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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국내여자보디빌더 간판 미즈코리아 유미희씨

    [스포츠 라운지] 국내여자보디빌더 간판 미즈코리아 유미희씨

    에어로빅 강의를 막 마친 그에게선 근육질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에어로빅 강사에서 보디빌더로 변신한 지 2년 만에 국내 여자 보디빌더의 간판으로 자리잡은 유미희(35·광명사회체육센터)씨.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로, 에어로빅 강사와 보디빌더로 1인4역을 해내고 있는 그에게서 ‘육체의 아름다움’에 대해 들어봤다. ●살빼려 시작해 국가대표까지 보디빌딩에 빠져든 계기가 재미있다. 큰 애를 가지면서 처녀때의 ‘한 몸매’가 80㎏으로 불었다. 스물둘 나이에 에어로빅학원을 차릴 정도로 과감했던 그에게 남편 유승호(41)씨가 웨이트트레이닝을 권했다.‘당연히 하는 건가 보다.’하고 따라한 운동량이 나중에 보니 남자들도 혀를 끌끌 찰 만큼 가혹한 수준이었다. 선수 입문한 지 한달 만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밑바탕이 됐다. 유산소운동과 병행하면서 무려 30㎏을 뺐다.“근육을 붙여야 살이 빠진다.”는 게 그의 지론. 멘토(정신적 스승)이자 후원자인 남편과는 미스터·미즈코리아 커플전에서 나란히 짝을 이뤄 연기하면서 1위를 차지,“참 부러운 부부”란 소리도 들었다. 가혹할 만큼 고통스러운 과정이겠지만 그는 재미있었다고 했다.“몸이 달라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몸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시합 날짜가 잡히면 석달 정도 감량에 들어간다. 지방을 빼는 데 집중하다 마지막 며칠은 근육의 결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수분을 없애려 노력한다. 이틀 전부터는 아예 입에 물을 대지 않는다. 보디빌더들은 대중탕 출입도 삼간다. 충격에 완충작용을 하는 지방이 없기 때문에 옆사람과 부딪히기만 해도 멍이 든다. 더위와 추위에 유난히 쩔쩔 매는 것도 같은 이치. 단백질 섭취를 위해 닭가슴살을 주로 먹는데 수분을 없애기 위해 구운 뒤 말려 먹는다. 감자나 고구마도 이런 식으로 먹는다. 비시즌에도 식사는 아홉 차례에 걸쳐 나눠 먹는다. ●시합 3개월 전부터 감량 사람들은 보디빌더의 연기를 보고 징그럽다고만 반응하고 끝나지만 그는 “경기 당일 하루를 위해 준비한 몸을 드러내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하루를 위해 시즌과 비시즌 완전히 달라지는 운동, 식습관 등을 알게 되면 그가 기울인 노력에 탄사를 보내게 된다.“징그럽다.”에서 “멋있다.”를 거쳐 “아름답다.”로 반응이 달라진다. 처음 무대 밑에 모신 어머니는 “자랑스럽지만 안쓰럽다.”며 눈물을 훔쳤다. ●살빼는 방법이지만 체계적 공부 필요 하지만 “안 해본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희열이 무대에서 찾아온다.”고 했다. 근육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기에 시간이 짧아 안타까울 정도라는 것. 몸짱 열풍으로 보디빌딩에 관심을 갖는 여성이 부쩍 늘었다.“살 빼는 좋은 방법인 것은 맞다. 그러나 결코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조언을 잊지 않는다. 치밀하고도 혹독한 자기와의 싸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요체는 무얼까.“건강과 탄력, 균형이 삼위일체된 몸이 아닐까요.”라고 되물었다. 배울 게 없다고 판단해 대학을 그만 둘 정도로 과단성 있는 그는 요즘 대학들에 많이 설립되는 보디빌딩학과 입학 권유도 뿌리쳤다. 아직 남녀를 통틀어 국내에 한 명도 없는 “세계프로 자격증을 따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었다. 광명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프로필 ▲출생 1973년 9월24일 서울생 ▲체격 157㎝,49㎏(시즌) 56㎏(비시즌) ▲가족 남편 유승호(41·헬스트레이너)씨와 1녀1남 ▲취미 여행 ▲학력 본동초-중앙대부속여중-안양예고-명지대 자퇴 ▲경력 봄철대회 1위, 타이완 동아시아대회 4위, 베트남 아시아대회 5위(이상 2006), 미스터·미즈코리아 일반부 -49㎏급 (대회 2연패)과 커플전 1위 및 그랑프리, 중국 아시아선수권 -49㎏급 은메달(이상 2007년), 광명시 홍보대사(7월 위촉)
  • “보신각종 다시 제작”… “예산 낭비” 여론 빗발

    지난달 낙산사 동종에 이름을 새겨넣었다가 빈축을 산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이번엔 ‘보신각종을 교체하겠다.’고 발언, 전문가와 네티즌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논란의 발단은 지난 25일 유 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북한산 산행을 하며 “1985년에 새로 만든 지금의 보신각종은 소리보다 모양에 초점을 맞춰 맥놀이(종울림 현상)가 길지 못한 게 흠”이라고 한 말에서 비롯됐다. 유 청장은 당시 오 시장에게 에밀레종 종소리 등을 녹음으로 들려주면서 ‘문화재청이 서울시에 새 종을 만들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제야에는 물론 지난 21일부터 매일 정오에 보신각종을 타종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여년 전에 보신각종을 만든 중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범종제작) 원광식(64·성종사 대표)씨는 “종에 대해서 모르는 분이 함부로 심하게 말한다.”고 일축했다. 원씨는 “보신각종의 맥놀이가 에밀레종에 비해 짧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세월이 흘러 소리가 나빠진 게 아니다.”면서 “맥놀이를 길게 하려면 종 밑 부분의 두께를 늘리면 가능하지만 소리가 멀리 퍼지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종의 수명이 오래 되면 자연스럽게 종의 입자가 깨져 은은하고 긴 소리를 내는데, 긴 소리를 위해 종을 새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원씨는 “무조건 큰 돈을 들여 바꾸지 말고 서울대 정밀기계연구소 등 전문기관에 평가를 의뢰하라.”고 주문했다. 원씨는 국내 범종 제작의 권위자로 오대산 상원사 범종, 해인사 대적광전 종, 일본 후쿠오카 광명사·운주사 등을 복원했다. 지난해 봄 불에 타 녹아버린 낙산사 동종(보름 1167호) 복원에도 참여했었다. 음향전문가인 경희대 진용옥(전자정보통신대학원) 교수도 “범종 소리는 종루의 모양, 주변의 소음, 타종의 위치 등 음향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내가 들으니 좋다는 말은 무지한 말”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범종을 새로 바꾸는 데 매달리지 말고 국내 모든 종에 대해 정밀진단을 실시하고 표준 음향을 체계적으로 정리보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재청 홈페이지 등에는 “보신각종을 다시 만든다고 해서 소리가 좋아질지 의문”이라면서 “쓸데없이 예산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이 올랐다. 한 네티즌은 “낙산사종 복원 때 유 청장이 자신의 이름을 새겼는데, 같은 일을 또 하려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보신각종은 조선 세조 13년(1468년)에 만든 높이 3.18m의 범종. 보물2호로 지정됐으나 표면 손상으로 수명이 다해 더 이상 소리를 내지 못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보신각종이 종의 수명을 다하자 서울신문은 국민모금운동을 통해 7억 9600만원을 모아 보신각종 중주위원회(위원장 윤보선 전 대통령)에 전달했다. 새 보신각종의 모형은 신문 지상을 통해 국민의견으로 확정됐고, 서울대 생산기술연구소의 설계, 서울대 미술대의 디자인을 거쳐 550일 만에 무게 20t짜리 종으로 만들어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신각종 복원은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범종의 복원사업에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 청장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시 문화재위원 등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 김미경기자 kkwoon@seoul.co.kr
  • 분양가보다 싼 새 아파트 속출

