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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론, 꺾이는 마음이 세상을 바꿀지니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때론, 꺾이는 마음이 세상을 바꿀지니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하나의 세계관을 깨부순 ‘지동설’그 진리를 자각하기까지의 비극당당한 순교냐, 비굴한 타협이냐‘회전’에 남겨진 상상의 혁명보다물리학의 미래 증명한 갈릴레이비겁하지만 확실한 혁명인 이유 “만약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향한 진화’ 대신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의 진화’로 대치할 수 있다면 다수의 혼란스러운 문제들이 사라져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토머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중에서) 지식에도 관성이 있다. 어쩌면 그것은 물리적인 힘의 관성보다 훨씬 강할지도 모른다. 지식에는 인간의 신념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토머스 쿤이 1962년 발표한 ‘과학혁명의 구조’는 시대의 지배적 지식인 패러다임이 어떻게 새로운 지식에 자리를 내어주는지 그 ‘혁명’의 과정을 고찰한 현대 과학철학의 고전이다. 쿤이 비판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그동안 인간은 지식과 진리가 인간의 복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만물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가? 진리에는 목적이 없다. ‘인간적인 목적’이 없다고 하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할 것이다. 진리는 그저 그곳에, 그렇게 존재할 뿐이다. 지식을 통해 진리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거기에 있는 그대로 탐구하는 일뿐이다. 밤하늘의 별이 움직이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하늘이 움직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땅이 운동하기 때문일까. 오늘날에는 일견 쓸데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이 질문은 한때 인간의 운명과 세계의 존재 목적을 가르는 결정적인 질문이었다. 우주의 중심에 지구를 놓았던 천동설에서 지구 역시 운동하는 행성 가운데 하나라는 지동설로 넘어오기까지 인간은, 그간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수많은 지식을 포기해야 했다. 잘못된 전제 위에 쌓인 지식에는 열망과 집착이 더해지고 그것을 부수는 일은 하나의 세계를 부수는 일과 같다. 과감하게 그 일에 도전했던 이들을 다룬 이야기 두 편을 이 자리에서 만나도록 할 것이다. 일본 만화가 우오토의 작품 ‘지.—지구의 운동에 대하여’와 독일 극작가이자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희곡 ‘갈릴레이의 생애’다. “2000년 전, 아테네의 한 노인이 독배를 들이켜며 벌어진 참사에서 지금의 철학이 탄생했다. 1500년 전, 한 젊은이가 십자가에 못 박혀 겪은 비애가 지금의 교회를 만들었다. 인간은 비극을 거름 삼아 때때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낸다. 순간의 위로 따위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어.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난 번뇌와 응축된 좌절, 네가 느끼는 절망은 희망으로 바뀔 수 있어. 그런데도 너희는 절망을 외면하고 누군가가 보장해 준 사후의 삶을 믿으며 살아가지. 그런 이들에게 희망이 머무를 곳은 없어.”(‘지.’ 중에서) 한 이단자가 사형장으로 끌려가고 있다. 죽으러 가는 길인데도 그의 표정은 의연하다 못해 여유가 넘친다. 그는 자신을 호송하던 용병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관계에 대해 역설한다. 순간의 위로가 희망을 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비극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희망은 그 세계를 깨부수는 더 큰 비극으로부터 나온다. 희망은 비극을 당당히 마주하고 고뇌에 빠져본 자만이 맛볼 수 있는 달콤한 열매다. 우오토의 작품은 신앙만이 유일한 진리로 여겨졌던 암흑의 시대였던 유럽 중세에서 성경적 진리와 배치되는 지동설이 어떻게 탄압받았으며, 그럼에도 어떻게 꿋꿋하게 이어졌는지 만화적 상상으로 그려낸다. 천동설은 관측의 한계라기보다는 신념의 과잉이자 용기의 부족이었다.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이라는 숱한 관측 증거에도 인간 스스로 폐쇄적 지식 안에 자신을 가둬버렸기 때문이다. 천동설 위에서도 지식은 정교하게 쌓여간다. 쿤의 말을 빌리면 천동설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향한 진화’였고 지동설은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의 진화’였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은 비극적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진리는 인간의 열망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극 속에서 희망이 피어난다. 교회만 다니면 죽어서 천국 간다는 안락한 위안을 거부했을 때, 우리는 새로운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 바로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여기가 천국만큼 아름다운 곳이라는 사실이다. 만화는 처참하게 죽음을 맞는 가운데서도 끝끝내 진리를 붙들었던 이들의 의지가 결국 폴란드의 한 남자, 알베르트 브루제프스키에게 이어진다고 상상한다. 폴란드의 천문학자였던 그는 바로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스승이었고, 코페르니쿠스는 훗날 논문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발표한다. 그 덕에 오늘날 우리는 ‘회전’(Revolution)이라는 단어를 ‘혁명’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세상은 과연 이렇게 바뀌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영웅들의 죽음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만화적 상상이 아닐까?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조금 더 ‘현실적인’ 영웅을 만난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장애물이 있다면 점과 점을 잇는 최단거리는 곡선일 수 있다네.”(브레히트, ‘갈릴레이의 생애’ 중에서) 브레히트는 ‘비겁한 천재’의 초상을 그려낸다. 여러 증거를 토대로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신봉하지만, 결국 이것으로 종교재판을 받는다. 1633년 그는 재판에서 결국 자신의 주장을 철회한다. 이후 그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갈릴레이는 그저 죽음이 두려웠던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역사는 그를 비겁자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당당하게 죽는 것만이 그의 사명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 감각 없는 자존심은 공명심에 불과하다. 점과 점을 잇는 최단거리는 분명 직선이다. 하지만 현실은 수학에서 상상하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다. 불완전한 세계에서는 오히려 곡선이 점과 점을 잇는 최단거리다. 살아남은 갈릴레이는 1638년 ‘새로운 두 과학’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이 책은 아이작 뉴턴 등에 의해 확립된 고전 역학의 기초가 된 물리학의 정전이다. 현실주의자는 이렇게 세상을 바꾼다. 비굴하지만, 조금 더 확실하게.
  • 삼성SDI, UPS 배터리 화재 안전 테스트 통과

    삼성SDI, UPS 배터리 화재 안전 테스트 통과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무정전 전원 장치(UPS)용 배터리의 화재 안전성을 입증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삼성SDI는 UPS용 배터리가 글로벌 안전 인증기관 UL솔루션즈가 주관한 옥내 대형 화재 테스트에서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고 14일 밝혔다. UPS는 갑작스러운 정전이나 전압 불안정 등 전력 공급 이상이 발생했을 때 배터리에 저장된 비상 전력을 즉시 공급해 AI 데이터센터 등의 안정적 가동을 보장하는 핵심 인프라 장치다. UL솔루션즈는 UPS에서 실제 화재 발생 시 위험성을 검증하기 위해 올해 초 옥내 대형 화재 테스트를 도입했으며, 삼성SDI가 처음으로 이를 공식적으로 충족한 것이다. 이번 테스트는 UPS 배터리 랙 내 모듈을 강제로 전소시킨 뒤 인접한 랙이나 시스템으로 화재가 확산되는지를 검증하는 안전 시험이다. 시험 결과 불을 붙인 UPS용 배터리 모듈은 전소됐으나 주변 랙으로 화재 전파나 가스 배출, 폭발, 파열 등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스프링클러 동작 없이 자체적으로 불이 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독자적인 시스템 구조 설계를 통한 열전파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 삼성, 애플 제치고 스마트폰 1위 탈환… 이젠 폴더블·AI 대전

