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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핵잠 왜 사나? 국격용 아냐”…北 잡겠다는데 美 시선은 ‘한반도 밖’까지 [권윤희의 월드뷰]

    “한국, 핵잠 왜 사나? 국격용 아냐”…北 잡겠다는데 美 시선은 ‘한반도 밖’까지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미 해군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막대한 비용을 감수할 만큼 분명한 군사적 필요와 운용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잠수함 기반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한반도 방위를 핵심 임무로 제시하고 있지만, 미국은 제1도련선과 인도·태평양 전략 속에서 동맹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2030년대 후반 전력화될 한국 핵잠이 북한 추적에 주력할지, 원해에서 미 해군과 함께 작전할 능력까지 갖출지가 앞으로 정해야 할 핵심 사안이다. 미 해군 관계자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두고 막대한 비용을 감수할 만큼 분명한 군사적 필요와 운용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순한 ‘국격의 상징’을 위해 살 무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 이미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한 상황에서 핵연료 확보와 사업 요건에 이어 실제 임무와 운용범위가 후속 쟁점으로 부상했다. 한국 정부는 핵심 임무로 북한의 잠수함 기반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한반도 방위를 제시하고 있다. 美 “핵잠 보유할 타당한 이유 찾아야”미 해군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취재진과 만나 “한국은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단지 국격의 상징성을 위해 핵잠을 구매한다면 그건 잘못된 이유일 것”이라며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그 이유를 정해줄 수는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이 과거 한국 핵잠을 두고 “한국이 인근 해역을 한 번도 벗어나지 않는다면 핵잠은 필요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사실도 소개했다. 커들 총장은 지난해 방한 당시 한국 핵잠이 중국 억제에 활용될 가능성을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며 한미가 중국과 관련한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뒤 백악관 공동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 승인과 사업 요구사항, 핵연료 확보 방안을 함께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작전해역이나 임무는 적시되지 않았다. 한미는 지난 6월 핵잠 도입과 핵연료 문제 등을 다룰 첫 범정부 후속협의를 열었지만 당시 7월로 예상됐던 2차 협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 해군은 군사자산 도입에는 안보상 필요와 실제 운용 목적뿐 아니라 교육·훈련, 정비 기반과 작전 숙련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北 수중위협 대응·한반도 방위 제시한국 정부는 이번 미 해군의 문제 제기에 핵잠 운용은 ‘한반도 안보’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11일 “우리의 핵잠 운용은 급변하는 한반도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우리의 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도 지난 5월 핵추진잠수함 개발사업 ‘장보고 N사업’을 공개하면서 북한 잠수함을 은밀하고 신속하게 감시·추적하는 ‘수중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대 중반 1번함을 진수하고 후반부터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북한 대응이지만 중국 잠수함 추적 문제도 함께 거론돼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잠용 연료 공급을 요청하면서 재래식 잠수함으로는 북한과 중국 측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한반도 주변 해역의 방위를 더 많이 담당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이 제시한 핵잠의 필요성은 북한 대응을 중심에 두면서 주변 수중위협까지 감시하고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의 몫을 키우겠다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미 해군이 따지는 것도 막대한 비용만큼의 군사적 필요가 있느냐다. 핵잠은 재래식 잠수함보다 오래 잠항하면서 높은 속도로 먼 해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 북한 잠수함을 장시간 감시·추적하는 데도 유리하지만 장기간 고속으로 이동해야 하는 원해 임무에서는 재래식 잠수함과 성능 차이가 더 벌어진다. 美 인태전략, 제1도련선·동맹 역할 확대에 무게미국의 안보전략은 동맹의 역할을 한반도 밖까지 넓혀 보고 있다. 올해 미 국가방위전략(NDS)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 억제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한국이 북한 억제의 1차적 책임을 맡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국가안보전략(NSS)도 일본 열도와 대만,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제1도련선에서 중국을 억제하려면 동맹이 더 많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8군은 올해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앞두고 제1도련선 안에서 전투력을 신속히 투사하고 핵심 지형을 확보하는 능력을 훈련 목표로 제시했다. 한국의 지리와 군수·산업 기반도 이런 구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중국 동부 해안에서 바라보면 한국이 ‘아시아의 심장에 놓인 단검’처럼 보인다고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설명했다. 주한미군은 한국의 기지와 방산·정비 능력을 활용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작전을 지원하는 ‘권역 지속지원 거점’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한반도의 미군 전력과 한국의 산업기반을 북한 억제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작전에도 활용하려는 흐름이다. 北 추적 넘어 원해까지…2030년대 핵잠 임무가 관건첫 함이 전력화되는 2030년대 후반에는 한국 핵잠의 임무도 지금보다 넓어질 수 있다. 당장은 북한 잠수함 감시·추적과 한반도 방위가 우선이지만 북한의 수중 핵전력과 중국 해군력,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달라지면 원해 임무의 비중도 커질 수 있다.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중점을 둘지, 먼 해역에서 미 해군과 함께 작전할 능력까지 갖출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 해군이 먼저 요구하는 것은 중국 대응보다 핵잠 도입 자체의 군사적 필요를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수중 핵위협 대응과 한반도 방위를 그 이유로 제시했다. 핵잠이 기존 전력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어떤 임무를 맡을지, 작전범위를 어디까지 둘지가 다음 단계에서 정해야 할 핵심 사안이다.
  • 나랏돈 ‘9억’ 횡령해 대출 갚고 유흥 즐겼는데…벌금 100만원에 ‘집유’

    나랏돈 ‘9억’ 횡령해 대출 갚고 유흥 즐겼는데…벌금 100만원에 ‘집유’

    국정원 유관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연구기획실장이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박정제 민달기 김종우)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에게 최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조씨는 2017년 12월∼2022년 5월 전략연 연구개발적립금 등 9억 4000여만원을 카드비, 유흥비, 대출금 상환 등 개인 용도로 쓴 혐의를 받는다. 또 전 국가안보실 행정관에게 2019년 1월∼2020년 2월 4300여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 타인 명의로 국회의원 후원회에 300만원을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앞서 1심은 혐의 대부분을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양형이 너무 무겁다는 조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조씨에게 요구되는 도덕성 및 청렴성의 수준, 피해 액수, 피해금 사용처 등을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씨가 10억원이 넘는 돈을 반환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범행 전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으며, 당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판결은 지난달 27일 확정됐다. 조씨는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인사를 국정원 산하 기관에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서 특혜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검찰은 서 전 원장이 2017년 조씨를 전략연 연구기획실장으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했으나 2024년 7월 무혐의 처분했다. 이 수사 과정에서 조씨의 별도 횡령 혐의가 드러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 北 개정 노동당 규약, 평화통일 삭제·김정은 권한 강화

    北 개정 노동당 규약, 평화통일 삭제·김정은 권한 강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최고 규범인 노동당 규약에 ‘평화통일’ 등 남측과 관련된 표현들을 전부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대 지도자의 서술을 대폭 삭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유일영도체제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3일 ‘북한 제9차 당대회 개정 당규약 분석 및 북한 정세 평가’를 주제로 언론 간담회를 열고 개정 노동당 규약 전문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규약에는 2024년 6월 개정과 지난 2월 9차 당대회 당시 개정 내용이 반영됐다. 북한은 규약에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에 따라 대남·통일노선과 관련된 내용을 전부 폐기했다. 기존 규약 서문에는 ‘민족 자주의 기치, 민족대단결의 기치를 높이 들고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고 민족의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북한은 이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또 ‘조선 반도’, ‘공화국북반구’, ‘전국적범위’ 등 한반도를 연상시키는 표현들도 들어내고, ‘미제의 침략무력 철거’나 ‘남조선에서의 외세 간섭 배격’ 등 통일 명분도 삭제해 남북 관계의 완전한 단절성을 강조했다. 다만 적대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김일기 전략연 평화공존전략센터장은 “(적대성을) 명문화했을 때 다가오는 부담을 감소시키고 남북관계 향후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권한 강화도 눈에 띄었다. 북한은 규약에 ‘김일성·김정일주의’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을 대거 삭제했다. 또 김 위원장이 맡고 있는 총비서직에 대해 기존 규약에는 수반이라는 포괄적 규정만 언급했으나, 개정 규약에는 회의 소집권, 간부 임면권, 당원 입·출당권, 부서 해산권 등 총비서의 권한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북한은 또 개정 규약에서 전시 관련 조항을 새로 신설했다. 전시에 당 조직 지도기관은 선거 없이 활동하도록 하고, 당 중앙위 정치국이 전원회의 위임을 받아 중요 문제를 토의·결정할 수 있다고 기술했다.
  • “방어만 한다”던 日 달라졌다…中·北 겨냥 장거리 미사일 확대 [밀리터리+]

