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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한국에 최신형 패트리엇 요구” “李대통령 나설 기회”…北위협 커지는데 [배틀라인]

    “우크라, 한국에 최신형 패트리엇 요구” “李대통령 나설 기회”…北위협 커지는데 [배틀라인]

    ● 우크라이나가 한국에 최신형 패트리엇 PAC-3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대북 방공태세와 한러 관계 등을 고려해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전에서 북한제 탄도미사일의 성능과 운용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면서, 한국으로서는 오히려 방공전력을 더 확보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한국산 요격미사일을 미국에 제공한 뒤 미국이 우크라이나나 유럽에 재배치하는 ‘우회 지원’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우크라이나가 한국에 최신형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지원을 요청했다고 24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정부는 한반도 유사시 대비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원 여부가 우크라이나가 억류 중인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측근인 올렉산드르 카미신 전략담당 고문은 지난달 방한 당시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을 면담했다. 카미신 고문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보유한 미국산 요격 미사일인 패트리엇 가운데 최신 기종인 ‘PAC-3’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군은 최대 고도 40㎞인 개량형(PAC-3 MSE)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변칙 기동을 하는 러시아 이스칸데르-M 미사일 등을 요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6월 말 방한한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조현 외교부 장관과 면담에서 “방공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신예 방공 무기를 제공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일보는 대(對)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시 한러 관계 경색 가능성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8일 한국과 ‘드론 딜’ 등 다른 국방 분야에서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직접 방공체계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패트리엇 대신 국산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Ⅱ를 지원하는 방법 등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천궁-Ⅱ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에도 수출 계약이 체결돼 있어 별도의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대북 방위 태세 영향 가능성도 변수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군사력의 질적·양적 고도화를 이루며 도발의 수위를 높이면서, 한국은 오히려 더 많은 방공전력을 필요로 하게 됐다. 23일 국방부 국방정보본부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제 미사일의 성능과 운용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실전 데이터 누적과 러시아의 자문 및 부품지원 가능성, 우크라이나 군의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정확도 등 성능이 개선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대남 타격용’으로 평가되는 화성-11계열 전술탄도미사일과 600㎜ 초대형 방사포 등 북한의 단거리급 탄도미사일들은 대부분이 개발 완료 단계라고 밝혔다. 기존 스커드 계열 미사일에 비해 작전운용이 유리할 뿐 아니라 정확도와 요격회피·대량발사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휴전선 인근 북한군 전방군단에 배치돼 노후 미사일을 대체하고 장거리 화력을 보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펜스, 한국산 요격미사일 ‘美매개 우크라 우회배치론’ 주장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에 요격미사일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미국을 매개로 한 한국 요격미사일의 우회배치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출연한 펜스 전 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방공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겨울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취약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동 전쟁에서 패트리엇 요격탄을 대량 소모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기 어려워진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최근 키이우에서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남아 있는 패트리엇 요격탄 재고의 5%를 판매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 정도면 겨울을 나는 데 충분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펜스 전 부통령은 “다른 동맹국들이 역할을 할 기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매우 성능이 뛰어난 요격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거론했다. 이어 “이번 주 젤렌스키 대통령과 한국 사이에 오간 논의를 고려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한 걸음 나아가 해당 요격탄을 미국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미국은 요격탄을 “중동이나 우크라이나에 배치하거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유럽 동맹국에 제공할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 미국의 패트리엇 부족이 우크라이나 방공 공백으로 이어지자 한국 보유 요격탄을 미국에 넘겨 필요한 전구에 재배치하자는 구상이다. 우크라이나가 방공망 지원과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문제를 연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한국 보유 요격탄을 미국을 통해 재배치하는 방안까지 제안했다. 대북 미사일방어 전력과 기존 K-방산 수출계약 이행, 한러 관계까지 얽히면서 한국의 정책 선택에 따르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
  • 김민석 “조희대씨, 당장 나가시라”

    김민석 “조희대씨, 당장 나가시라”

    법원행정처 “靑에 대통령과의 만남 요구했지만 안 됐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등 관례를 깨고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 제청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조희대씨 정신 차리고 당장 나가시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여당 내에선 탄핵 주장도 쏟아졌다. 제청 과정이 논란이 되면서 대법관 임명 절차는 한동안 공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이날 부산시당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씨는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은 한덕수씨 같은 내란 공범의 길로 가려 하고, 왜 그렇게 창피한 길을 자처하는가”라면서 “조 대법원장의 행태는 유리창 깬 다음 퇴학시켜 달라고, 공부 안 하겠다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조 대법원장 탄핵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편법으로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조율을 거치지 않고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한 뒤 청와대 내부에선 불편한 기류가 감지됐다. 또 여권 의원들 사이에서도 조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김 대표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고강도 발언을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대표는 당 차원의 구체적인 탄핵소추 계획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에 대법관들을 향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잘못했다고 성명서를 내주기를 요구한다”고 했고, 사법부에는 “법관회의를 열어 ‘조희대 나가라’고 결의해 주고,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이번 행위가 잘못됐다는 사법부의 판단을 내려 달라”고 했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국회가 즉시 탄핵을 포함한 조희대 거취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대통령 임명권에 대한 도전은 안 되는 것”이라고 했고, 박지원 의원은 “탄핵해 보라는 선전포고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청와대와 합의 없이 ‘서면 제청’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만남의 기회가 없었다”며 “(청와대에) 요구했는데 안 됐다”고 밝혔다. 노 처장은 또 “두 분(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만나서 합의한 이후 서면으로 보내는데, 두 분이 만나서 합의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 남은 방법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정수석과 협의해서 서면 제청하는 방법을 합의했다”고 했다.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주도로 조 대법원장 출석 요구 안건도 의결했으나 조 대법원장은 오후 재개된 법사위 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노 처장은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 이유에 대해 “법에 출석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증인 채택 과정을 두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반발했다. 제청 과정에서 잡음이 커지면서 노태악 전 대법관·이흥구 대법관 후임 임명 과정은 장기간 진통이 예상된다.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 제청→대통령, 국회에 임명동의안 제출→국회 인사청문회→본회의 표결→대통령 임명 순으로 진행돼 통상 한 달 정도 소요된다. 우선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해야 하는데 청와대에서 이를 장기간 미루며 조 대법원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제청한다고 당장 임명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손봉기·김성수 후보자 중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만 국회로 보내거나 두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모두 보내 국회로 공을 넘기는 방안도 있다. 다만 국회로 넘어온다 해도 여당이 인사청문회 일정을 미루거나 본회의 표결에서 임명안을 부결시킬 가능성이 있다. 본회의 통과를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민주당 단독으로 부결이 가능하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대법원장 탄핵? 시도해 보라. 국민이 반드시 이 정권을 탄핵할 것”이라고 했다.
  • 영향평가에 발목 잡힌 공공주택 공급… ‘인허가 속도법’ 국회 공전 [주택 공급의 덫, 지자체 인허가]

    영향평가에 발목 잡힌 공공주택 공급… ‘인허가 속도법’ 국회 공전 [주택 공급의 덫, 지자체 인허가]

    정부도 주택 공급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입법은 국회에서 공전 중이다. 건설 사업의 인허가가 지역 주민들의 민원, 즉 선거 표심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려면 보상뿐 아니라 인허가 절차 전반을 앞당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위한 핵심 절차인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앞당기는 내용의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공공택지 조성 사업의 속도를 내기 위해 후보지 발표 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사전 작성을 통해 절차를 추가로 단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통합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사업마다 수개월에서 수년의 시간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회에서 해당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법안이 통과되면 지구계획 승인과 통합심의, 착공 일정까지 연쇄적으로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허가를 지연시키는 ‘영향평가’의 가장 큰 덫인 환경영향평가에서 실외 소음 기준을 합리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제도는 개선되지 않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환경법 기준이 우선 적용되면서 층수 조정과 동 배치 변경이 반복돼 사업 지연과 공급 감소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올해 상반기 내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동시에 추진하고 통합심의를 확대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도 국회 계류 중이다. 그나마 토지보상 절차를 앞당기는 제도는 지난해 공공주택 특별법 입법으로 법제화가 완료됐다. 이를 통해 공공주택지구 지정 이전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 공공주택 사업자가 후보지 주민과 협의매수 절차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전에는 공공주택지구가 지정된 이후에 LH가 협의매수에 나설 수 있었다. 개정안 시행으로 협의매수를 위한 기본조사 착수 시기가 현행보다 최대 1년가량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퇴거 불응자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토지보상법’은 지난 5월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 올해 12월 시행 예정이다. 정부는 ‘보상 협조 장려금’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토지보상 착수 시점이 1년 앞당겨지더라도 전략환경영향평가 조기화 등 핵심 인허가 절차가 개선되지 않으면 전체 사업 기간 단축 효과가 제한적일 거란 평가가 나온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인허가 절차 개선은 해외 선진국에서도 공통된 과제다. 미국이 도입한 ‘21세기 주택 공급 확대법’이 대표적이다. 법안에는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와 같은 규제를 합리화하는 내용과 함께 지방 정부에 주택 건설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담겼다.
  • 정통성 투쟁의 장 ‘여당 전대’… 국민 서비스 ‘제로 전대’ [윤태곤의 판]

