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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단두대 부활시키는 트럼프

    [씨줄날줄] 단두대 부활시키는 트럼프

    1939년 6월, 단두대로 유명한 프랑스의 베르사유 생피에르 교도소 앞에 새벽부터 군중이 몰려들었다. 연쇄살인범의 처형을 보기 위해서였다. 인근 카페는 밤새 문을 열었고, 처형 장면이 잘 보이는 창가는 돈을 받고 빌려줬다. 날이 밝도록 처형을 기다리던 군중 앞에서 단두대의 칼날이 떨어졌고, 그 장면은 영상으로까지 촬영됐다. 국가의 형벌 집행이 구경거리로 변한 것이다. 처형 광경이 물의를 빚자 프랑스 정부는 일주일 뒤 공개 집행을 금지했다. 범죄 억제는커녕 죽음을 즐기는 군중을 만들어냈다는 판단에서다. 단두대는 본래 잔혹함을 줄이려 등장했다. 프랑스혁명 당시 신분별로 달랐던 처형 방식을 통일하고 고통을 줄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공포정치를 거치며 국가폭력의 상징이 됐다. 오랫동안 사용됐지만 이날을 마지막으로 군중 앞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1981년 프랑스는 사형제마저 폐지했다. 21세기 미국에서 공개 처형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총살형 집행을 생중계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대상은 2009년 텍사스주 군기지에서 13명을 살해하고 32명을 다치게 한 전직 군의관 니달 하산. 12월 3일 형 집행이 예정돼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생중계 계획을 발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을 의식한 듯 최종 결정은 자신이 내리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인사들은 물론 범행 생존자들까지 우려를 나타냈다. 사형제 찬반과 별개로 죽음을 볼거리로 만들어도 되느냐는 것이다. 최근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을 맞아 첫 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는 “사형은 인간의 불가침성과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흉악범의 처벌은 어느 사회에서나 달레마다. 하지만 범죄에 대한 분노를 정치가 이용하면 형벌은 정의보다 권력의 과시 수단이 되기 쉽다. 사형 집행을 생중계하려는 발상이 섬뜩한 이유다. 박상숙 논설위원
  • 5000년 전 이집트 왕릉의 비밀…‘순장’은 잔혹한 현실 [달콤한 사이언스]

    5000년 전 이집트 왕릉의 비밀…‘순장’은 잔혹한 현실 [달콤한 사이언스]

    이집트 아비도스의 장례 복합 단지는 기원전 3000년경 통일 이집트 초대 왕들이 건설했다. 왕릉 자체뿐만 아니라 장례 의식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방 형태의 무덤, 내원, 무덤과 내원을 둘러싸고 있는 부속 매장지로 구성돼 있다. 이 무덤들은 1920년대 영국의 이집트학자 플린더스 페트리에 의해 발굴됐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이 동시에 자연사할 수 없다고 의심했지만 치명상을 입증할 만한 확증은 찾지 못했다. 그런데 현대 법의학 기법을 통해 해당 유적지 두개골 표본을 재분석한 결과 이 중 최소 39%가 머리에 가해진 타격에 의해 고의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퍼듀대 연구팀은 아비도스의 제1왕조 무덤 주변에 군집한 수많은 매장지가 왕의 사후에 왕실 가솔들에 의해 희생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고고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환경 고고학’ 10월 5일 자에 실렸다. 페트리는 발굴 당시 어떤 무덤은 수백 기로 둘러싸여 있을 만큼 압도적인 숫자의 부속 매장지를 보고 ‘순장’을 의심했지만 치명적 외상의 증거를 찾지 못해 가설로만 남게 됐다. 순장은 지배자가 사망할 때 그 측근들을 살해해 함께 묻는 인신공양의 한 형태다. 많은 문화권에서 순장은 희생된 이들이 일종의 사후 세계에서도 지배자를 계속 섬길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행해지지만 지배자의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어떤 순장자들은 영원한 생명이나 명예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했을 수도 있지만 강요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팀은 페트리의 발굴에서 남은 증거를 찾아내 현대 법의학 지식을 활용해 이를 평가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케임브리지대 더크워스 컬렉션에서 발굴된 머리뼈 46개를 재분석해 폭력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새로운 증거를 찾아냈다. 46개의 두개골 중 18개에서 유의미한 두개골 외상 흔적이 발견됐다. 이는 과거 페트리가 자연 발생적 손상으로 착각했던 선상 골절이었다. 선상 골절은 뼈가 조각나거나 함몰되지 않고 일직선이나 굽은 선 형태로 갈라진 골절이다. 법의학적으로 이는 죽음에 임박해 발생한 사망 무렵 손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18개의 두개골 중 일부에서 눈 부위에 가해진 찍힘 손상을 포함해 날카로운 물체에 의한 외상 증거가 확인됐으며 이 때문에 급격한 의식 상실, 내출혈 및 사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집트에서는 철퇴를 이용해 적을 공격하곤 했지만 순장된 이들은 적이 아니었으며 철퇴를 사용했다면 함몰 골절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두개골에서는 선상 골절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넓고 평평한 무기나 추락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나 두개골 골절을 일으킬 정도로 심하게 떨어졌다면 다른 뼈들도 부러졌을 것이기 때문에 추락사도 아니라, 질식이나 골격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로즐린 캠벨 박사는 “이번 연구는 불완전하고 결함 있는 데이터 세트라고 하더라도 최신 방법론과 지식으로 무장해 기존 데이터를 재검토할 때 과거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전두환·윤석열 내란 아냐’ 발언에…與, 국힘 김태규 징계·제명 촉구

    ‘전두환·윤석열 내란 아냐’ 발언에…與, 국힘 김태규 징계·제명 촉구

    더불어민주당이 전두환·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위를 두고 “내란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발언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안과 제명 촉구 결의안을 1일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에도 김 의원에 대한 자체 징계와 제명 절차에 착수하라고 압박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날 국회 의안과에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과 제명 촉구 결의안을 냈다. 천 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윤석열과 전두환에 대해 내란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옹호하는, 대한민국 헌정질서 파괴 행위를 옹호하는 인물이 국회에 있다는 게 충격적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수석대변인이자 핵심 당직자라는 게 더욱 충격적”이라며 “국회 차원의 징계 처리 절차가 진행되기 전에 국민의힘 스스로 김태규 의원을 징계하고 제명절차에 들어갈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제명 촉구 결의안 표결 시점에 대해서는 “(다음) 본회의가 열릴 때”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날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보수 진영에서 집중적으로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다가 ‘전두환이 내란이냐’는 질문을 받고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도 내란이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독재자들을 어떻게 비호하고 두둔할 수가 있나”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이고 같은 의정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모욕스럽고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의 원내 수석대변인이 공개적으로 한 발언이니 당장 김태규 의원을 모든 당직에서 사퇴시키고 당내 징계 절차를 진행하라”고 했으며, 이주희 원내대변인도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부정한 희대의 망언을 즉각 철회하고 5·18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5·18 왜곡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도 지난 8월 범여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시킨 바 있다.
  • 국민은 생활비 걱정인데 샴페인?…트럼프 측 AI 파티 영상, 비판받고 또 올렸다 [핫이슈]