    분양가보다 싼 새 아파트 속출

    8·31대책 발표 6개월 동안 비인기지역을 중심으로만 집값이 빠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초기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의 분양권 매물들도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는 강동구 암사동 현대대림 등을 조합원 분양권이 일반 분양가보다 저렴한 아파트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강동 시영 2단지를 재건축한 강동구 암사동 현대대림은 24∼43평형 1622가구로 이뤄졌으며 오는 2007년 7월 입주한다.5호선 명일역이 도보 5분,8호선 암사역이 도보 15분 거리다. 올림픽대로,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인접해 있다. 명일초, 강일중, 성덕여중, 배재고 등의 교육시설이 있다. 조합원들의 급매물이 더러 나오고 있으며 24평형의 경우 현재 3억 5500만∼3억 7500만원 선으로 일반분양가인 3억 7677만원 보다 낮다. 경기 광명시 광명동 월드메르디앙은 24·32평형 6개동 577가구다. 2007년 4월 준공 예정.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도보 10분 거리로 서부간선도로, 남부순환로 등이 가깝다. 광명서초, 광명남초, 광남중, 명문고 등의 교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32평형의 일반 분양가가 3억 673만원인데 비해 현재 입주권은 2억 6500만∼2억9000만원 선에서 호가된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브라운스톤상도는 23∼32평형 8개동 415가구로 이뤄진 지역조합 아파트다.7호선 장승배기역이 도보 5분,7호선 상도역이 도보 10분 거리다. 노량진로, 남부순환로, 올림픽대로로의 진입이 편리하다. 강남초, 장승중, 영등포고 등의 교육시설이 있다.32평형이 3억 5680만원 선으로 일반분양가(4억 2385만원)에 비해 6000만원 가량 낮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지하철 여전히 ‘안전사각’

    [세이프 코리아] 지하철 여전히 ‘안전사각’

    지난해 1월3일 오전 7시11분 서울 가리봉역에서 철산역으로 향하던 서울지하철 7호선 열차에서 강모(50)씨가 불 붙인 신문지를 승객들에게 던졌다.2분 뒤인 7시13분 철산역에서 객실화재 경보장치가 울리면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령실에 화재가 보고됐지만 전동차는 그대로 떠났다. 기관사에게는 화재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하철은 계속 달려 결국 승객들이 광명사거리역에 모두 내린 것은 발생 14분이 지난 7시25분이었다.7시31분에 소방대가 출동해 불을 껐지만 6·7호 객차가 완전히 불타는 피해가 났다. 이 사고는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잠깐 떠들썩했던 안전대책이 거의 효과를 내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한국화재소방학회 등의 보고서에서도 상황은 거의 나아진 게 없음이 드러난다. ●비상사태 알릴 길 막막…통신체계 엉망 비상벨·인터폰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재난 비상대응체계가 따로따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호선별 사령실과 전력·통신·신호·설비 등 분야별 사령이 통합돼 있지 않았다. 사고 때 승객의 대피 방향을 지시하기 위한 선로 표시와 전선급전상태 등도 따로 운영되고 있었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소방서 등과의 신속한 연계를 저해하는 요소임은 물론이다. 일본의 경우 국토교통성령에 따라 승객-기관사-사령실간 신속한 통화설비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나고야 지하철의 경우 기관사가 10초간 응답이 없으면 자동으로 종합사령실과 연결된다. 서울·부산·대구·인천 지하철은 분야별 사령자가 같은 건물에 근무하면서도 사무실을 별도로 사용하거나 칸막이를 설치해 비상시 통합 사령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서울1~4호선과 수도권 전철은 사령실에서 폐쇄회로(CC)TV로 승강장을 감시하고 있지 않았다. 현재 국내 역사에는 CCTV가 최소 2대씩 설치돼 있지만 열차 외부상황만 파악할 수 있고 열차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CCTV나 모니터는 전무하다. 설치 규정이나 기준도 없다. ●대피경로 길고 복잡해 지하철 노선의 증가와 토지이용 제한 등으로 역사가 갈수록 지하 깊숙이 들어가고 있는 것도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서울지하철의 구간 평균 심도(深度)는 제1기(1∼4호선)는 13.7m지만 제2기(5∼8호선)는 22.6m로 거의 두 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2기 전체 역사 147개의 약 39%인 57개역이 평균 심도를 웃돌고 있다.8호선 산성역(55.4m),6호선 버티고개역(49.3m),5호선 신금호역(43.6m),7호선 숭실대역(43.1m) 등 40m가 넘는 역사도 많다. 개찰구와 계단이 충분한 거리 및 여유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비상시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승객이 한꺼번에 빠져나올 때 개찰구에 승객이 몰리거나 넘어지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이용인구의 고려 없이 지어진 역사 출구도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입구별 이용객이 가장 많은 서울지하철 5호선 신길역은 출입구가 1개밖에 없어 피난·출입구에서의 극심한 병목현상이 우려됐다. 왕십리역, 고속터미널역도 이용가능 출입구가 2개밖에 없다. ●터널로 대피하면 안전? 비상사태 때 터널을 통해 다음 역으로 대피하는 것도 위험한 구조다. 우리나라 건축법상 지하철도의 터널구간은 다른 지하구조물과 달리 건축물에 해당되지 않아 소방법과 건축법의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지하철의 터널구간에는 비상조명등이나 유도표지가 거의 없다. 양쪽 역사에서 절반씩 전원을 공급해 시설물 점검을 위한 상시등(형광등)을 터널 시작점에서 종착점까지 10m 간격으로 설치한 것이 전부다. 수도권 지역 일부 전동차에는 환기설비가 있으나, 자동 소화설비와 유독가스 배출설비가 설치된 역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부실한 인력운영 체계 민간위탁 운영도 지적됐다. 철도공사가 관할하고 있는 수도권 전철역 122개역 중 철도공사 직원이 한 명도 없이 민간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곳이 25개역에 이른다. 