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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악 치닫는 서울 아파트값… 특단의 공급 대책 왜 없나

    [사설] 최악 치닫는 서울 아파트값… 특단의 공급 대책 왜 없나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86주 연속 올라 문재인 정부 때 최장 기록인 85주를 넘어섰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후 강남 일부만 급매가 나올 뿐 풍선효과로 외곽 아파트값은 되레 상승하는 역효과가 빚어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외치는 ‘닥공’(닥치고 공급)이 속도를 내지 않으면 역대 정부가 되풀이했던 부동산 정책 실패는 또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6주 연속 상승한 서울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의 최장 기록인 85주마저 넘어섰다. 오세훈 시장은 어제 페이스북에서 “더 심각한 것은 상승의 강도”라고 짚기도 했다. 역대 정부 취임 후 1년간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이재명 정부가 14.73%로 노무현 정부(11.68%), 문재인 정부(9.41%)를 웃돈다는 것이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 이외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는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대출 규제로 억눌린 수요가 중저가 외곽으로 밀려난 결과다. 정부의 금융·세제 대책이 역효과를 내고 있는데도 지난 1년간 세 차례 내놓은 부동산 공급 대책은 가시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7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호 착공을 발표한 뒤 올해 1·29 대책은 6만호 공급을 구체화했다. 이어 지난달 8·13 대책은 23만호+알파(α)를 발표하며 실질 추가 착공분으로 12만호+α를 내놨다. 그러나 발표만 있을 뿐 정부와 서울시 간 용산공원, 탄천물재생센터 부지 개발 등을 놓고 이견만 거듭하고 있다. 8·13 대책에서 서울 내 유일한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훼손지 개발도 주민들의 반발로 최근 설명회가 무산됐다. 정부는 공급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으로 시장에 신뢰를 줘야 한다. 특히 국회에 계류된 용산 캠프킴 부지 등 유휴부지 개발법을 비롯해 재건축·재개발 단축을 위한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 용적률·고도 규제 완화, 통합심의·인허가 패스트트랙 등이 속도를 내야 한다.
  •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자는 척했던 거인창신메모리, 5년 내 판도 엎을 것국가 빅펀드, 수십조원 씨앗 뿌려IPO로 시장에서 자본 회수 모델DDR4 반값에 뿌리며 시장 잠식삼전닉스, 멈추는 순간 따라잡혀AI 응용시장에 사활 거는 中14억 인구와 데이터 원석이 무기AI로 제조업 전환, 생산성 극대화2500명 필요했던 공장, 로봇 대체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가동원가절감해 제조업 세계 1위 목표한국의 대응방안은한국 제조업·미국 빅테크 손잡고중국처럼 생산 원가 낮춰 생산을반도체·배터리·바이오 최종 보루규제·주52시간 근무 등 타개하고고품질·고신뢰 첨단 공급자 돼야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인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중국이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을 만나 중국 반도체·AI 굴기의 비결, 한국 반도체의 갈 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 소장은 “최근 반도체 초호황은 미중 갈등에서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것으로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며 “미국도 중국도 못 하는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기술 공급자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하게 中 앞선 반도체, 기술 격차 3년 -창신메모리(CXMT)가 최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시가총액 1위(약 770조 원)에 올랐다. “잠자던 거인이 깨어난 게 아니라, 사실 자고 있던 척했던 거다. 지금은 세계 4위지만 5년 안에 판도가 뒤집힐 것이다. 현재 우리와 기술 격차는 범용 D램은 3년, HBM은 5년 격차, 이 숫자를 편하게 볼 수 있는 한국 기업은 없다. 올해 2분기 CXMT의 D램 점유율은 불과 1년 만에 4%에서 10%로 2.5배 뛰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CXMT에 자금과 자신감을 동시에 선물했다. 호황의 과실이 경쟁자를 키우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국가 보조금’에서 ‘증시 활용’으로 전략을 바꿨나. “씨앗은 국가가 뿌리고 열매는 시장이 따가는 구조다. 1단계는 국가 빅펀드가 수십조원을 쏟아 기술 기반을 닦는 것, 2단계는 기업공개(IPO)로 자본을 회수하는 것이다. CXMT는 666억 위안, YMTC는 330억 위안을 증시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리스크는 국가가, 수익은 시장이 가져간다. 반도체에 이어 로봇까지 이 공식이 반복된다. 더 교묘한 건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여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반도체에 돈을 넣게 만들면, 미국도 함부로 제재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이다. 외국 돈이 들어오면 미국도 쉽게 손을 못 댄다.” -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시점은. “범용 D램 기술 격차 3년, 실적 타격은 5년, 달력을 보면서 긴장해야 할 숫자다. CXMT는 지금 DDR4를 반값에 뿌리며 시장을 잠식 중이다. 가격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한국에 남은 방어선은 HBM뿐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HBM4, HBM4E에 자원을 집중하고 범용 D램 의존도를 줄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중국이 쫓아올 수 없는 속도로 계속 앞으로 달아나야 한다. 멈추는 순간 따라잡힌다.” -HBM 경쟁에서 중국은 아직 못 따라오고 있는데. “5년 격차의 기술 해자(진입 장벽), 지금은 든든해 보이지만 해자도 메워진다. HBM은 단순 반도체가 아니라 패키징·적층 공정이 결합된 복합 기술이다. 2030년 이전에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중국이 HBM3를 양산하는 순간, 한국은 HBM4E와 HBM5로 이미 올라서 있어야 한다. 기술 우위란 결국 속도 경쟁이다. 앞서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가장 위험하다.” -최근 반도체 호황은 우리 기업의 실력 아닌가. “운을 실력으로 오판하는 착각이다. 미중이 싸우는 바람에 우리한테 황금비가 내린 것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AI 제재가 없었다면 지금의 초과수요는 절반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지정학적 횡재를 실력으로 포장하는 순간 판단이 흐려진다. 지금 대비해야 할 건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부동산 폭락보다 더 빠르고 더 깊을 수 있다.” -중국의 AI모델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딥시크가 증명한 건 단순하다. 돈 많이 쓴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AI 기업들은 오픈AI·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모델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물량으로, 중국은 저비용 효율로 싸운다. 다만 추론 극한·에이전트 AI·멀티모달 최전선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6~12개월 앞서 있다. AI는 1등이 독식하는 시장이다. 그 격차가 작아 보여도 결정적이다.” -중국은 AI보다 기존 산업에 AI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인데. “중국은 이걸 ‘AI플러스’라 부른다. AI 모델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우면 AI 응용 시장에서 이기겠다는 전략이다. 14억 인구와 세계 최대 제조업이 데이터 원석이다. 제조·물류·농업·의료에 AI를 입히면 데이터가 폭발하고 AI 성능이 다시 올라가는 선순환이 생긴다. 제조업의 AI 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수출이 금지된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없어도 산업적인 응용은 중간급 칩으로 충분히 작동한다. 싸움터를 자신에게 유리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저비용 두뇌·몸통 단 中휴머노이드 -AI플러스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나. “작년에 중국의 가전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다녀왔다. 과거 2500명이 돌리던 라인을 지금은 로봇과 자율 운반차가 대신한다. 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돌아가는 공장, 이른바 ‘다크팩토리’(Dark Factory)다. 현재 중국에서 수백 개가 가동 중이다. 중국이 노리는 건 AI로 생산원가를 절반으로 자르는 것, 제조업 세계 1위를 기술이 아닌 원가절감으로 굳히는 것이다. AI를 목적이 아니라 돈 버는 수단으로 본다.” -중국의 AI플러스 전략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AI플러스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다. 반도체 빼고 제조업에서 중국을 앞서는 분야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다크팩토리로 인건비를 0에 수렴시키고 원가를 40~50% 낮추면 한국 제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경고음은 울리고 있지만 한국은 듣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제조업에서도 AI를 활용할 방안이 있다면. “한국이 미국에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를 투자해도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 그 해법으로 산업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한국의 제조업과 미국의 빅테크가 손 잡고 중국처럼 생산원가를 낮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현대차와 오픈AI, 삼성전자와 클로드, SK하이닉스와 구글이 손잡고 ‘한국형 AI플러스’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한국에서 다크팩토리를 만들어 원가가 50% 절감되는 것을 보여주는 시범사업을 한 뒤 미국에 이런 공장을 짓는 것이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도 상장해 주가가 폭등했다. “1600만 원짜리 휴머노이드가 로봇 시장의 문법을 바꿨다. 테슬라 옵티머스보다 싸고 더 많이 찍어낸다. 유니트리 G1은 글로벌 가격 파괴를 선도하며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의 32%를 장악했다. 중국의 강점은 부품 공급망이 전부 국내에 있다는 점이다. 모터·배터리·센서·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외국에서 조달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설치 시장 상위 4개사가 전부 중국 업체다. 로봇 시장을 만든 것도, 지배하는 것도 중국이다.” -중국 휴머노이드 밸류체인이 세계에 주는 영향력은. “딥시크라는 저비용 두뇌에 유니트리라는 저비용 몸통, 이 조합이 ‘피지컬 AI’ 양산 시대를 열고 있다. 모터·배터리·AI 모델·로봇 프레임까지 밸류체인이 중국 안에서 완결된다. 외부 의존도가 거의 없다. 역설적으로 이 지점이 한국의 기회다. 서방 기업들이 중국산 하드웨어를 꺼리는 상황에서, 자동차·정밀기계 기반을 갖추고 신뢰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한국이 믿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미국 제재에도 중국의 반도체·로봇 기술이 향상되는 이유는. “미국 제재가 오히려 자립을 강요했다. 화웨이가 미국 칩 공급이 끊기자 기린 칩을 스스로 만든 게 상징적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게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엔지니어 수는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공대생이 의대생보다 대우받는 나라, 그 선택이 지금의 기술력을 만들었다. 현재 반도체 자립도 33%, 로봇 자립도 55~65%다. 제재의 역설이다.” ●수명 다한 전략적 모호성 버려야 -이대로면 우리 기업이 코너에 몰리지 않을까. “가마솥의 개구리가 물이 뜨거워지는 걸 모르듯, 위기는 천천히 온다. 철강·조선·가전·화학은 이미 중국에 내줬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가 마지막 보루인데, 이마저 내주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해체된다. 다음 세대 기술인 HBM5·차세대 배터리·바이오신약에 지금 당장 베팅해야 한다. 중국보다 1~2세대 앞서 있으면 가격이 아닌 기술로 싸울 수 있다. 규제·주 52시간 근무·데이터·벤처자본 등 발목을 잡는 구조를 빨리 타개해야 한다.” -미중패권 시대 한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 “전략적 모호성은 수명이 다했다. 이제는 선택적 명확성의 시대다. HBM·AI 반도체·첨단 방산은 미국 동맹 체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경제와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실용적 관계를 끊을 수 없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최대 수출처다. 등을 돌리는 건 전략이 아니라 자해다. 미국도 중국도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것,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부품 공급자 포지션을 선점하면 양쪽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나라가 된다.” -오래전부터 중국을 지켜봤다. 느끼는 점은. “중국은 느리다는 편견은 착각이었다. 20년 전 중국 공대생은 100만 명이었다. 지금은 이공계 졸업생만 480만 명, 한국 전체 대학생보다 많다. 중국 기업가들의 위기의식은 한국보다 훨씬 날이 서 있다. ‘내일 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혁신을 만든다. 실패해도 다시 하는 집요함이 있다. 한국은 대기업 시스템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45일에 한 번씩 AI·빅데이터 등 첨단 산업을 함께 공부한다. 국가 장기 산업전략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밀어붙인다.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략이 흔들린다. 그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만들었다.” ■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와 IT애널리스트로 17년간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역임한 이후 20년여간 중국 경제와 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기술패권시대의 대중국 혁신전략’, ‘한국반도체 슈퍼乙전략’,‘차이나 퍼즐’ 등이 있다. 최광숙 대기자
  • 11월 마이애미에서 북미 정상 만난다?…‘트럼프-김정은’ 깜짝 재회 가능성 부상 [밀리터리노트]