    국민은 생활비 걱정인데 샴페인?…트럼프 측 AI 파티 영상, 비판받고 또 올렸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 자신과 대통령 가족이 샴페인을 뿌리며 즐기는 인공지능(AI) 영상을 올렸다가 보수 인사들에게도 비판받았다.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국민들의 처지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는 또 다른 파티 영상을 공유하며 비판자들을 조롱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TMZ와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샴페인 파티를 묘사한 AI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 속 스캐비노는 턱시도 차림으로 금색 짐 운반 카트에 올라 샴페인을 뿌린다. 그의 아내와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로 보이는 인물들이 함께 타고, 아들 에릭이 카트를 민다. 금색 색종이가 날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등장한다. 실제 파티를 촬영한 영상은 아니다. “부끄럽지도 않나”…생활비 걱정과 대비된 파티 스캐비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 만찬 이후의 모습이 일부 공개되자 자신도 미국인들에게 투명하게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게시 이유를 설명했다. 만찬 뒤풀이를 소재로 한 패러디였지만 반응은 비판적이었다. 보수 활동가 캐리 프리진 볼러는 27일 엑스(X)에 “정말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썼다. 식료품과 휘발유를 사거나 주택담보대출금을 갚기도 버거운 미국인이 많은데, 백악관에서 측근들과 파티하는 AI 영상을 올리는 것은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딸이자 보수 논객인 메건 매케인도 자신의 친구가 올여름 에어컨을 마련할 형편조차 안 됐다는 사연을 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비판은 영상의 진위보다 백악관 고위 인사가 선택한 메시지에 집중됐다. 또 올린 파티 영상…이번엔 시진핑·머스크까지 중도보수 매체 디스패치의 조나 골드버그 편집장도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꼭 필요한 메시지라는 취지로 비꼬았다. 국민의 살림살이를 설득해야 할 시기에 호화로운 파티 이미지가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반응이다. 스캐비노는 논란 이후 또 다른 AI 영상을 재공유했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일론 머스크, 마코 루비오 등 유명 인사들이 국빈 만찬 뒤 떠들썩한 파티를 즐기는 가상의 장면을 담았다. 그는 게시글에서 비판자들을 “늘 그러는 미치광이들”이라는 뜻의 표현으로 깎아내렸다. 이들이 AI 콘텐츠에 흥분한다며 영상 제작자를 칭찬하고, AI로 만든 것이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스캐비노는 영상이 AI라는 점을 내세웠지만, 비판자들은 고위 공직자의 현실 인식을 문제 삼았다. 가상의 파티라도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는 유권자에게는 권력층의 과시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디펜던트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백악관에 논평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 [씨줄날줄] ‘카페 마오’와 ‘푸틴 바’

    [씨줄날줄] ‘카페 마오’와 ‘푸틴 바’

    아일랜드의 더블린에 1997년 ‘카페 마오’라는 이름의 체인 식당이 문을 열었다. 입구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마오쩌둥 실크스크린을 걸어 놓았다. 이 모습이 화제를 부르자 일간지 아일리시타임스는 현장탐방 기사에 ‘마오 주석이 손님을 맞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논란도 없지 않았다. 같은 신문 독자투고에는 ‘먹기 어려운 이름’이라는 제목으로 ‘카페 마오라는 이름이 불쾌하고 불미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나뿐인가’라는 글이 실렸다. 카페 마오는 제법 인기를 끌었음에도 무리한 해외 진출 등의 여파로 2024년 문을 닫았다. 러시아의 첼랴빈스크에선 2002년 ‘푸틴 바’가 개업했다가 불과 3주일 만에 이름을 바꾸는 일도 있었다. 21세의 두 여성이 이스라엘 여행길에 같은 이름의 음식점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푸틴 초상화와 러시아 국기, 푸틴이 좋아하는 유도복으로 내부를 꾸몄다. 메뉴 이름도 꼬치구이 샤슬릭은 러시아 정치를 상징하는 ‘권력의 수직구조’, 밀크셰이크는 푸틴의 애칭으로 ‘보바가 어렸을 때’라고 지었다. 운영자들은 당시 푸틴 집권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지만 당사자인 ‘지도자’의 생각은 달랐던 듯하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1기 대통령 임기 초반이었다. 푸틴은 기자회견에서 “내 이름을 붙인 바가 있다”면서 “절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발언 이후 지역 공무원과 경찰 관계자가 주인들을 찾아가 압력을 가했고 ‘푸틴 바’는 ‘펩시 바’가 됐다. 경기 성남 분당의 중식당 ‘시진핑’을 래커와 페인트로 훼손한 4인조는 중국인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 식당은 지역에서 친절하고 맛있는 집으로 알려졌다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미지를 높였으면 높였지 훼손한 것도 아니다. 이번 사건이 없었다면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 집을 찾아도 좋을 뻔했다. 곳곳에 미친 중국 문화의 영향을 전 세계에 확인시키고 지도자의 서민적 풍모도 과시할 기회를 엄숙주의에 빠져 제 손으로 날려 버렸다.
  • 드론 때려맞아도 “기승전 푸틴” 장기집권 활주로 굳건…전쟁후 첫 총선 상황 [배틀라인]

    드론 때려맞아도 “기승전 푸틴” 장기집권 활주로 굳건…전쟁후 첫 총선 상황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전쟁 후 첫 총선에서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압승이 유력해졌다. 2021년 324석에 이어 압도적인 의회 지배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쟁의 부담이 러시아 본토까지 깊숙이 파고든 상황에서도 의회 권력구도를 뒤흔들 만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새 두마가 2031년까지 존속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2030년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때까지 친크렘린 의회와 함께 가게 됐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처음 치러진 총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압승이 유력해졌다. 2030년 현 임기가 끝나는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차기 대선을 맞을 때까지 자신을 뒷받침할 의회 기반을 다시 확보하게 됐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67.12% 진행된 가운데 통합러시아당은 정당명부 투표에서 57.60%를 얻었다. 2위 공산당은 13.95%에 그쳤다. 통합러시아당 후보들은 225개 지역구 가운데 204곳에서도 선두를 달렸다. 정당명부와 지역구 모두 크게 앞서면서 국가두마(하원) 450석에서 압도적 다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잠정 투표율은 56.66%였다. 통합러시아당은 2021년 총선에서도 324석을 차지해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넘겼다. 우크라 드론 총공세에도 집권당 우위이번 선거의 의미는 세력 확대보다 기존 지배력을 지켜냈다는 데 있다. 전쟁이 5년째 이어지고 경제 부담이 커진 데다 투표 마지막 날에는 대규모 드론 공격이 러시아 수도권까지 덮쳤다. AP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향해 1000대 넘는 드론을 날렸다고 전했다. 러시아 측은 토요일 이후 1600대 이상을 격추했다고 밝혔으며 모스크바 정유시설도 공격을 받아 피해가 발생했다. 선거 시스템도 공격받았다.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거 관련 서버와 전자투표 시스템 등에 대한 ‘잠재적으로 위험한 접근 시도’ 1억건 이상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은 전자투표 시스템과 통신망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이어졌으며 일부 공격에 인공지능(AI) 기술이 활용됐다고 밝혔다. 팜필로바 위원장은 공격 강도는 컸지만 선거 시스템에 영향을 준 공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선거 방해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독립적인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처럼 전쟁의 부담이 러시아 본토까지 깊숙이 파고든 상황에서도 의회 권력구도를 뒤흔들 만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전 세력 제한 속 선거…크렘린 속내는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내 지지를 보여주는 무대로 삼았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선택이 수백만명이 러시아군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전 세력의 선거 참여는 크게 제한됐다. 자유주의 정당 야블로코의 정당명부는 투표용지에서 빠졌고 공개적으로 전쟁에 반대해온 후보 상당수도 출마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선거감시단도 초청하지 않았다. 물론 전쟁은 끝내야 한다는 여론은 강했다. 레바다센터의 8월 조사에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내 행동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68%였지만 59%는 평화협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군사행동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31%였다. 통합러시아당의 득표율을 ‘전쟁 계속’에 대한 찬성표로 그대로 환산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전쟁 종식을 원하는 여론이 총선에서 의석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AP는 크렘린이 이번 선거를 전쟁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과시하고 전쟁 수행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계기로 활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새 두마 2031년까지…푸틴 2030년 재출마 변수이번에 구성되는 제9대 두마는 푸틴 대통령의 현 임기가 끝나는 2030년을 지나 2031년까지 존속한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고, 당선되면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한다. 그는 지난 6월 헌법상 재출마가 가능하다고 확인하면서 실제 출마 여부에는 말을 아꼈다. 이번 총선 결과대로라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때까지 의회에서 그의 선택에 제동을 걸 세력은 눈에 띄지 않는다. 앞으로 2030년까지 푸틴 체제의 가장 큰 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장기전이 러시아 경제에 남길 부담이 될 전망이다.
  • 사우디 전투기 격추시킨 후티…유가는 우회 공급에 진정[영상]