안전관리 요원도 없이 비상안전체계도 갖추지 못한 이러한 위탁역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지하공간은 ▲소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피난 때 출구가 한정돼 있으며 ▲외부로부터 구조활동이 어렵고 ▲연기 등 유해물질의 배출이 어려우며 ▲재난 피해자가 패닉(심리적 공황)현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화재 및 폭발 사고 때 피해가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진행해온 백민호(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지하철 안전관리와 재난대책은 그동안 너무 소홀히 다뤄져 왔다.”면서 “안전대책 시행에 대한 감시와 성과평가 등을 담당할 수 있는 별도의 기구나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누구나 다 알지만 지켜지지 않아요” 서울메트로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3주기를 맞아 ‘지하철 승객 10대 안전수칙’을 마련,13일 발표했다. 메트로는 지하철 1∼4호선 전동차 내에 안전수칙을 부착해 이용객들에게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그동안 안전대책을 마련을 통해 직원들에게 안전마인드를 고취시키는 한편, 스크린도어 설치, 다자간 통신시스템 마련 등 각종 안전시설 개선에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안전시설을 갖추었지만 안전은 이용객들이 스스로 안전을 지키고, 서로를 배려하고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재난인명피해 30% 줄인다 각종 재해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소방방재 행정에 국민 참여가 크게 늘어난다. 이에 발맞춰 재난으로부터 국민생활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국민보호사업이 추진된다. 소방방재청은 이런 방안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2007년에는 재난에 따른 인명피해를 최근 10년 평균보다 30%정도 줄이겠다는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13일 밝혔다. ●민간협력사업 주력 재난 예방에 일반 국민의 참여가 활성화되도록 해 자율안전문화 확산에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안전하게 살 권리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함에 따라 관주도의 방재행정을 민관협력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를 중심으로 5대 민간협력사업을 중점 추진한다.3월에 안전기원 걷기대회를 열고,6월에는 재난구호 종합훈련을 실시한다.7∼8월에는 여름철 물놀이 안전캠페인을 갖는다. 11월 첫째주에는 안전관리헌장 실천주간을 정해 안전문화실천운동을 강화하고, 안전교육훈련 우수학교를 현재 10곳에서 30곳으로 늘린다. 짙은 안개가 끼었을 때 교통사고 예·경보를 발령하는 등 다양한 생활안전 예·경보제도가 도입된다. 생활안전 예·경보제는 일상 생활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예방을 위해 추진된다. 올해 안에 기준·절차 등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법령을 개정해 제도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동전화로 조난자 구조 등을 활성화하는 이동전화 위치정보시스템도 대폭 개선된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보유한 항공·위성지도로 정밀도를 높인다. 통신 단절에 대비하고, 신고자 조회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심폐소생술을 운전면허 취득교육이나 학교교육, 공무원 교육과정의 필수 교과과목으로 선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소방관서에서는 시민 개방 교육장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사이버안전 교육은 소방방재청 홈페이지(safekorea.go.kr)에서 교육 콘텐츠를 이수하면 봉사활동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소규모 민방위대 통합 운영 민방위제도는 창설 30년만에 바뀐다. 현재 통·리 단위로 운영되는 민방대는 200명 미만이면 읍·면·동 단위로 통합 편성된다. 민방위대 규모롤 적정하게 확대,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했다. 또 1∼4년차 민방위대원을 중심으로 50∼200명으로 구성되는 재난전담 상설 민방위지원대를 편성 운용, 재난대비 중추조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방방재청은 조만간 민방위교육제도 종합개선안을 마련, 발표하기로 했다. 국민 생활안전을 전담할 안전복지사 제도도 도입이 검토된다. 재난피해 주민의 재활을 돕는 ‘재난후유 스트레스 치료센터’도 건립이 추진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하철 종사자 5명중 1명만 “안전” 운행·정비·역무 등 지하철 업무 종사자 가운데 지하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작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서울과 부산은 특히 안전도에 대한 불안이 심해서 각각 7명 중 1명,13명 중 1명 정도만 안전하다고 느낀다.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3주년을 맞아 한국화재소방학회 등이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지하철 및 수도권전철의 현업 종사자 11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안전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20.6%에 불과했다.‘매우 안전’은 단 1.0%였고 ‘안전’이 19.6%였다.28.1%는 위험하다고 답했다. 지역별로 서울과 부산의 경우 안전하다는(안전+매우 안전) 대답이 각각 14.7%와 7.5%로 가장 낮았다. 안전도가 가장 높다고 답한 곳은 광주로 51.0%를 기록,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실제로 ‘업무중 안전사고 위험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서울지하철 종사자들은 ‘자주 느낀다.’‘가끔 느낀다.’를 합해 76.4%로 가장 높았다. 광주는 이런 응답이 42.1%로 역시 가장 낮았다. 응답자들은 지하철 안전을 위협하는 자연재난으로는 가장 많은 44.7%(복수응답)가 ‘홍수’를 들었다. 부산에서는 지역특성상 ‘태풍’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인적 재난으로는 ‘화재’가 가장 많은 85.8%로 나왔다. 붕괴 및 폭발(45.7%)이 뒤를 이었다. 특히 ‘테러’에 대한 우려도 37.4%로 세번째를 기록했다. 자체 안전교육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전체의 72.3%가 ‘안전교육이 규정대로 실시되고는 있지만 성과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1천원이면 통하는 이방지대