    11월 마이애미에서 북미 정상 만난다?…‘트럼프-김정은’ 깜짝 재회 가능성 부상 [밀리터리노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전격 재회’ 가능성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1월에서 12월 사이,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를 계기로 파격적인 북미 정상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G20 무대 전격 활용?…‘트럼프식 비대칭 외교’의 부활미국 워싱턴의 주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최근 대담에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연말 북미 접촉 가능성을 무게 있게 다뤘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오는 12월 14~15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전후한 연말 국면을 북미 간 외교적 접촉이 가시화될 핵심 시점으로 지목했다. 대담에 참석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역시 이에 동의하며 “두 지도자 모두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보여주기식 외교’(showmanship)를 선호한다”고 짚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주최하는 G20 무대에 김 위원장을 전격 초청해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파격적인 시나리오를 구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적국과의 파격 대화를 주저하지 않으면서도 기존 동맹 구조를 흔드는 트럼프 2기 특유의 ‘비대칭 외교’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출범 이후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자제해 온 점을 자신에 대한 ‘존중’으로 받아들이며 이에 대한 화답 성격의 이벤트를 고민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 수용하나…한국 외교엔 부담 북미 대화 재개 시 협상의 성격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 시각에서 북한의 핵 보유는 지난 35년간 이어진 미국 역대 정부 대북 정책 실패의 산물”이라며 “현실 인정 바탕 위에서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데 큰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역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통해 “대화를 위해 미국이 할 일이 많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와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해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사태 협조, 투자 협정, 규제 마찰 등을 이유로 한국에 불만을 표출하는 사이, 북미 직교류가 추진될 경우 ‘한국 패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대화 전 몸값 올리기”…9월 북한 고강도 도발 경고 다만 연말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파격 시나리오가 성사되기 전, 북한이 몸값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강도 도발에 나설 위험을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협상 테이블이 열리기 전 북한은 체면과 위상을 끌어올리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며 “그 최적의 타이밍은 9월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미중 정상회담 직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을 동시에 압박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판 흔들기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11월 마이애미에서 연말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나는 ‘깜짝 쇼’가 현실화될지, 아니면 그에 앞선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 냉각될지 향후 두 달간의 외교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박승진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주택 공급 결의안 부결 입장 표명