    삼성, 애플 제치고 스마트폰 1위 탈환… 이젠 폴더블·AI 대전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반기에는 ‘폴더블’과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두 축으로 한 삼성과 애플의 정면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4%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점유율 20%로 애플(21%)에 밀렸지만, 한 분기 만에 선두를 되찾았다. 갤럭시 S26 시리즈의 판매 호조 등이 이유로 분석된다. 애플은 시장점유율 20%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영국 런던에서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폴드 8’과 ‘갤럭시 Z 플립 8’을 공개한다. 앞서 공개한 갤럭시 Z 폴드 8 티저 영상에는 기존보다 가로 비율이 넓어진 화면을 암시했다. 갤럭시 Z 플립 8 역시 두께를 더욱 얇게 구현하며 폼팩터 혁신에 도전한다. 애플도 오는 9월 아이폰 18 시리즈와 함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아이폰 울트라’를 선보이며 삼성전자가 수년간 주도해 온 프리미엄 폴더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소프트웨어 경쟁의 중심은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사용자가 직접 앱을 실행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가장 적합한 앱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폴더블 신제품을 AI 에이전트에 최적화한 기기로 내세우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은 최근 기고문에서 “똑똑한 AI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를 가장 잘 아는 AI”라며 “사람을 잘 이해하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꾸는 것이 삼성이 가고자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제품이 AI 비서 기능을 가장 자연스럽게 구현하도록 설계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애플 역시 AI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식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는 iOS 27 운영체제에 탑재되는 ‘시리’는 AI 에이전트로 한층 고도화된다. 일정 관리, 메시지 작성, 예약, 앱 간 연계 작업 등을 AI가 직접 처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메모리 공급난과 이에 따른 소비자 가격 상승은 실적 경쟁의 변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이 심화했고, 이에 스마트폰 제조원가가 오르며 시장 전반의 수요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 2배 노렸는데… 하닉 7% 빠질 때 34% 녹았다 [레버리지 위험 경보]

    2배 노렸는데… 하닉 7% 빠질 때 34% 녹았다 [레버리지 위험 경보]

    50% 손실 땐 100% 올라야 ‘본전’출시 7주 동안 쏠림·변동 극대화사이드카 17회·서킷브레이커 5회“예탁금 상향 등 보완 장치 필요” 지난 5월 27일 출시된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1억원을 투자한 A씨. 출시 한 달 반 만인 14일 그의 평가금액은 6621만원으로 33.79% 줄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본주에 1억원을 투자한 B씨의 평가금액은 9323만원으로 6.77%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종목에 투자했는데 레버리지(주가 변동폭을 두 배로 따라가는 구조) 여부에 따라 손실액은 2700만원 넘게 벌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7종의 출시일부터 이날까지 누적 평균 수익률은 -33.79%였다.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가 -37.82%로 손실이 가장 컸고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33.5%로 손실 폭이 가장 작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가 6.77%(205만 2000원→191만 3000원) 하락했지만 레버리지 ETF 손실률은 5배에 육박했다. 삼성전자도 비슷했다.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7종의 평균 수익률은 -33.43%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본주 수익률은 -12.04%를 기록했다. 이는 레버리지 ETF의 ‘음의 복리 효과’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올라도 ETF 수익률은 계속 깎일 수 있다. 주가보다 변동성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구조라서다. 가령 주가가 첫날 15% 오른 뒤 둘째 날 15% 하락하고 셋째 날 10% 추가 하락한 경우를 가정했을 때, 넷째 날 다시 15% 반등하더라도 당초 1억원을 베팅한 레버리지 투자자 평가금은 9464만원으로 여전히 5.36% 손실 상태다. 반면 본주에 투자한 투자자는 평가금이 1억 117만원으로 늘어 1.17%의 수익을 낸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 자체가 반도체 ‘투톱’에 몰린 구조인 데다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등으로 그 쏠림이 더 심화했다. 코스피 시장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출시된 뒤에만 총 17회, 서킷브레이커는 5번 발동했다. 손실이 커질수록 원금 회복은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투자금이 50% 줄어든 상태에서 원금을 회복하려면 이후 100%의 수익을 내야 한다. 손실률이 70%라면 233%, 80%라면 400%의 수익률이 필요하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원금이 깎이는 속도가 빠른 데다가, 단일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면 특정 종목 하나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만큼 일반 레버리지 ETF보다 변동성에 더 취약하다. 국내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단기 매매나 고위험 상품 선호 성향이 강한 만큼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변동성이 확대된 국내 상황에서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투자하는 것이 문제인 만큼 투자자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레버리지 투자 과열을 완화하려면 예탁금 기준을 높이고 금융회사 임직원에게 적용하는 ‘회전율 제한(단기간 잦은 매매를 제한하는 제도)’과 비슷한 장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실태를 점검하는 한편 추가 투자자 보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15일 관련 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 [이순녀 칼럼] 교육교부금 자동 배분 구조, 이제는 바꿀 때다

    [이순녀 칼럼] 교육교부금 자동 배분 구조, 이제는 바꿀 때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그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교육교부금을 사례로 들었다. 박 장관은 같은 날 당정협의회에서도 “구조조정의 성역으로 간주해 온 의무지출을 혁신하겠다”면서 “교육교부금도 환경 변화를 반영하고 투자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교부금은 초·중등 교육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전국 시도 교육청에 이전하는 예산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분되는 구조다. 1972년 도입 당시 12.98%였던 배분 비율은 단계적으로 인상돼 2020년부터 현재 수준이 적용되고 있다. 논의의 핵심 쟁점 역시 이 내국세 연동 방식이다. 경제성장으로 세수가 늘면 교육교부금도 자동으로 함께 늘어나는 구조여서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가 급감하는 사회 변화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감사원은 2023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에서 학령 인구 감소 등 환경 변화와 재원 배분의 불균형을 고려해 내국세 연동 방식의 교육교부금법을 개정하라고 교육부에 통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령 인구가 줄어도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교육계의 반발에 부딪혀 개편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정부가 교육교부금 개편에 관심과 의지를 보이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인한 역대급 세수 확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교육교부금은 2016년 43조 2000억원에서 2025년 70조 7542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81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교육교부금이 배 가까이 불어나는 동안 학생 수는 2016년 662만명에서 2025년 553만명으로 100만명 넘게 줄었다. 국가 예산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더는 개편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지난 8일 열린 기획처와 교육부의 공개 토론회에서는 내국세 연동 방식을 두고 두 부처의 이견이 날카롭게 부딪쳤다. “자녀 수가 줄었는데도 매달 월급의 5분의1을 교육비 통장에 자동 이체하는 것”(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라는 지적과 “학생 수가 줄었다고 교육 수요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학교 급식, 방과 후 돌봄, 안전 관리 등이 모두 교육비에 포함된다”(이선호 한국교육개발원 본부장)는 논리가 맞섰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내국세 연동 유지를 주장하며 “경기 변동이나 정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교육이 유지될 수 있도록 사회가 합의한 가장 강력한 법적 안전망”이라고 했다. 공교육의 국가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교육교부금이 교육감 선거용 선심성 사업과 각종 현금성 공약에 동원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게다가 교육교부금의 용처가 유치원, 초·중등교육에 한정돼 있어 영유아와 대학, 평생교육 등 만성적 재정난에 처한 다른 교육 분야와의 불균형 해소도 시급하다. 정부는 교육교부금 개편의 적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내국세의 20.79%를 기계적으로 배분하는 경직된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내국세 비율을 조정하는 차원을 넘어 실제 교육 수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틀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령인구 수와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새로운 산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교육계가 교육교부금 축소를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획처는 이와 관련해 “교육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부금을 매년 늘려 가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초·중등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남는 재원을 고등·평생·직업교육 등으로 폭넓게 쓸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50년 묵은 제도를 현실에 맞게 재편하는 과제 해결에 교육계도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영업익 N% 성과급’ 사실상 고정… 임금경영 악화 땐 월급 반납할 건가” [최광숙의 Inside]

