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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끼리끼리 봐주기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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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수사권 다 맡겼는데, 경찰 ‘끼리끼리 봐주기’ 어쩌나

    [사설] 수사권 다 맡겼는데, 경찰 ‘끼리끼리 봐주기’ 어쩌나

    검찰이 가졌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됨에 따라 경찰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무소불위 권력을 누리게 됐다. 언제든 범죄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국민으로서 이 상황에서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공정한 수사다. 그런데 경찰 가족이 관련된 사건들은 그동안 공정한 처리 기준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현직 경찰 간부였던 아버지가 아들의 범죄 증거를 훼손한 ‘장윤기 사건’만 해도 그렇다. 아무런 견제 장치 없이 경찰 내부의 끼리끼리 봐주기가 통했다. 지금껏 경찰이 가족 사건에 통제 장치를 두지 않았던 것은 한마디로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고 국민 신뢰를 버린 것과 다름없다. 경찰청은 뒤늦게 경찰관이 가족 사건을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相避制)를 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은 다른 관서에서 수사하게 하는 제도다. 경찰은 이번에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117건의 가족 연루 사건을 확인했다고 한다. 전수조사에서는 현직 경찰관 가족이 피의자나 피혐의자인 사건이 45건이었다. 경찰관 가족이 피해자이거나 고소·고발 및 진정인인 사건은 72건이나 됐다. 111건은 해당 지역 일선 경찰서에 배당됐다. 6건은 시도 경찰청이 맡았다지만, 해당 지역에 10~20년 눌러앉아 근무하는 이른바 향찰(鄕察)이라면 ‘끼리끼리’ 의식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찰 일각에서는 상피제로 수사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멀리 떨어진 관서에 사건을 넘길 경우 관계인 조사나 현장 확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뢰를 회복하겠다면 의구심이 싹틀 수 있는 병소는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경찰관 가족 사건 수사팀’을 꾸리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경찰은 상피제의 의미가 결코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형소법 개정 이후 경찰이 민생을 위한 수사기관으로 자리잡는 핵심 대책이라는 각오로 강력하고 정교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정호영 아들, 진단명 3번 변경…의혹만 불어나는 상황”

    “정호영 아들, 진단명 3번 변경…의혹만 불어나는 상황”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과거 척추질환으로 병역 판정이 바뀐 것에 대해 “진단명이 3번 바뀌었고 증상이 악화했음에도 처방없이 진단서만 발급됐다”고 주장했다. 경북대 의대에 재학 중인 아들 정씨는 지난 2010년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5년 후인 2015년 재검을 거쳐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으로 판정이 달라졌다. 20일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 후보자가 아들 병역 4급 판정과 관련해 연일 선택적 해명을 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입대 관련한 국민적 의혹이 불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신 의원은 아들 척추질환 진단명이 2013년 ‘L5-S1’(disc extrusion·경북대병원 초진기록), 2015년 ‘L5-6’(HNP·경북대병원 재진기록), 2015년 척추협착(병사용 진단서)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2013년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진료 기록에 등장한 L5-S1은 요추 5번과 천추 1번의 디스크 돌출, 2015년 재검을 위한 경북대병원 외래진료 기록의 진단명 L5-6은 추간판 탈출증으로 요추 5번과 요추 6번 사이 디스크를 말한다는 것이 신 의원의 설명이다. 