글리벡’이라는 혁신적인 표적 항암제가 개발된 덕에 관리만 잘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고통과 두려움이 옅어지진 않았다. 약 부작용은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만큼 독했고, 때때로 죽음과 맞바꾸고 싶을 만큼 심한 통증과 맞닥뜨려야 했다. 평소엔 온종일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피로감에 시달렸다. 이씨는 “활발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라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몸 상태를 예측할 수 없어 약속을 잡거나 장시간 외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도 이틀 전부터 배가 아파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라고 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처음 사용한 약이 글리벡이었다. 이 약은 숱한 백혈병 환자를 살린 기적의 치료제로 불렸지만 피부와 장기가 얇아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조그만 자극에도 쉽게 근육이 파열되고 인대가 늘어났다. 배란이 출혈로 이어져 두 번의 난소낭종 파열 수술을 받고 나선 평생 피임약을 복용해야 했다. 이씨는 “어딘가에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유리처럼 부서지는 영화 ‘글래스’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일이 덜 고될 듯해 초등학교 보건 강사로 자리를 옮겼지만 2016년 무렵엔 아예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하루 대여섯 번씩 찾아오는 설사는 외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새로운 일을 해 보려고 직업전문학원에 다니던 어느 날, 학원에 도착해 강사에게 인사하려는 순간 느닷없이 설사가 터진 일도 있었다.#통증항암치료와 부작용 반복에 죽음과 맞바꾸고 싶은 고통“후회 없을 만큼 다 해봤어요” “신호도 없이 나오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요. 다행히 패드를 하고 있어서 참사는 막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에 너무 놀랐어요. 그 무렵 터널을 지나면 뱅글뱅글 돌며 어지럽더라고요. 공황장애가 생긴 거예요.” 글리벡의 부작용이 한계에 이르면서 이씨는 2019년 두 번째 항암제인 ‘타시그나’로 약을 바꿨다. 이번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서 담석이 생겼다. 결국 지난해 3월 담낭절제술을 받았다. 세 번째 수술이었다. 그는 “수술 후 깨는 순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팠다. 통증이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얘기하는데도 경증환자 대하듯 참으라고만 하던 주치의를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대항하고 적응하며 십 년 넘게 암과 싸워 왔는데, 2021년 가을 정기 추적검사에서 암 수치가 올라갔다는 결과가 나왔다. 항암제가 듣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약에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심해지면 세 번째 약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때부터는 골수이식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다행히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씨는 오래전부터 생각한 디그니타스 가입을 결심했다. 더 늦기 전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애초에 골수이식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더는 부작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다. “골수이식을 하고 나면 자기 몸에서 하나 정도는 잃어버려요. 실명하는 분들도 있고, 숙주 반응으로 폐나 장이 망가지기도 하고요. 제가 아는 분은 골수이식을 하고도 재발해 세 번이나 이식했어요. 몸이 건강한 상태이고 처음이라면 시도해 보겠지만 이제는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빤히 알거든요.”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골수이식 대신 안락사를 택하겠다는 뜻을 남편과 언니에게도 전했다. 이씨의 ‘버킷리스트’(죽기 전 꼭 하고 싶은 일)는 ‘잘 죽는 것’이라고 했다. “처음 진단을 받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만큼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이제는 예측된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요. 갑자기 코로나나 폐렴에 걸려서 죽지 말고, 마지막에 스위스까지 무난히 갈 수 있는 체력이 남아 있기를 바라요.”#일상15개월 ‘시한부 선고’ 받았지만항암치료 대신 ‘남은 일상’ 선택“말기 환자에게 선택지 너무 부족” “항암치료를 꾸준히 했을 때 15개월 정도 예상됩니다.” 2020년 1월 시한부 선고를 내리는 의사의 말에 최수진(52·가명)씨는 별로 동요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병원 중환자실에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어머니 생각뿐이었다. 갑자기 쓰러진 어머니는 평소 절대로 하지 말라던 의료 장치들을 두 달째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이거 다 치워라.’ 어머니가 말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다시 깨어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와 형제들은 어머니를 보내 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씨는 일 년에 한두 번 받던 산부인과 정기 검진에서 우측 신장 옆에 종양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술과 조직검사 결과는 육종암이었다. 이름조차 낯선 육종은 악성 종양 중에서도 1% 정도밖에 안 되는 희소 암이었다. 이미 대장과 대정맥, 복막 등 장기 주변에 퍼진 4기였다. 의사는 항암치료가 잘 듣지 않는 병이라고 말하면서도 수술로 육종을 완전히 제거하긴 어려우니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더 큰 병원을 찾았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암을 하면 나을 수 있나요?” 최씨의 질문에 의사는 ‘고식적 항암’이라는 어려운 말로 답했다. 치료 단계는 이미 지났으니 암의 진행 속도를 늦춰 생존 기간을 늘리자는 뜻이었다. “그럼 항암을 하면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항암치료를 받다가 체력 소진과 부작용으로 몸이 더 안 좋아지는 사례를 더러 봤기 때문이다. 최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한다면 괜찮겠지만 회사까지 그만둬야 한다면 진짜 시한부 환자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게 싫어 병가도 내지 않고 수술한 뒤 직장에 복귀한 터였다. 의사는 “항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의를 주듯 “이 상황에서 항암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집으로 돌아온 최씨는 다음 진료일을 앞두고 주치의 앞으로 편지를 썼다. 마음은 이미 항암을 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1년 반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나답게’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의사에게 항암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몹시 부담스러웠다. 병원은 계속 다니면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 나가고 싶은데, 항암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의사 말을 듣지 않고 진료를 포기하는 것처럼 비칠 듯했다. 게다가 3분도 안 되는 진료 시간은 이런 뜻을 충분히 전달하기에 너무 짧았다. 그는 A4 용지 한 장짜리 편지를 써서 진료일 전에 도착하도록 했다. ‘저는 항암치료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제 삶을 일상생활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한 채 사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으로 단축될 수 있고, 수개월 안에 위중한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지만 이제부터 의미 있는 일정으로 채워 나가며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최씨에게 한 가지 고민은 마지막 순간이 왔을 때 병원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문득 친구들과 먼 훗날쯤으로 생각하고 얘기했던 ‘안락사’를 떠올렸다. 어렵사리 스위스 조력자살 단체를 찾아 가입하고, 필요한 절차와 서류를 준비했다. 지난 1월 경기도에서 최씨를 만났다. 1년 반도 안 남았다는 시한부 진단을 받은 지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어머니는 최씨가 진단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어머니를 보낸 게 너무 힘들었는데 적어도 난 준비할 시간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병원의 예측과 달리 항암치료 없이도 직장과 일상생활 모두 그대로 이어 가고 있었다. 암세포가 요관을 누르고 있어 이를 확장하는 스텐트 시술을 한 것 외엔 별다른 통증 없이 건강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항암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병을 낫게 하는 치료가 아니라 제가 걱정하는 안 좋은 기간을 늘릴 뿐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암이 잘 듣지 않는다고 하면서 항암을 권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더라”라며 말기 환자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부족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씨에겐 일상의 삶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생각은 마지막 3개월을 중환자실에서 보내고 임종한 어머니를 보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최씨는 스위스행을 준비하게 되면 그 여정을 빠짐없이 기록할 거라고 말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 먼 나라까지 가 생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력사를 합법화한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어요. 성공하든 실패하든 제가 남길 기록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될 국내 다른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생존고문 같은 통증… 진통제만 24알조력사망 승인받고 삶 달라져“오늘 하루도 더 최선 다하게 돼” “주변에서 (같은 병에 걸린 사람들이) 자살했다는 얘기가 30명 넘게 들렸어요. 어느 순간 트라우마보다는 이 사람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경태(43)씨는 11년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앓고 있다. CRPS는 특정 부위를 다친 후 극심한 신경성 통증이 계속되는 만성질환으로,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환자는 정신을 잃을 정도의 통증을 느끼는 희소질환이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과 치료도 쉽지 않다. 김씨의 통증은 2013년 5월 자전거 사고로 왼쪽 팔을 다친 뒤 시작됐다. 갑자기 찾아온 고통은 “가스레인지 불에 손을 올려놓은 듯” 뜨거웠다. 이후로도 수시로 몰려드는 통증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나중에는 통증을 참느라 손톱과 발톱을 남김없이 뜯었다. 김씨가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하루에 먹는 약만 24알이다. 모르핀, 옥시코돈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와 신경 안정제, 근육 이완제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하루하루 사는 게 고문을 받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김씨가 디그니타스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는 2019년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안락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후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공개적으로 조력사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임종 직전이 아니지만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진정을 넣었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통증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다른 대안이 없을 땐 안락사라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웰다잉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모두 회피하고 있어요.” 김씨는 2021년 12월 디그니타스에 조력사망을 신청해 ‘그린라이트’(승인)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2월 스위스행을 계획하던 중 ‘신약이 개발되고 있으니 3년만 더 참아 보자’는 의사의 권유로 조력사망을 보류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 선택권이 주어지자 역설적으로 삶에 최선을 다하게 됐다고 한다. 이는 디그니타스 회원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사업을 시작했다. 체력을 기르려고 무에타이도 꾸준히 배우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스스로 설계하고 나면 오늘 하루도 더 알차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요. 저는 그걸 보여 주려는 거예요.”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 기자
  • [단독]“한국에서 죽는 게 두렵다…” 안락사 원하는 사람들[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한국에서 죽는 게 두렵다…” 안락사 원하는 사람들[금기된 죽음, 안락사]