    “방어만 한다”던 日 달라졌다…中·北 겨냥 장거리 미사일 확대 [밀리터리+]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방어에만 전념한다’는 원칙을 지켜온 일본이 장거리 타격 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자국산 12식 지대함유도탄 개량형 등을 잇달아 확보하면서 일본 열도에서 멀리 떨어진 표적까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중이다. 일본은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반격능력’이라고 강조하지만, 전후 유지해온 전수방위 원칙이 사실상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홍콩 기반 아시아타임스는 일본이 약 80년간 유지해온 ‘엄격한 방어국가’라는 전제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북한의 미사일 개발, 중국·러시아 안보협력 강화에 맞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의 방위전략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화의 출발점은 2022년 12월 일본 정부가 개정한 국가안보전략 등 이른바 ‘안보 3문서’다. 일본은 이때 적의 미사일 공격이 발생했을 경우 상대 영역 안의 미사일 발사기와 지휘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능력’ 보유를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무력공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조치라고 규정한다. 정책 변화는 실제 무기 배치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방위성의 2026회계연도 방위력 정비 자료에 따르면 자위대는 이미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F-35A용 합동타격미사일(JSM) 인도를 마쳤다. 12식 지대함유도탄 개량형의 지상발사형도 개발과 배치를 마쳤으며, 함정발사형과 공중발사형까지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여기에 극초음속 유도탄과 고속 활공탄(HVGP), 잠수함발사 미사일 등 다양한 장거리 무기도 추가한다. 방위성은 올해 원거리 타격 능력 강화에 약 9733억엔을 배정하고, 서로 다른 사거리와 속도·비행방식·발사 플랫폼을 가진 미사일 확보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토마호크부터 12식까지…‘막는 방어’서 ‘먼저 때릴 능력’으로 과거 일본의 미사일 방어는 이지스함의 SM-3나 패트리엇 PAC-3 등을 이용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무게를 뒀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이 탄도·순항미사일을 대량 운용하면서 일본은 요격만으로는 대규모 공격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새 전략은 적의 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모두 요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격이 시작됐을 경우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상대의 미사일 발사대와 지휘시설 등을 타격해 추가 공격 능력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일본 방위성도 반격능력을 스탠드오프 방어능력 등을 활용해 상대 영역 안에서 효과적으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전력이 토마호크다. 일본은 함정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를 통해 기존 자위대 무기보다 훨씬 먼 거리의 지상 표적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방위성은 토마호크 발사 기능을 갖추도록 해상자위대 함정을 개조하고 관련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국산 12식 지대함유도탄 개량형도 핵심이다. 기존 12식 미사일보다 사거리를 크게 늘리고 지상·함정·항공기 등 여러 플랫폼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올해 예산에는 지상발사형과 함정발사형 추가 확보뿐 아니라 F-2 전투기에 공중발사형을 탑재하기 위한 개량 비용도 포함됐다. 일본 방위연구소도 올해 공개한 분석에서 일본 방위력 강화의 핵심 분야로 ‘반격능력에 활용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꼽았다. 장거리 타격 능력이 일시적인 전력 보강이 아니라 일본 방위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中·北 위협 내세운 日…전수방위 경계선은 어디까지 일본이 장거리 타격 능력을 서두르는 가장 큰 명분은 주변 안보환경 악화다. 일본은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동중국해·서태평양 활동 증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타임스도 중국과 북한, 중러 협력 강화를 일본의 방위전략 전환을 촉발한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장거리 미사일은 일본 남서부 도서지역 방어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는다. 중국 함정이나 상륙전력이 일본이 통제하는 섬에 접근할 경우 상대 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공격해 접근을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를 위협 범위 밖에서 침공 세력을 저지하는 ‘스탠드오프 방어능력’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일본 정부는 반격능력이 선제공격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실제 무력공격이 발생하고 다른 수단으로 막을 방법이 없을 때 필요한 최소한의 자위조치로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2022년 방위력정비계획에도 반격은 무력공격에 대한 최소한의 자위 수단이며 무력 사용의 요건에 따라 이뤄진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일본이 과거에는 보유하지 않았던 장거리 지상공격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동아시아 군사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온다. 아시아타임스는 일본이 수동적 방어에서 능동적 억제로 이동하면서 역내 억제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앞으로 토마호크와 12식 개량형에 그치지 않고 극초음속 미사일과 잠수함발사 미사일 등으로 타격 수단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전후 일본 안보정책의 상징이던 ‘전수방위’는 유지된다는 게 도쿄의 공식 입장이지만, 실제 자위대가 보유하는 무기의 사거리와 임무 범위는 이미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일본이 말하는 ‘방어’의 경계가 어디까지 넓어질지 주변국의 시선도 더욱 예민해질 전망이다.
  • 댓글 부대 잡는 ‘저승사자’ AI 나왔다

    댓글 부대 잡는 ‘저승사자’ AI 나왔다

    소셜미디어(SNS)나 포털 뉴스 댓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이용자에게 접근하고 특정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확산하기 적합한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선거나 외교 갈등처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조직적인 영향 공작은 사회적 불신과 정치적 갈등을 확대해 온라인 공론장의 신뢰성을 훼손할 위험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전산학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온라인 뉴스 댓글에서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패턴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탐지 판단 근거까지 제시하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컴퓨터 보안 분야 국제 학술대회 ‘유즈닉스 시큐리티 심포지엄 2026’에서 오는 13일 발표할 예정이다. 특정 세력이 댓글이나 게시물을 조직적으로 확산해 사람들의 인식이나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온라인 영향력 공작’이라고 한다. 기존에도 이런 행위를 AI로 탐지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특정 계정을 의심 계정으로 분류하더라도 의심의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식별해 놓은 외국 연계 계정 70개를 근거로 이 계정들과 연관되거나 같은 기사에 반복적으로 댓글을 작성한 계정들을 추적해 이번에 개발한 AI로 2006년부터 2025년까지 20년 동안 네이버 뉴스에 작성된 약 1억 1265만 8554건의 댓글과 이용자 404만 783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는 먼저 작성자가 외국과 연계됐다고 의심할 만한 표현이나 맥락이 있는지 살피고 이어 도덕적 비난이나 맹목적 찬양처럼 사회적 양극화를 키울 수 있는 감정이 나타나는지를 분석한 뒤 이런 감정이 어느 국가나 대상을 향하는지 분석한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단순히 의심스럽다는 결과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근거가 된 댓글 속 표현을 함께 제시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계정의 활동 빈도와 활동 기간, 다른 의심 계정과 활동 연관성 등 다양한 행동 패턴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네이버 뉴스 이용자 약 400만 명 중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이 의심되는 계정 2만 3998개를 식별했다. 이 의심 계정들은 특정 정치 진영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키는 방향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대중의 호응을 많이 얻은 상위 10개 표적 가운데 7개가 국내 유명 정치인으로 나타났다. 특정 정당, 이념에 집중되지 않고 진보와 보수 양쪽의 전·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정당이 폭넓게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을 단순히 어떤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가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며 기존 정치적 갈등을 자극해 사회적 불신과 양극화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선거나 국가적 위기처럼 사회적 관심과 갈등이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에 활용할 수 있다. 포털과 모니터링 기관이 대규모 댓글 가운데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할 계정이나 메시지를 AI로 선별하고 전문가가 AI가 제시한 근거를 검토해 최종적으로 판단해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원재 카이스트 교수는 “지난 2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의심 계정들은 외국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국내 정치인을 비난하며 갈등을 키우는 패턴이었다”며 “선거처럼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선 검토해야 할 메시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손열 칼럼] 인도·태평양에서 태평양으로 바꾼 트럼프