    박승진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주택 공급 결의안 부결 입장 표명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위원장 박승진, 더불어민주당 중랑구 제3선거구)는 제339회 제1차 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38명이 공동 발의한 ‘서울시 주택 공급 확대 및 부동산 정책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최종 부결시켰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안건은 주택 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두고 여야 의원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오간 끝에 표결로 처리됐다. 해당 결의안은 지난 7월 10일 김길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실거주 의무 및 수요 억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시민 중심의 주택 공급 확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저해하는 대출 규제·인허가 장벽 개선 ▲취득세·양도소득세 완화 등 합리적 세제 개편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과도한 시장 개입 지양과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 권한 존중 등을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상임위원들은 서울시민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정부에 합리적인 주택 정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는 결의안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했다. 다만, 결의안의 구체적인 발의 절차와 세부 내용을 두고 위원들 간에 적지 않은 이견이 노출됐다. 각각의 상임위원들은 표결에 앞서 ▲전세의 월세화에 따른 시민 주거비 부담 가중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 따른 주택 거래 급감으로 인한 주택 시장 침체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결의안 가결의 필요성을 제시하였으며, 반대로 ▲발의문의 의결 주체가 ‘서울시의회 의원 일동’이 아닌 ‘국민의힘 의원 일동’이라는 점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시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결의안을 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절차적 문제▲지방선거 결과를 특정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해석하는 등 편향된 주장이 정치적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표현상 문제 ▲무조건적 규제 완화 시 무자본 갭투자 성행, 전세사기·깡통전세 재발, 지가 상승, 대량 이주 시기 전월세난 심화, 지방세 세수 감소에 따른 공공재원 부족 등 부작용이 간과됐다는 내용상 문제 또한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 결의안은 발의 절차, 표현 및 내용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가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그럼에도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정부에 심각한 부동산 상황에 대해 건의하시려면, 내용·표현상의 보완과 함께 양당 합의를 먼저 거친 후 재발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제12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주택공간위원회를 이끌며, 주택 및 부동산 정책이 일방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율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여야 의원 간의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치고 각계각층의 생생한 시민 의견을 고루 수렴하여, 민생과 직결된 주요 정책들이 균형 잡힌 시각 속에서 합리적으로 결정되도록 투명한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시민 주거·교통권 가로막는 민주당 독단 운영’ 강력 규탄 및 즉각 시정 촉구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제12대 의회 출범과 함께 당론으로 발의한 제1·2호 민생 결의안이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들의 독단적이고 편파적인 의사 진행으로 인해 안건 상정도 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다음과 같이 엄중히 논평한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최종부 대변인 논평 전문 서울 시민의 주거·교통권 가로막는 민주당의 독단적 의사 운영을 규탄한다 제12대 서울시의회 개원과 함께 서울시민의 민생을 위해 국민의힘 의원 38명 전원이 연서하여 발의한 제1호, 제2호 결의안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자의적인 권한 행사에 가로막혀 표류하고 있다. 시민의 마땅한 권리와 편익을 위해 마련한 이번 결의안이 다수당의 정략적 판단에 의해 잠식되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먼저, 주택공간위원회에 계류 중인 「주택공급 확대 및 부동산 정책 정상화 촉구 결의안」은 과도한 규제로 경직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자는 상식적인 제안이다.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고 불합리한 세제를 개편하여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자는 취지임에도 민주당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안건의 건설적인 심사보다는 부결을 강행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결의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양당 대표 간 합의안을 가져오면 다시 논의하겠다”는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했다. 진정 취지에 공감한다면 안건을 통과시켜 의회의 뜻으로 모으면 될 일이다. 이는 민주당이 과거 부동산 규제 정책의 실패를 가리기 위해 현재 무주택 시민과 낙후 지역 주민들이 겪고 있는 주거 불안을 외면하는 처사다. 교통위원회의 의사 운영 또한 실망스럽다. ‘미래형 신교통망 구축 및 시민 교통권 보장 촉구 결의안’은 출퇴근 혼잡을 해소할 한강버스와 도심항공교통(UAM)의 도입은 물론, 기후 재난으로부터 대중교통망 침수를 예방할 대심도 빗물터널 구축을 촉구하는 중대한 안건이다. 그럼에도 민주당 소속 교통위원장은 단순한 소관 부서의 범위를 명분으로 내세워 안건 상정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방재 및 교통 인프라 구축마저 소모적인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은 상임위원장의 명백한 권한 남용이다. 상임위원장에게 부여된 의사일정 진행 권한은 합리적인 안건 심사를 통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라는 것이지, 특정 진영의 논리를 수호하는 문지기 역할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객관적인 행정 수요와 시민의 일상을 외면한 채 상임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행태는 의회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할 뿐이다. 해당 상임위원장들에게 엄중히 요구한다. 소모적인 정쟁과 권한 남용을 즉각 중단하고, 시민의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한 국민의힘 민생 결의안을 즉각 상정하여 조속히 처리하라. 2026. 9. 2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변인 최종부
  • [열린세상] ‘집값 전쟁’의 본질

    [열린세상] ‘집값 전쟁’의 본질

    집값과의 전쟁이 또 시작됐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질 때마다 반복해 오던 ‘국공유지 주택용지 활용’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태릉골프장 부지나 과천 경마장 부지는 물론 국가적 상징성을 지닌 용산공원 부지까지 개발 후보지로 거론하며 서울과 수도권의 땅을 사실상 ‘징발’하듯 끌어모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격앙되어 있다. 최근 발표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집값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실거주 사정이 여의치 않은 비거주 1주택자들의 공분만 샀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다며 내놓은 비아파트 대출 지원 정책 역시 ‘폐버스 활용 대책’과 다를 바 없다는 청년층의 원성이 높다. 특히 용산공원 부지 개발 논의는 역사성과 공원 녹지의 가치, 후손들이 누려야 할 미래 공간을 간과한 치명적인 졸속 대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정부 입장에서 집값 잡기가 얼마나 급박하고 답답했으면 이런 다급한 카드까지 만지작거렸을지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 정부에 진정 필요한 것은 조급한 땜질식 대책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직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 격언은 단순히 정책의 손을 놓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문제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더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진단하라는 경고다. 그동안 수없이 반복된 실패를 돌아본다면, 이제는 정부 정책이 간과해 온 본질적인 원인을 짚어보고, 추진 중인 대책마저 과감히 수정·보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서울 집값 상승의 가장 큰 동력 중 하나는 ‘대학입시제도가 강남권과 서울에 유리한 교육 불균형’에 있다는 주장을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수능 중심 입시 체제는 부모의 소득 수준이 높고 사교육 인프라가 집중된 강남과 서울 주요 지역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것이 바로 거듭된 규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남불패’ 부동산 신화의 작동 요인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초·중·고 교육의 불균형은 지방 대학의 소멸을 가속화하고, 지방의 고급 인재 육성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낳는다. 이는 곧 심각한 지역 불균형으로 이어져 인구 소멸, 지방 의료 체계의 붕괴, 문화 편익 시설의 부재라는 총체적 위기를 불러온다. 과거 행정중심복합도시, 각 지역의 기업도시 및 혁신도시 지정 등 수많은 지방 분권 대책이 추진되었음에도 서울 집중을 막지 못했던 이유 역시 자녀교육을 위해 서울을 떠날 수 없는 본질적 요인을 풀지 못해서다. 최근 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3대 메가 프로젝트라는 장대한 국가 계획을 수립하고 전격적인 지방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단순히 확보된 부지나 수백조 원의 재원이 아니다. 핵심은 ‘고급 인재들이 지방에 안착해 아이들을 키우며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지방이 살아나려면 아이들이 돌아와야 하고, 아이들이 돌아오려면 지방 교육이 살아나야 한다. 지방 교육을 살리는 유일한 길은 사교육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현행 입시 제도를 대수술하는 것이다. 대학입시에서 지역균형선발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지방 고등학교를 실질적으로 배려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만 비로소 지방 소멸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서울의 특목고나 강남권 고등학교들이 서울 주요 대학의 입학 정원을 독식하는 구조가 계속되는 한 집값 안정도, 지방 소멸 방지도, 국가 미래 프로젝트의 성공도 기대할 수 없다. 교육 불균형을 방치한 채 공급만 늘리는 부동산 정책은 수도권 과밀을 심화시키고 특정 계층에게만 기회가 집중되는 암울한 미래를 낳을 뿐이다. 집값 문제는 부동산 정책 하나만으로 풀 수 없는 종합적인 국가 불균형의 결과물이다. 교육 불균형을 바로잡아 지역을 살리는 대수술만이 집값 전쟁을 끝내고,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하는 근본 열쇠가 될 것이다. 유창수 전 서울시 부시장
  • 李대통령 “온갖 대출 제도 다 풀어놔… 공급 위한 금융규제 없다”

