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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향곡 4번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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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거 200년’ 한 해 앞서 듣는 베토벤…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 ‘프리뷰 베토벤’

    ‘서거 200년’ 한 해 앞서 듣는 베토벤…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 ‘프리뷰 베토벤’

    8월 비교하며 듣는 교향곡 4번과 8번10월 피아니스트 김태형 ‘황제’ 협연 오는 8월과 10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IBK기업은행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프리뷰 베토벤’이 열린다. 2027년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 서거 2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교향곡과 협주곡을 나란히 놓아 그의 작품 세계를 미리 짚어보는 기획이다. 쉬운 해설을 곁들여 유머와 균형미부터 장대함과 서정성까지 작품마다 다른 표정을 살핀다. 8월 15일 무대는 홍석원 지휘자와 발트앙상블이 함께 채운다. 실험적 유머가 번뜩이는 교향곡 제8번과 중기의 밝은 균형감이 돋보이는 제4번을 잇따라 연주한다. 지휘와 해설을 맡는 홍석원은 베를린 국립음대를 거쳐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롤 주립극장 수석 카펠마이스터로 활동하며 요한 슈트라우스 2세(1825~1899)의 ‘박쥐’로 현지에 이름을 알렸고, 광주시립교향악단 재임 시절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도이치 그라모폰 음반을 냈다. 2024년 대한민국 오페라 어워즈 지휘자상 수상자이며 현재 서울대 교수, 부산시향 수석객원지휘자다. 독일어로 ‘숲’을 뜻하는 발트앙상블은 유럽에서 경력을 쌓은 연주자들이 모인 단체로, 2015년 예술의전당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빈 무지크페라인 투어를 거쳐 지난해 10주년을 맞았다. 10월 17일에는 이병욱 지휘자가 지휘와 해설을,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협연을 맡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만난다. 1부는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2부는 교향곡 제6번 ‘전원’으로 채운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출신으로 현대음악부터 오페라와 발레까지 폭넓게 다뤄온 이병욱은 인천시립교향악단을 6년간 이끌었고 2024년 한국 브루크너 음악상을 받았다. 김태형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 이후 솔로와 실내악을 병행해왔으며, 올해 3월 8년 만의 독주 음반 ‘에코스 인 더 미스츠(Echoes in the Mists)’를 냈다. 마티네 시리즈 해설자로 쌓은 경험도 이번 무대와 맞물린다. 예술의전당은 IBK기업은행 후원으로 문화소외계층을 초청해 객석의 문을 넓히고 있다. ‘토요콘서트’ 입장권은 일반석 4만원, 3층석 2만원이다.
  • 불안의 현을 건너 낭만의 심연으로

    불안의 현을 건너 낭만의 심연으로

    1부 애덤스 협주곡 몽환적 연주2부 브루크너 교향곡 4번서 ‘반전’반복 통한 카타르시스 느끼게 해 불안과 긴장에서 반복의 카타르시스로 향하는 여정이었다. 종잡을 수 없는 충격에 이은 정교한 아름다움은 음악의 총체에 다가가려는 인간의 노력처럼 들렸다. 지난 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기 공연 프로그램 목록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1부는 존 애덤스 ‘바이올린 협주곡’, 2부는 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 ‘낭만적’이었다. 각각 한 곡씩. 연주를 기다리는 마음은 가벼웠다. 그러나 실제 감상에는 꽤 깊은 지성적 통찰이 요구됐다.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늘려가고 있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시모네 람스마가 협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람스마는 서울시향 음악감독 야프 판즈베던과 2007년 네덜란드 라디오필하모닉 협연에서 만난 뒤 지금껏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연주자다. 이날 서울시향과 판즈베던은 람스마의 바이올린을 위해 조용하면서도 은밀한 배경이 됐다. 유령이 추는 춤이랄까. 람스마의 연주로 구현된 애덤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청자의 기대를 끊임없이 배반하며 스산하고도 몽환적으로 흘렀다. 소름 끼치는 현의 떨림은 소리와 침묵의 경계에서 ‘무엇이 음악인가’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전체적인 조화보다는 극도의 와해를 목표로 삼은 것처럼 보였다. 3악장에 이르러 폭발하는 바이올린의 속주와 중간중간 끼어드는 타악기의 이질적인 감각에서 현대음악의 난해함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연주자와 지휘자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인터미션 이후 이어진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은 정반대였다. 탄탄하게 꽉 짜인 오케스트라가 주는 구조적 아름다움이 빛나는 곡이었다. 은은하면서도 강력한 호른의 주제가 반복된다. 이 익숙함은 70분에 이르는 이 장대한 곡을 듣는 가운데서도 청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현악도 탁월했는데, 특히 중간중간 비올라의 중저음은 삶의 비극적 총체를 성찰하게끔 했다. ‘낭만적’이라는 제목은 브루크너가 직접 붙인 것이다. 이 단어는 오늘날 숱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낭만적 사랑’이라는 말에서 으레 떠올리는 아름다운 헌신과 열정은 낭만의 원뜻과는 살짝 거리가 있다. 여기서 낭만은 인간의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자연과 감정의 총체를 의미한다. 도달할 수도, 붙잡을 수도 없는 심연의 핵심. 따라서 이 곡은 이해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이 곡은 ‘낭만적’이기 때문이다.
  • 거대한 진동으로 내려친 ‘비극적’ 말러

    거대한 진동으로 내려친 ‘비극적’ 말러

    무엇이 ‘비극적’인가. 관습처럼 굳어진 이 낱말에서 우리는 보통 어떤 ‘슬픔’을 떠올리고는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할까. 슬픔은 결코 ‘비극적’이라는 말의 전부가 아니다. 슬프다는 말 안에 다 담길 수 없는 다채로운 감정들, 그리고 그 모든 게 지나갔을 때 찾아오는 적막함. 요컨대 ‘비극적’이라는 말은 우리가 비극적이라고 생각했던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 무언가다. 야프 판즈베던의 지휘로 지난 20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인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제6번 ‘비극적’은 온갖 비극으로 점철된 시대에 비극의 의미가 무엇인지 집요하게 묻는 것처럼 들렸다. 서늘하고도 아름답게 시작한 1악장에서 점점 불가해한 것으로 변모하는 4악장까지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렇다. 이 긴장감. ‘말러리안’(말러 애호가)들이 말러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의 음악이 결코 듣기 편안해서가 아니다. 복잡한 삶의 단면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하려는 작곡가의 고투가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서울시향은 2024년부터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무대에 올리는 프로젝트인 ‘말러 사이클’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말러 교향곡 4번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곡에 ‘비극적’이라는 부제를 붙인 건 말러가 아니었고, 당연히 말러 생전에도 그렇게 공연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 말러의 아내 알마가 이 곡에 ‘비극적’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생전에 말러와 친했던 전설적인 지휘자 브루노 발터가 여기에 힘을 실어줬다. 물론 여기에 반대하는 지휘자도 적지 않다. 판즈베던은 어느 한쪽의 입장을 택하지 않았다. 그저 그는 ‘비극적’이라는 말에 휩쓸리지 않고자 노력했다. 악보에 담긴 복잡하고도 아름다운 선율을 그대로 복원하고자 했다. 그것으로 ‘비극적’이라는 수식어에 가닿을 수 있을 걸로 생각하는 듯했다. 4악장은 난해했다. 삶의 비극을 탐구하면 할수록 점점 미궁에 빠져드는 것처럼. 그러다가 비극은 예고 없이 강렬하게 찾아든다. 타악기는 그 충격을 물리적으로 구현하기에 더없이 탁월한 수단이다. 강렬한 불협화음과 함께 시도 때도 없이 치고 들어오는 심벌즈. 탐탐, 카우벨 등 다소 낯선 타악기도 등장해 곡의 스산함을 더했다. 하이라이트는 나무망치다. 두 차례 울려 퍼지는 나무망치의 타격음은 관객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잔상을 남긴다. 음(音)이라고 부를 수 없는 무지막지한 진동. 이 진동에는 어떤 해석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그렇게 존재할 뿐인 비극을 그 자체로 우리 귀에 때려 넣는다.
  • 정명훈과 임윤찬 만남, 더 깊어진 조성진… 병오년, 클래스 다른 클래식

