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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원형극장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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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내편만 옳다는 생각 버려야 선진국

    [열린세상] 내편만 옳다는 생각 버려야 선진국

    몇 년 전, 지중해 연안의 에게해를 여행한 적이 있다. 그 중 어느 섬에 들렀더니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대표적인 유적 중 하나인 원형극장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과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은 고대 지중해 문명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간의 구조, 활용 목적,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정치적 의미에서도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의 원형극장은 문화, 예술의 공연장 역할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광장이었다. 공동체가 모여 여론을 모으고, 정책을 토론하는 공론장으로서 정치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중요한 곳이었다. 두 문명의 극장은 단순한 문화 예술 공간을 넘어, 당시 지배 체제와 시민들의 정치적 위상을 보여주는 거대한 상징물이었다. 그리스의 극장은 언덕의 경사면이라는 자연 지형을 활용해 부채꼴 형태로 아늑하게 감싸는 구조로 지어져 있었다. 그리스 극장의 중요한 정치적 의미는 ‘참여’와 ‘평등’, 그리고 ‘공동체의 자치’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특징은 주로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시민 민주주의의 연장선으로서 고대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극장 등에서 볼 수 있듯, 소수의 특권층이 아니라 성인 남성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정치적 공간과 맞닿아 있었다. 둘째, 비극을 통한 정치적 의미 부여로서 극장에서 상연된 비극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었다. 소포클레스의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정의, 권력의 오만, 국가와 개인의 갈등 등 고도의 정치적·철학적 주제를 다루며 시민들에게 비판적 사고를 유도했다. 즉, 극장은 시민들이 민주 시민으로서 자각하고 토론하는 정치적 교육장이었다. 로마에는 반원형인 일반 극장과 콜로세움으로 불리는 원형 경기장이 있다. 평지에 콘크리트 아치 공법을 이용해 거대하고 웅장하게 세워진 인공 건축물이다. 이곳의 정치적 의미는 ‘황제의 권력 과시’, ‘체제 결속’, 그리고 ‘엄격한 계급 질서’ 유지였다. 로마 원형극장의 주요 특징 중 첫 번째는 대중의 불만을 잠재우고 황제의 권력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통치 수단이었다는 점이다. 정치적 비판이나 철학적 성찰보다는 권위와 말초적 쾌락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스 극장이 상대적으로 평등한 공간이었다면, 로마의 극장은 철저한 차별의 공간이었다. 이것이 두번째 특징이다. 무대와 가까운 가장 좋은 좌석은 원로원 의원과 귀족들이 차지했고, 뒤로 갈수록 평민, 맨 꼭대기 층에는 노예와 여성이 앉았다. 이는 로마 사회의 수직적이고 절대적인 신분 질서를 공간적으로 각인시키는 정치적 장치였다. 이처럼 소위 풀뿌리민주주의 정치는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에서 잘 구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지금의 한국 정치에서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과 같은 건설적인 정치 공론의 장을 보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시대 환경이 너무도 많이 변했기에 동일선상의 비교는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필자의 소박한 생각으론 치열한 토론과정과 합리성을 결여한 채, 오직 내 주장만이 옳다는 극단적 대립주의와 과도한 경쟁, 그리고 승자독식의 폐해 등으로 인해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에서와 같은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지금은 개인 SNS나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기 편의 일방적 주장, 그것도 때론 극단적 주장만을 펼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적어도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의 풀뿌리민주주의 정신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오직 내 편만이 옳다는 그릇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상대방의 주장도 경청하고 때론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고 상대방의 주장도 받아들일 줄 아는 여유와 관대함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제적, 문화적 선진국에 걸맞는 진정한 일류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우윤근 법무법인(유)광장 고문·전 러시아 대사
  • 6000년 세월 겹겹이…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나는 도시

    6000년 세월 겹겹이…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나는 도시

    올해 한국·불가리아 수교 35주년내년 1월부터 ‘유로화’ 사용 가능로마·비잔틴·오스만 시대 어우러져K팝 커버댄스 등 한류 전진기지로과거의 문명과 현대 도시 탐험 제격 불가리아 소피아에는 오랜 세월이 겹겹이 쌓여 있다. 고대 세르디카 유적부터 로마 시대 유적, 비잔틴 문화와 오스만 제국의 흔적, 공산주의 시대 건물들이 어우러져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현대 도시에서 과거 문명을 탐험하며 다양한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내년부터 여행이 더 편해질 전망이다. 불가리아는 지난 1월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는 ‘솅겐 협정’에 가입한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유로화를 도입한다.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발칸 반도에 있는 불가리아가 유럽 여행의 출발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올해는 한국과 불가리아 수교 35주년이 되는 해다. 주불가리아 대한민국 대사관은 불가리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이어 가기 위해 K팝 커버댄스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9세기 고유 문자인 키릴 문자를 만든 불가리아는 60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국가”라는 김동배 주불가리아 대한민국 대사가 추천하는 소피아 여행지를 돌아봤다. ●수천년 역사 품은 세르디카 유적 소피아 주요 관광 명소들은 도심에 있어 도보로 돌아볼 수 있다. 먼저 불가리아 대통령궁 뒤편 중정에 자리한 세르디카 유적을 찾았다. 세르디카는 비잔틴 시대 소피아의 지명이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소피아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유적지는 2000년대 초 소피아 시내 지하철 공사를 하다 우연히 발견됐다. 지금은 로마 시대에 건설된 도로와 관청 건물 등 흔적만 남아 있지만 과거에는 웅장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원형극장, 신전, 공중목욕탕, 그리고 화려한 주택들로 가득했던 곳이다. 소피아에는 기원전 8세기부터 트라키아 세르디 부족이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원전 1세기 로마제국이 이곳을 정복하면서 발칸 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로 번성했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272~337년)는 ‘세르디카는 나의 로마’라며 한때 로마 수도를 이곳으로 옮길 생각을 할 정도로 좋아했다고 한다. 세르디카는 로마제국 멸망 후 훈족의 침략 등으로 파괴되기도 했고, 비잔틴 제국과 불가리아 제국을 거치며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14세기 ‘지혜’를 뜻하는 그리스어 ‘소피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유적지 한편에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성 게오르기우스 교회가 있다. 4세기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교회는 소피아에서 오래된 건물 중 하나다. 정사각형 기단에 원형 돔이 올려진 로툰다 양식으로 지어졌다. 로마 시대에는 신전이나 목욕탕으로 사용되다가 교회로 바뀌었고, 오스만제국 시대에는 모스크로 사용됐다. 작지만 웅장한 위용을 뿜어내는 교회는 경건함 속에서 고요한 울림을 선사한다. 세르디카 유적을 나서면 불가리아 대통령궁 앞에서 수시로 근위병 교대식이 열린다. 하얀색 제복을 입은 근엄한 근위병들이 관광객들에게 절도 있는 교대 의식을 선보인다. ●도시의 상징 알렉산드르 넵스키 대성당 대통령궁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는 소피아의 랜드마크인 알렉산드르 넵스키 대성당이 있다. 황금빛 돔과 화려한 모자이크, 웅장한 내부 장식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세운다. 불가리아 정교회 성당인 대성당은 500년 가까이 지배를 받아 온 오스만튀르크제국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해 건립됐다. 1877~1878년 러시아-튀르크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국민 기부금으로 만들었다. 대성당은 1882년 착공해 1912년 완공됐으며 발칸 반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성당이다. 높이 45m(종탑 포함 53m)에 달하며 12개의 종탑이 위로 뻗어 있다. 내부에 들어가면 은은한 촛불과 성스러운 향기가 마치 영혼을 정화하는 듯한 경외감을 안겨 준다. 내부 중앙 돔 주변에는 얇은 금색 글자로 주기도문이 새겨져 있다. 지하에는 정교회 유물과 성화 컬렉션 등을 전시한 박물관이 있다. 대성당 인근에 있는 성 니콜라스 교회는 1907년 건립된 러시아 정교회다. 다채로운 타일로 장식된 외관과 5개의 황금빛 돔이 불가리아 정교회와는 다른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장소다. ●예술의 중심지 이반 바조프 국립극장 성 니콜라스 교회에서 도로를 건너면 불가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이반 바조프 국립극장을 만날 수 있다.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극장은 불가리아 연극 예술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매일 밤 연극과 오페라, 발레,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국립극장은 불가리아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반 바조프(1850~1921)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1907년 완공된 건물 외관은 붉은 벽돌과 우아한 돔을 갖추고 있으며, 정면에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의 조각상이 새겨져 있다. 블가리아의 아픈 역사를 보여 주는 유적지도 볼 수 있다. 오스만제국 통치 시절인 1576년 건축된 바냐 바시 모스크는 소피아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이슬람 사원이다. 당시 오스만제국이 시민들에게 이슬람 개종을 강요하면서 민족 정체성과 문화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인근에 있는 세인트 페트카 지하 교회는 오스만제국의 종교 박해를 피해 눈에 띄지 않도록 지하에 건설한 정교회다. 지하 교회 옆 네델리아 광장에는 16m 높이의 소피아 여신상이 우뚝 서 있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과 해방을 상징하는 여신상이다. 불가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4년부터 소련 진영 아래서 공산 체제를 유지했으나 1989년 동유럽 민주화 물결 속에 변화를 맞이했다. 소피아 여신상은 2000년 블라디미르 레닌 동상이 서 있던 자리에 건립됐다. 여신상은 머리에 황금관을 쓰고 있으며 왼손에는 지혜를 상징하는 부엉이를 들고 있다. 소피아 여신상이 멀리 바라보고 있는 건물은 ‘구 공산당본부’다. 1955년 공산주의 체제의 위엄을 보여 주기 위해 건설됐다. 과거 건물 꼭대기에는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거대한 붉은 별이 설치돼 있었으나 철거됐다. ●여행자들의 천국 비토샤 거리 비토샤 거리는 소피아의 상징인 비토샤 산(해발 2290m)의 이름에서 유래한 여행 중심 거리다. 길이 2㎞ 정도의 거리에는 다양한 상점과 레스토랑, 카페, 바, 클럽 등이 밀집해 있어 늘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멀리 비토샤 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토샤 거리는 낮에는 활기찬 에너지로, 밤에는 은은한 조명 아래 로맨틱한 분위기로 변신한다. 다양한 상점들을 구경하며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노천 카페에 앉아 향긋한 커피를 음미하며 현지인들의 일상을 엿보는 것도 좋다. 저녁에는 트렌디한 레스토랑에서 불가리아 전통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불가리아는 풍부한 역사와 다채로운 문화만큼이나 독특하고 맛있는 전통 음식을 자랑한다. 그리스, 터키, 중동 등 주변국의 영향과 슬라브 민족의 고유한 요리법이 어우러져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신선한 샐러드와 발효 유제품이 불가리아 특유의 향신료와 함께 제공돼 풍성한 식탁을 완성한다. 다양한 과일로 만든 불가리아 전통 증류주인 ‘라키아’를 곁들이면 음식의 풍미가 더욱 돋보인다. 불가리아 전통 음식으로는 토마토, 오이, 양파에 흰 치즈인 시레네를 듬뿍 올려 만든 ‘숍스카 샐러드’와 요구르트, 오이, 호두를 넣어 만든 차가운 수프 ‘타라토르’, 다진 고기를 양념해 구운 ‘케밥체’와 ‘큐프테’, 불가리아 전통 파이 ‘바니차’ 등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야나 교회 소피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는 보야나 교회다. 비토샤 산기슭에 있는 보야나 교회는 13세기 프레스코화를 간직하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보야나 교회는 1979년 불가리아에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교회는 시내 외곽에 있어 지하철과 트램, 버스 등을 이용하면 30~40분 정도 걸린다. 보야나 교회는 10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중반에 걸쳐 지어진 세 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는데, 각기 다른 시기에 추가됐지만 마치 하나의 건물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다. 1259년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는 보존 상태가 뛰어나 중세 불가리아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내부에는 240여점의 인물상이 그려져 있는데 18개 장면에서 그리스도의 생애와 성인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내부는 10명 안팎의 관람객만 입장 가능하고 사진 촬영도 금지되며 관람 시간도 10분 정도로 제한된다. 입장권 가격은 12레프(약 1만원)다. 벽화에 깃든 화가의 영혼을 느끼며 그림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비토샤 산은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즐기기 위해 찾는 시민들의 휴식처다. 비토샤 산은 193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봄가을에는 하이킹과 등반객들이 몰리고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변신한다. ●온천과 와인, 휴양지 벨린그라드 온천, 와인, 휴양을 즐기려면 소피아 주변 도시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불가리아에는 1000여개의 온천이 있을 정도로 온천수가 풍부하다. 소피아에서 차량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벨린그라드는 ‘발칸 지역의 온천 수도’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가성비가 높은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멜닉은 불가리아 와인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멜닉에는 유명 와이너리가 많아 최고 품질의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다. 이곳의 와인은 과거 영국의 처칠 총리가 좋아했다고 한다. 장미 생산 지역으로 가장 유명한 카잔락에서는 매년 6월 장미 축제가 개최된다. 장미 수확 체험과 장미유 생산 공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장미유 1㎏을 생산하려면 장미꽃 3.5t이 필요하다고 한다. 동쪽 흑해 연안에 있는 휴양 도시인 부르가스는 불가리아 수산업, 해양물류, 그리고 산업단지가 모여 있는 중심지다. 겨울철에는 스키 리조트들이 유명하다. 반스코는 론리 플래닛에서 2025년 유럽 최고의 스키 여행지 중 하나로 선정됐다. 불가리아 제2의 도시인 플로브디프는 2019년 ‘유럽 문화 수도’로 지정됐다. 구 시가지에는 불가리아 전통 가옥들이 잘 보존돼 있으며 로마 시대 원형극장도 볼 수 있다. ■여행수첩 항공: 한국에서 소피아까지의 직항편은 없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등을 경유해야 한다. 15시간 이상 소요된다. 소피아 국제공항에서 도심까지는 9㎞ 정도(자동차로 15분) 떨어져 있다. 교통: 소피아에는 지하철, 트램,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 있다. 무선 태그(Wireless tag)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1회권(1.6레프), 1일권(4레프)도 판매한다. 생활: 물가는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레스토랑과 카페 등에서는 5~10% 정도를 팁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안은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불가리아어를 사용하지만 주요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통한다. 불가리아는 내년부터 유로화를 사용하며 현재 화폐인 1레프는 830원 정도다. 유로화 도입을 앞두고 고정환율제를 도입해 1유로는 1.95레프다. 무료 투어 : 소피아 법원 앞에서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진행하는 ‘무료 소피아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2~3시간 동안 주요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 아크로폴리스 문 닫고, 폴란드 강물 마르고… 유럽도 ‘불지옥’

    아크로폴리스 문 닫고, 폴란드 강물 마르고… 유럽도 ‘불지옥’

    혹독한 더위가 유럽 전역을 덮치면서 그리스 아테네의 유명 관광지인 아크로폴리스가 폐쇄되고 가뭄과 산불 등 자연재해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 문화부는 8일(현지시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아크로폴리스를 폐쇄하고 관광객 출입을 금지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리스에서는 일주일 넘게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그리스의 전국 낮 최고기온은 42도로 치솟았다. 아테네는 최고 3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아크로폴리스는 그늘이 없는 바위 언덕 꼭대기에 있어 체감온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아크로폴리스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인 파르테논신전과 원형극장 등 고대 그리스 유적이 있는 언덕으로, 그리스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한 약 450만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그리스 기상청은 폭염이 10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폴란드에서는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강물이 말라붙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폴란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최대 강인 비스와강의 수위는 고작 13㎝에 불과했다. 일부 지류는 강바닥까지 드러났다. 비스와강뿐 아니라 오드라강, 바르타강, 부크강, 나레프강 등 폴란드의 주요 강을 따라 위치한 모든 주에 가뭄 경보가 발령돼 농업용수는 물론 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프랑스에선 최악의 더위가 지나간 뒤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남부 오드 지역에선 전날 산불이 나 이 지역을 지나는 고속도로 양방향 통행이 중단됐다가 이날 재개됐다. 산불은 이날 아침까지도 진화되지 않아 1000명의 소방관이 배치됐다. 프랑스 남부의 레펜미라보에서도 이날 발생한 들불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인접한 마르세유 공항이 폐쇄됐다. 세르비아에서는 지난 24시간 동안 200여건의 산불이 일어나 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 산불 피해가 가장 심각한 남부 쿠르슘리야 마을과 동부 보르주의 주도인 보르시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세르비아 내무부 비상관리국 국장 대행인 루카 카우식은 “상황이 심각하다.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이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는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75년 만에 가장 더운 해였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1.5도를 초과해 상승한 첫해였다. 예상보다 이른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올해는 지난해 기록을 바로 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초팽’의 피아노에 달빛도 숨을 죽였다

    ‘초팽’의 피아노에 달빛도 숨을 죽였다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 선보인 반원형의 원형극장은 투표장으로 쓰였던 과거가 보여 주듯 관객과 무대 위 연주자의 위계가 동등해지는 민주주의 가치관의 총체다. 여름의 종식을 알리는 8월 마지막 밤 쇼팽으로 돌아온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28)의 야외무대는 고답적으로만 보이던 클래식 음악이 벽을 허물고 자연과 어우러져 7000여 대중의 가슴속으로 들어온 감동의 도가니였다.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조성진 그리고 쇼팽’은 조성진이 대표 레퍼토리인 쇼팽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좁은 출입구로 인파가 몰리며 공연은 예정보다 17분 늦게 시작됐다. 객석은 7000여 관객으로 발 디딜 틈 없었고 유료 온라인 생중계를 본 관객도 5000여명에 이르렀다. 애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됐다가 1년 만에 성사된 공연이다. 협연자인 클라리네티스트 김한과 함께 입장한 조성진이 건반 위에 떨어진 날벌레들을 손수건으로 털어내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1부에서 프랑시스 풀랑크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조지 거슈윈의 ‘프렐류드’ 1번으로 경쾌한 재즈 감성을 보여 주자 관객들은 숨을 죽이며 몰입했다. 이어 조성진은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 단원 22명과의 협연으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였다. 그가 국내 관객들을 위해 쇼팽 협주곡 2번을 연주한 것은 전날 세종 예술의전당 무대를 포함해 올해가 처음이다. 녹턴(야상곡)풍의 느린 2악장은 특유의 서정적이며 담백한 타건으로 사랑에 대한 쇼팽의 감성이 전해 오는 듯했다. 간간이 벌레가 건반 위에 날아들기도 했지만, 열정적이면서 차분한 선율은 오히려 거리낌 없는 집중력을 돋보이게 했다. 조성진이 2부에서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당시 결선에서 연주했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자 관객들의 몰입도는 절정에 달했다. 지휘자 없이 크레메라타 발티카 단원들과 진행한 공연이라 조성진은 간간이 목을 힘 있게 젖히거나 눈짓으로 호흡했고, 얼굴엔 구슬땀이 맺히기도 했다. 평온하고 구슬픈 2악장을 거쳐 생기 있고 힘찬 3악장을 마치자 관객들은 환호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앙코르곡으로 준비한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3번 ‘달빛’의 익숙한 선율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다시 탄성을 내질렀다. 푸른 숲에 둘러싸인 풀벌레 소리와 어우러진 달빛이 선선한 초가을 밤의 정취를 돋웠다. 한편 10월 13일 서울 마곡지구에 문을 여는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기념 공연으로 마련된 사이먼 래틀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조성진의 협연 무대는 이날 오후 2시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40초 만에 1335석 전석이 매진됐다.
  • 쇼팽으로 돌아온 조성진…클래식 ‘벽’ 허물고 자연과 물아일체