    “‘영업익 N% 성과급’ 사실상 고정… 임금경영 악화 땐 월급 반납할 건가” [최광숙의 Inside]

    전 산업계 파장… ‘뉴 노멀’ 가능성영업익 나눠 갖자는 건 이해 안 돼원칙 안 맞고 선례 찾기 쉽지 않아‘노란봉투법’ 시행 영향 노조 촉발성과급, 개인·부문·기업 전체 성과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산정해야주주 배당 이전에 지급하면 안 돼사회 기금·국민배당 지속 불가능해외 빅테크들 성과급 주식 기반이사회 검토·주총 의결 의무화 등성과급 결정 견제 장치 마련하고쟁의 대상 여부 법률적 판단 필요SK하이닉스·삼성전자발 ‘영업이익의 N% 성과급’ 논란이 산업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노사갈등을 넘어 노노갈등, 공정성 논란 등으로 일파만파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현 한국ESG기준원) 원장을 지낸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기업의 영업이익을 주주 배당 이전에 나누겠다는 건 주식회사 제도의 근본 토대인 주주의 잔여이익청구권을 침해하고, 건전한 기업경영 상식에도 어긋난다”며 “직원 성과급에 대한 정교한 지급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봉법, ‘성과급도 쟁의대상’ 주장 불러 -영업이익의 N% 성과급 문제가 자동차 등 산업계 전반으로 파업 전선이 확산되고 있다. “두 회사가 선례를 만들었기 때문에 전 산업계로 확대될 가능성 매우 크다. 앞으로 뉴 노멀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영성과가 예상외로 좋으면 노조가 추가 요구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성과급 지급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우리 기업도 오래 전부터 ‘보너스’ 라는 이름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금 문제 되는 것은 성과급을 쟁의대상으로 삼고, 영업이익의 몇 %라는 식으로 성과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성과급이 쟁의대상이 된 것은 노란봉투법이 촉발한 것 아닌가. “노란봉투법(노조법 제2·3조 개정) 시행으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까지 쟁의대상이 확대되었는데, 그 내용이 모호하다. 일반적으로 정리해고·구조조정·사업통폐합 등을 의미한다고 해석되지만, 노조는 성과급도 포함된다며 쟁의대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측은 쟁의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개인적으로 성과급은 쟁의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성과급은 쟁의대상이 아닌가. “성과급 지급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과급은 일반적으로 회사가 경영계획 등에서 정한 매출, 수익 등의 경영상의 목표를 초과 달성 했을 때 지급되는 것이다.” -영업이익의 N% 성과급이 왜 문제인가. “그런 식으로 지급하면 문제가 많다. 영업이익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나 이자비용 등을 제외하기 전의 회사 이익이다.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내지 못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영업이익을 미리 나눠 가지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성과급의 재원은 영업이익이 아닌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의 일부여야 한다. 잉여현금흐름은 회사 매출에서 노동자의 임금·원재료비·이자 등 금융비용, 기타 영업외 비용 그리고 회사가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돈이다. 말 그대로 남는 돈이다.” -성과금의 재원이 되는 잉여현금흐름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주식회사이론을 보면 잉여현금흐름은 주주의 몫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래서 잉여금처분계산서를 주주총회에서 의결하고 있는 것이다. 공급자는 원재료비, 노동자는 임금, 채권자는 이자로 자기 몫을 먼저 가져간다. 주주는 이렇게 다 공제하고 남은 이익이나 손실에 대해 마지막으로 가져가는 잔여이익청구권을 가진다. 주주는 앞서서 자기 몫을 가져가는 다른 이해관계자들과는 달리 위험을 감당하면서 남은 잔여이익이나 손실에 대한 모든 권리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주주의 권리가 무시되는 것은 아닌가. “주식회사 및 자본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주주는 모든 리스크를 떠안는 반면, 근로자는 회사의 영업 손실이 난다고 손실을 분담하지 않는다. 노조는 사측과 근로 계약을 통해 이미 연봉을 챙겨놓았다. 회사가 어렵다고 월급을 안 받는게 아니다. 그런데 주주에 이익이 배당되기 전에 노조원이 회사의 성과급을 사실상 ‘선배당’ 형태로 가져가는 것은 자본주의 원칙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주식회사 제도의 근본 원칙을 제공하는 계약이론에도 어긋난다. 세계적으로도 선례를 찾기 쉽지 않다.” ●과도한 성과급, 노사·노노갈등 부추겨 -‘N% 성과급’이 통상적인 성과급과 무엇이 다른가. “‘N% 성과급’ 방식은 성과가 좋고 나쁜 것을 따지지 않고 일정 부분을 무조적 고정적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성과급이 아니다. 고정 성과급은 사실상 임금이 되는 것이다.” -그럼 성과급은 어떻게 정해야 하나. “성과급은 개인 성과 및 부문 성과, 기업 전체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기업 전체의 성과는 경쟁 기업에 비해 얼마나 많은 초과 이익을 달성했는지 준거 기준에 따라야 한다. 일 못하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 성과를 낸 부문이나 그렇지 않은 부문을 구별하지 않고, 또 경쟁기업과 비교해 좋은 성과를 냈는지 관계없이 같은 성과급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성과급을 놓고 삼성전자에서 노노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이 막대한 이익을 내는 것은 반도체 부문이 어려울 때 가전이나 휴대폰 등 완제품(DX) 부문이 번 돈으로 반도체 사업에 투자를 한 것이 기여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반도체 부문이 돈을 많이 번다고 다른 부문의 기여를 인정하지 않고 성과를 독식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부문별 성과급 갈등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사내의 엄청난 성과급 격차를 줄이려면, 성과급 결정요소 중 기업 전체 성과의 비중을 높이고 부문별 성과의 비중을 낮추는 방식을 적용하면 된다. 그러면 반도체 부문이 올해 성과급을 다른 부문보다 더 많이 가져가도 다른 부문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노노갈등을 줄이고 불공정 시비도 차단할 수 있다. 현 방식은 부문별 비중이 너무 높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지급은 국민이 봐도 수긍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비반도체 부문 직원들도 소외감을 느낄 뿐 아니라, 이런 성과급을 지급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한 중소기업 근로자를 비롯한 다른 직장인들도 발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성과급 액수를 봐도 우리 사회가 수용할 만한 수준을 벗어나는데 노조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사회적 갈등·분열을 일으키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일각에서 반도체 초과이윤을 사회적 기금으로 운용하자는 주장도 한다. “기업의 초과이윤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부터가 모호하다. 만약 영업이익을 초과이윤으로 생각한다면 기업의 영업이익 N%를 근로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온 국민에게 나눠주자는 식의 사회적 기금이나 국민배당금 마련도 마찬가지다. 초과이윤을 초과세수로 정의한다면 초과세수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주식 기반·장기 인센티브 체계 마련해야 -외국기업의 보상 체계는 어떤가. ”해외 기업들도 성과급을 지급한다. 하지만 미국 빅테크 등은 영업이익의 몇 %가 아니라 철처하게 개인 및 부문과 기업전체 성과에 연동시킨다. 정교한 개인성과 평가 시스템은 당연히 존재하고, 기업성과는 주로 주가에 연동한다. 성과급도 주로 주식기반으로 지급한다.“ -주식으로 성과급을 주는 이유는. “구글, 메타, 아마존, 엔비디아 등 빅테크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벤처기업들은 스톡옵션 등을 많이 사용한다. 이러한 주식기반 보상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과 직원들의 인센티브를 연동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몇 년 동안 팔 수 없는 주식을 성과급으로 지급함으로써, 그 기간 동안 회사에 재직하면서 주가가 올라가도록 열심히 일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성과급 지급 방식은. “대기업들은 나름의 성과급제도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주먹구구식이다. 직원들 보상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 주식기반 보상, 장기 인센티브 등 글로벌 보상체계에 맞게 더 정교한 성과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과도한 성과급 논란이 기업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한두 개 기업에 그치지 않고 전 산업적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가져가는 성과급이 확산된다면 공표되는 기업 이익은 당연히 줄고, 설비와 R&D 투자 재원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기업과 사회가 분열되고 한국 경제 전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성과급 논란에 정부가 나섰는데. “성과급 합의 체결 시 이사회 검토 및 의결과 주주총회 결의를 의무화하는 등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성과급 지급의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치다. 상법이나 자본시장법 개정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회사 정관을 고치거나 정부 시행령 개정을 통해 통제 장치를 마련해 성과급 논란을 조기에 잠재워야 한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대주주인 국민연금도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나. “국민연금 입장에서 보면 주주 배당 이전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주총에서 성과급 지급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야 한다. 과도한 성과급 문제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면 결국 국민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 -앞으로도 성과급 논란이 계속 된다면. “영업익의 N% 성과급이 노사 간 쟁의대상인지 법률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법률적 판단을 받지 않을 경우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논란을 거듭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도 대법원 판결로 최종 매듭지어졌다. 과도한 성과급 논란도 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조명현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프랑스 그랑제꼴 에섹(Essec)을 졸업하고, 미국 코널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거버넌스 분야의 대표적 학자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원장, 국제기업지배구조연대(ICGN) 이사, 대통령실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전문위원, 미국 밴더빌트대 교수 등을 지내며 정부 및 국회 자문을 통해 기업거버넌스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현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및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자문단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광숙 대기자
  • [사설] 연금저축 해지 63% 급증… 주식에 ‘노후 베팅’ 방관 말아야