    1천원이면 통하는 이방지대

    “이것도 1000원이에요?” 싸구려만 널려 있을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놀란 목소리로 여기저기서 가격을 묻는다. “몽땅 1000원이에요. 마음 놓고 고르세요.” 기분 좋은 듯 직원의 대답이 명랑하다. 주부 정희숙(27)씨는 “조잡한 중국산만 판매할 줄 알았는데 예쁘고 실용적인 것이 많아 충동구매했다.”고 웃었다. 커다란 비닐봉지를 가득 채웠는데도 가격은 1만 3000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초저가 매장을 찾는 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평균 매장 방문자는 1000여명. 잡동사니만 수북하게 쌓였던 ‘1000원 숍’이 고급화·대형화된 덕이다. 일본의 100엔숍과 미국의 1달러숍을 업그레이드한 생활용품·인테리어 전문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주요 초저가 매장 6곳을 직접 찾아가 특장점을 짚어봤다. ●메카는 명동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1000원숍의 메카는 서울 명동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이다. 초저가 매장들은 이곳에 상륙하려고 무던히 애쓴다. 높은 임대료 탓에 이윤을 챙기지 못하더라도 ‘안테나 숍’(신상품을 소개하고자 회사가 운영하는 직영점)을 고수한다. 유동인구가 많아 ‘질 좋은 물건이 싸다.’는 입소문이 빨리 퍼지기 때문이다. 가격 파괴의 비결은 현금 구매와 100% 아웃소싱 정책이다. 업체는 상품 개발에만 힘쓰고, 생산은 중국·동남아·중동·유럽 등에 맡겨 값을 낮춘다. 국산 제품의 경우 현금으로 결제, 가격을 깎는다. 매출의 95%가 현금이라 가능한 일이다. ●천연소재 바구니와 일본풍 그릇 눈길 명동로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전문쇼핑몰 ‘아바타’ 5층에는 국내 최대 초저가 유통업체인 다이소(02-755-6019)가 자리하고 있다. 욕실·주방·사무·문구용품과 인테리어 소품 1만여개가 112평을 가득 채웠다. 가격은 1000∼5000원.1000∼2000원 상품이 80% 정도다. 전국 314개 매장이 비슷한 형태다.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바구니와 그릇류. 과일 바구니, 휴지통, 천 부착 바구니 등 디자인과 크기가 다양해 소품 정리용으로 유용하다. 갈대, 대나무, 등나무, 물풀 등 천연소재로 베트남, 중국, 필리핀 현지 공장에서 만들었다. 제조사는 할인점 등에서 봄 직한 낯익은 이름. 기자가 얼마 전 할인점에서 4300원에 구입한 플라스틱 바구니가 1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도자기와 유리그릇 500여가지는 또 다른 대표상품이다. 수입산은 200종. 일본 ‘다이소산업’과 합작한 터라 일본풍이 많다. 일본식 덮밥인 돈부리를 담는 그릇은 베스트셀러다. 스테인리스 제품도 할인점과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잘 팔린다. 지난해 매출은 650억원으로 연 6000여만개를 판매한 셈이다. ●결함 상품 리콜서비스 아바타 지하에 자리했던 온리원(02-3789-1004)은 지난 5월 명동역 8번출구 주변으로 옮겼다. 국내 토종업체로 30개 매장(직영점 15개, 가맹점 15개)을 운영하고 있다. 2001년 전북 전주에서 출발한 온리원이 급성장한 것은 모든 상품이 1000원인 데다 100% 교환 및 환불, 리콜 서비스를 실시한 덕이다. 지난해에는 뚝배기 일부에서 물이 새는 결함을 발견, 전 품목을 리콜하기도 했다. 신문에 수백만원짜리 리콜 광고를 내보내 판매된 3000여개 중 30여개만 회수됐지만 ‘믿을 만한 업체’란 이미지를 얻었다. 양종석 영업·관리팀장은 “광고판을 머리 위에 들고 서 있는 ‘벌서기 광고’로 매출을 4배 이상 늘렸다.”고 설명했다. 온리원은 낯익은 비누, 샴푸, 치약, 소금, 설탕, 튀김가루, 식용유 등을 1000원에 판다. 다른 곳보다 200∼1000원 정도 저렴하다. 칼, 가위, 드라이버, 펜치 등 공구류는 물론 이어폰·우산도 마찬가지다. 매장 구석에서 교복을 입은 여고생 3명이 장난스레 머리핀을 꽂아 보며 키득거린다. “정말 1000원이야. 이것도 사야겠다.” “필요한 거 없다면서 뭘 그렇게 많이 고르냐.” ●외국인 발길 유혹 명동의류 옆에 위치한 보나비타(02-755-4125)는 1호점이다. 일본 100엔숍 업체인 오쓰리와 손을 잡고 지난 6월에 문을 열었다. 보나비타는 화사한 인테리어로 일본·중국 관광객의 발길을 이끈다. 1층에는 생활용품을,2층에는 인테리어 소품을 진열했다. 인기상품은 천가방과 벨트(각 2000원). 종이를 접어 만드는 소품함도 이색적이다. 외국인을 위해 내놓은 맥주·소주 저금통은 각 1000원. 때밀이 수건도 잘 팔린단다. 2층에선 전자시계가 눈에 띈다.1000원짜리 오뚝이 시계는 장난감처럼 귀엽고 깜찍하다. 아바타 1층 코즈니 매장에서 1만원에 팔리는 연필꽂이 전자시계가 5000원. 다른 신용카드 결제는 가능하지만,BC카드는 거절당했다. ●인테리어 소품 총집합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입구에 자리한 에코마트(02-595-3584)는 이랜드 계열이다. 그래서 13개 매장 중 9개가 2001 아웃렛이나 뉴코아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있다. 에코마트는 1000원 균일가 인테리어 소품 전문점이란 특색을 지녔다. 만물 백화점을 지향하는 온리원이나 다이소와 다른 점이다. 8평 남짓한 매장은 오전인데도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유리병에 야채와 곡식을 넣어 장식한 소품과 각종 모양의 조화 화분을 고르느라 여성들이 분주하다. 천장에서 투명한 소리를 내는 모빌도 인기 상품이다. “지난번에 있던 빨간 꽃은 없어요?” 한 여성이 묻는다. “네, 다 팔렸어요.” “그럼 언제 다시 들어오나요.” “글쎄요. 워낙 상품이 많아서,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제품이 빨리 팔리다 보니 맘에 들면 그 자리에서 구입하는 게 좋다. 특히 계절별로 색상을 바꿔 상품을 들여와 회전이 빠르다. 봄엔 녹색, 여름엔 파란색, 가을엔 보라색과 오렌지색으로 톤을 맞춘다. 영업팀 장성은 과장은 “주부 사원들이 직접 써보고 만족한 상품만 판매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색적인 일본산 즐비 2000원 균일가 매장인 싸당스(Sodongs,02-535-2758)도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 위치해 있다.2000여개 상품 가운데 국내산은 40%, 일본산은 60%. 일본 노래가 흘러나오는 이곳은 이색적인 일본 상품이 많아 마니아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하다. 원목 소품류가 대표적 상품군. 명패나 액자부터 다양한 크기의 조립상자, 서랍까지 있다. 어디에 쓰일지 도저히 파악하기 힘든 제품도 눈에 띈다. 홍성인 팀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모양으로 자유롭게 설치하는 게 원목 소품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아로마, 향료, 입욕제도 다른 초저가 매장에서 보기 힘든 제품. 냉·온 보온이 가능한 보냉백도 크기별로 5가지나 된다. ●본차이나 그릇이 2000원 굿앤로우(02-2067-8922)는 생활용품을 1000∼2000원에 판매한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연결된 쇼핑몰 크로앙스 지하 1층에 자리한 매장은 60평 규모로 넓다. 이달초에 확장했다. 주부 소비자가 많다 보니 그릇류에 신경을 많이 썼다. 본차이나 그릇이 2000원으로 저렴하다. 상품 진열은 할인점만큼이나 깔끔하다. 제품군별로 구별, 물건 찾기도 쉽다. 만물상답게 자전거 자물쇠, 손목시계, 계산기, 무릎·허벅지 보호대 등을 판매한다. 뜨거운 튀김기름에서 튀김을 쉽게 건져내는 집게(2000원), 발바닥을 자극하는 지압발판(2000원), 비누거품이 흘러내리지 않는 아이용 샴푸 모자(1000원) 등이 아이디어 상품. 이달 말까지 모든 상품 구매자에게 홈그린팩을 증정하는 사은행사도 벌인다. 다이소 박정부 사장은 “1000원숍이 고급화되고, 합리적인 소비패턴이 자리잡으면 우리나라에서도 초저가 매장이 백화점과 할인점, 편의점에 이은 제4의 유통채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2)활과 화살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2)활과 화살