    [손열 칼럼] 인도·태평양에서 태평양으로 바꾼 트럼프

    지난달 미국 국방부는 인도·태평양 사령부 명칭을 태평양 사령부로 변경했다. 트럼프 1기인 2018년 태평양을 인도·태평양으로 변경한 후 8년 만에 원위치로 돌아간 셈이다. 국방부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기본 임무, 지리적 범위, 전력 구조, 파트너십 대상은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역의 명칭 변경은 개념 변경을 수반하는 것이므로 미국이 지역의 성격, 범위, 역내 전략적 우선순위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18년 미국이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명칭을 변경할 때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인도양과 태평양의 전략적 연계성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란 논리를 폈다. 중국의 해군력 팽창이 태평양을 넘어서 인도양으로 향하고 동중국해에서 호르무즈에 이르는 해상 운송로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견제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명칭 변경을 통해 인도를 끌어들임으로써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드러냈다. 반면 ‘태평양’으로의 복귀는 인도의 전략적 가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트럼프 2기 미국·인도 파트너십이 난항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도가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에 반해 수입을 강행하자 트럼프는 보복 조치로 50%의 관세 폭탄을 퍼부었고, 인도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맞서고 있다. 안보면에서도 미국은 이란 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인도의 경쟁국 파키스탄과 공조하는 등 인도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고 있다. 중국 견제에 있어 인도의 유용성이 하락한 것이다. 보다 구조적인 요인은 인도·태평양이란 광활한 공간에 대한 미국의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인도양과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다면적이고 중층적인 파트너십 구조를 유지,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는 태평양으로 공간을 축소해 군사 중심, 양자관계 중심 구조로 질서를 재편하고자 한다. 이런 방향성은 지난겨울 공표한 ‘2025 국가안보전략(NSS)’에 드러났다. 미국은 인태 전략의 핵심 부속품인 쿼드 등 여러 네트워크의 활용도를 낮추고,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전략 공간의 주변부로 밀어냈다. 대신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제1도련선’ 국가들이 미국에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스스로 방위비 증강과 억지력 향상에 투자하게 만드는 전략을 선보였다. 태평양 개념의 부활은 제1도련선 국가인 일본, 필리핀, 호주 등이 서태평양 최전선인 대만 방어에 전략적 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임을 예고한다. 제1도련선에 애매하게 걸려 있는 한국도 대만 유사시에 보다 전향적으로 임무와 역할 분담에 나서야 할 상황을 맞을 것이다. 더 큰 우려는 한국 등 역내 중견국이 미중 관계에 더욱 종속되는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본래 전략 공간이 좁을수록 중견국은 미중 양자구도에 갇혀 양자택일을 강요받기 쉽다. 일본과 호주 등 중견국이 인태로 공간 확장을 기도한 이유도 다양한 파트너와 다각적 관계를 통해 전략적 레버리지를 확보하려는 데 있다. 반면 트럼프는 태평양에서 중국과의 G2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태평양을 중국과 공동관리한다는 G2 본연의 의미보다는 미중 간 경쟁적 거래와 합의의 장으로 만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동맹관계는 거래지향적 미중 관계의 하위에 놓이기 때문에 동맹국들은 전략적 입지의 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등 동맹국들은 제1도련선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대중 억제적 지역 개념에 안보상 보조를 맞추어야 하겠지만 무역, 투자, 첨단기술, 인프라 개발, 해양안보, 경제안보 분야 등에서는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설사 인태 공간에 대한 미국의 관여가 약화되더라도 일본, 인도, 호주 등 인태 핵심국들은 기성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을 배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미중 경쟁의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동남아 및 인도와의 연계와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현 정부는 트럼프가 초래한 지역 개념의 혼란 사태 추이를 관망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안보와 비안보 분야를 중층적으로 아우르는 지역 공간 구상을 마련해야 한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미군 빼도 전면전 가도 답 없다”…트럼프 이란전 출구가 없다 [밀리터리+]

    “미군 빼도 전면전 가도 답 없다”…트럼프 이란전 출구가 없다 [밀리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을 끝낼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철수하면 미국의 동맹 신뢰와 항행의 자유가 흔들리고, 공습을 확대해도 이란의 공격 능력을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 지상군 투입은 또 다른 장기전을 부를 수 있다. 결국 미 해군이 호르무즈해협에 장기간 머물며 이란을 봉쇄하고 상선을 호위하는 방안이 ‘그나마 덜 나쁜 선택’이라는 평가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19포티파이브는 15일(현지시간) 미 해군대학 해양전략 석좌인 제임스 홈스 박사의 기고문을 통해 이란전에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홈스 박사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지도부가 서방에 대한 ‘저항’을 체제 정당성의 핵심으로 삼는 만큼, 공개적인 양보 요구를 받아들이면 이를 항복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미군이 공중·해상 작전만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과 드론, 고속정 전력을 모두 제거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투기와 함정은 무기고와 이동식 발사대를 타격할 수 있지만, 지상군처럼 지역을 장악해 은닉 무기를 찾아내지는 못한다. 이란이 일부 공격 능력만 유지해도 해운사와 보험사는 군사적 보호 없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기를 꺼릴 수 있다. 철수하면 동맹 흔들리고 더 때려도 끝나지 않아 첫 번째 선택지는 미국이 전쟁에서 손을 떼고 중동에서 철수하는 방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때 해협을 완전히 다시 열지 못한 채 분쟁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전략은 중동의 우선순위를 서반구와 서태평양, 유럽보다 낮게 두고 있다. 이 기준만 보면 미국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전장에서 자원을 빼는 결정은 전략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철수의 대가는 크다. 걸프 지역 동맹국들은 미국이 자신들을 이란에 내줬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동아시아와 유럽의 동맹국들도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독자적인 군사 협력을 강화하거나 중국·러시아 같은 지역 강국과 타협한다면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도 약해질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이란의 사실상 통제 아래 두는 것은 미국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항행의 자유’ 원칙과도 충돌한다. 이란이 국제해협 통항을 제한하거나 통행료를 요구해도 미국이 물러선다면 다른 국가의 유사한 도전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방안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하는 것이다. 미군이 미사일 기지와 무기고, 지휘시설을 집중적으로 파괴하면 이란 지도부의 저항 의지를 꺾지 못하더라도 실제 공격 능력은 약화할 수 있다. 다만 홈스 박사는 이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미 국방부 집계로 적극적인 전투 기간에 약 1만 5000개 표적을 타격하고도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지 못했다면, 표적 수를 더 늘리는 것만으로 전쟁을 끝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이다. 지상군은 미사일과 드론을 숨긴 시설을 직접 수색하고 주요 지역을 장악할 수 있다. 공중·해상 전력만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이란의 대함 공격망을 무력화하려면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은 인구가 약 9000만 명에 이르는 광대한 국가다. 미국 정부와 의회, 유권자들이 중동에서 또다시 장기간 지상전을 감수할 가능성은 작다. 이란 침공은 전쟁을 끝내기보다 더 큰 전쟁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미 해군 20% 투입해 봉쇄·호송 장기화하나 홈스 박사는 네 번째 방안인 해상 봉쇄와 상선 호송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해 경제를 압박하는 동시에 걸프 동맹국의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보호할 수 있다. 이 작전은 방어와 공격을 결합한다. 미 해군 수상함은 상선 주변에 방어막을 만들고, 미 해군과 공군·육군 전력은 이란의 대함미사일과 드론 발사 지점을 즉각 타격한다. 해협 통항을 보장한다는 목적은 방어적이지만, 위협이 확인되면 이란 본토의 관련 시설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전력 소모다. 홈스 박사는 전 세계에 배치할 수 있는 미 해군 가용 전력의 약 20%가 이 임무에 투입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전면적인 공중·해상 폭격보다는 부담이 작지만, 중국을 억제해야 하는 서태평양 등 우선 전구에 사용할 함정과 탄약을 계속 묶어두게 된다. 동맹국의 협조도 변수다. 과거 미국이 상선 통항 지원을 추진했을 때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기지를 관련 작전에 제공하지 않았고, 계획은 며칠 만에 힘을 잃었다. 걸프 국가들이 이번에도 소극적으로 나오면 미국이 단독으로 장기 호송 작전을 유지해야 할 수 있다. 홈스 박사는 미국이 동맹과 국제적 신뢰, 항행의 자유를 지키려 한다면 걸프 해역에서 군사작전을 무기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철수와 공습 확대, 지상전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요구하는 만큼, 전쟁을 끝내는 해법이 아니라 비용을 통제하며 장기화하는 방안만 남았다는 것이다.
  • 통행료 날벼락에 해운사들 ‘당황’… 무료기간 내 탈출도 어려워