    [사설] 연금저축 해지 63% 급증… 주식에 ‘노후 베팅’ 방관 말아야

    증시 급등과 직접투자 열풍 속에 연금저축을 깨는 사람이 급증했다. 올해 1~5월 연금저축보험 해지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7% 늘어난 7만 2477건, 해약금은 1조 7421억원에 달했다. 펀드 환매도 크게 늘었다. 이 자금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옮겨갔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던 시기에 장기 노후상품의 해지가 급증한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연금저축은 은퇴 이후를 대비해 오랜 기간 쌓는 돈이다. 중도에 해지하면 세제 혜택을 반납하고 복리 효과도 포기해야 한다. 증시가 극심한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이런 노후자금까지 단기 수익에 베팅하는 것이라면 심각하게 우려스럽다. 해외에서는 한국 증시가 개인투자자들이 결국 손실을 떠안는 ‘오징어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 마당이다. 코스피 7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어제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거래가 이들 상품에 집중되면서 반도체 대형주의 등락이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구조는 더욱 심해졌다. 정책당국은 지수 상승을 치적으로 앞세우느라 레버리지 상품이 불러올 투기와 변동성 위험을 안이하게 판단했다. 뒤늦게 기본예탁금 상향과 투자 한도 설정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이미 10조원 안팎으로 불어났다. 이제 와서 상품 구조를 손대자니 기존 투자자의 손실과 시장 혼란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간담회와 대책회의만 반복할 일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것은 실행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실효성 있는 안정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 연금저축 중도 해지 때 세제상 불이익과 노후소득 감소를 충분히 알리는 상담·숙려 절차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노후자금만큼은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600년 전 경쟁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600년 전 경쟁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향한 기대가 높아질수록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도 함께 부각되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핵심은 ‘공정한 경쟁의 부재’다. 과정이 사라진 자리에는 책임도 희미해진다. 축구는 실력으로 말하는 스포츠지만, 그 실력이 검증되는 과정이 불투명하다면 결과 역시 설득력을 잃는다. 600여년 전 피렌체에서 벌어진 한 경쟁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1401년 피렌체 세례당의 두 번째 청동문 제작을 위해 7명이 공개 경쟁을 벌였다. 이른바 ‘천국의 문’ 경쟁이다. 경쟁에 참가한 인물들은 토스카나 지역 출신의 금속 공예 및 조각가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예술가들이었다. 경쟁자들은 ‘이삭의 희생’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부조 샘플로 제출했고 심사위원단은 구성의 조화, 기술적 완성도, 재료 활용 능력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후 최종 후보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와 로렌초 기베르티 두 사람으로 좁혀졌고 두 예술가는 동일한 주제와 조건 아래에서 경쟁했다. 심사 과정 역시 공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기베르티가 청동 주조의 효율성과 제작 비용 절감 측면에서 30명이 넘는 심사 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아 최종 선정되었다. 이 경쟁은 투명한 심사와 동등한 조건 속에서 예술적 혁신을 촉진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경쟁에서 좌절한 경험은 훗날 더 큰 도약대가 되었다. 패배한 브루넬레스키는 로마로 향해 판테온 건축을 통해 고대 건축을 연구했다. 그는 건축 구조와 비례에 대한 이해를 축적하며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 건축가로 성장했다. 두 인물은 같은 도시에서 대성당의 거대한 돔 설계로 또다시 경쟁을 이어 갔다. 브루넬레스키는 혁신적 설계를 제안했고, 경쟁 끝에 대성당 돔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이 돔은 르네상스 건축의 상징이 되었으며, 경쟁을 통한 기술 혁신이 도시의 위상을 어떻게 끌어올리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로 남았다. 중요한 것은 승패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공정한 경쟁은 패자에게도 다음 기회를 남겼고, 패자는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더 큰 성취로 나아갔으며, 도시 전체에 창조적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러한 경쟁을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메디치 가문이나 상공업 길드를 중심으로 한 후원 시스템이 있었다. 이들은 특정 인물을 밀어주는 대신 다양한 예술가들이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서양미술사 연구에서도 이 경쟁이 르네상스 예술 발전의 중요한 촉매였다는 점이 강조된다. 공정한 경쟁은 단순한 선발 방식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구조였다. 투명한 선발 기준과 평가가 축적되면서 피렌체는 르네상스 예술과 사상의 중심지로 우뚝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 축구가 마주한 문제 역시 다르지 않다. 르네상스 시기 피렌체가 증명했듯 경쟁의 공정성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을 성장시킨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원이나 제도가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경쟁의 조건이다. 공정한 경쟁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전략이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3m 거대 부처님 ‘속’을 봅니다