    정통성 투쟁의 장 ‘여당 전대’… 국민 서비스 ‘제로 전대’ [윤태곤의 판]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 팽배대통령 평가 흔들… 상대효과 상실전대 ‘통합의 길’ 가야 하지만 반대여당 혼란·분열상 국민에게 불안후보들 정책적 방향성 없이 난타전보완수사권 “檢 나쁘다”로만 일관설득 없이 대중과의 괴리감만 키워유시민 발언 때아닌 정체성 논란여권 내 강한 비주류 형성 길 열어중도층 이반·보수층 결집도 가속 폭염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치러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 독일로 순방을 떠났는데 다음달 3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완전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할 순 없지만 승리를 거뒀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집권 초 여당 전당대회는 지지층이 재결집하고 대통령의 구심력이 강화되는 장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열리자 내부 분열이 극심해지면서 입에 담기 힘든 말들까지 쏟아지고 있다. 국정운영 면에서도 여러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지지층·당원에 대한 동원 및 정체성의 정치와 국민·대중에 대한 서비스와 책임의 정치 양면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두 정치 사이에 명확한 칸막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년간은 양쪽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애초부터 친명(친이재명) 단일대로라 할 수 있었던 민주당에 대한 대통령의 장악력을 강화했고, 별다른 잡음 없는 여당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여당의 혼선과 분열상은 국민들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국정운영의 난맥상은 여권의 원심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안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비롯한 이른바 검찰개혁 이슈다. 일반 여론과 당의 움직임이 정반대다.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 지지층에서조차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한 반대가 더 높지만 대통령은 이에 관한 언급을 피하고 청와대는 “국회(여당)에 맡겼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뭔가 회로가 잘못 구성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확 달라진 대통령 관련 지표들 기업의 주식 가격이나 다른 많은 지표들도 그렇지만 정치인·정당의 지지율은 절대평가, 상대평가, 시계열적 평가라는 세 축이 입체적으로 작동해 산출되는 숫자다. 지난 1년간 이 대통령의 경우 세 가지 축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일본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 강화하는 외교정책이나 실용적 정책 추진 등의 ‘일머리’로 절대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비상계엄을 일으켰다가 탄핵을 당하고 옥중에서 여러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그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만 몰두하는 야당 대표에 대한 상대평가는 말할 것도 없다. 상대 진영, 우방국, 기업을 막론하고 날 선 발언을 쏟아내던 과거의 정치인 이재명과 달라진 대통령 이재명에 대한 시계열적 평가도 좋았다. 이젠 상황이 다르다. 경제성장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쌍끌이하는 수출 전망은 밝지만 산업 양극화는 악화일로다. 대졸자 취업률, 체감 경기 모두 좋지 않다. 올해 상반기 폭발적인 주식시장 활황이 많은 문제를 덮어 줬지만 널뛰기 장세는 오히려 심각한 부담으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주도적으로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그 원인으로 지목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외신들조차 한국 주식시장을 ‘카지노판’에 빗댄다. 이런 상황이라 ‘초과 이윤’ 혹은 ‘초과 세수’ 활용 논의나 호남 반도체팹을 비롯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구체적 논의도 주춤거리고 있다. 또 호남팹이나 순이익 연동 성과급 등에 대해 정부가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식으로 선을 그으면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회의감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은, 정부의 고심이 크겠지만, 이 대통령이 대선 때 제시한 공급 우선 그림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정책 방향이 잡히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이 자기 주택을 매도하면서 거액의 근저당을 설정한 것에 대해 ‘내로남불’의 질타가 거세다. 구체적인 정책 하나하나에 대한 평가를 떠나 대통령의 말과 방향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것은 위험한 신호다. 강경화 주미 대사의 일시 귀국이 보여주듯 대미 관계도 매끄럽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와 잘 지내는 나라가 드물긴 하지만,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전 정부적 압박이 부메랑으로 작동하는 모양새다. 지난 1년간 이 대통령의 최고 강점으로 꼽혔던 ‘일’에 대한 절대 평가가 낮아졌다. 윤석열 부부의 존재감이 확연히 낮아진지라 상대평가의 이점도 사라졌다. 별 성과도 못 내는 특검 연장은 오히려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를 두고 ‘야당 덕’이라는 소리도 있긴 하다. 하지만 야당의 지리멸렬은 오히려 여권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내부 투쟁과 갈등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모두 좋지 않아지니 처음보다 못하다는 소리가 많아지고 당연히 시계열적 평가도 낮아지기 마련이다. 삼대 축이 다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7월 4주 차 정례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51%였다. 지난 3일 공개된 7월 1주 차 조사(54%) 이후 3주 연속 1% 포인트씩 내렸다. 크게 나쁘다고 볼 순 없는 숫자지만 6·3 선거 이후 하락세가 완연하다. 상대평가와 시계열적 평가의 기저효과 이점이 사라진 점을 감안하면 이제 이 대통령에겐 오직 절대평가의 잣대만 적용될 수밖에 없다. 70%에 육박하던 지지율 고공행진이 재연되기 힘든 이유다. ●여당의 전당대회가 가야 할 방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여당의 전당대회는 지지기반을 다지고 정부여당의 통합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느낌이다. 6·3 선거 이후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여당이 지지층만 바라보지 말고 국민 전체에 대한 책임성, 통합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주장이나 김민석 후보의 기조가 지지층 중심성을 강조하는 정청래 후보의 주장보다 민심에 부합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여당이 여러 국정운영에서 어려움을 겪고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여권 전체의 파이가 축소되고 있는 시점이다. 전체 파이가 축소된다는 뜻은 중도층에 가까운 지지자들, 이른바 ‘뉴이재명’들의 여권 내 영향력과 지분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강성 지지층 혹은 전통적 지지층이라고 하는 정 후보 측 지지자들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런 까닭에 여당 전당대회의 흐름은 대통령이 아니라 전통적 지지층 혹은 강성 지지층이 주도하고 있다. 전 총리인 김 후보는 전 대표인 정 후보 앞에서 “내가 이 대통령하고 더 가깝다”는 것 외엔 별다른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뜨거운 감자인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서도 “나도 원래 완전 폐지론자였다. 전대 전에 빨리 처리하자”는 식이다.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도 없다. 그러다 보니 과거 행적, ‘신천지’ 등을 쟁점으로 들고나오고 있는데 이런 난타전은 정 후보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전장이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동안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비롯해 검찰·경찰 이슈에서 민주당과 일반 대중의 괴리는 더 커지고 있다. 사실 검찰개혁 이슈는 여권의 정체성이나 다름없지만 일반 대중에겐 힘 있는 자들과 검찰 간의 파워 게임 정도로 인식된 면이 적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을 겪으면서 대중의 검찰개혁 수용성이 높아진 면도 있다. 하지만 범죄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서민 대중의 피해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데다가 광주광산경찰서 장윤기 살인사건 증거 인멸 사태가 터지면서 반대 여론이 증폭됐다. 검찰·경찰 개혁이 사회적 약자와 일반 대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여당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 여성층에서 강력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보완수사권 유지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보이지만 여당은 별다른 설득 노력 없이 “검찰은 나쁘다”고만 말하며 밀어붙이고 있다. 사실 여당 내에서도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상당수다.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도 그런 뜻을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일이 이렇게까지 진행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전개다. 여권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을 검찰개혁의 근거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은 검사 윤석열을 중용하고 ‘적폐청산’에 몰두하며 특수통 검사들의 위상을 올리고,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감싸고 돌아 검사 윤석열을 대선 주자 반열에 올려서 결국 정권이 교체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해석 투쟁이 더 큰 요인일지도 모른다. ‘정치 검찰’이 만악(萬惡)의 근원이라고 해야 문 전 대통령과 친문 인사들이 면책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당권을 누가 쥐느냐를 떠나 여권의 장기적 정체성, 정통성, 주도권을 가늠할 수 있는 사안이다. 유시민 작가를 필두로 한 인사들이 검찰 이슈와 ‘뉴이재명’ 일각의 문 전 대통령 격하 흐름을 하나로 묶어 이 대통령 측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들은 이 대통령 ‘공소취소’도 약한 고리로 틀어쥐고 있다. 이렇게 보면 유 작가의 ‘증축 용인·재건축 불가론’이 이해된다. ●새달 17일 이후 달라질 정치권 지형들 다음달 1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대표로 선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유 작가 등이 ‘비명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흐름에 힘입어 김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정청래·유시민·조국혁신당 등의 결합력이 높아져 여권 내 ‘강한 비주류’가 형성된다면? 노 전 대통령 당시 당청 갈등의 주된 요인은 이른바 4대개혁 법안의 수위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벌 대기업에 대한 태도 등 이념과 정책이 결합된 노선의 문제였다. 혼란이 심했지만 나름의 의미와 생산물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여권 내 투쟁은 정체성과 정통성이 그 소재다. 그래서 더 격렬할뿐더러 소모적이다. 이대로라면 중도층의 이반, 보수층 내지 반여권 세력의 결집이 가속화될 것이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감투 싸움에 공전하는 지방의회… 원 구성 파행에 민생 차질

    민선 9기 지방의회 곳곳에서 의장 선출과 원 구성 문제로 파행을 겪고 있다. 갈등이 길어지면서 민생 현안 처리가 지연되고 지방자치의 협치 문화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경남 사천시의회는 의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기습 탈당’ 논란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의장과 부의장,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한 채 의회운영위원장만 민주당에 제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천시의회는 애초 국민의힘 6명, 민주당 6명의 동수 구도였지만 의장 선거 직전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탈당하면서 균형이 깨졌다. 이후 국민의힘이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차지했고 상임위원회 배분을 둘러싼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통영시의회 역시 여야 동수 구도 속 원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1일 의회운영위원회 구성안이 찬반 7대 7로 부결되면서 첫 임시회는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다. 이 여파로 민선 9기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대구 달성군의회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군의원 주도로 상임위 폐지 안건이 처리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군의원들은 본회의를 보이콧하고 “지방자치법 내 지방의회 상임위 설치 관련 문구를 ‘위원회를 둘 수 있다’에서 ‘위원회를 둔다’는 강행규정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국회에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상임위 폐지 과정에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며 곽동환 의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민주당 6석·국민의힘 4석으로 구성된 대전 동구의회에서는 의장단 선거를 둘러싸고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지난 20일 민주당 소속 구의원이 정회 중인 본회의를 자체적으로 속개해 의장 선출 절차를 진행하면서 국민의힘 구의원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이후 민주당은 단독으로 의장단을 구성했고 국민의힘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지방의회가 국회 여야 대치를 답습하면서 주민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원 구성 지연으로 행정 견제와 정책 심의 기능이 마비되면 피해는 주민에게 돌아간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천시민행동은 “감투싸움으로 날을 지새우는 모습에 시민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22일 축구협회 청문회 열린다…정몽규·홍명보 증인 채택

