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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부동산 정상화의 목표

    [세종로의 아침] 부동산 정상화의 목표

    “정책 논의 전에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목표가 무엇인지가 먼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주관한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의 질문이 와 닿았다. “시장 안정화가 목적인지 혹은 집값 하락이 목적인지, 갭투자나 다주택자 규제가 목적인지에 따라서 시장에 필요한 정책이 다르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정상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과 주식이 어떻게 될까”를 인사처럼 나누는 요즘,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누구를, 무엇을 위한 정책인지 자꾸 묻게 된다. 정부의 메시지는 알겠다. 초고가, 다주택, 비거주 등 집으로 과도하게 재산을 불린 이들은 그만큼 부담을 지라는 것이다. 살지도 않으면서 집을 여러 가구 사들여 다른 사람이 살 집을 가로챘거나 쇼핑하듯 아파트를 사모아 부동산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띄운 투기꾼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비싼 동네 ‘좋은’ 집에 눌러살며 불로소득으로 배를 채운 이들은 사회적 책임을 나누라는 것 같다. 많이 가진 이들을 응징할 투기꾼이자 불로소득으로 손쉽게 재산을 쌓았다고 겨냥하는 전제부터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실거주 보호와 조세 형평성, 부동산 시장 정상화라는 명분은 지향해야 하며 이번 정부는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도 불렀다. 하지만 현실은 정책의 취지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징벌적 과세와 핀셋 규제가 쌓일수록 강남, 한강벨트, 나아가 서울은 아무나 가질 수 없도록 성벽이 겹겹이, 더 높게 쌓이고 있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초고가·비거주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대폭 강화된다. 이에 시세를 낮춘 급매물이 눈에 띈다. 지난 1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내놓으며 매물이 나오게 유도한 것과 비슷하다. 여전히 수십억원대인 ‘급매물’이지만 강남 아파트 거래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강남 집값 하락이 목표라면 수치상 성공했을지 모른다. 8월 첫 주까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누적 6.6% 상승한 사이 강남(2%), 서초(3.1%), 송파(5.3%) 등의 오름세는 저조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강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성북구(10.9%)와 구로(9.1%), 강서(9%), 관악(8.3%), 노원(8.1%) 등 강북·외곽 지역일수록 값이 크게 뛰었다. 강남권 다주택·고가·비거주 보유자들을 응징한 혜택은 누가 볼까. 수억 원씩 떨어진 ‘급매물’ 고가주택을 턱턱 사들일 수 있는 현금 부자다. 세금이 무서워 집을 내놓은 사람들은 현금 흐름이 막힌 고령층일 가능성이 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래서 “지금 정책의 효과는 부자들의 세대교체”라고도 한다. 결국 ‘상급지’의 알짜 자산은 이전보다 더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현금 부자들의 몫이 되어간다. 나머지는 서울 거주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다. 꽉 막힌 대출 때문에 자력으로는 서울에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거주 우대는 역설적으로 전월세 시장에 비수가 된다. 늘어난 임대인들의 세금 부담이 보증금이나 월세로 전가되고, 임대인이 실입주하면 거기 살던 임차인들이 집을 비워주고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이번 정부에서만 예외일 수 없다. 거주 기간으로 세금을 차등하겠다 하니 실거주가 어려운 각종 ‘부득이한 사유’가 터져 나오며 예외만 늘어간다. 불안해진 무주택자들은 수도권 외곽에라도 집을 사자며 조급하다. 이미 무너져가는 사다리를 두고 절망스러운 이들 앞에서 도심 속 정원 부지까지 짜내 임대주택을 짓겠다거나 버스 하우스 같은 황당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을 보면 정부와 여당도 조급하긴 매한가지다. 집이 누군가를 단죄하거나 표심을 자극하는 정치적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훨씬 많은 이들에겐 평생의 피땀이 담긴 자산이자 유일한 안식처다. 평범한 이들의 생활을 위협하며 부자들의 철옹성을 강화하는 게 목표일 리 없다. 누구의 삶이 나아져야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허백윤 산업부 기자(차장급)
  • 오세훈 “정비사업으로 가구수 안 는다는 건 잘못된 말씀”

    오세훈 “정비사업으로 가구수 안 는다는 건 잘못된 말씀”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용산구 서계·청파동 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 효과를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재개발·재건축은 가구 수가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든다”며 밝힌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이날 청파2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연 주민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잘못 알고 재개발·재건축에서 물량이 느는 게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와보면 극명하게 잘못된 말씀이라는 걸 알게 된다”며 “1700호 가까운 신규주택이 순증 물량이다. 없던 주택이 청파·서계동에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비사업에 대해 오해가 있다. ‘집 가진 사람이 더 크고 좋은 집을 가지는데 왜 정부에서 도와야 하나’란 선입견과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대통령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은연중 국토교통부 입장으로 반영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은 절대로 적대시할 대상이 아니다. 서울은 사실상 그것으로 90% 정도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인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계·청파동 일대는 1960년대 산업·도시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찾아 이주한 주민들이 서울역 인근에 정착하며 형성된 저층 주거지다.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민간정비사업이 7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세대수가 확정되지 않은 청파3구역을 제외한 6곳만 해도 기존 6393가구에서 8088가구로 1695가구가 ‘순증’한다. 시 전역에서도 정비사업의 순증 효과는 있다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에서 주택 수는 기존보다 약 2만호 증가했다. 또한 2031년까지 착공을 추진하는 253개 정비사업을 통해 총 31만호가 건설될 예정이며, 멸실분을 반영해도 약 8만 7000호가 순증한다. 오 시장은 “서울에서 정비사업은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공급 해법”이라며 “신축이 공급돼야 주택 공급의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용산공원 주택공급 논란에 대해서는 “어렵게 확보된 녹지 면적을 종자 씨 먹어 치우듯 활용한다면 후손들이 굉장히 원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사설] 국민 목소리 들었다면, 부동산 정책 정교한 손질로 화답을