    사우디 전투기 격추시킨 후티…유가는 우회 공급에 진정[영상]

    사우디아라비아의 F-15 전투기가 예멘의 후티 반군에 의해 격추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오만을 통해 원유를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유가는 17일 안정세를 보였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사우디가 미국에서 사들인 F-15 전투기를 격추한 뒤 잔해 앞에서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치는 영상을 공개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후티 측 매체인 알 마시라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사우디 전투기가 예멘 정부군을 돕기 위해 적대적 작전을 수행하던 중 자신들이 제작한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추락한 전투기의 잔해를 수색하기 위해 마리브 영공에 진입한 사우디 F-15 및 타이푼 전투기 2개 편대에도 방공 미사일을 발사해 퇴각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서 사우디는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의 원유 수출 허브인 얀부 항구를 통한 원유 선적을 중단해야만 했다. 얀부항으로 원유를 공급하는 동서 송유관이 공격당하자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대체 수송로 역할을 했던 홍해마저 막히면서 원유 가격이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사우디가 오만을 통해 추가 원유 물량을 제공하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자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배럴당 1.24달러(1.2%) 하락한 104.59달러를 기록했다. 후티 반군은 안사르 알라(신의 지지자)라고도 불리며, 수도 사나를 포함해 사우디와 접경한 서부 및 북부 지역 등 예멘의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무장 단체다. 1990년대 등장한 후티 반군은 2014년 예멘 정부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 뒤 이란의 지원을 받아 사우디가 주도한 군사 연합군과 수년간 전투를 벌였다. 중동 전문가들은 후티 반군을 단순히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그들은 자체적인 야망과 그 기반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티 반군은 이번 F-15 전투기 격파라는 상징적 장면을 통해 예멘의 합법적 정치권력으로 인정받겠다는 야심을 과시했다.
  • “대통령이 막았다” 검찰총장 폭로에, 젤렌스키 “당장 해임”…우크라서 무슨 일?

    “대통령이 막았다” 검찰총장 폭로에, 젤렌스키 “당장 해임”…우크라서 무슨 일?

    [3줄 요약]●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국가반부패국(NABU) 수장에 대한 혐의통지서에 서명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앞서 이를 “정치적으로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NABU가 검찰총장실 고위 간부의 부패 의혹을 수사한 직후 검찰총장이 NABU 수장을 역으로 겨냥하면서, 고위층 부패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독립 반부패기관의 오랜 권한 갈등이 다시 터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라우첸코의 해임을 요구했고 NABU·SAPO도 그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지난해 큰 논란을 부른 반부패기관 독립성 문제가 다시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와 EU 가입·서방 지원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 검찰과 독립 반부패기관인 국가반부패국(NABU)이 서로를 겨누면서 전쟁 중 권력기관 간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루슬란 크라우첸코 검찰총장은 14일(현지시간) NABU 수장에 대한 혐의통지서에 서명했다고 밝히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정치적으로 제지했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곧바로 “해임밖에 길이 없다”며 의회에 크라우첸코 총장의 신속한 해임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제지”…NABU 수장 혐의통지이날 로이터통신과 우크라이나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크라우첸코 총장은 세멘 크리보노스 NABU 국장에 대한 혐의통지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리보노스 국장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기기 위해 공문서를 위조하고 법적 책임을 피하려 허위 입양을 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크라우첸코 총장은 또 자신이 크리보노스 국장에게 혐의를 통지하려 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NABU와 반부패전문검찰청(SAPO)이 검찰총장실 내부의 대형 부패 의혹을 수사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총장실 부패 수사가 발단…고위 간부 구속NABU와 SAPO는 이달 초 검찰 관계자가 사기 콜센터의 영업을 비호하는 대가로 돈을 받고 범죄수익을 세탁한 조직을 이끈 혐의를 수사했다. NABU는 크라우첸코 총장이 사용하는 검찰총장실 공간도 압수수색했다. 크라우첸코 총장은 이 범죄에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 결정”이라며 사임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을 겨냥한 양 기관의 수사가 자신을 자리에서 몰아내고 검찰이 진행하던 반부패기관 관계자 수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NABU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관련 사건 자료를 확보하고 관계자들의 ‘면책’까지 요구했다는 주장도 폈다. 크라우첸코 총장의 사임안은 현재 우크라이나 의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젤렌스키 “해임밖에 없다”…NABU·SAPO도 반박크라우첸코 총장이 NABU 수장과 대통령을 동시에 겨냥하자 젤렌스키 대통령도 공개 대응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엑스(X)에 “이 검찰총장에게는 단 하나의 길, 해임밖에 없다. 나는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며 “우크라이나는 그 이유를 모두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이것을 정치적 압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부를 자유가 있다”며 의원들에게 지체 없이 해임에 동의해달라고 촉구했다. NABU와 SAPO도 크라우첸코 총장의 주장을 “독립적인 반부패기관에 대한 조직적 공격의 연장”이라고 반박했다. 고위층 부패 수사 놓고 검찰·NABU 권한 충돌검찰과 NABU의 갈등에는 고위층 부패 수사를 둘러싼 권한 충돌이 깔려 있다. NABU는 장관·의원 등 고위 공직자의 대형 부패를 전담하는 독립 수사기관이고 SAPO는 수사 감독과 기소를 맡는다. 두 기관은 권력 핵심부의 부패 수사가 기존 검찰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일반 검찰과 분리돼 있다. 이 때문에 검찰총장이 NABU 사건을 통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문제는 우크라이나에서 민감한 정치·사법 쟁점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찰총장이 독립 반부패기관의 사건을 넘겨받거나 담당 검사를 바꿀 수 있게 되면 정권 핵심부를 겨냥한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독립성 축소 논란 재점화…EU도 반발실제로 양측의 권한 충돌은 지난해 대규모 정치 논란으로 번졌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난해 7월 검찰총장이 NABU 사건을 다른 기관으로 넘기거나 담당 검사를 교체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하는 법을 통과시켰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서명했다. 하지만 반부패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대규모 시위와 유럽연합(EU)의 반발이 이어지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두 기관의 독립성을 복원했다. 당시 검찰총장이던 크라우첸코도 독립성 축소 과정에 관여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를 부인해왔다. 검찰과 반부패기관의 충돌이 다시 불거지면서 지난해 가까스로 봉합했던 논쟁도 되살아나게 됐다. 권력기관 간 내홍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키이우에서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과 국방부 정보총국(HUR) 인력 간 충돌로 HUR 요원 3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양측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며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반부패기관 독립성, EU 가입·서방 지원의 주요 과제NABU와 SAPO의 독립성은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추진하고 막대한 군사·재정 지원을 서방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사법·반부패 개혁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과제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고위층 부패를 정치권의 개입 없이 수사할 수 있는 제도를 유지할 것을 요구해왔다. 검찰총장과 독립 반부패기관이 서로를 겨누고 대통령까지 직접 충돌에 뛰어들면서 우크라이나가 약속한 반부패 개혁의 신뢰성도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 7개 물길 인류의 욕망이 흘렀다