    3m 거대 부처님 ‘속’을 봅니다

    문화유산 손상 위험 없이 내부 진단첫 고객 ‘보물’ 좌상 목재 나이까지세계 유일 4단계 조사 시스템 완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의 86평 규모 방사선 조사실. 보물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 좌상이 거대한 원통형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의 5m 검사대 위에 누워 있다. 4m 높이의 거대한 납 차폐문이 닫히고 촬영부가 회전을 시작하자 모니터 속 불상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내부 구조를 투명하게 드러냈다. 통나무의 미세한 나이테 결부터 정수리의 독특한 접합 방식, 머릿속에 잠들어 있던 복장물의 실체까지 선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4일 시연회를 열고 대형 문화유산을 훼손 없이 정밀조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통형 CT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새로 도입한 장비는 직경 110㎝, 길이 300㎝의 대형 유물까지 분석할 수 있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CT(직경 100㎝)보다도 크다. 독일에서 주문 제작한 이 장비는 기기 가격만 23억원, 차폐 시설까지 포함하면 35억원이나 들었다. 이번 원통형 CT의 첫 분석 대상은 보물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 좌상이다. 높이 120㎝, 최대폭 87㎝에 달하는 이 불상은 부피가 커 촬영 직경이 60㎝로 제한됐던 기존 ‘수직형 CT’로는 촬영이 불가능했다. 기존 장비는 유물을 강제로 회전시키며 촬영해 훼손 우려가 컸지만 새 장비는 유물은 그대로 둔 채 스캐너가 이동하며 회전하는 방식을 취해 물리적 손상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1622년 조성된 이 불상은 이번 분석을 통해 수령(목재 나이) 최소 200년 이상의 거대한 통나무 하나를 깎아 제작된 사실이 확인됐다. 아울러 앞 얼굴과 머리를 따로 제작해 붙인 뒤 정수리에 사다리꼴 나무 판재를 끼워서 맞춘 독특한 구조이며, 등 뒤 양쪽에 직사각형 형태로 2개의 복장공이 존재하는 사실도 최초로 규명됐다. 이번 도입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은 나노, 마이크로, 수직형, 원통형 CT까지 4단계 정밀 비파괴 조사 시스템을 완비한 세계 유일의 박물관이 됐다. 박물관은 대형 목재 유물의 나이테 자료를 수집해 한국 고유의 연륜 연대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첨단 장비를 활용해 과학적 데이터를 구축하고 전문 인력을 보강해 우리 보존과학 역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 강기윤 시장 “에너지 연금 기반 청정에너지 수도 창원 만들 것”

    강기윤 시장 “에너지 연금 기반 청정에너지 수도 창원 만들 것”

    “청정에너지 수도 창원을 만들고 신재생에너지 사업 수익을 시민과 공유하는 ‘창원형 복지모델’을 구축하겠습니다.” 강기윤 경남 창원시장이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복지·교통 확대와 산업 혁신, 장기 현안 해결에 민선 9기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이 먼저, 행복한 창원’이 시정 목표다. 강 시장은 선거 핵심 공약인 ‘에너지 연금’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창원 경제활동인구 50만명에게 1인당 연 100만원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그는 “창원의 산업구조를 미래 에너지 산업으로 전환하고 그 성과를 시민과 공유하는 정책”이라며 “2027년까지 산업단지 지붕과 공공부지 중심으로 태양광 우선 사업 대상지를 발굴하고 에너지 복지기금 설치 근거와 주민참여형 수익공유 모델을 마련하겠다. 풍력·수소에너지는 후보지 발굴과 민간투자 협약을 병행하며 발전설비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교통 측면에서는 창원 성산구 귀산동~마산합포구 가포동을 잇는 민자도로 마창대교의 무료화를 꺼냈다. 강 시장은 “시민들은 1.7㎞를 지나는 데 편도 2500원을 부담하고 있다”며 “전면 무료화 전담팀(TF)을 구성해 경남도와 재원 분담, 행정절차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초·중·고교생 시내버스 무료 이용도 도모한다. 그는 “보건복지부 협의와 조례 제정 등을 거쳐 2027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경제 분야 비전으론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 조성, 기존 창원국가산단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제조 체계 전환 등을 제시했다. 빅트리, 마산해양신도시, 창원문화복합타운 등 장기 표류 사업은 임기 1년 차 안에 원인 진단을 하고 정상화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선거 쟁점 중 하나였던 ‘통합창원시 재분리’를 두고는 “창원·마산·진해 분리가 핵심이 아니라 경남·부산 행정통합 논의가 이뤄지면 시민이 직접 행정체계 개편 방향을 선택하자는 취지”라며 “주민투표와 공론화 과정을 통해 시민 뜻을 묻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실 상시 개방과 생활밀착형 민원 해결 체계를 통해 시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며 “시민 눈높이에서 문제를 보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 “거북선은 ‘2층 복층’ 구조… 앉아서 짧은 노 저었을 것”

    “거북선은 ‘2층 복층’ 구조… 앉아서 짧은 노 저었을 것”