    [사설] 국민 목소리 들었다면, 부동산 정책 정교한 손질로 화답을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직접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는 예상했던 대로 열띤 논의로 채워졌다. 정부, 학계, 업계, 시민단체 등 140여명의 다양한 국민이 참여한 행사는 당초 100분이 예정됐으나 무려 3시간가량 이어졌다. 수도권 집값 강세로 시장 혼란이 극심한 가운데 세제, 공급, 대출 등 핵심 쟁점들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의 목표를 “억지로 주택 가격을 낮추자는 게 아니라 비정상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른 보유세를 놓고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정책적 차별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보유세를 강화하되 다주택·초고가 주택에는 가중 적용해 선진국 수준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즉석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기도 했다. 양도세를 매길 때 보유세 증가분은 삭감해주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에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주택 공급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속시원한 해법은 제시되지 못해 답답했을 국민이 많았을 것이다. 다행히 이 대통령은 공급 부족의 결정적 원인이 불필요한 행정 절차에 있다는 문제점은 분명히 짚었다. “건설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해관계가 극심하게 엇갈리는 부동산 문제를 국민 앞에서 생중계 토론회로 풀어 보겠다는 발상은 이 대통령의 자신감으로 읽힌다. 그러나 자신감만으로 정책이 성공할 수는 없다. 정책의 수용 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 일변도라면 부동산 시장의 왜곡은 더 깊어질 수 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늦추고 다주택자 급매물을 유도한 효과는 있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풍선효과가 심각하다면 과감히 정책 선회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투기에는 단호하되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과 정상적 주거 이동은 보호하는 정교한 정책이 절실한 것이다. “잔금 대출이 막혔다”는 절박한 호소를 들었다면 서민 주거사다리를 지켜주는 핀셋 지원을 서둘러 강구해야 마땅하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집값 문제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든든한 말이다. 그러나 국민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는 일방적인 부동산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그 실패는 정치적 손해를 넘어 정권의 명운을 가른다. 문재인 정부의 선례가 생생하다. 오는 27일에는 국무총리 주재의 부동산 토론회가 또 열린다. 보여주기 말잔치여서는 무의미하다. 현장 목소리를 경청했다면 유연하고 합리적인 정책 변화로 화답해야 한다.
  • 李대통령 “양도세 감면 무한대는 문제…보유세 강화 동의”

    李대통령 “양도세 감면 무한대는 문제…보유세 강화 동의”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에 대해 “기회를 무한대로 주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제한해야 한다는 뜻을 보였다. 또 보유세 강화에 공감하면서도 그 범위에 대해 좀 더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KBS 별관에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하고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을 생애 1회로 제한해야 한다’는 유튜브 ‘광수네복덕방’의 이광수 대표의 제안에 “매우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도세 감면을 생애 1회로 (제한) 할지는 모르겠다”며 “(감면) 횟수를 제한하거나 (감면을) 첫 번째 때엔 많이 해 주고 두 번째 땐 조금 덜 해주는 건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다. 한번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총액으로 제한할 수도 있다”며 “여러 차례 고가 주택을 사고팔고, 사고팔고 하는 경우에도 똑같이 (감면)해줘야 하냐는 것은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에 대해서는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사실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어느 범위에서 어느 정도로 강화할지, 어떤 차등을 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보유세 강화, 사실 강화도 아닌데 통상적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 해도 (현재의) 세 배는 올려야 한다. 그런데 세 배를 올리면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나”라며 “사실 과거에 해야 했던 일인데 지금은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와 관련해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대해 차등적으로 적용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진짜로 살기 위해 산 집에 대해서는 보호 정책을 써야 하지만 이와 달리 다주택자들 중 명확하게 자산 증식 목적인 경우가 있다”며 “돈을 벌기 위해 여러 채를 (매입하면) 저는 당연히 차등을 둬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도 국민들께서 이견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고가의 아파트 한 채를 매입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며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든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주용이냐 아니면 투자·투기용이냐를 구분하지 않으니 그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잠시 집을 비워두는 경우 투기로 봐선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직장 때문에 잠깐 옮기거나 애들 교육 때문에 잠깐 (비우는 것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지적이 많다”며 “저는 청와대 공관에 있다 보니 집이 비었는데 그럼 비거주용 아니냐는 이야기도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 대신 ‘거주용’이라고 용어를 바꾸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과 관련해 “공급을 늘리면 해결이 되는데 문제는 ‘어디에서’, ‘어떻게’가 마땅치 않다”며 “공급에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공공임대에 대해 역세권 중심으로 고품질 아파트를 건설하고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해서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개발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용적률을 올려주면 주택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지 반대로 집값 폭등의 유인이 되느냐 하는 문제도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3기 신도시 건설 착공이 지연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건설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준공업 지구 용도 변경을 통한 주택 공급과 관련해 “용도 변경을 하되 필요하면 그로 인해 생기는 과도한 이익은 일부를 환수하는 공공 기여를 하는 쪽에서 부담시키고 (용도를) 변경해서 주거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목표에 대해 “억지로 가격을 낮추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 가격 목표를 정해놓고 수요·공급을 억제하거나 조정하겠다면 그건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지 않나. 가능하지도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결혼하면 대출이나 청약 등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없애기 위해 전 분야에 대한 전수조사를 총리에게 지시했다고 했다. 또 재건축 공사비 인상에 대해 “(공사비) 상승률이 놀라울 정도”라며 “한 번 전면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유튜버와 부동산·맘카페 회원, 관련 시민단체와 공인중개사, 금융기관 종사자, 언론인과 교수 등 모두 140여명이 참석했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도 함께했다. 당초 토론회는 1시간 40분으로 예정됐지만 3시간 13분간 진행되는 등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 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 李 “부동산 불로소득, 공정 파괴 주범”

    李 “부동산 불로소득, 공정 파괴 주범”