    10명. 2016년부터 최근까지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한국인의 숫자다. 그리고 300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조력사망을 신청하기 위해 스위스 조력사망 지원 단체에 가입했다. 그들은 왜 8770㎞를 날아 그 먼 곳으로 죽기 위해 떠나려는 걸까.서울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간 스위스 조력자살 지원 단체 가운데 하나인 디그니타스에 가입한 한국인 회원 2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 중에는 암, 신부전, 뇌종양,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등의 질환을 앓는 사람도 있었고,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사회가 존엄한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데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통증 “저는 간호사였어요. 내과 병동에서 일할 때 마약성 진통제로도 통증을 조절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말기암 환자들을 자주 봤어요. 그랬던 제가 환자가 되고 보니 한국에서 죽는 게 두렵더라고요.”이소연(41·가명)씨는 13년째 만성골수성백혈병과 싸우고 있다. 2021년 11월 갑작스레 암 수치가 증가했을 때 디그니타스 가입을 결심했다. 치료제가 듣지 않는 급성기나 말기가 되면 스위스로 가 조력사망하기 위해서다. 한때 간호사였던 이씨가 마지막 순간에 병원 대신 안락사를 택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병원이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양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는 이씨 남편 역시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빨리 죽여 달라고 할 만큼 고통을 호소해도 병원에서는 환자의 의식이 떨어질까 봐 진통제를 쓰는 데 한계가 있어요. 아무리 통증 조절을 해 줘도 환자가 아픔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에요.” 지난 2월 경북 왜관의 자택에서 만난 이씨는 “의료계에 있어 본 사람치고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스스로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10여년을 투병하며 그런 고통을 때때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2010년 겨울 이씨는 회사 복도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살짝 부딪혔다고 생각했는데 시커먼 멍이 사라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피검사를 했더니 백혈구 수치가 이상하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 두 곳을 찾아 검사한 결과 백혈병이었다. 다행히 2000년대 들어 ‘글리벡’이라는 혁신적인 표적 항암제가 개발된 덕에 관리만 잘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고통과 두려움이 옅어지진 않았다. 약 부작용은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만큼 독했고, 때때로 죽음과 맞바꾸고 싶을 만큼 심한 통증과 맞닥뜨려야 했다. 평소엔 온종일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피로감에 시달렸다. 이씨는 “활발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라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몸 상태를 예측할 수 없어 약속을 잡거나 장시간 외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도 이틀 전부터 배가 아파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라고 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처음 사용한 약이 글리벡이었다. 이 약은 숱한 백혈병 환자를 살린 기적의 치료제로 불렸지만 장기와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조그만 자극에도 쉽게 근육이 파열되고 인대가 늘어났다. 배란이 출혈로 이어져 두 번의 난소낭종 파열 수술을 받고 나선 평생 피임약을 복용해야 했다. 이씨는 “어딘가에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유리처럼 부서지는 영화 ‘글래스’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일이 덜 고될 듯해 초등학교 보건 강사로 자리를 옮겼지만 2016년 무렵엔 아예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하루 대여섯 번씩 찾아오는 설사는 외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새로운 일을 해 보려고 직업전문학원에 다니던 어느 날, 학원에 도착해 강사에게 인사하려는 순간 느닷없이 설사가 터진 일도 있었다. “신호도 없이 나오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요. 다행히 패드를 하고 있어서 참사는 막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에 너무 놀랐어요. 그 무렵 터널을 지나면 뱅글뱅글 돌며 어지럽더라고요. 공황장애가 생긴 거예요.” 글리벡의 부작용이 한계에 이르면서 이씨는 2019년 두 번째 항암제인 ‘타시그나’로 약을 바꿨다. 이번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서 담석이 생겼다. 결국 지난해 3월 담낭절제술을 받았다. 세 번째 수술이었다. 그는 “수술 후 깨는 순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팠다. 통증이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얘기하는데도 경증환자 대하듯 참으라고만 하던 주치의를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대항하고 적응하며 십 년 넘게 암과 싸워 왔는데, 2021년 가을 정기 추적검사에서 암 수치가 올라갔다는 결과가 나왔다. 항암제가 듣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약에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심해지면 세 번째 약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때부터는 골수이식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다행히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씨는 오래전부터 생각한 디그니타스 가입을 결심했다. 더 늦기 전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애초에 골수이식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더는 부작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다.“골수이식을 하고 나면 자기 몸에서 하나 정도는 잃어버려요. 실명하는 분들도 있고, 숙주 반응으로 폐나 장이 망가지기도 하고요. 제가 아는 분은 골수이식을 하고도 재발해 세 번이나 이식했어요. 몸이 건강한 상태이고 처음이라면 시도해 보겠지만 이제는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빤히 알거든요.”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골수이식 대신 안락사를 택하겠다는 뜻을 남편과 언니에게도 전했다. 이씨의 ‘버킷리스트’(죽기 전 꼭 하고 싶은 일)는 ‘잘 죽는 것’이라고 했다. “처음 진단을 받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만큼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이제는 예측된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요. 갑자기 코로나나 폐렴에 걸려서 죽지 말고, 마지막에 스위스까지 무난히 갈 수 있는 체력이 남아 있기를 바라요.” #자기 결정 “항암치료를 꾸준히 했을 때 15개월 정도 예상됩니다.” 2020년 1월 시한부 선고를 내리는 의사의 말에 최수진(52·가명)씨는 별로 동요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병원 중환자실에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어머니 생각뿐이었다. 갑자기 쓰러진 어머니는 평소 절대로 하지 말라던 의료 장치들을 두 달째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이거 다 치워라.’ 어머니가 말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다시 깨어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와 형제들은 어머니를 보내 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씨는 일 년에 한두 번 받던 산부인과 정기 검진에서 우측 신장 옆에 종양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술과 조직검사 결과는 육종암이었다. 