    李대통령 “온갖 대출 제도 다 풀어놔… 공급 위한 금융규제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주택 공급과 관련해 “온갖 금융 대출 제도는 거의 다 풀다시피 해놨다. 공급을 위한 금융 규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수도권의 주택 공급은 어쨌든 건설 경기 부양과 직접 관계가 있어서 경기 회복 정책이라 생각하고 더 주력해 주기 바란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과 관련한 금융 대출은 최대한 확장했다고 강조하면서 인허가 문제도 막힘 없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인허가와 관련해) 어려움이 있으면 기초정부, 광역정부, 중앙정부가 원스톱 시스템을 도입해 (인허가를) 신청하면 곧바로 다 처리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또 구청장에게 500세대 이하 규모 인허가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한 추진 상황을 묻자 한 총리는 “서울시, 국토교통부, 지방정부 다 협의해 좋은 안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 달만 내고 최대 119개월을 추후납부(추납)해 노령연금을 타 가는 ‘외국인 연금 쇼핑’에 제동을 걸었다. 실제 국내에 거주한 기간만 추납을 인정하고, 한국인에게 동일한 혜택을 주는 국가에만 이를 허용하는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상호주의 적용,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서는 안 해주는데 우리나라만 해 줄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까지 안 가고 시행령이나 시행 지침 등 하위 법규로 처리하는 방법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또 내년 7월 도입할 아이맞이지원금과 아동기본수당을 같은 해 1~6월 출생아에게도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 대통령은 “기준일을 내년 7월 1일로 하면 6월 30일 출생아는 어떻게 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지원금 차이 때문에 출산일을 늦추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며 개선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형일 재경부 1차관에게 추석 물가 대책을 강조하며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차관이 “확실하게 잡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실패하면) 재경부 장관 지명을 취소할 수도 있는데 진짜 확실한가”라며 뼈 있는 농담을 했다.
  • [단독] “3연임 만장일치·연임 75% 동의도 과하다”… 금융지주 회장 규제, 막판까지 갈팡질팡

    [단독] “3연임 만장일치·연임 75% 동의도 과하다”… 금융지주 회장 규제, 막판까지 갈팡질팡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막겠다며 정부가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안이 규제 수위를 정하지 못한 채 막판까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3연임 금지’는 위헌 논란에 막혔고, 대안으로 나온 ‘3연임 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만장일치’와 ‘연임 시 75% 찬성’도 과도하다는 반론에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31일 “3연임 때 회추위 통과 요건을 100% 만장일치로 하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의원들 의견이 많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며 “법에서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연임 때 회추위원 75%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당정은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주주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방향을 틀었다. 대신 회추위에서 연임은 75%, 3연임은 100% 찬성을 받아야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이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연임보다는 3연임을 더 어렵게 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와 중대한 내부통제 실패 때 임원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도입도 검토 중이다. 주주총회 문턱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회부된 김현정·박홍배 의원의 개정안은 연임 안건을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통과시키도록 했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최근 금융지주 회장 연임 주총에서 80~90%의 찬성률이 나온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개선안 발표가 계속 늦어지는 데는 규제 강도를 둘러싼 논란이 복잡하게 얽힌 영향이 크다. 금융지주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아 법으로 회장 임기나 주주의 의결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해외 투자자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3연임 금지의 위헌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을 지적하면서 본격화됐다.
  • “3연임 만장일치 과하다” 금융지주 회장 규제, 막판까지 갈팡질팡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막겠다며 정부가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안이 규제 수위를 정하지 못한 채 막판까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3연임 금지’는 위헌 논란에 막혔고, 대안으로 나온 ‘3연임 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만장일치’와 ‘연임 시 75% 찬성’도 과도하다는 반론에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31일 “3연임 때 회추위 통과 요건을 100% 만장일치로 하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의원들 의견이 많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며 “법에서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연임 때 회추위원 75%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당정은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주주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방향을 틀었다. 대신 회추위에서 연임은 75%, 3연임은 100% 찬성을 받아야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이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연임보다는 3연임을 더 어렵게 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와 중대한 내부통제 실패 때 임원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도입도 검토 중이다. 주주총회 문턱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회부된 김현정·박홍배 의원의 개정안은 연임 안건을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통과시키도록 했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최근 금융지주 회장 연임 주총에서 80~90%의 찬성률이 나온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개선안 발표가 계속 늦어지는 데는 규제 강도를 둘러싼 논란이 복잡하게 얽힌 영향이 크다. 금융지주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아 법으로 회장 임기나 주주의 의결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해외 투자자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3연임 금지의 위헌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을 지적하면서 본격화됐다.
  • [기고] 바이오헬스, 미래 이끌 국가전략산업

    [기고] 바이오헬스, 미래 이끌 국가전략산업

    바이오헬스는 병원과 같은 치료 중심의 의료체계, 제약, 의료기기 산업 등 전통 산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 넓게 인공지능, 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기반으로 예방, 치료, 관리 등 전 과정에 있어 제약, 백신, 세포·유전자치료제, 재생 및 정밀 의료, 의료기기 등 첨단 과학·바이오 기술이 집약된 융합 산업이다. 바이오헬스는 미래 먹거리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우리의 주력 산업에 버금가는 미래 성장 동력이다.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시장이 2030년 반도체 시장을 넘는 2조 41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헬스의 발전은 인구구조의 변화와도 관련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만성질환과 퇴행성 질환에 대한 예방과 치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와 함께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인공지능, 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헬스 영역인 것이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국가 보건의 파수꾼 역할도 한다. 지난 시기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는 백신, 치료제, 진단키트 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당시 각국은 자국민의 건강을 위해 백신 등의 개발과 보급 등을 통제했고, 기술 유무에 따라 각 국가의 국민들이 겪은 피해는 큰 차이를 보였다. 각국은 안보 차원에서 자국의 바이오헬스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 산업 역량도 성장했다. 최근 정부의 R&D 비중과 금액도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의약품 파이프라인의 경우 세계 3위를 차지했고, 바이오 시밀러, 위탁생산 능력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올라왔으며, 기술이전 실적도 최근 10년간 74.8조 원에 달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혁신 신약과 원천기술, 첨단 의료기기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는 선도국과 격차가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바이오헬스의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혁신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혁신형 생태계가 필요하다. 우선 의과학, 인공지능, 데이터 관리 및 축적 등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과 그들이 창의성을 갖고 연구,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국가와 민간의 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초기·기초·임상 연구에 적극 투자하고, 민간은 사업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인공지능, 데이터, ICT 등 혁신 성장 기반도 필요하다. 우리는 우수한 의료기관과 건강보험 제도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의료데이터가 있다. 데이터 품질관리 체계를 만들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면 바이오헬스 산업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보상체계도 혁신해야 한다. 바이오헬스 산업에서는 기술뿐 아니라 합리적 규제와 시장 진입이 중요하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혁신적인 기술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검증하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규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출 때 바이오헬스 산업이 우리의 진정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류근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보건복지부 2차관
  • 野 “실패한 부동산 정책 고집은 독선”…이재명 정부 부동산 실정 맹공