    “영업익 배분, 노동쟁의 대상 아냐”레버리지 추가 보완책 마련 지시도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불법과 편법이 동원되는 부동산 불로소득은 우리 사회의 공정·상식을 파괴하고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주범이 됐다”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다. 또 노동쟁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부동산 안정은 양극화 완화를 위한 가장 큰 전제 조건 중의 하나”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이를 위해서 속도감 있는 공급 대책과 더불어 현실에 부합하는 실수요자 지원 대책을 촘촘히 마련하겠다”며 “조세 제도 역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기초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정비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국민대토론회를 주재하고 관련 대책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으로 확대된 노동쟁의 범위와 관련해선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과연 쟁의 대상인가. 저 같은 경우에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된다. 개인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법원으로 가기 전에 필요하다면 대통령령이나 시행 규칙에 해당하는 지침들을 (노동부가) 정리해 달라. 그래야 사회적 분쟁이 줄어든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광주 군공항 반도체 공장 설립에 대해 노사 협상을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선 “이런 식으로 하면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정부가 기업의 사회공헌을 촉진할 때 ‘제3자 뇌물죄’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는 현행 법률 운용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검찰의 제3자 뇌물 운용은 직무상 관련이 있으면 기부를 제3자, 공익기관에 해도 다 유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형벌 제도를 운용하다 보니 이런 지경까지 왔다. 이걸 어떻게든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기업 사회공헌 활동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북한배경청소년 대안학교가 현대차그룹의 지원을 받아 새 교육시설을 짓는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보고를 듣는 과정에서 나왔다. 또 이 대통령은 최근 증시 변동성의 주범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개선책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의견이 다른데 이게 ‘주식 시장의 불안정을 심화시켰다’와 ‘외환 유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양론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오히려 자본 시장 선진화라든지 이런 측면에서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효과는 어쨌든지 시장에서 이게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또 지난주 발표된 보완책에 대해서도 “그것 가지고 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신속하게 필요한 대응 조치를 과감하게 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정부는 기본 예탁금 3000만원(3배) 상향과 20주 단위 거래 제한 등을 담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차 보완책을 발표했다. 한편 야권은 이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에 대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양지마을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하면서 매수자의 ‘대출 우회로’로 17억 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을 두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출 풀면 투기한다면서 다 틀어막더니”라며 “규제도 본인이 만들고 꼼수도 본인이 만든다”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렇게 본인 집으로 서민을 농락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대통령은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근저당 설정은 10월 말에 처리될 미지급 잔금에 대한 근저당”이라며 “매매는 통상적 방식으로 부동산을 통해 이뤄졌으며 매수인과 사적 인연이나 특수 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 이 대통령 “부동산 불로소득, 국민 통합 저해하는 가장 큰 주범”

    이 대통령 “부동산 불로소득, 국민 통합 저해하는 가장 큰 주범”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불법과 편법이 동원되는 부동산 불로소득은 우리 사회의 공정 상식을 파괴하고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주범이 됐다”며 부동산 투기 세력 근절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 정말 해결하기 쉽지 않은 부동산 문제 이야기를 잠깐 하겠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안정은 양극화 완화를 위한 가장 큰 전제 조건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의 부동산 시장은 자산 불평등과 가계 부채 또 청년들의 고통과 소외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라며 “특히 그 과정에서 극단적인 투기 수요와 불안 심리가 뒤얽히면서 상당한 정도의 사회 자본이 비생산적 부동산에 묶여 이것 때문에 경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정상화해야 양극화로 인한 갈등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이를 위해서 속도감 있는 공급 대책과 더불어 현실에 부합하는 실수요자 지원 대책을 촘촘히 마련하겠다”며 “조세 제도 역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기초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정비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오는 23일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국민대토론회가 예정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증시 변동성의 주범으로 꼽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보완 대책을 어쨌든 만드는 것도 우리 몫”이라며 보완책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의견이 다른데 이게 ‘주식 시장의 불안정을 심화시켰다’와 ‘외환 유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양론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그렇다”며 “오히려 자본 시장 선진화라든지 이런 측면에서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효과는 어쨌든지 시장에서 이게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그럼 그에 대한 보완책은 뭔지”라며 “애초에 기대했던 대로 외환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됐나”라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외환이) 나갔던 부분이니 들어오는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내 주식 시장이 불안정 심화라고 하는 마이너스 효과도 있지 않나”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지금 글로벌 반도체 종목 자체가 워낙 출렁임이 많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보완책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 시장의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정책상의 비효율 또는 문제가 훨씬 더 크다고 보니까 보완책은 신속하게 또 충실하게 만들어야 된다”고 했다. 또 지난주 발표한 대책과 관련해서도 “그거 가지고 되겠냐는 (여론의) 지적이더라”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어찌 됐든 신속하게 또 필요한 대응 조치는 과감하게 하도록 하라”라며 “그게(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하필이면 급상승 국면에서 조정되는 이 꼭대기에서 도입되는 바람에 마치 이것 때문에 문제가 심각한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 오세훈 “부동산 토론회, ‘누구에게 세금 더 부담시킬 것인가’ 논의 자리 될까 우려”

    오세훈 “부동산 토론회, ‘누구에게 세금 더 부담시킬 것인가’ 논의 자리 될까 우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를 두고 “토론회에서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 ‘국민의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 핵심 의제는 공급과 전월세 안정이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토론회가 또다시 ‘누구에게 세금을 더 부담시킬 것인가’에 논의가 집중되는 자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공급과 금융, 세제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대토론회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피부로 겪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을 가장 먼저,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며 “지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매매가는 물론 전세와 월세까지 함께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론회에서 먼저 다뤄야 하는 의제로 ‘신속한 공급을 위한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를 제시하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숫자로만 제시되는 공급계획이 아니라, 시장이 공급 확대를 확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재개발은 집을 새로 더 많이 지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공급 대책이다. 그렇기에 정비사업이 제때 추진되지 못하면 신규 주택 공급은 막히고, 기존 주택시장에만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정비사업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를 두 번째 의제로 언급했다. 마지막 의제로는 ‘전월세 시장을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가’를 제안하며 “청년과 신혼부부, 서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당장 안정적으로 들어가 살 집이다. 전세 매물은 줄어들고 월세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역시 이번 토론회에서 반드시 논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용범 “주택, 닥치고 공급… 호남·충청 반도체는 용인과 별개”