    22일 축구협회 청문회 열린다…정몽규·홍명보 증인 채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2일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참고인 명단에는 박지성 K축구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손흥민·황희찬 선수도 포함됐다. 문체위는 9일 전체회의에서 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국민의힘 불참 속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국민의힘 위원들이 재석해 있지 않고 당분간 어떤 일정도 통보해 상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7월 국회를 공전할 수 없는 산적한 현안들을 위해 먼저 위원회가 가동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청문회는 축구협회 운영 실태 전반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점검하고,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규명해 협회 운영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다. 그간 논란이 제기돼 온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 전 감독 선임 과정, 협회의 밀실 운영 의혹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청문회에 부를 증인 13명과 참고인 10명의 명단도 확정됐다. 증인에는 정 전 협회장, 홍 전 감독, 이임생 전 협회 기술총괄이사 등이 포함됐다. 참고인은 박지성 공동위원장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혁신위원인 이영표·박주호 해설위원 등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했던 손흥민, 황희찬 선수도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다만 이날 채택된 증인·참고인이 모두 청문회에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은 “정 전 회장, 홍 전 감독, 이임생 전 축구협회 이사 등 사건 핵심 당사자가 줄줄이 사임하고 외국으로 도피하는 등 행보를 보이며 국회 출석요구에 회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 다카이치, 국회 공전 속 주얼리 시상식서 ‘활짝’

    다카이치, 국회 공전 속 주얼리 시상식서 ‘활짝’

    취임 9개월째 6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뜻밖의 ‘보석 역풍’에 휩싸였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 공전이 이어지던 가운데 화려한 주얼리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총리가 있어야 할 곳은 국회”라는 비판이 일부에서 확산하고 있다. 7일 동양경제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제37회 일본 주얼리 베스트 드레서상’ 시상식에서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특별상을 받았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총액 2600만엔(약 2억 4000만원) 상당의 진주와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착용하고 “주얼리의 빛처럼 일본의 미래도 밝다고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착용한 보석은 행사 당일에만 대여된 것으로 수상 후 곧바로 반환됐다. 논란의 초점은 보석 자체보다 참석 시점에 집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비서가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경쟁 후보를 비방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직접 답변하는 대신 비서 진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혀 야당의 반발을 샀다. 이후 예산위원회 집중심의와 당수토론 개최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이어지면서 국회 심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공개되자 SNS와 기사 댓글에는 “국회는 공전하는데 총리는 시상식에서만 활짝 웃고 있다”, “총리가 있어야 할 곳은 국회이지 주얼리 시상식이 아니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일본 주요 언론사 8곳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평균 지지율은 약 60%로 인기는 여전히 높지만,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 2억 짜리 보석 두른 日다카이치 총리 ‘활짝 미소’에 역풍?

    2억 짜리 보석 두른 日다카이치 총리 ‘활짝 미소’에 역풍?

    국회 공전 속 주얼리 시상식 참석SNS “총리가 있어야 할 곳은 국회” 취임 9개월째 6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뜻밖의 ‘보석 역풍’에 휩싸였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 공전이 이어지던 가운데 화려한 주얼리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총리가 있어야 할 곳은 국회”라는 비판이 일부에서 확산하고 있다. 7일 동양경제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제37회 일본 주얼리 베스트 드레서상’ 시상식에서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특별상을 받았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총액 2600만엔(약 2억 4000만원) 상당의 진주와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착용하고 “주얼리의 빛처럼 일본의 미래도 밝다고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착용한 보석은 행사 당일에만 대여된 것으로, 수상 후 곧바로 반환됐다. 논란의 초점은 보석 자체보다 참석 시점에 집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비서가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경쟁 후보를 비방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직접 답변하는 대신 비서 진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혀 야당의 반발을 샀다. 이후 예산위원회 집중심의와 당수토론 개최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이어지면서 국회 심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SNS)와 기사 댓글에는 “국회는 공전하는데 총리는 시상식에서만 활짝 웃고 있다”, “총리가 있어야 할 곳은 국회이지 주얼리 시상식이 아니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일본 언론은 고물가와 엔화 약세 등으로 누적된 국민 불만도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꺼번에 분출됐다고 분석했다. 현재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다. 일본 주요 언론사 8곳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평균 지지율은 약 60%로, 취임 9개월 차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아베 신조 전 총리도 기록하지 못한 수치다. 다만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 심의를 이유로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도 포기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참의원에서는 이날 법안 심의가 재개됐다.
  • 한병도 “원구성 6월 넘기지 않을 것…선관위 특검 당론 추진”

    한병도 “원구성 6월 넘기지 않을 것…선관위 특검 당론 추진”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9일 이달 내 국회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선 특별검사 수사를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 공백이 장기화되어 국민들께 볼 면목이 없다”며 “지난 한 달간 민주당은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신속한 원 구성 합의에 최선을 다했다. 내일을 넘기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최소한의 양심과 염치가 있으면 법사위원장을 달라는 말을 못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법사위원장을 달라는 주장은 원 구성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국회를 공전시키려는 지연 전술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 대행은 “더 이상 국민의힘 몽니를 좌시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기어코 민생 파업을 선언한다면, 민주당은 집권 여당이자 국회 제1당으로서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안의 엄중함과 시급성을 감안해 오늘 오후부터 의원님들 모두 비상 대기해 주시길 바란다”며 “6월 내에 반드시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완료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 대행은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특검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도 개선만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특검의 구체적인 내용과 절차에 대해서는 원내지도부에 위임해 주신다면 추후에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홍명보 감독 신변 위협까지”…‘주머니에 손’ 태도에 결국 폭발한 여론 [핫이슈]

    “홍명보 감독 신변 위협까지”…‘주머니에 손’ 태도에 결국 폭발한 여론 [핫이슈]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하자 일본 언론도 연일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9일 “홍명보 감독이 팬들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 SNS를 통해 홍 감독을 비판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내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대참사’, ‘사상 최악의 월드컵’ 등 강도 높은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격히 악화하는 한국 여론의 상황을 다룬 해당 기사는 가장 많이 읽은 기사 3위에 오를 만큼 일본 내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현재 일본 주요 언론들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조기 탈락과 감독 책임론 확산, 정치권까지 번진 이번 사태를 연일 비중 있게 보도하는 모양새다. 아사히는 “이번 대회는 비교적 강팀이 적은 조 편성으로 평가되면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만큼, 탈락 충격이 더욱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 선수로 꼽히는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등 유럽파 핵심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전력과 비교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면서 한국 국민들이 낙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16강에 진출한 성과와 현재의 상황을 대비시켜 이번 탈락이 한국 축구팬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을 넘어 정치권까지 강타했다고 일관적으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한국 축구팀의 충격적 결말, 홍 감독의 태도 논란까지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북중미 대회 A조 조별리그에서 체코와의 첫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출발했지만 이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연이어 패하며 1승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홍 감독은 26일 훈련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선수단의 남아공전 몸놀림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도 당황스럽다. 선수들의 심리 상태가 너무 잘하려고 하고 이겨서 결정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강했던 것 같다”며 “정신적·심리적인 면에 날씨까지 더운 상태에서 하다 보니 잘 맞지 않았던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결과를 전술의 부재가 아닌 선수들과 날씨 탓으로 돌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면서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29일 홍 감독은 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이었던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단순히 입장문을 낭독한 뒤 어떠한 질문도 받지 않았다. 이에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남이 써 준 멘트를 술술 읽기만 하는 느낌”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더욱 큰 논란은 이후에 벌어졌다. KBS·JTBC 등 월드컵 중계 방송사 카메라에는 홍 감독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이 잡혔다. 이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사퇴하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는 건 처음 본다”, “미안하다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다”, “기괴할 정도로 뻔뻔하다” 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부터 불공정 논란한편 홍 감독은 애초 이번 대표팀 감독에 오르는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불거져 팬들에게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다른 능력 있는 외국인 감독 후보들을 외면한 채 그를 사실상 내정했다는 정황이 확인됐고, 국회 현안 질의에 홍 감독이 출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써 홍 감독은 두 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실패한 한국 축구 역대 최악의 감독이 됐다. 그는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1무 2패라는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한국에서 월드컵 감독으로 두 번 나선 인물은 홍 감독이 유일하다.
  • 국민은 쏙 뺀… 또 ‘끼리끼리 리그’ [윤태곤의 판]

    국민은 쏙 뺀… 또 ‘끼리끼리 리그’ [윤태곤의 판]