    정명훈과 임윤찬 만남, 더 깊어진 조성진… 병오년, 클래스 다른 클래식

    음악은 바로 지금의 예술이다. 위대한 음악가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건 커다란 축복이다. 그들의 음악을 녹음이나 녹화가 아닌, 생생한 현장에서 들을 수 있어서다. 마에스트로 정명훈부터 세계적 피아니스트 조성진·임윤찬 정도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을 듯하다. 놓쳐선 안 되는 이들의 무대가 병오년 새해에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정명훈, 한국·이탈리아 오가며 무대 올해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으로 선임되며 한국 클래식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지휘자 정명훈은 최근 KBS교향악단 음악감독도 겸직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 극장인 라 스칼라와 내년이면 창단 70주년을 맞는 한국의 대표 오케스트라인 KBS교향악단. 정명훈은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명훈은 새해 KBS교향악단과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5번’(3월 13일)과 ‘교향곡 4번’(10월 2일)을 선보인다.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4월 18일)도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연주한다. 정명훈은 1548년 창단 후 50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내한 공연(2월 1일)에서도 포디움에 오른다. 이 오케스트라는 2023년 내한에서도 정명훈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번에는 카를 마리아 폰 베버 오페라 ‘마탄의 사수’ 서곡 등을 들려준다. 이날 로베르트 슈만 ‘피아노 협주곡’도 예정됐는데, 협연자로 임윤찬이 나선다. 거장과 신예의 만남이 어떤 선율을 빚어낼지 주목된다. ●클래식계 아이돌 임윤찬, 세계서 러브콜 이외에도 임윤찬은 여러 세계적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를 꾸린다. 카메라타 잘츠부르크(6월 15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11월 8일) 등이다. 5월에는 서울(6일)과 대구(12일)에서 리사이틀(독주회)도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 피아니스트의 ‘뜨거운 현재’를 만나볼 기회다. ●원숙미 더한 조성진, 5월·7월 국내 공연 30대로 접어든 뒤 원숙미를 더해가고 있는 조성진은 상반기 미국·유럽 투어를 마친 뒤 5월 5·6일 뮌헨 필하모닉 내한 공연 협연자로 나선다. 프로그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7월에도 상주 음악가 자격으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두 차례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고 한다. ●판즈베던, 서울시향의 말러 녹음 이어가 거장 야프 판즈베던과 함께 다채롭고 실험적인 레퍼토리를 쌓아가고 있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새해도 기대된다. 판즈베던이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뒤 이어가고 있는 ‘말러 전곡 녹음 프로젝트’는 2026년에도 계속된다.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4번’(11월 26·27일)과 ‘교향곡 6번’(3월 19·20일)을 들려줄 예정이다. 판즈베던이 없을 땐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서울시향과의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 음악감독을 역임한 필리프 조르당(1월 29·30일),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상임 지휘자 등을 역임한 조너선 노트(6월 18·19일) 등이다. 윤이상, 신동훈, 이하느리까지 현대음악계에서 주목받는 한국인 작곡가들의 작품도 프로그램에 포함해 집중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
  • 정교한 현, 소심한 금관, 브람스에 감동하고 슈트라우스에 기립…다 보여준 빈필

    정교한 현, 소심한 금관, 브람스에 감동하고 슈트라우스에 기립…다 보여준 빈필

    183년 역사를 지닌 빈 필하모닉은 유럽의 전통 사운드를 간직한 최고 수준의 관현악단이다. 이들이 간직한 우아하고 기품 있는 ‘황금빛 선율’은 그들만의 악기로 빚는 소리, 자신만의 해석을 지켜오며 유지한 독보적인 특징이다. 지난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빈 필하모닉은 6년 만에 재회한 크리스티안 틸레만(66)과 빈필 사운드를 다시 확인시켰다. 1973년 첫 내한한 빈 필하모닉은 틸레만과 공연한 2019년까지 열한 차례 한국 공연을 했지만, 2021년 이후엔 리카르도 무티, 프란츠 벨저-뫼스트(2022), 투간 소키예프(2023), 안드리스 넬손스(2024)까지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매년 한국을 찾아 연주하고 있다. 독일 낭만주의 음악 해석의 권위자로 꼽히는 틸레만은 이날 빈 필하모닉과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3번, 요하네스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하며 ‘정통파 지휘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1850년 출판된 교향곡 3번은 그의 4개 교향곡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작곡된 것이다. 부인 클라라와 독일 라인강을 여행하면서 얻은 행복감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 교향곡 3번은 유려한 현악기의 선율과 관악기의 기교로 목가적인 분위기를 낸다. 빈 필하모닉의 현악 파트는 강의 물결처럼 유연하면서도 풍부한 표현을 들려줬다. 다만 2악장 스케르초에서 금관악기 파트가 다소 소심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펫과 호른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지만 연주가 까다로워 많은 관현악단들이 흔들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쾰른 대성당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만든 4악장을 ‘장엄하게’ 끝내고 5악장에서 다시 활기를 찾으며 슈만의 마지막 교향곡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브람스 교향곡 4번에서는 완벽하게 조율을 끝낸 것을 과시하듯 자유롭게 밀고 당기기를 하며 연주를 이어갔다. 현악 파트는 여전히 밀도 높은 질감으로 선율을 들려주었고, 관악 파트도 빈틈없이 소임을 다했다. 이날 공연에서 보여준 틸레만의 몸짓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무릎을 깊이 굽혀 큰 키를 한껏 낮추고는 마치 주술을 부리듯 두 팔로 연주자들과 ‘밀당’하다가 꼿꼿하게 서서 오른손만 까딱거리며 ‘알아서 가라’는 듯 관망하는 자세로 끌어가는 모습은 40분짜리 마임을 보는 듯했다. 매년 내한 공연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요제프 슈트라우스 등 오스트리아의 자부심을 담은 음악을 앙코르로 들려준 빈 필하모닉은 이번에 왈츠풍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연주하며 황금 선율의 매력을 발휘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미리보기’ 같은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환호를 보냈고, 일부는 기립박수로 감동을 드러냈다. 빈 필하모닉은 20일 콘서트홀에서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 영혼을 채우는 ‘천상의 선율’ 울려 퍼진다