    김용범 “주택, 닥치고 공급… 호남·충청 반도체는 용인과 별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4일 부동산 공급과 관련해 “닥치고 지어야 한다”며 대대적인 공급 확대를 예고했다. 또 호남·충청권에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2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선 “용인 클러스터에 있는 것을 옮기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단기적으로는 수요 억제책을 쓰더라도 미래를 위해 공급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서울 태릉골프장, 경기 과천 경마장 등 공공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방안에 주민·관계 부처가 반대하는 것을 두고 “그렇게 다 반대하면 청년들은 어디서 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 영등포구와 구로구 일대의 공업지구를 콕 집어 “중앙정부와 서울시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서로 특단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주택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해선 “폐교들도 많고, 공공 분야가 가진 부지 중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쪽은 샅샅이 다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페이스북에 보유세·양도세의 합리적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던 김 실장은 “(세제 개편) 시뮬레이션을 수백 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분들, 맘카페 회원 등도 포함해 정말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 한다”고 했다. 거래세·보유세를 어떻게 미세 조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나라마다 제도의 특성이 있는 걸 감안해, (한국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하려 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부동산 정책에 국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국민대토론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관련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 실장은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 “논의가 마무리되는 단계”라며 “확정되면 기업과 부처가 모여서 국민들께 설명 드릴 자리를 마련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비수도권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서 수도권에 짓기로 한 설비를 앞당겨서 완성해야 한다”며 “그러면 (수도권에 설비가 완성된)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데 수도권에 땅도, 전력도, 용수도 없다”고 전했다. 다만 “(경기) 용인에 짓기로 한 것을 짓지 않고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차원은 절대 아니다”라며 “새로운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 성과급 관련 협상을 통해 지급에 합의한 데 대해선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이번엔 그랬지만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성과급이 단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는지부터 논의해 봐야 한다며 “지금 각 나라 사례를 찾고 있는데 많지는 않더라. 프랑스 경우 이익분배 규정이 있어서 참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등 현 정부의 노동 정책이 친노동 쪽으로 편향된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파업 국면에서 내놓은 언급이 노동자 측에만 유리하게 해석된 게 아니지 않나”라며 “오히려 대통령이 친기업적이라는 의견도 많이 나온다”고 반박했다. 김 실장은 ‘최근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인 데에 정부의 노동·세제·주택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책 기조 때문에 지지율이 크게 움직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당연히 (정책적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크게 (정책 기조를) 전환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정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아울러 반도체발 호황 국면에서 확장 재정 정책을 펴긴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실장은 “민간이 호황이면 매크로(거시)적으로는 통화나 재정은 긴축적으로 가야 한다”며 “재정 확장으로 갈 국면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 권력구조만 따지는 개헌… “최소 1년, 국민 의견수렴 거쳐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권력구조만 따지는 개헌… “최소 1년, 국민 의견수렴 거쳐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정치권 당리당략 따라 좌우與 계엄 희석·野 정권교체에 초점文정부때 신경전… 중요조항 삭제“다음 대선에서 방법론 제시 합당”아이슬란드 ‘집단지성’ 모범사례무작위로 뽑힌 국민들 헌법 토론온라인서 초안 만드는 과정 참여한국, 국민 참여 확대·상시 논의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87년 체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개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지만 정작 논의 주체에 ‘국민’은 없다. 현재의 개헌 논의는 헌법이 규정한 주권자인 국민의 눈이 아니라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개헌 주제 역시 국민의 삶과 무관한 ‘권력구조 개편’에 치중된 실정이라 개헌 여론 수렴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야 모두 개헌 논의와 관련해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한 유불리를 따지고 있다”면서 “여당은 가능한 한 계엄 사태를 희석시키는 쟁점을 끌고 오는 한편 차기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시키려고 하고, 야당은 정권 교체가 유력한 만큼 지금의 헌법이 좋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을 위한 개헌’을 고민하는 정치 세력이 없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의 주제도 권력구조 개편 위주다. 당선된 대통령이 4년 임기 후에 재신임을 받으면 다시 집권할 수 있게 하는 ‘4년 중임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각각 외치와 내치를 담당하는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 의회의 다수당이 행정부 구성권을 가지는 ‘의원내각제’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김 교수는 “국민들에게 중요한 건 ‘정부 형태’ 자체가 아니라 권력을 얼마나 통제하는지와 국민 생활에 직결된 조항들”이라고 짚었다. 여론 수렴 측면에서는 현재 정치권의 개헌 추진 시간표가 성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각계각층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수렴한 헌법 개정안을 만들기 위해선 최소한 1년간의 공론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헌안 발의 후 20일 동안 공고하고 60일 안에 국회에서 표결하고 국민투표까지 거쳐야 한다”면서 “다음 대선 때 개헌을 언제,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정도가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초기 개헌을 추진할 때에도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있었지만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당시 정부 개헌안 마련을 위해 출범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여론 수렴용 홈페이지를 만들고 숙의형 시민토론회, 심층면접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등 국민 의견을 모으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방대한 논의가 오가던 중 논점이 권력구조 개편으로 추려지면서 결국 공론장 성격은 퇴색되고 양 정치진영의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갔다는 것이다. 당시 논의에 참여했던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 형태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각 정당에서 위촉한 자문위원들이 둘로 나뉘어 신경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김 교수도 “당시 공청회는 눈속임에 불과했고 결국 정치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갔다”면서 “결국 여성에 대한 ‘어퍼머티브 액션’(소수집단 우대 정책) 등 중요한 조항들이 삭제됐다”고 지적했다. 아이슬란드는 국민들이 ‘집단 지성’을 발휘해 헌법을 개정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 ‘시민참여 공론화 해외 사례와 시사점’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에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 차례 경기가 휘청한 이후 국면 극복을 위한 개헌 논의가 대두됐다. 아이슬란드는 2009년부터 무작위로 뽑힌 국민들이 헌법 조항에 대해 토론하게 해 여론을 수렴했고, 2011년 이를 바탕으로 헌법심의회가 헌법 초안을 만드는 과정에 일반 시민들이 ‘크라우드 소싱’(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활용)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헌법 개정안은 매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고, 심의회 회의 과정도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프랑스의 경우는 2019년 개헌 당시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해 관련 내용을 개정 헌법 내용에 반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개헌 논의 시 국민 참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각종 시민단체 및 기관별로 의견을 수렴하거나 무작위 추첨으로 시민들을 선발해 토론하게 하는 식이다. 김 교수는 “시민들이 헌법 초안 작성 과정에 참여하면 헌법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헌법 정신을 준수하려는 마음도 커진다”면서 “국민이 개헌을 주도하면 권력 배분 문제보다 국가 안보, 국민들의 삶과 행복, 노후 보장과 같은 것들이 먼저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국회의장 산하 ‘국민 미래 개헌 자문위원회’는 전문가, 시민활동가 등 22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됐다. 주로 헌법학자, 정치학자 등이 참여하던 과거 개헌 논의 기구의 틀은 깬 셈이지만, 전국민이 관심 갖는 논의의 장으로 기능하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상시적인 개헌 논의와 국민 참여를 가능케 하도록 ‘개헌절차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에 상설특위 ‘헌법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시민 수백명이 참여하는 ‘헌법개정국민참여회의’를 구성하는 등의 내용이다. 국민이 개헌안 초안을 직접 발의하는 ‘국민발안제’도 국민 참여를 강화할 방안으로 거론된다.
  • 與 “답정너 반대하는 野, 이면엔 尹 탄핵 목적”