    고대 중국인들은 우리민족을 동이족(東夷族)이라 일컬었다.夷자는 큰대(大)자와 활궁(弓)자의 합성문자로 우리 조상들이 활쏘기와 만들기에 무척 능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고구려의 무용총(舞踊塚) 벽화에 등장하는 활과 화살은 우리민족의 징표로 사용된다. 역사에 기록된 활의 시초는 나무로 만든 고조선의 단궁(檀弓)에서 비롯된다. 삼국시대로 오면서 탄력이 필요한 부분에 대나무를 넣고 쇠뿔이나 쇠심줄을 접착시켜서 강도를 높인 각궁(角弓)이 만들어 졌다. 현재의 활은 각궁을 말한다. 각궁은 시대가 흘렀지만 모양과 성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세계에서 활 모양이 둥근 것은 우리의 각궁뿐이며, 쏘는 사람의 기력에 따라 힘조절이 가능한 ‘살아있는 활’이라고 할수 있다. 이러한 활을 만드는 장인을 궁인(弓人), 화살을 만드는 장인을 시인(矢人)이라 부른다. 활쏘기는 조선시대까지 무과(武科)의 중요 시험과목이었으며, 그러한 전통이 수천년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궁시장들의 빼어난 손재주와 고집스러운 장인기질 때문이었다. 우리민족에게 활은 심신 수양의 수단이었다. 전투에서 살생의 용도를 의미하는 ‘쏜다.’는 말 대신, 심신 수련의 뜻이 강조된 ‘낸다.’는 말을 더 선호한 우리만의 ‘활의 문화’가 있는 것이다. 활을 쏘는 사람인 한량(閑良)들이 기량을 연마하고, 시합을 하는 곳인 활터에는 반드시 정자(亭子)가 있다. 정자의 기능은 그냥 노는 곳이 아니라, 풍류와 심신을 단련하는 장소였다. 활에는 빛과 밝음을 추구했던 우리민족의 광명사상과 태극사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과녁 가운데 붉은 원은 태양의 상징이며, 활시위를 현(弦)이라 하고, 달이 차고 기울 때를 상현(上弦) 하현(下弦)이라고 이름한 것도 역시 음양의 변화작용을 활에서 찾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땅의 한량들은 활을 낼 때마다 해와 달처럼 하늘과 땅을 넘나들며 우주만물 가운데 가장 존귀한 인간의 위상을 온 몸으로 체득해간 것이다. 글·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중요무형문화재 ‘矢匠’ 유형기씨 “장을 담글 때 재료중에 무엇 하나 빠지면 안 되듯이 힘 활 화살이 맞아야 명궁이 됩니다.” 현재 유일한 시장(矢匠) 기능보유자로 지정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옛화살을 재현하고 있는 유형기(71·중요무형문화재 47호)씨는 손목이 시큰거린다면서도 시죽을 연신 불에 구워 활대를 펴고 있었다. 좋은 화살소리를 들으려면 장인의 손을 130번이나 거쳐야 한단다.“힘이 좋은 사람은 무거운 화살을 쏴야 하죠. 가벼운 놈을 강한 활로 당기면 꼬리가 휘둘려서 안 맞아. 윗마디가 굵은 놈은 걸음이 늦고 몸이 날렵한 놈은 걸음이 빠릅니다.” 마치 사상의학에 달통한 명의가 맥 한번만 집고서도 사람의 체질을 가려내어 처방을 하는 것 같았다. 대를 이으려는 아들이 있다지만 “손맛만으로도 화살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다.”며 조급한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화살은 사람의 마음이 가는 곳으로 향한 답니다.” 인생의 지향점이 있는 곳. 그는 지금 전통의 명맥을 과녁 삼아 의지의 화살을 쏘아올리고 있다. ■무형문화재 ‘弓匠’ 김박영씨 가파른 산기슭을 숨도 고르지 않고 찾아 올라간 여섯평 남짓 궁방의 한쪽에서 김박영(76·무형문화재 47호) 궁장(弓匠)은 눈길도 한번 안 준 채 조궁에만 열중이다. 활틀에 부레풀을 먹이고 쇠심줄을 감는 일이 처음 보기에도 수월치가 않다. 한참 뒤 기자의 기다림이 측은했던지 “사람이 만드는 물건이란 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낫게 생겨나지만, 어떤 것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나온 게 있더라고요. 그게 바로 우리 활이오.” 라며 말문을 연다. 뭔가를 배우려 하기엔 늦은 나이(33세)에 고향사람의 추천으로 당시 경기궁의 최고 명인인 김장환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서 각궁 전통 활만을 부천에서 40년 넘게 만들어 왔다. 탄력좋은 대나무를 적당히 잘라 좌우 양쪽에 물소뿔을 다듬어 붙인 다음 활 중간에 소의 힘줄을 두 번 채워 넣는다. 활 안팎에 매끄러운 나무 껍질을 붙여 한동안 말리면 비로소 활시위를 매고 강도를 조정하는 마지막 단계 해궁(解弓)을 밟는다. 글·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위기대응 시스템 또 ‘먹통’

    위기대응 시스템 또 ‘먹통’

    새해 첫 출근길 서울에서 지하철 방화 사건이 발생했으나 2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만든 ‘위기대응’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기관사 “육안으로 화재사실 처음 알아” 3일 오전 7시11분쯤 서울지하철 7호선 가리봉역에서 철산역으로 가던 7017호 전동차(기관사 금창성)에서 40~50대 남성이 인화물질을 적신 신문지 뭉치에 불을 붙이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옆에 있던 윤순자(66·여)씨가 오른손에 1도화상을 입었으며, 승객 150여명은 철산역과 광명사거리역에서 모두 내렸다. 경찰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노숙자 윤모(48)씨를 수원역 대합실에서 임의동행, 조사 중이다. 사건 목격자인 조모(24·여)씨로부터 범인의 얼굴과 거의 같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철산역 부역장의 보고에 따라 화재 사실을 먼저 접수한 종합사령실은 즉시 상황을 각 역과 차량으로 긴급 전파했다. 그러나 전동차 기관사 금씨는 “사령실의 전파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화재발생 6분 만인 광명사거리역 도착 직전에서야 기관사 금씨는 육안으로 전동차 꼬리 부분에 불이 난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구 참사 때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일선 지하철역과 기관사간 통신 기능도 여전히 갖춰져 있지 않았다. 최초 발화지점인 7번째 객차 승객들을 비롯해, 비교적 뒤쪽에 탄 80여명은 철산역에서 1차로 대피했다. ●비상방송도 없어… ‘제2 대구참사 될뻔’ 전동차는 4분16초 동안 정차했으나 기관사 금씨에게 화재 발생을 알려준 역무원은 단 1명도 없었다. 출발하면서 승객이 객실 내의 승객벨을 울려 ‘긴급 통화’를 시도했지만 기관사와의 통화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기관사와 남은 70여명은 화재사실을 모른 채 불타는 전동차를 타고 다음 역인 광명사거리역으로 그대로 가버렸다. 철산역 관계자는 “다급하게 승강장에 내려갔을 때 전동차는 이미 역을 떠나고 없었다.”고 말했다. ‘불난 전동차’가 유독 가스를 내뿜으며 달린 일부 역에서 화재사실은 방송됐으나 승객이나 차량을 기다리던 사람에 대한 비상 대처 요령의 방송이 충분치 않았던 점도 지적됐다. 광명사거리역에서 이뤄진 역무원들의 초기 진화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특히 불이 꺼졌다고 보고, 전동차를 계속 운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오판’이었다. 온수역에 도착할 때까지 가연성 시트 등에 남은 불씨는 차량운행 중 발생하는 바람으로 되살아나 8량 중 6∼8번째 객실 3량을 거의 다 태웠다. 역무원들의 진화 작업에서는 안전이 무시됐다. 화재 대비훈련에 규정된 방독면을 착용한 직원은 없었다. 대구 참사 이후 정부가 ‘지하철 내장재를 모두 불에 타지 않는 재료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지만,2000년 4월 제작된 사고 전동차는 내장재가 불에 타기 쉬운 구형이었다. 승객들의 ‘안전 불감증’도 여전했다. 온수역의 CCTV 화면을 판독해 보면 오전 7시31분쯤 뿌연 유독성 연기를 뿜으며 사고 전동차가 온수역으로 진입하고 있는데도 승강장에 서 있던 20여명의 승객들은 전동차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안동환 홍희경기자 sunstory@seoul.co.kr
  • 불난줄 모르고 새 승객싣고 질주