    7개 물길 인류의 욕망이 흘렀다

    인류사에서 강은 길·부·권력 의미나일 등 일곱 강과 흥망성쇠 통해인간이 치른 대가와 미래를 물어 지구가 품은 물 가운데 강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0.000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강은 인류 문명에서 길이었고, 부였으며, 권력이었다. 인간은 강가에 도시를 세우고 물길을 따라 교역했고 둑·댐·운하·관개수로를 만들어 흐름을 바꾸려 했다. 저자인 영국의 역사학자 버네사 테일러는 “인간이 강을 바꾸는 일은 비버가 둑을 쌓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자연스러운 개입이 어떻게 제국의 야망과 도시의 성장, 삶의 변화로 이어졌는지 느끼게 된다. 이집트 문명을 만든 나일강, 중부유럽을 지나 흑해까지 이어지는 다뉴브강, 인도의 젖줄이 된 갠지스강, 영국 런던을 관통하는 템스강, 미국에 풍요를 선사한 미시시피강, 서아프리카에 생명의 젖줄이 되는 나이저강, 중국문명의 중심 양쯔강. 책은 일곱 강을 따라 선사시대부터 오늘까지 이어진 인류사를 읽는다. 책에서 강은 문명의 배경으로 머물지 않는다. 인간의 선택과 권력의 움직임을 이끈 역사의 주인공으로 놓는다. 신화와 종교, 전쟁과 교역, 식민 지배와 산업화, 댐 건설과 생태위기를 강이라는 하나의 소재로 관통한다. 이 책은 거대한 세계사를 연대순으로 나열하지 않고 강의 흐름을 거슬러 오르내리며 권력과 교역, 신앙과 기술이 만나는 장면을 포착한다. 독자는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서로 멀어 보였던 문명들이 강을 매개로 어떻게 연결됐는지 보게 된다. 19세기 이집트의 메흐메드 알리는 나일강을 근대국가 건설의 동력으로 삼았다. 그는 500마일이던 운하망을 1200마일까지 넓혀 농업과 산업을 키우려 했다. 그 목표를 위해 농민들을 해마다 60일씩 강제 노역에 동원했다. 나일강 로제타 지류와 알렉산드리아를 잇는 마흐무디야 운하 재건에는 10만명이 숨졌다는 추정도 나왔다. 저자는 물길을 통제하려는 근대화가 산업과 국가의 성장만이 아니라 노동의 희생, 유럽 열강의 개입, 나일강 생태계의 변화를 함께 불러왔음을 짚는다. 나이저강(책에서는 니제르강으로 표기)에서는 강이 만든 부가 세계를 움직였다. 젠네와 팀북투는 사하라를 넘어온 소금과 서아프리카 금이 만나는 교역의 결절점이었다. 14세기 말리 제국의 지배자 만사 무사는 메카로 성지순례를 가면서 8만명의 수행원과 500마리의 낙타를 대동했다. 그가 뿌려대는 금 때문에 이집트 카이로 물가가 순식간에 20% 뛰었다는 일화도 남아 있다. 유럽의 지도 제작자들이 황금 왕관과 금화를 든 그를 지도에 그려 넣은 까닭이다. 저자는 그 찬란한 교역로에 노예무역의 그림자까지 함께 비춘다. 미시시피강에서는 물 관리가 미국식 근대화의 청사진이 됐다. 특히 테네시강 유역 개발공사(TVA)는 미시시피강 최대 지류인 오하이오강으로 흘러드는 테네시강 유역을 종합개발하는 대규모 실험이었다. 1953년 TVA 보고서에는 이 모델이 전 세계 36개국으로 뻗어 나가는 지도가 실렸다. 저자는 TVA를 지역 개발의 성공 사례에만 머물지 않고, 전시 산업의 전력망이자 냉전기 미국의 경제·외교적 영향력이 강을 따라 확장된 사례로 읽는다. 1966년 7월 16일 중국 우한의 양쯔강에서는 5000명이 참가한 횡단 수영 행사가 열렸다. 당시 73세였던 마오쩌둥도 물에 들어갔다. 보란 듯이 양쯔강을 헤엄쳐 건넜다. 이는 지도자의 건재를 과시한 선전이면서, 거대한 강마저 국가의 의지로 다스릴 수 있다는 자신감의 상징이었다. 저자는 양쯔강을 중국의 통일과 성장의 동맥으로 살피면서도, 댐·운하·수력발전의 거대 개발 계획이 ‘바이지’로 불린 양쯔강 돌고래를 멸종시킨 과정까지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강을 따라 문명의 흥망을 훑으며 결국 인간이 자연에 어떤 대가를 치르게 했는지를 묻는다. 강은 제국과 도시를 키운 자원이었으나, 통제와 개발의 대상이 된 뒤에는 노동의 희생과 생태계의 붕괴를 떠안았다. 일곱 강의 이야기는 기후위기의 시대에 하나의 질문으로 합쳐진다. 문명을 만든 강을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대할 것인가.
  • 김민석 “권력구조 개헌, 국민 원하는 선까지”… 야권엔 협치 제안