    대통령 “최소한 성공 아냐” 박한 평가정청래 불신… 김민석 역할론 부상鄭·김어준 ‘코어지지층’ 등으로 반격8월 전대 당권 힘겨루기 ‘점입가경’장동혁 유튜브 나가 돌발 선전 주장선관위를 재선거로 풀어 ‘자승자박’당권파·범주류 디커플링 기류 완연지방선거 통해 국민은 여야에 신호“강성지지층에 매몰 않는 중도 선호”그 흐름 거부땐 다음 총선 때 ‘큰 매’ 전국 지방선거와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6·3 선거를 복기해 보면 이제 ‘내란종식, 검찰개혁’ 같은 여권의 공세적 의제의 민심에 대한 소구력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대신 여권의 밀어붙이기와 오만에 대한 경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쌍끌이하는 코스피 활황에 가려져 있던 부동산과 자산 양극화 문제가 떠올랐다. 뿐만 아니라 혁신하지 못하는 야당에 대해서도 민심은 냉담했다. 정부여당의 지난 1년에 대한 종합적 평가, 야당에 대한 상대평가로 인해 여당이 전체 승부에선 이겼지만 서울, 경기 평택을, 부산 북구갑 같은 주요 요충지의 패배는 경고장으로 볼 수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장동혁 대표가 활발하게 움직인 곳의 성적표는 형편없었고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움직임에 대한 반응도 싸늘했다. 장동혁이 이끄는 국민의힘은 여당에 패배했고 여당은 오세훈·유의동·한동훈이라는 야당 비주류와의 대결에서 패배하는 물고 물리는 고리가 만들어졌다. 각 진영 내부의 쟁투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여당은 전북의 혈투에서 신승했지만 상처를 남겼고 그 내분은 수도권, 영남권의 손실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당권파가 완벽히 패배해 당권파와 범주류의 분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이번 여름은 각 진영의 재정비·재편이라는 ‘그들끼리의 싸움’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포스트 6·3’에서 해석 논쟁이 먼저 벌어진 쪽은 여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직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길 곳을 지고, 또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고 하면 그건 문제가 다르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선거란 대통령에 대한 평가라 전제하면서도 “성을 지키는 여당은 성안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포용과 통합의 ‘그릇’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당청 지지율이 급락하자 유럽 순방을 나가서도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면서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같은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는 말인즉슨 모두 옳다. 하지만 선거 기간 동안 본인이 연일 보수진영을 향해 날 선 메시지를 냈던 점, “부동산 정책이 선거에 나쁜 영향보다는 오히려 좋은 영향이 더 많았을 것”이라는 주장, ‘청와대 픽’이라고 할 수 있는 정원오·하정우 후보의 패배 등은 그 발언의 무게감을 떨어뜨렸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김민석 총리의 ‘새 역할’ 강조, 정청래 전 대표의 순방 환송식 불참 등과 맞물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여당의 전반적 방향성에 대한 성찰이라기보다는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불신으로 해석되기 충분했다. 이런 기류 속에서 민주당 대변인이 “우리가 윤석열이 누구 찍어서 당대표 시키고 이걸 엄청 욕을 했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그거 하시는 건가 설마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직을 사퇴하는 등 여권 내부 갈등은 오히려 격화됐다. 정 전 대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만 떠넘기려는 흐름을 피해 나가며 본인이야말로 ‘중단 없는 개혁’을 진행할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의 적자임을 자임하며 방어벽을 쳤다. 안팎의 압박 내지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대표직 연임 도전을 위해 사퇴한 그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카드를 다시 꺼내 들어 프레임 전환을 시도했다.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에 걸쳐 “악용될 여지가 없는 예외적인 경우까지 봉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청래는 “숟가락을 주면 칼을 만들 것”이라며 “검찰은 미련을 버리고 꿈에서 깨라”고 맞섰다. 결국 정부는 보완수사권을 예외 없이 완전 폐지하기로 형사소송법 개정 방침을 정했다. 그 역시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 총리는 정부안조차 내지 않기로 했다. 총리실에 설치된 검찰개혁추진단의 1년 활동이 헛수고가 된 셈이다. 전당대회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쟁점을 조기에 무력화하겠다는 계산이겠지만 정부가 여당 강경파에 완패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청래는 “혹시 시간 끌기 작전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대통령의 페르소나인 김민석을 몰아붙이고 있다. 사실 민주당의 갈등은 구조적인 문제다. ‘친청’(친정청래)과 ‘친명’의 대립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한 프레임이 아니다. 민주당은 호남, 386학생운동권, 친노·친문의 세례를 받은 40·50대, 시민단체 출신 등이 갈등과 통합을 거듭하며 화학적으로 결합된 유기체에 가깝다. 김대중·호남의 압도적 영향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등장 이후 많이 약화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기부터는 인플루언서 김어준의 무게감이 커졌다. 기실 정청래는 친청그룹의 수장이라기보다는 이 원(原)주류 그룹 상당수의 대표 자격이라 할 수 있다. ‘뉴이재명’ 혹은 신주류 그룹과 갈등하는 세력 위에 정청래가 떠 있는 것이지 정청래라는 개인을 중심으로 세력이 뭉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권력자가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의 기조와 가치를 밀고 나갈 수 있는 신주류를 형성하려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대통령은 애초에 민주당 내 기반이 약했고 한때는 반문(반문재인)이라고도 불렸던 비주류였지만 특유의 생존력과 지난한 권력투쟁 끝에 민주당 각 세력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해 당권을 잡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집권 후 이 대통령 중심의 신주류 형성은 여의치 않았다. 집권 후 전당대회에선 친명 박찬대가 정청래에게 패배했고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했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스스로의 문제로 낙마했다. 대통령이 제일 믿을 수 있고 당내 신망도 상당한 정성호는 법무부에 매여 있는 신세다. 이런 상황에서 6·3선거 결과가 나왔고 전당대회가 시작되는데 ‘뉴이재명’은 세가 약하고 전투력은 더 약하다. 그리고 정청래는 민주당 원주류와 이 대통령의 강력한 교집합이자 접착제나 다름없는 ‘반검찰 정서’를 다시 자극하고 나섰다. 게다가 김어준은 이른바 ‘코어 지지층 이탈론’을 꺼내 들어 이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노무현·문재인 지지층이 돌아서면 정권의 위기가 온다는 주장인데, 이는 3개월 전 유시민이 꺼내 든 이른바 ABC론의 변주일 뿐이다. 6월 말 현재 국면은 정청래와 김어준의 역공이 완벽하게 먹혀드는 흐름이다.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과 취임 후 처음으로 오찬 약속을 했고 김용범 정책실장은 대통령 주재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사흘 앞두고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해 “(보고회는) 정부와 기업이 같이 노력한 걸 발표하는 자리”라며 “반도체와 아주 거대한 기가와트 단위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계획, 피지컬 AI·로봇까지 3대 분야”라고 사전 브리핑을 진행했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이길지는 알 수 없지만 초기 흐름은 정청래·김어준 콤비가 잡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이 대통령이 민다고 인식되는 김 총리가 당권을 쥔들 ‘코어 지지층’ 혹은 원주류 중심의 여권 지배구조가 바뀔지는 모르겠다. 여권의 이런 복잡다단한 힘겨루기는 이해가 가는 면이 있긴 하다. 모든 정권에서 진행된 권력투쟁의 보편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야당의 힘겨루기는 상당히 특이하고 난해하다. 완벽하게 패배한 장 대표의 경우 의총이나 제대로 된 기자회견 대신 강성 유튜브에 출연해 ‘선전’을 주장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관위의 문제는 야당 대표로서 충분히 힘을 실을 사안이긴 하지만 장 대표가 힘줘 추진한 ‘전면 재선거’는 자승자박으로 작용했다. 전면 재선거론이 의원총회에서 부결된 것은 결국 장 대표에 대한 불신임이나 다름없다. 당이나 국회 대신 올림픽공원 시위장에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던 장 대표는 의총 부결 이후 돌연 입원했다 퇴원해선 “기강을 잡겠다”며 반대파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다. 올림픽공원 시위의 성격이 변질되고 기세도 꺾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오히려 강공책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올해 초와 완벽한 데자뷔다.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로 궁박한 상황에 처하자 단식에 돌입했다가 별다른 성과 없이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해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에 처했던 그때. 다만 그때는 당 범주류가 장 대표가 이끄는 흐름을 묵인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6·3 선거를 통해 국민은 여야 정치권에 여러 신호를 보냈다. 그중에선 여야 모두 강성 지지층에 매몰되지 말고, 통합적이고 중도적 방향을 취하라는 것이 가장 강력한 신호였다. 하지만 지금 여야 정치권이 그 흐름에 부응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여권의 경우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분명히 그 흐름에 부합하고 있다. 여권 내부는 김어준·정청래 두 사람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공소취소가 약한 고리인지 김 총리 등이 전당대회 승리를 위해 짐짓 그 흐름에 몸을 싣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코어 지지층과 인플루언서들이 주도해서 북 치고 꽹과리 치면 중도층과 뉴이재명은 조용히 떠나게 될 것이다. 그런 흐름이 고착화된다면 누가 차기 당대표가 되건 좋은 흐름을 회복하긴 쉽잖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야당이 차라리 나은 면이 있다. 당권파와 범주류 세력의 디커플링 기류가 완연하다. 장동혁 체제가 얼마나 더 존속될지 모르겠지만 오세훈·한동훈 쌍두마차에 보인 민심의 기대를 당내에서도 인정하는 모양새다. 자신들의 기득권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은 다들 지니고 있겠지만 2028년 총선을 앞두고 2027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의 방향성에 대해선 공감대가 점점 커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지난 6·3 선거에서 민심은 여야 모두에게 경고와 독려의 회초리를 때렸다. 그 신호를 거부하는 쪽은 다음 선거에서 더 큰 매를 맞을 수밖에 없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한국 축구 ‘최대 적’은 대한축구협회”…월드컵 탈락 ‘예견된 참사’ 꼬집은 송영길

    “한국 축구 ‘최대 적’은 대한축구협회”…월드컵 탈락 ‘예견된 참사’ 꼬집은 송영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28일 확정된 가운데, 정치권에서 대한축구협회 무능을 질타하는 쓴소리가 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회 탈락 확정 하루 전인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의 가장 큰 적은 대한축구협회”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송 의원은 이번 한국 대표팀의 부진을 두고 “이번 월드컵의 결과는 이미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부터 예견된 참사였다”고 진단했다. 특히 홍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을 정조준했다. 송 의원은 “홍 감독을 선임한 문제의 11차 회의 관련 문건이 존재하지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국회에서 회의 자체가 없었다고 해명했고, 당시 참석자인 김정배 상근부회장은 자격 없는 불법적인 회의였다고 토로했다”며 “홍 감독 본인 역시 선임 과정의 정당성이 훼손됐음을 사실상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문제의식조차 없다는 사실”이라며 “절차도, 책임도, 반성도 없는 대한축구협회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대한축구협회의 누적된 실정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경질,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 논란 속 홍 감독 선임, 승부조작 관련 사면 추진 등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축구팬들이 등을 돌린 이유는 단순히 성적 때문이 아니라,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실패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대회 경기 운영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남아공전에서도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는 보이지 않았고, 현실에 맞는 대응보다 기존 방식만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해결책으로는 감독 한 사람의 교체가 아닌 협회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했다. 송 의원은 “뜯어고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허물고 다시 세워야 한다”며 “지금 대한축구협회는 그 정도의 대수술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회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송 의원은 “정 회장은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사퇴하겠다고 하지만 사퇴나 몇 가지 규정을 손보는 것으로 끝낼 일이 결코 아니다”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축구는 더 이상 국민의 축구가 아닌 만큼, 대한민국 축구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한 대변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술파티 위증’ 후폭풍… 與 “참 이상한 판결” 野 “정치공작 확인”

    ‘술파티 위증’ 후폭풍… 與 “참 이상한 판결” 野 “정치공작 확인”