    영혼을 채우는 ‘천상의 선율’ 울려 퍼진다

    5~6일 네덜란드 RCO 버르토크·브람스·말러 작품 연주키릴 게르스타인 등과 협연 예정7~9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바그너·슈만·스트라빈스키 선사김선욱과 슈만 협주곡 등 협연도19~20일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낭만주의 해석 대가 틸레만 지휘슈만·브루크너 교향곡 등 선보여 가을에서 겨울까지, 국내 클래식 공연장은 차원이 다른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빚는 천상의 선율로 가득 찬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11월에 몰렸다.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가 5~6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이 7~9일,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이 19~20일 차례로 내한한다. RCO는 젊은 나이에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른 클라우스 메켈레가 지휘한다. 메켈레는 내년부터 RCO의 수석지휘자로 취임한다. 5일 요하네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과 버르토크 벨러의 ‘관현악 협주곡’을, 6일에는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을 각각 연주한다. 협연자로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5일), 다니엘 로자코비치(6일)가 나선다. 베를린필은 상임지휘자 키릴 페트렌코가 이끈다. 리하르트 바그너, 로베르트 슈만, 브람스, 버르토크, 레오시 야나체크, 이고리 스트라빈스키 등을 선보인다. 피아노 협연이 예정된 날은 7일과 9일이다. 슈만 ‘피아노 협주곡’(7일), 슈만 ‘만프레드 서곡’을 김선욱이 협연한다. 빈필은 독일 낭만주의 음악 해석의 대가로 불리는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지휘봉을 잡는다. 슈만 ‘교향곡 3번’(라인), 브람스 ‘교향곡 4번’(이상 19일)과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5번’(20일)을 연주한다. 12월에도 명문의 발길이 이어진다. ‘오페라의 나라’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는 드물게 순수 교향악으로 명성을 떨친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가 4일 한국을 찾는다. 마에스트로 다니엘 하딩의 지휘 아래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 기도’ 서곡을 시작으로 모리스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들려준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임윤찬이 협연자로 나서는 만큼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명문으로 꼽히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도 7일 7년 만에 내한한다. 2021년부터 수석지휘자로 활동 중인 핀란드 출신 산투 마티아스 루발리가 지휘봉을 잡고 잔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전설’과 ‘바이올린 협주곡’, 스트라빈스키 ‘불새’ 등을 연주한다. ‘바이올린 협주곡’의 경우 한국계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한편, 매번 독창적 선곡으로 K클래식의 진보를 보여 주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11월 27~28일 관객과 만난다. 음악감독 야프 판즈베던의 지휘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과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신세계로부터)을 연주할 예정이다.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매뉴얼 액스가 협연자로 나선다.
  • ‘말러 프로젝트’는 계속…서울시향, 내년엔 어떤 작품으로 관객 만날까

    ‘말러 프로젝트’는 계속…서울시향, 내년엔 어떤 작품으로 관객 만날까

    내년에도 ‘말러 전곡 녹음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모차르트, 브람스 등 꾸준히 사랑받는 독일 낭만주의부터 윤이상, 신동훈 등 한국 현대음악 작곡가까지 다채롭게 조명한다. 국내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내년도 시즌 라인업을 공개했다. 세계적 거장인 야프 판즈베던 음악감독과 함께 이어가고 있는 ‘말러 전곡 녹음 프로젝트’와 관련, 내년에는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말러의 다채로운 면모를 소개한다. 소프라노 황수미가 협연하는 말러 ‘교향곡 4번’과 ‘교향곡 6번’을 연주한다. 2024년 ‘교향곡 1번’을 시작으로 올해는 ‘교향곡 2번’과 ‘교향곡 7번’을 소개한 바 있다. 판즈베던 외에도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의 음악감독을 역임한 필리프 조르당(1월),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상임 지휘자로 16년간 활동한 뒤 현재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재직하고 있는 조너선 노트(6월) 등이다. 헬싱키 필하모닉 명예 감독인 핀란드 출신 여성 지휘자 수산나 멜키(7월)와의 연주도 기대된다. 협연자들의 면면도 반짝인다. 2026년 신년 음악회에서는 오스트리아 출신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서울시향과는 처음으로 무대에 선다. ‘맨발의 피아니스트’로 올해도 리사이틀을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났던 일본계 독일인 알리스 사라 오트도 서울시향 무대에 데뷔한다.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남아공 출신 호주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와도 무대를 꾸린다. 독일 명문 교향악단 베를린슈타츠카펠레 아시안 여성 최초 최연소 종신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첼리스트 한재민도 협연자로 나선다. 올해 서거 30주기를 맞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아시아 출신 작곡가 최초로 클라우디오 아바도 작곡상을 받은 작곡가 신동훈의 현대음악도 서울시향의 연주로 들어볼 수 있을 예정이다. 2006년생 젊은 작곡가로 촉망받는 이하느리에게 서울시향이 위촉한 신곡도 준비 중이다. 더욱 자세한 시즌 라인업은 서울시향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 카바코스와 양인모, 바흐에서 쇼스타코비치까지…화려한 ‘클래식 레볼루션’

    카바코스와 양인모, 바흐에서 쇼스타코비치까지…화려한 ‘클래식 레볼루션’

    7일 동안 펼쳐지는 롯데 여름 음악축제 카바코스·양인모 ‘더블 콘체르토’ 교감 바흐 실내악·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조화 롯데문화재단이 여름 클래식 음악축제로 선보이는 ‘클래식 레볼루션 2025’가 오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20년부터 독창적인 기획으로 청중을 만나온 클래식 레볼루션은 올해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8)가 새 예술감독을 맡아 축제의 방향성과 미학을 전한다. 카바코스가 제안한 올해 주제는 ‘스펙트럼’(Spectrum)이다. 그는 “음악은 시간과 감정을 초월한 언어로, 바흐의 구조와 쇼스타코비치의 고뇌처럼 서로 다른 시대의 음악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대표하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대위법과 신학적 이상을 바탕으로 한 음악적 질서를 정립했다.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서방과 단절된 음악 세계를 구축하면서 예술의 윤리와 인간성을 음악으로 대변한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다. 쇼스타코비치는 바흐의 ‘푸가의 기법’과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깊이 연구하면서 ‘24 전주곡과 푸가’를 남기기도 했다. 카바코스는 프로그램 구성에도 자신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했다.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 그와 직간접적으로 교류해온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카바코스가 창단한 아폴론 앙상블도 무대에 선다. 특히 31일 카바코스와 양인모(30)의 협연 무대가 관심을 끈다. 이날 연주하는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는 두 바이올린이 대등하게 주고받는 구조 속에서 각자의 개성과 해석을 반영할 수 있는 작품으로, ‘더블 콘체르토’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카바코스와 양인모 모두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와 파가니니 콩쿠르의 우승자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롯대문화재단 측은 “동일한 음악적 경험을 공유하면서 다른 세대와 경험을 지닌 두 연주자가 더블 콘체르토에서 어떤 예술적 대화와 교감을 할지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양인모는 공연에 대해 “카바코스는 어릴 때부터 존경했던 바이올리니스트이고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걸 배우게 되는 음악가다. 특히 최근 몇 년 그와 함께 연주하며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기에 이번 연주는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클래식 레볼루션은 오케스트라와 실내악 무대를 적절히 조화시켰다. 실내악으로써 대위법적 질서와 구조의 아름다움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는 바흐의 음악은 네 차례에 걸친 ‘체임버 뮤직 콘서트‘로 준비했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이나 협주곡은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통해 시대의 긴장감과 고뇌, 감정의 층위를 역동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28일에는 디마 슬로보데니우크의 지휘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c#단조(카바코스 협연)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6번 b단조를 연주한다. 31일엔 지휘자 샤오치아 뤼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4번과 첼로 협주곡 2번 G장조(최하영 협연)로 무대에 오른다. 축제 마지막 날인 9월 3일은 카바코스의 지휘로 KBS교향악단이 바흐의 코랄 파르티타와 11개의 변주곡(오르가니스트 박준호 협연),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5번 A장조를 선사한다.
  • 무더위 식히는 클래식 선율…평창대관령음악제 내일 개막