    김민석 “권력구조 개헌, 국민 원하는 선까지”… 야권엔 협치 제안

    교섭단체 ‘정수 조정’ 논의 본격화부동산 안정화 등 민생 회복 강조최우선 입법 ‘메가특구특별법’ 지목“본회의 자리부터 섞어 앉자” 발언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권력구조 개헌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하겠다”며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교섭단체 정수 조정 논의 본격화 등 정치개혁, 경찰개혁 등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신속한 주택 공급 등 민생 회복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김 대표는 이날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개헌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간 이견이 큰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선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선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영역을 하나씩 만들고 두 개씩 넓혀가자”며 “청년정책, 주거정책은 굳이 여야를 무 자르듯 자를 이유가 적다. 여야 민생경제협의회도 더 활성화하고 공동의 논의 분야도 더 넓혀가자”고 했다. 진보 정당을 향해선 “진보 개혁 정당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교섭단체 정수 조정 논의도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주택 공급과 관련해 “3기 신도시를 2030년까지 국민이 체감하도록 전례 없는 속도로 추진하겠다”며 “공급 확대와 주거정책 공론화를 위해 야당 및 서울시와도 적극 협의하겠다”고 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와 관련해선 “여야가 의논하고 국민이 동의하면 미래대응기금의 사용 목표를 적절히 조정하자”며 “만약 정부의 쌈짓돈처럼 쓴다면 저부터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정기국회 최우선 입법으로 ‘메가특구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당 외교와 관련해선 “미 중간선거 전에 미국을 방문해, 정부를 지원하는 정당 외교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당정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의 당적 보유와 당정 일치는 책임 정치와 정치 안정의 안전판”이라며 “민심을 직언하며 확고하게 직언하는 책임 있는 집권당이 되겠다”고 했다. 연설 끝부분에는 “거창한 정치개혁 말고, 소박하게 본회의 자리부터 섞어 앉자”며 “당별로 말고 가나다순으로 앉으면 어떻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지도부라고 봐주시면 장동혁 대표님과 뒤에 같이 앉아도 좋고, 가나다순으로 앉으라면 앞에 앉아도 좋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30여분간의 연설에서 야당을 향한 유화 메시지에 방점을 찍었다. 연설에 앞서 국민의힘 의석을 향해 먼저 허리 숙여 인사했고, 연설 후에도 국민의힘 의석을 찾아가 의원들과 악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중 20차례 손뼉을 쳤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내 냉랭한 태도를 보이다 연설 후 자리를 떴다.
  • [서울광장] 김민석 대표의 ‘구조적 다수론’, 진심이라면

    [서울광장] 김민석 대표의 ‘구조적 다수론’, 진심이라면

    “민생·실용·확장이 우리 정부의 노선이고, 이번에 선택된 당의 노선이다. 구조적 다수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승리와 재집권으로 갈 수 있는 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지난달 27일 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8·17 전당대회에서 진영 혹은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을 강조한 정청래 전 대표를 누르고 이재명 대통령과 자신의 ‘구조적 다수론’ 또는 중도확장 노선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도를 포함하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얘기다. 문제는 ‘말’이 아니라 ‘발’이다. 실제 정부·여당이 김 대표가 강조한 중도확장을 향해 움직이고 있느냐는 대목에 이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다음달이면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완전 폐지된다. 사실상 수사권을 독점하게 된 경찰의 범죄 암장 등 부실수사에 대한 국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도, 민주당도 모든 사건 전건송치, 보완수사권 복원 등 검경 간 제도적 견제를 통해 국민을 보호할 실효성 있는 보완책은 외면하고 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쟁의대상과 사용자성을 둘러싼 현장 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시행령이나 규칙 등 구속력 있는 보완 대책 마련에도 손놓고 있다. 중도확장을 강조한 김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출신인 인요한 전 의원의 적십자사 회장 인준의 재고를 요청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유시민 작가가 ‘ABC론’을 내세워 ‘코어 지지층’(A그룹)과 ‘뉴이재명’(B그룹)을 가르며 이 대통령의 외연확장 노선을 맹공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여권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민생·경제 등의 정책 난맥에서 찾기보다는 ‘우리끼리’나 이념·교조에 대한 배신에서 찾으려는 듯한 모습에서 ‘NL(민족해방)·PD(민중민주)’ 논쟁에 함몰됐던 80년대 운동권의 행태가 겹쳐 보인다. 급기야 민주진보 진영의 원로 격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마저 유 작가 등을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당의 주인은 자기들이고 5년이 끝나면 다시 당을 접수해서 차기 정권을 재창출하려 했던 건데, (이 대통령이) 너무 잘해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백 교수의 평가에 다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6·3선거 이후 범여권의 노선을 둘러싼 혼란상을 반영하는 나름의 ‘뇌피셜’일 수는 있겠다. 때로는 이 대통령의 모호한 말도 혼선을 가중시키는 듯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민주당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왼쪽(핵심 지지층)을 너무 챙기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적 다수’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이 실제로는 ‘코어 지지층’의 울타리 안에 갇히는 듯한 모습에 “정확한 속내를 모르겠다”는 얘기들이 늘고 있다. 보완수사권의 제한적 존치 필요성을 강조했으면서도 여당이 강경파 뜻대로 통과시킨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형사소송법을 그대로 수용한 것부터 그렇다. 이 대통령은 야권으로부터 자신의 ‘재판 지우기’ 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법’이나 ‘연임개헌론’에 대해서도 직접 공개선언으로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고 있다. 공소취소는 ‘코어 지지층’ 내부에서도 반발 가능성이 적지 않은 사안이다. 유 작가는 지난 2월 ‘공소취소 의원 모임’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지난달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극적 결말까지 언급하며 “집권 연합이 깨지면 (대통령이) 쫓겨난다”는 독설도 했다.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엇갈리는 이해관계가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을 앞둔 권력투쟁과 맞물릴 경우 파열음이 어디까지 번질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김 대표의 ‘구조적 다수론’이 진심이라면 내부 갈등을 부르고 국정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공소취소라는 뇌관부터 제거해 버리자고 이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한다. 말이 아닌 행동이야말로 ‘구조적 다수’를 만들어 나가는 가장 확실한 첩경이다. 김 대표 자신이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을 바꾸겠다. 언어도 정책도 태도도 문화도 진화할 것이다”라고 천명하지 않았던가. 박성원 논설위원
  • [열린세상] 내편만 옳다는 생각 버려야 선진국

    [열린세상] 내편만 옳다는 생각 버려야 선진국

    몇 년 전, 지중해 연안의 에게해를 여행한 적이 있다. 그 중 어느 섬에 들렀더니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대표적인 유적 중 하나인 원형극장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과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은 고대 지중해 문명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간의 구조, 활용 목적,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정치적 의미에서도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의 원형극장은 문화, 예술의 공연장 역할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광장이었다. 공동체가 모여 여론을 모으고, 정책을 토론하는 공론장으로서 정치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중요한 곳이었다. 두 문명의 극장은 단순한 문화 예술 공간을 넘어, 당시 지배 체제와 시민들의 정치적 위상을 보여주는 거대한 상징물이었다. 그리스의 극장은 언덕의 경사면이라는 자연 지형을 활용해 부채꼴 형태로 아늑하게 감싸는 구조로 지어져 있었다. 그리스 극장의 중요한 정치적 의미는 ‘참여’와 ‘평등’, 그리고 ‘공동체의 자치’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특징은 주로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시민 민주주의의 연장선으로서 고대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극장 등에서 볼 수 있듯, 소수의 특권층이 아니라 성인 남성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정치적 공간과 맞닿아 있었다. 둘째, 비극을 통한 정치적 의미 부여로서 극장에서 상연된 비극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었다. 소포클레스의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정의, 권력의 오만, 국가와 개인의 갈등 등 고도의 정치적·철학적 주제를 다루며 시민들에게 비판적 사고를 유도했다. 즉, 극장은 시민들이 민주 시민으로서 자각하고 토론하는 정치적 교육장이었다. 로마에는 반원형인 일반 극장과 콜로세움으로 불리는 원형 경기장이 있다. 평지에 콘크리트 아치 공법을 이용해 거대하고 웅장하게 세워진 인공 건축물이다. 이곳의 정치적 의미는 ‘황제의 권력 과시’, ‘체제 결속’, 그리고 ‘엄격한 계급 질서’ 유지였다. 로마 원형극장의 주요 특징 중 첫 번째는 대중의 불만을 잠재우고 황제의 권력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통치 수단이었다는 점이다. 정치적 비판이나 철학적 성찰보다는 권위와 말초적 쾌락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스 극장이 상대적으로 평등한 공간이었다면, 로마의 극장은 철저한 차별의 공간이었다. 이것이 두번째 특징이다. 무대와 가까운 가장 좋은 좌석은 원로원 의원과 귀족들이 차지했고, 뒤로 갈수록 평민, 맨 꼭대기 층에는 노예와 여성이 앉았다. 이는 로마 사회의 수직적이고 절대적인 신분 질서를 공간적으로 각인시키는 정치적 장치였다. 이처럼 소위 풀뿌리민주주의 정치는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에서 잘 구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지금의 한국 정치에서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과 같은 건설적인 정치 공론의 장을 보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시대 환경이 너무도 많이 변했기에 동일선상의 비교는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필자의 소박한 생각으론 치열한 토론과정과 합리성을 결여한 채, 오직 내 주장만이 옳다는 극단적 대립주의와 과도한 경쟁, 그리고 승자독식의 폐해 등으로 인해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에서와 같은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지금은 개인 SNS나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기 편의 일방적 주장, 그것도 때론 극단적 주장만을 펼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적어도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의 풀뿌리민주주의 정신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오직 내 편만이 옳다는 그릇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상대방의 주장도 경청하고 때론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고 상대방의 주장도 받아들일 줄 아는 여유와 관대함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제적, 문화적 선진국에 걸맞는 진정한 일류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우윤근 법무법인(유)광장 고문·전 러시아 대사
  • “성범죄자 엉덩이 작살내자”…대만, ‘태형 도입’ 국민투표안 통과 [핫이슈]