    통행료 날벼락에 해운사들 ‘당황’… 무료기간 내 탈출도 어려워

    미국과 이란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종전 양해각서(MOU)와 관련해 이란이 60일간 ‘무상 통항’ 후 호르무즈 해협 이용료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산업계의 우려가 커졌다. 이란 정부가 밝힌 ‘서비스 수수료’가 어떤 성격인지 불명확하고, 정당성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수수료 징수가 시작되면 원유 등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운업계는 국제법상 천연 해협에서는 통행료를 징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 같은 인공 수로는 인프라 관리 비용과 서비스 대가로 통행료를 받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자연 해협이라는 것이다. 60일 내 한국 선박이 모두 빠져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정부는 60일 내 최대한 한국 선박들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이란과 소통할 계획이지만, 병목현상과 기뢰제거 등의 문제로 통행이 지연될 수 있다. 현재 해협 내 페르시아만 측에는 한국 국적 선박 24척과 한국인 선원 138명의 발이 묶여 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즉시 선박이 움직일 경우 보험료 역시 부담이다. 준전시 상태의 선박 보험료가 높게는 수십배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60일 안에 해협을 빠져나온다 해도 추가 보험료만 척당 수억원은 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실적으로 이란이 제공할 서비스는 ‘선박을 공격하지 않는 것’ 정도인데, 이를 수수료 징수에 정당한 근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대가로 선박당 약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규모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운반하는 원유 화물 가치의 1~2%를 차지한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우드맥킨지는 이 정도 비용을 가정하면 국제 유가를 배럴당 약 1달러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만일 60일 이후 이란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료를 부과할 경우,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 상승이 우려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 정도를 중동에서 들여온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논쟁과 국제 해양 질서의 균열 가능성 검토’ 보고서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 후 수출하는 한국은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특정 해역의 리스크가 상시화되면서 더 안전하거나 소비처와 가까운 지역으로 공급망을 재설계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협 유료화는 글로벌 원유 공급망 전체에 막대한 상시 비용이 추가됨을 의미한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기름값과 발전 비용으로 전가되고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북한, 엔비디아 GPU 확보 성공”…‘세계 31위’ 군사력에 날개 달아줄까 [밀리터리+]

    “북한, 엔비디아 GPU 확보 성공”…‘세계 31위’ 군사력에 날개 달아줄까 [밀리터리+]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뚫고 엔비디아의 구식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확보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민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첨단기술전략센터장이 16일 발표한 ‘북한 AI 역량 평가와 안보적 함의-음성 AI 기술과 연산 환경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국가과학원, 리과대학 등 연구기관은 엔비디아의 테슬라 P100, 지포스 RTX 2070 등 그래픽처리장치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 등을 신경망, 음성합성, 억양 식별 등 분야에 활용했다. 언급된 장비들은 모두 2016~2018년에 출시된 것이며 미국의 포괄적 대북 수출 통제 조치에 따라 북한 반입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중고 장비 등을 확보한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북한 연구기관이 공개한 보고서에는 엔비디아의 테슬라 P100, RTX 2070을 사용했다고 밝힌 대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AI 기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연구소급 서버와 민수용 그래픽카드를 통해 감시·식별·음성처리·영상추적 기능을 반복 실험할 수 있는 최소 연산 여건을 확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센터장은 또 북한 연구진이 휴대전화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을 사용한 데 대해서는 북한의 인공지능 연구가 서버 장비 학습 이외에도 소형 장비 검증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AI 장비·환경에 대해 “구세대 GPU, 민수용 그래픽카드, 휴대 단말기급 연산칩을 활용한 특정 임무형 AI 기능 구현 단계로 평가된다”며 “안면인식, 음성합성, 억양 식별, 영상 추적 등 특정 임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구식 엔비디아 GPU, 군사력 증강에 영향 미칠까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뚫고 엔비디아 등 유력 업체의 GPU를 확보할 루트를 얻었다면 이는 군사력 향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김 센터장이 언급한 대로 AI가 가장 먼저 쓰이는 분야는 폐쇄회로(CC)TV의 얼굴인식이나 위성사진 분석, 차량 번호판 인식 등이다. 이러한 분야는 향후 사람 대신 AI가 전장에서 특정 차량이나 인물을 자동 탐지하도록 만들 수 있다. 더불어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를 위한 파병을 보낸 뒤 실전에서 드론의 성능과 사용법 등을 숙지했다. 비록 구식 GPU이긴 하나 이를 이용한 AI 연구는 드론의 영상을 자동 분류하거나 이동 물체를 추적하도록 하는 시스템 연구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이미 북한이 전 세계에 입증한 사이버 테러와 해킹 능력이 AI와 만나 대량 데이터를 분류하고 피싱 메시지를 자동으로 생성하게 하거나 악성코드를 심는 작업 등이 수월해질 수 있다. 다만 현재 북한이 우회 경로로 입수했다고 추정되는 엔비디아 GPU 장비만으로는 최첨단 무기를 설계하거나 기존 무기를 혁신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확보한 엔비디아 장비가 소형 장비 및 드론 영상 분석, 얼굴·인물 식별, 사이버 작전 지원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한국 군사력 5위, 북한은?한편 북한의 군사력은 전 세계 145개국 중 31위로 평가됐다.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2026년 한국의 국방력을 5위, 북한을 31위로 평가했다. GFP는 △총인구, 군사조직 규모 △항공기, 헬기, 전차, 포, 함정 등 장비의 수 △국방비, 구매력 평가(PPP), 외환 및 금 보유고 등 재정 △공항, 항구, 터미널, 철도, 도로 등 사회기반 시설 △석유 생산량 및 소비량 등 자원 △국토 면적, 해안선 길이 등을 고려해 국가별 순위를 정한다. 대다수의 평가 항목에서 한국이 북한을 크게 앞서지만, 병력 규모 면에서는 북한의 상비군(약 132만명)이 한국(약 45만명)보다 약 3배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시 때 병력을 보충하고 국가 방위력을 유지하는 핵심 지표인 예비군 규모는 한국이 앞선다. 한국의 예비군 동원력은 310만명으로 세계 3위로, 북한(56만명)과의 격차가 5배에 이른다. GFP는 핵무기 등 비대칭전력과 사이버·드론 전력은 군사력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동력·화력·정밀 타격 능력 등에서 한국이 북한을 압도해 실질적인 억지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 [최광숙의 Inside] ‘평화적 두 국가론’은 헌법에 어긋나…분단 고착화로 통일에 역행 우려