    무더위 식히는 클래식 선율…평창대관령음악제 내일 개막

    국내 대표 클래식 축제 중 하나인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오는 23일 막을 올린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다음 달 2일까지 11일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을 중심으로 강원 곳곳에서 열려 클래식 팬들을 만난다. 주제인 ‘인터 하모니’(조화의 나눔 : 경계를 넘는 음악적 영감)에 맞게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총 21회 열리는 메인 콘서트에서는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을 시작으로 브리튼의 ‘세레나데’, 쇼송의 ‘피아노 사중주’,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 하이든의 104번 교향곡 ‘런던’,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2번’, 엘가의 ‘피아노 오중주’, 브람스의 ‘현악 육중주’ 등 시대별, 국가별 명작을 선보인다. 벤자민 브리튼(1913~1976)의 20세기 영국 실내악 오페라 ‘나사의 회전’은 평창대관령음악제를 통해 국내 초연된다. 유령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려는 가정교사의 분투를 담은 ‘나사의 회전’은 무대장치와 소품을 최소화해 음악과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는 메인 콘서트 외 찾아가는 음악회, 대관령 아카데미 등도 열린다.
  •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평화주의자 브리튼의 음악과 삶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평화주의자 브리튼의 음악과 삶

    아는 만큼 들린다. 음악은 배경지식이 없어도 즐길 수 있지만, 작곡가가 어떤 시대를 살았고 무슨 생각을 품었는지 알면 감상이 달라진다. 지난달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 벤저민 브리튼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좋은 예일 것이다. 곡의 종결부에서 협연자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의 바이올린은 쓸쓸하게 잦아들었는데 갈등이 끝내 풀리지 않은 느낌이라 모호한 여운을 남겼다. 브리튼은 평생 반전 평화주의자로 살았다. 20대 초반 스페인 내전, 곧 파시스트의 군사 쿠데타에 공화파가 저항했으나 끝내 프랑코 정권이 수립되는 과정을 접했다. 그는 공화파를 돕기 위해 참여했다 희생된 국제여단을 기리고자 W H 오든의 시에 곡을 붙인 ‘영웅들의 발라드’를 작곡했다. 이어 스페인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안토니오 브로사를 위해 바이올린 협주곡을 썼다. 1939년 미국에서 머무르던 브리튼은 이 협주곡을 통해 내전의 비극과 죽은 이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팀파니의 나지막한 연주로 시작해 점차 긴장이 고조되며 위태로운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듯한 1악장이 끝나면 하델리히의 표현처럼 ‘지옥문이 열린다’. ‘죽음의 춤’을 그리는 2악장이 이어지고, 카덴차에서 바이올린은 눈부신 기교를 보여 주지만 실상 이는 절규에 가깝다. 3악장에서 기묘한 평화가 찾아온다. 바이올린의 힘은 오케스트라라는 질서 앞에 사그라들고,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소멸한다. 같은 해 브리튼은 일본에서 작품 위촉을 받은 일이 있었다. 일본은 1940년 황조가 시작된 지 26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여러 해외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했고 브리튼은 이를 수락했다.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벌인 제국주의적 행보를 생각하면 의아하지만, 서경식의 말처럼 유럽에서 자란 브리튼에게 일본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존재”였을 것이고 동아시아의 정세를 잘 알지 못했을 수 있다. 이듬해 브리튼이 일본에 보낸 곡은 레퀴엠(진혼 미사곡)에서 영향받은 ‘진혼 교향곡’이었다. 장르는 달랐지만 바이올린 협주곡처럼 전쟁과 죽음을 주제로 삼은 작품이었다. 축하 음악을 기대했던 일본은 기독교적 색채, 우울한 정서 등을 이유로 작품을 돌려보냈다. 브리튼은 전쟁에 반대하는 자신의 예술관에 충실했기에 불명예를 면할 수 있었다. 삶에서도 평화주의자였다. 영국으로 돌아와 바닷가 시골마을 올드버러에 자리잡고 동반자인 테너 피터 피어스와 음악축제를 창설했다. 1950년대 후반 동서 진영 간 문화교류가 가능해지자 소련 음악가들을 초청했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4번을 서방 최초로 지휘했고 로스트로포비치를 위해 첼로 교향곡과 소나타를 작곡하며 쇼스타코비치가 자신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던 DSCH 모티프를 넣었다. 피아니스트 리흐테르와 슈베르트를 연주하고, 그를 위해서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2번의 카덴차를 작곡해 주었다. 음악을 함께 나누는 우정만큼 평화로운 게 또 있을까. 그의 삶과 음악이 더욱 절실한 요즘이다. 양창섭 음악칼럼니스트
  • 정명훈·조성진·임윤찬… 한여름 밤의 ‘클래식 천국’ 속으로