    “성범죄자 엉덩이 작살내자”…대만, ‘태형 도입’ 국민투표안 통과 [핫이슈]

    대만 입법원(의회)이 성범죄 사범 등에 대한 태형 도입 여부를 묻는 안건을 포함해 총 3건의 국민투표안을 통과시켰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만 입법원은 이날 성범죄·아동학대·중대 사기범에 대한 태형제 도입 등 3개 국민투표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 처리했다. 논란이 된 안건인 태형 도입제는 제1야당인 국민당(KMT)이 발의한 것으로, 여당인 민주진보당(DPP) 의원들이 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제2야당인 민중당(TPP) 의원들이 기권한 가운데, 찬성 52표 대 반대 51표 단 1표 차로 턱걸이 통과했다. 대만 현지에서는 현행 법체계에서 성범죄나 아동학대범에 대한 처벌이 국민적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이 누적돼 왔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처럼 신체적 처벌을 통해 확실한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번 안건 통과는 강력범죄자를 향한 대중의 깊은 분노와 ‘처벌 수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사회적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입법원 표결 직후 대만 사형폐지추진연맹, 인권규약이행감독연맹, 대만인권촉진회, 국제앰네스티 대만지부 등 주요 인권단체들은 즉각 공동 성명을 내고 태형 도입 추진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인권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태형은 국가 공권력이 고의로 신체적 고통과 수치심을 가하는 비인도적 행위”라며 “대만 헌법 정신은 물론 고문을 금지하는 국제 인권 규약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 핵심 제도인 국민투표를 핑계로 국제법상 금지된 잔혹한 형벌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며 “범죄 억제 효과는 처벌의 강도가 아닌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확실성’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가결된 국민투표안들은 중앙선거위원회(CEC)의 최종 승인을 거쳐 투표 일정이 확정된다. 중앙선거위원회는 오는 11월 28일 예정된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투표안이 최종 통과하려면 전체 유권자 약 2000만 명 중 최소 25%(약 500만 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며,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아야 한다. 또 국민투표를 통과하더라도 법적 강제성이 즉각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행정원이 3개월 이내 관련 법안을 마련해 입법원에 제출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성폭행범에 태형 처벌하는 싱가포르앞서 싱가포르는 강간과 성추행 등 성범죄자에게 징역형과 함께 태형을 선고해 왔다. 싱가포르의 태형은 1.5m, 직경 1.27cm 이하의 나무막대로 엉덩이 아래 허벅지를 때리는 방식으로 집행되며 평생 상처가 남을 수 있는 강력한 처벌이다. 이를 맞은 수형자는 심하면 살이 터지고 피가 흐르는데, 상처 위에 계속 매질을 하기 때문에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 집행은 18~50세 남성에게만 적용되며, 당국은 당일 통보해 수형자의 공포심을 극대화한다. 싱가포르 당국은 지난해 11월 성폭행과 함께 사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사기범죄자에게도 태형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싱가포르의 태형 의무화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국내 커뮤니티 등에서는 ‘한국도 태형을 도입한다면 재범률이 낮아질 것’, ‘태국처럼 사기범들의 엉덩이를 작살내야 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다만 태국에서도 태형은 국제 인권단체가 ‘비인도적 처벌’이라며 철폐를 요구해 온 처벌이다. 태형은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는 일부 국가에서 주로 시행하며, 공개적으로 집행하는 경우가 많아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범죄 예방이라는 명분 아래 시행되지만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며 현대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 [황수정 칼럼] ‘바보 노무현’을 도매금으로 넘긴 사람들

    [황수정 칼럼] ‘바보 노무현’을 도매금으로 넘긴 사람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통과시킨 뒤 더불어민주당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제목은 ‘더 좋아진 형사소송법’. 민주당은 정치부 기자들 수준을 심하게 얕잡아 본다. 국민을 너무 만만하게 여긴다. 보완수사권 폐지의 심각한 구멍은 민주당이 잘 알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제도는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뒤탈이 나면 그때 손보면 된다는 말이다. 국민 생명권이 달린 형사사법 체계를 이런 순서로 뒤틀었다. 검찰은 빼고 보탤 것 없이 개혁 대상이다. 정권은 부침했어도 검찰 권력은 시든 적이 없었다. 괴물 검찰을 만든 책임은 정치집단에 있다. 어느 집권 세력도 예외 없이 검찰을 정치 도구로 썼다. 사냥감을 던져 주었고 물어오게 했다. 민주당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수사, 기소권 분리에 사생결단하면서 특검에는 이 순간에도 권한들을 다 몰아주고 있다. 노골적인 이율배반이다. 형소법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결국 공포됐다. 내가 아는 변호사, 검사, 판사는 고개부터 가로젓는다. 진보, 보수 성향 가릴 것 없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현실이 됐다는 반응들이다. 민주당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앤 대신 보완수사 요구권을 줬다고 생색을 낸다. 범죄 피해자들에게는 숨통이 막히는 장치일 뿐이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청을 이끌어 내는 일 자체가 피해자의 몫이 됐다. 검사가 했던 일들을 범죄 피해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7대 범죄를 정해 검찰에 전건송치하는 보완책을 냈다. 내 사건이 7대 범죄에 해당하는지, 경찰이 옳게 판단했는지 피해자는 법리도 따질 줄 알아야 한다. 흥신소를 찾아서라도 증거들을 직접 찾아내야 할 판이다. 그렇게 해서 검사의 보완수사 요청을 얻어내도 첩첩산중이다. 고소장 작성, 수사관 면담, 이의 신청의 절차들을 반복해야 한다. 변호사 도움 없이는 언감생심. 돈 없고, 힘 없고, 빽 없고, 시간 없는 서민들은 기가 막힌다. 더 기가 막히는 문제. 민주당은 보완수사권을 박탈한 대신에 검사에게 사실관계 확인권을 부여했다. 검사가 피해자, 피의자를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게 한 장치다. 이게 수사권과 뭐가 다르냐고 강성 지지층이 불만하자 법안을 급히 손질했다. 검사가 확보한 진술은 법정 증거로 쓰지 못하게 쐐기를 박았다. 그러니 유의미한 진술을 증거로 활용하겠다면 검사는 각별한 정성을 쏟아야 한다. 경찰이 해당 진술을 받도록 보완수사를 요청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절차를 범죄자는 얼마든 악용할 수 있다. 검사와 경찰을 오가며 계속 진술을 바꾸면 수사는 무한 지연된다. 진짜 더 기가 막히는 문제. 손발이 다 잘린 검사들은 이제 폐족이다. 폐족이 무슨 열의가 있어 보완수사 요구인들 알뜰살뜰히 해주겠나. 보완수사 요구를 한들 경찰의 선의에 매달려야 한다. 경찰이 수사를 깔아뭉개면 어쩔 도리가 없다. 답답한 피해자만 화병이 나고 마는 구조다. 막강 권한을 쥐는 경찰이라도 의욕탱천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 인력 부족에 가뜩이나 숨이 넘어간다. 수사과 기피 현상이 이미 심각해서 경찰대 출신들을 반 강제로 배치시키는 실정이다.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불구(不具)의 법이다. 시중에는 탄식이 쏟아진다. “이게 법이냐.” 검찰이 공중분해됐으니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로소 편안할까.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도한 강성 의원은 “‘야, 기분 좋다!’ 하고 계시지요?”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바보 노무현’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혼돈스럽다. 17년 전 장인의 죽음이 누구보다 애통했을 사위(곽상언 민주당 의원)가 이런 답을 했다. “노 대통령은 재임 시절 검수완박을 추진한 적 없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 달라는 경찰 요구를 질타했다.” 노무현의 육성이 그대로 담긴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힘 없는 보통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진보의 미래’ 57쪽) “보수는 강자의 철학, 진보는 약자의 철학”(160쪽) 민주당 사람들은 두 페이지만이라도 꼭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황수정 논설실장
  •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몽테스키외의 나쁜 정부론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몽테스키외의 나쁜 정부론