    쇼팽으로 돌아온 조성진…클래식 ‘벽’ 허물고 자연과 물아일체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 선보인 반원형의 원형극장은 투표장으로 쓰였던 과거가 보여 주듯 관객과 무대 위 연주자의 위계가 동등해지는 민주주의 가치관의 총체다. 여름의 종식을 알리는 8월 마지막 밤 쇼팽으로 돌아온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28)의 야외무대는 고답적으로만 보이던 클래식 음악이 벽을 허물고 자연과 어우러져 7000여 대중의 가슴속으로 들어온 감동의 도가니였다.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조성진 그리고 쇼팽’은 조성진이 대표 레퍼토리인 쇼팽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좁은 출입구로 인파가 몰리며 공연은 예정보다 17분 늦게 시작됐다. 객석은 7000여 관객으로 발 디딜 틈 없었고 유료 온라인 생중계를 본 관객도 5000여명에 이르렀다. 애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됐다 1년 만에 성사된 공연이다.협연자인 클라리네티스트 김한과 함께 입장한 조성진이 건반 위에 떨어진 날벌레들을 손수건으로 털어내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1부에서 프랑시스 풀랑크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조지 거슈윈의 ‘프렐류드’ 1번으로 경쾌한 재즈 감성을 보여 주자 관객들은 숨을 죽이며 몰입했다. 이어 조성진은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 단원 22명과의 협연으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였다. 그가 국내 관객들을 위해 쇼팽 협주곡 2번을 연주한 것은 전날 세종 예술의전당 무대를 포함해 올해가 처음이다. 녹턴(야상곡) 풍의 느린 2악장은 특유의 서정적이며 담백한 타건으로 사랑에 대한 쇼팽의 감성이 전해오는 듯했다. 간간이 벌레가 건반 위에 날아들기도 했지만, 열정적이면서 차분한 선율은 오히려 거리낌 없는 집중력을 돋보이게 했다.조성진이 2부에서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당시 결선에서 연주했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자 관객들의 몰입도는 절정에 달했다. 지휘자 없이 크레메라타 발티카 단원들과 진행한 공연이라 조성진은 간간이 목을 힘있게 젖히거나 눈짓으로 호흡했고, 얼굴엔 구슬땀이 맺히기도 했다. 평온하고 구슬픈 2악장을 거쳐 생기 있고 힘찬 3악장을 마치자 관객들은 환호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앙코르곡으로 준비한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3번 ‘달빛’의 익숙한 선율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다시 탄성을 내질렀다. 푸른 숲에 둘러싸인 풀벌레 소리와 어우러진 달빛이 선선한 초가을 밤의 정취를 돋웠다. 계단 형태 노천극장 석조 좌석은 장시간 앉아 있기 불편했고 대형 야외 공연이라 다소 산만한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관객들은 실내 클래식 콘서트홀에서처럼 연주에 집중했다. 조성진이라는 스타 피아니스트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 공감대를 보는 듯했다.
  • 좁은 협곡, 숨겨진 바위 도시… 붉은 사막, 그 너머 쪽빛 홍해

    좁은 협곡, 숨겨진 바위 도시… 붉은 사막, 그 너머 쪽빛 홍해

    좁은 협곡 사이를 빠져나오자 불현듯 거대한 신전이 나타났다. 실제로 보고 있지만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바위를 깎아 건설한 신비로운 고대도시 페트라. 그 속에 서면 인간의 능력이 새삼 경이롭게 다가온다. 요르단은 우리에겐 다소 낯선 나라다. 지중해 동남쪽 아라비아반도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동쪽으로는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지역, 서쪽으로는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와 접하고 있다. 다른 중동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9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전형적인 이슬람 국가지만, 불행하게도 석유는 단 한 방울도 나지 않는다. 그런 만큼 교육열은 높다. 중동 지역에서 활동하는 의사와 정보기술(IT) 전문가는 대부분 요르단 출신이다.●영화 인디애나 존스·트랜스포머 촬영지로 유명 요르단을 대표하는 여행지는 페트라다. 수도 암만에서 150㎞가량 떨어져 있다. 차로 3시간여를 가야 한다. 페트라는 특유의 신비로운 존재감으로 인해 영화에 많이 등장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트랜스포머’다. 외계 로봇 종족의 운명을 가를 열쇠가 신전 암벽 뒤에 감춰져 있는데 이 신전이 바로 페트라를 대표하는 건축물 ‘알 카즈네’다. 알 카즈네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최후의 성전’에도 등장했다. 고고학자 인디애나 존스(해리슨 포드)가 예수의 성배를 찾아다니는 과정에 나온다. 인디애나 존스가 말을 타고 협곡 사이를 달리다 갑자기 시야가 넓어지면서 만나는 장밋빛 신전이 바로 알 카즈네다. 붉은 사암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그 건축물을, 그곳이 페트라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정교한 세트 정도로 여겼다. 페트라 앞에 서자 왜 스필버그가 이곳을 성배를 숨겨놓은 장소로 설정했는지, 외계인이 그들의 운명을 건 열쇠를 이곳에 숨겨 놓을 수밖에 없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역시 세상에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많고 직접 눈으로 봐도 불가사의하게 느껴지는 일들투성이다. 페트라를 세운 주인공은 기원전 6세기경 아라비아반도에 정착한 유목민족인 나바테아인이다. 맨몸으로도 오르기 힘든 해발 950m의 바위투성이 고지대에 이 도시를 건설한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도시는 번성했다. 황량한 사막과 협곡으로 둘러싸여 있어 사람이 살기에 좋은 환경을 가진 곳은 아니었지만 예멘, 메카, 팔레스타인을 연결하는 국제 무역의 요충지 역할을 하며 발전했다. 지리적으로 이집트와 아라비아반도, 페니키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실크로드를 따라 무역을 하던 대상들의 왕래가 잦았기 때문이다. 나바테아인은 ‘왕의 대로’를 장악하면서 아라비아의 거상으로 부상했고 페트라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교역의 중심지가 됐다. 왕의 대로는 요르단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고대의 길. 해발 1200m에 위치한 이 길은 지금도 자동차가 툴툴거리며 달린다. 도시가 발전하자 로마제국이 페트라를 넘보기 시작했고 결국 106년 로마군에 점령당하고 만다. 이후 세월이 흘러 로마가 동로마와 서로마로 분리된 후 페트라는 동로마가 통치하게 되는데 이때 동로마가 페트라보다 수도에 더 가까운 시리아의 팔미라로 무역의 중심지를 옮기면서 자연스레 대상들의 활동 무대도 시리아로 옮겨지게 되고 페트라는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쇠락해 가던 페트라에 결정타를 날린 건 지진이었다. 6~7세기 발생한 대지진은 삽시간에 도시를 집어삼켰고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페트라는 역사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렇게 1000년이 지났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전설 속 도시는 1812년 스위스 탐험가 요한 부르크하르트에 의해 발견되면서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당시 요한은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서 카이로로 가는 도중 요르단 남서부 지방을 지나던 중이었다. 황무지와 가파른 협곡이 어우러진 도시 와디무사에 도달한 그는 사막의 유목민 베두인족에게서 와디무사 인근에 보물이 감춰진 고대 도시의 폐허가 있다는 전설을 듣게 된다.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페트라였다. 페트라에 정착해 살고 있던 베두인족은 자신의 생활 터전을 침범당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요한은 베두인족 가이드를 앞세워 협곡 틈새로 숨어들었고, 마침내 폐허 속에 잔존해 있던 나바테아인의 도시를 발견했다. ●‘파라오 보물 창고’ 알 카즈네… 신전·수도원 유적도 페트라 입구에 위치한 마을은 와디무사. ‘모세의 건천’이라는 뜻이다. 기원전 14세기, 60만 명의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모세는 ‘왕의 대로’를 따라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이동하던 중 페트라를 통과한다. 모세는 이곳에서 불평하는 백성들에게 화를 내며 지팡이를 바위로 두 번 치자 물이 솟아났다고 한다.페트라 입구에 자리한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알 카즈네까지는 ‘시크’라고 불리는 협곡을 따라 약 3㎞를 가야 한다. 여행자들은 100m가 넘는 높이의 바위들이 2~3m의 좁은 폭으로 형성돼 있는 시크를 걸으며 저마다 웅장한 페트라의 모습을 상상한다. 시크를 따라가다보면 절벽에 물결 무늬가 새겨져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침식작용과 대홍수로 생겨난 지형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샌드위치를 자른 듯 층층이 겹친 지층은 지질학 교과서이기도 하다. 벽에는 굵은 홈이 길게 이어져 있다. 나바테아인들이 사막 위에 거대한 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모세의 샘’에서 물을 공급받았기 때문. 바위를 깎아 만든 이 홈이 다름 아닌 수로다. 그렇게 좁고 긴 시크를 통과하다 보면 협곡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조금씩 많아진다. 그리고 붉은색 암벽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이 드러난다. 바로 알 카즈네다. 기원전 100년경 건축된 알 카즈네는 6개의 원형 기둥이 받치고 있는 2층 형태의 신전 건물로 너비는 30m, 높이는 43m에 달한다. 1, 2층 정면에는 제우스신의 쌍둥이 아들인 카스토르와 폴룩스의 기마상과 풍요의 여신인 알우자 등이 정교하게 조각돼 있다. 알 카즈네는 이집트 파라오의 보물이 감춰져 있다는 전설 탓에 ‘보물창고’라고 불린다. 하지만 내부에 들어가 보면 텅 비어 있는 작은 사각형의 방만이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어두운 방 한쪽에서는 실망한 여행자들의 작은 탄성이 들리기도 한다. 실제로 알 카즈네는 페트라의 대부분 유적들과 마찬가지로 왕가의 무덤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아레타스 3세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페트라에 암벽 조각 건축이 발달한 이유는 페트라를 둘러싼 협곡의 암석들이 조각하거나 파내기가 쉬운 사암이기 때문. 그리스어로 페트라는 ‘바위’를 뜻하는데 실제 페트라의 대부분 건축물들은 쌓아 올리면서 만든 건축물이 아닌 암벽을 깎아 내려가면서 조각해 만든 건축물이다. 알 카즈네를 지나 협곡을 따라 가면 바위산을 깎아 만든 도시가 나타난다. 절벽을 파내서 만든 33층의 계단 형태의 원형극장은 무려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당시 종교 의식과 다양한 회의 장소로 사용됐다고 한다. 원형극장을 지나 절벽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내부에 십자가가 새겨져 있어 수도원으로 추측되는 건물이 나온다. 데이르 수도원인데 입구의 높이만 8m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외에도 신전, 수도원, 목욕탕 등이 남아 있는데 모두 탄성을 자아낼 만큼 뛰어난 유적들이다.●해발 1000m 광활한 사막… 수백 m씩 솟은 바위산 토머스 에드워드 로런스(1888~1935). 영국 군인이었던 그는 연고도 없는 아랍 지역의 독립을 위해 1917년 와디럼 사막을 가로질렀다. 아랍의 적인 터키군의 요새가 있는 홍해 연안의 항구도시 아카바를 함락하기 위해서였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그의 영웅담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낙타를 타고 붉은 와이럼을 달려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소망이 이루어졌다. 와디럼은 암만에서 남쪽으로 320㎞ 떨어져 있다. 면적이 720㎢에 달하는 광활한 사막이다. 언뜻 평지처럼 보이지만 가장 낮은 곳도 해발 1000m인 고지대다. 달리다 보면 수백m씩 솟은 바위산들이 불쑥불쑥 나타난다.와디럼에는 아직도 낙타를 몰고 살아가는 베두인들이 있다. 그리고 여행자들도 찾아든다. 지프를 개조한 트럭을 타고 사막을 여행한다. 열기구와 경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이들도 있다. 사막에는 여행자를 위한 베두인족 텐트도 마련돼 있다. 사막 한가운데 마련된 터라 전기도 없고 2인용 텐트에는 잠금쇠도 없다. 와디럼에서 딱히 하는 일은 없다. 그냥 달릴 뿐이다. 울퉁불퉁한 사막을 시속 80㎞로 달린다. 얼굴에는 모래가 날아와 박힌다. 바위산을 만나면 바위산을 감상하며 잠시 쉰다. 때로는 바위산에 오르기도 한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다. 해질 무렵이면 사막은 황금빛, 아니 붉은색으로 물들고 베두인들은 메카를 향해 절을 하고 기도를 올린다. 모래사막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마침내 지평선에 닿고 어느 순간 사라질 때쯤이면 텐트로 돌아간다.밤의 사막. 하늘에는 별이 가득하다. 쌀알을 뿌려 놓은 것 같다. 별빛 아래에서 베두인족이 만들어 주는 ‘아라빅 커피’를 마시며 화덕에 양고기를 구워 먹는다. 그러고는 밤새 노래를 부르다가 돌아간다. 그렇게 하룻밤 있어 보았다. 해가 뜨는 아침 무렵, 사막이 점점 장밋빛으로 변해 갈 때, 로런스를 이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로런스는 와디럼이 “신의 모습과도 같다”고 했다. 그가 와디럼을 가로질렀던 까닭은 아랍을 사랑했던 것이 아니라 사막에서 신을 보았기 때문일 수도.●휴양 도시 아카바… 140여종 산호림·형형색색 물고기 와디럼을 나와 아카바로 향했다. 자동차로 1시간 안팎의 거리. 홍해에 면한 휴양도시다. 해변에는 고급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고 수영장마다, 백사장마다 비키니 차림의 여성이 가득했다. 아카바만에는 140여종의 산호림이 울창해 1년 내내 다이버들로 붐빈다. 유리로 된 바닥을 통해 해저를 관람하는 요트도 있다. 배를 타고 홍해로 나가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은 후 한적한 근해에 정박해 스노클링을 즐겼다. 투명한 물 아래로 새하얀 산호초가 너울댔고 형형색색의 물고기가 코앞까지 다가와 지느러미를 흔들었다. 생각지 못한 요르단에서의 사치스런 휴식. 방콕과 홍콩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내일 따위는 잊고 선탠 베드에 누워 눈을 감았다. 해변은 고뇌하는 인간을 싫어하지. 홍해의 눈부신 햇살이 찬란했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 여행수첩 한국~요르단은 직항 항공편이 없다. 요르단항공, 에티하드항공, 대한항공 등으로 방콕, 두바이 등을 경유해야 한다. 1요르단 디나르(JOD)=약 1670원이다. 페트라는 암만에서 약 3시간 거리. 페트라~와디럼~아카바 코스가 요르단을 여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루트다.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인 사해는 요르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보통 바다 염도의 약 5~6배인 사해는 피부병이나 류머티즘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해에서 동쪽으로 4㎞ 지점에 위치한 마인 온천은 ‘폭포 온천’이다. 낮은 산에서 55℃의 폭포가 떨어지면서 알맞게 식어, 폭포 아래에 고인 물로 천연 스파를 즐길 수 있다. 2000년 전 헤롯왕이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목욕을 즐겼다고 한다. 제라쉬는 요르단 북부에 자리한 도시다. 암만에서 약 50㎞ 떨어져 있다. 요르단에서 가장 큰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기독교인들과 이슬람인들이 이 도시를 두고 뺏고 뺏기는 역사를 되풀이했다. 700년경에 있었던 지진으로 도시의 대부분이 흙더미 아래 묻혔는데, 일부를 발굴해 놓았다. 제우스 신전을 비롯해 광장, 극장, 문 등 고대 로마의 유적을 만날 수 있다.
  • 25년 전 선율 그대로…‘뉴에이지 베토벤’ 온다

    25년 전 선율 그대로…‘뉴에이지 베토벤’ 온다

    ‘뉴에이지 음악계의 베토벤’으로 불리는 야니(64)가 7년 만에 내한해 25년 전 아크로폴리스 공연의 감동을 재현한다.오는 10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야니의 공연 중에서도 손꼽히는 1993년 그리스 아테네 헤로데스 아티쿠스 원형극장 라이브 공연 25주년을 기념한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공연 준비 기간만 1년 6개월이 소요됐던 아크로폴리스 공연은 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완벽한 협연, 화려한 초대형 퍼포먼스로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실황 앨범 ‘라이브 앳 디 아크로폴리스’(Live At The Acropolis)는 75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후 인도 타지마할(1997), 중국 자금성(1997), 이집트 피라미드(2015)에서 진행된 역사적인 대규모 퍼포먼스의 포문을 연 공연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내한공연에는 아크로폴리스 라이브에서 솔로 연주로 화제를 모았던 세계적인 드러머 찰리 애덤스를 비롯한 야니의 12인조 오케스트라 등 50여명의 투어팀이 함께한다. 야니는 이번 내한을 앞두고 자신의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평화와 인류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어려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한국의 모든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리고자 한다”는 코멘트를 직접 남겼다. 그리스 출신인 야니는 1984년 1집 ‘옵티미스틱’으로 데뷔한 이래 전 세계에 25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뉴에이지의 전설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등 유수의 국제행사와 방송 등에 그의 음악이 사용됐고 국내 TV프로그램과 광고 음악으로도 친숙하다. 티켓 예매는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할 수 있다. (02)3141-9226.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해외여행 | 터키,누군가는 내 뼈 위에서 파티를 즐기리라③History & Heritage