    정명훈·조성진·임윤찬… 한여름 밤의 ‘클래식 천국’ 속으로

    라스칼라 감독 된 정명훈서울·부산서 베토벤 선봬선우예권·조성진과 호흡두 버전 ‘황제’ 협연 눈길조성진, 전국서 리사이틀탄생 150주년 라벨 조명임윤찬·파리오케스트라라흐마니노프 해석 주목정명훈, 조성진, 임윤찬…. 동시대 한국 클래식을 대표하는 거장과 스타들이 초여름 밤을 아름다운 선율로 수놓을 예정이다. 최근 세계 최고 오페라 극장 이탈리아 라스칼라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내정되며 클래식계의 새로운 역사를 쓴 정명훈을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함께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를 협연한다. 두 사람은 지난 3월에도 KBS교향악단과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합동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다. 아울러 이날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6번도 들려준다. 정명훈은 라스칼라뿐만 아니라 오는 20일 개관하는 부산콘서트홀을 운영하는 클래식부산의 예술감독이기도 하다. 개관 이후 8일간 열리는 개관 페스티벌에서도 정명훈은 중요한 공연들을 직접 지휘하며 관객과 만난다. 21일 공연 ‘하나를 위한 노래’에서 베토벤의 ‘삼중협주곡’과 교향곡 9번 ‘합창’을 선보인다. 클래식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연주는 조성진이 협연자로 나서는 22일 공연이다. ‘황제 그리고 오르간’이라는 제목의 이 공연에서 조성진은 정명훈의 지휘 아래 베토벤의 ‘황제’를 연주한다. 이 공연 외에도 조성진은 이달 무척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아트센터인천을 시작으로 14일 예술의전당, 15일 성남아트센터, 2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등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이어 간다. 다음달 6일 천안예술의전당까지 전국 각지에서 클래식 팬들과 만난다. 프로그램은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중심이다. 일부 공연에서는 프란츠 리스트, 버르토크 벨러, 요하네스 브람스, 베토벤의 작품을 조명하기도 한다. 독보적인 음악성으로 단숨에 세계적 피아니스트 반열에 오른 임윤찬의 연주도 준비돼 있다. 젊은 거장 클라우스 매켈래가 지휘하는 파리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선보인다. 1번이나 2번 등에 비해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 아니어서 더 희소한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흐마니노프의 실험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곡인데 매번 과감한 해석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임윤찬이 이를 어떻게 연주할지 주목된다. 파리오케스트라는 이번 내한에서 11일 예술의전당, 13일 LG아트센터, 14·15일 롯데콘서트홀을 통해 관객과 만나는데, 이 중 임윤찬은 11, 13, 14일 공연에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임윤찬은 현대카드 주최로 열리는 다음달 14일 롯데콘서트홀과 15일 예술의전당 공연에서도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함께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와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장미의 기사’를 들려줄 예정이다.
  • 임윤찬 무대로 문 여는 통영국제음악제…‘내면으로의 여행’

    임윤찬 무대로 문 여는 통영국제음악제…‘내면으로의 여행’

    아시아 최대 음악 축제인 통영국제음악제가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개막 공연으로 28일 문을 연다. 올해는 ‘내면으로의 여행’을 주제로 세계 각국 출신 음악가들이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흘간 심금을 울리는 향연을 펼친다. 예술감독은 ‘클래식 음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수상한 진은숙 음악감독이 맡았다. 올해로 4년째 음악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가장 이목을 끄는 대목은 상주 연주자로 임윤찬이 참여한다는 점이다.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해 통영과 인연이 있는 그는 28일 개막 공연에 협연자로 나서고 30일 리사이틀을 연다. 협연에서 윤이상의 서곡을 시작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리사이틀에서는 작곡가 이하느리의 신작 ‘…라운드 앤드 벨버티-스무드 블렌드…’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려준다. 또 다른 상주 연주자는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다. 그는 둘째 날인 29일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프랑스 작곡가 앙리 뒤티외의 첼로 협주곡 ‘아득히 먼 나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 라벨의 ‘거울’ 중 제3곡 ‘바다 위의 조각배’를 연주한다. 르네 야콥스가 지휘하는 비록 오케스트라도 다음달 2일 헨델의 오라토리오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로 무대에 오른다. 소프라노 임선혜와 카테리나 카스페로, 카운터테너 폴 피기에, 테너 토마스 워커가 함께한다. 세계 정상급의 현악사중주단으로 꼽히는 벨체아 콰르텟과 에벤 콰르텟은 다음달 1∼2일 이틀에 걸쳐 협연한다. 올해로 타계 30주년을 맞은 작곡가 윤이상과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의 주요 작품도 선보인다. 29일에는 윤이상의 ‘협주적 단편’과 ‘밤이여 나뉘어라’를 들을 수 있다. 대만의 웨이우잉 국제음악제의 상주단체인 웨이우잉 현대음악 앙상블이 연주한다. 다음달 5일에는 블레즈가 창단한 세계적인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이 그를 기념해 ‘삽입절에’를 아시아 초연으로 들려준다. 이밖에 러시아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일리야 그린골츠, 소리꾼 이자람,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소프라노 황수미와 조지아 자먼, 테너 마일스 뮈카넨,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등도 통영을 찾는다. 음악제는 다음 달 6일 성시연이 지휘하고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으로 대단원을 이룬다. 진은숙 감독은 “산불 등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어서 축제를 벌이는 것이 맞는지 질문을 많이 했다”며 “오랫동안 준비해왔고 행사를 안 했을 때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가는 점도 있어서 겸허한 마음으로, 준비된 대로 음악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다시 부는 말러 열풍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다시 부는 말러 열풍

    올해 초부터 우리나라 교향악단에 말러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향은 야프 판즈베던 지휘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7번을 연주했고, KBS교향악단도 정명훈의 지휘로 ‘부활’과 교향곡 1번(도쿄 필하모닉 합동 연주)을 선보였다. 민간 교향악단 두 곳도 각각 홍석원과 함신익 지휘로 3번과 9번을 연주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변방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난 말러는 당대 최고의 지휘자였지만 생전에 작곡가로서는 경쟁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만큼 사랑받지 못했다. 하지만 20세기 전반에는 브루노 발터, 오토 클렘퍼러가 그의 교향곡을 지휘해 명맥을 이었고 1960년대 레너드 번스타인이 붐을 일으켰다. 클라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샤이, 사이먼 래틀 등 20세기 후반 이후 지휘계의 거장들에게 말러 교향곡은 가장 중요한 레퍼토리가 됐다. “나의 시대는 올 것”이라는 말러의 예언 또는 바람이 실현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전후로 부천필하모닉과 임헌정이, 10년쯤 후 서울시향과 정명훈이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며 애호가를 흥분시켰다. 간헐적인 연주야 있었지만 다시 10여년이 지나 바람이 부는 셈이다. 이번에는 여러 지휘자와 악단이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말러가 사실상 가장 어려운 오케스트라 레퍼토리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악단과 지휘자의 수준이 올라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말러 교향곡의 매력은 무엇일까. 피상적으로 말한다면 편성과 음향 면에서 콘서트홀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의 음악이다. 무대를 꽉 채운 단원들의 크나큰 사운드는 시청각적인 전율을 느끼게 하고, 합창단이 가세하기도 한다. 나무 해머, 워낭, 만돌린 등 보기 드문 악기가 출현하는가 하면 익숙한 악기들도 낯선 소리를 내뿜는다. 말러는 “교향곡은 세상과도 같은 것이니, 모든 것을 포괄해야 한다”라는 자신의 말처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세상 모든 것을 표현했다. 군대 행진, 장례 행렬이 눈에 보이고, 상류층의 왈츠와 서민의 춤곡인 렌틀러가 있으며 자연의 새소리와 천사의 음성도 들려온다. 소나타 형식의 안정감은 사라지고, 갑자기 충격과 공포가 엄습하고 불안이 흐르는 것은 지금의 세계와도 너무나 닮아 있다. 베토벤은 교향곡으로 자유와 박애, ‘고난을 뚫고 광명으로’라는 혁명의 주제를 표현했다. 브루크너는 장엄한 음악으로 신을 찬양했다. 길이만큼이나 과정은 복잡하고 때로 의미도 모호하지만 말러는 자신만의 종착점에 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결말은 부활, 구원, 사랑일 수도, 고별과 죽음일 수도 있다. 신기하게도 들으면 들을수록 나도 그 힘든 여정에 동참하는 듯하다. 봉준호 감독이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했던가. 교향곡 분야에서라면 말러가 딱 맞는 사례다. 오는 4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는 교향곡 1번(강남심포니), 4번(부산시향), 5번(경기필하모닉)을 들을 수 있다. 양창섭 음악칼럼니스트
  • 온몸으로 외친 자유…우크라이나 청년이 전한 평화의 선율