    野 “실패한 부동산 정책 고집은 독선”…이재명 정부 부동산 실정 맹공

    야권은 19일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8·13 부동산 대책,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등 여권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을 “허술하고 교활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막힌 공급 징벌적 과세-8·13 부동산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지난 14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8·13 부동산 대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지 닷새 만이다. 오 시장은 토론회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은 매매와 전·월세 가격이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를 보임에도 정부가 내놓는 건 확실한 공급의 신호가 아니라 더 징벌적인 세금과 규제”라며 “국민이 고통받을 것을 알면서도 이전에 실패한 정책을 고집하면 실수가 아니라 독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동산을 여전히 이념의 잣대로 바라보는 이재명 정부는 (공급이라는) 간단한 해법마저 외면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계획 중인 정비 사업만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2031년까지 31만 호를 착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규제,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등 아직도 사업의 속도를 가로막고 있는 핵심 규제부터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용산공원을 최대한 보전해서 여가와 휴식, 자연 생태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은 법으로 정했고 진영을 막론하고 역대 정부가 모두 지켜온 약속”이라며 “용산공원만큼은 꼭 지켜내겠다”고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오는 20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회동 당시 용산공원 일부를 택지로 양보하는 방안도 고려하냐는 질문에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토론회에는 배현진·조은희·김재섭 등 국민의힘 서울 현역 의원들과 서울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참석했다. 토론회 좌장은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가 맡았고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 진장익 중앙대 교수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오 시장과 국민의힘 소속 유의동 국토위원장은 조찬 모임을 하며 주택 공급과 용산공원 택지 활용 문제 등 부동산 현안 전반을 논의했다. 이들은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로 공급 여력을 충분히 이끌어야 한다는 점 ▲용산공원이 가지는 지속 가능한 가치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유 위원장은 “주택공급 대책은 숫자를 발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국토교통위원장으로서 정부 대책의 문제점은 분명히 짚고, 실효성 있는 주택공급 방안을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토교통위원들은 국회에서 공공분양 주택 ‘뉴홈’의 사전 청약자와 입주 예정자 등을 만나 ‘사전 청약 대출 조건 변경’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청취하고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유 위원장은 “여러분은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믿고 청약하셨고, 그에 맞춰 오랜 시간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워오셨다”며 “정부를 믿은 국민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실질적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청년 5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부동산 문제뿐 아니라 청년들의 희망을 꺾는 역대 최악의 수준”이라며 “1주택자에게도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려는 ‘증오의 세제’로 거주 이전의 자유는 사라지고, 조세 전가, 전월세 소멸 등 연쇄 부작용으로 청년들이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국회 찾은 오세훈 “실거주 여부로 국민 투기꾼 재단 안돼”

    국회 찾은 오세훈 “실거주 여부로 국민 투기꾼 재단 안돼”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국회를 찾아 “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고통을 끝낼 근본적인 해법은 시장이 믿을 수 있는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라며 “실거주 여부만으로 국민을 투기꾼으로 재단하는 획일적인 발상부터 버려야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서울의 가장 절박한 민생은 당연 주거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8·13 부동산 대책에 대해 “서울시가 거듭 요청해온 정비 사업 규제 개선 사항이 일부 반영된 것은 다행이지만, 발표 과정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주택 공급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서울시를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오 시장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용적률, 재개발 임대 주택 비율 등 사업을 가로막는 핵심 규제들이 여전히 남아있어 대책의 내용도 갈 길이 멀다”며 “사업성을 높이고 속도를 낼 수 있는 과감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시장을 흔들고 국민 고통을 키우는 실거주 집착 정책부터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거주 만으로 투기 여부를 가려서 전세 대출까지 막겠다고 한다. 사실상 국민의 거주 이전 자유까지 침해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장기 보유 1주택자의 공제 혜택을 줄이고 사정상 내 집에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세 부담을 높이는 건 사실상 부동산 증세”라고 했다. 오 시장은 “정책 실패의 책임까지 국민에게 떠넘기는 폭력적인 증세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며 “이제는 규제와 증세가 아니라 공급으로 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은 서울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주택 공급 수단이다. 정부 여당 일각에서는 정비 사업을 투기로 보는 낡은 이념에 갇혀서 공급 효과마저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라고 했다. 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3일 발표됐던 세제개편안을 비롯해서 각종 부동산 정책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힘이 제기한 6·3 서울시장 선거 등의 선거 소청을 기각한 데 대해서는 “어차피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을 포함해 지방까지도 이재명 정부의 가장 큰 실정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지자체와 공조를 통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정책 공조 통해서 세제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내겠다”고 했다.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공급 규제 책임 전가 비판 및 세금 부담 가중 중단 촉구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시정의 주택 공급 부진을 감추기 위해 무리하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아울러 실수요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과도한 세부담과 미래 자산 가치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맞서 끝까지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최종부 대변인 논평 전문 공급 막아놓고 오세훈 시장 탓, 시민은 세금으로 내몰고 용산까지 흔듭니까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을 오세훈 서울시장의 탓으로 돌리며 정치 공세에 나서고 있습니다. 주택 공급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인허가, 이주·철거,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장기 과정입니다. 최근 몇 년의 착공 실적만 떼어내 현재의 공급 부족을 오세훈 시정의 결과로 단정하는 것은 주택 공급의 구조적 시차와 과거 정책의 영향을 외면한 주장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전 시장 재임기인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에서 389개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이 해제됐고, 이에 따라 약 43만 호의 주택 공급 기회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거 정책의 영향을 외면한 채 지금의 공급 부족 문제를 오세훈 시장에게 돌리는 것은 정치적 책임 전가에 가깝습니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등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을 통해 멈춰 있던 재개발·재건축을 정상화하고 주택 공급 기반을 다시 구축하고 있습니다. 주택 공급에는 긴 시차가 필요한 만큼, 현재의 수치만으로 공급 부족의 원인을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의 세제정책 역시 우려스럽습니다. 투기 수요와 실수요자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한 채 장기보유 1주택자와 고령층에게까지 부담을 전가한다면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적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한 집에서 살아온 시민에게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투기 억제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특히 소득이 줄어든 은퇴 고령층에게 주택가격 상승이 곧 세금을 감당할 소득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정부는 세금정책이 고령층을 삶의 터전에서 밀어내는 ‘현대판 고려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택정책이 시민의 삶의 터전을 흔들어서도 서울의 미래 자산을 단기적인 공급 논리에 내맡겨서도 안 됩니다. 또한 용산어린이정원 주택 공급 가능성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전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용산공원을 국가공원으로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남겨야 한다는 원칙은 노무현 정부에서 세워졌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국가공원이라는 장기적 도시계획 원칙을 단기적인 주택 공급 수단으로 변경한다면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마저 훼손하게 됩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단순한 주택 공급 부지가 아니라 서울의 미래 경쟁력을 이끌 핵심 거점입니다. 정부는 공급 물량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서울시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용산의 장기적 가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주택 공급은 서울의 미래 자산을 훼손하는 방식이 아니라, 재개발·재건축을 정상화하고 이미 추진 중인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며 불필요한 규제와 행정 지연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합니다. 민간의 주택 공급 여력을 살리는 것이 보다 지속 가능하고 책임 있는 해법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 촉구합니다. 박원순 시정 당시 서울의 주택 공급 기반이 약화된 과정에 대한 성찰 없이 현재의 공급 부족을 오세훈 시장의 책임으로 돌리는 정치 공세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정부에도 촉구합니다. 부동산 정책의 부담을 장기보유 실수요자와 고령층에게 떠넘기는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십시오. 단기적인 공급 실적을 위해 용산이라는 서울의 미래 자산까지 훼손하는 잘못된 접근 역시 중단해야 합니다. 서울특별시의회 국민의힘은 필요한 주택 공급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되, 서울의 도시경쟁력과 미래세대의 자산을 희생시키고 시민의 삶의 터전까지 흔드는 무리한 정책에는 단호히 대응하겠습니다. 과거 정책의 실패는 외면하고, 현재의 부담은 시민에게 떠넘기며, 미래의 자산까지 소진하는 방식으로는 서울의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2026. 8. 11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변인 최종부
  • “장 안보면 금단증상”…롤러코스피에 상반기만 1700명 치유상담 받아