    [최광숙의 Inside] ‘평화적 두 국가론’은 헌법에 어긋나…분단 고착화로 통일에 역행 우려

    두 국가론 공식화 배경꽉 막힌 남북, 바늘구멍 뚫는 노력남북관계 크게 달라지긴 어려워도당장 긴장 고조 방지 효과는 볼 듯향후 남북관계 풀려면기존처럼 ‘특수관계’로 설정해야DJ·노·문 정부 때 정상회담 보면결국 통일 위해 다양한 합의 이뤄치열한 공론화 선행돼야두 국가론은 보수·진보 의견 팽팽‘통일이 필요한가’ 질문 나올 수도한반도 미래 가치 놓고 토론 절실정부는 지난달 통일백서에서 남북을 ‘평화적 두 국가’로 명문화했다. 이는 2003년 말 북한이 공언한 ‘적대적 두 국가’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을 지낸 조동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남북을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는데, 두 국가라면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두 국가론은 헌법에 어긋날 뿐 아니라 지금까지 남북한 합의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며 “공론화 과정을 통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두 국가론을 공식화한 배경은. “북한이 2023년 말 남한을 적대적인 외국으로 규정하는 두 국가론을 들고 나오면서 남북관계가 더 얼어붙었다. 이에 대응한 평화적 두 국가론은 꽉 막힌 남북관계에 바늘구멍을 뚫기 위한 정부의 의지 표현이라고 본다. 정치인 출신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자신의 임기 내 남북관계에서 성취를 이뤄내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두 국가라면 왜 통일하나’ 근본적 의문 -평화적 두 국가론이 남북관계를 푸는 해법이 될 수 있나. “최근 김정은 발언을 보면 남쪽에 미사일 공격 운운하는 등 여전히 한국에 대해 적대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그 강도는 더 세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적 두 국가라고 표현한다고 해서 당장 남북관계가 크게 달라질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단기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 정부는 우리가 긍정적인 신호를 자꾸 발신하면 언젠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하지만 적대적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말만이 아닌 실제 교류협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근 여자 축구단의 방한은 북의 화해 제스처인가. “과도한 희망과 기대가 담긴 해석이다. 최근 헌법 개정에서 보이듯 북한은 국제사회에 ‘정상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만들려 애쓰고 있다.” -통일 담론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졌다고 봐야 하나.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지만 보수·진보 간 다양한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받아들이자(진보 진영), 부분적으로 받아들이자, 받아들이면 안 된다(보수 진영) 등이다. ‘두 국가라면 왜 통일해야 하나’ 등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 제기와 이에 대한 토론 과정도 없었다.” -어떤 공론화가 이뤄져야 할까. “두 국가론을 받아들이면 우리에게 무슨 변화가 생기는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비핵화에 어떤 효과가 있을지,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에 대한 가치와 우리의 국익,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의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에 대한 치열한 시대적 토론이 먼저 있어야 했다.” -남북한은 그동안 ‘같은 민족 하나의 국가’를 견지했는데. “우리 헌법은 남북한이 하나의 국가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북한 역시 하나의 국가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고, 김일성은 늘 ‘조선은 하나’라고 공언했다. 북한은 1991년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 시에도 ‘하나의 조선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김정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북한이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북한은 2023년 말부터 더이상 동족관계가 아닌 ‘두 개의 적대 국가’라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남한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이라고 지칭하며, 핵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北 어려운 경제 탓 ‘적대적 두 국가론’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한 배경은. “북한 내부의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역 간, 계층 간 격차가 심각해졌다. 김정은이 지방의 낙후성을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라고 지칭했을 정도다. 두 국가론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지방발전정책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의 문화와 정보가 북한에 유입되면서 주민들의 정권과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 이에 아예 남한하고 담을 쌓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두 국가론 배경에 한류 바람도 작용한 건가. “2023년 제정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보면 ‘오빠’라는 호칭, ‘말꼬리를 올리는 괴뢰식 억양, 자녀 이름을 괴뢰식으로 지으면 안 된다’고 명시했다. 그런 경우 무기 징역이나 사형에 처할 정도로 남한 문화가 많이 유입됐다.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남한 문화가 들어와 북한 주민들이 남한을 동경하게 되니까 경제적 불안정이 자칫 체제 유지 불안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국가론을 제시하던 2023년 말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김정은이 ‘어느 하나가 없어지지 않으면 안 될 통일을 우리가 왜 하겠습니까’라고 말한 데에서도 북한의 불안이 묻어난다.” -내부 체제 단속의 목적도 있지만 한국에 핵 사용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도 있지 않나. “김정은은 2023년 말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겠다고 했다. 두 국가론이 남한에 대한 핵 사용과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미동맹의 강력한 확장억제로 인해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평화적 두 국가론이 북한 프레임에 말려들었다는 지적이 있다. “두 국가론을 받아들임으로써 남북관계를 개선해 보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다. 하지만 북한의 체제 존속, 김정은 세습정권을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 본다면 말려든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의 유엔 동시가입으로 국제사회에서 이미 두 국가로 인정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보유와 관련해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은 실질적인 핵보유 국가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정부가 북한을 핵보유 국가라고 공언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핵 보유를 공식 인정하는 순간 그 파장은 엄청나다. 마찬가지로 남북 유엔 동시가입 역시 국제적으로 사실상 두 국가로 인정되는 것과 정부의 공식 입장인 두 국가론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남북이 서로 두 국가론을 수용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평화적이란 수식어를 붙이긴 했지만 두 국가론을 수용하자고 한 통일부부터 없어질 수 있다. 남북회담이 열릴 경우 북측에서 외무성을 보낼 테니 남측도 외교부가 나오라고 하는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북한은 이미 남북 대화를 담당한던 통일전선부를 외무성의 일개 국으로 만들었다.” ●北 급변 사태 땐 남한 개입 권리 논란도 -평화적 두 국가론에 대해 보수와 진보 간 시각 차이가 큰데. “두 개의 국가론은 헌법과 그동안의 남북한 합의의 가치를 부정하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실질적으로는 두 국가지만, 공식적으로는 ‘나라와 나라 사이가 아닌 특수관계’라는 지금까지의 입장을 유지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남북한이 두 개의 국가라면 사실상 분단을 고착화하기 때문에 통일을 추진할 명분도 이유도 사라진다. 북한이 주장하듯, ‘적대적 교전국 관계’의 상시화를 의미한다는 점도 매우 위험하다. 또 통일에 대한 관심을 저하시키고, 북한 주민의 법적 지위 논란도 야기될 수 있다. 지금은 헌법에 의거해 재외 탈북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하지만 두 개의 국가론을 인정할 경우 탈북민은 난민으로 바뀐다. 제3국에 있는 북한이탈주민 보호 근거도 사라진다.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할 경우 남한의 개입 권리에 대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급변사태 시 북한에 대한 남한의 관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관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개의 국가론에서는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한 헌법 개정까지 이루어진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반면 중국은 ‘한쪽이 침략을 당하면 즉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중동맹 조약에 따라 개입할 명분이 있다.” -평화적 두 국가론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북한은 경제가 살아나 주민들의 남한에 대한 동경이 어느 정도 완화돼야 정상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 그래야 우리와 평화적 국가로 지낼 수 있다. 과연 그런 날이 언제 올지는 미지수다.” -향후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미북 대화 과정에서 남북관계 돌파구가 열리고, 남북 정상회담도 성사될 수 있다. 그러나 두 개의 국가론을 수용한 상태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과연 무슨 의미를 지닐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과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에선 통일이 우리 민족의 최고 지향점임을 확인했고, 남북의 다양한 합의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두 개의 국가론하에서는 자칫 핵 문제를 포함한 민족의 화해와 협력, 평화를 위한 우리의 제안을 북한이 ‘내정 간섭’이라고 일축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 조동호 이화여대 명예교수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쳐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 한국수출입은행 초대 북한개발연구센터 소장, 동아시아연구원(EAI) 초대 북한연구센터 소장,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 대통령자문단 위원,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장 등을 지냈다. 최근 ‘남북경협 80년: 절망과 기교의 역사’를 출간했다. 최광숙 대기자
  • “북한 맞아?” 앱으로 택시 호출하고 QR코드 결제…경제 ‘대박’ 난 北 상황