    온몸으로 외친 자유…우크라이나 청년이 전한 평화의 선율

    우크라이나에서 온 청년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25)가 전쟁 중인 고국을 떠올리게 하는 연주로 한국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우도비첸코는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무대에 협연자로 올랐다. 이날 공연은 2022년 기존 코리아심포니에서 국립심포니로 이름을 바꾼 뒤 처음 발매한 앨범에 담긴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4번’을 실황 연주로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였다. 공연의 포문은 새 앨범에도 담긴 ‘만프레드 서곡’으로 열었다. 슈만이 어린 시절 매료됐던 작가 조지 고든 바이런의 극시 ‘만프레드’에서 영감을 받아 1848년에 16곡의 ‘음악극’으로 작곡됐다. 30대 청년 슈만의 시선을 통해 투영된 만프레드의 삶의 격정과 낭만이 응축된 걸작으로 꼽힌다. 이어 우도비첸코가 등장했다. 우도비첸코와 국립심포니는 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 Op. 47’을 선보였다. 이 곡은 초절기교와 더없이 맑은 선명한 음색을 동시에 요구하는 난곡이지만 그만큼 바이올리니스트의 역량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올해 우승자인 우도비첸코는 우승자의 실력과 패기를 보여주며 섬세한 연주를 이어 나갔다. 그의 연주는 개성이 강하고 자유분방했는데 이는 곡이 지닌 처연한 정서와 맞물려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보여주는 듯했다. 곡의 분위기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크라이나의 슬픈 현실을 떠올리게 했다면 그의 연주는 자유를 강렬하게 열망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그의 연주에 집중했고 연주가 끝나자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우도비첸코는 앙코르로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발라드 라단조’를 선보였고 혼자였어도 빛나는 그의 연주에 곡이 끝나자 객석 여기저기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2부에서 국립심포니는 슈만의 걸작인 ‘교향곡 4번’을 선보였다. 이 곡은 슈만이 1841년 발표한 초판본과 1851년 개작본이 존재하는데 국립심포니는 슈만 본연의 색채가 더 진하게 담긴 초판본을 연주했다. ‘슈만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다비트 라일란트 감독은 슈만의 음악적 본질에 한층 더 다가가는 지휘로 관객들의 집중도를 최고로 끌어올렸고 새 음반에 담긴 곡의 감동을 그대로 공연장에 가득 채워 넣었다. 이날 공연을 마친 국립심포니는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유럽으로 향해 10월 1일과 3일 네덜란드와 슬로바키아에서 K클래식의 위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1일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에서 연주를 선보인다. 이곳은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마리스 얀손스 등 거장 지휘자들이 거쳐 간 곳으로 미국 보스턴 심포니 홀, 독일 빈 무지크페어아인과 함께 세계 3대 공연장으로 알려져 있다. 3일에는 슬로바키아에서 열리는 브라티슬라바 음악 축제에 선다. 국립심포니가 2015년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초청된 이후 9년 만이다. 올해 74주년을 맞은 이 음악 축제는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축제’와 더불어 동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 축제 중 하나다. 국립심포니는 페트르 포펠카가 이끄는 빈 심포니, 뵐저 뫼스트가 지휘봉을 잡은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 굵직한 이름의 오케스트라들과 함께 이번 축제에 초청됐다.
  • ‘러시아 음악 황제’가 들려주는 라흐마니노프

    ‘러시아 음악 황제’가 들려주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니스트로 시작해 지휘자, 작곡가로도 추앙받는 ‘러시아 음악의 황제’ 미하일 플레트네프(67)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로 한국 음악 팬들과 만난다. 오는 27일과 28일 이틀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노 협주곡 제1~4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나눠서 선보인다. 지휘자 다카세키 겐과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춘다. 스물한 살 때인 1978년 차이콥스키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1990년 러시아 최초 민간 오케스트라인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를 창단해 30년간 이끌었다. 이어 2022년 RNO 출신 연주자들과 러시아를 떠나 유럽에 정착한 음악가들을 규합해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RIO)를 만들었다. RIO는 지난해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모든 피아노 협주곡과 교향곡 앨범을 발매했고 유럽 전역에서 피아노 협주곡 전곡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그 연장선이다. 플레트네프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 지휘자 혹은 작곡가로 정의할 수 없고 음악 그 자체”라고 했다. 그는 “어릴 땐 그것이 큰 도전처럼 느껴졌지만 이젠 그를 흉내 내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연주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발표한 음반들로 그래미상 등 수많은 수상 기록을 세웠지만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중이다. “누군가 제 음악에 흥미를 느끼고 들을 때 그것이 가장 큰 성과다.” 다만 무대에 오를 때 자세는 다르다. 그는 “청중을 위해 연주하지 않는다. 나 자신을 위해 연주하고, 모든 힘을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 음악과 함께한다”고 했다.
  • 교향곡 1번·3번·4번…5월은 말러의 계절