    불난줄 모르고 새 승객싣고 질주

    3일 서울 지하철에서 50대 남자가 불을 질러 2년 전 대구 참사의 악몽이 재현될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승객 150여명이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전동차 3량은 완전히 못쓰게 됐다. ●방화 목격 승객들 옆 객차로 대피만 이날 오전 7시11분쯤 서울도시철도공사 소속 7017호 전동차(기관사 금창성)가 서울지하철 7호선 가리봉역에서 철산역으로 가던 도중 8량 가운데 7번째 객차에서 불이 났다. 목격자 윤순자(66·여)씨는 “6번째 객차에서 50대 중반쯤 되는 남자가 불룩한 등산용 가방과 노란 봉지를 들고 7번째 객차로 넘어왔다.”면서 “그는 경로석에 앉아 무료신문 등을 뭉치더니 우유팩에 든 액체를 뿌리고 라이터를 켰고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7번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 10여명이 황급히 6번 객차로 대피했다. 오전 7시13분쯤 전동차가 철산역에 도착하자 6,8번 객차에 있던 승객 80여명이 급히 하차했다. 철산역 정차 당시 기관사 금씨는 화재 발생 사실을 몰랐다. 소리를 지르고 지하 2층 승강장에서 지하 1층으로 뛰어나가는 승객들을 본 역무원 3명이 이들의 대피를 돕고 다른 승객의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승강장 맨 앞에서 기다리던 몇몇 승객은 뒤쪽에서 불이 난 줄을 모른 채 전동차에 오르기도 했다. 철산역 손광헌(45) 부역장은 “직원들이 ‘7번 객차에 연기만 자욱할 뿐 불은 보지 못했다.’고 해 진화작업은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 싣고 달린 전동차…급박했던 순간 10분 기관사 금씨는 광명사거리역에 도착하기 직전에야 육안으로 화재 사실을 확인하고 “객차에 화재가 났으니 광명사거리역에서 모두 내리라.”고 남은 승객 70여명에게 경고방송을 했다. 전동차가 광명사거리역에 도착하자 미리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역무원 2명이 승강장에 있던 소화기로 초기 진화 작업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승객들도 모두 대피했다. 금씨는 오전 7시22분쯤 불이 꺼진 것으로 잘못 알고 광명사거리역을 출발, 천왕역을 거쳐 오전 7시31분쯤 종착역인 온수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7017호 전동차는 차량 내부가 가연성 물질로 가득찬 구형 차량인 데다 남아 있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바람에 10분 가까이 불을 안고 달리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수차례나 신호대기에 걸려 온수역 도착도 지연됐다. 불은 온수역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8시54분쯤 완전히 껐다. 처음 불이 붙은 7번 객차와 8번 객차가 전소되고 6번 객차는 절반쯤 탔다. 이날 불이 난 전동차가 가리봉역에서 온수역으로 가는 동안 6대의 전동차가 온수역을 출발, 반대방향으로 달렸지만, 별다른 상황보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검정색 바지 입은 50대 남자 추적 중 경기 광명경찰서는 강력반 형사 20여명을 투입,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검은 바지를 입고 등산용 가방을 멘 173㎝가량의 50대 남자를 쫓고 있다. 정진관 형사과장은 브리핑에서 “다른 목격자를 찾고 있으며, 용의자가 화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인근 병원에 화상환자가 있는지 탐문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훈 박지윤기자 nomad@seoul.co.kr
  • [성공시대] 미끼상품이 ‘효자’

    [성공시대] 미끼상품이 ‘효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종류의 물건을 팔아도 마케팅 전략에 따라 성패가 크게 엇갈린다.경기도 광명시의 한 삼겹살전문점은 ‘미끼 상품’을 내세워,실패한 삼겹살가게에서 매상을 무려 10배까지 올렸다.비결은 소주를 무상으로 무제한 제공한 것.13평짜리 이 가게가 올리는 하루 매상은 50만∼60만원에 이른다. ●고기맛·가게 입지·독특한 소스도 큰 몫 “돼지 다리살을 삼겹살로 속여 파는 일부 가게도 있지만 고기집은 역시 고기맛이 최우선이죠.그런 가게는 오래가지 못하죠.국산 돼지고기와 무상으로 내놓는 소주가 손님을 끌어 모은 비결입니다.” 삼겹살 프랜차이즈점인 돈천국 광명역점의 지점장 한진석(38)씨는 장사가 처음이다.10여년 동안 이벤트회사를 운영하다 지난해 경기불황으로 회사를 접었다.지인의 소개로 한 인터넷 창업동호회에 가입했고 여기에서 창업 노하우를 전수받았다.다른 삼겹살 가게에서 1주일 동안 점원으로 인턴 과정을 거친 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인근에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처음 한 주 동안은 하루 매상이 10만원에 불과해 괜히 했다는 생각도 들었죠.하지만 무료 소주와 고기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하루 매상이 최고 80만원까지 올랐습니다.” 6시 30분 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손님들은 새벽 4∼5시를 넘어야 비로소 자취를 감춘다.이전 주인은 장사에 대한 전략 부재 탓에 하루 매상이 7만∼8만원에 불과,결국 문을 닫았다.틈이 생기면 그는 타산지석을 삼을 삼겹살 가게를 찾아 서비스,맛 등을 꼼꼼하게 살핀다. “프랜차이즈점이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매뉴얼에 따라 쉽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제 경우는 여기에다 이벤트 회사의 경험이 덧붙여지고 가게 입지까지 좋아 가게 규모에 비해 매상이 크게 나온 것이죠.” ●같은 업종 13평가게 인수… 창업비용 3000만원 창업비용은 보증금 2500만원과 간판값 500만원 등 3000만원이 전부다.삼겹살집을 그대로 운영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매상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월세 100만원과 재료비,인건비 등 제반비용을 고려해 대략 40%.인건비를 차지하는 종업원은 주인을 빼면 주방장 1명과 아르바이트 학생 2명 등 모두 3명이다. 4∼5명이 앉는 9개의 테이블에 손님들이 2번 반 채워지면 하루 매상은 50만∼60만원에 달한다.한 테이블에서 올리는 매상은 대략 2만∼3만원,손님 1명이 1만∼2만원을 쓰는 셈이다.메뉴에는 녹차와 허브,와인 등 세 가지 삼겹살이 있으며 1인분은 6800원,주류는 3000∼9000원이다.1000원짜리 공기밥을 추가하면 된장찌개는 덤이다. “물론 3∼4명이 삼겹살 1인분만 주문하고 소주 4∼5병을 드시는 얌체 손님들도 있습니다.하지만 그렇지 않은 손님이 대부분이라 이 가게가 운영되는 것이겠죠.” 이 집의 또 다른 특기는 된장과 간장,콩가루 이외에 후추와 허브를 배합한 특유의 고기 소스.외국 사례를 참고해 다양한 삼겹살 소스를 개발하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부동산 in] 광명동 310가구 일반분양

    월드건설은 광명시 광명동에서 ‘광명 월드메르디앙’ 아파트를 공급한다.577가구 가운데 조합원분을 뺀 310가구가 일반 분양물량이다.24평형 112가구,32평형 198가구.오는 2007년 4월 입주예정.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가깝다.신안산선,광역간선도로 등이 개통돼 서울 및 수도권 진입이 쉽다.(02)830-5564.
  • [분양정보] ‘광명 크로앙스’상가 90% 분양