이름조차 낯선 육종은 악성 종양 중에서도 1% 정도밖에 안 되는 희소 암이었다. 이미 대장과 대정맥, 복막 등 장기 주변에 퍼진 4기였다. 의사는 항암치료가 잘 듣지 않는 병이라고 말하면서도 수술로 육종을 완전히 제거하긴 어려우니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더 큰 병원을 찾았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암을 하면 나을 수 있나요?” 최씨의 질문에 의사는 ‘고식적 항암’이라는 어려운 말로 답했다. 치료 단계는 이미 지났으니 암의 진행 속도를 늦춰 생존 기간을 늘리자는 뜻이었다. “그러면 항암을 하면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항암치료를 받다가 체력 소진과 부작용으로 몸이 더 안 좋아지는 사례를 더러 봤기 때문이다. 최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한다면 괜찮겠지만 회사까지 그만둬야 한다면 진짜 시한부 환자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게 싫어 병가도 내지 않고 수술한 뒤 직장에 복귀한 터였다. 의사는 “항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의를 주듯 “이 상황에서 항암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집으로 돌아온 최씨는 다음 진료일을 앞두고 주치의 앞으로 편지를 썼다. 마음은 이미 항암을 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1년 반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나답게’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의사에게 항암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몹시 부담스러웠다. 병원은 계속 다니면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 나가고 싶은데, 항암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의사 말을 듣지 않고 진료를 포기하는 것처럼 비칠 듯했다. 게다가 3분도 안 되는 진료 시간은 이러한 뜻을 충분히 전달하기에 너무 짧았다. 그는 A4 용지 한 장짜리 편지를 써서 진료일 전에 도착하도록 했다. ‘저는 항암치료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제 삶을 일상생활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한 채 사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으로 단축될 수 있고, 수개월 안에 위중한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지만 이제부터 의미 있는 일정으로 채워 나가며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최씨에게 한 가지 고민은 마지막 순간이 왔을 때 병원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문득 친구들과 먼 훗날쯤으로 생각하고 얘기했던 ‘안락사’를 떠올렸다. 어렵사리 스위스 조력자살 단체를 찾아 가입하고, 필요한 절차와 서류를 준비했다.지난 1월 경기도에서 최씨를 만났다. 1년 반도 안 남았다는 시한부 진단을 받은 지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어머니는 최씨가 진단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어머니를 보낸 게 너무 힘들었는데 적어도 난 준비할 시간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병원의 예측과 달리 항암치료 없이도 직장과 일상생활 모두 그대로 이어 가고 있었다. 암세포가 요관을 누르고 있어 이를 확장하는 스텐트 시술을 한 것 외엔 별다른 통증 없이 건강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항암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병을 낫게 하는 치료가 아니라 제가 걱정하는 안 좋은 기간을 늘릴 뿐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암이 잘 듣지 않는다고 하면서 항암을 권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더라”라며 말기 환자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부족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씨에겐 일상의 삶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생각은 마지막 3개월을 중환자실에서 보내고 임종한 어머니를 보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최씨는 스위스행을 준비하게 되면 그 여정을 빠짐없이 기록할 거라고 말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 먼 나라까지 가 생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력사를 합법화한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어요. 성공하든 실패하든 제가 남길 기록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될 국내 다른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생존 “주변에서 (같은 병에 걸린 사람들이) 자살했다는 얘기가 30명 넘게 들렸어요. 어느 순간 트라우마보다는 이 사람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경태(43)씨는 11년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앓고 있다. CRPS는 특정 부위를 다친 후 극심한 신경성 통증이 계속되는 만성질환으로,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환자는 정신을 잃을 정도의 통증을 느끼는 희귀질환이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과 치료도 쉽지 않다. 김씨의 통증은 2013년 5월 자전거 사고로 왼쪽 팔을 다친 뒤 시작됐다. 갑자기 찾아온 고통은 “가스레인지 불에 손을 올려놓은 듯” 뜨거웠다. 이후로도 수시로 몰려드는 통증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나중에는 통증을 참느라 손톱과 발톱을 남김없이 뜯었다. 김씨가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하루에 먹는 약만 24알이다. 모르핀, 옥시코돈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와 신경 안정제, 근육 이완제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하루하루 사는 게 고문을 받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김씨가 디그니타스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는 2019년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안락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후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공개적으로 조력사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임종 직전이 아니지만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진정을 넣었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통증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다른 대안이 없을 땐 안락사라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웰다잉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모두 회피하고 있어요.” 김씨는 2021년 12월 디그니타스에 조력사망을 신청해 ‘그린라이트’(승인)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2월 스위스행을 계획하던 중 ‘신약이 개발되고 있으니 3년만 더 참아 보자’는 의사의 권유로 조력사망을 보류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 선택권이 주어지자 역설적으로 삶에 최선을 다하게 됐다고 한다. 이는 디그니타스 회원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사업을 시작했다. 체력을 기르려고 무에타이도 꾸준히 배우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스스로 설계하고 나면 오늘 하루도 더 알차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요. 저는 그걸 보여 주려는 거예요.”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아이 10명 임신한 느낌”…47㎏ 물혹 품고 산 20대 美여성