    “북한 맞아?” 앱으로 택시 호출하고 QR코드 결제…경제 ‘대박’ 난 北 상황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판매와 병력 파견, 중국과의 교역 확대 등에 힘입어 놀라운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경제적 성공담의 주인공은 바로 북한”이라고 평가하며 북한 경제가 수년 만에 가장 활기를 띠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호황은 북한을 드나드는 외국인들이 직접 실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기간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은 이후 러시아인과 일부 서방 관광객, 외교관 등 제한된 외국인에게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북한 전문 여행사 영파이오니어 대표인 로완 비어드는 그간 100번 넘게 북한을 방문했지만 최근 수 년 만에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놀라운 경험을 했다. 북한인 통역사가 차량 호출 애플리케이션 ‘삼흥’을 이용해 택시를 불렀고 실시간으로 차량 위치를 확인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완전히 새로웠다”며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평양의 식당에서는 화덕 피자와 치킨윙을 판매하고 있으며 QR코드 결제도 가능했다. 중국산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고 반려동물 가게와 인터넷 게임 카페, BMW 판매점도 등장했다. 영국 콘텐츠 제작자 조지 데베들라카는 지난해 평양국제마라톤 참가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뒤 스마트폰으로 참가자들을 촬영하는 주민들의 모습에 놀랐다고 전했다. 평양 시내의 최근 경제 상황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평가받던 북한의 기존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북한의 빠른 경제 성장 속도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추정한 2024년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6조 9654억원으로 전년(35조 6454억원) 대비 3.7% 늘었다. 이는 8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세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에서 수십 년간 북한 경제를 연구한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북한 경제력이 김 위원장 집권 약 15년 만에 최고조에 달했다며 아버지 김정일 재임 시절을 뛰어넘는다고 분석했다. 해거드 교수는 김 위원장에게는 어느 정도 운도 따랐다면서도 “이렇게 가난한 나라가 이룬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북한 경제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심각한 침체를 겪었다. 코로나19 국경 봉쇄로 중국과의 교역이 급감했고 에너지 부족으로 석탄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식용유와 설탕 같은 기본 생필품마저 부족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공개 석상에서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북한은 2023년부터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하고 1만 5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견하는 대가로 에너지와 건설 자재, 각종 물자를 확보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은 북한이 무기 판매를 통해 100억 달러(약 15조 3150억원) 이상을 손에 넣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2024년 실질 GDP가 36조원대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금액이다. 중국과의 교역도 북한 경제 성장에 한몫했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중 월간 교역량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북한의 디지털 경제 발전을 이끈 첨단 기기들은 중국산 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WSJ은 평양을 제외한 북한 대부분의 지역은 여전히 가난하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2600만명의 북한 주민 중 절반 정도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WSJ는 “그럼에도 위성사진과 외부 기관 보고서는 북한의 경제 회복이 단순한 선전만은 아닐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북한의 석유 저장시설 주변 선박 활동이 증가했고, 주차장의 차량도 늘었으며, 야간 조도가 5년 전보다 약 3배 밝아진 점 등이 근거로 꼽힌다.
  • [사설] NPT에서 빠진 북핵, 북한 핵보유 기정사실화 우려된다

    [사설] NPT에서 빠진 북핵, 북한 핵보유 기정사실화 우려된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5년 정도 간격으로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이견으로 지난 22일 합의문 채택에 실패한 채 끝났다. NPT 평가회의는 191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합의문이 나온다. 우리 입장에서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합의문 수정 과정에서 ‘북핵’ 관련 문구가 러시아의 반대로 아예 빠졌다는 것이다. 초안에는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 등의 표현이 담겼지만, 4차례 수정을 거치면서 사라졌다. 앞서 2010년과 2015년, 2022년 NPT 평가회의 최종 문서에는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NPT상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 등의 문구가 포함됐었다. NPT 합의문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북핵 문제가 국제 외교 무대에서 관심권 밖으로 밀리는 분위기여서 걱정스럽다. 이란 전쟁이 발등의 불인 미국이 이번에 북핵 문제엔 그다지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중순 백악관은 미중 정상회담 이틀 뒤에야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그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아 ‘립서비스’ 같은 느낌마저 줬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11월 군비 통제 백서 개정판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도 북한은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여러 차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했다. 지난 1월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핵화 대신 군축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사설까지 실었다. 모든 상황이 우리에게는 불리하게 돌아간다. 그렇더라도 북핵의 최우선 피해자는 한국인 만큼 정부는 비핵화 외교를 포기해선 안 된다. 더욱 강하게 목소리를 내야 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전술핵 도입 등 획기적 안보 전략도 검토해야 한다.
  • ‘두 국가’ 증명하듯 냉랭했던 ‘내고향’… 李 “우린 다시 만날 것”

    ‘두 국가’ 증명하듯 냉랭했던 ‘내고향’… 李 “우린 다시 만날 것”

    교류 물꼬 트려는 韓노력에 무반응기자 ‘북측’ 표현에 감독 자리 떠나李 “우승 축하… 화합의 계기 되길”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대회에서 우승한 뒤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정부는 공동응원까지 지원했으나 북측이 철저히 냉랭한 태도로 일관하며 ‘두 국가’ 기조만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고향 선수단은 지난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1대 0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북한 축구 선수단의 방남은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며, 북한 팀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팀은 우승의 기쁨 속에서도 입국 당시의 ‘묵묵부답’ 기류를 유지했다. 리유일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에서 1등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은 전적으로 경애하는 당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남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기타 부수적인 문제들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북측’이라는 표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기자회견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 취재진이 “북측 여자축구가 과거부터 수준이 높다”며 질문을 시작하자, 리 감독은 “국호를 제대로 불러달라”, “저 사람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선수단은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무표정으로 앞만 보며 출국했다. 앞서 정부는 선수단의 방한으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통일부는 민간 단체로 결성된 ‘남북공동응원단’에 약 3억원의 응원비용을 지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정치적 고려를 배제한다는 취지로 경기 참관은 하지 않았으나 결승을 앞두고 “(내고향 선수단이) 기왕이면 우승했으면 좋겠다”며 적극적인 손짓을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도 내고향 선수단 우승 소식에 축하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X)에 “이번 대회가 승패를 넘어, 아시아 스포츠의 도약을 이끌고 평화와 화합이라는 스포츠의 가치를 되새기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며 “공은 둥글고, 우리는 또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선수 여러분의 다음 도전을 힘차게 응원하겠다”고 했다. 반면 북측은 경기 기간 내내 두 국가 기조만 재확인했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2일 발행한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은 국제 스포츠 규범에 따라 방한해 체제 정상성과 경기력을 과시하면서도 민족 공동체 담론은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두 국가론 기조를 재확인했다”고 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이날 우승을 두고 “자랑찬 경기성과”라며 보도했다.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도 실었지만 경기 장소와 공동응원단의 응원 사실 등은 다루지 않았다.
  • 日 이시바 “한국 청년들이 사인 요청” 자랑…한남동 야경에 흠뻑

    日 이시바 “한국 청년들이 사인 요청” 자랑…한남동 야경에 흠뻑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는 8일 공식 소셜미디어(SNS) 엑스(X) 계정을 통해 한국 방문 상황을 공유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이날 엑스에 “한국 젊은이들에게 사인 요청을 받았다”라는 짧은 글과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에는 그가 자신의 사진첩을 내민 청년들에게 직접 사인해주는 모습이 담겨 있다. 전날 한국을 찾은 이시바 전 총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야경 사진을 공유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이날 오전에는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아산 플래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고도화한 북핵 위협에 맞서 한미일, 한일, 한미 간 연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일과 한미 핵 억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 간 상시로 논의할 의사소통 체제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전 총리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더라도 동시에 일본을 공격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면서도, 대만 해협과 한반도에서 동시에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해야 할 시나리오로 꼽았다. 그러면서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집단 방위의 틀을 구축하는 게 중요 과제이며,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국가 간 ‘격자형 안보협력’ 강화가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논의를 심화하고, 협력을 확대해나가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李대통령, 이시바 전 日총리와 靑서 재회…“한일협력 잘돼 감사”이시바 “李대통령, 日서 인기…후임자와 좋은 관계 유지해 기뻐” 이시바 전 총리는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찾아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오찬을 시작하면서 옆에 앉은 이시바 전 총리를 향해 웃으며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시바 전 총리는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총리께서 재임하실 때 한일 관계가 상당히 많이 안정되고 그 후로 한일 협력도 상당히 잘되고 있는 상태여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리께서 매우 넓은 시야로 국제 문제에도 관심이 많고 역할을 많이 하셨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복잡한 국제 환경 속에서 큰 역할을 계속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1년이라는 짧은 임기였지만 외교의 맥락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일한 관계 발전이었다”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는 “전 세계에 양자 관계라는 것은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일본과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관계로 만들고 싶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며 “제 후임자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도 대단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계신다는 보도가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이 대통령 취임 직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그해 10월 이시바 전 총리가 퇴임할 때까지 도쿄와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셔틀 외교를 성공적으로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시바 전 총리는 방한 기간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원장과 만나 한미일, 한미 동맹의 미래와 한일 안보협력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엑스를 통해 밝혔다. 김정수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과는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과는 조찬 회동했다고 설명했다.
  • 한국에 사드 돌려줄 거냐 물었더니…트럼프 행정부의 충격적인 답변 [핫이슈]