    與 “답정너 반대하는 野, 이면엔 尹 탄핵 목적”

    국민의힘은 5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점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종합 보고서의 신뢰성을 부각하는 여론전을 펼쳤다. ‘깡통 보고서’라고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괴담’이라고 비판하며 ‘과학’ 프레임으로 맞섰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울산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답정너’ 보고서라면서 IAEA 보고서를 못 믿겠다는 야당이야말로 ‘답정너’ 반대, ‘답정너’ 선동이 아닐 수 없다”며 “IAEA는 원자력 분야 최고 전문성과 권위를 가진 기관으로, 원자력 안전과 관련해 검증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염수 괴담 선동 역시 윤석열 정부 타도를 위한 징검다리이자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며 “그 이면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정권 퇴진, 총선 전략이라는 목적이 숨겨져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당정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10년, 30년, 100년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안심할 때까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게 당과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민이나 수산업 종사자들이 피해를 본 일이 있다면 당연히 지원해야 하고 현재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관련해서도 어떻게 경기를 진작시킬 것인가를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정부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당정 간담회에서도 어업인의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 등 수산업계 지원 대책을 주문했다. 여의도연구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의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입법 계획에 대해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후쿠시마 등 8개현을 제외한 수산물을 수입해 왔다”며 “국민 식탁이 안전하도록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100% 완벽하게 챙겨 나가겠다”고 했다. 철야농성 계획을 두고는 “오염수 괴담을 만들려 하는 헛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 한중 과학자도… 시민도… 미세먼지 저감 ‘협업지성’ 활발

    공포의 대상이 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협업지성’이 활발하다. 한국과 중국의 과학자 20여명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한편 현실성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권역별 시민참여 토론회도 열리고 있다. 12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서울 강서 메이필드호텔에서 ‘제1차 한·중 대기질 공개토론회’(SKAF)를 진행한다. 양국 과학자들은 미세먼지와 황사 등 동북아시아에서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월경성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토론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예보와 확산 모델링 기법, 항공·위성 관측 등 대기오염과 관련한 전 분야가 대상이다. 환경과학원은 SKAF를 대기질 공동연구단과 공조해 민관 투트랙 체제를 구축하는 등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싱크탱크’로 활용키로 했다. 2차 토론회는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다. 정부 주도의 대책에 한계가 지적되면서 국민 아이디어를 모아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려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권역별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국민정책참여단 영남권 토론회를 처음 개최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얻으려면 통념을 뛰어넘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오는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수도권, 18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호남·충청권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9월에는 전국 국민정책참여단 500여명이 참여하는 제2차 국민대토론회를 진행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권역별·전체 토론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전문가 숙의와 국가기후환경회의 본회의를 거쳐 올해 10월 정부에 정책 대안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국가기후환경회의 새달 9일 국민대토론회 개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범국가 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정당 추천 인사를 확정해 위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최근 정당 추천 인사 6명을 위원으로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김종민, 자유한국당 김재원, 바른미래당 신용현, 민주평화당 조배숙,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다. 이로써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달 29일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위원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해 총 44명의 위원을 최종 확정했다. 환경부와 기획재정부 등 6개부처 장관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장, 산업계·시민사회·학계·종교계 인사가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민정책참여단 500명 인선도 최근 마쳤다. 다음달 9일 국민 대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계절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높아지기 전인 오는 9월에 미세먼지 감축 단기대책을 마련해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위원이 확정된 만큼 앞으로 속도감 있게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반기문“국가끼리 싸우지 말고 대기오염물질과 싸워야”

    반기문“국가끼리 싸우지 말고 대기오염물질과 싸워야”

    과학기술 기반 확충 등 5가지 과제 선정 500명 규모 국민정책참여단 이달 구성“국가들끼리 서로 싸우지 말고 대기오염물질과 싸워야 합니다.”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인 초청 미세먼지 간담회에서 반기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은 기업과 국민이 모두 같이 풀어가야 하는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반 위원장은 이날 국가기후환경회의가 1년간 활동할 청사진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우선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과학기술 기반 확충, 고농도 발생시기 선제 대응, 핵심 배출원과 사각지대 중점관리, 국제협력 다변화와 내실화, 정보 제공과 위험 소통 강화 등 5가지의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힘을 싣는 분야는 국제협력과 미세먼지 관련 소통 강화다.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는 여러 주체의 입장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논의 주제를 통합해 합의를 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민과 소통하고 대화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기후환경회의는 500명으로 구성된 국민정책참여단을 이달 안에 구성해 정책 의견수렴에 나선다. 반 위원장이 전 유엔 사무총장 출신인 만큼 국제관계 개선을 통한 미세먼지 해결에도 기대가 크다. 그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논의했고, 다음달 5일 ‘세계환경의 날’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중국을 방문해 고위 인사와 만날 예정이다. 반 위원장은 “동북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국제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국내외 석학이 참여하는 포럼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올해 단기적 대안을 제시하고 내년부터 중장기 대책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 제1차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하고, 7월엔 전문위원회의 분석과 검토, 여론조사, 토론회 등을 거쳐 국민적 합의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9월에는 제1차 정부 정책을 제안하고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전국을 돌며 시민들과 함께 미세먼지 대책을 논의하는 타운홀 미팅을 실시한다. 한편 반 위원장은 대권 도전 의사가 전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치 활동을 재개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잘못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저 자신의 경력이 모두 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여전히 지식 암기하는 교실… 사회 부작용 막을 능력 교육하라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여전히 지식 암기하는 교실… 사회 부작용 막을 능력 교육하라