    “아이 10명 임신한 느낌”…47㎏ 물혹 품고 산 20대 美여성

    미국의 한 20대 여성이 약 47㎏(104파운드)에 달하는 ‘난소낭종’을 제거해내는 데 성공했다. 5일(한국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앨리슨 피셔는 지난해 말 한 병원에서 대규모 난소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 여성은 2년 전부터 난소낭종 의심 증상이 있었으나, 두려움 때문에 제때 치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난소낭종이란 난소에 발생하는 낭성 종양으로, 내부가 수액 성분으로 차 있는 물혹을 뜻한다. 난종이 생겨 종괴가 꼬이거나 복강 내에서 파열되면 복강 내 출혈과 급성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앨리슨은 “감기에 걸렸을 때도 귀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항상 의료진으로부터 살을 빼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의료진은 건강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증상을 무시했고, 더 이상 병원을 찾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앨리슨이 처음 난소낭종 증상을 느낀 것은 2020년으로, 당시 그는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주기적으로 복통과 복부 팽만감을 느꼈다. 이런 증상은 1년 내내 지속됐다고 한다. 다만 금방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해 바로 병원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치료 받지 않는 동안 증상은 계속해서 악화됐다. 배가 점점 커져 5분 이상 서있거나 움직이기 어려웠으며, 자동차 운전도 할 수 없었다. 배는 바위처럼 단단했고 통증도 동반됐다.앨리슨은 “아이를 10명이나 임신한 기분이었다”며 “모든 장기가 부서지듯 아팠다”고 말했다. 약 1년 후 앨리슨은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고, 증상이 생긴 지 약 2년 만인 지난해 말 처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로봇 수술을 통해 최대한 피부를 작게 절개한 뒤 몸속 깊숙한 위치까지 접근해 낭종을 제거했다. 앨리슨의 낭종에는 46L가량의 수액이 차 있었다. 낭종의 무게는 약 47㎏에 달했다. 체중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수술을 맡았던 마틴 마르티노 박사는 “폐·심장 전문의들과 함께 낭종을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작게 절개하고 보기 어려운 부분까지 확대할 수 있는 로봇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앨리슨은 건강을 회복한 상태로, 체중 감량 수술 등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마취 의사 의료과실에 집도 의사도 손해배상 책임 있다-대구지법

    마취 의사 의료과실에 집도 의사도 손해배상 책임 있다-대구지법

    마취 의사의 의료과실에 대해 집도 의사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11단독 성금석 부장판사는 2020년 대구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가 숨진 A(사망 당시 62)씨 배우자와 자녀 2명이 수술에 참여했던 집도의와 마취의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직접적인 불법행위자인 마취의와 그 사용자인 병원장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수술 등의 진료행위 안에 이미 마취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마취의는 집도의 또는 주치의의 이행보조자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마취의의 부주의에 대해 집도의도 계약적 책임을 부담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망자가 과거 좌측 난소 절제술을 받은 적이 있고, 수술 당시 A씨가 복용하고 있었던 약 기록 등 제반 사항을 종합해 피고들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덧붙다. A씨는 2020년 우측 난소 낭종 절제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숨졌다. 당시 마취의는 전신마취 수술환자에 대한 회복관리 및 응급조치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제대로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A씨의 산소마스크를 제거하고, 회복실에서 나오게 해 상태를 악화시켰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뒤 부검에서도 A씨는 수술이 끝난 뒤 자발 호흡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호흡 보조기가 제거돼 저산소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유족들은 의료진의 과실로 A씨가 사망한 만큼 1억9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수술에 참여한 의사와 병원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 “단순 생리불순이었는데” 우한 병원 진료 38일 만에 사망…왜?

    “단순 생리불순이었는데” 우한 병원 진료 38일 만에 사망…왜?

    생리불순으로 병원을 찾았던 여성이 진료 38일 만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가족들은 이번 사건이 의료진의 과잉 진료와 과실로 의한 의료 사고의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중국신문주간은 후베이성 우한시에 거주하는 51세 여성 류 모 씨가 지난해 11월 22일 생리불순을 이유로 우한시 소재의 대형 대학부설병원을 찾았다가 진료 38일 만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류 씨의 친딸 차이 씨의 언론 제보로 외부에 처음 알려졌다. 차이 씨 제보에 따르면, 생리불순으로 평소 각종 여성 질병을 우려했던 류 씨가 우한대학 중난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이었다. 당시 병원 의료진은 류 씨의 증상을 확인한 뒤 그의 질병에 대해 난소낭종증이라고 진단했다. 병원 관계자는 그의 증세에 대해 “종양의 크기가 정상보다 크다”면서 “즉시 외과적인 절제술이 필요한 상태다. 특히 암세포 전이가 의심되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류 씨는 곧장 악성 종양과 양성 질환의 수술적 치료를 수행하는 진료과로 이송됐다. 당시 그가 이송된 병원은 간담췌외과로 간장이나 담낭, 췌장 등의 부위 질병을 수술로 치료하는 전문병동이었다.  이후 해당 병원 의료진들이 자 씨를 수차례 검사한 뒤 “병변이나 종양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진단 결과 이상 소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약 12만 위안 상당의 췌장 십이지장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이에 대해 류 씨와 가족들은 수술 대신 약물치료 등 보수적인 치료 방법에 대해 수차례 문의했으나 병원 측은 로봇에 의한 최소침습수술 방식으로 수술의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술을 앞뒀을 무렵 병원 관계자는 수술을 앞둔 류 씨에게 “수술에 실패할 위험은 전혀 없다”고 안심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달 17일, 류 씨가 수술받은 부위에 부종과 통증을 호소하자 병원 의료진은 그에게 위내시경을 시행했다.  하지만 사고는 위내시경 중 발생했다. 유가족들 주장에 따르면, 위내시경 당시 의료진의 과실로 위 일부에 구멍이 생기는 천공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사고로 류 씨는 감염성 쇼크 증세로 곧장 중환자실로 이송됐으나 사고 이후 단 12일 만에 증상이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에 대해 유가족들은 “모친이 그동안 큰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았는데, 의료진과 병원에 의한 과잉 진료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됐다”면서 “특히 생리불순으로 병원을 찾았을 당시 각종 검사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르는 후유증에 대해서 병원과 의료진 누구도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의료진의 과잉 진료가 있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 측은 의료 과실 및 과잉 진료라는 유가족들의 주장에 대해 허위 사실 유포라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분위기다. 류 씨를 집도했던 병원 측은 지난 14일 현지언론을 통해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을 결정했던 것”이라면서 “환자의 죽음은 위내시경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한편, 류 씨를 진료했던 병원 측은 현재 자 씨 사망 사고에 의료 사고 및 과잉 진료 등의 원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며,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 [글로벌 인사이트] “국가가 대를 끊었다”… 日 강제불임수술 피해자들의 절규