    해외여행 | 터키,누군가는 내 뼈 위에서 파티를 즐기리라③History & Heritage

    ●History & Heritage 관념이 구체화 되는 순간 터키를 여행하면서 오늘날의 국경과 지도적 공간 개념을 허물지 않는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진다. 또한 유럽사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없다면 여행 내내 수도 없이 등장하는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과 아고라, 그리스 양식의 건축물과 신전들, 기독교 성화 위를 덮은 코란의 문구들이 계통 없이 뒤죽박죽된다. 로마를 보려면 터키를 먼저 가라 아나톨리아 반도는 초기 그리스 문명이 시작되고 1453년 비잔티움 제국이 오스만 제국에 멸망되기까지 오랫동안 그리스인들이 주인이었던 땅이었다. 그리스 유물을 볼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서로마가 제국의 이름으로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에는 로마의 속주였던 땅이었으니 로마의 흔적도 남아 있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집단거주지, ‘차탈회육’ 이 발견된 곳이고 인류 최초로 철을 만든 히타이트 문명BC 2000년경이 태동한 곳이니 선사시대의 유적을 확인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리스 로마 문명을 보려면 터키를 먼저 가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것이다. 안탈리아에서 동쪽으로 47km 떨어진 곳의 아스펜도스에는 원형극장이 있다. BC5세기에 이미 은화를 만들어 쓸 정도로 번성했던 이 지중해 도시는 이후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이슬람의 시대를 바람처럼 거치면서 풍화되었다. 지금은 작은 마을로 남았지만 과거의 영화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는 곳이 바로 원형극장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일찍부터 연극이 발달했다. 그들은 청명한 지중해 기후를 즐기며 야외극장에서 축제를 했고 토론을 했고 비극과 희극의 경연대회를 했다. 호전적인 로마인들은 극장을 검투사 경기장의 용도로 더 많이 활용했다. 그리스는 언덕과 경사면을 깎아 극장을 만들었고 로마는 평지에 아치를 받쳐 극장을 완성했다. 유럽 여행을 가면 성당을 질리게 본다는데 터키 지중해 여행에서는 원형 경기장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경기장이 저마다의 다름으로 다가오는 탓에 성당처럼 질릴 겨를은 없다. 건축물의 형태가 다르고, 훼손의 정도가 다르며, 공명의 상태가 다르고, 주변의 산세가 다르다. 무엇보다 이미 기원전에 ‘보고’ ‘보여지는’ 쌍방향의 문화를 즐겼다는 것이, 여전히 기원전 하면 돌도끼를 든 원시인을 생각하는 내 머리에는 질투 섞인 이질감으로 다가온다. 아스펜도스의 원형극장은 <명상록>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161~180년 재위를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최대 2만명까지 수용하는 거대한 극장이다. 보존 상태도 완벽하지만 특히 오케스트라에서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해도 객석 어디서든 잘 들리는 공명감이 미스터리한 건축 기법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죽음의 모습에서 삶을 읽다. 안탈리아 좌측, 아나톨리아 반도의 남서쪽 끝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곳이 ‘리키아Lycia’다. 그리스어가 아닌 자신들만의 고유한 언어를 사용할 정도로 독창적 문명을 키워 온 땅이다. 리키아의 중심도시 미라Myra의 고대 유적지는 뎀레Demre에서 2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에도 원형극장이 있는데 고대 유적지의 초입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절벽 위의 무덤들이다. 고대의 리키아인들은 죽은 자를 땅에 묻지 않고 수직 절벽에 굴을 파서 묘실을 만들고, 그 안에 석관을 안치하는 매장 풍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시신을 땅에 묻으면 썩을 것이니 영혼 불멸과 사후 세계를 믿었던 그들은 영혼의 집이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지위가 높으면 더 높은 절벽에 무덤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늘에 가깝게 다가갈수록 부활도 빨라질 것이라는 순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리키아의 무덤에서는 수천년 전에 살았던 리키아 사람들의 순망함을 보면서도, 정작 그들을 묻었던 사람들의 도시는 무덤 아래 땅 밑에 묻혀 버린 그 기묘한 아이러니를 목격하게 된다. 미라에서 좀 더 남쪽 바닷가로 내려가면 마을 전체가 아예 바다 속에 잠겨 버린 곳도 있다. 케코바Kekova라는 곳이다. 2세기경 지진으로 수몰됐다고 하는데 해안가에는 목욕탕과 집터, 나지막한 돌산에는 당시의 건축물과 석관묘의 흔적이 남아 있고 수심 5~6m의 코발트빛 바다 아래로 수중 도시가 희미하게 들여다보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Chatting 수다거리 미라Myra의 바닷가 마을, 뎀레Demre가 유명한 것은 바로 산타클로스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에 루돌프 사슴을 타고 와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빨간 옷의 산타클로스. 그 동화 속 할아버지의 실제 인물인 성 니콜라우스270년~346년경가 주교로 있던 곳이다. 산타클로스와 성 니콜라우스 아이들에게는 산타클로스가 먼저겠지만, 그리스 정교회나 가톨릭, 기독교에서는 대표적인 성인으로서 성 니콜라우스를 숭배한다.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억울한 사람에게 힘이 돼 준 그의 생전의 업적이 약자와 뱃사람과 여행자의 보호 성인으로서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가 주교로 있던 미라의 성 니콜라우스 교회는 폐허처럼 남아 있다. 3세기부터 있었던 교회의 자리에 6세기, 현재 모습의 교회가 지어졌고 이후 증축되었으나 이슬람의 점령과 자연 재해 속에서 교회는 자연스럽게 파손됐다. 그리고 이슬람을 믿는 터키의 무관심 속에서 그리스도교의 성지는 방치되었다. 중앙 홀과 두 개의 회랑이 있는 바실리카 형식의 교회는 입구 바닥에 모자이크 장식이 있고, 현관 벽에 파손된 프레스코 성화가 있다. 니콜라우스 성인에 대한 공경심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이곳을 둘러볼 이유가 있을까 싶게 우중충한 모습이다. 오히려 흥미로운 사실은 죽은 성인을 신화로 포장해서 유통시키는 자본의 힘이다. 성 니콜라우스 생전의 수많은 선행은 2차 대전 후 관광산업 부활의 기치를 내건 핀란드에 의해 산타클로스로 재탄생했고 여기서 굴뚝, 선물, 어린이, 순록과 같은 장치물들이 등장한다. 산타클로스의 빨간 색, 하얀 색의 옷 역시 1930년대 코카콜라 광고가 만들어낸 이미지다. 결국 우리는 자본이 만들어 낸 이미지 속에서 산타클로스를 소비했다는 것인데, 생기 하나 없는 성 니콜라우스 교회를 나오면 그 주변의 기념품 가게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자본의 위력을 실감한다. 아무리 터키의 이슬람을 세속 이슬람이라고 하지만, 십자가를 기념품으로 진열해 놓고 성가를 틀어놓는 그 태연함에 웃음마저 나온다. 여하튼 미라를 갈 때, 산타클로스의 기원 또는 원형을 찾아 간다는 말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뭔가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산타의 기원을 찾으려면 코카콜라 공장을 가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라는 성 니콜라우스의 봉사와 희생 그리고 선행의 행적을 기리는 장소로서 더 빛날 것이다. 터키에서 듣는 하루 다섯 번의 ‘아잔’ 이슬람 국가를 여행하다 보면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윙하고 울린다. 하루 다섯 차례일몰 직후, 밤, 새벽, 낮, 오후의 예배시간을 알리는 방송이고 이를 ‘아잔’이라고 한다. ‘아잔’은 ‘알라는 위대하다’로 시작해서 ‘알라 외에 신은 없다’ 로 끝난다. 터키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비록 터키가 이슬람 국가로서는 거의 유일한 민주국가이자 탈 종교국가이고,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세속 이슬람주의라고 하더라도 모스크에 모여 기도하는 의식은 철저히 지킨다. 이슬람을 생활이 아닌 뉴스 정도로 접하는 우리에게, 터키와 같은 이슬람 국가를 여행한다는 것은 이슬람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나는 터키를 여행하면서, 그들이 스스로 웃으며 이야기하는 ‘사이비 이슬람교’가 좋았다. 여자들에게 부르카또는 히잡 쓰기를 강요하지 않고, 자기 종교만을 위한 폭력을 성전 ‘자하드’라고 억지 부르지 않는 탈 근본주의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평화와 평등이라는 이슬람 사상의 중심을 지켜 나가고 있었고, 무함마드 자체가 아닌 그가 추구한 삶을 살기 원하며, 하느님알라 말씀에 복종하고 기독교의 복음과 선지자 예수까지 믿음의 범주로 수용하는 포용성을 지켜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장미로 유명한 데니즐리의 구네아겐트 작은 마을에서 ‘아잔’의 울림을 들었을 때, 나는 이것도 누군가에게는 소음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자동차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한적함, 길거리 햇볕 좋은 곳이나 가게 앞에 나와 앉아 한담을 나누는 많은 노인들의 졸음 같은 평화의 한가운데서 ‘아잔’을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는 그 거침 없는 기도 소리가 내 고막에 금을 쩍쩍 가게 하고 신경을 긁기 시작했을 때, 이슬람을 믿지 않는 사람이 누릴 고요함의 권리는 왜 무시하는 것인지 반감이 생겼던 것이다. 나중에 이 생각을 터키 사람에게 말했더니, 그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늘 아잔을 듣다 보면 그 소리에 너무나 익숙해진다.” ●Sentiment 그리고 감상 한 조각 감동은 셔터를 누르게 하고 감상은 볼펜을 찾게 한다. 엽서든, 수첩이든 혹은 빈 종이든, 무어라도 끄적거리고 싶은 욕망을 늘 나는 특별한 여행지에서 경험한다. 그 특별한 장소란 좀 더 쇠락하고, 밀려 있고, 버려지거나 남겨진 곳들이다. 내 뼈 위에서도 파티를 터키의 지중해 여행에서 일행과 떨어져 자발적 고립을 선택했던 곳은 두 군데였다. ‘사갈라소스Sagalassos’는 고원에 세워진 고대도시다. 해발고도 1,450~1,700m 지점에 유적지로 남아 있는 이 도시는 그 잔해만으로도 과거에 얼마나 영화로웠는지를 단번에 짐작할 수 있게 한다. BC333년, 알렉산더 대왕에게 함락당한 후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았고 BC25년, 로마령이 되면서 절정의 시기를 갖게 된다. 518년의 지진과 이후의 아랍 공격 등으로 폐허가 된 사갈라소스는 1706년 탐험가 파울 루카스에 의해 발견된 이후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되기 시작했다. 하얀 산이라는 뜻을 가진 아크다으산 바로 아래에 아고라, 공회당, 도서관, 대형 분수, 공중목욕탕 들이 도시 형태로 흩어져 있지만 특별한 감상은 원형경기장에서 맞이한다. 터키에서 가장 높은 곳의 고대 극장 무대는 무너졌지만, 9,000석 규모의 객석들은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지금도 눈을 감고 있으면 원형경기장의 풍경이, 그리고 그 함성이 단번에 두루마리 펴지듯 죽 펼쳐진다. 파묵칼레 옆 ‘히에라폴리스’에서는 어떤 이에게 긴 편지를 썼다. 혼자 품고 있기에는 이 감상이 너무 벅찼다. BC190년경 페르가몬 왕국 때 세워진 이 폐허의 도시는 공간적으로 넓고 여백은 충분하다. 원형 경기장을 오르는 언덕에 유채꽃은 만발하고 그 길에서 자유와 해방감과 상상력은 무르익는다. 아스펜도스처럼 보존 상태가 좋으면서도 경치는 압도적으로 더 좋다. 1,200개의 무덤이 있는 헬레니즘 시대의 공동묘지도 히에라폴리스에서 볼 수 있다. 죽은 도시를 바라보며 아래쪽의 관광객들은 수영과 온천을 즐긴다. 고대와 현대, 죽음과 삶, 지止와 동動의 대칭들이 천연덕스럽게 공존하는 곳, 히에라폴리스에서 시간과 공간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어느 해, 내 뼈 위에서 누군가는 파티를 즐길 것이다. ▶travel info Turkey AIRLINE 터키 가는 길 인천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는 비행기로 12시간이 걸리며 터키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운행중이다. 이스탄불에서 안탈리아까지는 국내선으로 1시간 20분이 걸린다. 터키는 한국보다 7시간 늦다. 전압은 220V로 한국과 같으며 화폐는 터키리라TL. 1리라는 한화로 약 400원 정도. Hotel Regnum Carya Golf & Spa Resort 안탈리아 벨렉에 위치한 이 호텔은 골퍼들에게 특화된 리조트 호텔이다. 멋진 바다와 해변, 워터 파크와 넓은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객실도 고급스럽다, 거대한 열대 나뭇잎으로 포인트를 준 리셉션에서의 웰컴 샴페인과 와인, 그리고 디저트 등이 이 호텔의 첫인상을 풍요롭게 해준다. 객실 미니바를 포함해 레스토랑, 바 등에서의 모든 알코올, 음료 등은 무료다. 레스토랑의 메뉴도 매머드급이다. 저녁 8시, 풀장에서의 불꽃 페스티벌도 환상적이다. Kadriye Bolgesi, Uckum Tepesi Mevki, Belek 7500, Turkey fOOD 입이 호강하는 터키 음식 지중해 음식이 대개 그러하듯 터키 음식은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고, 눈보다 입을 즐겁게 하며, 덧입힘보다는 날것과 원재료의 향과 맛을 중요하게 여긴다. 잘게 썬 고기 조각을 구워 먹는 전통요리 케밥은 양고기, 쇠고기, 닭고기로 만든다. 케밥의 종류는 수십가지가 넘는데 고기를 꼬챙이에 끼워 굽는 시시 케밥과 도네르 케밥이 잘 알려져 있다. 케밥은 요구르트로 만든 시원하고 시큼한 맛이 나는 아이란과 함께 먹기도 하며 터키식 볶음밥인 필라프와 함께 먹기도 한다. 또한 올리브를 빼놓을 수 없다. 오이, 양파, 올리브 등을 크게 썰어서 올리브유를 넣고 만드는 샐러드는 언제나 편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넓게 편 밀가루 반죽 위에 토마토, 마늘, 고추, 쑥갓, 쇠고기와 양고기, 후추와 각종 향신료, 치즈 등을 올린 다음 큰 화덕 속에 넣고 익혀낸 후 한 입 크기로 잘라 내오는 피데도 참 맛있다.홍차 맛 터키 차이 터키 사람들은 차도 많이 마신다. 하루에 보통 열 잔 이상의 차를 마시는데 우롱차를 더 발효한 것이 터키의 차이chai다. 엷은 홍차 맛이 난다. 차이를 파는 차이하네Chaihane나 차이에비Chaievi는 문화와 정보의 사교장이며, “와서 차 하잔 하시오구엘 차이 Guel Chai”는 그들의 관용어다. 실제 물건을 사는 가게에서도 주인은 차를 시켜 손님에게 권하기도 하는데, 뜨거운 차를 호호 불면서 가격을 흥정할 수는 없는 법이니, 이래저래 터키 사람과 차를 마시고 있으면 마음이 느긋해지고, 덩달아 착해진다. 죽음만큼 강렬한 커피 커피도 터키인의 기호품이다. 터키에서는 커피를 ‘카흐베Kahve’라고 부른다. 커피 가루를 넣어서 끓여내기 때문에 잔에 가루가 남는다. 그러니까 터키 커피는 2/3 정도만 마신 후 남겨야 한다. 터키 사람들은 커피를 음식과 차의 향기를 개운하게 씻어 주는 마무리로 생각한다. 또한 누군가와 커피를 마시는 것은 그 사람의 역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행위로 여긴다. 터키 속담에, ‘한 잔의 커피에는 40년의 추억이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내 앞의 사람의 40년 역사를 존중하거나, 또는 40년 동안 나에게 커피를 대접한 사람을 존경하고 기억한다는 중의적 의미이다. restaurant 케바치 카디르Kebapcı Kadir 1851년부터 164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터키에서 가장 오래된 케밥집이다. 장미의 도시 으스파르타 시청 뒤에 있다. 할리우드 배우 등 셀러브리티들이 많이 찾는 탓에 가게 벽에는 유명인들의 사진, 각종 상장 등이 빼곡하다. 염소와 양을 꼬치에 끼운 뒤 대형 화덕에 아침 7시부터 굽기 시작하는데, 당연히 기름이 쪽 빠지면서 고기가 아주 쫄깃해지고 담백해진다. 가격은 1인분에 15~30리라 수준. Ulu Cami Yanı ,Valilik Arkası Kebapcılar Arastası No:8 +90 246 218 24 60 에디터 트래비 글 윤용인 사진 Bar & Dining 김은주, 윤용인 취재협조 터키문화관광부 한국홍보사무소 02-336-303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IS 소년병들이 권총으로…팔미라 유적 집단처형 영상 공개

    IS 소년병들이 권총으로…팔미라 유적 집단처형 영상 공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최근 점령한 시리아 고대도시 팔미라의 원형극장에서 정부군 25명을 각각 소년병에 의해 처형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4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영상은 IS가 지난 5월 21일 팔미라를 점령한 직후 행한 처형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영상에는 녹색과 갈색 위장복을 입은 정부군인 25명이 IS의 흑백 깃발이 세워진 원형극장의 무대 위에서 총살당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들을 처형한 IS 병사들은 아직 어린아이거나 10대 소년병으로 보이며, 사막용 위장옷을 입고 머리에는 갈색 두건을 두르고 있다. 이날 처형은 극장 좌석에 띄엄띄엄 앉아있는 남성과 아이들의 눈앞에서 시행됐다. 보도에 따르면, IS는 팔미라 점령 직후 시내와 주변 마을에서 민간인을 포함한 200명 이상을 처형했다. 원형극장에서의 처형은 IS가 팔미라를 제압한 지 1주일도 채 못된 지난 5월 27일 비정부기구(NGO)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의해 보고됐다. 또한 시리아 고대유물국의 마문 압둘카림 국장은 IS에 의한 처형이 “팔미라의 고대유적 파괴를 시작하는 전조가 아니냐”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압둘카림 국장은 “팔미라 원형극장에서 사람들을 처형하는 등의 행위는 인간성이 결여된 증거”라고 말했다. 그레코로만(그리스 양식과 로마 양식을 혼합한 예술양식) 양식으로 1~2세기에 세워진 팔미라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국제사회에는 IS가 이 원형극장과 신전 등의 유적을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IS는 팔미라 시내에 있는 이슬람 무덤과 팔미라 박물관 앞에 놓여 있던 사자상을 파괴하기도 했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VACATION CALENDAR] 빨간 날만 116일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달력

    [VACATION CALENDAR] 빨간 날만 116일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달력