    “당신은 우리 아이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어떤 능력을 키우길 바랍니까.” 서울신문은 지난 2~6일 학부모와 교사, 교수 등 교육 관계자 20명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중학교 3학년(2003년생) 전후 세대가 취업 시장에 뛰어들 2030년이면 청년 인구(25~29세)가 13년 전보다 25.1% 감소(316만 1000명→236만 6000명)하고, 취업자 상당수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가져야 할 만큼 산업 현장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여전히 지식 암기에 집중하는 ‘구학력’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응답자들은 세부적으로 각기 다른 인재상을 제시했지만 “미래 사회 부작용을 막을 능력을 길러 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학력 개념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교육 개혁의 방향도 이러한 문제의식에 맞춰져야 한다.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 의견을 유형별로 정리했다.공감할 줄 아는 중재자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 격차 등에서 오는 갈등과 혼란을 중재할 역량을 길러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빈부 격차 등 사회 불평등이 더 심해지고 난민 문제처럼 우리가 겪지 못한 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인공지능(AI)이 공감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장을 지낸 김성열 경남대 교수(교육학)는 “점점 각자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져 갈등 관리 능력이 중요해졌다”면서 “이런 품성을 기르려면 협동 학습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실에서 학생끼리 팀을 이뤄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더 줘야 한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전국 평균 학급당 학생수는 25명 안팎이지만 도시 지역은 30명이 넘기도 한다”면서 “이 숫자를 줄여 협동 학습이 가능한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인 조희연 서울 교육감은 ‘협력형 괴짜’라는 인재상을 제시했다. 조 교육감은 “독창성이 미래 사회에 꼭 갖춰야 할 역량으로 평가되는 만큼 질문을 주저하지 않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아이들의 잠재력을 꺼내 보려고 한다”면서 “동시에 주변과 협력할 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상식 동국대 교수(교육학)는 “미래 사회는 지금보다 더 해체화될 수밖에 없기에 교육을 통해 공동체적 인간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직업 창출 창조적 개척자 당장 1~2년 후 변화상도 가늠하기 어려운 현실인 만큼 모든 상황에 적응할 개척형 인재로 길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보수 성향인 강은희 대구 교육감은 “현재 우리 교육은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도록 진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를 넘어서서 직업과 산업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어른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적 인구 감소에도 기술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청년 고용률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되는 가운데 없던 직업 11개가 생기면 일자리 20만개 창출 효과를 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강 교육감은 “우리 교육은 학업 기초 능력을 탄탄히 해 주는 데 강점이 있는데 이를 살리고 창의·융합적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한 단계 더 뛰어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도 “30년 뒤 사회상이 어떻게 변할지 불확실한 만큼 학생들이 삶의 주인공으로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줘야 한다”면서 “아이들이 요즘 과보호되는 경향이 있는데 가정에서도 개척 정신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적 학습자 기술 발전 등으로 초·중·고교나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평생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 자신의 필요·관심에 따라 학습하려는 동기부여를 심어 주어서 끊임없이 공부하는 인재로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데이터 분석가인 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 대표는 “분석을 해 보면 우리 학생들은 인재적 기초 역량은 이미 뛰어나지만 자발적 학습 의지와 도전 정신이 떨어진다”면서 “부모의 관리나 사교육에 길들어 대학 진학 이후에는 스스로 뭘 배우고 싶은지 내적 동기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창의성이 꼽히지만 우리 학생들에겐 도전 정신을 심어 주는 게 더 시급하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입하려기보다는 덜 가르치고 여유를 줘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난제 해법은 이처럼 다양한 인재상과 교육 난제 해법이 제시되는 가운데 국민 아이디어를 폭넓게 수렴하기 위한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열 교수는 “프랑스에서 2000년대 초반 진행된 ‘국민교육대토론회’를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재임 때인 2003년 9월부터 약 1년간 프랑스 전역에서 모두 1만 3000번이나 교육 토론회를 열었다. 이때 나온 의견 등을 토대로 향후 15년간 교육정책의 방향을 짠다는 취지였다. 토론 주제는 모두 22개였는데 ▲유럽이라는 배경을 고려해 미래 준비 차원에서 학교는 어떤 사명을 가져야 하는가 ▲직업 교육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 ▲신체장애가 있거나 크게 아픈 학생들에게 학교 교육을 어떻게 제공해야 하는가 ▲학생의 폭력과 비도덕적 행위에 학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등 교육 철학을 물어보는 내용이었다. 토론에는 교사와 학부모 등 모두 100만명이 넘는 프랑스인이 참여했다. 김 교수는 “우리 국가교육회의도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해 누리과정, 무상급식, 고교체계 등 국민 간 견해가 엇갈리는 교육 의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도 리셴룽 총리의 제안으로 2012년 학부모와 학생, 교사 등 교육 관계자와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우리의 싱가포르 대화(OSC)’ 행사를 열어 대중이 생각하는 교육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신디 크후 싱가포르 교육부 계획과장은 “우리 교육부는 이해 관계자와 협력해 교육 정책을 짜고, 대학 등과 긴밀히 협력해 미래에 맞는 교육과정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신원철 서울시의회 지방분권단장 “자치법 제정돼야 자치재정-행정 가능”

    신원철 서울시의회 지방분권단장 “자치법 제정돼야 자치재정-행정 가능”

    서울시의회 지방분권TF 신원철 단장(서대문1,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오후 1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자치분권개헌 국민대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하여 자치입법권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발표는 현행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규정되어 있는 자치입법권 관련 조문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자치입법권 확대 관련 개헌 논의, 프랑스 등의 해외사례, 서울시의회의 조례 제정 사례를 통해 자치입법권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현재 자치입법권은 「헌법」제117조와 「지방자치법」제22조로 인해 과도하게 제약을 받고 있어 각 지역의 현실에 부합하는 자치입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회는 점점 더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고 국가 및 공공기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 역시 다양화 되어 가고 있으나, 법령의 제‧개정은 이 같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마다 다른 특성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자치입법권의 지위를 법령의 하위개념이 아닌 ‘법률’의 지위로 상향하여 각 지역의 특수성 및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신원철 단장은 “지방의회가 자치법률을 제정할 수 있게 되면 자치재정권, 자치행정권, 자치복지권 등의 자치분권 과제는 지역실정에 따른 자치법률 제정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며, 자치입법권 확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 자치단체장들 개헌 토론회…서울시장 예비후보 ‘총출동’