    “장 안보면 금단증상”…롤러코스피에 상반기만 1700명 치유상담 받아

    #30대 남성 A씨는 주식 단타 매매를 반복하다 4억원이 넘는 누적 손실을 쌓았다. 가족에게도 주식 투자 실패 사실을 숨겼다. 거래 충동을 참으려고 일거리도 늘렸지만, 퇴근할 무렵 미국 주식시장이 열리면 어김없이 거래에 빠져들었다. 거래하지 않으면 불안감과 초조함 등 금단과 유사한 증상까지 나타난 A씨는 결국 도박중독 치유기관을 찾았다.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면서 주식 등 중독성 거래 문제로 치유기관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700명 넘게 중독 치유기관의 문을 두드렸는데, 현재 추세로 보면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주식 및 기타’ 문제로 한 차례 이상 중독 치유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1709명이었다. 지난해 이 문제로 치유원을 찾은 연간 이용자(2694명)의 63.4%에 해당한다. 치유원에서는 도박 이외에도 주식과 가상자산, 확률형 아이템 등 중독성을 유발하는 활동에 대해서도 치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주식 중독 치유 이용자 추이는 증시가 급격히 요동친 시기와 맞물렸다. 코스피가 24.9% 하락한 2022년 이용자는 전년보다 18.0% 늘어난 3519명으로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코스피가 75.6% 급등한 지난해에도 이용자는 전년(2345명)보다 14.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이용 추세가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지면 3400명을 훌쩍 넘기며 2022년 역대 최대치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올해 상반기 이용자의 42.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25.5%(435명), 20대 15.7%(268명) 순이었다. 40대 이용자는 지난해보다 36.8% 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식거래로 인한 피해는 투자자 개인을 넘어 가족에게까지 번지곤 한다. 40대 여성 B씨는 반복적인 주식거래로 약 11억원을 잃었다. 가족이 채무 일부를 대신 갚고 주택담보대출까지 받았지만 2억원의 빚이 남았다. B씨는 “투자 문제가 직장에 알려질까 두려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망설였다”고 토로했다. 일선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투자 손실로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조철현 고려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주식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도박의 성격에 가까워질 수 있다”며 “주식 투자가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서거나, 일상이 어려워질 정도로 주식에 몰두하고 있다면 중독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같은 초고위험 상품이 규제 공백 속 활개치면서 지금 주식시장이 사실상 도박판으로 변질됐다”며 “도박과 다를 바 없는 중독 증상에도 법적으로는 ‘중독’조차 인정받지 못해 예방·치유 체계가 전무해 정책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사설] 수도권 5만호+α, 시장 안심시킬 공급 대책 나와야

    [사설] 수도권 5만호+α, 시장 안심시킬 공급 대책 나와야

    정부가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이어 조만간 주택 추가 공급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누차 밝힌 만큼 시장을 확실히 안심시킬 수 있는 특단의 공급 확대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어제 방송에 나와 부동산 공급 대책을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발표하겠다며 “부동산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 확대, 주택금융 합리화 등에 대한 다각적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특히 과천 경마장, 태릉 골프장 부지 활용 등 그동안 나온 공급 대책이 늦어진다는 지적에는 “행정적 문제, 규제 문제 때문에 진도가 나고 있지 않은데 직접 대통령이 챙기며 해당 부처에 과거 관습을 탈피해 비상한 어떤 해법을 내놓으면서 공급 물량을 확보하라고 말씀하고 계신다”고 했다. 정부가 “매우 비상한 각오”로 “속도전”에 임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관습을 탈피해 비상한 해법’을 주문한 만큼 역대 정부와 다른 특단의 대책이 나올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오늘 2차 부동산 점검 회의를 주재해 부처별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안을 다듬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수도권 약 6만호 공급에 이어 5만호+알파(α)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협의 지연으로 난항을 거듭해 온 수도권 유휴부지·국공유지 등 활용이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느냐다. 그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협업이 중요한데도 그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준공업지역 활용, 그린벨트 해제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인 것은 우려스럽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연일 비판해 온 오 시장은 어제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토론회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용산공원 부지 내 주택 공급 방안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은 어제 부동산 간담회에서 오 시장이 추진하는 재개발·재건축 정책은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정부의 공급 사업에 서울시의 협조가 안 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당정과 지자체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머리를 맞대도 시원찮을 판에 엇박자만 보여서 되겠는가. 세제 개편에 따른 전월세난 해소 방안도 공급 대책에 포함돼야 한다. 공공임대 확대, 무주택 실수요자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효한 공급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과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한화에어로, 4548억짜리 계약 결국 해지…‘에어택시’ 상용화 왜 이렇게 어려울까? [밀리터리+]

    한화에어로, 4548억짜리 계약 결국 해지…‘에어택시’ 상용화 왜 이렇게 어려울까? [밀리터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3일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그룹과 체결한 ‘VX4 기체용 전기식 작동기(EMA) 및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 개발·공급계약’을 합의 해지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은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하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기체에 들어가는 핵심 구동 부품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화에어로는 2022년 약 2200억원 규모로 전기식 작동기 장기 개발·공급계약을 맺었고, 이후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 계약을 추가했다. 전기식 작동기는 전기에너지를 기계적 움직임으로 바꿔 기체의 조종면과 각종 장치를 제어하는 부품이다.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은 프로펠러의 방향과 각도를 조절해 수직 이착륙과 수평 비행을 지원한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하고 있는 전기수직이착륙기의 대표 기종은 VX4로,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하면서도 일반 비행기처럼 날개를 이용해 고속 순항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VX4는 도심과 공항, 도심과 교외를 빠르고 친환경적으로 연결하는 ‘에어택시’(Air Taxi, 또는 하늘 택시)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이었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한화에어로와 계약할 당시 2025년 전후로 기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한화에어로는 관련 부품을 장기간 독점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문제는 전기수직이착륙기 업계의 상용화 일정이 당초 전망보다 늦어지면서 발생했다. 항공기 안전성과 배터리 성능을 입증하고 항공 당국 형식 인증을 받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면서 상용화가 지연되거나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화에어로는 양사가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한 지 약 3년 만에 관련 합의를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해지 금액은 4548억 2841만원으로,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의 7.09%에 해당한다. 다만 한화에어로는 계약 종료와 동시에 향후 협력 관계 유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향후 유사 개발 사업과 양산 공급 사업에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이번 계약 해지는 시장 환경과 사업성을 종합 고려해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차원”이라면서 “핵심 기술 역량과 관련한 사업 기회는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늘 택시의 미래, 얼마나 불투명한가한화에어로의 이번 계약 해지는 에어택시 시장을 노리던 전기수직이착륙기 시장이 예상보다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여러 차례 기체 인증 목표를 조정했다. 최근에는 민간용 전기수직이착륙기 기체의 형식인증 목표를 2029년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기존에 거론됐던 2026년과 2028년보다 일정이 더 늦어진 것이다. 다른 전기수직이착륙기 업체들도 상황은 좋지 않다. 브라질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가 지원하는 이브에어모빌리티는 인증 목표를 당초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늦춘 데 이어 다시 2028년으로 조정했다. 독일 릴리움과 볼로콥터는 자금난으로 잇달아 파산했다. 릴리움은 회생에 실패해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주요 특허는 아처에비에이션에 매각됐다. 볼로콥터는 2025년 다이아몬드에어크래프트에 인수돼 사업을 재편한 뒤 기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의 사업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인증 기간이 길고 초기 수익을 내기 어려운 민간 에어택시 시장과 함께 군용 무인기와 병력·화물 수송 등 방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와 아처에비에이션 등은 민간용 기체와 별도로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의 군용·무인 기체를 개발 중이다. 이는 민간 시장 상용화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정부 계약을 통한 개발 재원 확보와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 역시 방산 사업을 기반으로 도심항공교통(UAM)을 포함한 ‘뉴모빌리티’를 방산·우주 사업과 함께 3대 사업 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전기수직이착륙기, 언제쯤 일상에 들어올까현재 전기수직이착륙기 산업은 당초 기대했던 ‘도심 하늘을 나는 택시’의 시대를 단기간에 실현하기보다는 기술 성숙과 안전성 검증, 인증 절차를 거쳐 장기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더불어 각국 규제 기관이 기존 여객기 수준의 엄격한 인증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기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상용 운항까지는 수년간의 비행시험과 안전성 입증 과정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기수직이착륙기 시장 자체의 성장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도심 교통 혼잡 해소와 친환경 항공교통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기술과 제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는 시점에는 새로운 항공 모빌리티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 [열린세상] 잘못된 진단과 처방이 키운 집값