    VACATION CALENDAR 빨간 날만 116일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달력 “추석 때 일주일쯤 시간이 날 듯한데 어딜 가지?” “리조트에서 3일만 원 없이 늘어지고 싶어. 세부? 푸껫?” “주말 끼고 2박3일 친구들과 놀면서 쇼핑하기 좋은 곳은?” 토요일을 포함하면 빨간 날만 116일인 2013년은 직장인들에겐 ‘축복의 해’라고 한다. 달력 속 빨간 날들을 보며 행복한 여행 고민에 빠진 이들을 위해 깨알 같은 1년치 여행정보를 모았다. * 본 기사는 2012년 12월에 작성하여 항공편 등 세부 정보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 ●1월 장거리가 저렴해지는 시기 지난달부터 시작된 이른 추위로 동남아와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이 인기다. 그렇다면 유럽 등 장거리 여행은 저렴하게 다녀올 기회라는 뜻이다. 도심 특급 호텔에서의 하루 날은 춥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여행갈 형편은 안 된다면 도심 특급호텔에서의 하룻밤도 나름 대리 만족을 줄 수 있다. 예산이 문제지만 1월에 소셜커머스를 잘 살펴보면 ‘의외의 득템’도 가능하다. 독도 문제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이후 일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호텔마다 갑자기 비어 버린 객실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특급호텔들이 소셜커머스를 통해 착한 가격의 패키지를 소개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니 안테나를 세워 보시길. 하와이는 겨울이 제격 하와이는 여름보다 겨울이 제철! 마침, 하와이로 가는 항공권 가격도 많이 저렴해져 1월에는 세금을 제외하고 60만원 초반부터 직항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문제는 호텔인데 굳이 특급호텔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부엌이 달린 콘도미니엄도 괜찮고 와이키키 해변가에서 2블록만 안쪽으로 들어가도 가격이 뚝 떨어진다. 하와이에서는 꼭 오픈카를 빌려서 드라이브를 해볼 것. 아무리 그래도 하와이는 하와이. 알뜰해도 1인당 150만원이 넘는 예산이 부담스럽다면 상대적으로 항공료가 저렴한 ‘괌’이 대안. 제주항공의 프로모션 요금이 20~30만원 수준이다. 착한 가격의 유럽 추운 겨울은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인천-런던 노선에 새로 취항한 영국항공은 50만원이라는 쇼킹한 가격의 항공권을 출시해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 바 있다. 영국항공은 런던과 영국 내 도시는 물론 파리, 베를린, 암스테르담 등 도시로의 경유 요금도 매력적이다. 다만, 알프스의 스키 리조트 지역은 호텔 값이 급등하고 예약도 어렵기 때문에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행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호놀룰루 252,510원 런던 237,900원 ◀이 가격은 호텔스닷컴Hotels.com에서 사람들이 예약한 2012년 상반기 도시별 호텔 평균가다. *렌터카 예약 TIP 하와이나 괌은 렌터카를 빌려 직접 운전하기에 부담이 없다. 출국 전 반드시 국제면허증을 면허시험장에서 발급받아야 하며, 현지에서 차를 빌리는 것보다 알라모(www.alamo.co.kr), 허츠(www.hertz.co.kr)와 같은 사이트에서 사전에 예약하는 게 편리하다. 국제면허증은 면허시험장에 가면 10분 만에 발급되며 증명사진을 꼭 챙겨 가야 한다. 하와이 와이키키 주변의 호텔은 대부분 투숙객에게도 주차비를 받으니 당황하지 말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2월 아쉽구나, 짧은 설연휴여 짧더라도 설은 설이다. 친척들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솔로의 해외여행이라면 저비용항공사가 많은 중국이나 일본을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미리 만나는 남국의 봄 올해 설연휴는 야속하게도 짧다. 짧은 연휴에 가장 만만한 여행지는 역시 일본. 도쿄나 오사카가 지겹다면 최근 항공 좌석이 크게 늘어난 오키나와로 눈을 돌려 보자. 오키나와의 겨울 날씨는 우리의 ‘봄’과 비슷하다. 지도를 찬찬히 보면 알겠지만 일본 본섬에서 남동쪽으로 한참 떨어져 있고, 제주도보다도 훨씬 남쪽에 처져 있다. 해수욕을 하기엔 무리겠지만 산책하고 구경하다가 온천을 즐기기에는 2월이 적기다.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진에어, 티웨이항공까지 오키나와로 취항을 시작한 것도 ‘오키나와의 봄’을 찾는 한국인들을 위한 포석이다. 항공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항공료가 저렴해진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더위에도, 추위에도 약한 부모님을 모시고 가도 좋을 듯.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해외 캠핑에 대한 관심도 커져 가고 있다. 캐나다, 미국, 호주, 영국 등도 좋다지만 아는 사람들은 겨울철 해외 캠핑으로 뉴질랜드의 캠퍼밴 여행을 빼놓지 않는다. 우리네와 계절이 정반대인 뉴질랜드의 2월 날씨는 캠핑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남섬의 <반지의 제왕>과 <호빗> 촬영지도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예산만 잘 짜면 버스만 질리게 타는 뉴질랜드 패키지보다 저렴하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지만 하루면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고 해외 캠핑 여행은 혜초여행사 등 전문 여행사를 찾아 상담해 보면 길이 보인다. 이집트 홍해에서 다이빙을 혁명 때문에 여행자제 국가로 지정됐던 이집트로 가는 하늘길이 다시 연결된다. 2013년 1월부터 대한항공이 카이로까지 직항편을 띄우면서 교통편도 좋아졌다. 한국인들이 패키지로 많이 가는 카이로나 룩소르에서 역사유적을 보는 것도 좋지만 다합, 후루가다에서 다이빙을 경험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사실 이집트의 해변 휴양지는 유럽과 러시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더욱 유명하다. 홍해를 마주하면 지금껏 상상했던 이집트의 이미지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카이로 135,174원 오클랜드 114,003원 *묵은 마일리지 털어내기 항공 마일리지 적립해 주는 신용카드를 만들어서 미국, 유럽도 가고 남을 마일리지를 모았는데 도통 못 쓰는 경우가 많다. 여행 출발시기가 임박해 예약하려다 보니 마일리지용 항공 좌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 마일리지 좌석의 경우, 성수기는 최소한 6개월 전, 비수기라도 2~3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로는 스타얼라이언스, 대한항공 마일리지로는 스카이팀 회원 항공사의 항공권도 구할 수 있으니 국적 항공사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어쨌거나 마일리지를 쓰려면 휴가부터 6개월 전에 확정해야 한다는 얘기. ●3월 삼일절은 가급적 피하자 삼일절이 금요일이라 3일 연휴가 보장되지만 가격도 가장 비싸다. 가능하다면 삼일절 다음 주를 노려 보자.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벚꽃엔딩, 일본을 걷다 비싼 물건은 나름 비싼 이유가 있고 여행객이 많이 몰릴 때도 다 이유가 있다. 단풍과 꽃, 축제는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사쿠라의 나라, 일본의 봄은 벚꽃으로 화려하게 빛난다. 가장 대중적이고 확실한 벚꽃 여행지는 단연 교토다. 교토에서는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벚꽃축제가 펼쳐지는데 이 기간에는 사람도 많고 숙소도 비싸지지만 만개한 벚꽃은 이 모든 것을 감내하고도 남는 값어치를 한다. 3박4일 일정이라면 주말에는 오사카, 주중에는 교토에 숙소를 잡는 식으로 비용을 조금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지구촌 전반의 이상 기온으로 벚꽃 피는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워 막상 축제 기간에 맞춰 갔어도 어느 정도 운이 따라야 한다. 기름기 좔좔 ‘딤섬’의 유혹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보신하기 위해 원 없이 먹는 식신 여행은 어떨까. 최근 김포공항에서도 저가항공이 많이 다니는 타이완은 2박3일 정도의 짧은 일정으로도 맛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 미식여행지로 홍콩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영향까지 더해져 다양한 음식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물론 가격도 저렴하다. 타이베이의 야시장을 헤매면서 밤 늦게까지 새우살이 가득한 딤섬과 육즙 가득한 만두의 유혹을 뿌리치긴 쉽지 않으리라. 마카오는 카지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전반적으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훌륭하다. 크루즈 말고 페리 아무 생각 없이 바다만 보고 싶은 날. 호화로운 크루즈까지는 굳이 필요 없다. 배에서 뒹굴뒹굴하며 책을 읽고, 커피도 마시며 일본으로, 중국으로 갈 수 있는 페리 여행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 요새는 페리에서 선상 불꽃 요리부터 바비큐 파티도 열어 준다. 칭다오, 웨이하이, 톈진,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오사카, 대마도…. 페리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이토록 다양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항공권보다 저렴하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푸껫 184,649원 타이베이 141,816원 *항공권 체크인은 미리 미리 공항에 늦게 도착해 가장 당황스러운 상황 중 하나는 일행과의 자리가 떨어져 있는 경우다. 이를 피하려면 사전 체크인이 필수!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은 물론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체크인을 하고 좌석 지정까지 할 수 있다. 일부 항공사는 탑승권도 필요 없고 공항에서 수화물만 부치면 된다. ●4월 아직 쌀쌀한 초순이 적기 4월 초는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기간. 인파로 번잡한 것이 싫다면 초순에 여행을 떠나는 것이 나은 선택이다. 새로 뜨는 허니문‘칸쿤’ 허니문도 유행이 있다. 최근 허니문 여행지로 멕시코의 칸쿤이 확실히 뜨고 있다. 불과 최근까지 하와이, 몰디브가 대세였다면 ‘조금 다른’ 여행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항공 이동시간만 최소 20시간 이상이나 걸리지만 뉴욕이나 라스베이거스에서 하루쯤 머물다 가는 것도 하나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칸쿤이 뜬 또 다른 이유는 리조트 안에서 추가비용 없이 식사와 음료를 모두 해결하는 ‘올인클루시브All inclucive’ 서비스도 한몫 했다. 반면에 전통의 목적지인 몰디브는 4월부터 대한항공이 스리랑카를 경유하는 직항편을 띄운다니 허니문 인기가 더욱 높아질 듯 하다. 또 하나 참고할 점은 몰디브나 발리, 칸쿤은 직접 리조트를 예약하는 것보다 여행사를 통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 호텔과 항공편을 사전 확보하고 있는 전문 여행사를 통하는 게 이득이다. 송끄란, 물놀이의 끝판왕 4월13~15일, 태국 전국에서 펼쳐지는 물벼락 잔치. 태국에서 신년을 축하하는 행사라고 하는데 현지인과 관광객이 어울려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이건 ‘닥치고’ 물을 뿌리고 노는 최대의 축제다. 이 기간엔 태국 전역이 외국인들로 들끓어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할 정도다. 방콕도 좋지만 치앙마이에서 가장 화려한 물놀이가 펼쳐진다니 대한항공 직항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조금 저렴한 타이항공을 이용해 방콕과 치앙마이의 송끄란을 비교체험하는 것도 방법. 싱가포르에 8대 강이 들어온다고 나이트 사파리로 유명한 싱가포르 동물원에 세계 8대 강을 생생하게 재현한 리버 사파리River Safari가 4월에 들어선다는 소식. 양쯔강, 나일강, 아마존, 콩고강까지. 팬더곰과 악어, 재규어 등을 실제로 들여와 살게 한다고 한다. 역시 싱가포르는 그 좁은 땅덩어리에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원더랜드. www.riversafari.com.sg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칸쿤 158,864원 교토 139,698원 *호텔도 마일리지 모아 보자! 항공권뿐 아니라 해외의 체인 호텔들도 마일리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쉐라톤, 웨스틴, W호텔 등은 ‘스타우드 그룹’, 소피텔, 풀만, 이비스 등은 ‘아코르 그룹’으로 표인트를 모을 수 있다. 물론 포인트에 따라 공짜 숙박권도 얻을 수 있다니 출장이나 여행 다닐 때마다 한쪽 호텔로 집중하는 게 좋다. 호텔 사이트 중에는 호텔스닷컴(www.hotels.com)의 보상제도가 빵빵하다. 10박 숙박하면 1박을 무료로 준다. ●5월 주말 출발보다 주말 도착 푸껫이나 발리 같은 곳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말 출발보다 주말 도착이 좋다. 5월 주말은 허니문 때문에 비싸고 자리잡기도 어렵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홍콩 디즈니 vs 도쿄 디즈니 어버이날 선물로 ‘효도여행’을 보내 드릴 예정이라면. 이리 재 보고 저리 재 봐도 비행시간 짧으면서 볼 것 많은 중국 패키지여행이 제일 무난할 듯. 자연 절경이 좋은 장자지에나 구채구 쪽은 아버지들이, 북적거리고 화려한 상하이 쪽은 어머니들이 좋아하신다. 중국 싫다 하시면 베트남, 캄보디아가 효도여행의 대세다. 물론 해외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 부모님들에 한해서다. 꼬맹이들이 주인공이라면 으리으리한 테마파크가 역시 인기다. 디즈니랜드는 홍콩이나 도쿄 중 어딜 선택할지가 어려운데. 규모는 도쿄가 훨씬 크지만 어차피 아이 데리고 모두 볼 수 없으니 차라리 홍콩이 좋다는 의견이 대세다. 반면에 도코 디즈니랜드는 4월15일부터 2014년 3월20일까지 340일간 30주년 기념 이벤트를 연중 진행할 예정이다. 아니면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있는 싱가포르도 좋다. 센토사 섬은 그 자체가 하나의 테마파크다. 라스베이거스가 뜬다는군 라스베이거스는 ‘도박 도시’라는 불명예를 벗어나 ‘휴양 도시’로 변신하고 가족여행객 사이에서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 보고, 그랜드캐년 다녀오고, 쇼핑하고 일주일도 지루할 틈이 없다. KA쇼, O쇼 등은 논버벌 공연인 만큼 아이들이 함께 보기에도 좋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내에서도 호텔비가 저렴하면서도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로 유명하다. 대한항공 직항도 있고 경유편인 유나이티드항공, 에어캐나다는 가격이 저렴하다. 아메리칸항공이 온다고?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메리칸항공이 한국에 처음으로 들어온다는 빅뉴스. 그런데 취항도시가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샌프란시스코도 아닌 댈러스다. 관광 목적으로 댈러스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지만 댈러스는 사실, 중미나 남미 쪽으로 가는 허브 도시의 성격이 강하다. 댈러스를 경유해 멕시코 칸쿤이나 코스타리카 등 미국인들의 휴양지로 가기 좋아진다니 꿈에서나 봤던 카리브해가 한결 가까워진다. 통상 외항사가 신규 취항하면 파격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는 만큼 벼르고 있어도 좋겠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파리 221,777원 도쿄 157,898원 ●6월 현충일 연휴에 주목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보통 6월은 비수기에 속한다. 수요일인 현충일을 잘 활용해서 5~6일간의 여유로운 여행을 노려봄 직하다. 토론토, 프라하 취항 여행 경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권. 캐나다 동부와 동부 유럽 쪽에 기회가 생길 것 같다. 6월에는 외항사들의 신규 취항 소식이 들려오는데, 6월1일부터 체코항공이 인천과 프라하, 6월3일부터는 에어캐나다가 인천-토론토를 연결할 예정이다. 프라하에서 카를교의 야경을 볼 것인가, 토론토에서 나이아가라 폭포에 젖어 볼 것인가. 전혀 다른 낭만을 가진 두 도시가 올 여름 주목받고 있다. 가격도 두 도시에 모두 취항하는 대한항공보다 저렴한 항공권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배낭여행 좀 해봤다는 이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지역은 동유럽이다. 이미 가본 사람이 많은 체코, 오스트리아 쪽을 넘어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쪽 발칸이 뜨고 있다. 특히 크로아티아가 대세라고 하는데 한여름엔 호텔 잡기가 어려우니 6월에 갈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듯. 터키항공이나 중동 쪽 항공사들이 크로아티아로 가는 요금이 좋은 편이다. 유학생 몰릴 때 피하자 미국, 캐나다, 호주, 필리핀의 공통점! 여름과 겨울이면 유학생, 어학연수생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방학을 이용해 ‘집단이동’을 하면서 항공료가 급등한다는 사실. 위 지역을 여행한다면 비싼 항공료의 ‘주범’인 유학생 수요를 피하거나 최소한 3개월 전에 항공권을 서둘러 예약하는 것이 능사! 한번쯤은 크루즈 여행 올해는 10만톤급 초대형 크루즈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다. 로얄캐리비안 크루즈는 14만톤급 크루즈를 한국 쪽으로 보내는데 자그만치 3,000명 이상이 탑승해 ‘비행기 10대 규모’를 자랑한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리조트’라 불리는 크루즈 여행을 한번쯤 해볼 때가 된 듯하다. 문제는 대형 크루즈들이 중국에서 중국인 승객을 가득 태워 올 예정으로 인천항이나 부산항에서 한국인들이 얼마나 탑승할지 미지수라는 사실! 배의 크기는 작지만 다소 저렴한 한국 선사인 ‘하모니크루즈’를 타고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을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트론트 149,056원 프라하 137,622원 *가격 비교 사이트 뒤지기 최근에는 호텔 예약 사이트를 동시 비교해 주는 사이트가 뜨고 있다. 호텔스컴바인(www.hotelscombined.co.kr), 트립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kr)는 호텔에 강하고, 해외 저가항공은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가 꼼꼼히 비교해 준다. 익스피디아, 아고다 등의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다. ●7월 기왕이면 조금 서두르자 여름휴가 시즌. 항공사는 보통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를 극성수기로 보고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 기왕 7월에 계획이 있다면 조금 서두르자. 주제가 있는 여행 아는 만큼만 보이는 게 여행이다. 아프리카에 갔다가 어린이대공원만큼도 동물을 못 보고 왔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동물이 많이 움직이는 시기를 잘 알고 가는 게 중요하다. 남반구에 위치한 케냐, 탄자이나는 우리나라와 계절과 기후가 정반대로 동물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북쪽으로 서서히 이동을 하는 게 7~8월이라니 여름휴가에 맞춰 케냐 마사이마라와 탄자니아 세렝게티를 가보는 것도 좋을 듯. 대한항공이 케냐 나이로비까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유럽 아트투어는 사전예약이 중요하다. 이탈리아 밀라노부터 베로나, 베니스로 이어지는 북부지역을 여행한다면 베로나 원형극장에서의 뮤지컬(www.arena.it)과 밀라노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관람(www.vivaticket.it)을 놓치지 말자. 베로나 원형극장에서의 뮤지컬은 티켓 가격이 다양해 미리만 예약하면 저렴하게 분위기를 접할 수 있다. <아이다>, <라보엠>, <로미오와 줄리엣> 등 기라성 같은 작품들 중 무엇을 볼지 선택하는 것도 재미다. 라마단 기간엔 자중 또 자중 이슬람력으로 아홉 번째 달을 뜻하는 라마단. 2013년에는 7월9일부터 8월7일까지로, 무슬림들이 각별히 금욕하는 기간인 만큼 여행자들도 그들의 문화를 배려해야 한다. 터키, 튀니지,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무슬림들을 자극하는 행동을 엄금하고 그들 앞에서 먹고 마시고 흡연하는 행동도 유의해야 한다. 유흥업소는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밀라노 191,344원 오사카 110,650원 *유레일패스 꼼꼼히 체크! 유레일패스는 해마다 혜택 사항이 달라지니 꼼꼼히 체크할 것! 국경이 맞닿은 3~5개 인접국을 갈 수 있는 셀렉트패스에서 올해부터는 프랑스가 빠진다. 가장 인기 많은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여행시 구간권을 추가로 구매하거나 방문 도시가 많지 않다면 전부 구간권으로 구매해야 한다. 24개국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패스에는 올해부터 터키가 포함된다. ●8월 개학 이후를 노려라 초등학교 여름방학은 여행 성수기와도 겹친다. 대부분이 8월20~23일 사이에 개학하는 만큼 휴가를 느긋하게 계획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우기도 나쁘지 않은 태국 한국의 여름과 가을은 태국의 우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방콕 가이드북을 제작한 방콕통에 따르면 태국 여행은 굳이 건기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8월은 건기(11~2월)만큼 덥지도 않고, 호텔 요금도 저렴한 편이다. 리조트 안에 퍼져 책이나 원 없이 보는 것만으로 힐링여행을 즐길 수 있을 듯. 럭셔리 호텔 여행으로 방콕만큼 저렴한 곳도 없다. 또한 우기 땐 방콕, 치앙마이, 끄라비 할 것 없이 스콜이 내리는 반면 푸껫이나 피피섬, 남부의 끄라비는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약한 편이라는 점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여름엔 남부 쪽으로 가고, 겨울엔 꼬따오와 꼬사무이가 있는 동쪽 해변을 노리는 게 좋을 듯하다. 한여름에는 오히려 유럽 여행객도 많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에서 낭만을 느끼기에 제격. 소피텔, 세인트레진스, 쉐라톤스쿰윗 등 신규 호텔들은 다른 아시아 도시와 비교해도 가격이 훨씬 저렴한 편이다. 럭셔리, 부티크호텔을 반값으로 판매하는 에바종(www.evasion.co.kr)을 주시해 보시라. 캐나다 스키 예약은 여름에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캐나다 밴쿠버, 휘슬러에서 스키를 타는 것은 흡사 파우더 위를 미끄러지는 기분이다. 캐나다에서 스키를 타다가 국내의 인공눈 슬로프에 오르면 스케이트를 타는 기분이 들 정도다. 휘슬러, 밴프 등 캐나다 스키장은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하는데 여름을 넘겨 버리면 객실 잡기가 어려워진다. 여름철에는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포함한 스키 상품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출시하니 재빠르게 예약하는 것도 좋다. 캐나다 휘슬러 5박7일 상품의 경우 조기 얼리버드 특가 찬스를 활용하면 70만원대에도 예약할 수 있다. 유럽 소도시 여행의 로망 여름에 유럽 여행을 간다면 휴가철이 마무리되는 8월 말에 떠나는 게 좋다. 항공료는 물론 숙박료도 아낄 수 있고, 무더위가 조금은 지나간 덕에 여행 다니기도 편하다. 요새는 유럽 소도시 여행이 대세인데 특히 남부 프랑스의 프로방스나 이탈리아 친퀘테레가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다. 친퀘테레를 간다면 가능하다면 2박3일 정도 여유있게 둘러보는 게 좋은데 숙소가 많지 않아 항공보다는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5개 마을 중 가장 북쪽에 있는 몬테로소 지역에 그나마 숙소가 많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시드니 187,665원 마드리드 134,891원 ●9월 추석, 빠른 예약이 관건 올해 최대의 휴일이 있다. 이틀의 연차를 더하면 휴일만 9일이니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여행도 충분하다. 무조건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정답.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지중해 여행 절호의 기회 이틀만 휴가를 더 내면 최대 9일까지 휴가를 낼 수 있는 추석 찬스. 성수기가 조금 지난 9월 중순은 지중해 여행의 최적기다. 터키와 그리스를 함께 여행하면 좋은데 2013년부터는 유레일패스로 터키까지 여행할 수 있다 하니 그리스에서 터키로 가는 유람선 등이 할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위기로 흉흉한 그리스가 빨리 안정돼야 마음 놓고 여행할 수 있을 듯. 산토리니 같은 그리스 섬들은 11월 이후에는 대다수 상점, 숙소들이 휴무에 들어가니 무조건 9월 중에 가도록! 만일, 추석 때 굳이 차례 안 지내고 해외여행 함께 가는 ‘쿨한’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3대가 여행을 계획한다면 비행시간도 적당히 짧으면서 볼거리도 좀 있고, 리조트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3대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 적격이다. 중국 하이난이나 일본 홋카이도가 정도가 어떨까. 리조트 시설이 좋은 필리핀 세부는 가격대 만족도가 높아 무난한 편이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는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순례준비는 학원에서 시작된다 한번쯤 걷고픈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허나 2~3년 사이에 쏟아져 나온 책들과 선배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한여름의 도보 순례는 지옥행군이다. 긴팔, 반팔을 다 준비해야 하는 압박이 있긴 하지만 9~10월이 가장 적기란다. 11월 이후에는 운영을 중단하는 순례자 숙소(알베르게)가 많으므로 비추. 장비와 체력만 준비하지 말고 기초 스페인어를 배우라는 것이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그러니 한달 속성으로라도 스페인어를 여름에 배워 두자. 멕시코 대사관에서 하는 방학 특강이 특히 저렴하다고. 가을의 뉴욕에서 뮤지컬을 뉴욕 여행도 여름 성수기를 피해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이나 10월이 제격이다. 숙소 가격이 비싸기로 악명이 높은 뉴욕에서는 한인 민박도 나쁘지 않다. 쇼핑도 좋고 식도락도 좋지만 뉴욕까지 와서 브로드웨이 공연을 놓칠 수는 없는 일. 공연도 사전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티켓마스터(www.ticketmaster.com)도 유명하고 한국 사이트 오쇼(www.ohshow.net)에서도 대부분의 공연을 예약할 수 있다. 뉴욕관광청 웹사이트(www.nycgo.com)에서는 공연, 전시회는 물론 각종 할인 정보를 제공한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뉴욕 277,884원 라스베이거스 127,734원 ●10월 한글날까지 공휴일 풍년 개천절은 물론 23년 만에 부활한 한글날까지 포진했다. 하루나 이틀의 연차만 이용해도 여유롭게 일본이나 중국에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겠다. 천천히 마냥 걷고 싶다 체력이 저질이고, 등산에는 영 취미가 없지만 근사한 길을 따라 원없이 걸어보고 싶다면 올레길이 제격. 그런데 올레길이 해외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규슈에 올레길이 생겼는데 제주도보다 남쪽에 있는 지역이니 늦가을이나 겨울에 가도 따뜻하다. 일본의 호젓한 시골마을도 구경하고 온천마을에서 몸도 녹일 수 있으니 일석삼조. 홍콩 해안길도 최근 ‘이지 하이킹 코스’로 뜨고 있다. 쇼핑만 하러갈 게 아니라 ‘뜻밖의 홍콩’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듯. 일본의 올레나 화려한 홍콩이 끌리지 않는다면 미얀마와 라오스로 눈을 돌려 보시라.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 허전한 마음이 차 오른다. 미얀마의 파고다를 두루두루 둘러보고 라오스에선 탁발행렬도 보는 건 어떨까?. 루앙프라방에선 그냥 카페에 앉아 넋놓고 있기만 해도 좋다.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도 많고 물가도 저렴하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옥토버페스트 10월 독일 여행을 계획 중에 있다면 세계 최대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무심코 지나칠 수 없다. 7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뮌헨에 모여들어 도시 전체가 들썩거린다. 단 평소보다 2~3배 치솟는 호텔값은 감내해야 한다. 또 10월의 독일은 우리나라 초겨울과 비슷할 정도로 춥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싱가포르 253,434원 상하이 112,085원 ●11월 전통적인 여행 비수기 휴일의 씨가 마른 11월. 여행업계에서는 여행수요가 줄어드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여행사마다 파격적인 조건의 특가 상품이 늘어난다. 인도는 겨울이 진리 인도 여행의 적기는 11월에서 2월 사이. 6~8월은 몬순으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인도의 겨울은 일교차가 심해 낮에는 덥고 밤에는 쌀쌀하다.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델리, 자이푸르, 아그라는 물론이고 자이살메르 낙타사파리,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을 즐기는 데엔 9월 이후가 좋다.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은 예전엔 육로가 열리는 여름에만 갈 수 있었지만 인도에도 ‘인디고’, ‘킹피셔’ 등 저가항공이 생기면서 델리에서 수시로 비행기가 다니기 때문에 걱정 없다. 타지마할에 뜨는 보름달을 보고 싶다면 한 달에 5번 있는 야간개장시간을 노릴 것! 중국식? 타이식? 어쨌거나 마사지 직장생활의 따분함이 극에 달하는 11월. 힐링을 위해 마사지를 원없이 받을 수 있는 곳이 끌리는 때다. 마사지의 양대 산맥은 태국과 중국.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에서도 마사지 받을 곳은 많은데 타이식과 중국식의 절충형이라 할 수 있다. 가격은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받지 않는다면 대충 비슷한 편. 단, 동남아권에서도 싱가포르·타이완은 비싼 편이다. 여행사에서 추천하는 곳보다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곳을 수소문해 보자. 블랙프라이데이엔 미국으로 그야말로 ‘득템’의 시간이다.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은 미국에서 최대 쇼핑이 이루어지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신형 노트북을 단돈 100달러에 건지는 것도 예삿일. 캡, 폴로 등 의류브랜드도 80% 가까이 세일한다. 금요일 자정 혹은 새벽부터 시작되는 폭탄 세일을 만끽할 수 있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방콕 103,615원 마카오 198,558원 *실패 확률 낮은 항공사 에어텔 가격 차가 너무 심해 종잡을 수 없는 에어텔 상품. 항공사에서 직접 기획한 상품을 선택하면 실패 확률이 낮다. 캐세이패시픽의 ‘슈퍼시티’, 싱가포르항공의 ‘시아홀리데이’, 타이항공의 ‘ROH’,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GOH’가 대표적이다. 국내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도 최근 ‘지니텔’을 만들었다. 이 상품들은 항공사에서 직접 팔기도 하고, 지정 여행사를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12월 Year End SALE 시작! 해외에서의 쇼핑에 관심이 있다면 12월이 기회다. 연말 세일을 노리고 남은 연차를 털어 홍콩이나 미국까지 원정을 다녀오는 이도 많다. 항공권 본전 뽑는 쇼핑 연말 쇼핑은 두말할 것 없이 홍콩. IFC몰, 하버시티 등 90여 개의 쇼핑몰에선 12월 중순부터 메가세일에 돌입하다. 와인, 수입품 등에는 세금이 전혀 붙지 않는다. 보통 크리스마스 전후에 본격 시작되는데 1월로 넘어가면 좋은 물건들이 동나고 없으니 서둘러야 함. 웬만한 명품들은 연말에 30% 정도까지 세일이 들어감. 1월 이후엔 70~80%까지 할인하는 제품도 많지만 양질의 상품을 찾기 어렵고 환불 불가도 많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도 연말엔 ‘이어엔드세일Year End Sale’이 펼쳐지는데 최대 70%니 발품만 잘 팔면 항공권 본전도 뽑을 듯. 오로라, 죽기 전에 한번은 오로라 관측이 더 이상 천문학자나 과학자들만의 몫은 아니다. 누구든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여행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캐나다 옐로우나이프나 노르웨이 트롬소가 가장 유명한 오로라 명당이다. 비행기를 두세 번은 갈아타고 가야할 정도로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보는 순간 넋을 잃게 될 것이다. 오로라가 멜로디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은 착란이 느껴질 정도라 함. 10월부터 3월까지가 관측률이 가장 높다. 땡처리 여행의 세계 땡처리 상품을 잘만 이용하면 상상하기 힘든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땡처리는 대부분 전세기 좌석 등의 판매가 부진할 때 시장에 나오는데 방학이 시작되기 전인 12월 초부터 12월 중순 사이가 남는 좌석이 많아서 득템 기회도 많다. 유럽 크리스마스마켓의 로망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혹은 연말까지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오색찬란한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린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이 유명한데 가정에서 만든 치즈와 햄, 초콜릿 등 먹거리와 수공예품, 의류 등을 판매한다. 레드와인과 오렌지, 계피 등을 넣고 만든 따뜻한 뱅쇼(혹은 글루바인)를 마시며 마켓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낭만적임. 파리 전역에서는 1월 한달간 다양한 할인 이벤트가 진행하는데 호텔들도 조식 무료, 늦은 체크아웃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홍콩 212,492원 세부 86,744원 에디터 최승표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떠올려 본다. 63살의 세일즈맨은 오늘도 장거리 출장을 갔다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밤늦게 귀가한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아들과 만나지만 계속 사소한 언쟁을 벌인다. 힘겨운 하루를 마감한 그 다음 날 세일즈맨은 평소 꿈이었던 자동차를 과속으로 몰아 죽음의 길을 택한다. 24시간의 일을 포착해 다룬 이 연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20세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아버지의 역할, 가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의미를 담아내 언제 봐도 진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 하면 생각나는 연기자가 있다. 전무송(71)씨. 1983년 이 연극에 처음 출연한 이후 지금까지 수십 차례 출연했다.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지난 4월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이 ‘세일즈맨의 죽음’을 한국식으로 각색한 ‘아버지’와 지난달 대구시립극단에서 올린 원작 무대 등 올해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23일에는 ‘아버지’로 속초 무대에 선다. 이처럼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씨의 대표작이나 다름없다. 이외에도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해럴드 핀터의 ‘생일파티’ 등도 전무송과 함께 걸어온 작품들이다. 연극에서는 고뇌하는 캐릭터를,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아버지 같은 인자한 역할을 자주 맡았다. 전씨는 최근 연기 인생 50년을 맞아 자녀들이 헌정한 무대 ‘보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또 한번 명품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딸 전현아가 극본을 쓰고 사위 김진만이 연출했으며 아들 전진우는 아버지와 함께 배우로 무대에 올라 훈훈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연기 인생 50주년에 이보다 더 뜻깊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인생에서 새로운 ‘보물’을 얻은 전씨를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연극 ‘보물’을 마치고 난 하루 뒤여서 자연스럽게 뒤풀이 얘기가 나왔다. 예술의전당 인근 식당에서 삼겹살로 ‘쫑파티’를 했는데 동료 배우와 소설가, 불교계 인사 등 여러 사람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줘 기분이 좋았다며 웃는다. 특히 외국에서 소식을 들은 팬들까지 찾아와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공연 기간 내내 좌석을 채워주신 관객들에게 더없이 감사하죠. 딸과 사위, 아들에게 50년 기념이다 뭐다 하지 말고 그냥 차분하게 해 나가자고 했지요. 우리네 인생살이에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잖아요. 객석과 함께 웃고, 울고, 호흡하며 인생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해주는 울림이 있는 시간을 갖자고 했지요. 그런데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고 관객들로부터 예상밖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그동안의 대표작들로 50주년 무대를 꾸미라고 했지만 내놓을 만한 뭐가 없어 안 하려고 했는데 자녀가 후배 입장에서 만들어 준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기념공연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오랜만에 동료인 오영수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 자신의 연극인생에서 ‘보물’처럼 뜻깊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언론과 많은 인터뷰를 한 터여서 전씨에게 되도록 같은 질문을 안 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고민이 됐다. 문득 신문배달원 때의 일을 꺼냈다.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시절, 그는 인천에 있는 서울신문 보급소에서 1년 남짓 근무했던 적이 있다. 그 생각이 나서 반갑게 “서울신문 전직 사우가 되는 셈이네요.”라고 했다. 전씨는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웃으면서 말한다. “당시 보급소 사장님이 시조작가이자 인천시 역사를 연구하는 분이셨죠. 제가 결혼할 때 주례까지 봐 주시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그 사장님이 남산 드라마센터의 개관작인 연극 ‘햄릿’ 티켓을 주셨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동경했고 ‘햄릿’을 꼭 보고 싶어 했거든요.” ‘햄릿’ 출연진은 장민호, 김동원, 황정순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어서 더욱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을 축소한 것 같은 무대를 보며 놀라고 사람들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연기를 펼치는 광경에 감탄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나서 팸플릿을 몇 번 들여다봤다. 이때 뒷면에 쓰여 있는 공고가 눈에 번쩍 들어왔다.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서울예술대학 전신)에서 학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이 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본 다음 아카데미 1기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희곡작가 동랑 유치진은 연중무휴 공연하는 극장을 목표로 드라마센터를 세웠고 배우를 제때 구하기 어렵자 배우 양성소로 연극 아카데미를 만들었던 것. 이때가 1962년으로 신구, 반효정, 이호재, 민지환씨 등이 동기생이었다. 극작·연출로는 윤대성, 오태석, 노경식씨 등 많은 인물이 1기생으로 출발했다. 전씨의 연기인생도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유치진 선생님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지요. 아마 처음에는 겉멋으로 연극을 하려 했던 것 같았나 봐요. 유치진 선생님이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훌륭한 인간이 돼라’고 하셨지요. 배우는 무대에서 말하는 데 10년, 연기하는 데 10년 걸린다고 하셨지요. 저에게는 큰 숙제였고 그 숙제를 풀려고 하다 보니 벌써 50년이 됐습니다. (잠시 생각하고 나서)선생님은 지금도 어려운 연중무휴 공연을 내걸 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1964년 동랑 레퍼토리 극단에 입단해 유치진의 ‘춘향전’에서 이몽룡역을 맡아 프로 무대에 데뷔, 지금까지 배우의 길을 걸어오게 된다. 그동안 후회는 없었을까. 몇 번 고비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연극인이라고 하면 춥고 배고픈 직업으로 인식됐다. 딸을 낳았을 때 우윳값도 없어 연극을 때려치우고 풀빵 장수나 하겠다고 하자 부인이 “연극배우 전무송과 결혼했지 풀빵 장수랑 결혼했느냐.”고 하면서 적극 말렸다. 또한 부인이 이 장사 저 장사를 하면서 전씨가 연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왔다. 그의 아들과 딸이 연극계에 뛰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부인이 일을 나가면 어린아이를 집에 혼자 놔둘 수 없어 연습실에 자주 데리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경찰도 되는 사람, 의사도 되는 사람으로 비쳤다. 전씨는 그런 고마운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것일까. 1977년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햄릿을 번안해 무대에 올린 ‘하멸태자’를 떠올린다. 연극 역사상 첫 해외 나들이로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는 물론 ‘브라보’를 외쳤다. 언론에 ‘뉴욕 하늘에 샛별이 떴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가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여권이나 비자 받기도 어려운 시절에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순회공연까지 했다. ‘하멸태자’는 지난해 똑같은 극장에서 다시 한번 공연돼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아마 오늘날의 한국 연극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됐을 것”이라고 술회한다. 그가 간직한 ‘연기자의 끼’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외가 쪽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릴 때 어머니가 태어나고 자란 충남 서산에서 자주 놀았다고 추억한다. 인천에서 통통배를 타고 7시간 만에 도착하면 외삼촌이 늘 반겼다. 함께 논두렁에서 물을 푸기도 하고 저녁이면 외삼촌한테 옛날이야기와 구전민요를 들었던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그려진단다. “삼촌은 이야기꾼처럼 재미있게 잘 풀어나갔고 소리 또한 아주 잘했다.”고 회고한다.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우리 사우끼리 만났으니 소주 딱 한 잔 어떤가.”라며 정겹게 웃는다. 그의 법명은 다정(茶亭)이다. 영화 ‘만다라’와 TV드라마 ‘원효대사’등에 출연하면서 지관스님과 인연을 맺어 법명을 받았다. 비록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일지라도 올곧게 연기자로서 반백 년 살아온 인생. 다정처럼 여유가 담긴 행복한 미소에서 그동안 연극과 가족이라는 큰 ‘보물’을 얻었다는 것을 문득 느낄 수 있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전무송은 남산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1기·1964년 ‘춘향전’ 데뷔 194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황해도 해주, 어머니는 충남 서산 출신이다. 인천중과 인천공고를 나왔다. 중학교 때는 야구부,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 등에서 활동했다. 1962년 남산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현 서울예술대) 1기생으로 입학해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프로 무대 데뷔작은 1964년 유치진의 ‘춘향전’이다. 이후 ‘하멸태자’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 ‘생일파티’ 등의 연극, ‘만다라’ ‘길소뜸’ ‘아부지’, ‘원효대사’, ‘왕과 비’ 등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1977년 연극 사상 첫 해외공연인 뉴욕 라마마 극장을 시작으로 유럽 순회공연을 가졌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1회 연극비평가상 연기상(1978), 백상예술대상 연기상(1986년), 이해랑 연극상(2005), 동아연극상 연기상(2006) 등이 있다. 딸과 아들, 사위가 모두 연극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북한산 야외 원형극장 놀러오세요”