    [글로벌 인사이트] “국가가 대를 끊었다”… 日 강제불임수술 피해자들의 절규

    2만 5000명의 남녀가 평생 자기 아이를 갖지 못하도록 국가로부터 불임수술을 받았다. 그중엔 9살짜리 여자아이도, 10살 된 남자아이도 있었다. 10명 중 7명은 여자였다. 상당수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의사의 손에 이끌려 몸으로 파고드는 차가운 메스를 받았다. 싫다고 발버둥치다가 마취제를 맞고 수술대에 쓰러진 이도 있었다. “대(代)를 이었다가는 사회에 짐이 될 불량한 유전자를 가졌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본에서 1996년까지 존속됐던 ‘우생(優生)보호법’ 아래에서 ‘합법’을 가장해 이뤄진 국가 주도의 인권 유린이었다. 일본 사회는 반성하고 있다. 그런 악법을 어떻게 70년이나 유지해 왔는지, 또 그 법이 사라지고 20년이 넘게 흐른 지금까지 어떻게 피해자들의 눈물을 외면할 수 있었는지를 말이다.강제 불임수술의 실태와 피해자의 고통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올 1월 미야기현에 사는 61세 여성 A씨가 국가를 상대로 1100만엔(약 1억 1000만원)의 피해보상 소송을 처음으로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A씨는 열다섯 살이던 1972년 12월 ‘유전성 정신박약’을 이유로 난관을 묶는 수술을 강제로 받았다. 잦은 복통 등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그는 서른 살 즈음 ‘난소낭종’ 진단을 받고 오른쪽 난소를 절제했다. 이 때문에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로부터 파혼을 당했다. 지난 3월 28일 센다이 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 측 변호인단은 “피해자는 어릴 적 마취 치료로 인한 부작용으로 정신병 증세를 보였는데, 이를 파악하지 않은 우생보호심사위원회의 잘못으로 강제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가능하게 한 우생보호법은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 및 개인 존엄과 행복 추구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14세 때 설명 못듣고 수술대 오른 70대男도 소송 A씨에 이어 70대 남녀 4명이 오는 17일 도쿄, 센다이, 삿포로 등 3개 도시 법원에 같은 내용의 소송을 낸다. 도쿄 지방법원에 소장을 내기로 한 미야기현 출신 남성은 아동 보호시설에 있던 14세 때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수술을 받았다. 그는 “내 인생을 돌려받고 싶다”고 했다. 우생보호법이 일본 국회를 통과한 것은 1948년이었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기 직전인 1940년 나치 독일의 ‘단종법’(斷種法)을 참고해 만들었던 ‘국민우생법’을 이어받아 다니구치 야사부로라는 산부인과 의사 출신의 참의원이 입법을 주도했다. 다니구치는 “패전으로 영토가 협소해진 가운데 인구는 많고 식량은 부족하다.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선천성 유전병자의 출생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일본은 전후 식민지에서 귀환한 사람들과 ‘베이비붐’에 따른 출생아 급증 등으로 인구 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다. 극심한 식량난과 주택난 속에 국민들의 큰 저항 없이 탄생한 우생보호법은 기존의 국민우생법보다 더한 독소조항을 갖고 있었다. 바로 ‘강제 불임수술 허용’이었다. 국민우생법하에서도 ‘다산(多産) 장려에 반한다’는 이유로 강제 수술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1949년 전국 시행… 후생성 ‘강제수술 가능’ 공문 1949년부터 유전성 질환 등을 이유로 한 국가 주도의 정관 수술과 난관 수술이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당시 후생성은 강제 수술 여부에 대한 지방 행정기관들의 문의에 대해 “본인의 동의에 반해 수술을 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체구속이나 마취약의 사용도 인정된다”고 답했다. 1952년에는 유전병이 아닌 일반 정신질환이나 지적장애를 앓는 사람들도 강제 수술 대상에 새롭게 편입됐다. 수술 대상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정부 공식통계에 따른 우생보호법 불임수술은 총 2만 4991건. 이 중 3분의2(66%)에 해당하는 1만 6475건이 본인 동의 없는 강제 수술이었다. 미성년자도 2337명이나 됐다. 미야기현에서는 9세 여아와 10세 남아에게 수술이 이뤄졌다. 수술은 1955년(1362건)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1970년대 중반까지도 연간 100건 이상 규모로 실시됐다. 마지막 수술은 1992년에 이뤄진 1건이었다. ●일부 의사·공무원 ‘실적 채우기용’ 집행 법을 집행하면서 일부 의사들은 범죄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홋카이도는 1965년 8~11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우생보호심사위원회 없이 서류 심사만으로 3명에 대한 강제 수술을 결정했다. 후쿠오카현에서도 1981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같은 과정으로 수술대에 오른 20~39세 남녀가 최소 6명이다. 1960년 오이타현은 한 정신과 의사가 제출한 여성 5명 강제 불임수술 신청서에 대해 “실제로 진찰한 결과인지 의문”이라며 보류 결정을 내렸다. 5명에 대한 건강진단서 기재 내용이 하나같이 ‘병명: 정신박약’, ‘현재상황: 정신 발육이 지체돼 있어 유전병이 인정된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군마현에서는 1955년 우생보호법 대상 환자가 맹장염으로 병원에 실려오자 의사가 산부인과 전문이 아닌데도 맹장수술을 하면서 동시에 불임수술을 진행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자기 잇속에 눈이 멀기는 일부 공무원들도 다르지 않았다. 강제 수술 건수가 1950년대 중반 이후 감소하자 실적에 부담을 느낀 후생성 공무원들은 1957년 수술 실적 증대를 독려하는 공문을 지방행정기관에 내려보냈다. 당초 예상했던 수술 실적 목표치를 밑도는 기관에는 주민 계몽활동 등 노력을 더 열심히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자기 실적을 위해 무리한 집행에 나선 현장 공무원들도 적지 않았다. 전체 수술건수 2593건으로 전국 최다인 홋카이도의 경우 1950년대에 ‘우생수술 1000건 돌파’, ‘전국 1위 실적’ 등의 홍보물을 만들기도 했다. 이 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오랜 기간 일본 내에서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일부 정치권의 폐지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늘 국회에 가면 후순위로 밀렸다. 그러던 중 1994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인구개발회의,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세계여성회의 등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여당인 자민당은 국내 의견 등을 수렴해 1996년 우생보호에 관한 조항 등을 삭제하고 ‘모체보호법’으로 바꿨다. 이후에도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2014년까지 3차례에 걸쳐 강제 불임수술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정부가 구제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2016년에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도 피해 실태 조사와 피해자 법적 구제를 권고했다. 이때마다 일본 정부는 “합법적인 조치였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강제성 입증·소멸시효 해석이 쟁점으로 앞으로 진행될 피해 보상 소송에서는 자신이 강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피해자들이 어떻게 입증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강제 수술 1만 6475명 가운데 누구인지 자료가 분명한 경우는 26%인 4347명에 불과하다. 피해 보상 등 권리 청구가 가능한 민법상 제척기간(일종의 소멸시효)을 어떻게 볼지도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불임수술을 받은 지 모두 20년이 넘어 ‘불법행위로부터 20년이 지나면 배상 청구권이 소멸한다’는 일본 민법상 제척기간은 일단 완성됐기 때문이다. 불임수술에 동의한 사람 중에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던 경우가 많아 향후 정부의 피해자 지원이 이뤄졌을 때 상당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를테면 한센병 회복자가 요양원에서 결혼하려면 불임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사실상 강제 수술이나 다름없다. ●스웨덴, 재판 없이 곧바로 피해보상 법률 제정 피해 소송이 본격화할 조짐을 나타내자 정치권도 뒤늦게 따라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지난 3월 6일 오쓰지 히데히사 전 후생노동상을 대표로 하는 초당파 의원 모임 ‘옛 우생보호법하에서의 강제 불임수술에 대해 생각하는 의원연맹’을 발족시켰다. 자민당은 강제 불임 문제를 다루는 실무팀을 구성했다. 일본과 비슷한 우생학적 수술이 행해졌던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미국의 일부 주와 독일, 스웨덴 등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 1976년까지 강제 수술이 이뤄졌던 스웨덴의 경우 재판 없이 곧바로 피해 보상을 해 주는 법률이 제정됐다. 마쓰바라 요코 리쓰메이칸대 교수는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고령자가 된 피해자들을 위해 당장 있는 자료만으로 빠르게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해 주어야 한다”며 “이와 별개로 앞으로 몇 년이 걸리더라도 국가의 강제 불임수술의 실체를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장애인 강제불임 ‘우생보호법’ 피해자 국가 상대 첫 손배소