    [열린세상] 잘못된 진단과 처방이 키운 집값

    최근 정부가 부동산 대책의 해법으로 다시 부동산 세제를 꺼내 들고 있다. 이를 지켜보며 10년, 20년 전 반복됐던 정책들이 떠오른다. 결과적으로 정책 실패를 인정했던 처방이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방식이 되풀이되고 있다. 달라진 것은 정책의 이름뿐이고, 집값을 바라보는 진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여전히 집값 상승의 원인을 다주택자와 투기적 수요에서 찾는다. 따라서 해결책 역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강화와 대출 규제, 고가주택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진다. 원인을 제거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진단이 틀리면 처방도 효과를 낼 수 없다. 오히려 병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의사는 먼저 정확한 진단부터 내린다. 병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약만 처방한다면 치료는커녕 부작용만 남길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주거 부담과 국가 경제를 걱정한다면 무엇보다 집값이 왜 오르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집값 상승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국민의 소득 수준과 생활 수준에 걸맞은 양질의 주택 공급 부족이다. 2012년 이후 본격화된 도시재생 정책은 기존 빌라와 다세대주택을 보존하고 재개발·재건축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1970~90년대에 지어진 노후 주택을 철거하기보다 리모델링과 보존을 통해 활용하자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은 국민이 원하는 주거 환경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자동차가 한 가구에 한 대 이상인 시대에 주차 공간조차 부족한 좁은 골목의 빌라에서 계속 살라는 정책과 낡은 아파트를 고쳐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오늘날 아파트는 단순히 비를 피하고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다.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하나의 상품이 됐다. 과거 지상 주차장과 좁은 엘리베이터가 전부였던 아파트는 이제 지하 주차장을 갖추고 지상은 공원으로 조성된다. 실내 구조와 인테리어는 물론 커뮤니티 시설도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헬스장과 도서관, 스크린골프장, 카페, 사우나를 넘어 수영장과 구내식당까지 갖춘 단지도 적지 않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의 선택 기준을 완전히 바꾸었다. 결국 새 아파트의 희소성은 더욱 커졌다. 새 아파트를 경험한 사람들은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원했고, 이러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공급은 제한됐지만 수요는 커지면서 재건축과 재개발 대상 지역의 집값은 꾸준히 상승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서울은 이제 대규모 택지를 새롭게 확보하기 어려운 도시다. 결국 양질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재건축과 재개발이다. 일부에서는 재건축과 재개발이 가구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못하기 때문에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공급의 본질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바라보는 시각이다. 오늘날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숫자의 증가가 아니다. 국민의 소득 수준과 생활 수준에 맞는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다. 양질의 주택 공급이 지속될 때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의 가격 균형도 회복될 수 있다. 반대로 공급을 억제한 채 세금과 규제만 강화한다면 희소성은 더욱 커지고 가격 상승 압력은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정책은 응징의 대상이 아니라 시장의 구조를 바로잡는 수단이어야 한다. 잘못된 진단 위에 세워진 처방은 언제나 국민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투기를 잡겠다는 구호보다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인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것이 집값 안정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다. 유창수 전 서울시 부시장
  • [기고] 3대 메가프로젝트, 커티삭을 기억하라

    [기고] 3대 메가프로젝트, 커티삭을 기억하라

    1869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진수된 ‘커티삭’(Cutty Sark)은 당대 가장 빠른 범선이었다. 그러나 커티삭이 태어난 그해, 수에즈 운하가 열렸다.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범선은 운하를 지날 수 없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야 했지만, 증기선은 운하를 가로질러 항해 거리를 줄였다. 신선도가 생명인 찻잎 무역의 주도권은 순식간에 넘어갔다. 아무리 정교한 기술도 판을 통째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 앞에서는 무기력했다. 한국경제가 반도체와 조선, 자동차에서 거둔 성공은 남이 열어 놓은 항로에서 더 빠른 범선을 만들어 낸 추격의 역사였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판이 바뀌었고, 산업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미국은 민관 자본과 인재를 AI에 쏟아붓는 총력전에 들어갔고, 중국은 국가가 직접 판을 짜는 속도전으로 맞서고 있다. 두 거함 사이에서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개별 기업의 분투나 부처 단위의 사업으로 감당할 수 있는 국면은 이미 지났다. 이재명 정부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동력을 교체하는 일이다.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묶어 ‘한국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고 대체불가 대한민국,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국가 전략이다. AI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으뜸 조건은 인재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한국은 종합 5위지만 인재 부문은 13위로 처지고, AI 인재 순유입률은 만 명당 마이너스 0.36명이다. 이공계 학생의 의학계열 쏠림은 여전하고, 어렵게 키운 박사급 연구자는 나은 처우를 찾아 국경을 넘는다. 중국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규획’을 기반으로 국가 주도 전략을 이어 왔다. 초·중등부터 AI 교육을 체계화하고, 대학의 관련 전공을 대폭 늘렸다. 과감한 블록펀딩과 주거·연구비·자녀교육 패키지로 인재의 귀환과 정착을 유도했다. 미국인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최근 칭화대로 옮긴 사례는 중국의 위상을 보여 준다. 다행히 우리도 방향을 잡아 가고 있다. 학·석·박사 통합과정이 법제화되어 대학 입학부터 박사 취득까지 5년 반으로 줄이는 패스트트랙이 열렸고 국가석좌교수제가 시행될 예정이며 교수와 연구자의 겸직·이중소속 허용 확대로 규제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해마다 연구비 확보에 매달리지 않도록 안정감을 주어야 실패를 무릅쓴 도전이 나온다. 최근 미국으로 향하던 AI 인재의 발걸음이 주춤해졌다고 하니, 파격적인 유치 프로그램으로 이들을 붙잡을 골든타임이다. 커티삭의 이야기는 몰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커티삭은 증기선이 들어가지 못하는 남태평양으로 눈을 돌려 호주산 양모를 나르는 새 무역로를 개척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인재 정책의 요체도 여기에 있다. 조선업 불황기의 용접·설계 인력이 이차전지와 방산으로 이동해 경쟁력을 입증했듯 특정 기술을 못박아 가르치기보다 재교육과 전직이 가능한 역량을 기르고, 그 역량이 산업 간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일이다. 커티삭은 현재 런던 그리니치에 전시되어 있다. 관광객들은 빼어난 외관에 감탄하지만 그 배는 끝내 시대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완벽한 어제를 재연하는 능력’과 ‘불완전한 내일에 투자하는 용기’는 다르다. 3대 메가 프로젝트는 후자를 향한 담대한 선택이다. 항해가 성공하는 날, 우리는 추격자가 아니라 새로운 규칙을 제정하는 개척자가 될 것이다. 박경미 한국교원대 초빙교수·전 국회의원
  • 외신 “도박판 만들었다 곡소리…李대통령 역풍 맞은 상황” 연일 조명