    이명박 전 대통령 때는 조롱받았던 “부자 되세요”가 지금은 통치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주식 투자를 권하는 대통령 덕분에 개인 투자자는 “국민 투자자”로 격상되었고, 남의 자본을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해 고소득을 노리라는 정부 때문에 자본시장이 사람들의 운명을 좌우하게 생겼다. 우리 사회는 더 행복해질까. 그럴 것 같지 않다. 몽테스키외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권력 분립에 기초를 둔 현대 정부의 창시자인 몽테스키외가 상업을 사랑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 이전까지 철학자들은 모두 농업과 농민 공동체를 이상화했다. 그와 달리 몽테스키외는 분업과 교역, 상업의 역할을 긍정했지만, 성장주의나 발전국가를 권하지 않았다. 반대로 “검소한 풍속” 없이는 민주정체의 지속이 불가능함을 강조했는데, 그 논지를 따라가 보자. “인민이 같은 희망을 꿈꾸는 평등한 민주정체”에 대한 사랑은 곧 “검소함에 대한 사랑”에서 온다. 부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다른 사람의 주인이 되고 싶어 하(는)” 열망을 부추긴다. “검소함을 사랑하지 않으면 가난을 혐오하는 사회”가 된다. 그래서 몽테스키외는 “현명한 사람들이 통치하는 훌륭한 민주정체”는 “가정의 검소함을 확립하면서 공공의 지출에는 문을 열어 놓(는)” 곳이라 보았다. “행복은 평범함에서” 온다고 보았던 몽테스키외는 “평범한 사람들의 공화국”을 원했다. 그런 정체에서만 인민이 행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는 점에서 몽테스키외는 ‘고전적 의미의 복지국가론자’였다. 몽테스키외는 불평등을 줄이는 정부를 원했다.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사치가 과시욕이 되고 “질시의 감정이 증오를 낳(기)” 때문이다. 그는 과도한 불평등을 “인민을 수치스럽게 만드는” 질병으로 보았다. 몽테스키외가 나쁜 정부로 보았던 두 사례가 있다. 하나는 “과도한 권위가 갑자기 한 시민에게 주어지(는)” 경우다. 그러면 “인민이 나랏일에 열광하는 대신 배우에게 열광”하게 된다. “한 나라 안에 한 사람의 자의적인 의지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용어로 말하면 극렬 지지자들이 앞장서 권력자를 자유롭게 해 주려는 ‘팬덤 정치’에 가깝다. 다른 하나는 법을 무서워하거나 무시하는 통치자가 “인민을 돈으로 타락”시키는 경우다. 그런 통치자는 일차적으로 정부를 타락시킨다. “인민을 좋은 노예로 만들려면 먼저 나쁜 신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권력 분립도 무너진다. 모든 권력을 통치자 한 명에게 집중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식 표현으로 말하면 당정이 모두 나서서 “대통령의 성공”을 외치는 상황과 다를 바 없다. 법으로부터 자유를 꿈꾸는 통치자란 야심가를 뜻한다. 그는 자신을 법 위에 있는 존재로 올려놓으려는 야심의 지배자다. 그 때문에 통치자 개인의 변덕스러운 지배가 잦아지는데, 그러면 인민도 법을 우습게 여긴다. “법을 사랑하며 법에 복종하는 기쁨”을 가진 나라에서만 인민은 평등하게 자유로운데, 통치자가 법을 무시하면 인민도 “법과 함께 자유로운 자신이 아니라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신”을 원한다. 지금으로부터 240년 전 미국 헌법을 만들면서 알렉산더 해밀턴은 이렇게 경고했다. “어떤 야심가가 한 나라에서 최고로 명예로운 자리에 앉게 된다면, 그리고 그 높은 자리로부터 영원히 내려와야만 할 순간을 내다보면서 그 어떤 노력도 퇴임 이후 자신을 구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권력 연장을 시도하기 위해 유리한 국면을 포착하려는 강한 유혹을 느낄 것이다.” 권좌로부터 내려올 미래 때문에 괴로워하는 권력자는 위험하다. 술에 의존해 국회나 정당을 비난하거나 급기야 비상계엄이라도 해서 상황을 타개하려 할 수도 있다. 인민이 달려와 자신을 보호해 주길 바라며 ‘SNS 포퓰리즘’에 빠질 수도 있고, 인민을 돈으로 타락시키는 것에서 희망을 찾을지도 모른다. 법을 무시하는 통치자와 돈을 좇는 인민이 만나면 민주주의도 나쁜 정체로 타락할 수 있다. 우리가 그 길을 갈 수는 없다. 누구도 법 위에 서려 하지 말아야 한다. 돈으로 통치하는 일도 더더욱 멈춰야 한다. 박상훈 정치학자
  • [포토] 김정은, 중국 서열 4위 왕후닝 접견

    [포토] 김정은, 중국 서열 4위 왕후닝 접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65주년을 기념해 방북한 중국 고위급 대표단을 맞이해 양국의 변함없는 혈맹 관계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보도를 통해 “김정은 동지께서 지난 16일, 방북 중인 중국 당·정대표단을 접견하시고 담화를 나누셨다”고 밝혔다. 이번 중국 대표단은 중국 권력 서열 4위이자 최고 정책 브레인으로 꼽히는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단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 중국 공산당 105주년…시진핑 “대만독립 세력 타격”