    일본의 반인권적 악법이었던 ‘우생보호법’(優生保護法)에 따라 강제로 불임 수술을 당했던 60대 여성이 법원에 국가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948년부터 1996년 사이 이 법으로 인해 강제 불임수술을 받은 사람은 전국에 걸쳐 1만 6475명에 이르지만, 국가 대상 손배소는 처음이다. 3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미야기현에 사는 한 여성(61)은 이날 “강제 불임수술이 개인의 존엄과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국가를 상대로 1100만엔(약 1억 1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 여성은 15세 때인 1972년 12월 ‘유전성 정신박약’을 이유로 난관을 묶는 불임수술을 강제로 받았다.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이 여성은 1987년쯤 난소 조직이 유착하는 난소낭종 진단을 받고 오른쪽 난소를 제거해야 했고, 이를 이유로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로부터 파혼까지 당했다. 여성 측 변호인단은 “자신의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헌법 13조에 보장된 자기 결정권과 행복 추구권 등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우생보호법은 독일 나치정권 때 실시됐던 ‘단종법’을 본뜬 ‘국민우생법’이 모태로, 국가가 ‘불량한 후손의 출생 방지’를 내걸고 지적·정신 장애인들에 대해 강제 불임수술을 인정한 악법이었다. 특히 수술을 강제할 때 신체의 구속이나 마취, 기망까지 인정했다. 이번에 소송이 제기된 미야기현의 경우 1963~1981년 수술 기록이 남아 있는 남녀 859명 중 52%는 수술 당시 미성년자였다. 9세밖에 안 된 여아도 수술대에 올랐던 기록이 있다. 그러다 1996년 이 법이 모체보호법으로 개정되면서 장애인 불임수술 항목이 삭제됐다.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시중에 유통되는 생리대 896품목 전수조사

    “릴리안 접착제 WHO 발암물질 아니다” “생리통·자궁 질환” “3년 넘게 고생해” 릴리안 부작용 이틀간 700여건 쏟아져 유해 생리대로 지목된 깨끗한나라 ‘릴리안’을 사용한 여성들의 부작용 호소 사례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법정원 측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손해배상청구) 준비 모임’에는 25일 하루 동안 300여건의 피해 사례가 게시됐다. 전날 378건을 포함해 이틀 동안 700여건에 달했다. 한 여성은 “2014년 7월부터 릴리안을 사용하고 있는데 생리통이 심해지고 하혈하듯 양이 많아 병원에 갔더니 자궁선근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의사는 병원을 찾을 때마다 자궁적출술을 권유했지만 아직 미혼이어서 고민해 보겠다고만 했다”고 밝혔다. 다른 여성은 “한 달 전 자궁내막폴립 제거 수술을 했는데 다시 근종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고 적었다. 또 “생리한 지 12일 만에 또 생리를 해서 생리대를 보니 문제의 릴리안이었다”, “릴리안 착용 후 생리 양이 줄면서 기간도 이틀로 줄었다”, “질염과 함께 난소낭종이 생겼다”는 등의 하소연도 끊이지 않았다. 피해 여성들은 현재 1인당 최소 3만원으로 책정된 소송 비용을 잇따라 입금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피해 사례가 생리대 때문에 발생했는지 그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1년 4월 알려지기 시작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도 살균제가 폐 손상을 유발한다는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약 5년이 걸렸다. 산부인과 전문의들 역시 부정출혈 등 각종 부작용들이 생리대 때문이라고 단정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생리대의 독성 물질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생리통이 심해지고 여성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쳐 각종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이론적으로 충분하다”면서도 “생리대의 화학물질이 얼마나 흡수되고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선 아직 분석이 이뤄진 바가 없어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힐 순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의도 “담배를 피우는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암이 생기는 건 아니듯이 화학물질이 몸 안에 흡수된다 해도 영향 여부는 개인의 유전적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유통 중인 모든 생리대를 대상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해 우선 조사한다고 이날 밝혔다. 대상은 최근 3년간 생산되거나 수입된 56개사 896품목이다. 식약처는 소비자단체에서 발표한 생리대 시험 결과에서 위해도가 비교적 높은 벤젠, 스티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약 10종을 중심으로, 이르면 9월 말까지 검사를 마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릴리안 접착제 원료인 스티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가 국제보건기구(WHO)가 정하는 발암물질에 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도 이 물질을 식품첨가물로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유해 생리대에 대한 원인 규명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손 시린 이모님~ 하루 두 번 인삼·생강차 드세요