    외신 “도박판 만들었다 곡소리…李대통령 역풍 맞은 상황” 연일 조명

    [3줄 요약]● 코스피는 연초 대비 50% 넘게 올랐지만 한 달 전 고점에서는 약 40% 폭락하는 등 사상 최악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이재명 정부가 해외투자 자금을 국내로 돌리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빠르게 허용했다가 급락 뒤 다시 규제하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투자 선택권 확대를 위한 조치였다고 반박했지만,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제도를 설계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올랐던 한국 증시가 극심한 급등락에 빠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역풍을 맞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증시 띄우던 이재명 대통령, 극심한 급등락에 역풍’(Stock-Loving Korean President Under Fire Over Wild Market Swings)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스피가 한 달 전 기록한 고점에서 약 40% 급락하면서 정책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 상승률 뒤 40% 폭락…“정부 최고위층 비상”한국 증시의 역설은 상승률과 변동성이 동시에 기록적이라는 점이다. 코스피는 3일 오전 기준 연초 대비 50% 넘게 올라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장을 이끌었지만, 올해 하루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도 32차례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코스피 출범 이후 가장 변동성이 큰 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승장을 배경으로 정부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졌는데도 이른바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가 늘면서 자금 유출이 원화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는 우려가 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월 주요 증권사 대표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부동산과 해외주식에 몰린 가계자금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도하는 전략의 하나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했다. 금융당국은 이후 승인 절차를 빠르게 진행했고,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에 상장됐다. 레버리지 ETF는 파생상품 등을 활용해 기초자산의 하루 등락률을 2배 등 일정 배수로 추종해 손익을 증폭시키는 고위험 상품이다. 블룸버그는 이런 상품이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주로 전문투자자들이 거래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개인투자자가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이들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한때 하루 전체 거래대금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특정 대형주와 고위험 상품으로 거래가 과도하게 쏠렸다. 서학개미 자금 잡으려 레버리지 ETF…급락하자 다시 규제문제는 시장이 급락하면서 터졌다. 지난주 코스피가 한 달 전 고점에서 약 40% 폭락하자 정부 최고위 당국자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고 블룸버그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11일 일정의 외교 순방으로 남미에 머물고 있었고 핵심 참모진 상당수도 동행 중이었다. 이 대통령과 참모들은 해외에서 증시 붕괴 상황을 지켜보며 급락세를 막을 대응책을 찾느라 분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금융당국 수장 2명이 예정된 휴가를 취소했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의원들에게 사과한 뒤 경제당국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참석했다. 블룸버그는 대통령실 인사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으로, 정부가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후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ETF 투자를 억제하는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불과 몇 달 전 투자 선택권 확대를 이유로 상품의 문턱을 낮췄다가 시장 급락 이후 다시 규제로 방향을 튼 셈이다. 코스피는 대책 이후 금요일 하루 약 18% 급등해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시장이 적어도 하루 동안 안정을 되찾았더라도 정치적 후폭풍은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짚었다. 33세 개인투자자 김동우씨는 정부가 충분히 빨리 대응하지 못했다며 “이미 피해는 발생했다. 피해자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도박판 만들었다”…‘코스피 5000’ 책임론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속도가 투자자 보호장치를 앞지른 것 아니냐는 추궁이 이어졌다. 개인투자자를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블룸버그에 “(승인 과정이) 통상적인 절차로는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코스피 5000’ 같은 특정 지수 목표를 내걸면 투자자들에게 당국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주가를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도 “정부가 상황을 진정시키겠다고 하지만 특히 아이러니한 것은 애초 이 ‘도박판’을 만든 것도 정부라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레버리지 ETF가 투자자 선택권을 넓히고 기존에 해외에서만 이용할 수 있던 상품을 국내에서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반박했다.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투자자 보호 조치가 필요해졌으며 추가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애초부터 시장 상승을 무조건 부추겼던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있다. 이 대통령 측은 증시 과열을 부추기지 않기 위해 상승장을 공개적으로 자축하는 데 신중해왔다고 블룸버그에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증시와 정치적으로 강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그는 2025년 대선에서 ‘코스피 5000’을 공약했고 취임 뒤에도 부동산에 몰린 가계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코스피가 8000선 아래로 밀렸을 때도 이를 일시적인 조정으로 평가하며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이 2~3년 안에 시가총액 기준 세계 3대 증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시 낙관론은 정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높였고, JP모건도 강세 시나리오에서 1만을 제시했다. 상품보다 제도설계가 문제…“한국 시장 특성 고려했나”결국 쟁점은 레버리지 ETF라는 상품 자체보다 한국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제도가 설계됐느냐는 데 모인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환율 문제 때문에 상품 도입을 추진할 정책적 논리는 있었지만, 해외에 존재하는 상품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도 반드시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 비중과 시장 특성, 그에 따른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면 정책 실패라는 비판이 나올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이 임기 14개월째이고 국회에서도 안정적인 다수 의석을 확보해 당장 선거 압박을 받는 상황은 아니라고 짚었다. 다만 증시 급락이 소비와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세수 확대와 복지 지출, 대기업 규제 강화,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 구축 등 주요 경제정책 추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전날 ‘코스피 폭락에 무너진 개미들, LEE(이재명 대통령)를 비난하며 다시는 안 산다고 다짐한다’(Crushed by Kospi Rout, Angry Koreans Rip Lee and Vow Not to Buy)는 제목의 기사에서도 한국 개미 투자자들의 분노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주식 투자를 위해 아파트를 담보로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는 40대 이정민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레버리지 ETF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며 “주식 시장을 카지노판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 ‘922조 증발’ 폭락장엔 정부 없었다

    ‘922조 증발’ 폭락장엔 정부 없었다

    레버리지 등 투자 열기 키웠지만당국 총량규제 같은 뒷북 대응뿐 코스피가 사흘 연속 무너지면서 시가총액 922조원이 증발했다. 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9.68포인트(1.23%) 내린 5593.56으로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과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환원도 힘을 쓰지 못했다. 상승장에서 투자 열기를 키우던 정부가 정작 하락장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코스피 5000’과 ‘3000스닥’을 내걸고 증시 활성화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유례없는 폭락장이 닥치자 적극적인 시장 안정책도, 투자심리를 떠받칠 강한 메시지도 내놓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따라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허용했다. 출시 이후 이달 30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4조 8761억원에 달했다. 이렇듯 위험 상품은 빠르게 열어 줬지만 하락 충격을 줄일 장치는 부족했다. 코스피는 사흘 만에 17.2% 급락했고 이달 하락률은 34.01%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8~29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그런데도 정부가 내놓은 답은 사실상 ‘기다려 보겠다’는 것이었다.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리고 최소 매매 단위를 20주로 확대한 1차 보완대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위험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제도 도입 당시 일반 ETF보다 손실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하락장에서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 충격을 줄일 직접적인 장치는 마련하지 않았다. 정부 안팎에서 “이 정도로 돈이 몰릴 줄 몰랐다”는 말이 나오는 만큼 수요 예측과 정책 설계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어진 위험성 경고에도 대책을 미루던 정부는 시장이 폭락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금융위는 이번 주에만 관련 대책을 세 차례 내놨지만, 거듭 예고했던 방안을 되풀이하는 수준이었다. 총량 규제(금융투자 상품의 20% 한도로 제한)나 과다호가 부담금(증권사 주문 남발을 억제하기 위한 부담금)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설익은 대책도 많았다. 전형적인 ‘사후 약방문’이다. 운용업계에서는 상품을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상장폐지가 아닌 자연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코스닥 자금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4월 1229.42까지 올랐지만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5월 이후 급락해 이날 644.78에 머물렀다. 고점보다 47.5% 낮다. 코스닥 월간 거래대금도 5월 280조 1905억원에서 6월 210조 2711억원으로 25.0%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높은 변동성을 선호하던 코스닥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됐다”고 말했다. 폭락 이후 정부의 메시지도 논란을 키웠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증시 급락 원인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역동성”을 언급했다. 상승장에서는 정책 성과를 강조하다가 주가가 떨어지자 책임을 투자자에게 돌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번 급락을 금융 시스템 위기가 아닌 조정 과정으로 보는 듯하다. 그러나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하면 대응 온도 차가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증권시장안정펀드(증시 급락 때 금융회사 등이 자금을 모아 주식을 사들이는 시장 안정용 기금) 조성, 공매도 금지, 연기금 매수 확대 등을 잇달아 제시하며 시장 안정 의지를 보였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현 정부에서 도입한 상품인 만큼 강하게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기존 규제를 조금씩 강화하며 시장이 안정을 찾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필요시 공매도에 대한 한시적 안정장치 등 종합적인 시장 안정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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