    교향곡 1번·3번·4번…5월은 말러의 계절

    구스타프 말러(1860~1911)를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라면 이번 주가 무척이나 설렐 듯하다. 한 주 동안 3개 교향악단에서 각기 다른 말러 교향곡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심포니 송이 나선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은 심포니 송은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과 말러의 부드러움을 찾아서’ 공연을 개최한다. 이 공연에서 심포니 송은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말러 교향곡 제5번 4악장 ‘아다지에토’와 말러 교향곡 제4번을 선보인다. ‘아다지에토’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한국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서서히 파도처럼 밀려오는 선율이 빚어내는 감동이 말러의 서정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2부에서 선보일 말러 교향곡 제4번은 어린이의 꿈을 떠올리게 하는 평온한 풍경을 그리는 1악장부터 시작해 장난기 넘치는 에너지를 담은 2악장, 삶과 죽음의 신비를 되새기는 3악장, 소프라노 솔리스트와 함께 천국에서의 영원하고 순수한 기쁨을 노래하는 4악장으로 이뤄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이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나선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올해 두 번째 ‘마스터즈 시리즈’로 오는 23일 경기 수원 팔달구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제1번을 선보인다. 말러가 29세에 작곡한 1번 교향곡은 다른 말러 교향곡들의 토대가 되는 작품이다. 그의 다른 교향곡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곡으로 ‘말러 입문용’으로 인기가 많은 편이지만 말러의 교향곡 중에 1번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지휘를 맡은 김선욱은 “말러 교향곡 1번은 제가 어릴 때 지휘자를 꿈꾸며 스코어(총보)를 보고 피아노로 치던 곡”이라며 “오랫동안 바라왔던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자 동시에 말러의 음악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첫 관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한 주를 마무리 짓는 일요일인 26일에는 KBS교향악단이 제802회 정기연주회로 7년 만에 말러 교향곡 제3번을 선보인다. 메조소프라노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가 독창자로 참여하고, 고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고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교향곡 3번은 말러의 9개 교향곡 중 가장 길고 감성이 풍부한 작품으로 돋보이는 곡이다. 6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인간 경험과 존재의 신비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표현하고 있다. KBS교향악단은 2017년 제714회 정기연주회로 이 곡을 선보인 바 있다. 강력한 호른 소리로 시작되는 1악장의 오프닝은 삶의 기쁨과 복잡성의 본질을 포착하는 동시에 말러의 개인적인 불안을 암시하기도 한다. 초원에서 피어난 꽃들과 깊은 원시림 속 새들의 노랫소리가 2, 3악장에 걸쳐서 아름답게 펼쳐지고 4악장에 이르면 알토 독창이 어두운 밤의 세계, 즉 죽음과 피안의 세계가 지닌 깊은 고독과 신비를 노래한다. 영롱한 이미지와 천사의 목소리로 구성된 5악장은 기쁨과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천상의 영역을 묘사한다. 어린이 합창과 여성합창, 알토 독창 등이 목관악기와 하프, 글로켄슈필과 어우러져 환희로 가득 찬 천상의 세계를 맑고 아름답게 표현한다. 마지막 6악장은 우주를 하나로 묶는 영원한 힘으로 느릿한 호흡의 아다지오로 교향곡을 부드럽게 마무리한다.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가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대 최고 메조소프라노로서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과 협연한 그는 이번 KBS교향악단과의 무대에서 천상의 아름다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 “섭외력 미쳤다” 협연자 바뀌고 난리 난 서울시향

    “섭외력 미쳤다” 협연자 바뀌고 난리 난 서울시향

    거스 히딩크(78)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홍보대사로 섭외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긴급 협연자로 바이올린 여제 힐러리 한(45)을 무대로 초청하면서 미친 섭외력을 자랑했다. 힐러리 한은 지난 9~10일 열린 ‘얍 판 츠베덴과 힐러리 한’ 공연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서울시향과 함께 연주했다. 원래 이 공연은 피아니스트 손열음(38)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을 협연할 예정이었는데 공연을 앞두고 그가 인후통과 고열을 호소해 긴급히 힐러리 한으로 바뀌게 됐다. 서울시향이 긴급히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협연자 변경과 예매 취소 안내를 공지했으나 팬들은 “섭외력 미쳤다”, “변경해서 힐러리 한이라니”, “이게 된다고?” 등의 반응을 보이며 난리가 났다. 완벽한 연주로 ‘얼음공주’란 별명을 가진 힐러리 한은 그래미상 클래식 부분만 세 차례 수상하고 지난해에는 빌보드 정통 클래식 앨범 아티스트 연간 차트에서 전체 1위에 오른 세계 최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사랑받는 연주자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박이었지만 힐러리 한이 서기까지 과정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손열음의 대체자를 구하느라 발을 동동 굴리게 된 서울시향은 국내외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섭외에 들어갔다. 손열음의 출연 취소가 결정됐을 당시 힐러리 한은 11~12일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62)와 듀오 리사이틀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오는 중이었고 입국 후 긴급히 타진한 의사를 받아들이며 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다. 힐러리 한은 2023~2024 시즌 뉴욕 필하모닉의 상주 예술가를 맡고 있는데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 출신의 얍 판 츠데벤(64) 서울시향 음악감독과의 인연이 힘이 됐다. 츠베덴 감독이 직접 섭외하진 않았지만 그가 지휘를 맡은 것을 보고 흔쾌히 수락했다.이번 공연에서 서울시향은 원래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을 준비했는데 힐러리 한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까지 연주하면서 공연의 서사가 더 풍성하게 완성됐다. 갑작스러운 출연이었음에도 힐러리 한은 미세한 음까지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명불허전의 연주로 서울시향과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명품선율에 관객들은 연주 후 으레 나오는 반응이 아니라 진짜 감탄사와 함께 기립박수를 쏟아냈다. 열띤 환호 속에 힐러리 한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제3번 중 루르’를 앙코르로 선보였다. 앙코르 연주가 끝나고도 공연장의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객석 여기저기서 힐러리 한의 무대를 칭찬하는 반응이 쏟아져나왔다. 마치 프로야구에서 대타 역전 만루홈런이 나온 것 같은 장면에 이어 2부에서 브람스 ‘교향곡 제2번’까지 마치면서 관객들은 브람스로 꽉 채운 봄밤을 보낼 수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덕분에 서울시향은 5월의 첫 정기공연을 악단 역사에 길이 남을 공연으로 남겼다.
  • 베토벤 그리고 베토벤…초심자도 즐긴 심포니 송의 선물

    베토벤 그리고 베토벤…초심자도 즐긴 심포니 송의 선물

    지휘자 함신익이 이끄는 심포니 송이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베토벤으로 무대를 꽉 채우며 교향악 축제 데뷔를 마쳤다. 심포니 송은 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화와 함께하는 2024 교향악축제’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과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진수를 선보였다. 심포니 송은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맡았던 지휘자 함신익이 2014년 창단한 오케스트라다. 송(S.O.N.G)은 ‘Symphony Orchestra for the Next Generation’(다음 세대를 위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첫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이날 1부에 선보인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의 협연자로는 피아니스트 김준형이 올랐다. 2022년 독일 뮌헨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한 그는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베토벤이 34세에 작곡을 시작해 2년 뒤에 완성한 이 곡은 베토벤이 직접 초연한 역사가 있다. 따뜻하고 사색적인 성격이 두드러진 곡으로 1836년 멘델스존이 이 곡을 게반트하우스의 레퍼토리에 올리면서 인기 레퍼토리가 됐다. 김준형은 때론 맑고 투명하고, 때론 명징하며, 또 때로는 섬세하면서도 호쾌한 타건으로 곡의 매력을 한껏 이끌어냈다. 피아노 솔로로 시작하는 1악장부터 신화적 요소가 담긴 2악장, 역동적인 3악장까지 오케스트라와 잘 어우러진 소리를 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연주가 끝나고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브라보’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김준형은 앙코르로 슈트라우스의 ‘모르겐, Op.27 No.4’를 선보이며 이날 공연에서 유일하게 베토벤 아닌 곡을 들려줬다. 이날 공연에 앞서 열린 프리렉처 시간에 오는 5월 9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자신의 콘서트에 관객들을 초대했던 그는 이번 무대에서 실력을 뽐내며 다음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2부에서는 바그너가 “춤의 신성화”라고 한 것을 비롯해 여러 음악가로부터 대단한 찬사를 받은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이 연주됐다. 설명이 필요 없는 곡은 많은 사람이 쉽게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교향악 축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며 의미를 더했다. 심포니 송은 앙코르까지 베토벤의 ‘그대를 사랑해 WoO 123’(Ich Liebe Dich WoO 123)를 들려줬다. 1990년대 가요계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가수 신승훈의 노래 ‘보이지 않는 사랑’에 삽입돼 친숙한 곡이다. 심포니 송의 무대는 여러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교향악 축제에서도 가장 대중 친화적인 무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교향악 축제는 21일 부산시향, 23일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24일 과천시향, 25일 수원시향, 26일 광주시향, 27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무대로 이어진다. 대망의 마지막 공연은 28일 인천시향이 세계적인 소프라노 황수미와 함께 장식한다.
  • 클래식… 봄바람… 축제 셋