    손 시린 이모님~ 하루 두 번 인삼·생강차 드세요

    혈액순환 불순… 찬물 손 넣으면 통증 출산 이후·40대 이상 여성에게 많아 차가운 가을바람이 유독 괴로운 이들이 있다. 손과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끼는 수족냉증 환자들이다. 냉증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해당 부위의 체온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날이 추우면 누구나 손발이 시리지만 잠잘 때도 양말을 신어야 하고, 심지어 여름에도 손발이 시리듯 차갑고, 통증 때문에 차가운 물에 선뜻 손 넣기가 어렵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족냉증의 원인은 아직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대체로 추위와 같은 외부 자극으로 혈관이 수축해 손이나 발 등 말초 부위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아서 생기며 출산과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와 정신적 긴장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남성보다는 여성, 특히 출산을 끝낸 여성이나 40대 이상 중년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편이다. 초경, 임신과 출산, 폐경 때의 여성호르몬 변화가 자율신경계와 혈관의 수축·확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손발뿐만 아니라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느끼는 수족냉증 환자도 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호르몬 변화가 크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근육량이 적고 자율신경이 민감해 수족냉증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당뇨병, 류머티스, 고지혈증, 디스크 환자나 흡연자라면 혈액순환이 잘 안 되거나 신경병증으로 인해 수족냉증이 올 수 있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여성은 남성에게는 없는 자궁이나 난소 등 내장 기관이 많아 내부 장기에 혈액이 몰리다 보니 말초 혈액순환이 느려질 수 있는 데다 혈관도 남성보다 가늘어 수족냉증이 더 잘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발이 시리다 못해 추위에 노출됐을 때 푸른색으로 변하고 통증이 있다면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 국민의 5~10%에서 나타나며 특히 젊은 여성 환자가 많다. 증상이 심하면 혈관이 막혀 살이 썩는 피부 괴사까지 일어날 수 있다. 보통 레이노증후군 진단을 받으면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을 쓰거나 통증을 줄이는 교감신경 절단 수술을 한다. 대개 이런 치료가 잘 듣는 편이지만 극히 일부는 치료해도 혈액 공급이 잘 안 돼 증상이 악화하기도 한다. 수족냉증이 있다고 무조건 혈액순환 제제를 먹다 보면 병을 키울 수 있다. 냉증 환자의 40.5%는 어지럼증이나 빈혈이 있으며 위장장애(30.4%), 정신신경증상(25.0%), 관절질환(21.1%), 산후풍(19.9%)을 함께 앓는 경우가 있다. 이진무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는 “냉증은 생리 불순, 생리통, 갱년기 장애, 불임과 성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의 각종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족냉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평소 운동을 해야 한다. 체열의 절반 이상을 근육이 만들어 내는데, 근육량이 적어 열이 생산되지 않으면 손발이 더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담배는 멀리한다. 흡연은 손과 발끝으로 가는 혈액을 더 적게 만든다. 손발뿐만 아니라 전신을 따뜻하게 하고, 세수나 설거지를 할 때도 따뜻한 물을 사용하는 등 평소 차가운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냉증을 느끼는 환자에게는 한방차도 효과적이다. 쑥, 인삼, 생강, 구기자, 대추, 계피를 끓여 하루 두 번 아침저녁으로 마시면 좋다. 특히 부인과 질환으로 인한 수족냉증에는 향부자, 더덕, 당귀차가 도움이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성의 그날, 심한 통증·오락가락 주기 그냥 참지마