    한국에 사드 돌려줄 거냐 물었더니…트럼프 행정부의 충격적인 답변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차출된 주한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와 관련해 미 당국이 아무런 확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안보 공백의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마이클 더피 미 국방부(전쟁부) 획득 및 유지 담당 차관은 17일(현지시간) 미 연방 의회 하원 외교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의원으로부터 주한 미군의 사드 재배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예정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더피 차관은 “우리는 한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고 가능한 모든 능력을 제공하기 위해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자산 재배치 기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며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 한국에서 미군의 일부 사드 시스템이 중동으로 재배치되고 있는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않은 채 “자산들을 재배치하는 유연성은 우리 시스템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베라 의원은 과거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과정에서 한한령 등 중국의 보복 조처를 언급하며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을 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사드 재배치의 불분명한 일정이) 진심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주한 미군의 방공 체계 차출과 관련한 질문에 즉답을 피한 것은 더피 차관만이 아니다. 조니 올셰프스키(민주·메릴랜드) 의원이 “한국에 이번 재배치가 일시적이란 점을 확실히 보장했느냐”고 묻자 스탠리 브라운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나는 그 논의에 참여하지 않아 잘 모른다”고 답했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 차관들은 “사드가 없는 상태에서 이번 재배치가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에서의 억지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확고한 견해가 없다”거나 “내가 담당하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모두 즉답을 피했다. 사실상 국방부와 국무부 고위 인사들이 주한 미군 방공 체계와 관련한 사안에 일제히 모르쇠로 일관한 셈이다.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까지 걱정하는 미 당국미 행정부 고위급의 이러한 태도에 민주당 의원들은 대중 견제 약화를 우려했다. 올셰프스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불과 4개월 전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동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지배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힘을 통해 중국과 인도·태평양을 억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동아시아에 배치돼 있던 최첨단 미사일 방어체계를 철수하고 중동 위기를 메우는 것이 어떻게 NSS의 전략을 뒷받침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에 청문회에 출석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은 일제히 입을 닫았다. 올셰프스키 의원은 “사드 재배치는 동맹국뿐 아니라 중국에도 잘못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안규백 장관 “사드 차출, 유의미한 변화 없어”한편 우리 국방부는 주한 미군의 방공 체계 재배치가 주요 자산에는 유의미한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중·저고도 미사일 방공 체계인 패트리엇과 고고도 방공 체계인 사드가 중동으로 차출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일부 미세 조정은 있을지 모르지만, 주요 자산에는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답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서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한 미군의 방공무기가 반출되더라도) 이로 인한 대북 억지 전략에 장애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중동 상황으로 주한미군 전력이 일부 이동하더라도 한국의 자체 군사력으로 충분한 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돈로주의와 한국의 대응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돈로주의와 한국의 대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 국가안보전략(NSS)에서 19세기 먼로주의(Monroe Doctrine)의 트럼프판 외교 원칙인 돈로주의(Donroe Doctrine)를 선언했다. 먼로주의가 유럽 제국주의 세력의 서반구에 대한 개입을 금지하는 방어적인 고립주의였다면, 돈로주의는 서반구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간섭을 배제하고 서반구에서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을 통한 팽창주의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첫째, 2025 NSS에서 트럼프는 미국이 단독으로 세계의 안보, 해상교통로, 경제 질서를 ‘떠받치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더이상 전 지구의 안보를 지탱하는 ‘세계 경찰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겠다는 ‘아틀라스 시대의 종언’을 선포하고, 미국은 본토 방어와 서반구의 안보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하겠다는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 안보 원칙을 세웠다. 둘째, 트럼프는 2기 취임 연설에서 미국은 신의 섭리에 의해 영토를 확장하도록 운명 지어졌다는 11대 대통령 제임스 포크의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을 미국의 외교 원칙으로 부활시켰다. 트럼프는 자신의 영웅인 잭슨 대통령과 매킨리 대통령의 영토 팽창주의를 2기 트럼프 정부의 근간으로 삼고 화성에까지 미국 영토를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2026년 정초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 압송해 돈로주의적 영토 확장을 실행에 옮긴 후 그린란드, 캐나다, 파나마에 이르기까지 서반구에서 영토적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셋째, 트럼프는 유럽이 개방적 이민정책과 과도한 규제로 서구적 정체성을 상실해 20년 내에 ‘소멸될 문명’ (civilizational erasure)이 되었다고 조롱했다. 트럼프는 유럽 전역에서 반자유주의, 반이민주의 애국주의로 유럽적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애국적 극우 유럽정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NSS의 실행 계획인 국가방위전략(NDS)이 그리고 있는 동아시아 안보 구도는 첫째,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국을 적으로 명시하지 않으면서 억제 전략에 방점을 두고 있다. 북한을 미국 본토에 대한 분명하고도 현존하는 핵공격 위험 세력으로 보고 있으나 ‘북한 비핵화’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은 확장·억제를 통해 핵우산을 한국에 제공하고, 한국은 북한의 재래식 전력 공세에 일차적 책임을 진다는 것을 강조한다. 둘째, 미국은 ‘역외균형자’(offshore balancer)로서 동아시아 지역에 최소한의 개입을 하고 동아시아의 군사 그리고 경제 강국인 한국에 역외균형을 위한 외주를 준다. 북한 억지를 위한 1차적 책임을 한국에 맡기고 중국을 포위, 견제하는 제1도련선 방어에서 한국에 핵심적 역할을 부여한다. 미국은 역외균형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에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방위비 지출을 늘리게 해서 안보 비용을 분담시킨다. NDS는 한국군의 재래식 억제력을 공식 인증하고, 한미동맹 7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전쟁 주도권을 맡기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자주국방 목표와 일치하며, 미국과의 거래에 있어서 한국이 갑의 위치로 올라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동아시아 역외균형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되면서 한국은 북한과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할 수 있게 되었으며, 북한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게 되었고, 미국과의 방산 협력을 증대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이 치러야 할 위험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연루(entrapment)와 방기(abandonment)의 딜레마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딜레마가 일어날 수 있는 영역은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 한미연합훈련, 대만해협 사태 개입, 남중국해 갈등에 대한 참여 수준 조정 등이다. 이들 영역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미국과의 동맹에 소극적으로 임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버림받게 되는 방기의 위험이 있고, 지나치게 맹목적으로 미국에 편승할 경우 원하지 않는 미중 간 갈등에 연루될 수 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미국에 편승하면서도 중국의 요구 역시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절충적 편승을 통해 위험을 회피하는 헤징(hedging)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 美 “한국, 北의 침공 경계하라”면서도…‘자력방위’ 주문한 새 국방전략