    클래식… 봄바람… 축제 셋

    봄을 풍성하게 채울 클래식 축제가 쏟아진다. 클래식 여정은 남쪽 바다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TIMF)를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악 향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로 이어진다. 첫 여정은 오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 올해 22회를 맞는 TIMF의 주제는 ‘순간 속의 영원’이다. 2022년부터 예술감독을 맡아 온 진은숙 작곡가는 “연주되는 모든 곡 하나하나가 영원히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순간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축제답게 세계 초연 작품 5곡으로 구성됐고 국내 초연작도 4곡에 달한다. 상주 작곡가로 선정된 헝가리 출신 거장 페테르 외트뵈시의 ‘시크릿 키스’(2018) 한국 초연, ‘오로라’(2019) 아시아 초연, 사이먼 제임스 필립스의 신작 ‘스레드’(THREAD) 세계 초연 등이 예고됐다.통영국제음악당 무대에는 상주 연주자이자 프랑스 클래식 음악계 대표 주자인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 피아니스트 베르트랑 샤마유,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와 지난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정규빈,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김서현이 함께 선다. 1989년 이후 36년간 관객들과 만나 온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도 막을 연다. 다음달 3일부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3일간 열리는 교향악축제의 주제는 ‘웨이브’. 국내 23개 오케스트라가 펼쳐 낼 23회의 무대는 고전부터 현대 창작곡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자랑하지만 단 한 곡도 겹치지 않는다. 제주시향(지휘 김홍식)과 인천시향(이병욱)은 교향곡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칭송받는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각각 브루크너 교향곡 4번과 7번을 선보인다. 광주시향(홍석원), 경기필(이승원) 등 6개 오케스트라는 ‘교향악 대가’ 쇼스타코비치 작품을 연주한다. 독일 첼리스트 거장 율리우스 베르거, 베를린 슈타츠 카펠레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악장인 이지혜 등이 협연자로 나선다.국내 관객들에게 실내악의 지평을 넓혀 온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4월 23일부터 5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윤보선 고택 등에서 열린다. ‘음악 가족’을 주제로 한 14차례 공연에서는 전 세계 예술가 60인의 무대가 펼쳐진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한국을 대표하는 앙상블 노부스 콰르텟과 아벨 콰르텟, 축제 예술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피아니스트 김영호 등이다. SSF만의 상징이 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 전 대통령의 고택에서 열리는 야외 음악회(4월 27일)에서는 올해가 탄생과 죽음의 각별한 의미를 가진 해가 되는 작곡가들을 조명한다. 서거 100주년인 푸치니와 포레, 120주년 드보르자크, 175주년 쇼팽, 탄생 200주년인 스메타나의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 따로 또 같이…콜로덴코가 꽉 채운 봄밤

    따로 또 같이…콜로덴코가 꽉 채운 봄밤

    혼자여도, 함께여도 진가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만큼 어떤 상황에서든 명연주자라는 뜻일 터. 바딤 콜로덴코가 독주와 협연 모두 명품 연주를 선보이며 봄밤을 황홀하게 꽉 채웠다. 콜로덴코는 지난 14일과 15일 연달아 무대에 서며 한국관객들과 만났다. 14일에는 금호문화재단의 ‘인터내셔널 마스터즈’ 시리즈로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독주회, 15일에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마스터즈 시리즈’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협연을 가졌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출신인 그는 2013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우승자로 광범위한 레퍼토리와 독보적인 시적 해석으로 전 세계의 초청을 끊임없이 받는 피아니스트다.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시대와 양식을 관통하는 음반들을 발매하며 BBC 음악 매거진의 ‘에디터 초이스상’과 ‘올해의 디아파종상’, 그라모폰 매거진 ‘에디터스 초이스’ 등에 선정됐다. 콜로덴코는 첫 내한 독주회에서 베토벤 소나타 14번 월광과 제프스키의 세르히오 오르테가의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에 의한 36개의 변주곡을 선보였다. 베토벤 월광 소나타는 익히 많은 연주를 통해 잘 알려진 곡이지만 미묘한 변주로 자신만의 독특한 연주를 선보였다. 마지막까지 어떻게 연주할지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은 기존의 월광 소나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며 그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에 의한 변주곡은 남미에서 시민 저항운동의 상징처럼 불리는 곡을 변주한 것이다. 클래식 애호가들도 잘 접하지 못한 낯선 곡이었지만 관객들을 사로잡는 데는 아무런 장애 요소가 되지 않았다. 휘파람을 곁들이며 온몸으로 연주한 그는 어려운 곡을 깊이 있으면서도 선명하게 풀어냈다. 강력하고 또렷한 타건으로 곡을 연주한 그는 마치 시대가 염원하는 건축물을 짓는 건축가 또는 필생의 걸작을 그려내는 화가 같았다. 대개는 난해한 현대음악의 실험적 요소가 그의 손끝에서 웅장하고 화려하게 해석되며 연주하는 내내 관객들의 숨을 멎게 했다. 쉬는 시간 없던 연주가 끝난 후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작은 공연장을 꽉 채운 그의 연주는 이튿날 큰 공연장으로 옮겨서도 여전했다. 그는 이날 경기필과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2번 A장조, 작품125를 연주했다. 콜로덴코는 유연하고 다채로운 해석으로 전날과 마찬가지로 경이로운 솜씨를 뽐내며 객석을 사로잡았다. 리스트가 곡에 숨겨둔 빛나는 구석들을 찾아 연주자가 이 곡을 통해 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끌어내고 연결하며 오케스트라와 환상의 호흡을 만들어냈다. 변화무쌍한 난곡이었기에 그가 지닌 진가가 더욱 도드라졌다. 관객들의 엄청난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고 그는 베토벤 바가텔 3번, 리스트 연습곡 3번으로 화답했다. 다시 찾아온다면 수많은 예매 관객을 미리 확보할 만큼의 명품 연주 덕에 관객들은 황홀한 봄밤을 보낼 수 있었다.이날 공연은 김선욱의 지휘에도 관심이 쏠렸다. 음악적으로 영혼의 단짝 같은 존재인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을 비롯해 여러 음악 관계자가 공연장을 찾은 가운데 그는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 1막 전주곡과 콜로덴코와의 협연 그리고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이끌었다. 1988년생의 젊은 거장인 김선욱은 지난 1월 간담회에서 “언제쯤 신인 지휘자가 아닌 걸까” 질문하며 오해와 편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는데 이날 연주는 악기들이 잘 어우러져 풍성한 음색을 들려주며 지휘자로서도 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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