    여성의 그날, 심한 통증·오락가락 주기 그냥 참지마

    회사원 이모(28)씨는 최근 진통제를 먹어도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생리통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남들도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통증을 방치한 게 화근이 됐다. 초음파 검사 결과 이씨의 양측 난소에는 자궁내막증에 의한 커다란 혹이 발견됐다. 불임 가능성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때늦은 후회를 했지만 이미 절제술이 불가피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생리통은 초경을 시작한 10대 여학생부터 폐경기의 50대 여성까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여성이면 누구나 경험한다. 그래서 생리가 시작되면 생리통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에 매달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더라도 진통제만 먹고 참는 경우가 많다. 질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한 생리통을 방치하면 이씨처럼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궁내막증이 올 수도 있다. 무관심이 병을 부르는 셈이다. 자궁내막증은 생리혈에 섞여 매달 배출돼야 할 자궁내막조직이 난관을 타고 자궁 밖으로 역류해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난소에 주머니 모양의 혹인 낭종을 만들기도 하고 장, 방광 등 다른 장기를 침범해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다른 이유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18%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따라서 일단 20대 이후 생리통이 갑자기 심해졌거나 성교통 및 만성골반증이 있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자궁내막증의 원인은 아직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 서구식 식생활, 다이옥신 같은 환경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실제로 진료자 수는 2008년 5만 3000명에서 2012년 8만명으로 크게 급증했다. 연평균 8.5%씩 늘고 있는 것이다. 제일병원 불임생식내분비과 송인옥 교수는 “임신, 출산 및 수유를 통해 무월경 시기를 길게 가져가는 게 자궁내막증의 가장 좋은 치료이지만 최근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자궁내막증이 악화되거나 이로 인한 난임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 환자의 10명 중 7명은 30~40대 가임기 여성이며, 난임으로 내원한 환자의 30~70%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생리가 계속되는 한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재발률도 40~50%로 상당히 높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주로 소염제나 경구피임약을 사용하지만 약물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한다. 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중증 자궁내막증으로 악화되면 불임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하복부 불쾌감 정도를 넘어 경련이 일어나거나 허리와 골반이 끊어질 듯 생리통이 심한 경우, 진통제도 듣지 않고 구토·요통·전신 쇠약감·전신 피로감·설사·어지럼증·불안 및 초조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한다면 예방과 초기 치료를 위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생리 불순이 왔을 때도 되도록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정상적인 생리양은 하루에 생리대 3~5장이 필요한 정도지만 2~3시간마다 생리대를 흠뻑 적시는 정도로 양이 많은 경우는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식증, 암, 자궁내막 근종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생리 출혈량이 80㎖를 넘으면 빈혈이 생긴다. 반대로 지나치게 생리양이 적어도 체내 호르몬에 불균형이 온 것이니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자궁의 위축, 난소 기능 저하, 불임증 등이 있을 수도 있다. 2~3달에 한 번 생리를 하거나 한 달에 두 번씩 생리를 한다면 다낭성 난소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호르몬 균형이 깨져 남성호르몬이 많아지면서 배란이 잘 되지 않는 질환이다. 배란이 매달 규칙적으로 이뤄져야 생리도 주기적으로 하게 되는데, 배란이 잘 되지 않으면 생리 주기도 오락가락하게 된다. 이렇게 만성적으로 배란이 안 되면 난소 안에 배란을 일으킬 만큼 성장하지 못한 작은 난포(난자를 둘러싼 세포막)들이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의 약 10%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으로 주로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발생한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이 기능을 잘하지 못하면 체내 인슐린이 증가하게 되고 남성호르몬 분비량도 덩달아 늘게 된다. 이 밖에 유전적 요인, 비만, 스트레스 등과도 연관이 있다. 인슐린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당뇨나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함께 올 수도 있다. 특히 임신 시 유산 가능성, 임신성 당뇨 등의 위험이 크다. 또 남성호르몬 증가로 얼굴이나 몸에 다모증, 여드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갑자기 살이 찐다든지 하는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식습관을 개선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비만이라면 체중을 감량하고, 혈당을 많이 올리는 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등을 먹지 말고 현미나 야채를 중심으로 식단을 새롭게 꾸리는 게 좋다. 운동은 일주일에 3회 정도 걷기나 달리기가 적당하다. 임신을 원하지 않는 여성들은 생리불순을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은데 생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여성의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고 조절하는 게 좋다. 장기간 생리를 하지 않는 무월경은 특히 위험한데, 뇌하수체·난소·부신 종양이 원인인 경우 방치하면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또 무월경 환자 중 프로테스테론 분비 없이 에스트로겐만 지속적으로 분비되는 경우 자궁내막암 또는 유방암의 위험이 있고, 반대로 에스트로겐 결핍을 보이는 경우 골다공증에 걸릴 수도 있다. 간질환, 신장질환, 당뇨병 및 갑상선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으니 즉시 치료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암을 말하다-자궁경부암(하)] 허수영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암을 말하다-자궁경부암(하)] 허수영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실 일상에서 바이러스를 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감기만 해도 그렇다. 대부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곤 한다. 그렇지만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모두 감기에 걸리지 않듯이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자체가 자궁경부암 발병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계선 상에서 작용하는 요인이 바로 개개인의 유전적인 소인이나 지속적인 HPV 노출 여부, 인체 면역력 등이다. 허수영 교수는 “따라서 생활습관 등 개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자궁경부암 발병 요인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것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극복 방법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궁경부암은 특이하게 바이러스가 발병 원인이다. 발생 기전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자궁경부암 주요 위험인자로는 흡연·경구용 피임약·출산력과 유전적 소인 등이 꼽히지만 이 중에서도 HPV와의 관련성이 가장 크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99%에서 관찰되는 HPV는 주로 성관계에 의해 감염되며, 성인 여성 70∼80%가 감염되어 있으나 대부분은 무증상 감염으로 자연치유된다. 문제는 HPV의 지속적인 감염이다. 이 경우 감염 환자의 10% 정도에서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자궁경부 이형증이 발생하며, 이 중 2∼5%가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렇다면 특히 발병에 취약한 부류가 따로 있는가. -개개인의 면역력이나 유전적인 소인이 문제가 된다. 앞서 지적했듯이 HPV에 감염되더라도 70∼80%는 특별한 치료없이 자연 소실되나 나머지는 지속 감염이 반복돼 병변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과정에 개개인의 면역력과 유전적 소인 등이 작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자궁경부암을 자궁암과 따로 떼어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궁경관이라고도 하는 자궁 경부는 자궁의 가장 아래쪽에 있으며 바깥쪽으로 질과 연결되어 있다. 여성 생식기는 자궁·난소·나팔관으로 구성되며, 부위마다 각각 다른 암종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중 경부에 생기는 암을 따로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치료방법은 무엇이며,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는가. -치료 방법은 수술적 방법, 동시 항암 화학 방사선치료, 항암 화학요법이 있다. 치료는 임상적 병기에 따라 결정되며, 환자의 나이와 가임력, 보존 필요성 등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병기 2기 초까지는 광범위 자궁적출술 및 골반 림프절, 대동맥 주변 림프절 절제술을 주로 시행한다. 단, 환자가 젊고 병기가 낮으며 종양이 작을 때는 자궁을 보존하는 광범위 자궁경부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2기 말부터는 수술적 치료 대신 동시 항암 화학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데, 이 병기는 수술보다 방사선치료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재발암이거나 전신 전이가 예상될 때는 항암 화학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각 치료방법이 적용되는 임상적 상황을 설명해 달라.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주요 근거는 병기다. 병기 2기 초를 넘지 않은 환자에게 적용하는 광범위 자궁절제술은 골반 림프절과 대동맥 주변 림프절을 절제하며, 광범위 자궁경부 절제술은 1기 초에 종양 크기가 2㎝ 이하이며, 가임력이 필요할 때 시행한다. 단, 이 경우라도 림프절 전이나 절제한 경계선에서 암세포 전이가 확인되면 광범위 자궁 적출술로 이어질 수 있다. 2기 말부터는 항암제를 감작제로 사용해 방사선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항암 화학 방사선치료를 적용하는데, 주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림프절 전이, 자궁방 침윤, 수술 부위의 암세포 침윤 등 위험요인이 확인될 때 이 방법을 추가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항암 화학요법은 진행된 암이나 재발암에 사용한다. →각 치료방법의 장단점도 함께 짚어달라. -수술의 경우 난소 기능이 보존되고, 성생활이 가능하며, 방광이나 장의 합병증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출혈을 비롯해 요관 및 방광질의 누공·폐색전증·소장폐쇄·방광 기능장애·림프낭종과 요관협착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2기 말에 해당하는 환자의 경우 수술보다 치료효과가 좋고, 질환의 국소적인 통제도 가능하나 설사·복통·오심·장출혈·장유착 등 소화기 증상과 빈뇨·배뇨장애·요관협착 등 방광 기능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경부암 치료의 최근 흐름은 어떤가. -최근 들어 젊은 층의 개방적 성생활과 만혼 등이 보편화되는 등 가임기 여성의 자궁경부암 치료 방침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이런 차원에서 젊은 가임기 여성에게 비교적 조기암이 생겼고, 종괴의 크기가 작으면 절제를 최소화해 자궁 상부를 보존하는 광범위 자궁경부 절제술을 많이 시행하는 추세다. 광범위 자궁적출술 후에는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합병증인 방광 기능저하가 흔히 생겨 소변을 보기가 힘들게 되는데, 이는 수술할 때 골반 신경총이 손상되어서 생긴다. 따라서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신경총을 보존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대부분 개복했던 예전의 수술과 달리 최근에는 복강경수술을 적극 고려하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복강경이 첨단화한 데다 의료기술도 향상됐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1970년대부터 자궁경부암 선별검사가 보급되면서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 사망률이 75%나 줄었다. 우리나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30세 이상 여성에 대해 2년마다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검률이 45%에 그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백신 접종이다. 국내에는 5년 전부터 PHV 예방백신이 공급되고 있지만 인식 부족으로 접종률이 전체 접종 대상인구의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참고로 일본·말레이시아·호주 등은 이를 국가 백신으로 지정하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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