    민주 자치단체장들 개헌 토론회…서울시장 예비후보 ‘총출동’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로 구성된 ‘전국자치분권개헌 추진본부’가 지난 1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자치분권개헌 국민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6·13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출마를 앞둔 예비후보들이 대거 집결했다. 우선 3선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여기에 도전장을 내는 민주당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참석해 개헌을 주제로 정견발표를 했다. 또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박남춘 의원과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경기지사 도전 후보군 가운데서는 전해철 의원과 양기대 전 광명시장 등이 참석해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전국자치분권개헌 추진본부 상임대표를 맡은 김영배 성북구청장과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은 김우영 은평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등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자치분권개헌은 민주주의 완성을 위한 필수조건’임을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개헌 논의가 지방자치의 취지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자치입법권·자치재정권·자치조직권이 이번 개헌에서 중요한 요소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분권광장] 지방자치·분권, 새 대한민국을 위한 토대/김관용 경북도지사

    [분권광장] 지방자치·분권, 새 대한민국을 위한 토대/김관용 경북도지사

    다양한 재난과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현장 중심 대응기구를 만들 권한이 지방에 있을까? 경북도지사로서 작년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 대응하면서 경북도에 지진국을 신설할 권한이 없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지난 20여년간 줄기차게 요구해 온 ‘온전한 지방자치’와 ‘실질적인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 부활은 형식적 민주주의 완성이자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역사적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중앙정부에는 지방정부를 동반자가 아닌 하부 기관으로 보고, 지방 역량을 의심하는 중앙 중심 사고와 인식이 팽배하다. 또 권한과 돈이 중앙정부에 몰려 있어 지방은 실질적으로 중앙의 통제를 받고 있는 ‘무늬만 지방자치’에 머무르고 있다. 중앙정부 주도의 집권적 체제는 산업화 시대 당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고, 단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게 해 줬다. 하지만 국민 참여 약화, 수도권 집중과 지방 공동화 등 다른 문제를 일으켜 이제는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세월호 참사는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의 근본적 문제를 제기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 청년실업률 10%를 넘나드는 청년일자리 문제, 양극화, 불균형, 저출산·고령화 등 다양한 문제들은 지금의 국가운영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과 융합·통합의 시대라는 거대한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재도약을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 그 실마리는 선진국 성공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방분권이다. 이제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나눠 집중성장에서 분권성장으로 성장전략 방향을 바꿔야 할 때다. 6선 민선자치단체장으로 23년간 현장을 지켜 온 경험을 돌이켜 보면, 모든 해결책은 현장에 있다. 또 지방정부와 지역주민이 자기결정권을 갖고 지역 문제를 주도적으로 처리할 때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런 힘이 모이면 새 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지방자치와 분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온전한 자치’와 ‘실질적 분권’을 위한 첫걸음은 지방분권 개헌이다. 대통령이 지방분권 개헌을 약속했고, 국회에서 개헌안 마련을 위해 국민대토론회를 열고 있다. ‘87년 헌법체제’에 대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도 높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기회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대변혁 시기가 왔다. 지금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기 위해 헌법 개정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신중하고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해야 할 때다. 새 헌법에는 대한민국이 지방분권 국가임을 천명하고, 실질적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자치조직권을 보장하며 지역대표형 상원을 설치해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실질적 정책협력이 가능하도록 ‘품격 있는 정책토론의 장’으로서의 제2 국무회의를 반드시 신설해야 한다. 정책 결정 당사자로서 지방이 대등한 입장에서 참여할 때 정책 성공이 보장된다. 아울러 지방분권 개헌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지방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지방에도 사람이 산다. 사람 중심의 차별 없는 세상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다. 이런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핵심가치는 지방분권이다. 이를 통한 온전한 지방자치 실현은 국가경쟁력을 높여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혼자 가면 단순한 길이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지방분권’의 시대적 소명을 명심하고 ‘지방자치’ 실현이라는 새 역사를 만드는 데 모두 동참하자.
  • [자치광장] 지방분권, 기초에서 답을 찾아야/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자치광장] 지방분권, 기초에서 답을 찾아야/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장기적인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권력을 가능한 한 분산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고, 다양한 활동들이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1996년 방한했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뷰캐넌의 말이다. 21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어떤가. 국가 행정사무에서 지방 비중은 고작 20% 정도밖에 안 된다. 국세에 비해 지방세 비율도 20%에 불과하다. 권한과 재정이 모두 중앙에 집중돼 있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처분만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무늬만 지방자치일 뿐이다. 이러한 때에 대통령의 ‘연방제에 준하는 강력한 분권’ 약속과 정부의 가시적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획기적인 지방분권 추진, 실질적인 주민참여, 강력한 재정분권, 제2국무회의 도입 등을 포함함으로써 중앙정부는 분권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표명했다. 상향식 풀뿌리 민주주의를 기조로 삼고 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려는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새 정부는 실질적 지방분권국가 도약의 원동력을 헌법 개정에서 찾았다. 지방분권형 개헌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단안이다. 주민 목소리가 오롯이 반영되고 지역마다 다양한 특성이 각자의 색을 나타낼 수 있을 때 지방자치가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된다.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는 기초지방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내년 6·1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안 국민투표를 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고 국민 여론 수렴을 위한 다양한 창구를 준비하고 있다. 그 첫 행보로 9월까지 11회에 걸쳐 ‘국민대토론회’를 할 예정이다. 개헌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고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직접 지역의 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권역별 대도시 개최라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보다 많은 공감대 형성을 위해선 기초지역 단위 의견까지 적극 수렴해야 한다. 제2국무회의 참여 범위도 기초 시·군·자치구 대표까지 포함해야 한다. 주민 대의기관인 기초의원 대표까지 참여를 확대한다면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한 논의 구조에 근접할 것이다. 지방분권은 시대적 소명이다. 지방분권이 일부 기득권층의 권한 나눠 먹기로 전락하거나 지역과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한 선언적 외침으로 끝나선 안 된다. 지방분권의 답은 기초에서 찾아야 한다.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는 지방정부가 기초임을 상기하고, 지방분권형 개헌에 중앙과 지방이 협력적 파트너로 함께하기를 촉구한다.
  • ‘2·28 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 위해 머리 맞댄다