    “북한산 야외 원형극장 놀러오세요”

    북한산 끝자락에 위치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호박골에 주민들을 위한 야외 원형극장이 서울시내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서대문구는 14일 호박골에 조성된 동네마당 준공행사를 갖는다고 13일 밝혔다. 동네마당 조성사업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활공간을 꾸미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2008년 12월 ‘생활공감 10대 과제’로 선정한 전국 단위 사업으로, 홍은동을 비롯해 부산시 동삼동과 광주시 운암동 등 3곳이 시범지역으로 뽑혔다. 이에 따라 구는 지난해부터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호박골 약수터 주변에 마을 대소사를 치르는 고향집 앞마당 이미지와 고대 그리스에서 문화 중심지라는 이미지를 동시에 살린 야외 원형극장을 조성했다. 게다가 경사가 심한 지형적 특성을 활용해 땅을 파거나 흙을 돋울 필요가 없어 비용도 최소화한 것이다. 호박골 동네마당은 250석 규모의 야외 원형극장, 배드민턴장 등 운동시설, 인공 폭포, 분수 연못, 야생화 정원 등으로 꾸며졌다. 새롭게 조성된 동네마당에서는 기존 홍은동 주민축제인 ‘홍은 한마당 축제’ 등의 개최 장소로 활용하고, 한여름밤의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또 연세대 주거환경학과와 협력해 ‘주민과 어린이를 위한 자연체험학습’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살아있는 역사의땅 이스라엘을 가다

    살아있는 역사의땅 이스라엘을 가다

    이스라엘. 누군가에게는 거룩한 곳이다. 그러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낯설거나 불편한 곳이다. 하지만 신성(神性)에 대한 선입견을 조금만 빼고 바라보면 믿음 여부를 떠나 종교 관련 유적지야말로 역사, 문화 공부에 더 없이 좋은 여행지다. 켜켜이 쌓이는 수직의 역사와, 그 기억과 공간을 공유하는 수평의 사람이 서로 씨줄날줄로 얽혀 살아가고 있는 곳. 이스라엘 땅에 스며있는 수천년의 역사와 자연 경관의 독특한 매력을 짚어 본다. │예루살렘 박록삼특파원│헤롯왕이 건설한 지중해변의 옛 항구도시 케사리아(Caesarya)와 이스라엘 북쪽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아코(Akko)는 이 땅 위에서 인간이 얼마나 융성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융성함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경제 수도 역할을 하는 텔 아비브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올라가면 케사리아, 40분 정도 더 올라가면 아코가 나온다. ●수직으로 쌓인 제국의 융성과 몰락의 시간들 아기 예수의 후환을 두려워하며 베들레햄의 갓난아이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 이가 헤롯왕이다. 욕망은 늘 공포의 단짝이다. 케사리아는 그 헤롯왕이 기원전 22년 방파제로 지중해의 파도를 잠재워 해상 무역을 위한 항구로 만든 인공의 도시다. 그는 원형극장, 마차경기장 등 당대 로마 못지않은 화려함도 함께 추구했다. 케사리아는 이후 로마제국이 총독부를 마련하며 더욱 번성했다. 로마는 1만 5000여명의 병사들이 먹을 식수를 끌어오기 위해 수㎞에 이르는 멋드러진 수로교(水路橋)를 지었고, 로마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목욕탕을 갖춰 놓는 등 화려함과 영원을 추구했다. 로마의 몰락 뒤 7~10세기는 이슬람의 시대였고, 11세기에는 십자군이 침략하며 종교의 지엄함을 원했다. 이후 터키제국이 지배의 발길을 거친 곳이다. 모두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를 이식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백, 수천년이 흐른 지금 그저 부서진 기둥 조각과 앙상한 돌무더기, 절반 남짓의 담벼락 등으로 남은 폐허는 제국의 영광, 승리의 기쁨을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옛 제국은 아이들의 소풍 놀이터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관광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 앞으로 몸을 내주며 흔적을 새겨 놓을 뿐이다. 모든 제국은 몰락했다. 모든 침략자는 패퇴했다. 유구하리라 바랐던 제국의 융성과 번창함은 또 다른 제국에 몸을 내줬고, 창과 칼로 만들어낸 승리는 영원한 지배를 약속하지 못했다. 시간이 강제하고, 인간이 그러하게 만들었다. 아코 역시 마찬가지다. 무슬림들의 정복, 십자군의 지배, 오스만튀르크의 지배가 밀물과 썰물이 나들듯이 이뤄졌다. 지배와 복속, 승리와 패퇴는 수천년이 흐르는 동안 이곳의 고대 건축물에 덧입혀져 왔다. 십자군시대의 건축물이 지하에 있고, 터키제국의 건축물이 그 위에 올려졌다. 또한 아코의 건축물들 위에는 또 다른 지배자 영국의 흔적까지 쌓였다. 이제껏 4% 남짓만 발굴됐다고 하니 살아 있는 역사 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예루살렘, 평화와 수평의 가치를 역설하다 이스라엘을 찾은 이의 발걸음은 당연히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이곳은 오늘의 이스라엘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키워드를 모두 품고 있다. 특히 올드시티에는 유대교를 믿는 이들, 이슬람교를 믿는 이들, 기독교를 믿는 이들이 공존한다. 유대인의 마을과 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아랍인의, 이슬람인의 풍경이 번갈아 등장한다. 예루살렘의 상징인 통곡의 벽(Western wall)을 손으로 짚고서 앞뒤로 몸을 흔들며 기도하는 유대인, 몇 골목 떨어진 곳에서는 시장통에서 팔라펠(피이타 빵 안에 야채와 고기 등을 넣은 아랍식 샌드위치)을 팔던 손길을 잠시 멈추고 코란 독경 소리에 맞춰 남루한 담요를 펴고 바닥에 엎드려 기도 올리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있는 곳이 바로 예루살렘이다. 경계의 이쪽저쪽에서 경계를 존중하며, 또한 경계를 비웃으며 살고 있는, 공존의 지혜를 터득한 이들이다. 하지만 초등학생 현장 학습 시간이면 총든 경호원이 꼬박 따라붙는다. 15명당 1명의 경호원은 의무 사항이다. 이러한 모습은 이곳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 불균형한 전쟁이 수십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곳임을 일깨워준다. 안타깝게도 분쟁과 갈등은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위주의 희생을 재촉한다. 이스라엘은 내부의 팔레스타인 외에도 시리아, 레바논과도 여전히 국경 분쟁과 지지부진한 평화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수천년 수직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예루살렘에서 평화와 공존, 수평의 가치가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실제로 이스라엘 북쪽 나자렛은 종교의 박물관이자 평화적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 예수가 나고 30년을 자랐던 나자렛에는 그리스·이집트 정교, 이슬람교, 천주교, 기독교, 동방교회 등 여러 종파들이 저마다 각자의 성당, 교회, 회당을 갖고서 최고 신성(神性)의 시원(始原)으로 삼고 있다. 글 사진 youngtan@seoul.co.kr ●여행 팁! 갈릴리 호수 북쪽 골란고원에서 요르단강 계곡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 사해가 나온다. 90번 도로다. 4시간 남짓 걸리는 비교적 긴 거리다. 길 왼쪽으로 이스라엘의 집단농장 키부츠가 가꾸는 바나나밭, 대추야자밭 등이 이어지고, 더 멀리로는 요르단의 산맥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린다. 요르단강은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국경이다. 오른쪽으로는 흙바람 날리는 광야, 양떼를 모는 목동이 점점이 보이는 풍경이 펼쳐진다. 중간중간 차를 멈춰 그 광경에 들어가 보는 것도 좋다. 서쪽으로는 지중해를 끼고 올라가는 길이 있다. 2번 도로다. 역사 속에서 유럽 등과 무역이 이뤄졌던 항구를 많이 끼고 있어 상대적으로 번성했다. 자파, 텔 아비브, 하이파, 아코 등 아름다운 도시들을 선으로 잇고 있다. 특히 해가 지는 시간에 이 도로를 타고 올라가면 지중해 석양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 은희경과 떠나는 크로아티아 가을여행