    중국 공산당 105주년…시진핑 “대만독립 세력 타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공산당 창당 105주년을 맞아 대만 통일 의지를 강조하며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창당 기념식에서 시 주석은 약 40분간의 연설을 통해 당원 1억 128만여명인 세계 최대 정당의 탄생을 축하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우리 당이 흔들림 없이 추구해온 역사적 과제”라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하며, 조국 통일의 대업을 확고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란 현재 집권 중인 대만 민주진보당 정부를 가리킨다. 그는 또 “강한 국가는 강한 군대를 가져야 하며, 강한 군대만이 국가 안보를 보장할 수 있다”면서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 목표를 예정대로 달성해 빠르게 세계 일류 군대가 되어야 한다”며 대만 무력 통일과 연계되는 강군 목표를 내세웠다. 내년이면 창설 100년이 되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100주년 목표는 현대화를 완료하여 미국 등 강대국에 맞서는 전투 실력을 갖추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군대를 통치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정당으로 100주년 목표는 대만 공격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1월 ‘군부 2인자’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숙청한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도 “장기적이고 전면적인 부패 척결 전쟁을 단호히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당 기념사에서 ‘분투’와 ‘투쟁’이라는 단어를 10여 차례 반복하며, 내년 당대회에서 4연임 확정을 앞두고 장기 집권을 위한 내부 단속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921년 마오쩌둥 등이 창당한 공산당 당원이 중국 인구의 7.2%라며 ‘세계 최대 정당’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권력으로 평가받는 시 주석은 수십 년간 당에 헌신한 노병 등 8명에게 ‘7·1’ 훈장을 수여했다. 이 훈장은 소박한 혁명 전통을 계승한다는 시 주석의 제안에 따라 금속이 아닌 천띠로 제작됐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시 주석에게 창당 105주년 축전을 보내 긴밀한 북중 관계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공산당이 없으면 새 중국도 없다는 것은 진리”라며 사회주의를 핵으로 하는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 “안녕, 내가 보스야”…G7 정상들 앞에서 농담 던진 ‘황제’ 트럼프 [핫이슈]

    “안녕, 내가 보스야”…G7 정상들 앞에서 농담 던진 ‘황제’ 트럼프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세계의 황제’ 같은 행동을 은연중에 과시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내가 보스다“(I‘m the boss)라고 농담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휴양지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주인공처럼 가장 늦게 나타났다.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이 모두 착석해 기다리던 상황에서 등장한 그는 좌중을 향해 “안녕, 내가 보스야”라고 말했다. 물론 이는 분위기를 녹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농담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주요 정상들도 이에 화답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일부 외신들은 그가 리얼리티 쇼 진행자 시절의 버릇이 남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이 같은 농담은 미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의 농담은 G7 정상회의를 둘러싼 암묵적인 진실을 은근히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G7 무대에서 가진 압도적인 영향력과 주도권을 은연중에 상기시킨 장면이라는 해석이다. 美·유럽 백악관 정상회담 사진 구설이와 유사한 장면은 지난해 8월 18일 백악관에서도 있었다.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이 백악관 집무실(Oval Office)에서 다자회담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해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 책상 앞에 마크롱 대통령 등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는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문제아 학생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는 평소 그가 자신의 참모들을 앞에 두고 회의하는 듯한 모습으로, 세계 권력의 상하 구도가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 개표소 봉쇄 시위 11일째… 체육회 “법적 대응 검토”

    개표소 봉쇄 시위 11일째… 체육회 “법적 대응 검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개표소) 봉쇄 시위가 11일째 이어지면서 이곳에 입주한 체육 단체들의 업무가 마비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15일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9개 종목 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핸드볼경기장 출입 제한 장기화로 국가대표 지원과 국제대회 준비, 종목단체 운영 등 체육 행정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정부와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거듭 요청했다.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을 둔 체육단체들은 지난 5일부터 시위 참가자들에 가로막혀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일과 11일 경찰과 협의해 두 차례 출입을 시도했지만, 충돌 우려로 끝내 들어가지 못했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국제대회 준비엔 비상이 걸렸다. 대한펜싱협회는 인도 델리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6일 출국해야 하지만 선수단 장비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수영·당구·핸드볼 등 9개 종목단체가 대회 준비와 행정 업무에 차질을 겪고 있다. 임금 지급과 회계 업무도 사실상 마비됐다. 국가대표 지도자와 심판 등 100명이 넘는 인원이 지난 10일 급여를 받지 못했다. 회계 업무가 중단되면서 공과금과 세금 납부도 지연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인건비를 포함해 6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그동안 주최자가 없는 집회 형태여서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형사 고소나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지 않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자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시위대는 의사 표현을 넘어 타인의 권리 침해가 없도록 자제해야 한다”며 “시위대의 민간인 출입 제한 행패 등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대해 행위자는 물론 공모자에 대해 엄중 수사를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시위대의 체육단체 출입 통제와 관련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면서 “분명한 불법행위에 대해선 채증을 통해 사후 사법처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발생한 핸드볼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시위대의 소지품 수색 문제에 대해서도 “다중이 위력을 과시했으므로 일반강요가 아닌 특수강요 혐의를 적용했다”며 “아무 생각 없이 옆에서 불법 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으로 적용될 경우에는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생일날에 UFC’ 로마황제 따라하는 트럼프…가족들은 ‘돈벌이’ 나서

    ‘생일날에 UFC’ 로마황제 따라하는 트럼프…가족들은 ‘돈벌이’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4일 80세 생일을 맞아 백악관에서 종합격투기 UFC 경기를 개최하는 가운데, 트럼프 일가가 금화 판매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UFC와 트럼프 대통령 아들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운영하는 트럼프 그룹 간의 협업으로 기념주화가 출시된다. 트럼프 대통령 80세 생일을 맞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설치된 종합격투기 경기장에서 열리는 UFC 경기를 앞두고 판매되는 이 기념주화는 ‘트럼프 주화’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주화는 총 네 종류로, 250달러 상당의 은화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의 초상이 새겨진 케이스가 함께 제공되는 1만 999달러 99센트짜리 금화까지 다양하다. 트럼프 그룹은 대통령의 브랜드를 주화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만 해주는 것으로 보이며 직접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계기로 수많은 영리 사업을 벌여 왔다. 트럼프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이름을 이용해 휴대전화, 향수, 암호화폐, 골프장 등 여러 사업을 홍보해 왔다. 이에 이해충돌 논란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가짜뉴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직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한다”고 이해충돌 논란을 일축했다. 이번 UFC 경기는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하지만, 세간에서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생일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치 로마 제국 시절 황제가 자신의 생일에 검투 경기를 개최한 것을 연상케 한다. 미국의 국가 기념행사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을 위한 행사로 변질됐다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9세 생일 때는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가 개최됐다. 행사 후 관중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본인 생일 사랑은 정계 입문 전부터 유별났다. 그의 50세 생일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유명 인사와 사교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하게 치러졌다. 생일을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과시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버지니아주 주민 2명은 백악관 UFC 경기를 중단시켜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행사가 화이트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정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봄 UFC 모회사 주식을 5만 달러어치 매입했다는 보도를 근거로 들었다. 소송장에는 이번 경기가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가 아닌 UFC 브랜드와 트럼프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라는 주장이 담겼다. 연방 판사는 행정부에 9일 저녁까지 소송에 대한 답변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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