    민주,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주장정청래 “자료 미제출은 檢 짬짜미”국힘 “공소취소 논리 기반 흔들려”“박상용 희생양” 징계 철회 요구도의장 “24일까지 상임위 명단 내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제기를 1심 법원이 위증으로 판단하면서 여야 충돌은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판결에 반발하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주장의 근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원구성 협상마저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한층 깊어지는 양상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1심 판단을 두고 “참 안타깝고 이상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법무부와 고검 등에서 사건을 조사했는데 관련 자료가 법원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자료 미제출도) 검찰의 짬짜미가 아니었을까”라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검찰을 향해 “숟가락만한 보완수사권이라도 주면 정권에 칼을 들이댈지 모를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검찰권 남용과 정치 개입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일에 대해 단죄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판결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논리의 기반이 흔들렸다고 반격했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연어 술파티 의혹으로 지난 2년 6개월 동안 국가적 혼란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거짓이 탑을 쌓아 올려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로 가기 위한 불쏘시개로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막기 위해 거짓말쟁이를 동원하고 수사기관을 짓밟은 정치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재판취소 저지 특별위원회’도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박상용 검사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특위 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 대통령은 셀프 공소취소를 위해 박 검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공방은 법사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원구성 협상과도 맞물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관련 공소취소 이슈와 여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법사위원장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수용 불가 입장을 내세우며 대치 중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회동을 이어갔지만 이견를 좁히지 못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24일 정오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직접 선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원장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 원내대표는 “시간 끌기는 용인하지 않겠다”며 단독 처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 조정식 의장 “24일까지 상임위 명단 제출”…野 “일방 통보 강력 유감”

    조정식 의장 “24일까지 상임위 명단 제출”…野 “일방 통보 강력 유감”

    조정식 국회의장이 22일 여야 원내지도부에 “원 구성 협상이 공전하는 상황을 무한정 지켜볼 수 없다”며 “24일 정오까지 원 구성을 위한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타협이라는 국회 운영의 대원칙을 어겼다”고 반발했다. 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국민의힘 정 원내대표·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회동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국회법 48조 1항에 따르면 교섭단체 대표 의원들이 상임위원 임기 만료 전까지 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기한까지 요청 없을 경우 의장이 상임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회법이 정한 상임위원 선임 기간을 한참 넘겼다”며 “6차례 협상이 제자리를 맴돌며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해 국민 보기에 국회의장으로서 민망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여야 원내대표에게 신속한 원 구성을 강하게 촉구한 조 의장은 “국회 정상화를 무한정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양당에 계속적 합의를 강력하게 촉구드리는 바”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조 의장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절차들이 타협이라는 국회 운영의 대원칙을 어긴 채 강제적으로 원 구성을 하고 후반기 국회를 출발시키는 전조다”라고 반발했다. 그는 “지금까지 국회 관행은 교섭단체 간 합의 통해 상임위원장 배분이 먼저 결정된 이후 상임위원 명단이 제출됐다. 이 관행이 깨진 게 22대 전반기 국회”라며 “우원식 전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상임위원 강제 배정을 실시하고 민주당 몫의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민주당이 선출했다”고 했다. 이어 19대부터 21대 국회에서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갔음에도 원 구성 협의가 지연됐음을 상기시키며 “이전과 비교할 때 정상적인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제1당은 의장, 2당은 법사위원장’이라는 관행이 지켜진 상태에서도 절차가 지연된 사례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장이 오는 24일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일방적으로 말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민주당이 협상 의지를 가지고 원 구성 협상에 나오면 내일이라도 상임위원장 구성에 대해 합의할 수 있다. 법사위원장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의장이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니 민주당은 그 절차에 맞게 할 것이며, 시간 끌기라고 판단되면 결단하겠다”며 “결단의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상임위 전체를 민주당이 진행하거나, 민주당이 상임위 배분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국회법 어기면서 거의 27일이 지나가고 있다. 더 이상 발목 잡기 시간 끌기는 용인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면 벌써 끝났지만, 야당을 배려하려고 만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7월부터 실질적으로 국회를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정청래·장동혁, 지선 성적표보다 숙제 먼저 받아들었다[윤태곤의 판]

    정청래·장동혁, 지선 성적표보다 숙제 먼저 받아들었다[윤태곤의 판]

    전망보다는 경합 늘어 접전 양상 與 선거판 확장성·실용성 안 보여여의도 밖에서 정청래 약점 노출오빠 논란·전북 공천 논란 등 시끌여권 내 ‘反정청래’ 소구력 드러내‘장동혁에도 불구하고’ 추격한 野당권과 연계는 후보들에게 제약 장 대표 장수 역할 제대로 못 해윤어게인 모자라 박어게인까지실질적 도움 여부는 눈앞의 문제사전투표도 종료됐고 이제 이틀 뒤 본투표만 남았다. 지난 4월과 5월에도 이 지면을 통해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의 여러 논점들을 짚어봤다. 4월 6일자 지면에선 “전화면접 정례 여론조사 기준으로 60%대 중반에서 후반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 더블스코어 이상인 여야 지지율 격차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여당의 단단한 기반을 들여다봤다. 5월 4일자 지면에선 “그럼에도 전국 선거답게 긴장감은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소속 현역 자치단체장들이 여당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면서 접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점검했다. 그러면서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여와 야의 승패 가르기라는 성격도 크지만, 이재명 정부 임기가 중반부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각 진영 내부의 역학 관계는 물론이고 차기 총선 주도권, 대선의 포석과도 연결된다”고 내다봤다. 선거를 이틀 앞둔 지금은 두 달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민주당에서조차 총 16개 자리의 광역단체장 중 여섯 곳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물론 부자 몸조심 격의 전략적 엄살이라 볼 수도 있지만 영남권은 물론 서울 그리고 전북은 끝까지 가서 투표함을 열어 봐야 아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경합 지역에서 야당 후보들이 여당 후보들을 따라잡아서 역전에 성공할지, 여당 후보들이 그 추격을 뿌리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지난 한 달 여 동안을 복기해 보면 여당의 실점이 야당의 실점보다 더 많았다. 득점 경쟁은 빈약했지만 실점 경쟁은 치열했다. 먼저 당대표 리스크.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한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그래도 정 대표가 앞서 있다. 여당 지지율이 야당을 훌쩍 뛰어넘고 계파 내지 노선 갈등도 야당이 훨씬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 다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고, 유튜버에 의존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래도 정 대표 형편이 장 대표보다는 낫다. 여의도에서 두 사람을 나란히 세워 놓고 보면 여당 대표가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여의도 밖에서, 장동혁과 떨어져 있으니 정청래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지층을 흥겹게 하고 친여 유튜브 구독자들을 격동시키던 정청래의 순발력과 재치는 넓은 민심의 바다에선 통하지 않았다. 최고 격전지이자 요충지인 부산 북구갑 재보궐 선거 현장의 ‘오빠’ 논란이 대표적 예다. 정 대표 옆에서 함께 오빠 타령을 하다가 날벼락을 맞은 하정우 후보는 나중에 “대표가 시킨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영남권 다른 곳에서도 정 대표에 대한 반응은 상당히 냉담했다. 민주당 기준 험지에서만 정 대표의 약점이 드러난 것은 아니다.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선 경선 컷오프도 아니고 아예 당에서 제명당한 김관영 지사가 무소속으로 등판해 이원택 민주당 후보와 혈투를 벌이고 있다. 김 후보에겐 본인의 인물경쟁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겠지만 정치적 명분은 ‘정청래 사당화 저지’다. 호남의 치열한 민주당 공천 경쟁에서 탈락한 이들 중 상당수가 무소속으로 나서는 것은 상례이다. 하지만 이들이 하나같이 정 대표를 공격하는 것은 여권 내에서 ‘반정청래’라는 깃발이 꽤 소구력을 가진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오른손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주식 시장 상황 등의 무기를 들고 ‘뉴이재명’을 공략하고 왼손에는 ‘내란 심판’이라는 창을 들고 장 대표를 찔렀으면 선거는 손쉽게 진행됐을 것이다. 하지만 정 대표는 그 전략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 정 대표의 활동 공간이 위축된 반면 이 대통령은 격전지인 부산, 울산, 경남에서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이런저런 발전 계획을 제시하며 여당 후보들을 측면 지원했다. 앞으로의 과제도 첩첩산중이지만 삼성전자 파업 위기는 정부의 적극적 중재 아래 무사히 넘겼고 주식시장은 코스피 8000선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이 대통령 역시 최근에 통합, 실용적 이미지만큼이나 갈등, 정파적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켰다. 공소취소 이슈가 잦아든 이후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체포영장 검토 지시, 스타벅스 논란에 대한 과도할 정도로 강력한 메시지와 그 후 정부 기관들의 잇단 압박 등은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중도층에겐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방향성이 아니라 톤과 강도가 문제였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까지도 “스타벅스가 잘못했지만 이제 그만하자”고 만류하고 나섰을 정도다. 개헌 이슈 역시 긍정적 방향성에도 불구하고 정파적으로 소비되고 말았다. 결국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여당은 자신의 강점이자 국민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는 ‘실용성’과 ‘확장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는 고질적 ‘야당 정서’를 상당히 드러냈다. 지역 통합 이슈 이후엔 임팩트 있는 통합적이고 실용적 의제를 제시하지 못했다. 여러 후보군 가운데선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하정우 부산 북구갑 후보와 김용남 평택을 후보 정도만이 확장적, 통합적 캐릭터였다. 하지만 이들 역시 (결과적으로 당선 여부와 별개로) 성공적인 캠페인을 전개하지 못했다. 이런 까닭인지 민주당은 다시 ‘김어준’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29일 아침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는 정 후보를 시작으로 추미애(경기지사)·김상욱(울산시장)·신용한(충북지사)·전재수(부산시장)·김경수(경남지사)·박수현(충남지사)·이원택(전북지사)·오중기(경북지사) 후보 등 무려 9명이 차례로 등장했다. 이들은 김씨의 요청에 따라 선거로고송을 부르고 구호를 외치고 후원계좌번호를 낭독했다. 높은 지지율과 압도적 의석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첫 전국선거를 맞이한 여당은 변화하지 못하고 확장하지 못했다. 그러니 성적표보다 숙제가 먼저 온 셈이 됐다. 지방선거 이후엔 전당대회가 열리고 이 대통령 집권 1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숙제에 대한 답을 모색할 시기다. 어떤 면에선 선거 때보다 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 같다. 국민의힘이런 여권의 문제점들로 인해 야당은 지난 한 달간 많이 추격했다. 하지만 야당 상황을 돌아보면 자체 득점보다 실점이 더 눈에 띈다. 여당은 잘하다가 못해서, 못한 점이 크게 눈에 들어오지만 야당은 계속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눈에 덜 띈다고나 할까.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천 단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확장의 반대 방향으로 내달렸다. 대구에서는 가장 중도적인 후보인 주호영을 컷오프했고 부산에서도 현역 시장이자 중도적 이미지를 지닌 박형준을 컷오프하려 했다. 그 이후 박형준의 캠페인에선 보수 집토끼를 다독거리는 기류가 강해졌다. 광역단체장 후보군보다 당의 영향력이 강한 재보궐 선거 후보 라인업도 경기 평택을의 유의동 정도를 제외하면 대체로 강성보수 일색이다. “승리 자체가 목적일 순 없다”는 장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냈다. 이런 까닭에 민주당의 정 대표보다도 장 대표의 활동폭은 제약됐다. 서울의 오세훈 후보와 강원의 김진태 후보는 공천 확정 직후 일찌감치 장 대표와 강하게 선을 그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장 대표와 당권파는 확장적 표심 공략을 통한 민주당과의 승부보다는 집토끼 단속을 통한 한동훈과의 승부에 더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장 대표와 당권파가 부산 북구갑 박민식 후보 개소식에 참석해 힘을 싣자 오히려 한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장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 유튜버들의 이념적 강성 발언은 오히려 한동훈의 확장성을 강화시켰다. 여당은 내부 상황이 미묘하지만, 계파 갈등이 야당보다는 덜하고 당대표가 위축되자 대통령이 얼굴을 많이 내비쳤다. 장 대표가 장수 역할을 제대로 못 하자 야당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호출했다. 사회통합에 기여해야 할 전현직 대통령이 앞다퉈 선거판에 등장하는 것이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느냐는 본질적 의문은 차치하고,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선거에 도움이 되느냐는 건 눈앞의 문제다. 게다가 신동욱 최고위원이 “과연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정당했는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박민식 후보는 상대인 한동훈 후보에게 박 전 대통령 구형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윤 어게인’으로 골머리를 앓는 판에 ‘박 어게인’까지 등장하는 판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이 지금은 장 대표와 거리를 두고 독자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실 박 전 대통령을 먼저 불러낸 사람은 장 대표다. 지난 1월 쌍특검 도입을 촉구하던 장 대표의 단식은 별 반향을 못 일으키다가 박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중단됐었다. 선거 막판, 전국적으로 야당이 여당을 추격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은 분명하다. 경북 한 군데 빼고는 민주당이 모두 석권할 것이라는 애초 전망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상당해 보인다. 하지만 이번 선거 기간 각개 전투에 나선 일부 후보들의 분투와 별개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략적인 모습도, 확장적인 모습도 전혀 보여 주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 선거 결과가 장 대표의 당권 유지 여부와 결부된다는 인식은 국힘 후보들에게 제약 요인으로 작동했다. 여당도 그렇지만 야당도 성적표보다 숙제를 먼저 받아 든 셈이다. 지방선거 이후에도 당을 현재 지도부로, 이런 노선으로 운영할 것이냐는 질문이 그것이다. 국힘이 나쁜 결과를 얻는다면 ‘장동혁 때문에’가 큰 원인으로 지목될 것이다.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장동혁에도 불구하고’와 ‘장동혁 덕에’ 중에 어느 쪽이 힘을 얻을까?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울산 민주·진보 ‘단일화 내홍’ 확산… 조국·유의동, 김용남 동시 직격