신 의원은 “같은 증상으로 진료를 보는데 3번의 진단 이름이 차이가 있다”며 “진단명이 차이 있는 이유와 진단서에 허리 디스크가 ‘척추협착’으로 변경되는 사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들이 2015년 병원 방문 당시 ‘하지 직거상 검사’를 받았고, 2013년보다 더 증상이 악화했다는 기록이 있음에도 “약물 처방 없이 추가 진료내역 없이 진단서만 발급받았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 직거상 검사’란 누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의사가 들어올리거나, 환자가 통증을 느낀다고 하는 지점에서 멈추는 방식으로 증상을 측정하는 검사다.  신 의원은 “2013년 검사 당시 40도의 각도에서 통증을 느꼈으나 2015년에는 30도에서 통증을 느꼈다. 각도가 적은 상태에서 통증을 느끼면 그만큼 증상이 더 심하다는 것”이라면서 “2015년 더 통증이 심해졌음에도 약물 처방이나 추가 진료 내역 없이 진단서만 발급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 후보자가 이날 공신력 있는 병원에서 수일 내에 아들 재검을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국민의 관심사는 2022년 지금 아들의 척추 상태가 아니다”라며 “병역 4급 판정 당시의 적절성과 정확성을 묻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촬영했던 MRI(자기공명영상) 2번, CT(컴퓨터단층촬영) 1번의 영상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재차 촉구했다.신 의원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정 후보자의 딸에게 구술평가 만점을 준 ‘3고사실’ 심사위원들에 대해서도 “위암 수술을 하는 외과의인 정 후보자와 진료 영역이 겹치는 의사들이었다”면서 “편입학 전형 심사위원장은 정 후보자 1년 의대 선배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들 논문 표절 등 후보자 해명과는 정반대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후보자 아들 병역 4급 판정과 관련해서도 품앗이나 끼리끼리 뒤봐주기 같은 잘못된 관행이 작동한 것은 아닌지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사설] 신입사원 전원을 ‘빽’으로 합격시킨 강원랜드

    강원랜드의 채용 비리 실상은 한마디로 복마전 그 자체였다. 2012~13년 채용된 신입사원 518명이 모두 유력자들의 취업 청탁 대상자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가 그렇다. 한두 명도 아니고 신입사원 수백명이 통째로 ‘뒷배’와 꼼수로 합격했다는 자료는 선뜻 믿기지 않을 정도다. 공기업의 부조리한 채용 관행은 대체 그 끝이 어디일지 할 말을 잃는다. 이것이 바로 적폐다. 이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 인사팀은 청탁자 그룹을 8개로 나눠 놓기까지 했다. 국회의원, 도·시·군의회 의원, 중앙부처 공무원의 이름이 허다했다. 심지어는 노조위원장, 지역 언론의 기자, 스님까지 가세했다.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일어나선 안 될 비리가 명색이 공기업이란 곳에서 요지경 백태를 벌인 것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줄줄이 청탁자 명단에 올랐고, 당시 사장인 최흥집씨는 무려 267명을 추천해 256명을 합격시켰다고도 한다. 하나같이 “금시초문”이라고들 잡아뗀다는데, 눈 가리고 아웅인 발뺌으로만 보인다. 공기업은 구직 청년들에게는 ‘신의 직장’으로 통한다. 지난달 감사원이 공개한 공공기관의 채용업무 감사 결과에서도 비리가 적지 않았다. 해당 공기관을 감독하는 정부 부처나 관련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청탁 입김이 요소요소에서 통했다. 전형 기준은 있으나 마나였다. 합격시킬 명단을 미리 짜놓았으니 아무것도 모르고 응시한 취업 준비생들은 들러리였을 뿐이다. 채용 비리는 사장이 ‘낙하산’으로 앉은 곳에서는 더욱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의 바늘구멍을 통과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고시촌에서 컵밥을 먹고 온갖 허드레 아르바이트를 견디는 청년들에게 이런 소식은 상처에 소금 뿌리기와 마찬가지다. 강원랜드의 채용 비리는 빙산의 일각일 거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300여개 공공기관의 ‘봐주기 채용’ 행태가 관행으로 뿌리내린 것은 아닌지 이번 참에 반드시 점검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미 불거진 의혹이라면 검찰 수사로 명명백백히 책임 소재가 가려져야 할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이 공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다. 끼리끼리 인사 청탁과 부정 시비가 끼어들 소지는 사실상 더 커졌다. 공기업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해서라도 공정성 확보의 쇄신 작업이 절실하다.