    프라임산업㈜은 20일부터 ‘광명 크로앙스’상가를 분양한다.올 8월 입주 예정.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앞 역세권이다.고속철도 광명역 개통 호재를 안고 있다.90%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점포 분양가는 계좌당(1계좌 5평) 6000만∼1억 4000만원.클리닉센터(50∼60평 기준)는 5억원.지하 6층 지상 9층짜리 대형 상가이다.(02)2619-6200.
  • 경매 포인트/ 광명시 하안동 주공아파트-독산역서 15분 거리… 한차례 유찰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주공아파트 1220동 603호(17평형)가 오는 14일 오전10시30분 수원지법본원 경매3계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사건번호 ‘2002-19819’.지난 90년 지어진 아파트로 가림초등학교 북동쪽에 있다.지하철 독산역이 걸어서 15분 거리.아파트 단지 상가와 보훈매장,광명사회체육센터 등이 가깝다. ◇수익성=최초 감정가는 9000만원이었으나 한차례 유찰돼 이번 입찰가는 7200만원으로 떨어졌다.시세는 8500만∼1억원.전세가는 7000만∼8000만원.전셋값 수준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다. ◇안전성=등기부상 모든 권리관계는 경락대금 완납 뒤 자동 소멸된다.집주인이 살고 있어 세입자 처리에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 제주 사찰·교회 월드컵 손님맞이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주변의 사찰과 교회들이 월드컵 손님들을 맞기 위해 화장실과 세면대,선방 등을 보수·단장하는가 하면 ‘템플 스테이’에 대비한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15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약천사(주지 성공스님)의 경우오는 20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외국인들에게 한국 불교문화를 체험토록 하는 ‘템플 스테이’를 실시,절에 머무는외국인들에게 새벽 예불,참선수행,다도체험 등의 기회를제공할 계획이다.광명사(주지 수보스님)도 같은 기간에 예불과 참선은 물론 산행과 주변 관광을 통해 제주의 일출과 일몰 광경 등을 볼 수 있도록 한다. 2002 월드컵 기념교회로 선정된 법환교회(목사 신관식)는 27일에는 복음성가 콘서트,6월 2일에는 한·일 축하음악회,6월 3∼5일에는 월드컵 맹인음악회,6월 15일에는 월드컵 연극제 등을 열 계획이다.문의는 약천사 (064)738-5000,광명사 (064)738-2452,법환교회 (064)739-2020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출소후 제보자 보복폭행/11명 영장/범죄조직 결성 강도행각도

    경기지방경찰청은 15일 폭행치사혐의로 실형을 살고 풀려난 뒤 범죄단체를 조직,제보자를 보복 폭력하고 강도짓을 해온 이경화씨(29·광명시 하안동 주공아파트910동 506호) 등 11명을 범죄단체조직 및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86년 초 폭행치사혐의로 구속,6년간 복역하고 풀려난 뒤 지난 95년 폭력조직 「광명사거리파」를 결성,조직원들과 함께 자신의 구속당시 경찰에 협조한 신모씨(30)를 지난 3월 7일 광명시 광명사거리앞에서 납치,흉기로 양팔을 부러뜨렸다. 이들은 지난 12월 24일 안산시 고잔동 영풍프라자 앞길에서 최모씨(35)를 승용차로 납치,6주가량의 상처를 입히고 2천만원을 빼앗는 등 수차례에 걸쳐 강도와 폭력을 행사한 혐의다.
  • 출소 폭력배가 「순회 보복극」/경찰 제보 앙심… 흉기로 중상입혀

    ◎1명 구속·7명 수배 폭행치사혐의로 구속기소돼 실형을 산 폭력배가 출소후 후배 조직원들을 동원,경찰에 협조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차례로 보복극을 벌여온 사실이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경찰청은 6일 채모군(19)을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이경화씨(29·폭행치사 등 전과7범·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등 일당 7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3월7일 상오4시쯤 광명시 광명3동 광명사거리 앞길에서 자신이 구속될 당시 경찰에 수사협조를 한 신모씨(30)를 승용차로 납치,낫과 흉기로 폭행해 양팔을 부러뜨리고 실명위기에 놓이게 한 혐의다.
  • 고려불화 걸작 60점 새달 11일부터 전시

    ◎동국대박물관 개관30돌 기념/일 소장 보물급 16점도 귀국나들이/학계, “보기드문 비교연구 기회” 반겨 세계의 불화중 가장 아름다운 그림으로 손꼽히고 있는 명품 고려불화. 지나간 아픈 역사속에서 외국인들의 손에 넘어간 10여점의 고려불화가 잠시 고국나들이를 하게돼 미술계와 학계의 관심이 고조되고있다. 동국대박물관이 개관30주년을 맞아 삼성미술문화재단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고려불화전」이 그 전시로 오는12월11일부터 94년 2월13일까지 서울 호암갤러리에서 열린다. 화려하고 장엄한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진수를 감상할수있는 이 자리에는 일본에 소장돼 있는 고려불화 명품16점(조선초기 불화 일부포함)과 지금껏 공개된 바 없는 국내소장 고려불화(경전을 그림으로 표현한 「사경변상도」연작 포함)등 60점이 전시된다. 일본의 정토종 총본산인 지은원과 산하 사찰 서복사 선림사 선도사 법련사 김계광명사등에 보관돼 있는 이들 불화들은 「관경변상도」(1323년) 「아미타여래도」(고려시대)등 그들이 중요문화재로 지정해놓은 귀한 보물급들로 5백여년만에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이와함께 공개되는 국내소장 불화들은 호암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호림박물관 동국대박물관 통도사 해인사등에 소장된 국보와 보물급 불화와 「사경변상도」. 벽화 탱화 판화등을 통칭하는 고려불화는 그림의 기교가 정밀하면서도 화사하고 섬려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왕실불교와 귀족불교의 호화스러움을 담고있어 당대 서양종교화의 화려함에 비견할만하다. 고려불화가 지닌 가치는 지난91년 미소더비경매에서 「수월관음도」가 한국고미술사상 최고가격인 1백65만달러에 판매된 데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처럼 귀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인 불화들은 고려말부터 임진왜란과 일제시대를 거치며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으로 반출된 뼈아픈 사연을 담고 있으며 현존하는 1백점가운데 대부분이 일본에 소장돼 있다. 국내에는 「사경변상도」연작을 빼면 실제 10점이 넘지않는 숫자만 있을뿐이다.때문에 고려불화에 대한 국내전시는 물론 전문연구도 간접적일수 밖에 없어 이번 전시는 학계로서는 평소 접하기 힘든 귀한 「학술의 장」이 될것으로 기대된다. 주최측은 전시와 함께 2백여쪽의 전시도록을 발간하고 고려불화관련 비디오상영,불화강좌,학술세미나,불화제작실연등의 프로그램을 곁들여 일반인의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 서울지하철/2기공사·3기계획 어떻게 돼가나