    울산 민주·진보 ‘단일화 내홍’ 확산… 조국·유의동, 김용남 동시 직격

    급물살을 탔던 범여권 울산시장 단일화 논의가 여론조사 중단 사태 이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공전하는 모양새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도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차명 대부업체 운영 의혹’을 받는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거세게 압박하는 등 단일화 논의가 점점 더 꼬이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는 2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분들이 (울산시장) 단일후보를 결정하는 구조를 용납할 수는 없다”면서 “충분히 역선택을 방지하면서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고 실무적 준비도 돼 있다”고 했다. 다만 김종훈 진보당 후보는 “단일화 경선 파행의 책임은 김상욱 (민주당) 후보에 있다”며 “여론조사 부정 개입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신창현 진보당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추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해 “현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조 후보는 김 후보의 차명 대부업 의혹과 관련해 CBS라디오에서 “서울과 영남 지역 선거에 매우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직격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를 ‘고금리 사채꾼’ 후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힘 법률위원장 명의로 곧 김 후보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김 후보 캠프는 입장문을 통해 “법률 위반 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 지방선거보다 뜨거운 14곳 재보선… 진영 내 향배 가른다 [윤태곤의 판]

    지방선거보다 뜨거운 14곳 재보선… 진영 내 향배 가른다 [윤태곤의 판]

    국회 전체 의석 5%가 바뀌는 큰 판차기 총선 주도권·대선 포석 연결평택을 조국, 김용남·유의동과 3강국회 입성 땐 여권 권력 지형 변화내리 3번 전재수 선택한 부산 북갑한동훈 백병전·하정우 전 수석 출격계양을 등 교통정리 골머리 앓은 與짠물 경쟁 野, 윤어게인 공천 될 판6·3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가 딱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를 감안하면 남은 시간은 더 짧다. 지난달 이 지면에서도 살펴봤지만 지금도 여당의 구조적 우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 남은 한 달 동안 대통령이나 여당이 큰 위기에 처하거나 야당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갑자기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전국 선거답게 긴장감은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소속 현역 자치단체장들이 여당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면서 접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수성을 해야 하지만 추격자 노릇도 해야 하는 이들의 선거 전략은 대동소이하다. 지지율이 낮고 당내에서도 빈축을 사고 있는 장동혁 대표의 개입을 최대한 차단하면서 야당 현직 단체장과 여당 후보의 맞대결, 닫힌 싸움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독자적 지역 선대위 출범, 당명이나 빨간색 당 색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캠페인 등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만약 이런 전략이 먹혀든다면 부울경→대구→서울, 강원으로 동남풍이 확산되고 역시 국민의힘 현역 단체장들이 버티고 있는 충청권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겠다. 국민의힘으로선 솟아날 구멍이 영 없지는 않으니 마지막까지 기대를 버리지 않을 상황이 마련되긴 한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 지방선거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무려 14곳에서 펼쳐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다. 이재명 대통령 집권 1년 만에, 제22대 국회 하반기 시작을 앞두고 전체 의석의 5%가 바뀌는 큰 판이 벌어지게 됐다. 게다가 이 선거는 여와 야의 대결 이상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사람들은, 그들 역시 제각각의 정치적 계획과 전망이 있겠지만 당분간은 자기 지역 행정에 매진해야 한다. 하지만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는 다르다. 여와 야의 승패 가르기라는 성격도 크지만, 이재명 정부 임기가 중반부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각 진영 내부의 역학 관계는 물론이고 차기 총선 주도권, 대선의 포석과도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6·3 선거에서도 재보궐 선거가 지방선거보다 어떤 의미에서 더 흥미롭고 치열하다. ●민주당, 원래 가졌던 13곳 이겨야 본전 자기 자리에서 선거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의원직 사퇴 날짜를 미룰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없지 않았지만 결국 6·3 지방선거 출마자 중 여야 의원들은 모두 의원직을 내려놓았다. 애초에 선거법 등으로 현역 의원이 직을 상실한 곳에 더해 14곳의 자리가 생겼는데 원래 의석의 주인을 따져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13명, 국민의힘이 1명이다. 산술적으로만 따지자면 민주당은 싹 다 이겨야 본전치기고 야당 입장에선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자리 1석에 조금이라도 더하면 남는 장사가 된다. 호남권이나 인천, 경기 안산 등은 민주당의 텃밭이라 승부보다는 공천이 관심사였다.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 변호사가 된 후 울산에서 활동하고, 지난 총선 때 울산 지역 영입 인재로 발탁됐지만 낙선한 후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사람(전은수 후보)을 아무 연고도 없는 충남 아산을 선거구에 전략공천한 것은 민주당의 초강세 혹은 무심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기 지역구를 청와대 대변인에게 물려준 셈이다. 반대로 국민의힘 입장에선 경기 하남갑과 평택을, 부산 북구갑, 충남 공주·부여·청양 등이 해볼 만한 곳이다. ●핫플 평택을·부산 북구갑 다자 혼전 어쨌든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현재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구갑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 두 곳은 여야의 맞대결이 아니라 다자간 혼전이 벌어지는 곳이다. 그래서 더 수싸움이 치열하고 계산이 복잡하다. 평택을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부산 북구갑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나선다. 두 사람 모두 여러 차기 주자 여론조사에서 각 진영의 선두권에 있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민주당, 국민의힘을 대표해서 나오지 못했다. 오히려 거대 양당은 ‘공당의 책무는 승리’라며 그 두 사람을 압박하고 있다. 두 사람 입장에서는 상대 진영에 대한 경쟁력은 물론 자기 진영 내에서도 독자적 역량을 증명해 내야 하는 셈이다. 평택을은 말 그대로 혼전 양상이다. 민주당은 오랜 고민 끝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냈고 개혁신당을 거쳐 온 수원 출신 김용남 전 의원을 공천했다. 지역 내 대규모 제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만만찮은 세를 갖고 있는 진보당에선 김재연 전 대표가 일찌감치 밭을 갈고 있다. 범진보가 셋으로 갈라진 것. 보수 진영에선 ‘유일한 평택 사람’이자 이 지역에서 이미 3선을 한 유의동 전 의원과 극우 혹은 강경보수의 상징적 인물인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나섰다. ●조국, 배지 성공 땐 비명·친문 구심점 원래 평택은 도농 복합도시로 정치적 바람이 잔잔한 곳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번 선거를 제외하고라도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캠퍼스,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고덕 등으로 도시의 성격이 급변했다. 지금은 거대 양당 후보인 김용남, 유의동과 조국이 3강을 형성하고 있다. 조 후보가 김용남 후보와 자신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단일화를 이뤄 낸다면 손쉬운 승부가 될 수 있겠지만 ‘뉴이재명’의 대표성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김용남 후보도 민주당에 안착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고 여권 내 ‘비명’(비이재명)의 대표 격인 조 후보에게 민주당이 프리패스를 내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평택 사람’ 유의동도 저력의 소유자다. 조 후보 입장에선 스스로 치고 나가 힘에 의한 사실상 단일화를 이뤄야 하는 것. 조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향후 여권의 권력 지형도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지방선거 후 합당키로 약속해 놓은 상황이기도 하고 조 후보가 배지를 달고 원내에 복귀한다면 친문(친문재인)·비명의 구심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김어준으로 대표되는 여권의 원 주류들은 그에게 우호적이지만 ‘뉴이재명’은 상당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 북구갑도 유사점이 크다.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아성이던 곳에 국민의힘 출신 한동훈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고 부산 출신인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민주당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내려왔다. 국민의힘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한다는데 과거 이 지역에서 재선을 했지만 스스로 떠났다가 돌아온 박민식 전 의원의 공천이 유력해 보인다. ●국힘, 한동훈 막으며 동남풍 확산 과제 부산 북구 자체가 보수 세가 강한 부산 지역구지만 지난 3차례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 배지(전재수)를 만든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국힘에서 제명당한 이후 존재감을 오히려 높여 온 한 전 대표의 등장이 이 지역을 핫플레이스로 만든 것. 한 전 대표는 입성 2주밖에 안 됐지만 강력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철저히 바닥을 훑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차가운 엘리트 이미지와 정반대로 백병전을 벌이고 있는 그에 대한 현지 반응도 괜찮다는 것이 지배적 평가다. 또한 한동훈이 등장하자마자 직접 견제에 나서 난타전을 벌였던 전재수 후보의 기세도 한풀 꺾여, 한 후보 측은 자신들이 ‘동남풍의 시발점’이라 자부하고 있다. 한동훈을 제명한 국힘 장 대표 입장에선 그의 국회 입성을 두고 볼 순 없는 일이다. 하지만 국힘 입장에서 한동훈을 막는 동시에 동남풍을 키워 나가는 것은 초고난도의 과제다. ‘전재수 행님’의 고교 후배인 하 전 수석이 이 틈을 노리고 부산으로 왔다. 일반적인 선거의 관점에서 보면 하 전 수석은 매력적인 자원임에는 분명하고 3자 구도가 유지되면 가장 유리하다. 하지만 출마 과정에서 잡음이 상당했고 본인 개인의 정치적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다. 평택을의 조 후보도 그렇지만 부산 북구갑에서 한 후보가 당선된다면 보수 정치권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다. ‘윤어게인의 종지부’가 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장 대표 말고라도 한 후보에 대해 떨떠름한 시선을 보내는 국힘 인사들이 상당하지만 국힘 입장에서, 특히 부울경 선거를 치르는 사람들 입장에서 한동훈을 공박하면 장 대표와 한 묶음 신세가 된다. 위의 두 곳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선거구의 양상도 일반적 선거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은 자체 교통정리에 상당한 골머리를 앓았다. 우여곡절 끝에 이 대통령의 지역구이자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에는 이 대통령의 분신인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을 공천했고 송 전 대표는 인천 연수갑으로 갔다. 경기 안산갑에는 김남국 전 청와대 비서관이 확정됐다. 경기 하남갑에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공천됐다. 2심에서 유죄를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경기도 강세 지역 출마를 강력히 희망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경쟁력보다는 여권 내부 역학 관계가 크게 좌지우지한 라인업이다. 없는 형편이지만 국힘도 복잡하긴 매한가지다. 국힘 입장에서 해볼 만한 지역은 평택을, 하남갑, 부산 북구갑, 공주·부여·청양, 울산 남구갑, 대구 달성 등이다. 이 가운데 평택을(유의동), 하남갑(이용), 대구 달성(이진숙)의 공천을 확정 지었다. 문제는 공천을 받은 이용 전 의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윤석열 상징성’이 강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실제로 해당 지역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최근 내란죄가 아닌 죄목의 2심 판결에서도 상당한 중형을 받은 마당에 ‘윤어게인’ 딱지가 다시 붙는다면 그나마 불기 시작한 ‘동남풍’은 역풍을 맞을 것이 분명하다. 한동훈 내치고 윤어게인 끌어안는 그림이다. 이런 까닭에 전 지역에 전략공천을 단행한 민주당과 달리 국힘은 경선을 많이 진행한다지만, 현재 국힘 상황에서 후보 경선은 ‘짠물’ 경쟁장이 되기 십상이다. 국힘 역시도 내부의 역학 관계, 향후 포석이 훨씬 더 눈길을 끄는 상황이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사설] 학생 폭력에 무방비인 교사… 이대로 방치해서 되겠나