    은희경과 떠나는 크로아티아 가을여행

    빼어난 풍경과 온화한 기후로 유럽인들에게 사랑받는 여행국가 크로아티아. 이곳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역사 도시이지만 국내에는 아직 안내 책자 한 권 없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다. 2일부터 월~목 오후 8시50분 방송하는 EBS세계테마기행은 4부에 걸쳐 크로아티아의 숨은 매력을 공개한다. 이번 여행은 아직 소녀 같은 웃음을 지니고 있는 소설가 은희경이 함께 한다. ‘새의 선물’을 비롯해 ‘아내의 상자’,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등 소설을 통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그는 여전히 발랄한 모습으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크로아티아 가을 풍경을 전한다. 2일 방송하는 1부 ‘요정들의 호수 플리트비체’ 편은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를 찾는다. 방송은 이곳에서 수백 년 된 케이블카 등 각종 역사 유적을 소개한 뒤, 세계자연유산인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방문한다. 공원에는 백운암·석회암 지대 및 여러 가지 색을 내는 신비의 호수, 90여개의 폭포 등 천혜의 예술작품들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3일 2부 ‘중세의 낭만 이스트라’ 편은 크로아티아 이스트라 반도에 자리한 역사 도시들을 찾아간다. 이곳은 로마의 지배 당시 지어진 원형극장 같은 유적과 함께 세계 3대 진미라는 송로버섯으로 유명하다. 제작진은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 송로버섯의 채취과정과 요리법 등을 전한다. 이어 4일 방송하는 3부 ‘향기의 섬 흐바르’ 편은 도나트 성당이 위치한 도시 자다르를 찾아 유서 깊은 성당의 모습과 함께 환상의 풍경을 자랑하는 해변을 소개한다. 마지막 5일 4부 ‘아드리아의 진주 두브로브니크’편은 크로아티아의 전통공예·음악·춤을 즐길 수 있는 전통 마을을 찾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녹색공간] 트로이에서 본 초등학생 연극/박은경 세계 YWCA 부회장·연세대 객원교수

    그리스 신화속의 신들의 인간적인 모습은 그 진실, 허구성에 밀착된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트로이 왕국의 실존여부도 마찬가지이다. 빼어나게 잘 생긴 아기왕자 파리스는 프리아모스왕의 아들로 태어나지만 트로이를 불태우게 될 것이라는 왕비의 태몽에 따라 죽이라는 왕명에 따라 버려진다. 목동으로 자라게 된 청년 파리스왕자가 헬라, 아프로디테, 아테네 여신들의 미모싸움에 휘말리게 되어 스파르타 헬레네왕비와 사랑도피를 하는 운명을 맞게 된다. 결국 이 사랑행각은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도화선이 되었고, 트로이왕국은 이 전쟁으로 불길에 휩싸이게 된다. 과연 트로이의 목마 전쟁이 사실일까? 1860년대 고고학 배경이 전혀 없는 사업가 하인리히 슐리만은 그 지역 술탄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였고, 언덕배기 높은 지역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트로이 왕국의 유적을 비밀리에 발굴하였다. 기원 전 3000년 전에 도리아 인들이 세운 트로이 왕국을 신화가 아닌 실존의 사실로 규정지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큰 사건이었다. 트로이는 긴 역사흐름 속에서 자연간척으로 육지도시가 되어 있지만, 동전이 수없이 발견되어 트로이가 당시 에게, 지중해의 무역 중심지이었던 항구도시로 판명되었다. 슐리만 부인이 발굴한 머리장식과 목걸이를 걸고 찍은 사진을 보면서 발굴물들을 세계 유수 박물관에 처분하면서 이들 부부가 취했다는 경제이익의 자릿수를 가늠할 수 있었다. 당시의 목마가 들어갔다고 하는 트로이 왕국의 부서진 동쪽 성벽 앞에 선 필자는 신화와 실제가 교차하는 현장에 온 감흥에 젖었다. 세계사에 무식한 노 장년 한국인들에게 트로이의 삶을 정열적으로 풀어 준 우리의 가이드 ‘최 교수’의 설명이 끝나고 돌아서는 순간 한 1000여명이 들어갈 정도의 원형극장 안에서 작은 무리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돌아보았다. 초등학생 서너 명이 한국인들의 시끄러운 원형극장 설명이 끝나자 바닥무대에서 연극을 시작한 것이다. 둥그렇게 만들어 진 폐허의 원형극장 계단 중간에는 부모들로 보이는 20여명의 서양인들이 앉아 있었다. 아! 나는 발이 땅에 붙어 버렸다.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된 세 여신들의 질투가 들어온 탓인가? 내 가슴은 놀라움과 부러움으로 부글부글 끓는 듯하였다. 어찌할꼬?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지만 이들 서양인들은 5000∼3000년 전 역사의 현장에서, 그 당시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추던 자리에서 자그마한 연극공연을 하고 있지 않은가! 21세기라는 현재의 삶이 고스란히 트로이 당시 삶의 일부로 승화되고 있었다. 이들은 인간사회의 장대한 역사 속에 자신의 삶을 접목시키는 배움의 길을 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순간에 갑자기 학원 뺑뺑이로 휘둘리는 한국 어린이들이 떠오르는 나 자신도 문제가 있었다. 삶의 길이를 겨우 ‘내 한평생’으로 잡아서 잘 먹고 잘살기 위하여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만 하고, 영어를 잘해야 하는 한국식 교육의 정서가 어느새 나 자신의 걱정으로 승화해 버린 탓이리라. 이 트로이 원형극장에서 보는 이 없고 듣는 이 없이 20여명의 부모와 어린이 배우들이 자신들을 위한 공연 현장을 목격하니 감추기 어려운 부러움이 솟아났으리라고 나 자신을 변호해 본다. 한국의 단군신화도 어느 누구의 발굴에 의하여 실제로 승화되는 날이 올 수 있지는 않을는지? 트로이 왕국 같은 긴 역사는 아니더라도 한국 땅에도 단군신화 없이도 2000년 이상의 확실한 역사가 존재한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유구한 역사 덩어리가 그대로 보존되어서 거리자체가 박물관 같은 지역에 가면 한국 땅에 부재해 보이는 역사의 흔적에 애타는 마음이 인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 줄 2000년 역사의 현장은 어디 있는 걸까? 오늘 따라 한국 땅의 2000년 역사 중심지역인 한강 변에 늘어 선 아파트들이 더욱 꼴불견으로 보인다. 박은경 세계 YWCA 부회장·연세대 객원교수
  • 터키 2000년전으로의 여행

    터키 2000년전으로의 여행

    무너져 내린 돌덩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거대한 대리석 기둥에 손을 대어보자. 느껴지는가,2000년 전의 그들의 외침이.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터키 디딤의 아폴로 신전은 ‘신’과 인간을 이어주었던 대표적인 ‘신탁’의 성지였다. 무채색의 올리브 나무, 파란 물감을 잔뜩 풀어놓은 듯한 바다와 하늘의 절묘한 조화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해안 도시로의 여행은 낯선 이방인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에게해, 마르마라해, 흑해 그리고 지중해 사이에 기묘한 모양으로 떠있는 나라, 터키 여행은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또한 지중해를 따라 가득 들어선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들과 아폴로 신전, 고대 기독교 문화의 에페소 등 세계 문명의 흔적들이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시계를 2000년 전으로 맞추어 놓고 코발트빛 바다가 펼쳐진 지중해를 따라 터키를 돌아보자. 글 사진 터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터키 서남부 해안을 달리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좁다란 해안도로가 뻗어 있는 터키의 서남부 해안을 버스로 달렸다. 따스한 봄바람에 실려오는 싱그러운 바다 내음에 기분이 들뜨기도 하고, 로마와 그리스의 위대한 문화를 칭송하듯 하얀 포말을 토해내는 파도의 노랫소리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며 여행을 시작했다. # 진짜 코발트 블루, 이런 색이야 터키의 지중해 여행은 안탈리아에서 시작한다. 이스탄블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지중해 해안 도시로 터키 관광의 중심으로 불릴 정도로 최고급 호텔과 빌라 등 여행자들을 위한 고급스러운 편의시설이 많다. 또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안탈리아에서 주변의 유적지를 돌아보는 ‘버스투어’는 유럽인들에게는 인기. 첫번째 목적지인 올림포스까진 이름 모를 크고 작은 해변들을 끼고 달렸다. 끝없이 펼쳐지는 파란 하늘과 바다가 하나인 수평선을 보고 있노라니 ‘김형영씨 시’가 생각난다.‘하늘과 바다가 내통하더니/넘을 수 없는 선을 하나 그었구나/나 이제 어디서 널 그리워하지.’ 낯선 땅이라서일까, 슬픔을 간직한 색 ‘블루’때문일까. 뜻모를 슬픔이 가슴을 메운다. 파란 도화지에 흰점 같은 버스는 하얀 선을 그리며 달리고 또 달린다. 올림포스 해변은 로마시대부터 귀족들의 휴양지로 유명했으며 아직도 해안 절벽 위에는 집터들이 남아 있다. 계곡으로 들어가면 도굴되어 겉모양만 남아 있는 AD2세기 오데모스 장군의 묘, 바실리카 양식의 교회 흔적과 담장 등이 기다린다. 또한 올림포스는 레포츠의 천국으로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다. 산과 바다, 계곡이 잘 어우러져 캠핑이나 산장에서 머물며 트레킹, 카약, 스쿠버다이빙, 암벽 등반 등을 즐긴다. 많은 산장 중에 트리하우스가 유명하다. 산타클로스로 유명한 성니콜라스 교회와 바위절벽에 굴을 파 만든 암굴 묘가 있는 미라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 게코바가 있다. 비잔틴 시대의 아름다웠던 도시가 수차례 지진으로 인해 물에 잠겼다. 그래서 지금은 산 정상에 있는 리키아인들의 무덤만 슬픔 역사를 조린다. 하지만 에메랄드빛 바다 속에는 당시의 아름다운 도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렇게 바다의 아름다움에 취했다면 이젠 로마와 그리스의 거대한 문화에 취해보자. # 아폴로 신을 만나다 ‘아폴로 신전’이 터키에도 있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게코바에서 버스로 2시간을 달리면 디딤이란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곳 역시 그리스와 로마시대 번영을 누렸던 항구도시다. 그러나 지금 남겨진 것은 아폴로 신전이 유일하다. 아폴로 신전으로는 그리스 델포이 신전이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터키에도 디딤을 비롯한 아폴로 신전이 두개나 있다. 디딤의 아폴로 신전은 규모 면에서는 그리스 델포이보다 크다. 그러나 온전히 서 있는 기둥이 3개에 불과해 세상에 덜 알려졌다. 디딤의 아폴로 신전에 발을 디뎠다. 인간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던 신들의 영역은 지금 몇 번의 지진으로 무너져 내려 신전 앞에 뒹굴며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준다. 몇 아름도 넘는 기둥에 눈을 감고 손을 대어보았다. 혹시 아폴로 신을 만날까 하고 말이다. BC6세기경에 지어진 이 신전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황제들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오직 고위 사제만이 신전 안으로 들어가 하늘의 계시를 듣고 그 내용을 밖에 있는 왕이나 백성들에게 전하는 그런 곳이었다. # 황홀한 로마의 도시 에게해 해안 도시 이즈미르는 오디세이로 유명한 호메로스의 고향으로 터키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다. 여기서 남쪽으로 70㎞ 정도 떨어진 셀주크에는 터키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에페소가 기다린다.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아르테미스 신전으로 유명하며 로마시대에는 25만 명이 살던 아시아 최대의 도시였다. 에페소로 들어서자 기다리는 것은 앙상한 뼈대만 남은 신전의 기둥, 나뒹구는 대리석, 허물어진 건물뿐이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기둥 하나, 돌멩이는 모두 로마의 역사다. 특히 에페소는 기독교인이면 꼭 한번 들러보는 성지이기도 하다. 사도 바울이 갖은 핍박을 받으며 전도를 했던 곳이며 옥중에서 에페소 교인들에게 보냈던 편지가 바로 신약성서의 ‘에베소서’이다. 또한 사도 요한이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와 함께 에페소에 머물며 요한복음을 썼던 기독교 역사상 아주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에페소에는 없는 것이 없다. 여러 신전은 물론이고 대중들을 위한 목욕탕, 돈을 받고 운영했다는 화장실, 평민과 귀족들의 공간을 나누었던 헤라클래스가 새겨진 기둥문, 병원을 상징하는 조각, 대리석에 새겨진 ‘발’보다 작으면 미성년자로 취급해 들어 갈 수 없었던 창녀의 집, 도서관, 각종 하수도 시설 등 정말 고대 로마의 발달한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원형극장도 두개다. 귀족들이 회의를 했던 작은 것과 무려 2만 5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대중을 위한 원형극장도 재미나다. 과학적인 설계로 앞에서 그렇게 큰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뒤쪽까지 잘 들린다. 에페소에서 가장 멋있는 건물은 단연 켈수스 도서관이다. 비록 거의 다 무너져 내려 앞쪽만 간신히 건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건물의 높이가 16m나 되고 1만 2000권의 책을 가지고 있던 거대한 도서관이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도대체 2000여년전 기계도 하나 없던 그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거대한 신전과 건물들을 오직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따사로운 봄햇살이 내리쬐는 켈수스 도서관 앞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선율에 잠시 발을 멈춘다. 한쪽에서 3인조 오케스트라가 관광객을 위해 음악을 선물한다. 정말 2000년 전 그들의 삶이 스치듯 지나간다. 이곳에서 나온 많은 유물은 인근 셀주크 박물관이나 에페소 고고학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 터키 여행정보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은 터키항공(02-777-7055)이 월·목·토요일 1주일에 3차례 뜬다. 현재 전세기를 띄우고 있는 대한항공(1588-2001)도 조만간 주 3회 정식 취항할 예정.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는 약 12시간 걸린다.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통화는 터키 리라인 에테르(YTL)를 쓴다. 1달러에 1.25 YTL 정도.1유로는 1.45YTL. 우리 돈으로 720원 정도. 달러와 유로 모두 통용된다. 미리 달러로 환전을 해서 출국하는 편이 좋다.
  • 남산골 한옥마을에 국악공연장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 정통 국악공연장이 들어선다. 대학로에는 연극 연습을 하고 강좌도 들을 수 있는 ‘연극종합센터’가 생긴다. 서울시는 “남산골 한옥마을에 국악 공연에 적합하게 설계된 국악 전용공연장을 2007년 7월까지 조성하기로 하고 19일 기공식 및 축하공연을 가졌다.”고 24일 밝혔다. 국악공연장은 중구 필동 남산골 한옥마을 안 천우각 맞은 편 부지 700여평에 들어선다. 연면적 880평 지하 2층 지상 1층 300석 규모다. 무대는 기존 서구식 공연장의 프로시니엄(액자형) 무대에 고대 그리스의 원형극장 같은 아레나(돌출형) 무대를 복합, 정악과 민속악을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시는 이곳에서 정악, 민속악, 판소리 등 전통 국악공연과 청소년 국악교실, 전통문화 강좌 등 국악강습을 연중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시티투어와도 연계해 한옥마을에 어울리는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유연식 시 문화기반시설조성반장은 “지난해 7월 개관한 경기도 국악당을 포함해 전국의 국악 전용극장이 15곳에 불과하고, 대부분 국악 전용 무대음향과 설비 등을 갖추지 못한 다목적 공연장”이라면서 “국악 공연의 음향적 특징을 고려한 정통 국악 공연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로 ‘연극종합센터’는 지상 3층 270평 규모의 현 혜화동 동사무소(종로구 명륜동 4가 1번지)를 리모델링해 만든다. 대학로에서 열리는 각종 공연을 종합 안내하고 예매도 해주는 공연정보 안내센터, 연극 단체가 작품을 기획·연습하고 공연도 할 수 있는 소극장과 창작 스튜디오가 마련된다. 또 시민들이 연극 예술인들로부터 연극에 대해 강의를 듣고 연극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맘대路 멋대路 프랑스여행