    ‘2·28 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 위해 머리 맞댄다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국민대토론회’가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 대구·경북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공동의장 권영진 시장, 노동일 전 경북대총장)가 주관하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효시인 2‧28민주운동의 국가기념일 지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토론회에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간 대구시와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 운동인 2‧28민주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기 위하여 올해 초부터 국가기념일 지정을 추진해 왔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100만인 서명운동에 대구·경북을 비롯해 서울, 호남지역 시민들이 활발하게 참여하여 불과 3개월 만에 124만여 명이 서명에 참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6월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이 대표 발의한 ‘2‧28민주운동 기념일의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에는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과 홍의락 무소속 의원(대구 북구을) 등 여야 의원 18명이 서명하여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다. 토론회는 식전행사로 2․28민주운동관련 영상을 상영한 후 개회식을 가지며,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토론이 진행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민주화운동을 경험해보지 못한 후세들에게 험난했던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를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가기념일 지정을 통해 2‧28정신이 국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고 면면히 이어질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 및 지역공동체와 함께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누리과정 예산 대란과 솔로몬의 지혜

    누리과정 예산 대란과 솔로몬의 지혜

    서로 자기 아이라고 싸우는 두 여인에게 아이를 잡아당겨 차지한 사람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말에 서로 당기던 중 한 여인이 포기하자 그 여인이 진짜 엄마라고 판결한 솔로몬의 판결은 너무나 유명하다. 누리과정 예산을 서로 떠넘기며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중앙정부와 교육감을 보면 아이를 끝까지 잡아당길 뿐 놓으려고 하는 측은 없어 보인다. 훗날 사람들은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오늘의 갈등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감들에 따르면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기재부의 예측과 달리 지방재정교부금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아 발생한 사태이다. 추가 지원이 필요한 금액도 2조원 정도여서 국가 전체 예산 규모나 새해 예산에서 각 지방에 내려 보낸 선심성 예산에 비하면 그리 큰돈도 아니다. 또한 법적으로 중앙정부에게 예산 마련 책임이 있고, 예산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중앙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중앙정부 예산을 사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예산이다. 지방교육재정이 열악하여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한 푼도 추가 배정할 수 없다고 하는 중앙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감들의 주장이다. 중앙정부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관련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누리과정 예산 마련 책임은 교육청에 있고, 학생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예산은 줄지 않았으므로 여력이 충분하며, 실제로 이월금도 많다. 그리고 무상급식 전면 실시, 수학여행비 보조 등 객관적으로 보아 전혀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다양한 선심성 예산과 교육감 공약 사업 등에 예산을 펑펑 쓰고 있는 상황이므로 교육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측의 싸움을 지켜보노라면 저출산, 인구절벽, 재정위기 등에 대해 걱정하는 참어미가 있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걱정이 든다. 잘 아는 것처럼 갈등의 출발은 무상급식 전면시행이다. 일부 진보교육감들이 이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자 우리사회의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논쟁이 치열해졌다. 그런데 보편적 복지는 근로의욕 저하는 물론 국가재정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던 측이 대선공약으로 영유아교육 전면 무상이라는 또 다른 보편적 복지 공약을 내걸고 정권을 잡았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양측은 자신들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상대방은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힘겨루기와 감정 싸움이라는 잡아당기기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아이의 고통은 그들에게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솔로몬은 어찌했을까? 아마도 잡아당기기를 중단시키고 둘다 거짓어미라고 선포했을 가능성이 있다. 누리과정 예산 관련 갈등은 향후 다른 사안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해결책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당장 시도해야 할 것은 비공개적 비공식적인 만남을 갖는 것이다. 잘 아는 것처럼 공개적인 협상자리는 결정된 사항에 사인하는 자리이지 거기에서 협상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협상이라는 것은 서로 상대에게 줄 것이 있을 때 가능하다. 비공식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서로의 관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양보하며 상대에게서 얻어낼 것이 반드시 눈에 보일 것이다. 교육감들은 비록 자신의 공약사업이라고 할지라도 아담 스미스가 말한 ‘중립적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불요불급한 것이 아닌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펴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이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중앙정부 또한 한 푼도 추가로 줄 수 없다는 입장에 한 발 물러나 기존의 복지예산이나 기타 공약 사업 예산에서 줄이려는 노력을 보이는 부분에 상응하는 매칭 펀드 형식으로 혹은 다른 명목으로라도 누리과정의 어린이집 예산의 상당 부분은 당분간 지원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도마저도 거부하는 측이 있다면 그들은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국민을 우롱하는 집단이며, 장기적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별도로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인도의 경우 총리가 내세운 공약은 모두 곧바로 집행하는 대신 입법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선거에서 승리하면 총리가 내세운 공약 등을 바탕으로 집권 5년간의 분야별 국가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국회는 예산과 함께 그 계획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도록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비록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하더라도 타당하지 않거나 예산 확보가 어려운 사업은 예산 지원 사업에서 빠지게 된다. 우리의 경우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없다보니 대통령을 비롯한 시도지사와 교육감 등 각 기관의 장이 선거에서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공약을 남발하고, 집권하게 되면 그 공약을 지키기 위해 기본적인 예산마저 삭감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대로 지방정부와 교육청은 그들 나름대로 특히 예산과 관련된 공약의 경우에는 해당 의회를 통과시키도록 하는 등의 검증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당선되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게 될 것이고, 당선된 후에는 이를 지켜야 하는 부담 때문에 당선자뿐만 아니라 그 돈을 부담해야 하는 국민들도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과 함께 필요한 것은 무책임하게 무리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출마자를 국민이 걸러낼 수 있도록 국민 스스로를 교육시킬 시민운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국민의 담세율, 복지의 범위와 수준 등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속적인 국민대토론회 개최도 필요하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우리가 잘 계획하고 극복해나간다면 미래의 다양하고 더 큰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능력을 기르는 데 필요한 예방주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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