    ◎교통인구 75%/하루 2,300만명 탄다/양재∼수서등 4곳 15㎞ 올해 완공/고덕∼김포공항 52㎞ 내년에 개통/99년엔 총400㎞ 거미줄망… 어디든 30분내 도착 서울의 지하철은 때로 「지옥철」로 불린다.출퇴근 때면 어김 없이 콩나물시루처럼 대만원 혼잡상이 빚어지는등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운행중단사고가 잇따라 짜증을 더욱 가중시키기도 한다. 지하철망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지하철로는 갈수가 없거나 버스보다 훨씬 불편한 곳도 많다. 따라서 지하철이 차지하는 수송분담률도 고작 21.2%에 그치고 있다.일본 도쿄의 76%나 미국 뉴욕의 75%,영국 런던의 72%등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다.그것은 지난 74년 서울역∼청량리사이 1호선이 처음으로 개통된 우리의 짧은 지하철역사때문이기도 하다.게다가 늦게 시작했으면서도 한동안 이 부문에 대한 투자가 거의 전면 중단됐던 오류도 있었다. 제6공화국의 서울시는 그래서 오는 2000년대가 열리기 전까지 서울지하철을 선진국수준의 대중교통수단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야심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는 96년까지 제2기 지하철 1백60㎞를 완공,지하철의 수송분담률을 우선 50%까지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99년까지 제3기 1백20㎞의 지하철을 더 건설,수송분담률을 선진국 수준인 75%로 높일 계획이다. ○96년 1백60㎞ 준공 이때 서울지하철의 총연장은 4백㎞.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고속도로 4백28㎞와 맞먹는 길이다.이렇게되면 서울시내 구석구석은 물론 수도권 주요도시들이 거미줄 처럼 지하철망으로 이어져 짜증나고 답답한 교통체증시대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하철이 시민교통수단의 총아로 나서는 반면 현재 41.4%나 차지하고있는 버스의 수송분담률은 10%로,37.4%인 승용차등 기타 차량은 15%로 줄어들어 지상도로의 교통사정도 훨씬 여유가 생긴다. 지하철의 대중교통수단화는 날마다 6백대가 넘는 자동차가 늘어 지난해로 이미 1백35만대를 넘어선데 반해 도로율은 18.4%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거의 절대적인 명제라 할 수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오는 93년 서울에는 1백72만대의자동차가,96년에는 2백14만9천대,2000년엔 2백70만대로 폭증하게된다. 이에비해 도로율은 99년에가서도 최대한 22.0%를 넘기가 어려워 자동차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된다. 지난해 2천5백만명선이던 교통인구 또한 오는 2000년에는 3천1백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있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지난 74년의 지하철 1호선을 비롯,85년까지 2·3·4호선등 제1기 지하철공사를 마친뒤 자금사정등으로 한때 거의 중단했던 지하철건설을 제6공화국정부가 들어선 88년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우선 신도림과 목동을 잇는 3㎞의 2호선 연장공사등 15㎞에 이르는 제1기 지하철의 연장구간공사를 모두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이어 90년6월에 착공한 5호선 강동과 강서구간,같은해 12월에 착공한 5호선,도심과 거여구간및 7·8호선 강북∼성남구간의 공사를 내년까지 개통시킬방침이다. 93년부터 96년까지는 역촌∼신내구간 31㎞의 6호선과 화양∼광명사이의 7호선 강남구간 26㎞,암사∼잠실사이 8호선 암사구간 4·5㎞를 건설,제 2기지하철공사를마치기로했다. 이같은 제2기공사에 소요되는 공사비는 무려 6조5천8백40억원에 이른다. 제2기공사는 특히 완전 자동운전방식(ATO)을 도입,그동안 기관사2명이 승무하던 것을 한명 또는 무인운전까지 가능하도록 추진되고있다. 차량집전장치도 개량,지하구조물의 높이를 5m30㎝로 종전보다 65㎝ 낮추어 약 5%의 공사비를 줄이게된다. 자갈을 깔아오던 선로기반공사 또한 모두 콘크리트로 시공해 먼지등 지하공간의 환경오염을 방지하며 공사중 교통장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동안 16.9%에 그쳤던 터널공법을 56.4%로 크게 늘리고 있다. 한강을 횡단하는 여의도와 천호동구간에는 강밑터널(하저터널)을 뚫어 한강주변의 경관을 보호하고 이웃 주택가의 소음공해를 방지하며 유사시에는 전천후 교통수단으로 활용한다. 차량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차체를 강철대신 스테인리스로 바꾸고 4.5m인 차체의 높이 역시 4m로 줄여 전력을 아낀다. 이같은 제2기공사로 공항과 고덕사이 52㎞의 5호선이 개통되면 서울의 도심을 통과하면서 강서지역과 강동지역을 이어주는 대표적인 지하철이 된다. ○건설비 11조원 투입 주요 환승역은 2호선과 만나는 영등포구청앞·충정로·낙원·을지로4가·왕십리역등이다. 또 영등포로터리역에서 1호선,능동역에서 7호선,천호네거리역에서 8호선을 갈아탈수 있게된다. 역촌과 신내역사이 31㎞의 6호선은 태릉입구에서 7호선,광희역에서 4·5호선을 만난뒤 한남역을 거쳐 공덕역에서 다시 5호선과 교차한다. 역촌역에서는 3호선을 갈아타고 일산까지 갈 수 있다. 7호선의 상계∼화양 16㎞와 8호선의 잠실∼성남 15·5㎞는 93년에 개통되며 7호선 화양∼광명 26㎞와 8호선 잠실∼암사 4.5㎞는 오는96년에 개통돼 서울 동부지역의 핵심교통수단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같은 제2기 공사에 이은 제3기 공사는 오는 6월까지 구체적인 노선선정을 위한 용역작업을 마친다. 2억8천1백만원을 들여 1년동안 벌여온 이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기본설계 용역작업이 시작되며 93년12월까지 환경및 교통영향평가와 실시설계를 마치고 오는 94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제3기 공사가 마무리되면 서울시내에서 웬만한 곳은 대체로 30분안에 갈수있게 된다. 서울시는 이에앞서 지하철의 수송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3백4량의 전동차를 증차한데 이어 올해 다시 2백12량을 늘려 지하철의 혼잡도를 2백58%에서 2백%로 끌어내릴 예정이다. 내년에도 2백12량을 늘리며 96년까지 모두 8백46량을 늘려 혼잡도를 더 낮추려하고 있다.
  • 「가짜 외제」 대량판매 121곳 적발/서울지검

    ◎“외국상표 붙여 폭리”… 7명 구속/여행사와 짜고 외국관광객에 바가지도/의류등 7만점 6억대 압수/외국 상표권자 고소따라 99명 계속 수사 서울지검 형사6부 정진섭검사는 27일 서울 이태원등지에서 가짜 외제상품을 만들어 팔아온 1백21개업체를 적발,이지연씨(29ㆍ여ㆍ용산구 이태원동 시스터숍대표) 등 7명을 상표법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납품업자 최희식씨(29) 등 10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오한준(49ㆍ이태원동 엘레강스대표)ㆍ한영씨(40)형제 등 5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루이비똥ㆍ구찌 등 외국상표권자의 고소에 따라 고희문씨(42ㆍ용산구 한남2동 낙낙쇼핑대표) 등 99명에 대해 계속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가짜외제가방ㆍ의류ㆍ액세서리 등 7만여점 6억3천여만원어치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이씨는 지난 87년7월부터 영세제조업자 20여명으로부터 가짜 헌팅월드가방 8천3백70개 1억2천5백90여만원어치를 납품받아 팔아온 협의를 받고있다. 이씨와 함께 구속된 진재표씨(38ㆍ청우무역대표)는 지난88년1월부터 재미교포 임모씨와 짜고 가짜 구찌가방 등 2억6천여만원어치의 가짜 외제상품을 팔아왔다는 것이다. 수배된 오씨 형제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60여평의 비밀창고를 차려놓고 헌팅월드ㆍ루이비똥 등 외국의 유명상표를 도용한 가방ㆍ액세서리 등 5만3천여점 4억7천여만원어치를 만들어 보관해오다 적발됐다. 이들은 특히 엘레강스협력업체라는 이름의 하청업체 20여곳을 거느리며 판매액의 2%씩을 「사고대책기금」으로 수금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결과 가짜외제상품판매업자들은 제조원가 2만5천원가량의 가짜 상품을 도매로는 4만원,소매로는 진짜 상품가격의 10분의1 정도인 6만∼7만원에 팔아 60%의 이윤을 남긴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관광여행사 및 여행안내인들과 결탁,판매가의 20∼30%를 사례금으로 주고 미국ㆍ일본인 등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을 점포로 데려와 가짜 상품을 팔기도 했다는 것이다. 구속된 사람은 △이지연 △진재표 △홍명배(51ㆍ이태원동 대화쇼핑대표) △노용수(35ㆍ서대문구 연지동 용민무역대표) △고금렬(27ㆍ이태원동 광명사대표) △박삼성(35ㆍ동대문구 면목동 마니또상회대표) △오성호(29ㆍ이태원동 엘레강스상회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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