    맘대路 멋대路 프랑스여행

    유행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이드의 깃발을 쫓아 다니는 패키지 여행은 구시대 유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내맘대로’ 자유롭게 떠나는 선진국형 개별자유여행(FIT)이 새로운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어디를 가보았다는 ‘점찍기식’ 여행에서 벗어나 나만의 여행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젊은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유럽의 관문인 프랑스를 FIT로 직접 다녀왔다. 쪽빛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초록빛 계곡과 드넓은 초원을 따라 파리에서 노르망디, 루아르, 꼬뜨 다쥐르, 프로방스까지 발길 닿는 대로 다녔다. 렌터카와 지하철, 버스, 프랑스 철도와 연안 여객선, 조그만 지방 철도에도 올랐다. 여행도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멋진 풍경을 만났다. 에펠탑이나 니스해변 등 여행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명소들보다 프랑스의 푸른 자연속에 숨겨진 비경들이 더 아름다운 감동을 안겨줬다. 그렇다고 패키지 여행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다. 크게 어렵지도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전정신과 철저한 준비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기자가 다녀온 10박 11일간의 프랑스 여행을 소개한다. ■ 도움말 MK유럽, 레일유럽, 프랑스관광청 프랑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여행, 이렇게만 하면 준비가 반이다 준비에 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랐지만 여행에 대한 설렘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준비에 노력한 만큼 편하고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교훈을 준 시간이기도 했다. 출발 한달전. 본격적인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항공과 숙박, 이동수단 등의 순으로 여행의 골격을 잡았다. 항공편은 인터넷 서핑을 통해 에어프랑스 홈페이지에서 특가 상품을 찾아냈다.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는 니스행 항공권으로 항공료 79만 9000원에 파리 스톱오버(경유지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것) 비용 10만원, 세금 10만 9000원 등 모두 100만 8000원. 정상 가격(130만∼180만원대)보다 많이 쌌다. 일본이나 두바이 등을 경유하는 60만∼80만원대 항공편도 있었지만 편하고 빠른 직항편을 택했다. 숙박은 유럽지역 호텔 예약 전문업체인 MK유럽(02-719-0461)을 통해 일정에 맞는 주요 도시에 호텔을 정했다. 인터넷에 숙박예약 사이트가 많지만 MK유럽은 국내 여행사 등에 호텔을 공급하는 다국적 호텔 체인업체로 훨씬 저렴하다. 숙박은 특급부터 일반 호텔까지 다양하며, 숙박비는 문의해 경비에 맞추면 된다. 교통수단의 경우 지하철이나 버스 등 단거리 이동은 현지에서 해결하면 되지만 철도나 렌터카 등은 국내에서 예약하는 것이 편하고 저렴하다. 유럽 지역의 철도는 레일유럽 한국사무소가 있는데 개인 예약은 받지 않으며, 서울항공(755-1144)과 걸리버(2170-6500),RTS(722-4033)에서 대행한다. 렌터카는 허츠나 에이비스, 알라모 등의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개별 여행인 만큼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통신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분당 발신은 1000∼2000원, 수신은 400∼500원이다. 여행자 보험은 출국직전 공항에서 가입하면 된다. 비용은 보상액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사망 1억원, 상해치료 2000만원, 질병치료 1000만원, 휴대품 분실 40만원의 경우 10일에 1만 5000∼2만원선이다. 여행 준비물로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자기가 가볼 곳에 대한 여행정보를 미리 찾아 준비하고, 프랑스 여행서적 2권 정도를 지참하면 좋다. 특히 파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광지는 불어 안내서밖에 없는 만큼 불어 사전도 지참하면 요긴하다. 이 정도만 준비하면 여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기타 현지 여행 정보는 기사의 <ⓘ>를 참고하면 된다. ◆ DAY1 몽마르트르, 야경에 취하다 ●설렘과 걱정, 파리에서의 첫날밤 ‘잠시후 샤를르 드골공항(CDG) 도착하겠습니다.’현지 시간 오후 6시40분(국내 시간 새벽 1시40분). 파리 도착을 알리는 대한항공 KE 901편 기장의 목소리에 잠이 깼다. 창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파리의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그저 파랗기만 하다. 오후 1시55분 서울을 출발한 비행기는 12시간을 날아왔지만 파리는 한낮의 강렬한 태양이 내리쬔다.‘뭘 해야하나?’ 첫 숙박지를 찾는 것조차도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목적지는 파리시내 북쪽에 위치한 ‘포레스트 힐 라 빌레트’(Forest Hill La Villette). 시내 지도를 펴고 한동한 고민한 끝에 고속전철(RER)과 지하철을 타는 것이 찾기 쉬울 듯싶어 공항 RER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RER 티켓(8.75유로)과 지하철표를 10묶음 단위로 할인 판매하는 ‘카르네’(carnet)를 구입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함께 탈 수 있는 티켓 1장은 1.30유로지만 카르네는 10유로. <ⓘ-1> 처음 타본 RER는 후텁지근했는데 무엇보다 내릴 역에 대한 안내방송이 없어 당혹스러웠다.RER는 20분만에 파리 북역(Gare du Nord)에 도착했고, 지하철 2,7호선으로 갈아타고 ‘포르트 드 라 빌레트’(Porte de la Villette)역 에 내렸다. 지하철 역시 안내방송이 없어 역구내의 간판을 보면서 내릴 곳을 가늠해야 했다. 지하철 문도 우리와 달리 수동식으로 내릴때 녹색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손으로 돌려서 열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호텔 프런트에 ‘호텔 바우처’(호텔 예약서)를 보여주고 방을 얻은 뒤 짐을 풀었다. 별 3개인 호텔 숙박료는 조식을 포함,1박에 210유로. <ⓘ-2> ●젊음이 가득한 몽마르트르 언덕 밤 9시. 피곤함이 밀려왔지만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가기위해 과감히 방을 나섰다. 지하철 7,2호선을 타고 앙베르(Anvers)역에 내려 사크레쾨르 사원이 있는 언덕을 올라갔다. 순백의 성당 잔디에는 늦은 시간에도 많은 인파로 붐볐고, 언덕위의 노천 식당 테라스는 활기가 넘쳤다. 배가 고파왔다. 성당 아래 ‘레테 앙 팡트 두스’(L´ete en Pente Douce)라는 작고 예쁜 식당을 찾았다. 식사는 ‘오늘의 요리’로 치즈와 토마토, 돼지고기 등을 넣은 샐러드 ‘살라드 뒤 뮐레’(11유로)로 양이 무척 많다. 팁은 식탁에 놓고 나오면 된다. <ⓘ-3> 순백색 조명을 밝힌 성당을 올라가자 야경을 감상하는 인파로 가득했다.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젊은 남녀가 키스를 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지만 너무 자주 보여(?) 금방 익숙해 졌다. 이어 성당을 끼고 오른쪽길로 올라가면 몽마르트르 언덕이 나타나는데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도 10여명의 화가들이 관광객들에게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다. 밤 12시 호텔로 돌아와 파리의 첫날밤을 지냈다. 한국 시간으로 치면 아침 7시로 밤을 꼴딱 세운 셈이다. <ⓘ-4> ◆ DAY2 센강은 좌우를 나누지 않는다 ●쪽빛 하늘을 따라 도심을 걷다 눈이 부시도록 파란 물빛이 창밖에서 쏟아진다. 그 빛에 놀라 잠을 깬 것은 오전 5시. 시차 탓에 빨리 일어난 것이다. 호텔에서 간단히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은 뒤 본격적인 시내 관광에 나섰다. 오전 8시. 지하철을 타고 파리의 중심인 시테(Cit)섬의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했다.<ⓘ-5> 시테역에 내리자 고딕 건축의 최고 걸작인 대성당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닥에는 파리 중심석이 새겨져 있다. 형형색색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비취는 성당 내부는 장엄함과 엄숙함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이어 걸어서 파리의 중심을 흐르는 센(Seine)강을 건넜다. 강폭은 넓지 않았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파리 3·4대학(소르본대학)을 거쳐 뤽상부르 공원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다. 앙리 4세의 왕비가 세운 공원으로 넓이가 25만㎡에 이른다. 사각형으로 반듯하게 깎아놓은 나무과 넓은 잔디밭. 잔디에 누워 하늘을 봤다. 구름 한점없는 하늘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죽은자들의 세계 카타콩브 찌는 듯한 더위는 시원한 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지하묘지 카타콩브(Catacombes·입장료 5유로). 사전 지식이 없이 들어간 지하묘지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주택가 한복판에 만들어진 지하묘지로 800m에 이르는 동굴안에 인골 600만기가 안장돼 있다. 낮 12시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관광객이 거의 없다. 나선형 계단을 땅속으로 내려가자 어두컴컴한 동굴안에서 서늘함이 밀려왔다. 기온은 11∼12도. 밖의 날씨와 비교하면 등골이 오싹해지다 못해 춥다. 가로 1.5m, 높이 3m의 동굴을 따라 100m쯤 걸어들어가자 유골이 동굴 양 옆으로 빼곡하게 쌓여 있다. 출구까지는 45분이 걸린다. 밖으로 나와 인근에 있는 ‘와자’(Wadja)라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이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토론을 벌이는 식당이다. 매일 바뀌는 오늘의 메뉴는 전채요리와 메인요리, 디저트 세 가지로 구성된다. 전채요리는 꽃양배추 샐러드, 메인요리는 생선과 쇠고기, 디저트는 과일프루츠나 치즈빵 중에 고르면 된다. 발품을 팔아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다. 가격도 14유로로 비교적 저렴하다. 몽파르나스 묘지는 철학자 사르트르와 시인 보들레르, 소설가 모파상 등 저명인 100여명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인근 주민들에게는 공원처럼 편안한 곳이다. 파리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집을 찾아 지하철을 타고 7호선 퐁마리(Pont Marie) 역에 갔다. 역에서 나와 퐁마리 다리를 건너 첫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보이는 ‘베르티용’(Berthillon)이라는 집이다. 유사한 아이스크림 집이 많아 헷갈리기 쉽지만 간판에 ‘31번’이라고 쓰인 집이 원조다. 가격은 1컵짜리가 2유로,2컵짜리가 3.5유로다. <ⓘ-6> 휴식도 여행의 일부. 오후 8시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잠자리에 들었다.<ⓘ-7> ⓘnformation center ⓘ-1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RER와 버스, 택시 등 다양하다.15∼2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에어프랑스 버스의 경우 편도 11.50유로 정도이며, 택시는 도심까지 40∼50유로(야간 20% 할증)다. 환율은 1유로에 1240원 정도. ⓘ-2 이는 공시 가격으로 국내에서 예약하면 훨씬 저렴하다. 호텔 숙박료는 대도시와 지방,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지방 도시의 별 1∼2개짜리 호텔이 40∼80유로다. 별 3개 이상은 100∼300유로 선이다. ⓘ-3 팁은 음식값이나 택시요금의 10% 정도지만 식당에서는 통상적으로 2∼3유로 정도면 된다. ⓘ-4 항공권은 에어프랑스 티켓을 끊었지만 왕복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인천∼파리행은 오전 10시25분, 오후 1시55분 두차례 있는데 오전은 에어프랑스, 오후는 대한항공이 운항된다. 두 항공사가 코드셰어(좌석공유)를 해 두 곳 중 저렴한 항공사에서 티켓을 끊으면 된다. 돌아오는 항공편은 오후 1시15분,9시50분에 있다. 에어프랑스 티켓으로도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 ⓘ-5 지하철은 14호선까지 있으며, 운행은 오전 5시30분부터 자정넘어(0시30분)까지 운행한다.1·3·5일권인 파리비지트 패스(www.parisvisite.co.kr) 등 다양한 할인 티켓 제도가 있지만 하루에 티켓이 2∼3장 정도면 충분한 만큼 카르네가 간편하다. ⓘ-6 프랑스 거리는 집 주소만 알면 지도 한장만 들고도 어디든 찾아갈 수 있을 만큼 잘 정비돼 있다. 지도에 표시된 도로 번호를 따라 가면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7 프랑스 전원은 220V로 우리나라와 같다. 자기전 카메라와 캠코더 등을 충전하면 된다. ◆ DAY3 전원 드라이브, 느림을 즐기다 ●파리의 명물 에펠탑과 개선문 전날 너무 일찍 잠을 청한 탓에 눈을 떠보니 새벽 2시. 잠이 오지 않아 오후부터 시작될 렌터카 여행을 준비했다. 책을 펴고 오를리(Orly) 공항에서 노르망디 지역의 수도원 몽생미셸로 가는 길을 연구했다. 전날 5유로 주고 구입한 미슐랭(Michelin) 프랑스 전도를 펴고 고민하는 사이 어느 덧 날이 밝았다. 오전 일정은 에펠탑과 개선문. 식상하리만치 유명한 파리의 상징물이지만 빼놓을 수는 없었다. 오전 8시 에펠탑을 향했다. 에펠탑은 6호선 트로카데로(Trocadero)역과 비르아캥(Bir-Hakeim)역에서 내리면 갈 수 있다. 샤이요(Chaillot) 궁전도 구경하면서 내려갈 겸 트로카데로 역에서 내렸다. 멀리 샹드 마르스 공원과 에펠탑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1898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에펠탑은 높이 320m로 3개 층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다. 이어 샤를르 드골 에투알(Charles de Gaulle Etoile)역에서 내려 개선문을 본 뒤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넓은 도로를 따라 유명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있다. 오를리 공항을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센강을 따라 앵발리데(Invalides) 옆에 있는 에어프랑스 버스정류장으로 걸었다. 센강 유람선을 타는 바토뮤슈 승선장에는 일찍부터 관광객들이 유람선 관광에 나섰다. 센강과 어우러진 에펠탑의 풍경이 장관이다. 퐁데 앵발리드 다리와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앵발리드 공원을 지나자 정류장이 나타났다. 도보로 30분. 오를리행 버스는 30분마다 1대씩 있는데 1인당 8유로다. 차비는 기사에게 내면 된다. 시내 교통이 막혀 공항까지 40분쯤 걸렸다. ●렌터카를 몰고 시골 풍경속으로 오를리 웨스트 공항 허츠 렌터카 데스크에서 한국에서 예약한 바우처와 함께 국제면허증, 신용카드를 내밀자 손쉽게 수속을 끝냈다. 직원은 프랑스내 호텔 주소를 물은 뒤 “한번도 안 탄 새차를 빌려 주겠다.”며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수속을 마친 뒤 터미널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렌터카는 이제 막 출고된 소형 벤츠. 타코미터(운행기록장치)에 36㎞라고 찍힌 갓 출고된 차량이었다.<ⓘ-8> 오후 1시30분. 무작정 공항을 빠져 나왔다. 낯선 곳에서의 운전, 낯선 차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왔다.‘괜히 빌렸다.’는 후회도 들었다. 렌터카 직원이 “공항을 나가 5분쯤 파리 시내쪽으로 가다가 ‘베르사이유’(Bersailles) 방향의 표지판이 보이면 그 길로 진입하라.”고 알려줬지만 긴장한 탓에 진입로를 놓쳤다.10여분쯤 헤매다 결국 차를 세운 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 겨우겨우 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편도 3차로의 차선중 모든 차가 가장자리의 차선을 이용한다는 것. 추월할때만 1·2차선을 이용했다.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130㎞, 비가 올 때는 110㎞. 차들은 운전경력 15년인 나도 별로 내본적이 없는 170∼190㎞의 속도로 말그대로 쌩쌩 달린다. 어느 정도 운전에 익숙해지자 주변 경치가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널찍한 벌판에 젖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그림속의 풍경들이 계속 이어졌다. 긴장이 풀리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샤르트르 지방을 지나 고속 휴게소로 들어갔다.<ⓘ-9> 낯선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들으며 달린지 3시간. 국내에서 좋아하는 음악 CD 등을 가져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국도로 1시간쯤 달리자 오후 5시30분 몽생미셸에 도착했다. 널찍한 갯벌 사이로 난 긴 도로를 달리자 햇빛을 받아 금색으로 빛나는 웅장한 수도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수도원 앞 주차장(주차료 4유로)에 차를 세운 뒤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성 내부 관람은 6시까지로 아쉽게도 입장이 마감됐다. 그렇지만 성안 마을 등은 돌아볼 수 있었다. 성안은 17세기의 마을 모습 그대로다. 고풍스러운 호텔, 식당, 매점, 기념품 가게 등이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살아있는 과거의 마을이다. 레스토랑 호텔인 ‘메르 풀라르’ 맞은편에 있는 유명한 비스킷 가게에 들러 버터와 우유가 듬뿍 들어간 ‘칼레트’ (9유로) 한상자를 샀다. 오후 8시쯤 성을 나와 숙소를 잡기로 했다. 다른 지역의 숙소는 서울에서 미리 예약을 했으나 이 지역은 렌터카 일정이 늦게 결정되는 바람에 숙소를 정하지 못했다. 몽생미셸에서 10분쯤 거리에 있는 성밖 마을에는 호텔들이 많았다. 그러나 차로 1시간을 달려 항구도시 생말로(St.Malo)에 도착했다. ●시골 피자집 아저씨의 미소 밤 9시. 생말로는 젊음의 활기가 넘쳤다. 해변에는 수영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제트스키, 보트 등이 거친 물살을 가르며 달렸다. 숙소는 유스호스텔의 일종인 상트로 바트릭 바탕고 ‘오베르주 쥐네스’(Auberge de jeunesse). 건물이 아담하고 예쁜데다 해변 근처에 있어 인기가 높은 숙소다.2인실을 빌려 짐을 풀었다.(숙박료는 조식 포함 1인당 16.5유로). 방은 깨끗하고 넓었다. 직원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자 “올 초부터 한국 배낭여행객들이 조금씩 찾고 있다.”며 2유로인 침대 커버를 무료로 건네줬다. 짐을 풀고 인근 ‘엘 파티오’(El Patio)란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했다. 작은 피자와 시원한 생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자 하루의 피로가 씻은 듯 달아났다. 특히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고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피자집 아저씨의 미소는 두고두고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음식값은 10유로. ⓘnformation center ⓘ-8 렌터카는 국내 대행업체에 전화로 예약하면 이메일로 바우처를 보내주는데 인쇄해서 가져가면 된다. 비용은 24∼27일(3박 4일) 72시간 빌리는데 89.59유로이며, 세금 등을 포함해 143유로 정도가 든다. 예약시 오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국제면허증은 각 운전면허시험장에 가면 당일 발급해 준다. 인지대 5000원. ⓘ-9 휴게소는 우리나라 비슷하다. 주유소를 거쳐 들어가면 대형 슈퍼마켓과 화장실, 레스토랑이 있다. 톨게이트도 우리나라 체계와 비슷해 입구에서 표를 뽑은 뒤 나갈 때 돈을 지불한다. ⓘ-10 프랑스의 운전에서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은 ‘선진입차 우선’인 교차로. 우리나라와 같은 사거리에는 대부분 로터리가 있는데 왼쪽에 진입한 차가 없으면 들어갈 수 있다. ⓘ-11 고성 투어버스는 투르역 광장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출발하는 투어 차량이 있다. 반나절(5∼6시간), 하루코스(9시간) 등이 있는데 20∼40유로다. 입장료와 점심값은 별도다. ◆ DAY4 투르, 동화나라로 가는 길 ●생말로에서 투르까지 안개 낀 ‘그랑베 섬’(Rocheur du Grand Be)과 해안선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해변은 이른 아침부터 조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간간이 빗줄기가 쏟아지는 해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차를 몰고 시내를 한바퀴 돌았다. 좁은 도로를 따라 가자 프랑스 최대의 항구답게 수백여척의 요트가 정박해 있고, 영국 등지로 떠나는 대형 여객선도 기적을 울리며 사람들을 불렀다. 오전 10시. 간단하게 숙소에서 아침을 해결한 뒤 루아르(Loire) 고성지역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속도로보다는 시골 국도를 달리고 싶은 마음에 국도를 따라 떠났다. 내리던 빗줄기도 점차 줄어든다.<ⓘ-10> 시골길은 무척 한적했다. 스쳐지나가는 하나하나의 풍경이 그림이다. 그래서 프랑스에 고흐, 고갱, 마티스 등 유명 화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스쳤다. 대형 지도를 따라 가다 보니 수차례 길을 잃었지만 그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그냥 주변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라발, 앙제시내를 거쳐 지나갔다. 기름이 거의 바닥이 가까워 온다. 주유도 하고 잠시 쉴 겸 다시 고속도로에 들렀다. 얼마쯤 달리자 휴게소다. 주유소는 셀프 주유다. 노랑, 파랑, 빨강 라벨의 주유기가 있어 어느 것을 넣어야 하나 잠시 고민. 근처에 있는 “주유원에게 어느 것을 넣어야 하느냐”고 묻자 ‘쉬페르 프르미에르’(Super Premiere)라고 쓰인 노란색 주유기를 가리켰다. 처음으로 직접 해보는 주유. 차의 주유기를 열고 넣자 45ℓ나 들어간다. 기름이 가득차면 저절로 멈춰 주유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기름값은 50유로로 따져보니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계산은 주유한 후에 중앙에 있는 계산원에게 가서 주유기 번호를 불러주면 된다. 투르로 향하는 길은 영화속에서나 봤음직한 전원 풍경 그대로다. 경치에 취해 차를 대놓고 쉬어가기를 여러번. 사나흘을 머물러도 좋을 듯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의 만남 오후 4시 ‘프랑스의 정원’으로 불리는 루아르 계곡에 접어들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1020㎞의 루아르 강을 따라 르네상스 시대의 왕후, 귀족들의 수많은 성이 흩어져 있다. 프랑스 전역에 약 5000개의 성이 있는데 이중 쉬농소·앙부아즈·랑제·앙제·블루아·쇼몽·슈베르니성 등 80여개가 이 곳에 있다.<ⓘ-11> 첫 목적지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무대가 된 위세(Uss)성. 투르시내에서 28㎞떨어진 곳으로 1485년에 건축됐다. 동화속의 성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첨탑이 주변 경치와 어울려 아름답다. 너무 조용해 정말 공주가 잠만 잘 수밖에 없었을 것처럼 고요하다. 사진은 성 앞에 있는 작은 강 뒤에서 찍는 것이 예쁘다. 사진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인근에 있는 아제 르 리도(Azay-le-Rideau)성으로 향했다. 성보다는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휴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점심은 인근의 ‘라망드’라는 식당에 들어가 오믈렛(8유로)으로 간단히 때웠다. 이어 빌랑드리(Villandry) 성으로 향했다.16세기 건축물로 르와르 고성중 가장 마지막에 곳.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 쉽지 않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성 관광’ 안내 광고에 등장할 정도로 아름다운 성이다. 각종 야채가 있는 정원, 장식정원, 분수정원 등 정원이 특히 아름답다. 내부와 정원 관광은 8유로. 오후 7시. 투르 시내에 예약한 ‘홀리데이 인 호텔’에 들어갔다. 기차역 앞에 있어 찾기 쉬웠다. 주차장에 들어가려면 먼저 호텔 체크인을 한 뒤 가로막을 통과할 수 있는 비밀 번호를 받아야 하며, 주차료 7유로를 내야 한다. 식사는 역 앞에 있는 ‘로데옹’(L´odeon)이란 식당.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민물고기 요리를 파는 곳으로 가격은 15∼20유로. ◆ DAY5 작은 마을에 들러 고흐를 기리다 ●투르에서의 한적한 휴일 프랑스의 주말은 어떨까. 시민들의 휴일 생활을 엿보려 일요일마다 시청앞에 장이 서는 벼룩시장을 찾았다. 100여개의 노점에는 집에서 쓰던 소품이며, 책, 그림, 찻잔, 액자, 음악판과 CD 등 없는 것이 없다. 쓰던 물건이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예쁜 액자 하나를 사려고 물어보자 30유로. 새것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 시내를 빠져나오자 몽콩투르(Moncontour) 포도주 동굴 저장 지역이 나왔다. 파리로 향하던 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이 곳의 경치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포도밭 산책로’라는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보니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넓은 포도밭과 대형 저장고가 보였다. 마을 전체가 포도주를 생산하는 곳이다. 인근에 있는 ‘뱅 드 부브라이’라는 곳에는 바위산에 동굴을 뚫고 집을 지은 이색적인 마을. 바위산 위에 지은 돌탑과 그 아래 마을, 호텔 등 모두가 돌산과 연결돼 마을이 형성돼 있다. 렌트카로의 마지막 여행지인 파리시내 북쪽에 있는 조그만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파리 외곽도로의 교통 체증 탓에 5시가 넘어서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고흐의 발자취를 찾아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1890년 7월 고흐가 3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곳. 비록 이곳에서 고흐가 산 시간은 두달 남짓하지만 이 곳을 무대로 많은 그림을 남겼다. 고흐가 자취했던 ‘라부(Ravoux)의 숙소’(입장료 5유로) 등 골목 구석구석에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고흐의 자취를 더듬어 갈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안내판이 나온다. 그림을 그린 방향을 어림잡아 가늠해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마을과 계단, 오베르 교회, 까마귀 들판 등을 그림의 소재를 돌아본 뒤 산중턱에 있는 고흐의 묘지를 찾았다. 동생과 나란히 묻혀 있는 묘지는 담쟁이 덩굴로 둘러싸여 있지만 다른 묘지들에 비해 그리 화려하지는 않다. 오후 8시. 오를리 공항 근처 홀리데이 인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뒤 내일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 DAY6 니스 해변, 푸른 바다에 마음을 적시다 ●렌터카 여행을 마치고 렌터카를 반납한 뒤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남프랑스의 니스(Nice)로 향했다. 느지막이 일어나 공항터미널로 향했다. 렌트카 반납에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오전 11시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반납은 열쇠를 건네 주는 것으로 간단히 끝났다.<ⓘ-12> 비행기는 오후 3시. 공항 방침상 짐을 보관해 주는 장소나 라커가 따로 없기 때문에 출발 시간까지 무작정 공항에서 기다려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비행기가 1시간30분이나 연착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3∼4시간 걸리는 떼제베(TGV)를 이용하는 것는 건데 아쉬움이 든다. ●가슴을 열어주는 니스해변 오후 6시 ‘리비에라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붙은 니스에 도착했다. 국제 영화제로 유명한 칸느와 함께 지중해를 바라보는 꼬뜨다쥐르 지방의 중심도시.4번홀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선 버스’(요금 4유로)에 올랐다. 니스 해변을 따라 가는 버스에서 보는 풍광이 눈을 사로잡는다. 공항에서 해변까지는 약 6㎞.20분 정도 걸린다. 리비에라(Nice Riviera) 호텔에 짐을 푼 뒤 곧바로 해변으로 향했다. 그냥 물속으로 뛰어 들고 싶을 정도로 푸르다. 그 속에서 흘러가는 여유로운 시간. 호텔에서 마세나광장에서 해변으로 가면 활모양으로 뻗은 해안을 따라 화려한 호텔들이 즐비하다.<ⓘ-13> 프롬나드데장글레(영국인의 산책로)는 해안을 따라 3.5㎞에 걸쳐 계속되는데 해변은 형형색색의 파라솔과 데크체어로 채워져 있다. 밤 9시가 넘도록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긴다. 볼거리도 많다. 마세나 광장 등지에서는 음악공연과 길거리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길거리에 동상처럼 서있는 각종 캐릭터 모형은 실제 사람으로 관광객들이 돈을 넣으면 슬쩍 움직인다. 이 곳에서 동쪽으로 가다보면 약간 높은 바위산이 보이는데 이곳이 빠끄 드 샤또라고 불리는 ‘성터공원’이다. 해안선과 옛항구 등 니스의 마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 엘리베이터(편도 0.7유로)가 있다. 맛집은 마세나 광장 인근에 있는 지중해 요리 전문점 방돔(Le Vendome)에서는 원조 홍합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9유로. ◆ DAY7 칙칙폭폭, 지중해를 끼고 달리다 ●기차를 타고 지중해를 따라 기차를 타고 지중해의 쪽빛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것만큼 시원한 것이 있을까. 맑게 갠 하늘, 검푸른 지중해의 먼 바다, 수영복 차림으로 바닷가를 거니는 연인들…. 니스에서 칸, 툴롱, 마르세유, 아를, 아비뇽을 거쳐 계속되는 철로변의 풍경은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굳이 어느 도시에 내리지 않아도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광만 보아도 가슴이 시원하다. 이렇게 기차 여행이 시작됐다. 호텔에 큰 짐을 맡긴 뒤 니스빌 역으로 갔다. 한국에서 끊어온 3일짜리 프랑스철도 자유 티켓으로 첫 목적지인 아를(Arles)로 향했다. 시간표는 각 역마다 비치돼 있다. 직접 가는 편도 있지만 대부분 마르세유(Marseille)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 오전 9시 니스역에서 기차를 타고 갔다. 가는 길은 영화의 도시 칸 등을 지나가는데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마르세유엔 11시26분, 아를에는 오후 1시51분에 도착했다. 기차는 영화에서 보는 왜건형 칸막이방. 한 방에 6명이 마주보고 앉아서 간다. ●작지만 예쁜도시 아를과 아비뇽 론강(Le Rhone)을 끼고 있는 아를은 작지만 기원전 1세기 로마시대의 유적 등 볼거리가 많은 도시다. 아를 역에서 걸어서 라마르틴 광장을 거쳐 내려가면 카발르리몬, 원형투기장, 고대극장, 생트로핌 교회, 반고흐 카페, 반고흐 다리 등 볼거리가 많다.3세기 초엽 만든 생트로핌 교회는 로마네스크 미술의 견본으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장소다. 반 고흐가 요양을 했다는 아를 요양원에서는 이젤을 펴놓고 예쁜 정원을 그림에 담는 화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반고흐 다리는 시내에서 직접 가는 버스가 없다. 바리올(Barriol)행 1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20분 정도를 걸어야 볼 수 있다. <ⓘ-14> 오후 6시 아를 역으로 돌아와 인근 도시 아비뇽(Avignon)으로 향했다. 기차로 17분.14세기 교황청이 이 곳으로 이전해 오면서 세계 교회의 중심지가 됐다.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교황청 광장 주변 카페들이 예쁜데 로셰 데 돔 공원에서 바라본 론강의 경치가 압권이다. 공원에서는 ‘생베네제’ 다리가 보이는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멜로디인 ‘아비뇽 다리위에서’라는 동요의 무대가 된 곳이다.12세기 지어졌으나 17세기 홍수로 소실돼 지금은 반쪽만 남아있다. <ⓘ-15> ◆ DAY8 섬섬옥수, If I were a bird ●하늘 빛을 담은 프리울섬 마르세유 항구에 있는 어시장은 어촌 마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갓 잡아 올린 정어리와 도미 등 각종 생선을 판매하는 어부들과 아침 찬거리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마르세유는 프랑스에서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BC 600년전 그리스인들이 세운 항구도시다. 마르세유에서는 한번쯤 여객선을 타고 인근섬 여행을 떠나도 좋다. 아침 일찍 항구의 ‘벨주부두’에 있는 마르세유 여객선 터미널(www.answeb.net/gacm)을 찾았다. 이 곳에서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무대가 됐던 ‘이프섬’(Ile D´If)으로 가는 배가 떠난다. 왕복 10유로. 오전 9시부터 1시간 단위로 배가 출발하는데 만선이면 시간에 관계없이 출발한다. 이프섬은 배로 10여분 남짓 걸린다. 여객선의 종착지는 이프섬에서 10분쯤 더 떨어진 ‘프리울 섬’으로 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성이다. 나무 한그루 없는 민둥산은 사막을 연상케 한다. 섬에 내려 순회 코끼리 열차(왕복 3.5유로)에 올랐다. 차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30분쯤 걸리는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황홀하게 만든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해수욕장이 있는데 쪽빛 물빛 그자체다. 가는길에 있는 해수욕장은 2∼3일쯤 푹 쉬다가고 싶게 만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전 11시30분 배를 타고 서둘러 섬을 나왔다. 기차를 놓쳐 바로 직후 있는 테제베를 예약했다. 일반 철도는 그냥 타도 되지만 테제베는 예약이 필요하며, 따로 수수로(1.5유로)를 내야한다. 그래도 프랑스 대표 철도인 테제베를 타본다는 기대감에 표를 끊었다. 그러나 니스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50분. 일반열차가 2시간10분 걸리는 것에 비해 이 구간에서만은 시속 300㎞이상으로 달린다는 테제베가 오히려 일반 고속열차보다 느리다. 자리도 일반열차에 비해 불편하다. ⓘnformation center ⓘ-12 렌터카 반납시 우리나라와 달리 꼼꼼하게 체크하거나 묻는 일이 없다. 기름이 부족하거나 렌트 시간을 초과하면 미리 100유로 정도 임치해 놓은 돈에서 제하고 돌려준다. ⓘ-13 공항 등 프랑스의 공공장소에서는 노인과 장애인, 임산부, 유아 등에 대한 우대가 특별하다. 줄을 서지 않고 우선적인 서비스를 받는다. ⓘ-14 프랑스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계절이 분명한데 남프랑스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에는 덥지만 건조해 지내기 쉽고, 겨울에도 온난하다. ⓘ-15 프랑스 철도 예약을 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여행 계획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철도 패스중 적합한 것을 골라야 한다. 패스를 이용하는 국가 수에 따라 요금이 천차만별이다. 유럽 전지역을 돌아다니려면 유레일 패스가 유리하지만 프랑스 등 특정 국가만을 여행하려면 프랑스 패스를, 프랑스와 인근 국가 3∼5개국을 이용하려면 유레일 셀렉트 패스를, 프랑스와 이탈리아 2국가만 여행하려면 프랑스-이탈리아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저렴하다. 프랑스 철도패스는 1등석 성인이 299달러이며,2명 이상 여행할 경우 세이버 티켓을 끊으면 15%정도 저렴하다. 나머지 패스의 경우 1개국을 추가할 때마다 7만∼10만원정도 요금이 올라간다. 특히 철도패스에는 센강 유람선, 박물관 할인 등 보너스 할인 혜택이 있으므로 꼼꼼하게 살펴보면 좋다. 모든 패스로는 해당국가 테제베와 일반 철도 모두를 탈 수 있는데 테제베를 타려면 반드시 미리 예약을 해야 하며, 예약비로 1.5∼8유로 정도를 내야 한다. 일반 철도는 예약없이 기차역에 나가 오는 기차를 그냥 타면 되는데 3일권의 경우 한달동안 3일을 탑승 횟수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 DAY9 포도주·풍경, 프로방스의 유혹 ●프로방스 철도에 몸을 싣고 아침 일찍 ‘살레야 광장’으로 향했다. 아침에는 과일, 야채 판매상과 꽃시장,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서 서민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니스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중심부에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전문점 등이 즐비하다. 생필품은 물론 고급 브랜드부터 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한 품목을 갖췄다.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없는 프랑스 전통 치즈와 포도주, 과자 등 각종 먹을거리를 맛봐도 좋다. 낮 12시 호텔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코드다쥐르 지방의 웅대한 산악풍경을 볼 수 있는 프로방스 철도(www.trainprovence.com)에 올라보기로 했다. 철도역은 니스역에서 북쪽으로 약 400m,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데 하루 4차례 정도 기차가 운행한다.<ⓘ-16> 철로가 단선이라 교행이 어려운데다 철로가 오래돼 수리를 자주해 역에 도착하면 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기차는 두칸짜리 아담한 기차지만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기차다. 기차역에서 프랑스철도 티켓을 보여주면 50% 할인해 준다. 디뉴까지는 150㎞로 3시간10분이 걸리는데 시간이 없어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앙트르보(Entrevaux)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17세기 요새마을 앙트로보 앙트로보까지는 크고 작은 13개의 기차역을 지나는데 1평 남짓한 간이역도 많다. 기차는 바르강 계곡을 따라 달리는데 깎아지른 듯 세워진 바위산과 계곡, 산허리에 매달린 자그마한 마을 등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차창밖으로 매력적인 마을이 즐비하다. 이날도 철로에 이상이 생겼다. 오래된 철로라서 수리중이라는 차장의 말에 따라 중간에 내려 2∼3개 역을 버스로 갈아타고 갔다. 바위산 단면들은 지층이 지리책에 나온 사진처럼 그대로 보아도 멋있다.2시간 걸려 도착한 앙트르보는 17세기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바위산 정상에 있는 요새도시가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든다. 성을 휘감고 올라가는 길이 이채롭다. 그 앞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고성문이다. 강에는 마을 아이들이 수영을 즐기고, 마을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고성을 들어가는 길에 입장료를 따로 받는 사람이 없어 입장료 자판기에 돈을 넣고 3유로짜리 코인 티켓을 끊은 뒤 회전문에 넣으면 들어갈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은 다소 가파르다. 그렇지만 건너보이는 마을 전경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예쁘다. 정상에는 각종 방과 감시탑, 감옥 등 전형적인 성이다. 정상까지 다녀오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 DAY10 마지막 시간은 마티스와 함께 ●니스에 아쉬움을 남겨두고 이제 막 적응이 됐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후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오전에는 호텔에 짐을 맡기고 마티스 미술관과 샤갈 미술관을 돌아보기로 했다. 마티스 미술관까지는 17번 버스(1.20유로)를 탔다. 가는 길에 검표원들이 버스를 가로 막고 표검사를 했다.<ⓘ-17> 마티스 미술관(입장료 4유로)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오히려 인근 시미에 지구에 있는 로마시대의 투기장과 원형극장, 목욕탕 등 유적들이 더 볼만하다. 이어 걸어서 20분정도 떨어진 샤갈미술관(입장료 4.5 유로)에는 구약성서 이야기를 묘사한 17장의 연작 유화 등 450점이 전시돼 있다. 오후 2시 공항으로 출발, 아쉬웠던 여행이 끝났다. 호텔에서 택시를 불러 탔는데 편도 요금은 25유로.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프랑스. 일상에 찌들어 쫓기듯 살아온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유익한 여행이었다. ⓘnformation center ⓘ-16 기차는 니스에서 알프스 온천마을인 디뉴(Digne)까지 운행한다. 니스에서 오전 06:42,09:00,12:43,17:00에 출발하고, 디뉴에서는 07:00,10:33,13:58,17:25분에 출발한다. ⓘ-17 버스 티켓을 기사에게 구입하면 꼭 버스에 비치된 개찰기(콩포스테·Composter)에 표를 체크해야 한다. 그래야 표에 시간이 찍히고 이후 표가 1시간 정도 유효한데 만일 이를 하지 않고 있다가 검표원에게 걸리면 ‘무임승차’에 해당하는 벌금을 문다. 무임승차하다 걸리면 30배의 벌금을 물게 된다. ⓘ-18 관광지와 호텔 주변은 소매치기 등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찰·구급차(19), 소방서(18), 주 프랑스대사관(01.47.53.01.01), 한국관광공사(01.45.38.71.23), 대한항공(01.42.97.30.80)으로 연락하면 된다.
  • 검투사의 무대 콜로세움서 연극 공연