    [사설] 학생 폭력에 무방비인 교사… 이대로 방치해서 되겠나

    교사가 학생에게 공격당하는 참담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그제 충남 계룡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흉기를 교복 주머니에 숨겨 등교한 뒤 교사를 찔렀다. 이보다 앞서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다 밀쳐져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교사들은 돌발 상황에 그대로 노출돼 있지만, 이를 막을 수단은 사실상 없다. 학생 소지품 검사를 강제하기 어렵고, 문제행동에 개입했다가는 아동 학대 신고를 감수해야 한다. 사후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근거마저 불분명하다. 어떤 보호막도 없이 무방비로 교단에 서야 하는 현실이다. 교원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대 교권침해 행위의 학생부 기재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교총 집계에 따르면 교원 대상 상해·폭행은 2020년 106건에서 2024년 502건으로 5년 만에 다섯 배나 늘었다. 그러나 사건이 터질 때마다 실효적 해법은 없이 논란만 공전했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보호 5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그 이듬해에도 폭행·상해는 줄지 않았다. 문제의 뿌리는 학교 생활지도를 규율하는 법 체계를 뒤죽박죽인 채로 두고, 현장의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떠넘겨 온 구조에 있다. 수업 방해 학생을 분리하거나 긴급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제지할 교원의 권한은 지난해까지 교육부 고시에만 근거하다 올해 3월에야 법률로 격상돼 시행됐다. 학생 소지품 검사 권한은 여전히 고시에만 남아 있다. 해당 조항에 “조사할 수 있다”고만 돼 있을 뿐 학생이 거부한다면 제재할 수단이 없다.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에서는 고시와 조례가 충돌해 교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 학대 면책이 교권보호 5법으로 법률에 명문화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 송치까지 가는 절차는 그대로여서 교사들은 몇 개월을 불안 속에 견뎌야 한다. 문제 학생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예방적으로 개입하는 생활지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교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자조한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 조치사항은 학생부에 남는데, 교권 침해나 소년법 적용 대상인 흉기 상해 같은 더 중한 사안은 남길 근거가 없다. 학교 생활지도 관련법 중 학교폭력예방법에만 별도 법률로 학생부 기재 절차를 두면서 무거운 사안일수록 학생부 기록에서 사라지는 역전이 생겼다. 뭔가 한참 잘못돼 있다. 학교를 반듯한 교육의 공간으로 되돌리려면 생활지도 법 체계 전반을 일관되게 정비해야 한다.
  • “끝까지 가 봐야 안다”는 이야기도 안 나오는 6·3 선거[윤태곤의 판]

    “끝까지 가 봐야 안다”는 이야기도 안 나오는 6·3 선거[윤태곤의 판]