  • [단독] ‘비정상의 정상화’ 국정 핵심과제로

    도로 등 공공인프라 건설, 방위산업체 구매 과정에서 오가는 사례금, 원자력발전 납품비리, 적자가 쌓여 가면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공기업 임직원들, 공공기관들의 사원 부정 채용 등 ‘음서제’ 확산, 실업급여와 어린이집 보조금 등을 조작해서 타내는 복지 관련 정부지원금 부정수급, 세금 및 보험료의 상습체납…. 우리 사회에 쌓여온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고 뜯어고치는 ‘비정상의 정상화’가 내년도 국정 핵심 개혁과제로 중점적으로 추진된다. 5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와 공공기관 등은 부문별로 “잘못됐으나 관행으로 굳어져 온 비정상적 행태들”의 과제화를 마쳤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4일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실·국장급 주요 간부들이 모인 가운데 ‘정상화 과제 후보(안) 검토회의’를 갖고 추진 방법과 문제점 등을 논의하면서 마지막 점검회의를 가졌다. 과제안에는 ´역대 정부가 방치했던 사학 비리, 체육계 승부조작 및 불공정 판정, 체육단체장들의 도덕적 해이, 문화재 관리 소홀, 특정 전문가 집단의 끼리끼리 돌봐주기 및 뒷거래´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김동연 실장 주재로 차관회의를 거쳐 과제 안을 손본 뒤 국무회의에서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해 관련 과제를 확정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은 정부 출범 이후 각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로부터 5개씩 제출받은 대표적인 ‘비정상 관행 사례’ 중에서 일부를 골라 과제화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 4일 검토 회의에서 김동연 실장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비정상적 관행을 국민의 눈높이와 시각에서 찾아내 범정부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작업”이라면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등 국정과제의 실현을 가로막는 왜곡된 관행들을 뿌리뽑아 선진화와 국민행복을 이룩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의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한 뒤 기회 있을 때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조해 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신임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도 “국정을 맡아보니까 너무나 비정상적인 것이 당연한 것같이 내려온 게 많았다. 부패도 여기저기 많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서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좌절케 하는 부정부패와 비리를 확실하게 바로잡아 달라”고 주문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지역 공공기관들의 도넘은 특혜 채용] 공공기관 - 토호 유착 구조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지자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와 지역 토호세력(지역 상공인, 관변 단체, 지역 언론, 지방 관료 등) 간의 유착관계 형성으로 인한 지역 개발이나 권력 독점은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남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8·15 경축사에서 “지역 토착 비리를 척결하라”고 지시했을 정도다. 이후 사정 당국의 지속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방 선출직 공직자와 토호세력 간의 비리 고리는 여전하다. 특정인사 봐주기(취업 등), 특혜성 인·허가 남발, 수의계약 독점행위, 복지예산 횡령 등 음성적 토착비리를 둘러싼 잡음이 끓이지 않고 있어서다. 25일 경북의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선출직 공직자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고 여기에 각종 이권을 노린 지방 토호세력들이 거미줄처럼 조직적으로 결탁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4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지방 선출직들은 선거로 인해 ‘검은 돈’과 ‘청탁’의 유혹에 극히 취약하고, 토호세력들은 ‘뇌물’과 ‘표 몰아주기’ 등으로 각종 이권을 챙기는 등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토호세력은 친목단체 결성을 통해 현 자치단체장 체제 유지에 복합적으로 협력하는 한편으로 이권을 끼리끼리 챙기고 비호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어와 악어새의 공존관계나 다름없다. 토호세력들은 심할 경우 선출직 공직자들을 축출하겠다는 패악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토착비리가 지방자치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을 정도다. 2011년 말에는 지자체장과 토호세력 간의 유착 ‘결정판’이 나왔다. 당시 검찰조사에서 강완묵 전북 임실군수가 2007년 10월 “인사권·공사권을 주겠다”는 각서를 토호세력인 선거 브로커에게 써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인사권을 판다는 ‘검은 거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었다. 경북도 내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방 선출직 공직자와 토호세력이 결탁하면 해결하지 못할 어떤 문제도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면서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갈수록 이들 간의 공생을 위한 결탁이 더욱 공공해지고 청탁과 이권 챙기기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또 불거진 인사청탁… 외교부 정신 못 차렸나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사건은 우리 외교부가 얼마나 곪고 썩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준 사건이었다. 당사자인 장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당시 외교부를 향한 국민의 허탈감과 불신은 하늘을 찌를 듯했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외교부가 유 장관 사퇴 후 쇄신안을 마련해 자정 차원의 인사·조직 개혁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국민의 정서를 의식한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나흘 전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전체 외교부 직원에게 보냈다는 이메일을 보면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외교부 직원들이 외부 인사를 동원해 인사청탁을 일삼는 구태를 아직도 못 벗고 있다고 한다. 