    6년 연구 끝 학술복원 보고서 편찬4~5명이 노 저어 포병과 동선 분리앞뒤 만곡형 구조로 기동성 극대화‘복원성’은 현대 선박보다 10배 높아 한민족이 수천년 동안 바다를 누볐던 전통 선박인 한선(韓船)을 실제 바다 위에 띄우는 작업은 역사 기록의 빈칸을 채우는 일에서 시작한다. 전통 선박 복원 연구를 30년째 이어온 홍순재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사의 집념은 거북선의 실체를 현대 조선공학으로 밝히는 데 다다랐다. 6년에 걸친 연구 끝에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거북선 학술복원 보고서’ 편찬을 이끈 홍 박사한테서 우리가 몰랐던 ‘진짜 거북선’의 모습을 들어봤다. 홍 박사는 14일 인터뷰에서 “그동안 거북선 연구자들한테 가장 큰 난제로 꼽혔던 ‘거북선 내부 격군(노꾼)과 포병의 동선 꼬임 문제’를 풀어낸 점”을 이번 연구의 최대 성과로 꼽았다. 학계에선 그동안 노꾼이 7~8m의 긴 노를 측면에서 젓는 복원안을 고수해왔으나, 이는 노꾼의 위치가 겹치거나 포병의 사격 공간을 가로막는 결함이 있었다. 홍 박사는 노꾼 4~5명이 서지 않고 앉은 자세로 5m 내외의 짧은 노를 젓는 방식이었다고 밝혔다. 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내부 층수 논란도 명확히 정리했다. 거북선이 2층이냐 3층이냐를 두고 그동안 의견이 분분했지만 연구팀은 내부를 ‘2층 복층 구조’로 규명했다. 지휘와 관측, 돛 조종을 돕기 위해 다락방처럼 일부에만 ‘상포판’을 깔아 하나의 열린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거북선은 조선 수군의 주력함이었던 판옥선에서 발전했다. 이 때문에 기존 연구에선 거북선도 판옥선처럼 배 밑바닥이 상자처럼 평평한 평저선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홍 박사는 신경준의 ‘병선론’과 수중 발굴 선박을 분석해 바닥 좌우는 평평하지만 앞뒤는 위로 부드럽게 휘어 올라가는 ‘만곡형’ 구조임을 증명했다. 물을 매끄럽게 흘려보내며 기동성을 극대화하는 설계다. 설계 검증에는 현대 조선공학의 유한요소해석법(FEM) 시뮬레이션이 동원됐다. 수군 148명이 전원 무장한 상태(1인당 70㎏)로 거친 파도와 마주하는 ‘최악의 바다’를 가상 공간에 구현했다. 역학 계산 결과, 선체를 이룬 소나무 부재들이 받는 힘은 재료 한계치의 20% 수준에 그쳤다. 거북선이 단순한 상징을 넘어 격렬한 전장을 버텨내도록 설계된 ‘요새’였음이 증명된 셈이다. 파도에 흔들려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복원성’은 현대 선박을 앞선다. 전라좌수영 거북선의 복원성 지표(GM)는 약 1.5m로, 현대 소형 선박의 최소 기준(0.15m)보다 10배나 높다. 전장 35m급 현대 선박의 통상 범위(0.2~0.6m)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격렬한 포격의 반동과 충돌 속에서도 선체가 순식간에 균형을 잡는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가장 완성도 높은 거북선의 설계도를 완성한 소감을 묻자 홍 박사는 도리어 “허탈하다”고 했다. 여전히 풀지 못한 공백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그의 다음 목표는 9세기 동아시아 바다를 누볐던 장보고선을 다시 짓는 일이다. 그는 “기록에만 머물던 옛 배들을 실제 바다 위로 불러내 우리 해양사의 공백을 채우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 주식 손해 메꾸려다… ‘불법 PC방’ 빚더미

    주식 손해 메꾸려다… ‘불법 PC방’ 빚더미

    게임머니, 현금성 재산으로 환전한 달간 범죄수익금 840억 환수 게임개발사·총판까지 수사 필요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지난달부터 퇴근 후 동네의 ‘불 꺼진 PC방’으로 향한다. 반도체 업황 기대감에 뒤늦게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5000만원 넘게 손실을 본 그는 잃은 돈을 만회하고자 지인의 소개로 찾은 이곳에서 포커와 고스톱 게임을 시작했다. 이씨는 “돈을 따고 잃기를 반복하다 결국 대부업체 대출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의 한 성인 전용 PC방도 밤이면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곳의 유리창은 시트지로 가려 내부가 보이지 않고, 출입은 지인 소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인근 공단 노동자 김모(54)씨는 “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돈을 잃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성인 전용 PC방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고 전했다. 2000년대 초·중반 사행성 게임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대대적인 단속으로 위축됐던 성인 PC방 형태의 불법 게임장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겉으로는 일반 PC방처럼 운영되지만 성인 인증을 거치면 현금으로 포인트를 충전해 슬롯머신과 웹보드 게임 등에 베팅할 수 있다. 일부 업소에서는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불법 환전까지 이뤄진다. 14일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 PC방 등록현황을 보면 2023년 12월 1만 7539곳에서 올해 6월 2만 388곳으로 2년 6개월 만에 16.2% 늘었다. 일반 PC방과 성인 PC방을 구분하지 않은 통계지만, 현장에서는 성인 PC방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반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점검과 적발 사례를 보면 일반 PC방은 폐업이 이어지는 반면 성인 PC방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PC방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을 제공하거나 게임기를 개·변조해 당첨 확률을 조작하고, 게임 결과를 현금이나 현금성 재산으로 환전할 수 있게 하면 게임산업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불법 영업을 하는 성인 PC방은 올해 상반기에만 1556건 적발돼 2074명이 검거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적발 건수의 58%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찰은 현재 추세라면 올해 적발 건수가 지난해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시장 확대는 범죄수익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5월 한 달간 불법 게임장 집중 단속으로 경찰이 환수한 범죄수익금은 133억원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840억원으로 6배 넘게 불었다. 현장에서는 경기 침체와 투자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을 단기간에 만회하려는 심리가 불법 도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손실을 본 투자자가 원금을 되찾기 위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하는 ‘손실 추격’ 심리가 성인 PC방 이용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과 함께 현장 단속에 참여한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성인 PC방은 일반 PC방에 비해 창업 비용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는 구조여서 불법 영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장에 더해 사행성 게임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개발사와 총판까지 수사를 확대해야 불법 게임 시장을 근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훈풍 타고… ‘3·4·5 비전’ 띄운다