    대통령 지지율 높고 여야 격차 커이란 전쟁은 코로나19와 ‘닮은꼴’정부, 아직까진 큰 흠결 없이 대응 색깔론·‘윤어게인’ 들어설 틈 없어국힘, TK 아니라 ‘K자민련’ 위기영남권 선거 막판 보수 결집 ‘상수’리더십 회복 못 하면 참패 가능성한동훈·조국 등 ‘포스트 6·3’ 주목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이번엔 “선거는 끝까지 가 봐야 안다”는 뻔한 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전화면접 정례여론조사 기준으로 60%대 중반에서 후반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 더블스코어 이상인 여야 지지율 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좋고 야당에 대한 평가는 나쁘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고공 행진하는 유가와 환율, 널뛰기하는 주식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흔들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내놓은 26조 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선 야당도 합의 처리를 약속해 놓고 있다. ●2018년·2020년·2022년 선거 비교 이번 선거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 홍준표 체제의 야당이 리더십 난맥상 등으로 인해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가 참패한 2018년 지방선거의 재판(再版)이라는 분석이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허니문 효과를 누린 여당과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인천이 지역구인 당대표가 갑자기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등 난맥상을 노출한 야당이 맞붙어 야당이 참패한 2022년 지방선거를 뒤집어 놓은 형국이라는 시각도 있다. 둘 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2020년 21대 총선 즈음의 풍경도 현재 정국과 상당히 겹쳐 보인다. 당시에도 강경 보수층과 유튜버들에 경도된 황교안 체제의 야당에 대한 심판론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쳤다. 당시 야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안, 사회적 어려움이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기대했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일단 그 사태는 불가항력적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라 정부여당을 탓하기 어려웠고 한국의 대처가 국제적으로 각광을 받았을 만큼 ‘상대 평가’에서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란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의 잘못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고 정부의 대응 과정에 아직 크게 흠잡을 것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잡을 수 없는 언행에 대한 피로감은 전 세계적이라 ‘친중반미’식 색깔론이 들어설 틈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에 목을 매고 있던 ‘윤어게인’ 지지자들이 오히려 입을 다물고 있다. ●관리되는 민주당 vs 관리 안 되는 국힘 이런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틀을 떠나 여야의 구체적 상황을 들여다봐도 격차가 크다. 여당의 경우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운동권으로 대표되는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주류 지지층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실용적 성과를 중시하고 높이 평가해 합류한 새로운 지지층 ‘뉴이재명’의 차이점과 갈등이 점점 도드라지고 있지만 최소한 이번 선거까지는 ‘관리’가 될 것 같다. 반면 국민의힘 난맥상은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얼마 전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세 사람이 다 따라와서 서로 옆자리를 차지하려고 눈치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선거 때 후보들이 빨간 옷을 입을지 여부가 관심거리일 정도다. 민주당은 공관위원장이 누군지, 윤리위원장이 누군지에 대해선 관심 밖이지만 국힘은 그들이 뉴스메이커다. 가처분신청을 담당하는 서울남부지법 판사까지 주요 플레이어로 등장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가 직접 법원과도 각을 세우고 있다. 당명 개정, 인재 영입, 청년 정치인 콘테스트 등 야당 지도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이벤트들도 부작용만 일으키거나 흐지부지 종료되고 말았다. 사실 전국 선거를 앞두고 거대 정당 공천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난맥상과 낙천자들의 반발은 보편적이다. 혁신적 공천의 다른 말은 물갈이 공천, 낙하산 공천이고 당원과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공천의 다른 말은 기득권 공천이다. 공천에 정답은 없다. 오직 결과가 증명할 뿐이다. 하지만 대체로 당대표나 대통령 같은 당의 얼굴이 세면 ‘혁신, 물갈이, 낙하산’ 공천이 가능하다. 유권자들과 당원이 개별 후보보다 당의 리더를 보고 표를 찍기 때문에 그 리더의 뜻에 부합하는 공천을 받아들이고, 낙천자들의 반발도 최소화되기 마련이다. 그 반대의 경우엔 해당 지역의 밀착도가 높은 후보들을 무리 없이 공천해 각자 개인기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통례다. 현재 민주당의 경우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높고 그다음 당 지지율이 높고 후보들의 지지율은 그 뒤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 지지율이 낮고 당대표 지지율은 더 낮다. 그런데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관위원장이 “판을 흔들었”고 단식, 가처분 신청 등의 난맥상이 표출됐다. 잘 돌아가는 당, 강한 당은 공천 과정의 갈등상을 빠르게 수습하고 후보를 중심으로 당력을 결집해 실제 선거에 임한다. 이런 공천 후 상황 정리에 있어서도 여당, 리더가 센 당이 유리하다. 여당은 내각, 공공기관, 공기업 등에 나눠 줄 자리가 많고 강력한 리더 옆에서는 미래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도 현재 여당과 야당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거의 모든 요소들이 여당의 우세를 가리키고 있다. ‘검찰·사법개혁’ 이슈나 공소 취소 등 대통령 사법리스크와 관련된 사안들에 대한 지표가 그나마 대통령 지지율보다 유의미하게 낮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여권은 당과 대통령의 디커플링으로 부작용을 낮추고 야당은 이 지점을 유의미하게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영남권 유권자 ‘무당층’ 급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선 눈여겨볼 포인트들이 꽤 있다. 일단 국힘이 어디에서 저지선을 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2018년 지방선거의 경우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수도권과 충청권 등은 물론이고 부산, 울산, 경남까지 민주당에 내주며 대구와 경북을 지키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TK자민련’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엔 T(대구)도 떨어져 나가고 ‘K자민련’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나 흐름을 보면 현재 국민의힘이 확고한 우위를 보이는 곳은 경북이 유일하다. 대구의 경우 지지율 1, 2위를 기록하던 후보들이 컷오프되면서 공천 과정에서조차 혼전을 빚고 있다. ‘윤어게인’과 겹치는 정치 신인 이진숙 후보, TK 정치인 중에선 계엄과 탄핵에 대해 가장 원칙적인 태도를 취했던 6선 주호영 후보가 나란히 축출됐다. 민주당에선 김부겸 전 총리가 이 틈을 비집고 등장했다. 일단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김부겸이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구시장 후보를 오는 26일 선출한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에서 이적한 김상욱을 후보로 선출해 국민의힘 현직 시장 김두겸의 상대로 내세운 울산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과거 울산시장을 지낸 박맹우가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고 있고 진보당 소속으로 울산 동구청장을 지낸 김종훈과 김상욱의 단일화 이슈가 남아 있다. 현직인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지사와 전직 지사인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이 1대1로 격돌하는 경남도 호각지세다. 국민의힘이 11일 후보를 선출하는 부산의 경우 민주당의 부산 3선 의원 전재수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이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여론조사상 ‘무당층’이 압도하고 있고 대통령 지지율도 괜찮게 나오고 있다. 관건은 하나다. 민주당이 잘하느냐 못하느냐보다 국힘이 정비를 할 수 있느냐는 것. 선거 막판 보수 결집은 상수라 볼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부산의 경우 여론조사상 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했지만 막판에 보수 역결집이 나타나면서 전재수 한 사람만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장 대표가 리더십을 회복해서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동훈·조국, 어디에 출마할까 모든 전국 선거의 접전지이자 핵심 지역인 수도권은 영남권보다 오히려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국민의힘이 후보 세우기에 난항을 겪을 정도로 전반적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에선 민주당 경선이 뜨겁다. 오세훈 시장의 대항마를 뽑는 서울은 본선 경쟁력이 주요 논점이지만 민주당 입장에선 떼어 놓은 당상이라 여기는 경기도의 경우 친명(친이재명), 비명의 계파색이 주요 논점이다. 양 지역 모두 애초에 선두 주자였던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추미애 의원이 쫓기는 분위기다. 이곳에선 이란 사태로 인한 경제 불안, 전통적인 쟁점인 부동산·교통 문제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6월 3일의 또 다른 전장은 재보궐선거다. 선거법 위반과 현직 의원의 출마 등 여러 이유로 빈 지역구가 여럿이다. 한동훈과 조국의 복귀 여부가 큰 관심사다. 이들의 행보는 포스트 6·3과 연결된다. 쇄신을 피하기 힘든 야권, 전당대회와 합당 일정이 예견되는 여권의 핵심 인물들이 지금 원외에 머물고 있고 이들은 이번 선거에 뛰어들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두 사람 모두 거대 정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3자 내지 4자 구도를 뚫어 내야 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경우 부산과 대구 중 자리가 나오는 곳에 뛰어든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경우엔 좀더 복잡하다. 그의 기반이 있는 영남권(부산, 울산)의 경우 쟁점이 흐트러질 것을 우려하는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여권이 우세한 전북 군산, 경기 안산 등에 민주당이 무공천하면서 자리를 비워 줄 분위기도 아니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진영 내에선 김어준, 유시민 등 빅스피커를 등에 업은 구주류에 밀리는 친명계 입장에선 조 대표를 반기기 어렵다. 견제 자체는 한동훈에 대한 국힘의 그것이 더 노골적이지만 조국 앞의 벽이 더 두꺼워 보인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서울광장] 예고된 비극, 방임하는 국가

    [서울광장] 예고된 비극, 방임하는 국가

    스토킹이 지금처럼 중대한 범죄로 인식되지 않던 시절, 영화 ‘스토킹 로라’는 뒤틀린 집착이 초래하는 파국을 경고했다. 영화의 모티프는 1988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방위산업체에서 일어난 실화다. 엔지니어 로라 블랙은 동료 남성의 집요한 구애에 시달려야 했다. 거절에도 멈추지 않은 남성의 접근은 자택 침입과 노골적인 위협으로 번졌고, 그녀의 평온한 일상은 단숨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한 회사가 그를 해고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해고는 증오에 불을 지피는 기폭제가 됐다. 앙심을 품은 해고자는 총기와 수천 발의 탄약으로 무장한 채 다시 회사에 나타났다. 평화롭던 사무실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고, 7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한 여성을 향한 빗나간 순애보가 무고한 목숨까지 앗아간 집단 살해로 귀결된 것이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거대한 파열음을 냈으며 범죄 인식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반복된 위협을 사소하게 취급한 대가를 처절하게 목격한 미국은 비로소 ‘스토킹’을 법의 테두리로 끌어올렸다.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처벌 규정이 신설됐고, 스토킹은 강력한 공권력 개입이 필요한 중범죄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사건이 커지기 전에 가해자를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제도 운영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한국에서 스토킹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위험성은 일찌감치 환기됐으나 제도는 늘 한발 늦었다. 1999년 첫 법안 발의 이후 입법은 무려 20년 넘게 공전했다. 그사이 수많은 피해자는 일방적인 괴롭힘에 고통당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노원 세 모녀 피살 사건’ 같은 잔혹한 비극을 겪고서야 2021년 ‘스토킹 처벌법’이 뒤늦게 국회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법 시행 후에도 현실의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최근 2년 사이 스토킹 검거 건수는 40% 이상 급증했으나, 실제 구속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경고가 거듭되고 신고가 쌓여도 상대의 신병 확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무력한 대응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법은 존재하되 현장에서 폭력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경찰의 조치는 턱없이 미흡하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제도적 빈틈 속에서 최근 경기 남양주의 대낮 거리에서 보호 대상이던 20대 여성이 살해됐다.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로 간절히 구조를 요청했지만, 공격은 경찰 도착 전에 끝났다. 가해자는 접근금지 대상이자 전자발찌 착용자였으나 그 어떤 장치도 살의를 막지 못했다. 사전에 동선을 파악하고 차량에 위치추적장치까지 부착하는 등 계획 범행의 징후가 뚜렷했음에도 공권력은 제때 개입하지 못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범행을 국가 시스템이 사실상 방치한 것에 가깝다. 참변이 일어난 후에야 경찰은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며 분주하지만, 문제는 현장의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에 있다. 법원이 반복성과 위험성을 지나치게 엄격히 따지며 잠정조치나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관행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가해자를 떨어뜨려 놓는 조치조차 상당수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법부의 소극적 판단이 일선의 적극적 대응 의지를 꺾고 있는 형국이다. 스토킹은 관계 속에서 서서히 수위를 높여 가며 결국 극단적 폭력으로 치닫는 특성이 있다. 그럼에도 수사와 사법 판단은 사건의 전체 맥락이 아닌 개별 행위 단위의 법리에만 함몰되어 있다. 전자발찌를 부착하고도 보란 듯이 접근을 시도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현실은 현재의 보호 체계가 범죄 억제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음을 보여 준다. 피해자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국가의 약속이 현장에서는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법이 없는 게 아니라 법이 숨 쉬지 않는 것이다. 스토킹은 예고된 범죄이며, 집요한 괴롭힘은 이미 국가의 단호한 개입을 요구하는 절박한 신호다. 초기 단계에서 집착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한다면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박상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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