    [로마 AFP AP 연합] 고대 로마시대의 원형극장 콜로세움에서 1,500년만에처음으로 연극이 공연된다. ‘콜로세움 2000 프로젝트’의 하나로 그리스국립극장은 19∼21일 로마 콜로세움에서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공연하며,27∼29일에는 테헤란드라마아트센터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이슬람판을 공연할 예정이다. 이후 마지막 작품으로 8월 5∼6일 산타세칠리아 국립아카데미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멘델스존의 작품 ‘오이디푸스’를 연주,올 여름시즌 총 8건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고 이탈리아 문화부가 17일 밝혔다.‘오이디푸스왕’의공연 첫날에는 카를로 아제글리오 참피 대통령이 관람할 예정이다. 과거 콜로세움에서 검투사와 맹수의 혈투와 해전(海戰)이 공연될 당시에는7만5,000명의 청중이 들어갈 수 있었으나 1,500년만에 이뤄지는 이번 공연에는 입장 인원이 입석을 포함,700명으로 제한된다. 523년 마지막으로 공연이이뤄졌던 콜로세움은 이번 행사를 위해 8년간에 걸쳐 복원공사를 진행했으며,로마의 한 은행이 복원예산을 지원했다.
  • 교황, 20세기 순교자 선정

    [바티칸시티 AFP AP 연합]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마틴 루터 킹 목사, 알도모로 전 이탈리아 총리, 오스카르 로메로 엘살바도르 대주교 등을 20세기의계파를 초월한 기독교 순교자로 선정하고 이들의 업적을 치하한다. 로마 교황청은 오는 7일 로마시대 원형극장으로 살상의 상징이기도 한 콜로세움에서 특별 의식을 거행하고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기독교 순교자 일부를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될 순교자 중에는 비폭력 흑인 민권운동가로 64년 노벨평화상을수상하고 68년 암살당한 킹 목사,78년 테러단체인 ‘붉은여단’에 의해 납치됐다가 살해된 이탈리아 기독민주당 출신 모로 총리,인권운동가 겸 해방신학자로 우파에 의해 암살된 로메로 대주교 등이 포함됐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구교,신교,그리스정교,영국국교회 등 종파를 초월해 20세기 기독교 순교자로 총 1만2,000명을 선정할 예정이며 전체 순교자 명단은올해말께 확정될 예정이다. 명단에는 구소련 전체주의, 나치즘,파시즘, 유럽공산주의 압제, 테러,세계각국 독재정권 등에 의한 희생자가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교는 선정작업의 책임을 가톨릭 역사가 안드레아 리카르디씨에게 맡겨 지난 5년 동안 자료 검토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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