외교부 직원들의 배짱 두둑한 도덕 불감증과 보신주의에 그저 기가 차고 허탈할 뿐이다. 외교부가 특채·특혜의 복마전이었음은 오래전부터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유 장관 딸 특채 사건 후 쏟아진 의혹만 하더라도 행정안전부 감사 결과 모두 사실로 드러난 터이다. 외교부가 ‘비리 백화점’으로 낙인찍혀 눈총을 받아 온 게 괜한 게 아니다. 김성환 장관이 취임 후 야심차게 발표한 개혁적 인사·조직 쇄신안에 대해서도 ‘미봉책’이니, ‘본질을 외면한 졸속’이니 하는 지적과 우려가 쏟아진 이유를 냉정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외교부에 아직도 만연한 끼리끼리 봐주기식의 고질적 인사청탁과 특혜가 끼어들 바탕을 근본적으로 도려내지 않는 한 개혁은 ‘백년하청’일 것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는 탄탄한 조직의 구성과 효율적 운영에 절대적이다. 연말연시 대규모 인사에 앞서 간부·직원들이 정치권 실력자들에게 인사청탁을 일삼는다는 장관의 지적은 그래서 더 예사롭지 않다. 더군다나 개혁 차원의 강도 높은 인사 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말이다. 김 장관은 이메일에서 “인사청탁 직원들은 이번 인사부터 철저하게 불이익을 받도록 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빈말이 아니기를 바란다. 국민의 따가운 눈총과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약속을 꼭 지켜야 할 것이다. 이미 특채 인사권을 행안부에 넘겨주는 굴욕을 맛본 외교부가 아닌가. 이제라도 정신을 제대로 차려야만 환골탈태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 [열린세상]정부조직 분권화 지향해야

    새 정부가 들어서면 또다시 대규모의 정부 조직개편이 있을 것으로 ‘학습’되어 있는 공직사회에 대해,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현재의 조직을 최대한 가동할 것이라는 말로 불안감을 줄여주고 있다.조직개편의 비용을 감안할때,김대중 정부처럼 범정부적인 대규모의 조직개편을 세 차례나 단행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나,그 사이 정부조직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시정할 수 있는 개편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대중 정부는 정부조직이 비대하고 독점적이어서 비능률을 초래한다는 전제 하에 작지만 봉사하는 효율적인 정부를 위해 인력감축,민영화,민간위탁,성과관리 등을 처방으로 제시해왔다.그리고 정부조직의 기능중복과 이로 인한 부처간 갈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부처주의와 조정기구의 확대를 추진하여 왔다.이러한 조직개편 방향과 기법은 IMF 위기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시대적 가치와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능률 지향의 이러한 조직개편 방안을 더 확대 적용하는 것은 작금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핵심 과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간과하게 하는 문제를 야기한다.언론에 보도되고 인구에 회자되는 한국행정의 주요 문제는 권력의 집중과 견제와 균형 상실,승자 독식과 자의적 행사,그리고이에 따른 부조리와 불법 등이다.권력집중의 핵심은 세칭 제왕적 대통령제이다.입법부는 통법부로 비판받고,행정부는 장관의 자율성 부족과 단명 장관양산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졸속 행정도 상부,특히 대통령 지시사항의 무비판적 신속 집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그리고 대통령과 가까이 있는 가신ㆍ친인척이 연루된 권력형 부패가 사회 전체를 멍들게 하고,부패 행위자와 위법한 인사들에 대한 사면권의 선별적 행사로 사법부와 법질서의 존재가 의심받게 된다.부적격 인사를낙천 보상 등의 배려로 정부산하기관장에 임명하는 관행도 여전했다.이처럼대통령이 사회 전반을 통할하는 승자 독식의 권력구조가 되다 보니 사생결단식 대통령 선거가 이루어지고,패자는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권력은 대통령에게만 집중돼 있는 것이 아니다.권위주의적 권력집중 현상은 각급 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장에게도 나타난다.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자치라는 이름 하에,책임운영기관과 산하기관의 장은 기업가적 책임경영이라는 이름 하에 권한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그러나 이들 기관장은 다시 상급자나 상급기관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나라 전체가 거대한 공룡과 같이 둔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조직간 견제와 균형의 부족도 큰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검찰ㆍ경찰ㆍ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간 견제와 균형이 요구되고 있지만 이것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가령 이용호 게이트 등 각종 스캔들이 우리 사회를 온통 흔들어 놓고,여기서 드러난 바와 같이 주가조작이나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피의자가 긴급 체포 조사되었으나 ‘끼리끼리 커넥션’ 때문에 무혐의 처리되었다가 특별검사에 의해서 그 전말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지연 또는 학연을 연고로 형성된 집단 내 사람들끼리는 가족과 같은 상호간 높은 수준의 신뢰가 있고,이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우리 사람’봐주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회적 신뢰는 낮아지고 사회질서와 국가기강이 무너지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따라서 우리사회에서 근래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분권화와 견제와 균형을 기하는 정부조직개편이 필요하다.대부처주의의 지향이 아니라대통령중심의 단일부처주의를 지양해야 하며,장관-부총리-총리-대통령의 4단계를 거치는 조정보다 부처장관 중심의 국정운영이 필요하다.갈등의 조정 못지않게 조직간,특히 권력기관간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 그리고 회의,보고,감사 등 부가가치가 낮은 일이 아닌 생산적인 일에 일생을 헌신하려는 공무원들에 대한 권한위임(empowerment)이 필요하다.이러한 정부조직의 민주화가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으로 대표되는 거대한 사회 변혁의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김병섭 서울대교수 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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