    美 “한국, 北의 침공 경계하라”면서도…‘자력방위’ 주문한 새 국방전략

    미국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미 국가방위전략(NDS)에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외부 위협 대응보다 미국 본토 방어와 내부 안보를 최우선 순위로 설정했다. 또 중국과의 경쟁을 의식하며 동맹국의 방위비 부담 확대를 요구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은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줄어도 대북억제의 1차적 책임을 질 능력이 충분하며, 그게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에 집중하는 동안, 타 지역 동맹은 자주국방(자기방어) 역할을 확대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동맹국이 자체 방위의 1차 책임을 지고 미국은 결정적이되 제한적 지원에 무게를 두겠다는 구상이다. “한국, 北재래식무력 노후화됐어도 남침위협 경계해야”“北, 핵무기로 한일 내 목표물 타격 가능…현존하는 위험”미 국방부는 우선 “북한은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의 대규모 재래식 전력은 대부분 노후화됐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지만, 한국은 북한의 침공 위협에 대비하여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전력 역시 한국과 일본의 목표물을 재래식 무기, 핵무기, 기타 대량살상무기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의 핵전력은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역량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며 “규모와 정교함이 증가하고 있으며 미 본토에 대한 핵공격의 명백하고 즉각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봤다. 다만 주된 억제 책임은 한국에 맡기겠다는 기조를 확인했다. “한국, 미국지원 더 제한돼도 北억제 주된책임 가능”“대북억제 책임전환, 한반도 미군태세 현대화와 부합”미 국방부는 NDS에서 “국방부는 유럽, 중동, 한반도에서 동맹국 및 파트너들이 자체 방어에 대한 주된 책임을 지도록하는 유인책 강화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며 “미군은 결정적이지만 더 제한적인 지원만을 제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런 역할을 강화하기 시작한 동맹으로 유럽과 한국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특히 미 국방부는 “한국은 높은 국방비 지출과 탄탄한 방위산업, 의무적 징병제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요하지만 더 제한적인 지원만으로도 대북억제의 주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또한 북한으로부터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협에 직면해 있는 만큼, 자력방위의 의지가 있다고도 봤다. 그러면서 “이러한 책임 균형의 한반도에서의 미군 태세를 현대화하려는 미국의 이익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는 미국의 국방 우선순위에 더욱 부합하는, 더욱 강력하고 상호 호혜적이 동맹 관계를 확보하여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했다. NSS 구체화 문서…北 비핵화 언급은 없어이번 NDS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2022년에 NDS와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동시에 공개했는데 당시에는 NPR에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목표로 명시했다. 작년 12월 발표된 국가안보전략(NSS)의 하위문서격인 NDS는 미국이 마주한 주요 위협 등 국방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그런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큰 틀의 전략을 제시하는 문서로, 통상 새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새로 작성한다.
  • 콜비 美국방차관 다음주 방한… 핵잠·전작권 논의할듯

    콜비 美국방차관 다음주 방한… 핵잠·전작권 논의할듯

    25~27일 외교·안보 당국자 만날듯트럼프 최측근… 미 우선주의 정책 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다음 주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안보 정책통으로 꼽히는 콜비 차관은 오는 25~27일 한국을 방문해 주요 외교·안보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의 국방비 증액,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콜비 차관은 한국에 이어 일본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주요 외교·안보 당국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난달 5일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서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콜비 차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부 전략 및 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를 지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중용돼 ‘미국 우선주의’ 국방정책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9일 자신의 엑스(X) 계정에 트럼프 정부의 국방비 인상 요구를 “새 글로벌 표준”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새 국가안보전략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 유지를 위해 아시아 동맹국이 자국 방어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번에도 동맹국의 자기부담 증대를 강하게 주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남성욱 칼럼] 무인기와 평양의 ‘청와대 관리 전략’

    [남성욱 칼럼] 무인기와 평양의 ‘청와대 관리 전략’

    새해 벽두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방일로 한반도 외교가 뉴스를 잔뜩 쏟아 냈다. 셔틀 외교의 구체적 성과가 무엇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국제정치가 생물처럼 움직인다. 여기에 직접 이해 당사자인 자신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한반도 북쪽에서 나왔다. 평양의 대남 전략 실무자들이 북한군 총참모부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앞세워 무인기 진입 사건을 흔들며 남측을 윽박질렀다. 지난해 9월 사례까지 끄집어내며 남측의 사과와 반성을 요구했다.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민간인이 자수를 했지만 주체는 중요하지 않다. 남측을 몰아붙일 수 있는 사건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정초에 김여정까지 나서 평양이 남측을 압박하는 이유는 ‘일타 삼피’ 전략이다. 북한의 대남 전략 전술은 결코 단일 목적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첫째, 이재명 정부에 대한 강력한 관리 전략이다. 윤석열 정부의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은 남북관계의 공수 전략을 바꾸어 놓았다. 북한이 도발하고 남한이 비난하는 패턴은 역전이 됐다. 과거 정부의 행태가 이재명 정부에서도 이어진다는 프레임으로 남측을 을(乙)의 위치로 모는 전술이다. 당장 남북대화에 나서지는 않지만 평양이 원격 통제할 수 있는 구조는 중요하다. 언젠가 ‘주권침해 도발’ 사례를 모아 협상력을 제고할 소재다. 틈만 나면 대화를 앙청하는 청와대와 마주했을 때 확실한 대가를 받기 위한 중장기 포석이다. 서울에서 자주파와 동맹파가 기 싸움을 벌이지만 평양에 직접 상관은 없다. 당장 남측과 대화에 나설 계획이 없으나 남남갈등은 호재다. 북측의 대남 비난은 이재명 정부 내 자주파와 동맹파 간 갈등을 유도했다. 즉시 사과를 하겠다는 통일부 장관과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국가안보실장 간 이견은 평양 주석궁이 청와대를 관리하는 고도의 대남 심리전이다. 이 대통령은 “군경 합동 수사팀(TF)을 구성해 신속·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국방부 장관은 즉각 무인기 운용 사실이 없다고 했다. 자주파는 북한의 남한 압박 전략조차도 반가운 눈치다. 무관심과 무반응에 그간 실망했는데 압박이라도 반응을 보이는 것을 대화의 돌파구로 활용하려는 속내다. 북한군 주장에 정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뭔가 가스라이팅당하는 느낌이다. 한번 구도가 정해지면 다음부터는 북한의 주장에 유사한 패턴이 형성된다. 둘째, 내부 민심 관리 전략이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주민들을 상대로 한 고도의 고립 통치 전략이다. 2년 전부터 한류의 확산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위기감에서 문을 걸어 잠갔다. 남한이 북한을 끊임없이 위협한다는 논리를 주민들에게 고취시키는 증거로 무인기 침투는 주민들에게 호소력이 크다. 북한은 남한을 “가장 적대적인 우리의 적이고 덤벼들면 반드시 붕괴시킬 대상”이라고 비난했다.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서 무인기 침투를 크게 보도한 이유다. 셋째, 군사력 강화 전략이다. 이달 하순 개최 예정인 9차 당대회의 키워드는 군사력 증강과 내부 결속이다. 2만여 병력이 참가하는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5대 군사력 강화를 강조할 것이다. 남측과 미국의 계속되는 위협은 자위력 강화의 근거로서 무인기 침투는 호재다. 증강되는 북한의 군사력은 힘자랑과 도발로 이어진다. 명분은 자위력 강화지만 종국에는 군사도발로 서울을 압박한다. 이래저래 하늘을 휘젓는 무인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반도에서도 파급력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북한은 특히 남한이 사태를 방치하면 서울을 향해 드론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위협했다. 정초 무인기 이슈는 평양에서 청와대를 관리할 수 있는 특이한 사건이다. 민간인이 지난 윤 정부 대통령실 근무 경력이 있다니 더더욱 이문이 남는 해프닝이다. 다만 예성강 북쪽 평산군에 위치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를 측정하는 것이 무인기의 목적이라고 하니 남북한 접경 지역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예외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 WP “트럼프 정부, 北 핵보유국 인정하고 군축 협상 나서야”

    WP “트럼프 정부, 北 핵보유국 인정하고 군축 협상 나서야”

    “한반도 비핵화는 이미 비현실적”핵탄두 제한 등 현실적 협상 주문 “동맹국에 밝히고 긴밀히 협력해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핵화 대신 군축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에서 제기됐다. WP는 18일(현지시간) 논설실 명의의 사설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더 이상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군축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남을 것”이라며 “가장 정확한 추산에 따르면 북한은 최대 50개의 조립된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40개를 추가로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도 충분히 비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WP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평가하면서도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며 ‘솔직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수십년간 북한 비핵화 원칙을 견지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언론과의 질의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해온 바 있다.WP는 이 같은 진단의 배경으로 지난해 12월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를 예로 들었다.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발표한 NSS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글로벌 대응이 필요한 세계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명시적 목표로 제시했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처음 나온 지난해 NSS는 북한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WP는 이를 ‘의도된 침묵’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정책 변화를 의미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면 핵탄두와 미사일 수 제한에 대한 협상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으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판단하면 자체 핵무기 개발을 모색할 수도 있다”며 위험 요소도 있다고 했다. WP는 중국의 태도 역시 변화했음을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군비통제 백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삭제하고 한국·미국 등을 포함한 ‘관련 당사국’의 대북 압박 중단을 요구했다. WP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확산 문제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공통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P는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에서 ‘북핵 동결 및 제한’으로 정책 목표를 바꿀 준비가 돼 있다면 이를 명확히 밝히고,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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