    반도체 훈풍 타고… ‘3·4·5 비전’ 띄운다

    올 성장률 전망 2%→ 3%로 높여“대체불가 대한민국 도약 원년으로”경상성장률 30년 만에 최고“물가·환율·금리 3高 대응”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출 훈풍 속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높여 잡았다.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총소득(GNI) 5만 달러’(3·4·5 비전)를 임기 내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정책 목표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대해 “하반기에 어떤 성과를 만드느냐에 대한민국의 미래 30년이 좌우될 것”이라면서 “올해 잠재성장률 3%, 세계 무역 4강, 국민소득 5만 달러라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기억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 수출이 5000억 달러(약 747조원)에 육박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반도체가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다른 품목의 수출도 전년보다 16% 늘었다”면서 “세계 무역 4강 진입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로 지난 1월 2.0%에서 1.0% 포인트 높인 3.0%를 제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반도체 수출 호조세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 전쟁에 따른 하방 압력을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정책 효과가 완충한 결과”라며 “정책적 의지도 담긴 수치”라고 설명했다. 물가지수를 고려한 경상(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4.9%에서 12.3%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1996년 12.3% 이후 3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 가격 급등으로 늘어난 기업의 소득이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을 키우면서 경상 GDP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경상수지는 당초 예상인 1350억 달러 흑자를 크게 웃돌며 사상 최대인 2900억 달러 흑자로 전망됐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은 4만 달러에 근접하고 국가채무 비율은 당초 예상치 50.6%에서 47.0%로 떨어지며 40%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 물가 전망치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변동성 확대로 지난 1월 예상치인 2.1%에서 2.6%로 상향 조정됐다. 3·4·5 비전 달성 목표 시점에 대해 구 부총리는 “이재명 정부 임기 내인 2030년까지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잠재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추산 1.66%다. 수출은 올해 4월 누적 기준 중국·미국·독일·네덜란드에 이은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총소득은 지난해 기준 3만 6963달러다. 정부는 3·4·5 비전 달성을 위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대응 강화, K공급망·에너지 자립 확보 등의 중동 전쟁 이후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극화 극복과 구조 혁신에도 본격 착수한다. 먼저 정부는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 불리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한다. 경제안보·녹색전환 관련 전략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법인세를 공제해 주는 방안이다. 생산 초기 적자로 세액공제 등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선 별도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녹색 전환과 에너지 자립 기반도 강화한다. 연구개발(R&D)·투자 세액공제가 우대되는 국가전략기술에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미래형 에너지 분야를 새로 지정한다. 정부는 올해 3분기에 3대 메가프로젝트 이행 지원, 화석연료 의존 완화, 핵심 녹색산업 육성 등을 망라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국부펀드를 앞세워 미래 전략산업에 대규모 장기 자금을 투입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한국투자공사(KIC)에 국내외 전략투자를 전담하는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기존 외환자산 운용 중심의 국부펀드를 국가 전략산업 투자까지 담당하는 종합형 국부펀드로 확대·개편할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AI·반도체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포함한 전략산업, 금융·인프라 등 국가 기간산업, 해외 공급망과 핵심 자원 확보 등 국가경쟁력 및 경제 안보 관련 산업 등 3대 분야다. 재원의 일부는 추가 세수로 충당할 계획이다.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과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도 육성한다. 이를 위해 센서·액추에이터(로봇구동기)·이차전지 등 미래산업 핵심부품을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로 신규 지정·관리할 방침이다.
  • 성장률 올릴 때 취업 전망 1만명 낮췄다… ‘고용없는 성장’ 예고

    생산연령 감소·인구구조도 변화양질의 청년 일자리 20만개 계획신산업 등 전문인력 20만명 양성반도체 수출이 역대급 호황을 맞으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에서 3%로 1% 포인트 높아졌지만,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기존 전망보다 오히려 1만명 줄었다. 취업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도체 업종의 호황에 노동력을 대체하는 인공지능(AI) 확산이 겹치면서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예고된 것이다. 정부는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15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에 전망했던 16만명에서 1만명 하향 조정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17만명)과 한국은행(18만명) 전망치보다 더 낮다. 이는 지난해 증가 폭 19만명에 4만명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성장률이 1.1%였던 지난해보다 3.0%로 전망된 올해의 취업자 수가 오히려 더 적게 늘어난다는 의미다.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한 배경으로 정부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인구구조 변화를 꼽았다. 중동전쟁 여파로 4~5월 고용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성장률은 오르는데 고용은 둔화하는 배경에 첨단 산업의 제한된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정보기술(IT)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3.6이었다. 생산액 10억원당 3.6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의미다. 서비스업 10.0, 건설업 9.2의 3분의 1 수준이다. 반도체 호황의 온기가 고용시장으로 잘 전파되지 않는 이유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성장률 상승이 주로 반도체 분야에서 비롯됐는데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높지 않다”며 “최근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흐름을 반영해 보수적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런 고용 한파에 대응해 2030년까지 20만개가 넘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중 10만개는 신산업, 과학기술·문화·금융 등 민간 영역에서, 나머지 10만개는 공공 부문에서 창출할 계획이다.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첨단산업 부문에서도 2030년까지 청년 전문인력을 20만명 이상 양성한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을 3분기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 [사설] 연금저축 해지 63% 급증… 주식에 ‘노후 베팅’ 방관 말아야

    [사설] 연금저축 해지 63% 급증… 주식에 ‘노후 베팅’ 방관 말아야

    증시 급등과 직접투자 열풍 속에 연금저축을 깨는 사람이 급증했다. 올해 1~5월 연금저축보험 해지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7% 늘어난 7만 2477건, 해약금은 1조 7421억원에 달했다. 펀드 환매도 크게 늘었다. 이 자금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옮겨갔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던 시기에 장기 노후상품의 해지가 급증한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연금저축은 은퇴 이후를 대비해 오랜 기간 쌓는 돈이다. 중도에 해지하면 세제 혜택을 반납하고 복리 효과도 포기해야 한다. 증시가 극심한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이런 노후자금까지 단기 수익에 베팅하는 것이라면 심각하게 우려스럽다. 해외에서는 한국 증시가 개인투자자들이 결국 손실을 떠안는 ‘오징어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 마당이다. 코스피 7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어제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거래가 이들 상품에 집중되면서 반도체 대형주의 등락이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구조는 더욱 심해졌다. 정책당국은 지수 상승을 치적으로 앞세우느라 레버리지 상품이 불러올 투기와 변동성 위험을 안이하게 판단했다. 뒤늦게 기본예탁금 상향과 투자 한도 설정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이미 10조원 안팎으로 불어났다. 이제 와서 상품 구조를 손대자니 기존 투자자의 손실과 시장 혼란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간담회와 대책회의만 반복할 일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것은 실행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실효성 있는 안정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 연금저축 중도 해지 때 세제상 불이익과 노후소득 감소를 충분히 알리는 상담·숙려 절차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노후자금만큼은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 전남·광주 직업계고 “AI·반도체 인재 키운다”

    전남·광주 직업계고 “AI·반도체 인재 키운다”

    전남·광주 지역 직업계 고등학교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축으로 한 첨단산업 인재 양성의 전진기지로 재편된다. 지역 전략산업과 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대대적인 학과 개편을 통해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실무형 기술인재를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가 추진한 ‘2026년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사업’에 전남 6개교(10개 학과·19개 학급)와 광주 2개교(4개 학과·9개 학급)가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전남은 71억2,500만원, 광주는 30억7,500만원 등 모두 102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확보된 예산은 첨단 실습환경 구축과 신산업 분야 교육과정 개발, 교원 역량 강화, 교육시설 개선 등에 집중 투입된다. 이번 재구조화는 학과 명칭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지역 산업구조 변화와 국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교육과정에 본격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I와 반도체, 로봇, 디지털금융 등 미래 성장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학교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길러내 지역 기업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남에서는 구림공업고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기존 기계과와 전기전자과, 한옥건축과를 하나로 통합해 전남·광주 최초의 ‘소방안전관리과’를 신설한다. 서남권 산업단지와 도시개발 확대에 따른 방재·안전 전문인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개편이다. 나주상업고는 AI데이터경영과와 AI디지털금융과, 담양공업고는 AI융합스마트기계과와 스마트공간디자인과를 각각 신설한다. 법성고는 AI비즈니스과, 순천공업고는 기계·화공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며, 여수공업고는 AI로봇기계과와 AI융합설비과를 중심으로 미래 제조산업을 이끌 전문 기술인력 양성에 나선다. 광주 역시 반도체와 AI 분야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 광주전자공업고는 기존 전자통신과를 ‘네트워크반도체과’로 개편해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현장 실무형 인재를 집중 육성한다. 반도체 설계와 네트워크 운용 능력을 동시에 갖춘 융합형 기술인력 양성이 목표다. 동일미래과학고는 스마트팩토리과를 AI로보틱스과로, 뷰티디자인과와 토탈뷰티과를 각각 AI융합콘텐츠과, AI헬스케어과로 개편한다. AI 기술을 로봇과 콘텐츠, 헬스케어 산업에 접목한 미래형 직업교육 모델을 구축해 산업 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 기업에서 일하며 정착하는 ‘교육 지산지소’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며 “기업과 대학,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산학협력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직업계고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 ‘참조하는 인간’에 이은 ‘나누는 인간’의 발견…‘빵 굽는 철학자’

    ‘참조하는 인간’에 이은 ‘나누는 인간’의 발견…‘빵 굽는 철학자’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년 전, 튀르키예 남동부 아나톨리아 고원의 카라한 테페. 문자도 없고 농경도 겨우 시작 단계였던 그 아득한 시절, 수백 명이 모여 웅장한 구조물을 세우고 음식을 나눈 흔적이 발견됐다. 앞서 지난해 ‘참조하는 인간’이란 화두로 인문학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호모 레퍼런스’의 저자 김문식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겸임교수가 이번에는 정창원 MBN 기획실장과 함께 ‘나누는 인간’인 ‘퍼블릭 사피엔스’를 세상에 소개한다. 신간 ‘빵 굽는 철학자’는 카라한 테페에서 빵을 나누던 최초의 인류는 과연 누구였으며, 왜 귀한 음식을 타인에게 기꺼이 건넸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다. 특히 카라한 테페, 괴베클리 테페, 차탈회위크, 밀레토스, 에페수스, 이집트, 아테네까지 수년간 역사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채록한 생생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인류가 농사를 짓고 배를 채운 뒤에야 문명과 철학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통념을 뒤집는다. 요르단 사막의 1만 4400년 전 화덕 유적에서는 그냥 죽으로 끓여 먹는 편이 훨씬 쉬웠을 곡물을 굳이 곱게 갈아 구워낸 납작빵의 흔적이 발견됐다. 낯선 부족과 빵을 쪼개 나누며 동맹을 맺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인류는 여유가 생겨서 나눈 것이 아니라, 벼랑 끝 생존 위기에서 나눔을 먼저 발명했기에 살아남았다”며 이를 ‘퍼블릭 사피엔스’의 기원으로 꼽는다. 책은 이 공익의 관성이 만 년을 흐르며 갈라진 두 갈래 길을 추적한다. 섬과 해안선의 서쪽에서는 대중이 스스로 탐욕을 멈추는 규칙, 곧 토론과 민주주의가 태어났고, 대홍수를 통제해야 했던 남쪽 나일강에서는 자원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신성한 왕권이 세워졌다. 노예의 피눈물로 알려진 피라미드가 실은 홍수로 일자리를 잃은 백성을 구제한 거대한 공공근로의 현장일 수 있다는 대목은 이 책만의 또 다른 해석이다. 만 년의 여정 끝에 저자들이 내놓는 결론은 “좋은 지도자보다 좋은 제도가 먼저”라는 점이다. 이들은 다수의 의견이 집단이기주의로 왜곡되는 순간, 소수를 향한 조롱이 고개를 드는 순간, 민주주의의 경계는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묵직한 경고를 던진다.
  • 구리 아파트 공사장서 60대 운전자 숨져

    14일 오전 경기 구리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60대 화물차 운전자가 작업 중 사고로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6분쯤 구리시 교문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60대 운전자 A씨가 화물차와 철골 구조물(H빔) 사이에 끼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조대는 A씨를 심정지 상태로 구조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는 경사진 작업 구간에 정차해 있던 화물차가 뒤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A씨가 이를 멈춰 세우려다 차량과 인근 철골 구조물 사이에 끼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공사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차량이 밀린 원인과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삼성SDI, UPS 배터리 화재 안전 테스트 통과

    삼성SDI, UPS 배터리 화재 안전 테스트 통과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무정전 전원 장치(UPS)용 배터리의 화재 안전성을 입증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삼성SDI는 UPS용 배터리가 글로벌 안전 인증기관 UL솔루션즈가 주관한 옥내 대형 화재 테스트에서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고 14일 밝혔다. UPS는 갑작스러운 정전이나 전압 불안정 등 전력 공급 이상이 발생했을 때 배터리에 저장된 비상 전력을 즉시 공급해 AI 데이터센터 등의 안정적 가동을 보장하는 핵심 인프라 장치다. UL솔루션즈는 UPS에서 실제 화재 발생 시 위험성을 검증하기 위해 올해 초 옥내 대형 화재 테스트를 도입했으며, 삼성SDI가 처음으로 이를 공식적으로 충족한 것이다. 이번 테스트는 UPS 배터리 랙 내 모듈을 강제로 전소시킨 뒤 인접한 랙이나 시스템으로 화재가 확산되는지를 검증하는 안전 시험이다. 시험 결과 불을 붙인 UPS용 배터리 모듈은 전소됐으나 주변 랙으로 화재 전파나 가스 배출, 폭발, 파열 등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스프링클러 동작 없이 자체적으로 불이 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독자적인 시스템 구조 설계를 통한 열전파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 롤링주빌리, 대구·경북에 금융복지상담센터 문 연다

    롤링주빌리, 대구·경북에 금융복지상담센터 문 연다

    사단법인 롤링주빌리는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 공모사업에 선정돼 오는 10월 ‘대구·경북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롤링주빌리는 부실채권 매입 및 소각, 금융복지 상담, 채무자 교육 등을 진행하는 시민단체로 2015년 출범했다. 이번 센터 개소로 그간 금융복지상담 사각지대였던 대구·경북 주민들도 가까운 지역에서 채무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재무진단, 채무조정제도 안내, 금융피해 대응이 가능하다. 아울러 복지 서비스 연계로 과도한 추심으로 인한 실직이나 주거 불안, 가족관계 단절 등 복합적인 생활위기 문제도 지원한다. 센터는 대한법률구조공단, 행정복지센터, 자활센터, 복지관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희망이음 금융회복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1년간 진행된다.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 지원을 받아 롤링주빌리가 운영한다. 금융복지상담센터는 서울·경기·인천·대전·충남·부산·경남·광주·전북·전남·제주 등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운영 주체는 센터마다 지역신용보증재단, 지방자치단체 등이다. 롤링주빌리는 경기 성남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지난 8년간 운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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